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행해야 하는 최소한의 상식적 언행을 뜻한다. 인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위기 순간에 직면하면 ‘이렇게 또는 저렇게 행동하라’는 사전적인 교육이나 규범이 없어도, 무의식으로 즉각적인 구조 행동을 펼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몇 해 전, 인상 깊게 본 동물 다큐멘터리 장면이 떠오른다. 사냥을 마친 표범이 어미의 죽음을 목격한 새끼를 보고, 나무 위로 옮겨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면이었다. 약육강식의 법칙 속에서 살고 있는 동물 세계 역시 생명을 대하는 태도는 인간과 다를 것이 없었다. 제 갈 길만 바쁜 사람들 지난 8월 대전에서 급성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면서 쓰러진 택시기사를 승객 2명이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다른 택시를 타고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이들은 심장이 멎은 택시기사 옆으로 팔을 쭉 뻗어 차 열쇠를 뽑아 트렁크에 실려있던 골프 가방과 짐을 꺼내 다른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택시에 탔던 승객은 사고 2시간 후 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고, “공항버스 탑승시간 때문에 급히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를 방치하고 자신의 물건만 챙겨 떠나버리는 행위는
2016-10-01 09:00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숙제 없는 학교’와 ‘초등 선택형 평가 폐지’를 발표했다. 숙제를 폐지하는 것은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이고, 선택형 평가 폐지는 단순한 암기 중심 학습을 탈피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공감의 여지도 있다. 그러나 현장 교원이나 학부모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숙의 과정 없이 행정적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숙제다운 숙제’를 논의할 수는 없었나? 대부분 사람은 숙제를 가정에서 공부시키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숙제는 교실을 벗어나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앞으로 배울 내용을 준비하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습은 교실 내에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정과 연계되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숙제가 갖는 순기능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폐지하기보다 가정과 연계하여 ‘숙제다운 숙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먼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한다. 숙제를 폐지하면 학부모는 과연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 맞벌이가 많은 요즘, 숙제의 폐지는 고스란히 학부모의 또 다른 교육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또 폐지를 발표하기에 앞서 숙제에 대한 순기능과…
2016-10-01 09:00출제자 입장에서 심층면접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일반적으로 세 가지이다. 첫째, 인생관·교육관·평가관·교직관을 묻는 내용이다. 둘째, 남을 배려하는 협력적 인성을 묻는 내용이다. 셋째, 교육전문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묻는 내용이다. 응답자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분류보다 옆의 그림과 같이 인성이나 교육관을 묻는 문제와 교육현장의 여러 가지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문제해결능력을 묻는 문제, 그리고 교육전문직원이 되어 교육정책을 수립·집행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로 분류해 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심층면접 문항을 유목화하여 분류해 놓으면 답변의 방법도 유목화된 내용별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성(교육관, 교직관 등)을 측정하는 문항 예시 1-1) 학교 현장에서는 가끔 교육행정가의 아니꼬운 일처리도 봅니다. 꼴불견 장학사의 3가지 유형을 말하세요. 1-2) 만약 합격하여 장학사가 된다면 성취하고자 하는 과업을 3가지만 말하세요. 1-3) 인생에서 가장 사랑스럽던 제자를 들고 그 이유를 말하세요. 1-4) 자신의 인생관과 관련하여 자신의 교육관을 말하세요. 1-5) 자기역할계획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장점 2가지를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역할과…
2016-10-01 09:00
몇 해 전 ‘우리의 교육은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한동안 고민했던 적이 있다. 자녀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학부모, 학업 스트레스와 권위적 교육환경에 허덕이는 학생들, 참된 가르침의 의미를 잃고 휘청이는 교사들…. 이러한 교육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교육공동체 모두가 의미를 찾으며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세계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역량이 필요하고, 거대한 글로벌 이슈들을 직면하게 된 이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제시하고자 한다. 티셔츠 한 벌에 담긴 세계시민교육 우리가 무심히 사 입는 티셔츠의 면화는 우즈베키스탄의 목화밭에서 어린이들의 노동착취를 통해 싼값(약 14센트)으로 채취되며, 면화 농사에 들어가는 살충제(전 세계 살충제 사용량의 10% 이상 차지)는 생산지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티셔츠 한 벌을 만드는 공정 및 운송·판매과정에 탄소 4,600그램이 발생하고, 가상수 4,000리터를 사용하는 등 엄청난 물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이는 또다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환경오염, 물 부족 등으로 우
2016-10-01 09:00학교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예방교육으로 신체폭력 발생은 눈에 띄게 감소하였지만 사이버폭력이나 언어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일상화된 욕설 문화와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증가도 큰 원인이겠지만 그 내면을 파고 들어가면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힘든 10대들의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이 비단 10대 청소년만의 모습일까? 교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학교폭력 사안을 상담하다 보면 교사들이 정말 힘들어 하는 것은 아이의 거짓말이나 변명, 욕설이 아니다. 학부모의 노여움이다. 일단 언성부터 높이고 형사고발을 운운한다. 왜곡된 상황을 바로잡으려 해도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고, 중재라도 하려 들면 교사의 중립을 아주 쉽게 의심해 버린다. 그럴 때마다 교사들은 깊은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려진 조치사항에 재심과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참여법정의 사건 심의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학교에선 아이들이 ‘욱’해서 치고받은 폭력 사건이 알려지면 “누가 합의금으로 몇백만 원을 달라고 했
