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춤·노래에만 열광하는 아이들 어린이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담아서 표현한 문학 양식에 곡을 붙여 부르는 노래가 동요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맑아지고 평안해진다. ‘섬집아기’나 ‘나뭇잎 배’, ‘겨울나무’, ‘노을’, ‘새싹들이다’ 같은 동요를 부르면 마음이 고요하고 차분해진다. 그런데 이런 동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까지 동요는 점차 퇴출되고 있다. 십여 년 전만 해도 학교 연례행사였던 ‘밝고 맑은 노래부르기 대회’도 슬그머니 없어진지 오래다. 대중가요는 템포가 빠르고 음높이의 변화가 심하며,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가사가 많다. 자극적이고, 비탄에 젖은 노래들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정서에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대중가요에 무방비로 노출돼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거리낌 없이 즐겨 부른다. 수련회나 수학여행에 장기자랑에서도 아이들은 으레 아이돌 노래를 부른다. 현란한 춤도 빠지지 않는다. 가수 지망생을 뽑는 뮤지션 선발 프로그램은 물론 일요일 정오 무렵 방송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에서도 코흘리개 유아들이 성인가요를 부르고 방청객들은 환호한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정서와 생각의 높이에 맞는 노래를 부르게 해야 한다. 그
2017-02-20 09:19조금씩 확대돼 왔던 학교자율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학교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는 말단행정기관 정도로 취급받았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교자율을 위협하는 요소는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최근의 양상은 두 가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감의 독주다. 현재 공교육을 이끄는 중요한 엔진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다. 그러나 양자의 정책방향이 다를 때는 학교현장이 직격탄을 맞는다. 최근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건도 그 중 하나다. 양자가 조율에 실패한 사안을 학교로 떠넘기면서 학교 자율 기능은 오히려 정지되고 무기력하게 돼 버렸다. 교육감의 독주는 교육자치 정신과도 배치된다. 교육감이 막강한 권한으로 학교가 자율 결정해야 할 것조차 관철시키기 때문이다. 9시 등교가 대표적 사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수업의 시작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장이 정한다고 돼 있지만 교육감이 ‘권고’ 형식으로 사실상 강제했다는 비난이 높다. 최근에는 한 교육청이 ‘점심급식원칙 준수방침’을 수립하자 작년보다 4배 이상의 공립고가 저녁급식 중단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많지
2017-02-19 19:34대선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각 후보캠프에서는 본격적인 공약 수립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 후보자들은 이미 학제개편, 사교육금지법,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등의 교육공약을 제시했다. 전국교육감협의회는 물론 학부모·시민단체들도 나름의 공약과제를 제시하고 채택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교육공약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어느 후보 캠프에는 모모 교수, 어느 단체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등의 얘기들도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교육계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교육본질과 현장 실정을 무시한 공약으로 인해 교육현장이 더욱 피폐해지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대선 때마다 표를 의식한 후보들은 일부 학자들의 관념론적 이상과 포퓰리즘에 바탕을 둔 교육공약을 내걸었고, 당선 후 교육정책으로 강행해 학교현장을 갈등과 혼란에 빠뜨리고 교육을 오히려 퇴보시킨 측면이 강했다. 현재 우리 교육은 학교폭력과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 사교육 부담과 저출산, 교권추락 등 난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교육개혁의 시급성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는 교육의 미래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절체절명의 화두다. 이…
2017-02-18 15:48최근 대선정국을 맞아 대권후보자들의 학제개편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아젠다 선점용으로 명분 확보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문제가 과연 학제 때문인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고, 엄청난 여파를 해소할 대책이 모호해 정략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18세 선거권 ‘해결용’ 방안으로 거론하는 정치권을 보면 교육이 또다시 정치논리에 의해 재단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현행 학제는 1950년 초 제정된 이후 다양한 변화 양상에도 불구하고 대응 논리를 정립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새로운 정권 때마다 교육의 새 판짜기는 화두가 됐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정치권 중심의 논의에 그쳤기 때문이다. 학제개편은 시대적 과제이고 사회 전 분야에 파급력이 매우 큰 교육정책이다. 따라서 교육계가 중심이 돼 교육적 논의를 형성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학제가 미래사회 변화에 적합한지, 교육문제 해소의 걸림돌은 아닌지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이해관련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해법과 단기에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전 준비 및 실행방안이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학제개편은 조급하게 정해진 기간 내에 결론
2017-02-13 12:302010년 교원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출발했던 학습연구년제가 오히려 교직사회를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2017년도 시·도별 선발인원 전체 합계가 당초 목표했던 3500명에 한참 못 미치는 512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학습연구년제는 교단의 연구문화 조성과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제도로, 대학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교수의 연구 안식년제를 벤치마킹해 유·초·중등 교직사회에 도입됐다.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교원 중 특별연수 대상자를 선발, 학교를 떠나 교원 스스로 필요로 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서 1년 간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구를 한 뒤 그 결과를 교육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자기 주도적 연수제도다. 그런 면에서 교육부나 교육청이 교원에게 일방적으로 부여하는 연수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제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선발인원이 적어서는 제도의 도입취지를 살릴 수가 없다. 교육부가 당초 목표한 '2018년 4000명 선발'을 달성한다 해도 모든 현직 교원이 이 제도에 참여하려면 10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런 추세를 방치한다면 교직 사회는 학습연구년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접어버릴 것이다. 선발인원이 적은 이유는 예산 부족과 선발기준 탓이 크다. 중앙
