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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은 오늘부터 6일까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생소한 미디어 이야기' 결과물을 한옥글방 마당에서 전시할 예정이었다. 이 작품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순천과 여수에서 10회 과정으로 어르신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여 활기찬 여가활동을 장려하고자 운영하였다. 그러나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내일부터 전시할 예정이다. 이제 7시부터 시작된 휴대폰으로 자진 찍는 법 강의에 참가하였다. 휴대폰이 일상화되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많은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만 통화 이외에는 거의 활용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착안한 순천시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은 수요일 오후 7시부터 수강생이 자유롭게 참여한 가운데 미디어 강좌를 실시하여 이에 참여하였다. 휴대폰 카메라의 기능을 알고 사진 기법을 익힐 수 있는 유용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중도시각장애인 12명 점역교정사 자격증 도전 각종 교재, 참고서, 국가시험, 홍보물 점역지원 ‘할 수 있다’ 자신감…새로운 진로 개척에 의미 4일 서울맹학교(교장 정동일) 용산캠퍼스. 점자도서출판부가 위치한 4층에 다다르자 복도를 따라 조성된 점역실, 교정실, 재판실 등 점자도서 출판에 필요한 주요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주로 사고나 질병으로 20세 이후 시력을 잃은 중도장애인들이 자립‧재활교육을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의 진로선택 기회는 제한적이다. 대게 안마‧지압사 교육을 받거나 사회복지사로 진출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에 취업하는 일은 드물다. 그런 이들에게 점자도서출판부는 희망이 되고 있다. 허병훈 지도교사는 “‘우리도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고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며 “현재 12명의 중도시각장애 학생들이 점역교정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는 한편 각종 점자교과서와 참고서를 제작하며 직업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지식을 쌓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이 필요한 책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점역교정사 수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책 한 권을 점역하는데 보통 2~3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곳 구성원들이 더욱 사명감을 갖는 이유다. 출판부는 특히 국가수준의 시험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수능이나 공무원 채용시험, 교원 임용시험, 사법시험 등의 시험문제를 점역하고 기자재를 원활하게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또 서울맹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재뿐만 아니라 일반학교 통합학급에서 공부하는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점역하고 있다. 지역사회 시각장애인들이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각종 선거공보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홍보물을 점자로 제작‧배포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이를 위해 학교는 4층 전체를 학교기업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또 점역교정 교육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강사 2명을 별도 채용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문 점역교정사를 양성하기 위한 자격취득반도 운영한다. 2014년 7월 설립 이후 지난해 처음 3급 합격자도 배출했다. 첫 합격자인 이재학(52) 씨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2년 전 시력을 잃고 학교를 찾아 점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의 합격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본보기가 돼 점역교정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씨는 “사회에서 정안인(正眼人)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좌절하는 일이 많았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점역교정사 자격증을 딴 후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점자를 배우고자 하는 후배들도 가르쳐주면서 내년에는 2급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강생 박형래(57) 씨도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층수를 누를 수 없어 처음 점자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하나 둘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며 “자격증을 따면 사회에 나가 점역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인이 되고나서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이들이 점자를 배우는 일은 선천성 장애인들보다 몇 배 더 힘든 일이다. 정유라 강사는 “점자를 예민하게 읽어내기에 촉각이 많이 무뎌진데다 대부분 시력을 잃고 1~2년 집안에만 갇혀 있다가 학교에 나오기 때문에 재활이 우선인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3~4명 씩 조를 이뤄 직접 종이를 세고 뚫어 점자노트를 제본해 한 권에 천원 씩 판매하고 있다. 소량이지만 자신들이 직접 만든 노트가 매출로 이어지면서 보람도 느낀다. 눈으로 보면서 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와이어링 제본까지 해내면서 팀워크도 좋아졌다. 당장의 수익은 크지 않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자립과 직업교육을 위해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허 교사는 “앞으로는 더 많은 점역교정사 합격생을 배출하고 이들이 실제 취업해 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는 과제가 남았다”며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가는데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름의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10월의 초입. 낮기온이 30도에 오른 4일 경기도 파주 운정고 주변에는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만개했다. 무더웠던 더위를 잊게하는 코스모스 길로나들이를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국교총이 1일부터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교권침해 처벌 강화 등 10대 과제를 담은 50만 교원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청원은 교육본질과 교원의 자존감을 훼손시켜 온 잘못된 정책을 최대 교원단체인 교총과 교원이 나서 바로 잡겠다는 뜻이다. 또한 교육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려 ‘가르칠 맛 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신임 교총 회장단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청원과제로 내건 현안들은 교권 회복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원성정책들이다. 도입 16년째를 맞는 성과급은 수업 등 교육본질을 왜곡해 온 대표적인 제도로 손꼽힌다. 평가 기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분발보다 ‘체념’을 조장하는 정책으로 전락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상실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해 유보됐던 교감·교장 연봉제 역시 불씨가 살아있다. 관리직 연봉제 도입은 교단에 성과주의를 만연케 해 교육력 제고에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년 새 3.6배나 급증한 교권침해도 처벌 강화 법제화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교권이 바로 서지 않으면 공교육 정상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모두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절박한 내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50만 교원’ 청원운동은 단체·이념을 넘어 모든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전락해 반쪽짜리 국감을 연출하고 있는 국회를 바라보면 교육자들의 단합과 결집이 더욱 절실하다. 