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2,33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박완서 작품 중 서 있는 여자라는 장편소설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박완서 관련 평론이나 대담집 등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많은 여성이 이 소설을 80년대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1982~1983년 주부생활에 ‘떠도는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인데 제목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기와 나는 절대적으로 동등하기, 알았지?” 약혼식 후 주인공 연지가 철민에게 한 말이다. 연지와 철민은 이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둘은 한 명은 일해서 돈을 벌고 한 명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기로 약속한다. 우선 철민이 공부하고 연지가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는데, 하나씩 갈등이 쌓인다. 철민은 묵묵히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하는 것 같지만, 일부러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연지도 남의 이목을 생각해 손님이 오면 별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장만을 도맡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기는 낙태 때문에 생겼다. 실수로 아기가 생기자, 연지는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중절수술을 한다. 얼마 후 철민은 이 사실을 알고 연지를 폭행하고 일을 그만두라며 연지의 중요한 원고마저 찢어버린다. 연지는 이혼하려고 했지만, 친정 부모가 말리는 바람에 참는다. 잠시 유지한 결혼생활은 철민의 외도로 끝장난다. 연지는 이 결혼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고민하다 ‘한 남자를 사랑하기보다는 바로 남녀평등이란 걸 더 사랑’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니 경숙 여사는 딸 연지와는 반대로 전통적인 여성관에 매여 있다. 그래서 어머니와 딸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경숙 여사는 대학교수로 학문에 빠져 자신을 소홀히 하는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어깃장을 놓는다. “그래요, 난 일부종사 못 했어요. 하고 싶어도 남편이 하나를 줘야 하죠. 당신이 한 번이라도 나에게 당신의 하나를 다 준 적이 있어요? (중략) 백분의 일쯤이 얼추 들어맞을 거예요.” 경숙은 먼저 이혼한 친구들 생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이혼 순례’를 떠난다. 여기서 석류나무가 경숙이 이혼 뒤에 꿈꾸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오고 있다. 여고 동창인 닥터 박은 경숙의 남편이 기르는 석류나무가 작다며 자기 집에는 그보다 훨씬 무성한 석류나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닥터 박의 집 석류나무는 그녀의 이야기와 사뭇 달랐다. 경숙은 기대가 무너지는 서운한 기분을 느낀다. 경숙은 돈과 직업이 있지만 불안정하고 고독하게 사는 친구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순례지인 은선네 집은 깔끔하지만 자식과 관계가 삐걱거리고, 내연남과 관계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경숙은 이혼녀들의 이 같은 모습에 실망해 남편 없이는 못 살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연지는 이혼의 아픔을 딛고 기자를 그만두고 자기만의 글을 써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 대목에 노란 장미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불을 켤까 하다가 먼저 노란 장미를 항아리에 꽂았다. 그걸 방바닥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쓰는 밥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노란 장미가 등불이라도 되는 것처럼 한동안 불을 안 켜고도 불편 없이 파를 다듬고, 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벗은 양말과 속옷을 세탁기에 처넣었다. 그녀는 예쁘고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따라서 쟁반에 받쳐 들고 장미 옆에 앉았다. (중략) 그녀는 정교한 모습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장미 송이에 코를 댔다. 아름다운 이의 옷깃에 향수를 한 방울 살짝 뿌렸을 때처럼, 그녀는 그녀만의 정적과 고독에 한 다발의 노란 장미를 더한 것을 행복하게 생각했다. 행복감이 미주(美酒)처럼 그녀의 피돌기를 훈훈하고 활발하게 했다. 마치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연지라는 인물의 새로운 출발을 노란 장미로 축하해 주는 것 같다. 소설에도 나오듯이 다른 색보다는 좀 희귀한 노란색 장미로. 작가는 이처럼 석류나무와 노란 장미를 대비시키면서 결혼생활과 이혼문제를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여성이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고 있었다. 결혼 4년차라는 여성은 블로그에 ‘이 소설이 1980년대 초반에 나왔으니 벌써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연지의 모습은 82년생 김지영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다른 여성은 ‘연지는 지금까지 읽은 박완서 소설 속 여주인공 중 가장 멋진 여자’라고 했다.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장미 장미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고 가꾸는 꽃이다. 그래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온갖 품종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1만 종 이상의 품종이 있고, 해마다 200종 이상의 새 품종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잉글랜드·룩셈부르크·루마니아·불가리아 등 여러 나라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월 중순쯤부터 9월쯤까지 장미꽃을 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 장미에 관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 30%가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장미를 꼽았다. 20년 넘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2위는 국화(11%), 3위는 코스모스(8%) 순으로 나타났다. 우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해당화·찔레꽃 등이 장미의 할아버지뻘이다. 하나같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진하다. 찔레꽃은 주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름 2㎝ 남짓의 하얀 꽃잎이 다섯 장이고, 꽃송이 가운데에 노란색의 꽃술을 촘촘하게 달려 있다. 분홍색이 살짝 들어간 찔레꽃도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해당화는 진한 분홍색 꽃잎에 노란 꽃술이 아름다운 꽃이다. 산기슭에도 피지만,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에는 화단이나 공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탐스럽게 달리는 주홍빛 열매도 볼거리 중 하나다. 남부지방 해안이나 산기슭에서는 땅이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돌가시나무(땅찔레)를 볼 수 있다. 이름은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라는 뜻이다. 흰 꽃이 피는 것이 찔레와 비슷하지만, 포복성으로 땅을 기며 자라는 것이 다르고, 꽃도 지름 4cm 정도로 찔레꽃보다 크다.
