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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직무와 관련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에서 2016년 5월부터 대정부 교섭활동을 통해 직무와 관련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일 경우 정상을 참작해 징계를 감경하거나 징계 의결을 제외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교육부에서 이를 수용해 지난 3월 24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공포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개정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정의 의미 ○ 그동안 일반직공무원의 징계양정 내용과 달라 형평성이 어긋난 부분을 개선 ○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사유로 인한 비위까지도 반드시 징계의결을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공무원의 범죄를 예방하고,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에 비춰 보더라도 너무 과도한 조치라는 교총의 의견을 적극 반영 주요 개정내용 ○ 직무와 관련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일 경우 정상을 참작하여 징계 감경(제4조 제3항)제4조(징계의 감경) ③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의 비위가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것으로 인정되거나, 제2항에 따른 감경 제외 대상이 아닌 비위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정상을 참작하여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 ○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과실로 인한 비위 중 직무와 관련 없는 사고로서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지 않은 경우 등은 징계의결 제외(제2조 제3항)제2조(징계의 기준) ③ 제1항에도 불구하고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과실로 인한 비위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징계를 의결하지 아니할 수 있다.3. 제4조 제2항에 따른 감경 제외 대상이 아닌 비위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2016년 12월 직무와 무관한 사고로 올해 3월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3월 28일 현재 교육청으로 관련 내용에 대한 통보가 가서 현재 징계위원회에서 심의 중에 있습니다. 징계감경 또는 징계의결 제외가 가능한가요?A3월 24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이 된 이후에 징계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무와 무관한 사고로 인한 비위의 경우 비위의 내용에 따라 징계감경 또는 징계의결 제외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직무와 관련이 없는 비위라 할지라도 성범죄, 금품수수, 성적 조작, 음주운전, 상습체벌, 인사 비위, 학교폭력 은폐, 선거법 위반 등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의 제1호~11호의 감경제외 대상 비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감경 또는 징계의결의 제외가 되지 않습니다. Q2016년 12월 직무와 무관한 사고로 올해 2월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2월 중순경 교육청에서 징계를 받아 견책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불복하여 현재 교원소청심사청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개정된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을 적용해 징계감경이 가능한가요?A「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의 개정 전 이미 내려진 징계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이 불가능함에 따라 교원소청심사청구나 행정소송에서 개정된 규칙의 적용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시·도징계위원회에서 해당 비위에 대한 심의일이 3월 24일 이전이면 개정되기 전 조항을 적용하고, 3월 24일 이후면 개정된 조항을 적용해서 심의하게 됩니다. 다만, 해당 비위행위의 내용과 개별 상황에 따라 개정된 규칙과 별개로 징계감경 또는 징계의결 취소결정이 가능하며, 이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판단이 어렵습니다.
‘노이로제’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1970년대 중반이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표현인 스트레스(stress)가 오래가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 심리적 증상인 신경증(Neurosis)의 독일어 표현인 ‘노이로제(Neurose)’를 당시에 그렇게 많이 사용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의 입에서 ‘노이로제’라는 말이고 쉽게 튀어나오던 시절이었다. 정치 분야에서 큼직큼직한 사건이 요즘만큼이나 자주 언론에 등장했던 것이 1970년대를 ‘노이로제 시대’로 만든 배경의 하나였던 것 같고, 죄 없고 뒷배경 없는 국민들의 ‘노이로제’가 모여서 충돌하고 폭발하는 장이 교육이었다. 정치적 불안의 시대 ‘노이로제 시대’의 출발은 1972년 10월 유신의 선포였다. 1971년 8월, 분단 후 최초로 남과 북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은 남북적십자 회담이 열렸고, 이듬해인 1972년 7월 4일에는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다. 그러나 남과 북의 적대적 공생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1972년 8월 미군의 베트남 철수는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감을 증식시켰고, 박정희 대통령은 10월 17일에 유신을 발표했다. 대통령 간선제와 중임제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유신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에 이어 12월 27일에 박정희는 체육관 선거를 통해 제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1973년도 평화롭지는 않았다. 8월 8일에는 김대중이 납치됐다가 풀려나는 사건이 벌어졌고, 그해 12월에는 에너지 파동으로 TV 아침 방송이 일체 중단됐다. 1973년에는 소설가 펄 벅, 화가 피카소, 그리고 영화배우 이소룡 등 시대를 상징하던 문화 예술인들이 세상과 이별했다. 1974년의 시작을 알린 것은 긴급조치였다. 1월 8일에 발표된 긴급조치 1호는 헌법에 대한 반대, 부정, 비방을 일절 금지했다. 4월 3일에 공포된 4호는 학교 내외의 모든 집회, 시위, 농성 등을 금지하는 동시에 이를 위반한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후 사임을 한 것이 이해 8월 9일이었으며, 바로 일주일 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가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북한은 이해 9월 16일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했다(1994년 6월 탈퇴). 광복 30주년이 되는 1975년도 암울했다. 4월 30일에 월맹군이 사이공을 함락시킴으로써 베트남 전쟁이 종결됐고, 대한민국이 제출한 UN 가입안은 8월 6일에 부결됐다. 이런 불안한 시대에 대처한다는 명분에 따라 학도호국단이 9월 2일에, 민방위대가 9월 22일에 창설돼 병영사회로 한발 한발 진입했다. 1976년은 희망과 불안이 교차한 해였다. IT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해였다. 4월 1일에는 애플이 창립됐고,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 애니메이션 태권V가 개봉된 것도 이해 7월 24일이었다. 중국에서는 타이완의 지도자 장제스가 전년 4월에 사망한 데 이어 대륙의 지도자 마오쩌둥이 9월 9일에 사망했다. 8월 18일에 벌어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남북, 북미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타임스나 뉴스위크 같은 외국 잡지는 검열을 통해 여러 페이지가 검은 매직으로 읽을 수 없게 덧칠해진 상태에서 배포됐으며 시내 곳곳에서는 경찰들이 시민들의 가방을 뒤지고 긴 머리와 짧은 치마를 단속했다. 승공과 애국 교육 새교육도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지 못했다. 10월 유신이 선포된 직후에 발간된 1973년 신년호에는 “10월 유신의 대과업이 전 국민의 가슴 속에 메아리치는 시기를 맞아 600만의 학생들을 진정으로 조국을 사랑할 줄 아는 한국인으로 키우는 보람을 영원히 간직하자”는 신년사가 실렸다. “우리의 주체성을 확립 강조하는 한국적 교육(박일경 명지대 헌법학 교수)”이 돼야 한다거나 “국가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 또한 국민교육헌장의 이념 구현(정세문 음악교육자)”이어야 한다는 등의 애국적 주장도 지면 다수를 점령했다. 신년호의 특집은 1972년에 이어 또 ‘새마을 교육의 실적과 전망’이었고, ‘한국적 민주주의 우리 땅에 뿌리박자’와 같은 구호가 큰 글씨로 잡지의 이곳저곳에 마치 깃발처럼 나부꼈다. ‘새마을 교육 대상 입선작’이 실리고, 소개된 교육자료는 ‘10월 유신을 위한 사회과 교사용 지침’이었다. 편집자의 말대로 1972년을 ‘새마을의 해’라 불러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고, 새교육은 제호일 뿐 내용은 새마을교육으로 변하고 있었다. 1973년은 ‘유신의 해’였다. 2월호의 권두언에서 김성식 충남도교육감은 ‘유신 정신 구현을 위한 학교교육의 혁신’ 방안을 제시했고, 김은우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교육자들에게 나라와 민족을 위해 소아를 버리고 대아를 살리는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심지어 “정열적인 조국애와 민족애가 새로운 윤리의 척도”가 돼야 하고 교육내용과 제도도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육과정 개정(2월 공포) 직후 간행된 3월호 특집 ‘새 교육과정에 따른 교육방향’에서는 심지어 산수과의 경우에도 ‘한국적 산수교육’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이정실 서울시립농대 교수). 1974년 8월 15일에 있었던 대통령 저격미수(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으로 교육은 반공을 넘어 승공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었다. 1974년 10월호는 ‘승공교육의 강화’ 특집으로 꾸며졌다. 승공교육의 강화 구현 방안, 승공교육 자료 개발 계획 시안, 승공교육 학습지도안 등이 실렸다. 해외 교포에 의한 대통령 저격사건으로 인해 ‘교포교육 강화를 위한 교육자 앙케트’가 시행됐고, 김인회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교육경쟁은 제3의 전쟁임을 명심”하고 교포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초등학교 교사 정춘모는 “민족주체성 확립을 위한 미술교육”의 필요성을 외쳤다. 산수(수학)조차 한국적이어야 하고, 미술교육도 민족주체성을 지향해야 하는 슬픈 시대였다. 주체성을 강조한 나머지 한국적 물리학이나 한국적 과학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용기 있는 학자는 찾아보기 힘든 시대였다. 이런 어둡고 침울한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는 없었다. 새교육 1975년 4월호에 인용된 한 보고서의 내용으로는 1970년대 중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2/3가 ‘노이로제 현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담자 차경수 교수는 원인을 부모가 주도하는 입시 경쟁이 청소년들의 심신을 괴롭혔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국가가 강요하는 애국 활동과 애국 교육도 청소년들에게 이중의 부담이 됐을 것이다. 1970년대 ‘노이로제 시대’의 교육을 상징하는 현상 중 하나는 재수생 문제, 특히 대입 재수생 문제였다. 재수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며 용기의 산물이기도 하다. 역사 속에 알려진 인물 중에도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 등의 과학자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문학가도 재수를 통해 자기의 꿈을 실현했으며, 이순신 또한 4수 끝에 무과에 합격했다. 문제는 재수생의 규모와 사회적 비용이었다. 4월호의 대담을 보면 1975학년도 대학 입시의 경우 입학 정원이 5만 7000명인데 재수생이 무려 16만 5000명에 달했다. 1975년 입시에서 예비고사에 응시한 학생이 22만 명이었고, 이 중 11만 명이 합격했다. 예비고사 합격자 중 5만 7000명만이 본고사에 합격했고, 나머지 5만 3000명은 불합격해 재수의 길을 가게 됐다. 예비고사 불합격자 11만 명 중 6만여 명이 재수를 선택했기 때문에 1975년 한 해에 재수생 11만 3000명 발생한 셈이었다. 재수생 중 74%, 거의 4명 중 3명이 낙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을 비롯한 유명대학의 재수생 합격률이 입학생의 40% 전후를 차지한다는 것이 재수를 부추기는 배경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류대학이 문제였고, 재수생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런 사회적 환경과 교육적 여건 속에서 국가와 부모를 만족하게 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노이로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인 시대였다. 당시 통계에 의하면 가계비의 50% 이상이 교육비로 지출되고 있었으니 이 또한 정상은 아니었으며, 재수생들에 의한 풍기문란도 항상 비판의 대상이었다. 대담자 이상갑 여의도고 교사의 표현대로 “비생산적인 교육, 비생산적인 지식은 오히려 무식보다 해롭다”는 격언이 실감 나는 시절이었다. 1970년대 중반의 ‘노이로제 시대’가 탄생시킨 ‘노이로제 교육’은 사회적 낭비이며 비극이었다. “사모아에는 학교는 없으나 훌륭한 교육은 있다”는 마거릿 미드의 표현이 그리운 시대였다.
고전이란 항상 다르게 읽히는 책 “안평중은 사람 사귀기를 잘하는구나, 사람들이 오래 사귈수록 그를 존경했다.” 공자가 한 재상을 이렇게 평했습니다. 안자(晏子)라는 제나라 재상, 정치적 거물이었죠. 안자는 시호 평(平)과 자 중(仲)을 합친 평중이란 말이 이름 대신해 쓰이기도 해 흔히 안평중이라고도 합니다. 그에 대한 공자의 평가가 저랬습니다. 굉장한 칭찬인데 제가 어릴 때는 이 말이 칭찬으로 생각되지 않았어요. 사실 무슨 말인 줄도 몰랐습니다. 너무 뜨뜻미지근해서요. 사마천이 다시 태어나면 안자의 마부라도 되고 싶다고 할 정도로 극찬한 인물이고 당대에 대내외적으로 많은 칭찬과 명예를 누린 사람인데 저렇게 미적지근하게 평가하다니 공자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고 인생살이 경험이 늘어나자 공자의 저 말이 아주 새롭게 와 닿더군요. 그는 오랜 시간 만나고 사귄 사람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답니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닌가요. 외려 장시간 사귈수록 그 사람의 단점과 열등감이나 공격성을 보기 쉽고, 친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무례한 언사가 오가기도 하는 게 우리 범인들의 삶인데 말입니다. 어릴 때는 사실 오래 사귄 사람에게 신뢰와 존중을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어려운 일일까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래 사귀고 만나온 사람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고, 그게 하나의 삶의 화두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자의 저 말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고전이란 게 그렇습니다. 한번 통독하고 정독했다고 해서 정말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는 텍스트가 아니죠. 사회문화, 정치적 조건의 변화, 본인의 성숙과 성장, 세월의 흐름 등 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항상 다르게 읽히고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 고전입니다. 동양의 고전이든 서양의 고전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논어가 그러합니다. 자신이 변하고 자신을 둘러싼 조건이 변하면 새롭게 해석되는 부분이 생기고, 특히 무덤덤하게 지나갔던 부분이 매우 절실한 메시지와 가르침으로 다가오지요. 그것이 논어만이 주는 재미이고 맛입니다. 안 그래도 최근에 해석을 크게 달리해서 읽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이 절실한 메시지로 와 닿았는데 바로 위령공편 42장의 말입니다. 악사를 돕는 도리 “시를 배움으로써 학문이 시작되고 예를 배움으로써 제구실을 하는 사람이 되고 음악을 배움으로써 인격이 완성된다.” 공자께서 제나라에 계실 때 소(韶)라는 음악을 들으시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알지 못하셨다. 말씀하시길 “음악이 이런 경지에 이르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하였도다.” 선생께서는 남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 그 노래가 마음에 들면 반드시 그것을 반복하여 노래하게 한 다음 함께 노래를 부르셨다. 공자가 음악광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논어와 공자 해석을 보면 예술가로서 공자의 모습을 조명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공자는 정말 노래를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했습니다. 도올 선생님의 묘사와 해석은 무리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음악으로 인격도야가 완성된다 했고, 제나라에서 어떤 음악을 듣자 고기 맛을 잊을 정도였고요, 상대방이 노래를 잘 부른다 싶으면 앙코르를 청하고 나서 같이 부를 정도로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자가 어느 날 어떤 악사분을 모시게 됩니다. 위령공편 42장에 그 장면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맹인인 음악가 사면(師冕)이 방문해왔다. 계단 앞에 이르자 선생께서 말씀하셨다,“계단입니다.”좌석 앞에 이르자 선생께서 말씀하셨다.“좌석입니다.”모두 각자의 좌석에 착석하자 선생께서 일일이“아무개는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개는 저기에 있습니다.” 하면서 소개하셨다.사면이 돌아가자 자장(子張)이 여쭈었다.“이렇게 하는 것이 맹인인 분을 응대하는 방법입니까?”선생께서 대답하셨다.“그렇다, 악사를 도와주는 본래의 자세이니라.” 고대에는 시각장애인이 악사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존에는 이 부분을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을 돕는다고 말하기보다는 악사를 대접하는 방법이라고 독해하는 경우가 많았죠. 워낙에 공자가 음악을 좋아했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서도 음악을 중시했기에 초빙강사로 악사를 모셔왔던 점에 주목하여 악사를 모시는 방법이라고 독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논어와 관련된 책 여러 편을 살펴봤는데 대부분이 악사를 모시는 법에 초점을 둬 해석했더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공자가 음악을 좋아하고 악사를 존경해 그를 대접하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읽기보다는 장애인인 약자를 대하는 방법을 제자들 앞에서 보여준 것으로 읽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몸소 약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교육자로서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말로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요. 사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승이든 부모든 교육을 하는 입장이라면 말이죠.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이 있고 특히 몸소 보여주며 가르쳐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위령공편 42장은 바로 그런 공자의 모습이 잘 드러난 장면이고요. 사람을 사랑하는 것 안연편 22장에서 공자의 수레를 모는 제자 번지가 인(仁)에 관해서 묻자 공자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죠. 사람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전 약자를 아끼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기본, 사람됨의 기본은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자가 말한 인(仁)이라는 것은 거기에서 시작되는 것일 테고요. 그런데 그중에서 우리가 가장 신경 써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할 타자는 바로 약자들 아닐까요. 그래서 약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고 어짊일 것이고요. 