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폭염과 장마가 계속되었다. 더러는 개학 연기를 거쳐서 전국의 초ㆍ중ㆍ고교, 대학이 일제히 개학을 했다.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도 폭염이다. 오는 9월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예보이다. 각급 학교에서 전기 절약 때문에 학생들이 교실에서 찜통 더위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아열대 국가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태안 해병대 병영체험 고교생 익사사건! 아직도 우리의 기억과 뇌리에 생생하다. 지난 7월 어른들의 잘못으로 꽃다운 고교생 5명이 익사한 이른바 태안 사건이 지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우리들의 기억 저 너머로 사라지는 망각의 한 단편이 되어 가는 즈음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아무래도 산 사람의 슬픔이 죽은 사람만 하겠느냐고 했는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언제나 그러듯이 죽은 아이들만 불쌍하다. 이 시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걱정하는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떠난 가녀린 넋들에게 거듭 애도를 표한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사건이 지난 지 어느 덧 한 달, 우리에게 남긴 진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 던져 진 과제는 무엇인가? 향후 우리가 행
2013-08-26 16:42강원도교육청이 중‧고교생들에게 교복을 무상 지원하기 위해 오는 9월 열리는 강원도의회 임시회에 ‘강원도 학생 교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 조례안’을 상정키로 했다는 보도이다. 중‧고교 신입생 전원인 3만 3,000여명 모두에게 1인당 20만원씩 교복비를 지원하는데 약 65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번 강원교육청의 ‘무상교복’ 추진은 무리한 무상 교육복지 시리즈로서, 학교기본운영비를 잠식해 학생들이 찜통교실, 석면교실, 비 새는 교실에서 고통받고, 교수학습자료 구입과 학습체험 등 수업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을 외면한 채 되레 이를 더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이다. 아울러 내년 6월 지선(地選)인 교육감 선거를 겨냥한 전형적인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다. 특히, 강원도 내 시‧군들이 무상급식 분담액이 부담스러워 도교육청에 삭감을 요구하며 다툼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몰라라 무상교복까지 추진하는 것은 세수 감소에 따른 지자체의 재정난을 무시하고, 나아가 ‘도교육청 재정은 여유롭다’고 밝히는 앞뒤가 안맞는 처사이다.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 무상 교육
2013-08-23 08:01최근 전라북도교육청은 도의회에서 의결한 전북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교육부의 도의회 재의 요구를 거부한 채 공포한 전북학생인권조례는 서울, 경기, 광주광역시에 이어 4번째 제정이다. 교육부는 대법원에 전북학생인권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그것과 함께 ‘조례집행정지결정’ 신청도 냈다. 본안 소송이 결정될 때까지 조례의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다시 법적 다툼이 예상되지만, 각 학교에서는 6개월 이내에 학생인권조례 규정에 맞게 학칙 등을 개정해야 한다. 조례에는 야간자율학습, 보충수업 강요금지 같은 긍정적인 내용도 있지만, 대한민국 학교현실과 맞지 않는 조항도 상당히 들어 있다. 폭염주의보 내지 경보의 찜통 더위에도 에어컨조차 맘대로 켜지 못하고 수업하는 현실을 개선하긴커녕 일반고까지 수업료 면제 등 공짜로 다니게 해준다는 박근혜정부와 닮은꼴 행보라 할만하다. 다시 말해 미국이나 유럽의 고교생들처럼 개성적 복장과 헤어스타일 차림으로 교내에서 키스까지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게 이 땅의 학교현실임을 망각한 탁상행정의 학생인권조례라는 얘기이다. 시스템 자체가 타율인데 퍼머나 노란 머리만 되게 허용하면 너무 이상주의 아닌가? 중요한 것은 ‘복장 ‧
2013-08-21 17:30최근 교육부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전국 39개의 자사고에 대해 앞으로 성적 제한 없는 ‘선지원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선발 방법을 변경키로 했다. 따라서 이들 자사고는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 지역에서는 중학교 내신 성적에 상관없이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자사고는 학생선발권이 없는 등록금만 비싼 학교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있다. 사실 자사고의 문제에 대한 논의와 지적은 오래도록 계속돼 왔다. 지난 MB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의 수월성 강조와 자사고의 학생 선발은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시안 중 자사고에 대해 학생추첨형으로 학생 선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사립의 자율성 보장과 자사고의 설립 목적과도 배치되는 것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교육계는 지적하고 있다. 종래 특목고와 자사고가 성적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해 일반고가 ‘잠자는 교실’로 전락하는 위기가 초래됐다는 점에서 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은 부여하되 성적중심이 아닌 학생 개개인별 다양한 능력을 중심으로 한 선발방법으로 개선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물론 교육은 수월성과 평등성의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 다만, 교
2013-08-20 15:13새 정부가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돌봄교육이 여기저기서 문제를 들어내고 있다. 워낙 준비 없이 추진한 정책이니 그럴 만도하겠지만 교육에 대해서 우리 국민 모두가 전문가인 만큼 그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엔 ‘교육’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교육관계자뿐 아니라 모두가 놀랄 정도다. 교육부가 모든 초등학교에 돌봄교실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의 여건, 수요자, 프로그램, 돌봄 담당교사, 그리고 돌봄강사의 자격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들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돌봄강사의 자격을 놓고 말이 많다. 교육부의 돌봄교실 지침은 유치원·초중등학교 교사 또는 보육교사 2급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를 강사로 채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도시는 몰라도 농산어촌에는 지원자를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돌봄교실 강사 중 7%가 무자격자라는 거다(2012.4월 현재). 무자격자의 비율은 충북(19.2%), 강원(17.5%) 지역이 높은 반면 서울·광주 등은 대도시는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지역적인 여건과 무관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사실 ‘농산어촌에 하루 4~5시간 근무하고 월 80만원 정도 받고 근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다. 어쩔 수
