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자주 봐요. 공문보다는 뉴스가 학교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니까요. 뉴스에서 발표한 내용을 며칠 후에야 공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안타까운 요즘이에요. 그런데, 뉴스를 검색하다 보면 속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자꾸 댓글을 안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댓글에도 눈이 가거든요.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댓글도 많아요. 댓글을 읽으며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각자의 불만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상대는 교사라는 것을 느껴요. ‘수업은 EBS가 하고 교사는 놀면서 돈 버네.’ ‘교사들 꿀 빠네.’ 댓글을 보면서 생각해요. ‘아~ 우리는 꿀을 빨고 있었구나.’ 사소한 댓글 하나에 마음이 상해요. 이참에 꿀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한가하게 꿀물을 타서 마실 시간이 없어요. 온라인으로라도 수업해야 하니, 아이들에게 전해줄 1주일 치 활동지를 미리 만들어서 배부해야 해요. 쉬운 일 같지만, 하나하나 편집하고 등사하고 다시 묶어서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에요. 평소 같았으면 그날그날 복사해서 줄 수 있는 활동지일 텐데 말이지요. 아이들이 없는데도 공문은 줄어들지 않아요. 말로
2020-04-20 17:50
집에서 가능한 활동을 수업활동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등교로 재택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염성이 극히 높은 코로나 19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한동안은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학교에 등교했다가도 감염자가 증가하면 다시 재택 수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마저 있다.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집에서만 가능한 활동을 학습활동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눈만 뜨면 아이들이 학교에 갔던 상황에는 지금과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기회나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할 기회가 적다. 아이들이 가사일 도울 기회를 갖기 어렵고, 엄마와 함께 식사 준비나 요리를 할 기회를 가질 수도 없다. 종일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이나 자기 관리력을 기를 기회가 없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재택 학습 기간은 그동안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놓쳤던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며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사들이 학습 활동을 계획할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잘 연결시키면 학생들은 삶과 교육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달으며 배움에 더 관심을 갖게
2020-04-16 11:17
놀이란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활동이다. 실제적인 목적을 넘어선 창조 활동으로서 자발성에 기반한 즐거움이 수반되는 모든 활동을 놀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과 유기적 연결 필요 이에 반해 수업 놀이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수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용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수업 중 활용되는 의도된 교육 놀이로서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 자발성과 즐거움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수업과 놀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수업 놀이의 바람직한 실천 방향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수업 놀이와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수업 놀이는 반드시 교육 목표에 의해 체계적으로 계획된 놀이 활동이어야 하며, 놀이의 결과가 교육 목표의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놀이의 성격, 목적, 내용이 교육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단위 학습 시간의 수업 목표와 연계되지 않거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을 신장시킬 수 없는 활동은 바람직한 수업 놀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탐구적 요소, 창의적 요소, 인성적 요소 그리고 예술적 요소가 골고루 반영되어야 한다.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2020-04-13 09:24
예측하지 못한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운데 교사는 눈앞의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교육계의 고통과 수고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며 노력의 방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교육 약자는 대면 교육 필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교실에서 자는 아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등의 문제가 심화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실망은 커지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 학교 무용론으로까지 이어졌었다. 대신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는 교육, 인공지능 학습 멘토의 학습 지원을 통한 개인 맞춤형 개별화 학습 등 에듀테크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에듀테크가 아직 갈 길이 멀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으며, 교육 약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온라인 개학 체험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번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은 온라인 학습의 효율성과 방치 학생 문제다. 그 결과 취약계층 자녀, 특수교육 대상자를 비롯한 학습장애 학생, 학습 흥미도가 낮은 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
2020-04-13 09:22코로나19 대란 속에 대한민국 미래 4년을 짊어지고 갈 선량(選良) 300명을 뽑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대란과 진영 대결은 정쟁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혐오를 가중하고 있다. 모름지기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민주정치의 축제인데 당리당략 정쟁으로 점철된 지금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이 들린다.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대의정치 체제에서 참정권 행사의 기본이다. 공정 강조 공약 그나마 다행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은 오직 표를 얻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금 퍼주기식 선심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실행 계획 등을 검토해 정책과 공약의 이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매니페스토도 실종된 상태다. 그간 역대 선거에서 ‘교육 대통령’, ‘교육 국회의원’을 자처한 후보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이행 가능 공약(公約)보다 선심성 공약(空約)만 남발해 정작 당선 후에는 공염불이 됐다. 미래 한국 교육을 혁신·선도할 교육 선량 선출은 교직 사회의 지상 명제다. 따라서 정당과 후보자들은 정책 대결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정쟁에 함몰돼 안타깝
