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간의 분단은 그저 땅덩어리만 나눠 놓은 것이 아니라, 그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가지가지들을 송두리째 나눠 놓았다. 우리말도 많은 부침을 겪었다. ‘한글’이 북에서는 ‘조선글’이 되고, ‘한국어’를 북에서는 ‘조선어’라 이른다. 글자 이름과 자모 순서도 같지 않다. 정치 체제와 사회 제도의 차이로 인해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많이 생겨났다. 남북 언어의 이질화는 남북 주민 간 사회적 통합이라는 ‘실질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남북 언어통합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의 관련 사업에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국립국어원은 1989년에 실시한 ‘남북한 언어 차이 조사’를 시작으로, 북한어 실태 조사 및 남북 언어 비교 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일련의 사업 결과물 중에 ‘남북 교과서 학술용어 비교 연구’ 사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대개의 용어 대조 작업은 양쪽 사전 표제어를 중심으로 한 것이었으나, 이 연구는 남북 초·중·등 교과서에서 용어를 직접 추출해 상호 비교함으로써 학교 현장에서 실제 쓰이고 있는 남북의 기초 전문용어를 비교 분석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통일 이후 교육…
2015-08-31 10:45남북은 지난 22일부터 판문점에서 3박4일간 고위급 접촉을 가진 끝에 25일 새벽 군사 대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6개항의 합의 사항을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순간을 무사히 넘겨 다행이다. 무엇보다 이번 남북한 대치 상황에서 2030세대들이 보여준 투철한 안보의식에 마음 든든하다. 최근 실시된 ‘국민 안보의식 조사’에서 남자 대학생 74.6%가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참전하겠다’고 답했다.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과 수단을 마다하지 않던 과거 일부 청년들과는 달리,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전역을 미룬 장병들이 속속 늘어났고, 예비역들까지 ‘언제든지 전선으로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는 SNS의 글들에서 애국심과 자긍심이 살아있다는 것에 가슴 뭉클했다.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을 겪으면서 북한의 침략과 위협에 이젠 더 이상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안보의식이 높게 자리 잡게 됐고 관련 영화들이 최근 개봉돼 흥행하면서 젊은이들의 애국심에 불씨가 살아났다는 평가다. 이처럼 통일의식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통일부가 전국 초중고생 11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 청소년의 53.5%만
2015-08-31 10:43한국폴리텍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전문대학으로, 산업학사학위과정과 학위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하면서 직업훈련과정을 병설 운영하고 있다. 전국 8개 대학과 34개 캠퍼스, 1개의 중등학교에서 지난 48년 간 재직근로자, 다문화 가정, 베이비부머 세대 및 경력단절여성 등을 대상으로 220만 명의 기술기능인을 양성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직업교육훈련 전문기관이다. 높아진 책무 비해 처우 ‘제자리’ 1970~80년대 산업화과정에서 산업인력양성으로 국가경제발전에서 고도성장의 견인차로서 국민들에게 기술혁신을 통한 중산층으로 성장 기회를 성실히 제공했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신 성장 산업분야의 융합형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해 산업사회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했다. 최근에는 ‘스팩 보다는 직무능력이 우선’시 되는 능력중심 사회 구현의 핵심 과제인 NCS 적용 및 일학습병행제의 조기도입·확산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기반 산업 및 창조경제의 핵심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때맞춰 지난해 10월 인적자원 개발(HRD) 전문가인 한국기술교육대 이우영 교수가 제7대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이에 따라 ‘IN(IN-Cube)-3A Polytechnics’를 가치혁신 모델
2015-08-31 10:34우리나라가 6·25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은 바로 단계적 교육 성장 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양성·공급했기 때문이다. 각급 학교 교육이 중단 없이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적, 물적 조건을 충실히 제공한 교육재정정책과 제도가 마련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정 확충에 별 관심 없는 정부 1945년 광복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재정정책은 의무교육에 대해 무상교육을 하기 위해 공비부담원칙을 적용해왔으며, 중등교육기관에 대해서는 공비부담과 수익자 부담이 형평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고등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수익자부담원칙과 더불어 설립자부담원칙을 동시에 적용했다. 이로 인해 GNP 100달러 시대에 초등교육의 보편화를 실현해 초등학교 졸업자가 사회기반 인력을 형성토록 했고, GNP 1000달러 수준인 1970년대 말에는 중등교육의 보편화를 달성해 중등교육 졸업자가 사회기반 인력의 주축이 되도록 했다. GNP 3000달러 수준이었던 1980년 초 이후에는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실현해 중등교육 졸업자와 고등교육 이수자가 사회기반 인력을 형성토록 했다. GNP 50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도약하게 되는 시기에는 고등교육의 보편화를
2015-08-31 10:30우리는 검색엔진이나 포털사이트에 돈을 지불한 경험이 없다. 그런데도 올 4월 기준으로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를 보면 구글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는 28위 수준이다. 과연 구글이 어떻게 이런 거대기업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생활 전반 SW가 지배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이 세상의 변화를 주도했다면 21세기는 소프트웨어 혁명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다임러의 회장인 디터 제체는 “이제 자동차는 가솔린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달린다”고 표현할 정도로 자동차 산업에서도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 의료, 금융, 전자상거래 등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많은 산업들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정부는 작년 7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전략’을 발표해, 초·중·고교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중·고교, 2019년부터는 초등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교과로 이수해야한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의 역량을 길러준다는 취지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의 정규교과 도입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2015-08-25 15:48전세계 대부분의 근현대 학교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산업화에 필요한 산업인력을 길러내기 위해 설계된 ‘공장식’ 학교다. 