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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어버이날. 객지 생활하는 딸과 아들로부터 문자메시지를 각각 받았다. 아들과 딸은 어버이날 함께 하지 못하는 죄송함을 문자로 표현했다. 그런데 기존 어버이날에 접하지 못한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들은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미세먼지 조심하라며 마스크를 사서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외출할 때, 꼭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부탁했다.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아버지❤ 미세먼지 조심하시고 황사마스크 사서 보낼 테니 외출할 때 꼭 착용하세요!! -아들 올림-” 이제 미세먼지는 해결해야 할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어버이날 미세먼지 조심하라는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왠지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5월은 한 해 중 가장 좋은황금연휴가 있어서 좋다. 5월 5일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린이 날이다. 일본에서 보내는 어린이날 여행은 이번이처음이다. 예전에 일본 생활을 할 때도 이 날만큼은 결코 여행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교통이 복잡하고 차가 막혀 엄청난 곤욕을 치루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철도를 이용한 여행인지라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아타미역에서 내려 2천년의 수명을 자랑하는 녹나무가 있는 키노미야신사를 찾아 어떤 모습인가를 살펴 보았다. 특별히어린이들을 데리고 와 신사에서 절하면서 자식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디를 가나 다 똑같은 것 같았다. 신사에서 기원 의식이 진행되자 북소리가 울리면서 장엄한 기원행사가 벌어진 것이다. 2천년 수령의 녹나무에 신기한 운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곳에 모인 것이다. 두 줄로 서서 나무 주위를 빙빙 도는 일본인들의 질서는 신비롭게 느껴진다. 오래 된 나무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잘라내면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도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신사를 오가는 좁은 길에는 자동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차라리 걷는 것이 빠르다. 걷기를 마치고 조망이 좋은 온천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온천욕과 점심이 세트된 상품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고령자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들어 온다.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에서는 아타미 해변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이곳 해안에도 적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 멀리 조그만 섬이 보이고.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 들어오는 모습이다. 여객선은 처음 섬을 출발하는 곳에 있을 때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게 보였다.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여객선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아! 세상의 모든 것들은 멀리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이해가 안된다. 지금은 많은 것들을 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더 가까이 접근해 간다.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면서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여행을 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돈과 시간을투자하여 가까이 가는 것이 여행이다. 가까이 가 봐야 잘 보인다. 예전에는 불가능한 먼 거리를 가까이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세상의 발달한 교통 시스템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시스템들이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도와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많이 있음에도 제대로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정보는 수없이 넘쳐난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한 두가지가 아니다.이러한 시스템을 잘 활용하도록 질서가 유지되고 각자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때 사회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요즘 기상 시각이 일정하다. 새벽 5시 30분에 저절로 잠이 깬다. 밤 10시 30분에 취침이니 평균수면 시간은 7시간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 취재가 예정돼있다. 바로 일월공원에서 아침마다 열리는 건강생활체조교실이다. 지난 주 담당 강사와 약속을 했으니 미리 가서 대기해야 한다.6시 25분. 우리 아파트 바로 뒤에 있는 일월공원 휴식 공간으로 나갔다. 벌써부터 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금방 10여 명이 모였다. 강사가 등장하고 곧바로 몸풀기 준비운동에 들어간다. 다리운동, 팔운동, 목운동, 발목 돌리기 등을 하면서 서서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다. 곧바로 과격한 운동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이어서 본 운동에 돌입이다. 강사가 가져온 작은 스피커에선 ‘서울 코리아’가 흘러나온다. 회원들은 이미 동작을 익혔나 보다. 음악에 맞추어 강사를 따라 체조를 한다. 율동이라고 보아도 좋다. 그 다음 음악은 가수 싸이가 부른 ‘참피온’이다. 귀에 익은 음악이라 같이 흥얼거리면서 체조를 할 수 있다. 이제 모인 인원은 이제 14명이 됐다. 한 회원은 말한다. “요즘 미세 먼지 때문에 참가하는 회원 수가 줄었다” 그러고 보니 회원들은 운동 복장에 모자, 마스크, 장갑을 착용했다. 사실 오늘 아침도 미세먼지 수준은 좋은 상태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아침 체조가 습관이 된 사람들이다. 기상과 동시에 이 체조교실로 출근하는 것이다.일월공원에는 아침을 힘차게 여는 사람들이 체조교실 회원뿐이 아니다. 일월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데 1900m인데 산책길을 달리는 사람, 빠른 걸음으로 걷는 사람, 유유히 걷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 들이 보인다. 저수지 둑에는 운동시설 12개가 있다. 이 시설을 이용해 체력을 단련하는 사람들도 보인다.5월 초순의 신록은 푸르기만 하다. 수양버들은 가지를 축 늘어뜨려 벌써 그늘을 만들었다. 이팝나무가 하얀꽃을 피웠고 연산홍, 자산홍은 아직도 만개해 있다. 메타세콰이어의 연두색은 이제 완연한 봄임을 알려 준다. 저수지에는 오리, 가마우지, 물닭, 물논병아리가 유유히 헤엄치면서 먹이를 찾고 있다. 이 체조교실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아침 6시 30분에 시작하여 50분간 운영된다. 권선구가 운영하고 있는데 구민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선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수강료는 무료다. 필자도 출근 시간에 여유가 있었던 몇 년 전에 동참한 적이 있는데 아침을 활기차게 열 수 있다.정리운동이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잠시 인터뷰를 가졌다. 체조교실 방수려나 강사는 2010년부터 이 교실을 담당해 왔다. 참가자가 많을 때는 25명에서 30명까지 참가한다. 회원의 주 연령대는 50대에서 70대 주부이다. 최고령자는 82세가 참가한 적도 있다고 전해 준다. 남성도 몇 명 있었으나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오늘 참가한 김병순 회원(66)은 “일월공원 인근의 코오롱하늘채, 삼환, 성원, 청구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참가하고 있다”면서 “회원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고 강사님이 잘 이끌어주어 건강도 지키고 행복한 아침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방수려나 강사는 “체조를 하면서 근력과 지구력을 기르고 폐활량을 증가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권선구청의 구민을 건강복지를 위한 체조교실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참가한 주민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다만 참가자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남성 주민들도 동참했으면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50대 이후 건강을 잃고 나서는 다시 몸 상태를 정상으로 돌리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체조교실로 아침을 힘차게 여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한다.
