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수술없이 약물 치료로 그럭저럭 넘기려고 했던 갑상선 증상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세침 검사결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침내 담당의사는 현재의 상태를 갑상선 암으로 확진하고 수술 날짜를 조율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수술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충분히 쉴 것을 권유했다. 의사의 말은 고3 담임인 내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중요한 시기에 담임의 부재가 학급 아이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앞두고 가족 및 여러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내게 선생님 대부분은 병을 더 키우지 말고 이참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분간 학교 관련 모든 것을 잊고 쉴 것을 조언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며 위로해 주었다. 며칠을 고민하고 난 뒤, 가족들과 상의하여 2개월 간 병가를 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민감한 시기 담임의 공백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걱정되었다. 수술 일자(26일)가 가까워질수록 고민이 더욱
2019-04-29 09:51이번에 한교닷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책은 ‘공부머리 독서법’이다. 이 책은 자녀의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이다. 저자 최승필은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에서 12년 동안 독서지도를 한 강사이면서 논술관련 책을 다수 쓴 작가이고 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하다. 흔히 사교육의 노른자위라고 말하는 대치동에서 그가 경험한 독서의 힘, 책 읽기의 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리포터또한 일선에서 독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독서법에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열심히 읽은 책이다. 독서교육, 독서지도법과 관련된 책은 그동안 숱하게 많이 읽었지만 수시로 꺼내어 다시 읽어본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독서를 잘만하면 사교육을 시키는 만큼의 학습 능력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우등생들의 90% 이상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성적이 급락하는데, 저자는 그 원인을 공부머리가 부족한 것에서 찾는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머리란 언어 능력 곧 책을 읽는 능력이라고주장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공부머리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이면서도 세세하게 적혀…
2019-04-18 17:424월 16일(화요일) 출근 시간.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 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랍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렸습니다. 사건 이후, 늘 안전불감증으로 생활해 왔던 우리 사회는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사회 취약지역뿐만 아니라 그간 방치돼 있던 사회 전반적인 곳을 재정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세월호 사건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안이 미봉책(彌縫策)으로 되어버린 지도 오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대처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안전불감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다시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업시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즈음하여 한 여학생의 이야기가 있었다. “선생님, 세월…
2019-04-17 11:22매일 아침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로인사를 나눈다. 좀 내성적인 아이들과는 내가 먼저 아는체를한다. 아침인사를 나누다보면 기분이 언짢아서 시무룩해져있는 아이도 있고 매우 명랑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다. 인사를 통해 그날 아이들의 기분을 알 수 있어 참 좋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내 나이를 잊을 때가 많다. 마침 교정에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연못과 학교 숲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그나마 학교에 작은 숲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한창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금붕어들이 뛰놀고 물 방게와 우렁이들이 여기저기서 움직일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저기보세요.” 아이들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제법 큰 물고기 여러 마리가 잽싸게 움직이고 있다. 금붕어만 보다가 신기한 녀석들을 처음 보니 깜짝 놀랄 만도 하다. 물풀들 밑을 잘 관찰해보면 다양한 종류의 작은 생물들도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 왜 연못인지 알 것도 같다. 연못 관찰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잔뜩 자신들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이름 모를 들풀들과 클로버가 군락을
2019-04-03 15:09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풀 겸 동네 클럽에서 배드민턴을 배운다. 언뜻 보기에 쉬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체력 소모가 많고 기초부터 배워야할 것들이 많다. “오늘 딱 하루만 쉬면 안 될까?” 엄살을 부릴라치면, “무슨 남자가 그리 끈기가 없어요? 그러고도 학생들에게 면이 설 것 같아요?”라며 윽박지르는 아내가 그리도 미울 수가 없다. 가끔 재미로 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써 배드민턴을 배우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선뜻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고액의 라켓에다 신발, 운동복, 그리고 입회비에 레슨비까지 이미 상당한 액수를 지불한터라 포기할 수도 없다. 오늘은 좀 늦게 귀가를 했기에 그것을 핑계 삼아 “이따 갈 게. 밥 먹고 바로 운동하면 몸에 안 좋다네.” 어느새 레슨이 끝났는지 아내가 돌아와서 “요즘 수업 시간에 힘들다고 했지? 학생의 마음을 사보라고.........” 잔소리가 듣기 싫어 얼른 배드민턴 가방을 들춰 메고 집을 나선다. “오늘 좀 늦으셨네요!” 강사가 반갑게 맞아 준다. 이런저런 핑계로 엄살을 피웠던 자신이 살짝 부끄럽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리더십이 문제일까? 교수법이 잘못됐나? 아니면 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나?