워런 버핏 주주총회에서 얻은 깨달음 교직에 있던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미국 오마하로 가서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보는 것이었다.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주주총회가 있고, 전날은 버크셔해서웨이의 계열사들이 부스를 여는 쇼핑데이가 열린다. 이날 연매출 20%를 기록하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로 4만 명 넘는 관광객의 큰 손들이 기념품과 계열사 제품들을 사들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즈캔디·버핏 캐릭터가 새겨진 기념품·의류가 인기가 많고, 캠핑카·모듈하우스·타일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전날 쇼핑센터에서 잔고증명서 또는 증권어플을 보여주며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1주당 4장까지 입장권을 준다. 다음날 주주총회에 제대로 된 자리를 앉으려면 5시부터 줄을 서야 한다. 입장은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이날은 미국에 있는 금융인들은 다 모였다 할 정도로 뉴욕에서 보던 월가 사람들을 미국 중부 시골 오마하에서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패키지 투어로 올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버핏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발언권도 가지고 있었다. 버핏투어를 기획한 중국 펀드 회장과 버핏 자택 앞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의외로 중국에 가치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동거리 부담만 없다면 한국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기업의 주주총회에 마치 월드컵 경기장에 몰려든 관람객에 맞먹는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며 전율이 느껴졌다. 미래에는 한국에서 이런 투자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미국인은 왜 날씬할까? 미국 방문 당시 최대 이슈는 ‘140만 원짜리 살 빼주는 약’ 이야기였다. 원래는 당뇨 치료제로 나온 약인데, 살 빼는데 효과적이라는 소문 때문에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오마하·워싱턴·뉴욕·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를 갔을 때, 애틀랜타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에서 뚱뚱한 미국인을 보지 못했다. 햄버거·콜라·피자를 달고 사는 미국인이 날씬하다니 의외였다. 다시 생각해보니 미국의 부자동네만 방문했었고, 부자들만 만나고 왔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이든 밤이든, 공원이든 시내든 조깅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고, 샐러드와 채소음식 가게는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식단·운동·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체형관리를 위해서는 돈이 아끼지 않았다. 140만 원짜리 살 빼는 약까지 도입되면 이제 빈부격차가 체형에서부터 드러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명품을 걸치고, 비싼 음식을 먹는 시대에서 자기 건강과 체형을 관리하는 것이 부를 뽐내는 시대가 되면 부자들은 어디에 돈을 쓸까? 투자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전기차를 외치지만 전기차가 없는 미국 테슬라로 인해 미국이 전기차가 제일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 전기차를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전기차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고, 유럽·미국 모두 그 수준에 비하면 전기차 보급률도 인프라도 부족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테슬라가 정말 흔하게 다녔다. 하지만 미국의 중부·동부 도시에서는 각각의 이유로 전기차를 볼 수가 없었다. 중부는 땅이 넓고 도시 간 거리가 멀다. 또한 기름이 저렴하다. 인건비가 비싸고, 스스로 집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SUV나 픽업트럭이 유행한다. 전기차는 가격도 비싸고, 주행거리도 짧아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소도 보기 어렵다. 반면 동부는 오래된 도시들로 길이 좁고, 주차할 공간도 부족하다. 전기차 충전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 소득이 높고 기름값도 높아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인프라 문제로 전기차가 들어오기 어렵다.미국은 넓은 땅이고, 소득·물가·인구밀도가 제각각이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미국을 하나로 보고 평가한다. 미국은 이래서 전기차가 없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없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세계의 천재들이 몰린다. 애플·구글·페이스북·테슬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다. 엔지니어로 불리는 이 천재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으며 직장을 자유롭게 옮겨 다닌다. 이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를 세우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탄생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 청년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알아주는 천재들인데 이 실리콘밸리에 이런 인재들이 득실거렸다. 미국이 강한 이유는 전 세계의 천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훌륭한 인재들을 미국으로 빼앗기고 있다. 인재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전 세계 인재들이 다니고 싶은 기업이 한국에 굳건히 있어야 하고, 한국 인재만 뽑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올 수 있도록 이민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네. 둘리 둘리~’ 빙하를 타고 서울시 우이천으로 떠내려 와 심술궂은 고길동 아저씨 집에 더부살이하게 된 ‘아기공룡 둘리’의 노래가 귀에 익숙하게 감긴다면?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호이! 호이!’, ‘짠!’, ‘깐따삐야~!’,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고 외치며 해 질 무렵까지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면? 아마도 1980~90년대를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보낸 세대일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만 남아 있던 아기공룡 둘리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 이하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극장에서 재개봉한 것. 어? 귀염둥이 둘리가 벌써 마흔 살이나 되었다고? 그렇다. 1983년 4월 22일생 둘리는 경기도 부천시에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은 어엿한 주민이다. 둘리 시리즈는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를 시작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계에서 둘리는 콘텐츠 산업의 태동기를 일군 캐릭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팬시 제품까지 둘리 캐릭터 상품만 2천 종에 달하는 대표 캐릭터. 기억 속 둘리는 늘 고길동 아저씨에게 구박당했다. 밤마다 쫓겨나 담벼락에 쓸쓸히 기대어 고길동 아저씨가 잠들면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둘리에게는 친구들이 있다. 부끄럼쟁이 여자 타조 또치, ‘타임 코스모스호’를 타고 지구에 불시착해 지구인을 애완동물로 여기는 도우너, 가수를 꿈꾸는 이웃집 음치 청년 마이콜까지. 고길동 아저씨의 조카 희동이도 둘리가 살뜰히 돌봐야 하는 아이다. 고길동 아저씨는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닌다. 재산이라곤 쌍문동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주택융자가 5천만 원에 사채까지 있는 캐릭터. 도마뱀인지 공룡 새끼인지도 모를 모호한 생명체가 갑자기 집에 살게 되고, 그 와중에 정체가 불분명한 친구들까지 자꾸 데리고 온다. 쫓아내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둘리 일당은 똘똘 뭉쳐서 고길동 아저씨를 괴롭힌다. 둘리가 마흔 살이 되면서 어느덧 나이를 먹고 인생살이의 팍팍함을 경험한 팬들에게는 그런 고길동 아저씨가 새롭게 보인다. ‘고길동 아저씨가 불쌍해지면 비로소 어른이 된 것’이라는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지만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는 “나이가 들었다고 배신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김수정 작가를 만났다. 살 같이 흐른 세월이 우리를 변하게 한 것일까? “어린 시절 둘리를 절대적으로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들이 이제는 고길동을 짠하게 생각한다고요? 어릴 때는 그렇게나 고길동을 싫어해서 적으로까지 생각했던 분들이 40대가 되고,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배신을 때리면(?) 안 되죠(웃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둘리도 둘리지만 고길동에 대한 애정이 크고, 사실 악독한 사람이 아니고 능력자였다는 재평가가 있다는 기자의 말에 김수정 작가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고길동과 둘리 모두가 소중한 캐릭터라며, 둘리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라는 주문과 함께. 사실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는 둘리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팬들에게 보낸 손 편지에서 이렇게 쓰기도 했다. “오랜 시간, 울고 웃으며 둘리와 함께했던 순수했던 유년의 시간을 밀어내고, 우리 가슴속에는 어느새 길동씨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살 같이 흐른 세월이 우리를 변절하게 한 것일까? 아니면, 굴절된 기억이 우리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길동씨를 이해하면 어른이 된 거라고요? 정말 그럴까? 바로 지금이 그 추억과 그리움,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요?” 김 작가의 말처럼 얼음별 대모험을 보면 변한 건 관객이지, 둘리나 고길동이 아니다. 이야기는 여전히 같은데 단지 우리의 입장·위치·환경이 변한 것일 뿐. 그저 둘리를 좋아했고 지지했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나본다면? 어쩌다 보니 고길동에게 빼앗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서 말이다. 