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대부분의 근현대 학교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산업화에 필요한 산업인력을 길러내기 위해 설계된 ‘공장식’ 학교다. 대량교육, 집단교육, 분업조립 교육, 동시성 획일 표준화 교육을 위한 학교였다. 획일적 ‘공장식 교육’ 이젠 바꿀 때 우리나라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때 초등교는 10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에 4부제까지 하는 대량교육을 한 적이 있다. 학급당 인원이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학생,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급과 학년 집단을 가르치고 있다. 삶과 인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국어·영어·수학 교과목 등으로 쪼개어 가르쳤다가 아이들 스스로 이들을 모두 조립해 자동차가 생산되듯이 ‘전인(全人)’이 될 것이라는 가설과 기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공장식 교육은 그런대로 우리 실정에 맞았던지 ‘한강의 기적’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모델은 21세기 교육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빌 게이츠도 미국 고교는 고쳐 쓰기에는 너무 낡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고쳐야 한다면서 ‘미래의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이외 많은 사람들도 고쳐 쓰는(reform) 교육체제가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21세기
2015-08-25 15:46현장연구는 참 매력적이다. 입상유무를 떠나 수업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되고 교실 수업을 더 풍요롭게 하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입상까지 하게 된다면 상장 및 연구점수 부여라는 인센티브와 함께 인사기록카드에 연구실적으로 기록되므로 아이들을 향한 교사의 열정과 노력들에 대해 객관적인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입상, 승진도구화 안타까워 하지만 현장연구는 출품보고서의 40%만 입상이라는 대회규정으로 인해 60%는 열심히 하고도 탈락을 맛본다. 출품작의 40% 입상이라는 것은 2번을 도전하면 1번은 입상할 수 있는 확률인데, 실제 붙는 사람은 매년 붙고 탈락하는 사람은 매년 탈락한다. 현장연구가 무엇인지 알게 됐을 때, 탈락하는 60%의 교사들이 실력 부족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현장연구는 하드웨어(보고서 작성법)와 소프트웨어(연구 프로그램)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한번만 배우면 알 수 있는 하드웨어를 잘 모르거나 소프트웨어에 적합한 주제를 잡지 못해 탈락한다. 다르게 말하면 연구방법만 알면 처음 현장연구를 하는 사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연구를 하며 제일 안타까웠던 점은 현장연구 방법…
2015-08-17 16:26일전에 A중 역사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주제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었는데 아직도 필자의 머리에 당시 내용이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로 훌륭한 수업이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과서는 객관적 사실을 기록 그런데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있는 기분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즉,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아 볼 기회가 없었다. 대부분 역사시간이 교사중심 강의 형태로 흘러가리라 짐작된다. 역사교과서가 대부분 미리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그 내용을 전달하는데 충실할 뿐이어서 다양한 수업방법을 선택할 여지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거 역사적 사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다양한 평가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기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역사수업에서는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평가하고 재단해 놓은 결론을 교사가 그대로 전달하고, 학생들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외울 수밖에 없는 암기 교과목이 돼 버렸다. 작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에 관한 논쟁 또한 이러한 암기위주의 객관식 또는 단답형 평가와 그 평가 결과를 잘 받기 위한 수업으로 갈 수밖에 없
2015-08-17 16:2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올해 발표한 ‘2014년 인터넷 중독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0~19세 청소년 중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무려 29.2%로 나타났으며, 이 비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매년 상승하는 중독 위험군 비율 최근 영국 더비대 연구팀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이 술·담배보다 건강에 훨씬 나쁜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나왔다. 안구건조증, 어깨 및 목의 통증을 유발하며 그 결과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주요 증상으로는 학업장애, 디지털 치매, 수면장애, 주의력결핍 행동장애(ADHD), 충돌조절 능력 저하, 대인관계 미숙, 불안 및 적응장애, 우울증과 사회 부적응 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성장발달을 저해하고 있으며 학습장애, 사회성 저하는 물론 자살과 친족살인 등으로 비화, 현재 우리사회에 심각한 위해요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적절한 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5-08-04 11:50우리는 지금까지 자녀 인성교육 책임을 오로지 학교로만 돌려 왔다. 이미 가정에서 망가뜨린 아이들을 학교에서 고쳐놓으라는 꼴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학생 뒤엔 언제나 문제부모 소위 문제학생의 배경에는 반드시 문제부모가 있다. 우리는 아동의 문제를 학교에서 잘못 가르친 것이라 탓하지만 이미 가정에서 잘못 길러진 학습된 행동일 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라. 부모의 행동을 바꾸니 아이의 행동이 달라진다. 아이의 행동을 직접 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현대 교육심리학 분야의 석학인 앨버트 밴두러(Albert Bandura)의 고전적인 모방학습이론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가 주창한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의 핵심적 용어인 모방학습이론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적인 환경 내에서 아동은 거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모방하는데, 긍정적이고 일상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인 모델에 대해서도 모방 학습을 한다. 아이의 행동은 그 부모에 의해 사실상 결정된다. 여기에 사회의 불건전한 환경까지 가미되면 아동의 정서행동은 비
