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 발표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회와 국가교육회의, 교육부가 각각 발표한 개편방안을 두고 찬반이 극렬히 갈린다. 또 공론화과정 전반에 대한 비판이 재연되고 있다. 국민적 합의를 표방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도입한 정책숙려제, 그리고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추진과정과 결과에 대해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면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현장교원과 전문가의 참여를 제한한 채 일반 국민들이 교육의 중요 사항을 판단하고 결정하기란 애초부터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었음을 상기하면 운영의 보완과 개선으로 해결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특히 논의구조에 현장성과 대표성이 부족한 개인이나 단체를 참여시켜 교육정책의 왜곡을 초래하는가 하면, 정책결정의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육부와 국회, 청와대 등이 논의와 결정구조에서 완전히 배제돼 법적 기능과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건 큰 문제점이다. 대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 정책결정 기관과 학교현장이 함께 주요 교육 사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고, 정책의 현장 적용성을 강화할 수 있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
2018-08-22 09:11교육부는 ‘정시 수능전형 비율 30% 이상 확대’, ‘국어, 수학, 탐구영역 상대평가 유지’를 골자로 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유예키로 결정한 지 1년 만이다. 정부는 ‘학교 현실과 수용성 등을 고려,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해 1년을 늦추며 공론화와 국가교육회의 심의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의 일정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첨예한 사안일수록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책임 회피식 폭탄 돌리기’와 ‘결정 장애’가 지속적인 비판의 핵심이라는 걸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토론해봅시다’라고 공론을 시작했지만, 속으로는 ‘내가 맞고 네가 틀리지만’이라는 조건 값이 있어 어떤 결론도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발표 안은 모두가 행복한 것은 둘째 치고 모두가 반발하는 어정쩡한 개편안이 됐다. 그러다 보니 교육부장관 퇴진은 물론 재개정 등을 운운한다. 그러나 이 모두 책임질 수 없는 자기만의 주장일 뿐이다. 이제 대입제도 개편은 옳든 그르든 되돌릴 수 없다. 교육부는 개편안의 현실화와 안착화에 집중해야 한다. 그간…
2018-08-22 09:11학창 시절, 라디오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노래가 색다르게 느껴지면 DJ의 곡 소개를 유심히 들을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던 나. 3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40대가 됐지만 여전히 최신음악을 즐겨들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곤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을 보다가 질린 듯 말한다. “그 녀석들이 그 녀석들이네. 왜 이렇게 많아~” 방탄소년단이 주는 전율과 감동 6월 25일 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튜브로 블랙핑크의 신곡인 ‘뚜두뚜두’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려다가 우연히 보게 된 조회 수. 1억뷰를 돌파한 것이었다. 잘못 봤나 했다. 6월 15일에 발표한 곡이 10일 만에 1억뷰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신곡이 5월 18일에 발표된 후에는 신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외에도 CJ EM이 개최하는 KCON이 세계의 대도시를 돌며 우리 가수들의 공연을 펼치는데 6월 23일과 6월 24일 열린 미국 뉴욕 공연에서는 최대 인원인 5만3000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에서 느끼는 전율과 감동에서 우리는 미래의 해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언론을 보면 ‘제조업 도시 ○○의 비명’, ‘○○가 비어가
2018-08-22 09:11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수학은 왜 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울까? 수학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수학 실력. 많은 수험생들에게 좌절을 안겨주며 ‘수포자’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낸 수학. 문화유산 속에 숨어 있는 수학 오혜정 교사는 이처럼 까다롭고 어려운 수학을 아주 쉽게 풀어냈다. 바로 ‘수학 언어로 문화재를 읽다’라는 책이 그것이다. 필자는 가마솥더위로 전국이 펄펄 끓을 때 서부평생학습관에서 이 책을 만났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갖가지 문화유산에 숨어 있는 수학적 지식을 아주 맛깔나게 풀어놓았다. 필자는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도서관에서 우리 문화재를 답사하는 기분은 최고의 피서였다. 아는 대로 보인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필자는 그저 문화재를 보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부터는 동대문 상가가 함수처럼 보이기 시작했고, 경복궁은 신비한 기하학의 집합체로 보였다. 수원화성이 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는지, 그리고 정약용의 수학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었다. 거중기가 치밀한 수학적 원리를 이용
2018-08-22 09:11올해는 교과 전담교사를 맡게 되었다. 담임을 맡았던 작년보다는 여유로운 아침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침마다 어학실로 놀러 오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통근시간이 자가 운전으로 한 시간이 넘는지라 지각하지 않기 위해 일찍 출근하는데, 이 아이는 나만큼 일찍 와서 어느새 어학실에 달려와 놀아달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이 녀석은 ‘선생님 의자에 앉으면 안돼요’라고 말하는 내게 ‘아니에요, 돼요’라고 말하며 내 의자를 차지하고는 밀어 달라고 하고 엉덩이에 잔뜩 힘을 주어 의자에서 자기를 밀어내려는 나를 놀이 대상으로 삼았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어학실로 놀러오는 이 녀석 탓에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 아침을 먹는 나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마산초등학교는 포도밭과 농가뿐인 주변에서 덩그러니 육지의 섬처럼 솟아있다. 주변에는 상가는커녕 민가도 몇 채 없다. 학교 버스가 아니면 도보로 오갈 수 없는 곳이다. 모든 등하교가 학교 버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등하교 지도는 편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학교에 오는 순간 학교 밖으로 놀러 나갈 수 없어 영락없이 갇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여자 아이는 학교 버스보다 한참 먼저 학교에 와 있어 놀 사람이…