2020-04-13 09:20Q. 헌법재판소가 2월 말 페이스북으로 선거운동을 한 선생님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결정했는데, SNS상에서 개인 자격으로 근무 시간 외에는 선거운동을 해도 괜찮은가요? A. 아닙니다. 유·초·중등 교원 모두 모든 종류의 선거운동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해당 교사가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아무 의견 없이 일회성으로 단순 공유했기 때문에 당선 또는 낙선의 목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헌재 결정의 이유입니다. 헌재는 SNS에 게시한 전체 게시물의 비중, 이전에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지, 선거일에 임박해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이례적으로 연달아 작성·공유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목적의사가 있는지를 봅니다. 실제로 교사가 SNS상 선거운동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SNS와 블로그,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 등에 현직 교육감의 치적을 게시한 선생님은 고발당해 퇴직했습니다. 또 현직 시장의 사진·활동상황 등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해당 시장의 페이스북을 방문해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클릭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선생님은 형사고발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현직 단체장
2020-04-10 09:42
교육부 뉴스 속보가 끝나자 메신저 알림이 와요. 긴급이래요. 요즘은 무슨 회의만 하면 ‘긴급’이 붙어요. 긴급 부장회의, 긴급 동학년 회의. 긴급이 유행인가 봐요. 긴급을 붙여야 할 만큼 빠르게 많이 바뀌어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것이 바뀌고 혼란스러우니까요. 학교는 아이들이 없으니까 주인이 바뀌었어요.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야 할 학교는 공문이 주인이에요. 업무를 위한 계획도 일정이 틀어지면서 처음부터 다시. 학사일정도 기껏 정리하면 처음부터 다시. 뭐든지 다시 하는 분위기에요. 선생님들도 어수선하지만, 학부모님들도 어수선한 건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학교로 문의 전화가 오기도 해요. "왜 온라인 클래스도 승인을 안 해줘요?" "아니, 뉴스에서 나왔는데, 왜 학교에서는 아무 얘기도 없어요?" 뉴스로만 접하는 정보로는 부족해요. 궁금한 마음에 학교에 문의하시는 학부모님들. 하지만 선생님들도 자세한 지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를 알려드리기는 역부족이에요. 이 부분에서 서로 오해가 생겨요. 학부모님들은 ‘선생님은 다 알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생님들은 ‘나도 모르는데…’라는 마음을 가지시니까요.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따라 다른 생각이 들
2020-04-09 11:56
개학이 네 차례 늦춰지면서 급기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개학은 순차적으로 늦춰졌고, 멈춰진 교육활동을 가동하기 위해 공교육 기관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가 ‘온라인 개학’이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사실 학교 교육은 울타리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아이들과 함께 씨름하고 손을 맞잡는 오프라인 교육에 최적화돼 있다. 물리적 환경도 오프라인 수업에 고착화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도전을 받게 됐다. 온라인 수업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9일. 이제 학교에선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익숙하진 않지만 해야 한다면 우리 교사들은 아마도 집어넣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학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라는 공문이 쏟아지고 학교 단위로 개별교사에게 밀려오는 실시간 강의의 압박은 쓰나미에 비길 정도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지만 교사들은 지금도 ‘화면 공유’를 통해 보여줄 좀 더 나은 수업 콘텐츠를 고민하느라 여기저기 뒤지고 자료를 편집하고, 카메라를 켜고 화상회의로 조·종례를 하면서 본격 가동될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과 시뮬레이션을…
2020-04-07 17:30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가 세계를 덮친 후, 학교는 사회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공포에 위축돼 있다. 계속되는 개학 연기로 학교는 아이들과 3월의 시끌벅적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의 죽은 듯한 적막이 교육자로서의 생명감을 앗아가는 기분이 든다. 보호자 격차가 디지털 격차로 세계적인 전염병이 백신도 없는 채로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지금, 교육 행정당국은 신학기의 시작을 4월까지 미루고 학교급별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학생 안전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등교를 허용할 수 없으면서도, 학습이 기약 없이 미루어짐에 따른 결손을 어떻게든 보충해야 한다는 현실과 이상의 타협으로 보인다. 온라인 개학이 발표되기 전 개학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을 때부터 학교는 원격교육 준비로 분주했다. 방학을 줄여가며 교과 시수를 유지하면서도 선생님들은 디지털 교과서나 각종 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등교를 못 하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했다. 교사마다 전부 온라인 강의를 해야 하냐며 인터넷 방송에 필요한 설비는커녕 촬영 장비도 제대로 없는 학교의 현실을 돌아보며 곤란한 표정을 짓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인터
2020-04-07 17:30전 세계로 확산하는 코로나19가 마스크 대란, 돌봄 대란에 이어 온라인 교육 대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세 차례 미뤘던 초·중·고교의 개학을 결국 적응 기간을 포함한 4차 연기와 함께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했다. 교육부가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다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한 것은 아직 국내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해외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별 연간 수업일수와 시수,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개학을 연기할 수 없어서다. 순차적이라지만 이달 20일까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대학조차 어려움 겪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4월 말에는 등교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등교 개학 후의 운영 방식도 오전반·오후반 분리, 학년별 격일 등교, 1주일에 1∼2일 등교, 3∼4일 온라인 수업 등 등교 수업과 온라인수업 병행 등을 두루 고려 중이라고 한다. 집단 규모와 접근 시간 등을 줄여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파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학생 안전을 위한 방역과 교육을 병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초·중·고교의 일제(一齊)…
2020-04-07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