2015-08-04 11:49현재 시행중인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차별받지 않을 권리’로 임신하거나 동성애자가 될 수 있고,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로 체벌을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사생활 보장의 권리’로 소지품 검사를 거부할 수 있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권리’로 학교 내 집회의 자유를 가질 수 있으며 ‘참여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학생이 학교 운영과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기존질서 해체’ 정치적 도구화 이와 같이 온갖 아름다운 말로 포장됐으나 그 내용의 진정한 의미와, 그것이 진정으로 의도하고 있는 바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거나 교육하고 있는 자들의 저서나 발언들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의 민병희 교육감이 이끌고 있는 강원교육청은 지난 4월 ‘청소년교육의회’를 만들고 ‘의원’으로 선정된 학생들에게 ‘세상을 바꾸는 힘’이란 책을 지급하고 ‘학교인권조례제정’에 관한 토론을 준비하도록 했다. 참고로 그 책에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부분을 집필한 저자는 전교조 학생인권국장이자 현직 교사다. 이 책의 저자는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의 권위를 ‘권력’으로 표현하고 있고, 학생
2015-07-27 11:40세계 최초이며 유일하다는 인성교육진흥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역시 인성을 중요시하는 한민족이라고 뿌듯해하는가 하면 인성을 법으로 다스릴 정도가 돼버린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한심해한다. 최고의 교육목표라고 학교 홈페이지에 버젓이 명시해놨던 인성교육이 드디어 약속대로 실천되리라 믿는 동시 그마저 학원이 주도해 왜곡되고 사교육비만 증가할 것 아니냐고 불신한다. 모두 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미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는 이 마당에 어떻게 해서라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제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 인성교육이냐다. 사서삼경의 삼강행실도나 오륜행실도를 가르쳐야 하는 걸까. 아니면 성경의 십계명을 가르쳐야 할까. 윤리도덕을 가르치고 예의범절 교과를 강화하면 될까. 아니면 ‘글로벌시민’을 위한답시고 서양의 에티켓을 가르쳐야 할까. 우리 모두 인성이 무엇인가 잘 알면서도 콕 집어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동안 인성교육 내용과 방식을 두고 왈가왈부할 것 같다. 인성교육 방식을 다이어트 방식과 비교해볼 수 있다. 살을 빼는 오만가지 비법들이 난무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방식은 가장 간단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두…
2015-07-27 11:38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을 정부가 이번에 그 시행령을 만들어 7월 21일자로 공포·시행하한다. 이로써 본격적인 인성교육 실천 기반과 체제를 제대로 갖추게 됐다. 이제 국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교사 등 인성교육 시행의 각 주체들은 구체적 계획과 사업, 예산을 가지고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 또 민간 영역에 있는 가정과 사회 등도 인성교육의 실천 영역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돌이켜보면 인성교육은 광복 이후 우리 사회와 한국교육이 일관되게 그 중요함을 주창하지 아니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성교육은 실행이 없는 헛된 말, 즉 일종의 구두선(口頭禪)에 그친 느낌이 없지 않다. 교육이념 수준에서만 선언적으로 강조됐을 뿐, 그런 위상에 걸맞게, 구체적 실천을 위한 각성된 노력을 일관되게 해 오지를 못한 것이다. 기술과 물질의 가치에 짓눌려 인성은 되돌아 볼 틈도 없는 세월을 지나온 것이다. 인성교육의 이념이 아무리 고상해도 그 실천이 풍성하고 지속적이지 않으면 그것은 허상이다. 인성교육 실천은 이 시대의 요청에 우리 교육이 실질적 적합성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인성교육 실천의 역동성
2015-07-22 09:55최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학교에는 교문 발열체크부터 예방교육, 발열 환자관리와 치료, 각종 문서처리 등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쏟아졌다. 그 일들을 일선에서 감당했던 보건교사로서 이번 대응체계에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전문가 없는 교육당국, 대응 한계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교육당국이 실질적으로 대처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메르스 감염 비상으로 학교에서는 평소보다 의심 증상 학생이 2배~3배 이상 증가해 매순간 어떻게 대처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제목이나 내용이 똑같은 공문이 하루에도 수차례 내려오기만 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목소리다. 한 중학 보건교사는 “메르스 3차 환자가 발생해 온 나라가 비상 상황임에도 교육청에서 쏟아지는 메르스 대책 공문은 여전히 2차 환자 발생 때의 매뉴얼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일선 보건교사들은 교육청에서 학교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보건 관련 전문가가 감염병 업무를 추진했더라면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 체계로는 위기상황에 일처리가 늦어지고, 소통이 안 되면서 혼란이 가중 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
2015-07-22 09:55농촌지역인 전북 무주군 관내 A초등교 2학년생 예진이의 하루는 아침 7시에 시작된다. 8시에 학교버스를 타면 15km를 달려 40분 후 도착한다. 기상 악천후로 인해 통학차량이 결행한다면 결석, 지각하는 건 부지기수다. 사라지는 학교…먼 통학길 매일 감내 방과 후의 모습은 또 어떤가. 담임교사와 상담을 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통학차량을 정해진 시간에 타야 되기 때문에 어렵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 이 학교마저 없어진다면 예진이는 30km나 떨어진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 예진이 한명만 태우고 바로 학교로 향해도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통폐합 이후 더 많은 학생이 버스를 타게 되면 등굣길은 더 멀어질 것이다. 예진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전국 1700여개에 달한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전국 1750개교의 소규모 학교(읍·면 기준 학생 수 60명 이하)가 통폐합 대상이다. 초교의 경우 강원 50.6%, 전남 47.2%, 전북 45.7%, 경북 45.1%가 이에 해당한다. 전북 무주군의 경우 통폐합 이후 초등교는 단 1개만 남는다는…
2015-07-22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