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식인의 아이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 강연에서 "현 진보 세력의 직접민주주의는 전체주의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교수들이 옛날처럼 언론 통제가 겁나는 게 아니라 집단의 공격이 무서워서 얘기를 '자체 검열'해서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당연히 필자에게 전체주의에 대한 관심을 유발했고 이를 잘 상징하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금 책장에서 꺼내 들게 되었다. 이는 전직 법무부장관 사태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발하던 차였다.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반공 소설’로 잘 알려지기도 했던 이 소설은 러시아혁명에 뒤 이은 스탈린 시대의 전체주의를 낱낱이 까발려, 권력이 어떻게 부패하는가를 통찰한 소설이었다. 여기에선 온갖 종류와 크기의 권력에 대한 속성을 기막히게 간파하고 있었다. 그럼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다시금 소환하여 이 시대를 통찰해 보자. 반란을 앞둔 동물들의 비밀 회합에서 우두머리 돼지가 처음 던지는 질문은 "쥐는 우리의 동지인가"였다. 권력이 곧 바뀔 것을 간파한 쥐는 벌벌 떨지만, 돼지는 뜻밖에도 쥐를 동지로 받아들인다. 권력 쟁취를 위해 '인간의 적은 동물의 친구'라는 정치 구호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인
2020-02-05 08:53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에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뢰도 점수가 5점 만점에 2.79점에 불과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원 강사 등과 같은 현장 경험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했다. 98%에 달하는 응답자는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요인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성찰이 없이 진영 논리에 따라 정책들이 빈번하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부작용과 파행이 결국 학부모들이 교육에 불만족을 갖게 했다. 교사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도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의 혼란을 교사들이 그대로 뒤집어쓴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을 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교육 강국인 싱가포르는 상위 30%, 핀란드는 상위 20%의 인력이 교사가 되는데, 한국은
2020-01-28 11:48토인비가 부러워한 한국의 아름다운 가족제도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백 년을 살려거든 德을 베풀어야 한다. 덕이란 人物을 두고 하는 말이다.『화식열전』에서 ▲ 아이들이 직접 쓴 대본으로역할놀이 중인 영암 덕진초 2학년 제자들, 그리움으로 남은 풍경 德이란 곧 인물이니 敎育을 말함이다. 금세기 최고의 지성 토인비에게 어느 기자가 물었다. 만약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별로 이주할 때 오직 한 가지만 가져가야 한다면 선생님은 도대체 무엇을 가져가겠느냐고. 토인비는 촌각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한국의 가족 제도를 가져가겠노라고. 율곡 선생은 선비의 온갖 행위 중에 효제가 근본이라 하였으며 삼천 가지 죄목 중에 가장 큰 죄목이 불효라 하였다. 민족의 명절 '설날'이지났다.며느리 사표니, 고부간의 갈등이니, 말들이 많다. 명절을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러다가 가족 간에 최소한의 예조차 거부하는 세상이 도래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하기야 교실에서조차 온당한 가르침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배움을 방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니 더 말해 무엇 하랴! 이제 바
2020-01-28 11:19‘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손꼽아 기다리는 설날을 맞이한 기쁨과 즐거움이 노랫말에 스며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마음이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달력에 빨강 색으로 칠해진 설날,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명절 설날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9세기 세시기(歲時記)인 경도잡지(京都雜誌), 열양세시기(列陽歲時記)에는 음력 새해 첫날인 설날에는 아침 차례상을 통해 조상에게 인사를 하고 웃어른에게 세배하는 것으로 전한다. 그리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설날에 떡국과 만두를 먹는 것은 돈 많이 벌고 복 받으라는 중국 풍습에서 왔다고 한다. 한편 설날을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 하고 한자로는 신일(愼日)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이다.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데 1년의 운수는 그 첫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탓이다. 이러한 설날은 가족, 이웃, 지인들끼리 덕담을 주고받으며 한해의 운수대통을 축원하는 세시풍속으로 대보름까지 15일 정도 지속하였다. 설날은 언제나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내일, 모레, 고페(글피), 고고페(그글피)…. 설레는 마음으로
2020-01-28 11:16어느새 교단을 떠난지 4년이 되어간다. 흔히들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교단을 떠나는 마음이 그랬다. 무너진 교실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시원했다면 교직 32년간 기본적인 수업외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들 글쓰기며 학교신문 및 교지제작 지도를 계속할 수 없음이 섭섭하게 다가왔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 섭섭함과 상관없이 흐뭇한 소식들이 지난 달 연달아 전해졌다. 먼저 ‘제17회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이다. 7명의 교사가 교육부·조선일보사·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시상하는 ‘제17회올해의 스승상’을 수상했다. 수상 교사들에게는 각 2,000만 원의 상금과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2002년 제정돼 지금까지 221명의 교사가 상을 받았다니 흐뭇한 일이다. 사실 나로선 아쉬움이 있는 올해의 스승상이다.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근무 때 1차심사를 통과해 2차 현지실사까지 받은 적이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최종 수상 교사 명단엔 들지 못해서다. 이후 ‘남강교육상’ 수상자가 되어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 지도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은 셈이 되긴 했지만,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을 대할 때마다 그때의 아쉬움이 솟구치곤 한다. 그런 아쉬움이 전혀 없는,…
