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샘, 유방봉. 평소 점잖은 체면에 입에 담기 어려웠던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으며 등산하는 산이 거창에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지만 가조면에 있는 미녀산(美女山)은 고군산도의 선유봉처럼 미녀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반듯이 누워있는 형상처럼 보인다. 봉우리들이 빚어낸 산세의 윤곽선이 여자의 이목구비, 봉긋한 가슴, 볼록한 배를 자세히 나타낸다. 지난 12월 8일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과 미녀산을 다녀왔다. 7시 15분 남부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를 거쳐 경남 거창군 가조면 기리 음기마을에 도착했다. 음기마을과 양기마을, 미녀산과 관련이 있는지 산 아래 마을의 지명이 예사롭지 않다. 9시 40분경 음기마을 뒤편으로 산행을 시작하자 미녀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녀산의 명칭에 어울리는 위치를 확인하며 한참동안 논두렁길을 걷는다. 산길이 시작되는 초입에 제법 큰 느티나무가 있다. 두꺼운 옷을 벗고 땀을 식히며 산행을 조절한 후 모양이 제각각인 돌들이 널브러져 있는 유방샘으로 간다. 유방봉에서 흘러내려 돌 사이에 고인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앞쪽을 바라보면 가파른 곳에 위치한 유방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유방샘 삼거리에
2013-12-18 17:06간난 아기 때는 듣는 일이 먼저다. 귀로 소리를 들으면서 부모님의 목소리 등 여러 가지 사물을 하나, 둘 구분한다. 그런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 오랜시간 듣는 것보다 말을 앞세운다. 입을 닫고 귀를 열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소리길이 해인사가 위치한 합천에 있다. 2011년 개장한 소리길은 대장경축전장에서 해인사까지 6.3㎞에 이르는 일명 '해인사 가는 길'로 알려져 있다. 해인사 소리길은 자연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된 계곡 길을 걸으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 우주만물이 소통하고 자연이 교감하는 생명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평탄하여 탐방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자연에 접근할 수 있는 산길과 무릉도원으로 들어간다는 무릉교,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 선생이 노닐던 농산정,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인해 흐르는 물이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계곡, 계곡을 넘나드는 8개의 다리가 어우러진다. 올해 가을 남산제일봉 산행 후 시간에 쫓겨 그냥 지나쳤던 해인사 소리길을 지난 12월 7일 지인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가야산(1430m)은 경남의 합천군과 거창군, 경북의 성주군에 걸쳐있다. 소리길을 성주 방향에
2013-12-16 10:44사천시의 삼천포항이나 고성군의 상족암, 통영으로 가는 해안도로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로 앞에 있는 섬이 사량도다. 사량도는 육지와 가까운 섬이고 교통편이 좋은데다 지리산, 불모산, 칠현산은 조망이 좋아 산행하는 내내 주변의 바다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래서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특히 섬 산행 좋아하는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여행지다. 지난 11월 30일, 청주토요산악회원들과 사량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7시에 출발한 관광버스 3대가 통영대전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와 산청휴게소를 거쳐 삼천포의 유람선선착장에 도착한다. 유람선 2대에 나눠타자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을 울린다. 바다위에 길게 무지개를 만든 창선대교, 삼천포항과 노산공원, 남일대해수욕장과 리조트, 높은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삼천포화력발전소, 물살을 가르며 부지런히 오가는 고깃배들이 만든 풍경이 여유롭다. 먼발치로 보이는 고성의 상족암과 공룡엑스포장도 새로운 풍경이다. 사량도는 남해군 창선도와 통영시 미륵도의 중간쯤에 위치한 섬으로 통영시에 속하지만 삼천포나 고성에서 가까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상도(윗섬), 하도(아랫섬), 수우도로 나뉘는데 상도와 하도는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인구가 많은
