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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의 교육복지 수준이 주요 선진국 중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대 출산 등 위험행동 부문에서도 2위로 상대적으로 청소년 환경이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어린이 복지 개선(Doing Better for Children)' 보고서에서 30개 회원국의 어린이 생활 여건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OECD가 어린이 복지 문제에 대해 회원국의 실상을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교육복지 부문에서 30개 회원국 중 2위에 올랐다. 핀란드가 1위였으며 한국에 이어 캐나다, 네덜란드, 아일랜드가 뒤를 따랐다. 교육복지 부문은 문자해독률 및 학업 성취도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15세 청소년의 교육성취도, 교육 성취의 불평등 부문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청소년에 대한 의무교육의 정착과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이런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0대 출산 등이 포함되는 '위험행동' 부문에서도 스웨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2위로 한국과 같은 수준이었고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그 뒤를 따랐다. 다만 한국은 청소년 음주 등 위험행동 관련 일부 데이터가 누락돼 신뢰도가 다소 떨어진다. 한국은 저체중.영아사망률.백신접종률.자살률 등 보건.안전 부문에선 30개국 중 10위에 올랐다. 슬로바키아.아이슬란드.스웨덴 등이 수위권을 형성했다. 물질적인 복지 측면에서 한국은 13위를 차지했다. 노르웨이가 1위였고 덴마크, 룩셈부르크 등이 뒤를 따랐다. OECD는 학교생활의 질과 주거.환경 등 부문도 순위를 매겼지만 한국은 데이터 누락으로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교육복지 25위, 보건.안전 24위, 물질적 복지 부문서 23위를 기록, 세계 최강국으로 체면이 손상됐다. 터키는 물질적 복지 및 교육복지, 보건.안전 부문에서 30위로 바닥을 형성했다.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면 시행돼 평가 결과가 나쁜 교원은 6개월 간 장기 연수를 받아야 하고, 교사들은 학기별로 2회 이상 수업을 공개해야 한다. 학교의 교육력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학교 단위 성과급제가 도입되며, 교사 임용시험에서 수업실연 평가 비중이 한층 높아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교원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시안)을 마련해 2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학교 교육 내실화를 위해 교사의 수업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교과부는 권역별 토론회를 거쳐 이달 말 확정안을 발표한다. 주요 내용을 보면 현재 1천570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 중인 교원평가제는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 시행된다. 평가에는 수업의 전문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포함되며, 우수 교원에게는 학습연구년 등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미흡한 교원에게는 6개월 장기연수 등의 조치가 따른다. 학교 전체의 교육력 진작 차원에서는 학교 단위 성과급제를 도입, 학교 평가결과를 반영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현행 성과급제는 교사 개인의 실적에 따라서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학교 간 경쟁을 촉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원평가제 시행에 맞춰 학기별로 2회 이상 모든 교사들이 공개수업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공개수업은 교장, 동료교사, 학부모가 참관하며, 학부모는 수업평가 내용을 적은 참관록을 교장에게 제출하게 되므로 이를 교원평가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교원 임용시험은 수업 실연 위주로 개선된다. 1차 필기, 2차 논술, 3차 면접ㆍ실연으로 돼 있는 시험 절차에서 3차 비중을 늘려 수업 실연 시간을 확대(10분→20~30분)하고 배점도 높이기로 했다. 1차 필기시험은 최종 합격점수에 산정하지 않고 1차 합격자를 가리는 점수(합불ㆍPass or Fail)로만 활용하며, 초등 2차 시험에서는 논술형 평가 과목을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교원 양성기관의 질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양성기관 평가를 한층 강화해 부적합ㆍ미흡 판정을 받은 기관에는 정원 감축, 학과 폐지 등을 조치키로 했다. 이밖에 교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원 복수 전공제, 수업 잘하는 교사를 교육감이 인증하는 우수 교사 인증제 등을 도입하고, 상치교사(전공이 아닌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순회교사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내 행정업무 처리 전담 모형을 개발하고 국정감사 자료 공유 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업무 경감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교원평가 법제화가 우선, 인사연계 단계적 논의를 ‘수능시험 자격고사화’ 당정협의 안 돼, 논란 예상 교총 ‘초등 문장기술식 아닌 5단계 평어 신중해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1일 공교육 정상화 방안으로 교원평가제의 법적 근거 마련과 수학능력시험의 자격고사 전환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대입 자격고사 도입은 당정협의가 안 된 사항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학생평가 및 교원평가 개혁 토론회’에서 진수희 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평가와 교원평가는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그동안 시행돼왔던 여러 평가시스템을 대폭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 소장은 “교원평가 법제화는 이제 결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원평가의 인사고과 반영 여부 때문에 법제화가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며 “교원과 교육당국 간 협의를 통해 교원평가 결과를 보충하거나 인사고과 반영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적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논의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다. 이날 ‘교원평가 개혁방안’을 주제발표 한 전제상 경주대 교육대학원 교수 역시 “교원평가를 객관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교원평가의 법적 근거 마련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재갑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장은 “교원평가 결과가 인사와 연계되려면 평가 주체와 요소, 보상 방법 등이 매우 구조화돼야 한다”며 “교총은 당당하게 교원평가를 받을 것이나 평가결과를 성급하게 인사와 연계할 경우 전문성 신장이라는 기본 목적은 왜곡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평가의 본질, 학교현장의 관점에서 교원평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대학 입시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 수능의 자격고사화,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려운 선진국형 대학교육 방식 도입 등이 필요하다”며 “모든 대안을 놓고 종합․유기적 공론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학생평가 개혁방안’을 주제 발표한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고교의 경우 기존 상대평가 기준을 줄이고 절대평가 기준에 따라 문제를 출제하고 성적을 기록해야 한다”며 “학교단위 평정제 또는 절대평가기준을 도입하기 전까지 현재 9등급 평가제를 교과 특성을 반영한 5등급제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홍 교수는 “초등 평가결과 표기는 문장식 기술에서 5등급 평어로 표기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학교의 경우는 원점수 병기와 과목 총점이나 과목별 석차 삭제,연합고사 과목(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축소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재갑 소장은 “학생들의 평소 과제수행 능력 등 포괄적 학습능력을 나타내는 문장 기술식 방식엔 순기능이 있다”며 “문장 기술식 평가 방식이 본래 취지에 맞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교사 업무 부담 해소 등 여건 개선에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입 연합고사 시험과목 축소는 전인적 성장 도모를 위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고교내신 5등급제 전환은 변별력, 과목 개설 최소 인원 등으로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시의 교육 지원 대상에 초ㆍ중등학교뿐 아니라 유치원도 포함하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됐다. 2일 서울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오신환ㆍ이지현 의원실에 따르면 두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교육격차해소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지원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했으며, 이 조례안은 지난 1일 열린 상임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 조례안은 오는 8일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217회 임시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며, 실행일은 내년 7월1일부터다. 개정안은 관련 조례가 지원대상으로 삼고 있는 '학교' 범위에 유치원을 포함시킨 것이 골자다. 서울시에 소재하는 각급 학교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과 인재양성 등의 각종 지원을 위해 제정된 관련 조례는 현재 '초ㆍ중등교육법' 상의 학교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어 유치원은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의원은 "관련 법령인 '유아교육법'과 시행령 등이 지방자치단체에도 유아를 건전하게 교육할 책임을 부과하고 있고 소요경비를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등 개정의 법률적 근거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례 적용범위를 유아교육에도 확대 적용하면 교육격차를 해소할뿐 아니라 저출산이라는 큰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호주 연방 교육부가 전국 학교의 학력 수준을 웹사이트에 올려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이를 둘러싸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줄리아 길라드 연방 교육부 장관은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 내년부터 12학년생(고3) 위주로 전국 모든 학교별 성적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상급학교 진학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별 학력 수준을 파악함으로써 정부의 지원 정책 마련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 추진에 대해 대부분의 학교장과 교사들은 국내 전체의 학교 교육 수준을 높이기 이전에 학교별로 순위를 매기는 결과를 가져와 상위그룹에 속하는 학교와 낮은 위치에 놓이는 학교 간에 알력과 경쟁심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창 예민한 시기의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갖는 자긍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과, 또한 성적에만 기준을 둔 치우친 잣대를 가지고 학교의 전 영역을 평가하는 일률적 적용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영어, 수학 등 입시위주의 시험 성적이 좋게 나오고 대학 입시율이 높은 학교라 해서 무조건 명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교사들은 또 학력 위주의 학교 평판과 서열화가 공개화된다고 해서 소위 ‘따라지’로 낙인찍힌 학교의 학생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 박으며,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타학교 학생들에 대한 수치심만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가 하면 교사 자신에 대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입장도 내세우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학생들의 학업성적 향상과 고득점 목표에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학교별 랭킹이 공공연화되면 재직 학교에 따라 능력있는 교사들과 무능력한 교사들이 명백하게 나누어질 것이라는 것. 