부모라면, 선생이라면 자식 앞에서, 제자 앞에서 어떻게 약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도울지 가르쳐야 한다고 보고, 또 직접 행동으로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한국사회는 약자들을 존중하는지. 교육과정에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충분히 배우는지 의문이 듭니다. 스스로 저런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면 한국사회는 약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기는커녕 사회·문화적으로 정치·경제적으로 잔인한 사회이고 교육과정에서 약자의 존재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기에 위령공편 42장을 저렇게 독해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들이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인간됨의 기본이고 사랑의 기본이기에. “공부 안 하면 나중에 커서 저렇게 된다” 저는 이 말만큼 불편하게 느껴지고 잔인하다 싶은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딱한 처지의 형편에 놓인 사람을 보고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자식 앞에서 훈계하는 부모, 그것은 교육의 부정이고 인간됨의 부정이 아닐지요. 어른이 돼서 약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라고 해야 할 것이며 그게 인간됨의 기본이라고 가르쳐야 할 텐데 공부 안 하면 약자가 된다고 하면서 겁을 줍니다. 이건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고 또 인간됨을 포기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저런 말을 하고 안 하고, 저런 말 속에 담긴 가치관을 가지고 안 가지고 이전에 과연 교육의 주체라는 사람들이 삶의 현장과 교육의 현장에서 약자들을 대하고 존중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서 얼마나 가르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약자들의 존재, 그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보이지 않고 증발된 게 아닌지 그런 생각까지도 해봅니다. 미워하는 사람에 대해 “오직 어진 자만이 능히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고 능히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 안자에 대한 말, 그리고 악사에 대한 말과 함께 이인편(里仁篇) 4장도 제가 다시 보게 된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겼지만 어떤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온 장인데요, 어진 자도 누군가를 미워한답니다.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네요. 사실 그렇습니다. 사람이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서는 살기 어렵습니다. 불가능한 일이지요. 하지만 미워하는 대상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하고, 또 제대로 미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라면 그것에 대해 가르칠 수 있어야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들이 누가 너무 싫고 밉다고 이야기를 할 때 그냥 넘기거나 맞장구를 쳐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미워하는 사람을 대하고 생각해야 할지 가르쳐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약자를 대하는 자세 못지않게 싫은 사람, 미운 사람,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도 같이 사는 자세도 가르치는 게 교육의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자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사람을 미워함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다음 시간에는 그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빨간 모자’ 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의 샤를 페로의 ‘작은 빨간 두건(Le Petit Chaperon Rouge, 1697)’과 19세기 독일의 그림 형제가 채록하고 작성한 ‘작은 빨간 모자(Rotkäppchen, 1812)’ 두 가지 판본에서 시작됐다. 샤를 페로는 궁정에서 시를 낭독하고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었다. 이때 청중으로 궁정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일도 적지 않아 페로는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모아서 전달할까 생각하다가 당시 민간에서 구전되는 민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궁정이라는 분위기를 고려해 부드럽게 순화해 이야기를 개작, 재화(再話)했다. 대표적으로 손 본 작품 중 하나가 ‘작은 빨간 두건’이다. 당시 남프랑스와 북부 이탈리아 쪽에서는 ‘가짜 할머니(La Finta Nonna)’ 등 할머니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가져와 ‘작은 빨간 두건’으로 만든 것이다. 이 두건은 그냥 모자 하나를 쓴 것이 아니라 우리로 치면 일종의 후드 망토 같은 것이다. 소녀는 사춘기에 막 들어서는 아이지만 여전히 ‘아이다운’ 순진함을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이 후드 망토다. 그 후 독일에 사는 그림 형제가 첫 동화집을 내면서 주변의 친구들, 또래의 여성들이나 나이 많은 이야기꾼의 도움을 받아 구전 민담, 이야기들을 모았고, 이 ‘빨간 모자’ 이야기도 수록하게 된다. 빨간 모자 이야기에서 제일 먼저 눈여겨볼 부분은 ‘빨갛다’는 색이다. 후드 망토를 입고 다닐 만큼 아직 ‘어린이’의 티를 벗지 못한 여자아이에게 왜 하필 ‘빨간색’을 입혔을까? 정신분석에서 빨간색은 보통 생동감, 활발함, 싱싱함 또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으로 분석하곤 한다. 붉은 꽃을 보거나 붉은 해, 활활 타는 불 등을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이 들까? 대부분 살아 있다, 펄펄 뛰는 무엇, 홀리는 듯한 느낌 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붉은 피를 쏟는 장면, 타는 듯한 붉은색을 보게 되면 꿈을 꾼 사람은 보통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지만, 꿈 분석 등에서는 이것을 매우 열정적이고 활발한 자기 삶을 꾸려 나가는 모습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붉은색에서 재밌는 것이 바로 살코기(Red Flesh)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도 나오지만, 서양인들의 사고에서 살코기는 싱싱함과 함께 매우 성(性)적인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단어가 주는 지독히 ‘육감적’인 느낌도 그렇지만 그 붉은색에서 많은 사람이 성적인 기표를 먼저 읽어내기에 그렇다. 동화 ‘빨간 모자’의 붉은색은 이 부분을 생각하고 지어졌음이 분명하다. 이 이야기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에게 세상의 혼란 속에서 무엇을 피하고 무엇을 구해야 할 것인가를 각인시키고 강조하는 일종의 경고 또는 잠언의 역할을 한다는 후대 학자들의 설명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옛날 옛적 한마을에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아주 귀여운 아이가 있었습니다. … 빨간 모자 소녀는 매우 착한 아이로 그 아이를 보면 모든 사람이 소녀를 사랑했습니다.” 많은 동화가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여자 주인공, 그중에서도 ‘빨간 모자’의 시작은 이렇게 아이의 빛나는 외모를 칭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또 아이가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순종하는 착한 아이인 것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동화 속으로 더 들어가 보자. 하루는 어머니가 빨간 모자를 불러 말씀하신다. “빨간 모자야 산 너머에 사시는 아픈 할머니에게 빵과 포도주를 전해주고 오너라.” 그런데 여기서 어머니의 당부가 이어진다. “그런데 가다가 길을 놓치거나 다른 곳을 둘러보면 안 된다. 또 다른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라 해도 멈추지 말고 곧장 할머니에게 가야 한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데 빨간 모자의 어머니는 이제 막 세상을 향해 봉우리를 틔우는 사춘기 딸의 상황과 심리, 그리고 그에 따른 세상의 유혹을 이미 알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한마디로 ‘한눈팔지 마라’는 얘기를 길게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머니의 염려대로 늑대가 나타난다. 늑대는 예쁜 꽃을 보라, 나무를 보라 유혹하고 결국 할머니와 빨간 모자를 잡아먹는다. 말 그대로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으니, 그에 따른 응징과 처벌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페로와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랑스의 페로는 구전되던 민담이라 해도 가능한 잔인한 장면을 각색하고 누락시키며 그대로 전하지를 않았고, 그림 형제는 이런 부분을 비교적 담담히 옮겨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빨간 모자에서는 그 양상이 반대로 나타난다. 페로본 동화는 결국 할머니를 잡아먹은 늑대가 빨간 모자마저 잡아먹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반면에 그림 형제는 그렇지 않다. 한 명의 구원자, 사냥꾼을 등장시킨다. 보통 동화 속 사냥꾼은 위기에 빠진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동화에서도 사냥꾼은 늑대의 배를 갈라 할머니와 소녀를 구해내고 결국 소녀의 ‘부활’을 돕는다. 정신분석 연구의 많은 부분에서 이 사냥꾼을 ‘아버지’의 자리에 놓는 경우가 많은데, 크게 틀리지는 않으나 그것을 단순히 생물학적 아버지로 보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다. 오히려 이것은 아버지로 대별되는 ‘질서, 사회, 법’ 등 라캉이 말하는 ‘아버지의 이름(Nom-du-Père)’, ‘아버지의 법(Non-du-Père)’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특히 늑대의 뱃속에서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부활’은 어둡고 컴컴하며 한 치 앞을 볼 수 없던 어린 빨간 모자라는 ‘아이’가 드디어 세상의 법과 도덕률에 안착하면서 결국 안전지대에 도달하게 되는 ‘소녀’로 성장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소녀는 한 단계 성숙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봐야 할 것은 동화 속에 등장하는 ‘숲’이라는 공간이다. 숲은 나무로 가득 찼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 어디서 길이 시작되고 끝나는지 모호한, 그래서 두려운 공간으로 곧잘 그려진다. 실제로 동화 속 ‘숲’은 주인공의 그런 불안한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공간이다. 자신의 정체감을 찾아가고 고민하는 주인공, 또 이야기를 듣고 읽는 아이들에게도 미지의 세계인 저 먼 곳, 바깥을 상상하게 하는 중요한 모티프가 바로 ‘숲’이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이 ‘숲에서 길을 잃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야기를 읽거나 듣고 있는 어린 독자 혹은 청자들이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주인공은 어디로 갈 것인지 등을 함께 느끼며 그 비밀의 공간으로 함께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빨간 모자가 그 숲을 지나며 늑대로부터 받은 유혹과 실제 할머니 집에서 있었던 ‘어떤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재밌게도 빨간 모자에는 사춘기 소녀의 심리, 금기에 대한 언급과 함께 또 중요하게 다뤄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이야기도 있다. 그것은 다음 시간에 마저 이야기해 보자.
01일곱 시간에 걸쳐 공연하는 연극을 보러 갔다. ‘일곱 시간’이나 공연을 하다니,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그 관심을 두고 특별히 예술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세상에, 그렇게 긴 연극이 있단 말이야? 어떤 건지 한번 봐야겠다’ 하는 정도의 호사가적 관심에 가까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곱 시간’에만 집중하는 관심은 대중적인 관심(popular issue)에 머문다. 나도 저 공연을 보고, 누구에겐가 ‘일곱 시간 공연을 보았노라’고 말하고 싶은, 일종의 ‘지적인 허영심’ 같은 것에 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이 공연을 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무대에 올리는 작품을 확인하는 순간, ‘아! 인내심이 필요하겠구나. 짜릿한 재미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아야지. 지루해서 졸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작품은 도스토옙스키 원작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었다. 젊은이들에게 관람을 권유해 봤다. 재미없으면 책임지라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진한 관심을 갖고 응하는 사람은 그 분야 전공자 외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일곱 시간짜리 연극 관람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우리라. 난해한 내용에 일곱 시간이나 인질처럼 붙잡혀 있어야 한다. 비싼 관람료를 내고서 말이다. 원작을 읽어 본 사람이라도 흥미를 못 느낄 수 있다. 아, 그 원작이란 것이 얼마나 길고 딱딱하고 지루하고 난해했던가. 그래서 끝내 다 읽지 못했던 책이 아니었던가. 선뜻 관람 동기를 가지는 사람들도, 이 작품에 대한 어떤 지적 결핍감을 채워보자는 욕구가 작용했을 수 있다. 그것도 불편함을 수반하는 관람이 될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 원작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만만치 않은 고전이다. 고전에 대한 저 유명한 고전적 정의, ‘자신은 읽지 않으면서 후배나 제자들에게는 읽으라고 강조하는 책’이라는 말을 절절히 공감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세 번 읽었다. 첫 번째는 대학교 1학년 때, 교양 이수 차원에서 반강제적으로 읽었다. 이 독서는 실패였다. 길고 지루하고 난해한 책이었다. 이 실패는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기숙사에 러시아 문학에 해박한 수학과 선배가 있었는데, 그는 언제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내 기를 죽였다. 명색이 문학 전공자인 나는 열패감을 면할 수 없었다. 스스로 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그깟 소설책 한 권을 제대로 못 읽어내고서 포기한단 말인가. 이 책은 나의 이후 독서를 가로막고 서 있는 장벽 같았다. 그 선배가 졸업한 뒤, 나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결연한 오기로 재대결한다. ‘오기(傲氣)의 독서’란 이때 내가 만든 말이다. 책이 이기느냐, 내가 이기느냐, 이것이 문제다. 끝까지 무조건 읽자. 모르는 것도 안다고 최면을 걸면서 읽자. 모르면 찾아보면서 읽자. 그러니 속도에 연연하지 말자. 읽는다는 사실 자체에 자존감을 가지자. 여기서 무너지면 다른 독서로도 전진할 수 없다. 내 지식의 교두보를 이 책으로 확보하자. 두 번째 독서는 힘들었지만 성공했다. 세 번째 독서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다시 읽었다. 세 번째 독서는 두 번째 독서의 성공을 다시 확인시킨다. 일곱 시간짜리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보고 나왔다. 나에게는 대만족이었다. 작품을 해석하는 통로 하나를 새로 발견한 느낌이었다. 물론 이 또한 젊은 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대한 ‘오기의 독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02오기(傲氣)를 국어사전에서 찾으니 두 가지의 뜻풀이가 있다. 하나는 ‘힘이 달리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으로 설명돼 있고, 다른 하나는 ‘잘난 체하며 상대를 업신여기는 기세’라고 되어 있다. 두 가지 풀이 모두 그리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오기의 독서’를 좋은 의미로 제안하려 한다. ‘오기의 독서’가 좋은 의미가 되려면 물론 ‘오기’도 긍정의 지향을 띄어야 한다. 말이란 원래의 정해진 뜻이 사전에 있기는 하지만, 그 뜻 안에 절대적으로 가둬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사,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실에서 만들어진 말 중에는 정해진 사전의 뜻을 살짝 넘어서는 것들이 적지 않다. 더구나 변화가 요란한 인간 감정을 구체적인 생활 맥락에서 담아낼 때는 그 말이 꼭 국어사전에 규정한 뜻으로만 쓰이라는 법은 없다. 오기가 항상 부정적으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것, 마땅히 오기를 부려봄 직한 구체적 삶의 상황이 왜 없겠는가 하는 데에 생각이 이르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으려는데 책이 너무 딱딱하고 두껍고 난해해서, 그래서 힘이 달려서, 몇 번이고 중간에 포기한 책이 있다면, 다소 우격다짐의 방식이 되더라도, 기어이 그 책을 독파하라는 것이다. ‘책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심정(오기)’으로 그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그걸 ‘오기의 독서’라고 이름을 붙여본 것이다. 좀 어렵고 지루해서 약간 기가 눌려 있는 책이 있다고 하자. 더구나 잘난 척하는 친구들은 그 책을 모두 읽었는데, 나만 읽지 못해서 살짝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 있다고 하자. 일단 그 책을 업신여기는 마음 자세로 책 읽기를 공략해 보자. 잘난 체하는 친구들을 내 마음 안에서 다소 오만하게 무시해 가며, 기필코 그 책을 정복하려 해 보자. 그걸 ‘오기의 독서’라고 명명하고 싶은 것이다. 오기의 독서에는 얼마간의 지적 허영심이 개입해도 무방하다. 아니 그런 정신이 좀 권장될 필요도 있다. ‘지적 허영심’을 굳이 나쁘다고만 할 일은 아니다. 지식이나 예술에 어떤 동기를 불러일으켜 주는 초기의 기제로서 ‘지적 허영심’은 그 나름의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오기라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발동되는 하나의 코드일 수 있다. 그리고 자존심의 상당 부분은 자아를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심리 기제이고, 그 안에 약간의 허영심 같은 것도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 없이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자아의 발달 경지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교육의 입지에서 보면 ‘오기’는 성취동기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오기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한순간에 걷어내어 버리게 한다. 그 순간이 바로 자아를 새롭게 설정하는 순간이다. 그래서 오기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기운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정한 오기는 충동과는 구별돼야 한다. 충동으로 작동하는 오기는 무모함으로 추락한다. 독서에 ‘오기’를 적용하면 그 ‘오기’는 일정한 지속을 거느린다. 그래서 ‘오기’와 결합할 수 있는 말로 최적의 말이 바로 ‘독서’이다. 오기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 그것은 이미 ‘강력한 계획(plan)’이 되는 것이다. 오기를 일정하게 유지해 밀고 나가면 그것은 이미 ‘유효한 전략(strategy)’이 되는 것이다. 03자신의 정신적 생애를 독서로 실천해 나가려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늘 반성적으로 돌아본다면 그는 실력자다. 독서를 통해 부단한 자기 도야를 한다면 그는 성숙한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소망만으로 그런 경지를 열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하겠는가. 이런 독서는 반드시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면서 해야 한다. 내면으로부터의 정신적 오기가 강하게 추동해 올리는 그런 독서여야 한다. 이것이 ‘오기의 독서’다. 나를 열패감에 빠지게 하고,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나를 좌절하게 하고, 나의 지적 정체(正體)에 대해서 회의할 때, 나의 독서 도전을 열어주는 교두보(橋頭堡)와도 같은 독서가 있어야 한다. 진격의 독서를 위해서 교두보 독서는 절대적이다. 모든 독서가 ‘오기의 독서’가 돼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생애에서 한 번의 ‘오기의 독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 생애 독서의 첫 지평을 열어주는 독서가 되기 때문이다. 단 한 권 ‘오기의 독서’는 그와 대등한 백 권의 책을 스스로 불러온다.
