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와 교통수단이 발달하는 만큼 생활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각자 사는 곳이 다르고 생업에 얽매여 가족끼리 얼굴 보는 것도 쉽지 않다. 7월 9일, 처가 남매들이 어렵게 시간을 맞춰 처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서 가까운 경북 상주시 화북면 상오리로 피서를 다녀왔다. 상오리 가는 길에 청천면 이평리 정류장에 차를 세우고 삼송리와 뒤편으로 보이는 중대봉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이곳을 떠난 30여년의 세월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늘 정류장에서 자식들 반갑게 맞이하고 떠날 때는 완행버스의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던 어른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화북으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서지인 상오리 솔숲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상오리 솔숲은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들어차있어 예전에는 소나무 군락지로만 알려졌던 곳인데 상주시가 맥문동 군락지를 조성하면서 맥문동 꽃이 절정을 이루는 8월 말경이면 전국 각지의 사진작가와 화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솔향을 맡으며 하늘 향해 키를 키운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다 정자에 올라 구불구불 자연스럽게 뻗은 소나무의 아름다운 모습, 보랏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 만개한 맥문동, 감출 것과 보여줄 것을…
2015-07-20 17:34십 여 년 전에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쓴 일이 있다. 교사에게 주어진 과업 가운데 가장 중심에 둬야할 가치를 찾고 싶다는 뜻에서 나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였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육의 본질, 즉 수업을 통해 기쁨과 감동, 보람을 얻는 것이라고. 이 단순한 진리 앞에 수업은 늘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실망이 절망으로 바뀔 무렵, 절박한 심정으로 수업의 무게 중심을 아이들에게 옮겨보기로 했다. 일명 ‘거꾸로 수업’이었다. 졸거나 딴짓 하는 아이가 급격히 줄고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수업의 밀도는 높아졌고 한 시간 수업이 짧게만 느껴졌다. 어느새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수업이라면 그 수업은 일단 절반쯤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한 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할 것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모둠학습이 가능한 활동지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고 상황에 맞게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 자료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준비가 아이들에게 녹아들어가 수업의 역동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가르치는 보람이 깨를 볶는다. 역시 교사는 수업으로 사는가 보다. 그런 자신감을 밑천삼아 이젠 사교육으로 넘어간 논술마저 찾아오리라 다짐
2015-07-20 11:41“거기 조는 녀석, 일어나봐!” 녀석은 듣고도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건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옆에 앉은 친구, 흔들어볼래!” 이렇게 수업시간만 되면 꿈나라를 헤매는 녀석들과의 실랑이도 이젠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차라리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게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동료 선생님들도 날이 갈수록 수업이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교단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수업만큼은 자신 있었고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가는 데 조그만 디딤돌이라도 돼보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탄력을 잃은 고무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이젠 자괴감마저 든다. 물론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진 교육상황도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선배 교사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나이든 교사의 한계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은 엉뚱한 순리론에 기대보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수업 무기력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변화가 필요했다. 수업을 통해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이들도 절대 행복할 수 없기에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아이들도 바뀔 수 없다는
2015-07-20 11:41서수원 여름철 피서지 명소로 자리잡은 일월 물놀이장. 이 물놀이장은 일월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데 100여 미터 떨어진 우리 아파트에까지 어린이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린다. 무더운 한여름, 몸이 축축 늘어질 것 같지만 어린이들 함성은 활력을 북돋운다. 아내가 필자에게 권유한다. “당신, 물놀이장 취재 나가야지?” 사진 등 취재거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르스다. 가뭄이다 하여 가동 연기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주민들은 물놀이를 기대하며 대신 미끄럼틀에 어린이를 올려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원래는 6월 중순 개장 예정이었다. 그러던 것이 메르스로 인하여 무기 연기가 되더니 가뭄으로 언제 개장될 지 모르는 상황으로 변했다. 그러다가 지난 주부터 어린이들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이 물놀이장 어린이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5세 미만은 보호자가 동반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기도구와 카메라를 들고 나가니 도로 양편이 벌써 자가용으로 빈틈없이 들어찼다. 그렇다면 주변의 아파트 주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님을 알겠다. 마침 택시에서 한 가족이 내리는데 어린이도 내리고 먹거리도 양손에 들고 내린다. 입이 즐거워야 놀이도 즐거운
2015-07-20 11:39과학중점학교 비교과 체험활동을 위한 교내 수학 교과캠프가 각 교실에서 열렸다. 7월 18일(토) 1, 2학년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캠프에는 프랙탈카드 만들기, 쌍곡포물면 만들기, 십이면체 달력만들기, 사이클로이드 미끄럼틀 만들기, Orderly Triangle 만들기, 펜로즈 삼각형 만들기, 포디테트라포드 만들기, 변신십이육면체 만들기, 몇 번 만에 가능한가?(페그퍼즐풀기), 색지를 이용한 마름모십이면체 만들기, 하노이탑, 칼레이도 사이클 만들기, 토러스 슬라이스폼 만들기, 오목다면체 만들기 등을 다양한 실험실습으로 실시됐다. 체험활동 후에는 담당선생님께 반드시 도장을 받아야 시수 인증을 했다. 또한 서령고는 이번 수학 교과캠프를 통해 과학중점학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다지는 동시에 수학·과학의 기초를 쌓는 한편 다양하고 재미있는 실험 실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성취동기를 강하게 부여할 수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교과캠프 지도위원으로 활동해 주신 수학과 선생님들께서 많은 수고를 해주셨고 캠프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수학 교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알찬 주말이었다.
