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는 기상을 알리는 경쾌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잠이 많은 학생들은 이 음악소리가 경쾌하게 들리지 않고 짜증소리로 들릴 것이다. 울리는 꽹과리 소리와 같이. 하지만 이 소리는 시작을 알리는 소리임에 분명하다. 듣기 싫은 소리도 약이 되고 보약이 될 때가 많으니 무조건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언제나 부드러운 속삭임, 가늘고 아름다운 목소리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 동료 선생님들의 충고가 짜증스럽게 들리기보다 새로운 도전과 결심과 결단이 되는 신호가 되면 좋을 것 같다. 가르침과 교훈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한밤에도 접할 수 있다. 가르침과 교훈을 늘 읊조리며 자신을 반성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보람된 될이고 행복될 일이 된다. 가르침과 교훈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고 행동으로 옮기고 새롭게 되면 얼마나 좋으랴!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는 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마지막 무슨 말을 할까 하다 큰 생각을 가지도록 했다. 생각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평생 작은 집에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되고 언제나 주택에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된다. 언제나 아파트 살기 원하면 그렇게 되고 언제나
2013-02-14 09:50수레바퀴는 충북 영동 황간 초등학교 박천호교장님의 시 손수레 바퀴는 바람이 밥이다 바람을 먹어야 산다 바퀴에 바람이 모자라면 맨땅에 주저앉아 꼼짝달싹 못 한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하얀 쌀이 희망이다 쌀독에 쌀이 떨어지면 어깨가 축 늘어지고 온몸에 기운이 빠진다 한 발자국도 걸을 수가 없다 바람과 쌀은 수레와 목숨 끌고 다니는 힘이다 푸른 대문 앞에 노인 한 분이 작은 보따리를 껴안고 두 무릎 사이에 백발을 묻은 채 졸고 있다 검정고무신에 바람이 모자란 모양이다 손수레 바퀴의 밥은 바람이고 쌀은 사람의 밥이고 희망이다 무릎사이에 고개를 묻고 조는 노인은 희망이 바람이 빠진 고무신 때문이다. 손수레의 밥이, 사람의 밥이 다르듯이 교사 개개인의 밥도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교사들은 모든 교사들에게 한 가지 밥만을 한 가지 희망만을 강요한다. 오랜 시간 꿈꾸고 오랜 시간 준비하고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된다. 많은 교사들의 꿈이 교장이고 교감이다. 연구점수에 근무평가 점수 관리까지 승진을 위한 길은 쉽지 않다. 그렇게 힘들여서 얻게 된 승진의 길이다. 허나 수석교사가 되는 길은 승진의 길에 비하면 간단하다. 수석교사 선발시험에 응시하면 그리고 그 시험에 통과하면 수석교
2013-02-14 09:48언제부턴가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을 가지고 다니는 아내에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내가 붙여준 별명 하나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신 미개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빠로부터 놀림당하는 엄마에게 측은지심을 느낀 것일까? 이번 설날,아내에게 따라다니는 '미개인'이라는 딱지를 떼 준 사건이 일어났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이들은 받은 세뱃돈으로 아내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 것이었다. 처음에 아내는 아이들의 깜짝 선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아내는 상자를 뜯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 말 그대로 아내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무용지물(無用之物) 그 자체였다. 며칠이 지났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이 작정한 듯 아내를 데리고 가까운 대리점으로 갔다. 아내는 아이들의 행동에 못마땅한 듯 대리점으로 가는 내내 구시렁거렸다. 마침내 아내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년간 애지중지하게 간직했던 2G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다. 바꾼 뒤에도 아내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듯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였다. 아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스마트폰 사용법과 기능을 가르쳐 주었다. 처음에 거부감을 느꼈던 아내는 스마트폰 기능 하나하나에 매