2016-10-01 09:00교과교실제는 교사가 이동하여 수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과에 맞게 특성화된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 방식을 말한다. 교과교실제는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일반적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수업방식이었다. 교육부는 2009년 학교수업을 다양화하고, 교과운영 방식의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과교실제를 도입했다(교육과학기술부 2009). 교과교실제의 도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는 교과별 특성에 맞는 교실환경을 구축하고 학생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해왔다(교육부 2014). 교과교실제 선진형 운영학교는 2016년 현재 전환형 196개교를 포함해 모두 735개교(중학교 419개교, 고등학교 316개교)에 이른다.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 운영 학교는 총 2,060개교(중학교 1,062개교, 고등학교 998개교)에 달한다. 선진형이든 과목중점형이든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교육부는 교과교실제 도입 초기에는 모든 중·고등학교에 교과교실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2014년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이후 교육부는 기존의 교실 증설, 리모델링 등 인프라 구축사업에 주력하기보다 교실과 학생의 변화 등 소프트웨
2016-10-01 09:00바야흐로 인문학이 대세이다. 고도 정보화 사회, 개인주의, 물질 만능주의에 따른 인간성 파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절실한 것은 자신의 중심을 잡고,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자신을 알고, 이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추는 일이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인성교육진흥법이 공포되었고, 학교에서는 인성중심수업이라는 새로운 수업문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이처럼 노력하고 노심초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그들의 마음을 너무나 황폐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참 삭막한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정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며 가족과 친구보다는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간적인 소통과 따뜻한 공감보다는 과중한 공부와 스마트 기계 문명에 중독되어 있다. 여유 없이 늘 바쁜 아이들을 보면서 비록 가난했지만 인간미 넘치던 ‘가슴 따뜻한’ 나의 어린…
2016-10-01 09:00“독일인은 세계 어디든지 있어. 사람들이 너를 알아볼 거야.” 2016년 7월에 개봉한 나의 산티아고(Ich bin dann mal weg)라는 독일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다. 주인공 하페는 유명한 코미디언이지만 과로로 쓰러진다. 그는 의사로부터 3개월간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처방을 받게 된다. 그는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난다. 오지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독일인도 만나지만 홀로 자신과 대면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을 만난다. 그는 어느 날 텅 빈 마을로 들어간다. 어느 집 벽에 ‘나와 너’라는 낙서를 보고, 땅에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아이를 보며, 그 아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그 짧은 순간의 장면에서 그는 자신과 신의 관계가 나와 너의 관계였던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상기하며 자신 안에 있었던 너라는 신을 느끼게 된다. ‘나와 너’의 관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 나의 산티아고는 한 번쯤 우리에게 진정한 세계시민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고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이라고 볼 수 없다. 하페가 깨달았던 ‘나와 너’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세계시민이기 때문이다. ‘나와 너’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풀이하자면,
2016-10-01 09:00최근 ‘츤데레’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츤데레’라는 말은 일본어 ‘ツンデレ’에서 비롯된 말이다. ‘처음엔 퉁명스럽고 새침한 모습을 보이지만,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이 드러난다’(위키백과)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남자’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예전으로 치면 ‘까다로운 남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스웨덴 책에서 만나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 다양한 미디어 속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인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베라는 남자의 주인공 역시 ‘츤데레 아저씨’, ‘까다로운 아저씨’이다. 하지만 보편적 가치에서 생각해보면 ‘까다로운 남자’, ‘나쁜 남자’의 성격은 ‘옳다’고 평가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원만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를 위한 배려와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데, 주인공 오베처럼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환영받기 어려운 성격이기 때문이다. 오베와 같은 성격은 사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기성세대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묵묵히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2016-10-01 09:0020세기 최고 문호의 한사람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상대성원리로 과학의 새 지평을 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주도한 빌 게이츠 등은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보이지 않는 교육의 힘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교육의 도움 없이는 이러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규 학교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의 잠재력과 비정규적 학습 결과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게이츠는 스스로 대학을 중퇴하였고, 도스토옙스키는 튼튼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 역시 스위스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 사고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듯이 정규 학교 교육 때문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을 ‘보이는 교육(visible education)’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교육(invisible education)’은 학교 교육이 아닌 개인의 성장 과정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보이는 교육’과 ‘보이지 않는 교육’이 잘 조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간과하기…
2016-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