장미는 5월부터 피는 대표적인 꽃이다. 이번 대선을 ‘장미 대선’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소설 속에 핀 두 송이 장미가 있다. 한 송이는 신경숙이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 엄마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쓴 장미이고, 다른 송이는 정이현이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불타는 사랑을 표현할 때 쓴 장미다.‘엄마를 부탁해’ 표지는 강렬한 빨간색에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듯한 여자가 기도하는 그림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일본어판 표지는 장미 사진으로 뒤덮여 있다. ‘엄마를 부탁해’가 장미와 무슨 연관이 있어서 이런 표지를 쓴 것일까. 일본 출판사에 문의해본 것은 아니지만, 소설에서 장남이 서울에 처음 집을 장만했을 때 엄마가 담장 옆에 장미를 심어주는 내용에서 착안한 것이 확실하다. “그가 집을 갖게 되고 처음 맞이한 봄에 서울에 온 엄마는 장미를 사러 가자고 했다. 장미요? 엄마의 입에서 장미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잘못 듣기라도 한 듯 장미 말인가요? 다시 물었다. 붉은 장미 말이다, 왜 파는 데가 없냐? 아뇨 있어요. 그가 엄마를 구파발에 쭉 늘어서 있는 묘목을 파는 화원으로 데리고 갔을 때 엄마는 나는 이 꽃이 젤 이뻐야, 했다. 엄마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장미 묘목을 사와서 담장 가까이에 구덩이를 파고 허리를 굽혀가며 심었다. (중략) 그 집을 떠나올 때까지 봄마다 장미는 만발했다. 장미를 심을 때의 엄마의 소망대로 그 집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장미가 필 적이면 담장 아래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큼큼 장미향기를 맡았다.” 어렵게 집을 장만한 자식의 행복이 장미 향기처럼 퍼지기를 바라는 엄마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자신은 그렇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화려하게 살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도 담겨 있을지 모른다. 화려한 장미와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처럼 장미에 모성애를 담아내면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는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는 엄마의 사랑, 그리고 자식들과 남편의 때늦은 후회를 담고 있다. 소설은 시골에서 서울에 올라왔다가 지하철역에서 실종된 엄마를 찾아 나선 딸과 아들, 남편이 각자 회상해 엄마의 삶을 재구성하는 형식이다. 엄마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추리소설 같은 긴장감도 주고 있다. 어머니라는 소재는 해묵은 소재일 수 있지만, 작가는 누구나 한 번쯤 어머니에 대해 느꼈을 감정, 보았을 장면들을 카메라 들이대듯 포착해 특유의 세밀한 문체로 그려냈다. 나로서는 소설에 나오는 엄마와 연배도 비슷하고, 큰솥 가득 밥 지으며 ‘이게 내 새끼들 입속으로 들어가는구나’ 싶어 든든하게 생각하고, 고향이 같아 사투리까지 같고, 생일상 받기 위해 올라오시는 것까지 비슷한 어머니가 계셔서 더욱 가슴 아리게 이 책을 읽은 것 같다. 밤이면 마늘을 까고 그 마늘로 김치를 담아 자식들에게 부치는 것도,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러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할 때 자식들 주려는 짐이 한 보따리인 것도, 어머니 손에 닿으면 무엇이든, 강아지든 병아리든 고구마든 상추든 풍성하게 자라나는 것까지 똑같았다. 신경숙이 ‘엄마를 부탁해’에서 엄마의 이미지로 장미를 택한 것은 장미가 흔한 꽃이어서가 아닐 것이다. 최고의 꽃인 장미에 비유해 엄마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낸 것이다. ‘엄마를 부탁해’는 어머니와 장미 같은 평범한 소재로 많은 사람의 감성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더욱 빛나는 소설이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장미는 여성 감성을 자극하는 꽃이다. 이 소설은 정이현의 첫 장편으로, 2005~2006년 조선일보에 연재됐고, 출간 이후 40만 부 이상 팔렸다. 또 SBS에서 배우 최강희가 오은수 역을 맡아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영화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처음 신문에 연재한 이 소설을 읽을 때 ‘신문에 이렇게 써도 되나?’ 싶었다. 초반부터 직장생활 7년 차인 은수가 섹스에 대해 정해 놓은 원칙 전부는 ‘첫째, 하고 싶은 사람과 둘째, 하고 싶을 때 셋째, 안전하게 하자’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소설은 ‘도발적이고 불온하다’, ‘세련된 도시 여성의 연애사를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로 그렸다’는 평을 동시에 들었다. 6개월 전 헤어진 옛 애인이 결혼하는 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은수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일곱 살 연하 태오를 만나 모텔에 간다. 이른바 ‘원나잇 스탠드’를 한 것이다. 태오는 사랑스럽고 섬세했다. 태오는 은수를 두 번째 만나는 날, 장미 한 송이를, 만난 지 20일째인 날에 두 송이를 선물한다. “서른한 살. 토요일 저녁, 왼손에 장미 한 송이를 든 채 햄버거를 사기 위해 패스트푸드점 카운터 앞에 줄 서기에는 약간, 아주 약간 민망한 나이다. (중략) 조금 아까 만나자마자 태오는 내게 장미꽃을 쑥 내밀었다. 꽃바구니를 옆에 끼고 거리를 누비는 꽃 행상 할머니들로부터 산 것이 틀림없었다. 고백하건대 남자로부터 꽃을 받은 것은 퍽 오랜만이다. 부연하자면 한 다발도 아니고 한 단도 아니고 딱 한 송이를 받은 것은 대학생 때 이후로 처음이다.” 태오의 장미 한두 송이는 어린 남자친구라 부담을 느낀 은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풀어준 것이 분명하다. 사랑을 고백할 때 왜 장미꽃을 줄까. 장미는 불타는 사랑의 상징이다. 장미꽃 향기에는 여성 호르몬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서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연인 안토니우스를 위해 궁전 바닥에 두껍게 깔았다는 꽃도, 나폴레옹이 아내 조제핀을 위해 침실에 뿌린 꽃도 장미였다. 사랑을 다룬 소설에 장미 한두 송이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장미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고 가꾸는 꽃이다. 그래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온갖 품종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1만 종 이상의 품종이 있고, 해마다 200종 이상의 새 품종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해당화, 찔레꽃 등이 장미의 할아버지뻘이다. 하나같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진하다.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도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20여 년째 국민 30% 이상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장미를 꼽았다.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에서 도착지 날씨를 알려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이웃 나라니 새삼 놀랍지는 않지만, 생각보다도 일본은 훨씬 더 가까웠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공항 천장을 가득 메운 요괴 그림들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현란하게 채색된 애니메이션의 향연에 놀라 이곳저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번에는 공항 한 면을 가득 메운 유리창이 눈에 띈다. 스테인드글라스 형식의 애니메이션이 한가득이다. 가히 요괴 공항으로 불릴만하다. 사카이미나토 시요괴 만화의 고향 공항 곳곳에 배치된 요괴 그림은 바로 요괴 만화의 거장,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의 대표작인 ‘게게게의 기타로(ゲゲゲの鬼太郎)’의 캐릭터들이다. 곳곳에 숨은 요괴 그림은 지방도시의 작은 공항에 불과한 요나고(米子) 공항을 여행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시킨다. 공항에서부터 고조된 가슴은 요괴 열차에 올라 사카이미나토 시(境港市)의 요괴 마을에 도착하면서 그야말로 뻥 터질 만큼 부풀어 올랐다. 외눈을 달고 달리는 택시들, 기괴한 웃음으로 여행자를 맞이하는 이정표들, 요괴 모양 얼굴로 만들어진 빵들. 발길 닿는 곳마다 마주치는 익살스런 요괴들 때문에 미소와 탄성을 멈출 수 없다. 철들지 않는 남편, 애니메이션에 환장하는 아내. 우리에게 이보다 안성맞춤인 여행지가 또 있을까? 오모리 은광 마을 도시와 공생하는 시골 웬만큼 일본 여행을 다녀본 사람에게도 ‘산인(山陰)’은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일본 허리 윗부분에 자리 잡은, 바다와 인접한 주고쿠( 中国) 지방의 시마네 현(島根県)과 돗토리 현(鳥取県)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고층빌딩 대신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고즈넉한 마을이 있고, 넘치는 인파 대신 850여 년의 역사를 품은 산속 온천이 있기에 슬로우 힐링 여행에 제격이다. 요괴 마을에서 한껏 고조된 여행은 산인 서쪽에 위치한 은광 마을인 오모리(大森)의 이와미 긴잔(石見銀山)으로 향하면서 차츰 안정을 찾았다. 40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가는 오모리 마을은 시마네 현 오다 시(大田市)의 산악에 위치한 역사적인 은광 마을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영광과 함께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쇠락의 길을 걸은 불우한 역사도 갖고 있다. 이곳을 부활시켜 사람들의 발길을 향하게 한 데는 나카무라 도시로(中村俊郎) 사장과 마쓰바 토미(松場登美) 여사의 역할이 컸다. 의족이나 의수 같은 신체보정기기로 유명한 마을 기업인 ‘나카무라 브레이스’의 나카무라 사장은 물심양면으로 마을 재건에 힘을 보탰다. 마쓰바 토미 여사는 패션·잡화 브랜드 군겐도(群言堂) 본점을 이곳에 두고 있다. 그녀가 만든 작품 하나하나에서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카페 한쪽에 자리 잡은 옷과 가방, 소품, 도자기 등의 작품들은 모두 미감이 뛰어나고, 단순한 디자인에 담긴 넘치는 세련미는 발길을 고이 잡았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는 말이 어울리는 마을. 조용히, 천천히, 그리고 유심히 거리를 걷다 보면 자판기 하나 허투루 두지 않고 거리의 경관과 어울리는 옷을 입혀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기에 도시와 공생하는 시골 생활에 매료된 사람들이 속속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독일의 제과 명장인 히다카 씨 부부는 도쿄의 제과점을 닫고 마을로 들어왔다. 이탈리아 커피 명가 칼리아리의 일본 본점도 나카무라 브레이스사 건너편에 있다. 그야말로 딱 살고 싶은 마을이다. 아카가와라 마을 전통이 숨쉬는 골목 시마네에 오모리 마을이 있다면 돗토리의 구라요 시(倉吉市)에는 시라카베도조 군(白壁土蔵群) 아카가와라(赤瓦) 마을이 있다. 시라카베도조는 하얀 벽 창고, 아카가와라는 붉은 기와를 뜻한다. 에도와 메이지 시대를 거치며 수로를 따라 들어선 전통 가옥들이 잘 보존된 고즈넉한 거리다. 회반죽을 바른 흰 벽에 검게 그을린 삼나무 판자를 덧대고, 지붕에 빨간 기와를 얹은 창고들은 소소한 즐길 거리로 넘쳐난다. 액을 쫓는다는 하코타(はこた) 인형의 얼굴을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도자기나 연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했다. 체험을 끝내고 돌아서자 작은 붕어빵집이 보였다. 요네자와 붕어빵(米澤たいやき店). 꼭 먹어봐야 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붕어빵이 맛있어야 붕어빵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주인이 굽는 붕어빵 틀이 신기하다. 빵 한 개를 만들 수 있는 수제 틀이 여러 개 놓여있고, 하나하나 살펴가며 빵을 만드는 게 말 그대로 장인의 손길이 묻어있는 듯했다. 맛은? 합격점이다. 쫀득한 담백함을 선사하는 반죽이 얇은 피를 형성하고, 가벼운 단맛을 담은 단팥이 속을 가득 채웠다. 다음 행선지는 ‘맷돌 커피’로 유명한 카페 구라(久楽). 요즘 우리나라 시골에서도 찾기 힘든 맷돌로 간 고운 원두의 향과 맛을 담아낸 커피 한 잔과 함께 나오는 단팥 한 종지. 시럽 대신 단팥으로 단맛을 첨가하라는데, 커피와 단팥의 조화라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단팥 한 수저를 커피에 넣어 한 모금 마셔보니 의외로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 조금 전에 산 수제 붕어빵, 창밖으로 보이는 고즈넉한 골목 풍경, 그리고 맷돌 커피 한 잔은 오후의 티타임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돗토리 사구 미니 사막과 바다의 만남 이튿날 사구(沙丘)로 향했다. 돗토리의 사구는 산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 일본에서 사구라니 믿기지 않겠지만 정말이다. 16km에 달하는 광활한 사구 풍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발이 푹푹 빠지며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는 게 진짜 모래 언덕이다. 그 아래에 작은 오아시스까지 있는, 영락없는 미니 사막이다. 한참 동안 모래 언덕을 기어오르자 두 눈에 다 담을 수도 없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사막과 바다의 만남이다. 몇 만 년의 긴 세월 동안 거친 파도와 북서 계절풍이 만들어낸 자연의 작품 그 자체다. 미사사 온천 피로가 풀리는 넉넉한 인심 신나게 뛰어놀며 즐겁게 지낸 여행의 피로를 풀 시간. 미사사(三朝) 온천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기서 아침을 세 번 맞으면 병이 낫는다”고 해서 미사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850년의 역사가 말하듯 몸에 좋은 라돈 성분을 품은 명탕으로, 해발 900m의 미토쿠산(三徳山)으로 둘러싸인 산중에는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 위해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조용히 흐르는 실개천 위로 살포시 얹힌 다리 위에 무료 족욕탕이 있다. 흐르는 물소리와 눈앞에 펼쳐진 산세를 보며 즐기는 족욕이라니….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베푸는 후한 인심에 마음의 피로가 먼저 풀린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조용한 산골 마을의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고풍스러운 료칸(旅館)의 온천에 몸을 담근다. 피로가 풀리듯이 사그라드는 여행의 추억이 노곤하게 온 마음을 감쌌다. 즐거웠던 기억이 마음속 가득히 녹아든 채 한껏 부드러워진 몸과 함께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리면 좋겠다. 세 단어로 알아보는 일본 산인 1. 미즈키 시게루 2차 세계대전에서 왼팔을 잃어, 한쪽 팔로 만화가 생활을 시작했다. 전쟁에서 겪은 악몽과도 같았던 현실이 그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한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던 그는 2015년 11월 유명을 달리해 이제는 그의 고향에 세워진 동상으로만 그를 만날 수 있다. 2. 사카이미나토 시 인구 3만 5000명에 불과했던 작은 도시, 사카이미나토 시는 전형적인 쇠락한 지방도시였다. 1993년 시청 직원이었던 구로메 도모노리(黑目友則)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 캐릭터들로 이뤄진 요괴 동상을 설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요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반대에 부딪혔다. 어렵사리 설치된 23개의 동상이 파손되거나 손실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미즈키 시게루가 고향의 발전을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캐릭터 저작권을 무상 양도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된 요괴 마을은 현재 매년 2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다. 3. 산인 가는 길 주 3회(화·금·일) 운항하는 에어서울을 타고 요나고 공항에 닿거나, 오후 6시에 동해항을 출발해 다음날 오전 9시에 사카이미나토 항에 입항하는 DBS크루즈를 이용한다. 시마네, 돗토리 현은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에게 30~50%의 입장료 할인 혜택을 준다. 마쓰에 호리카와(松江堀川) 유람선, 아다치(足立) 미술관 등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어 꼭 챙겨다니길 권한다.
