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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사립교장회는 1919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교직단체입니다. 4년 임기 동안 백년 전통의 사학정신을 확고히 세우겠습니다. 화끈하게 단디(단단히)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김해관 대한사립교장회 회장(사진)은 투박한 부산 사투리로 임기를 시작하는 포부를 밝혔다. 사학의 자율성과 정체성 회복을 화두로 삼은 그는 교장회가 중심이 돼 교육입국의 창학이념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교장의 권한 강화와 처우개선, 법인 간 교원교류 등 구체적인 추진방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또 공사립 차별 없는 공평한 지원을 교육당국에 주문했다. 누가 설립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며 사학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평교사로 시작해 교장에 오른 30년 경력 교육자답게 교육현장의 사정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었고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자신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겐 관대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 서울 종로구 대한사립교장회 집무실에서 12만 사립교원을 대표하는 그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본다. 대한사립교장회는 1919년에 설립된 국내 최고 교직단체다. 대표로서 자부심이 클 것 같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근대화 교육의 시초는 사립학교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교육과 독립운동에 헌신했고, 해방 이후에는 교육입국 기조 아래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사립교장회 역시 인재 육성 등 교육활동은 물론 사회공헌사업과 장학사업 등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주어 왔다. 24대 회장으로서 민족사학의 정신을 계승하고 사학교육 발전을 위한 대외활동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4년 임기는 마음가짐에 따라 짧게도 길게도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지만 호시우보(虎視牛步)의 마음가짐으로 12만 사립교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사립교장회가 되도록 하겠다.” 취임사에서 “약속 잘 지키고 믿을 수 있는 회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꼭 한 가지를 꼽자면 사립학교 법인 간 인사이동 공약이다. 내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데 과목 간 인사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사립학교 특성상 과원 및 상치교사로 인한 과목 불균형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양한 교과목 수업을 원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원활한 교원 운용과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사립학교 간 교원교류가 반드시 허용돼야 한다.” 사립학교 간 교원교류를 막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의 교원임용 조항 때문이다. 현재 규정은 사립교원 채용은 공개채용으로, 그것도 신규채용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학법인 간 교원교류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과원 및 상치교사 해소를 위한다는 제한 단서를 달아, 시·도교육감의 승인 하에 경력직 채용 시 공개채용 대신 법인 간 인사이동을 허용하면 교원인사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판단한다. 4월 총선 이후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여야를 찾아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싶다.” 지나친 규제가 사학의 발전을 저해하고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몇 년간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사립학교는 교직원 채용과 인사, 학교운영까지 고유의 권한을 제한받고 있다. 사립학교 법인이 가졌던 권한은 사실상 모두 빼앗겨 교장과 교감 인사권만 남아 있는 셈이다. 또 법인 이사 구성과 자격 제한으로 통제를 받는 실정이다. 사립학교는 엄연히 설립 주체가 국·공립학교와는 다르다. 설립 주체의 창학이념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의 기대이기도 하고 사립학교 구성원의 의무이기도 하다. 고유의 색깔과 다양성을 잃어버리고 획일화된 사립학교가 어떻게 공립학교와 차별화된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사립학교가 공교육의 한 축으로서 정체성을 찾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독립성을 되돌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정책이 공립 위주여서 상대적으로 사립은 소외됐다는 느낌인데. “사립학교로서는 매우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사립학교는 사인(私人)이 설립했다는 이유로 공립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 학교 환경개선과 과밀학급 해소 등 학교시설 지원사업에 있어 공·사립학교의 적용기준이 다르다. 교직원 정책에 있어서도 복무·의무·징계 등은 교육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지만, 신분보장과 교원수급·대우·혜택 등은 공립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사립학교를 특별대우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립에 준하는 실질적 지원과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교육당국에 호소한다. 설립주체가 누구냐를 보지 말고 오직 소중한 우리 학생들만 바라보고 정책을 펴 달라.” 사학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학까지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극히 일부의 사례를 들어 전체를 매도하고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행태가 사학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심어주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 공립학교엔 ‘○○학교’라고 쓰지만 사립학교엔 꼭 ‘사립○○학교’라고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현안에 대한 교장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지금 교장들이 무슨 힘이 있나. 과거 학교장이 지녔던 권한의 대부분은 법제화된 학교 내 각종 위원회로 분산되었다. 우리 학교도 위원회만 31개다. 교장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학교구성원도 과거에 비해 더욱 다양해지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학교시설 및 안전과 관련한 책임 범위도 넓어졌다. 최근에는 학부모의 민원까지 직접 응대해야 하는 실정이다. 일선 교육현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정작 본인의 고충과 권익의 보전에 대해서는 참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립 교장들을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이들의 고충을 덜어 줄 계획은. “교장은 학생·학부모·교직원의 간의 이해충돌과 고충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역할에서부터 넓게는 교육정책 결정자의 의지를 현장에 실현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책임과 의무가 막중한 만큼 그에 따른 혜택과 안전도 역시 보장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가진 교육적 혜안이 보다 존중받으면서도 본인의 고충을 호소하고 권익을 찾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의 제고를 위해 열심히 뛸 생각이다. 선거공약으로 ▲학교장 권한 강화 ▲업무추진비 현실화 ▲교장·교감 승진 시 1호봉 승급 등을 내걸었다. 화끈하고 단디하겠다.” 회원들과 소통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지난해 회장 선거 때 제일 먼저 내걸었던 공약이 소통이다. 이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사학회관 내 사무실 리모델링을 통해 회원들이 언제든 찾아와 대화도 나누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쉼터 공간을 마련했다. 본회 회원으로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도 이미 시행 중이다.” 30년 교육자로서 외길을 걸었다. 교육철학이 궁금하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한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의미인데 교직생활동안 늘 마음에 품어왔던 말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늘 겸손하게 되고 스승으로서 학문을 끊임없이 연찬하게 되며 말과 행동을 솔선수범하게 되더라. 부족한 나를 믿고 신뢰해 준 모든 제자에게 감사하다.” 김해관 교장은 … 동의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교육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경희대에서 고전문학 전공으로 박사과정 재학중이다. 부산사립교장회 회장을 거쳐 지난해 대한사립교장회 회장에 당선돼 1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위원, 사학연금관리공단 비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데뷔 42주년을 맞는 최민식 배우가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40년 경력의 풍수사로 분했다. 누울 자리를 봐달라는 부탁을 들으면 일단 단가부터 계산하지만, 자연과 땅에 대한 철학만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캐릭터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이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개봉하자마자 한국 영화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 될 ‘험한 것’이 나오는데…. 최민식 배우는 1982년 연극 우리 읍내로 데뷔했다. 1989년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알렸고, 서울의 달(1994)에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기의 귀재는 충무로에서도 알아봤다. 쉬리(1999), 올드보이(2003), 악마를 보았다(2010), 범죄와의 전쟁(2012), 신세계(2013), 명량(2014) 등 다양한 작품에서 실감 나는 연기로 호평 받았다. 파묘의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배우의 얼굴로 담는 순간 모든 것이 진짜가 되는 묘한 마법이 있다”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민식 배우가 생각하는 오컬트·무속신앙·풍수지리란 무엇인지, 그의 연기 철학과 함께 들어봤다. 파묘 시나리오의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바로 출연을 결심하셨나요? 저는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결심을 내리기 전에 감독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입니다.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썼는지 알아봐야 하니까요. 대본을 받고 장재현 감독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루는 장재현 감독이 “우리 땅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어요. ‘땅의 트라우마’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봤는데, 그 정서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장 감독은 전작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에서 신과 인간, 자연과 종교를 다뤄요. 인간과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같아요. 무신론자라고 해도 우리가 나약해질 때면 신에게 매달리잖아요?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요. 종교라는 소재는 자칫 잘못 건드리면 위험해지거나 고루해질 수 있는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부분인데, 장 감독이 그런 부분에서 열려 있더라고요. 영화적인 실력도 있고요. 아, 이거 너무 띄워 주나?(웃음) 그런 게 좋았습니다. 오컬트라는 장르 자체가 마니아적 요소가 강합니다. 파묘는 여기에 풍수지리와 무속신앙까지 버무렸어요. 거부감이 들진 않던가요? 아니요. 오히려 친근함이 느껴졌어요. 오컬트다, 아니다가 아니에요. 무속과 풍수지리는 어릴 때부터 늘 옆에서 보던 문화예요. 지금도 남아있죠. 이사 때 손 없는 날을 택하거나, 현관 정면에 거울을 두지 않는다는 것처럼요. 미신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재밌잖아요? 하면 좋다는데.(웃음) 물론 너무 거기에 매몰돼서 전 재산을 날린다든가 하면 문제겠죠. 살면서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저는 그냥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으로 즐기면 좋을 거 같아요. 사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경험인가요? 열 살 무렵 폐결핵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어요. 의사도 살릴 방법이 없다며 포기했는데, 어머니가 절에 가셔서 기도했어요. 희한하게 나았습니다. 지금도 사주를 보면 열 살 이후 인생은 안 나와요. 