봄이 한창이다. 새들이 노래한다. 하늘은 푸르고 푸르다. 나무는 새잎으로 온통 연두색으로 물들어 있다. 죽순도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민다. 사철나무도 봄의 꽃을 닮아 하얀 색으로 변하고 있다. 봄의 꽃은 끊어짐이 없다. 벚꽃, 목련꽃이 사라지더니 이제는 연산홍을 비롯한 봄의 꽃들이 화려하게 온 세상을 장식한다. 꽃은 사람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온 땅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늘 아침에는 봄의 꽃과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봄의 꽃은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있다. 웃음을 잃지 않는다. 꽃을 보고 울고 있다고 하는 이는 없다. 꽃을 보고 찡그리고 있다고 말하는 이도 없다. 웃음은 참 좋은 것이다. 건강의 비결을 가져온다. 가정의 화목을 가져온다. 학교의 화평을 가져온다. 웃음이 넘치는 교무실은 선생님을 행복하게 만든다. 웃으며 인사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뭐라고 말하는 이는 없다. 언제나 그 선생님 닮고 싶다고 한다. 그 선생님 때문에 교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和氣靄靄)하다 한다. 봄의 꽃처럼 웃음을 머금고 살면 삶이 풍성해진다. 삶이 윤택해진다. 웃으며 생활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환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선생님은 봄의 꽃처럼 어떤 환경과 조건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웃음이 가득차 있으며 마음에 기쁨이 있고 마음에 평안이 있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다. 봄의 꽃은 세련되어 있다. 선생님이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봄의 꽃처럼 예쁘고 세련된 옷을 입을 수 없다. 꽃은 아무리 쳐다봐도 지겹지 않다. 세련되고 아름답다. 어색하지 않다. 자연스럽다. 꾸미지도 않는다. 색의 조화가 멋지다. 꽃의 매력에 모두가 이끌린다. 선생님의 세련된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끌리게 된다. 여유를 가지게 된다. 자연스러움을 배우게 된다. 봄의 꽃은 인내를 가르친다. 봄의 꽃들이 피기 전 모든 나무들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냈다. 승리했다. 넘어지지 않았다. 벗은 가지에 찬바람이 감겨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시린 가지에 참새들이 귀찮게 자꾸 춥지? 춥지? 하면서 물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침묵하며 참는다. 때를 기다린다. 때가 되어 말 대신 파랗게 싹이 돋았다. 말 대신 예쁜 꽃이 피었다. 어느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춥지? 춥지? 벗은 가지에 찬바람이 감기며 자꾸 물어도/춥지? 춥지? 시린 가지에 참새들이 귀찮게 자꾸 물어도/ 눈 꼭꼭 입 꼭꼭 말이 없더니/ 대답 대신 파랗게 싹이 돋았네. 대답 대신 예쁜 꽃이 피었네./” (김재수 시인, '4월') 학교의 생활을 하다보면 참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화날 때도 있다.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받을 만큼 괴로울 때도 있다. 이런 때도 언제나 봄의 꽃을 피우기 위해 인내했던 것처럼 말없이 인내하는 것이 최상이다. 침묵하면서 참고 기다리면 그 때 정말 잘 참았지, 하고 승리의 개가를 부르게 된다. 봄꽃 같은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5월 5일 어린이날. 오랜만에 만난 조카들을 데리고 시(市)에서 마련한 한 어린이날 행사장에 다녀왔다. 행사장은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로 성황을 이뤘다. 행사 주최 측은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을 위한 많은 공연을 준비했다. 특히 아이들과 부모에게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은 많은 상품이 걸려있는 장기자랑이었다. 즉석에서 지원자를 받아 진행된 장기 자랑에는 많은 아이가 나와, 춤과 노래 등 가진 끼를 맘껏 뽐냈다. 그런데 참가한 아이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아이가 있었다. 대부분 아이가 노래와 춤으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반면, 이 아이는 요즘 대세인 대선 후보의 성대모사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인기를 끌었다. 이 아이는 5명의 대선 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보여준 특징 몇 가지를 흉내 내 구경하는 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모(某) 방송국 개그맨들의 정치 개그 풍자를 그대로 따라 하며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었다. 아이는 TV 토론에서 대선 후보의 언행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구사했다. 아이의 성대모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편, 대선 후보들의 지나친 행동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이들이 어른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보고 배우는 만큼, 대선 후보들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러웠다. 특히, 대선 후보들의 지나친 행동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비치는 어른의 모습이 다 좋아 보일 수는 없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대선 후보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장기 자랑이 끝난 뒤,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하나만 이야기해 보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아이는 서슴지 않고 '시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해 행사장에 있는 많은 아이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약속을 잘 지키는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그 아이의 말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행사장 모든 사람은 환호했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같은 이야기를 하나 할께요. 옛날 지금부터 60년쯤 전 어느 시골학교에 어느 선생님이 부잣집의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먹게 되었답니다. 이 무렵에 우리나라에서는 전기가 귀하여서 도시의 부잣집에서나 전기를 섰을까 일반 사람들은 전기 구경도 하기 어렵던 시절이었답니다. 