시드니 소재 한 우수 명문고등학교장은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시험제도를 도입하고 학부형들과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여하한 시스템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전제하며 그러나 학교별로 등수를 매기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장들은 또 과연 얼마나 투명하고 정직하게 성적이 공개될지에 대해서도 의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인이 접속할 수 있는 공개된 사이트에 자기 학교의 학력 수준을 일점 부풀림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올려놓을지 자체가 미심쩍다는 것이다. 만약 성적 부풀리기나 과장된 숫자가 입력된다면 결국 정보 그 자체로서 가치가 없게 된다는 결론이다. 이에 앞서 몇 년 전, 주내에서 학교 등수를 매긴 결과 최하위를 기록한 전력이 있는 한 고등학교 교장은 “좋은 학교 나쁜 학교의 기준을 성적에만 두어서는 안된다”며 “우리 학교는 비록 성적으로는 주내에서 꼴찌였지만 그것이 우리 학교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항변했다. 한편 교사들의 적극적 반대 의견과는 달리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9학년(중3)의 경우 실질적인 진학정보가 빈약한 상태에서 인근의 상급학교의 학력이 전국적으로 어느 수준에 속하는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은 학교 선정에 결정적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보다 노골적으로는 대학입시에서 높은 성적을 내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춘 학교를 찾아가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찬성하는 학부모와 학생들도 있다. 그런가하면 자주 이름을 들어온 학교가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했는데 웹사이트에 모두 공개된다면 상세하게 파악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연방 교육부는 학교별 성적공개는 교육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교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제하며,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의 교사를 보다 많은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수준이 낮은 학교로 배치시킬 수도 있으며, 커리큘럼 등을 보강하는데 정부가 집중적인 재정지원을 할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도하고 있다. 성적별 학교 순위 공개, 과연 교육적으로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일이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8월 12일 초중고 담임교사의 업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초중고 담임업무규정(中小學班主任工作規定)'을 발표하였다. 이는 중국 교육부가 2006년 '초중고 담임교사 업무를 강화시키는 것에 대한 의견'을 통해 담임교사의 직책 및 이와 관련된 보장 등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지 3년 만에 나온 것으로, 이전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담임교사의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이번 담임업무규정의 제정 목적을 '향후 초중고 담임교사의 업무를 강화시키고, 초중고 교육에 있어 담임교사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담임업무규정에는 정부와 학교 당국은 담임교사를 위하여 업무에 있어 배려를 함과 동시에 담임교사들에 대한 대우와 권리를 보장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담임업무규정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초중고의 중요한 직위 가운데 하나로 교사는 학급 담임을 맡는 기간 동안 담임교사 업무를 주업으로 삼아야 한다. 담임교사는 학급당 1명씩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해당 학급의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담임교사 임기는 1년 이상으로 하되, 처음으로 담임을 맡는 교사는 학급 담임을 맡기 전에 사전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며, 학급 담임의 조건에 부합할 경우에만 담임 업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발표된 '초중고 담임업무규정'은 담임교사의 배치와 선발, 직책과 임무, 대우와 권리, 양성과 훈련, 심사와 상벌 등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우리가 주목할 만한 내용은 다음의 4가지이다. 첫째, 담임교사의 업무량을 명확히 하여 담임교사로 하여금 담임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동안 중국 초중고의 담임교사는 기타 교과목 교사들과 같은 양의 수업을 하면서 고된 담임 업무도 동시에 수행하도록 되어 있어 담임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담임업무규정에서는 담임교사의 업무량은 해당 지역 교사의 표준 수업 시수에 따르되, 그 가운데 절반은 담임교사의 주요 업무인 학급 관리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이는 담임교사의 주요 업무를 크게 수업과 담임의 역할로 나누는 것으로, 담임교사는 교사 본연의 임무인 수업을 담당하는 동시에 학생의 생활 상태, 건강 상태 및 기타 여러 가지 방면에서의 학생들의 발전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담임교사에 대한 경제적인 대우를 향상시킴으로써 담임교사들이 더욱 더 열심히 담임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동안 중국의 담임교사들은 교육의 일선에서 힘들게 담임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받는 금전적 혜택은 매우 적었다. 특히 담임수당은 1979년 교육부가 정한 내용을 지금까지 적용해왔기 때문에 경제발전에 따른 물가변동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이번 담임업무규정에서는 담임교사 수당을 현실화하고, 2009년부터 중국 정부가 실시하기 시작한 '의무교육학교 성과급제도'의 큰 틀에 맞추어 성과급 지급에 있어서도 담임교사를 우대하도록 하였다. 이와 더불어 담임교사의 초과업무에 대해서는 초과수당을 담임교사 수당에 추가함으로써 담임교사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였다. 셋째, 담임교사의 학생교육에 대한 권리를 보증함으로써 담임교사로 하여금 담임업무 수행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서양 교육 사조의 영향으로 학생 존중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학생의 권리에 대한 보호가 특별히 강조되는 현실에서 일부 지역과 학교에서는 교사, 특히 담임교사의 권위가 실추되어 담임교사가 자기 학급 학생들의 잘못을 훈계하지 못하고, 학생들의 그릇된 행위를 수수방관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국 정부는 이번 담임업무규정에 '담임교사에게는 일상적인 교육활동과 학급관리 업무 중에 정당한 방법으로 학생에 대해 꾸지람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을 명문화하였다. 이로써 담임교사는 학생 교육에 있어 일체의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받게 되었고, 앞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위축됨이 없이 소신껏 교육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꾸지람을 동반하는 교육도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승진 및 표창에 있어 담임교사를 배려하도록 함으로써 학급담임을 맡는 교사들이 보다 의욕적으로 담임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담임업무규정은 승진, 학교 관리에의 참여, 대우 보장, 표창 및 장려 등 다방면에서 담임교사를 우대하도록 명문화함으로써 담임교사로 하여금 자신들이 학교교육에 있어 중요한 지위에 있음을 자각하고, 이를 통해 담임교사 업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장기적으로 학급담임을 맡는 교사나 담임업무 중에 특별할 공적을 세운 교사들에게는 정기적으로 표창을 하고, 학교 관리자를 선발할 때에는 학급 담임 경력이 많은 우수 담임교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초중고 담임업무규정'에는 담임교사와 관련된 업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담임교사를 배려하기 위한 각종 우대정책도 규정하고 있다. 이번 '담임업무규정'에는 교육행정부문과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양성계획을 수립하여 조직적으로 담임 직위 수행과 관련된 훈련을 하도록 하는 동시에, 교사 교육 기관에서도 담임교사 교육 강화를 위한 조치로 교육학 석사 과정에 초중고 담임 업무 전공을 설치하도록 하는 등 중국에서도 담임교사의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 유출 사건은 교육청의 허술한 시험지 관리시스템 때문에 빚어졌다. 현직 고교 교사는 물론 메가스터디와 비타에듀 등 국내 굴지의 온라인 입시업체, EBS 방송국 외주 PD 등이 수년간에 걸쳐 유착 고리를 형성해 문제지를 상습적으로 빼돌렸음에도 단속은 무방비였다. 이번 사건은 교육청의 시험지 관리체계가 웬만한 사설 입시학원만도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시험 시행 전날 EBS 방송국 외주 PD 윤모(42)씨에게 문제지를 건넨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교육청은 통상 방송 제작 협조 차원에서 시험 전날 미리 문제지를 주는 것이 관례라고 해명하지만, 시험지의 사전 유출을 막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문제지 유출 가능성을 애써 외면한 셈이다. 시험지 인쇄업체 선정과 관리ㆍ감독의 부재에도 허점이 있었다. 교육청은 매년 자체적으로 인쇄업체에 대한 심사를 벌인 뒤 입찰자격을 부여하고, 선정된 업체만 조달청 참여 자격을 얻어 시험지 인쇄 업무 등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인쇄 시설조차 없는 업체들이 입찰자격을 부여받아 낙찰되고서 다른 업체에 용역을 주는 방식으로 인쇄 업무를 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의 심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방증이다. 이런 부실한 관리행태는 최근 수년간 단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교육청의 감독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지 인쇄에는 매회 20여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결국 국민 혈세만 날리고 문제지는 사설학원으로 유출돼 사교육의 배만 불려준 꼴이 됐다. 이번 사건에는 메가스터디와 비타에듀, 이투스, 비상에듀 등 국내 1~4위 온라인 입시 업체가 모두 연루된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경찰 관계자는 "인쇄업체들이 다른 업체에 문제지 인쇄 용역을 줄 때 이미 문제지 외부 유출 가능성은 그대로 있었다"며 "이런 상태에서 전국 단위 문제지가 관리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립학교 교원의 비리에 대한 법 규정 보완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문제지를 입시업체에 유출한 현직 사립학교 교사가 5명이나 됐지만, 형사처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국ㆍ공립학교 교사가 문제지 유출 등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국가공무원법 등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사립 교사는 어느 법에도 처벌 규정이 없어 소속 학교의 자체 징계에 의존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 비리를 막으려면 사립학교법과 교원 관련 법령을 정비해 사립학교 교원의 비리도 공립학교와 똑같이 처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은 48명, 시의원은 96명인데 교육의원은 8명을 뽑게 됩니다. 