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안 특수교사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참 많다. 그런데 유독 이날 의 기억은 떠올리는 즉시 그 장소, 그 시간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생생하 다. 아마도 내 교직 경력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절망적이었던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 다. 그 날은 나의 첫 발령지에서의 2년 차, 2003년 어느 날이었다. 통합학급 속 내 아이는 외딴 섬 같았다 경수(가명)가 울면서 특수학급을 찾아왔다. 왼쪽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온 것을 보니 친구와 다툰 것 같았다. 이유를 설명하는데, 울면서 말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가 힘들었다. 그 상태로 교실에 보낼 수는 없어 담임교사와 교과담당교사에게 상 황을 알린 후, 경수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합학급 친구들이 장난을 쳤거나, 서로 오해가 있어 다퉜나 하며 평소처럼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그 아이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나의 예상을 한참 벗어나 버렸다. “친구가 손가락으로 오라 했어요. 갔더니 제 얼굴을 때렸어요. 제가 째려봤더니 ‘어 제 꿈에서 네가 내 뺨 때렸잖아. 아 씨~, 아직도 짜증 나’라고 했어요.” 경수가 겨우 울음을 그치고 훌쩍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수의 두서없
2018-04-02 09:00
학교 학예회나 축제를 준비할 때에 많은 교사는 부담감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행사가 가까워지고 공연 준비 막바지에 이르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거나, 수업 외의 시간까지 열을 올려 집중한 나머지 교사와 아이들 모두 탈진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교육 경력 3년 차에 아이들과 연극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능한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공연 2주 전부터는 아침활동시간부터 방과후시간 할 것 없이 활용 가능한 모든 시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팔의 각도 하나까지도 세세히 지적해 가면서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지도한 끝에 장면들이 만족할 만큼 완성되어 갔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다가와 나에게 벼락같은 말을 던지고는 눈물을 보이며 뒤돌아섰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속에 가지고 있는 끼가 준비 과정에서 밖으로 표현되지 않아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애정을 가지고 더 엄하게, 집중적으로 가르쳤 던 아이였다. 배움의 주인이어야 했을 아이에게 들은 초라한 한 줄 평.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둔탁
2018-04-02 09:00
최근의 통계 기준을 보면 전체 장애인은 250만 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의 5%를 상회하는 수치이며, 장애 판명을 받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장애의 고통을 받고 있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여러 차원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물리적 지원을 위한 시설 개선과 제도 정비는 물론 맞춤형 교육시스템 마련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에게 무릎을 꿇은 장애학생 학부모의 모습은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장애는 발생 유형에 따라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원인 (4.4%), 출산 시 원인(2.3%)을 제외하면 90%가 넘는 장애가 질병과 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후천적 장애라고 한다. 다시 말해 누구나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 중 가장 큰 문제는 일반인들의 차별적 시선이라고 한다. 차별이 아닌 차이로 바라보고, 불편함을 도와줄 수 있는 배려와 나눔의 실천이 필요하다.
2018-04-02 09:00헌법개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교육과 교원 알려진 대로 현재 헌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간다면 6월 13일 지방선거 날 헌법개정안도 국민투표에 붙여질 것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10월 개정된 이래 30년간 시행돼 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국민의 의식도 당시와 많이 달라진 만큼 헌법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2016.12 〜 2017.12)이며 이를 확대·개편하여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다. 그러나 헌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교육과 교원에 관한 사항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는 특별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문위원단 구성에서부터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위원장 3명과 위원 46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은 1, 2소위원회로 나눠 각각의 업무영역을 구분했지만 교원과 교육에 관한 사항은 없었다. 물론 특별위원회가 대통령 권한의 분산 등 주로 권력관계 변화에 초점을 두고 출범 했지만 이번이 교육계로서도 교직사회의 염원을 헌법에 반영할 모처럼
2018-04-02 09:00
루돌프 아른하임(Rudolph Arnheim)은 감각·지각·사고는 절대 분리될 수 없으며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시각적 사고와 통합하여 일어나는 인지 활동이라고 했다. 토마스 웨스트(Thomas G. West) 역시 그의 책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In the Mind’s Eye)에서 “글자를 읽으면 지식이 확장되고 이미지를 읽으면 지식이 창조된다”고 주장하면서 글자에 갇혀버린 창조력의 한계를 뛰어넘으라고 우리에게 권한다(이유나, 2015). 지난호에서 강조했듯이 우리 아이들은 ‘이미지의 시대’에 살고 있다. 교사들이 비주얼싱킹이나 웹툰으로 수업방법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모든 교육활동이 그렇듯 인스턴트 같은 수업방법과 교육자료 제작은 한계가 있다.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이미지 활용과 그림을 연습하며 자신의 수업에 차츰 적용한다면 분명 가치 있고 효과적인 수업이 될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웹툰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웹툰의 수업 활용 방법 웹툰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활용 ❶ _ 학습지 등에 넣어 수업 활동자료로 활용 첫 번째 방법은 웹툰을 학습지 형태로 제작하여 수업자
