시 창작 수업은 어렵다. 시는 그저 적당하게 행과 연을 나누고 짧게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시를 써 보라고 하면 아주 빠르게 시를 완성한다. 또 어떤 학생들은 운율·심상·말 꾸미기 등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작 시 속에 담겨야 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피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이 더욱 진솔한 시를 쓸 수 있도록 하려면, 자신이 겪었던 일 중에서 어떤 깨우침을 주었던 사건을 떠올려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형상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 창작의 첫 단계는 ‘시와 가까워지기’이다. 이를 위해 가족·사회·자연·성장·시대정신 등을 담고 있는 기성 시인과 또래 학생들의 시를 여러 편 읽고 충분한 감상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그런 다음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시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교수·학습지도 계획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을 감상하고 수용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학 감상을 창작으로 연결하면 그들의 성장을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이끌어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단원의 수업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 정서 등을 시
2016-06-01 09:0001 19세 이하 관람 금지 등급에 속하는 어떤 영화를 광고하는 표현 중에 ‘뼈와 살이 타는 밤’이라는 구절이 들어 있었다. 섹스 행위의 적나라함과 격렬함을 암시하는 자극적 표현이다. 오죽하면 뼈도 타버리고 살도 타버린단 말인가. 너무 직접적이고 과장된 표현이어서 나는 다소 엽기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잘 승화된 에로티시즘의 미학에 감화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어떤 무지(無知)와 폭력의 분위기가 연상되어서, 혐오감 같은 것이 생겼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성(性)에 대한 호기심에 눈뜨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혐오감보다는 본능적 이끌림이 더 앞설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이런 일도 있었다. 2004년에 만들어진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포스터 광고 사진(주로 버스나 지하철의 벽면에 붙여서 광고한다) 심사를 당국에서 했는데, 이 광고는 세 차례나 반려되었다. 이유는 지나치게 선정적(煽情的)이라는 것이다. 사연은 이러하다. 포스터 사진에서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김효진이 부드러운 시폰 소재를 입고 엉덩이 곡선을 드러낸 채 엉덩이를 고양이처럼 들고 있는 자세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광고물심의위원회가 “김효
2016-06-01 09:00민선 2기 교육감시대가 출범한지 7월이면 3년째를 맞는다. 교육현장의 기류는 급변했다. 교육감들의 목소리는 커졌고 위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교육행정의 무게중심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 주민자치 교육이 조금씩 틀을 잡아가면서 교육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교육감들은 일사불란한 조직력으로 교육부 등 중앙정부를 압박하면서 민선 1기 교육감 시대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누리과정 문제로 불거진 지방교육재정 확충 부분에서는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교육부 눈치만 보던 종전과 달리 ‘할 말은 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반면 시도교육청의 책무성도 그만큼 커졌다. 학업성취도부터 교육복지까지 교육감들의 역량에 따라 차이를 드러내고 평가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민선교육감 시대는 분명, 우리 교육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체제가 긍정적 방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그 반대의 역기능을 초래할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아울러 현재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체제 또한 얼마나 지속될지 속단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2016-06-01 09:00나의 수업브랜드는 ‘행복한 도덕 교실’이다. 나는 왜 교사가 되었는가? 나는 어떤 수업을 하고 싶으며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가? 등에 대한 진지한 수업 성찰 후에 명명하였다. 수업 방법의 변화를 통해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학생의 지나친 학습 부담을 감축하고, 학습 흥미를 유발하며, 단편적 지식·이해 교육이 아닌 학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수업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도덕 교사의 의무 도덕 교과는 인간의 삶에 필요한 도덕 규범과 예절을 익히고 인간과 사회, 자연, 초월적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올바른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이해하며, 다양한 도덕 문제에 대한 민감성과 사고력 및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도덕적 앎을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실천 동기 및 능력을 함양하여, 바람직한 가치관 확립과 나아가 우리 사회와 세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역점을 두는 인성 형성의 핵심 교과이다. 따라서 도덕 교사로서 나는 학생들의 도덕적 예민성, 도덕적 판단성, 의사결정능력, 행동 실천력 등의 인성 판단력과 정직·약속·책임·배려·용서 등의 사회성을 키
2016-06-01 09:00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랑 타령을 한다. 이렇게 사랑 타령하는 이유는 서로의 관념 즉,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사랑은 ‘손잡아 주는 것’인데 그녀의 사랑은 ‘밥 사주는 것’일 수 있다. 내가 내리는 사랑에 대한 정의와 다르다고 그 사람을 욕할 수 없다. 관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속에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악의적인 댓글이 넘쳐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배척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이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름을 인정할 줄 모르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며 혼란이 가중되어 갈등이 만연하는 사회가 된다. 한비자(韓非子)의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리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물리적 폭력은 일시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갖고 올 수 있지만 언어적 폭력은 정신적인 피폐를 갖고 온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상징적 폭력의 위험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집단적 사고에 매몰되면 마치 그것이 자연스러운 질서를 갖고 있는 것처럼 정당화됨으로써 그와 상반된 견해를 부정하게 만든다. 집단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를 기르지 못한다.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삼인성호란