국회의원 선거구 6곳, 시의원 선거구로는 12곳이나 되는 광범위한 선거구에서 평균 120만명이 넘는 주민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임갑섭 전국시·도교위의장협의회 회장(서울교위의장)과 이인종 전국교육위원협의회 지방교육자치특별위원장(서울교육위원)은 최근 본지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7~8명을 선출하는 광역의 선거구에서 교육의원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업무나 권한은 오히려 시의원보다 못하다”며 현행 교육자치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2006년 12월 개정된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은 시·도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주민직선으로 선출하고,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의 상임위원회로 구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률에 따라 교육감 선거는 몇 차례 치렀지만, 교육의원 선거는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처음 적용된다. 문제는 교육의원의 정수가 현재 139명에서 77명으로 크게 감축되고, 시·도의회의 교육위원회가 교육의원과 정당 소속 시·도의원으로 혼합 구성된다는데 있다(서울은 교육의원 8명, 시의원 7명 등 15명으로 구성). 교육계에서는 교육위원수를 절반정도로 줄이는 것은 표(票)의 등가성이나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임 회장과 이 위원장은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교육의원은 수적인 열세로 독자적 의안발의조차 할 수 없고, 정당소속 의원과의 혼합 구성으로 교육정책은 정파간 이해다툼이나 정치적 판단에 좌우될 것”이라며 “교육자치법이 재개정되지 않으면 교육자치제는 사실상 허울만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무려 12개의 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지만 여야 어느 쪽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 회장은 “교육자치법 전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우선 급한 대로 교육의원 정수의 현행유지와 기능강화 부분만이라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전국교육위원협의회와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가 지난 6월부터 교육자치에관한법률 개정을 청원하는 천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한국교총에서도 동참을 선언해 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이 오는 25일까지 전개하는 ‘교육현안 해결 촉구 및 나눔교육 실천 서명운동’에 ‘교육자치제의 합리적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교총은 올 정기국회에서 ‘교육의원 정수조정 및 기능강화, 교육감·교육위원 선거 정치개입 금지’ 부분 등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자치법 개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임 회장과 이 위원장은 “교육계는 그동안 교육위원회의 독립형의결기구화를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결국 시·도의회로 통합되는 통탄할 일이 벌어졌다”며 “일선 교원을 비롯해 국민 모두가 교육자치를 지키고 교육을 살리는 길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바치다’와 ‘받치다’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곰곰이 생각하지 않으면 실수할 수 있는 문제다. ‘바치다’1. 신이나 웃어른에게 정중하게 드리다. - 새로 부임한 군수에게 음식을 만들어 바쳤다. 2. 반드시 내거나 물어야 할 돈을 가져다주다. - 관청에 세금을 바치다.3. 무엇을 위하여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놓거나 쓰다. - 평생을 과학 연구에 몸을 바치다. ‘받치다’(1) 1. 먹은 것이 잘 소화되지 않고 위로 치밀다. - 아침에 먹은 것이 자꾸 받쳐서 아무래도 점심은 굶어야겠다. 2. 앉거나 누운 자리가 바닥이 딴딴하게 배기다. - 맨바닥에서 잠을 자려니 등이 받쳐서 잠이 오지 않는다.3. 화 따위의 심리적 작용이 강하게 일어나다. - 그녀는 감정이 받쳐서 끝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받치다’(2) 1. 어떤 물건의 밑에 다른 물체를 올리거나 대다. - 쟁반에 커피를 받치고 조심조심 걸어오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2. 겉옷의 안에 다른 옷을 입다. - 양복 속에 두꺼운 내복을 받쳐서 입으면 옷맵시가 나지 않는다.3. 옷의 색깔이나 모양이 조화를 이루도록 함께 하다. - 이 조끼는 무난해서 어떤 셔츠에 받쳐 입어도 다 잘 어울린다. 4. 한글로 적을 때 모음 글자 밑에 자음 글자를 붙여 적다. - ‘가’에 ‘ㅁ’을 받치면 ‘감’이 된다. 5.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다. - 배경 음악이 그 장면을 잘 받쳐 주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훨씬 감동적이었다. 6. 비나 햇빛과 같은 것이 통하지 못하도록 우산이나 양산을 펴 들다. - 아가씨들이 양산을 받쳐 들고 거리를 거닐고 있다. ‘바치다’는 ‘윗사람에게 물건을 드리다.’ 또는 ‘무엇을 위하여 모든 것을 내놓거나 쓴다.’는 의미의 타동사이다. 그 예로 ‘절에다 공양미 삼백 석을 바쳤다./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그 일에 온갖 정성을 다 바친다.’라고 쓴다. 반면 ‘받치다’는 자동사로 ‘먹은 것이 잘 소화되지 않고 위로 치밀’거나 ‘화 따위의 심리적 작용이 강하게 일어날’ 때 쓰는 말이다. 예를 들어 ‘아무런 느낌도 없었으나 생목이 울컥 받쳐 올랐다./그는 설움에 받쳐 울음을 터뜨렸다.’라고 쓴다. 뿐만 아니라, ‘받치다(2)’는 타동사로 ‘껴 넣다.’나 ‘대거나 괴다.’ 등 다양하게 쓰인다. ‘학생들은 공책에 책받침을 받치고 쓴다./스커트에 받쳐 입을 마땅한 블라우스가 없어 쇼핑을 했다.’가 그 예다. 참고로 ‘받히다’라는 동사가 있다. 이는 ‘받다’의 피동사로, ‘마을 이장이 소에게 받혀서 꼼짝을 못한다./어제 길을 가다가 자전거에 받혀서 다리를 다쳤다.’라고 쓴다. 또 ‘밭다(건더기와 액체가 섞인 것을 체나 거르기 장치에 따라서 액체만을 따로 받아 내다. 술을 밭다/젓국을 밭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밭치다’라는 말을 쓴다. 이는 ‘젓국을 밭쳐 놓았다./술을 밭쳤다.’라고 사용한다. ‘바치다’와 ‘받치다’를 구별하면서, ‘바치다’는 단일어이고, ‘받치다’는 ‘받다’라는 어간 뒤에 강조’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치-’가 붙은 말이고 설명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잘못된 분석이다. 간단한 예로 ‘남자 친구에게서 생일 선물을 받다./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받아 국가를 운영한다./막내로 집에서 귀염을 받다./수학 시험에서 100점을 받다/날아오는 공을 한 손으로 받다.’라는 문장에서 ‘받다’를 ‘받치다’로 바꾸면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받다’와 ‘받치다’를 일방적으로 관련 있는 말이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방 이후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 •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사립학교는 매우 친근한 존재이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는 일반 사람들에게 사립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만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대개 1~2개의 사립학교는 다녔을 정도로 사립학교가 많다. 현재도 중학생들의 10명 중 2~3명, 고등학생은 5명 정도, 대학생은 8명 이상이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다닌 사립학교에 대해 긍정적이고 좋은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이고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근래에 만들어진 영화들 가운데 사립학교와 그 재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제법 있는데, 하나같이 사립학교가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사립학교는 정말 고마운 존재로 다가온다. 구한말에는 국가보다도 민간이 먼저 근대학교를 수립해 개화 구국에 앞장섰고, 나라가 망해가는 상황에서도 뜻있는 선각자들은 사립학교를 세워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나라를 잃은 일제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족 지사들은 사립학교를 세워 국권회복을 위한 근대적 인재를 길러내고자 했다. 또한 광복을 되찾은 이후에도 국가가 학교를 세울 여력이 없었을 때 민간에서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워 교육을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그 결과 많은 국민들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교육의 보급 덕택에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달성하고 민주화를 이룩할 수도 있었다. 위 두 가지 인식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부분적으로 보면 사립학교의 운영을 둘러싸고 부정과 비리도 있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사립학교 운영자 개인에게도 있었지만, 더 크게는 사립학교법에 의해 구조화된 부분에 있었다. 즉, 우리나라의 사립학교법을 보면 학교 설립자에게는 기부하고 봉사할 의무만 있을 뿐, 학교경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도, 학교경영 통해 누릴 수 있는 합법적 이익도 일체 인정되지 않는다. 그 결과 교사를 채용하거나 운영하는 과정에서 온당치 못한 관행들이 생겼고, 그것이 1970년대와 80년대에 묵인되는 분위기도 있었다. 또한 학교를 세운 설립자가 물러난 이후, 2세 혹은 3세로 경영권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그 가족들 간에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요소들이 부각돼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사립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또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측면도 많다. 사립학교의 부정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홍보해 ‘문제 사학’으로 만들어 관선이사를 파견하고, 자신들이 사학을 장악한 후 특정 이념을 재생산하거나 세력 형성의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도 많았다. 요컨대 우리나라의 사립학교는 부분적으로 부정이나 비리를 범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교육의 보급과 발전을 통해 국가 및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광복 이후에는 국공립만으로는 팽창하는 교육수요에 부응할 수 없었던 ‘보다 많은 교육(More education)’을 공급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런데 부분적인 문제만을 부각해 그 존재를 위협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을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원래, 사립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에 응하기 위해서이다. 즉, 사립학교가 선택되는 것은 국공립학교가 양적 혹은 질적으로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을 때이다. ‘보다 많은 교육’을 요구하는 양적 수요는 국공립의 공급이 부족한 경우에 발생한다. 반면에 ‘보다 좋은 교육’(Better education)을 요구하는 질적 수요는 국공립학교에서 제공하는 보편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 의해 생성되고, 일반적으로 국민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증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우리 사회는 사립학교에 대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즉, 사립학교가 그동안 ‘보다 많은 교육’을 제공하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기 때문에 용도폐기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늘어난 ‘보다 좋은 교육’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그 족쇄를 풀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일고 있는 사립학교법을 폐지하고 사학진흥법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은 사립학교가 ‘보다 좋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교육선진화를 달성하는데 사학이 앞장서겠다는 결의이다. 다시 한 번 사학이 우리나라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대답해야 한다. 노(No)인지, 예스(Yes)인지!