순전히 구식으로 가마솥에 나무를 때어서 밥을 짓고 어둑한 호롱불 밑에서 상을 차려서 방안으로 들여 놓던 시절이었지요, 부엌은 방보다 거의 1m이상 낮은 곳에 위치하여서 밥사을 들고 방안에 들여 놓는 일도 쉽지가 않은 정도였지요. 이 무렵엔 보통 한 집안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삼촌 작은아버지 등 한 식구가 적어도 10명이고 많은 집에서 20명에 가까운 대식구가 한 솥 밥을 먹으면서 살았지요. 그래서 부엌에서 밥을 푸는 담당자는 그릇 수를 잘 헤아리지 않으면 나중에 자기 먹을 밥은 없어지고 마는 경우가 흔할 만큼 일이 많았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겠지요. 온 가족이 빙 둘러 앉아서 할아버지께 수저를 드시면서 “자 먹자“ ”선생님 이거 찬이 별로여서 잡수실 것이 없습니다.“ 하시고 잡수시기 시작하자 온 방안에서는 수저를 들고 젓가락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수저로 밥을 뜨는데 뭔가가 수저에 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수저를 들고 밥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밥을 뜨게 되면 밥그릇에 들어있는 물건이 튀어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밥그릇 속에 행주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에 여기서 이 행주가 튀어나오는 라이면 부엌에서 오늘 저녁밥을 푼사람(대부분이 며느리일 것입니다)이 얼마나 곤란할 것입니까?곤란한 것은 뒤로 미루어 놓더라도 어른들께 얼마나 심한 꾸중을 듣게 되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한 선생님은 수저를 들고 밥을 뜨기가 어려워서 밥을 먹는 척만 하고 있다가 어르신이 수저를 놓으실 무렵에 살며시 수저를 내려놓았습니다. 실제로 밥은 전체의 1/5도 안 잡수시고 수저를 놓으신 것입니다. “아니 그렇게 진지를 안 잡수시고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십니까? 실하게 잡수셔야 힘을 쓰시지요?”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선생님은 “오기 전에 약간 요기를 한 것이 있어서 그럽니다.” 하시면서 상을 물리게 하셨습니다. 간신히 상을 물리고 나서 선생님은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돌아가시겠다고 나서셧습니다. “거 괜히 귀찮게만 해드렸나 봅니다. 진지도 드시는 둥 마는 둥 하시고 이거 대접이 아닙니다.” 하시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잘 먹고 간다는 말씀을 거듭하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사실은 저녁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파서 얼른 집에 가서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집을 나서시고 부엌에서 밥상을 정리하다가 그만 깜짝 놀랄 일이 생겻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며느리 혼자서 부엌을 치우고 있었기 망정이기 정말 큰일이 날 뻔 하였습니다. 만약이 이 밥그릇을 시어머니가 보셨거나 다른 식구가 보았다면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며느님은 머리가 아찔하고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선생님이 잡수시다가 남기신 밥그릇의 밥을 비우려고 밥을 붓는 순간에 밥그릇에서는 밥이 아닌 행주가 쏟아져 나온 것입니다. ‘만약에 선생님이 한 숫갈만 더 뜨셨으면 행주가 튀어 나오고 말았겠네.’ 며느님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신령님 감사합니다.’ 하고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만약에 이 행주가 튀어 나왔으면 우리 집의 체면은 무엇이 되었을 것이며, 그 자리에서 나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할아버님은 얼마나 무안해 하시며 아버님이나 남편은 무슨 낯으로 선생님을 다시 볼 수 있었겠는가?’ 한없이 감사하고 한 없이 고마우신 선생님이십니다. 만약 선생님이 아시고 이렇게 남기셨다면 생명의 은인이시고 모르시고 남기셨다면 하늘이 돕고 신이 도운 일이라고 생각한 며느리 저녁 그릇을 어떻게 치웠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충남 서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천문연구원, 서산시 의회, 충청남도 서산교육지원청, 서산문화원이 후원하고 (사)금헌류방택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제11회 2017 류방택 별 축제가 서산시 인지면 무학로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에서 열렸다. 과학관의 천문 관측과 전시품 관람, 한국천문연구원의 스타카 관측, 에어로켓 발사대회, O/X퀴즈대회, 연기구체험, 굴절망원경 만들기, 보현산망원경 만들기, 전통과학 칼레이드싸이클로 알아보는 류방택 천상열차분야지도, 적소퍼즐 만들기, 과학마술쇼 공연,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특별 부대행사로 치러졌다. 서산 출신이자 세계적인 천문학자인 금헌 류방택 선생 탄신 697주년에 즈음해 실시된 이번 축제는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든 류방택 선생의 숭고한 업적과 과학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기념하고자 해마다 실시되는 축제이다. 사실 천문대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소라는 점에서 류방택 천문축제는 일반인들에게 천문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천문과학자의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매우 소중한 행사라고 볼 수 있다. 천문대 전시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천상열차분야지도 석각본이다. 이 천문도는 얼마 전에 100대 문화 상징물로 선정됐고 만 원권 지폐의 배면 그림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천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됐으며 별빛의 세기에 따라 별의 크기를 달리 표현한 유일한 전통 천문도이다. 또한 기념관에는 평소 볼 수 없는 신기하고 큰 망원경이 많아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밤에는 다양한 천제들을 관측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관측을 위해서 기념관 지붕을 열고 닫을 수도 있다. 건물 내 전시장엔 평소 익숙하게 보아왔던 측우기와 혼전의의 모형도 있다. 특히 혼천의는 만 원권 뒷면에 그림으로 출연한다. 참고로 류방택 선생은 본관이 서산이고 호는 금헌(琴軒)이다. 인지면 애정리에서 탄생하여 고려 말부터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천문학자로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天象列次分野之圖刻石)을 제작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에는 국내에서 발견한 소행성에 그의 이름이 붙여졌고 2006년부터는 유방택별축제가 열리고 있다.