2013-12-10 09:27손바닥만 한 부소암 뜨락에 늦가을 햇살이 얇아져 간다. 산 아래 두모마을의 다랑논이 아지랑이처럼 얼룩져 보이고 멀리 소치섬과 노도가 떠 있고 고개를 돌리면 망운산과 호구산이 가까이 다가선다. 늦가을 금산! 복곡 저수지 부근은 아직도 단풍이 붉음을 토해내고 있지만, 산허리 부근 위로는 겨울 색이 완연하다. 그 가을의 끝자락 부소암에서 그리움과 회상이 불사를 기다리는 기왓장에 깃들고 있다. 금산의 가을! 화보에서 본 가을 경치를 직접 셔터에 담아보기 원했지만 시원찮은 다리로 무리라는 생각에 가을 내내 미뤄왔다. 이런 기다림의 반전은 찬 바람이 더 해지고 앵강만 물빛이 진한 파랑으로 변하는 십일월의 마지막 주말 몸을 곧추세우게 한다. 금산의 참모습을 보려면 산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문명의 이기인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정상부근까지 오른다. 산을 오르는 임도 부근 골짜기 여기저기엔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들이 화려한 가을을 토해내며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왔어야 하는데……. 이번에 금산을 찾은 목적은 부소암을 보는 것이었다. 금산을 여러 번 올랐지만, 그 숨은 비경인 부소암을 찾을 기회는 그리 쉽지 않았다. 어떤 해는 휴식년재로, 산불…
2013-12-09 11:01미국 뉴스전문 방송 CNN은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방송으로 그 영향력은 지구촌에 퍼져 나간다. 최근 이 방송이‘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10가지’에 대해 발표했다. CNN은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첫 번째로 꼽으며 미래 세계가 궁금하다면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으라고 전했다. 그만큼 한국의 현재 모습이 다른 나라에 앞서 미래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기에 무언가를 발견할 것이라는 가정때문일 것이다. 또한 전체 인구의 78.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18~24세 연령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7.7%에 이르는 것으로 소개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스마트폰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표현으로 볼 수 있으나 진정 가정 경제의 내면은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자료는 아닌 것 같아 보이며, 이로 인하여 청소년들의 인터넷, 내기 스마트폰 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면 그리 자랑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의 모습, 등교하는 학생들은 귀에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주변의 상황이 어떠한가는 관심도 없어지 모습을 보면 어딘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두 번째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용카드 사용을 꼽았다. 미국의 1인당 평균 1년 카드 거래 건수가 77.8건
2013-12-09 10:59‘누가 더 빠른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세상에 천천히 여유를 누리며 걷는 산책길이 이렇게 각광 받을 줄이야. 집으로 들어가는 길, 즉 큰 길에서 집까지 양 옆으로 현무암이 쌓여있는 골목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 올레가 붐을 조성해 각 지자체에서 만든 걷기길이 전국에 넘쳐난다. 겨울철에도 비교적 따뜻한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에도 걷기길이 참 많다. 그런데 걷기길을 사방으로 연결하며 겹친 구간은 이름이 많아 혼란스럽다. 지난달 23일, 청주의 815투어 산악회원들과 다녀온 송정해수욕장에서 대변항까지의 10여km 해안길도 그렇다. 이곳은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출발점으로 하여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이용할 수 있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km 해파랑길의 부산구간 4코스 중 2코스이고, 기장군청에서 문텐로드에 이르는 부산 갈맷길의 1코스 2구간이며, 기장역에서 구덕포에 이르는 대변해안길에도 속한다. 미포, 청사포, 구덕포가 해운대의 삼포다. 동백섬에서 해운대와 미포를 거쳐 청사포에 이르는 문텐로드는 몇 번 다녀간 곳이라 이번에는 한적한 어촌마을 구덕포에서 대변항까지 해안 길을 트레킹하기로 했다. 철길 굴다리를 통과하면 왼쪽으로는 송정해수욕장, 오른쪽으
2013-12-02 15:54전남 남서쪽 바닷가의 해남, 완도, 강진 등으로 여행가며 13번 국도를 달리면 기암괴석의 월출산이 가까이에서 한참동안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히기 전 마지막 용틀임을 하며 만든 비경이 월출산이다.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에 걸쳐있는 천(千)의 얼굴을 지닌 돌산으로 높이에 비해 산세가 크고 수려하다. 산 전체가 수많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이 만든 거대하고 아름다운 수석전시장이라 매월당 김시습 등 시인묵객들이 ‘남도에 그림 같은 산이 있다더니, 달은 하늘이 아닌 돌 사이에서 솟더라’고 칭송했을 만큼 남도의 소금강으로 손색이 없다. 기암절벽 위로 떠오르는 달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옛날부터 산의 이름에 ‘달이 뜨는 산’을 뜻하는 ‘월(月)’자가 붙었다. 백제와 신라시대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는 월생산(月生山), 조선시대부터는 월출산(月出山)이라 불렀다. 월출산의 산줄기에 문화유적도 많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 도갑사에는 해탈문(국보 제50호)‧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 고적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빼어난 무위사에는 극락전(국보 제13호)‧선각대사편광탑비(보물 제607호