2016-06-01 09:00의사는 정치적 성향이 ‘좌’든 ‘우’든 간에 기본적 역할인 환자 치료를 차별하지 않는다. 교육자 역시 ‘보수’든 ‘진보’든 아이들을 잘 가르치자는 교육목적에는 좌우의 차이가 없어야 한다. 교육에 대한 사안들을 정치 쟁점화하여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몫이고,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교육계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데 진보 교육감들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나 궁극적 목적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앞세우며, 자신들이 관할하는 지역의 교육에 관한 한 마치 전제 군주나 되는 양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다. 교육계에 포퓰리즘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냐’ 강한 불만 표출 사실 지난 2년 동안 진보 교육감들의 입에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시킬 것인가’ 혹은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생활지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라는 화두가 나온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 본연의 기능과 역할은 망각한 채, 자신들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기준으로 교육계를 양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진보 교육감들이 주도한 포퓰리즘적 교육정책들은 이정표를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
2016-06-01 09:00최근 인성교육에 대한 특강을 한 후에 받은 질문입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요즘 많은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왕따도 시키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요. 친구들의 괴로움과 슬픔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을 변화시킬 방법이 있나요?” 저는 한참 머뭇거렸습니다. 제가 마땅히 해드릴 짧은 답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아직 누군가의 영향력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참 많습니다. 중학생의 경우에도 비록 반항하는 사춘기지만 새로운 틀을 짜는 시기인 만큼 개입할 여지가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사고의 틀이 상당히 형성된 고등학생을 위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고슴도치 보살피다 고슴도치 돼 버린 현실 “미안해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한참 뜸 드린 후에 이런 맥 빠진 답을 하게 되어 정말로 미안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바쁜 시간을 쪼개서 어렵게 특강에 참석하실 때에는 신통한 해결책을 기대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참석자 모두에게 미안했습니다. 물론 이론적인 답변은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행동은 있지만 문제아는 없다. 아이들은 어른이 하기 나름이다. 문
2016-06-01 09:00과거 200년에 걸쳐 일어난 사회 변화보다 앞으로 다가올 20년 동안의 사회 변화가 더 혁명적일 것으로 예측되는 시대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회변화는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교육환경 또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미래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적어도 교육은 학생들에게 급격한 변화 속에서 마주치게 될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대화에서 생각하는 힘 키우는 하브루타 하브루타 수업은 학습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함께 대화하고, 토론·논쟁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수·학습방법이다. 질문으로 배움을 시작하고 대화·토론·논쟁을 통해 배움을 넓히고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이러한 배움은 단순히 지식만을 쌓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삶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 힘의 근원 즉, 배움 속에 ‘나’를 세우는 것이다. 특히 기술·가정교과는 가정생활과 기술의 세계에 대한 지식·능력·가치 판단력을 기반으로 학습자가 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에 ‘실천’을 촉진하기 위한 교
2016-06-01 09:00진보 교육감과 보수 교육감. 우리 학생들은 이 둘의 대립 구도를 탈권위주의 교육관과 권위주의 교육관으로 이해한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 이론을 빌려 표현하면 진보적인 전자는 ‘자상한 부모’의 프레임으로, 보수적인 후자는 ‘엄격한 부모’의 프레임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유권자들이 보수 성향의 후보들을 낙선시키고 진보 성향의 후보들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어 준 것은 처벌과 보상, 권위와 통제, 경쟁 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시스템 대신 학생 자치와 학생 인권 보장, 낙오자 및 소수자에 대한 배려 등과 같은 탈권위적이고 수평적인 교육 시스템을 원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교육 시스템이 탈권위주의적인지 권위주의적인지에 따라 학교에서의 전반적인 삶이 결정되는 학생들 입장에서 어느 쪽을 더 만족스러워 할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는 변함없이 숨 막히고, 여전히 견고한 입시지옥 철옹성 그렇다면, ‘자상한 부모’ 이미지의 진보 교육감들은 지난 2년 동안 학생들에게 커다란 고통이 되어 왔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교육 시스템을 청산하고 수평적인 교육현장
2016-06-01 09:00지난 4월 총선을 앞둔 어느 날, 모 일간지에 ‘선거권 연령 하향은 청소년 정치적 권리의 첫 단추’라는 기사가 떴다. ‘청소년 총선 대응 네트워크’라는 단체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는 18세, 지방선거는 16세까지 투표권을 달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일간지 기사였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청소년단체들의 주장과 요구가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청소년들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교복을 입고 거리에 나서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마치 정당이나 일부 시민단체와 같은 정치적 이익집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느낌이다. 학교 담장 넘어 일상 정치 넘보는 청소년단체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청소년단체들의 주장과 그 흐름을 살펴보자. 지난 2010년 7월 서울 광화문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표방한 A 단체 회원들이 일제고사 반대 집회를 열고 시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주장했다. 또한 법원이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은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리자 정치적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치 정치적인 결사체에 속한 시민들처럼 행동하였다. 문제가 된 A 단체는 2004년 말 중·고생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청소년인
2016-06-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