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주 동안 토요일 밤마다 행복했다. 갑자기 웬 행복타령이냐고? 물론 까닭이 있어서다. 바로 KBS 2TV가 방송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챙겨 볼 수 있어서다. 온갖 드라마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이지만, 드라마다운 드라마는 역시 단막극이란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좀 묵은 이야기인데, 내가 글쟁이로 처음 인정받은 것은 1983년 서울신문사 ‘제2회방송평론공모’ 당선이었다. ‘TV문학관의 허실’이란 글로 KBS 단막극 ‘TV문학관’을 꾸준히 보고 쓴 방송평론이었다. 이후 생긴 단막극 ‘MBC 베스트셀러극장’도 열심히 보고 썼음은 말할 나위 없다. 단막극은, 이를테면 내 인생의 한 좌표가 된 셈이다. 그 단막극은 지금 낙동강 오리 알 내지 추풍낙엽 신세가 되었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라 할 만큼 TV에서 단막극은 자취를 감추다시피했다. 2008년 4월 봄 개편과 함께 30년간 이어진 단막극 ‘드라마시티’가 폐지되었다. 피디들이 ‘단막극 부활팀’을 꾸려 경영진 설득 끝에 가까스로 소생했다. 2010년 5월의 ‘드라마 스페셜’이 그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유일한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은, 그러나 2015년 고정 편성 시간대마저 없는 서
2015-12-01 09:12가끔 시간이 나면 일본에서 흥미를 끄는 곳을 찾아 간다.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에는 ‘컵누들뮤지엄’이 있다. 닛신식품 창업자로 인스턴트 라면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도 모모후쿠가 세계 최초로 컵라면을 개발한 지 40년을 기념해 2011년 문을 열었다. 거대한 박스 모양의 뮤지엄에 들어가면 ‘창조적 사고’를 주제로 컵라면 개발 과정과 세계의 컵라면, 그리고 컵라면 테마파크까지 들어서 있다. 컵라면 제작 공정을 보며 직접 컵라면을 만드는 놀이형 팩토리는 항상 인파로 북적인다. 관광객들은 “컵라면이 이렇게 위대한 발명품인지 몰랐다.”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컵라면의 위대함(?)에는 시각차가 있겠지만 사소하게 보이는 발명품 하나를 소재로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후지산 인근 야마나시현 쓰루시에는 리니어(초전도) 신칸센 체험센터가 있다. 도쿄 시나가와에서 오사카까지 약 1시간 만에 주파하는 시속 600㎞의 리니어 신칸센을 막 착공한 JR도카이가 후지산 구간 중 일부를 일반인이 타볼 수 있도록 미리 만들어 놨다. 일본을 방문하는 다른 나라 정상들의 단골 견학 코스이기도 하다. 워낙 많은 일반인이 몰려 리니어 신칸센…
2015-11-30 13:40우리 나라, 정말 대단한 나라라고 자랑을 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아픈 현실이 가득하다. 한 청년의 고백이다. “나는 서른셋, 지방대학교 시간강사다. 출신 대학교에서 일주일에 4학점의 인문학 강의를 한다. 내가 강의하는 학교의 강사료는 시간당 5만 원이다. 그러면 일주일에 20만 원, 한 달에 80만 원을 번다. 세금을 떼면 한 달에 70만 원 정도가 통장에 들어오는데, 그나마도 방학엔 강의가 없다. 그러면 70만 원 곱하기 여덟 달, 560만 원이 내 연봉이다. 박사 수료 때까지 꼬박 받은 학자금 대출에서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떼어 가고, 이런저런 대출금 상환과 공과금을 더하면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10만 원이 고작이다. 이걸로 남은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신용 등급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 전화가 오면 앞자리가 ‘02-1588’로 시작하는지 확인한 후 전화기를 돌려놓는다. 밀린 카드 대금을 독촉하는 전화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이, 앞으로 몇 년 째,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학생들에겐 허울 좋은 젊은 교수님이다. 그들은 내가 88만 원 세대보다 더 힘들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까.” '나는 지방대
2015-11-30 09:48‘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이는 11월 순천시가 주관한 CEO와 리더 인문학 강의 주제이다. 11월 25일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전쟁에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임용한 박사의 강의가 있었다. 그는 역사를 보는 눈으로 '통찰과 창의'를 강조하였다. 한편 모든 역사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모두 이야기할 시간이 없기에 중요한 것만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러면 어떤 분들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다른 것도 있지 않느냐는 등 항의를 하는 분들이 있다. 이는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본질 이해를 위해 중요한 것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전쟁에 관하여는 세계적인 고전인 ‘손자병법’은 조그마하고 미세한 전술을 가르쳤다면 이미 없어졌을 것이다. 손자는 역사적 시기로 청동기 시대에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다 가르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원리’만을 가르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찰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경영을 위하여 '장점을 살려야 하는가, 단점을 보완하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대부분은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손자 병법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5:5이다. 이 상황에서는 어느 것을
2015-11-30 09:47사량도!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위치한 섬으로 산행과 낚시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다녀왔을 만큼 유명하다.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인 통영의 서쪽 바다에서 하도, 상도, 수우도가 동서로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다. 또한 통영시, 고성군, 사천시, 남해군에 둘러싸인 지형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수군이 주둔할 만큼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지난 11월 21일, 청주아름다운산행회원들이 사량도의 칠현산으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만난 기쁨에 늦게 잠든 손녀 깰까봐 고양이 걸음으로 집을 나서 청주종합운동장으로 차를 몰았다. 아침 7시에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창밖은 겨울의 길목을 잇는 자욱한 안개가 빛바랜 단풍을 더 초라하게 만든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와 산청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25분경 경남 사천시 동금동의 삼천포 사량도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남는 시간 바닷가 주변을 둘러보고 손녀에게 바다풍경을 보여주느라 영상통화도 했다. 11시에 출항한 여객선이 노송이 우거진 목섬을 돌아서면 오른쪽으로 노산공원과 삼천포항, 사천시와 남해군을 연결하는 5개의…