정쟁과 파행으로 교육은 실종되고 학교살리기는 요원해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50만 교원은 청원에 모두 동참해 교육계의 염원을 국회, 정부에 강력히 표출해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결정에 불복한 학부모의 도를 넘는 교권침해와 소송이 날로 증가하면서 고충을 호소하는 현장교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 철원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에게 내려진 학폭위 처분에 앙심을 품고 교감을 칼로 위협한 사건은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학교 현장에서 일상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한 건수가 2013년 764건에서 2015년 97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또한 행정·민사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건수가 2012년 67건에서 지난해 139건으로 2배나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학폭위 결정을 불신한 학부모들의 협박이나 폭력은 통계로 다 잡히지 않는다. 학교와 교원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걸친 송사에 휘말려 고통 받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관련 보험을 출시했는데 두 달 만에 가입 교사가 5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정도면 이미 학폭위의 정상적인 기능을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지금까지 특별한 대책 없이 수수방관해 온 당국의 책임이 크다. 흉기 위협 교감이 또 발생하기 전에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교에 떠밀듯이 급조됐던 학폭위의 심의기능을 교육청 단위로 이관하거나 재심 기능을 한 단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학폭위 위원들의 신변보호 방안, 폭력 행사 학부모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보다 강력한 예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학폭위를 지금처럼 계속 방치한다면 학폭위 구성 자체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별한 제한 없이 구성되는 학폭위에는 법률적 전문성이 부족한 교사와 학부모가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폭력과 소송의 표적이 되는 한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됐다. 교원 등 공직자들은 금품 비리 등과 관련해 이미 엄격한 관련법과 교육청 지침 등을 적용받고 있는데 또 하나의 법이 얹혀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학교현장은 우려와 혼란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교육공동체 협력관계 위축될까 걱정 특히 법이 시행된 상황인데도 적용 범위와 기준에 대해 여전히 깜깜이인 것은 문제다. 이 때문에 권익위 홈페이지에 문의가 폭주하고 있고 한국교총이 나서 김영란법 문답풀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명예교수, 겸임교원, 시간강사 등 고등교육법상 교원이 아닌 경우는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간제 교사, 사립 어린이집 교사는 법 적용 대상이다. 학부모가 스승의 날에 촌지 10만 원을 교사에게 건넸다면 학부모와 교사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면서도 원활한 직무 수행 또는 사교, 의례,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등은 예외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수업 시작 전에 교탁 위에 학생들이 갖다놓는 음료수나 1000원씩 모아 간단한 선물을 하는 경우, 학부모가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로 5000원 상당의 커피 선물권을 주거나 체험학습 때 도시락을 제공하는 것은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성적, 수행평가와 관련돼 있어 위법이란다. 이렇다보니 어느 신문 기사에는 ‘김영란도 걸릴 수 있는 김영란법’이란 제목까지 붙었을 정도다.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4만919곳의 기관 중 절반이 넘는 54.8%가 학교라는 점에서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 큰 걱정은 따로 있다. 자칫 교원, 학생, 학부모의 협력적 교육공동체 관계가 김영란법으로 위축될까 하는 점이 그것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육적’ 풍토가 사라지고 ‘법적’ 잣대에 따라 수동적인 교육이 이뤄질까 우려된다. 법이 모호할수록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학교폭력예방법, 학생인권조례 등 갈수록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법령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법령이 오히려 교육공동체 간 불신을 키우며 상처를 주고 있지 않나 되돌아봐야 한다. 그 속에서 협력관계가 깨지고 교육보다는 ‘법대로 하면 된다’는 체념을 낳지는 않았는지 성찰해봐야 한다. 교육은 법보다 교육적으로 접근하고 풀어야 한다. 교육현장은 교사에 대한 존경과 믿음,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바탕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법보다 존경·사랑으로 하는 것 과거 교육현장에는 책씻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옛날 서당에서는 책을 다 배우고 나면 학동들의 집에서 한 상 푸짐하게 차려 서당으로 내오곤 했는데, 이것은 학업의 완성을 축하하는 동시에 후배에게 그 책을 물려주는 좋은 풍속이었다. 이런 서당 풍습을 오늘날 학교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마음으로 오가는 따뜻한 공감은 살아나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법적인 논리에 매몰돼 교육을 위축시키고 기계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학생 교육은 구성원 간 존경과 믿음, 사랑이 근본이 되는 교감의 장에서만 꽃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에는 한자로 ‘나라 국’자 문양이 있었다. 이를 한글로 표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2014년부터 한글로 ‘국회’로 변경됐다. 이는 광역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의회 배지에도 영향을 미쳐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부천시의회 등이 한글 표기로 바꿨다. 영어, 한자가 점령한 교표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배지에 한자를 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잘못을 바로 잡은 아주 적절한 조치였다. 이런 작은 실천이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습관에 씨앗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제는 학교에서도 한글 표기 운동이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 우선 학교를 상징하는 교표부터 한글로 바꿔보면 어떨까. 교표는 교육적 이념과 정체성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색상, 무늬, 형태를 다양한 방식으로 창안하고 있지만, 정작 그 중앙에는 ‘中’자와 ‘高’자가 자리하고 있다. 학교 이름 자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곳도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학교 이름 로마자 표기의 첫 자를 이용해 교표를 만들고, 개교 연도를 표시하면서 ‘since 1970’으로 한다. 교표는 배지로 만들어지고, 교기를 비롯해 학교의 여러 문서 등에도 그려진다. 그리고 교표는 체육복 등에 크게 인쇄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한자와 로마자가 보인다. 학교에 가보면 중앙에 자리한 교표 새김 돌에도 교훈을 한자로 크게 써 놓고, 중앙 현관에도 교육 이념 등을 영어로 써 놓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 맞게 학교 이름을 로마자 표기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꼭 필요한 상황에서 써야 한다. 한자 표기도 마찬가지다. 교표는 당연히 한글 표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시대 변화로 교복이 바뀌고 있다. 형태와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멋을 내고 실용성을 감안해 편안한 차림새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한자와 로마자 표기로 된 교표도 바꿨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자랑할 수 있는 것 중에 한글을 빼놓을 수 없다. 