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을 알리는 입춘도 지났다. 겨울은 마감되고 봄은 시작되었다. 시작은 장난이 아니었다. 서울, 수도권에는 폭설로 힘들었고 따뜻한 남부지방인 울산에서는 비온 후의 안개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따뜻한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정몽주 시인의 ‘春興(춘흥)’이란 한시를 접하게 되었다.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터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이라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하니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이라”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밤 되니 작은 소리 들리네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풀싹은 얼마나 돋아났을까’ 이 시야말로 입춘을 알리는 시, 봄을 알리는 시였다. 봄을 세우는 시, 봄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시였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은 그대로임을 알 수 있다. 밤새 봄을 알리는 비가 내렸다. 많은 비가 아니었다. 細不滴(세부적)하였다. 즉 방울지지 않았다. 밤중에 소리도 비 소리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봄을 알리는 비로 인해 흙은 부드러워졌다. 우리 선생님들은 春雨(춘우)와 같은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완악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녹여주는 역할을 하는 춘우 같은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 그 완악하고 거칠고 딱딱한 마음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역할을 우리 선생
2013-02-06 22:05지난 1월15일 교과부는 자유학기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재로 도입하고자 하는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에게 한 학기 동안 필기시험 없이 진로탐색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독서, 예체능, 진로체험 등 자치활동과 체험 중심의 교육으로 창의성을 키우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에 따른 것으로 국어ㆍ영어ㆍ수학 등의 이수 시간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없앰으로써 암기식ㆍ문제 풀이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도록 '수업 방식'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필기시험 폐지에 따른 혼란을 줄이고자 수행평가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됐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험중심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학교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조성되어야한다. 학교 인프라의 하위 요소로는 교사 요인, 시설요인, 재정 요인등이 있으나 시설 요인 재정 요인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사 요인이다. 자유학기제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신념을 가진 교사의 열정이 다른 하위 요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량있는 교사의 양성 및 발굴을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독서, 예능지
2013-02-05 09:24지난 2월 1일,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화성행궁 수원시문화재단에서 있었던 '수원 남창동 최동호 시 창작교실' 수료식. 이 자리에서는 시민 25명이 사단법인 시사랑협의회(회장 최동호)로부터 영광스런 수료증을 받았다. 이 수료증 아무나 받는 것 아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무려 세 달간(2012.11.16∼2013.2.1) 꼬박 창작교실에 출석해야 한다. 맨 처음 시 창작교실이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과연 얼마나 모일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첫날 모인 인원은 60여명. 수원 뿐 아니라 수원 인근도시에서도 시를 배우려는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인문학의 배움에 대한 갈구가 이렇게 강하다니? 수원은 이제 인문학의 도시라 해도 괜찮을 듯 싶다. 모인 사람들 나이를 보니 다양하다. 20대에서 70대까지 배움에는 나이의 구별이 없다. 50대인 필자보다 연세가 더 위인 분들도 많다. 이 분들 계속 출석할까? 최동호 교수는 결석 2회까지 허용되지만 그 이상은 아니 된다고 단호히 말한다. 엄격한 규정보다도 배움에 대한 열의가 유종의 미를 거두게 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시 창작세계에 빠져야 한다. 습작시를 가져와 평가도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의미가 깊
2013-02-05 09:24강마을에 비가 내립니다. 보실보실 내립니다. 입춘 즈음이니 봄비라 불러야겠지요. 비는 멀리 보이는 은사시나무를 적시고, 운동장을 적시고, 히말라야 시다와 플라타너스 나무를 적십니다. 예쁘게 보실보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뜨거운 커피를 마십니다. 프림과 설탕을 많이 넣은 달고 부드러운 커피를 한 잔 가득 마십니다. 이렇게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제가 누리는 호사 중의 하나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침이면 강가의 은사시 나무와 눈을 맞추고 한 잔의 향기로운 커피를 마셔야 합니다. 아침의 일과를 시작입니다. 학교 도서관에 새 책이 많이 들어와서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도서관 가득 펼쳐진 신간들과 제가 읽고 싶었던 책이 쌓여 있습니다. 마치 맛난 음식이 가득 펼쳐진 밥상처럼 저를 유혹합니다. 학기말 정리와 새 학기 준비, 졸업식 준비로 바쁘지만 사이사이 짬을 찾아 책을 읽습니다. 이렇게 저처럼 사람은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는 인색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기 싫은 일은 바쁘다는 핑계를 만듭니다. 얼마 전 작가 세미나에서 들었던 수필학 박사, 권대근 교수님의 강의가 생각납니다. '욕망의 주체가 되라.'는 말씀처럼 사람은…
2013-02-05 09:22개학(5일)을 하루 앞두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방학 중 근황도 궁금하고 개학이 내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가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매년 개학날이면 몇 명의 아이들이 결석하여 걱정을 끼친 적이 많았다. 결석한 아이들의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 - 개학 일을 잊어버린 경우 - 가족과 해외여행 중인 경우 - 아프거나 병원에 입원한 경우 - 교회나 단체 수련회 참가 중인 경우 - 친척 집 방문하여 돌아오지 못한 경우 무엇보다 담임으로서 가장 큰 고민이 되는 것은 그 누구와도 연락이 두절된 채 결석한 아이의 경우이다. 물론 드문 일이지만 말이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개학 날, 아이들의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교실 문을 열었다. 늘 그랬듯이 아직 등교하지 않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아직 학교에 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전화해 볼 요량으로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교무실로 와 전화를 하였다. 그 결과, 한 녀석은 늦잠을 자고 있었으며 어떤 아이는 개학인 사실조차 몰라 내 전화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또한, 한 여학생의 경우, 전화를 받지 않아 그 아이의 어머니와 통화하여 안 사실이었지만 급성맹
