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Ⅰ. 개 요 현재 각 지역교육청에선 교사들의 컴퓨터 활용능력 향상을 위한 정보 인증제가 실시되고 있다. 정보화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에게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컴퓨터 활용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토지와 노동과 자본이 물적 산업의 기본 요소라면 다양한 분야의 폭넓고 깊은 지식들이야말로 창조적 지식생산 활동의 기본요소인데 이러한 지식생산 활동의 핵심인 지식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독서 활동이야말로 지식 교육의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교사들이 담당해야할 최우선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정보 인증제와 병행하여 교사들의 독서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 속 독서 진흥제도를 살펴보면 조선시대로 거슬러 갈 수 있다. 대왕이란 칭호로 불리는 세종은 사가 독서제를 시행하였다. 사가 독서제는 세종 대왕때 학자를 양성하고 유교를 통치 이데올로기로 만들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1424년(세종 6) 집현전 학사 중에서 젊고 재주가 있는 자를 골라 관청의 공무에 종사하는 대신 집에서 학문연구에 전념하게 한 제도였다. 세종 말엽에 신숙주·성삼문 등 6인에게 휴가를 주어 절에서 글을 읽게 하는 등 여러 차례 시행 되었었다. 휴가를 주어 책읽기에 전념하게 할 만큼 독서의 중요성을 역사적으로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이가 세종이었으며 그런 안목을 가진 임금이었기에 세기를 뛰어넘어 칭송받는 성군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제안자는 충북 교육 발전의 기틀이 될 교사들의 독서능력 및 독서태도 함양을 위한 활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Ⅱ. 창안 제안의 필요성 문화체육 관광부에서 실시한 2008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3명은 1년간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독서 인구가 적다는 것을 통계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사 대상 10명 모두가 교사라고 가정하고 7명 교사의 독서량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1년간 한권도 읽지 않는 3명의 교사들을 위한 독서정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세 명의 교사가 (비율적으로 세 명이라 해도)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교육적 영향은 산술계산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럼 교사의 질과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나폴레옹, 빌게이츠, 철강 왕 카네기, 아인슈타인 같은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경쟁력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열정적인 독서가였다. 그리고 현재를 살면서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인 월드비전 긴급 구호팀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한비야, 그리고 이건희 삼성 전 회장, 그리고 연예인 중 김제동도 열정적인 애독가로 이름 나 있다. 그렇다. 모든 경쟁력의 원천은 책이고 활자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이고 바로 그들이 과거에 지도자였었고 그리고 현세의 지도자들이란 점이다. 교사는 미래의 지도자, 주인공을 키우는 자들이다. 미래의 주인공, 지도자들을 만드는 최고의 양분은 바로 책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먼저 책을 읽는 사람들이어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책을 읽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지식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깨달음을 얻어 내가 변하기위해서. 하지만 개인의 이름이 아닌 교사라는 특별한 위치에서의 독서의 목적은 지식과 깨달음 모두를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논리와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정확한 지식의 소유자 이어야한다. 일반인에겐 지방의 화학식은(C8H5O33R)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아내면 그 뿐인 과학적 사실이지만 교사에겐 정확한 지식으로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교사가 지방의 화학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다면, 초등학교 4학년 과학 수업에서 낙타의 혹에 들어있는 지방이 사막을 여행하는 낙타의 여행길에서 어떻게 수분으로 전환되는지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위 수준의 지식을 내가 가르치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알기쉽게 가르치는 것이 바로 교사의 전문성임을 우리 교사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정확한 지식의 구조는 교사라면 누구나 갖추고 있어야 할 최고의 기본 자질이다. 지식의 습득 외에도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세상을 보는 시선,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다. 새로운 교수방법 및 교육 현장 개선의 안목도 미래를 위한 교육을 담당하는 우리 교사들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목적이다. 지금까지 교육 현장에서는 교수 방법이 교사들의 그리고 교육 연구자들의 관심의 핵이었다. 교수 방법이 교육 내용을 결정 하는 게 아니라 교육 내용이 교수 방법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학습 주제를 어떻게 가르칠까가 교수 방법이다. 이젠 교수 방법과 함께 그 지식의 습득의 과정에 교육 정책이 관심을 기울일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지식 위주 학습의 무효성을 이야기 하지만 본 제안자는 이런 비판들은 교과서가 전달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지식의 구조를 알 수 있는 다양한 독서 경험을 하지 못한 자들의 자기변명 이라고 생각한다. 깊이 있고 폭넓은 지식의 구조를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료는 바로 책이다. 흔히들 21세기는 창의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창의성이란 하늘에서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영감(Inspiration)이 아니라 치밀하게 얽혀진 지식 Network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산출과정이고 결과물임을 인식한다면 정확하고 자세한 지식의 습득이 모든 교육의 기초임에 동감을 표할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 자신을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기에 교사 자신이 먼저 정확하고 체계적 지식의 소유자 되어야하며 교사에게 정확하고 체계적 지식의 습득은 선택이 아닌 의무이고 필수이다. Ⅲ. 창안내용 교사 독서습관 형성 및 독서능력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다음과 같은 활동을 제안한다. 다양한 활동을 제안하는 이유는 프로그램 운영 상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다. 1. 교사 독서 인증제 2. 교사 독서 연구대회 실시 Ⅳ. 추진전략(방안) : 1. 교사 독서 인증제 1) 교사 독서 인증제의 궁극적 목적 - 책을 통해 교사가 반드시 습득해야하는 지식의 양적인 면과 교육 현장 개선의 의무를 가진 교사의 책임이라는 질적인 면 모두를 균형 있게 평가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평가 제도를 통한 공교육의 질 개선에 독서 인증제의 목적을 둔다. 2) 추진 방법 (1) 연초 도서 목록을 4권정도 선정한다. - 교과 관련 지식 습득을 위한 책 2권, 개인 인식의 지평을 확장 시킬 수 있는 책 2권을 선정하여 독서 본래의 목적인 지식 습득과 인식의 확장 두 개의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2) 연 1회 독서 인증시험을 도교육청 주최로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 단위별로 실시한다. 3) 도서 선정 시 유의점 각 학년의 학습 내용을 아우르는 도서를 선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사회의 경우 우리나라 역사를 주제로 한 책 - 조선 왕조 실록 (6학년 일 학기 관련) 과학의 경우-우주를 주제로 한 책(5학년 2학기 관련) 식물과 동물의 생태를 다룬 책(5학년 일 학기 관련, 6학년 일 학기 관련)등 교과내용 관련도서를 독서 인증제 도서로 선택한다. 초등교사의 경우 담임 학년의 변동이 수시로 있음으로 현재 담임 학년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주제의 도서를 읽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등교사의 경우 담당 교과별로 적당한 교과내용 관련 도서 2권 그리고 인식과 안목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도서를 2권정도 선정하도록 한다. 4) 구체적 실시 방법 (1) 도서 내용 중심의 지식 내용 test - 현행 교원 컴퓨터 인증제와 동일하게 도서 내용 중심의 필기시험 방법이다. (2)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도서를 테스트 하는 방법- 인터넷 망이 차단된 컴퓨터를 제공하고 (다른 이의 생각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 넷망이 차단된 컴퓨터를 사용하여 선정된 책을 읽고 교사라는 직위에서 느낀 점이나 책 속에서 교사 자신이 발견하거나 발전시킨 교육 개선 아이디어 등을 자유 논술로 기술하게 한다. (3) 평가 결과의 처리- 테스트 1과 2가 모두 일정 합격점을 통과 할 경우 정보 인증제처럼 독서 인증서와 소정의 점수를 부여하도록 한다. 끝없이 배움을 추구해야할 교사임으로 정보인증제처럼 일회성 인증제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인증제 시험에 도전할 기회를 주도록 하며 이렇게 획득한 독서 인증점수를 이동점수에 반영하도록 한다. 2. 교사 독서 연구대회 실시 1) 현행 각종 교사 연구대회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되 그 내용을 독서라는 내용으로 한정하는 것이 본 제안자가 제시하는 연구대회와 현행 각종 연구대회와의 차이점이다. 2) 연초 개인 독서연수 계획을 공모한다. 3) 개인 독서연수 계획을 근거로 한 개인 독서 결과물의 질적인 면을 심사하여 연구 점수를 부여한다. 4) 독서 연구대회의 심사는 교사가 다양한 독서를 통해 얻은 인식의 내용을 어떻게 교육 현장에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그렇게 투입된 프로그램에 의한 교육 현장 변화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Ⅴ. 기대효과 공부하는 자, 책을 읽는 자가 넘치는 곳에 답보나 후퇴는 있을 수 없다. 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이다. 교사들의 독서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깊이 있는 지식과 그러한 지식의 연결 구조망에서 생성된 새로운 아이디어가 공교육의 이름이며 DNA가 될 것이다. Ⅵ. 맺음말 한 사람의 일생을 바꾸는 책과의 만남, 심도 있는 독서교육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세상 속에서 올바로 설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는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 위대한 역사는 만남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3번 E장조)의 곡이 그의 친구였던 이그나츠 로이프게트를 위해 작곡되어진 것이 그러하고 해박한 지식을 가진 마르코 폴로가 뛰어난 언변으로 동방세계를 이야기하다 민심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감옥에 투옥되었지만 감옥 안에서 그의 여행담을 받아 적어준 루스티겔로를 만났기에 세기의 명작 (동방견문록)이 탄생된 것처럼 무수히 많은 다양한 만남 중에서도 책과의 만남은 한 사람을 변화시킬 위대한 에너지가 된다는 걸 많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앞에 제시한 독서 활성화 프로그램이 충북 교육 발전의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해주리라 굳게 믿으며 이 제안을 마감한다.