2013-11-28 15:53빛과 바람의 섬!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섬! 머물수록 자연과 인간, 삶과 예술의 어우러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여행지가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등대섬)로 이루어진 매물도다. 매물도라는 명칭은 섬이 ‘매물’ 즉 ‘메밀’처럼 생겼고, 이곳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이 ‘메밀’ 농사를 지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또한 섬의 형태가 군마의 모양을 하고 있어 마미도라고도 했다. 소매물도는 풍광이 아름다워 크라운제과의 쿠크다스CF와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고, 중국 진시황제의 신하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러 가다 섬의 아름다움에 반해 들렀다고 한다. 본래 해금도였던 등대섬은 등대도가 공식명칭이지만 등대섬이라는 명칭에 더 애착이 간다. 매물도는 환상의 섬 장사도, 가오리를 닮은 가왕도와 함께 통영시 한산면에 속한다. 하지만 통영시보다 거제시에서 가까워 통영에서 배편으로 1시간 30분 거리를 거제도의 저구항에서는 30여분이면 도착한다. 지난 11월 9일, 청주의 '사람과 산' 산악회원들과 거제도의 저구항을 통해 매물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여행자의 들뜬 마음을 모르는 듯 흐린 날씨가 바다를 잿빛으로 만들지만 배들은 예정된 시간에 맞춰 항구를 오간다. 저구항에서 출항한
2013-11-21 21:1611월 17일, 청주팔백리 회원들이 삼시봉으로 답사 산행을 다녀왔다. 이날 청원군 이종윤 군수, 도의회 박문희 의원, 청주시종합무술협회 관계자들이 뜻을 같이하며 유익한 시간을 함께 했다. 민주지산(높이 1242m)의 삼도봉(三道峰)은 충청·전라·경상의 삼도가 접하는 봉우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우리가 답사 산행한 삼시봉은 충북 청원군의 동림산과 충남 천안시의 망경산 사이에 있는 야트막한 무명봉이다. 무명봉이 어떻게 삼시봉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2014년 7월 1일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 청주시로 새롭게 출범한다. 그렇게 되면 이 무명봉이 통합 청주시,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의 3개 시가 한곳에서 만나는 지역이 된다는 것에서 청주팔백리 송태호 대표가 생각해낸 이름이다. 또한 매년 10월 10일 삼도봉에서 충북의 영동군, 전북의 무주군, 경북의 김천시가 문화를 활발하게 교류하고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한 행사를 합동으로 주최하듯 인근의 청주시, 천안시, 세종특별자치시가 더욱 화합하며 화목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산행의 들머리는 충북 청원군 옥산면 장동리의 장동저수지이다. 저수지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갑자기 비가 오고 바람이 세게 불어…
2013-11-19 09:21광양여중은13일 목포에서 열린 학생독립운동 기념 제26회 교육감배 교육가족 단축 마라톤 대회에 15명의 선수가참가하였다. 이번 대회는 3킬로와 5킬로미터로 나뉘어 이루어졌으며 본교에서는 육상을 좋아하는 학생과 정구부 선수가 참가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지은(2년)학생은 '노력이 부족했음을 느꼈다'고 대회 소감을 전했다. 학교교육에서도 스포츠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스포츠를 중요시 하는 사회는 아니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한 교육이 요구되며, 특히 육상은 모든 운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금메달 수는 많지만 전체적으로 운통을 통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수준이 우리보다는 한 수 위이다. 얼마전 아마추어 마라토너 심재덕씨가 미국 뉴욕타임스 9일(현지시각) 6면 머리기사로 상세히 소개된 것을 읽었다. 평범한 한국 회사원 심재덕(44·사진·대우조선해양)씨는 마라톤 풀코스(42.195㎞)를 210차례나 완주한완주한 경험이 있다. 이 신문은 심씨가 2006년 5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100마일(160㎞) 산악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
2013-11-14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