한글은 창제 시기와 원리가 정확히 알려진 문자다. 창제 동기부터 피지배층을 위한 평등의 문자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문자다. 또한 발음 작용을 반영해 만든 과학적인 문자로 사람의 말소리를 가장 잘 적을 수 있는 이상적인 문자다. 한글 창제 과정과 운용법을 설명한 훈민정음은 세계 기록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미 한글은 문자로서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바른 언어사용, 모범 보여야 우리나라가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 있으면서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한글 덕분이다. 배우기 쉬운 한글로 문맹자가 없고, 교육이 밑거름이 됐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자를 배우는 외국인도 계속 늘고 있다.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국어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꼭 법을 지키자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학교는 모국어 교육을 하는 곳으로 우리말 표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 언어생활은 영어와 비속어에 밀려 어지럽게 변하고 있다. 근본도 없는 줄임말이 신세대 용어다. 호미로 막을 것을 방치하면 가래로도 못 막는다. 지금 우리 언어생활이 딱 그렇다. 학교에서부터 문자 생활을 바르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마칭밴드 경연장면 본교 마칭밴드가 10월 03(월). 한국마칭협회 주관, 충남 계룡시에서 개최된 전국마칭밴드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마칭밴드 창단(2007년) 이래 전국대회에 처녀 출전하여 이룬 쾌거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와 같은 수상이 있기까지는 지도교사(허성춘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이 대회를 위해 무더운 여름, 학생들과 작품을 구성하고 연습을 매진해 왔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온 학생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와 같은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학교 뒤 논에서 익어가는 벼 가을을 만나다 하늘빛이 너무 고와서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교정의 나무 그늘을 찾아서 한가하게 거닐어 본다. 잠시 사각의 틀을 벗어나 빈 마음으로 본 하늘 풀밭을나는 작은 풀벌레들도 민들레 씨앗도 가을 여행을 하는구나 하늘에서 보면 풀벌레인 너도 저 들판 벼논의 벼들도 인간이 나도 같은 생명체 중의 하나인 것을 온 생명들이 마알간 가을 하늘 아래생명의노래를 부르는 오후 1시 20분.
아침 신문 ‘신규교사 사흘 연수받고 교실로.. 정년까지 자격연수 딱 1번’을 읽고 너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행 교원연수제도 하에서는 교사는 1정, 교감, 교장자격 이외는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문에서 발표한 것처럼 그렇지는 않다. 우수한 교사가 되는 길은 직전교육보다 직후교육인 현장교육에서 비롯된다. 공식적인 연수도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더 많다. 그런 면에서 교사의 교내장학은 어떤 연수제도와 견줄 수 없는 좋은 제도이다. 요즘 교사들은 과거와 달리 스스로 찾아서 교육을 받고 있다. 매년 의무적으로 받는 120시간의 자율연수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외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연수하고 있다. 이러한 교사의 연수과정을 빼고 교원연수제도에 국한해서 언론에 호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마치 교사들이 복지부동으로 전혀 연수하지 않고 지내는 것처럼 보도되어 그리 기분이 좋지 않다. 현행 교원연수제도는 매우 다양하다. 연수기관은 뿐 아니라 연수내용 또한 교원의 특기와 성장을 위해 잘 구성되어 있다. 과거의 연수가 집합연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맞춤형 사이버연수로 언제, 어느 시간이라도 필요할 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엔 타율이었다면 지금은 자율연수가 주를 이룬다. 한마디로 상시교육을 할 수 있는 연수제도다. 그래서 더 편리하고 더 효과적인 연수가 이루어지도 있다. ‘한 번 연수로 정년까지 간다’는 말은 정말 맞지 않을뿐더러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필자가 있는 시·도는 매년 120시간 이상을 의무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원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의무적이기 전에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잘 실천하고 있다. 더우기 국정감사 자료는 정확해야 한다. 이번처럼 보도는 현장교원들과의 전혀 소통이 안 된 결과라 할 만큼 뜬구름 잡는 보도로 국민을 호도뿐 아니라 교원들의 사기까지 저하시키는 일이다. 최근 교원들의 질은 여느 집단보다 우수하다. 이들에게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현장의 실사를 통해 좀 더 신중한 자료들을 발표했으면 하는 것이다.
어제부터 노벨상에 관한 정보가 NHK방송을 타고 흘러나왔다. 일본 방송에서는 이미 올 노벨상 수상자로 일본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이다. 올해 첫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일본의 생물학자 오스미 요시노리(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였다. 일본이 기초과학 분야의 저력을 또 한번 과시했다. 일본은 지난해 기생충 연구로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오무라 사토시에 이어 2년 연속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은 3년 연속으로 일본에서는 오스미까지 모두 2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는 3일 오전(현지시간) 세포의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작용의 메커니즘을 발견한 오스미를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롤린스카의대는 “오스미의 발견은 세포가 어떻게 재생하는지 이해하는 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굶주림에 적응하고 감염에 반응하는 것과 같은 생리학적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오스미는 3일 도쿄공업대 연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처럼 기초생물학을 연구해 온 사람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후쿠오카 태생인 그는 도쿄대 교수를 거쳐 총합연구대학원대학 명예교수, 기소생물학연구소 명예교수 등을 지냈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들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이다. 핵이 있는 세포를 가진 모든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명의 기본적인 구조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포는 영양이 부족한 상태가 되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내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며 새로운 단백질의 재료 겸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오스미는 1988년 도쿄대 연구실에서 현미경으로 세포를 들여다보다 영양이 부족한 효모 세포가 단백질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을 포착했다. 오토파지가 일어나지 않게 제어한 인공 효모를 정상적인 효모와 비교해 1993년 이 과정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등은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예방약 연구 등 활용도가 높은 오토파지는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000편 이상의 논문이 나왔을 정도로 인기 있는 연구 분야다. 정작 오스미는 과학이 당장 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날 도쿄공업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벨상은 소년시절부터 꿈이었고 이 상의 각별한 무게를 느끼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이 정말 사회에 도움이 되려면 100년 뒤가 돼야 할지 모른다. 미래를 내다보고 과학을 하나의 문화로 인정해주는 사회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세상에는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매우 많다. 그런 것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수상을 하기 까지는 이미 20,30년 전부터 열심히 투자하고 노력한 결과가 열매를 맺은 것이라 생각한다.
