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노래도 있다. 원하는 크기가 클수록 꿈도 커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을 읽어보면 마을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간구하던 큰 바위 얼굴은 돈 많은 부자도 아니고, 말 잘하는 정치지도자도 장군도 아닌 평범한 사람 ‘어니스트’였다. 화려한 성공만 좇게 하지 않았는지 물론 세상에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꾸는 꿈들 뒤에 훨씬 많은 실패자의 눈물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고 가르치는 일에 등한시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그동안 우린 ‘성공한 사람’만 너무 화려하게 비추다 보니 그 그늘에 가린 이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자살률이 높은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2015년도 매스컴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하나가 ‘일자리’다.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일자리 꿈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대통령과 같은 큰 꿈을 꾸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낮추기 마련이다. 현실과 타협하기 때문이다. 이 ‘줄어든 꿈’조차 이루기 위해 ‘한 줄 서기’ 간판에 매달리고 있지만 빛나던 젊음의 시간은 흐르고 흘러 ‘
2015-12-28 15:45나는 교사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고 공부한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이 더없이 큰 즐거움이기에 교감, 교장, 승진… 이런 말들에는 관심도 없었다. 공부하고 나누는 즐거움만이 교직의 전부라고 알고 지낸 24년이다. 자부하건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승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난 능력이 없어서 승진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내 꿈의 목록에 들어있지 않음을 나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어 연구점수도 얻고 대학원 공부도 열심히 하며 내 삶을 채워나갔다. ‘투명인간’의 삶 점점 포기하는 현실 가르치는 즐거움에만 빠져 살던 나에게 수석교사 제도에 대한 소식이 들려왔고 망설임 없이 수석교사에 지원했다. 수석교사는 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 및 다양한 교육 활동을 안내하는 일을 수행하는 새로운 교원 직위체계다. 교실 변화를 위해 수석교사가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가 내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아직도 교직사회의 인식 부족과 행·재정적 뒷받침 부족으로 수석교사 제도가 안착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2012년 9월 수석교사의 직위와 수당을 교장과 동등하게 하고자 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교육계가 크게 술렁인 적이 있다. 당시 보도를 접하고는 매우
2015-12-21 10:06대학원 시절 어느 날이다. 점심시간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지도교수님의 연구실을 들렀다.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기분 좋은 표정을 하고 계셨다. 그 이유를 여쭤 보니, 교문 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오는 중에 길거리 좌판상에서 눈에 띄는 액자가 있어 두 개를 사오셨고 지금 막 책상 앞면 벽에 걸려고 하는 참이라는 것이다. 평생 뇌리에 박힌 스승의 액자 교훈 그러면서 그 액자들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하나는 지휘자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지휘봉을 들고 있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발레리나가 허리를 숙여 발레 토슈즈를 여미는 것이었다. 별 것도 아닌 싸구려 액자들을 사 놓고 싱글벙글해 하시는 교수님을 우리는 의아스럽게 쳐다봤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그 사진들이 주는 의미를 설명하셨다. 즉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지휘를 하기 직전에 최선을 다해 지휘를 하겠노라는 마음가짐과 발레리나가 무대에 서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토슈즈를 점검하는 마음가짐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인다면서, 교사도 항상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즉 늘 있는 강의를 교사는 태만한 자세로 임하기도 하고, 때로는 싫증을 내기도 하면서 시간 때우기 식 강의를 하기도 하는데, 예의 지휘자나 발레리나처
2015-12-21 10:05이제 초겨울로 들어섰다. 두꺼운 옷에다 마스크까지 써야 찬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 선생님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학생들도 방학을 앞두고 마음이 안정돼 있지 않다. 수업에 관심이 없고 마음은 콩밭에 가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는 방학 때까지 잘 참으며 지혜롭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될 것 같다. 수업 향한 ‘처음 그 마음’ 돌아봐 이럴 때일수록 초심이 중요하다. 마침 한국교육신문에서 ‘왕초보 교대 예비교사들, 꿈꾸는 수업을 풀어내다’는 제하의 기사를 읽었다. 교총 등이 주최한 제5회 좋은 수업 탐구대회였다. 예비교사들의 꿈꾸는 수업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믿고 미래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열정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모든 선생님들이 처음 교단에 섰을 때에는 이런 예비교사들처럼 수업에 대한 탐구를 많이 했을 것이다. 아주 펄펄 끓었을 것이다. 이제는 혹시 식지는 않았나, 미지근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떻게 하면 좋은 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도전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수업에 만족해 안일한 자세로 임하면 발전할 수 없다. 예비교사들처럼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현재의 수업을
2015-12-16 09:21자유학기제가 내년 전면 도입된다. 지난 2년 반 동안 어떤 형태로든 단 한 번도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지 않았던 학교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학교는 그나마 지난 2년간 먼저 경험한 터이지만 학력 저하 우려는 여전하다. 학부모 연수와 홍보에서 자유학기제 이전보다 더 많은 공부를 시키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학부모들의 학력저하 우려 가장 커 공부를 더 많이 시킨다는 구체적 자료까지 제시했지만 도대체 공부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면서 학력저하가 확실하다고 굳게 믿는다. 주범이 시험 횟수의 대폭 감소라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유학기제가 학부모들로부터 불신 받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학력저하가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는 이런 불신을 확신으로 바꿀 방안이 절실하다. 자유학기제는 중간, 기말고사 등의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하자는 근본 취지다. 그러나 막상 시행해 보니 꿈과 끼를 키우기는커녕 가졌던 꿈마저도 짓밟는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진로체험을 해봤자 잠시 방문해 견학으로 끝나기 때문에 진로탐색은 고사하고 놀