2015-11-30 09:467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 이맘때가 되면 한 해도 빠짐없이 뉴스에 나오는 기사가 있었다. 바로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고였다. 연탄이 주된 난방 연료였는데 그 관리를 잘 못하여 사람이 죽어간 것이다. 자가용이 지금보다 훨씬 적던 그 시절에는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보다도 아마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그런 기사를 보면서 늘 들었던 의문은 잠자는 사람은 왜 유독가스 냄새를 맡지 못하는 걸까 하는 것이었다. 그 나름으로 잘 살아보겠다고 다들 아등바등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다가도, 이렇게 죽는 순간의 인생을 보면 삶은 참 싱겁다고 생각되기까지 했다. 잠자던 사람은 절체절명의 위험에도 그 상황을 감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없이 평화로운 표정으로 죽음의 상황을 순순히 허락하고 마는 것이었다. 사람이 감지하기 어려운 지진, 해일이나 화산폭발 같은 천재지변이 닥치기 직전 동물들이 보이는 위기 감지 능력은 잘 알려져 있다. 개미들의 이상 행동, 쥐떼들의 대이동, 고래 무리들의 긴박한 움직임 등은 유명하다. 그들의 감각은 대재난 이전에 미리 그것을 감지할 정도로 활짝 열려 있다. 그에 비하면 유독가스가 몸에 들어오
2015-11-24 09:28수(水)려한 합천! 이곳 사람들이 자랑하는 합천팔경의 1·2·3경이 가야산, 해인사, 홍류동계곡이다. 해인사와 홍류동계곡을 비롯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해인사소리길은 가야산이 만들어낸 명승지다. 가야산은 경상남도 합천군과 경상북도 성주군에 걸쳐 있고, 고려팔만대장경판을 간직한 해인사를 품에 안은 영산(靈山)으로 이름을 떨쳐왔다. 지난 10월 20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해인사를 품은 가야산으로 단풍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합천으로 향한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로 산행신청자가 적어 자리가 널찍하고, 짙은 안개 때문에 빛을 잃은 태양이 꼭 새벽녘의 달을 빼닮았다. 늘 그렇듯 행복이 가득담긴 가래떡, 고물떡, 과자, 입맛에 맞춘 커피가 자리로 배달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인사와 다음 산행장소 소개, 잼마 고문님의 산행안내가 이어진다. 성주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33번 국도에 들어서 대가천을 따라가면 왼쪽의 물가로 회연서원과 무흘구곡이 나타난다. 수륜면에서 오른쪽의 가야산을 바라보고 59번 국도를 달려 9시 55분경 백운리
2015-11-23 09:39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에 와 있다.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에 가을 정취를 담은 선율이 객석을 지나 여수 밤바다로 흘러갔다.19일 오후 7시 30분여수YWCA합창단 제16회 정기연주회(지휘 김성수)가 열렸다.특히 바리톤 박경준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친구 현용진 장로님의 초대를 받았다. 꽤나 오래만에 감성을 자극하는좋은 음악 감상기회가 되었다. 여수YWCA는 예술문화 공연이 활발하지 않았던 1999년 창단과 함께 여수시민들의 음악 정서을 고양시키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데 노력하여 왔다. 올해 연주회에는 합창단의 'In Virtute Tua, 주는 포도나무, African Alleluia, 내 모든소원 기도의 제목'을 합창하였고, 우리 나라가 자랑하고 세계가 인정한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지혜아리랑, 사랑방드, 사계절중 '겨울''을 열정적으로 연주하였다. 바리톤 박경준이 함께하여 '장미빛 인생,Besame mucho, 모든 종교의 공통점을 담은 축복하노라'를 불러 삶에 찌들린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이 되었다.
2015-11-20 14:54『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이 책은 우리 시대 멘토 17人의 삶의 원칙을 드러낸 책입니다. 17人의 공통점은 "인생은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here and now + 배움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상 깊은 대목과 몇 사람이 남긴 핵심 주제를 요약해 보면, 샤를 드 푸코는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에서 “밖으로 드러나는 행위보다 인간 자신이 먼저임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앞과 뒤를 계산하지 않고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서 앞선다는 것을, 내가 알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에 의하여 내 인생의 진로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한비야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와 잘 사귀어야 합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인생에서 남는 것은 뜨겁게 몰두
2015-11-19 09:24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는 매체는 광고이다. 광고는 더욱 자극적이고 적극적 성격으로 가고 있다. 최근 광고들은 이전과 비교해서 몇 초 단위가 아니라 몇 분 단위로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스토리를 가진 광고가 늘고 있다. 때로는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몇 초간의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이전 광고들과는 다른 개념이다. 판매에서도 이런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다. 2009년 코카콜라는 젊은 소비자들과 연결될 새로운 방법을 찾았는데, 바로 행복 기계 설치였다. 기말고사 직전에 미국의 한 대학교 학생식당에 코카콜라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 자판기는 일반적인 자판기와는 다르게 깜짝 선물이 나오게 되어 있다. 학생이 콜라를 하나 뽑으면 꽃, 피자, 풍선, 샌드위치 등의 다른 선물 또한 나왔다. 코카콜라는 이 행복 기계를 설치해 학생들이 선물을 받게 되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 영상은 2주 내에 200만 번 클릭되며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행복 감정을 일으켜 매출을 높인 예다. 또한 디즈니는 정보기술과 이야기를 접목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겨울왕국’을 성공시키면서 관련 물품
2015-11-17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