5월 4일 목요일. 개교기념일. 늘 수면 부족으로 아침마다 잠과의 전쟁을 벌였는데 오랜만에 단잠을 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턴가, 수면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잠자기 전 항상 휴대폰 전원을 꺼놓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아침에 깨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휴대폰 전원을 켜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늘 그랬듯이, 일어나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확인했다. 휴대폰의 전원을 켜자, 액정 위에는 여러 통의 문자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유독 눈에 띈 것은 '부재중 전화 5통'의 알림 문자메시지였다. 확인 결과,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처음에는 전화를 걸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모르는 전화번호라 그만뒀다. 잠시 뒤, 부재중 받지 못했던 그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에는 스팸이라 생각하고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계속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신경 쓰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목소리에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휴대폰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선생님, 저는 ○회 졸업생 ○○○입니다. 기억나세요?" "누구라고요?" 상대방이 졸업생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혔으나 도무지 그 졸업생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전화상의 목소리만으로 제자의 얼굴을 떠올리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휴지(休止)가 흘렸다. 그러자 제자는 학창시절 있었던 몇 가지 에피소드(Episode)를 말하며 내가 본인 이름과 얼굴을 떠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사실 졸업한 지 워낙 오래된 제자라 그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내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이제 나이가 40대 중반이 다된 제자는 두 아이(1남 1여)가 초등학생인 학부모이기도 했다. 제자는 졸업한 뒤, 그간 지내온 세월을 전화상으로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특히, 남편과 두 아이에게 큰 자부심이 있었다. 5월 스승의 날을 앞두고 은사(恩師)인 내 생각이 났다며 안부를 물었다. 그런데 제자가 전화를 건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제자는 오랜만에 연락된 선생님에게 죄송하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제 아이가 왕따인데 어떡하죠?"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가 학교서 왕따를 당해, 학교 가는 것을 꺼린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제자는 물었다. 그리고 이 문제로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해본 적이 있는 제자는 아이의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제자는 이야기하면서 연신 울먹였다. 우선, 제자에게 알고 있는 전문 상담가를 소개해 주고 연락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연휴를 이용하여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 외에도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방법 여러 가지를 일러주었다. 내 말에 제자는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조만간 꼭 찾아뵐 것을 약속하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문득 제자의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친구로부터 왕따를 당해 하마터면 학교를 그만둘 뻔한 제자를 간신히 졸업시켰다. 그런데 아이의 왕따 문제로 제자가 전화할 줄은 몰랐다. 한편,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나를 잊지 않고 고민 상담을 해달라며 전화해 준 제자가 고맙기만 했다. 우선, 제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제자의 고민이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수원의 명산 광교산을 가야만 한다. 광교산이 우리 부부를 부른다. 그래서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광교산을 찾는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광교산에 무엇이 있길래? 이것은 아는 사람만 안다. 광교산을 사랑하는 사람,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보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광교산을 찾았다.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에 광교산의 이 코스를 답사한다. 해마다 이곳을 찾아 궁금한 동식물의 안부를 물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변함이 없이 잘 있는가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대상은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다. 그 대상을 직접 확인해야 우리는 마음이 놓인다. 심신이 안정이 되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이 곳을 약 10년간 답사하니 어느새 습관이 되고 말았다. 우리 부부는 아침을 먹고 산행을 서두른다. 광교산 버스 종점에서 창성사 쪽으로 향한다. 약 200미터 정도 가면 왼쪽엔 계곡물이 흐른다. 길 오른쪽 작은 웅덩이엔 올챙이와 도룡뇽알이 보인다. 개구리알은 벌써 부화해올챙이가 됐다. 도룡뇽은 아직 알 상태이다. 정보 안내판을 보니 도룡뇽 앞발가락과 뒷발가락 개수가 다르다. 이제 헬기장으로 오르는 도로 양편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꽃은 병꽃나무다. 병꽃나무 꽃은 분홍색 한가지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게 아니다. 한 나뭇가지인데도 노랑, 흰색, 분홍, 보라 등 여러 색깔이 보인다. 꽃 안쪽과 바깥쪽의 색깔이 다르다. 노오란 애기똥풀 꽃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줄기를 꺾으면 애기똥 같은 노란 액체가 나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길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 오솔길로 오른다. 곳곳에 보이는 산철쭉이 우리를 유혹한다. 광교산 산철쭉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시골 소녀 같다. 이 맘 때가 개화 절정기이다. 얼마 전 군포 철쭉 축제에 갔었는데 영산홍, 자산홍, 철쭉의 화려함과 20만 본의 규모에 깜짝 놀랐었다. 그러나 광교산의 산철쭉은 화려함은 없는 대신 은근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 맘 때 광교산에는 개나리꽃 크기의 흰색 꽃도 보인다. 커다란 바위 사이에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꽃을 피웠는데 그 생명력이 놀랍기만 하다. 그 꽃 이름은 매화말발도리다. 이 꽃은 흔하지 않기에 야생화 전문가한테서 배운 것이다. 깊은 산 속에서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처럼 다소곳이 사람을 기다린다. 우리가 해마다 안부를 묻고 찾고자 하는 것은 족도리풀이다. 줄기는 고구마 순처럼 생겼는데 줄기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면 족도리 모양의 보랏빛 꽃이 숨어 있다. 사람들에게 그냥 보여주지 않으려고 낙엽 속에 숨어 핀다. 이 꽃을 보려면 앉아서 무릎을 구부려야 한다. 손으로 낙엽을 살짝 들어야만 한다. 그제야 그 귀한 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올해엔 새로운 식물 하나를 발견했다. 보랏빛 꽃인데 꽃임이 무려 10장이다. 꽃 하나에 꽃잎이 각각 5장인데 꽃잎 모양이 다르다. 사진으로 촬영해 식물 이름을 알아내고자 한다. 아마도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는 야생화인데 광교산에 있는 것이다. 