풍성한 색감, 지금 봐도 새로운 캐릭터들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극장판을 디지털 복원한 작품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색감이 눈에 띈다. 둘리를 다시 극장에서 만나는 관객들도 많다(6월 10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5만 명). 얼음별 대모험은 둘리 일당이 고장 난 타임 코스모스호를 타고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다. 2023년에 다시 봐도 바요킹·핵충·가시고기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어떻게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었을까? 김 작가의 답변이 걸작이다. “우주라고 하면 흔히 할리우드식으로 생각하는데요.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아이들만의 상상력을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했죠. 우주에 공중전화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는데 이렇게 가다간 우주가 쓰레기장이 될 수 있을 거란 상상도 했어요. 그런 지저분한 우주에 뭐가 살지 알 수 없으니, 바이킹을 패러디한 ‘바요킹’도 나오고요, 핵폐기물을 먹고 사는 ‘핵충’이라는 괴생명체도 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세계를 영감을 발휘해 풀어가야 하는 것이 작가들의 영원한 숙제인 거죠.” 한국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이 흥행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둘리만큼 장수하는 캐릭터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다. 특히 올해는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을 일컫는 말) 열풍이 일어난 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460만 관객을,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은 550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계 소식은 암울하다.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최근 저작권 분쟁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 사태까지 마주하게 된다. 김 작가는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세히 알고 있는 사안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더 안타까운 건 이런 사례가 앞으로 더 일어날 소지가 많다는 거예요. 이제는 1인 작업시대가 아닙니다. 모든 작업이 협업이죠. 지적소유권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예요. 후배들에게는 작업 초기부터 각자의 저작권·지적소유권에 대해 명확히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확신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툰시장을 보면 젊은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 놀란다고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보다 한국 애니메이션과 웹소설에서 훨씬 자유로운 구조를 발견한다는 것. 김 작가는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웹툰 중에 현대화된 문화 속에서 서구지향적인 소재가 많지만, 한국문화의 뿌리에 관심을 두는 작가도 곧 출연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 ‘가뭄에 콩 나듯’ 투자하는 자본시장이 좀 더 안정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를 무대로 훨훨 날아갈 날들이 멀지 않다는 예측이다. 극장판 준비로 출판만화 중단한 것이 가장 아쉬워 40년. 통상 한 세대를 30년으로 간주해도 긴 세월이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둘리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작가는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친근함’이야말로 둘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둘리의 정신연령은 7살 어린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장난칠 법한 것들을 둘리 캐릭터에 녹여낸 것. 둘리뿐만이 아니다. 음치 마이콜은 실제 김 작가가 쌍문동에 거주할 당시 이웃집에 살던 가수 지망생을 참고했고, 고길동은 80년대 40대 직장인의 모습을 녹였다. 직장인의 모습·습성을 관찰하기 위해 오피스들이 가득한 빌딩 숲을 누비기도 했다. 평생을 만화가로 살아온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 혹시 만화가로의 삶을 후회한 적은 없을까. 어떤 삶이나 후회가 있겠지만, 오히려 만화를 더 그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느라 출판 만화에 손을 놓은 것이 바로 그것. 1인 작가 체제로 오랜 세월을 보내온 그가 둘리를 비롯한 여러 출판 만화를 그리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총감독까지 맡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룬 것에 대한 만족은 모르는데, 놓친 것은 후회스럽죠. 물론 힘들었지만, 출판 만화를 하면서 애니메이션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있어요. 우리 일이라는 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눈 나빠지고 손 떨리면 못해요. 젊어서는 앞으로 할 일을 계획했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를 역으로 생각해요.” 둘리의 새로운 모험 이야기를 극장에서 또 볼 수 있을까? 김수정 작가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3년 개봉을 계획했던 극장판이 있었어요.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대침공(가제)라는 애니메이션인데요, 둘리 일당이 얼음별에 가서 난장판을 만들었다면, 후속편에서는 반대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이야기입니다. 둘리와 친구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외계인을 막아내면서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죠. 우선 중단했던 만화책을 먼저 출판할 계획입니다.”
[교사]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마크 프렌스키 지음, 허성심 번역, 한문화 펴냄, 284쪽, 1만5,000원) 미래학자인 저자가 21세기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1세대인 지금의 청소년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역량과 가치관을 가진 신인류다. 날 때부터 테크놀로지와 한 몸을 이룬 ‘하이브리드형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20년 후의 세상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이끌 해법을 제시한다. 대치동 글쓰기 (여성오 지음, 일상이상 펴냄, 464쪽, 1만9,500원) 2028년 이후 서술형·논술형 수능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력·사고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 책은 이러한 대입제도의 변화에 맞춰 대입에 필요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수행평가·학생부와 관련한 글쓰기부터 구술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문제유형 분석과 솔루션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담았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메타버스 성교육 (김민영·이석원 지음, 249쪽, 1만7,000원) 메타버스는 알파세대에게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세계다.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성범죄나 학교폭력 같은 문제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성문제와 관련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 생활과 성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낱낱이 드러내고, 트렌드에 맞는 성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개념 기반 교육과정 수업설계의 이론과 실제 (조호제 등 지음, 박영스토리 펴냄, 388쪽, 2만 2,000원) 최근 지식교육, 개념 기반 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개발 방향의 하나로 ‘깊이 있는 학습’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책은 개념 기반 교육의 본질을 탐색하고, 개념 기반 교수·학습설계의 목적과 기본방향, 단원계획, 교수·학습설계 모형 및 단계별 전략을 제시한다. 이해중심 교육과정과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IB PYP 프레임워크도 다룬다. [청소년] 나의 열여섯 살을 지켜준 책들 (곽한영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20쪽, 1만6,800원) 청소년기에게 힘이 될 만한 소설 16편을 소개한다. 데미안·프랑켄슈타인·플랜더스의 개·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등 고전을 청소년의 삶에 밀접한 4가지 키워드별로 나눠 담았다. 작품별 줄거리와 작가의 삶,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를 재미있게 전개한다. 작품에 비친 다양한 문제를 통해 오늘날 사회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사계절 기억책 (최원형 지음, 블랙피쉬 펴냄, 352쪽, 1만7,500원) 생태·환경·에너지 전문가가 희미해지는 계절을 기억하기 위해 날마다 쓰고 그린 기록을 모았다. 곳곳을 누비며 접한 여러 생명체의 이야기를 직접 그린 100여 점의 세밀화와 함께 선보인다. ‘나비와 꿀벌이 날아다니는 봄과 가을소풍을 떠나는 가을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멀지 않았다’는 작가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린이]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사진, 윤미연 번역, 북극곰 펴냄, 220쪽, 1만5,000원) 못된 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선생님이 된 학교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소설이다. 원대한(?) 계획을 갖고 교단에 선 주인공. 하지만 무너진 교권 탓에 되레 말썽꾸러기들에게 고통받는 나날이 이어진다. 참다못한 주인공은 결국 제자들을 향해 복수를 계획하는데.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번역, 다봄 펴냄, 68쪽, 2만1,000원) 디지털기술의 발전 속에 공동체의 가치와 인간의 자율성이 옅어지는 데 대한 작가의 염려를 담은 그림책이다. 눈들이 24시간 내 주변을 맴돌며 나에게 필요한 걸 모두 대신해 주는 시대. 주인공 빅스는 뭐든 스스로 하고 함께 어울려 놀고 싶지만, 가족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항상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알고리즘의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의 머지않은 미래 이야기다.