2015-07-20 11:38한국과 일본은 바다를 사이로 한 이웃나라이다. 이웃관계는 좋을 때는 더 좋지만 나쁘면 피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몇 달 앞둔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은 68세 생일을 맞아 왕실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한다. “나 자신으로서는 간무 천황(50대 천황·737∼806·재위 781∼806년)의 생모(生母)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천황의 선포는 월드컵 공동 개최라는 한일 간의 대형 축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었지만 일본 내에서 금기로 통하던 천황가의 백제 유래설을 천황 스스로가 깼다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천황가가 백제 왕실과 밀접했다는 주장은 일부 한일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천황 스스로가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8세기 후반에서 9세기에 걸쳐 재위했던 간무천황과 어머니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점, 간무 천황 어머니가 무령왕 자손이었다는 ‘속일본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자신도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
2015-07-20 11:38대천에서 서해안 여행 이튿날 아침을 맞이했다. 일찍 숙소를 나서 가까이에 위치한 대천해수욕장으로 갔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마다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이자 국제적 관광명소이다. 젊음과 낭만이 어우러진 백사장의 길이가 3.5km나 되다보니 시민탑광장, 머드광장, 분수광장으로 구역을 나눠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늘을 만들고 수심도 완만해 가족들과 물놀이 하기에 좋다. 아침에 바닷바람을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산책 나온 사람들 몇이 백사장에서 한가롭게 자유를 누리는데 갈매기들은 늦잠을 자는지 보이질 않는다. 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과 대천해수욕장을 개성 있게 표현한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구경했다. 해양경찰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해수욕장 상황별 게양 깃발을 안내하고 아침부터 구조장비를 점검하며 백사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식이 실종된 현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명구조 망루에서 ‘이곳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문구가 쓰레기장이 된 백사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짐을 꾸려 숙소를 나오는데 갑자기 비를 뿌린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고, 생각이 열려야 재미있다. 날씨와 상황에
2015-07-20 11:387월 6일부터 이틀간 지인 부부와 충남의 바닷가를 둘러봤다. 비 소식 때문에 3일 여행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하루 줄여 이틀 만에 다 돌아보려니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야했다. 청주를 출발해 당진영덕고속도로 예산수덕사IC를 빠져나온 자가용이 홍성을 지나 서산A지구방조제를 목전에 둔 서부면 궁리의 길가에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면 분재를 닮은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낮은 언덕 위에서 오가는 차량들과 뒤편의 간월호를 내려다보고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수령 300여년의 보호수로 1980년대 서산 AB지구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바로 밑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나무 아래에서 음식물을 먹으며 백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겼고, 음력 정월에는 마을의 안녕과 바다의 풍랑을 막기 위해 풍어제를 올리던 당상목이다. 소나무 아래편으로 간척지가 이어진다. 96번 지방도로 서산A지구방조제를 건너면 서산A지구방조제와 B지구방조제를 연결하는 간월도를 만난다. 생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 어리굴젓을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간월도의 바닷가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암자 간월암이 이채롭다. 간월암은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곳으로 물이…
2015-07-20 11:38서산 서령고 재학생 김이현(3년) 군이 음반을 발표하고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김이현 군은 7월 15일(수) ‘서산에서’란 제목으로 인터넷 음악사이트에 첫선을 보였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에 발매되는 ‘서산에서’는 인디밴드 2mail의 보컬이자 프로듀서 기영이 작곡, 편곡, 작사를 도맡았으며 수준급 악기 세션들이 참여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Ballad 곡인 ‘서산에서’는 떠나간 연인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감정이 가사에 잘 묘사된 독백체가 인상적인 곡으로, 이별 후의 복잡한 감정을 묵직한 보컬과 고등학생의 어린 감성으로 소화해 낸 곡이다. 김이현의 생애 첫 앨범이자 데뷔의 밑거름인 ‘서산에서’를 기점으로 앞으로의 활보가 기대된다.
2015-07-20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