증권부 기자로 일하다 보니 거의 온종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창을 띄워놓는다.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주식 종목별 차트 안에는 인간의 일곱 욕망과 수만 가지의 고민이 한꺼번에 투사된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 아무리 똑똑한 사람 1만 명이 있어도 그들이 ‘군중’으로 모이는 순간 지성은 사라지고 만다는 말 등등을 똑똑히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주식 거래의 현장이다. 차트의 움직임은 경이로울 정도로 예측불가다. 단 한 순간도 쉽게 가는 법이 없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종목의 똑같은 상황을 놓고서도 누군가는 ‘사자’를 외치지만 누군가는 ‘팔자’를 외치며 물량을 집어 던진다. 하긴 그렇게 같은 상황을 보고도 생각이 다르니 거래(去來)가 가능한 것일 테다. 중요한 것은, 내 눈앞의 거래에만 시선이 팔려 있으면 시장 전체의 흐름을 놓친다는 점이다. 2011년 ‘지금, 경계선에서’라는 명저를 내놓은 작가 레베카 코스타는 현대 사회의 인간이 작은 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문명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꼬집는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에 대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보면 비극’이라고 통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사태를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보면 작은 움직임에도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바로 그런 맹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휴대폰을 끄고 명상을 해보기도 하고, 아무런 계획도 없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전대미문의 위기상황 이제 스포트라이트를 2017년 대한민국으로 맞춰 보자. 우리는 지금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언론은 연일 떠들어 댄다. 사실 필자도 그중 한 명이다. 정신 차려 보니 어느새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얼굴들이 구태의연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다들 모두가 전대미문의 위기라는 듯 결연한 표정으로 목이 쉴 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유권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어째 날이 갈수록 기술은 발전하는데 살기는 더 피곤해진다. 우리는 불과 10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스마트폰이라는 물건으로 온 세상의 정보를 흡수하며 똑똑하게 살아가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가 뱉어놓은 고대의 이야기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없던 위기도 만들어내는 인간 이런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지금이 인류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위기인 걸까? 사실 우리는 우리가 처해 있는 이 불행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는 것은 아닐까? 무릇 인간의 환희는 위기의 끝, 슬픔의 뒤안길에서 시작된다. 슬픔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 우리는 종종 평화 속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권태에 빠진 인간들은 없던 위기라도 만들어내 스스로를 드라마적 상황 속으로 밀어 넣은 뒤 자신을 구출하는 데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의 속성과 역사의 흐름을 균형 있게 살펴보면, 우리의 이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 ‘평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위기, 부조리, 고난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사실 평화의 반대급부로 존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참사, 대통령의 국정농단 파문 등은 분명 국가적 이슈요 ‘큰일’이다.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오고 마음이 답답해지는 일임이 틀림없다.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들이 한 나라의 운명과 국격 그 자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안인가 하면 거기서부터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사건들로 인해 국가의 명운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가 지금 얼마나 ‘평화로운 시대’를 살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물결이 잔잔하면 물고기 한 마리도 파도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그 작은 파도를 ‘쓰나미’로 오해하며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한국인들에게 국난극복의 DNA가 있다지만, 사실은 국난 ‘초래’의 DNA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며 씁쓸해 했다. 그리고 자신이 이런 얘길 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주길 당부했다. 100년 후 오늘의 역사를 기술한다면 위기다운 위기, 난세다운 난세가 찾아들지 않자 한국인은 스스로를 핀치로 몰아넣으며 드라마를 써내려가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우리의 여유(?)가 무색하게도 나라 밖의 상황은 격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0년 뒤의 한국인들이 2017년의 역사를 기술할 때 어떤 입장을 취할지 상상해 보면 가끔 마음이 답답해지곤 한다. 우리는 천 년 뒤의 한국인들이 반추할 때 별다른 ‘에지’가 없는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커다란 위기나 드라마가 오기 전의, 발단-전개-절정-결말 중에서 ‘전개’ 정도의 어중간한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타국의 물리적 침략을 받거나 길을 가다 총에 맞아 죽을 가능성은 낮지만, 대신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시대적 위기라고 떠들고 있는 대다수 문제에 대해 후대는 ‘저런 걸로 심각한 고민을 한 배부른 세대도 있었군’이라고 한심해 할지도 모른다. 난세에서 영웅이 난다지만, 영웅이 없어진 우리 시대의 모습은 지금이 난세가 결코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의 시대를 아주 괴롭게 살고 있는, 사상 최고로 기묘한 아이러니의 후예들인 것이다.
지난해 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 사이에 벌어진 세기의 바둑 대결 이후 우리 교육계는 교육제도와 틀, 교육내용과 방법 등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기존 학교교육의 빠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학교교육의 혁신을 강제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물론 학교가 외부의 변화에 대해 더디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학교 ‘밖’에서는 그것을 깨우치고픈 욕심과 조급증에서 교육의 변화와 혁신안을 만들고 학교에 강제하고픈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위기의식과 조급증은 학교구성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소외시킬 수 있다. 그럴 경우에 학교개혁과 변화는 오히려 어려워지고 교육의 위기는 심화될 수 있다. 교육개혁을 주장하는 정치가나 기업가, 교육운동가들은 교육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결코 한꺼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인 교육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교육개혁에 대한 역사적 연구들은 교육의 혁신과 변화는 사회의 변화와 발전 속도에 비해 매우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앨빈 토플러가 지적한 사회 각 부문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속도의 지체를 떠올리면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기업의 변화 속도와 비교해 너무나 느린 교육의 변화 속도를 지적하면서 그것을 극복해야 할 문제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교육의 변화 속도는 교육의 본래적 속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개혁과 변화는 ‘이상향’을 향해 ‘땜질식’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이상향을 향한 학교교육의 변화는 더디게 이뤄지는가? 한 세기의 미국 교육개혁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하나는 외부나 위에서 강제하는 교육개혁 추진과정은 교사들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학교 교육개혁에서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교육개혁을 외부에서 강제하는 사람들은 교육의 변화가 교실의 변화에서 이뤄지고, 그것은 이 일에 헌신하는 교사들의 열정과 경험 그리고 소망에 의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버린다. 다른 하나는 교사들이 교육개혁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교사들은 교육위기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교육개혁 방안들이 학생들을 지적·도덕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을 길러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을 경우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개혁의 소용돌이에 대해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고 자위하면서 대응한다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뤄진 교육개혁 연구들은 교육자들의 반성적인 노력이 학교교육의 혁신을 가능하게 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도 체험적으로 이를 확인하고 있다. 분명 학교장과 교사가 학교교육을 혁신하면서 교육의 위기에 대응하는 주체다. 교육위기에 대응하는 교육개혁은 학교에서 실천되고, 교육의 위기는 학교현장에서 극복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개혁 운동가나 정치가들은 학교가 변화하고 혁신하는 데 있어서 속도가 더디더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학교 없는 교육개혁은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교육개혁과 혁신을 실천하는 주체는 학교장과 교사를 비롯한 교육자들이다. 교육자들이 자발적으로 학교혁신에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학교장과 교사가 없는 학교개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 정부로부터 지지를 받는 탁월한 역량을 가진 교원들의 존재와 열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교육부 폐지를 교육분야의 주요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내용을 뜯어놓고 보면 실제로 교육부를 아예 폐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한 채로 두고 초·중등교육은 지방교육감에 대폭 이양하고 대학은 대학에 맡기고 초정권적 중장기 교육정책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해 맡긴다는 식이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쌍둥이 공약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은 최근 대통령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고개를 내미는 쌍둥이 공약이다. 실제로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 과학기술부와의 융합을 통해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처음에 그 이름을 인재과학부로 하려 했다가 교육계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교육’을 부처명에 유지한 바 있다. 물론 처음부터 교육부를 폐지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단지 김대중 정부에서 바꾼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난해했던 명칭을 21세기적 목표를 명료화하려는 뜻에서 제안했기 때문에 여론을 바로 수렴했던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 방안도 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민간부위원장 실무 책임 아래 중장기 교육과정정책 심의기능을 부여받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가 있었다. 물론 기대에는 못 미친 채 운영이 종료됐지만 분명한 국가교육위원회의 실험형이었다. 흥미로운 일은 이명박정부 초기 일부 언론이 교육부를 폐지하려 한다는 추측성 기사를 내며 비판했지만, 행간에서는 오히려 교육부를 왜 폐지 않느냐는 반간계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부 폐지론은 실현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유혹처럼, 두더지처럼 잊을 만하면 고개를 쳐들곤 해왔다. 폐지는 대안이 아니라 현실 도피일 뿐 이유는 간명하다. 대한민국이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세계 최고인 교육국가이며, 교육부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치의 계절이 올 때마다 교육개혁의 소망들이 합리적 대안으로 담아지지 못할 경우 일종의 현실 도피성 대안으로 제시되곤 하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나 그를 대통령으로 추대한 공당의 공약이 이와 같은 도피적 유혹에 춤을 춘다는 것이다. 어쩌면 실천 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면서도 ‘마녀사냥’ 식으로 교육부 폐지를 말하는지도 모른다. 정말 교육부 폐지가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모른다면 후보를 내고 정책 공약을 낼 자격도 없는 집단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폐지가 아니라 똑바로 할 일을 하는 것이며, 새 대통령의 교육부는 무슨 일을 똑바로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위중지경의 2017년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재론의 여지없이 교육국가 대한민국의 재건이며 그 견인차 역할을 할 교육부가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다문화 등 과제 산적 우리는 교육부를 폐지할 핑계보다는 교육부 폐지가 절대 불가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다음의 10가지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교육부가 4차 산업혁명의 지휘부가 돼야 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교육모델을 앞서 찾아 나서야 할 교육부라는 선장이 있어야 한다. 더는 우왕좌왕할 시간이 없다. 둘째, 교육부는 정치로부터 교육을 보호하는 보루가 돼야 하므로 폐지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은 학교와 대학을 정치적 흥정물로 만들었고 교육감 직선제는 설상가상이 돼 학생과 학부모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셋째,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를 대신할 수 없다. 위원회는 책임 없는 회의체일 뿐이어서 내각기구인 교육부가 국민에 대한 교육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 넷째, 교육부가 당장 직면한 과제는 통일과 다문화 시대를 위한 교육정책이다. 탈북민과 해외이주민 자녀가 학교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급작스레 닥칠 통일시대가 되면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정치 실험과 대결 막을 책무도 다섯째, 당장 위기의 유아교육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교육부밖에 없다. 최근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교육부와 시·도교육감 간에 있었던 볼썽사나운 정쟁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유아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섯째, 교육부는 마음을 굳게 먹고 시·도교육감의 갈지자 행보를 막아야 한다. 크지도 않는 나라에서 17개 시·도교육감이 각각의 목소리로 재선·삼선을 위해 학부모, 학생, 교사를 정치적 실험 무대로 내모는 일을 막아야 할 책무가 교육부에 있다. 그래야만 미래 국민의 기본인권인 기초교육력을 보장할 수 있다. 일곱째, 단체와 정치 성향에 따라 찢어진 교직사회를 봉합하지 않고 위대한 대한민국 교육의 보루였던 선생님들의 자긍심을 다시 세울 수 없다. 교육부는 교직사회의 활력을 살려낼 방법을 찾기 위해 진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교육부 스스로 교육정책 개혁해야 여덟째, 질식 직전의 대학 통제를 결자해지해야 할 책임이 교육부에 있다. 벌써 대학입시를 또 바꾼다고 난리법석이며, 심지어는 입학보장제와 같은 황당한 제안까지 나왔다. 교육부의 무책임에 모든 일이 엉킨 탓이다. 아홉째, 교육부는 다시 한 번 GDP 6% 교육재정 의제를 되살려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꽃은 안정적 교육재정의 확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앞다퉈 GDP 5% 공약을 내걸었고 7%까지 공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OECD 주요국의 평균도 확보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열째,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사실은 교육개혁은 교육부 스스로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개혁은 그 스스로 주체가 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교육이 백년대계인 것은 잘못된 것을 되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발 함부로 교육부 폐지를 입에 담지 않기를 바라본다.