풍경화구성법에서 강·산이 무의식의 세계라면, 밭(논)·길은 의식의 세계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강·산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밭(논)·길은 필요하다면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궈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법의 열 가지 항목(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에서 강·산·밭(논)·길이 자리 잡게 되면 풍경화는 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나머지 요소들은 사이사이에서 ‘관계’를 맺으며 위치한다. 모든 심리검사가 그렇듯 풍경화구성법 역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징하는 그림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현재의 경험·환경·나이·성격 등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보다 빨리 찾아내서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번 호에서는 의식의 영역인 밭(논)·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꽃·동물·돌의 상징적 의미도 함께 설명한다. 집·나무·사람은 다음 호에서 HTP 검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다룰 예정이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 밭(논) 밭(논)은 일·직업 등과 같은 사회활동을 의미한다. 학생이라면 학업과 진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밭(논)의 크기와 위치, 경작하고 있는 농작물의 종류·상태 등으로 현재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열심히 하고자 하는데 잘 안되는지, 목표가 얼마나 크고 실현가능성 있는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지, 의존적인지 등 다양한 것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밭(논)을 잘 가꾸고 있고, 곡식이 풍성하며, 수확 역시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한다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 꾸준히 노력하며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잡초가 무성하거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밭(논)이며, 수확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답한다면 현재 무기력한 상황이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태일 수 있다. 밭(논)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진로의식을 탐색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밭(논)에서는 무엇이 자라고 있니? 농작물의 상태는 어때? - 이 밭(논)은 누가 가꾸고 있니? - 수확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을까? ● 밭(논)을 가꾸고 있는 사람 일반적으로 많은 학생은 풍성한 밭(논)을 그린다. 일곱 번째 구성요소인 사람이 밭(논)에서 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밭(논)이 학업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종종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이나 등교거부를 하는 학생 중에도 밭에서 일하는 그림을 그리곤 한다. 현실에서의 자기 행동에 대한 일종의 보상적 행동이다. 그림 1과 그림 2는 똑같이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그림 1은 전체적인 구도가 안정되어 있고, 경운기(추가요소로 그려 넣음)까지 동원하여 체계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그에 반해 그림 2는 전체적인 구성이 어딘가 엉성하다. 특히 토끼가 보인다. 토끼·소·말은 등교거부 학생들이 그리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토끼는 민감함·겁 많음·의지할 곳 없는 등의 속성이, 소·말은 과로(공부)로 인한 번아웃 등을 상징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동물의 해석은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생태·이미지 등에 맞추며, 현재 마음을 동물로 대변한 것이라고 본다 . 대부분 아이는 개·고양이를 많이 그리며, 분노감이 많은 아이는 호랑이·사자·곰 등의 맹수를 선택한다. 만약 새를 그린 학생이 있다면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잡초가 되어 버린 밭(논) 지난 호에 처음 소개했던 그림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돌로 길이 막혀 드넓었던 밭이 잡초로 변해버렸던 그 그림말이다. 깊은 우울감으로 무기력에 빠진 학생들이나 환경에 대한 분노, 잦은 좌절감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없이 현재를 살고 있는 학생들의 밭(논)은 잡초로 변해버리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기도 하다. 그림 3은 독사가 밭을 지키고 있어서 접근하기 힘들다. 그래서 아무것도 심지 못하고 있다. 나무 역시 돌봐주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으며, 강물엔 사람이 빠져 죽어 오염되어 있다. 집 옆에 놓인 집채만 한 돌덩이가 학생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돌은 장애물, 고민거리, 해결하기 어려운 걱정, 무거운 짐 등을 상징한다. 많은 학생은 돌을 강이나 길의 경계석으로 사용하거나, 징검다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종종 강·산·밭·길·집 주변에 큰 바윗덩어리를 그려 넣기도 한다. 돌은 위치도 중요하다. 밭에 돌이 있다면 자신의 현재 일에 걸림돌, 즉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집 근처에 있다면 가족문제에, 강·산에 있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경제적·환경적 장애물이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림 4는 화려한 꽃이 피어있는 곳이 밭이다. 원래는 밭이었지만 가꾸는 사람이 없어서 사라졌고, 이제 꽃이 피었다고 했다. 강에 퐁당 들어가 수영하며 놀 정도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문제행동을 자주 하며 학교를 겨우 다닌 학생이었는데, 동물로 어김없이 토끼가 등장하고 있다.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나 마을 사람이 밭의 주인이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럼 넌 뭘 먹고 사니?라고 물으면 시장에 가서 사 먹는다, 모르겠다 등의 대답을 한다. 밭을 그리라고 해서 그리기는 했지만 도통 관심이 없다. 그림 5에서 무성하게 자란 농작물은 마을 사람의 것이다. 자신은 키우는 강아지와 물장난치면서 놀고 있다.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이 학생은 오늘만 사는 것처럼 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전교 꼴찌를 도맡아서 하던 학생이었는데, 고3 여름방학 즈음 대학에 가야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고, 서울에 있는 전문대에 입학해서 이제 졸업반이다. 세 그림의 차이가 있다면 그림 3은 이제 더 이상 밭을 일굴 의지도 힘도 없는 상태, 좌절로 인한 무기력감에 빠진 경우이고, 그림 4는 현실을 회피하며 다른 것으로 결핍을 충족하고 있는 중이며, 그림 5는 현재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며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 길 길은 무의식을 의미하는 강과 반대로 의식적 영역, 즉 자아의 상징이다. 청소년의 경우 삶의 방향·진로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길이 넓고, 곧으며, 꽃이 피어 있는 길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강 위에 다리가 있고, 길이 다리와 연결되어 있다면 의식과 무의식을 잘 연결하여 소통하고 있는 상태로 본다. 길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길은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되어 있니? - 이 길은 얼마나 넓은 길이니? - 이 길을 따라 끝까지 간다면 어디에 도착할 수 있니? ● 강과 이어져 각 구성요소와 잘 연결된 길 그림 6처럼 강과 이어진 길을 그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답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다리를 그려 넣는 경우보다 강을 따라서 길이 이어지거나, 산에서부터 집까지 길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가요소로 다리를 그리거나 돌을 그려 넣을 때 징검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꼭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 않더라도 길이 집과 밭(논), 산 등과 잘 연결되어 있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마을로 연결된다고 답한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 끊어지고 막힌 길 그림 7을 그린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대인관계를 극도로 회피했고, 무서워했다. 길은 강 앞에서 끊어졌지만, 징검다리를 건너면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깊은 숲을 지나야 하는데, 할머니와 자신밖에는 길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 마을은 매우 안전하다. 지금은 밭에서 할머니가 씨앗 뿌리는 것을 구경하면서 농사를 배우는 중이다. 이런 그림을 보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기에 길이 끊어지고, 깊고 깊은 숲으로 방어막을 쳐놓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끊어진 길과 징검다리를 연결하고, 숲에 작은 오솔길이라도 낼 수 있도록 상담목표를 설정하고 싶었지만, 학생은 거부했다. 더 이상 사람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행히 법적보호자인 할머니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어, 졸업 후 미래설계에 초점을 두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썼다. ● 구불구불 산으로 이어진 길 그림 8처럼 산으로 구불구불 이어지거나 그림 9처럼 산꼭대기에 있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그림 8은 산을 돌고 돌면 다른 마을이 나오고, 우리 집과도 연결되어 있지만, 그림 9는 마을과 연결되어 있지도 않다. 이 그림에서도 자동차와 토끼가 등장한다. 때문에 그림 2와 같이 현실에서의 자기 행동에 대한 일종의 보상적 성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림 8·9 역시 사람 만한 돌이 눈에 띈다.