2013-08-20 15:10최근 우리나라의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의 학교 이탈이 아주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2013년 현재 초ㆍ중ㆍ고교 취학 학생 연령 청소년 713만 중 어디서 무엇을 하는 지 국가가 파악하지 못한 ‘학교 밖 아이들’이 무려 28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대안학교, 유학, 직업훈련기관, 병원 등에 당해 연령대에 있어야 할 아이들 중 28만 명이 오리무중인 현실인 것이다. 2012년말 현재 우리나라 학령기인 초1부터 고3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은 총 713만명이다. 이중에서 행방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아이는 총 685만명에 그쳤다. 국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672만여명, 특수학교·방송통신고·직업훈련기관·대안학교 같은 곳에 다니는 아이와 장기 입원 중인 아이가 8만여명, 조기 유학생이 3만여명, 소년원·소년교도소에 수감됐거나 보호관찰 중인 아이가 2만여명이다. 나머지 28만명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국가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다. 학령기 인구의 4%가 학교 밖을 맴돌고 있지만,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가는 전혀 파악도 관리도 하고 있지 않단 얘기다. 교육부·통계청·여성가족부·고용부·법무부 통계를 교차 분
2013-08-16 18:12이번 여름방학 중 “지속가능발전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연수를 받았다. 이 연수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제목이 무언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었다. 꼭 들어보아도 괜찮을 것이라는 보편적인 인식이 나를 사로잡았다. 인천대학교 연수장에 들어서자, 우뚝 우뚝 선 건물들이 연수장의 고고한 분위기를 연상시켜 주었고, 새롭게 이전한 학교답게 맑고 좋은 대학로는 바다 바람이 우선 나를 시원하게 맞이해 주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안내자는 두꺼운 책을 나누어 주었다. 과자도 잔뜩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지속적으로 과자며, 빵이며, 연수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온갖 배려를 다하는 면이 참으로 다른 연수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연수 처음부터 끝까지 강의 내용이 인류의 미래에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알리는 계몽교육연수였다. 그렇다면 창조교육은,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서로 다른 용어의 의미일까? 강의하는 모 교수는 요즘 유행처럼 사용하고 있는 같은 의미의 용어라고 하셨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인류의 지혜를 총동원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손에 의해서 멸망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것이 통상적인 강의 요지다. 우리의 노력은 지속가능발전교육으로
2013-08-15 23:30지난 8월 12일 교육부는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새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체험중심 역사교육 강화, 교원의 역사교육 전문성 강화, 역사 교육과정 및 평가 개선, 학술지원 확대 및 역사왜곡 대응 강화, 역사교육 지원 체제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민족 정체성과 국가 정통성을 확립하고 민족혼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 앞으로 얼마나 역사교육의 실효성을 학교 현장에서 담보할 수 있느냐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일단 시의적절하다고 사료된다. 다만 이번 교육부의 역사교육강화방안에서 아쉬운 점은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교육계의 전반적인 요구 사항인 ‘한국사 수능 필수화’ 부분이 이번 ‘역사교육 강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이다. 역사교육 강화의 정곡이자 본질인 ‘한국사 수능 필수화’ 가 유보된 점은 아쉬운 점이다. 교육부는 이 점에 대해서 추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오는 8월 21일경에 다시 발표하겠다고 공표했다. 최종 발표에서는 반드시 한국사 과목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이 확정되기를 기대
2013-08-15 23:29올해부터 수준별이동수업 강사비가 전액 삭감돼 교육청에서 한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무상급식 등의 복지 확대라고 한다. 그렇지만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은 없다. 중요한 것은 당장에 학교에 돈이 없고 이로인해 학생들의 교육활동이 자꾸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학교는 예산을 절감하여 2개 학년에서 수학, 영어의 수준별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강사 2명 채용에 필요한 예산이 대략 2천5백만원 정도이다. 여름방학에 접어들기 직전에 수학 강사가 찾아왔다. 갑자기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강사를 그만 두겠다고 했다. 영문을 몰라 이유를 물었더니 뜻밖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강사비가 너무 적어서 생활이 곤란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강사를 모집하면서 강사비가 적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이유가 강사료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교 시간강사의 강사비 문제를 지켜 보면서 정말 저정도면 고학력 인력의 낭비라는 생각을 했었다. 고학력자들이고 외국유학까지 다녀온 대학교의 시간강사의 처우가 그 정도인 줄 정말 몰랐었다. 최소한 생계를 유지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겼었다. 대학강사들의 처우
2013-08-13 11:26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학교의 역할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 공동체는 구성원들 상호 간의 ‘배움’과 ‘돌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균형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는 주로 학생들에 대한 교수․학습활동을 중심축을 근간으로 하며, 학교 구성원들의 공동체적 지원 체제이다.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교육행정기관 등 각 집단들이 상호협력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구성원들 간에 이해, 존중, 신뢰, 관심, 배려, 헌신, 소속감 같은 공동체 정신과 풍토가 형성되어 있는 학교를 말한다. 학교는 배움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다. 일상적인 의미에서 배운다는 것은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느낄 수 없었던 것을 느끼게 된다.’ 등을 의미한다. 학문적으로 다양하게 정의해도 결국 배움은 개인의 가치 선택에 따른다. 학교에서 배워야 할 핵심적인 가치는 ‘사물을 올바르게 보는 것’과 ‘도덕적 실천’을 하는 인간 육성을 목표로 한다. 사물을 올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나의 관계, 우리의 관계, 나와 세계의 관계, 나와 자연의 관계 등을 의미한다. 따라
2013-08-13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