그런 신비로운 경험을 직접 몸으로 겪은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신에 대한 믿음이나 감사로 여기기보다는 어머니의 정성으로 받아들여요. 왜 손주가 군대 가면 할머니가 매일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기도하잖아요. 우리 손주 제대 날까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게 비는 마음이 왜 미신인가요? 할머니의 그런 마음이 종교 아닐까요? 묫자리를 찾고 이장을 하는 건 우리의 오래된 관습인데 지금 ‘화장’으로 바뀐 장례문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돌아가시고 어디에 어떻게 모시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좋은 묫자리를 찾는 건 이승에 남은 후손들이 조상 덕을 보려는 거잖아요?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도 않고서 돌아가시니 좋은 땅 찾는 건 어찌 보면 좀 얄밉죠. 아, 내가 왜 이렇게 흥분하지.(웃음) 제 부모님도 화장해서 모셨습니다. 매장이 좋다, 화장이 나쁘다를 떠나서 어떤 마음으로 모시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40년 넘게 연기하면서 수많은 역할을 맡았지만, 풍수사 역할은 처음이죠. 캐릭터 구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상덕’은 평생 자연을 관찰하면서 산 사람이에요. 보통 사람들이 산에 가서 ‘야호’하고 외치는 것처럼 산을 바라보진 않았을 거로 생각했어요. 인간의 길흉화복을 터의 모양·형태·질감으로 연구하면서 길지와 흉지를 구분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산새 한 마리,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깊게 바라보는 태도를 가졌을 거라고 상상했어요. 그것을 상덕 캐릭터의 가장 큰 줄기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파묘는 사실 김고은 배우가 다 했어요.(웃음) 대살굿 장면의 김고은 배우는 정말 혼을 담은 연기를 펼치더라고요. 김고은은 파묘의 손흥민입니다!(웃음) 사실 배우들이 ‘예쁘다’, ‘잘생겼다’는 이미지에 갇히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여배우가 무속인 역할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요. 김고은 배우는 스스럼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용감하게 뛰어들었어요. 선배로서 너무 대견하더라고요. 앞으로의 김고은 배우가 더 기대되는 이유죠. 김고은 배우뿐 아닙니다. 유해진 배우와는 일제강점기에 봉오동에서 한번 싸워보기도 했고요.(웃음) 이도현 배우 역시 예전부터 함께 작업한 친구처럼 느껴졌어요. 리딩 때부터 우리 네 명은 어벤저스가 아니라 ‘묘벤저스’가 될 때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영화 후반부에 ‘험한 것’이 등장합니다. 차마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모습인데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 또 연기하기는 어렵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유, 저 같으면 안 싸워요. 바로 도망가야죠.(웃음) 영화 초반에 계속해서 나오는 할아버지 귀신은 관객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게 나오죠. 희미하고 뿌옇게요. 그런데 ‘험한 것’은 진짜 눈앞에 확 다가와요. 야구로 치면 직구죠. 눈앞에 보이니 연기하기는 더 쉬웠습니다. ‘험한 것’을 맡은 배우가 정말 고생했어요. 6~7시간씩 분장을 해야 하는데 군소리 하나 없더라고요. 제가 뭘 해줄 수 있겠어요? 바나나우유 하나 까서 빨대 꽂아 주면서 말했죠. “미안하다. 그런데 내가 너를 죽여야 한다”라고요.(웃음) 40년 넘게 다양한 드라마·영화·연극에서 선 굵은 연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민식 배우만의 연기 노하우가 있을까요? 그건 영업 비밀인데요.(웃음) 사실 그런 노하우는 없어요. 배우는 허구의 캐릭터를 현실에 있을 법하게 그리는, 그러니까 그럴듯하게 사기를 치는 일을 하죠.(웃음)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 구축을 위해 감독과 셀 수 없이 대화해요. 이런저런 레퍼런스도 찾아보죠. 하지만 카메라 앞에 설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혼자서 감당해야 합니다. 마치 절벽에 떠밀려 서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어떻게든 이 인물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고요. 물론 감독이 연기 디렉션은 줄 수 있겠죠.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에서 가장 외로워지는 순간을 오롯이 스스로 이겨내야 해요. 이 캐릭터는 어떤 말투를 쓸까 상상하면서 자꾸만 무형의 인물에 다가가는 거죠. 어느 정도 그렇게 캐릭터와 밀착된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슛이 들어가면 더 이상 좌고우면할 수 없어요. 거기서 고민을 하면 영화가 산으로 갑니다. 망해요. 일단 캐릭터에 올라타면 그때부터 몰입해서 즐기는 겁니다. 그렇게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와 더 견고하게 붙어버리는 거고요. 지금까지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보면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세요? 기자들이 데뷔 35주년이다, 연기 경력 42년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제가 그걸 세면 안 되죠. 그건 자꾸 뒤로 주저앉으려고 하는 거예요. 훗날에, 아주 나중에 죽기 전에나 한번 되돌아보는 거죠. 내가 왕년에 이랬지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배우나 창작하는 사람이 가질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존경받는 예술가들을 보면 절대 그러지 않아요. 얼마 전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보고 왔어요. 신구, 박근형 선생님 연기를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분들도 아직 하시는데, 저는 뭐 핏덩이죠.(웃음) 저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영화가 너무 많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의욕도 더 생기고요. 제 인생도 작품도 한정돼 있어요. 앞으로 제가 겪을 영화적 세상은, 지금까지 한 작품의 빙산의 일각도 안 됩니다. 이걸 다 못해보고 죽는 게 얼마나 아쉬워요? 그렇군요. 이미 많은 역할을 하셨지만, 혹시 도전해 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요? 일단 멜로를 못해봐서 하고 싶습니다. 방금 한 답변을 파이란의 장쯔이 배우가 들으면 실망할 것 같습니다.(웃음) 아이, 얼굴도 못 봤잖아요. 얼굴도 보고 밥도 먹고 차도 마셔야 멜로죠. 그런 게 멜로면 다시 안 하죠.(웃음) 멜로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건데. 과연 사랑이 뭘까요?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한다는 거 자체가 진짜 사랑일까요? 달달한 카페라테 같은 것이 사랑일까요? 이성 간의, 선남선녀의 사랑만이 사랑일까요? 또 사랑의 형태는 무엇일까요? 서로 공감하고 교감하는 냄새와 모양이 어떤 사랑의 형태로 표현될 수 있을까요? 수십만 갈래의 인간 감정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아직도 궁금한 게 너무 많습니다. 어찌 보면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겠죠. 그래서 하고 싶은 역할도 많습니다. 그런데 멜로 영화 시나리오가 안 들어오네요. 다들 뭐 하고 있는 건지.(웃음)
“나는 무능한 교사가 아닐까?” 4월은 3월 같지 않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학교 분위기도 활기차게 피어난다. 그러면서 수업하기는 조금씩 버거워진다. 조용하게 숨죽였던 3월 교실과 달리, 4월 수업에는 삐딱선을 타는 친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탓이다. 선을 넘나드는 친구들과의 신경전과 기 싸움은 교사 감정노동의 끝판왕이다. 사춘기 아이들이 내지르는 말들이 가슴에 파고들 때도 많다.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교사 권위가 무너질 듯하여 걱정이다. 그렇다고 깐깐하게 조목조목 따지기에는 어린 학생과 씨름하는 나 자신이 초라하게 여겨져 싫다. 아직 방학까지는 한참 남은 상황,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분노와 무력감이 수시로 가슴에 찾아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는 무능한 교사가 아닐까? 가라앉는 생각은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절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 이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면,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lder, 1870~1937)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아들러에게는 ‘용기를 주는 심리학자’라는 별명이 있다. 그에게는 닦달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이끄는 재주가 있었다. 그의 성품과 능력을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 날 아들러는 아는 부인의 집에 초대받았다. 부인과 밖에서 차를 마시고 집에 들어선 순간, 집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부인의 어린 아들이 장난감을 모조리 꺼내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것이다. 당황한 부인이 아들을 야단치려 하자 아들러가 나서서 부인을 말렸다. 그러곤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난감을 모두 꺼내서 펼쳐놓다니, 너 참 대단하구나. 아주 멋져! 그렇다면 이것들을 전부 모아 원래 있던 곳으로 가져갈 수 있니? 정말 기대되는데!” 그러자 아이는 신나서 정리를 시작했다. 아이는 혼나지 않았고, 부인은 화를 내지 않았으며, 거실 역시 순식간에 말끔해졌다. 아들러는 언제나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고 충고한다. “왜 아이가 장난감을 어지럽혔지?”라며 이유를 캐묻는 순간, 분위기는 책임을 따지고 혼내는 쪽으로 흘러간다. 문제는 이렇게 한다고 거실이 깔끔해지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잘못을 깨우친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아이가 겁박에 질려 방을 치우더라도, 주눅 들어 자신을 ‘대책 없는 말썽꾸러기’로 여길 수도 있다. 그래서 아들러는 ‘어떻게 하면 거실을 다시 깨끗하게 할까?’,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목적’을 되새겼다. 생각이 목적으로 향할 때, 잘잘못을 따지는 마음은 수그러든다. 관심이 해법을 찾기 위해 미래의 대책으로 옮겨가는 까닭이다. 아들러가 나와 교실에 함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이라면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할까? 그는 사람에게는 ‘우월성 추구 욕망’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다른 이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고픈 바람이 있다는 뜻이다. 아들러는 아이에게서 인정과 칭찬받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었다. 자기를 좋게 보고 칭찬해 주는 이에게는 절로 호감이 간다. 따라서 진짜 내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게 된다. 반면 나만 보면 힘 들어간 눈썹으로 혀를 차는 자 앞에서는 표정이 뚝뚝하게 굳으며 차갑게 대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저 아이가 나를 왜 이렇게 대하는지 하는 ‘이유’부터 찾으려 하지 말라. ‘저 아이와 어떻게 잘 지낼까?’라는 ‘목적’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분노는 2차 감정이다” 물론, 이렇게 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동안 당했던 일들의 기억, 촘촘히 쌓였던 감정이 솟구쳐 오르는 탓이다. 화를 누르고 문제의 아이를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기가 쉽겠는가. 하지만 아들러는 분노는 ‘2차 감정’일뿐이라고 우리를 다독인다. 예컨대 “왜 맨날 늦어? 내가 그렇게 우스워?”라는 어머니의 야단 밑에는, “네가 늦으면 엄마가 너무 걱정되어서 안절부절못하게 돼. 그러니 일찍 와”라는 걱정하는 진심이 숨어 있다. 아이에 대한 나의 화남에도 다른 감정이 담겨있지 않을까? 수업에 진심인 내 마음을 몰라주는 데서 오는 섭섭함, 기대만큼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실망감, 계속되는 지도 실패로 흔들리는 교사로서의 자존감 등등, 나의 분노에도 다양한 ‘1차 감정’이 묻어있다. 화가 올라올 때마다, “나는 왜 화가 날까?”, “내가 진짜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를 헤아려 보라. “자기 방치는 아동학대만큼이나 잔인하다” 나의 진짜 심정이 무엇인지 헤아렸다면, 무엇보다 자신을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자기 방치는 아동학대만큼이나 잔인하다. 힘들고 어려운 마음으로 따뜻하고 친절하게 학생들을 보듬기란 무척 힘들다. 내 영혼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누군가를 챙기라며 자신을 밀어붙여야 하는 현실은 자기 학대에 가깝다. 교사는 남을 챙기기 전에 먼저, 나 자신부터 부드럽게 위로하며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아들러는 무엇보다 ‘사적 감각(private sense)’에 휘둘리지 말라고 강조한다. 상처받은 상태에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 ‘모두’, ‘전혀’, ‘아무도’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마구 내지르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나를 싫어해!”, “내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아”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라는 식으로 자기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몰고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이 이럴 리는 없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당신은 교단에 서기 전에 이미 무너졌을 테다. 