2013-02-14 09:47설날 연휴가 끝나니 진눈깨비가 내린다. 이럴 때 마음도 함께 가라앉는다.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짧은 만남의 기간이 너무나 아쉬운데 날씨마저 마음을 흐리게 만드니 더욱 마음이 얼어붙는 듯하다. 하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실망하지 않는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나면 찬란한 햇살이 준비되어 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놓이게 된다. 기다림 속에 참게 된다. 조금 전 한 편의 시를 읽었다. ‘국경의 밤’으로 유명한 파인 김동환의 시 ‘강이 풀리면’이다.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배가 오면 님도 탔겠지/님은 안타도 편지야 탔겠지/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님이 오시면 이 설움도 풀리지/동지섣달에 얼었던 강물도 제멋에 녹는데 왜 아니 풀릴까/오늘도 강가서 기다리다 가노라/” 시를 대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넓어진다. 희망이 차오른다. 기대로 설레이게 된다. 이 시를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희망으로 가득차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떤 희망? 교육과 관련되는 희망이다.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의 구절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강이 풀리면’, 시간이 지나면 희망이 온다. 환경이 변화되면 희망이 온다. 우리들에게…
2013-02-13 09:28새벽을 깨우는 것은 복이다. 만물이 고요히 잠든 때 깨어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는 복이 아니다. 새벽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가깝게 함은 더욱 복이다. 이건 경험한 자만이 안다. 요즘 들어 가장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젊음이다. 젊음이 부러운 것 보니 이제 늙어간다는 증거다. 돈도 부럽지 않고 명예도 부럽지 않고 권력도 부럽지 않고 오직 젊음이 부럽다. 젊음을 다시 되찾을 수 없지만 젊게 사는 것이 젊음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2012학년도도 저물어간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때다. 자연적으로 바빠진다. 그럴수록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신학년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한 요소가 된다. 아무리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도 크게 변화되는 것도 없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그래도 새로운 다짐은 계속 되어야 하고 새로운 출발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는 당당한 발걸음이 필요하고 힘찬 전진이 필요하며 계속된 전진이 필요하다. 그러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새벽에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선생님
2013-02-13 09:28가장 맛있기도 하고 값싼 것은? 어느 날 랍비가 자기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골라 사오라고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하인은 혀를 사 왔습니다. 며칠 뒤 랍비는 또 하인에게 오늘은 좀 값이 싼 음식으로 사오라고 명했습니다. 그런데 하인은 또 혀를 사왔습니다. 랍비는 언짢아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며칠 전 맛있는 것을 사오라 했을 때도 혀를 사왔는데, 오늘은 싼 음식을 사오라고 했는데 어째서 또 혀를 사왔느냐?" 그러자 하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좋은 것으로 치면 혀만큼 좋은 게 없고, 나쁜 것으로 치면 혀만큼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안상헌 지음생산적인 삶을 위한 자기발전 노트 50 중에서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라는 뜻으로 전당서(全唐書) 설시편(舌詩篇)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당나라가 망한 뒤의 후당(後唐)때에 입신하여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라는 정치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五朝八姓十一君(오조팔성십일군)을 섬겼는데 다시 말하면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 한 명의 임금을 섬겼으니 그야말로 처세에 능한 달인이었습니다. 풍도(馮道)는 자기의 처세관(處世觀)을 아래와 같이 후세인들에게 남
2013-02-13 09:26가을 텃밭에서 충북 영동군 황간 초등학교 박천호 교장님의 시 늦가을 텃밭 한쪽에 상추 씨앗을 뿌리려다 그만 잔꾀를 부렸다 널브러진 고구마 줄기 사이 뾰족이 돋은 상추 싹 지난여름 저절로 떨어진 씨앗이다 아무도 손길 주지 않은 탓에 잎사귀 곳곳 반점이 생기고 병든 줄기가 맘에 걸렸지만 조심조심 이랑으로 옮겨 심었다 자주 물도 뿌려주고 넉넉하게 거름도 주면서 시든 잎이야 따내면 설마 괜찮으리라 믿었는데 새로 돋아나는 잎사귀에 검은 반점 지워지지 않는다 줄기도 누렇게 시들어간다 기다리는 시간을 잘라버린 얄팍한 잔꾀에 내가 걸렸다 새로운 씨앗을 뿌리려는 계획을 안고 텃밭에 나섰다가 슬그머니 게으름이란 나의 본성 돋아나 저절로 떨어져 자란 상추싹 옮겨심어 정성들여 길렀건만 새론 돋아난 잎사귀의 검은 반점때문인지 줄기조차도 누렇게 시들어간다.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다가오는 성공이 있다. 심혈을 다해 기울인 노력뒤에도 찾아오는 실패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성공만을 더 반긴다. 성공만을 기억해주고 성공만을 인정해주며 성공만을 요구한다. 그 칭찬이 그 인정이 주는 달콤함에 젖어 언제부턴가 쉬운 성공에 만족해하며 안주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쉽게 다가온 성공에 안도하