교육공약 중에서 향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공약은 교육정책 결정권을 갖는 교육 지배구조에 관한 공약이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정책결정권을 갖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하면서도 국민적 합의와 많은 논의가 필요한 학제를 비롯한 중요한 교육공약도 함께 발표해 국가교육위원회의 정책결정권을 부정하는 상호 모순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 일관성 결여, 정책 독점, 갈등 심화 등의 많은 문제가 이런 대선 공약 개발 절차와 적용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을 생각할 때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교육공약은 졸속 교육공약 개발과 이를 그대로 국정 지표에 반영하는 행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일 것 같다. 교육부의 상급기관 행세하는 청와대 중앙정부 조직과 관련해 가장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교육부 폐지 여부, 권한 축소, 그리고 합의제 기구 신설이다. 그러나 이런 논의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과 대통령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청와대의 존재다. 잦은 정책변경과 같은 문제의 뿌리는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주체와 조직은 뒤에 숨어 있으면서 책임만 교육부가 지도록 한 구조에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한 것은 장관이나 관료의 탓이라기보다는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의 탓이다.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장관 임면권을 가진 대통령이 자기 생각을 관철하고자 하는 상황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장관은 대통령의 아바타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교육부장관은 유독 자주 바뀌었는데,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책임지는 희생양으로 삼기 위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않았을 때 예고도 없이 장관을 바꾼 일도 빈번했다. 대통령 참모기구인 청와대는 교육부의 상급기관처럼 행동한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초기에 청와대가 교육 정책안을 교육부에 전달하면서 “교육분야 국정과제는 대통령이 자구까지 검토한 것이니 수정의견을 내지 말고 그대로 집행하라. 장관이 새로 임명됐다고 해 교육부 차원에서 새 정책을 추가하지 말고 국정과제 완수에 총력을 집중하라”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현 상황에서는 집권당과 대통령이 자신들의 의지를 밀고 가기 위해 청와대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을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따라서 정책의 일관성·연속성·안정성 확보의 실패 등의 문제를 완화하고자 한다면 교육부보다 오히려 장관 임면권 행사 방식, 장관 임기 실질적 보장, 교육부와 청와대의 관계 재정립 등이 더 중요한 쟁점이 돼야 할 것이다. 독립적 국가기구 필요 만일 국가교육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그 역할, 조직, 구성 등이 어찌 돼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법적 지위는 금융통화위원회처럼 별개의 국가기구로 하는 것이 독립성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다. 단, 그 의결 범위를 설립 초기에는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한 과제와 사회적 조정이 필요한 의제로 국한해 교육부와의 업무 중복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의 중·장기계획 수립 권한, 일부 의결권 등을 국가교육위원회에 넘기더라도 교육부의 위상은 부(部)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교육 발전, 타 부처와의 조율, 그리고 체계적인 집행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위원회 구성은 협치의 관점에서 다양한 집단에 전문가 추천권을 주되 정쟁의 장이 되지 않도록 위원이 갖춰야 할 엄격한 전문성의 기준을 법에 명기해야 한다. 교육문제 중에는 다양한 부처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해결 가능한 문제가 많으므로, 관련 부처 장관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해 관련 의제를 다룰 때에는 반드시 참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의결권에 관해서는 필요시에는 위원회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별 결정 과정, 결정 과정 참여자, 결정 방법 등을 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기능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 분과위원회 위원도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결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사무처에는 교육부 직원을 파견하되, 필요시 유관부처 직원도 파견할 수 있도록 열어둘 필요가 있다. 타 기관과의 관계에서는 위원회의 의결 결과가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방교육자치 구조 개편도 고려해야 지방교육자치단체의 지배구조 개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관계는 교육자치가 확대되도록 법령과 제도를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반대의 주장도 있다. 장관과 교육감 양자 사이의 사무배분, 자치사무의 모호성, 장관의 부령 제정에 의한 지방교육행정 개입, 장관의 포괄적 권한 행사 등의 사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 차원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장관과 교육감의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위원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국민의 교육권 보장, 헌법상 규정된 교육 이념 또는 교육의 기본 원리에 부합하는 권한 행사의 범위 명시화와 교육관계 법·제도 개선 등이 필요할 것이다. 지방자치법에 있는 분쟁조정위원회를 위원회 내에 둘 필요도 있다. 대선 초기에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주장하던 대선 주자가 당 후보가 되고 승산이 커지면 슬그머니 이 주장을 거둬들이거나 약화하는 경향을 보이듯이 지방교육자치단체의 권한 강화에 대해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지방교육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바람직하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느 정도까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 부작용은 무엇이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은 무엇이고, 이 대응책 마련이 가능한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신설된다면 이런 논의를 진행할 적합한 기관이 될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교육자라면 누구나 숱하게 들어온 이 경구를 대선 후보들은 들어보지 못한 모양새다. 5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나선 주요 정당의 후보자 공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교원정책 외면’이다. 대통령 선거일을 19일 남겨둔 4월 20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교섭단체 4개 정당의 대선 후보 공식 대선공약 중에 교원정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나마 미래교육과 관련한 세부적인 추진사항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1만 명의 인력 양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행을 혁파하겠다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약 정도가 교원과 관련된 공약이었다. 대신 후보들이 내세운 주요 공약의 관심은 교육 지배구조, 학제, 입시 등 구조 개편에 있었다. 물론, 정치의 계절마다 단골로 나오는 각종 복지제도의 확대나 개선도 공약에 반영됐다. 교육위위원회 중·장기 계획 수립 한목소리 세부적인 정책 연구가 어려운 촉박한 대선 일정을 고려할 때 거시적인 구조 개편을 의제로 꺼내 드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 중 자극적인 문구로 가장 많이 회자된 것은 교육부 폐지다. 주요 후보들은 모두 그간 교육계에서 제기한 ‘국가교육위원회’ 제안을 공약으로 받아들였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먼저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교육부 폐지’라는 선명한 구호와 함께 정책을 수립하는 국가교육위원회와 집행을 하는 교육지원처로 개편한다는 안이다. 교육부가 있는 한 위원회의 역할이 자문기구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 후보 캠프의 교육정책 자문역을 하는 조영달 서울대 교수의 설명이다. 나머지 세 후보는 모두 교육부 존치 입장이다. 그러나 국가교육위원회의와 교육부의 역할 정리, 특히 교육정책 갈등과 잦은 변경의 해결책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가 드러났다. 문 후보는 애초 2012년 대선 당시의 공약이었던 ‘국가교육위원회’를 언급하다 공식 공약에서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중간 단계로 제시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자문기구로 한정했지만, 초·중등 교육권한은 시·도교육청에 완전히 이양하기로 해 사실상 안 후보의 안보다 교육부 역할이 더 축소될 수도 있는 안이다. 홍 후보 역시 기획 역할을 하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홍 후보는 교육정책 갈등에 관해 시·도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준 문 후보와는 반대의 관점을 보였다. 교육 행정의 이념 편향성, 과도한 포퓰리즘을 바로잡기 위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약속했다. 대안으로는 러닝메이트제, 간선제, 임명제 등을 언급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중·장기 계획의 기획을 할 미래교육위원회 신설을 약속했다. 교육부의 역할은 단순히 집행으로 정리하지 않고 격차 해소, 복지에 방점을 뒀다. 갈등과 혼란 해소를 위해서는 고교유형, 대입제도, 교육과정 등의 법제화를 제안했다. 입시·학제·학교유형 개편 제안도 활발 선거 때마다 가장 민감한 사안이면서도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공약은 입시제도 개혁 공약이다. 후보들은 잦은 제도 변경을 비판하며 중·장기적 계획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제시해놓고도 입시제도 개혁 공약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문 후보는 대학입시를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수능전형, 세 가지로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시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모든 대학에 기회균등 전형을 의무화하겠다는 공약도 덧붙였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통한 교육 서열화 해소도 제안했다. 학제 개편에 대해서는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으로 구체적인 방향은 공약에 명시하지 않았다. 유 후보는 수능 자격고사화를 약속했다. 학생부 비중을 늘리고 학생부, 면접, 수능으로 입시를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학제는 현행 틀을 유지하되 입학 연령을 낮추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고교 유형 정책에서는 자사고와 외고는 폐지하고 과학고·체고·예고는 존치하는 절충안을 내놨다. 대신 모든 고교에 자율성을 주고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며, 동일 시기에 모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학제 개편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만 3세부터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 탐색 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구성된 2-5-5-2 체제로 단계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약속이다. 자사고·특목고는 유지하되 모든 학생을 추첨 선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능은 유 후보와 마찬가지로 자격고사화하고 학생부와 면접으로 입시를 치른다는 약속이다. 홍 후보는 입시 제도는 유일하게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서민층 사교육비 절감을 이유로 주요과목 내신 등에도 도움이 되도록 EBS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목고는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하도록 보완하고 자사고는 존치하는 입장을 취했다. 학제 개편은 만 5세로 취학연령을 낮추고 1학년에서 인성·신체발달 교육을 위주로 편성하는 변화를 주되, 수업 연한은 유지하기로 했다. 교실수업 개선은 박근혜정부의 자유학기제 기조 계승 입장이 크게 대립되지 않아 논란은 적지만 교실수업 개선의 방향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자유학기제를 계승하는 방향의 공약이 많았다. 유 후보는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자유학년제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교 수강신청제와 무학년제 운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했다. ‘지능형 학습지원시스템(ITS)’을 개발해 1:1 맞춤형 학습과 쌍방향 학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홍 후보도 자유학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자유학기제 정신을 계승하고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교실수업 개선에 대한 세부공약은 없었다. 대신 영역별, 수준별,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통한 저소득층 기초학력 보장에 초점을 뒀다. 문 후보도 자유학기제는 확대 발전하고 수준별로 고교 학점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맞춤형 성장발달 시스템과 기초학력보장제 도입, 중학교는 일제고사 폐지와 절대평가 도입을 약속했다. 진보교육감들의 의제인 혁신교육을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는 약속도 했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중·고 및 대학교 교육을 창의교육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 공약들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진로교육은 학제 개편의 틀 안에서 지금의 고교 연령에서 2년의 진로 탐색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사다리에 모두 관심, 초점은 제각각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들마다 사실상 복지공약인 교육공약들을 들고 나왔다. 다들 교육을 통해 서민들이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하겠다고 하면서 학자금 대출이나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공약을 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방법론에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집중 지원과 평등한 전면 지원, 초기 교육에 대한 지원과 평생교육에 대한 지원 등 초점에 차이를 보였다. 홍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자처하는 만큼 교육공약의 방점을 서민교육지원에 뒀다. 초·중·고 시기에는 학습교재, 온라인 수강권 등을 지원하고, 대학 입학 성적에 따른 입학·등록금 지원, 지방학생을 위한 기숙사 운영과 단기 어학연수 지원, 일자리 취업 알선 등 4단계 희망사다리 구축을 약속했다. 저소득층 학자금 대출 무이자 전환, 졸업 유예비 0원, 저소득층 자녀 안경 지원도 약속했다. 안 후보는 누리과정 비용 부담을 시·도교육청에 넘기지 않고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장학금에 대해서는 홍 후보의 서민 선별 지원과 달리 장기적으로 모든 학생이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국가책임장학금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타 후보들과는 달리 평생교육 강화에 큰 비중을 둔 점도 눈에 띈다. 유 후보는 재정운영 투명화로 대학 등록금을 인하하고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공약 내에서는 다양한 저소득층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교육부의 기능의 초점을 격차 해소와 복지에 둔 점은 유 후보 역시 복지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 후보는 교육사다리 회복의 방점은 지원보다는 입시와 학교유형 개선을 통한 평등 실현에 있다. 지원도 선별 지원보다는 전면 지원의 기조다. 고교 의무교육을 전면에 내세우고, 논란이 된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기로 했다. 대학 등록금의 획기적 감면도 약속했다. 국·공립 유치원, 공공형 유치원, 국·공립어린이집을 수요 학생의 40%까지 확대한다는 약속도 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주요 정당의 후보가 확정돼 경쟁적으로 대한민국호를 어떤 비전과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밝히고, 집권 구상을 담은 공약을 알린다. 매스컴은 연일 여론조사 결과와 후보 동정을 보도한다. 5년마다 이뤄지는 주기적인 일들이지만 이번 대선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 이유는 이번 대선이 전임 박근혜 대통령의 예기치 않은 탄핵을 야기한 국정 운영의 숨겨진 난맥상과 그로 인한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느냐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시기가 약 7개월 정도 앞당겨졌기 때문에 각 정당 후보의 선출이 짧은 기간 동안 이뤄졌다. 이에 후보들은 장시간에 걸친 공약의 학습과 내부 검토 및 검증이라는 준비 과정을 철저히 거치지 않고 그때그때 이슈 선점을 위한 공약들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슈 선점을 위한 그들의 입장 표명과 언명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이런 시점에서 대선의 교육정치학적 의미를 탐색하는 것은 학술적 탐구 영역의 확대뿐 아니라 미래의 교육대통령을 올바르게 선택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의의 국민이 참여하는 여러 선거 가운데서도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주권재민의 원칙에 따라 국민이 보통·평등·직접·비밀 등 자유선거의 4대 원칙에 의해 주어진 임기에서 국정을 운영할,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의 지위를 겸하는 전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민주적 절차라는 것이다. 그 중요성은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런 통상적인 의미 이외에 전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파면된 정권의 파국에 대한 반대급부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은 분열된 상태이므로 대통령 선거를 통해 결과에 승복하고 정치적으로 국민통합에 이르는 선거의 본래 기능을 과연 이뤄낼 수 있느냐다. 그러나 후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사진을 밝히면서도 후보마다 다양하게 해석하는 ‘적폐청산’이라는 과거의 유령에 사로잡혀 네거티브 선거의 이전투구와 구태의연한 프레임에 매몰돼 있는 것 같다. 탄핵사태를 둘러싼 분노와 상처를 어루만지고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통합을 통해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통령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이런 국민적 공감은 이번 대선에서 지켜내야 할 최후의 보루이자 모든 후보가 견지해야 할 공통분모다. 진정으로 이에 대한 실현 가능한 청사진을 밝히는 후보가 어떤 후보인지를 판가름하는 대통령 선거가 돼야 할 것이다. 실현 가능성도 논리적 체계성도 부족한 교육공약 대통령 선거의 과정은 그 자체가 정치적인 현상이다.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학은 ‘대통령 선거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교육정치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개념의 의미를 보다 필요충분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의 내포적 의미와 외연적 의미를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학적 의미를 이 두 가지로 파악해보기로 한다.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학에 담긴 내포적 의미는 단순히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적 현상을 가치 중립적 과학으로 탐구하는 것 이상의 교육적 함의를 가진다.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의 교육공약을 단순히 정치공학적으로 혹은 기술적 합리성에 근거해 분석·예측하는 경험과학적 접근에 더해 공약이 교육의 이상과 목표 실현에 얼마나 바람직한 가치를 포함하고 가치 실현을 위한 논리적 체계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규범과학적으로 조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 담겨있는 교육정치학의 내포적 의미는 교육공약에 반영된 목표의 구체성과 측정 가능성, 실천 수단을 통한 실현 가능성과 시간 계획성, 그리고 정책 효과의 대응성과 효과성 등을 꼼꼼하게 경험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공약의 가치가 국가 전체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담아내기 위한 논리적 체계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규범과학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자사고·특목고 폐지, 대입제도 단순화, 학제 개편, 교육부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대학 서열화 완화를 위한 국립대 선발제도 개선, 고교 무상교육 등 난무하는 대선 공약을 낱낱이 과학적으로 분석해내는 일이야말로 교육정치학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4월 19일에 한국정책학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원으로 주최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정책공약 평가 대토론회’에서 분석해보니 대부분 공약이 경험과학적 기준과 규범과학적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별로 편차는 있지만 공약의 실행 수단이 불분명하거나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시돼 있지 않고, 심지어 구호성 껍데기 공약일 뿐 알맹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철학과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해 결여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학적 탐구의 외연적 의미는 선거 과정의 교육적 지향성과 그것의 탐구 범위를 설정·부여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교육정치학적 접근은 단지 교육공약의 체계성과 실현 가능성을 논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우선 교육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의 거시적인 프로세스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범위는 대통령 후보의 교육관 형성과정에 대한 이해로부터 교육공약의 맥락적 해석, 대통령 후보를 돕는 교육정치세력의 구성과 그들의 이념과 가치 지향성에 대한 파악, 그리고 그것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정권의 교육정책 장면으로 연결·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관찰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특히, 교육공약은 대통령 선거의 과정에서 교육학적 상상력의 발휘를 통해 교육발전의 지속가능성이 요구되는 후보자의 교육관과 철학을 살펴보고, 공약에 담겨있는 계획의 정책화와 추진을 통해 바람직한 교육의 결과에 이를 수 있는지 국가와 교육시스템의 맥락 속에서 체계적으로 규명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 담긴 교육정치학의 외연적 의미를 파악해보면 우선 후보자들이 과연 교육학적 상상력이 있는지, 교육발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후보자의 교육관이 무엇인지 교육철학은 과연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공교육 강화가 답이라고 한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입제도라는 독립변수 내지는 맥락변수에 대해서는 현재의 틀을 유지한 채 부분적인 개선을 취하고 있다. 대입제도의 획기적인 개선 없이는 공교육 강화를 위한 어떤 묘책도 소용없다. 자사고·특목고 폐지가 공교육 강화의 답이 될 수는 없다.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공약이나 학제 개편 그리고 국·공립대 공동입학·공동학위제 도입은 국가의 교육통치 구도와 교육 시스템의 구조개혁에 관한 것으로 단순히 구조를 변경하는 일 이상의 혁명적인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 면에서 부족해 보인다. 후보가 자신을 돕는 교육정치 그룹과 상호작용을 하고 학습을 하면서 국가의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학습한 교육철학이 올바르고 정당하게 정립돼 있다면 아무리 대통령 선거가 정치적인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교육과 정치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유권자는 약속의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 확인해야 대통령 선거의 시작과 끝을 보면 준비하는 시점은 언제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끝은 모든 후보에게 당선자 확정이라는 공식적인 결과 확인으로 같은 시점에 주어진다. 대통령 선거의 과정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권력 욕구에 대한 자아도취적 이상에서 시작해,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합종연횡의 갈등과 통합의 과정을 거쳐, 결국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정글과 다름이 없다. 정치의 세계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을 위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권력 투쟁의 장이다. 인간의 신념과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지극히 당연한 일들이, 집단과 조직 장면에 이르면 이념과 관점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고 갈등의 단위도 커지게 된다. 이념이 정당의 정강정책으로 표현된다면 관점의 차이는 후보 간의 정치 프레임으로 나타난다. 