이원희 = 민선 4기 서초구청장으로 3년을 보내셨습니다. 구청장님께서 처음 세운 계획과 비전들을 점검 해보고 미진한 부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박성중 = 지난 3년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세계 명품도시, 일류 행복도시 서초’의 큰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민원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꾼 ‘OK민원센터’, ‘서초25시센터’, 내년 상반기에 구축되는 복지 인프라, 잉글리시프리미어 센터 등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올해는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중요한 해입니다. 앞으로도 중장기 역점사업인 덮개공원, 방배동 그랜드디자인 친환경 도시 조성, 고속터미널 일대 복합개발, 반포권 고효율 컴팩트 도시 등이 남아 있습니다. 난관이 많지만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이뤄내 ‘명품 서초’를 만들 것입니다. 이원희 = 특히 첨단 다목적 CCTV 종합상황실인 ‘서초25시 센터’가 인상적입니다. 독거노인 원격 보호부터 재난 · 재해 관리, 주 · 정차 단속까지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웠는데요, 아동안전망이나, 우범지대의 청소년 보호 등에도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성중 = 서초25시센터는 민원이 제기되면 상황실에서 바로 확인하고 즉각 조치가 가능한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입니다. 점차 활용 분야를 늘려나갈 계획인데 이 회장님 말씀대로 아동, 학생 보호를 위한 방안도 찾아보겠습니다. 이원희 = 서초구 구정을 보면 크게 ‘교육’과 ‘복지’로 요약되고 특히 구청장님께서는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박성중 = 교육발전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지만 다원화 · 전문화된 사회 각 분야와 비교한다면 경쟁력에서는 뒤처지지 않나 싶습니다.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실내체육관, 정보화 등 학교 시설만 봐도 아직 투자해야 할 곳이 많습니다. 또 지나친 평준화 정책이 사교육 비대화로 이어져 국민들의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교육이란, 올바른 국가관과 사회관을 심어주고 경쟁력 있는 능력 개발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볼 때 학교교육 정상화로 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원희 =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투자가 더 필요하고 학교교육 정상화로 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구청장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역기능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교육제도를 더욱 다양화해야겠죠. 내년 고교선택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시내 자치구들의 경쟁이 치열한데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요. 박성중 = 명문고 육성은 도시의 인지도와 경쟁력 면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초구도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서초 명품고 육성지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내 10개 인문계 고교에 자율학습을 위한 학습실 설치, 심화학습반 운영, 인터넷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버독서실 설치 등 학력신장을 위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학교당 평균 1억~1억 5000만 원씩, 총 15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습니다. 내년에는 서울여고에 학습관을, 서문여고에 정보도서관 건립을 위해 106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원희 = 우리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주시는 점 감사합니다. 지원 대상이 아닌 일반 고교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에 강한 의지를 갖고 내놓는 학파라치제 등의 대책이 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서초구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학생 건강권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부분도 있지만 이런 단기 처방보다는 공교육이 중심이 되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박성중 = 정부의 학파라치제가 좋은 결과 있길 기대하지만 저 역시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회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최근 일본이 학군제도를 폐지하고 교원공모제와 대학 진학률 등 실적 공개, 방과후 수업, 주말 수업 등을 강화해 공립고교가 살아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중요한 변수가 됐을 것입니다. 이원희 = 우리 공교육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려면 학교에 더 많은 자율권 주고 교사들이 다른 고민 없이 교육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박성중 = 맞는 말씀입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육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먹고 살기 어려웠던 대한민국이 후진국에서 IT강국으로 도약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많은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가장 교육열이 높은 대한민국에서 급변하는 교육정책에 많이 혼란스럽고 힘드시겠지만, 긍지와 열정을 가지고 인재 양성에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에게 파이팅을 보냅니다. 이원희 = 구청장님의 응원에 힘이 납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품격 도시를 지향한다는 구정 비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서초구에서는 ‘영어’가 단연 눈에 띕니다. 박성중 = 글로벌 시대 영어소통능력은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필수무기입니다.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하는 영어마을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요. 영어는 단기간에 외국인과 몇 번 말해서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초구는 2012년까지 구민 30%가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서초’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언뜻 허황돼 보이기도 하지만 대졸 이상 가구주가 서울시 최고인 수준 높은 인적 인프라를 볼 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센터를 통해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원희 = 학생뿐 아니라 구민 모두가 손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게 하신 점이 인상적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서초구민의 소득과 교육수준이 대한민국 최고인데 이런 교육수요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교육관련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박성중 = 우리 서초는 무엇이든 최고를 지향합니다. 그러나 교육 문제만큼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동경 주재관으로 3년간 근무했는데 일본은 교육자치가 시행돼 기초자치단체는 중학교까지, 고등학교는 광역자치단체에서 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시설 개선이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도입 등 주민들의 요구나 건의에 탄력성이 높습니다. 우리의 경우 구에서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주민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업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하루빨리 교육자치가 실현돼야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원희 = 교육자치 부분은 구청장님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교육이 흔들림 없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주성 · 전문성 · 정치적 중립성 등의 교육의 권리들이 우선 지켜져야 합니다.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교육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해당 지자체가 발전할 수 있는, 그 접점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겠죠. 최근 서울교대와 평생교육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으셨는데 평생교육 분야는 국민들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국가나 지자체의 투자나 지원체제 마련 등이 미흡하다고 지적되어 왔습니다. 구청장님께서는 평생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박성중 = 우리 사회가 지식정보화 ·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학교 교육을 넘어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이 필요하고, 노인들의 다양한 여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요구됩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기초자치단체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내년에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더 확충하고 방과 후 학교 강사 양성프로그램 운영반을 개설해 방과 후 학교 운영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8월에 신설되는 ‘교육과’에서 학교교육 지원, 유휴시설을 이용한 권역별 평생학습센터를 설립함으로써 평생교육을 받을 기회를 넓힐 예정입니다. 이원희 = 평생교육이 되면서도 학교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방과 후 학교 강사 양성 프로그램은 유효할 것 같습니다. 구청장님께서 하반기에 특히 공을 들이는 역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박성중 = 덮개 공원 조성 사업입니다. 경부고속도로 덮개공원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데 서초1교에서 반포나들목까지 경부고속도로 440m 구간에 데크 형태의 덮개를 씌우고 그 위를 녹지로 덮어 테마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덮개 공원이 완성되면 고속도로 주변 지역의 소음, 매연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서울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녹색 명소가 될 것입니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 성장정책과도 일맥상통하죠. 이원희 = 도심에 부족한 녹지를 확보하고 고속도로로 인한 폐해도 줄이면서 주민 복지까지 향상시키는 좋은 사업인 것 같습니다. 저탄소 녹색 성장 사업은 시대적인 요구이기도 하고 저 또한 관심이 많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 교육에까지 이어졌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총이 앞장서서 ‘녹색교육운동’, ‘나눔교육운동’, ‘교육사랑운동’ 등 의미 있는 교육운동을 펼치려고 합니다. 