그대는 지금의 기분과는 달리 꽤 괜찮고 매력적인 사람이다. 천천히 가슴을 다독이며 사랑하는 가족, 나를 예뻐하는 분들, 밝게 웃으며 다가오는 친구들 얼굴을 떠올려 보라. 누구에게나 밝은 면과 어두운 부분이 있다. 불안하고 상처받은 마음은 자꾸만 어두운 면만 바라보려 한다. 이때마다 “그렇지 않아.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라고 외치며 가라앉는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 사적 감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빛과 어두움을 같이 바라보며 자기를 객관적으로 대하는 ‘공통 감각(common sense)’를 갖추라는 의미다. 이렇게 자신을 추스르는 능력이 있을 때야, 교사는 비로소 힘든 학생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다. 나아가 아들러는 우리에게 “평가하지 말고 용기를 주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하면 괜찮네”, “너무 불쌍해” 등의 평가는 내가 상대가 어떤지 판단 내릴 만큼 높이 있음을 밑에 깔고 있다. 상대가 나보다 훌륭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평가하는 말 자체가 삐딱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그래서 아들러는 ‘행위를 겨냥한 수평적 시선의 응원과 공감’을 권한다. “도움을 줘서 고마워요”,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니 선생님도 기분이 좋네”라는 말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사람에게는 우월성 추구 욕망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상대를 괜찮은 사람으로 보고 있음을 알 때, 상대도 나의 기대에 걸맞은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려 노력하는 법이다. “미움받아도 괜찮다” 안타깝게도, 아들러의 이 모든 조언이 4월의 선생님에게는 가슴으로 다가가지 않을 듯싶다. 사람이 어디 금방 바뀌던가. 내가 아무리 마음을 고쳐 잡고 노력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내가 친절해질수록 나를 더 막 대하는 듯도 싶다. 그래서 심정이 더 복잡해진다면, “이유 말고 목적을 보라”라는 아들러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보셨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라며 교사 인생의 최종 목적을 되물어 보라는 뜻이다. 이때, 지금 나를 신산스럽게 하는 아이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내가 마땅히 겪어야 할 성장 경험으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르겠다. 나아가 선생님에게는 교실에서 단호해져야 하는 상황도 많다. 아이가 선을 많이 넘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미움받지 않음’이 교사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지금이라는 하나의 점에서는 내가 아이의 증오 대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성장이라는 긴 선으로 봤을 때, 지금의 미움받음은 치료에 이르는 마땅한 고통에 지나지 않는다. 아들러는 “미움받아도 괜찮다”라며 힘든 우리를 다독인다. 선생님인 우리는 언제나 선하고 바람직한 사람을 만든다는 ‘목적’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아들러는 이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 옳고 그름의 잣대로 상황과 아이를 판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른 교육방법이란 없다. 상황과 처지에 따라 ‘요긴하거나 그렇지 않은(useful or unuseful)’이 있을 뿐이다. 아이들이 들뜨기 시작하는 4월의 교실, 가르침이라는 고난의 행군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아들러의 응원을 떠올리며 모두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수색초등학교. 지난 1935년 연희보통공립학교로 출발한 이래 내년이면 개교 90주년을 맞는다. 교문을 들어서자 수령 100년은 족히 돼 보이는 향나무들이 고풍스러운 멋을 더해준다. 학교를 상징하는 교목도 향나무다. 늘 푸르고 주변을 향기롭게 정화하는 향나무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고, 주변에 향기를 나눠 주는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라는 뜻이 담겼다. 수색초는 일명 ‘아품초’다. 이 지역에 뉴타운이 조성되면서 학교도 새 단장했다. 산뜻한 외관과 쾌적한 실내는 갓 구워낸 빵처럼 신선하다. 교실로 들어가는 출입구 전광판엔 ‘인공지능 디지털 선도학교’, ‘미래융합형 수학교실 운영학교’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우리 학교는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입니다. 작년부터 AI 교실과 수학교실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고 있습니다.” 주락철 교장은 교육부가 선정한 디지털 선도학교 지정을 계기로 다양한 인공지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수색초 AI 교실에서는 1학기에 1~2학년은 알고리즘 기초와 햄스터로봇, 3~4학년은 인공지능과 마이크로 비트, 5~6학년은 팅커캐드와 3D 모델링 등 학년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학교실에서는 지난해 1학기에 1·5·6학년, 2학기에 2~4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다양한 체험활동과 협력수업을 실시,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학부모들은 “AI와 수학교실을 통해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수학에 대한 흥미와 문제해결력,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만족해했다. 인공지능 활용교육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5·6학년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수학과 영어교과에서 AI 코스웨어를 적용하고 있다. 코스웨어란 교과과정을 뜻하는 코스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과정 시스템을 말한다. 교육부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를 적용할 때 도입되는 코스웨어 기법을 한발 앞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맨발학교 수색초는 또 ‘맨발학교’다. 운동장 한편에 자갈을 깔아 학생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구성원들의 건강을 위해 맨발걷기를 강조하면서 수색초도 시설을 갖췄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교장선생님과 함께하는 맨발학교’라는 이름 아래 매일 아침 8시 20분부터 50분까지 30분 동안 운동장에서 맨발걷기를 한다. 주 교장은 “자연 속에서 맨발로 흙을 밟으며 걷는 활동은 올바른 자세와 균형감각을 길러주며 체내 면역력을 강화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맨발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에 학부모와 교직원들도 다수 참여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 걷기 시간이 학교구성원들 간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소가 됐다. 맨발을 계기로 소통이 활발하다 보니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갈등은 사라졌다. 수색초가 민원 없는 학교가 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여 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즐기는 스포츠 활동은 이뿐 아니다. 수색초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음악 줄넘기 수업을 하면서 건강을 증진하고 씨름부를 만들어 민족의 전통 스포츠를 계승하고 있다. 특히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씨름교실, 씨름놀이 아이디어대회, 수색 단오제 씨름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씨름교실에서는 3~6학년을 대상으로 씨름수업을 진행하며 샅바 매기와 씨름기술 등을 배운다. 씨름놀이 아이디어대회에서는 ‘잡초씨름’, ‘다리씨름’과 같은 기발한 기술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창단된 수색초 국악관현악단 역시 전통 계승 활동에 한몫을 한다. 피리·태평소·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관현악단은 전교생 앞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국악관현악단 탄생에는 주 교장의 특기가 십분 발휘됐다. 사실 그는 서울에서 유명한 교사 풍물연구회 일원이었다. ‘훈장패’라는 이름의 이 연구회에서 장구를 담당했던 그는 여러 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던 실력파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면 학생들에게 난타를 지도할 정도로 열정을 갖고 있다. 수색초의 전국노래자랑, 열린 물빛무대 학생 자치활동 또한 활발하다. 수색초의 자랑인 ‘열린 물빛무대’는 순전히 학생들의 힘만으로 운영된다. TV 장수 프로인 전국노래자랑처럼 학생들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무대다.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은 물론 태권도 실력을 자랑하는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는 인기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무대에서는 무려 140명이 참가했다. 너무 신청자가 많아 예심을 거쳐 걸러낸 숫자가 이 정도라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예체능 프로그램들은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수색초는 학교폭력 없는 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강북의 손꼽히는 명문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한때는 기피학교였다. 낡은 시설에 학교구성원들도 의욕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주 교장이 부임하면서 에코그린 교육공간 조성을 시작으로 화장실·보건실·돌봄교실·급식실·교무실 등 학교시설 개선에 온 힘을 쏟았다. 외벽 공사부터 학교 주변 녹지조성까지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젠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세련된 학교로 변모했다. 사립보다 낫다는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몰려왔다. 부임 당시 270명이던 전교생이 지금은 650명으로 늘었다. 학급수도 14학급에서 30학급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의 기적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늘봄학교에는 1학년 신입생 140명 중 120명이 신청했다. 퇴직 결심도 돌려세운 ‘믿음의 리더십’ 교사들 사이에서도 가고 싶은 학교가 된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는 주 교장의 ‘믿음의 리더십’도 한몫했다. 그는 매사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교직원들이 소신껏 자신 있게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되 책임은 자신이 진다고 했다. “사람이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럴 때 질책하고 추궁하기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는 조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면서 초임교사 시절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줬던 선배교사에게 큰 영향을 받아 지금도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학교엔 늘 훈풍이 분다. 교직생활에 지쳐 명예퇴직을 결심했던 한 교사는 주 교장과 생활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어 정년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주 교장은 “교사가 행복하면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그런 학교는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죠.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습니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지난해 국민적 관심이 주목되었던 교육활동 보호 관련 이슈들로 오랜 시간 국회에서 잠들어 있던 교육 법안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 합의 속에 속도감 있게 법률의 개정 작업이 이루어졌고, 이에 ‘교권보호 4법’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졌다. 교권보호 4법은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을 말한다. 이 중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개정 내용은 보호자에게 교육활동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는 등 다소 선언적인 부분이 많고, 교원에게 가장 와 닿을 실무적인 변경 부분은 「교원지위법」에 모여 있다. 법 시행일은 공포 후 6개월 뒤이고, 「교원지위법」의 개정은 2023.9.27. 이루어졌으므로, 사실상 이번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호를 통해 핵심적인 변경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자.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 부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개별학교에서 운영하던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로 이관되는 점이다(「교원지위법」 제18조 제2항). 