이런 이념과 관점은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지배적인 아이디어로 저변에 흐르고 교육공약도 이 틀을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교육공약은 교육에 관한 정치적인 약속이지 절대 교육적인 약속이 될 수 없다. 교육공약은 교육에 대한 청사진을 통해 교육에 관련된 이해집단의 표심을 얻겠다는 득표를 위한 정치인의 약속이다. 유권자로서 국민이 할 일은 이 약속이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교육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확신을 얻어 투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공약에 대한 확인과 확신을 얻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교육정치학적 탐구이고, 마땅히 학문공동체가 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 선거의 교육정치학적 의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문제] 다음은 지능이론과 동기이론에 대한 설명이다. IQ(Intelligence Quotient)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지능이론의 한계로 인해 다양한 대안적 지능이론이 제안되고 있다. (1) 가드너(Gardner)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s)이론과 심리측정적 지능을 3가지 관점에서 비교하고, (2)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제시문의 민수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을 3가지 제시하시오. 학습에서 실패를 자주 경험한 학생들은 귀인성향이 독특하고, 학습된 무력감(Learned Helplessness)을 갖게 된다. (3) 와이너(Bernard Weiner)의 귀인이론에 근거해 학습에 성공한 학생과 실패한 학생의 귀인성향을 설명하고 학습동기 고양 방안을 논한 후, (4) 학습실패가 누적된 학생들의 자기효능감 증진 방안을 논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가)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교수인 가드너는 1983년에 출판한 저서 마음의 틀(Frames of Mind)에서 ‘다중지능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은 기존의 지능이론과는 달리 인간의 지능은 서로 독립적이며 다른 여러 종류의 능력으로 구성돼 있다고 본다. 따라서 다중지능이론에서 지능이란 각 개인이 특정 분야의 개념과 기능을 어떻게 배우고, 활용하며, 발전시켜 나가는가 하는 특정 분야에서의 ‘문제해결능력’ 또는 ‘가치 있는 결과를 생산하는 능력’으로서 한 개인이 속한 문화권에서 가치 있다고 인정하는 분야의 재능을 말한다. 가드너는 인간의 지적 활동을 아홉 개의 분야로 나눠 각 분야에 대응하는 아홉 가지 지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아홉 가지 지능은 언어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공간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음악 지능, 개인 간 지능, 개인 내 지능, 자연주의적 지능, 실존 지능 등이다. (나) 민수는 성공적인 기업가를 꿈꾸는 중학생이다. 학교에서 실시한 지능검사에서 IQ가 100이라는 결과가 나온 후, 크게 낙담해 꿈을 포기하려 한다. (다) 귀인이론을 직접 교육에 적용한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 와이너다. 귀인이론은 1950년대를 기점으로 교육을 환경에 의한 인간의 행동 변화로 보는 행동주의적 관점이 급속히 약화되고, 인지를 중심으로 인간행위를 설명하려는 시도로 등장했다. 인간 행동의 원인은 개인의 특성, 환경이 아닌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지주의적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라) 학습된 무력감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해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한다. 셀리그먼(Seligman)과 마이어(Maier)는 사전에 피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받은 동물이 이후에 혐오 자극에 대한 회피 학습이 매우 어려움을 발견했다. 후속 연구들은 무기력을 초래하는 것은 사전에 전기 충격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며, 이 현상은 인간이나 심지어 바퀴벌레에 이르는 다른 종에서도 거듭 나타났다. [배점] •답안의 논리적 구성 및 표현 [총 5점]•논술의 내용 [총 15점]- 다중지능이론과 전통지능이론을 3가지 관점(변화 가능성, 지능영역, 측정 조건)에서 비교 [3점]-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해 제시문의 민수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 3가지 [4점]- 귀인이론에 근거해 성공적 학습자와 학습된 무력감을 가진 학생의 귀인성향, 그리고 학습동기 고양 방안 [4점]- 학습된 무력감을 가진 학생들의 자기효능감 증진 방안 [4점] [모범답안] 1. 서론 사회가 변하면 교육도 변해야 한다. 산업사회는 소품종 대량생산을 요구했지만, 지식기반 사회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하므로 학생지도에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이 요구된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지식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개개인의 잠재력과 적성 계발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사회가 요구하는 지능이론과 동기이론을 바탕으로 학생에게 학습의욕을 고취해야 한다. 2. 본론 1) 다중지능이론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IQ 중심 지능이론의 한계 3가지 [3점] 전통지능이론은 일반능력을 중시하지만, 가드너는 지능을 한 문화권 혹은 여러 문화권에서 가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산물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두 이론을 비교하면 첫째, 전통지능은 고정적이라고 보지만, 다중지능은 환경과 학습에 의해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PART VIEW] 둘째, 전통지능은 인지적 영역 중심의 일반능력을 중시하지만, 다중지능은 인지적 영역 외에도 대인관계, 자아성찰, 신체운동지능 등 정의적, 행동적 영역에도 지능이 존재한다고 한다. 셋째, 전통지능은 엄격히 통제된 실험실이나 엄격한 조건하에서 지능검사를 하지만, 다중지능은 지능이 사용되는 실제상황과 같은 적실성이 있는 평가환경에서 실시한다. 2)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해 민수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 3가지 [4점] 다중지능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지능은 독립적인 9개의 지능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람마다 특히 2~3개의 지능이 발달돼 있다. 또, 지능은 후천적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 그런데 성공적인 기업가를 꿈꾸는 중학생 민수는 IQ가 100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크게 낙담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려 한다. 따라서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해 줄 조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훈련이나 학습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으므로 미리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성공적인 기업가를 꿈꿨기 때문에 기업가와 관련된 지능과 강점을 찾아 계발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일반지능보다 기업가와 관련된 ‘대인적 지능’이 더 중요함을 인식시키고, 대인 지능 계발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3) 귀인이론에 근거한 성공적 학습자와 학습된 무력감을 가진 학생의 귀인성향, 그리고 학습동기 방안 [4점] 와이너의 귀인이론에 의하면 행동의 결과를 정당화하기 위한 설명·변명·사고가 다음 행동의 동기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런 결과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귀인이라고 하는데, 성취 장면에서의 귀인은 능력, 노력, 운, 과제 곤란도 등이 있다. 성공한 학습자는 내적, 불안정적, 통제 가능한 요인인 노력이나 인지전략에 원인을 돌리므로 학습동기가 높아진다. 그런데 학습된 무력감을 가진 학생들은 내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능력이나 외적이고 통제 불가능한 과제 곤란도나 운 등에 귀인하므로 자기 책임하에 학습하지 못한다. 따라서 교사는 귀인프로그램에 따라 내적, 불안정적, 통제 가능한 요인인 노력이나 인지전략에 귀인하게 지도한다. 4) 학습된 무기력감을 가진 학생들의 자기효능감 증진 방안 [4점] 학습된 무력감은 실패가 누적됨으로써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교사는 특정한 상황에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게 하고,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로 점진적으로 학습하게 해 성공경험을 하도록 한다. 둘째,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성공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셋째, 효과적인 학습전략(인지전략)을 제시해 학업성취를 높여주고 학습결과에 대한 교정적 피드백을 통해 자기효능감을 높이도록 한다. 넷째, 학습 성공 시 초기에는 노력과 관련짓고, 후기에는 능력과 관련된 피드백을 제공해 자기효능감을 높인다. 3. 결론 동기는 자기주도적 학습의 원동력이다. 전통적 지능이론은 학생들의 학습가능성과 교사의 지도가능성을 약화할 수 있는 만큼 교사는 다중지능이론의 관점에서 학생들의 잠재력 계발을 돕고, 자기효능감을 높여 학습동기를 높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지능이론과 동기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고자료] 1. 자기효능이론과 자기효능에 영향을 주는 요인 1) 자기효능이론 자기효능은 자기개념(Self-concept)과 구분된다. 자기개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총체적인 판단이고, 자기효능은 구체적인 능력에 대한 신념을 의미한다. 장차 당면하게 될 과제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의미하는 자기효능은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설명을 포함하는 능력에 대한 자기지각이나 귀인과도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자기효능 수준이 높을수록 학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많이 노력하며, 지속성이 높고,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사용하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효과적으로 통제한다. 결국, 자기효능이 높을수록 성취도가 높다. 2) 자기효능에 영향을 주는 요인 ① 목표 : 학생이 학습목표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으면 자기효능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근접목표(달성하는 데 시간이 적게 걸리는 단기적 목표)가 원격목표(달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적 목표)보다, 구체적 목표가 일반적 목표보다 자기효능을 높인다. 쉬운 목표는 학습 초기에 동기를 높이지만 학습 후기에는 어려운 목표가 동기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② 인지전략 : 자기 자신이 가진 인지전략이 학업성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념은 통제감과 자기효능을 높인다. 자신을 유능한 학생이라고 믿는 학생일수록 인지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③ 모델 :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모델에 대한 관찰은 자기효능을 높인다. 반면 그 모델이 실패하는 것을 관찰하면 자기효능이 낮아진다. ④ 피드백 : 성공을 노력과 관련지어 주는 피드백은 자기효능을 (특히 학습 초기에) 높인다. 학습 후기 단계에서 성공했을 경우 능력에 대한 피드백이 자기효능을 증가시킨다. 학습 후기 단계에서 주어지는 노력 피드백은 자기효능을 손상할 수 있다. ⑤ 보상 : 보상이 현재 어느 정도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자기효능을 증진한다. 2. 학습된 무력감 자기효능이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인 데 비해, 무력감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믿음이다. 학습된 무력감(無力感, learned helplessness)은 삶을 전혀 통제할 수 없고, 무엇을 하더라도 실패를 피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리킨다. 학습된 무력감은 개인이 특정 장면에서 학습한 비수반관계(非隨伴關係, 행동과 결과가 전혀 관련되지 않는다는 인식)를 통제할 수 있는 장면으로 일반화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학습된 무력감 이론은 행동과 결과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지각할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분석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비수반적 강화로 인해 사건을 통제할 수 없다고 지각하면, 즉 실패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각할 경우 무력감이 형성된다. 학습된 무력감의 가장 뚜렷한 증상은 수동성이다. 상황을 전혀 통제할 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무력감에는 동기결여 우울증 등이 뒤따른다. 학습된 무력감에 빠진 학생들은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갖고 있고, 학습과제에 대해 노력을 하지 않으며, 실패의 원인을 능력 등의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귀인한다. 이들은 낮은 학업성적을 얻게 되고 학습부진의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문제] ○ 2017년 3월 14일 교육부와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학부모 4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6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 - 학생 수는 2015년 대비 3.4%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더 늘었으며, - 그중 국·영·수 등 교과 사교육비는 0.6%로 소폭 상승했고, 예·체능이 19.5% 늘었다. -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증가하였고, 중학교는 감소했다. ○ 사회 계층별 사교육비 현황을 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격차가 9배 정도까지 나서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2014년부터 사교육비로 인한 사회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일명 선행학습방지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 이와 관련해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사교육의 결과로 인한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과 방안에 관해 논술하시오. [모범답안] 1. 서론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교육풍토의 정착이 매우 필요한 때다. 사교육이 고학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리하고 있는 한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학벌주의 사회 풍토, 시험 석차 위주의 학교교육, 그 결과에 의한 상급학교 진학과 사회경쟁구조로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가적으로 올바른 교육정책과 국민적 인식이 자리하지 않는 한 국가적인 교육문제와 사교육 등의 폐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사교육의 결과로 인한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과 방안 등에 관해 논술하고자 한다. 2.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 첫째,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는 학벌주의 사회 풍토를 바탕으로 대학 서열화와 대학에서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도 수시 선발이 늘면서 내신을 위해 전 과목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왜곡된 교육관 때문에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PART VIEW] 둘째, 상급학교 진학할 때의 일부 중·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보면 사교육을 받으면 유리하게 돼 있거나, 입시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으며, 상급학교 진학 시험이 교육과정 외에서 출제되는 경우 등 입시제도 때문에 사교육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 개인에 대한 개별화 교육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셋째, 시험 석차 위주의 교육경쟁 구조, 경쟁력이 약한 수업의 질, 사회 변화에 따른 교육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전문성과 책무성이 부족한 교사와 초등학교의 경우 보육과 탁아를 위한 과외 수요가 확대된 것도 그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넷째, 학교교육을 비롯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여전히 낮으며, 공교육 개선을 위한 교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고, EBS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수요를 충족시키는 효과도 미흡하다. 다섯째, 소득 증대, 교육 수준의 향상, 가치관의 변화 등에 따라 교과보다는 예술·체육 분야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소질, 적성 계발을 위한 예·체능 수요가 급증한 것도 사교육비를 증대시킨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3. 사교육으로 인한 문제점 첫째,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 대부분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안다는 착각 속에서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고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게 되며, 학원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무조건 수용하는 데 익숙해져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력을 상실해 공부의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됐다. 둘째, 사람의 뇌는 특정 시기마다 발달하는 영역이 다른데, 뇌 발달 시기에 적절한 자극은 뇌 기능의 발달을 돕지만, 과도하고 장기적인 자극은 오히려 뇌 기능을 손상한다. 특히 어린 나이에 과도한 학습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사회성 및 정서발달 기회를 놓쳐 의사소통은 물론, 정서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정신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셋째, 반복적 문제풀이식 과외는 학생들의 사고와 지적 능력을 왜곡시키며, 과외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열등감과 불안감을 조성하게 한다. 결국, 과외를 받는 학생이나 받지 못하는 학생에게 모두 학습 부담을 가중시켜 전인적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넷째,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심화학습이 훨씬 더 중요하다. 무작정 진도만 앞서 나간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 학생의 능력과 수준에 맞게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교육에 의한 선행학습은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앞서 나가게만 하므로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자기 실력이 되기 어렵게 한다. 다섯째, 학부모의 가계에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으며, 행복하고 화목한 가족 관계를 벌어지게 해 각종 사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결과 계층과 학벌 대물림, 사회적 갈등 등을 초래하고 교육의 국제 경쟁력도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여섯째, 학교교육의 측면에서도 학교 학습 비중이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학생에 대한 학교의 영향력도 줄어들며, 그 결과 교사의 상대적 박탈감은 증대되고, 비능률적 교수 결과를 가져오게 함으로써 공교육이 붕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곱째, 반복 학습과 문제풀이 중심의 과외는 학습의 흥미를 상실하게 하며,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력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잃게 하고, 과도한 경쟁의식을 조장하는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 4. 가정, 학교, 교육당국 차원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첫째, 학교교육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 처우를 개선하고 교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학교현장 교원들이 우수교원으로서 더욱 열정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그동안 지속적해서 추진해 온 단위학교 자율역량(자율화, 다양화, 특성화)을 더욱 강화하고, 정부와 교육청의 정책과 제도 정비를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학교 수업의 근본적 변화와 학교 중심의 영어·수학 교육 내실화, 학생들의 실력과 진로·진학에 적합하고 흥미와 만족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활동의 제공을 통한 방과후학교의 질 제고 등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여 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 인프라를 보완하고 사회적 공감대도 확산돼야 한다. 넷째, 학생의 학력에 맞는 수준별 맞춤수업이 내실 있게 전개돼야 한다. 특히 수학, 영어 교과에 대한 수준별 맞춤수업이 실효성 있게 시행돼야 하고, 상위 학생들을 위한 수업과 부진학생들을 위한 책임지도가 지속해서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대학 입시에 예속된 초·중·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성을 높이고 내신 중심으로 상급학교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더 확대하고, 중·고·대학교의 입학사정관을 통한 학생 선발 방안을 다양화함으로써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통해서만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체제가 정착돼야 한다. 여섯째, 현재의 사교육 수요가 공교육 안으로 최대한 흡수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사이버 학습 지원을 확대해 수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수준별 심화·보충 학습을 내실 있게 실시해 교과 과외가 자리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을 활성화해 예체능 분야의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면서 동시에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등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일곱째, 초·중등 수학 교과를 정확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한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으로 전환해야 하고, 영어교육도 학교의 수업만으로도 영어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을 바꾸어야 한다. 영어가 의사소통의 도구라는 점이 학교교육의 중심에 있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방과후학교의 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함으로써 수익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방과후학교 우수 강사를 발굴·육성하고, 우수 강사를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제도 구축하고 제공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학교생활기록이 되는 학교 내 교과 학업능력 향상과 상급학교 진학에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 강사보다는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홉째, 선행학습 유발행위를 금지해야 한다, 학교는 정상적인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편성된 교육과정을 앞서서 운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필평가, 수행평가 등 학교 시험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지 않아야 하며, 각종 교내 대회에서도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 등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열째, 최근에는 진로상담에서도 사교육 기관을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되고 있다. 이는 학교에 대한 불신과 진로진학지도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편견 때문이다. 앞으로는 모든 중·고교에서 진로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부 당국은 진로진학 전문가들이 학생, 학부모,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5. 결론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서 사교육 근절 대책은 중요한 핵심사항 중의 하나다. 지나친 사교육에 의한 교육적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교육적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고 있는 단면이다. 정상적인 공교육과 상급학교 인재 선발방식의 표준화가 학교교육에서 이뤄져야 사교육에 의한 기형적이고 주객이 변질된 교육이 줄어들 것이다. ‘지나친 사교육은 자녀를 우울증’에 걸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학생들의 정상적인 성장과 정서 발달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로써 건강하고 튼튼한 미래사회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학교의 노력, 교육청과 정부의 지원, 제도의 개선, 교육의 질 개선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 간다면 학생과 학부모의 생각도 바뀌어 사교육의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는 우리 교육의 방향과 문제 해결을 공교육 밖에서 찾지 않는 그 날을 고대한다.