하나. 독서교육의 대안으로서의 국어교육. 평생 어느 곳에서든 언제든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있다. 바로 책이다. 평생교육시대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할 가장 중요한 습관이 독서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과밀학급 및 과도한 업무가 교사들을 짓누르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체계화 된 독서교육의 시간을 만들어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국어라는 교과를 통해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방법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의도되고 계획된 국어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상식을 넓혀가는 법을, 책을 분석하는 법을, 책을 이해하는 법을, 책에서 내게 주는 교훈을 찾는 법을 아이들은 바로 읽기에서 배워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익힌 모든 것들이 문자를 통해 그리고 소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는 말, 혹은 사람들의 마음에 강한 지진을 일으키는 글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둘. 절대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국어교육의 DNA를 다시 한 번 생각하다. 국어과에서 추구하는 목표의 하나인 사고력, 가치 판단력을 함양시키기 위해서는 교사의 친절하고 철저한 계획된 가이드라인에 의한 교재 읽기가 필수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이드라인이란 교사가 모든 사고와 가치를 일일이 일깨워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해 줄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리고 다양한 발문을 통해 아이들에게 읽기제재 속에서 스스로 다양한 사고와 가치를 발견해나가는 능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3일 아침 서울 창일초(교장 송신철)를 찾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목걸이를 직접 걸어주며 인성교육 실천주간 첫 날을 시작했다. 교문맞이를 통해 아이들과 인사를 나눈 이주호 장관은 “인성교육의 출발점인 초등학교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고 성장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아이들과 가벼운 조깅을 마친 후 학교 뒤편에 자리한 텃밭에서 학생들과 배추모종을 옮겨 심는 체험도 함께했다. 박세흠 교사는 “도시 속 농사체험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그로 인한 정서 순화가 인성교육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3일부터 8일까지 인성교육 실천주간을 통해 생활운동으로서 지속적으로 추진 가능한 인성교육 실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단위학교에 우수사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과부 인성교육 실천주간 주요 행사 3일 (월) : 2012 인성교육 실태조사 결과 발표 / KBS 1TV, 학교폭력예방 우수사례 등 소개 4일 (화) : 인실련, 현판식 및 인성교육 비전 선포식 (한국교총회관) 5일 (수) : 밥상머리교육 길거리 홍보 6일 (목) : 프로젝트형 인성교육 수업 공개 (창덕여중 등 서울 소재 4개 학교) 7일 (금) : 인성교육 관련 범부처 공무원 대상 학부모 교육(감정코칭, 최성애 박사)
전라남도교육청 관내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의 통합학급에 근무하고 있는 교원 14명과 도교육청 김순애 장학사를 비롯한 연수단 15명은 8월 6일부터 13일까지 6박 8일간 선진 특수교육 시찰을 위한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방문 국가로는 체코, 오스트리아와 독일 3개국으로 특수교육 지원 실태 파악과 유럽의 통합교육 현황을 배우고 돌아왔다. 교사들은 일반교육 시스템 안에서 특수 학생에 대한 지원과 전반적인 교육 복지 현황을 둘러 보고 무사히 귀국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 특수교육 시찰단의 지원센터 방문 연수 >
9월 1일 오후 5시부터 37년 반 몸을 담아 오직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박춘석 선생님이 순천용당초등학교 아이들의 맑고 고운 합창과 더불어독창회를 열어 인생 제 2막을 올리는 정년 퇴임식을 가졌다. 약력을 담은동영상의 순서에 이어 영혼의 노래와 애창 가곡 속에는 98세 노모를 그리는 어머니 마음이 듣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박교사는 구례 청천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직에 입직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성을 살려 동요지도를 통한 인성교육에 앞장 서 왔다. 최근 2012년에는 순천 국제정원박람회 홍보를 위한 순천시 콩클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였으며는 등 가는 곳마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성장을 위하여 동요지도에 열성을 다 하였다. 그 열매로 지금은 제자들이 성장하여 사회 곳곳에서 세상을 맑게 하는 산소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선생님이 걸어오신 길마다 참교육의 짙은 향기가 풍겨납니다. 선생님의 가슴 훈장이 더욱 빛나는 것은 피와 땀과 눈물 빛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을 향한 헌신과 사랑이 빚어낸 탐스러운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라는 송공의 시와 아버지의 음악성을 선물로 받아 음악교사로 삶을 시작한 아들 화목 군의 축가와 교우들의 중창은 식장을 더욱 감동스럽게 장식하였다. "누구나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인생의 길목에서 천하보다 귀한 아이들을 맡겨주시고, 교사를 믿고 기다리는 학부모님들께 감사를 드리면서, 다하지 못한 일들은 교직을 지키는 후배들에게 부탁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교직이 참으로 좋은 직업이었습니다." 라며 아쉬움을 남기는 인사에는 참석자들로 하여금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요즈음은 사회가 변하여 교사로 정년퇴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교장 선생님의 퇴임식은 있어도, 교사를 위한 퇴임식을 소홀히 하는 것은 바람직한 교직문화가 아니다. 오직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살아 온 모든 교사들이 받아야 할 면류관을 소홀하게 하면 우리 장래는 소망이 없다. 한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듯이 지금까지 뿌린 정성과 노고는 하늘이 기억할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아이들 속에서 조급하며 분주하게 살았던 삶을 정리하였으니,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향기를 날리는 '사회의 스승'으로 살아가길 기원하여 본다.
집단 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트러블 메이커이다. 집단에서 가장 환영받는 사람은 부드러운 사람 그리고 사람 친화적인 인물이다. 집단 내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고 모든 사람의 형편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 교육이 추구해야할 바람직한 인간상이다. 하지만 화합형의 인물만 선호하다 빠지게 되는 위험도 존재한다. 바로 화합이라는 명목아래 문제의 뿌리를 찾아 해결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내 눈앞의 문제를 내 눈을 감으며 회피하는 일을 집단을 위해 내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자위해버리는 일이다. 업무 능력보다 대인관계를 잘하는 융화적인 사람을 선호하는 직장내 인식에도 이러한 문제는 존재한다. 융화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저 좋은 게 좋다는 것을 위해 그 융화를 위해 정작 해결해야할 문제를 읽어내는 안목을 잃어가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가르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기에 아직 지적 발달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어서 모르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며 아이들이 가진 문제를 간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간과 속에는 발전이 없다. 아이들이 보이는 현상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인식을 가질 때 우리가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대안도 하나씩 둘씩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 하기보다 내 눈을 감으며 문제를 회피하는데 익숙해진 교사들이 교실 속 문제를 그리고 학생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있을까.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도 훈련에 의해 더욱 더 정교해지며 바로 거기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물론 자기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모든 일에 문제를 만들어내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근절되어야 하는 일임에 분명하다. 문제를 만들되 나 개인의 이득이 아닌 다수의 이득을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공분을 표현하는 사람을 사회의 악이 아닌 사회의 약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문제를 발견해 내는 안목을 길러주고 문제를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로 교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가진 문제를 찾아내는 안목을 가진 교사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아이들은 어리다. 어리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 당연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부족함을 나이라는 이유로 묻어버릴 때 우리가 길러주고 고쳐주어야 할 정작 중요한 능력의 부진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누를 범할 수 도 있다. 일단 무언가 불합리한 일들을 찾아내고 이를 문제라고 인식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다. 그 해결책의 과정에서 발전이 있고 변화가 있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자가 결국 이 사회를 밝게 만들고 이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교육을 바꾸고 그리고 교육의 힘이 나라를 바꾼다.
드디어 우리 학교에 샤워실이 생겼다. 본관 1층 서편 화장실 옆에 학생 전용샤워실을 설치했다. 운동이 잦은 남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샤워실을 설치한 것이다. 샤워실은 총 다섯 개의 샤워대와 부스로 구성되어 학생들이 언제든 땀에 젖은 몸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샤워실은 학생들의 건의에 의해 학생부 물품보관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박상영 학생회장은 "학교차원에서 학생복지에 힘써주는 모습이 참보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제 신기한(?) 경험을 했다. '색소폰과 기타가 함께하는 아파트 음악회'를 앞두고 사전회의에 일월지구 동대표회장이 무려 네 분이나 모인 것이다. 작년 무관심으로 외면 당한 것과 비교하면 세상이 확 바뀐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알고보니 작년 회장이 아니다. 두 곳이 바뀌었다. '아하 그래서 그런 것이구나!' 필자가 살고 있는 수원시 구운동 일월지구 아파트. 가까이 일월저수지 공원이 있어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가까이 할 수있다. 공기도 맑아 산책은 물론 운동하기에도 적합하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시간이 나면 이곳에 나와 여유 시간을 즐긴다. 호수에서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오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전원도시 같다. 작년 10월 19일 '가을맞이 우리 아파트 한마당 어울림'으로 전용섭 패밀리 앙상블을 가졌다. 200여 분이 참석하여 색소폰 음악을 듣고 때론 즉석에서 가요 열창을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5개의 아파트 중 2개 아파트의 힘으로 이룬 것이다.행사 성공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동대표들의 협조로 이겨냈다. 지난 5월 24일에는 우리 아파트 단독으로 수원시립합창단 초청 '찾아가는 음악회'를 유치하였다. 일월초교 강당에서 열었는데 수준높은 오페라, 뮤지컬이 우리 아파트 품격을 한껏 높여주었다. 어린이를 비롯해 어르신까지 가족단위로 클래식을 즐기는 모습은 예술과 아파트 문화 접목이 그렇게 어렵지 않음을 알게해 주었다. 음악회 개최시 가장 어려운 것은 이웃 아파트와의 공조체제. 이번에도기껏해야 2개 아파트 정도? 그런데 그게 아니다. 공문을 받고 4개 아파트 회장이 모였다. 작년에도 협조적인 아파트 회장은 관리소장을 대리 참석시키며 미안하다고 저녁까지 대접한다. 소요비용인 출연자에게 드리는 사례비도 작은 아파트가 통큰 양보를 하여 균등하게 부담하잔다. 대규모 아파트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관람객 모으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음악회 포스터, 프로그램 게시는 물론 초대권을 아파트 세대별로 배부하자고 한다. 4개 아파트 총 3천세대이니 10%만 나와도 관람객은 300명이다. 아파트 방송으로 안내하고 잔디밭에 깔 돛자리 지참도 주민들께 알려드리기로 했다. 출연진은 색소폰만으로는 단조로와 교회 여목사가 통기타 가수로 등장한다. 그 녀는 40대 이상을 겨냥하는 색소폰과는 다르게 젊은층세대에 맞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곡목에 넣었다.이 정도면 신세대들도 음악회에 함께 할수 있다.필자가 세운 3일 연속 색소폰 연주 초안을 고집하지 않고 동대표들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저녁식사하면서 아파트 관리의 노하우가 쏟아진다. 관리비 연체세대 체납을 막는 방법, 전기, 설비관리 전문가들의 지식공유는 몰론 주차문제해결방안도 나온다. 정례적으로 관리소장과 동대표회장 모임을 갖자는 건의까지 나왔다.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 더불어 행복하게 살자는 데 전적으로 동의를 한 것이다. 경품 협찬을 받는데도 동행한다. 이마트 부점장, 수원농협유통센터부장을 만났는데 협조적이다. 일월지구 상가번영회장은 회원들의 협조를 구해 큐알 코드를 넣은 식권을 자작하여 제공한다고 한다. 더불어 상호를 홍보하니 윈윈전략이다. 아파트 주민 이용이 늘어나리라 본다. 오는 7일 저녁 일월공원에서열리는 아파트 음악회가 성공적으로 열릴 듯하다. 주위 분들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다. 지도자가 바뀌면 그 조직체도 바뀐다. 훌륭한 지도자는 그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못난이 지도자를 만나면 발전이 없다, 오히려 퇴보다. 지도자를 잘 선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학교도 마찬가지다. 교장이 바뀌면 그 학교가 바뀐다. 학생은 교사의 능력만큼 성장하고 학교는 교장의 열의만큼 발전한다는 말이 있다. 담임교사에 따라 그 학급이 달라진다. 학업성취 능력은물론 학생들의 언행까지 달라진다. 리더에 따라 인생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겨울준비가 한창입니다. 한 장에 450원 하는데 기름 한달 값만하면 연탄으로 따뜻하게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초·중·고 교육과정이 인성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으로 개정됐다. 교과부는 지난 7월,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통해 학교폭력을 방지·대응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일부 개정하고 빠르면 이번 2학기부터 여건이 허용되는 학교에서 먼저 운영하도록 했다.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학교급별 교육 목표에 ‘인성 요소’ 체계적 반영 우선 교육과정 구성 방침에 ‘모든 교육활동을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한다’는 내용과 학교급별 교육목표에 ‘인성 요소’ 강화 내용을 추가했다. 