기존에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하여 특히 어려움을 겪던 부분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인 침해보호자에 대한 통지와 참석에 관한 부분이었다. 학교로 민원을 쏟아내며 피해교원을 힘들게 하는 침해보호자에게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통지하고 학교로 방문하게 하는 과정은 학교로서도 커다란 부담이었고, 그 과정에서 교권보호위원회 업무담당 교원에 대해 또 다른 침해행위가 이루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피해교원은 동료교원에게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망설이게 되거나, 이로 인한 학교 내부의 갈등이 유발되기도 했다. 한편 침해학생이나 보호자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결정된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과 같은 불복절차를 진행하여 학교가 이에 직접 대응해야 하는 것에도 커다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불복에 대한 대응을 교육지원청이 담당하게 된다.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학교가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된 행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점은 커다란 이점이라고 할 수 있고, 피해교원 또한 자신으로 인해 학교와 동료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던 마음을 덜 수 있게 되었다. 교육활동 침해유형의 구체화 기존 「교원지위법」은 교육활동침해에 대하여 형법상 처벌되는 상해나 폭행, 협박, 손괴, 성폭력 범죄, 온라인을 통한 불법 정보유통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물론 교육부장관의 고시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의 유형을 보다 확장하고 세분화하기는 하였으나, 그 유형이 제한적이고 현실에서 발생하는 피해들을 곧장 적용하기에는 모호함이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보호자가 담임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고성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 계속된 민원을 제기하여 괴롭히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피해를 신고하거나 불편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인정되는 권리의 행사로 볼 여지가 있기에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할 수 있을지 애매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하여 개정된 「교원지위법」은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하여 무고죄를 포함하고,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 교원의 법적의무가 아닌 일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새로운 유형으로 추가했다(「교원지위법」 제19조). 교육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주요한 변경 부분이다. 침해보호자에 대한 조치 「교원지위법」은 부모 등 보호자에게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학교는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교육기본법」 제13조). 그렇지만 보호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일 뿐, 학교에 소속된 사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소속된 학생을 매개로 학교와 간접적인 관계를 맺는 사이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유로 기존 「교원지위법」은 침해행위자가 학생의 보호자일 때에 할 수 있는 조치를 정해두지 않고 있었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보호자와 학교의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있지만, 이미 극단으로 치달은 갈등이 교권보호위원회 과정에서 조정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극적으로 조정이 이루어져도 강제력이 있는 조치도 아니어서 보호자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도 없었다. 작년 크게 보도된 교육활동 침해사건들이 대부분 보호자의 행동이었음을 고려하면 너무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이에 개정된 「교원지위법」에서는 침해자가 학생의 보호자일 때에도 직접 침해보호자에게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규정이 생겼다(「교원지위법」 제26조). 그러나 그 결정 가능한 조치의 내용이 서면사과 및 재발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을 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그친다는 점을 보면 피해교원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 다만 이는 교육청이 침해보호자의 심각한 수준의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수사기관 고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완할 수 있어 보인다(「교원지위법」 제20조 제4항). 피해교원과 침해학생의 즉시 분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는 피해학생 보호를 위하여 가해학생과의 즉시 분리에 관한 규정이 있다. 반면 기존 「교원지위법」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어서 침해학생을 분리할 수 없었고, 피해교원이 특별휴가를 통해 학생을 피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피해교원을 위한 올바른 보호수단이 아님은 물론이고, 피해교원의 부재로 같은 반에 소속된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방법이다. 이에 개정 「교원지위법」에서는 원칙적으로 피해교원과 침해학생을 즉시 분리하게 하는 규정을 두었다(「교원지위법」 제20조 제2항). 이러한 규정의 내용만 놓고 보면 기존과 같이 피해교원이 침해학생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수 있지만, 같은 규정에서 ‘분리 조치된 가해자가 학생인 경우에는 별도의 교육방법을 마련·운영하여야 한다’라고 표현한 점에 따르면 분리의 대상이 학생일 수 있음은 명확해 보인다. 이에 따라 피해교원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가 가능해졌고, 불편함 없이 다른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생겼다. 그러나 침해학생의 분리방법에 관해서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구체적인 방법을 열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걱정이 있다. 즉 학생의 출석을 중지시키는 것도 가능할지, 그 기간은 어떤 기준에 의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교원지위법 시행령」 역시 이러한 즉시 분리에 대해 결국 학교의 장이 결정하도록 정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이 때문에 즉시 분리를 둘러싼 학교와 보호자의 갈등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원 보호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로 신고 되어 교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는 교육감이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게 되는 규정이 신설되었고(「교원지위법」 제17조), 이는 수사기관의 현재 수사과정에서도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시행일 이전인 지금도 이미 적용되고 있다. 생판 남인 성인이라면 다른 사람의 비행을 모른 척 지나갈 수 있다. 식사시간이 되어도 식사를 안 하더라도 이에 대해 지적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심지어 신체적인 폭력이 일어난 상황이라도 싸움을 말릴 의무가 없다. 그런데 학생을 지도하고 안전을 지켜야 하는 학교는, 교사는 그럴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학생을 혼낼 수도, 식사하도록 훈육할 수도, 싸움을 말리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학교 현장은 분명 특수성이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사정들이 그간 수사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학생 지도를 위한 교원의 성실한 노력이 아동학대라고 판단되는 일도 상당히 존재했을 것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수사과정에서 교육현장에 대한 전문가인 교육청이 의견을 낼 수 있게 하는 규정이 새롭게 도입된 것이다. 이에 더하여 교원이 아동학대로 신고 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교원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하게 하였다(「교원지위법」 제6조 제3항).
올해 1학기 늘봄학교에 전체 초등학교 절반 가까이가 참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예상했던 3분의 1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행정 전담인력은 1학교당 1명 이상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4년 늘봄학교 시행 한 달 동안 참여학교, 참여학생, 프로그램 강사 등이 늘어나고 시·도교육청별 다양한 우수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돌봄 공백 해소의 목적으로 사교육을 이용하던 가정의 교육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늘봄학교는 올 2학기 전면 도입에 앞서 3월 신학기 때 전체 초교(2023년 기준, 6175개교)의 3분의 1 수준인 2000개교에서 1학년생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 예정이었으나 시작을 앞둔 3월 초 예상치보다 37%나 많은 2741개교로 집계됐다. 운영 1개월 동안 충남, 전북, 경북에서 97개 학교가 더 참여해 총 2838개교까지 늘어났다. 이달 안에 서울에서 112곳, 광주에서 13곳 더 참여할 예정이라 2963개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초교의 48%다. 이후에도 추가될 가능성은 있다. 참여 학생도 3월 4일 12.2만 명(67.1%)대비 1.4만 명 증가해 현재 2838곳의 1학년 학생 중 74.3%인 13.6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비율대로라면 전면 도입되는 2학기에는 1년 생 중 약 25.8만 명이 늘봄학교를 이용하게 된다. 도입 학교 수 증가에 따라 강사 수도 3월 초 1만900명에서 현재 1만7197명으로 늘었다 약 50%의 증가율이다. 이 중 81.3%가 외부 강사고, 18.7%는 희망 교원으로 구성됐다. 대구, 광주, 울산, 충남, 전북, 경남, 제주의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 비율은 100% 외부 강사로만 구성됐다. 경기는 41.9%가 교원으로 지역마다 조금 다르다. 늘봄학교에 배치된 행정 전담인력은 총 3634명으로 기간제교원은 2168명, 기타 행정인력은 1466명이다. 1학교당 평균은 1.3명이다. 교육부 목표는 모든 학교에 1명 이상 배치다. 2학기부터 모든 초교에 늘봄실무직원이 배치돼늘봄 신규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기존초등 방과후와 돌봄과 관련한 행정업무까지 모두 전담하게 된다. 정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프로그램 운영 시간표를 발굴해 이달 중 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안내할 계획이다. 또한 이달부터 정책 수혜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집중 기간으로 삼고 시·도교육청에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모니터링단을 통해 늘봄학교 이용 만족도 등을 살피고 문제점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5월부터는 방학 중 늘봄학교 운영과 모든 초교에 도입하는 2학기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천홍 교육복지돌봄지원국장은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공간, 인력 등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늘봄학교 확대 운영은 학교의 협력, 현장 교원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한 상황”이라며 “교육당국은 전담인력, 공간 등 지원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과상여금제도는 일반기업에서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조직의 능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공직사회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2000년대 초반 이를 도입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 도입된 성과급은 교사 간 위화감 조성, 갈등 유발, 사기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불렀다.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직 공무원과 똑같이 적용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년 3월 말이 되면 학교 현장은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다. 