2013-02-05 09:21전남학습연구년 교원 특별연수1년의 결과를 보고합니다 아이야, 함께 가자! 세상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따라가는 학교와 아이들은 더욱 힘들어합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넘치고 선생님도 아픕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교실과 아이들을 안고 애정 어린 눈길로 아이들을 돌보고 스스로 일어서도록 손잡아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들과 살아가는 모습, 선생님의 희망을 접어 세상으로 날려 보냅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어디선가 마알간 샘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믿기에 누군가의 외로운 부름에 답해주는 메아리가 들려오는 세상임을 또한 믿습니다. 힘들어하는 목소리가 높을수록 신음하며 속울음 우는 눈빛이 서러울수록 절망의 그곳이 곧 희망의 씨앗을 뿌릴 곳임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눈물로 다시 일어서기를,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기를 빌며 희망의 민들레 홀씨를 힘껏 불어 올립니다. 졸고 서문에서 설렘과 기대로 시작한 학습연구년, 국가에 감사합니다 학습연구년은 제 인생 최고의 기회였습니다. 교직에 대한 감사함으로 넘친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보는 즐거움,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는 기회였습니다. 만나기 힘든 국내외 석학들의 강연을 들으며앎의 기쁨으로 설렜습니
2013-02-05 09:21전통적으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대학생들이 독서를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독서률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가 서울의 6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 도서관의 도서 대출현황을 확인한 결과 대출 건수는 최근 3~4년 새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의 대출 건수도 17.9% 감소했다. 이화여대는 2009년 80만8764건에서 2012년 40만2439건으로 도서 대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조선일보, 대학생들 '폰'은 가깝고 책은 멀다, 2013.2.2). 학생들과 학계, 도서출판 관계자들에게 대학생들이 책을 점점 멀리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대학 3학년인 한 학생은 지금까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에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굳이 도서관에 갈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거나 리포트를 쓸 때는 구글을 통해 검색해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교과서로 쓰는 전공서적은 사서보고, 그 외의 정보는 책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에 다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 역시 스마트폰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붙잡고
2013-02-04 16:06우리 주변에는 학창 시절에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아이가 성인이 되어 의젓하게 변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한 아이가 있었다. 세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해 바보 취급을 당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너무 느렸다. 지적 장애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나쁜 기억력, 산만함으로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첫 대학 입학시험에 낙방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 같으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이다. 하지만 막스 탈무드라는 멘토를 만나 그와 함께 인문고전을 익힌 후 그가 변했다. 그가 바로 천재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 '도서 리딩으로 리드하라' 저자 이지성은 인문 전 독서법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통독하게 하라. 둘째, 정독하게 하라. 셋째, 필사하게 하라. 넷째,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다섯째,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시켜 생각의 영역을 넓히라는 것이다. 인문 고전 읽기가 사람을 변화시킴을 역사적 인물을 통해 증명 받았다. 앞에 언급된 위인 외에도 존 스튜어트 밀 또한 인문고전 읽기를 통해 세상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위인가운데 한사람이다. 적어도 100년
2013-02-04 09:56진도 학생 백일장에서 장원했다는 제자 지난 1월 중순, 무척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벌써 헤어진 지 6년이나 된 제자의 어머니였습니다. "선생님, 이 전화번호가 선생님 전화번호 맞습니까?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습니다." "맞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계시지요? 우리 아영이도 잘 있지요?" "예, 선생님! 아영이가 진도 학생 백일장에서 시를 써서 장원했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열심히 지도해주신 선생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영이가 책을 좋아하고 사랑스러운 글을 잘 써서 1학년 때부터 동심이 빛났지요. 힘든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도 남달랐고 늘 해맑게 웃던 예쁜 아이였지요. 아영이의 소질을 발견하셨으니문학 방면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래도 문학을 권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배고프잖아요." "인생을 길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영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행복합니다. 힘들어도 그 길을 갈 때 스스로 찾아서 가는 힘이 생깁니다. 눈에 보이는 가치보다 진정으로 그 아이가 행복해하는 길을 가도록 끌어주셨으면 합니다.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모습이 참 아름다웠던…
2013-02-04 09:56오늘 헬스를 마치고 나오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친구가 “오늘 사범님한테 칭찬 들었어! 이 나이에도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고 탁구가 더 잘 되던데…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더니.”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게는 칭찬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 이렇게 좋은 보약을 모르고 질책을 해야 잘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교장을 발령이 나기 직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이런 문제로 교장 선생님과 교감인 나의 생각이 달라서 가끔은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았었다. “교감선생님은 도무지 선생님 편만 들어주고 있으니 학교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있어야지. 제발 싫은 소리도 좀 하고 나무라기도 해야지 나만 나쁜 사람이; 되지 않아.”하시는 교장 선생님은 직원들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나를 꾸짖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생각이 아니어서 늘 이런 경우가 되면 “제가 잘 타이르고 따로 이야기하렵니다. 앞으로 더 잘하게 할게요.”하고는 곤란한 자리를 넘기곤 하였다. 물론 교장선생님이 지적한 선생님과 따로 만나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선생님, 교장선생님이 화가 나신모양이에요. 그걸 그렇게 하셔서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도…
2013-02-04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