산행, 가족 추억 만들기로 좋아요 얼마 전 우리 부부는 올해 26살이 된 딸과 함께 광교산에 올랐다. 가족 산행 햇수를 따져보니 무려 16년만이다. 그러니까 우리 자식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가족 4명이 가족 산행을 즐겼다. 그러나 중학교에 진학하고부터 가복 산행이 부부산행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호응을 하지 않으니 그렇게 된 것이다. 점심으로 오리백숙을 먹었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힘내서 산행을 하려는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딸은 운동화를 신고 왔다. 가족 밴드를 통해서 사전 산행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오늘 산행, 우리 가족은 어떤 추억을 만들까? 산행의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 기념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우리 딸이 어렸을 때 광교산을 찾은 것은 16년 전이니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다. 문암골을 거쳐 백년수에서 물 한 모금 축이고 형제봉을 올랐다. 여기에 만족을 못하고 최고봉인 시루봉으로 향하였다. 얼마쯤 올랐을까? 딸과 아들이 뒤떨어지기 시작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헉헉 댄다. 아이들 하는 말, “아빠, 우리가 여기서 기다릴 터이니 아빠 혼자서 시루봉 다녀와!”이다. 그 당시 40대 중반이었던 나는 아빠로서 자질이 부족하였다. 자식들과 쉬어가면서 간식도 주고 손을 잡아가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내 체력만 생각하고 아이들이 따라와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초등학생과 아버지의 체력이 같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지금처럼 철(?)이 났으면 아마도 달랐을 것이다. 산행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다. 건강, 체력 단련, 친교, 대화, 숲 체험 등이 잇지만 이번 광교산행은 자식들과 추억 만들기이다. 자식들 초등학교 시절, 백년수 명칭의 유래를 알려 주니 아들이 무려 약수물을 세 컵이나 먹는다. 무병장수의 꿈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또 그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이번 산행, 우리 부부보다 딸이 먼저 이야기를 건넨다. 직장 초년생이라 주로 직장이야기다. 직장 상사인 대리, 과장, 차장, 부장, 팀장, 전무, 상무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문득 나의 직장 초년 시절이 떠오른다.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상사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초년생에게는 가슴 깊이 새겨진다. 직장 선배들이 신입사원 대하는데 유념할 사항이기도 하다. 이번 광교산행, 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유학 온 학생들로 보이는데 무려 50여 명이 단체로 광교산을 찾았다. 인도에서 온 어느 학생은 우리에게 하산 길을 묻는다. “안녕하세요?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옵니까? 왜 이 길로 가는 사람들이 없죠?” 우리나라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우리 딸은 “이 길로 쭉 가면 경기대학교가 나옵니다”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산을 오르면서 딸에게 광교산의 추억을 물었다. “그 때는 백년수가 왜 그렇게 멀었는지 몰라. 오르는데 매우 힘들었고. 지금은 별로 힘들지가 않네” ‘아, 내가 억지로 꼬드겨서 자식들을 데리고 광교산에 올랐구나!’ 내가 반성할 점이다. 자식들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도 하고 그들의 산행 속도에 맞추어 산을 올랐어야 하는데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다. 형제봉에서 밧줄을 타고 올라서 기념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하산 길에는 딱따구리처럼 소나무껍질을 뚫어 먹이를 찾는 회색빛의 동고비도 보았다. 동고비의 그 행동은 처음 보는 특이한 것이라 사진으로 남겼다. 광교산을 찾았을 때 동고비는 박새나 곤줄박이처럼 사람들이 준비한 땅콩 먹는 것을 익숙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산에 산새들이 있어 그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무려 세 시간의 산행이 끝났다. 우리네 인생, 긴 것 같지만 짧은 인생이다. 가족 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 돌이켜 보니 추억 만들기는 자식들의 유년 시절이 고작이다. 그 다음부터는 가족들이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수원 토박이인 우리 딸, 광교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머릿속에 담고 부모들과 나눈 대화가 삶에 있어 좋은 지침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가족 만세다.
2016년 10월 3일(월) 개천절을 맞아 닻개문화제추진위원회는 동부시장에 위치한 쌈지공원 일원에서 제9회 닻개 백제 내포문화축제 및 학생 백일장을 실시했다. 원래는 서산 중앙호수공원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날씨 관계로 가림막이 있는 서산 동부시장 내 쌈지공원으로 변경 실시했다. 주요 행사로는 국회의장 훈격 제5회 닻개 우리 소리 전국 국악경연, 백제 사신 행렬 안녕 기원제, 백제 사신 행렬 창의 포퍼먼스 경연, 칠지도 만들기, 대문호 최치원 태수 추모 백일장, 백제 기학 탈 만들기 경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닻개 백제내포예술제란, 잊혀가는 백제 문화의 맥을 잇고 지역 문화 예술의 부흥을 위해 역사적 고증을 거쳐 백제시대를 재연하는 문화제이다.
