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참 빠르다. 오늘이 금년 들어 벌써 보름이 되는 날이다. 음력 1월 15일을 대보름이라고 한다.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농사력(農事曆)으로 볼 때 이 시기는 대보름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이다가 농사철로 접어드는 때라고 한다. 대보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달이다. 보름달이다. 으뜸이 되는 달이다. 최고가 되는 달이다. 이 보름달을 떠올리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보름달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보름달은 만물을 비추는 빛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밤에 달빛이 없으면 어둡게 된다. 사람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방향을 잃게 된다. 방향을 잃으면 속도도 못 낸다. 방향을 잃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 방향을 잃으면 우왕좌왕하게 된다. 보름달은 빛의 역할을 하기에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준다. 방향을 제시한다. 충돌을 막아준다. 안내를 잘한다. 알맞은 속도를 내게 한다.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있고 뛸 수도 있게 한다. 마음대로 달릴 수도 있게 한다. 학생들은 언제나 어둠을 좋아한다. 어둠 속에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는 선생님이 꼭 필요하다. 달빛은 어둠 속에서만 가치를 발할 수 있다. 그래서 보름달과 같이 이런 이
2013-02-25 10:10
초교 동창회모임에 오랫만에 참석했다. 모임 명칭은 대보름맞이 척사대회. 동기들을 만난 것은 무려 7년만이다.초교 동창이긴 하지만 학창시절 추억의 공감대가없어 모임 연락을 받으면 늘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이번엔 전(前) 회장이 꼭 나오라고 특별히 연락을 한다. 여성 회장인데 그 분은 지난 번 필자의 제29회 수원시문화상 수상 때 시상식까지 직접 찾아와 축하해 주었다. 교장실에 여주쌀 20kg 두 포대를 직접 가져와 좋은 일에 쓰라고 전해 주기도 하였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다. 얼마 전 감사의 표시로 모임 주선을 부탁, 네 명이 저녁 식사 소모임을 가졌다. 토요일 오전 수원 교동의 모 음식점(회관)에 도착하니 점심이 차려져 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묻는다. 교장 명함을 주지 않고 e수원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건네니 퇴직하고 직업을 바꾸었는지 묻는다. 교장 명함을 거리감이 있을까 보아 일부러 그런 것인데. 전 회장과 여성 동창들을 소개시켜 준다. 서먹서먹함, 어색함을 떨쳐버리고 모임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라고 도와주는 것이다. 고맙다. 7년 전 모임에서는 반겨주는 동창이 없어 '내가 올 자리가 아니구나!'를 느끼며 거리감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2013-02-25 10:06
1964년 3월 15일 . 나는 발령장을 받아가지고 전남 고흥군 도화면 신호리에 새로 개교하는 신호분교에 발령을 받아 부임을 하였다. 마을 앞의 약간 둔덕진 논바닥에 덜렁하게 교실 네 칸이 있었고, 교실 앞에는 국기 게양대가 하나 서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논바닥이었다. 운동장 한 구석에는 화장실 대용으로 논바닥을 파고 산에서 베어온 나무를 엮어서 벽을 바르고 초가로 지붕을 이은 두 칸짜리 화장실이 볏짚으로 짠 가마니를 문 대신으로 달아 두었고, 남자용은 아예 둘둘 말아서 위로 잡아매어 놓은 엉성한 모습으로 덩그렇게 서 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벼 그루터기가 아직 다 사라지지도 않은 논바닥을 운동장이라고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다. 발령장을 들고 들어서니 60도 넘으신 분교장분교의 책임자님께서 우리를 맞아주셨다. 마침 선생님들께서 수업이 끝나고 아직도 차가운 날씨에 4칸 교실 중에서 두 번째 교실의 복도를 베니어판으로 사람의 키 높이보다 약간 높은 정도로 막아서 만든 임시 교무실에서 난로 하나를 두고 둘러 앉아 계셨다. 분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나이 60이 다되신 노선배님과 30대 후반의 젊은 선생님이 두 분, 그리고 우리와 가장 나이가 비슷한 30이 채…
2013-02-25 10:03