2020-01-15 14:03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2020-01-12 00:35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이공동 주최한 2020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1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한국교총은 올해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맞아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입니다. 스쿨리뉴얼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 가자’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재능을 활짝 꽃피울 수 있는 행복 배움터가 돼 미래 새출발의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비롯 해 각 대학 총장, 교육 직능 단체장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각 당 대표를 비롯한 교육계, 정‧관계 인사, 사회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새해 교육의 올바른 지향점을 밝히고 교육발전을 위한 모두의 의지를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는 미래 교육비전이 암울한 가운데 가야 할 방향성도 이념의 웅덩이에 빠져 표류했고 교육현안에 대한 인식이 양극화로 분열돼 치유하기 어려운 상
2020-01-12 00:33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언제일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행복에 겨워 눈물이 솟구칠 때? 풍요로움을 느끼며 만족스러울 때? 물론 이런 순간들이 우리의 삶과 함께 할 때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미래를 향한 희망이 존재할 때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면 희망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인간만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다. 그것은 행복의 반대 개념이 불행이 아니라 희망이 없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만큼 희망은 삶의 힘이 되는 기반이자 구심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여는 희망은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떻게 다가올까? 제인 구달에게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1934~)은 26세의 나이로 야생 침팬지의 행태를 관찰하고자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 지역으로 갔다. 그 후 30년 넘게 현장 연구를 계속해 온 구달은 야생 영장류 현장 연구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쓴 책과 그녀의 현장 연구,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연구에 대한 그녀의 헌신과 삶을 향한 깊은 성찰을…
2020-01-12 00:33다양한 직업군이 존재하는 현대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교사는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교사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이른바 ‘군사부일체’라는 뿌리 깊은 유교적 사상이 그 기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유교적 배경에 의해 교사를 사회적 모범(paragon) 집단으로 인식해왔다. 이런 인식은 개인적 지각의 총합체로 나타난 이미지다. 하지만 이미지와 선호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특정 물건이나 사물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해서 그 물건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이미지 속에는 실제와는 다른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직에 대한 이미지도 교사집단의 질적인 문제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질적인 문제는 교사집단 내부의 문제이자, 개인들이 성찰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어느 사회, 어느 집단이든 문제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문제가 쉽게 개선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교직은 그렇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이는 아이들을 교사들에게 맡겨야 하는 학부모들이 자녀
2020-01-05 07:53우리 사회엔 약자 아닌 약자로 불명예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어린이, 여성, 노인, 노숙자, 외국인 노동자, 성소수자, 사회 극빈층, 등등이 그렇다. 당연하게도 이들은 자신들이 약자로 대접받기를 원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권리 즉 인권이 제한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들도 우리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자신들의 권리를 운운하며 이들을 배제하려는 사람들, 즉 강자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양분되어 가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권리는 누군가를 혐오하거나 배제하면서 누릴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극단적으로 이기주의화 되면서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상대의 것을 제한하려는 것을 당연시하고 이를 권리라 고 주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때 음식점마다 아이들의 동반을 제한하려는 이른바 노키즈존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사람들 간에 만남을 통해서 중차대한 이야기를 하고 업무상 식사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다소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을 배제하면서 자신들만의 권리를 주장할 수는…
2020-01-05 0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