최근 색다른 드라마가 전파를 탔다. KBS 1TV가 9월 3일부터 5회에 걸쳐 방송한 ‘임진왜란 1592’가 그것이다. 방송사상 최초의 팩츄얼 드라마를 표방한 ‘임진왜란 1592’ 첫 방송은 토요일이었지만, 2~5회는 9월 8~9일, 22~23일 등 목⋅금요일 밤 10시에 방송했다. 9월 29일 밤 10시엔 ‘제작기-숨겨진 이야기들’이 방송되었다.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이순신의 임진왜란은 여러 차례 이런저런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가령 2001년 김훈 장편소설 ‘칼의 노래’가 출간되었다. 2004년 탄핵정국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으로 화제를 모은 ‘칼의 노래’는 그 해에만 50만 부 가까이 팔리는 등 밀리언셀러가 되기도 했다. 2004년엔 ‘칼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대하드라마가 제작⋅방송되었다. 2004년 9월 4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100부작 ‘불멸의 이순신’이 그것이다. 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22%(최고 시청률 33.1%)로 대박이었다. 그때 ‘전주공고신문’ 지도교사였던 나는 학생기자들을 데리고 ‘불멸의 이순신’ 촬영세트장 부안영상테마파크를 다녀온 바 있다. 그리고 2014년 여름 이순신은 영화 ‘명량’으로 다시 왔다. 그냥 힐끗 온 것이 아니다. ‘명량’을 극장에서 본 관객 수는 무려 1761만 1849명이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5년간 차지하고 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를 400만 명 넘게 앞선 수치이다. 그야말로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란 이순신의‘명량’이었다. 2015년엔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에서 또 모습을 드러냈다. 류성룡을 주인공으로 한 50부작이었지만, 임진왜란이란 시대적 배경이 이순신을 자연스레 불러낸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순신은 한중 합작의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의 한 주인공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징비록’ 종영이 2015년 8월 2일이니 13개월 만의 ‘등판’인 셈이다. 우선 한중 합작의 팩츄얼 드라마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서울대 강연이 계기가 되었다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다. KBS와 중국 CCTV의 공동제작에 커다란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 1592’가 중국에선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최초의 영상물이기 때문이다. 방송사상 최초의 팩츄얼 드라마란 의미도 만만치 않다. 사실에 충실하게 입각한 팩츄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는 기존 대하사극보다 사실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예컨대 1, 2, 5부에서 다룬 ‘사천해전’⋅‘당포해전’⋅‘한산대첩’⋅‘노량해전’ 등 해상 전투신은 가장 정교하면서도 스펙터클한 영상을 보여준다. 그 핍진감이 영 새롭게 다가와 오싹할 정도다. 특히 거북선 전투장면이 그렇다. 선발대인 거북선 안 격군들의 전쟁에 대한 공포감과 결사항전의 의지를 담아내 이순신(최수종)만의 나홀로 나라지키기가 아니었음을 환기하고 있음도 새로워 보인다. 또한 판옥선 선회 공격으로 왜군의 키리코미(적군의 배에 건너가 병사를 칼로 베어 죽이는 기술)를 저지하는 등 고증에 충실한 팩트가 팩츄얼 드라마답다. 또 하나 새로운 것은 바로 관점이다. 이것은 제3부를 침략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김응수) 일대기를 통한 일본정세, 제4부를 명군 출병과 임진왜란의 판도를 바꾼 평양성전투에 고스란히 할애한 데서 알 수 있다. 요컨대 임진왜란이 16세기 3국의 최대 국제전쟁이라는 관점인 것이다. 그런데도 무려 144년 동안 왜와 왕래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오늘날 정보나 외교, 그리고 통상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콤플렉스가 있는 히데요시를 연기한 김응수의 미친 존재감이 제법 강렬한데, 이순신 역의 최수종은 기자 시사회장에서 말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영원히 남을 수 있게 하는 작품이 될 것같아 하게 되었다”고. 그것이 어찌 학생들만이겠는가. 왜 다시 이순신인가에 대한 확실한 답이 될 듯하다. 전쟁 같은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면 분명히 알기부터 해야 된다는 교훈, 그것 말이다. 아쉬운 점도 있긴 하다. 전회에 나온 내용이 다시 나오는 등 잦은 중복화면이 그렇다. 제3부에서 왜장 할복에 여자들이 빵 먹는 장면은 무슨 의미인지 썩 이해 안 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한중 합작이란 한계 때문인지 몰라도 왜군의 만행에 비해 우군인 명군의 조선인에 대한 민폐가 전혀 없는 것은 좀 의아한 대목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최빈국의 경제적 상황을 깨고 세계가 주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고속성장을 추구하면서 잃어버린 것도 많아 사회적으로 안고 있는 갈등은 물론 정신적 황폐를경험하고 있다. 이제는 물질 생활 이외에도 심리적 안정과 정신적 지주를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정원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초조한 심리를 정화시켜 준다. 이같은 보배로운 역할을 하는 순천만국가정원은 후대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자산이다. 그렇지만 내적인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잠시 거쳐가는 곳이 현실이다. 그러나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면 이곳이 보석보다도 귀한 곳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의미를 살리고자 순천조례호수도서관은 '순천만국가정원 찾아가는 생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였다.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 모세환 대표를 강사로 관심있는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정원의 참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쟁스가 설계한 순천만 바람언덕과 호수정원, 황지혜 정원디자이너가 설계한 갯지렁이 다니는 환상의 정원, 세계적 설치작가 강익중씨가 디자인한 꿈의 다리에는 어린이 그림14만점이 전시되어 있다. 순천시민은 물론 다가오는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길 희망한다.
