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들은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이미 여러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그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딩(coding)을 공교육에서 가르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생활언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계적인 언어, 즉 프로그래밍을 이해하면 개인의 경쟁력을 훨씬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인공지능시대에 대비해 교육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앞으로의 기술변화 속도는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윤곽으로 보면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지 일정 부분 예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과연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일까?첫째, 비판적 사고능력(정보판별력)이다. 학생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무한한 정보환경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자신과 공동체에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의 함양이 요구된다.둘째, 통찰력이다. 이것은 현상을 총
2016-12-10 12:39
“간격은 통로다. 둘 사이 간격이 있다고 서운하게 생각지 말라. 나무와 나무 사이 간격이 나무를 자라게 하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운다. 간격은 무엇이든 흐르게 하는 통로다. 바람이 흐르고 햇살이 흐르고 물이 흐르고 정이 흐르고 이야기가 흘러간다. 둘 사이 흐르는 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못한다.”입담 좋아 보이는 방우달은 자신의 시집 ‘풍선 플러스’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 차간 거리를 잘 유지해야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듯이 사람 사이의 거리, 즉 ‘인간거리’도 잘 유지해야 한다. 침묵 속에 빠진 교무실 요즘 학교 안에서 교사 간의 인간거리는 적절한가. 너무 가까워져 생기는 갈등보다는 너무 멀어져서 야기되는 문제가 더 많은 듯하다. 사람들은 대개 침묵으로써 외부 세계와 자신을 단절시키고 스스로 고립된다. ‘내가 당신의 영역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지 않을 테니 당신도 나의 영역에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암시가 공기 중에 흐른다. 그래서 ‘당신 수업을 공개하라고 하지 않을 테니, 내 수업도 보겠다고 요구하지 마시오’ 그런 암묵적인 신호가 강하게 감지된다. 언제부턴가 교무실도 너무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 공적인 공간이지만 아무
2016-12-05 15:01
최근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원평가를 독려하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또 나왔다. 교원평가의 계절에 단골 메뉴처럼 되풀이되는 일이다. 그 때마다 일반 국민들은 ‘어떤 평가인데 저렇게까지 하나’ 의구심이 들만도 하다. 교원평가는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2005년 도입 당시부터 교단의 반발을 사온 정책이다. 10년 넘게 그 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이 해마다 형식적인 평가가 반복되고 있어 교원 사기 저하는 물론 교육현장의 혼란만 반복되고 있다. ‘깜깜이 평가’ 되풀이, 자존감만 상처 교원평가가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평가자가 교육전문가가 아닌 학부모와 학생이라는 점 때문이다. 교사의 교육활동은 교수활동, 생활지도, 각종 교무업무 등 매우 전문적이고 다양한데 이런 교사들의 일상을 교육의 비전문가가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먼저 학부모들의 경우, 고작 한두 번 공개수업 장면을 보고 교사를 평가하라고 하니 그 자체를 매우 난감해 한다. 그러나 학교가 강요하니 의미 없이 평가할 수밖에 없고, 많은 학부모들이 교사의 수업 참관은커녕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이 ‘깜깜이 평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
2016-12-05 15:01지난달 28일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사회 각계가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교총은 절차의 투명성, 내용의 적절성과 중립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실제로 정부는 편찬기준과 집필진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현대사 집필자는 역사학자가 1명뿐으로 전문성을 의심받고 있다. 또 ‘대한민국 수립’ 표현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친일과 독재 미화 논란을 피하려는 듯 이승만 정부 독재, 5·16군사정변과 10월 유신, 민주화 운동의 성과 등을 중립적으로 서술하려 애썼지만 이 또한 한계를 드러냈다. 고교 한국사에서 근현대사 서술 분량이 절반을 차지한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을 정교하게 기술하는 등 비중을 높여 또 다른 편향성 시비를 낳고 있다.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욕이 1년만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내놓는 무리수로 이어진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왜 그토록 조급하게 국정화를 추진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검정과 국정의 찬반 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는지도 이제 되돌아봐야 한다. 그간 검정을 주장하는 역사학계와 집필자, 일부 교사들은 편향된 집필과 수업을 하지 않았는지, 반미와 종북 그리고 자학적 사관을
2016-12-05 12:01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1일, 4차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TF를 열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도 청탁금지법에 위반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제자의 꽃 한 송이까지 부정 청탁으로 봐야 할 만큼 교단이 부정적으로 비쳐진 현실에 학교 현장은 허탈을 넘어 자괴감에 휩싸였다. 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 “사제 간의 정을 범죄로 모는 경직된 해석”이라고 재검토를 촉구했고 권익위를 항의 방문했다. 권익위는 부랴부랴 “결정한 바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해프닝은 일명 ‘김영란법’ 제정 당시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지난 60여 년 간 이어온 사제 간의 아름다운 전통을 법적 잣대로만 재단한 안타까운 결정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상징인 카네이션이 부정 척결의 대상이고 청탁 행위라는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 이는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제자가 스승에게 드리는 꽃 한 송이를 처벌하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경직된 해석은 결국 법을 희화화(戱畵化) 해 청탁금지법 전체의 입
2016-12-05 11:53