제도 도입 초기 성과금 차등 폭이 크지 않을 때는 교원들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차등 폭이 커지면서 교직 사회를 분열시키고, 교육적 성과를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평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지속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미성숙한 학생을 바람직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갖고 교육을 수행하는 교사를 대상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차등을 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의문점은 현장에서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는 교사들에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제도 취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성과에 상관없이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똑같이 주는 것이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면 교육의 특수성을 인정해 차등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는 차등 폭의 최소 비율을 50%로 운영하고 있다. 현장 교원들이 느끼기에 50%는 폭이 너무 크다. 학교에서 개인 성과금이 유리해지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차등 폭을 10% 이내로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교육당국은 교직 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현장 교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공정하고 바람직한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올해부터 초등 1, 2학년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됐다. 개정 교육과정은 연도별 순차적 적용 과정을 거쳐 2027년에 전면 시행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 증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확대, 맞춤형 교육에 대한 요구 증가, 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필요성 인식 등의 사회적 요구로 개발됐다.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된 취지를 볼 때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 교수학습·평가방법 개선 시작해야 이렇게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교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근본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에 깊이 영향을 끼치고, 지식과 정보 생산이 급속도로 빠른 현실 속에서 과거와 같은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으로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인재 육성이요원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잘 암기, 혹은 이해했는지 평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기반 사회로 접어든 이 시대에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한 편의 글로 본인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전달해야 한다. 즉, ‘배움에 대한 배움’, ‘스스로 탐구하는 즐거움’을 가르쳐야 한다. 그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미래 사회는 학문 간 융합과 개별화 지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교과의 틀 안에만 갇힌 교육, 모든 학생을 집단화한 공장형 교육 시스템은 인재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 교과 간 융합을 통해 변혁적 역량을 기르고, 자신이 아는 바를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적 학생을 길러야 한다. 교육을 둘러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출발점은 교수학습과 평가 방법의 개선이다.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와 기록(피드백)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과정이다.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들 내면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이끌 교육을 위해서는 서·논술형 평가의 개발과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주도적 학생 양성에 가장 적합해 서·논술형 평가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점에 대한 민원 제기, 생활지도와 행정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열악한 근무 여건, 문항 개발과 적용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이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과정이 험난하다고 꼭 필요한 평가 방법 개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한 것을 논리적 근거와 함께 작성하는 서·논술형 문항은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창의성과 포용성을 갖춘 주도적 학생을 양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평가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학생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고 평가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서·논술형 문항 개발과 적용에 힘쓸 때다. 교사 스스로 서·논술형 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평가 방법 개선에 나설 때 학교 현장은 진정한 배움의 공동체로 변모할 것이다.
미국에서 훈육이 되지 않는 학생들과 오르지 않는 임금 등에 지쳐 교사들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주에서 공립학교 교사의 이직률이 정상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 내 공립교사의 이직 현황을 공개한 10개 주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결과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여름에는 이직률이 낮아졌다가 2022년 급격히 치솟는 양상이 나타났다. 2023년에는 공립교사 이직률이 전년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교사 이직률이 2019년 14%였다가 2020년 13.1%로 감소했고, 2022년 18.5%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6.1%를 기록했다. 버지니아주에서 팬데믹 이전 교사 이직률은 12% 미만을 유지했으나 2022년에는 15.3%, 지난해에는 14.1%였다. 교사의 공석 비율도 4.5%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주마다 교사 이직률 정의 방식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해당 주 공립학교에서 더는 교육활동을 하지 않게 된 교사의 비율을 말한다. 공립학교들은 신규 교사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지니아 로우던 카운티의 초등 교장은 "올해 교사 두 명을 충원하려 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며 "교사 후보자 풀(pool)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직을 떠나는 교사가 많아진 배경으로는 팬데믹 이후 악화한 학생들의 문제 행동,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 등이 꼽힌다. 팬데믹 기간 원격 수업 등을 거치면서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더 심각해졌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떠드는 건 물론 교내에서 폭력 사건을 벌이거나 총기를 소지하는 등 사례가 크게 늘었다. 2009년 대학을 졸업하고 버지니아주에서 교편을 잡았던 전직 교사 벳시 섬너 씨는 지난해 퇴직을 택했다. 집에선 자녀 4명을 양육하고 학교에선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받는 임금은 합당한 수준에 못 미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에서 세계 지리를 가르치다 2022년 퇴직한 라이언 히긴스 씨는 "9학년을 가르쳤는데 학생들은 정서적으로 7학년 같았다"며 "가르칠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는 최근 인종·성별 등과 관련한 문제를 수업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와 관련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면서 교사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약화한 것도 이직의 배경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공립학교 교사의 평균 급여는 6만6000달러(약 8800만 원) 정도로, 물가상승률에 의한 조정을 제외하면 수십 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다. 교사들의 이직률이 높을수록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더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13년 발간된 한 논문은 8년간 뉴욕시 4∼5학년 학생 85만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교사 이직률이 높은 학년에 속한 학생들의 영어·수학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교총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국민연금 개혁방안 마련과 관련해 직역연금과의 형평성을 빌미로 공무원연금 개악시도가 있을 경우 시작부터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이 같은 내용을 전회원에게 알리고 최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에 시민 대상 설문 문항에 직역연금(공무원연금) 개혁방안과 관련한 2개 문항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끼워넣은 것에 대해 강력 반대 입장을 밝혔다. 28일 교총은 한국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교사노조, 전교조 등과 함께 국회 공론화위를 방문해 김연명 위원(중앙대 교수)과 김용하 위원(순천향대 연구산학부총장)을 면담하고 의제숙의단의 결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논의 안건을 변경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의제숙의단은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조직으로 국민연금 이해관계자 36명으로 구성됐으며, 8~12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형평성 제고방안을 논의하며 정부와 당사자가 균형있게 참여하는 대화기구를 즉각 구성해 개선안을 논의할 것(1안)과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을 지금과 같이 분리 운영하되 개별 직역연금의 재정건전성을 도모(2안)하는 두 가지 안을 제시하고 두 대안에 대해 공론화위원회가 의제숙의단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론회위원회는 해당 의제에 대해 2안을 구체화해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은 현행과 같이 분리 운영하되, 국민연금 보험요율 인상 정도에 맞춰 직역연금의 보험요율을 조정한다’와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은 현행과 같이 분리 운영하되 직역연금의 연금 급여액을 일정기간 동결한다'는 내용을 5점 척도 방식으로 설문조사 하는 내용으로 안건을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박충서 교총 사무총장은 “공무원연금을 개정하는 것은 50만 교원의 직업의 안정성, 생활수준 등과 직결된 문제로 절차 하나하나마다 심도있는 논의와 투명한 진행이 중요하다”며 “공론화위원회는 의제숙의단의 원안을 의제로 논의할 것과 연금 인상분 동결, 부담금 인상안은 논의에서 삭제하고, 해당 설문결과를 반영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 등 관계 단체 및 노조는 이날 항의 방문에 이어 다음달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교총 관계자는 “현 재직자의 연금부담율을 올리는 것이나 연금수령의 물가인상분 반영 한시적 동결은 교총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으로 정부와 당사자간의 균형있게 참여하는 대화기구 구성을 즉각 요청한다”며 “공무원연금 개악 시도가 조짐을 보인다면 교총은 전 회원과 힘을 합쳐 즉각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중에서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절반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교육부와 함께 전국 초·중고생 7만3991명을 대상으로 ‘2023년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49.8%였다.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도 38.9%로 역대 최고치였다. 학교 통일교육의 목적과 방향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은 분단 이후 민족 화해와 통일 준비를 위해 1998년 9월 3일 출범했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협의체로, 세대, 이념, 지역 등을 넘어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 소통의 장(場)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민화협 사무실에서 만난 손명원 대표상임의장은 “‘통일’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제11대 대표상임의장으로 취임한 그는 미국 오클라호마대와 가톨릭대 대학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현대건설 이사,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거쳐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쌍용자동차·㈜쌍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독립운동가 손정도 목사의 손자이자, 대한민국 해군 창설의 주역인 손원일 제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Q. 