본격전인 가을을 알리는 10월 첫날이다. 거기에다 연휴다. 우리 선생님들에게는 그야말로 두 날개를 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마음은 가볍고 경쾌하다. 오늘 아침에 “성과급 전면 개선 50만 교원 서명 돌입”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교총, 10대 청원과제 제시 "전국 교원 뜻 모아 반드시 관철" 25일까지 홈피·모바일로 진행…국회·정부 등에 입법 청원키로했다는 내용이다. 10대 청원과제로는 △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등 전면개선 △교장(감)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법제화 △교직·담임·보직교사 등 수당 현실화 △비교과교사 수당 신설·현실화 등 처우 개선 △농사용 수준으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농산어촌 학생 교육권 보호를 위한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특수학교(급) CCTV 설치법 철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 변경 및 단설유치원 확대 △교감 명칭 부교장으로 변경 및 지위·역할 강화를 제시했다. 10대 과제제시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총이 교원성과상여금 전면 개선, 교권 침해 처벌 강화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50만 교원 청원(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각종 실험·성과주의 정책으로 궤도 이탈한 교육 본질과 교권 회복을 위해 전국 교원들의 뜻을 모으겠다는 취지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무너진다. 교권보호를 위한 노력이 정치권을 비롯해 국민 모두가 공감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교권이 무너지면 학생들의 가르침이 겉돌게 된다. 선생님에게 교권을 회복해 달라는 것은 결국 학생들을 위함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바른 길로 인도하며 장차 힘있고 정직한 미래의 지도자를 세우기 위함이다. 선생님의 말씀을 우습게 생각하는 학생이 생기면 교육은 끝나고 만다. 이는 특히 학부모님들께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교육은 방향이다. 교육정책도 방향이다. 방향이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속도를 내어도 결국은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방향이 틀리고 궤도를 이탈하면 사고가 나고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것을 왜 정책입안해서 추진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사기진작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사기를 저하시킨다. 예를 들면 성과금이 그렇다. 성과금의 차별화다. 명확하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잣대를 가지면 문제가 다르다. 가르침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적인 잣대를 가지고 평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전혀 불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교감 명칭을 부교장으로 바꾸는 것이다. 몇 년 전 중국 광저우 월수외국어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학교는 교감을 부교장으로 불렀다. 교감선생님의 격을 높여주면 본인의 사기도 진작되고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도 교감선생님을 우대하고 존경하게 된다. 이런 것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시행할 수 있는 제도인데 왜 머뭇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교육의 전통을 이어오는 교총에서 과제를 제시한 것을 관계자들은 예사로이 넘기지 말고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주영아, 넌 참 대단하구나! 조남호 선생님을 멘토로 생각하고 있고, 그리고 공부가 무엇인가를 고민하여 본 경험이 있는데 그런 자세로 공부를 대한다면 넌 방향을 잘 잡은 것 같구나. 중학교에 입학하여 1학기 중간고사를 보고 난 느낌이 어떠하였는지 궁금하구나. 인간은 누구나 새로운 공부를 하면 참 머릿속에 안 들어온다. 요즘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말 재미가 있니? 지금은 성인이 되어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전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때도 그쪽은 공부를 안 했거든요. 저는 문과였으니까. 그래도 왜 그렇게 이과 공부를 싫어했나 모르겠어요. 물리, 수학, 이런 공부 정말 싫어했거든요? 특히 수학 공부 정말 싫어했는데, 내가 왜 그렇게 수학을 싫어했을까 생각을 해봤더니 선천적으로 못했던 건 아니었어요. 다만, 저는 그쪽 공부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인 거예요. 근데 문과 쪽 공부는 아마 평균보다 빨리 이해했던 것 같아요. 글을 읽거나 시를 읽을 때 뜻을 이해하고 토론하는 건 머리가 잘 돌아갔거든요. 반면에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건 이해하는 데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요즘 공부를 해보니까 오랫동안 책을 읽고 애를 쓰다 보면 결국은 이해를 하더라는 거죠.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요. 근데 고등학교 때 그 공부를 포기한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 전에 너무 빨리 이해하라고 재촉하거나 아니면 이해해야 하는 시한을 정해놓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 시간에 배운 거는 다음 시간까지 이해해야 하고 중간고사 때까지는 완벽히 익혀서 시험 본다.” 그러고 시험을 본 거 아니에요?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난 이해를 못했으니까 시험 점수가 잘 나올리가 없고 그렇게 시험에 몇 번 실패하고 야단맞고 이러다 보니까 아, 이건 나랑 맞지 않는가 보다 하고 포기했던 거죠. 그게 학교 다닐 때 공부였던 것 같아요.' 어떤 대상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 다른데, 그런 시한을 학교는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다, 이게 학교 공부의 특성이 아닐까? 그럼, 학교 밖 공부는 어떨까? 요즘에 혼자서 물리학, 수학 공부를 하는데 왜 재밌게 하는 줄 아는지? 아무도 시험 안 봐요. 아무도 평가 안 해요. 그리고 언제까지 이해하지 못하면 너 바보라고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편하다. 이해될 때까지 읽고 물어보고 시험은 나 스스로 완벽히 이해했을 때 이미 100점 맞은 거 아니겠는가? ' 혹시 학교 다닐 때 공부에 굉장히 짓눌려 공부가 하기 싫었던 경험이 있다면 이제 네 스스로 시간을 정하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을 격려하면서 좋은 공부방법을 찾아 실천하면 이번 학기야말로 좋은 공부를 하는 것이다. 공부를 겁내지 말고 접근하자. 먼 훗날 어른이 되어서 "저 어릴 때 공부 못했어요." 라고 말하지 않도록 노력하여 보는 것이다. 깨달을 때까지 하는 게 공부다. 이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니? 깨달음을 향한 나를 위한 공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최고의 것이 아닌가. 네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평가하는 진짜 공부를 해 보는 것이 좋겠다.