1. 면접에 대한 이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평가자인 면접관에게 ‘바로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열정과 성실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면접은 응시자와 평가자가 면 대 면으로 앉아 평가자가 응시자의 정의적 영역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교직관, 인성,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직 면접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심층면접과 집단면접(토의)으로 나뉘어 시행한다. 집단면접은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수단이며 문제 선정 능력과 토의의 내용과 태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심층면접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개의 문항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고 추가 질문을 통해 인성을 평가한다. 답변내용은 상, 중, 하로 평가한다. 2. 심층면접 접근하기 심층면접 시 일반적으로는 개인의 문제해결력, 위기관리능력, 직무수행능력, 혁신교육 실천 의지, 수업전문성, 인성 및 자질 등이 평가된다. 심층면접을 제대로 잘 치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전문직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작성한 자기소개서(역할계획서)에 따라 전문직의 업무가 정말 자신이 할 수 있는 업무인지, 자신이 원하는 일인지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결국, 자신의 본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면접을 준비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3. 심층면접 준비 가장 좋은 면접 준비는 주요 질문 몇 가지에 대해 답할 효과적이고 진심 어린 대답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면접의 첫 준비부터 면접 시의 마음가짐, 면접 준비 시 유의사항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면접을 위한 첫 준비[PART VIEW] 면접 준비 시 미리 갖추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첫째,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이해.둘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셋째, 예상문제 작성의 허와 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넷째, 암기해 답하는 연습 지양.다섯째, 물음의 의도를 제대로 빨리 파악하는 연습. 특히 면접 전 전문직의 직무 및 여건에 대한 정보를 꼭 숙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문직에 대한 자신의 적합성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과 나의 차별화된 능력은 무엇인지, 전문직으로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2) 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 면접 시 자신이 장학사로서 열의를 갖고 동료와 협력하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긍정과 열정의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자만심이 아니라,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의 능력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3) 심층면접 예상문항 작성 팁 심층면접 준비를 위해 수많은 예상문제를 만들고 그에 대한 정답을 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수험자들을 종종 본다. 예상문제를 만들고 그에 대한 답을 만들어 보는 일은 필요하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문직으로서 현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교육정책을 효과적으로 펼치며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에 주안을 두고 꾸준히 생각을 정리한다면 심층면접은 그리 어려운 관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조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본다. 첫째, 각 지역에서 표방하는 있는 교육정책에 대한 숙지가 중요하다.둘째,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도 생각해 둔다.셋째, 다방면에서 장학사로서 학교 현장에 대한 지원방안을 생각해 본다.넷째, 각 교육정책을 마인드맵 등을 활용해 연계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생각한다. 4) 성공적인 면접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아무리 예상문제를 많이 만들어 보고 많은 연습을 해도 뭔가 2% 부족함을 느끼는 수험자들을 종종 만난다. 이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첫째, 첫인상을 디자인한다. 면접에서 첫 15초는 매우 중요하다. 첫인상이 면접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한 번 각인되면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손한 태도, 보디랭귀지 등을 잘 활용해 면접관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 줘야 한다. 둘째, 자신의 가치관이 지원하는 전문직의 가치관과 같다는 것이 잘 드러나게 말할 준비를 한다.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이번에 지원한 것은 저의 능력, 경험, 열정이 이 ○○○ 일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객관적인 스펙보다 태도가 더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의사결정 능력, 리더십, 적응력, 의욕 등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배려심, 협동심도 뛰어남을 면접관들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단점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다. 자신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신의 단점을 성의 있게 답변하되 면접관이 자기소개서나 정보 수집 등을 통해 이미 파악하고 있는 단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스로 단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 단점이 심리적 걸림돌이 되지 않음을 밝히고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밝히는 것이 좋다. 5) 심층면접 시 주의사항 첫째, 질문 시 작성했던 예상 답안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둘째, 질문의 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에서 제시한 대로 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점을 말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사항을 따라야 한다.셋째, 시간의 안배를 제대로 해야 한다.넷째, 가급적 결론부터 말하는 두괄식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다섯째, 의견을 이야기할 때는 이유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여섯째, 장학사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질문에 따라 교감, 교사, 장학사 등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면접 시에 피해야 할 답변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진실이 결여된 답변을 하지 않아야 한다.둘째,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하는 답변은 피한다.셋째, 쉽고 뻔한 내용을 어렵고 복잡하게 말하지 않는다.넷째, 자신감 없이 주저하며 답하지 않는다. 4. 심층면접 평가의 일반적인 채점 기준 •자기역할계획서에 근거하여 답하는가?•전문직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교육 비전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가?•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이 있는가?•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분석력이 있는가?•학교지원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적절한가?•정확한 발음, 음량, 음속으로 이야기하는가?•바른 인성을 지니고 협력, 배려, 존중 등의 마음을 갖고 있는가? 5. 심층면접 실전 ① 면접 당일 준비 •면접 당일에는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기- 제시간에 도착하되 너무 일찍 가지 않기- 면접 장소 미리 알아두기- 면접 가방 하루 전에 미리 싸두기- 긴장을 풀고 자신감 갖기(나 자신을 잘 알고 인정하는 데 달려 있음을 기억하기) ② 면접실 입실 전 준비 •기출문제 분석 훑어보기•교육정책 재확인•자기역할계획서(소개서) 내용 확인•용모, 목소리 가다듬기 등•심호흡, 간단한 음료 준비 ③ 면접실 입장 •문 열고 들어가서 문 앞에서 묵례•(서서) 관리번호 ○○○입니다.•인사는 정중하게•허리 펴고 의자에 깊숙이 앉기•손은 자연스럽게 무릎에 놓기 ④ 면접실에서 답변 전 유의점 •문제를 끝까지 읽고 문제의 논점을 명확히 파악하기•문제점, 해결방안, 지원방안 등 고려하기•두괄식 답변 및 답변의 가짓수 확인하기•장학사의 입장에서 답변 ⑤ 면접실 답변 시 유의사항 •시간 배분 적절히 하기•면접관에게 고루 눈길 주기•목소리 크기 알맞게 하기•답변은 요점을 명확히 말하고 장황하게 길게 늘어놓지 않기•시간이 필요하다면 ‘잠시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생각해 답변하기•경직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어투로 답변하기•어미를 흐리지 말고 명확히 문장을 끝맺기•즉답형은 메모가 허락되면 메모하며 답하기 ⑥ 면접실 퇴장 •퇴장 전 답변 시간이 남으면 문제에 대해 보충답변 하기•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집어넣기•정중하게 인사하기•끝나는 종이 울리면 일어나 정리하기•1보 뒷걸음 후 자연스럽게 퇴장하기
01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 학생들은 각종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학생들의 행복감이나 자존감은 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 이유는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객관식 위주의 정답 맞추기 교육, 교과서 중심의 진도 나가기 수업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중·고교에서는 학생들의 평가 결과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상급학교 진학 전형에 반영되기 때문에 준거 지향적 평가보다 규준 지향적 평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수업은 교과서 내용 중심으로, 평가는 학생들의 서열을 확인하기 위한 방식이 선호되는 구조를 만들면서 수업과 평가의 괴리감이 커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4차 산업혁명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과거의 관행에서 탈피해, 학생의 요구와 수준에 맞게 ‘교사가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고, ‘배움중심의 철학과 가치가 반영된 학생중심의 수업’과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학교교육과정의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학생의 수준과 요구에 맞게 해줄 필요가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담론을 반영하고, 학생의 삶을 연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며,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따라 교과 내 혹은 교과 간 통합을 통해 ‘교육과정 수업 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실행해, 학생이 삶의 주체가 되고 성장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여기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란 학생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고 삶과 연계된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고, 협력적이고 활동적인 배움으로 자기 생각을 만드는 수업을 운영해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이것이 평가로 이어지는 교육활동이다. 일체화를 위해서 교사의 인식 제고와 전문적 역량 배양,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정책에 대한 이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서열화 중심 대입 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보다 세밀하게 계획해 수업에서 실천하고 그 결과가 환류되도록 하며,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갖도록 해 신뢰도를 높인다. 학교가 실질적인 배움의 공간이 돼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공교육을 내실화해 교사의 주체성을 찾도록 한다. 02 세부 추진 계획 1. 필요성 가.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수의 수월성 교육에서 협동 교육으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한 교육으로, 피동적인 교육에서 역동적인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PART VIEW] 나. 참된 학력을 기르고, 배움의 주체인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교사와 상호작용을 하고 지식을 탐구해가는 과정을 통해 자기 생각을 키우기 위해다. 소외 없는 배움과 평가를 통해 학생의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며, 그 결과를 환류해 수업 개선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라.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마. 수업과 평가의 타당성을 제고하고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2. 목적 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인 자기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 제고나.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며 희망을 실현하면서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다. 교육구성원이 자율성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서로 존중하며 협력하는 민주적인 학교 만들기라.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배움에 참여하여 공평한 학습 환경 조성 3. 방침 가. 학생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재구성-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 다양화, 자율화, 적정화- 초등 배움중심 수업, 학생 성장을 돕는 평가를 통한 현장 지원- 중등 참된 학력을 신장하며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학생중심의 맞춤형 개별화 교육 지향나. 배움중심 수업으로 실행- 수업 운영의 정상화, 공감수업(수업 나눔)과 수업 성찰, 학습공동체를 통한 공동 수업개발, 학생중심의 다양한 수업방법 적용, 상시 수업공개 문화 확산다. 학습자가 학습의 주도권 확보라. 교과 내용과 학습자의 경험 통합마.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과정 중심 평가 추구바.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역량 제고사. 교사의 학생 평가 역량 신장과 평가권 강화아. 교육과정 중심으로 업무를 조직하고 업무를 경감해 수업에 집중 4. 개념 설명 가. 수업의 의미 학습자가 중심이 되고 배움을 핵심 가치로 두는 수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참여, 학습자 간 협력, 문제 해결 과정에서 탐구 과정의 경험, 실제 문제 사태에 대한 노출과 문제 해결, 토의와 토론 중심의 상호작용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모든 수업 상황에서 적합한 유일한 교수방법도 없고 만병통치약과 같은 교수기법도 없다. 교사의 교수 행위 중심에서 학생의 배움중심으로 전환, 개별화 수업, 맞춤형 수업, 비지시적 수업, 학습자중심 수업, 열린 수업, 배움중심 수업 등 학생이 수업에서 유의미한 지식 구성과 정서적 확장, 신체적 기능 확보 등 통합적으로 성장이 이뤄지도록 한다. 학생중심, 배움중심 수업에서는 학습공동체를 통한 공동수업 개발, 학생중심 수업방법 적용, 공감수업과 수업 성찰, 수업운영 정상화, 상시 수업공개 문화 확산 등이 필요하다. 나. 평가의 의미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교육 평가는 교육이 어떤 행동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측정하는 행위다. 선다형 일변도의 객관식 평가를 지양하고, 서술형·논술형 평가를 통해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서술형·논술형 평가 비율 확대, 성장참조형 평가 시행,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사별 평가 도입, 상시평가 체제 도입, 수행평가 반영 비율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 학생의 성장을 돕는 평가 시행, 교사 평가권 강화, 평가횟수 적정화, 수행평가와 서술형·논술형 평가 내실화, 성적통지방법 개선 등이 필요하다. 형성평가는 교사 자신의 수업을 개선하고 학생의 학습에 즉각적인 도움을 준다. 수업 과정 중에 시행해 교수·학습을 위한 수업조절과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과정으로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의 학습능력 향상이다. 수행평가는 학습 지향적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로 수업 기반 교육평가 기능을 확대해 주고 평가의 타당성을 높인다. 교수·학습 목표를 중시한 학습활동의 맥락에서 평가가 이뤄짐으로써 진단평가 기능과 형성평가 기능까지도 수행하게 돼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해 준다. 교실 수준의 평가 기능을 강화하게 돼 평가를 수업과 밀착시킴으로써 평가 기능을 확장하고 수업의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중시하게 된다. 5. 실행 계획 - 실행 방법, 기간, 역할자(총괄자, 진행자, 평가자), 평가 시스템(성공 여부, 연장 여부) - 긴급도/중요도 분류(Pay-off Matrix) 03 나가는 말 좋은 수업은 교사가 가르침과 배움의 본질을 이해하고, 교수 기술과 학생에 대한 이해, 풍부한 교양과 기초지식, 교과 전문성, 인간관계 능력, 학급 경영 능력 등 다양한 지식과 능력의 바탕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할 때 이뤄진다. 모든 수업 상황에 적합한 유일한 교수방법도 없고 만능인 방법의 교수기법도 없다. 기획안을 만드는 것은 고도의 사고 논리를 많이 요구하며 의사결정을 가장 강력하게 촉진하는 수단이 된다. 좋은 기획안은 시대가 요구하는 철학을 반영하고 여건을 고려해 실효성을 높이는 실행계획이라고 생각한다. 세부 추진 기획안 작성 시 유의사항 1. 제목은 한 줄 내외로, 실행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간결하고 정확하게 작성한다.2. 목적은 왜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지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작성한다.3. 방향은 다양한 각 구성원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다양한 의견을 포함하여 작성한다.4. 세부 실행 계획에는 핵심으로,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또, 실행 목표를 설정하고 환류 방안을 포함하여 작성한다.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별로 구분)5. 기존 사업의 분석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근거에 의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계획이어야 한다.6. 기타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요점을 정리한다. 5W1H(Who, When, Where, What, Why, How)를 활용한다.나. 논리적 전개에 따른 전체의 구성을 위해 항목별로 얼개를 작성한다. 작성내용 대략 분류, 분량 배분, 작성 순서 결정, 현재의 문제점, 창의적 대안, 세부 내용, 실행 흐름, 환류 방안 등.다. 객관성과 논리성, 그리고 사실에 근거해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하고, 항목이 많을 경우 전후 관계를 고려해 순서를 정한다. 예외 상황은 추가로 설명을 첨부한다.라. 짧고 간결한 문장, 한 문장은 50자 내외로 하며 한 단락에 4문장 내외로 작성한다.마. 주어와 목적어, 동사를 명확하게 한다.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내용으로 구성, 긴 문장은 접속사로 단락을 분리한다.바. 장단점을 이해해 창의적인 대안이 되도록 한다.사. 누락된 실천사항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아. 작성 시 기법 : 항목별로 열거, 시간 순서대로 정리, 그래프(막대그래프, 꺽은선그래프, 띠그래프, 원그래프)에 의한 시각적 효과, 표(일람표, 시기 또는 시간별, 비교표, 내역표 등) 등. 최종 점검 체크리스트 1. 기획안의 필요성이 기술되었는가?2. 기획안이 최종적으로 읽을 사람의 관점에서 쉬운가?3. 실행 방안은 왜 이 방법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답이 있는가?4. 실행 방안의 장단점이 기술돼 있는가?5. 빠진 실행 방안은 없는가?6. 문장이 간결하고 명료한가?7. 제목이 내용 전체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8. 목차에 논리적 오류는 없는가?9.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방법이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됐는가?10.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여백이 적절한가?11. 직관적이고 논리적인 비약이 없는가?12.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1. 교원과 징계 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그 임무이며, 이에 따라 특별한 복무 의무를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는 신분상·직무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징계란 공무원의 의무 위반에 대해 공무원 관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사용자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를 의미한다. 징계벌과 형사벌은 그 성격과 목적, 내용 등이 다르므로 동일 비위에 대해 징계벌과 형사벌을 병과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형사재판의 결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집행유예 포함)되면 당연퇴직이 돼 공무원 신분관계가 소멸되므로 공무원 신분관계를 전제로 한 징계벌은 과할 수 없다. 또한,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관계된 형사사건이 수사 중이거나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더라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으며, 형사사건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할지라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2. 