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 판결을 받으면서 식물교육감 처지가 됐다. 대한민국의 수부인 서울의 교육현장에는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짙다. 2008년 직선제 도입 이후 선출된 서울교육감 4명이 모두 사법적 판단을 받았다. 공정택·곽노현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고, 문용린 전 교육감도 재판 중이다. 다른 시도교육감 여러 명도 법의 심판대 앞에 서거나 앞으로 서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개인의 잘못보다 제도적 문제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교육감 직선제는 ‘깜깜이·로또·묻지마 선거’ 등 각종 부작용을 노출해왔으며 ‘진흙탕·막장드라마 선거’, ‘공작·정치 선거’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교육감 당선 후에도 정치적 성향과 이념의 대립으로 지자체장, 교육부와 각종 정책과 사안을 두고 마찰을 빚는 일도 잦았다. 포퓰리즘 공약 남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공행상 인사 전횡 등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자체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등을 규정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광역 지자체장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고비용 선거’도 문제다. 작년 6·4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쓴 비용
2015-05-04 10:39요즘 ‘혁신학교’가 ‘시범학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혁신학교에는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학급당 학생 수 감소, 교사 증원 등 여러 가지 선별적 지원과 혜택이 주어진다. 예산·교사 몰아주고 ‘성과’ 생색내나 하지만 혁신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는 아무런 지원도 없고 과밀학급에 교사부족으로 인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급당 39명이나 되는 과밀학급인데도 정식 교사 수는 줄어들고 기간제교사는 증가한다. 교실수도 부족하고 교무실도 협소하니 오죽하면 ‘콩나물교실’이라고 부를까. 교육의 가치는 기회의 균등이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헌법정신과도 부합된다. 하지만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입장은 다른 것 같다. 교육의 기회균등보다 혁신학교를 모델로 내세워 교육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교사증원과 학생 수 감소를 하는데 교육적 성과가 없을 리 없다. 동등한 조건에서 개선을 이루는 것이 혁신이지, 차별적 조건에서 교육혁신을 이뤘다는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혁신학교 선정과정도 문제가 있다. 교육적 성과를 내기 좋은 학교가 혁신학교로 선정된다. 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심각한 학교를 개선하는 것…
2015-05-04 10:38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1861~1947)는 교사를 네 부류로 나눴다. 보통 선생은 지껄이고, 좋은 선생은 잘 가르치며,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고 했다. 지금은 선생님 인플레이션 시대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선생과 스승 둘 다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가르쳐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국·영·수를 가르치는 교사는 선생이지만 국·영·수를 통해 인생을 가르치는 교사는 스승인 것이다. 우리 교육현장에 선생은 있으나 스승이 없다고들 한다. 단순 지식만을 전달하는 선생은 있으나 인생길을 밝혀주는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 지 오래이며,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있다. 꺾일 대로 꺾인 교권으로 신음하는 교육현장이 매우 안타깝다. 일부 학생·학부모의 폭언 등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와 선생님을 부정적 시각으로 곱지 않게 보는 현실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정보화 사회라는 시대 환경과도 무관치 않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함에…
2015-05-04 10:36정치중립과 선거양립 불가 교육현장 황폐화 근본 원인 교총은 지난해 8월 14일 학생, 학부모, 교원 등 2451명의 청구인단과 함께 교육감 직선제가 헌법 제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위헌심판청구서를 냈다. 그로부터 22일 뒤인 9월 2일 전원재판부에 회부됐고 올해 3월 5일에는 청구이유보충서까지 추가제출한 상황이다. 이를 맡고 있는 소송대리인 전병관 변호사(법무법인 율전·사진)는 빠르면 연말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올 하반기 무렵부터 본격 심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늦어도 내년 초순경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전 변호사는 20년 간 법원에서 근무하며 4년 4개월 동안 헌법재판소 연구관 파견 경험을 갖고 있다. 서울고법 시절 연구관으로 2년 4개월, 수원지법 시절 부장연구관으로 2년간 헌법재판소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시스템, 내부처리과정을 잘 아는 만큼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지 등을 잘 아는 편이다. 그 독특한 경력으로 헌법재판소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변호사로 꼽
2015-05-04 10:33교육감 직선제에 등 돌린 敎心은 교총이 지난달 20~24일 전국 나침반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238명 온라인 설문)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교원 다수는 현행 직선제를 폐지하고 학부모·교직원 등만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행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현장 교원의 73.5%는 ‘폐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유지해야 한다’(23.5%)는 응답의 3배에 달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실험정책 남발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41.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교육부·지자체-교육청 간 정책 방향 차이로 혼란·갈등 심각’(17.2%), ‘지나친 흑색선전 등 정치선거로는 교육대표자 선출 어려움’(10.1%)을 꼽았다. 그렇다면 가장 바람직한 교육감 선거제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55.0%의 교원이 ‘학부모·교직원·교육행정가 등만 참여하는 축소된 직선제’를 선택해 가장 많았다. 18.9%는 대통령 임명제(교육위원회 추천 등)를, 13.0%는 시도지사-교육감 공동등록제(교육감 정당 미가입)를 꼽았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시도지사-교육감 후보 러닝메이트제(교육감 정당 가입)는 3.4%, 시도지사 임명제