한 국가의 권력구조는 그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민주국가의 권력 틀을 이루는 정치로 영국을 표본으로 하는 의원내각제와 미국의 대통령제로 크게 구분을 한다. 우리 나라는 여러 차례 정치적 변화를 겪어오면서도 대통령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1776년 영국에서 독립을 쟁취한 뒤 ‘대통령제’란 새로운 제도를 택하였다. 이는 군주제의 폐해를 직접 경험하면서 권력 집중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군주가 모든 권력을 갖는 제도와 달리, 의회와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가 서로 견제하며 권력을 균점하길 바랐다. 특히 의회가 너무 거대해질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의회를 상·하원으로 나누고, 대통령이 의회를 적절하게 견제해주길 원했다. 미국 헌법 1조에 의회의 권한을, 2조에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명시한 건 이런 현실적 역관계를 반영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남북전쟁과 국가의 팽창을 거치며 행정부를 이끄는 대통령 권한이 계속 커졌다. 결정적 계기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이었다. 1933년 집권해 4선을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대공황 극복을 위해 경제 분야로 대통령 권한을 확장했다. 또 2차 세계대전은 외교·국방까지 대통령이 틀어쥐게 했다. 전쟁과 공황 같은 ‘비상시국’에 대통령의 권한 확대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로 루스벨트는 ‘제왕적 대통령’의 효시였다. 그래도 삼권분립은 여전히 미국 대통령제의 기본 토대다. 의회는 차관보급 이상 행정부 관리의 임명을 청문회 제도를 통해 제어한다. 상원의원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고위공무원 인준은 여러 달씩 지연되기 일쑤다. 복수의 상원의원이 반대한다면 대통령이 장차관을 임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위해 여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을 수시로 백악관과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으로 불러 설득한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미국 건국 초기의 고민은 제거된 채로 우리는 해방 이후 대통령제를 받아들였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대통령제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대통령은 권력을 사유화했고 장기집권을 위해 편법으로 헌법을 바꿨다. 그 결과가 1960년 4월 혁명이 일어나 피를 흘려야 했다. 매우 불합리한 것 같은 미국 대통령제를 안정시킨 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었다. 워싱턴은 온건하고 초당적이며 국민 권리를 지키는 데 적극적이되 권력 행사를 스스로 조심함으로써 ‘왕’과는 다른 ‘대통령’의 전형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민들이 조지 워싱턴을 국부로 칭송하는 건, 초대 대통령이라서가 아니라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정립해 대통령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3공화국 들어서 박정희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국적 형태를 완성했다. 고도성장을 이끈 관료자본주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여기에 중앙정보부·검찰·경찰을 사유화해 권력을 대통령 1인에게 집중시켰다. 아마도 대통령이 보고 느끼면서 자란 건 바로 이런 대통령제의 개념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은 너무 권력이 분산되고 국회와 언론은 말을 듣지 않아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인간의 시야는 보고 배운 것에 구속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세계 정치사의 권력 구조 변화 속에서 수백년간 대통령제가 살아남은 데엔 ‘권력 분산’과 ‘견제와 균형’이란 원리의 힘이 컸다. 이에 비추어 대통령이 국회의 장관 해임 건의를 거부한 건 이 원리를 뿌리째 흔드는 거나 다름없다. 국회 견제를 거부하고 여론을 무시하면 제왕과 다를 게 없다. 신하에 대한 비판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조건 보호하는 것도 제왕적 속성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정치사 숱한 위기 속에서 대통령제가 국민 지지를 잃지 않은 건, 그래도 과거 독재자들 역시 야당 요구에 최소한의 응답은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야당의 견제를 묵살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사회를 가르친 제자들이 60대가 되었다. 대통령제가 갖는 특성을 현실적으로 보지 못한 제자들이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국가 맞아요 하고 묻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도록 정치가 돌아가길 기대하여 본다.
20세기 최고 문호의 한사람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상대성원리로 과학의 새 지평을 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21세기의 정보화 사회를 주도한 빌 게이츠 등은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보이지 않는 교육의 힘 분명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교육의 도움 없이는 이러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정규 학교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개인의 잠재력과 비정규적 학습 결과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게이츠는 스스로 대학을 중퇴하였고, 도스토옙스키는 튼튼한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 역시 스위스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성적 사고를 통해 과학적 발견을 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듯이 정규 학교 교육 때문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을 ‘보이는 교육(visible education)’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교육(invisible education)’은 학교 교육이 아닌 개인의 성장 과정이나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보이는 교육’과 ‘보이지 않는 교육’이 잘 조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간과하기 쉬운 도전정신과 창의적 사고, 끝까지 감내하는 끈기, 삶을 통해 체험한 지혜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생명을 살린 5분의 기적 도스토옙스키는 28살 때 시베리아 벌판에서 사형 당할 운명에 처했다. 사형을 집행한 사람들이 그에게 ‘5분의 시간을 줄테니 이 세상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작별 기도하는 데 2분, 하나님께 감사하고 다른 사형수들에게 작별하는 데 2분, 그리고 눈앞의 자연과 지금까지 서 있게 해준 땅에게 감사하는 데 1분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곧 죽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하고 회한의 눈물이 흘렀다. 그때 저 멀리서 ‘사형 중지’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그는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이후 도스토옙스키는 일생 동안 5분의 중요성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았다고 한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교육의 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 교육은 자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자기를 버리는 일이기도 하고 헌 영역을 새 영역으로, 새 영역을 헌 영역으로 바꾸는 일이며, 작은 것을 크게, 큰 것을 작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을 함과 동시에 협력을 배우는 일이기도 한 것이 교육이다. 과연 게이츠는 아프리카를 구원할 수 있을까? ‘보이는 교육’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보이지 않는 교육’에 소홀해질 수 있다. 특히 요즘 학교 현장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성교육 역시 보이는 교육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교육에서 제대로 된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나 도스토옙스키, 게이츠처럼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자기 체험과 자기 훈련, 단련을 통해 인성의 바탕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만 오늘날과 같은 업적이 가능해진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큰 것보다 작은 것을, 채우기보다 비우는 것을, 남과의 지나친 경쟁보다 자기를 바라보는 일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5년 세계의 지성인들이 즐겨 읽는 잡지 중 하나인 더 뉴요커(The New Yorker)라는 잡지에 게이츠에 관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과연 게이츠는 아프리카를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기사 제목이었다. 게이츠가 2000년에 재단을 만들어 5년이 지난 그때까지 15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의 생명을 구원했다는 내용이었다. 의문형 제목과 달리 게이츠가 아프리카 대륙의 그 많은 질병과 전염병 퇴치에 기여하고 있다는 희망과 격려의 기사였다. 게이츠가 처음부터 남을 배려하는 성격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픈 이웃을 보면서 자기 훈련을 통해 이처럼 세계 최고 기부 재단의 주인공이 된 것이었다. [PART VIEW] 교육이 진정 가르쳐야 할 것들 우리 교육에서 과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사회적 아픔에 대한 공유, 자기를 비우는 자기 훈련, 일등이 아니라 모두가 일등이 되기 위해 함께 손잡는 노력이 있었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처럼 학위·간판·성적 위주의 학교 문화가 아니라 삶 속에서 자기를 찾는 교육일 때, 인성교육도 21세기의 창의적인 도전도 그리고 자기의 생애 행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1세기의 중요한 화두라고 볼 수 있는 환경·인구·질병·평화 문제 등도 보이는 교육보다는 보이지 않는 교육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이츠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었듯이, 도스토옙스키가 2분의 귀중함을 인식하면서 한 번도 헛되이 살지 않았듯이, 아인슈타인이 인류를 위해 물리학의 큰 틀을 쌓는 데 전념했듯이 말이다. 