공통사항에는 인성교육을 위한 학교의 책무성과 가정, 지역사회 연계를 강조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교육과정의 기본방향으로 삼았다. ●● 체육·예술 교육 활성화 위한 집중이수제 보완 중·고등학교의 체육과 예술(음악/미술) 교과를 ‘학기당 8과목 이내 편성’에서 제외하도록 허용했다. 또 중학교에서는 체육·예술 교과목의 경우 기준 수업시수를 감축해 편성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집중이수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체육·예술 교육의 지속성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해 다양한 체육·예술 교육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교육과정 반영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학년별로 연간 34~68시간(총 136시간) 편성하도록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이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스포츠 강사를 확대 배치하고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체험·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강화 국어, 도덕, 사회 교과에 인성 요소를 강화하고 프로젝트형 인성교육이 가능하도록 교과 핵심 내용을 ‘체험·실천 중심’으로 개편했다. 빠른 현장 정착을 위해 국어 교과의 경우 바른 언어 사용, 도덕의 경우 정보통신 윤리교육 강화, 사회 교과는 배려와 소통, 타협과 민주적 의사소통 능력 체득을 할 수 있는 체험·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내용을 강화하는 교과별 ‘프로젝트형 인성교육’ 교수·학습방법 및 평가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더불어 이를 위한 수업자료를 개발해 2학기부터 수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또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담당자, 교육과정 컨설팅요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권역별 워크숍을 실시, 이를 통해 개정교육과정 적용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 집중이수제 개선 등 교총 건의 반영 교과부는 “이번 개정 교육과정이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학교급별 교육목표에 인성교육을 명시, 인성교육에 대한 학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책무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총 역시 “인성교육이 학교교육의 중심에 서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환영하며 “무엇보다도 그동안 학생의 학습권 침해, 교사 수급 어려움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해 왔던 집중이수제의 개선으로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융통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집중이수제는 그간 교총이 교과부와의 교섭·협의, 건의서 제출 등을 통해 줄기차게 개선을 요구해 온 과제다. 때문에 한국교총은 “교과부가 교총과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개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개정 교육과정 내용이 학교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이의 일환으로 지난 7월 24일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을 출범했다. ‘인실련’은 불행한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행복한 국가를 만들 수 없다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 교육을 ‘인성교육’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가정·학교·사회가 동참하는 범국민적 실천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실천기구다. 여기에는 약 160여 개 인성교육 관련 기관, 단체, 학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과부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중학교 교장은 “1년에 2차례나 교육과정이 개정됐다”며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과 운영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이에 대한 후속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다만 마을 초입에 유난히 많은 솟대가 눈길을 끈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혀 마을 수호신으로 믿는 상징물이다. 화산리 역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솟대를 세웠겠지만 외지인에겐 환영의 의미로 다가온다. 마을은 나지막한 화양산 품 안에 포옥 안겨 있다. 솟대의 환영을 받으며 처음 만난 곳은 화산마을회관. 이곳에서는 마을의 체험 프로그램 예약과 운영을 맡고 있다. 화산리의 특화 프로그램은 엄나무 칼국수·찐빵 만들기. 화양산 자락에 엄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를 특화해 체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엄나무는 관절염을 예방하고 신경통을 치유하는 효능이 있어 삼계탕에 엄나무 줄기를 넣고 함께 끓여 먹는데, 기력보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나무 칼국수와 찐빵은 엄나무 줄기가 아닌 잎 분말을 사용한다. 이 곳에서 아이와 함께 엄나무 잎 분말을 넣어 밀가루 반죽을 하고, 단팥 ‘콕콕’ 밀어 넣은 찐빵도 만든다. 반죽을 밀대로 ‘죽죽’ 밀어 칼국수도 만든다. 평범한 아이템이지만 이곳의 찐빵과 칼국수는 엄나무향이 구수한 별미가 된다. 체험프로그램은 이색생존·농촌·농사꾼체험 등 계절마다 다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예약 후 가는 것이 좋다. 서천이색체험마을 문의: 011-9823-6116 전통과 이국(異國)미의 오묘한 조화 마을회관을 나와 마을로 들어가자니 오른편에 연못이 보이고 이내 손님을 맞는 서천식물예술원(이하 예술원)과 만난다. 이곳은 2003년 기산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김재완 원장(71)이 사비를 들여 40여 년 동안 수집해 온 것들을 아기자기 가꾸어 놓은 곳이다. 연꽃정원, 미로정원, 분재정원, 옹기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모든 이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일단 연꽃정원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연못 한가운데 돌로 만든 솟대가 우뚝 서 있다. 오석 (烏石)공예 장인이 만들어 기증한 오석 솟대란다. 연못에는 나무다리가 가로질러 있어 다리 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돌계단을 오르니 구불구불한 문양이 바닥에 펼쳐져 있다. 미로정원이다. 2700~2800년 전 스페인에서 발견된 암각화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것이다. 어머니 자궁 속을 표현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엄마 뱃속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를 발견할 수 있다. 예술원 정원을 채우고 있는 식물들은 그 종류가 어마어마해 말 그대로 자연생태체험장이다. 생소한 식물들에 관심을 쏟고 있자니 미로정원 위로 동화 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빨간 지붕의 예쁜 황토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꽃사진전시관과 체험학습장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계절에 따라 야생화 심기, 압화체험, 나무펜던트 만들기, 민속체험, 분재이론과 실기학습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 이용도 가능하나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서천식물예술원 문의: 041-951-1072 퇴직 교원의 같은 듯 다른 ‘교육’ 예쁜 황토집을 돌아 내려오니 오른편 낮은 담장 너머로 옹기 행렬이 즐비하다. 이 역시 예술원 김 원장이 전국 각지를 수소문해 평생 동안 모아 온 1000여 종의 옹기들이다. 예술원 곳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밥 짓는 시루, 장기알, 사각형 뒤주, 굴뚝, 연가, 사대부집 여인들이 사용하던 욕조, 일종의 김치냉장고 등 진귀한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투박한 옹기를 캔버스 삼아 그려낸 그림들에는 우리의 민속, 토속신앙 등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 원장이 직접 관람객을 인솔하며 갖가지 식물과 옹기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해설을 해주는 덕에 우리 풍속과 자연 속에 담긴 풍성한 사연을 한아름 담아올 수 있다. 옹기전시장을 지나면 독특한 연잎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각종 차,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찻집 ‘꿈꾸는 나무들’이 나온다. 전문 바리스타, 김 원장 아들 내외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도시로 나갔던 아들도 귀촌하게 만든 예술원. 부럽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분재정원이 펼쳐진다. 수백 년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작품부터 일본 분재장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석부까지 멋진 분재들이 고풍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하나하나 눈을 맞춰가며 감상하자니 이 역시 구석구석 김 원장의 손길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는 생각에 숙연해진다. 오랜 시간 교원으로서의 삶에 충실했고 퇴직 후에는 평생을 바친 수집·수장품을 세상 밖으로 꺼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김 원장. 이 예술원이 퇴직을 앞둔 교원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하다. 지금은 퇴직했지만 더 많은 학생·일반인에게 우리의 자연과 전통문화를 전달하며 또 다른 교육을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 민간외교사절단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지난 6월엔 13개국 대사와 가족들이 방문해 체험학습을 즐기는 등 각국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나하나 사람의 손길로 다시 탄생한 ‘새로운 자연’에서 헤어나오면서 느끼는 이 기분! 겉보기엔 평범한 작은 시골마을에서 그들이 감추고 있던 비밀을 몰래 훔쳐본 통쾌함이랄까? 진귀한 식물 하나하나, 수집품 하나하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알고 싶다면 시간적 여유와 좀 더 세심한 ‘돋보기 눈’을 가지고 방문해 보길 권한다. 주변 볼거리 우리문화학습박물관 |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분석해 필요한 모든 자료를 모아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곳으로 기산초등학교 내에 있다. 시대별 유물 400여 종 등 다양한 자료가 소장돼 있어 교과서와 연계한 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다. 한산모시관 | 한산모시와 관련한 역사적, 근·현대적 자료를 집대성해 놓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인 장인들의 한산세모시짜기를 직접 볼 수 있고, 모시짜기체험도 가능하다. 또 장인들이 만든 필모시와 한산모시를 구매할 수 있다. 문헌서원 | 사실 이색체험마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특별한 체험이 가득하다는 의미의 ‘이색(異色)’과 이 고장 출신인 고려 충신 ‘이색(李穡)’의 의미다. 목은 이색은 고려 말, 두 임금을 섬기지 않았던 지조 있는 인물이자 대학자로 야은 길재, 포은 정몽주와 함께 삼은(三隱)에 속하는데 화산리에서 4㎞ 거리에 이색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문헌서원이 세워져 있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 서천IC → 서천시가지 → 한산방면 7㎞ → 기산면사무소 앞 → 서천이색체험마을 •경부고속도로 → 대전 회덕IC → 호남고속도로 → 논산(연산)IC → 강경 → 한산모시관 → 서천방면 3㎞
■진행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참석 김건수 인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인천 동산고) 박찬수 대구사립중고교장회 회장(대구 오성중) 배용숙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상명고) 신정철 부산사립중고교장회 회장(부산 해운대고) 최수혁 서울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영도중) ■정리 이동렬 기자 ■사진 서지영 기자 사학진흥법 제정의 방향 공공성 강조하며 차별… 사학 불이익 해소해야 안양옥 ㅣ 사학 특성을 고려한 자율성과 독자성 보장을 위해 ‘사학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습니다. 사학 발전을 위해 사학진흥법에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과 기본 방향에 대해 의견 주십시오. 배용숙 ㅣ 현행 사립학교법은 오직 공공성 확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오랜 개정 과정을 거치면서 공공성에 편향된 정도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운영에서는 국·공립 수준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재정 지원에 있어서는 국·공립과 차별을 두어 학교법인 스스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는 매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립학교법의 태도가 사립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통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왔던 것입니다. 따라서 사립학교를 규제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법률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학진흥법은 사학의 운영과 교육에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국가의 적극적인 행·재정 지원을 의무화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현행 사립학교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학의 진흥과 육성을 도모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교육에 관한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학진흥법에 △사립학교의 자율적인 경영체제 보장 등 국가 및 지자체의 행·재정 지원 책무를 명시하고 △초·중등 사학에 대해 공립학교 지원 기준에 입각한 기준교육비 부담 제도를 신설하며 △사학재정보조금 교부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그간 사학이 불이익을 받아 왔던 부분들을 해소해 주는 조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농산어촌 소규모 사학의 자율적 해산을 지원하는 규정을 두고 △자율형 사립고 운영에 관해서도 근거 규정을 두어야 하며 △고등학교 이하 사학에 수습교사제를 도입할 근거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밖에 △사학에 대한 자의적인 행정권 남용을 방지하고 △사립학교 진흥을 촉진하는 정책 수립·시행이 이루어지게끔 사립학교심의회 설치를 규정하는 방안도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ART VIEW] 박찬수 ㅣ 동의합니다. 저는 우선 사학 발전을 위해선 두 가지 큰 틀의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국가 및 지자체가 사학의 건학이념에 따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원과 진흥시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교육의 개방화·세계화시대에 적극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법인이 외국학교법인 등과 합작 또는 독자적으로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학교법인 해산 시 설립자의 기여도를 감안해 잔여재산의 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 속하는 회계와 법인업무에 속하는 회계를 통합하여 재정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며 △교원인사위원회의 자문기구화, 법원에 의한 임시이사 선임, 국가 및 지자체의 고등학교 이하 사립학교에 대한 기준교육비 2분의 1 이상 부담 등 사학의 자주성을 보장하는 내용들을 차례대로 담아야 할 것입니다. △학교법인에게 국·공유재산을 유리한 조건으로 임대·양도하고 세제상의 우대조치를 강구하는 조문도 중요합니다. 