대량교육, 집단교육, 분업조립 교육, 동시성 획일 표준화 교육을 위한 학교였다. 획일적 ‘공장식 교육’ 이젠 바꿀 때 우리나라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때 초등교는 10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에 4부제까지 하는 대량교육을 한 적이 있다. 학급당 인원이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학생,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급과 학년 집단을 가르치고 있다. 삶과 인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국어·영어·수학 교과목 등으로 쪼개어 가르쳤다가 아이들 스스로 이들을 모두 조립해 자동차가 생산되듯이 ‘전인(全人)’이 될 것이라는 가설과 기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공장식 교육은 그런대로 우리 실정에 맞았던지 ‘한강의 기적’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모델은 21세기 교육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빌 게이츠도 미국 고교는 고쳐 쓰기에는 너무 낡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고쳐야 한다면서 ‘미래의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이외 많은 사람들도 고쳐 쓰는(reform) 교육체제가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21세기
2015-08-25 15:46현장연구는 참 매력적이다. 입상유무를 떠나 수업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되고 교실 수업을 더 풍요롭게 하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입상까지 하게 된다면 상장 및 연구점수 부여라는 인센티브와 함께 인사기록카드에 연구실적으로 기록되므로 아이들을 향한 교사의 열정과 노력들에 대해 객관적인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입상, 승진도구화 안타까워 하지만 현장연구는 출품보고서의 40%만 입상이라는 대회규정으로 인해 60%는 열심히 하고도 탈락을 맛본다. 출품작의 40% 입상이라는 것은 2번을 도전하면 1번은 입상할 수 있는 확률인데, 실제 붙는 사람은 매년 붙고 탈락하는 사람은 매년 탈락한다. 현장연구가 무엇인지 알게 됐을 때, 탈락하는 60%의 교사들이 실력 부족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현장연구는 하드웨어(보고서 작성법)와 소프트웨어(연구 프로그램)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한번만 배우면 알 수 있는 하드웨어를 잘 모르거나 소프트웨어에 적합한 주제를 잡지 못해 탈락한다. 다르게 말하면 연구방법만 알면 처음 현장연구를 하는 사람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연구를 하며 제일 안타까웠던 점은 현장연구 방법…
2015-08-17 16:26일전에 A중 역사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주제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었는데 아직도 필자의 머리에 당시 내용이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로 훌륭한 수업이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과서는 객관적 사실을 기록 그런데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있는 기분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즉,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아 볼 기회가 없었다. 대부분 역사시간이 교사중심 강의 형태로 흘러가리라 짐작된다. 역사교과서가 대부분 미리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그 내용을 전달하는데 충실할 뿐이어서 다양한 수업방법을 선택할 여지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거 역사적 사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다양한 평가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기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역사수업에서는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평가하고 재단해 놓은 결론을 교사가 그대로 전달하고, 학생들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외울 수밖에 없는 암기 교과목이 돼 버렸다. 작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에 관한 논쟁 또한 이러한 암기위주의 객관식 또는 단답형 평가와 그 평가 결과를 잘 받기 위한 수업으로 갈 수밖에 없
2015-08-17 16:23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올해 발표한 ‘2014년 인터넷 중독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0~19세 청소년 중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무려 29.2%로 나타났으며, 이 비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매년 상승하는 중독 위험군 비율 최근 영국 더비대 연구팀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중독이 술·담배보다 건강에 훨씬 나쁜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나왔다. 안구건조증, 어깨 및 목의 통증을 유발하며 그 결과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주요 증상으로는 학업장애, 디지털 치매, 수면장애, 주의력결핍 행동장애(ADHD), 충돌조절 능력 저하, 대인관계 미숙, 불안 및 적응장애, 우울증과 사회 부적응 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의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성장발달을 저해하고 있으며 학습장애, 사회성 저하는 물론 자살과 친족살인 등으로 비화, 현재 우리사회에 심각한 위해요인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부적절한 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5-08-04 11:50우리는 지금까지 자녀 인성교육 책임을 오로지 학교로만 돌려 왔다. 이미 가정에서 망가뜨린 아이들을 학교에서 고쳐놓으라는 꼴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문제학생 뒤엔 언제나 문제부모 소위 문제학생의 배경에는 반드시 문제부모가 있다. 우리는 아동의 문제를 학교에서 잘못 가르친 것이라 탓하지만 이미 가정에서 잘못 길러진 학습된 행동일 뿐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라. 부모의 행동을 바꾸니 아이의 행동이 달라진다. 아이의 행동을 직접 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현대 교육심리학 분야의 석학인 앨버트 밴두러(Albert Bandura)의 고전적인 모방학습이론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가 주창한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의 핵심적 용어인 모방학습이론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상적인 환경 내에서 아동은 거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모방하는데, 긍정적이고 일상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인 모델에 대해서도 모방 학습을 한다. 아이의 행동은 그 부모에 의해 사실상 결정된다. 여기에 사회의 불건전한 환경까지 가미되면 아동의 정서행동은 비
2015-08-04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