“쏠 미레 스텔라 리쿠스 블루 청호 청호~.”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청호초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아침 태양과 바다, 별, 푸른 호수라는 뜻이 담긴 라틴어 교호(校號)를 외치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가는 청호가족의 다짐인 셈이다. 지난 2021년 개교한 청호초중학교는 이름에서 보듯 통합운영학교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책으로, 학교의 적정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학교급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의 학교형태이다. 두 학교가 통합되면 교장이 1명으로 줄고, 행정실·학교운영위원회·학부모회·학생회 등 각종 위원회를 하나로 운영한다. 통합운영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이나 동아리활동과 같은 비교과 교육활동을 같이 운영할 수 있다. 또 초·중 연계교육이 이뤄지고 학교 행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전개된다. 올해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총 123곳의 통합운영학교가 운영 중이다 청호초중학교도 마찬가지. 교육과정 연계부터 진로교육·방과후학교·동아리활동은 물론 학교시설과 교구까지 함께 사용한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하나가 돼 각종 현안에 머리를 맞댄다. 개교 3년 만에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로 평가받으며,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려는 교육관계자들이 찾는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설립 인가를 받고 개교를 준비할 즈음부터 인천지역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통합운영학교 개교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학교폭력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유언비어와 함께 중학생들에게 자녀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았다. 통합운영학교 배정을 기피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접수된 것만 총 2만 8,901건. 무려 3만 건에 육박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반대 집회와 교육청 점거 등으로 이어지면서 관할 인천교육청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결국 교육청이 두 손을 들었다. 통합운영학교 출범을 포기하고, 초·중학교로 각각 분리해 개교를 했다. 설계 당시부터 통합운영학교를 염두에 두고 지어진 탓에 시설 등 공간분리 작업이 다시 진행됐다. 운동장을 반으로 잘라 가운데 통학로를 내고 양편에 철책을 설치해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 하나의 복도로 이어진 실내에는 두꺼운 유리문을 세워 학생들 왕래를 차단했다. 심지어 교정에 심어진 소나무까지 개수를 딱 반으로 가를 정도였다. 물론 등하교 시 출입문도 달리했다.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권영민 교장은 난감했다. 물리적 분리보다 갈라선 마음이 더 아팠다. 고심을 거듭하던 중 화합의 실마리는 뜻밖의 상황에서 찾아왔다.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학생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하고, 단원 모집에 들어간 것이 계기였다. 악기를 다뤄본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려 했는데 신설학교다 보니 인원을 채우기 힘들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단독으로는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서 선택은 하나. 초·중학교 학생들을 한데 묶어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것이 해법으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얼마 뒤 청호초중학교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그래도 걱정은 남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섞인 상황이다 보니 혹여 다툼은 없을까 신경이 쓰였다. 기우였다. 중학생들은 동생처럼 돌봐줬고, 초등학생들은 형처럼 따랐다. 어른들의 우려와는 달리 한 울타리에 있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하고 회복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그즈음 한편에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치어리딩 동아리가 결성돼 바람을 일으켰다. 학생들이 의기투합, 자발적으로 만든 최초의 동아리다. 치어리딩 동아리는 지난해 인천시 대회에 출전 1위를 차지,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높은 기량을 자랑한다. 이후 초·중 연계 프로그램은 순풍을 타듯 방과후학교와 창의적체험활동을 거쳐, 정규교육과정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학생들은 창체활동시간을 이용, 초·중 연계 공동자치회를 구성하고 탄소중립 캠페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학교축제와 바자회 등을 열었다. 아침 독서시간에는 중학생들이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동생들에게 책 읽어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방과후학교는 영어·수학·과학·체육과목을 중심으로 초·중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정규교육과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태환경교육·세계시민교육·디지털 미래교육 등을 주제로 한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예컨대 ‘초등 도덕’과 ‘중등 음악’이 함께한 생태환경 연계 수업에서는 생명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음악으로 구성해 작품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됐다. 권 교장은 “통합운영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정”이라며 “학생들이 정해진 급별 교원이 아닌 다양한 교원에게 알차고 풍성한 수업을 듣고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원활한 초중학교 교육과정 연계를 위해 수업시간도 섬세하게 조정했다. 대개 초등은 40분, 중학교 45분 수업이지만 청호초중학교 수업시간은 초등 42분, 중학교 43분이다. 쉬는 시간은 초등 8분, 중학교 7분이다. 2학기에는 초등과 중학교 수업시간을 43분, 42분으로 각각 맞바꿔 운영할 예정이다. 초·중연계 교육과정의 핵심은 뭐니 뭐니해도 교사의 역량이 관건. 청호초중은 수준 높은 교육과정 연계 활동을 위해 통합운영학교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예상되는 문제들을 조율해 나갔다. 전문적학습공동체 역시 초·중학교 교사들이 함께 섞여 수시로 활동하면서 전문성을 높였다. 학교운영위원회·급식소위원회·도서관운영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도 초·중 연계를 위해 하나로 통합했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새롭게 변신한 청호초중학교. 베를린 장벽처럼가로막던 철책이 허물어진 지금,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중학생들이 달리기를 하고 중학교 운동장에선 초등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장담그기 행사에는 초·중학교 학부모들이 모두 모여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 3년이 지난 지금, 학교가 달라졌다. 3만여 건의 민원이 말해주듯 한때 대표적 기피학교였던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선호학교로 탈바꿈했다. 영재학교나 특목고로 진학하는 학생이 부쩍 늘었다. 게다가 학교폭력은 찾아볼 수 없는 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그래서일까.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계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학교는 신입생이 늘었다. 중학교는 경쟁률이 2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학교 측은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유휴교실이 단 한 칸도 없다”고 털어놨다. 얼마 전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을 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제주도 교육계관계자들은 “감동적이다”는 말로 지난 3년 학교 측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라는 권 교장,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바로 청호교육이 추구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영민 교장은… 초등교사 출신으로 인하대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했다.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책팀장, 교육과정정책과장, 중앙교육연수원 교원능력개발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입제도 개편과 함께 가장 어렵다는 교육과정개정(2009)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임시학교를 세워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막았고,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을 당시에는 대입업무를 맡을 정도로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
박진실(왼쪽 첫 번째) 법무법인 진실 대표변호사가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불법도박·마약 근절 연속토론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김일옥 삼육대 교수가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연속토론회에서 '청소년 마약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란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1900년 초 인도의 수상이자 철학자였던 마하트마 간디는 리더(Leader)들이 해서는 안 될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원칙들은 우리의 삶과 교육에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그중에서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과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integrity)”, 이는 교육이 가장 경계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할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융합적 기술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상업주의나 경쟁 원리에 빠져 자칫 인간성 없는 과학 발전과 인격 없는 지식이 횡행하기 쉽다. 과학과 지식은 인간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오직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나 상업주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확산은 “인격 없는 지식”에 의한 “인간성 없는 과학”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제4차 산업사회가 가져다줄 인간 소외와 인간의 정체성 상실, 그리고 양극화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왜냐면 양심과 인격이 빠진 지식은 결코 산지식이 될 수 없고 윤리와 인간성이 배제된 과학은 인류를 위한 진정한 과학이 아니라 인간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급격하고 총체적인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하고 새로운 교육의 틀이 필요하다. 이는 무엇보다도 인공지능(AI) 로봇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에 따른 인류의 삶에 미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인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간성을 되찾는 교육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취업지망생을 위한 AI 면접관, AI 교사와 의사, 약사의 등장에 인간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보라. 미래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암기의 교육이나 내일을 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현재 곧, 적응해야 하는 융합 창조성 교육이 주가 되어야 한다. 