또 △종교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학의 경우엔 교원의 신규채용 시 특정 종교에 대한 신앙을 채용요건으로 제시할 수 있게끔 자율성을 주는 방안도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김건수 ㅣ 저는 법정부담금 폐지 건과 사립교장의 임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립학교는 원래 자율형학교로 학생들에게 받은 등록금만으로 경영하고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초반 중·고등학교 평준화 이후 등록금을 공립과 같도록 책정케 하면서 정부에서 부족분을 학교에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에서 운영하는 사립고 일부를 제외한 사학 설립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전 재산을 학교 설립에 투자하였기 때문에 사실상 돈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법인에 법정부담금을 내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또한 사립학교는 공립과 달리 교원이 한 학교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만큼 학교장의 임기는 재단 이사회에서 정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사립 균등화 실현 방안 교육비·재정 평등 지원 위한 법령상 근거 마련을 안양옥 ㅣ 학교 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공·사립고 간 1인당 공교육비나 공·사립 간 학교시설비 등의 국가 지원 부분에서는 많은 차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면한 문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이의 현실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부탁드립니다. 박찬수 ㅣ 중등단계의 교육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인 동시에 국가의 의무입니다. 때문에 모든 면에서 공·사립 간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정부 및 지자체는 각종 투자교육사업비, 경상교육사업비, 현안사업비 등을 국·공립 위주로 편중 지원함으로써 공·사립 학생 1인당 공교육비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중학교만 놓고 보더라도, 2007년의 경우 공·사립 학생 1인당 약 38만 원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차이 대부분이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육환경개선사업비와 시설비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나마 시설비 등을 보조해 줄 때에도 학교법인으로 하여금 일정 비율의 대응 투자를 요구하고 나오니, 학교로선 건물 등의 노후화가 심각해도 개·보수를 위한 지원 요청을 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실정입니다. 이런 현상을 타파하려면 우선 사학에 대한 지원을 보조가 아닌 의무적 부담 방식으로 전환하는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재정 운영 면에서도 법인과 학교를 분리·고립시키는 현행 회계 시스템에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학교회계와 법인회계 간 전용에 대해 어느 정도 융통성을 부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이 두 회계를 통합한 후 교육회계와 수익용 회계로 나누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또 과세 체제도 정비해야 합니다. 현재 국·공립은 수익활동을 포함한 모든 활동에서 원칙적으로 비과세이지만, 사학은 각종 조세상의 의무가 부과되고 법령상 근거가 있을 경우에만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따라서 사립 역시 ‘원칙적 비과세, 예외적 과세’ 체제로 전환토록 하는 것이 공·사립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수혁 ㅣ 그렇습니다. 차별을 없애 사립에서도 제반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도교육청의 공·사립 간 차등 없는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시설비나 교육사업비 등의 배분에서 공립 위주의 지원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2012년도 공립과 사립 시설지원 비율이 89:11(%)로 엄청난 차이가 있어 사립은 시설보수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사립학교 표준교육비 부담의무 명시 △매년 교육관련 학생 1인당 비용을 표준화하여 산정 △공사립 균등한 시설비 지원 등의 현실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신정철 ㅣ 네, 공·사립 간 예산지원 면에서 보면 과거에 비해 사립 지원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사고 입장에서 봐도 공립형 자율고, 기숙형 공립고교 등은 기숙사 신축에서부터 환경개선비 등을 100% 지원하는 데 반해 자사고는 일반고의 3배나 되는 수업료를 징수하고 법인전입금은 5%를 부담토록 법으로 묶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환경개선비, 목적사업비, 명예퇴직수당지원 등이 없는 것뿐 아니라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복구비 예산지원의 경우 사립은 50% 정부지원, 학교법인은 50%의 대응투자에 의해 복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공립학교는 정부예산 50%, 교육청예산 50%, 총 100%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같은 교육기관인데도 공립형 자율고와 사립형 자율고 간의 예산지원 면에서 형평성에 차이가 있는 등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현실 때문에 경쟁력에서 사학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김건수 ㅣ 등록금 문제도 그렇습니다. 공·사립 학부모 모두 똑같이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이번 정권 들어서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며 전국에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를 만들었고, 비록 성공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의 학생들 등록금에 차이가 있어야 합니까? 같은 자율형인데 등록금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용숙 ㅣ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큽니다. 2011년 고교 자료만 놓고 보더라도 사립고는 학교 수 면에서 보면 전체의 41.5%, 학생 수에서는 44.6%, 학급 수에서는 43.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지금 사립고는 재정결함보조금이라는 명목의 지원금 외에는 각종 정부 시책 사업이나 시설 개선 사업에서 공립에 비해 철저히 소외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학생 1인당 공교육비 면에서 2007년 기준으로 사립고 학생들이 국·공립고 학생들에 비해 약 98만3000원이나 적게 지원받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모든 국민이 동일한 조세부담을 지고 있고, 추첨으로 학교 배정이 이루어지는 평준화 체제에서 사립학교와 그 재학생들이 얼마나 부당한 차별과 불이익을 받아 왔는가를 웅변해 주는 것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현상은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막대한 시설과 설비 투자를 요구하는 교과교실제, 스마트교육과 같은 교육의 새 동향 속에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투자 여력이 부족한 사립고로서는 자칫 첨단 교육에 뒤처져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 명백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사립에 대한 국가 지원을 의무화하고 ‘공·사립 재정평등의 원칙’ 또한 사립학교법에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립에 재학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헌법에 명시된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립교원의 공립교원 전환 방안 공·사립 간 인사 교류 활성화해 교사 적체 해소 안양옥 ㅣ 교육정책의 빈번한 변화로 인해 교원 수급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2년 4월 현재 중·고교 교사 수는 법정 정원보다 약 4만여 명 부족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폐교와 폐과에 따른 과원교사도 발생하고 있어 사학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에 사립교원의 공립교원 전환을 제도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수혁 ㅣ 폐교·폐과, 또는 학급 감축에 따라 발생하는 과원교사의 공립 특채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인원도 점차 확대하면서 공·사립 간 인사 교류 활성화를 통해 사학의 만성적인 교사 적체 현상을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또 잦은 교육정책의 변화로 인한 인원 수급계획이나 과목의 변동에 대해 예측 가능한 인원 활용과 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도 사립 과원교사의 공립 특채가 교육공무원법 및 교육공무원 임용령에 의해 허용되어 있으나 시도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와 교사 간 자질 시비 등으로 일부 교육청에서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7년 3월 이후 사립에도 공개 채용이 실시되면서 공·사립 간 채용방식 차이도 사라진 상황인 만큼 사립 과원교사의 공립 전출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김건수 ㅣ 인천에서는 그동안 학생 수가 줄어 학급 수가 감소하거나 교육과정 변동 등으로 과원교사가 발생하는 경우 일정 교사를 공립에 특별채용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한동안 기간제교사를 모두 정식 채용하라고 당부했는데 요즘 들어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학급 수가 줄어들다 보니 과원교사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과원교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합니다. 교육청 어려움도 알고,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의 사정도 잘 아는데 사립의 과원교사를 공립에 특채하고 부족한 인원만 임용고시 등을 통해 선발했으면 합니다. 박찬수 ㅣ 네. 사립의 과원교사 해소 방안은 마련돼야 합니다. 교원의 공립 전환을 제도화해 관내 공립학교에서 필요한 교원을 여유가 있는 관내 사립학교 교원 중에서 선발해 임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정 조건 충족 시 사립 교사를 공립에 특별채용하는 규정을 사립학교법에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채용을 독려하기 위해 각 년도 특채 규모를 시도교육청 평가항목의 하나로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봄 직합니다. 배용숙 ㅣ 사립 과원교사 현상은 특히 학생 수 격감이 급속한 농산어촌 지역, 즉 면 단위 사학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의 학교들은 대부분 다수의 과원교사를 보유하고 있어 신규채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뿐더러 과원교사의 적정 시간 수 보장을 위해 상치교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립교원의 공립교원 전환은 사립의 입장에서는 말할 나위 없이 긴요한 일이며, 공립 입장에서도 유경험 교사의 적기 충원이란 점에서 유익할 수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농산어촌 지역의 교육 수준과 질을 도시 지역과 균등하게 유지해 국민의 학습권을 지켜주는 일이니 적극 시행해야 하는 과업인 것입니다.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자발적 학습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2학년도 수능 결과를 토대로 각 고교 재학생의 언어·수리·외국어 평균 1·2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인천국제고는 79.3%로 전국 6위, 국제고와 공립고 중에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천시교육청이 글로벌 시대에 국제화된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성공적인 학교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 학교를 설립한 지 5년만이다. 인천국제고는 입시 명문하면 흔하게 따라오는 유명 사설 학원은 물론 편의점이나 문구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백운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핸드폰 사용도 금지다.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끼거나 공부에 지쳐있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찰나 수업 중인 교실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자세히 보니 온통 환한 표정의 학생들이 교사와 활발히 상호작용하는 활기찬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정규 수업 시간 이후엔 방과 후 활동이 이어지는데, 학생들은 스스로 보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찾아 수업을 듣거나 자기만의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 교사 한 명이 단 네 명의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업을 하는가 하면 같은 시간 도서관에는 혼자 앉아 책을 읽는 학생, 친구들과 함께 신문을 뒤져보며 무언가 찾아보고 있는 학생들도 보였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밤 12시까지라도 교사와 따로 약속을 잡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 의사로 이루어진다. 꼼꼼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은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에 만족을 표시한다. 학교 안에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배우고 충분히 성취할 수 있기에 모두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즐긴다. 박경훈 교장은 이 학교의 높은 학업 성취율에 대해 “뛰어난 학생과 열정적인 교직원, 학교와 학생을 믿어주는 학부모,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학교 운영 시스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맞춤 교육 특목고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학교 목적에 따라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고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설립목적에 맞춰 교육과정을 갖추고 특별히 해외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국제반을 개설했다. 아이비리그 등 외국 대학 진학을 위한 영어 전문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해외 대학 준비에 필요한 ACT, SAT, AP과정을 정규 수업에서 다룬다. 진로 진학 TF팀은 대학별 논술 지도와 심층 면접 지도를 하고 학생과 학교 프로파일을 관리한다. 물론 별도의 사교육이나 추가 비용은 들지 않는다. “유타 인턴십으로 미국 대학에 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어요. 국제 관계, 그 중에서도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 주제를 가지고 외국의 교수들과 논문을 썼어요.” 2학년 홍석희 학생의 말이다. 