2015-12-16 09:20교육부가 2016년 재외 교육원장 및 학교장 선발과 관련해 교육부 본부 근무자에게 과도한 경력 인정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때문에 시·도교육청은 물론 지역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관(연구관 포함)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육부 근무자가 평소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 수립 및 시행, 국가 예산관리, 법률 제·개정 등 업무 영역이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의 행정 처리를 하고 있어, 전문적인 업무 처리 능력이 요구되는 재외교육기관의 특성상 기관장 선발 시 일부 가산점을 높게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2016년 재외 기관장 선발에 있어 한국학교장의 경우, 외국어 성적 60%, 경력 40%로 선발하면서 교육부 본부에 근무한 연구사, 연구관의 경우 매월 0.6점, 시·도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관(연구관 포함)·장학사의 경우 0.4점, 지역교육지원청의 장학관과 일선 학교 교감에게는 0.2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근무자에게만 과도한 가산점 또한 재외 한국교육원장은 외국어 점수 80%, 경력 점수 20%로 선발하면서 교육부 본부에 근무한 연구사, 연구관의 경우 매월 0.3점, 시·도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관(연구관 포함)
2015-12-07 09:49지난 7월 21일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됐다. 생각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인성교육을 벗어나고자 체험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세부적 실행을 위해 ‘인성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이 마련 중이다. 이 계획이 진정 지행일치를 발하는 실질적 효과를 거두려면 견물생심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학교의 가르침보다 사회의 가르침을 더 잘 배우는 듯하다. 교과서는 머리로, 세상 사는 요령은 몸으로 배우기 때문일까? 세상은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는 성과주의,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일등주의, 이기기 위해서 수단은 중요하지 않다는 승리지상주의가 판을 친다. 천재소년 송유근의 최연소 박사학위 취득을 둘러싼 논문표절 사태가 모든 것을 보여준다. 도대체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위해 윤리를 무시하는 천재박사는 어떤 교육이 만들어냈는가? 머리로만 배워서 그렇다. 가슴과 손발로 배우지 못해서 그렇다. 머리만으론 배우기 힘든 도덕 어릴수록 판단력보다는 습관과 사회화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다. 십대 초반의 청소년일수록 마음으로 먼저 느끼고, 행동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나치게 합리적 사고로는 자기중심적 판단과 이기적 결정을 내리
2015-12-07 09:47교사는 인재 양성이란 국가의 중책을 위임 받은 전문가다. 그러나 오늘날 교사는 교육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되면서 타 직종 수준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과중한 업무와 사회·경제적 지위 하락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 활동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교원 전문성, 교권 보호 인색한 현실 평소 동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당수가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종종 해결책도 제시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이를 공감하고 그 어디선가 대신 목소리 내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학교현장과 교원의 권익 보호에 인색한 분위기 속에서 쉽지 않다는 현실 또한 직면하게 된다. 결국 교사들이 뭉쳐 해소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교원단체의 역할은 절실하다. 현재 많은 교사들이 교사의 교권 및 전문성 신장, 복지 증진 등을 위한 교원단체의 필요성 자체는 공감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교원단체에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4년 기준 한국교총의 회원 수는 약 17만 명, 전교조 등 교원 노조 회원 수는 약 6만 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로 전국 교원 수 47만4358명에
2015-11-30 10:09교육전문가로서 교사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대해 평생 연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교육연구대회에 참가하는 교원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교과연구회 지원, 컨설팅 활성화 선생님들의 참가 열의가 저조한 이유는 연구대회 말고도 연구점수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대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승진을 위한 점수를 얻는 수단이 아니라 모든 교원이 참여하는 연구대회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교과연구회나 단위학교별로 공동연구팀을 구성해서 함께 연구하고, 그를 통해서 나온 연구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교직의 학습공동체 시스템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연구 설계나 연구 방법을 잘 모르는 교사들도 연구팀 속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선배교사들에게 수업관련 연구를 배울 수 있는 장점도 생긴다. 실제로 지금의 현장연구는 개인연구의 성격을 띠고 있어 상당수 교사들이 참여하고 싶어도 주제 선정, 연구방법, 통계처리 등에 대해 잘 모르고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 석·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선생님 혹은 대회 입상자들에게 문의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은 매우 막막해 한다. 따라서 학위를…
2015-11-30 10:08수능 다음날인 13일. 수능 과목별 정답지와 가채점 통계표를 들고 교실로 올라갔다. 우선 가채점 통계표를 한 장씩 나눠주며 어제 본 시험 점수를 적어내라고 주문했다. 아이들 대부분이 예비소집 일에 미리 나눠준 정답 이기용 스티커에 정답을 적어와 채점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끓는물수능’에 허탈감 빠진 교실 채점을 시작한 지 이 십여 분이 지났을까. 한 아이가 벌떡 일어나 울면서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 이유를 물어볼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책상 위 구겨진 수험표를 본 순간 그 이유를 대충 가늠할 수 있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최상위권이었던 터라 주목받는 아이였다. 체육관 쪽 등나무 벤치에서 훌쩍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는 자신이 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나와 눈이 마주치는 것을 애써 피했다. “수능 때문에 많이 속상하지? 최선을 다했는데.” “…….” “가채점이니까 지금 점수에 너무 속상해하지 마. 결과는 나와 봐야지.” “선생님, 이번 수능 잘못된 거 아녜요? 분명 쉬울 거라고 했는데….” 아이는 시험이 어렵게 출제된 것에 화가 많이 난 듯했다. 그리고 이제
2015-11-23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