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예산 74조9163억 원이 확정됐다. 이 중 55조2488억 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시·도교육청에 지원된다. 정부의 재정분권 추진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조정돼 줄어드는 지방교육 재정을 보전해주기 위해 교부금 내국세 교부율도 기존 20.27%에서 20.46%로 인상됐다. 교육예산이 올해 대비 9.8%가 증가했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소중하게 여기며 내실 있게 사용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지원비, 교육급여, 맞춤형 국가장학금 등 사업에만 약 4조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수는 변동될 수 있는 만큼 예산 감소를 감안한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1~10월 국세 수입이 전년보다 26.5조 원이 더 걷혀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세수가 늘어 교육예산에 여유가 생기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현실은 유류세 인하나 부동산 거래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가 걱정된다. 교육예산은 한국은행에 쌓아 놓은 돈이 아니라 예산서상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수 감소로 인한 결손이 생길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육예산은 학교 교육력 강화와 교육환경 개선 등 본질적인 곳에…
2018-12-17 10:36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에도 모자라 예산과 인사권에 더 많은 자율을 주는 ‘혁신미래자치학교’까지 밀어붙여 현장의 반감을 사고 있다. 혁신미래자치학교는 혁신학교 중 10개교를 공모를 통해 지정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최대 5500만 원까지 추가로 지원하고, 교사와 일반직 공무원도 각 1명씩 추가로 배치된다. 여기에 교사 초빙 횟수의 제한도 풀리고 교육청 지침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며, 교육과정운영에 최고 수준의 자율성도 부여된다. 내부형교장공모제(B형)까지도 허용된다. 지금까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고 교육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그 적용대상이 문제다. 혁신학교 내에 ‘혁신미래자치학교’라는 귀족학교, 실험학교를 만듦으로써 일반학교와 혁신학교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이 더 심화될 수 있다. 문제는 학생 대다수가 소속된 일반학교다. 일반학교에 배분돼야 할 예산을 줄여 혁신학교에 몰아주니 일반학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일반학교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차이를 계속 벌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비판을 달래려는 것인지 시교육청은 12
2018-12-17 10:36
한국비교교육학회(Korean Comparative Education Society, KCES)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전란의 피해를 딛고 경제적 재건을 지향하며 근대화를 위해 뛰던 1968년 창립된 학회는 그동안 학문적 발달과 더불어 조직, 운영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글로벌 시대에 국가 간의 교류와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고, 교육의 다원화·개방화·선진화를 위해서는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창립 50년 괄목할 성과 이뤄 미래사회에서 비교교육과 국제교육연구의 학문적 탐구의 심화 및 한국의 교육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음과 같은 학회의 임무와 역할이 요구된다. 첫째, 지역연구가 한층 충실히 요구된다. 한국은 비교교육학회의 설립 초기부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역연구를 해 온 편이다. 그와 더불어 이제까지 연구되지 못했거나 충분치 못했던 이슬람권, 동구권, 아프리카, 남미 등에 대해서 적극적이고도 충실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둘째, 연구 내용영역을 더욱 넓혀가야 할 것이다. 연구의 대상과 영역의 선택은 회원 개개인의 전공과 흥미, 관심에 관련된 일로 이제까지는 학교교육 중심의 연구가
2018-12-17 10:36
근래에 학생들이 자주 쓰기 시작한 단어를 꼽자면 바로 ‘인싸’와 ‘아싸’가 있다. ‘인싸’와 ‘아싸’라는 말은 각각 ‘insider’, ‘outsider’라는 영어에서 유래했다. TV, 인터넷, 동영상 공유서비스 등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어 그런지 이 단어를 쓰지 않는 학생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싸’와 ‘아싸’라는 단어에는 심각한 문제점이 숨어있다. 바로 계급이다. 진화 거듭하는 그들의 언어 ‘인싸’, ‘아싸’라는 말은 계급을 만들고자 하는 저열한 속내를 감추고 있다. ‘인싸’ 학생들은 외향적이고 인기 있는, 옛말로 하면 잘 나가는 학생이다. 반대로 ‘아싸’는 다소 조용한 성향의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이 단어들을 단순한 수평적 차이의 의미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인싸’는 언젠가 ‘아싸’와 거리 두기를 시도할지도 모른다. 사실 학교에서 이러한 관계를 나타내는 단어들은 빠르게 변해왔다. ‘인싸’와 ‘아싸’가 사용되기 불과 몇 년 전에는 ‘일진’과 ‘왕따’가 있었다. 그 이전에는 ‘짱(캡짱)’과 ‘찐따(찌질이)’라는 말들이 존재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생명체와 같은 언어의 속성일 것이다. 기존에
2018-12-17 10:36시작은 요란했는데 과정과 결과를 모르면 궁금해진다. 특히 학교현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안일수록 더욱 그렇다. 지난달 10일부터 학폭 제도개선 국민 참여 정책숙려제가 시작됐으나 과정과 결과가 감감무소식이다. 총 7개 집단으로 구성된 전문가·이해관계자 참여단의 논의와 1000명 이상의 국민대상 설문조사를 병행하겠다는 로드맵 발표 이후 12월 초순이 다 지나가는 시점에도 결과를 알 수 없다. 사업금액만 1억5000만원이 넘는다. 도대체 학폭 제도 개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적 관심이나 파급력이 큰 교육 정책에 대해 정책 형성 단계부터 국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취지로 학생부 개선에 이은 2호 정책숙려제가 바로 학폭 제도 개선이다. 논의의 핵심은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 차원의 자체종결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가해학생 조치사항 중 경미한 사항에 한해 학생부에 기재 하지 않는 방안이다. 가해자에 대한 면죄부 부여라는 우려도 있지만 경미한 학폭 사건은 교육적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많다. 현장성과 전문성이 반영된 결론이 도출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교총 등 교육계가 주장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의 지역교