교육계에는 큰 비전을 제시하고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운동이 없어서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구청장님께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박성중 =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우수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 운동을 하셨으면 합니다. 바람직한 교육은 역시 공정한 경쟁을 통해 건강하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1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고, 세계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이 그에 걸맞은 교육을 받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하는 교육운동이 훌륭한 제도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 He is = 박성중 서초 구청장은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부산 경남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에서 도시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행정고시 23회 출신이다. 서울시 행정과장, 교통기획과장, 공보관, 일본 동경사무소장, 시정기획관 등을 거치며 20여 년 넘게 서울시에서 일했으며 2006년 민선 4기 서초구청장이 된 후에는 전국 지자체 종합평가, 종합 경쟁력 1위, 지방자치발전대상 등 행정과 관련된 총 80여 개 분야의 상을 휩쓸었고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뽑은 우수 기초자치단체장에 뽑히는 등 최고의 행정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인기회복의 비결은 무엇보다 학력향상 유봉여중의 인기회복 비결은 무엇보다 학력향상에 있다. 영어 • 수학과목 수준별 이동수업, 다양한 특기 • 적성 방과후 학교 그리고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반딧불이 학교까지 유봉여중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봉여중은 춘천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수준별 이동수업이나 방과후 학교 등은 이미 다른 학교에서도 널리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유봉여중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학교보다 한발 앞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해 노하우를 쌓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8월부터는 학원식 단과반도 시범운영하고 있다. 하위권학생을 배려한 수준별 이동수업 한 학년당 6학급인 유봉여중은 영어 • 수학과목을 4개의 수준, 8개 학급으로 편성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 수준별 수업을 떠올리면 최상위 성적자 중심의 수업을 연상하기 쉽지만 유봉여중에서는 하위 성적자의 학력 향상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15~17명으로 다른 반보다 인원을 적게 배치하고 수업도 가장 베테랑 교사가 맡는다. 노련한 강사가 더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수업하다보니 집중도도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학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6학급을 8개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니 당연히 교사가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교사들의 양해를 구해 최대한 교사들이 수업을 담당하도록 하고 교감이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수업의 질 문제도 있지만 평가에 있어 학급에 따른 불평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PAGE BREAK] 형설지공 실천하는 반딧불이 학교 유봉여중은 강원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매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 5분까지 반딧불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유봉여중 학생뿐만 아니라 타 학교 학생도 수강이 가능하며 현직 교사들이 강의를 맡고 있다. 1, 2학년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과목을 집중지도 하고 있으며, 3학년은 입시를 감안해 9개 과목을 수업한다. 한 학급 20명 이내로 운영하고 있어 집중도가 높고 학생의 자유의지에 따라 참여하기 때문에 수업태도가 매우 좋아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진 학생이 많다. 저녁식사에 간식과 야간 통학차량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만족도도 매우 높다. 저소득층 학생만 따로 모아 수업을 진행하면 주변의 시선에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방과후 학교를 수강하는 일반학생들 중 중상위권 학생들을 같은 학급에 넣어 눈에 띄지 않도록 배려했다. 앞으로는 학급당 인원을 10명 이내로 축소해 수업의 효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다양한 방식의 수업으로 만드는 즐거운 학교 또 다른 유봉여중의 자랑은 토론식 수업과 다양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다. 유봉여중은 단순한 지식전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식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마술, 만화캐릭터, 코스프레, 상황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구철진 교사의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수업’은 지역 언론에서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다양한 방과후 특기 • 적성 프로그램도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만화, 미술, 레크리에이션, 풍선아트 등 20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강좌를 개설해 호응도가 높다. 지난해에는 제과제빵 프로그램이, 올해는 만화 • 미술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이 강원대와 협약을 맺어 실시하고 있는 대학생 멘토링 제도도 유봉여중의 학력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유봉여중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반딧불이 학교나 방과후 학교 등과 연계해 실시하니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 더욱 효과가 크다.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봉여중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돼 3년간 지원을 받게 됐다. 이 지원금으로 방과후 학교에 대한 학생 부담액을 낮춰 참여를 독려하고 학원식 단과반 수업 개설과 반딧불이 학교 학급당 인원 감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방과후 학교 등에 대한 학생 참여율을 한 번 끌어올려 놓으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수요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이 종료돼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유봉여중의 생각이다. 김돈수 교감은 유봉여중이 거두고 있는 성과에 대해 “방과후 학교 등을 운영할 때도 강압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1, 2학년 때 무리해 에너지를 조기에 소진하지 않고 3학년 때까지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어 최종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학생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햇다. 마지막으로 김 교감은 “그동안 개인 생활을 버리고 매일 학교일에만 매달린 선생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면서 “앞으로는 교사의 희생을 줄이면서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망명 • 이민자녀, 학교 입학한 후 영어 접해 망명자들의 자녀들은 물론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상당수의 이민자 자녀의 경우에도 공교육기관에 입학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영어를 습득하기 시작한다. 가 인용한 미국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5세 이상 미국 국민 중 거의 20%가 영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1990년 인구조사 당시는 13.8%에 불과하던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 제2외국어로서의 영어)학습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라틴계 이민자 인구 급증과 관련이 크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5세 이상자 중 약 3500만 명이 집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800만 명이 이상이 중국어 또는 기타 아시아 언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주(州)의 경우, 영어학습인구가 42.6%에 달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미국 교육계에서는 ESL 학습자들의 학습권 및 언어권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립학교에서 ESL 특별반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뿐 아니라 모국어로도 수업을 제공해 ESL 학습자들의 학습권 및 언어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개별 언어의 사용을 허용하면 미국 국민의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영어를 국가 공식 언어로 지정하자는 취지의 법안 발의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망명자 및 그들의 자녀의 경우, 언어 및 이로 인해 야기되는 교육결손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문화 인류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오그부 교수에 따르면 비자발적 이민자의 학업성취도가 자발적 이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특히 출신국가 혹은 망명과정에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채 미국 공립교육기관으로 편입된 학생들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뉴욕시에 거주하는 15만 명에 이르는 ESL 학생 중 10%에 해당하는 1만 5000명이 학업 결손의 정도가 심각하고 영어구사 능력이 현저하게 낮은 망명자 학생이라고 한다. 많은 숫자만큼 출신지역도 다양한데, 중앙아메리카 • 서아프리카 국가들, 티베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언어 학습자 교육결손 심각해 영어 구사 능력이 낮은 상태로 10대 후반의 나이에 미국으로 망명한 이들의 경우, 독립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것은 물론 그간 수업 결손을 만회하는 일이 참으로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한 마케도니아 출신 여학생의 경우 4년간 꾸준히 노력했음에도 21세가 돼 학교를 떠날 때까지 4학년 수준의 교과를 학습하는 데 그쳤다. 한편, 학업 성취수준에 따라 그림책 등 저학년 용 교구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럴 때면 머리가 이미 커진 아이들이 모욕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영어습득,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적응, 그리고 망명기간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더해 ‘학업 손실 기간 만회’라는 적지 않은 부담까지 수많은 토끼를 잡아야 하는 아이들이 감내해야 하는 갈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뉴욕시립대학의 엘린 클라인 교수가 수업 결손이 심한 ESL 학습자를 대상으로 2007년에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대상으로 선택된 약 100명의 아이들 중 이듬해 학습을 지속한 학생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비록 이들 이민자들을 위한 최적의 교육프로그램 및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학자들 및 NGO 관련자들이 제시하는 주요 전략으로 두 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다양한 필요와 결손이 있는 이들 그룹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아이들을 한 교육기관에 두는 것이 좋다. 