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아이들의 고통은 ‘세상의 업’이라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 위기 가정의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어린아이 시절 입은 영혼의 상처는 세상 뭇 어미인 나의 가슴에 슬픔으로 각인되곤 했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의 비뚤어진 행동을 질책하고,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바뀌지 않는 그들에게 속상해 했겠지만 그들 역시 가정과 사회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인내하며 기다려주게 됐다. 전문상담교사로서 나의 작은 소양을 그들을 위해서 쓸 수 있음에 감사한다. 영은이는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언니의 학대를 못 이겨 가출했던 아이였다. 아이를 찾았을 때 마른버짐이 핀 얼굴과 벌에 쏘인 것처럼 온몸에 생채기 투성이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 잘살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온정의 손길도 많다. 당시 처녀티가 나던 아이를 잘 보살펴 주었던 시장의 국수집 할머니, 번갈아가며 아이를 보살펴주던 우리 반 학부모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현재 전국에 가출이 아동 10만 명, 학업 중도 포기 청소년 20만 명, 학교 부적응학생 178만 명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예비 사회부적응인’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2013-03-11 15:26
아이들을 사랑으로 골고루 감싸주는 진정한 교육자가 되겠노라 다부진 마음으로 디딘 교직생활 30여 년. 그동안 나와 인연 맺어졌던 수많은 학생들을 나는 과연 사랑으로만 감싸줬을까? 돌이켜 생각하면 시행착오로 얼굴 붉어질 일이 더 많았다. 항상 아이들을 공경으로 섬기자는 마음 끝에 나풀거리는 단발머리 하나가 걸어 나온다. 3월은 새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설렘의 달이다. 생활기록부를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학부모 란에 사선이 그어져 있는 쪽에 눈이 머물렀다. 보호자는 외조모, 5학년 2학기에 전학 왔으며 교과학습 발달사항에 양, 가가 키 재기를 하고 있었다. 행동이 느리고 실천력이 부족하며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우울한 편이라는 아이, 영은이와 첫 만남이었다. 영은이의 부모는 생존해있었다. 생모는 영은이가 여섯 살 되던 해 남편과 헤어진 후 영은이는 친정에 보내고 언니만 데리고 재혼했다가 외할머니가 작고하자 할 수 없이 데려왔다고 했다. 단정치 못한 용모에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전학 온 후 줄곧 따돌림을 받아왔던 아이는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고 매사에 신경질적이며 공격적이었다. 한 학기에 걸쳐 반 아이들과 나는 영은이를 공경으로 대했다. 기초 실력을
2013-03-11 15:25새내기 교사로 교직에 들어왔을 때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그리 보람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교사는 성직자 못지않게 소중한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정이의 담임을 하면서 1학년인 수정이가 혹시 잘못되지는 않을까 조바심과 걱정이 앞섰다. 수정이가 보통 아이들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이들은 교사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아이들은 교사의 관심만큼 성장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 수기를 쓰면서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교사에게 있어 담임은 정말 매력적인 보직이다. 담임을 맡아 소속감을 느끼고 아이들과 함께해야만 교사의 진정한 생명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있어 교사는 행복한 것이다. 비록 높은 보수와 지위는 없지만 교사는 세상 어느 누구도 누릴 수 없는 보람이 있어 행복하다. 한국교육신문 교단수기 공모 입상소식은 그동안 바쁜 교직 생활로 나를 잊고 살았던 차에 다시 한 번 삶의 활력소를 넘치게 해준 행복한 사건이었다. 더불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교직에 정진하라는 메시지로 이 상을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
2013-03-11 15:23
몇 해 전일이다. 우리 반에 여학생이 전학을 왔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수정이는 키가 보통 아이들보다는 조금 컸다. 아이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 자리가 어디예요?”라고 묻고는 겸연쩍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왠지 어딘가에 그늘이 있어 보였고 자꾸 눈동자를 마주치지 못했다. 수정이 아버지도 무슨 할 말이 있는 눈치였다. 함께 온 여동생과 수정이를 잠시 나가 놀게 하고 아버님께 의자에 앉을 것을 권했다. 아버지는 묻지도 않았는데 “저 아이가 지난번 학교에서 좀 문제가 있었어요. 친구들 돈도 훔치고 거짓말을 해서 많이 힘들었답니다. 선생님께서 각별히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정도야 뭐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지’하는 생각에 안심하며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지도하겠습니다”하고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했다. 쌀가게 털이 사건 수정이가 전학 온 지 며칠이 흘렀지만 염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드디어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어느 날 방과 후 교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웬 젊은 남자가 수정이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교실로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 남자는 “여기 사물함에 있니? 빨리 말 해봐!”하며 몹시 흥분한 상태였
2013-03-11 15:15서울시의회가 올해 처음 임시회를 열면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후 시의회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예상대로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시의회와 문 교육감의 만남은 순탄치 않았고, 간극만 더 확인됐다. 다른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는 빠진 채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로 시작해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로 끝났기 때문이다. 문 교육감과 시의회 의원들 간의 갈등은 지난해 첫 상견례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혁신학교 확대’와 ‘시설개선 사업 예산 확보’ 등에서 서로의 온도차를 확인한 것에 그치지 않고 설전까지 벌이면서 신경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회도 마찬가지다. 포문은 본회의 시작과 함께 김명수 시의회 의장(민주통합당)이 열었다. 김 의장은 개회사에서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서 서울 교육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수정하기에 앞서 교육여건 개선과 학교폭력 예방 등 학교의 근본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당면 현안인 혁신학교 추진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주문한 것. 윤명화 의원(민주통합당)도 가세했다. 윤 의원은 “교육감은 행복교육을 하겠다면서 혁신학교를 거부하고 흠집내고 있다”며 “곽 교육감과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많은…