2018-12-10 10:38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한 사태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유아를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폐원을 신청한 사립유치원의 수는 이미 100개를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유아와 학부모의 몫으로 남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에 국·공립 유치원 1080개 학급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정부는 당초 500학급을 신설키로 했었다. 이번 사태를 맞아 580학급을 추가하고, 1학기에는 692개, 2학기에는 388개 학급을 증설키로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육의 질 담보를 위한 교원확보와 안정적 예산 확보다. 우선 예산은 정부가 2019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키로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교원이다. 신규임용 교원을 1018명 선발했기 때문에 수급이 충분하다는 설명이지만 당장 증설된 1080개 학급을 신규교원으로만 채울 수 없는 만큼 적절한 교원 배치와 충분한 신규교원 연수 등 필요한 조치가 철저히 점검되고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한 가지 더 아쉬운 부분은 이번 학급 신설의 상당수가 병설유치
2018-12-10 10:37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부적절한 식습관은 날로 증가하고 신체활동은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올해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 표본학교의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신체발달 상황 및 건강생활 실천정도 등을 분석한 결과, 학생 비만율은 17.3 % 수준으로 전년 대비 0.8 % 증가하는 등 매년 비만율은 심화되고 있다. 날로 심해지는 청소년 비만율 성장기 학생들에 있어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올바른 식습관 정착을 위해 영양교사에 의한 지속적인 영양·식생활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실제 학교 영양·식생활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학생 건강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현실적인 여건이 미비하다. 현행 ‘학교급식법’은 학생들의 체계적인 영양·식생활교육 및 건강관리를 위해 급식학교에 영양교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학교급식을 통한 올바른 식생활 습관 형성 및 평생건강의 기틀 마련을 위해 영양교사의 ‘식생활 지도’와 ‘영양상담’ 실시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영양교사 배치율은 48.5% 수준에 불과하다. 학생 건강권 확보 및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국가차원의 영양교사 확충은 국가의 기본 책무인 만큼 차별 없는 영양·식생활교육이 이뤄질 수
2018-12-10 10:37
교사들은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 남녀들이 배우자감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꼽히지만, 정작 교사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교권침해, 악성 민원,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으로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교단을 떠나는 모순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정년 못 채우고 떠나는 현실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 10명 중 8명은 교권 추락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해가 갈수록 학생인권조례의 영향으로 교사의 정당한 교육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고, 교권 침해가 일부 지역과 학교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퇴근 이후 밤늦은 시간에 “내일 수업 준비물은 뭐지요?” “아이가 내일 아파서 학교를 못가지만 결석 처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 “내일이 현장체험학습인데 저희 집에 김밥재료가 없어서요. 김밥을 대신 꼭 싸주세요.” 등 상식을 벗어난 부당한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교사들은 늦은 밤,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카톡과 문자메시지의 답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담임교사가 늦은 시간에 깜빡하고 답장을 해주지 않거나 답장이 늦게 도착하면 교사가 학부모를 무시한다며 교육청에 악성민원을 넣은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2018-12-10 10:37
너덜너덜한 택배 박스를 받았다. 이름이 없다. 김영란 법이니 뭐니 해서 조심스러운 시기에 발신인조차 없는 택배라니 당혹스러웠다.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발신인 정보를 빨리 찾아 오롯이 반송시켜야 한다는 짜증스러움이 연방 신경을 자극했다. 박스를 열자 곱게 포장된 선물꾸러미 하나와 노트를 잘라 쓴 편지 한 장이 눈에 띈다. 윤혜주(가명), 10년 전 중학교에 근무할 때의 제자다. 4년 전쯤인가 제 동기들 수능 칠 무렵 천연덕스럽게 찾아와서 “저 아들 낳았어요”하는 통에 기겁했었는데. 물론 혼인 신고도 했고 남편도 번듯한 직장에 다닌다기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역시 사람 놀라게 하는 데는 남다른 재주가 있는 아이임엔 분명하다. 10년. 혜주를 알게 된지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때나 지금이나 교사로서 내 목표는 언제나 1등반 담임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고등학교 진학부장을 맡고 있으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중학교 교사 시절에도 반 전체를 남겨 추가학습을 시켰을 정도로 1등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주변 선생님들은 혀를 찼다. 그깟 공부가 뭐가 그리 중요해서 애들을 달달 볶느냐고. 그때마다 나는 “당신들이 말하는 그깟 공부란 지식습득을 위…
2018-12-10 09:50
아이들과 뒤섞여 같이 지내다보면,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처럼 갑자기 어려져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된다. 아이들이 떠나고 난 뒤 빈 교실에서 네버랜드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하는 어른의 몸으로 돌아온다. 분명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공부한 건데 어느새 나는 마치 못다 한 숙제를 뒤늦게 하려는 초등학생이나 다름없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수업보다 학교 가면 뭐하고 놀지, 무슨 장난을 치지 생각할 때가 더 많다. 이런 것들을 가르쳐줘야지, 수업 혁신을 해야지, 아이들을 때 묻은 세상으로부터 구할 교육 개혁을 해야지 이런 생각들을 가득 싸안고 살았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는 칠판에 그림이나 그리며 교과 범위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는 남들과 잘 어울려 노는 아이는 아니었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낙서하는 것을 좋아했고, 대인관계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부끄럼쟁이였다. 무언가를 탐구하거나 어려운 책을 읽고 뽐내는 것을 좋아했지만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거나 두루 친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교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도 대인적인 경험에 가치를 느끼기보다 평생 공부하며 학생들과 나눌 수 있는 직업이라는…
2018-12-03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