지난해 민화협이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한반도 상황, 우리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민화협의 비전을 새롭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민화협이 남북 화해를 목표로 태어났다면, 이제는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우리 민족이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슬로건도 ‘민족화해를 넘어 민족화합으로!’라고 정했다.” Q. 남북 관계 경색이 장기화하고 있다. 활동에 제약이 있을 듯하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 차이에서 오는,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생각이다. 화해는 상대방과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신뢰가 쌓일 때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남과 북은 사실상 대화가 없는 암담한 현실에 있다.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 바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우리 민족이 화합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북에 있는 우리 민족도 궁극적으로는 세계 속 한민족의 하나로 함께하며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으리라 본다.” Q.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약화하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 그리고 아래 세대로 내려갈수록 그렇다. 어떻게 생각하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두 체제가 존립하는 한, 남북이 통일해 하나가 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때다. 국내외 시장에서 경제 협력 사업을 하고, 서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수준까지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불신의 문턱이 낮아지지 않을까. 변화된 사회상에 맞춰 통일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범국민적 합의와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Q. ‘하나의 민족’이라는 담론 자체가 젊은 세대에게는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우리 민족이 하나의 핏줄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 사이에는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면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 젊은 세대는 현실을 직시하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또 정치 리더들의 생각 차이를 접하면서 통일이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정치, 경제 체제와 통일은 바늘과 실 같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Q. 우리나라 통일교육의 현주소는 어떤가.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이론과 실제 경험하는 것이 같을 때 교육 효율이 높아진다. 1+1=2라고 배운 것을 학생이 사과 한 개와 한 개를 더했더니 두 개가 됐다는 걸 확인했을 때, 교육이 힘을 얻는다. 그런데 1+1=4라고 가르쳤다면? 학생으로부터 버림받는 교육이 될 것이다. 진실을 가르치는 교육이 먼저다.” Q. 일회성 계기 교육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통일교육,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까. “박수 소리는 두 손이 부딪혔을 때 난다. 통일은 통일해야 하는 대상이 있다. 남북에서 함께 교육이 이뤄질 때 효과가 있지 않을까. 통일은 상상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통일교육은 ‘논픽션’이라야 한다. ‘픽션’이 아니다. ” Q. 앞으로 민화협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민화협 해외협의회 중 하나인 프랑스협의회는 청년위원회가 중심이 돼 사업을 꾸려나간다. 지난해 11월 방문했을 때 학생들이 ‘시민평화포럼’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봤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내 인문 석학들을 초청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그 속에서 남과 북의 접점을 찾으려는 논의가 오갔다. 국내에서도 통일 연구학자들의 발표와 세계에 퍼진 우리 민족들이 모여 우리의 통일에 대해 토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민화협이 독일, 프랑스, 중국, 미국, 일본 등 협의회를 통해 주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 Q.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대학교 4학년 때 학교 레슬링 대표 선수였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와 시합이 있었는데, 시합 종료 1분쯤 남겨놓고 기운이 빠져 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바닥에서 헤매고 끌려다니는 저를 향해 코치 선생님이 ‘명원아!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 체육관이 떠나가라 소리 질렀다. 회복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선생님은 늘 진실을 가르쳐 주셨다. 그런 선생님의 한마디는 힘이 빠져 방황하는 학생을 일으키는 힘이 됐다. 학생들에게 그런 선생님이 돼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 ▶민화협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603-788735 (사)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기후원 문의: 민화협 사무처 02-761-1213 ※민화협은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는 단체입니다.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공정성 강화를 위해 킬러문항 배제에 이어 사교육과 관련한 유사 문항 등을 바로 잡기로 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8일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사진) 주요 내용은 ▲출제 인력풀 관리 체계화 ▲출제진 선정 공정성 강화 ▲출제 중 유사성 검증 체계화 ▲이의심사 절차 보완 등이다. 이번 방안은 올해 6월 예정된 2025학년도 수능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인력 관리와 출제진 선정을 개선한다. 교육청과 대학 등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신규 인력을 사전 검증한 뒤 이를 인력풀에 상시 등록한다. 출제위원 기준은 대학 조교수 이상의 교원, 연구기관의 연구원, 고교 근무 총 경력 5년 이상의 고교 교사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출제진 선정 시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행위자는 전면 배제하며, 인력풀에서 출제진을 무작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기존에는 평가원이 추천받은 사람 중 기준에 따라 선정했다. 사교육업체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이 출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능 직전 출제진 합숙 기간에 발간된 모의고사까지 검증한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서 2022년 9월 대형 입시학원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지문이 그대로 출제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해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수능 문항과 사교육 문항 간 유사성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유사성 검증 자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출제진이 출제본부에서 합숙을 시작한 뒤 발간된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이 검증 대상에서 빠졌다. 수능 일정상 10~11월에 발간된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에 유사한 문항이 있는지 점검하기도 어려웠다. 이제 평가원은 사교육업체에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해 검증 범위를 넓히고, 향후 나올 자료에 대해서도 발간 계획을 확인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현직 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통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을 사교육업체 자료와 유사 여부에 대해 점검하게 된다. 또한 문항·정답 이의신청 심사기준에 ‘사교육 연관성’이 추가된다. 이의심사는 문항 오류에 대해서만 이뤄졌으나, 이제 사교육 문항과 유사한 문항 역시 ‘수능 평가자문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 사교육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문항의 출제자는 인력풀에서 즉시 배제된다. 다만, 이의심사에서 사교육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된 문제의 정답처리 방향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2025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도 발표됐다. 2025학년도 수능시험은 올해 11월 14일에 시행된다. 출제 난이도 등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수능 문항 출제는 공교육 범위 내인 고교 교육과정의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이 있는 학생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할 것”이라며 “교육과정 성취 기준과 내용에 기초해 신뢰도와 타탕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하도록 해 작년 수능에 이어 올해도 공정 수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디지털 교과서가 내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보급될 예정이다. 디지털 교과서에서 한 발 나아간 AI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 교과서와 달리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실감형 콘텐츠, 평가 문항, 보충 학습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학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 관리 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도 도입된다. 교사·학생·학부모용 대시보드를 각각 구축해 사용자의 니즈에 맞는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구성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두고 기대와 우려의 반응이 엇갈린다. 빅데이터 부족, 안내와 연수 부족, 출판사마다 다른 AI 디지털 교과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교과서 재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직 교사인 저자들은 일찍이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이후에도 교사가 직접 디지털 자료와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 방법을 고민했다. 이 책은 그 고민에 대한 답이다. 이들은 클라우드 기반 웹디자인 프로그램인 ‘피그마(Figma)’를 소개한다. 피그마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할 정도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편리하고, 제작한 콘텐츠를 다양한 파일 형식으로 출력할 수 있고, 실시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사용하는 교사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단계별 가이드와 함께 실제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조재범 외 지음, 지노 펴냄.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와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 등 100여 시민단체는 문제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도부터 2022년도까지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검증 결과, 실제 조사 표집에서의 오류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교협 등은 해당 기간 동안 조사모집 지역 중 읍면지역 학생 수를 바꿔 최종 발표 사교육비 지출 총액을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검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까지 읍면지역 학생 수를 과소 표집, 과소 가중치 적용을 하다가 2020년부터 읍면지역 학생을 2만 명대 이상 과대 표집하거나, 과대 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방식을 사용했다. 