아침에 눈을 뜨니 밖에 눈이 와 있었다. 제법 내린 듯 하여서 얼른 옷을입고 나갔다. 아침 일찍 차를 몰고 출근을 할 둘째를 위해서 눈을 말끔하게 치워주고 싶었다. 또 두 아이들의 공부방에 올 아이들이 눈이 있어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주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눈을 치우느라고 시간이 꽤 걸렸다. 눈이 약간 젖어있고, 잘 뭉쳐지는 눈이기에 마당 한편의 눈을 치우지 않고 그냥 놓아두었다. 손자손녀들이 나와서 눈사람을 만들면 딱 좋을 눈이어서 만지면서 놀도록 해주기 위해서였다. 아침 운동 시간쯤인 약 40분 정도 걸려서 눈을 치우고 입구의 비탈길에는 소금이라도 뿌려서 말끔하게 정리를 하였다. 아침을 먹고 기분 좋게 헬스장으로 향했다. 오늘 SBS 방송의 전화 인터뷰가 예정이 되어 있었기에 혹시 이메일이 왔는가 확인을 하였지만, 메일은 들어와 있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운동이나 하고 오려고 나섰다. 시간을 많이 잡을 수가 없어서 좀 서둘러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약간 피곤하다. ‘잠시 쉬었다가 하자‘고 누워서 잠이 꼬박 들었던가보다 전화가 울리는 소리에 얼른 일어나서 전화를 받으니 어제 이메일로 연락을 주었던 뉴질랜드에 사는 제자의 전화이었다. 내가 학급 담임만
2013-02-22 15:47
요즘 교육 현장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 “스승은 없고, 선생님만 있으며, 제자는 없고 학생만 있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진정한 스승이 없고, 진정한 제자도 없는 교육 현장, 그곳에는 선생이라는 오직 월급쟁이가 있을 뿐이고, 스승에게 존경을 바치는 제자가 아닌 수업을 들어주어야 하는 학생만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졸업식장에서 엉엉 우는 아이들이 그리도 흔하고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졸업식 날이면 졸업생은 싱글벙글하고 섭섭해 하기는커녕 어서 학교를 벗어나는 것이 즐겁고 시원해 하는 모습들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교육현장이 이렇게 황폐화 되었다든가, 정이 없는 시장바닥이 되었다는 말들을 하지만, 과연 그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성찰해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작은 아들의 둘째인 손녀의 유치원 졸업식에를 가보았습니다. 참 또릿또릿하고 정이 많은 아이이어서 원장님이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을 듣고 집에서와 같이 잘 어울리고 살았구나 싶었습니다. 졸업식이 진행 되는 동안 내내 활짝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기도 하는 아이가 대견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담임선생님들의 송별인사가 진행되면서 식장의 분위기
2013-02-21 22:00
헉! 내가 언제 이렇게 등산을 많이 했지? 아니면 너무 오래 신어 등산화 수명이 다한 것일까? 등산화 바닥을 보며 혼자 내뱉은 말이다. 등산화 뒷꿈치가 닳아 구멍이 났다. 이 등산화 버릴까? 수선해 쓸까? 산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한 10여년 전 아내와 함께 부부 등산화를 샀다. 그 당시 10만원 조금 넘었다. 나 자신 건강을 위한 커다란 투자다. 집에서 가까운 광교산, 칠보산, 모락산, 건달산, 수리산 등은 아내와 함께 다녔다. 좀 멀리 떨어진 산은 동료교장들과 정기적인 산행을 하였다. 그런데 등산화 수명이 다 했는지 하산길에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바닥이 닳아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아내와 의논하니 '제대로 된 유명상표의 멋진 등산화를 사라'고 말한다. 지금 등산화도 유명상표다. 아마도 아내는 남편의 품격을 생각한 것이리라. 언론에서 좋다고 평가한 등산화 두 제품을 백화점과 전문 매장에서 보았다. 와, 가격이 24만원, 26만원이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신제품을 살 것인가, 기존 등산화를 수선해 사용할 것인가? 망설이다가 후자를 택했다. 정들었던 등산화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매장을 찾으니 수선료는 3만8천원. 내 등산화 가
2013-02-21 21:59복도를 지나는데 남녀 학생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순간 당황해서 두 학생을 불렀다. 그리고 점잖게 타일렀다. “학교에서 반듯하게 걸어 다녀야지?” 그 말에 녀석들이 “저희 친구인데요.”라고 맹랑하게 말한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완곡하게 말했더니 말을 안 듣는 것 같다.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학교에서는 이러면 안 된다.” 이 말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저희 친구라니까요?”하면서 되레 볼멘소리를 한다. 내심 이 놈들을 말로 타일러서는 안 되겠구나 하면서 다른 지도 방법을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는 느낌이다. 남학생이라고 여겼던 학생이 바지만 입었지 여학생이었다. 순간 입을 닫았다. 그 여학생도 자신이 잠시 남자로 대접받은 것을 눈치 챈 듯 떨떠름하게 기분을 털어내고 있다. 우리는 잘못된 판단의 잣대로 현상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지닌 기억, 지식, 경험 등의 울타리 안에서 사물이나 사실을 바라본다. 그러다보면 실제와 다른 착각의 덫에 걸린다. 요즘 교복으로 바지를 입는 여학생이 부쩍 많아졌다. 게다가 선머슴 아처럼 하고 다니는 여학생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만으로 남자로 착각했다. 우리는 사실 착각 속에서 살고
