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대학에서 주최한 고등학생 논술대회 심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심사 후 학생들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글이 많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특히 식상했던 점은 참가 학생들이 학원과 개인 교습 등 타인에게 지도받아 타의적으로 숙련된 판에 박힌 글이 많았다는 점이다. 자기 자신의 가슴 깊은 속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동감하는 글이 많지 않은 것은 우리 논술 교육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혼란스럽기까지 하였다. 올해에도 전국 각 대학의 수시 모집을 거치면서 학생들이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의 대필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해 총선 즈음에서는 후보자들의 학위 논문 표절과 일부 학자ㆍ연예인들의 학위 논문 표절로 논란이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 바도 있다. 일부 외국 언론은 이를 과장하여 ‘한국은 표절 공화국’이라고 대서특필하기도 하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과거 일부 학생 사이에서 행해지던 자기소개서 대필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만연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일선 고교에서는 자기소개서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표절과 대필은 대학입시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일이다. 이 자기소개서 대필은 비단 대입뿐만 아니라 취
2013-10-24 18:10교사는 말 그대로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가르치기 때문에 일반화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미성숙한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술도 있어야 한다. 교사에게는 법령에 의해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게 하는 자격증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교직은 다른 일반직과 달리 깊은 이론적 뒷받침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교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1980년대 이후 대학 졸업자가 많아졌다. 그들은 이런 저런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사교육 시장의 팽창으로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누구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 보니, 교직은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현상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전문직으로 널리 알고 있는 의사나 판사 등은 수행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 누군가 대신할 수 없고, 그 역할에 즉시성이 있다. 하지만 교육의 결과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 교육은 사람의 내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입과 산출의 명징한 관계를 얻기 힘들다. 이런 것도 교사는 전문성이 없다는 오해를 받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교사는 단순히 교과만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
2013-10-21 12:38수년 전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귀국 후 한국교육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는 얘기가 화제처럼 국내에 보도된 적이 있다. 한국부모의 교육열에 적잖은 감동을 받은 오바마가 한국 교육을 모범사례로 들면서 미국 교육의 변화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 세계 최고의 교육 선진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대통령이 한국 현실을 칭찬했다니 귀가 솔깃할 만도 하다. 하지만 공교육이 사교육에 자리를 내어준 채 겉도는 우리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일면만 보고서 피상적으로 곡해한 것이 아닌가 하면서 씁쓰레한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 금년 2월 야심차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기르는 교육’, ‘국민행복 교육’을 교육의 기치로 세우고 강조하고 있다. 선행학습 금지와 공교육 살리기 정책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도 반드시 이루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경감에 대해서 절치부심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도권 공교육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외면 받고 사교육이 횡행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점수 위주교육, 상급 학교 진학 위주의…
2013-10-21 12:35
농어촌 학교의 교육력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농어촌 학교 육성을 위하여 약 9,978억원을 투자하는 등 꾸준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중학교 지원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농어촌 고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우수고(’04∼’09, 86교, 1,619억원), 기숙형 공립고(‘08∼‘13, 150교, 6,200억원) 지원을 하였으며 농어촌 초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전원학교 육성(‘09∼‘13, 585개교, 2,159억원)등이 이루어졌으나 중학교에 대하여는 최근 10년간 지원액의 4.6% 수준(455.7억원, 75교)에 불과하였다. 중학교 단계에서 도·농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농어촌 중학교에 대한 낮은 신뢰로 교육 이농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영수외 지역발전을 위한 교육의 과제와 발전방향(2009)에 의하면 농어촌 학부모 학교급별 만족도 : 초등학교 3.48점 > 고등학교 3.22점 > 중학교 2.76점에 불과하다. 2012년 시행 국가단위학력평가 결과(수학)를 보면 중3학생의 기초미달이 대도시 3.5%인데 읍면지역은 3.9%이고 보통이상은 대도시 69.8%, 읍면지역 59.1%로 각각 나
2013-10-21 12:34국경일인 제헌절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는데 한글날은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한글날이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국어생활을 점검해 보고 한글을 창제한 취지에 맞게 바르게 사용하는 날이 되어야 하는데 외국어가 우리고유어를 잠식하고 있어 우리고유어는 점점 사어(死語)가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국어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고유어는 우리조상들이 오랜 세월동안 사용해 온 언어로 정감(情感)이 있고 토속적이다. 조상의 얼이 담겨있는 고유어를 자랑하며 사용해야 하는데도 자주사용하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사어(死語)가 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둘째, 한자어는 그 어원(語源)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요하문명권인 동이(東夷)족이 주로 만들어 황하 이남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우리문명의 뿌리이며 조상이 만든 문자로 한글창제 이후에도 사용해 오다가 한글전용정책으로 우리국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글로만 표기하기 때문에 그 뜻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키고 있고 독해력도 저하(低下)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셋째, 외래어는 새로운 언어가 생겨날 때 우리말 화하지…