이 학생은 외국대학 진학을 꿈꾸며 이 학교에 입학했고, 국제반의 맞춤식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UN에서 일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미국 유타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국제반 학생 파견 교육을 실시하는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은 여름방학 중에 3주간 이루어진다. 현지 교수 1명과 학생 2~3명이 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문화 체험과 논문 및 학습 방법을 배우고 영문 논문을 작성한다. 그 결과를 소논문 저널에 발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활동이 기반이 되어 인천국제고는 교과부와 영재재단이 주관한 ‘제3회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서 우수청소년학자를 6개 팀 19명을 배출하며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제반 뿐만 아니라도 모든 학생들은 학교에서 마련해주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국 대학을 경험하고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다. 해외 학교와 교육 과정을 연계한 해외 체험학습 프로그램인 ‘글로벌 임팩트’는 테마별 공동 수업과 봉사활동, 개별 연구 및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이루어진다. 2011년에는 역사·문화체험의 일환으로 미국 서부를 탐방했다. 그 밖에 외교관 및 각계의 명사를 초청하는 ‘글로벌 명사 초청 강연’, 2009년 유네스코 협동학교로 지정된 뒤 지속적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네스코 협동학교 사업’ 등의 프로그램이 학생들이 국제적 시야를 갖춘 글로벌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고 있다. ‘나’를 찾아주는 ‘아로’ 프로그램 국제반을 비롯한 다양한 해외 연계 프로그램들이 알찬 학습을 이끈다면, 이 학교의 탄탄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구체적인 목표와 미래를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천국제고의 진로교육활동은 아로(AROW, 我路)라는 말로 총칭한다. ‘AROW’는 ‘한 줄로, 줄지어, 잇따라’라는 의미이며 한자어 ‘我路’는 ‘나의 길, 나의 진로’라는 뜻이다. ‘내 삶을 보람찬 행복거리들로 줄줄이 이어 아름답게 아로새기자’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다. 이 학교는 입학 전부터 ‘예비 인국인 캠프’를 열어 아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흥미·적성을 탐색한다. 입학 후에는 각자에 맞는 진로 탐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1회 진로탐색활동과 학술동아리, 예술동아리 등의 학생활동이 진행된다. 특히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직접 결성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어, 경제나 외교 등 학업과 관련된 부분은 물론 농구나 배드민턴 같은 스포츠까지 그들의 흥미에 따라 마음껏 원하는 분야를 탐구하고 활동하며 자신의 꿈을 구체화시키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아로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졸업생, 전문가와 함께하는 진로 컨퍼런스인 ‘아로 본딩’이 있다. 이 학교 선·후배들이 만나 동일 계열 진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선배가 자신의 전공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하는 것이다. 지난 7월에도 경제경영, 정치외교, 사회과학부터 시작해서 의약학, 디자인·의류, 경찰대·사관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진학한 1, 2기 졸업생들이 모교를 방문, 해당 분야의 진학을 원하는 재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을 꿈꾸는 2학년 이윤석 학생은 “경찰 제복을 입고 등장한 1기 양지애 선배가 제일 멋있었다. 공부만큼 체력단련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졸업한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학교는 인근 중학교 학생들에게 교육기부 활동을 펼친다. 바로 ‘찾아가는 아로 콘서트’다.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기회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진로진학 목표 설정과 실천 과정을 나누기 위한 것이다. 금년 들어서만 이미 40여 개 학교를 방문,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학교차원에서 하는 교육기부활동이 ‘아로 콘서트’라면,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육기부는 ‘지식나눔이’이다. 공항중학교, 운서초등학교 등 인근 초·중학생과 인천국제고 학생을 1대 1 멘토와 멘티로 연결하여 1년간 멘티 학생의 학습 결손 부분에 대해 개별 지도한다. “시간을 뺏긴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제가 가진 것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고, 멘토링 시간이 기다려져요.” 2학년 정민선 학생은 ‘지식나눔이’ 활동에 대해 애정과 함께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학생과 교사, 상생의 에너지 학생들 각자가 원하는 것이 다양하고 학교의 프로그램도 많다보니 교사들이야말로 정말 한시도 쉴 틈이 없다. EBS 방송, 교과서 집필, 수능·학력평가 출제 등에 참여하는 인천국제고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공부를 돕다가 함께 학교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60여 명의 교사에 전교생은 420명. 학생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모든 교사들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교사들과 학생들의 끊임없는 탐구심의 상생작용이 이 학교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힘든 것도 잊어버립니다. 그 열정에 오히려 교사들이 자극을 받기도 하지요. 수업 시수 부담이 적어 1시간 수업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점이 좋아요. 아이들이 양질의 학습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정구복 교사의 말이다. 단지 입시 명문고라는 이름은 인천국제고를 수식하기에 부족하진 않을까. 이 학교의 진짜 매력은 입시 명문이라는 간판이기 보다는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을 꺼내주고 키워주어 100%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인지도 모른다. 높은 성취도는 그 안에서 학생들이 쉼 없이 분출해내는 맑고 밝은 에너지의 결과물이었다.
“여기는 세계불행한청소년선수권대회 현장입니다.” 기자 역을 맡은 송경섭 교사가 힘찬 목소리로 말한다. “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우리나라 대표단이 다른 나라의 추격을 쉽게 따돌리며 다시 한 번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청소년 자살률 1위, 학업불만족도 1위, 최악의 행복지수 1위 등 각종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아, 작년에 이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우승자의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팡파르 효과음과 함께 목진덕 교사가 환희에 찬 표정을 지으며 무대로 뛰어나온다. “감사합니다. 우선 국민들의 열성적인 성원에 힘입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이 많았지만, 그냥 말로만 걱정하시면서, 아무 참견을 해주시지 않고, 아무도 구체적인 행동을 해주시지 않고, 또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매년 이런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가 계속 챔피언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더 치열한 경쟁사회를 만들어야 세계 모든 나라를 제치고 계속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얘들이 무슨 행복을 알겠습니까! 10대 아이들인데요. 현재의 고통이 미래의 행복입니다. 지금 고생해야 합니다.” 웃고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이들의 씁쓸한 대화는 뮤지컬 ‘귀를 기울여 주세요’에서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이다. 무너진 교권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이를 주제로 연극을 만들 법도 한데,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보다 학교와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나이도 잊고 교복을 입고 학교폭력에 신음하는 학생 입장이 된다. 어디에서도 존중받기 힘든 학생들의 인권을 수호하기위해 목청껏 외쳐도 본다. 그리고 아파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눈물을 흘린다. 이들은 바로 한국교사연극협회 회원들이다. 직접 체험하니 학생 동아리 지도 효과 탁월 연극을 통한 인성교육에 뜻을 품고 있는 이 모임의 역사는 27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교에서 연극 동아리를 지도하던 교사들이 청소년연극제에 참가하면서 연극지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던 것이 모임의 시초였다. 현재는 퇴직했지만 정순모 교사를 주축으로 배인홍, 신현돈, 김정만, 계성환 등 10여 명의 교사이 모여 교사연극동우회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 중·고등학교 연극 동아리를 지도하던 교사들에게는 공통분모가 하나 있었다. 바로 제대로 연극을 배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때 직접 경험한 것, 그래서 깨달아 알게 된 것을 전수해 줄 때 살아있는 교육이 되리라는 믿음에서 이들은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직접 연극 무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해 겨울, 한국교사연극협회 첫 공연 ‘비계낀 감자’가 무대에 올려졌다. 마치 스펀지처럼 연극에 대한 이론부터 실천까지 하나둘 배워 흡수하면서 하루에 4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당시에는 연기지도는 물론 의상, 조명, 무대설치까지 모든 일을 교사들이 직접 분담해서 해야 했다. 밤늦도록 계속되는 연습에 또 의상 준비와 소품 제작까지, 지칠 법도한데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먼저 가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 “무대를 경험하면 연극에 대한 이해가 시작돼요. 체험을 통해 얻어지는 경험들이 있으니까 교육자 입장에서는 치환이 잘 돼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더 효과적이죠.” 초창기 멤버로 지금까지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석준 교사의 말이다. 힐링캠프로 놀러 오세요! “원래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연극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역할을 맡다보니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더 밝아지고 표정도 다양해졌어요. 학교에서 수업할 때도 과거에는 설명위주로 했는데 이제는 목소리의 높낮이나 강약, 다양한 표정을 활용해서 수업하니까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굉장히 집중하더라고요.”(강승훈 교사, 서울북공고) “연극모임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수업하는 즐거움을 느꼈어요. 이제 겨우 두 달됐는데, 대단한 변화죠?”(안보현 교사, 수원북중) “학교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이 해소돼요. 연습할 때만큼은 학교는 잊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모임이 갖는 큰 매력이죠. 연극을 하면 할수록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껴요.” (유현경 교사, 태랑초) 이 연극모임이 갖는 두 번째 효과는 ‘치유’에 있다. 이번 뮤지컬 연출을 맡은 김정만 교사는 “교사들이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면 스스로가 변하는 걸 느낀다”고 말한다. 과연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동아리 지도를 위해 참여했지만 의도하지도 않은 사이 자기 치유가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회원들은 이 모임을 ‘힐링캠프’라고 부른다. 실제로 캠프에 가듯 놀러가는 마음으로 모임에 나와, 산과 바다에서 뛰놀듯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모두 던져버리고 즐겁고 신나게 연습한다. 그러니 ‘힐링캠프’라고 부르는 것도 한편 일리 있다. 그렇다고 이 모임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모두 무대에 서는 배우를 자처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연극 동아리 학생들을 지도하는 노하우를 배우고자 오는 교사들도 있고, 연극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을 배우고자 하는 지적 갈망으로 오는 교사들, 또 그저 연극 관람을 좋아해서 참여하는 교사들도 있다. 때문에 이 모임은 활동 분야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매월 좋은 연극을 보고 토론회를 여는 ‘좋은연극평가단’, 각 학교에 있는 연극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한국청소년연극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학교연극지원단’, 교사와 학생을 위한 연수를 기획하고 세미나 등의 학술활동에 집중하는 ‘연극교육연구회’, 정기공연을 기획하고 배우가 돼 무대에 서거나 공연 스태프로 진행을 맡는 ‘공연기획단’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원은 대략 200명 정도다. 모임 운영은 회원들이 내는 연회비 3만 원, 그리고 10여 명의 이사진이 내는 연회비 13만 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회원들이 내는 회비는 주로 연극관람, 교육활동지원, 모임비용 등에 지출하고, 연 2회 열리는 공연에 필요한 비용은 기업과 대학의 기부금이나 티켓판매, 개인후원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뮤지컬 ‘귀를 기울여 주세요’ 역시 서울시교육청, 백석대학교, CJ문화재단 등의 후원과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없었다면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아무리 공연 내용이 좋다고 해도 외부 후원 없이는 무대에 올리기 쉽지 않은 현실 때문에 이 모임은 2004년 사단법인 한국교사연극협회로 등록하면서 이름까지 바꿨다. 정식극단으로 제대로 된 공연을 하면서 또 기업과 대학으로부터 문화기부를 받기 위함이었다. 행복한 학교를 꿈꾸는 연극인 이 모임은 주로 방학을 이용해 모임을 갖고, 연극을 보고, 또 공연 연습을 한다. 남들은 방학 때 연수도 하고, 여행도 떠나지만 이 모임 회원들은 일 년에 두 번 올리는 공연 준비 때문에 학기 중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바쁜 나날을 보낸다. “연극에는 강의에 필요한 다양한 스킬들이 다 있어요. 그걸 배우면서 강의의 질이 높아지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른 세상, 다른 사람의 삶을 사니까 내가 풍부해지는 것도 느끼고요.” 교육 연극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는 백석문화대학 이화정 교수는 천안에서 혜화동까지 편도로만 2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서 온다. 주변에서는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뭘 그렇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 모임이 하는 일들이 청소년들에게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으며 적극 지원해주기도 한다. 이 모임의 활동을 지원해 주는 이들 중에는 작곡가, 연출가, 작가, 안무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다수 있다. 이들의 재능을 기부 받아 연극을 준비하다보니 연극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전문가에게서 배운 내용들은 고스란히 학교 연극 동아리 지도에 반영되기 때문에 학생들 역시 같은 혜택을 받는 셈이다. 교사들에게는 자기 계발과 치유의 기회를, 학생들에게는 수준 높은 연극 활동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이 모임은 연극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학교를 그려나가고 있다.