광교산의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오늘 처음 본 그 꽃은 ‘구슬붕이’다.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 하나가 더 생긴 것이다. 8부 능선길에 접어드니 만개한 철쭉이 우리를 환영한다. 아직 봉오리 상태인 것도 있지만 80% 이상이 개화했다. 동행한 아내는 스마트폰으로 그 우아한 철쭉의 자태를 담기에 바쁘다. 철쭉 전체를 찍기도 하고 일부분의 가지를 촬영한다. 셀카로도 기록애 님긴다. 나는 하늘을 향해 핀 꽃을 역광으로 찍는다. 작품 사진을 남기려는 욕심에서다. 우리 부부는 철쭉 사진만 수 십 장을 찍었다. 우리 부부가 무려 10년간 해마다 이 맘 때면 광교산을 찾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병꽃나무, 애기똥풀꽃, 족도리풀꽃, 으름꽃, 산철쭉을 보기 위해서다. 올해엔 매화말발도리와 구슬붕이를 새 친구로 추가하였다. 우리 부부는 왜 이 꽃들을 보아야만 하는가? 광교산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광교산에 와서 이 꽃들을 직접 보고 기록에 남겨야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광교산이 우리를 부른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이은 구속⋅기소로 5월 9일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 교육분야 공약을 살펴보니 그게 그거다. 대입전형 단순화, 누리과정 확대, 고교 무상교육 등이다. 그 외 수능 자격고사화, 고교학점제, 학제개편, 무학년제, 국가장학금 확대, 일제고사 폐지 같은 공약도 있다. 이런 교육 공약들은 본질에서 한참 비켜나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원초적 교육문제는 ‘무너진 공교육’이다. 학교 공부만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학원을 가게 한다. 실제로 서울대의 특기자전형 구술 면접은 사교육의 선행학습 없이 풀 수 없는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수능 자격고사화라든가 대입전형 단순화와 함께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공교육 활성화이다. 공교육 활성화에는 교원 사기진작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어떤 후보의 대선 공약에도 교원이 없다. 일례로 지금의 담임·부장수당 등이 언제 책정된 것인지 까마득한데도 그런 열악한 처우개선 공약은 없다. 물론 수당 얼마 올리는 것이 교원 사기진작의 전부는 아니다. 학교폭력이나 학생인권조례 따위로 지금 교사는 더 이상 오그라들데 없는 처지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훈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원의 처지를 옛날 ‘호랑이 선생님’으로 돌려놓는 일이야말로 공교육 활성화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법정 정원을 끌어올리긴커녕 있는 교사마저 학생 수 기준 배정 따위를 내세워 자꾸 줄이는 정책으로는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 정규 교사 증원에 인색한 반면 기간제니 취업지원관이니 하며 비정규직 교사들만 늘리는 정책으로는 공교육이 안정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매맞는 교사들로는 공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없다. 교총에 따르면 교권침해는 2009년 이후 7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명퇴하려는 주요 원인중 하나도 교권침해다. 그런 악덕환경의 학교에서 공교육이 온전히 이루어지리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는 짓이다. 특히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가령 어느 고교 A교사는 B학생이 던진 책에 코 아래를 맞았다. 코피가 나는 줄 알고 고개를 숙인 A교사는 그 순간 교탁으로 달려온 B학생에게 머리도 맞았다. 다른 학생들이 말려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A교사의 인중이 2cm 찢어진 채였다. 결국 A교사는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됐다. 수업을 방해하는 다른 학생의 지도하기 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듯 교사가, 학부형도 아니고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 빚어지는 것이 지금 학교의 모습이다.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패륜이 자행되는 학교에서 뭘 더 이상 해볼 수 없는 교사들은 무력감과 상실감에 빠져든다. ‘내가 이러려고 교사를 하나’ 자괴감에 빠져든 일부 교사는 결국 명퇴로 학교를 떠나간다. 사정이 그런데도 학생에 대한 조치는 고작 출석정지나 전학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가벼운 벌이다. 그런 학생들은 부모 폭행과 같은 ‘반인륜사범’으로 처리해야 맞다. 영원히 학교를 떠나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전학의 경우 그 학교에서 또다시 교사폭행의 패륜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좌우 대립으로 극도로 혼란했던 해방정국도 아니고, 어떻게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그렇듯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지, 또 그런 일이 계속 늘어가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환부가 이렇듯 뚜렷한데도 새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그런 교원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실상을 모르는지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교원 사기진작은 그들이 예뻐서 필요한 게 아니다. 교사들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어서도 아니다. 교원의 사기진작이 필요한 것은 그들이 공교육 활성화의 추진 동력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권보다도 최악인 교원사기를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원 사기진작의 대선 공약이 없어 아쉬운 이유이다.
"선생님……," "K(가명)구나. 그 동안 어떻게 지냈니?" 오래 전 스승의 날, 중학생이 된 제자로부터장미 꽃 한 송이를 받았다. 지금도 그 때 받았던 진한 감동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좀 겸연쩍은 모습으로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는 K의 모습을 보면서 오래 전의 일들이 필름처럼 떠올랐다. 초등학교 2학년인 K는 다른 아이와는 달리 유난히 겁이 많았다. 하루 종일 실어증에 걸린 아이처럼 거의 말도 하지 않았다. K는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내성적이며 자기주장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K를 괴롭히는 친구들이 많았다. K의 닫힌 문을 여는 방법으로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여러 아이들 앞에서 칭찬해주었다. 피구나 발야구를 하면서 아이들 앞에서 인정도 많이 해주었다. K는 빙긋이 웃을 뿐 거의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에서는 엄마, 아빠에게 수다스러울 정도로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K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시도했다. 사육장 토끼풀을 뜯으러 다니기도 했고 메뚜기나 방아깨비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K는 점점 말도 하고 가끔씩 웃기도 했다. K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함을 깨닫게 됐다. 그해 겨울 방학서툰 글씨로 쓴 한 장의 편지를 받았다.“선생님, 심심해요. 빨리 개학을 해서 선생님을 보고 싶어요.” 이 편지를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나와서 참을 수 가 없었다. 그 동안 잔잔하게 심은 사랑의 씨앗들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교육 현장에는 때로는 밝은 태양으로 때로는 검은 비와 구름으로 교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녀석들이 있다. 오늘도 K와 같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첫 발령 때 쏟았던 정열을 지금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베풀며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돼야겠다.