여기엔 빅 데이터와 AI의 발전이 가공할 정도의 총체적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볼 때 이미 우리 교육은 인간성 회복을 위한 교육, 인간의 본질을 찾는 교육, 더불어 살 수 있는 섬김의 교육, 그리고 직업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는 능력 면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새로운 인재상에 필요한 능력은 종합적 문제해결력, 창의적 융합 능력, 통찰력, 호기심, 도전정신, 협력하는 협동 정신, 도덕상 그리고 함께하는 삶의 자세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앞서가는 교육 선진국인 이스라엘이나 북유럽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의 주된 항목이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학습 방법의 대변혁은 물론 교육과정의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운영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현대는 급격히 변화하여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이다. 이에 우리 교육은 그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교육해야 한다. 미래의 학교 교육은 학습자의 학습자원 센터 역할로 변화하고 교사는 학습 촉매자(facilitator)와 학습 보조자(helper)의 역할로 변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암기에 의한 입시 인간형 교육은 이제 빠르게 폐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제는 세상이 교육을 바꿔왔던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 방식은 멈춰야 한다. 대신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대문명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 양성의 역할을 시행해야 할 때이다. 왜냐면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태도를 형성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계 없는 학문과 과학기술의 세계,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다운 인간이 있을 때 가능하고 이는 교육이 담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박병진 광주 수완초 교감은 최근 혁신학교 정책 실패를 분석한 ‘혁신학교의 성공과 실패’(도서출판 북트리)를 출간했다. 혁신학교에서 6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된 책은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성과와 문제점을 정리하고, 혁신학교는 모델학교로서 그 역할을 다했으니, 이제 멈추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교사 행정업무 줄이기, 학교 내 교장 권한 줄이기 등에서 성과는 있었지만, 교사의 수업 전문성, 학생과 교직원들의 배움, 민주적인 자치공동체 등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혁신학교 정책 실패의 원인을 ▲수업 혁신이 잘 이뤄지지 못한 점 ▲위로부터의 혁신 ▲진보 교육감과 진영논리의 개입 ▲지나친 교사 중심의 혁신 추진 등으로 꼽았다. 박 교감은 “혁신학교에 대한 그동안의 성과와 문제점을 잘 정리하고, 이제는 멈춰야 한다”면서 “몇 개의 학교를 골라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특별히 지원해 주는 정책이 아니라 모든 학교가 ‘자기 나름의 빛깔을 띤 학교 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사회 현안 대응 역량 강화, 부처 간 연계·협력 활성화 등을 위해 사회관계장관회의 구성원을 15명에서 21명으로 늘린다.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교육·사회 및 문화 관계장관회의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추가되는 인원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통계청장,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이전보다 사회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산업 분야(인공지능, 푸드테크 등) 인재 양성, 교육·돌봄·복지 등 지역 간 사회격차 완화, 부처 간 데이터 연계 등 개별 부처가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회 문제에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연구 의뢰에 대한 규정도 신설하기로 했다. 전문 연구기관·단체와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사회 현안과 관련된 심층 연구·분석 및 성과 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다 다양한 부처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논의하고, 협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사회 의제를 발굴하고 관계부처 협력 방안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교육부는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미래 사회를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통한 국가 발전을 위해 공교육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진단과 함께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놨다. 행정업무 경감 선언에 그쳐선 안 돼 이 방안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교육경쟁력을 높이고 창의력을 갖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잘 담았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디지털 기반으로 학교 교실 수업을 혁신하여 잠자는 교실을 깨우고, 수년 동안 등한시했던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확대, 국가가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기본인성을 책임지는 교육 강화, 교원정책을 현실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였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에 따라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기대된다. 담임 및 보직교사 수당 인상은 효율적인 방안일 뿐 아니라 교원들의 관심도가 높아 향후 추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원 행정업무 경감은 선언적인 방안 제시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확한 직무분석으로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업무는 과감히 폐지 또는 이관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학교 행정실과 교원 간 업무 분석, 학교 내의 다양한 지원인력과 교원들과의 업무 분석을 통한 업무 재배치도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업무의 성격과 기준, 직무분석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불신과 갈등만 조장할 뿐 가시적인 효과를 얻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업무가 교원들에게 교육 외적으로 작용해 부담을 주는 것인지, 이 과정에서 교육행정기관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사실상 20년간 동결된 담임·보직 수당 인상 문제 역시 교원들의 관심이 높다. 그동안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육현장에서의 줄기찬 요구를 수용해 일단 인상 방향을 정한 것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 등을 명시하지 않은 부분은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후속 조치를 통해 미흡한 부분은 명확히 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교원 상위자격(교감, 교장)취득 시 기산 호봉 1호봉 인상 및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원단체 대표 참여 등 교육 현장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항도 논의해야 한다. 경쟁력 강화 전제조건 교육여건 개선 교육여건 개선 없이 교육경쟁력은 높아지지 않으며, 사교육을 잡을 수도 없다. 공교육의 인적, 물적, 환경적 여건 개선이 요구되는 점이다. 특히 교원정책의 변화 없이는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가 더욱더 어렵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내 관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내로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일부 의원들은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향후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 행복한 초·중·고 교육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공교육 활성화는 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산 투입의 증가가 곧 교육경쟁력 상승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의 중심에는 교원이 있다. 교원의 사기와 의욕, 교직에 대한 열정 등이 함께할 때 맞춤형 학생지도를 통한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교육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1일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보직교사·담임교사 수당 등 현실화’라는 제목으로 보직교사 및 담임교사 수당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고, 학교급‧직급별로 차등화된 교원연구비의 균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원연구비 차등 지급 체계에 대해 교총은 교육부, 기재부 및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단체교섭, 정책협의, 집회, 청원, 요구서 전달 등 전방위 활동을 전개해 왔다. 결국 지난 1월 교육부는 교원연구비의 학교급간 차등 해소를 위한 규정 개정을 시작으로 직위별·연차별 차등도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연구비에 대한 차별 해소와 함께 학교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담임·보직 수당 인상이다. 우선 보직교사 수당은 무려 20년간 월 7만 원으로 동결 중이다. 교원 처우개선이 뒷전인 상황에서 보직교사의 업무부담은 계속 가중되기만 해왔다. 특히 업무량 증가와 별개로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학생부장의 경우, 업무 난이도가 과거에 비할 바 없이 올라가 모두가 기피하는 실정이다. 방과후학교부장도 학원 원장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업무량이 많아졌다. 소규모학교의 경우 학급수 감소로 겸임부장이 늘어난 것도 문제다. 생활‧진로, 체육‧복지, 인성‧체육 등 2개 이상 보직 업무를 맞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20년간 늘어난 업무, 교원 수당은 제자리 학교경쟁력 제고 위해 인사혁신처 나서야 국가적인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학교를 정책실험장으로 생각하는지 온갖 사업을 학교로 쏟아붓는데는 여야가 따로 없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교육부와 교육청이 따로 없다. 이 모든 사업은 일차적으로 학교의 허리 역할을 하는 보직교사가 떠맡게 된다. 늘어난 학교협력사업에보직교사가 투입되면서 보직교사의 업무는 끝없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년 전 보직수당 7만 원이 정당한 보상으로 작용할리 만무하다. 담임교사 역시 마찬가지다. 20년간 단 2만 원이 인상된 담임교사 수당은 현재의 늘어난 업무에 대한 보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담임교사는 정규 교수‧학습활동 외에도 학적관리, 아침학습지도, 교내봉사활동, 조·종례, 생활지도 및 상담, 각종 행사지도 등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팬데믹 후 학교 방역체계를 위한 각종 행정업무가 계속 추가되는 등 비본질적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특히 교권 추락, 학교폭력 심화, 그로 인한 민원 급증 등으로 학급 담임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이 같은 어려움에 대해 교총은 끈질긴 교섭과 정책요구, 1인시위, 청원서명,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통해 마침내 담임수당 20만 원, 보직수당 15만 원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수당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까지 이끌었다. 이제 학교현장의 절실한 요구에 대한 공은 인사혁신처에 넘어갔다. 이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학교현장의 요구에 화답해야 할 때다. 정부의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장 교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 첫걸음이 교원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정당한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일이다. 교원이 가진 체념과 한탄을 다독이면서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야말로 교육개혁 성공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이다.