징계 사유 1) 법령위반 행위 「국가공무원법」 등의 제 규정과 동법에서 위임한 바에 따라 제정된 행정명령(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과 집행명령(훈령·지침·유권해석 등)을 위반한 경우다. 2)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직무태만 행위 공무원이 담당 업무와 관련된 각종 법령이나 훈령에서 부과된 의무를 공공이익과 복리증진에 기여하도록 적극·타당하게 수행하지 않은 경우와 당연히 해야 할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은 경우다. 이 경우 본인의 고의·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성립하며, 행위자뿐만 아니라 감독자에게도 감독의무를 태만히 한 구체적 사실이 인정되면 징계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하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의무 • 8대 의무 ① 선서 의무 ② 성실 의무 ③ 복종의 의무 ④ 친절·공정의 의무 ⑤ 종교 중립의 의무 ⑥ 비밀 엄수의 의무 ⑦ 청렴의 의무 ⑧ 품위 유지의 의무 • 4대 금지 ① 직장이탈 금지 ② 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③ 정치 운동의 금지 ④ 집단행위의 금지 3) 직무의 내외를 불문한 체면 또는 위신 손상행위 공무원의 외부행위가 공직의 체면·위신을 손상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행위로써 사회 일반 통념상 비난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형사책임 유무에 불구하고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4) 기타 유의사항 의무위반행위로 인해 징계 등 처분을 받고도 또다시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재징계도 가능하다. 3. 징계 종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의 6종으로 구분한다. 파면·해임은 공무원 신분을 완전히 박탈하는 배제징계이고, 강등·정직·감봉·견책은 공무원의 신분을 보유하면서 신분상·보수상 이익의 일부를 제한하는 교정징계이다. 불문경고는 징계양정은 견책에 해당하나 감경대상 공적이 있거나 혐의자의 비위행위가 성실·능동적 업무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해당해 감경한 것으로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나, 1년 동안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됨으로써 그 동안 표창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등 사실상 징계에 준하는 불이익이 따르는 행정처분이다. 파면은 공직에서 배제(퇴직)하고 연금 및 퇴직금에 불이익을 받게 되고, 해임은 공직에서 배제되며 경제적 불이익은 없다. 정직은 1개월에서 3개월간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의 2/3를 감한다. 감봉은 1개월부터 3개월간 보수의 1/3을 감한다. 견책은 잘못을 훈계하고 반성하게 하는 것이다. 불문경고는 징계위원회가 열려 징계 시 견책을 감경하거나, 사유의 정도가 약하고 가벼울 때 행해지는 처분이다. 통상 감경된 불문경고는 징계위원회 의결사항으로 행정조치인 서면경고 조치 후 인사기록카드에 기록되지만, 징계 사유가 불인정되는 불문경고는 인사기록카드에 기록하지 않는다. 불문경고는 승급 및 승진에 제한을 주지 않는다. 불문경고 처분 기록은 징계위원회의 불문경고 통고를 받은 소속기관의 장이 해당 교원에게 경고 처분을 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때 말소한다.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또 다른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때는 각 말소제한기간을 합산한 기간이 종료된 때 전·후 처분을 동시에 말소한다.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따른 불문경고가 아니고 기관별로 운영 중인 경고, 주의 등은 인사기록카드 등재 대상이 아니므로 말소 대상이 아니다. 4. 징계부가금 제도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처분 외에 금품 및 향응 수수액, 공금 횡령액·유용액의 5배 내의 징계부가금을 병과하는 것이다. 직무 관련성 유무와 상관없이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 비위는 징계부가금 부과 대상이 된다. 금품·향응 수수 후 반환한 경우에도 징계부가금 부과 대상이 되고, 다만 징계부가금 부과·감면 의결 시 고려해야 한다. 5. 징계 시효 교원의 징계는 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통상 3년을 경과하면 징계의결 요구가 불가능하지만, 2015년부터 다음의 2가지 금품 관련 비위와 4가지 성 관련 비위 사유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 이내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징계 시효 5년 해당 비위 • 금전, 물품, 부동산, 향응 또는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한 경우•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것을 횡령(橫領), 배임(背任), 절도, 사기 또는 유용(流用)한 경우- 「국가재정법」에 따른 예산 및 기금- 「지방재정법」에 따른 예산 및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른 기금- 「국고금 관리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국고금-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보조금- 「국유재산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국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물품-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2조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공유재산 및 물품-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행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성매매 행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 행위 6. 징계위원회 구성·운영 「교육공무원징계령」에 따라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은 일반징계위원회를 구성·운영해야 한다. 징계위원장은 해당 기관의 차상위자가 맡고, 성비 균형 유지를 위해 여성위원이 30% 이상이 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지역교육지원청 일반징계위원회에서는 공립 유·초·중학교 교사의 경징계를 심의·의결하고, 시·도교육청 일반징계위원회에서는 공립 유·초·중학교 교사의 중징계와 공립 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교장, 교감 등의 징계를 심의·의결한다. 7. 징계 절차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소속 교원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때에는 지체 없이 당해 징계사건의 징계의결을 담당 징계위원회에 요구해야 한다. 징계의결의 요구 또는 신청을 할 때에는 징계사유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한 후에 입증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해당 징계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고, 징계의결의 요구는 중징계나 경징계로 구분해 1개월 이내에 행해야 한다. 징계의결요구의 효력은 징계위원회가 교육감이나 교육장으로부터 받은 징계의결요구서를 접수함으로써 발생하며, 혐의자 주장서를 접수하고 사실 조사를 한 뒤 혐의자에 대해서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까지 출석통지를 해야 한다. 의결은 징계의결요구서 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하며 징계혐의자에 대해 심문 및 진술권을 부여해야 한다.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징계의결서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징계처분을 해야 하며, 징계처분의 대상자에게 처분사유설명서를 교부해야 한다. 교육감이나 교육장이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불복할 경우 징계의결서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직근 상급기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직근 상급기관이 없는 징계위원회 의결에 대해서는 그 징계위원회)에 심사 또는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처분을 받은 혐의자가 징계처분에 불복할 경우 처분사유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복할 경우 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① 징계사유의 발생 → ② 징계의결 요구→③ 징계의결 요구사유 통지→④ 징계심리→⑤ 징계의결→⑥ 의결결과 통보→⑦ 징계처분→⑧ 징계처분사유 통지→⑨ 심사·재심사 요구→ ⑩ 소청 및 행정소송 8.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삭제) 인사기록카드를 관리·유지하고 있는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육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 기재된 강등, 정직, 감봉, 견책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 또한, 징계처분의 무효 또는 취소 결정이나 판결이 확정된 파면, 해임도 삭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징계에는 속하지 않지만 직위해제와 불문경고도 정해진 기간 경과 후 그 기록을 삭제해야 한다. ① 말소사유 발생→②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계획(신청)서 작성→③ 말소권자의 결재→④ 처분기록 말소→⑤ 말소 사실 통보(말소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⑥ 말소기록 관리대장 정리 9.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육부에 설치돼 있으며, 각급 학교 교원의 징계처분과 그 밖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한 소청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청구기간은 처분이 있는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이며, 소청심사 결정은 소청심사 청구를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불가피한 경우 30일 연장)에 행해진다. 소청심사 결정 유형은 각하, 기각,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 무효 확인 등 5종이 있으며, 결정서를 작성하고 청구인과 피청구인에게 송부한다.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이뤄지면 교육감이나 교육장은 이 결과에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있고, 결정에 대한 불복 시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① 소청심사 청구→② 피청구인의 변명서 제출→③ 심사기일 통지→④ 소청 심사위원회의 심사(당사자 출석해 진술기회 부여)→⑤ 결정서 작성 및 결정서 송부
학교에서 교과를 제대로 가르쳐서 참된 이해를 개발시키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있지만 최근에 주목을 받고 것 중에 하나는 역행설계(Backward Design) 교육과정이다. 역행설계 교육과정은 미국의 위긴스(Wiggins)와 맥타이(McTighe)가 제안한 이해중심 교육과정(Understanding By Design, UBD)이라는 교육과정 설계 모형의 별칭이다. 이 모형은 사실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심층적인 지식의 구조에 대한 앎과 적용이 이뤄졌는가를 평가과제로 제시한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런 ‘이해’를 돕기 위한 단원 설계와 수업 계획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 교사들은 주어진 학습목표를 보고 어떤 재미있는 활동을 수업에 포함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수업이 모두 이뤄진 후에 평가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 모형에서는 교사들이 수업 전에 먼저, 단원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학문의 핵심 개념과 원리에 기초해 끌어내고, 학습자가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드러내는 증거가 될 수 있는 평가과제를 개발한다. 그런 다음, 학생이 평가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학습활동을 계획하고 조직한다. 이런 방식을 취하면 교육내용과 평가 그리고 수업 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학습자들의 이해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핵심이다.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필요성 그러나 교육과정, 수업, 평가가 각각의 혁신으로 인식되면서 심지어는 바꾸지 말고 예전대로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기의 시작이 임박해 서둘러 교육과정을 작성해 제출하고, 제출한 교육과정은 가끔 진도와 시수를 확인하기 위해 들춰보는 형식적인 서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재구성의 필요성이나 장점에 대한 공감대도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다. 수업은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교과서에 담긴 모든 내용을 진리처럼 여기고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다. 활동도 학생들의 관심을 순간적으로 집중시키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정도에 그친다. 평가는 수업의 내용, 방법과 관련성 없이 학기말에 성적 기록을 위해 급하게 몰아서 실시하는 경우도 많다. 주제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배움중심 수업을 실천했으면서도, 교육과정과 수업이 연계된 내용으로 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지식 위주의 내용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모두 교육과정, 수업, 평가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문제점들이다. 이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를 활용할 수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연계 강화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를 통해 수업의 일관성을 높이려면 다음의 사항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첫째, 학생이 학습 상황 속에서 단편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학생이 그것을 하는 결과로써 무엇을 배울 것인가, 즉 기대되는 학습의 결과물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기울인다.[PART VIEW] 둘째, 이해중심 교육과정은 교과서에 담긴 정보와 공식을 암기하고 기계적으로 기억해 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핵심개념과 원리들을 설명하고 여러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도록 도와줌으로써 학습의 전이를 도모해 학습을 향상시킨다. 셋째, 역행설계를 통해 더 유의미하고 효과적인 수업을 유도할 수 있다. 평가과제 개발을 수업 활동 계획 전에 함으로써 평가과제들이 중요한 교육내용을 반영할 뿐 아니라 수업 활동의 통합된 부분으로서 교수의 구심점을 제공할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이해중심 교육과정 학생들은 수많은 사실을 암기하는 학습이 아닌 교과의 기저에 놓인 큰 개념 또는 빅 아이디어를 복잡한 사고를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이해’한다. 인간은 이해를 통해 학습한다는 원리에 주목하고 소수의 핵심 개념과 ‘빅 아이디어’를 교과내용으로 선정해 심층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해를 통해 다양한 맥락 속에서 지식을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핵심이다. 많은 나라에서 이미 이런 방식으로 교과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해 실제적으로 학습량을 감축하고 미래 사회에 적합한 역량을 기르고자 시도하고 있다. “적게 가르치는 것이 많이 가르치는 것이다(Less is more.)” “무엇을 추가할까가 아니라 무엇을 뺄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교과 내용의 선정 조직 원리는 여러 나라에서 교육과정, 교수·학습, 평가 연구와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 개발의 지향점에도 이전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몇 가지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 그중 학습량 적정화를 단순히 양적으로 20%, 30% 감축하는 것이 아닌 전체 교과를 아우를 수 있는 핵심 개념 또는 ‘빅 아이디어’ 중심으로 적정화하자는 것과 교육과정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교육 내용, 교수·학습, 평가의 일관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핵심과 맞닿아 있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에 의한 사회과 수업의 실제 ▶ 교육과정 재구성 ▶ 본시 평가계획
학생들이 말을 조리 있게 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토론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어떻게 해야 자기 생각을 똑 부러지게 잘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될까. 말을 잘하는 학생은 하루아침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식사시간에 다양한 대화를 즐기는 것이 아이들의 대화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듯 학교에서도 자주 토론을 경험해 보는 것이 교실에서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토의·토론 학습을 통해 적극적인 의사소통능력을 조금씩 향상할 수 있으며, 서로 협력해 이뤄가는 따뜻한 교실 토론의 기쁨도 맛볼 수 있다. 토의·토론 학습 이해하기 토의·토론 수업은 상호 의견 교환을 통한 집단 사고의 과정을 거쳐 수업목표를 달성하며, 학습 성과를 학생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협력수업의 한 방법으로 학생을 방관자가 아닌 학습의 참여자로 만들고,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죽어있는 수업을 살아있는 수업으로 만든다. 토의·토론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학생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과 규칙이 있다. 먼저, 수업의 효과를 위해 누구나 의견 혹은 주장을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배려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다만 무질서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 개인별로 말하는 시간 혹은 전체 활동시간에 분명한 제한을 두고, 말하는 순서를 정해서 진행한다. 그래야 발언 기회도 공평하게 줄 수 있다. 또 사실과 의견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말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 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토의·토론 수업을 시작할 때 목표를 분명히 설명해 모든 학생이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활동이 진행될 때도 목표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수업 진행 중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수업 주제를 선정할 때는 학생들의 의사, 흥미와 호기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교사 자신도 그에 대한 충분한 배경지식을 갖춰야 한다. 주제가 선정되면 수업 전에 미리 과제를 제시해 학생들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토의·토론 수업을 할 생각이면 평상시에 교실 분위기를 상호 존중하고, 민주적·협동적·개방적·수용적인 방향으로 형성해놔야 한다. 수업 시 집단의 크기나 좌석의 배치, 교실 분위기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협력으로 즐거움이 묻어나는 토의·토론 수업 기법 수업의 목적에 따라 다른 토의·토론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아이디어 개발이 목적이면 브레인스토밍이나 브레인라이팅, 모둠문장 만들기 등을 활용한다. 지식 습득이 목적일 때는 직소, 둘 가고 둘 남기, 배심 토의·토론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만장일치 모형, 피라미드, 상황 의사결정 등을 활용한다. 쟁점을 분석할 때는 신호등 토론이 유용하다. 토의와 토론 기법으로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은 기법들이 있다.[PART VIEW] PMI 기법과 가치수직선 토론을 활용한 토의ㆍ토론 수업의 실제 수업은 PMI 토의 기법은 ‘용돈’을 주제로 했다. 주제에 대해 용돈이 많았을 때의 긍정적이거나 좋은 점을 플러스 요인(Plus, P), 부정적이거나 나쁜 점 또는 피해를 마이너스 요인(Minus, M), 더 발전적이거나 좋게 생각해 볼 점, 대안이나 재미있는 점(Interesting, I)으로 세 가지 관점의 PMI를 정했다. 수업 구성은 내 생각 정리하기 → 모둠 생각 정리하기 → 우리 학급 전체 생각 정리하기 → 토론 소감 말하기 순서로 했다. 학생 혼자 생각할 때 3~4개였던 P가 모둠 의견을 모으면서 5~7개가 되고, 학급 전체에서는 12개가 되는 과정에서 더 폭넓은 의견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협력학습의 중요성을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다. 학급 전체 PMI를 모은 후에는 ‘꿈꾸는 열두 살 5학년 ○반 우리들에게 알맞은 용돈은 얼마일까?’라는 주제로 매우 그렇다·그렇다·보통이다·그렇지 않다·매우 그렇지 않다 등 5단계의 가치수직선을 그려 서로의 생각을 확인했다. 교사의 의견도 다른 색 포스트잇에 써서 함께 붙였다. 학부모가 참여할 경우 학부모도 같은 방식으로 의견을 표시하게 할 수 있다. 토의ㆍ토론 학습을 실천하고 나서 5학년 수업을 마쳤을 때였다. 한 학생이 다가오며 “수석선생님, 토론 수업이 다 끝나서 아쉬워요. 하지만 잘 배웠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제가 달라진 점은 집에서 책을 읽고 길지는 않지만 소감을 적는 거예요. 지난번 마지막 독서토론 하면서 제 마음이 달라졌거든요. 또 하나 있어요. 저희 집에서도 책을 읽고 부모님과 함께 책에 관해 토론해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꾸벅 인사를 했다. 이게 토론의 맛 아닐까. 토의·토론 수업은 협력과 참여, 소통이 필요한 가장 필요한 민주적인 학습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말하기는 어느 정도 향상되는 것 같으나 듣기 능력과 태도를 꾸준히 향상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로 느껴졌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야 토론할 수 있다고 토론을 할 때마다 이야기를 해줬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은 교사의 부탁을 이해하고 따라줬다. 듣기는 말하기보다 어렵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토론 수업은 경청하고 토론하는 과정과 다양한 상황과 만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생각과 비교해보고 교차 질의를 하면서 더욱 주제와 깊이 만나게 돼 생각이 자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