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추운 겨울이다. 날이 차다. 바쁠 때이다. 집보다는 밖에 있는 시간이 많다. 평일에도 늦고 주말에도 모임에 나갈 때가 종종 있다. 6살 아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적어 아쉽기도 한 때이다. 작년 겨울에 아들과 둘이서 갔던 과천의 과지초당(瓜地草堂)과 추사박물관이 생각난다. 작년 이맘때, 모처럼 주말의 휴일 어느 날, 5살 아들과 둘이서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면 아이 엄마가 집안 정리를 하는 데 편리하다고 했다. 아이 엄마는 며칠 전부터 생각한 아이 방의 배치를 바꿀 심산이었다. 일종의 임무가 주어졌다. 그런데 집 밖은 날이 차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어디로 갈까. 봄가을에 자주 가던 집 근처 공원에서 장시간 아이와 놀 수는 없다. 그렇다고 실내놀이 시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에는 비싸고 둘만 가기에는 마땅치가 않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과천의 과지초당과 추사박물관이었다. 과지초당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말년을 보낸 유적지이고, 추사박물관은 과천시에서 2013년 6월에 개관한 현대식 박물관이다. 추사박물관은 실내 공간이고 따뜻한 곳이었다. 입장료는 아주 저렴했고, 일요일의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 단체 방문객이 없었던 날
2019-12-16 10:13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총 60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측정에서 교육부는 2000명 미만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3년 연속 4등급을 기록했다. 교육부는 근래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제도는 공공기관의 행정서비스를 직접 경험한 국민, 내부 소속직원, 전문가‧업무관계자 등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와 해당 기관의 부패발생 현황을 종합해 청렴수준을 진단한다. 청렴도 평가는 해당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과 해당 기관에 근무하는 공직자(내부청렴도) 전문가·지역주민·학부모 등(정책고객평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현황을 종합해 산정한다. 내와부 구성원과 관련자들이 평가자이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는 1~5등급으로 구분, 5단계 등급이다. 4등급이면 사실상 '미흡'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상청,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통일부, 특허청도 교육부와 같은 4등급을 받았다. 조세심판원은 유일하게 5등급이었다. 해마다 교육부는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교육부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2019-12-10 09:10세상에는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보다 많은가? 세상이 혼돈으로 시끄러울 때는 온 세상이 악한 사람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엔 남자와 여자가 거의 반반이다. 이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남자와 여자 중에 어느 한 쪽이 부각되느냐에 따라서는 상황은 달라진다.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다. 마찬가지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 이외에 대부분일 것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공감의 정도를 따져 조금이라도 다르면 모두를 적으로 간주하면 세상사가 힘들어 진다. 그래서 세상이 온통 악인으로 가득한 것처럼 착시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필자는 관점을 달리 보고자 한다. 세상이 갈수록 힘든 것은 악한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선한 사람이 착한 일을 더 많이 하지 않아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착하게 사는 것도 힘든데 더 많이 힘들게 살라고? 당장 반박할 것이다. 이것은 필자가 느끼는 단순한 소감이다. 눈만 뜨면 세상은 혼탁한 사건•사고로 도배된다. 이제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거리도 못되고 사람이 개를 무는 행동만이 등장한다. 그러면 세상은 개를 무는 사람이 지천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에 사람들은 ‘뭐야?…
2019-12-06 09:24품위란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을 지칭한다. 어떤 사람이 고상하고 격이 높은 인상을 지니면 품위가 있다고 칭찬함은 물론이고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교사의 경우에는 ‘사표(師表)’로 삼아 진정으로 사도(師道)를 걷는 스승으로 예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반(反)하는 경우는 교사로서의 품위 유지의 의무를 어긴 것으로 간주되 사회적인 지탄을 받기도 한다. 특히나 지금처럼 교사의 품위유지 위반이 사회문제화 되는 시대도 헤아리기 쉽지 않다. 예컨대, 각종 스쿨미투에 등장하는 막말, 제자와의 성관계로 파격적인 비윤리적 행위, 각종 학교폭력 사건 및 비위에 의한 송사, 내신 성적의 조작 및 시험지 유출, 학생부의 의도적인 기록 수정 등 수많은 범법 행위 내지 교사의 품위유지 의무를 망각한 온갖 사건들이 풍미하고 있다. 이른바 교사로서의 품위를 먹칠하는 사건, 사고가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다. 교사는 어린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지도자이다. 단지 자신의 행위 자체의 과오나 불명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후유증이나 여파는 동심을 멍들게 하고 오염시킨다. 이는 어린 인생을 망가트리는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기에 그 심각성은…
2019-11-29 11:042019년 11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주차장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가결되어 국회 본회의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주차장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자체장은 국‧공립학교의 주차장을 개방 주차장으로 지정할 수 있고 학교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하며 개방 절차, 시간, 운영 등은 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필자가 소속된 교육지원청도 학교시설 개방을 권장하고 있다. 국토가 좁고 주차난이 심각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오죽했으면 스쿨존 내 빈번하게 예상되는 교통사고를 무시하고 시설개방을 권장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지만 위험한 발상이란 생각이 든다. 오랜 교직생활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아동들은 전후좌우를 살피며 놀이를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라도 축구를 하다가 공이 학교 교문 밖으로 나가면 차량의 흐름을 무시하고 정신없이 공을 주우려는 행동을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필자의 학교도 그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교문 앞에 높은 축구골대 망을 설치하였다. 최근 한국교총도 국‧공립학교 주차장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주차장법 개정안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께