춤만큼은 ‘내가 제일 잘 나가’ “다른 건 몰라도 춤추는 것 하나는 내가 대한민국 초·중·고 교장 중에 으뜸일 겁니다.” 현재 댄스스포츠 지도자·프로선수, 각종 대회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고광덕 서울대영초 교장. 서울교육연수원 1정 연수에도 출강하였으며, 직무연수에 댄스스포츠 강사로 초빙을 받기도 했다. 그런 교장을 둔 학교는 특별하다. 지난 2월 열린 졸업식에서는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프로선수를 초청하여 함께 학생들을 위한 축하 공연을 열었다. 학교 수련회 레크레이션 시간에는 언제나 각 반의 댄스고수들을 무대로 모아 교장과 함께 춤 대결하는 시간이 열린다. 그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에게서도 열성적인 환호가 터지고 행사는 어김없이 성황리에 진행된다. 이런 이야기가 입소문나면서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하는 ‘남부종합예술제’, ‘동작구민의 날 행사’ 등 학교 밖의 다양한 무대에서도 쉴 새 없이 초청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온갖 무대를 즐기는 고 교장이지만 학창 시절을 회상하면 정작 공부만 잘하는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교대를 나와 착실히 교사 생활을 하던 그는 삶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 취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등 교사인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다가 댄스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댄스스포츠의 매력에 빠진 지 벌써 15년. 춤을 배우면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아내와 함께 하다 보니 같이 있는 시간도, 대화도 늘어나 가족들과 더 끈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는 동안 그저 취미로 배우던 단계를 벗어나 아마추어선수로 활동을 하게 되었고 작년에는 프로선수 자격증을 땄다. 여러 대회에 출전하다보니 트로피와 메달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재능 나눔도 가능해졌다. 교사 연수 등에서 강사로 활약하는 그의 활동 소식을 접한 한 교사는 직접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논산의 체육교사가 연락을 취해 본인도 취미로 댄스스포츠를 하고 있으나 정보가 부족하고 주변 환경도 그리 좋지 않으니 도움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취미로 시작한 댄스스포츠를 이제 주위 교사들이나 학생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재능을 나누고 있는 셈이다. 그는 현재 대한체육회 댄스스포츠경기연맹 학교체육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의 감성을 깨우는 교육 춤을 좋아하는 교장. 이것이 그의 교육에는 어떤 장점으로 작용할까? 고 교장의 교육에는 감성이 녹아있다. ‘지성과 감성의 겸비’라는 자신만의 철칙으로 대영초를 이끌어가는 그에게 지성교육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문·예·체’의 균형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감성교육이다. 그는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머리로 하는 공부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적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수채화 작가인 고광복 화백의 전시회를 열었다. 미술작품이나 전시회를 접하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인근 학교의 교사들까지도 전시회를 관람하러 왔고, 한 달 정도 열린 전시회의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그래서 그 해 7월에는 화백을 학교로 초대해 학생들 앞에서 시연회를 가졌고, 완성된 그림은 추첨으로 학생에게 선물해주는 이벤트도 가졌다. 또한 음악줄넘기로 학생들의 기초체력 기르기와 감성 깨우기의 두 마리 토끼 잡기도 시도하고 있다. 음악줄넘기는 음악에 맞추어 여러 가지 발동작, 춤동작, 무용동작을 섞어서 할 수 있어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신나게 즐긴다고 한다. 대영초는 줄넘기의 생활화를 위해 지원자에 한해 오전에 20분씩 아침 음악줄넘기를 하고 있다. 외부에서 강사도 불러오고, 선생님들의 참여도 유도하자 학부모들에게도 호응이 좋아 ‘우리 아이가 얼마나 잘하나’ 보러 온다고도 한다. “학부모님들이 오셔서 구경하는 모습을 보니 줄넘기를 부모님과 함께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과 같이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댄스스포츠 전도사답게 교사 시절에는 체육이나 계발활동 시간을 이용해 직접 댄스스포츠를 가르치기도 했다. 댄스스포츠는 체육이자 예술로, 학생들의 신체를 단련시키고 감성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교육 방법이다. 줄넘기와 마찬가지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댄스스포츠 무대를 여는 것은 고 교장의 또 다른 꿈이다. “요즘은 학부모님들도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싶다며 문의해오기도 하세요. 다음해 졸업식 때는 남학생과 어머님, 여학생과 아버님이 파트너로 함께 무대에 올라 댄스스포츠를 추면 얼마나 멋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춤이야말로 만국 공통 언어” 고 교장의 댄스스포츠 예찬론은 끝이 없다. “우선 체력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죠. 특히 댄스스포츠는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화로운 근육 발달을 가져와 바른 자세 형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또 학생들의 정서 순화뿐 아니라 여가생활을 올바르게 보낼 수 있어 건전한 청소년 놀이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죠.” 아직도 ‘댄스’, ‘춤’ 하면 좋지 않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그는 “댄스스포츠는 오히려 남녀가 함께 하기에 서로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쌓을 수 있고 상대에 대한 매너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장은 초등학교 교장이자 댄스스포츠 프로선수로서의 두 가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우선 초등학생들의 전인교육에 힘써, 뛰어난 지적 실력만큼이나 부드러운 감성을 가진 학생으로 자라는데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프로선수로서 당당한 실력을 갖추어 ‘파이널’에 입상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아름다운 춤을 보이고 싶다는 것이다. “댄스스포츠가 학교체육으로 굳건한 자리매김을 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건전한 생활스포츠로 댄스스포츠 인구의 저변 확대를 통해 전국체전, 소년체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홍보해야죠.” 고 교장은 마지막으로 교사들에게도 자신만의 취미, 특히 ‘감성’을 깨울 수 있는 취미를 가지길 권유하며, 기왕 댄스스포츠에 도전하게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귀뜸해 주었다. 댄스스포츠의 무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춤이야말로 만국 공통 언어입니다.” 아직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진 않았지만, 언젠가 그렇게 될 미래를 내다보며 고 교장은 “세계무대를 누빌 댄스스포츠 꿈나무 육성에 일조하고 싶다”고 한다.