둘째, 먼저 학습을 시작한 아이들로 하여금 새로 입학한 아이들을 돕게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대개의 신입학생들의 경우 영어 구사 능력이 수업을 따라가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아이들이 통역은 물론 학습 지원에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때 교사들은 아이들의 출신국 및 인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위스콘신 대학의 스테이시 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신입생을 도와주라고 하는 선생님들 때문에 난감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입생은 중국인 기존학생은 베트남인이라고 할 때, 미국인의 눈에는 두 학생의 외모가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실상 이들은 다른 언어권에 속하기 때문에 영어가 아니고서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무슬림 종교기념일 반영 문제 논란되기도 한편, 미국사회 및 교육기관의 주목을 끄는 이민자 이슈는 라틴계 이민자 인구를 필두로 하는 언어의 문제만이 아니다. 최근 뉴욕시 의회는 무슬림의 양대 종교기념일을 학교력(學校曆)에 반영하도록 하는 결의를 통과시켰는데, 모든 종교의 기념일에 휴교하게 되면 수업일수의 지나친 결손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입장 표명으로 그 시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무슬림 지도자 이맘 탈립 압두어 라쉬드는 “현명한 시장이 뉴욕시의 60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 표를 등질 리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결의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뉴욕 공립학교의 12%에 달하는 10만여 명의 아이들이 종교기념일로 인한 학업결손을 염려하지 않도록 조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 기념일이 음력을 따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휴일과 겹치거나 여름방학 기간인 경우가 많아 수업일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상당수의 무슬림 종교기념일이 휴일 혹은 방학이라면, 무슬림 그룹에서 굳이 이 기간에 대한 휴교를 합법화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미국 교육계에서 이루어진 종교를 둘러싼 논쟁 가운데, 이번 사건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기독교권과 무슬림권 사이의 충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비극적 역사적 현장, 9.11 테러가 일어났던 뉴욕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함에도 라틴계와 마찬가지로 높은 출산율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무슬림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향후 미국 사회 내에서 점점 커질 것이라는 데에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미국의 성립 기반은 이민자에 있다. 종교적 박해를 피해 영국에서 건너온 청교도들의 토대 위에 수많은 국가의 이민자들에 의해 세워진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것이다. 때문에 다양한 문화, 언어, 인종에 대한 경험의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풍부하게 축적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문도 마찬가지이다. 초기 아메리칸 인디언을 대상으로 ‘교화’를 목적으로 기숙학교 교육을 제공하여 미국인 모두가 ‘동일한’ 국민교육을 받도록 교육정책을 비롯해 오랜 기간 동안 논쟁과 교육정책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이중 언어 교육이 대표적이다. 그러함에도 다양한 그룹의 다양한 필요와 요구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다.
금융환경의 변화로 저축 동기를 잃어 외환위기 이전에는 저축을 하면서 금리를 크게 따지지 않았다. 금리를 떠나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이 발달하고 신용사회로 접어들면서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었다. 돈을 쓰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당장 돈이 없어도 손쉽게 무엇이든 살 수 있는데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카드결제액이 조금 부족한 것 정도는 금방 메울 수가 있다. 그래서 당장 다음 달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도 예측하지 않는다. 저축 없이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으로 가계를 운영하는 사이 저축률은 2%대로 떨어져 10년 전의 10분의 1도 안 되고, 상당수의 가정은 미래에 쓸 돈까지 당겨쓴 탓에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월급날의 즐거움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저축은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 목돈 지출을 저축이 아닌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한다면 그때부터 현금흐름은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게 된다.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늘어난 부담은 다시 생활비를 부족하게 만든다. 다시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몰아가는 것이다. 저축의 기본 개념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저축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미리 계획하고 차근차근 모아나가는 과정에서 돈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어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안정되고 돈을 더욱 넉넉하게 쓸 수 있다. 오늘 쓰는 돈은 그동안 저축해놓은 돈으로 쓰고 버는 돈은 다시 미래를 위해서 저축을 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면 소득에 비해 훨씬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하다. 요즘은 저축하면 먼 미래의 자녀교육자금이나 은퇴자금같이 정말 큰돈이 들어가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의 돈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먼 미래가 나아질 리 없다. 저축은 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계획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준비해서 돈을 쓰면 미래에 대한 목표의식도 뚜렷해지고 이로 인해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훨씬 높아진다. 저축을 통해 엄청난 부자가 되진 않더라도 하루하루 나아지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또한 만기가 된 저축을 가지고 돈을 쓸 때와 신용카드 할부로 돈을 쓸 때의 기분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만기된 적금으로 여행을 간다면 그간 열심히 모은 돈에 대한 보상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다녀와서도 여행의 기억이 즐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신용카드 할부로 여행을 간다면 여행 당시에는 즐거울지 모르지만 카드 결제 때문에 할부기간 내내 골머리를 썩는다. 그래서 저축은 금리를 보고 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다. 작은 일상에 대해 예측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의 재무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 때 돈 버는 즐거움과 돈 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joy2joy@hanmail.net ------------------------------------------------------------------------ 적금에 관해 몇 가지 알아야 할 것들 1. 적금의 최저가입금액은 일반적으로 1000원이다. 2~3만 원짜리 6개월 만기 통장부터 만들어서 만기 때 써보자. 저축해서 돈 쓰는 재미를 느껴봐야 좀 더 큰 액수로 길게 하는 저축도 가능해진다. 2. 예 • 적금 가입할 때 굳이 은행에 갈 필요 없다. 웬만한 예 • 적금은 인터넷 뱅킹으로 가능하고 우대금리까지 준다. 인터넷상에서 별명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교체’, ‘신나는 여행’, ‘지름신 통장’ 이런 식으로 각 계좌별로 저축 목적에 따라 별명을 지어두면 관리하기도 편리하다. 3. 1% 높은 금리 찾느라 굳이 멀리 있는 은행을 찾아가기보다는 가깝고 편리한 은행을 선택하자. 장기상품과 달리 단기목적의 적금에서 1%의 금리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멀어서 불편한 은행에 금리만 보고 갔다가 불편해서 저축 자체를 멀리하게 되는 우를 범하지 말자. 4. 세금우대, 조합원비과세 등을 활용하자. 세금우대는 1인당 1000만 원, 조합원비과세는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 1인당 3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부부 합산하면 이것만으로 8000만 원까지 은행이자에 대해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 5. 수시입출금 통장은 비상금 통장으로 쓸 것이 아니라면 금리보다는 수수료에 민감해져야 한다.
책의 아우라 작가가 혹은 시인이 되려면 자기 이름이 달린 책이 있어야 한다. 책을 내는 일은 등단 못지않게 마음 설레는 일이다. 그런데 이제 등단을 했거나 아직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언제 책을 낼 수 있을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게 아득하기만 하지 않다는 점을 미리 알면 여러분이 글을 쓰는 데에 추진력이 붙을 것이다. 쓴 작품을 모은 것이 책이라는 정도로 마음 편하게 눌러 두고, 책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어떤 책이든지 그 책 나름의 권위를 지니고 있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들으면, 어디서 저런 걸 다 알았을까 의문을 가지고, 그 출처를 묻게 된다. 그럴 때 책에 나오는 이야기란 대답을 들으면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책, 교과서, 경전을 포함하는 고전, 그런 책들은 일단 내용을 믿고 들어간다. 이는 책을 쓴 사람에 대한 믿음과 상통한다. 이는 독자들의 신뢰가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책을 쓴 사람을 저자라고 한다. 저자(著者)의 著는 ‘기록하다’, ‘쓰다’ 라는 기본 뜻 외에 ‘두드러지다’, ‘나타내다’ 등의 부가적 의미가 있다. 글을 쓴 사람이 곧 두드러진 사람이라는 존경의 염이 담겨 있다. 서양의 경우도 이와 흡사한 뜻으로 저자의 권위를 인정한다. 저자는 영어로 author라 한다. 이는 창조를 뜻하는 라틴어 augere에서 파생한 auctor에 어원을 두고 있다. 또한 권위를 뜻하는 authority와도 같은 어원이다. 책을 쓴 사람은 일정한 권위를 지니게 마련이다. 여러분이 책을 내는 순간 그 권위가 일종의 아우라로 여러분에게 부과된다. 자신이 쓴 글에 자기 이름을 달아 책을 만든다면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저자가 된다. 이는 한 편의 작품에다가 이름을 달아서 남에게 내놓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불러온다. 한번 읽고 버려도 좋은 그러한 글이 아니라 남들이 진정으로 읽어 주기를 바라며 자신이 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런 내용을 담은 것이 책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 책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책의 무게는 다른 말로 책의 권위, 즉 저자의 저자다움이다. “책은 영속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대상처럼 우리들 눈 아래 있다. 책은 저자 자신도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한 권위를 가지고 여러분들에게 말을 한다.”