한교협 등은 “2022년 통계청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발표 당시 읍면지역의 과대 표집 결과를 실제 학생 수에 맞춰 재산정한 결과 당초 발표했던 25.9조 원이 아닌 26.5조 원으로 약 6000억 원 정도의 과소 추정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통계청이 문재인 정부 시절 각종 국가공식 통계를 왜곡, 조작, 표집오류를 빈번히 한 사례로 놓고 봤을 때 초·중·고 사교육비조사에서 의도성을 갖고 접근했고, 결과를 왜곡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교협 등은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표집과정, 조사수행, 가중치적용, 최종 결과발표 전 과정을 외부 전문가들과 객관적으로 재검증을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표집오류는 수십년 간 모니터링 한 결과”라면서 “통계청의 해명과 검증을 거부할 경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필자는 올해 교수로 정년퇴임을 하였다. 힘들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고맙고 감사한 세월이었다. 이제 식당에서도 기차에서도 ‘어르신’ 대접을 받는다. 동창들은 여기저기서 들리는 ‘어르신’ 호칭이 반갑지 않다고 한다. 필자그룹은 이 사회의 ‘어르신’으로 분류되는 연령 높은 층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만도 아니다. 신체의 강건함과 정신력의 예리함이 약해졌다. 강도 높은 체력과 정신의 긴장을 요구하는 일들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그릴 수 있게됨은 몹시 다행한 일이다. 얼마전 TV에서 미국과 일본의 실버타운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다. 이 전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 주제였으나 ‘어르신’ 이 귓가에 맴도는 탓인지 자연스레 몰입하여 시청하게 되었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였다. 100만 명이상 거주한다는 미국의 한 곳은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으며 거주비용은 저렴하고, 모든 취미활동이 다 준비되어 있는 대단위 마을이었다. 일본의 사례는 기차역으로부터 10분 안에 드는 교통 좋은 곳에 있는 단층의 전원주택형이었다. 잔잔한 꽃과 나무들이 풍성한 단지였다. 기력이 약해질수록 할 일을 찾는 것은 중요하며 소소한 용돈은 생의 활기를 더해준다. 이 마을은 주민들이 마을의 마트, 약국, 청소 등 공동체에서 필요한 일들을 자체적으로 담당하며 용돈도 벌고 있었다. 하루 종일이 아니라 오전, 오후로 나누어 분담하여 일과 여유를 고루 나누었다. 위의 사례를 보며 필자가 원하는 노후에 대한 구체적 그림을 생각해보았다. 우선 실버타운이란 용어는 듣기 좋지않다. 용어에서부터 실버들만 사는 격리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미국식은 너무 크고 넓어 필자 취향이 아니다. 외향적인 성격이면 좋아할 듯하다. 일본식은 전원풍경이 좋고 주민자치로 스스로 마을을 위한 일거리를 찾고 용돈을 나누어 갖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도 실버들만의 공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실버들만의 타운이 아닌 한 사례가 있다. 일반 아파트가 대부분인 동네인데 주민 대다수가 노령이고 은퇴자가 많다해서 우스개 소리를 듣는 지역이다. 주민을 위한 운동시설, 놀이시설, 병원, 식당 등이 아주 잘 되어 있어 편안하고 안전하여 처음 몇 년은 매우 살기 좋다고 느끼고, 그 다음은 무료한 천국이란다. 즐거운 천국이 되려면 무료함만 없애면 된다. 필자가 살고싶은 노후 거주지에 대한 얼개가 그려졌다. 도심 대단위 아파트 옆에 조성된 실버타운내, 텃밭있는 20평 전원주택이다. 일본 동경의 주민은 50대에 전원으로 나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 70대가 되면 대도심의 20평 아파트로 들어와 살고싶어 한다고 한다. 노년에는 주변 가까운 곳에 병원, 운동시설, 예술의 전당, 식당과 카페 등 건강과 여가를 위한 관련시설, 수리가 필요한 집안 곳곳을 돌보아줄 관리사무소가 필요하다. 대도심 아파트가 딱 그런 곳이다. 20평은 노후 생활 가족수나 에너지 소비량 등을 고려할 때 적정 공간이다. 필자는 여가와 운동을 위해 텃밭을 가장 선호한다. 사계절의 모습을 텃밭 안에서 다 볼 수 있으며 달리 운동거리를 찾지 않아도 시기마다 파종하고, 북 돋우어주고, 열매 수확해야 하므로몸과 정신을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무료할 틈이 없다. 어디서 뛰어왔는지 보지못했던 약초가 자라나고 있으면 마음의 기쁨은 배가 된다. ‘넌 어디서 날아왔니, 곰보배추야.’ 전원주택의 단점은 집관리에 품이 많이 드는 것과 안전이 아파트만 못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에 전원주택지가 있다. 땅만 분양받아서 개인이 취향대로 집을 지었다. 큰 아파트 단지 옆에 위치하므로 주변에 병원, 상점 등이 즐비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학병원과 수영장, 파크골프 헬스장 등 운동시설이다 있다. 그러나 이 전원주택부지는 ‘어르신’마을이 아니라서 구부러진 길, 산 옆으로 내려온 나뭇가지들, 경사로가 있으며 저녁이면 가로등이 없어 캄캄하다. 필자는 남편에게 노후 보금자리에 대해 물어보았다. 남편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리모델링하여 골절방지 바닥재, 보안도어, 비상호출, 움직임 감지센서 등 노령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거나 개조하여 살겠다고 하였다. 일본에서 조사한 노후 희망거주지도 자신의 집이었다. 자신의 집에 살며 1주일에 두 번 보호사가 오고, 한달에 한 번 왕진의사가 오며, 필요한 상담은 전화로 해결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상상을 지속해보자. 3층 이하 낮은 층의 주택, 텃밭있는 전원주택, 쌍둥이집 등 다양한 형태의 집으로 이루어져 선택이 가능하고, 재능넘치는 실버들, 즉 음악가, 화가, 과학자, 작가, 연극인, 법조인, 의사 등이 서로지식을 공유하여 지역을 위한 일들과 여가를 창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직장인이 주로 살고있는 옆 단지 아파트는 아이들 돌보기, 반려동물 돌보기 등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실버단지와 직장일로 바쁜 아파트 단지가 신뢰를 구축하면 상호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버단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과 공유의 마인드이다. 자치회를 구성하고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참여하고 노력한다. 자치규약을 통하여 배려하고 도움이 되는 구성원은 칭찬하고, 뒷탈잡고, 모함하고, 이간하여 갈등을 유발하는 구성원은 나름의 불이익을 받도록 한다. 시청이나 구청은실버타운간들의 경쟁을 유도하는 제안서를 받고, 지원한다면바람직하고 창의진취적인 공동체 문화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1959년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최초로 스푸트니크 인공위성을 올렸을 때 미국은 세계최고 지식선도국의 자존심이 무너지며 과학뿐 아니라 교육, 사회문제 등 모든 분야를 점검하고 미국이 실패한 요인을 찾았다. 문제해결을 위해 각 곳에 제안서를 받았고 심사를 거쳐 지원한 결과 인재육성뿐 아니라 빈민층의 범죄율 저하, 상급학교 진학률 향상 등 좋은 결과를 보았다. 실버타운을 주제로 한 의견개진이 분분한 즈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청장년들의 열기, 실버들의 지혜가 어우러져 상생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노후 거주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실버들만의 고립된 이미지가 연상되는실버타운은 20세식 방식이다. 융합과 상생의 21세기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에 맞게용어도 변화되어야 한다.
인공지능(AI)기반 교실에서 교사가 이를 활용하고 수업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전문가로서 정체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위해 교원 학습공동체의 원활한 운영 지원, 연수 프로그램 참여 지원, 엄선된 교사용 자료 보급 등과 같은 디지털 역량 확대를 위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제4차 디지털 시대 교육기회 균등 NARS 연속간담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위한 교원과 학생의 역량’을 주제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발제를 한 김자영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복합적인 실천 역량인 디지털 의사소통과 협력, 디지털 창작 및 함유, 디지털 시민참여 능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디지털 기본 소양이 반드시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제공이 필요하고, 다양한 교과가 통합된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같은 수업 설계와 관련한 연구 자료는 찾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 역량 교육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역량의 가변적 속성을 고려할 때 연수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단기간에 연수 효과를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연수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일회성 집합연수로는 디지털 환경에서 요구하는 효과를 충족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양질의 체계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작은 학습 단위로 제작해 온라인 연수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위한 교원 역량을 주제로 발제한 계보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AI디지털교과서기획부장은 교사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교사가 AI기반 교육프로그램의 기능과 한계, 효과적인 사용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며 “새로운 도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합한 활용을 정하고, 교수학습을 통해 통합하고 이를 개별 학생의 특성에 근거해 보다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5일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국민인재로 영입됐다는 소식이 이어졌고, 2월에 부산진갑 후보로 확정됐다. 뒷말이 많았다. 약속을 저버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정 후보는 모든 걸 감수하고서라도 22대 국회 원내에 학교 현장의 어려움, 교원의 애로를 전달할 전문가가 꼭 들어가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의 비극적 사건을 겪으면서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치권에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했다. 교권 5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그 과정에서 학교를 이해하는 국회의원이 없어 정쟁으로 흐르거나 불필요한 시간을 보냈던 뼈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난과 오해가 있다면 말보다는 진정성있는 의정활동으로 진심을 보여주겠다는 그를 20일 부산에서 만났다. - 현장 교사 출신 후보로서 교육계의 관심과 기대가 큽니다. 50만 교원의 대표로 나선 셈인데 각오는? 교육 현장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함께 선생님들이 수업에만 전념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여당인 만큼 정부와 대통령과 함께 이 일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치에는 신인이지만 50만 교육자가 키운 교육전문가이고,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한 만큼 능력은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에서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현직 교사였고, 교총 회장신분으로 출마를 결심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을텐데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다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인해 교원들은 큰 아픔을 공유하고 있고, 여전히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치권을 통해 교권보호 5법을 개정해 내는 과정에서 어떤 제도적 한계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잘 전달되지 않을 때 괴리감을 경험하면서 현장과 소통을 잘해 줄 수 있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대변자가 원내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국민의힘에서 제안이 왔는데 상당한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교육전문가로서 역량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습니다. 결정하기까지 어려웠지만 개인 정성국이 아니라 교원의 대표라는 생각은 선거운동을 하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고, 22대 국회에 들어간다면 이 마음을 지키며 교육입법전문가로서 교원, 학부모, 학생 모두의 교육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비례대표 등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는데 지역구를 선택해 의뢰라는 반응도 있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직능 전문가와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비례대표도 큰 의미가 있고, 안정적으로 국회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과 민생전문가로서 국회에서 그 소신과 판단을 보다 힘 있고 지속적으로 펴기 위해서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육현장과 지역민은 물론 국가를 위한 중장기적인 입법 등 의정활동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한동훈 위원장이 영입한 인재 1호로서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합리적인 중도·보수의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큰 기대도 있습니다. 