5.9 선택의 날이 코앞에 다가 왔다. 앞으로 5년 간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을 선택하는 막중한 투표를 해야 할 때가 됐다. 완벽한 후보자가 부재한 현실에서 우리는 차선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이제 제19대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 중 선택에 앞서 각 후보들의 공약, 정책, 철학, 가치 등을 종합해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이번 제19대 대선은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도 엄중하고 중차대한 선거다. 각 후보들은 그 동안 6차례의 후보 토론회, 선거 공보, 선거 벽보, 공약집 등을 통해서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선택을 호소했다. 지금도 전국을 훑으면서 대규모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을 ‘교육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들은 입으로는 교육대통령을 호소하지만, 진정성 있는 교육대통령감은 없다는 자조적 체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후보들이 그럴듯한 교육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교육에 대한 종합적 비전 제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분석에서다. 이제 후보별 공약과 정책에서 우열과 옥석을 가리고 교육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특히 교육대통령 선출은 50만 교원들의 선택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한 번 뽑아 놓고 5년 간 후회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미더운 교육 대통령으로 5년 동안 가슴 뿌듯한 도의와 공감을 하는 교육 대통령 선택에 성찰과 숙고를 해야 한다.특히 누란의 위기라고 걱정하고 있는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 혁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하고 제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교육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온 국민의 소망이지만, 정작 그 선택도 교원을 포함한 국민들의 몫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이번 대선 후보들이 내건 교육공약과 정책을 대별해 국민들의 요구사항과 결부하면, 고교 체제, 진학계열과 직업계열의 복선형 체제로 개편,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교육부 역할 강화, 학제 개편 및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원지위법’ 개정, 교육감 직선제 폐지 및 대안 모색, 교원 차등성과급제 폐지 및 대안 마련 등이다.특히, 국민들은 몇몇 후보들이 공약한 새 정부 출범 후 교육정책을 종합 기획하고 실천해야 할 컨트롤타워인 교육부가 폐지 내지는 축소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교육 개선이 아니 개악의 우려 때문이다.모름지기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그 핵심이 교육부다. 물론 그간 교육부가 행정 지시 중심 의 공문 남발 등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 비난을 받아온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하지만, 그 해법이 교육부 폐지라는 데는 동의할 수가 없다. 교육부 폐지는 국가가 유·초·중등교육을 포기할 우려가 있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교육도 포기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혹자는 교육부 폐지 후 국가교육개혁위원회, 미래교육위원회 등을 설치해 교육 업무 관장을 주장하지만, 이 역시 교육부를 존치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심의, 자문 기구 역할을 부여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위원제인 국가교육개혁위원회, 미래교육위원회 등은 최종 의사결정에 일정한 제한이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또한 대통령이 교육 공약을 챙기거나, 시도교육청에 위임해 교육부를 약화시키는 것도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시·도교육청에 맡겨서 수행해야 할 일이 있고, 국가 차원과 단위에서 교육부가 관장할 역할이 따로 있다.결국 교육부 기능 축소나 개편,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새로운 기구 구성보다는 교육부를 고유의 교육 업무의 명확한 관장으로 역할 제고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입 수능 평가 개선, 교육 및 복지 양극화 해소, 외고·자사고·국제고 문제, 책임학년제 실시 등 교실혁명, 아동수당 도입과 교육 희망 사다리제 등 후보들이 공약한 교육 공약과 정책을 심독 분석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차분히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철학과 가치 등을 분석해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교육대통령, 바로 국민이 우리가 선택하는 소중한 정치 행위다. 그리고 그것은 참정권의 기본이며 민주주의와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점이다.
아침을 먹고 나의 일월공원 텃밭에 나갔다. 나갈 때 나의 소지품은 한약액 두 봉지, 칼, 카메라다. 농작물에 물을 주러 나가는 것이다. 요즘 기온이 7월 중순이라는 소식이다. 더운 날씨에는 농작물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뜨거운 태양에 수분 부족으로 그대로 고사하기 때문이다.나의 텃밭은 아주 작다. 면적이 10제곱미터다. 일월저수지 둑 아래에 있는데 우리 아파트에서 5분 거리다. 이곳에는 지난 4월 23일 옮겨 심은 고추 20그루, 황금토마토 4그루, 방울토마토 4그루가 자라고 있다. 누님이 일군 이랑에는 추가로 토마토 6그루를 심었다. 이 정도 심고 가꾸면 올 여름 우리집 식탁은 풍성하다. 방울토마토는 이웃에게 나누어 줄 정도가 된다.작년과 다른 점은 우리텃밭의 고추와 토마토가 한약을 먹고 자란다는 것이다. 사람도 먹기 어려운 그 값비싼 보약인 한약을 농작물이 먹고 있다. 도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한약을 먹고 자라는 농작물 실험재배란 말인가? 아니다. 수원예술학교에 다니는 지인이 건네 준 한약액이다. 남편이 먹던 것인데 체질에 맞지 않아 냉장고만 차지하던 것을 내가 도시농부인 것을 알고 전해 준 것이다. 텃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물 20리터에 한약액을 한 봉씩 넣기로 했다. 원액을 그대로 주다가는 혹시 피해가 있을까 싶어 미리 조심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정도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기 때문이다. 한약액을 준 지인과 함께 물주기를 하였다. 불필요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냉장고 공간 비워서 좋고 농작물도 호강을 하니 1석2조다. 이웃에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이런 일도 생긴다.오늘 수돗가까지 4회를 왕복했다. 물조루 2개를 사용했으니 땅이 흠뻑 젖도록 충분히 물을 준 것이다. 누님 이랑에는 땅의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솔가지를 갖다 놓았다. 물주기도 중요하지만 땅에 그늘을 주어 수분이 오래 유지되게 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의 농작물은 시들은 것 하나 없이 모두 잘 자라고 있다.오늘은 토마토 순치기를 했다. 순치기란 줄기 사이에서 새로 나오는 가지를 떼어내는 작업이다. 순치기를 하지 않으면 줄기가 위로 뻗지 않고 곁가지를 퍼뜨린다. 자연히 열매가 부실해지고 자람이 좋지 않다. 노오란 토마토꽃 하나하나에 열매가 맺힌다. 이왕 열매 열리는 것, 튼실한 열매를 맺게 도와주어야 한다. 이 순치기를 익히는데 몇 년 걸렸다. 나의 텃밭. 다른 개인 운영자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퇴비를 충분히 사용해 텃밭이 검다. 내가 준 퇴비는 땅 위에도 있지만 땅 속에도 있다. 친환경을 생각해 대나무 지주와 식물을 묶는 끈이 노끈이다. 비닐끈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공통점도 있다. 농작물 이외에 꽃을 가꾼다는 것. 보행로 가까이에 있는 메리골드 네 그루가 반겨준다.이 일월공원 텃밭은 수원시에서 작년에 무료로 분양받은 것이다. 그 대신 영농 조건이 까다롭다. 농약과 비료 사용이 금지되고 비닐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농작물 가꾸는 면적의 10%에는 꽃을 가꾸어야 한다. 텃밭 통로 가까이에 있는 땅을 자세히 보았다. 10여 일 전에 뿌린 채송화가 땅을 뚫고 드디어 올라왔다. 물주기를 계속한 덕분이라고 보는 것이다.흔히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고 한다. 농부는 그만치 농작물에 관심과 사랑은 물론 시간을 바쳐야 한다. 농작물이 그냥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농부도 마찬가지다. 이 일월공원에는 80명의 도시농부가 텃밭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처음엔 몰랐던 사람도 텃밭을 통해 지인이 된다. 텃밭 정보를 주고받는다. SNS에서의 밴드도 있어 소통이 된다. 이곳은 행복텃밭이다. 한약액을 먹고 자라는 나의 고추와 토마토. 그 열매는 어떤 맛일까?
