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어지러운 소식뿐이라서 마음이 더 무겁다. 카산드라가 전하는 암울한 소식보다는 메시아가 전하는 복음의 소식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터인데 그러하지 못하니 더 그렇다. 살아있는 짐승들을 강제로 땅에 묻지를 않나, 부적합한 사람을 인사청문회에 올려서 세상을 더 시끄럽게 하는 것을 보면 뉴스를 보기가 싫어질 지경이다. 그러던 차에 필자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들리는 교육계 소식이 있다. 우리지역에 있는 학교인 카이스트(KAIST)에 합격한 부산의 모 공고출신 학생이 학업부담 등으로 입학 1년 만에 자살을 한 것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아직은 경찰에서 조사 중이지만 정황증거와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안타까운 자살로 사인이 모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학생은 공고 출신으로 ‘로봇영재’로 불렸으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로봇 경진대회에 60여 차례 참가해 각종 상을 휩쓸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 왔다고 한다. 게다가 전문적으로 로봇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로봇 기능 전문계고로 전학할 만큼 로봇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이러한 열정이 인정되어서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공고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KAIST에 입학했다. 하지만…
2011-01-13 10:16금년 3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 수석교사제가 4년째 시범 운영된다. 수석교사는 해당 학교에서 수업을 코치하고 교육과정을 개발, 보급하며 교내연수와 신임교사 지도 등을 담당한다. 한마디로 학교에서 교수지도자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수석교사제는 이미 1980년대부터 교육계에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온 과제다. 실제로 1982년 정책적으로 추진됐다가 중단된 적이 있고, 1995년에도 교육당국이 추진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예산 부처에서는 수석교사를 위한 수당까지 확보했으나, 제도 시행과 관련된 미시적 문제들을 갖고 논쟁을 벌이다 기회 자체를 상실했던 뼈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수석교사제는 교사가 교육의 중심에 서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많은 정책들이 교사를 주체가 아닌 객체로 삼아왔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제도는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교단교사가 존경받는 교직풍토가 교육 현장에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반갑고, 교장이 되는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를 더 부러워하는 풍토가 아쉬운 상황이어서 더 반가운 것이다. 수석교사가 지향하는 바는 교사 중에 계급이 높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을 잘 가르치는 유능한…
2011-01-11 10:05기존의 승진위주의 교직문화를 바로잡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더 유능한 인재를 학교장으로 선발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교장공모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점차 공모교장을 확대하며, 그 경쟁률도 최대 10대 1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 교원인사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퇴직교장의 40% 이상을 공모로 선발하는 교장공모제를 확대․시행하였다. 금년이 시행 2회째를 맞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경쟁률이 시들해졌다. 경기도는 78개교에 대한 교장후보를 공모한 결과, 절반 이상이 단독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4개 학교는 1명도 지원하지 않아 공모를 철회하는 일이 일어났다. 예상 외의 결과는 단지 경기도뿐이 아니었다. 전국이 모두 작년 1회와는 달리 낮은 경쟁률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을 통해 유능한 학교경영자를 선발한다'는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교육정책은 몇몇의 교육관료들의 즉흥적인 생각만으로 입안하여 추진해서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사실을 잘 입증하고 있다. 우리는 버릇처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하고 있다. 교육만은 보다 신중히 설계하여 추진해야 올바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기영합에 급급한 설
2011-01-07 15:07내년부터 학교교육과정 편성내용을 2월에 정보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고 한다. 4월에 공시하던 것을 2월로 앞당긴 것인데 기본적인 취지와 생각은 맞다. 4월은 이미 학기가 시작된지 한달 이상이 흐른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학교별로 이미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시기이고, 1학기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지났기에 정보공시가 제 기능을 확보하려면 앞당기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학교의 현실이다. 2월이면 졸업식이 있고 교원들의 인사이동이 있다. 당연히 학교장도 바뀌게 되고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도 전부는 아니지만 수장이 바뀌게 된다. 학교나 교육지원청의 수장이 바뀌면 당연히 역점사업이나 중점사업들이 바뀌게 된다. 2월에 모든 것을 마감하는 것이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현실이다. 사립학교라면 그래도 사정이 좀 괜찮은 편이지만, 공립학교에서는 여러가지 여건상 교육과정을 완성하기 어렵다. 교원의 인사이동이 문제이긴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학기의 종료가 2월인데 어떻게 2월에 모든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육과정 편성이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수가 결정되는 것이 서울의 경우는 1월초다. 1월초나 되어야 교육과정 편성이 가능하다.…
2011-01-07 12:30지난해 우리나라 17세 이하 여자 축구가 세계를 제패했다. 세계를 깜작 놀라게 한 여자 축구가 국민들로부터 축하의 환호를 받을 때 선수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사람이 바로 팀을 이끌었던 감독이었다. 아버지 같은 감독의 리더십은 선수 개개인들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팀워크를 이끈 것이 우승이 비결이었다고 했다. 스포츠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학교 현장에서 학교장의 리더십은 교육성과 달성에 중요한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다. 학교장의 교육리더십은 학교구성원들의 업무수행 방식이나 학교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교육리더십의 탄생과 함께 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리더십의 경우는 새로운 유형이 소개되면 모든 교육에서 같은 유형의 리더십을 일제히 적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을 보면 아직도 우리교육이 자율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획일적인 교육정책의 시행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피터 드러커는 “성공한 리더의 유일무이한 모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성공을 담보하는 리더십 모델은 없다고 주장한 것처럼 교육리더십은 모범답안이 없으며 학교조직의 특성, 교육환경, 상황에 따라 학교장의 적절한 유형의