(바쉴라르, 몽상의 시학) 잡지에 실린 작품은 그 잡지가 시한이 되어 구석에 처박힘과 동시에 영속성을 잃게 된다. 그러나 장정을 정성스럽게 한 책은 그 형태만으로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을 사고, 책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고, 책의 모양을 감상하면서 내용에 대한 기대를 한다. 아무튼 책은 하나의 작품이다. 그러니까 책은 디자인 작품 속에 언어 작품이 들어 있는 셈이다. 여러분의 글들이 책이라는 작품으로 되어 나올 것을 기대하며 글쓰기를 부지런히 할 일이다.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책에 가죽 장정을 해 주고 거기다가 금박으로 책 이름을 새겨 넣는 공예 전통을 이어가는 공방(샤토)이 있다. 노르망디에 있는 샤토 보메닐이 그것인데 제책 박물관을 떠올리게 하는 볼거리들이 수두룩하다. 책을 장정한다는 것은 책의 가치를 인정하고 책으로 집안을 장식하는 문화적 배경이 있어야 가능하다. 책을 소중히 하는 문화라면 우리 전통에 확실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웬만한 교양인이면 문집(文集) 한두 권은 가지고 있었다. 그 내용이 모두 문학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던 시대에 글의 장르나 양식은 그리 문제될 것이 없었다. 살면서 느끼고 사색하고 행동을 결단한 기록들이 모이고, 그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 문집이다. 그러한 문집의 전통은 되살려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PAGE BREAK] 일기를 모으면 책이 되듯이 학교 다닐 무렵, 연말이 되면 일기장을 사다 놓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 보리라고 작정을 하곤 했다. 그 작심(作心)이 며칠을 갈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부록까지 해서 365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일기장을 샀던 것은 그것이 책 모양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루 한 페이지씩 쓰면, 그리고 그것을 일 년 모으면 365페이지 이상의 책이 된다는 것을 막연히 알고 있었다. 일기를 모으면 책이 된다. 문집도 이와 하나 다르지 않다. 일기는 개인의 내밀한 생활을 기록하는 것이 일차적인 양상이다. 우리는 그러한 예로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기억한다. 유태인 소녀 안네가 히틀러 학정(虐政)하에서 겪는 불안과 공포와 처참한 나날의 일기를 2년여에 걸쳐 기록한 것이 전쟁을 고발하는 문학과 페미니즘의 문학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일기는 독백적 성격이 강하다. 독백은 고백과 상통한다. 따라서 공개하기를 꺼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공개하기를 꺼린다는 것은 인간의 내적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평생을 혼자 살면서 일기를 써온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은 자그마치 1만 7000 페이지의 일기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백미에 해당하는 것을 추려서 책으로 발간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 속에서 일기를 이렇게 성격규정을 하고 있다. 일기는 고독한 사람의 정신적 친구이고, 위로의 손길이며, 또한 의사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하는 이 독백은 축도(祝禱)의 한 형식이고, 혼과 그 본체와의 대화며, 신과의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의 전체를 되찾아주는 것, 우리를 혼란에서 밝음 속으로, 오뇌에서 고요함 속으로, 이산(離散)에서 자기파악으로, 우연한 것에서 영원한 것으로, 특수화에서 조화로 이끌어 가는 것, 이것이 날마다의 독백인 것이다. (아미엘 인생일기, 동서문화사 판) 이렇게 본다면 일기는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만하다. 파스칼의 명상록도 일기의 일종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주제를 정하고 이따금 쓴 일기이다. 일기를 매일 기록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글쓰기에서는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더욱 정채로운 중요성이다. 공적인 의미를 띤 일기로는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전란이 지속되는 동안 장수로서 여러 가지 일들을 기록한 일기인데, 이는 당시 정황을 파악하는 데는 물론 인간을 이해하고 역사를 음미하는 데까지 소중한 자료가 된다. 근간에 대거 출간된 ‘이순신계 소설’들의 자료도 물론 이 일기이다. 개인의 기록이 역사의 기록으로 전환된 예이다. 국가기록 차원의 일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와 일성록(日省錄)이다. 승정원일기는 1623년(인조 1년)부터 1910년(융희 4년)까지 승정원에서 처리한 왕명 출납과 제반 행정 사무 등을 기록한 것이다. 일성록은 1752년(영조 28년)부터 1910년까지 국왕의 동정과 국정을 기록한 일기이다. 왕의 입장에서 기록한 일기이기 때문에 개인적 기록이면서 왕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국가적인 기록의 성격을 지닌다. 이들은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과 함께 실록(實錄)보다 생활에 밀착된 기록이다. 그리고 이들은 책의 형태로 남아 있다는 점이 우리들의 화제와 연계된다. 일기가 문학으로 되는 경우는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신부의 일기등을 떠올릴 수 있다. 일기가 문학이 되고 그것이 책이 된다는 것은 평범한 사실이다. 다만 내가 기록한 일기가 책이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써놓은 글들이 모이면 책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글쓰기의 원형이라는 점이 의미 깊은 일이다. [PAGE BREAK] 혼자 내는 책과 같이 내는 책 우리 문학사에서 ‘청록파’와 청록집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1939년 문장에 정지용의 추천을 받은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세 사람을 일러 ‘청록파’라 한다. 이들은 1946년 3인 시집 청록집을 을유문화사에서 내는데, ‘청록(靑鹿)’은 푸른 사슴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고라니를 청록이라 하기도 하는데, 이 시집을 낸 이들이 그 말을 쓴 데서 일약 유명해진 말이다. 그 말은 박목월의 청노루에서 따왔다고 한다. 박목월의 청노루라는 시는 이렇게 되어 있다. 머언 산(山) 청운사(靑雲寺) 좌부터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靑)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이 세 사람이 낸 시집이 한 유파(ecole)를 형성했는가 여부를 따지는 논의가 있을 정도이니 이들의 문학적 결속력은 녹록치 않은 것이다. 아무튼 박목월 편에 임, 청노루, 나그네 등 15편, 조지훈 편에 봉황수(鳳凰愁), 고풍의상(古風衣裳), 승무(僧舞) 등 12편, 박두진 편에 향현(香峴), 묘지송(墓地頌), 도봉(道峯) 등 12편으로 모두 39편의 작품이 책 하나를 이루었다. 편수와 상관없이 이 시집은 우리 문학사에서 우뚝한 의미를 이룩하였다. 책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작품의 수가 문제가 아니라 문학적 수준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울러서 책을 내는 데는 여러 형태가 있다. 내외가 책을 내는 경우도 있다. 국어학자이며 수필의 진수를 보여주는 심재기 교수와 문학평론가이며 사회사업가인 이인복 교수 내외가 같이 낸 막내딸의 혼인날 은 일종의 기획저술이다. 부부 간에 그런 책을 내는 동안 뜻을 모으고 같이 사색하는 삶의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이 그렇게 구체화된 것이다. 이 글의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내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한다. 20여 년 전 위아래로 서너 살 차이가 나는 동문 4명이 교과서 작업을 계기로 하여 모이게 되었다. 우리들은 일과 함께 삶의 진실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여행이다. 주로 학술여행이었다. 학회에 참여하기 위해 주로 중국과 유럽을 여러 차례 다녀왔다. 학회가 끝나고는 간단한 여행을 하곤 했다. 어떤 경우는 학회에서 주선한 여행에 참여하기도 하고, 우리들 독자적으로 여행을 구상하여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움직이고 일을 도모하고 해결하고 하는 가운데, 20년이 넘는 동안 우정을 가꾸어 왔다. 그 가운데 지난 해 내가 갑년(甲年)을 맞게 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네 사람이서 비슷한 분량의 글을 모아 책을 내기로 하였다. 책을 내기 위해 글을 다듬는 과정이 곧 우정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같이 다닌 여행지를 확인하고, 그것이 언제였던가 생각하는 과정에서 이제 잊고 있던 세세한 이야기들이 다시 떠오르고 우리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던가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거듭하게 되었다. 판형을 결정하는 일이며, 사진을 챙기는 일, 표지를 구성하는 일 그리고 나온 책을 어떤 이들에게 어떻게 나누어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까지 같이 상의하고 의논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들의 생각이 각각 어떻게 개성이 있고,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가 하는 점을 거듭 알게 되는 우정의 메타인식을 해갔다. 그렇게 나온 책이 우정의 길, 사색의 창이다. 지난 세월 우리는 우정의 길을 걸었고 그 길에서 학문적인, 인간적인, 삶에 대한 많은 사색을 했던 것이다. 70생애 가운데 20년, 앞으로 10년을 더한다면 30년을 사귀면서 그 사귐을 글로 남기고 책으로 만든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의미를 지닌 일이다. 이 일은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까닭이다. 같이 글을 쓰는 친구들이 있다면 일정 분량 글을 모아 책으로 꾸며 보기 바란다. 그 가운데 글 쓰는 보람을 찾기를 바란다. 잡지에 여기저기 글을 발표하기도 하고, 동료들과 함께 책을 내기도 한 다음 자신의 글을 혼자서 책으로 묶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그것이 책을 내는 정석인지도 모른다. [PAGE BREAK] 좋은 책을 위한 열정 요즈음은 책을 내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면 더욱 용이한 일이다. 책이 안 만들어지는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우선 글이 완결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는 덜 된 메모를 그대로 올려놓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완성해야 한다. 완성되지 않은 글은 아이디어거나 메모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량 글이 모아져야 한다. 요청에 따라 여기저기 발표한 글들은 다시 잘 모여지지 않는다. 그런데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는 글이 잘 모여진다. 그것도 유사한 주제끼리 글이 모여진다. 정확히 구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단상을 정리하여 올리는 ‘방’의 글들은 수필 성격이 짙다. 그 횟수가 축적되고 그것을 다시 모아 정리하면 수필집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긴 글은 연속하여 올리고, 독자들의 평을 받고 해서 그것을 책으로 내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인터넷소설류가 그것이다. 이 경우 매체의 특성상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어 소통양식을 바꾸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독자들이 의견을 달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작품을 쓰는 과정에 비평이 포함되는 묘미도 있다. 물론 이것이 정당한 비평인지는 가릴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책의 형태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소통의 양식이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멀티미디어의 영향으로 글에 사진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 동영상까지 포함되는 텍스트들이 생산되고 있다. 종이책을 내면서도 CD를 첨부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교과서까지 그런 형식으로 발간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영상을 이용한 책 만들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는 여행기를 비롯한 수필 등에서는 손쉬운 일이다. 