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간에 발 들여놓기(foot-in-the-door technique)’란 심리학 용어가 있다. 상대방에게 큰 부탁을 하고자 할 때, 먼저 작은 부탁을 해서 그 부탁을 들어주게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학자들이 ‘연속 근사’(successive approximation)라고 일컫는 인간 성향에 의존한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어떤 사람이 작은 부탁이나 약속을 들어주고 나면 그 사람은 그 방향으로 태도나 행동을 계속 수정하게 되고, 더 큰 부탁들을 들어줘야 할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프리드만과 프레이저(Freedman Fraser, 1966)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가정주부들에게 전화를 걸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한 질문 몇 가지에 답하도록 부탁했다. 이들은 사흘 뒤 다시 전화를 해 이번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 수를 세어 보기 위해 대여섯 명의 남자가 두어시간 방문해 찬장과 창고를 살펴봐도 되는지 물었다. 이들은 처음에 전화로 질문을 받은 주부들이 질문을 받지 않은 주부들에 비해 두 번째 부탁을 들어 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평범한 국민들 분노하는 부끄러운 현실 마트에서 파는 시식코너도…
2016-11-12 09:26
2015개정 교육과정을 연수 중이다. 2009개정 교육과정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음에도 교사, 관리자라면 꼼꼼히 연수를 받아야 할 의무사항이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듯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교육과정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교육이라는 물줄기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근본 이치나 진리가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교육과정의 개정은 일선 현장에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가에 무슨 사건만 터지면 그 해결책을 학교 교육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국가에 일이 생길 때마다 없던 위원회가 만들어지듯, 세월호 사건으로 추가된 안전교육도 그렇다. 마치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아서 그런 사건이 생긴 것처럼! 원인은 국가에 있었음에도 불이 떨어진 곳은, 해결책은 또 교육이었다. 잘못은 어른이 했는데 초1 시수만 증가 지금도 초등 1학년 아이들은 과중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학교 1학년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4시 50분에야 통학차로 귀가한다. 발달 단계를 무시한 과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
2016-11-11 14:54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중․고교의 체험학습 안전의식이 한 단계 높아졌다. 그런데 최근 교육부와 경찰청이 체험학습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음주측정을 학교에 떠넘기는 지침과 공문을 보내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학교에 음주측정을 부과하는 것은 자칫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학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협조를 요청할 문제가 아니다. 음주 적발 시, 교사가 경찰에 신고해 다시 정확한 측정을 해야 하는데, 체험학습 출발시간 지연 및 후속처리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어렵게 된다. 또한 측정 권한이 없는 교사와 기사 사이에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음주 사실을 정확히 가려내지 못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 경찰청은 체험학습이 같은 시기에 집중돼 업무가중을 호소하지만 역으로 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만 하면 기사 1인당 음주 측정은 수초 내에 가능하다. 학교당 10여분이면 측정을 끝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유학기제로 1일 체험학습이 증가하면서 업무가 가중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학교 전체보다는 일부 학급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현재 대부분은 체험학습 출발 시 음주측정이 잘…
2016-11-05 21:40
얼마 전 한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서 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이 통합됐다고 가정할 때, 재정상황이 어려워진다면 가장 먼저 감축이 가능한 분야를 묻는 서울시민 대상 설문 결과, 교육 분야가 매우 높았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지방교육재정에 투입되는 국가재원은 내국세 총액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육세 총액이기 때문에 세수증가에 따라 변함없이 증가하지만,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어 교육재정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정부 주장이 시민들에게도 은연 중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교육은 그만큼 덜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낮출 기회 실제로 2000년에 795만 명에 이르던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86만 명으로 감소했고, 2035년에는 506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학생수가 줄어든다 해서 교육재정을 감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학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 개선과 각종 정책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지방교육재정은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의 여러 교육지표는 여전히 선진적이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학교폭력과 학력저하를 비롯한 학원문제의 핵심은…
2016-11-04 19:42
우리 반 아이들이 입학한 지도 벌써 반환점을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수학여행까지 다녀와 사실상 굵직한 행사는 모두 마친 셈이다. 어찌 보면 이제는 결실을 맺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작년에 입학할 때만 해도 중학생 티를 벗으려 안간힘을 쓰던 아이들이 이제는 안정되고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특히 요즘 우리 반에는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일들이 있었기에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다. 그 시작은 합창대회였다. 아이들 스스로 준비한 합창대회 지난 1학기 말 2차 지필평가가 끝나자마자 연례행사인 합창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우리 학교는 1‧2학년 전체 학급이 참가해 경쟁을 통해 우승을 가리는 합창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연습할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지난해의 악몽 때문이었다. 10년째 상을 받지 못했던 나는 작년 말 대회를 준비하면서 반드시 상을 타야한다는 생각에 아이들보다 의욕이 앞섰다. 그런 상태로 연습을 시키다 보니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랬음에도 결과는 비참했다. 아이들의 실망은 정말 컸고 나도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이로 인한 부담감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싶었고, 때마침