2019-11-28 09:3321세기를 살아가면서 학생에게 필요한 미래의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 전 세계 석학들의 연구 결과는 6가지로 종합할 수 있다. 그것은 첫째, 문제해결 및 혁신능력 둘째, 학습을 위한 ICT의 사용능력 셋째, 지식 구축능력 넷째, 숙련된 의사소통능력 다섯째, 자율 규제 및 평가능력 여섯째, 협업능력이다. 이러한 핵심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앞서가는 집단이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단연코 글로벌 기업이다. 하지만 보수성이 강한 학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대로는 시대의 흐름에 보조를 맞출 수 없다는 절박감,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학교, 아니 교육시스템을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국제적인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집단지성을 추구하고 미래를 예견하며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교육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업의 사훈으로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한물간 1990년대의 슈퍼스타에서 AI를 접목한 클라우드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3대 회장 체제로 경영권의 승계를 이룬 MS사는 지능형 클라우드와 지능형 에지를…
2019-11-25 13:49최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가 2020학년도 대학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는 전국 153개 4년제 사립대총장들이 가입한 굴지의 단체다. 사립대총장협은 결의서를 통해 2009년 대학등록금 동결 정책 시행 이후 지난 11년 간 대학재정은 황폐화되었고, 교육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2020학년도부터 법정 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책정권을 행사해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공표했다. 현행법상 대학들은 직전 3년 기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의 1.5배 이하 수준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돼 있으나 정부와 타 대학 눈치를 살피다 보니 이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었다. 사립대총장협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 확충과 우수 교원 확보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학 총장들이 등록금 동결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와 같은 사립대총장협의 2020년 등록금 인상 추진에 대해서 교육부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만약 사립대가 등록금 동결 방침을 어기고 인상을 추진할 경우 재정 지원을 감축하고 적립금 실태 감사를 하는 등 적정한 통제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대학의 미래
2019-11-22 17:16요즘 학교는 양성평등 교육이 강세다. 특히 성인지감수성 향상에 집중하여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성인지감수성이란 성별 불균형 상황을 인식하고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다. 이에 대한 인식능력을 고양시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특히 우리처럼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의해서 국민의식에 뿌리를 내린 문화는 선진 문명사회로 가는 필수적인 과정이고 그 부정적인 잔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일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발간한 ‘청소년 성평등 가이드북’에 의하면 뉴질랜드 더니든노스중학교의 학교 규정엔 “성별에 관계없이 반바지, 긴 바지, 퀼로트(여자용 치마바지), 킬트(남자용 짧은 치마), 치마 등 5가지 중에서 원하는 교복을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성평등 언어 사전을 제작하여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대신에 ‘직원, 교수, 의사’라 호칭하며 ‘그녀’ 라는 단어 대신 3인칭 대명사는 공히 ‘그’로 통일하고 유모차는 유아차, 처녀작은 첫 작품, 미혼은 비혼, 몰래카메라는 불법카메라, 리벤지포르노는 디지털성범죄, 자궁(子宮)은 포궁(胞宮)으로 사용할 것을 예시하고 있다.…
2019-11-21 09:46지난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이번 주부터 4일간(11.18~11.21.) 2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었다. 사실 수시모집 전형이 끝난 상황에서 2학기 기말고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일부 아이들을 제외하고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심지어 십 분도 채 되기도 전에 답안지에 인적사항만 체크한 뒤 엎드려 자는 아이들. 더군다나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은 시험 그 자체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다만 시험에 참여하는 데만 의미를 둬 염려되었다. 수능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시험이라 다소 여유는 없겠지만, 모든 교과가 수능시험 이전에 시험 범위까지 진도가 나간 상태라 조금만 관심을 두고 준비한다면 뜻밖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험을 치르고 채점을 끝낸 일부 과목의 경우, 예상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교과 담임을 놀라게 했다. 문제를 쉽게 냈음에도 아이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화내는 교사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과목은 성적이 바닥을 쳐 선생님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어시험이 끝난 뒤 아이들의 성적이 궁금하여 채점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영어 과목
2019-11-20 11:33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슬픔으로 고통과 방황 속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그 와중에도 3.1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은 비폭력운동에 앞장섰다. 이는 후에 영국의 지배를 받던 암울한 시대에 인도의 독립을 위해 비폭력운동에 헌신하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는 세계사가 주지하는 바이다. 양국 국민들의 사상적 배경과 인류를 위한 평화와 사랑의 정신은 소위 비폭력평화주의로 전 세계에 역사적인 큰 족적을 남겼다. 이에는 지도자의 헌신과 봉사, 희생이 있었지만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고 대의를 향해 순결하게 저항한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용기와 열정, 애국심을 조국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기꺼이 헌정했던 것이다. 인도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비폭력 운동을 이끈 정치인 간디는 비노바 바베를 가리켜 ‘인도가 독립하는 날, 인도의 국기를 맨 처음으로 계양할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비노바는 사회개혁가이자 뛰어난 영성가로 권력의 바깥에서 이타적인 활동과 인격적인 삶으로 모든 인도인의 마음을 흔들었던 인물이다. 독립운동으로 여러 차례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도 하였다. 그는…
2019-11-14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