2018-08-20 15:07지난달 30일 머나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한국교총이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들에게 한글 도서와 안경을 전달하는 뜻깊은 기증식이 열렸다. 도서 2000권과 안경 300개를 고려인단체인 고려인문화협회에 전달했다. 이번 기증식은 고려인 후손들에게 한글 서적 보급을 통해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한민족의 정체성 함양과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에는 일제강점기에서 대한민국 독립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주한 한민족이 상당하다. 이들은 수많은 이별과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한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민족정신을 계승하고 한민족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시력이 좋지 않은 동포들도 많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번 교총의 기증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고려인문인협회장도 ‘동포들에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선물’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이번 기증으로 고려인 학생들이 한국어 및 한글을 계승하고 보존하는 데에 실질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연로한 고려인들이 민족적 정서와 유대감 고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점에
2018-08-13 10:31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했다. 대입개편을 둘러싼 ‘백가쟁명’도 모자라 490명의 시민참여단의 공론화 결과도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말이 좋아 절차적 민주주의지 실상은 난장판이 따로 없다. 대입개편 과정에서 예측 가능성, 안정성, 현장성 등 교육의 소중한 가치는 모두 사라졌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2021 대입개편안 시안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1년 유예 결정을 했다. 중심을 잡아야 할 교육부는 결정 장애라는 중병에 걸려 ‘보류부’라는 치욕스런 말까지 들어가며 대입개편의 책임과 권한을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 넘겼다. 대입제도개편위→공론화위 → 시민참여단이라는 하청구조 속에 공론화를 거쳐 내린 결론은 ‘정시 확대’와 ‘일부 과목 상대평가 유지 원칙’이다. 물론 오차 범위 내의 투표 결과에 대한 불복과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정시 확대 비율을 정하지 않았기에 과연 어떻게 적용할지도 숙제다. 그럼에도 이 결과를 부정하게 되면 1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늦추게 되면 ‘늦은 결정은 나쁜 결정보다 더 나쁘다’는 말이 현실화될 것이다. 소수의 목소리 큰 세력은 지난해 수능유예 주장 때처럼 계속해서 압박을 하겠지만 결
2018-08-13 10:31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15세부터 64세의 생산인구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영유아 및 청소년 인구 감소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은 청소년인구가 처음으로 900만을 넘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구절벽으로 생산인구가 감소할 경우 우리사회의 발전과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인구절벽에 대처하기 위한 청소년정책이 시급하다. 청소년인구 900만 아래로 이를 위해 첫째, 국가경쟁력 유지를 위한 새로운 국가혁신체제(national innovation system)를 청소년기의 진로와 교육을 선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1980년 이후 우리나라는 기술선도국에 대한 모방과 선택적 학습을 통해 기술혁신과 과학기술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이는 창의적 인재보다 지식수용성이 높은 인재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이제는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청소년의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에 국가수준의 연구개발투자(RD)가 절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재 세계 36위인 한국의 수학과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2040년에는 15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교
2018-08-13 10:31최근 고용불안과 청년 실업 등의 여파로 교사들의 방학이 애꿎은 목표가 돼 사회적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전락, 교사들에게 또 다시 한탄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등장하는 것이 교사의 방학을 ‘무노동 무임금’의 논리로 공격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앞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지엽적인 불만 표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들은 대부분 한 달 반, 두 달 반의 여름·겨울방학 보내고 6년마다 유급 안식년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교수들의 방학을 비난하는 사회적 여론은 많지 않다. 과연 정의로운 현상인지 반문하게 된다. 사회적 분노 표출 대상으로 전락 다소 생소한 용어인 ‘41조 연수’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로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 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 내용이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의 입법 취지는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이용해 지난 교육활동을 정리하고 다음 학기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등 자기연찬을 목적으로 심도 있고 다양한 연수가 가능하도록 연수 장소의 제한을 열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 본래의 취지와 어긋난 방향으로
2018-08-13 10:31경남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교원협력관 설치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 내용은 교권관련 전문가를 선정해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두고 교권침해에 대해 독립적으로 대응·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실질적인 교권침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교육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권침해 건수는 2만여건에 이르고, 교총이 지난 5월 발표한 ‘2017년 교권침해 건수’도 508건에 달해 하루 1건 이상 발생 되고 있다.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 교원들은 당장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하다. 개별적으로 변호사를 구하고 정신과, 치유상담소 등을 찾는 실정이다. 현재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원치유센터가 설치됐지만 교권사건에 대한 적극적 해결보다 피해 교원에 대한 상담, 자문 등 소극적 지원에 그치고 있다. 상담사, 변호사 등 전문 인력 배치도 부족하고 교권침해업무 전담 장학사를 둔 곳도 일부에 그치고 있다. 학교나 교육청에 교권보호위원회를 두
2018-08-06 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