우리 교육에서 진정 가르쳐야 할 것은 이들 세 사람의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자기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삶의 목적을 설정하는 일이다. 또 그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가르쳐야 하는 일인 것이다. 자기를 채우는 일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것은 불행한 일이고, 일등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일도 불행한 일이며, 남을 모르고, 보지도 못하는 삶 또한 불행한 삶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과업이다. 그러므로 교육은 ‘보이는 교육’만이 전부가 아니다. 삶 속에 녹아있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느끼고, 나누는 ‘보이지 않는 교육’ 또한 중요한 것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부패의 주체에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을 포함시킴으로써 우리 사회가 교육계에 갖는 불신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교원은 물론이고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 학교법인의 임직원(교직원 등) 모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1년 300만 원, 1회 100만 원 이상의 금품 수수 또는 요구·약속 등을 할 수 없으며,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이를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및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교직원 등에게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를 청탁할 수 없도록 금지된다. 문제는 청탁을 받은 교직원 등의 대응이다. 법은 청탁을 받은 교직원 등은 상대방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며, 동일한 부정청탁을 다시 받은 경우에는 이를 소속기관장에게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신고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교육자가 학생이나 학부모를 신고하지 않으면 본인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과태료 등의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법은 ‘교직원 등에게 과도하게 청렴의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법리적 문제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28일 김영란법 내용 모두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더 이상 이 법의 부당성이나 위헌 여부를 논하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이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며, 이에 대한 교직원 등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란파란치’의 등장 … 보이지 않는 신고 봇물 이룰 듯 김영란법은 ‘대한민국의 부패지수가 OECD 34개 국가 중 27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개선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선진화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입법되었다. 따라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자와 언론인, 교직원 등을 중심으로 발생하였던 부패 문제는어떠한 형태로든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논란이 되어 왔던 촌지 문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촌지 문제가 근절되지 않았던 이유는 촌지 사건이 법정으로 비화되어도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면 무죄가 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1회 수수금액이 100만 원을 넘지 않더라도 교직원 등이 연간 300만 원 이상 받으면 3년 이하 징역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은밀하게 금품이 수수되기 때문에 촌지가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미 언론에 일명 ‘란파라치’ 학원 광고가 나올 정도로 곳곳에서 금품수수에 대한 보이지 않는 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보면 생각보다 촌지 문제는 현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부당한 요구도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생각되며, 상관으로부터의 부당한 요구 또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서 빚어졌던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에 대한 ‘갑질’ 역시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애매한 법 해석 … 사회적 손실 더 클 수도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극약 처방식의 김영란법을 제정한 만큼 부패는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반대로 부패방지라는 사회적 이익을 얻은 만큼 사회적 손실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피교육자 및 그 관계인들과 교직원 간의 소통이 급격히 차단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만약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수행평가·입학 등에 대해서 부당성을 하소연하거나 개선 요구를 하는 경우,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지 교원이나 제3자가 신고를 하면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 등은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김영란법의 기본취지가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법률이 될 위험이 커진 것이다. 물론 법상 이의제기가 부당해야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지만, 부당의 판단 기준이 법률적으로 명확치 않아 사실상 이의제기한 것만으로도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감시 속에 살아간다는 불안감이 증대되어 교육자로서의 자존감에 커다란 상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법은 누구든지 금품수수나 청탁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신고하면 보상과 포상금도 주어지기 때문에 교직원 입장에서는 모든 국민이 감시자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악의적인 신고자에 대하여는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김영란법 제13조 제2항*은 해석상 의심이 가서 신고하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을 것으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김영란법상 일선 학교 교직원들이 교육부 공무원을 상대로 업무 관련 협조를 구하는 것이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법 해석상 불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교육부와 일선 학교 간 소통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선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특별 기구를 설치하여, 교육부 관계자와 일선 교직원 간 소통이 이뤄지도록 제도적 보장을 하지 않는 한 향후 교육행정상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학교, 특정일 지정… 공식적 소통의 장 마련해야 김영란법으로 인해 향후 교육계는 상당한 격변기를 거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위법성 여부를 가리는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영란법 시행령에 식사비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한도를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 금액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식사나 선물, 경조사비 등의 수수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금액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사건 처리 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에 불과한 것이지, 면책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다. 일명 ‘란파라치’ 등이 신고한 경우 국민권익위도 금액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공립학교는 물론이고 사립학교 교직원 역시 학생 또는 학부모들과 사적 소통을 최소화하고, 공개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특정한 일자를 정하여 ‘대화마당’ 등과 같은 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학교는 내부적으로 김영란법 매뉴얼을 만들어서 이를 비치하고 모든 구성원이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감독하는 일을 지속해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사행정을 투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학사일정은 물론이고 성적·수행평가, 입학 등과 관련한 절차와 내용을 수시로 홈페이지나 전자문서를 통하여 학생이나 학부모 등에게 공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대 피해자는 교육계 아닐까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부패방지라는 성과는 다소 얻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 대가 또한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특히 이 법으로 인해 대한민국 교육계에서 진정으로 학생을 선도하거나 가르치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는 교육자들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교육이란 지식전달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통하여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몸소 배우고 연마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 김영란법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집단은 교육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진정한 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학생 또는 학부모들이 성적·수행평가·입학 등과 관련하여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이를 하소연할 수 있고 면책도 될 수 있는 공식적인 옴브즈맨 제도를 설치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