2013-10-21 12:30새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시간선택제 교사를 2014년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대를 선택해서 하루 4시간씩 주 20시간을 근무할 수 있고, 정규직으로 정년을 보장받으며, 승진과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직 임금과 연금의 지급 정도, 별도의 임용고시 도입여부, 업무 수준 등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교육부가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현재 대체 인력으로 채용되는 ‘기간제 교사’와는 달리정규직 공무원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률 70%를 달성한 대표적인 국가는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이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시간제 교사(정규직)의 비율이 매우 높아 초등학교에서는 50%를 초과하며 중학교도 34.1%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교원에 대한 근무나 처우는우리의 현행 국가공무원제 교원과는 다른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이번 시간선택제 교사에 대한 생각은 좋은 점도 있지만너무 혁신적인 생각이라는 점에서만만치 않은 저항도 예상된다. 먼저 교사는 일반 공무원과…
2013-10-16 13:19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전일제 교사 근무제가 일반적인 학교에 새로운 교사 근무 시스템이 추가되는 것이다.주 5일제, 주 40시간 근무제가 일반적인 우리나라 교원 근무 체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교육부에서 도입하려는 시간 선택제 교사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교사들의 법정 근로 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 정도만 근무하고 임금은 그만큼 덜 받는 교사를 말한다. 시간 선택제 교사가 어느 요일, 어느 시간에 근무할지는 학교와 협의하여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 계획을 밝혔다. 현재 육아휴직, 병역 휴직, 질병 휴직 등으로 교단을 비운 정규 교사를 대신해 채용되는 '기간제 교사'는 계약직인 비정규직인 반면,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 공무원이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규직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교육부의 시간 선택제 교사제 도입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10년째 63~64
2013-10-16 13:16최근 교육계에서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 ‘마중물 교육’, ‘마중물 연수’, ‘마중물 프로그램’ 등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마중'은 '나가서 맞이한다'는 뜻이 있다."마중물"은 "맞이하는 물"이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겠지만, 1960-70년대까지 농산어촌 등 시골에서는 대체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를 사용하였다. 땅 속의 지하수를 끌어내려면 펌프 입구에 물을 넣고 한참을 굴러야 물이 나왔다. 그 시절 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아니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한 바가지에 물을 붓고 계속 펌프질을 하면 땅속깊이에 있는 물을 끌어 올릴 수가 있다. 그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마중물에 의해 땅 속에서 처음 올라온 물은 시뻘건 흙탕물이지만 계속 뿜어내면 차차 흙탕물이 맑아지며 나중에는 투명하고도 맑은 물이 나온다. 펌프질을 할 때 어른들은 팔만 움직이면 되지만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물을 끌어올리려면 손잡이에 몸 전체를 실어야 한다. 온 체중을 실어 심혈을 기울여야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땅 속 깊이 숨어있는 맑은 생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이다. 모름지기 교육은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것이
2013-10-16 13:12필자는 특성화고에서 문예지도를 하고 있는 만 58세의 원로교사이다. 지난 5월 하도 답답하고 분통이 터져 ‘학생불편, 교사희생 강요하는 여비규정’이란 칼럼을 신문에 기고한 바 있다. 내용인즉 대략 이렇다. 학생들의 교외활동비 정산시 버스표 첨부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요즘 소수 학생이 참가하는 백일장이나 미술대회 등 학생 교외활동은 교사의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그러니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버스로 백일장에 참가하던 1980년대식 정산을 하라는 얘기인 것이다. 설사 학생들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백일장참가라 해도 문제는 남는다. 가령 목포대학교 고교생백일장을 예로 들어보자. 군산에서 자가용으로 이동시 1시간 30분이면 간다. 그런데 애들은 버스로 목포 터미널에 도착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무안군 목포캠퍼스에 도착한다. 그리고 대학 정문에서 교사와 학생이 극적으로 만난다. 정녕 그렇게 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래야 학교의 온갖 비리가 근절되고 회계가 투명해지는가? 학생은 버스로, 교사는 제 차로 각각 가라는 것은 누가 봐도 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어느 머리에서 나온 탁상행정인지, 솔직히 말하라면 백일장 참가고 뭣이고 다 때려치고 싶은 심정이
2013-10-16 13:11새 정부의 돌봄교실 정책이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돌봄교실의 확대는 대통령의 공약에 의한 정책인 만큼 진정한 질적 교육보다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돌봄교실 교육 대상이 초등학교 학생이니 초등학교에서 관리 운영하라는 것이정책적으로는 맞는 말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직장부모의 어린이 돌봄이란복지의 의미를 놓고 보면 돌봄교실의 주체는 학교가 아니라 지방자체단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과후 돌봄교실 운영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돌봄의 교육의 내용이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이웃 일본을 살펴보면, 일본은 후생노동성의 아동복지법에 근거한 보조사업으로 ‘방과후 아동 클럽’을 실시하여 2006년도까지 16,000곳에서 10세 미만(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학생)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방과 후, 방학동안 놀이와 생활의 터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교육적 측면을 중시하는 문부과학성의 방과후 어린이 교실 사업과 연대해서 하는 사업이지만 돌봄교실의 진정한 의미인 보육적 측면은 후생노동성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교뿐 아니라 대학, 연구소, 지역사회, 종교기관 등 다양한…
2013-10-15 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