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는 가격이 있다. 이 가격을 보고 사람들의 주머니가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 중이다. 배럴당 20달러대 진입이 코앞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에 진입해야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달러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유 값이 10달러대로 떨어진 건 1986년과 1998년 두 차례 있었다. 석유가 '검은 황금'에서 '검은 눈물'이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최근 국제 유가 급락은 여러모로 심상찮다. 우선 속도다. 지나치게 빠르다.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이달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3주 만에 33.87달러까지 밀렸다. 우리 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22일 31.94달러. 2005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WTI, 브렌트, 두바이유가 누가 먼저 20달러대에 들어가느냐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형국이다. 사실 이들 3대 유종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캐나다나 이라크, 멕시코산 원유는 이미 2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 원유는 지난 주 배럴당 28달러, 이라크 원유는 배럴당 25달러, 서부 캐나다산 원유는
2015-12-28 15:33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삼가리에 위치한 비룡저수지에서 큰고니 가족 10마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소식이 신문과 TV를 통해 전해졌다. 큰고니는 두산백과에 ‘몸길이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m이다. 암수 모두 순백색이고, 어린 새는 회갈색을 띤다. 고니와 비슷하나 부리의 노란색 부분이 더 넓다. 다리는 검정색 또는 짙은 회색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큰고니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관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및 천연기념물 201-2호다. 삼가저수지로도 불리는 비룡저수지는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된 계곡물이 저수지를 이뤄 제법 규모가 크고 자연 경관이 아름답다. 저수지 결빙기인 1월 중순경이면 먹이를 찾아 남쪽의 낙동강하구로 이동할 것이라기에 날씨가 좋은날 비룡저수지를 찾았다. 큰고니가 저수지의 어느 곳에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찾아갔으니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였다. 그런데 순백색의 큰고니 가족이 기품이 묻어나는 길고 가는 목을 추켜세운 채 유유히 저수지의 푸른 물살을 가르고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행운을 누렸다. 빛의 방향에 따라 회갈색으로 보이는 3마리가 어린
2015-12-23 11:56아주 가끔 중국에 대해 헷갈릴 때가 있다. 무엇이 그렇게 헷갈리냐고? 다른 게 아니다. 과연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인가 하는 점이다. 가령 세계 영화시장의 큰 손으로 거침없이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그렇다. 2015년 12월 6일 오후 5시 10분부터 110분 동안 KBS 1TV가 방송한 제17회 한중가요제도 그중 하나이다. 먼저 한중가요제 족보부터 알아보자. 한중가요제는 1999년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이래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되고 있다. KBS와 중국의 CCTV가 공동 주최하는 만큼 전파를 통해 널리 보급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11월 4일 오후 7시 30분(중국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스타파크 공연장에서 열린 걸 KBS가 12월 6일 TV로 방송했다. 17년간 계속된 한중가요제는 두 나라 사이의 밀월관계를 시사해준다. ‘중공’이었던 공산주의 국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지 23년이다. 수교 50년이 된 일본과 다르게 중국과는 삐거덕 소리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참 이상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마침내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과거 청나라 시대의 병자호란 등은 그만두더라도 우리가 중국과 편한 관
2015-12-21 13:1512월 15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마이산(馬耳山)은 산태극, 수태극의 중심지인 명승 제12호로 말의 귀처럼 생긴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100여 년 전 이갑용 처사가 쌓아올린 80여개의 돌탑들과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운다. 저녁에 열리는 총회 때문에 청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을 찾은 날인데 시내에서 차가 서행을 반복한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후 행복한 산행하며 형제처럼 정을 나누자는 달콤 회장님의 인사에 이어 석진 산대장님의 마이산 소개와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예정시간 보다 늦은 10시 30분경 진안읍에서 가까운 북부주차장에 도착한다. 탑사 구경이 목적인 사람들은 마령면의 남부주차장을 출발해 금당사·탑영제·탑사·은수사를 거쳐 북부주차장으로 가고, 산행하는 사람들은 남부주차장에서 고금당·비룡대·봉두봉·탑사·은수사를 거쳐 암마이봉에 올랐다가 북부주차장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하지만 행복산악회원들은 아침까지 내린 비와 흐린 날씨를 고려하여 북부주차장에서
2015-12-21 09:0612월 17일(목)7시부터 연향도서관이 주최한 마지막 인문학 강의는 조홍섭 기자의 ‘ 자연에는 이야기가 있다’라는 책을 주제로 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성찰하는 강의였다. 날씨가 추운 탓인지 다른 때보다는 참가자가 적은 것 같이 보였다. 조홍섭 기자는 환경과 과학분야에서 30년 가까이 통찰력과 이슈가 있는 기사와 칼럼을 써 온 우리나라 환경전문기자 1세대이다. 그는 생태보전, 원자력 발전, 4대강 개발 등 1980년대 이후 급부상하는 환경 현안들을 취재하여 2005년 교보생명 환경문화상 언론 대상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먹고사는 데 급급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 수준은 되었다. 그러면서도 우리 마음속에는 자연의 놀라운 아름다움과 신비를 탐구하고 즐길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다. 눈을 돌려 외국을 보면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보아도 자연에 대한 관심은 우리보다 훨씬 깊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닐까? 인간의 부의 축적을 위한 개발 욕심 때문에 망가져 간 자연생태계가 한두 곳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새만금 사업을 들 수 있다. 자연 상태의 계화도는 영원한 생산자였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며 수많은 생명체와…