우리나라가 유치하려는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핵심전략 중 하나가 ‘물고기 잡는 법’을 인류와 공유하는 방안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 171개 회원국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개발도상국 표심을 잡기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경쟁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오일머니를 무기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에 ‘물고기 선물’을 제시하며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략과 차별화된다. 우리나라는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 발전은 물론 민주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더 나아가 BTS, 영화 ‘기생충’,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K-컬처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ODA를 받는 나라에서 제공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이런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전 세계 유일 ‘한국 사례’ 공유 우리나라가 경험한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겠다는 ODA 카드는 유치전략은 물론 인프라 사후 활용방안에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4월 5일 부산을 찾은 BIE 실사단에 3차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면서 부산항 북항 양곡부두 사일로(Silo·저장소)에 ‘ODA 기념관’과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3차 PT의 테마는 ‘Site(행사장)’였다. ODA 기념관은 부산엑스포 부제 중 하나인 ‘돌봄과 나눔의 장’과 밀접하게 연관됐다. 우리나라가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ODA 기념관을 통해 ‘수원국(원조받는 나라)과 상생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게 정부와 부산시 구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ODA 기념관의 주요 테마는 우리나라 ODA 정책과 관련해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대전환의 항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환의 항해는 부산엑스포 주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200년 역사’까지 아우를 계획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는 세계박람회 역사와 관련한 데이터를 축적·가공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여준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부산엑스포 개최 예정 시기인 2030년을 전후해 BIE 창립 100주년(2028년)과 세계박람회 개최 180주년(2031년)을 맞는다. 이에 맞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인류의 공통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거나 세계박람회의 미래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양곡부두 사일로를 활용해 ‘엑스포 레거시(유산)’를 남기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부산엑스포 주·부제와 연관된 한국의 사후 활용방안은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과 맞물려 사우디, 이탈리아 등 경쟁국에 비해 참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우디는 BIE에 “2030리야드엑스포 종료 후 행사 부지를 공원과 신규 주거지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탈리아는 “대학 시설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부산은 원조 역사와 관련이 깊다. 원조 물자를 받던 부산항은 어느새 ODA 물자를 실어 보내는 수송기지로 바뀌었다. 원조 덕분에 건립된 시설이 적지 않다. 부산대 장전캠퍼스와 메리놀병원, 1953년 11월 부산역전 대화재 이재민 이주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부산은 2011년 아시아권 최초로 ‘세계개발원조총회’를 개최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오는 11월 16일 시행 예정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와 관련해 “EBS 수능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이날 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문’을 공고하면서 “올해 수능은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한다”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성취기준 등 교육과정 근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고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 등 자료 활용을 통해 연계 체감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을 유지한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는 변별이 아닌 고교 졸업자가 갖춰야 할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될 계획이다. 필수화 취지에 따라 한국사 영역 미응시자의 경우 수능 응시 자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 전체가 제공되지 않는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된 시험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에서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한국사‧탐구 영역 시험에서는 수험생에게 한국사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분리해 별도 제공한다. 수능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12일간으로, 이 기간 내에는 접수 내역을 변경할 수 있다. 성적통지표는 12월 8일까지 수험생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지원대상자 포함) 수험생은 응시수수료를 면제한다.
한국교육학회는 28~30일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고려대학교와 공동으로 2023년도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 교육학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고찰했다. 한국교육학회는 1953년 4월 한국전쟁 중 부산에서 출범한 국내 최대의 교육학술단체로 약 5000여 명의 회원과 한국교육행정학회, 한국교육상담학회 등 26개 분과학회가 소속돼 있다. 학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한 이번 학술대회는 3일간 ▲학문적 성과와 과제 ▲교육 실천 분야의 성과와 과제 ▲외부 시선을 통해 본 성과와 과제 등 3개 분야에 걸쳐 국내 교육학의 현황을 진단했다. 신현석 학회장(고려대 교수)은 “한국전쟁의 상처와 경제적 빈곤 탈출 그리고 정치적 속박이라는 지난한 질곡의 세월을 견뎌내고 적절하게 대응해 온 한국 교육학은 이제 그 지나온 길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해야 할 지점에 이르렀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교육학의 학문적, 실천적 성과와 과제를 넘어 교육학을 보는 외부자적 시선을 통해 아카데미즘을 성찰하고 현장적 실천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도진 한국교총 부회장(대전보건대 교수)은 교육학을 보는 교육계의 시선 중 교직단체에서 본 한국 교육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1947년 정부 수립 전 조선교육연합회로 출범한 한국교총과 6.25 전쟁이라는 피폐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창립된 한국교육학회는 극심한 빈곤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교육의 시대적 사명을 안고 국가 재건과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해 온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교총과 한국교육학회는 실천과 이론을 대표하는 한국교육의 역사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교육학이 교육발전을 위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육제도나 정책을 행정가나 교육학 연구자들이 주도해 만들어지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이론과 제도를 수용하고 정책화하면서 교육현장의 혼란과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교육의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하고, 현장의 실천에 근거해 이론의 정합성을 높이는 교육학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학과 교육 실천이 괴리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학자들의 현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구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와의 협업이 활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등 거시적인 교육계 미래 화두에 대한 관심이 학계에 높아지고 있지만 돌봄, 사교육, 교권문제 등 학교 현장에서 내부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도 여전한 만큼 학교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의 본질, 교사의 역할 등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혔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는 코로나를 겪었을 때보다 더욱 급격히 변할 거예요. 단순히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를 이끌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학교, 마을, 사회도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주고 싶었어요. 배움이 삶이 되도록요.” 김경민 교사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주최한 제67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김경민 부산 학진초 교사가 ‘체인지메이커 MODE-On 프로그램을 통한 국어과 교과 역량 기르기(국어분과)’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무총리상은 신수정 경기 가곡초 교사가 수상했다. 신 교사는 ‘세‧통‧통 프로젝트:자폐성 장애학생과 감각 통합으로 E-知하게 의사소통하기(특수교육분과)’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 대회는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중심, 학생이 희망입니다’를 주제로 시·도 대회에서 1·2등급을 받은 연구 작품 203편이 최종 본심사(발표심사)에 올랐고, 총 29편이 1등급을 받았다. 김경민 교사가 ‘체인지메이커’와 ‘국어 교과 역량 기르기’를 연구 키워드로 삼은 건 코로나19를 겪은 학생들에게서 의사소통,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체인지메이커’는 주변의 문제에 공감하고 직접 행동해 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뜻한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협업과 소통을 어려워하고 개별 활동에 익숙해했다”며 “코로나를 경험하기 전 아이들의 본래 모습을 되찾고, 일상생활과 수업에서 주도성을 갖고 변화를 만들어 가도록 돕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체인지메이커의 기본 자질인 공감, 협력적 리더십, 팀워크,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블렌디드 러닝 방식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학습 △구조화 학습 △토의·토론 학습 △교육연극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했다. 김 교사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우리’라는 의식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공동체, 대인 관계 영역이 발달한 것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신수정 교사는 자발적인 의사소통에 서툰 자폐성 장애 학생을 위해 ‘감각통합놀이’를 활용한 ‘환경중심 언어중재’ 기법을 수업에 녹여냈다. 감각통합은 시각, 청각, 촉각, 전정감각 등 여러 감각이 주는 정보를 뇌가 동시에 잘 조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환경중심 언어중재는 언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구조적으로 만들어서 학생의 흥미를 이끌고 의사소통을 유발하는 중재 방법이다. 그는 “자폐성 장애 학생은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소리 지르기, 울음 같은 도전행동으로 표현하곤 한다”며 “학생들이 자기 의사를 충분히 생각하고 말로 표현한다면 문제 행동이 줄고 세상과 소통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문제를 검사를 통해 파악하고 쉬운 것부터 시작했다. 가정과의 연계도 고려했다. 매주 수업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학부모들이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교육 안내장을 발송했다. 