여행은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집에 돌아가 지나 온 여행지를 되새기면서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작년 4월 일본 중북부 지방에 있는 토야마현의 알펜루트를 방문하면서 다른 방향에서 이곳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안고 살았다. 이번 여행이 바로 그것을 확실히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나가노현 모토야마역에서 출발하여 쿠로베댐까지의 여행은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길이었다. 일본 동해안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지세이다. 동해 바다의 수증기를 품은 공기를 북서풍이 일본으로 몰고와 산지가 많은 일본의 북동부에 쏟아놓기 때문이다. 일본 황금 연휴 기간은 매우 많은 사람들이 움직인다. 이에 아침 나가노에서 오미야까지 한 시간 거리는 좌석을 잡지 못해 서서 가는 여행이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돈이 있다고 해도 이 시간 표를 얻지 못하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 있어야 한다. 세상 삶은 어딘가에 가려면 다양한 티켓이 많이 필요하다. 세상을 마치고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인들은 믿음이 있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지식을 마음에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지식은 객관적인 지식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모든 천하만민이 다 그렇게 믿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식이란 꼭 객관적이 아니어도 믿는 사람에게는 큰 효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진리를 절대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 의하여 지금까지 기독교는 세상에 전수되고 있다. 오늘은 일본 헌법을 제정한 기념일로 70주년이 지났다. 아직도 일본 헌법은 전쟁 반대와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수상은 2020년도에는 자위대의 지위와 활동이 명기된 헌법이 작동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본 TV프로그램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 문제를 다루는 방송들이 많다. 소위 일본 지식인들이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다. 이를 지켜보는 일본인들은 지금 한국은 곧 전쟁상태로 들어가는 것처럼 위협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일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하여 많이 활용한다. 이러한 여파는 곧 일본인들의 한국 나들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한국 방문객이 꽤나 줄고 있다는 한국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양국간에 언론 보도가 상대국에 대한 문제를 과대 포장한 보도를 해 상대방 국가에 대하여 손해를 끼치는 행위는 중지돼야 한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어쩔 수 없이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지기에 편견이 개입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 바라본 일본에 대한 시각은 후쿠시마의 쓰나미와 지진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과잉 해석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한국 관광객은 후쿠시마를 비롯한 일본 동북지방의 여행을 금기시 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에서 숙박이 만실이어서 가까운 요네자와역 부근에서 1박을 하고 후쿠시마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왜 위험한 지진, 방사선이 많은 지역에 가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발전소가 위치한 일부 지역에서 일정 거리를 제외하고는 일본인들의 일상은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후쿠시마 현청이 위치한 후쿠시마역에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2020년에는 후쿠시마에서 야구와 소프트경기가 개최된다는 현수막도 눈에 들어 오고 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후쿠시마상공회의소와 각 음식점이 제공하는 특별할인 쿠폰이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후쿠시마에 대한 좋은 인상을 제공할 것이다. 현지인이 아니라면 여행지에서 꼭 기억하여야 할 것은 이같은 현지 관광안내소가 제공하는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여행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음식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점심시간에는 한국돈으로 1만8000원 하는 음식을 1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 와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관광객의 인상을 좌우하는 교통수단인 택시 운전사들의 겉모습이다. 속은 알 수없으니까. 친절함은 빼놓을 수 없다. 조그만 짐이 있어서 운전수가 직접 내려와 짐을 들어서 트렁크에 싣는 친절함에 비해 가만히 앉아서 손님이 무거운 짐을 실을 때까지 기댜리는 한국 택시 운전수의 모습은 너무나 큰 차이가 아닐 수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친절은 말로 하는 친절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한 도시가 가져야 할 경쟁력이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은 이달 25일까지 약 한달 간 ‘제65회 교육주간 감사메시지 남기기’를 연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이번 이벤트는 교총 창립 70주년을 맞아 스승 존경 풍토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이벤트다. 매일 100명에 달하는 참여자가 릴레이 하듯 감동의 메시지를 수놓고 있다. ‘교육주간 감사메시지 남기기’ 참여 방법은 교총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당 페이지(www.kftaplus.com/news/event.html?no=114)에서 64자 이내로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글을 남기면 된다. 글을 등록한 즉시 경품 이벤트에도 응모돼 오는 31일 추첨을 통해 총 160명에게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 서울랜드 BIG5이용권 등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또한 교총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스승의 날 전후 이용 가능한 무료이벤트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스승의 날 당일에는 전국 104개 롯데시네마에서 무료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키자니아(서울·부산)는 13~19일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EBS 리틀소시움은 13~31일, 부산 아쿠아리움은 14~15일 교총 회원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세종문화회관, 클립서비스는 31일까지 최대 40% 할인 및 무료 초청 이벤트를 열고, 다음달 2~3일 개최되는 리차드 막스 내한공연 초대권 증정 및 30% 할인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월드, 서울랜드, YTN몰, 교보문고, 다비치안경 등에서도 교총 회원들을 대상으로 할인해준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교총 복지국(02-570-5562~3)으로 하면 된다.
