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서 한비자(韓非子)의 한 고사를 인용해 본다. 황제가 한 궁정 화원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은 무엇이고, 가장 그리기 쉬운 것은 무엇이냐?” 화원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리기 어려운 것은 개이고, 그리기 쉬운 것은 도깨비입니다.” 이에 황제는 놀라서 되묻는다. “개는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어찌 그리기 어렵다고 말하고, 도깨비는 사람 눈에 안 보이는데 어찌 그리기 쉽다고 말하는가?” 화원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개는 주위에서 늘 보는 까닭에 누구나 그 모습을 잘 알고 있고, 따라서 그림으로 그려 놓으면 사람마다 꼬리가 짧다느니 다리가 굵다느니 하면서 타박을 줍니다. 그러나 도깨비는 누구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붉고 푸른 물감으로 괴상한 형상을 마음대로 그려 놓으면 모두 감탄하면서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합니다.” 한겨레신문, 2009.4.14. 참고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가 정책의제로 채택되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무의사결정(無意思決定, Non-decision making)이라고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0년대 바흐라흐(P.
2009-04-16 14:22교육과학기술부는 우리나라의 교원을 총괄하는 부서임에 틀림없는데 초ㆍ중ㆍ등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단위학교의 교장과 교감을 징계하는 단계에 강등 이라는 해괴망측한 내용을 신설하는 입법예고를 하였다고 하니 그 발상이 너무나 가증스럽다. 이는 부모가 큰 아이에게 너 잘못하면 네 동생의 동생으로 내려 보낸다고 엄포를 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동생보다 먼저 태어난 것으로 이미 형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동생으로 강등시킬 수 있는가? 교장과 교감은 이미 자격을 받았는데 군대 계급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사는 더 내려갈 직위가 없어서 그냥 둔다는 논리의 모순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대목이다. 降等제 같은 법률은 직급으로 승진을 하는 일반직공무원에 적용하는 것이지 자격을 얻어서 직위를 부여받은 교육공무원 즉 교사, 교감, 교장에게 적용하는 것은 교직의 특수성,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잘못된 법이라고 생각된다. 교원의 징계는 현행 교육공무원 징계 령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만으로도 징계가 충분한 것이다. 교육부는 초ㆍ중등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교원을 무시하고 비교육적인 법을 만들어 대학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2세 교육
2009-04-15 16:42많은 교사들이 훌륭한 수업을 해보고 싶어서 또는 수업모델이나 수업개선에 대한 연구물을 제작하려 해도 조언해 주실 분이나 적절한 참고 문헌을 찾지 못하고 비슷한 내용의 연구물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전년도 동교과 우수 지도안을 참고하거나 이곳저곳 도서관을 전전하며 연구논문을 샅샅이 뒤진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교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대안이 제시되었다. ‘수업 컨설팅’- 이 말은 대학이나 초등에서의 운영 보도에 이어 이제 중등학교에서도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고 있다. 대구동부교육청의 ‘2009학년도 수업 개선 컨설팅팀 운영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 의하면 우수교원의 현장 지원을 통한 교실 수업 개선 마인드 확산과 전문성 신장의 측면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하는 교사 1인 1브랜드 갖기 지원, 맞춤식 현장 연구 지원을 통한 학교의 연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기간은 2009년 4월부터 12월 말까지, 대상은 컨설팅을 요청하는 관내 중학교 및 각종 연구 활동 희망 교사로 되어 있고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다. 가. 수업 장학의 전문성을 지닌 교원을 컨설팅팀으로 구성하여 운영 나. 수업 공개교사의 수업계획, 방향, 수업안 작성, 평가 등
2009-04-15 16:41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의관리체계가 확 바뀐다고 한다. 무슨 그럴듯한 대책이 있는가 싶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확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든다. 학교단위에서 이루어지던 채점을 교육청단위의 채점으로 바꾸고, OMR카드를 통일한다고 한다. 또한 복수감독을 하도록 하여 평가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한다. 답안지 유실이 많은 교육청에는 경고와 주의조치를 내렸다고도 한다. 고의성이 없는 성적오류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발표도 함께 했다. 그동안 여러차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내용들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을 필자도 이 코너를 통해 지적했었다. 답안지 채점문제는 시험이 실시되기 이전에 지적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시험은 그대로 실시되었고, 그 이후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었다. 어쨌든 대책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책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을 가지고 세워졌다.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듯하다. 또한 고의성이 없는 성적오류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처리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학업성취도평가 과정에서 학교를 혼란에 빠지게 했던 교과부의 책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관대하게 했다고는 하지만 일부 교육청에 엄중문책을 한 것과 비교한다면…
2009-04-14 09:34금년 초 교과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육경쟁력 강화에는 교장․교사 임용방식 다양화 외에 고교다양화 프로젝트 확산(올해 안에 기숙형 고교 142개, 자율형 사립고 30개, 마이스터고 20개 지정)과 고교직업교육체제 개편이 들어있으며, 사교육비 절감에는 방과후 학교 활성화․EBS 수능 프로그램 개선 등이 해당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이 미래의 희망이고, 국가경쟁력은 교육의 변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교육신문(2009. 4.13)에 의하면 교장공모제 확대를 위해 개설 예정인 교장양성전문과정 입학 자격에 교육(행정)경력 15년 이상인 초중등 교원은 물론 교수, 교육행정직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할 예정으로, 이수 대상자의 10%~20%를 이들 외부 전문가에 할당하는 방안이 검토 중에 있어서 이 경우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업무담당자들이 상호 간에 호칭을 부를 때 선생님으로 호칭하던 일련의 일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는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교장양성전문과정 설치를 제시한 교과부는 현재 양성과정의 입…