2013-02-13 09:26"와, 많이도 모였다" 이번 설명절에 우리 아파트에 모인 사람이19명이다. 장인, 장모, 처형, 처남을 비롯해 모두 처가식구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아이들은 세뱃돈 챙기기에 바쁘다. 오늘 만큼은 친척 인심이 후하다. 명절 때마다 주부들의 힘든 가사노동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음식 준비하고 상차림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비용도 그렇지만 준비하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가 주부 스트레스를 쌓이게 한다.좋은 해결책이없을까? 이번에 아내가 실천에 옮겼다. 어떻게? 연하 세 명 올케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 집은 장소 제공과 함께 갈비, 김치, 떡국,샐러드등을 제공하고 나머지 설음식은 나누어 맡았다. 둘째는 만두와 야채쌈, 셋째는 전(동그랑땡, 버섯전, 깻잎전), 막내는 잡채를 맡았다. 아내의 일이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점심 식사 후 막내 올케가 자진하여 설겆이를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시누이가 시키거나 손위 동서가 시켜서 움직이면 안 된다. 부부교사 맞벌이지만 자기 위치를 알고궂은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모습이 대견한 것이다.스스로 하는 것과 시켜서 하는 것은 그 차원이 다르다.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수저가모자란다. 1회용 나무젓가락이 동원될 정도다. 밥
2013-02-13 09:23아직도 기숙사에는 창틈으로 찬바람이 비집고 들어온다. 커텐도 열지 않는다. 왼쪽발이 시릴 정도다. 학생들이 입사하는 날이라 큰집에서 학교로 바로 왔다. 새벽은 어느 시간보다 귀중한 시간이다. 책을 읽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힘들다.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그래도 즐겁다. 돈이 들어도, 자유가 없어도 즐겁다. 교통이 복잡해도, 생활리듬이 깨져도 기쁘다. 나를 품어주는 따뜻한 부모형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0년생의 어머님이 계시는 곳이 가까워 더욱 기쁨을 누린다.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길은 나를 위한 전용도로 같다. 전혀 밀림이 없다. 소통이 원활하다. 조그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목적지에 도달한다. 큰집에 가면 더 평안함을 느끼며 행복을 느낀다. 큰집이 참 좋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평수가 넓어서가 아니고 전망이 좋아서도 아니다. 새 집이라서도 아니다. 따뜻한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4대가 한 집에 사는 것을 보면서 늘 뿌듯함을 느낀다. 형님, 형수님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선생님은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어머니 곁에서 이틀을 잤다. 5남 1녀의 중간인 나
2013-02-12 10:46혜진아, 네 말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말이 있을 것이다는 네 말은 변함없는 진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찾아온다는 너의 생각은 참 긍정적이어서 내 마음에 쏙 드는구나! 넌 장차 심리학자가 되고 싶다고 하였었지? 세상은 사람들의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마음을 움직일줄 알면 도를 터득한 것이 아니겠니. 그만큼 인간의 심리는 복잡하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면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세상살이가 힘들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꼭 돈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문제는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인간의 노력이 부족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70년대 초 무렵 대학 진학을 할 때도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은 사관학교에 진학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었단다.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지원이 많아 너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는 ‘창의인성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올해만 총 1만7600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
2013-02-12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