2019-03-26 09:01봄비가 내렸다. 보도블록 사이로 이름 모를 새싹이 돋아 오르고 담장 밑 시멘트 담 아래 양지쪽에 올해도 어김없이 엎드린 민들레가 봄빛보다 더 환한 노란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음력 이월 영등할멈 시샘의 몰아치는 꽃샘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붙박이로 가녀린 그 떨림은 억세기만 하다. 물, 바람 모든 자연이 한 겹의 나이테를 남기고 생동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두꺼워지는 삼월 햇살 아래 시간의 흐름은 동백꽃의 낙하처럼 지금의 어려움을 학창시절 추억으로 환희의 올을 엮는다. 쿵작쿵작 귀에 익은 노래방 기기의 7080 음악이 반가움과 동질성에 취기를 더하여 띠동갑이 모인 운동장은 그들만의 세상이다. 한때는 자갈도 삼키고 소화할 수 있는 청춘의 꽃. 지금은 지천명의 중반에 희끗희끗 적은 숱의 머리카락은 봄바람에이 스칠 때 마다 머릿밑만 훤하다. 삶이란 선택지는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음악 소리에 맞추어 거슬러 오른 막춤이 절규하듯 흐느적거린다. 곤란함 속에 말썽 많았던 학창시절의 향수에 취한다. 한 곡 부르고 마시는 소주 한잔 그 속엔 지난날 술추렴 하는 아버지의 눈물이 담긴다. 우리의 평범한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이후 6.25 한국전쟁
2019-03-19 11:24지난한 겨울을 보낸 야트막한 산자락 황톳빛 묵정밭의 부챗살처럼 퍼진 매실나무 가지에 부푼 꽃망울이 봄 기지개를 시작한다. 메마른 논두렁 밭두렁에는 향긋한 쑥 냉이가 고개를 쏙 내밀고 얼어붙었던 시냇가에는 졸졸 물소리가 정겹게 노래하듯 들린다.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들의 두런두런 포근한 수다들에 짹짹거리는 산새 소리의 날갯짓이 가볍다. 봄 중에서 제일 반갑고 힘든 시기가 삼월이다. 특히 배움이나 일을 새로이는 새내기에게는 힘든 하루하루이다. 지난주 월요일 초등학교 입학식이 있었다. 다른 날부터 더 예쁘게 머리를 땋아 방울로 묶은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입학식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입학식 내내 한 아이 한 아이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처음 입학식에 참가하여 지켜보는 부모님들의 표정은 기쁨과 설렘, 걱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얼마나 귀한 아이들인가? 그리고 입학식 며칠 후 아침 복도에서 만난 1학년 아이들이 인사를 예쁘게 하며 아는 체를 한다. 아마 입학식 진행을 하다 보니 눈에 익어서 그런가 보다. 학교생활이 재밌냐고 물으니 너무 좋다고 한다. 사귈 친구들이 많아 언제 다 사귈지 걱정이고요 우리 선생님이 너무…
2019-03-13 16:58충고하는 삶을 내려놓으니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답했답니다. 반대로 가장 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남에게 충고하는 것"이라고 했다니 역시 철학자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가장 몰라서 과대평가 하거나 과소평가를 하니까요. 혹 자기 자신을 안다 하더라도 단편적이거나 편협하기 일쑤이니 인간은 평생 자기 자신을 찾다가 한 생을 소비하는 우둔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저는 '남에게 충고하는 삶'을 내려놓아서 마음이 편합니다. 38년 동안 제자들을 아끼고 잘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충고하는 삶을 살았으니까요. 충고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장점보다 단점에 반응하는 매우 피곤한 일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를 고쳐야 하는 이유를 들어 설득하고 반성하게 하려면 그 때마다 마음을 다해야 하는데, 잘 받아들이면 좋은데 반대로 이죽거리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그 힘듦은 스트레스로 넘어가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인간관계마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교사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
2019-03-11 13:24우리의 삶은 인연이라는 소중한 끈으로 연결돼 있다. 특히 매일같이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며 인연을 맺는 교사들에게첫 출발은 매우 소중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3월은 일년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3월에는 눈 녹은 산골짜기에 매화꽃이 핀다. 봄의 전령인 매화꽃처럼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봄은 꿈과 희망 그리고 생명력이 넘치는 시간이다. 미래의 꿈과 희망을 꼭 쥐고 환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어린 새싹들이 떠오르는 해를 재촉하며 아침을 환하게 비추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그래서 매일 아침맞이로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아침인사를 나누다보면 기분이 언짢아서 시무룩해져있는 아이도 있고 매우 명랑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다. 하이파이브를 통해 그날 아이들의 기분을알 수 있어 참좋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아름다운 봄꽃이 봄의 향연을 펼칠것이다. 아니 벌써 진달래꽃이 슬며시 피운 산도 있고 꽃몽우리들이 바깥세상 구경을 하려고 저마다달리기 선수처럼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봄이 봄일 수 있는 것은 추운 겨울을 이긴 뒤 어둡고 두꺼운 지표를 뚫고 싹튼 새싹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교사일수 있는 것은 우리들 곁에 소중한 인격체의 아이들이 있기
2019-03-11 13:24교직 은퇴 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2016년 2월에 교직에서 은퇴하자마자 방송대 1학년에 입학, 지금은 4학년이다. 평생학습을 실천에 옮긴 것. 성적우수 장학금과 발전기금 장학금 모두 8차례 선정되었다. 처음엔 즐겁게 공부했으나 점차 욕심을 부려 A+를 위해 공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다. 공부하는 모습이 초췌해 애처롭다는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잠시 방송대를 쉬기로 했다. 주민센터 기타초급반은 1년 하다가 그쳤다.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초보들이 계속 들어오다 보니 수업이 복습을 반복해 그만두고 말았다.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탁구교실은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체력증진에도 도움이 되고 나보다 실력이 나은 분들에게 도전하여 승리하는 쾌감이 짜릿하다.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어서 혼자서 서열을 메겨가며 상위에 머물도록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도전은 즐겁다’를 실천하고 있는데 탁구는 앞으로도 계속할 작정이다. 다음엔 대안학교 국어교사.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거나 정규학교에 도저히 다닐 수 없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다. 첫해엔 심성이 거친 학생들의 교권 무너뜨리기에 힘겨워 했다. 다루어 본 경험이 없
2019-02-25 1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