저는 지역민, 국민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면서 이에 대한 실천적 지혜를 찾고자 합니다. 지역구 출마가 갖는 의미와 가치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 국민의힘 영입 이후 공천이 확정되기까지 짧은 기간 동안 어려웠던 점, 어떻게 극복하게 됐는지 등을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1월초에 교총회장을 사퇴하고 지역구 공천을 2월 19일에 받았습니다. 약 한 달 보름정도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1호 국민인재로 영입된 만큼 저에 대한 분명한 기대와 확실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교육전문가로서 영입된 만큼 실질적인 교육활동 보호와 학생의 학습권 보호, 그리고 교육정책의 학교현장 안착 등 당면한 교육현안을 풀어가고 해결하는 데 저의 교육적 경험과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중 하나인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현장성과 전문성, 그리고 소신있는 리더십 등이 더욱더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제가 교육전문가로서 역량을 펴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해주었습니다. 따라서, 현장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방향과 대안을 수립하는 등 여러가지 준비들을 할 수 있었던, 오히려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 22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입법기관으로서 다양한 고민과 실천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자 하는 법안, 정책이 있다면? 헌법적 교육가치에 따라 학생 개개인이 따뜻한 인성과 자유민주적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또 교육의 권리와 책무가 균형 잡힌 교육입법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시민애를 갖도록 유·초·중·고 교육이 설계돼야 합니다. 교권과 관련해서는 교권 5법의 완수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조항은 현장에서 정상적 교육활동을 크게 위축시켜 왔기에 즉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교권 5법이 학교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평생 초등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국가차원에서는 아이 낳고 기르고 싶은 대한민국이 되도록 육아부터 입시와 취업까지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 끝으로 교총회원, 전국 교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사실 교육 현장에 계신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인재이고 최고의 교육전문가입니다. 저는 전국 선생님의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2번이나 출마했습니다. 전국을 수십 번 돌았습니다. 전국의 교육자와 가족이 저의 진정성을 믿고 지지해 주셨습니다. 전국 조직의 사람들을 수 차례 직접 만나며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지난해 서이초 사건때 여러 차례에 걸쳐 수십만 명의 교원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사회 이슈의 블랙홀이었습니다. 저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그 중심에 서려 했습니다. 결국, 전국 교원의 뜻을 모으고 또 국민적 공감과 지지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자칫 여러 의견으로 갈라질 수 있는 단체와 집단 간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내고 지지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정확한 상황 판단과 추진력 등 강한 리더십의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이렇듯 지금까지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린 그 마음, 그 모습 그대로 국회로 가져갈 것입니다. 전국 50만 교육자가 뒤에 있음을 한시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자의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흔들림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4월 5일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제정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날’이다. 2021년 기준 ADHD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 인원 구성비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전체 진료 인원(10만2322명) 중 10대가 41.3%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도 23.8%, 20대는 21.6% 순으로 나타났다. ADHD는 주로 5~7세 무렵에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집중력과 주의력이 부족해 매우 산만하고 충동성,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해지면 정상적인 학교생활 및 가정생활에 지장을 준다. 학교생활 부적응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 약물중독 등의 2차 문제로 이어지고, 성인이 된 후 사회생활 부적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조기 검사 및 진단(처방), 약물 치료 및 생화학적 치료(영양치료)를 병행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는 주의력이 부족해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며 충동성이 강해 과도한 행동이나 반복된 움직임, 천방지축 날뛰고 소리를 지르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ADHD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교사가 학부모에게 직접 이야기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아직 ADHD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에 있어서 부담감과 사회적인 시선이 매우 곱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동·청소년 ADHD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학부모의 성급한 편견과 잘못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바르게 알기 캠페인’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조기 발견 및 치료할 수 있도록 부모와 교사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ADHD의 주요 증상과 결과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다. ADHD 질환이 있는 아이는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이 다소 떨어지고 예민해 적응이 쉽지 않다. 아이가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조력자인 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이해하고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터나 구조가 좋아야 좋은 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쾌적해야 좋은 집이다. 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법도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잘 만들어져야 법의 취지가 구현돼 국민이 만족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 교원의 여망과 외침으로 교원지위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28일부터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설치되고, 아동학대 신고 시 교육감 의견 개진 법제화,교권 침해 가해 학부모 조치 강화, 교권침해 은폐·축소 시 처벌 강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법을 뒷받침하는 교원지위법 시행령이 19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제 개정 교원지위법이 현장에 안착하고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현장에 도움이 되는 교육활동 침해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 제도 시행 전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학교와 교원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교권보호위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도 시급하다. 셋째, 지역교권보호위 교원 위원 구성 시 학교급·직위·성별 균형도 요구된다. 교사 참여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문성과 의지를 가진 젊은 교사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넷째, 과태료 부과 등 가해 학부모 조치 강화에 따른 학부모 교육도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처음 시행되는 가해 학생과 피해 교원 분리 조치가 안착해야 한다. 좋은 취지임에도 혼선과 어려움이 우려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점을 발굴, 어려운 학교는 지원해야 한다. 그간 보상범위도 적고 조건도 까다롭던 교권보장보험에서 탈피한 교권 보호 공제사업이 돼야 한다. 개정 교원지위법 시행령이 교권 보호 쾌적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긍정적 변화가 실제로 나타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의지와 실천,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최근 5년간 마약 사범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는 기억력과 집중력에 효과가 있다면서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사용한 사건이 발생하며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2022년 검찰청 마약 10대 단속 현황에 따르면 15세 미만 41명, 15~18세 291명, 19세 149명 등 총 481명(전체 1만8395명)이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10대 청소년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대 마약 사범은 10여 년 전인 2012년 38명에 비해 무려 12.6배가 증가했다. 최근엔 10대들이 주축이 돼 마약을 운반하거나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청소년 마약 10년 새 12.6배 증가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면서 정체성의 혼란과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을 겪을 수 있고, 비행이나 약물남용에 빠지기 쉽다. 청소년의 약물남용은 가정과 학교생활의 문제, 학업 성적의 저하, 건강 문제 발생, 사고와 법적 문제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연루되는 청소년들이 흔히 남용하는 약물은 첫째 ‘나비 약’이라고 불리는 식욕억제제나 ‘몸짱 약’이라고 불리는 근육 강화제 등이 있다. 이는 무분별한 미디어에 노출되는 외모지상주의의 영향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ADHD 치료제다. ADHD 치료제가 성적이 오르는 기적의 약이 아님에도 집중력을 키우는 약물이라고 오용되고 있다. 세 번째는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신종마약 합성 대마이다. 합성 대마는 주로 수요자가 자발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가 돈을 벌기 위해 속여서 액상으로 유통하고 있다. 대마초는 더 강력한 마약류로 이끄는 관문, 즉 ‘게이트 드럭(Gate drug)’이다. 그러므로 단 한 번의 경험도 큰 영향을 끼친다. 네 번째는 펜타닐이라는 마약성 진통제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효과 좋은 약이다’, ‘생리통에 직방이다’라는 말로 청소년들을 유혹한다. 이젠 청소년을 유혹하는 중독 예방 교육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은 7대 안전교육과 학교보건법 제9조에 실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보건과 교육과정은 2007년 체계적인 보건교육 실시를 위한 학교보건법 개정으로 2008 보건교육이 고시되면서 도입됐고, 2009 및 2015 개정 교육과정,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고등은 고시됐으나 초등 보건교육 과정이 고시되지 않았다. 초등 보건교육 과정 고시 마련해야 건강생활 습관이 형성되는 초등학교 시기부터 의약품의 바른 사용법,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흡연·음주, 약물 오·남용의 폐해에 대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마약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들의 자아 존중감 향상 기술, 거절 기술, 스트레스 대처 기술, 건강 의사소통 기술, 미디어 문해력을 가르칠 수 있는 체계적인 보건교육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보건교육 과정이 고시돼야 한다. 효과적인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생활 습관을 길러야 하고, 건강생활 습관은 초등학교 시기에 형성된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시기부터 중독 예방에 대한 보건교육을 실시하며 건강생활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