2018-04-02 09:00곰곰이 생각하거나 궁리하는 것을 숙려((熟慮)라 한다. 너무 성급하거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후회를 막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숙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혼 숙려제도, 투자자 숙려제도, 학업중단 숙려제도에도 숙려라는 말이 사용된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국민 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교육당국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불통’ 지적과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정책숙려제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교육부는 정책숙려제의 우수사례로 고리 5·6호기 공론화를 들고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고리 5·6호기 공론화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교육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이자 각자의 가치와 의견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또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합의나 설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만큼 향후 제도 운영에 있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정책의제 형성 과정에서 교육부가 선호하거나 친정부적 단체의 의견만 반영할 경우 ‘무늬만 여론 수렴’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 정책 추진의 근거, 타당성 마련 차원의 절차적 민주성 담보 도
2018-03-30 14:58대통령이 주도한 정부 개헌안이 지난주 공식 발의됐다. 현행 헌법이 1987년에 만들어진 점을 감안하면 거의 30년 만에 새로운 개헌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 동안 개헌에 대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개헌 내용 등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정치 일정과 정당, 국회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번번이 좌절돼 온 게 사실이다. 이번 개헌안에는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내용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발의된 내용 중에는 교육현실을 고려하지 않거나 정작 필요한 내용은 빠져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교원에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고3 학생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것이다. 원칙적으로 기본권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교실에서 구현된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자칫 파업 등 단체행동의 결과는 곧바로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낮은 정치문화와 의식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을 고3에게 부여하는 것은 현실 정치가 그대로 교실로 들어와 교육의 정치장화가 불 보듯 뻔하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도 이 부분을 헌법 개정 내용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합의가 우선
2018-03-30 14:58
6·13 교육감 선거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에도 시·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진영의 건곤일척이 예상되는데 양쪽 모두 단일화에 진통이다. 문득 현장에서는 교육감의 권한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기를 쓰는가 하는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일단 교육감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 편성 권한을 갖는다. 대한민국 총 예산이 429조원인데 비해 경기도교육청 단일 예산이 약 14조 3700억 원임을 감안하면 가히 욕심을 낼만한 자리다. 이념·포퓰리즘에 현혹되면 안 돼 각종 조례안 작성과 규칙 제정, 교육기관의 설치·이전 및 폐지와 교육과정 운영의 권한도 갖는다. 아울러 소속 국가공무원의 인사관리를 총괄한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그 누가 무소불위의 교육감 자리를 쉽게 포기할 것인가. 물론 교육을 올바르게 잡아나가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을 터다. 하지만 권력의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래야 자신에 충성을 한 측근들에게 한 자리씩 내어주고 지지해준 단체에게도 보답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나아가 4년 동안 예산권과 인사권을 쥐고 흔들며 교육계를 길들일 수 있고 이슈만 잘 잡으면 정치권에서의 러브콜도 받을 수 있다. 이래서 인간 오욕칠정 가운데 권력욕
2018-03-30 14:57
‘병들고 잠들지 않으면 등을 땅에 닿지 않게 하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천일처럼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턴가 아픈 곳이 늘어 여태껏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날들에 대한 훈장쯤으로 여겼었다. 내 나이 50을 목전에 둔 시기였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건 불행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깊어져 끌려가듯 병원에 가보니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렵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향 풍산에서 출세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와 ‘돈의 노예’, ‘일의 노예’로 살아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주경야독 하며 전문대학까지 마쳤지만 장사 밑천을 모을 길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참전을 자원하게 됐고, 목숨 걸고 벌어온 종자돈으로 목표는 이뤘지만 건강을 잃었던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일까 생각하면서 내가 꿈꾸던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또 그토록 원하던 음악공부도 시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26년간 171개국을 오지만을 탐험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아마추어 테너로 무대에 올라서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지금도 일 년에 300일은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행을 한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겪었기에 떠나기 전에 유
2018-03-30 14:57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우와~!” “우리가 이겼다!” 29일 오전 11시 충남 서산 서림초. 2층의 한 교실에서 학생들의 함성이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다다른 곳에는 ‘VR(가상현실) 스포츠실’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하얀 스크린에 등장하는 동물을 공으로 맞추면서 점수를 올렸다. 남학생, 여학생으로 팀을 나눠 ‘누가 더 잘하나’ 겨루고 있었다. 낙지, 펭귄, 돌고래 등 낱말도 배우고 체육 활동도 하는 일석이조 수업이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질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학년 표해린 양은 “공으로 맞히는 게 재미있다”며, 정현우 군은 “또 하고 싶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완옥 담임교사는 “VR 스포츠실에 가자고 하면 함성부터 지른다”면서 “국어 시간이라서 낱말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림초의 VR 스포츠실은 지난달 5일 문을 열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최첨단 기술을 말한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스포츠 과학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체험형 스포츠 통합 플랫폼. 실내에 설치된…
2018-03-30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