얼마 전 집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의 배신(윌리엄 데러저위츠)’이란 책을 읽었다. ‘공부’와 ‘배신’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묘한 부조화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도대체 공부가 뭘 배신한다는 건가? 공부는 노력한 만큼 우리에게 정직한 보답을 주는 게 아닌가? 이런 의문은 책장을 넘기자 자연스레 풀렸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버드 마케팅’이란 말이 있다. 학원을 하든, 병원을 세우든, 책을 출판하든 ‘하버드’란 말이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한 신뢰를 보낸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엘리트 의식과 특권 의식이 만연해 있다.윌리엄 데러저위츠는 특권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미국 명문대생들의 생활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는 하버드대를 비롯해 예일대, 프린스턴대 학생들을 똑똑한 양(羊)들로 비유했다. 머리는 비상하지만 소심하고 호기심이 없는 온순한 양들처럼 정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대열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곧 낙오이고, 낙오는 인생의 실패이며 패자가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감히 새로운 도전은 꿈도 꾸지 못한다.우리나라 명문대생들은 어떨까. 얼마 전 신문에서 서울대생은 꿈이 없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들은 이미 서울대 입학이라는 꿈을 이뤘기…
2016-12-05 11:52
현재 컴퓨터(정보)와 한문 교과는 선택교과여서 학생들이 희망에 따라 수업을 받는다. 그런데 국‧영‧수 등 수능 교과의 거센 영향력 때문에 선택교과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특히 컴퓨터(정보) 교과는 컴퓨터실 노후화까지 겹쳐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하다. 과거 교육정보화 사업이 한창일 당시에는 예산이 집중 투자돼 그야말로 컴퓨터실은 학교 첨단시설의 메카였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요즘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낙후한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컴퓨터실 예산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선택한 학생보다 컴퓨터가 부족한데다 느리고, 그나마 고장도 많아 2명이 한대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다.정부, 교육부, 교육청, 학교가 정보교육을 강조하면서도 컴퓨터실을 없애거나 선택교과 기회마저 주지 않으면서 컴퓨터 교육은 위기에 놓여있다. 그동안 지원되던 보조교사 배치도 중단됐고 컴퓨터를 관리하기 위한 유지‧보수 업체와의 계약조차 없어져 어려움은 점점 커지고 있다.일부 학교는 컴퓨터 부족과 낙후로 이론수업에 그치는가 하면 수행 실기수업이 곤란한 경우도 겪는 형편이다. 컴퓨터 교사도 정규교사 없이 기간제 교사, 순회교사들로 배
2016-12-05 11:51
교육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교육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도 선거과정에서 주요 어젠다로 설정할 만큼 중시한다.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화두로 떠오르며 학교의 창의성 교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교육의 가치가 과장됐고, 필요 이상 강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모든 학생’의 입장에서 학교교육의 가치는 지적, 도덕적, 체력적(이하 전인(全人)) 성장에 있다. 인간의 지력과 체력이 사회에 필요한 기본적인 재화를 생산하는 수준으로 발달하지 못하거나 공동체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도덕적 성장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유지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공교육체제(학교교육)는 인간의 사회화와 성장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제도적 장치로 큰 의미를 지닌다. 학력‧성적 따른 과도한 차별 대우그럼에도 공교육은 개인 간 격차를 좁히는 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개인 간 격차를 공적으로 인증하는 체제가 됐다. 사회는 학력과 성적을 기준으로 한 차별대우를 정당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이 점에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학교교육을 통해 드러나는 개인 차가 과도한 보상 차로 연결
2016-12-05 11:5020만 1072명. 한국교총이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시작해 이달 11일 마감한 입법청원운동에 서명한 교원 수다. 정부, 국회를 향해 20만 넘는 교원들이 뜻을 모아 ‘청하고 원한’ 것은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관리직교원 연봉제 도입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교육용 전기료 인하, 소규모학교 및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등 10대 과제다. 하나 같이 교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현안들이다. 이들 청원과제는 제36대 교총 회장단이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세 바퀴 반 돌며 현장의 애환과 바람을 ‘바위에 손톱으로 새기는 심정’으로 담아낸 숙원과제다. 근래 보기 드물게 20만 교원이 동참한 것도 그런 이심전심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단에 자긍심과 활기를 불어 넣어 ‘가르칠 맛 나는 학교’를 만들자는 교육자의 뜻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히 표출됐다. 교육 본연의 역할과 교원의 자존감을 훼손시켜 온 잘못된 정책을 결단코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조만간 청원서를 국회와 정부에 공식 전달하고 입법, 정책 추진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청원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리이며 국기기관은 이를 성실히 심사할 의무를 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응당…
2016-11-21 09:19
초등교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상을 받고 싶어 한다. 살금살금 다가와 귓속말로 “선생님, 상 타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듣기도 한다. 상 타기는 순진한 아이들의 간절한 소원이기도 하고, 때로는 과열 경쟁을 낳는 작은 욕심이 되기도 한다.요즘은 1등, 2등 이런 서열 중심의 상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가령 가을에는 책을 많이 읽으라고 보통 독서의 달 행사를 한다. 책 만들기, 독서퀴즈대회 등 내용도 갖가지다.童心에 상처 주는 서열 위주 시상 그런데 책을 잘 만든 아이에게만 상을 주고 나머지를 소외시키면 위화감 문제가 발생한다. 원래 독서의 달 행사는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책과 가까이 지내게 하려는 것인데 오히려 행사가 아이들의 차별을 낳는 셈이다. 더욱이 상을 못 받은 아이 중에는 아예 자신이 소질이 없나보다 체념하고 심지어 책을 싫어하게 되기도 한다. 행사를 하지 않았으면 책을 계속 좋아했을텐데 등수를 매겨 상을 주니 책을 싫어하게 되는 현실은 모순이면서 비교육적인 일이다.이 때문에 상을 주지 않는 학교가 늘고 있다. 상이 없어도 누구나 창의적으로 책을 만들 수 있고 책을 좋아하게 되니 말이다. 이건 행사의
2016-11-19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