2016-11-04 14:35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야간자율학습 전면 폐지 방침이 최근 경기도의회의 ‘유지’ 조례 발의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달 20일 더불어민주당 안승남 도의원은 ‘경기도교육청 학교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도의원 127명 중 104명의 여야 의원이 조례안에 서명했다. 의원들은 현장에서 폐지 반대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는 입장이다. 1일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정진선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이 교육감의 야자 폐지와 그 대안인 예비대학과정의 졸속 추진을 따졌다. 그는 “예비대학과정은 1학기와 2학기 각 10주간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주1회 인근 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것으로, 결국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아 학교 밖에서 방치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야간자율학습 유지를 요구하는 학생, 학부모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돈 들여서 독서실,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하라는 말이냐”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가족, 도의회까지 반대하는 야지 폐지는 재고해야 한다. 학생, 교원, 학부모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과 대안 마련도 없이 갑자기 모든 학교에 야자 폐지를 강행하는 것은 좋은 정책
2016-11-03 19:32도입 2년차인 시간제 교사를 내년에 더 확대하기 위해 교육부가 전환 사유와 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혀 현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21일 육아·간병·학업으로 명시한 전환 사유를 폐지하고 학운위 심의절차도 폐지하는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정부는 경력단절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지만 학교 현장은 되레 기간제교사만 더 양산하게 될까 노심초사다. 행정예고를 통해 찬반의견을 개진하라고 하지만 선례를 보면 의견이 반영될 지도 미지수다. 지난 2년간 시간제교사는 2015년 30명, 올해 71명에 그쳤다. 9개 시도는 아예 한 명도 전환시키지 않을 만큼 거부정서가 강하다. 그런데도 모든 제한을 풀어 누구나 시간제교사로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은 학교의 고충을 무시한 처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시간제교사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시간표 작성, 학생 생활지도, 교무 분장에서의 담당업무 및 담임배정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속성 없는 근무로 인한 손실은 그 어떤 가치로도 환산할 수 없다. 오전이나 오후 혹은 특정 요일에 특정학급의 수업이 몰리는 일도 생긴다. 시간제교사의 근무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2016-10-31 11:06강원도를 비롯해 충·남북, 경북, 전남 등 농어촌지역이 많은 시·도에서 초등 임용시험 응시자가 미달돼 비상이 걸렸다. 2017년도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강원 0.58대 1, 충남 0.57대 1, 충북 0.62대 1, 경북 0.82대 1로 3년 연속 미달사태를 맞았다. 반면, 광주 5.44대 1, 세종 2.33대 1, 경기 1.56대 1로 대조를 이뤘다. 예비 교사들이 대도시·수도권으로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몇 년째 심화되면서 교원 수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 강원은 TF까지 꾸려 임용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초등 교사는 전국 11개 교육대학과 교원대, 그리고 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를 졸업한 자에 한해 시험자격이 주어진다. 문제는 해당 양성기관에 그 지역 학생보다 타지 학생들이 많아 탈출 러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농어촌 지역은 근무환경이 열악해 예비교사들이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 부족은 교단의 열정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땜질식 처방에 급급해서는 문제가 되풀이될 뿐이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초등 양성대학 입학 시 일정수의 학생은 지역 특례 입
2016-10-31 11:06
K-POP이 좋아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Sarah는 요즘 한국사랑에 푹 빠졌다. 그토록 좋아하는 보이그룹 ‘엑소’, ‘방탄소년단’의 나라에 왔고, 또 매일 저녁 댄스학원에서 신나게 춤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활성화하자 올해 우리학교는 미국, 스웨덴, 스페인, 벨기에 학생 8명을 교환학생으로 받고 본교 학생들을 브라질, 체코, 미국, 프랑스에 내보냈다. 작년에는 미국,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에서 온 8명의 학생들을 1년 과정으로 교육했었다. 학생 국제교류는 시야를 넓혀주고 취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필리핀은 해외 취업자가 인구의 10%를 넘고 본국 송금액도 180억 달러에 육박해 GDP의 12∼13%(2009년 필리핀 중앙은행 통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선 학교가 직접 국제교류에 나서는 것은 어려운 점이 많다. 관련 정보도 부족하고 제도적 뒷받침도 부족해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 우리 교실의 국제화와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면 이제 교육시스템을 보완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교육부가 국외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부는 여성가족
2016-10-31 11:05요즘 중·고교 여학생들은 치마를 짧게 입고, 입술도 빨갛게 칠하고 다닌다. 학교에서 단속하고 지도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심하고 점심시간이나 하교시 화장을 하기 때문에 지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나머지 일부 학교는 여학생들의 입술 화장을 거의 포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은 외모와 복장에 관심이 많고 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는 경향이 짙다. 중·고생에게 화장이나 복장을 자유롭게 허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학생들이 비싼 옷을 입고 화려한 화장으로 어른보다 훨씬 현란한 외모로 바뀔 것이다. 독일에서는 여성들이 화장을 진하게 하는 이가 거의 없고, 남성들이 양복을 입는 것도 결혼식이나 특별한 날에만 한다.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이 많고, 옷도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남녀노소가 청바지를 즐겨 입고, 형식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학생들도 그렇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외모지상주의가 사라질 때가 올 것이다. 그 땐 중·고생들에게 교복도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외모를 가꾸는 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학생들이 깨닫게 되면 굳이 규제하지 않아도 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다만 지금 당장 교복을 없애고 화장을 허용하면 학생들은 상
2016-10-31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