2011-01-06 09:06교사의 한 사람이라 그런지 “헌신적 선생님들이 희망을 만듭니다”라는 어느 신문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기사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러나 그런 일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사를 ‘껄짝’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얼마전 (사)한국효도회 전라북도지부가 주관·시상한 제4회효도편지쓰기 시상식에 다녀왔다. 물론 내가 지도한 학생들이 상을 받게 되어 인솔한 것이다. 지난 해 7월 10일부터 9월 15일까지 실시한 공모전(기간이 연장되었다곤 하나)인데, 시상식은 연말이 다되어서야 열렸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괜히 왔지 싶은 생각이 물밀 듯 밀어닥쳤다. 이례적으로 교육감이 직접 참석, 시상하여 눈길을 끌었지만 회장인사·격려사·축사, 심지어 사회자 멘트 어디에서도 지도교사 노고에 대해 고맙다는 의례적 인사 한 마디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행(百行)의 근본이 ‘효’임을 강조하는 주최측은 학생들의 수상에 교사의 지도가 숨어 있는지는 모른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학생 대상 시상식에서 “지도해주신 여러 선생님” 같은 격려·위로의 말 한 마디 없겠는가? 그런데 의외로 그런 경우가 많아 씁쓸함을 더해준다.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의…
2011-01-05 09:29유대인은 세계 26위의 평범한 지능지수를 가지고(유대인의 평균IQ는 95. 한국인의 평균IQ는 106으로 세계2위) 세계 0.1% 인구로 15%가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냈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마르크스, 프로이트, 스필버그, 카프카’ 이들 모두가 유대인이다. 이들 말고도 미국 유명 대학 교수 중 30%가 유태인이며, ‘미국을 지배하는 것은 백인이 아니라 유대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강대국 미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같이 평범한 아이도 세계 최강의 인재로 키워내는 유대인들의 교육방법은 우리교육에 주는 시사가 크다. 그들의 교육 원칙은 분명히 우리와는 달랐다. 먼저 교육의 기본적 인식이 단순한 암기나 자기 아이 중심의 성적을 올리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으로 존중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 격려해주며, 약점보다는 강점을 더욱 칭찬하여 학습동기를 강화시키고,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기다려 주고는 교육방법이다. 한 마디로 남보다 뛰어난 아이가 아니라 남과 다른 아이로 키우는 교육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다른 아이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를 찾아내어 그 점을 발전시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결코 자녀가 다른 아
2011-01-04 08:15요즘 보도되는 교실 붕괴 기사는 그걸 끝까지 다 읽을 수 없게 한다. 그만큼 반인륜적·패륜적인 내용들이다. 학교의 살풍경스런 모습은 경기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이어 지난 해 11월 1일부터 서울시 교육청이 모든 초·중·고에서 체벌을 전격 금지한 후 벌어진 일들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경기 교육감, ‘선생님 희롱’ 교실서 교사 체험해보라” 같은 신문사설은 그나마 교사들에게 위안을, 학부모들에겐 공감을 주고 있다. 세상에 학생들이 여교사를 성희롱하고, 주먹과 발길질을 예사로 하는 지경의 교실이요 학교라니, 할 말을 잃는다. 급기야 보수성향 교원노조들이 ‘체벌금지 불복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그들은 서울시 교육감에게 “난장판이 된 수업을 제재할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교육을 정상화하라는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 주장에 보수·진보를 떠나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지금 ‘막장교실’ 현실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필자는 학생들을 그렇게 날뛰게 하는 것이 진보인지 묻고 싶다. 해결책은 하나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소위 진보 교육감들이 ‘저질러’ 놓은 ‘막장교실’을 스스로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2011-01-03 16:37“첫키스는?, 첫경험은?, 초경은?” 아마도 직장내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성희롱에 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아직까지 순수하다고 믿고 싶은 중학생들이 내뱉은 말이다. 그것도 수업 중에 자신들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장난치듯 던진 말이라니 해당 교사가 받았을 충격도 걱정이지만 ‘막장교실’의 적나라한 풍경을 보는 것같아 허탈할 따름이다. 패륜과 다름없는 교권 침해 사례는 비단 이번만은 아니다. 최근에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교재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꾸짖는 교사에게 학생이 주먹으로 폭행했으며 강원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남학생이 수업시간에 일찍 들어오라고 훈계하는 40대 여교사의 멱살을 잡고 밀치며 폭행했다. 심지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학생이 싸움을 말리는 50대 여교사를 폭행한 일도 벌어졌다. 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교사를 우습게 아는 ‘막장교실’의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교사에 대한 권위 실종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 5월 한국교총이 발표한 ‘2009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에 따르면 교사에 대한 학생ㆍ학부모의 폭언ㆍ폭행사건은 2009년 108건으로 3년전인 2007년
2011-01-03 11:22희망속에 맞이하는 신묘년 새아침이밝았지만 고3 담임으로서 정시모집 전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마음이 그린 가벼운 것도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수능시험으로 인해 점수 대폭락의 안타까움 속에서 치러졌던 이번 정시모집은 원서 마감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속에서 진행됐다. 가, 나, 다군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정시모집 전형의 시작과 함께 사운을 건 사교육업체의 수강생 모집 광고전도 시작됐다. 정시모집 지원을 아예 포기했거나 재수를 감수하고 상향지원을 한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다. 규모가 큰 메이저 업체에서부터 지방 중소도시의 소규모 학원에 이르기까지 광고전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과 다름없다. 「EBS 강사진과 최고의 학원이 만났다.」 요즘 흔히 보는 일간지의 사교육업체 광고 카피다. 지방의 영세 학원들도 수강생을 모집하는 현수막이나 전단을 제작할 때는 EBS 강사 출신이 강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EBS 강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영업이 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EBS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그래서 사교육의 폐해를 줄여 공교육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20
2011-01-03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