2017-02-13 12:30필자가 근무하는 전남 담양금성초는 학부모들 사이에 아침독서를 열심히 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등교와 함께 전교생이 도서실에서 만나 하루를 시작한다. 몇 년째 하다 보니 이제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독서에 몰입하는 학생들이 참 예쁘다. 끝나는 시각이 돼도 누구 하나 보채지 않는다. 교실로 들어가 공부하자는 말을 꺼내기 미안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자식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즐거운 일이듯, 필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침독서에 몰입해 영혼의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 배가 부르다. 독서 통해 바르게 변하는 아이들 우리 학교에서는 교실에서 틈틈이 읽은 책이나 집에서 날마다 읽은 책을 빼고도 대출해서 읽은 책이 100권을 넘긴 학생에게 독서인증메달을 준다. 지금은 전교생 대부분이 독서인증메달 수상자가 됐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니 심성도 곱고 친구들을 힘들게 하는 일도 별로 없다. 큰 소리로 싸우거나 선생님에게 대드는 모습은 당연히 없다. 책만 읽었을 뿐인데,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나는 독서교육에서 희망을 본다. 학생들은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힘든 순간에도 위로를 받을 것이다. 희망을 노래
2017-02-11 12:41교사를 폭행하고 여교사의 신체를 몰래 찍어 SNS에 올리는 학생들의 교권침해가 빈발하면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가 교권침해 학생을 전학시키는 내용의 법 개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교권보호법’(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 및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 보다 강력하고 예방차원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교총 등 교육계의 지속적 활동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교권침해 사건은 약 2만5천건, 연평균 5천건에 달한다. 하지만 현행법령은 교권침해에 대해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출석정지, 퇴학처분만 규정하고 있을 뿐, 출석정지와 퇴학처분 사이에 적용할 강력한 징계가 없어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또 퇴학은 고등학생만 적용돼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가․피해자의 격리가 필요한 폭행·성추행 등의 교권침해 시 피해교사가 되레 전근을 가는 고통을 겪고 있다. 법 체계 상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는 가해학생에 대해 학급교체에 전학까지 규정하고 있다. 학생 간 폭력에는 전학조치가 있는데 교권침해에는 해당사항이 없
2017-02-06 11:25지난 201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울산 계모 살인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돼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잇따라 제·개정된 바 있다. 그런데 이 법들이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해 엄벌주의 일변도로 입법된 결과, 교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어 문제다. 먼저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징역형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고, 집행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그 기간 동안 보호관찰소의 수강명령을 필수적으로 이행하게 돼 있다. 또한 벌금형에도 이와 유사한 이수명령을 받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모호한 조항으로 엄벌, 위헌 요소 다분 더욱이 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문제는 ‘정신적 가혹행위’의 개념이 너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헌법 제13조의 죄형법정주의, 그리고 법치주의에서 도출되는 ‘명확성 원칙’에 따를 때 법률은 명확해야 한다. 특히 국민에게…
2017-02-05 11:33마츠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이 "학습지도요령을 개정,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욕을 한 단계 더 높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학습지도요령의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초·중·고 학교교육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교과서에 그 내용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현재도 일본 초·중 사회과 전체교과서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고 있지만, 이는 학습지도요령이 아닌 이를 보완하는 해설서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강제성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를 일본의 영토라 명기한다면 독도문제가 초·중·고 학교교육의 기준으로 격상돼 전체 학생이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문부과학성 장관의 이번 발언이 우리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일본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주도면밀하게 독도영유권 관철을 위해 전력해왔다. 수상이 한마디 하면 이를 관방장관이 발표하고 외무성은 이것을 세계를 향해 홍보하는 한편, 문부과학성은 관련 내용을 교육과정에 조금씩 반영해 나가는 구조다. 학습지도요령 개정은 독도영유권 주장을 최
2017-02-05 11:32중학교에 학교 스포츠클럽이 도입된 지 4년 반쯤 된 것 같다. 새 학년도가 아닌 2학기에 갑작스럽게 도입돼 갖가지 문제점이 노출됐으나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취지에 밀려 교육과정에 들어온 이후로는 별다른 논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클럽 도입 후에는 대략 체육교과 시수와 스포츠클럽을 더해 주당 4시간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서울의 경우는 3년 간 주당 1시간(34시간)만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많은 학교들이 스포츠클럽 도입 후 체육수업 시간을 기존 1~3학년 3-3-2에서 3-3-3으로 조정해야 했다. 스포츠클럽을 매 학년 34~68시간 씩 3년간 총 136시간을 운영하도록 못 박고 있는 교육과정 고시에 따라 두 시간만 편성된 학년에서는 스포츠클럽을 1시간 더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체육수업을 주당 두 시간 편성한 학년이 있는 학교들이 꽤 많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은 강사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창의적체험활동은 원래 해당학교 교사들이 담당해야 하
2017-02-03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