2015-05-04 10:28‘정치교육감 폐해’ 들끓는 현장 법의 심판 이후에도 본질 외면 교원들 “임명제 때만 못하다” “임명제 교육감 때 정책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직선제 교육감들이 너무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조령모개 식으로 정책을 내놓으니 정책 자체의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경기 A초 교사가 갈수록 어지러워지는 교육현장을 한탄하며 내뱉은 말이다. 경기 B중 교사는 9시등교 시행 이후 이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고 불평한다. 교내 학부모들이 상당부분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불합리한 방향으로 바뀐 부분에 대해 학교 탓만 일삼는 걸 다 받아주고 있고, 학교버스 시간부터 오전 프로그램 시간 조정까지 새로운 잡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시행 2학기 째인데도 적응하기가 영 힘들다”며 “등교시간을 되돌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학생,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특히 자사고, 특목고에 다니는 경우 이 학교들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교육감이 언제 어떻게 규제를 걸지 몰라 노심초사다. 서울 C자사고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모 씨는 “이번 서울외고 사태를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며 “지정취소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교육청이 나서서 광고하면
2015-05-04 10:19“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행동할지 다짐을 적은 나뭇잎을 행복나무에 붙여주세요.”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한터초등학교 4학년 1반 교실.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법무부가 개발하고 인실련이 인증한 ‘행복나무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수업에서는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우리 반의 약속을 정하기로 했다. 수업은 친구를 때리는 학생과 맞는 학생,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등장인물로 하는 역할극으로 시작했다. 이날 수업은 소수의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에만 초점을 두지 않았다. 대다수의 학생, 학교폭력을 보고도 방관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각자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4~6명이 모둠을 이뤄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일명 ‘피라미드 토의’를 통해 하나의 의견으로 통일시켰다. ‘괴롭히는 친구를 말리고 선생님께 말씀드립니다’, ‘친구를 때리지 말고 잘못했을 때는 먼저 사과합니다’, ‘약한 친구를 도와줍니다’ 등 5개 모둠에서 의견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의
2015-05-04 10:18신비의 섬, 간월암 일주문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범비도 그치고 그 비를 몰고 왔던 먹장구름도 자취를 감췄으니,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다. 여행은 날씨가 반 부조(扶助)라는데 하늘도 은연중 불심(佛心)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을 돕는가보다. 마침 내가 간월암을 찾았을 때에는 썰물이라 손쉽게 걸어서 간월암에 오를 수 있었지만 밀물이 되면 간월암은 그야말로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한 떨기 연꽃이 된다. 그런 때를 대비했음인지 늙은 적송 아래엔 낡은 쪽배 한 척이 외로이 매여져있다. 신기하게도 바다가 잠시 여인에게 잠깐 길을 열었다. 길이 50여 미터 정도의 바닷길이다. 석화(石花)가 덕지덕지 붙은 그 갯벌을 지나자 가파른 계단 위에 빠끔히 열려있는 일주문이 보인다. 그 문을 통과하자 사천왕상도 없이 바로 간월암이다. 말로만 듣던 바다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절, 간월암(看月庵). 그 앞마당에 선 것이다. 아, 장쾌하다는 말밖엔 더 이상 형용할 말이 없다. 나는 나직이 박주태 님의 시 ‘간월암’ 한 구절을 암송할 뿐이다. 간월도가 소나무 숲 사이에 떠 있다. 안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절이 있어 자꾸 미끄러지는 운명을 불러 그 속을 훤히 떠, 바다를 어루는 밤이면 섬도…
2015-05-04 09:07우리 나라 국무총리가 62일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의 표명을 한 시점으로 역사상 가장 단명한 총리가 되었다.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병역 회피, 부동산 투기, 언론 외압 의혹이 제기됐을 때거짓말과 말 바꾸기를 거듭하면서 정직성과 신뢰성에 큰 문제를 드러냈다. 국회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 녹취록이 있으면 틀어 달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실제로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반어법적 표현이었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런 점도 없잖아 있는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무엇을 잘 모른다는 말은 휴대전화에 남은 통화기록으로 무참하게 깨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최근 그가 며칠간 성 회장과의 관계와 독대 여부, 3000만 원 수수 의혹 해명에서 보여준 행태와 너무 닮았다. 위와 같이 한국은 정말 무서운 기록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 CCTV만 해도 설치된 곳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소유자가 어디를 갔는지 동선이 그대로 드러나고 투시(카메라)와 녹음, 검색이 동시에 가능해졌다. 그래서 혹자는 스마트폰이 역사상 최초로 개인화 한 인격을 가진 기기라고 말한다. 이처럼 스마트 기기는 진실을 규명해 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2015-05-04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