2009-04-13 15:46석면 공포로 온 나라안이 떠들썩하다. 지하철 역사의 석면은 말할 것도 없고 1급 발암물질이 들어간 화장품과 심지어 아기들이 사용하는 파우더와 의약품에도 석면이 들어가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석면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게 되는데 석면 먼지가 일단 몸속에 들어가면 그 튼튼한 성질 때문에 절대 빠지지도 녹지도 않은 채 평생 몸 안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킨다고 한다. 다른 발암물질은 몸속에서 대사되어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석면은 그렇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석면의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 교실이다. 학교건물 대부분에 석면이 사용되었는데 그것은 석면이 가격도 싸면서 보온과 단열 효과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란다. 35명의 학생들이 좁아터진 교실에서 복작이다보면 그 진동 때문에 미세먼지는 물론이요 벽에 부착된 석면가루가 호흡기로 들어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한 사람이 움직여도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수없이 일어나는데 하물며 35명이 넘는 학생들이 하루 종일 뛰고 쿵쾅거리는 교실환경이 어떠할 것인가는 독자들도 능히 짐작이 갈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귀한
2009-04-13 11:05'방학을 불과 며칠 앞두고 휴직교사들이 복직함으로써 기간제 교사들이 부당해고를 당한다. 기간제교사는 학교의 공백을 메워주는 훌륭한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부당해고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얌체교사들 때문에 기간제 교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 개선책이 필요하다. 방학에 복직한 교사는 별다른 업무 없이 월급을 챙기게 된다.'(쿠키뉴스, 2009. 4.12) 100%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방학에는 별다른 업무없이 월급을 챙기게 된다는 인식은 잘못된 인식이다. 이렇게 보는 태도 자체가 문제이다. 학기중일때 보다는 업무가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별다른 업무없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이야기의 방향이 잘못 시작됐다. 방학중에 업무가 있고 없고를 이야기하고자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제도하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어쩔수 없이 방학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교직의 특수성상 방학을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왜? 현재의 교사 휴직규정이 그렇기 때문이다. 명확히 휴직이 끝나는 시기를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정한다고 해도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필요할 경우에는…
2009-04-12 21:18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점심시간에 다리를 흔들다가 식탁을 발로 찼다고 하여 다음 한 주 동안 격리되어서 혼자 점심을 먹게 하는 벌을 받았다. 또 친구들과 놀다가 자기를 놀리는 학생과 밀고 당겼다 하여 그 벌로 일주일 정도 운동장 한쪽에서 혼자 놀게 했다. 이 두 가지의 사례가 우리나라 어느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우선 담임교사가 사랑하는 제자를 비교육적으로 ‘왕따’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혹여 이 이야기가 인터넷에 유포되면 담임교사는 네티즌의 악플에 시달려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으로 시달리게 될 것이다. 많은 학부모나 일반인들은 위의 두 가지 사례를 그냥 묵인하거나, 가볍게 꾸짖거나 교정시키면 될 것으로 볼 것이다. 그 어떤 사람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일주일이나 벌을 줄만한 것으로는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일은 미국의 초등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최승은과 김정명의 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이라 하더라도 사소한 실수나 잘못은 쉽게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공개적으로 꾸짖지는 않지만 잘못을 저지르면 선생님들은 예외 없이 규칙에 맞는 벌을 내린다고 한다.“규칙을 위반하면 다른 친
2009-04-09 09:113월초에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던 학업성취도평가 점검, 말이 좋아 점검이지 서울에서는 '실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채점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었지만 실사라는 표현을 썼다. 조금더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제대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기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그렇게 점검을 마쳤지만 이 점검의 후폭풍이 또 염려스럽다. 일부학교에서 답안지를 폐기처분했기 때문이다. 분실했다는 이야기도 언론에 등장했지만 분실보다는 폐기처분한 것이 맞을 것이다. 문제는 점검을 통해 허위로 성적을 보고한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점검 때문에 이미 답안지를 폐기한 경우이다. 언론보도에서는 학교의 무책임으로 모든 것을 돌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학업성취도평가 메뉴얼에는 답안지 보관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일선학교에서 어련히 알아서 보관할 것으로 생각해서였겠지만 일선학교에서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시험과 달리 성적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채점이 끝나고 바로 폐기 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시험을 실시하던 당시에는 현재처럼 학업성취도평가 문제가 크거 부각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
2009-04-09 08:59지난해 주민 직선 충남교육감으로 선출된 오제직 교육감이 인사 비리와 관련하여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낙마함으로써 현재 충남 교육청은 부교육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워낙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각종 이권이나 인사청탁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충남뿐만 아니라 경북에서도 29일 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단일 후보가 나왔던 지난해 선거와는 달리 올해 충남교육감 선거에는 7명의 후보가 등록하여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지난해 선거를 두고도 교육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말이 많았다. 진정한 교육자치실현을 위해서는 주민직선제에 의한 교육감 선거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2010년 6월에 지방자치선거가 있는데 굳이 그 전에 많은 예산을 들이며 선거를 치를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해 치러진 충남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17.2%로 열 명 중에서 두 명도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과반수도 투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선됐다면 과연 교육 수장으로서의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선거를 치르기 위해 투입한 예산만도 무려 135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의 비용이면 최신 시설을 갖춘 학
2009-04-08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