조효완 교사의 교직 경력은 32년이다. 그 기간 동안 오직 은광여고에서만 교편을 잡았다. 그런데 입시와 진학에 관해 물을 때,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을 떠올린다. 입시전문가가 되기까지 과연 그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그가 처음 고3 담임을 맡고 진학지도를 했던 해가 1985년이니까 27년 전이다.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담임을 맡고 배치표를 만들던 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때는 선지원 후시험을 치를 때였죠. 고3 담임 1년차가 배치표를 만든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요. 학교 선후배를 찾아서 이 학교 저 학교 구걸하다시피하며 참 많이도 다녔어요. 그러다가 도와주겠다는 선배를 만나 사흘 밤을 지새우면서 배치표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젊을 때여서 그런지 힘든 줄도 모르고 했어요.(웃음)” 어렵게 배치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진학 상담을 하려는데 경력 없는 초임 고3 교사의 말을 듣는 학생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나이가 지긋한 다른 반 교사나 사설교육기관에서 하는 말만 듣고 진학을 준비하니까 그로서는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었다. “작정을 하고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야간 자율학습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기로 결심했어요. 학생들은 교실에서, 나는 복도에 책상 놓고 앉아서 전공서 공부하고 배치표 분석하고 보란 듯이 같이 공부했어요.” 밤 10시가 넘도록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교사는 학교에 조 교사 밖에 없었다. 이렇게 솔선수범을 보이는 조 교사의 모습에 감동한 학생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진학 상담을 위해 그를 찾았다. 그때 맡은 반 학생 수가 67명이었는데 단 2명을 제외하고는 그가 지도한 대로 전부 대학에 지원했다. 지원 후에도 시험 보는 날까지 학생들의 성적을 관리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감독했다. 그리고 다사다난했던 첫 해, 조 교사가 맡은 반 대입 성적은 전교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재미도 느꼈고요. 진학지도가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결심했던 해였죠.” 진로까지 책임지는 진학지도 진학지도를 할 때 그에게는 세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 성격, 학습태도, 적성, 관심 분야 등 학생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는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 그리고 셋째는 수험생만큼 힘든 사람도 없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의 지도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소위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첫 해에만 서울대 7명, 연세대와 고려대 20여 명 등 상당수가 명문대에 진학하는 결실을 맺었다. 그렇다고 명문대 진학에만 목적을 두고 지도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과 학과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이라고 해도 자신이 전혀 관심 없는 학과에서 공부해야 한다면 멀리 내다봤을 때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설득했다. “정우진(가명)이라는 학생이 있었어요. 대학의 이름만 보고 최상위권 대학에 가고 싶어 했지만 자기가 즐겁게,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학과에 가야 행복하다고 학생과 부모님을 설득했는데 다행히 부모님과 학생이 동의해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시켰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3개월 뒤에 저를 찾아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고등학교에서는 잘 몰랐던 것을 대학에 와서야 알았다고 하면서요. 지표가 낮은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성적이 좋으면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닐 수 있고, 더 좋으면 대학에서 유학도 보내주지요. 중간이나 꼬리보다 머리가 나은 거지요.” 진학지도를 하면서 진로까지 연계되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는 진학에만 목적을 두면 진로와 상관없는 학과를 택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발전시키지도, 이를 사회에 환원하지도 못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성취감과 행복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모험심으로 도전하고, 또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진학지도 교사의 역할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진학과 진로가 동시에 이뤄지는, 진로까지 내다보는 지도가 될 때 학생은 물론 우리 사회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과연 진학지도 전문가다운 발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학만 바라보고 진학하는 학생 수는 2만여 명이 넘는다. 그래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편입, 전과 등을 고려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어떤 대학에 진학하느냐 보다 대학에 가서 전문성을 쌓고자 하는 목표가 있느냐가 진학지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고 또 조 교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것을 내다보고 지도해왔던 것이다. 교사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지난 3월부로 그는 교사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직함을 달리했다. 입학사정관은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 전문가이다.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에 대하여 학업 성적뿐 아니라 소질과 경험, 성장환경, 잠재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는 일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32년간 몸담았던 은광여고를 뒤로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학사정관으로 변신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를 선진형 입시제도로 보고 있었다. 성적만이 아니라 창의성, 발전가능성, 문제해결능력,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보였고 또 이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칠 가능성도 보았다고 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아주 다릅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죠.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더욱이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제를 거의 처음 실시하는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학생들을 보내는 입장에서 맞이하는 입장으로 바뀐 지금, 그는 이상적인 입학사정관 제도가 정착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대학과 고교 간 연계라는 측면에서 고등학교 교사들이 대학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한다. 이제 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열정과 꿈을 가지고 후배들을 위해 자갈을 치우고, 잡초를 뽑으며, 길을 만들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를 응원한다. ---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이 증가하고 있다[PART VIEW]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위주의 획일적 대학입시문화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 발전가능성, 대학의 설립이념 및 모집단위 특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이를 위해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시범 대학 10개를 선정해 지원했고 2009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해 왔다. 현재는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125개로 크게 증가한 시점이다. 이 제도에서 당락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가 바로 입학사정관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에는 입학사정관으로 교육학이나 통계학 전공자를 선호했었다. 하지만 실제 입시를 치러보니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교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입학사정관 가운데 고등학교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은 2010년 전체의 10%, 2012년 17%를 차지하면서 점차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직 교사, 교장, 교감, 장학사 등 교직 출신을 입학사정관으로 영입하려는 대학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모집 대학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입학사정관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 통찰력, 교육학적 지식, 입시 제도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지원자의 적성, 성실성, 잠재력, 발전가능성 등을 냉철하게 볼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자격 요건에 석사 이상의 학위를 명시한 대학이 많고, 입학사정관 양성과정에서 관련 교육을 받거나 교육 관련 경력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하는 곳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세계 꼴찌라고? 지난 6월의 일이다. 유니세프에서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이 어느 정도 행복한지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관계, 주관적 행복, 건강관련 행위의 6가지 영역으로 나눠 행복 정도를 측정하여 발표했다.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한국의 교육영역은 OECD 평균보다 높은 1위였다. 굳이 OECD 여타 국가와 비교한 결과를 보지 않아도, 주위의 아이들을 보면 평일이나 주말, 새벽이나 밤 시간 할 것 없이 가방을 들쳐 메고 어디론가 지친 걸음걸이를 옮기는 걸 쉽게 본다. 한국의 교육열이야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 수준은 어떠할까? 대다수의 선진국은 교육과 주관적 행복 수준이 다르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이례적이란다. 한국 아이들의 주관적 행복은 교육 영역과는 정반대로 세계 최하위였다. 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못한 것일까? 아이들의 마음속은 어떤 생각과 감정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걸까? 매해 학교에서 초4, 중1, 고1 학생들에게 하는 우울증 검사 결과나 각종 조사 결과에서도, 아이들이 말로 풀어내지 못하는 마음의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근거로 청소년 자살(시도)이라는 문제도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행복감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음의 고통, 즉 우울감 속에 있는 아이들은 때론 쉽게 눈에 띄기도 하고 때론 전혀 예상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매우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잘 보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전혀 문제행동이나 어려움을 보이지 않는 숨은 아이도 있는 등 아이들은 우울한 마음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때문에 우울한 아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상담을 할 때,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우울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음이 힘든 아이들을 만나고 이들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의 청소년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의 물꼬를 트지?[PART VIEW] 청소년과 대화해야 하는 교사든, 상담을 해야 하는 상담가든, 처음에는 다들 난감하기 마련이다. 단 둘이 만나야 하는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은 이미 말을 하지 않기로 작정한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가뜩이나 우울한 아이들은 잔뜩 위축되어 들어오기도 하고, 반항을 준비하고 들어오기도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래와 끼리끼리 뭉치길 좋아하고 어른이나 여타 이방인에 대해 곧잘 거부감이나 반항심을 갖지 않던가. 그럼 특별한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타인을 대하는 큰 원칙을 생각해 보면 꼭 복잡하기만 한 건 아니다. 청소년을 대할 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그럼, 타인을 대하는 큰 원칙이란 뭐지? 글쎄,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건 어떤가? 타인에 대한 존중. 너무 고리타분해서 코웃음이 나온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자. 과연 나는 우리 학교 학생을 대할 때, 내가 밖에서 비즈니스로 만나는 동등한 어른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의 태도로 대하는가? 적어도 학생을 대할 때는 십중팔구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청소년 또는 학생을 그렇게 불편하게 대할 수야 있나. 반면에, 학생들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인다. 일부 아이들은 교사를 그렇게 긴장하거나 어려워하며 대하지 않을 것이나, 또 다른 아이들은 교사와 상담 또는 대화를 하는 것 자체를 징벌의 의미로 받아들여 위축되기도 한다. 따라서 청소년과 대화하는 일은 성인 상담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 중에서도 더욱 편견 없는 태도로 만나야 하는 아이들은 우울한 아이들이다. 위축되고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는 우울한 아이들은 자신을 타인 앞에 내어 놓기를 망설이고 또 망설인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와 미래를 스스로도 그리고 주변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들에겐 우선 중요한 타인(부모님, 교사, 친한 친구들)의 인정과 이해가 필요하다. 청소년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지? 청소년기는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모든 준비 과정이 그렇겠지만, 실전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충분히 숙련되기 어렵다. 즉, 어른으로 대접받기 전까지는 어른으로서 충분히 성숙하기 어려운 셈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른으로 대접해 준다는 건 무슨 뜻일까? 청소년과 대화하며 비즈니스 상대를 대하듯 하는 건 어떻게 한다는 뜻일까? 비즈니스를 할 때는 적당히 아부도 하고 상대에게 맞춰줘야 하니 그런 걸 말하나? 그건 곧,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연예인풍의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요즘 인터넷에 빠진 아이들이 많으니 각종 온라인 게임을 섭렵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또한 아이들을 돕는 것에 관심이 있는 교사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든가 TV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아이들이 또래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낀다는 게 현실성이 있을까? 그리고 만일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아이들을 만나서 상담하는 교사들이 초반에 상담이 잘 안 될 경우 ‘내가 아이들의 최신 문화를 잘 몰라서 소통이 안 되는구나’ 생각하곤 한다. 그렇다면 연세 지긋한 대가들이 노련하게 상담을 잘 하는 것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사실은, 상담을 받는 아이들이 교사가 잘 모르는 얘기를 하더라도,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게 무엇인지 물어봐 주면 된다. 물론 그러면 아이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것도 모르냐”며 핀잔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 핀잔을 먹더라도 자존감에 별 상처를 입지 않을 만큼 튼튼하기에, 너같이 한가한 애나 연예인한테 관심 있지 나처럼 바쁜 어른이 그런 시답잖은 가십을 어떻게 알겠냐고 버럭 화를 내지 않을 만큼 건강하기에,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변함없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물어봐 주고 관심을 가져 주면, 아이는 곧 설명을 시작할 것이다. 은근히 신이 나서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특별한 아이들, 즉 우울한 아이들은 좀 더디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깊은 속내를 털어놓는 것도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교사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보조를 맞추고 아이 자체만을 바라보며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기 위해서 소통의 기본 원칙은 간단하다. 그건 일반 청소년이든 정서적인 우울감을 가진 청소년이든 마찬가지이다. 상대의 말을 재미있어 해 주고, 그것을 눈빛과 표정과 적당한 시점에 질문을 던지는 것 등으로 표현해 주면 된다. 우리가 동등한 어른을 대할 때 하듯이 그대로. 그렇게 보면, 청소년의 최신 문화를 너무 완벽히 알고 있어도 재미없다. 적당히 모르면서 물어보면 되니까. 정보나 논리가 허술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때까지 충분히 아이의 얘기에 즐거워하고 관심 있게 공감하고 때로 칭찬도 하면서 호감을 전달했다면, 이제 생각이 좀 다른 부분도 편안하게 지적하면 된다. 단, 주의할 점은 자기 윤리나 철학을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도 동등한 어른에게라면 함부로 하지 않는 일이 아니던가. 게다가 교사가 이미 마음속에 정답을 정해 놓고 상담을 한다면, 그게 정답이든 아니든 상대방 입장에선 얼마나 재미없겠는가. 특히, 우울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상담이야말로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를 진척시킬 수가 없다. 따라서 정말로 돈독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대개의 경우 질문 형식이 좋다. 한창 재미있게 얘기를 들어 주던 사람이 문득 “어, 그건 무슨 소리지?” 혹은 “음, 그 부분에 대해선 선생님은 이런 생각이 드네?” 이런 정도로 겸허하게 개입한다면 대개의 아이들은 싫어하기보다는 퍼뜩 관심을 갖고 듣는다. 끝으로, 그래도 나는 우리 아이를 절대로 이해 못하겠다고 말할 수가 있다. 특히,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 속에 갇힌 아이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럴 수 있다. 좋다. 당연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 나이를 살았다. 그 나이 때 나는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우월감으로 우쭐해 하거나 때론 상대적 열등감으로 괴로워하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를 추억하며 나 어릴 때와 지금의 아이들은 참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물질적 풍요라는 환경 속에서 욕구의 모양들은 달라졌을지라도, 누군가에게 이해 받고 싶고 인정받고자 했던 내 마음들을 돌아보자. 그렇다면 지금 아이들의 마음들을 진정으로 이해 못할 게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끝끝내 이해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우울감 속에서 몸부림치며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험을 하지 못했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거리를 배회해 본 경험도 없다. 하지만 내가 하지 못한 무수히 많은 어려움들을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른 모습으로 아이들은 경험한다. 이건 우리가 아이들이 겪는 마음의 상처와 이로 인한 우울감을 100% 이해할 없는 이유이다. 내가 경험한 만큼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인 것이다. 이런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과의 첫 시작인 것 같다.