신 교사는 “수업을 통해 자발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했고, 교실에서의 문제 행동도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도움 주신 평동초 선생님들과 배려해주신 가곡초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특히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을 열정으로 가르치는 모든 특수교사를 존경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최고상 전수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성국 교총 회장은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는 교육 현실 속에서도 오직 제자 사랑의 마음으로 연구에 나선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최고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더 나은 수업을 향한 선생님들의 열정이 교실을 바꾸고 학교를 바로 세우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수업 연구에 참여하는 선생님 모두가 최고상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연구대회 입상작은 에듀넷 티클리어와 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연구대회/자료전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총은 교실 수업 개선과 연구하는 교직 풍토 조성을 위해 1952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를 열고 있다.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를 맞아 공교육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중심 역할로서 EBS 위상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또 공영방송으로서 가치와 기관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재정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하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 EBS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EBS의 성과 및 전망,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는 “그간 여러 연구에서 EBS는 사교육 경감 효과에도 긍정적이었으며, 코로나19 초기 학교 교육 수준을 지원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등 공공기관의 위상을 잘 수행했었다”며 “에듀테크,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도 EBS의 역할은 더 강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외지역 학생이나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학생, 학습 부진을 겪는 학생 등 차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대상에게는 공적 기관의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사교육 문제 해소와 학교 교육 보완 ▲평생교육과 민주교육의 확대 ▲대안교육기관 등 학교 밖 청소년의 학습 기회 제공 등을 EBS가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한 박 교수는 “논의되고 있는 수신료 폐지가 현실화 되면 공적 재원의 5.0%에 해당하는 197억 원이 부족하게 된다”며 “공영 방송 운영의 독립성과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 입장에서 EBS 역할에 대해 토론한 곽은우 경기도미래교육연수원 교육연구관은 “중장년 세대인 20~30년차 선생님들도 요즘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디지털과 인공지능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다”며 “그동안 수능 연계를 통한 사교육 경감, 지역과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한 양질의 수업 자료 개발 등을 담당해 온 EBS가 앞으로 디지털 대전환 교육 시대에도 교사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요구에 부응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아미 서울대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 연구교수는 “EBS의 학교 교육 보완, 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백번 동의한다”며 “이외에도 EBS가 플랫폼 활용이나 콘텐츠 활용 등과 같은 학습 경험에 소통하는 역할로서 기능을 함께 만들어간다면 신뢰받는 공공기관의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유기홍 의원은 “학교 교육 보완과 국민의 평생교육을 사명으로 한 국내 유일의 교육공영방송인 EBS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법과 제도, 예산 등의 지원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교육 카르텔’ 논란과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386 운동권 대학생 출신들이 사교육 시장을 장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등이 복역 후 출소해 사교육 업체를 세운 사람들”이라고 27일 전체회의에서 밝혔다. 정 의원의 발언은 1991년 과외 금지 해제 이후 취업이 어려운 대학 운동권의 주요 간부 출신들이 대형 사교육 업체를 설립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동권 출신이 세운 대표적인 대형 사교육 업체로 ‘메가스터디’, ‘조동기 국어논술학원’, ‘유레카 논술학원’, ‘청산학원’ 등을 들었다. 같은 진영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있었다는 근거도 들었다. 정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김진경 청와대 교육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를 변혁시키겠다고 하던 이들이 사교육 시장을 장악하고, 학원 강사를 해서 떼돈을 버는 세상이 됐으니 아이러니’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형 입시학원들이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불안감 마케팅’을조성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비판했다. 현금 결제 유도 등 탈세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학원들은 수능 난이도나 출제유형과 관련한속 시원한 분석은 없고 불안감을 높여수강을 유도한다. 과목당 40~50만 원의 고비용을받고, 교재비는 현금 결제를 유도한다”며 “자기소개서 한 장 작성하는데 100만 원, 종합컨설팅은 600만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고난도 문제로 학생을 골탕 먹이고 학부모 등골을 휘게 만드는 사교육 카르텔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이 힘을 합쳐 실체를밝혀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답했다. 김철민 교육위원장은 정 의원의 발언 과정에서 일부 의원 실명 거론을 두고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8일 교원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생활지도법)이 시행된 가운데 한국교총이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보호를 위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27일 논평을 내고 “교원이 학생의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 등 문제 행동에 대해 마땅히 제지할 방법이 없고, 또 제지하더라도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실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교총이 지난해 7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1%가 ‘학생의 문제 행동을 매일 겪는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마땅한 제재 방법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논평에서 교총은 법 시행을 통해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일차적인 안전망 역할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교총은 “법 시행을 통해 생활지도의 정당성이 확보됨으로써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줄고, 혐의가 인정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며 “교원의 지도에 불만을 품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나 소송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법에 근거한 생활지도의 정당성이 확보된 만큼 무분별한 신고도 줄고, 혐의가 인정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법령에 명시한 정당한 생활지도권 행사임을 강조할 수 있고 이러한 주장을 통해 무혐의로 종결되는 조사, 판례가 누적되면 예방 효과와 함께 학생, 학부모의 인식 변화도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활지도법 시행과 관련한 후속 조치에 대해 교총은 수업방해, 교권 침해 등 학생 문제행동 시 교원이 즉각 지도·조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 방법, 기준을 담은 장관 고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실 퇴실 및 특정 공간으로 이동 ▲교육활동 공간 내 특정 장소로 이동 ▲반성문 등 과제 부과 ▲방과 후 별도 상담 ▲학부모 내교상담 등을 명시할 것을 요청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지난해 6월 20일, 제38대 회장으로 당선돼 1호 핵심 공약으로 총력 추진한 생활지도법이 마침내시행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원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날로 기억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28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에 앞서 지난 3월 '교육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신설했다"며 "고시 개정사항과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개정해 2학기 개학에 맞춰 현장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지연으로 피해 학생 신고 시 교육장(학교장)에 대한 조사 의무 규정’ 조항 신설을 담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한국교총은 피해학생 보호 취지는 공감하나, 가해학생 조치 거부에 대한 제재 강화 없이 교장 책임만 가중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고 오남용 시 교내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시행령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징계가 늦어지면 피해 학생이나 그 보호자가 이를 교육감에게 신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학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법은 교육장이 학교폭력 조치를 14일 이내에 이행하고 학교의 장은 그에 협조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도 별도의 제재 방안이 없었다. 이제 피해 학생 신고가 들어오면 교육감은 지체없이 관련 조사를 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학폭위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나 징계가 늦어져 피해자 보호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법원이나 교육청에서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가해학생 처분 지연에 따른 피해학생 2차 가해를 방지하는 취지는 공감한다”며 “다만 조치를 거부한 가해 학생에 대해 별다른 제재 강화나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데도 학교와 교육지원청에만 책임을 가중하는 방안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는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가해 학생 학부모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가 있는 반면 학교장에 대해서는 이미 학폭 축소 또는 은폐 금지, 사안 처리에 대한 보고가 법률로 의무화돼 있다. 가해 학생이 제기한 행정심판이나 소송, 집행정지로 인해 처분이 지연될 때도 피해 학생 측의 신고가 오남용될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자칫 학교 내 갈등도 커질 수 있다. 교총은 지난 4월 24일 이러한 학교 현장의 우려를 담아 국회 교육위, 교육부에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교총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우려를 지적했음에도 국회 교육위원회가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아쉽다”며 “교육부는 본회의 통과를 대비해 시행령을 통해 교총이 제시한 우려와 학교 현장의 부담이 초래되지 않도록 보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면 진행 상황을 잘 알 수 있도록 회의 결과를 피해학생에게 통지하게 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이날 교육위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