2015-12-21 09:052015년 입시 정책은 매년 바뀌는 현실에서 모든 정보를 알기에는선생님도 부모님도 학생도 모두힘들다.올해는 한국사 필수부터 영어 절대평가, 문‧이과 통합,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까지 굵직한 뉴스가 한 해를 장식했다. 학교 교육은 진로와 자유학기제 그리고 학생부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대학은 어떻게 해서든 좋은 학생을 선점하려고 애쓰고 있으며, 전형료 수입의 달콤함에 취해 수천 가지 전형 방법을 설계하고 미세 조정을 남발했다. 정성평가는 수험생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현실이다. 사교육 업계는 경기 불황 탓으로 다소 주춤거리는 모습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먹거리를 찾아 학생, 학부모를 모시기에 바빴다. 도대체 사교육이 왜 이렇게 번성하게 되었는지, 그게 누구의 책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교육을 어떻게 발전시켜서 교육의 정상화를 이룰지 그 답을 찾지 못한 게 문제다. 소득보다 과한 사교육비는 교육 빈곤층인, 에듀푸어를 낳아 학부모들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지금 초‧중‧고 자녀를 둔 세대는 하필이면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었을 때 집을 장만한 세대다. 이들은 지금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하우스푸어가 된 데 이어 에듀푸어로 전락해…
2015-12-17 08:57하버드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명문고 이야기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세계적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의 댄 브라운,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크린 피어스,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최고의 명문 학교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졸업했다는 점이다. 178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하버드로부터 최고의 명문고로 인정받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힘을 전하는 책이다. 인성을 토대로 세계를 리드하는 이 특별한 학교의 인재 교육은 한국 사회에 깊은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을 요약하면, 1.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지식을 나누고 남을 배려하는 인성 엘리트가 되어라. 2.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실에서 협력 속에 지식을 쌓아라. 3. 자신을 매료시키는 것, 진정 원하는 것, 새로은 것에 열정적으로 파고들어 창의적 인재가 되어라. 4. 지성, 감성, 체력의 전 분야를 아루르는 전인적 인간이 되어라. 5. 대자연과 호흡하며 세계를 무대로 드넓은 꿈을 꾸어라. 철저한 하크네스 수업방법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학습법을 한마디로 말하면하크네스 수업방법이다. 교사와 학생 12명이 원탁으로 둘러앉아 학…
2015-12-16 16:32효돈천의 아름다운 풍경‘제주도’와 ‘관광’ 이 두 단어의 공통점은 바로 신비감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얼굴을 보는 것을 ‘觀光’이라 했다. 즉 임금의 얼굴을 보는 것은 빛을 보는 것처럼 신비로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제주 또한 억만년의 역사를 간직했으며 난대림과 상록활엽수가 우거져 있고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각종 기암괴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신비감에 빠져들게 한다. 때문에 해마다 연휴가 되면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주도에 다녀갈 정도라고 하니 제주도는 분명 우리에겐 신비의 섬이자 축복의 엘도라도인 셈이다. 10월의 넷째 금요일. 나는 우리 아파트 승강기 안에 붙어 있던 제주효도관광여행단 모집신청서에 기꺼이 서명을 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정 경비를 지원해주고 또 단지 내 여러 상가들에서 조금씩 찬조를 해준 덕분에 우리는 경로당 어르신들을 모시고 비교적 싼 가격에 제주생태관광길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 여행단이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해안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이었고, 그 다음이 서귀포 효돈천이었다. 효돈천은 우선 천천히 걷기에도 좋고 제주의 살아있는 자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다. 더구나 효돈천은 얼마 전 환경부에서 국가 생태관광
2015-12-15 14:55신체에 장애가 있지만 이를 기회로 더 적극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는 유학중이던 2003년 가을을 잊지 못한다. 런던정경대 구내서점 서가 꼭대기에 놓인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미 일리노이주립대 출판사에서 펴낸 ‘장애학’이었다. 그의 인생이 바뀐 순간이었다. 선천성 왼팔 장애인인 전 교수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사회정책을 공부하기 위해 런던정경대를 택했다. 학부 시절 그는 시각장애인 교수가 가르치는 장애복지론 수업을 일부러 피했다. “같은 장애인 교수를 만난다는 게 불편했어요.” 이때만 해도 그가 걸어갈 학문의 영토에 장애가 낄 자리가 거의 없어 보였다. 2003년 이후 상황이 바뀐다. “기존 장애 관련 학문은 재활, 특수교육과 같이 장애 전문가 양성에 초점을 맞추지요. 하지만 장애학은 장애인의 관점에서 역사와 철학, 문화를 들여다봅니다.” 장애학의 견지에서 장애는 비정상이 아니라 몸의 개성이며 자연스런 현상이 된다. 전 교수는 최근 펴낸 ‘수다 떠는 장애’(울력)에서 장애학을 만난 뒤 장애인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석사를 마친 뒤 바로 일리노이주립대 장애학 박사
2015-12-15 14:55나라 안팎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서 태평성세를 이끌었던 큰 어른의 가르침은 없는가 호기심을 갖게 된다. 600년 전 조선왕조의 세종시대로부터 오늘의 민주공화국이 처한 난제 해결의 힌트를 찾겠다는 것은 다소 엉뚱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 건국 후 불과 6년 만에 태어나 22세에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부과된 역사적 임무가 1000년을 지탱할 국가사직의 새 기틀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사회공동체를 이룩하는 것이었다면, 이는 해방 80년을 맞고 있는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과 성격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의 한국이 처한 난국을 돌파하는 데 세종시대가 시사하는 타개책은 과연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올해는 해방 80년, 외부의 국제적 영향력에 의하여 국내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국내외 정치적 역학관계는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한국이 당면한 국가적 과제는 첫째로 정치적 분열을 넘어서는 합리적 국가운영 과정의 확립, 둘째로는 빈부격차를 비롯한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사회통합, 셋째 적자생존의 법칙이 작동하는 국제환경에서 나라의 안보와 경쟁력을 유지해 가며 통일을 준비하는 것
2015-12-14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