“카네이션의 경우 학생 대표가 주는 것은 허용되지만 학생 개인이 주는 것은 안 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선사하는 행위에 대한 청탁금지법에 위반여부 문의가 잇따르자 관련 공식입장을 재차 내놨다. 권익위는 “학생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담임교사 등 학생의 평가·지도를 상시적으로 담당하는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 꽃은 수수 시기와 장소, 수수경위, 금품 등의 내용이나 가액 등에 비춰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애초 이마저도 금지하려 했으나 한국교총 등 교육계가 스승존경의 상징인 카네이션 한 송이, 감사의 손 편지 정도는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한 끝에 제한적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교총은 지난해 11월 ‘카네이션 전달 청탁금지법 위반 유권해석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데 이어, 권익위 및 교육부를 방문해 건의서를 제출해 제한적 용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스승의 날 당일에는 이 문제 외에도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어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것이 학교현장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담임이나 교과 교사는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 포함되지만 방과후학교 강사,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은 해당되지 않아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다. 이에 대해 권익위 측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식 답변 외의 사례는 되도록 지양하는 쪽으로 학교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이 법적 노조지위를 상실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기체결한 단체협약 이행을 학교에 요구하는 공문에서 그 근거로 헌법 조항을 무리하게 해석해 제시했다는 현장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최근 전교조 강원지부와의 단협 및 노사협의회 합의사항을 전달하는 공문을 시달하면서 ‘헌법 33조’에 의해 효력이 있다고 적시한 뒤 합의사항을 자체 점검하라는 이행실태조사표를 함께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법외노조라 하더라도 헌법상 노동조합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상(즉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으로 단결한 단체인 이상), 헌법 제33조에 의하여 직접 효력이 발생하는 단체교섭, 단체협약체결능력까지 부정되는 것이 아님’이라며 기체결한 단협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헌법 제33조를 살펴보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법적 지위를 상실한 전교조와의 단협은 효력이 없다는 것을 오히려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원들은 도교육청이 전교조 단협을 인정하려 억지로 맞추려다 보니 일어난 모순이라고 비판한다. A초 교사는 “교육청이 입맛대로 해석해서 내보낸 공문인지 단순 실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교육감이 여러 차례 전교조 입장을 지지했던 정황을 떠올려봤을 때 전자로 의심도 든다”며 “만일 그렇다면 교사들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B중 교사는 “잘못된 법 해석을 인용해 학교를 강제하는 것이라면 구시대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C초 교장은 “공문이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따지기엔 너무 눈치가 보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측은 헌법 제33조 2항에 대한 해석상 오류 여부에 관한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공문은 도교육청 내 법무담당이 다 검토한 뒤 내보낸 것”이라며 “또한 이미 수년 간 이어온 정책이라 중단하는 게 더 혼란스럽다는 우려가 있었고, 이를 위해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교육감님의 의지도 강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지금의 학교평가는 평가단이 현장방문을 하지 않는다. 학교자체 평가로 변경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필자도 여러번 지적했었다. 이렇듯 문제가 있다보니 결국 자체평가라는 제도로 변화가 된 것이다. 자체평가라고 해서 학교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가영역이나 지표등은 대체로 정해진 틀에 맞게 해야 한다. 사전에 교육청에서 내려보내기 때문이다. 학교입장에서는 편한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그런데 올해 평가 지표 중에 자체 평가단 구성에서 지역사회인사와 학생을 꼭 포함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 색다른 점이다. 여기서 학생의 참여는 학교교육의 한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니 맞다는 생각은 들지만 지역사회인사는 좀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교사, 학부모등 교육이 주체가 들어가는 것 역시 맞지만 지역사회 인사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물론 포함하면 되지만 여기에 또 한가지 단서조항이 있다. 해당학교의 학부모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해당학교와 직접 관련이 없어야 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부모는 위원은 쉽게 참여할 학부모를 구할 수 있지만 학부모가 아닌 지역인사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학교의 실정을 잘 모르니 어쩌면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역으로 생각하면 아주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보다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제 어떻게 지역사회 인사를 구할 것인가 고민을 해볼 차례이다. 누구로 해야 할지 쉽지 않다. 학부들에게 연락해 다른 학교 학부모회 임원들을 섭외할 수도 있다. 그나마 학교는 다르지만 학교실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른학교 학부모를 위원으로 하는 것은 그 학교와의 비교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하다. 좀 더 쉬운 방향으로 찾아보면 졸업생의 학부모를 찾는 것이다. 여러가지 검토를 했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그 학부모 역시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어쩌면 많은 학교에서 이 방안을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생각이 거의 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문제, 굳이 이렇게 까지 해서 지역사회 인사를 넣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지역사회 인사를 권장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 학생을 못 믿겠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자체평가를 하도록 했다면 당연히 전권을 학교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필요한 평가방법이나 지침을 주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위원회구성까지 못박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 같지만 학교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반드시 포함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학교에 일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감사의 달 오월을 맞아 한 학생이 평소 학교 화장실을 깨끗하게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께 감사의 엽서를 보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3일간의 중간고사를 끝내고 하교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시험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탓일까?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들떠 평소 인사를 잘하지 않았던 아이들까지 큰소리로 인사하며 지나간다. 그런데 가끔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시험이 끝난 아이들의 기분을 망칠 때가 있다. 문득, 시험을 막 끝낸 아이들에게 던지는 선생님의 첫 마디가 궁금했다. 그래서 잠시나마 교무실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던지는 말이 시험 결과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시험 잘 봤니?" 그리고 채점을 마친 선생님 중 일부는 시험 성적에 실망한 듯 아이들이 공부하지 않은 것을 나무라곤 했다. “시험공부 안 했구나.” 시험 난이도를 물어보며 다음 시험을 잘 볼 것을 주문하는 선생님도 있었다. “이번 시험 망쳤으니 다음 시험 잘 봐야겠구나.” 다소 교직 경력이 많은 선생님은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며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해주기도 했다. “시험공부 하느냐 고생했구나.” 시험이 끝난 뒤, 틀에 박힌 선생님의 질문에 짜증내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한번은 아이들에게 시험이 끝난 뒤, 부모님에게 제일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시험 결과보다 그간의 노력에 위로받고 싶어 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부모님의 고생 했다는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았다. 시험이 끝나고 어른들로부터 듣고 싶지 않은 말 중의 하나가 시험 결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시험 결과가 좋으면 그 말이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화가 난다는 것이 아이들의 변(辯)이었다. 또한, 시험이 끝나면 해소될 줄 알았던 스트레스가 어른의 그런 질문 때문에 더 쌓인다고 했다.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아이들은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과정을 평가받아야 하는 현실에 아이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더 칭찬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결과와 과정이 다 좋으면 다행이지만 말이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 중간고사 시험을 끝낸 아이들이 오랜만에 맞이하는 황금연휴이다. 그간 학업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해소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 하지 못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