2013-02-21 21:58화요일 저녁.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딸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거실로 뛰쳐나왔다. "아빠, 큰일 났어요." "왜 그러니? 북한이 또 핵실험이라도?" "아빠, 탤런트 ○○○ 알지? 왜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남자주인공 있잖아요?" "누구? ○○○?" 그 탤런트가 누구인지 잘 몰라 하자 딸은 휴대폰 바탕화면 배경으로 설정해 놓은 그 연예인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가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었대요." "이 연예인 평소 네가 좋아했던 남자 아니니?" 몇 년 전, 모 지상파 방송 드라마 주연으로 출연한 이 연예인의 연기와 잘 생긴 외모에딸은 반해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딸은 자기 방에 그 연예인의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놓고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비롯해 그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는 열정까지 보였다. 그런데 평소 우상으로 여기며 좋아했던 그 연예인이 성폭행으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운 듯 딸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오보일 거야. ○○○는 그런 사람 아니야.” 망연자실하여 방으로 들어가는딸의 모습에 왠지 씁쓸함이 감돌았다. 그날 이후, 딸의 방에서 그…
2013-02-21 21:56학교가 완성되었다. 운동장도 마무리 되었고, 학교 안의 도로포장도 끝났다. 곳곳에 나무와 잔디가 심겨졌다. 이제 어느 학교 못지않은 학교다운 학교가 되었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니 많은 세월 끝에 마무리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는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두 배의 크기다. 산 중턱에 자리 잡아 전망도 좋다. 공기도 좋다. 조용하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갖추었다. 최고의 시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학교 운동장에는 아침부터 학생들이 공을 차고 있다. 쉬는 시간에는 운동장을 돌기도 한다. 학생들의 마음속에 진 응어리가 모두 풀렸을 것이다. 대동강의 언 물이 풀리듯이 모두 풀렸을 것이다. 신학년도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기간을 갖는 선생님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다질 것으로 생각된다. 어떻게 수업을 할 것이며, 어떻게 생활지도를 할 것이며, 어떻게 진로 및 진학지도를 할 것이며, 어떻게 인성지도를 할 것이며, 어떻게 교재를 다룰 것이며, 어떻게 학습자료를 활용할 것이며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봄방학이 바쁜 방학이 아니
2013-02-21 21:55
율전중학교(교장 이영관) 중앙현관이 무대·전시·휴식공간으로확 바뀌었다. 과거 전통적인중앙현관이 아니다. 왜? 어떻게 바뀌었을까?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바뀌기 전의 모습은왼쪽면이 학교 연혁 및 현황, 교육목표, 교훈, 교표, 교화, 교목, 바라는 인간상, 노력중점, 특색사업, 교실 배치도 등이 있었다. 오른쪽은 교육행정실 유리창이다. 정면으로 바라다보이는 곳은 당직실 벽으로 창문이다. 이것을 확 바꾼 것이다. 한 쪽이 무대다. 교표를 넣고 '도전은 즐겁다' 문구도 넣고. 음악 분위기가 나게 악기가 그려진 조형물도 배경으로 넣었다. 무대 위에 높낮이를 조정하는 의자 두 개를 놓았다. 이 곳에 학생들이 앉아 연주를 하는 것이다. 물론 조명도 넣었다. 한 쪽은 전시 및 휴식공간이다. 미술시간에 수행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그 아래엔 의자가 있다. 원형 테이블 두 개와 의자 여섯 개를 놓았다. 이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외부 방문객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도 된다. 당직실 벽은 몬드리안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당직실 창문과 벽이예술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적 감각을 가지게 한다. 중앙기둥은 삼면을 거울로 하
2013-02-20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