2013-03-11 10:29
교총에 홀로코스트 교원연수·학술대회 제안 전범국의 학살 역사 공유한 양국 협력 기대 “저희 기념관에서 세계 각국의 연수단을 대상으로 연간 70여 회 정도의 연수를 운영하는데 한국이야말로 아픈 역사 문제를 나눌 중요한 나라인데 어떻게 여태까지 모시지 못했나 싶을 정도예요. 이제는 모실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사들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연수를 제안하기 위해 7일 한국교총을 찾은 인발 크비티 벤도브(47·사진) 이스라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 연수학술국장이 말문을 열었다. 야드 바셈 기념관은 이스라엘 최대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으로 ‘홀로코스트 연구를 위한 국제학교’를 산하에 두고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인권유린 등에 대한 각종 학술·연수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한국 교원들의 필요를 파악해 반영한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크비티 벤도브 국장은 “20세기에 있었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서 “한일의 역사 갈등 문제는 홀로코스트와 궤를 같이 하므로 연수 내용에 연관시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히브리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한국인 교수들을 모셔 한국 교사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국어로 설명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2013-03-08 10:34‘수업도우미’ 지원 부족으로 교사 1인당 학생 수 늘 것 장 마르크 애로(Jean-Marc Ayrault) 총리가 지난 1월 24일 주4.5일 수업제 시행을 골자로 하는 ‘유·초등학교의 수업시간 편성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주4.5일 수업제 시행은 지난 2008년 주4일 수업제가 도입된 지 5년 만이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뤽 샤텔(Luc Chatel) 전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수업시간 편성에 관한 국가위원회가 초등학교에서 3시간 정도의 반일 수업을 더해 주당 수업시수를 9번의 반나절에 분산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학생들의 한 학년은 너무 짧고 하루 일과는 너무 길다’는 주장이 공론화된 결과다. 뱅상 페이옹(Vincent Peillon) 교육부장관은 1월 26일 “프랑스 학생들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더 바쁜 하루 일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프랑스의 수업시간 편성이 극단적이며 올바른 학습에 부적절하다”며 ‘학교 시간표’에 관한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학교 시간표 개혁은 학생과 교사의 일일 수업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4일 동안 집중된 주당 수업시수를 4일 반나절로 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
2013-03-08 10:25
EBC 도입 전면 철회 교육과정개혁은 지속 영국 지난 달 7일 영국 교육부가 중등교육수료시험(GCSE, The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을 영국형졸업자격검정(EBC, English Baccalaureate Certificate)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그렇다면 GCSE는 무엇이고, EBC는 무엇인가. 영국의 대입 제도는 현재 중등교육수료 시험인 GCSE와 대입학력 시험인 GCE A-level로 구성돼 있다. 이 중 GCSE 시험에 중등교육과정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GCSE 개혁은 곧 교육과정의 전반적인 개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GCSE는 수학과정 중의 수행평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반면 EBC는 2010년 학력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창안된 EBacc(English Baccalaureate) 평가를 자격검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대상 교과는 영어, 수학, 역사 또는 지리, 과학, 외국어다. 계획대로 개혁이 추진될 경우 EBacc에서 평가하고 있는 영어, 수학, 과학, 역사, 지리 등에 대한 교육이 강화됨과 함께 평가체제도 수행평가 중심에서 지필고사 위주로 강화될 예정이었다. 이런 교육과정과 입시제
2013-03-08 10:22각종 강사만 늘어난 학교현장 정규교원 충원도 비교과 위주 교원정원권 교과부 이관해야 교원 수급 고려한 증원 필요 인수위가 제안한 ‘교원의 교육전념 여건 조성’ 국정과제 중 신규교사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은 교총, 전교조 할 것 없이 교직사회 모두가 바라마지 않는 내용이지만, 실현이 쉽지 않은 사안이기도 하다. MB정부도, 참여정부도 신규교사 충원을 통한 교원법정정원 확보를 공약(公約)했지만 결국 공약(空約)이 됐다. 인수위는 학급당 학생 수를 OECD국가 상위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임기 중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평균수준 이상으로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교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전문상담교사 배치, 특수교사 7000명 증원, 초등체육 전담교사 우선확보를 공약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지난 1월 15일 업무보고를 통해 급격한 교원증원에 따른 인력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시한을 2017년에서 202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매년 초등 3000명과 중등 1000명, 도합 4000명씩 증원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당초 공약에는 못 미치지만 이대로라도 된다면 학교현장이 반길 소식이
2013-03-08 10:08중국에 민족주의 정서가 회오리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주변국가와 벌이는 영토분쟁이다. 우선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분쟁을 보자. 센카쿠 열도는 동중국해에 위치한 무인도다. 7평방킬로미터의 이 열도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대립의 중심지다. 이외에도 중국은 인도, 베트남 등과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이런 현상이 최근 들어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 것은 중국의 민족주의 정서와 관계가 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군사력, 경제적 성과, 소프트 파워 영향력 면에서 커다란 힘을 가진 국가로 부상했다. 이때부터 주변 국가들과 영토분쟁을 겪게 됐는데, 주변 국가들은 중국의 성장이 이성적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반응은 그들의 인식을 바꿔놓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평화적인 역할로 부상하기 보다는 헤게모니를 주장하는 국가로 나서고 있다는 인식을 주변국가에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헤게모니 쟁탈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주변 국가들로부터 조공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런 중국이 100년 정도 잠자는 호랑이로 지냈던 것이다. 그러다가 경제력 등을 등에 업고 지금까지 감춰졌던 민족주의가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2013-03-08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