1. 선생님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으로 상당히 긴 전통을 가지며 전해져 온 것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전형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선생님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으로서 가장 전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판단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야기는 이러하다.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킨 아버지가 있었다. 그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다. 아이가 선생님 말씀을 잘 받들고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지위와 위세를 익히 보아 온 아이가 혹시라도 선생님을 업신여기면 아이가 공부를 제대로 잘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혜로운 아버지이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이 교육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선생님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는 데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라서는 이 아버지라는 사람의 높은 자리가 조금씩 바뀐다. 일제 식민지 시대 때부터 이런 종류의 스토리텔링이 있었던 듯한데, 그 때 등장하는 높은 자리의 아버지는 헌병 대장이나 순사 대장이 된다. 그 뒤로도 이 이야기에서 고위직 아버지는 판검사로 등장하기도 하고, 산업화 시대 이후에는 재벌의 총수로서 등장하기도 한다.[PART VIEW] 아무튼 이 아버지는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하여 대접하며, 자식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본인이 직접 무릎을 꿇고 선생님께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한다. 아버지가 세상에서 최고의 파워를 가진 사람으로 알고 있던 자식으로 하여금 선생님이 아버지보다 더 높은 권위를 가지신 분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한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어린 시절 이 이야기를 수십 번도 더 들었다. 그것은 내 아버지가 선생이셨고 내 조부 또한 선생이셨던 탓에, 선생님 사회가 의미 있게 추구하는 이른바 교권의 구체적 모습을 담은 표준 모델쯤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선생에 대한 학부모나 일반 사회의 인식과 태도가 이렇게 되어야 그 나라 교육이 제대로 갈 수 있다는 판단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반드시 끝에 붙이는 말이 있다. 우리들(교사들)이야말로 사회로부터 그런 신뢰와 존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일종의 자존의 다짐 같은 것을 하였다. 말하자면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교사에 대한 인식이 어떠해야 할지에 대한 어떤 준거를 들이댈 때 자주 원용이 되었고, 동시에 교사들 자신의 권위와 자존을 스스로 높이려 각성할 때도 그것을 격려하는 하나의 자극 원천으로 동원되었다. 2. 그런데 오늘날 이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소통되지 않는다. 일종의 판타지가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있지 아니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때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이야기가 더 이상 소통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있지도 않은데 대중들 사이에 떠돌아다니는 것에는 그저 귀신 이야기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런 비현실에 바탕을 둔 성격의 이야기를 일컬어서 ‘판타지’라고 하는데, 고위직 학부모가 자식이 보는 앞에서 자식의 선생님께 머리를 조아리고 절을 했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그야말로 판타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판타지란 그런 것이다. 죽다 깨어난다 해도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가 판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과 이상은 판타지의 형태로나 존재한다. 그러니까 앞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에 제법 감동을 주는 이야기로 소통되던 시절에는 사람들은 저 이야기를 믿었다. 그냥 믿기도 했지만, 실천 차원에서도 해 봄 직하다고 생각했었다. 저 이야기를 ‘말도 안 되는 판타지’로 여긴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귀감이 되는 일이 어디선가는 일어나고 있음을 사람들은 믿고 있었던 것이다. 또 뭣하면 그런 일을 ‘나’라도 할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 그랬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빚어내는 의미들이 일종의 가치나 문화처럼 되어 사람들 사이에 소통되었던 것이다. 3. 선생님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사회 일반이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선생님들로부터 나온다. 근대의 풍경을 잘 드러내면서 ‘선생님의 미덕’을 숨은 주제로 부각시켰던 1948년에 만들어졌던 영화 ‘검사와 여선생’은 뒷날 대중들에게는 무성영화 시대 변사가 대사를 연출하는 영화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교사가 가야할 길’에 대한 보편적 기대와 가치를 은연중에 전파하는 ‘여선생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검사와 여선생’의 이야기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영애는 탈옥수를 집안에 숨겨 주었다가 남편으로부터 오해를 받는다. 흥분한 남편은 부엌에서 칼을 들고 영애를 죽이려다가 자신이 찔려 죽고 만다. 영애는 살인죄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검사는 공교롭게도 영애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을 때 보살펴 주었던 고학생이었다. 옛 은사의 애정을 생각하며 사건을 열심히 조사하던 검사는 남편이 실수로 자기 칼에 찔려 죽었음을 밝혀낸다. 그렇게 영애는 풀려나고 검사는 옛날 은사에게 받았던 애정을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린다. 이 영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은 선생님의 역할에 대한 가치와 기대를 공유하고 전파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선생님이어야 한다. 선생님답다. 선생님이라면 어디가 달라도 달라야지. 아울러 선생님의 은혜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선생님들이 학교의 일상에서 만들어내는 말과 행동은 아이들에게는 스토리텔링으로 살아나서 그것이 다시 선생님의 교육적 힘으로 상승한다. 비오는 날 싸운 아이 둘에게 한 우산을 쓰고 귀가하도록 하던 선생님의 교육적 지혜도, 이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함으로써 부활한다. 교실에서 오줌 싼 일학년 아이를 먼저 발견하고, 반 아이들 전체를 자연스럽게 눈감는 활동으로 유도하고서는 그 아이 앉아 있는 곳에 물을 미리 쏟아서, 아이를 수치와 놀림과 따돌림에서 구출한 선생님 이야기 등등은 이젠 학생 지도의 정석으로 굳어진 스토리텔링들이다. 중학생 쯤 되면 선생님들의 싸움 이야기가 신화적 스토리텔링으로 오간다. 마을 깡패들을 5:1로 제압하셨다는 체육 선생님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사실과 상관없이 확장되어서, 그 선생님 밑에서 체육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선생님들 간의 러브 스토리는 대체로 학생들 사이에서 자가 발전하여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학생들의 청소년기를 그 나름의 정서와 문화로 만들어주는 순기능의 역할도 있다. 4. 다중 지능 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말한다. 리더는 자신만의 의미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스토리텔링 함으로써 그의 리더십(leadership)이 발현된다고 말한다. 선생님의 리더십도 마찬가지이다. 선생님의 리더십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지고 스토리텔링과 더불어 시간을 넘어서 부활한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노는 공원에서 깨어진 유리조각들을 매일같이 열심히 줍고 다녔다는 페스탈로치 이야기는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선생님의 존재가치와 존경가치를 페스탈로치의 스토리텔링이 만들어 준다. 사람들의 의식은 법이나 이데올로기로 형성되기 이전에 사람들 사이에 소통되는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형성되고 강화된다. 오늘날 선생님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아프고 씁쓸하다. 당하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매일 나온다. 얻어맞는 선생님 이야기도 그치지 않는다. 학생에게 모욕을 뒤집어쓰고, 교실에 난입한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하는 이야기는 호사가 스토리텔링으로 떠돈다. 이런 이야기들이야말로 얼마나 선정적 스토리텔링으로 날개를 달고 대중들 사이를 떠돌아서, 당사자 선생님들의 그 여린 자존감을 휴지처럼 짓구겨서 속물 감정의 쓰레기통에 처박는가. 선생님의 자존과 의지를 부활시키는, 그런 ‘선생님 스토리텔링’을 기다린다. 이 시대 선생님들의 비전과 실천이 이야기의 핵심 콘텐츠일 것이다. 그것을 의미 있게 발견하여 강력한 감염력을 가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주는 사회를 기대한다. 이 ‘모욕 스토리텔링’ 시기를 떨쳐버리고, 어서 빨리 새로운 ‘선생님의 시대’를 향한 깃발이 올라가기를 기다린다.
[PART VIEW]“저작권 보호는 사후 70년까지” 여러분은 저작권의 보호기간이 몇 년이라고 생각합니까? 50년이라고 답했다면 기간을 너무 짧게 잡았습니다.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한 후 70년간 보호를 받습니다. 공동저작물의 저작권의 경우에는 맨 마지막 저작자가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합니다. 이처럼 한 개인의 저작물은 당대뿐 아니라 자손에까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만큼 저작자의 창작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저작자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제25조(학교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에서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의 교육목적상 필요한 교과용 도서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게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수업 자료와 관련해서는 ‘…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 배포, 공연, 방송 또는 전송할 수 있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저작물의 전부를 이용하는 것이 부득이 한 경우에는 전부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교육기관에서 수업자료의 사용에 관한 기준과 원칙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2009년 5월에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활용하여 가정통신문을 보냈는데 그만 저작권 시비에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고소인은 교사가 자신이 만든 만화 캐릭터를 무단 도용했다며 학교 측에 합의금을 요구했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교사의 요구로 검찰이 재수사를 한 결과, 고소인은 자신의 저작물이 아닌 캐릭터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교사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교사들이 저작권법에 대해 자세히 모를 것이라는 점을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만약, 사건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교사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당해 전과자 신세로 전락할 뻔 했습니다. 이처럼 저작권과 관련된 시비는 학교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고로 초·중·고에서 가정통신문, 행사안내문, 자료집을 발간하면서 이용하는 인터넷상의 캐릭터나 기타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저작자의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경우, 저작권의 침해 유형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현행 저작권법상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육환경도 첨단 IT 기술과 인터넷 환경을 접목·활용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컴퓨터와 통신기기를 이용한 스마트교육을 시범 운영하고 있고 향후 본격 도입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교육환경에서는 전자교육 자료의 온라인 배포, 전송 등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우선 해결되었을 때에 교육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교육목적으로 사용하는 교육자료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법적인 정비를 하고 있지만, 일선 교사도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사용 한계와 범위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에 관한 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