한편 조심할 일은 문학적 형상화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점이다. 들뢰즈의 영화이론, 예컨대 질 들뢰즈의 시간기계 등에서는 설명의 필요 때문에 사진을 도입하지 논리를 전개하는 데 사진자료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언어의 추상화기능과 논리전개의 편이성 때문이다. 사진이나 그림과 문자텍스트의 관계는 일종의 부분집합이다. 공유하는 부분이 일부 있고, 설명의 언어화와 사례의 시각화 사이에 가역반응이 늘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매체의 활용 결과 ‘그림 에세이’나 ‘포토 에세이’ 등 일상에서 겪은 경험을 볼품 있는 책으로 내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그러나 문학과 그림, 문학과 시진 등의 경계 넘나들기에서 무엇이 우선인지는 늘 살필 일이다. 문학의 가치는 인생에 대한 철학하기에 있다. 시가 인생의 비평이라든지 소설이 문학적 인간학이라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그리고 문학 자체가 자신을 사유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은 문학이 이미 비평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음악에 대한 음악, 그림에 대한 그림 등과는 사뭇 다른 특징이다. 모든 비평은 말로 이루어진다는 것, 언어텍스트를 생산하는 것이라는 점은 문학의 ‘무게’를 생각하게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치열한 사유를 해야 한다는 까닭이 여기 있다.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도 읽을 가치가 없다”는 말을 한 작가가 있다. 여러분의 책이 두고두고 읽을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책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니체의 말대로 “피로 쓴 책”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우선해야 한다.끝
삶을 좌우하는 이야기 본능 인간에게는 식욕, 성욕, 수면욕 같은 기본적인 욕구뿐 아니라 온갖 대상에 대한 욕망이 있을 터인데, 그 중에는 이야기를 향한 본능도 있다. 이야기는 우리 삶 도처에 스며 있으니, 이를테면 이야기와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사람들은 ‘한 편의 드라마’를 기대한다. 사람들은 경기를 관람하면서도 이야기 본능을 충족할 수 있을 때 더욱 만족을 느낀다. 우리는 마치 기승전결을 갖춘 완결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게임을 지켜보면서, 경기의 흐름이 반전과 역전으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줄 때 더욱 열광한다. 또한 스포츠 경기와 관련한 인물과 사건 등 끊임없이 주변 이야기와 뒷이야기를 즐긴다. 우리 속에 내재한 이야기 본능이 비단 즐거움 때문이라고만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이야기를 추구하는 열망은 상처 받은 마음의 치유에 관여하기도 하고 삶과 죽음을 좌우하기도 한다. 고아나 입양아처럼 부모가 누구인지, 고향이 어디인지 등등 자신의 서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정체성 혼란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개중에는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괴로움은 삶의 첫 단추인 자신의 출생담을 제대로 구성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자신의 인생담을 유기적 구성을 갖춘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지도 모른다. 삶은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과정인 까닭이다. 이야기 형식으로서의 서사와 소설 이야기는 아마도 인간의 언어와 거의 동시에 출현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본디 ‘말하다’는 ‘이야기하다’와 뜻이 같다. 다만 이야기에는 일정한 줄거리가 있거나 주제 혹은 화제가 있어야 하니까, 말의 분량이 어느 정도 모여야 이야기로 발전할 수 있다. 이야기 형식에는 크게 서사와 소설이 있다. 서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거나 지어낸 이야기다. 그것은 이야기를 다루는 것, 또는 이야기에 관한 모든 것을 포함하므로, 동서고금을 통틀어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를 서사라고 부를 수 있다. 이에 비해 소설은 서사 가운데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것을 가리킨다. 문학의 장르를 구분할 때는 보통 서사, 서정, 극 장르가 상위 범주를 이루고, 소설, 희곡 등은 하위 범주에 포함된다. 소설은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기초해 허구적으로 꾸며낸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지만, 무엇보다도 근대 이후에 서구에서 발생한 문학 형식이라는 점을 꼭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근대적 문학 양식이라는 세 마디 말에 소설의 본질을 둘러싼 매우 복잡한 내용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근대어와 소설의 언어 서사 일반과 소설을 가르는 가장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요소는 언어다. 소설은 근대국가의 출현과 더불어 융성하게 된 근대적인 문학 장르인 만큼, 창작도 수용도 근대어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근대어란 근대국민국가가 국가다운 체제를 정립하기 위해 일부러 힘을 기울여 정착시키려고 한 새로운 언어를 뜻한다. 소설의 언어는 입말이 아니라 글말, 모어(母語 • 지역어,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를 전제로 삼는다. 근대 이전의 서사는 공동체라는 좁은 세계를 염두에 둔 이야기로서 공동체에 속한 성원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전라도 지방의 서사가 경상도나 함경도 사람들처럼 이질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독자에게 침투해 전국적인 서사로 발전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엄밀하게 따지자면 근대 이전에는 근대국가가 없었으므로 ‘전국’이라는 말도 어불성설이지만). 그러나 근대 유럽에서 발전한 소설이라는 문학 형식은 지역이나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 계층, 성별, 언어를 달리하는 이질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삼는다. 이광수의 무정이 매일신보라는 신문 매체를 타고 조선 전역을 아우르는 독자의 사랑을 받은 현상이야말로 소설의 근대성을 보여준다. [PAGE BREAK] 소설의 번역 가능성 서사는 독자가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힌 모어를 통해 창작과 수용이 이루어지는 데 비해, 소설은 그 매개하는 언어가 근대 학교교육을 통해 익힌 글말과 표준어라는 점에서 독자의 모어가 아니다. 이광수의 무정에 쓰인 언어는 전라도 사람이나 평안도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언어가 아니었던 것이다. 소설을 통해 각각 상이한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 똑같은 언어로 똑같은 작품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근대적 현상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한 나라의 작품을 다른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함께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외국 소설을 번역해서 읽고 있기 때문에 소설은 으레 번역할 수 있는 텍스트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국의 독자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프랑스 소설 레미제라블을 번역해 읽고 감동을 느끼며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근대 이전의 서사는 결코 번역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기 않았다. 소설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중세문학이 번역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수용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언어와 문화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작품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새롭고 신기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번역 가능성은 소설이 지닌 근대성, 세계성을 나타낸다. 근대국가 형성에 기여한 소설 소설이 유독 근대에 들어와 흥성하게 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인쇄나 제지 같은 책 만드는 기술의 발달도 큰 몫을 했다. 근대 이전의 서사는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문학으로 존재했다. 문자로 쓰인 텍스트라 하더라도 대량으로 복사하고 제본해 책으로 내기에는 많은 한계가 따랐다. 그러나 근대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책 만드는 기술이 괄목할 만큼 발전하면서 책은 대량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책을 찍어내려면 종이, 잉크 같은 재료가 필요하며, 인쇄기, 제본기 같은 설비를 갖추기 위한 자본이 필수적이다. 또한 상품으로 제작한 책을 국내뿐 아니라 국제 시장에 광범위하게 유통시키기 위한 시스템도 있어야 한다. 베네딕트 앤더슨은 상상의 공동체 :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에서 근대어(문자)와 인쇄자본주의(Print-capitalism)야말로 근대국민국가와 민족의식의 형성을 촉진시킨 일등공신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자각이 공동체 의식을 자극하여 상상 속의 공동체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소설은 인쇄자본주의의 물결을 타고 근대문학의 대표 장르로 떠올랐다. 근대교육은 ‘국어’를 가르쳤고, ‘국어’를 배운 독자들은 ‘국어’로 쓴 소설을 읽었다. 모든 소설이 내셔널리즘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근대국가의 국민이 내셔널리즘을 내면화하는 데에 소설은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 신의 자리에서 세계를 창조하다 서사든 소설이든, 상상력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 중에서 소설의 시점과 세계 창조는 특별히 연관이 깊다. 머릿속에 구상한 세계를 소설 속에 옮겨놓을 때 소설의 시점은 세계를 위(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곳에 머물러 있다. 신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뜻대로 천지만물을 빚어내는 것처럼, 작가는 소설을 창작하면서 자기만의 세계를 쌓아올린다. 근대 서양에서 소설이 흥성하는 시점은 교묘하게도 신과 종교가 쇠퇴하는 때와 맞물려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소설을 통해 신 없는 세계에서 자기중심적으로 세계를 창조하게 된 일과 무관하지 않다. 소설은 신의 자리에서 세계를 창조한다. 어쩌면 인간중심주의를 완성한 근대적 인간의 이야기 본능은 오만불손하며 불온한 것일지도 모른다.
일반 회사에서는 생경(生硬)한 학교 풍속도 영원한 손님 집단 45만 교육자 중에서 나를 포함해 교장, 교감, 교사, 행정실장 등 모든 학교 관계자들의 상당수가 몸담고 있는 직장을 진정한 ‘자기 학교’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잠시 와서 머물다가 가는 곳일 뿐이다. 길면 4년, 1년이 지나면 3년 남았다 여기고 3년이 되면 마음조차 이미 떠나버린다. 손님으로 왔으니까 아이들과의 만남도 고작 1년 동거(同居)일 뿐 교실도 앉은 자리도 1년용으로 치부하게 마련이다,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내 것이 아니니까 소중할 리 없다. 곳곳에 정 • 부 책임자의 이름은 써 붙였지만 소유권을 가진 건 하나도 없다. 굳이 주객(主客)을 따진다면 6년을 공부하게 되는 학생들이 주인이고, 교사는 손님이 아닐까 싶다. 소년시절의 꿈과 추억이 어린 배움의 요람이라 해 저들은 모교(母校)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학교 수도꼭지에서 줄줄 물이 흘러내려도 그것을 잠그는 사람이 없고 벌건 대낮에도 불이 켜져 있는 화장실의 스위치에 손 한 번 대는 사람도 없으며 운동장에 휴지가 떨어져 있어도 스스로 줍는 어린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면 학교야말로 주인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주인의식을 요구하거나 학교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임에 틀림없다. 나도 일찍이 그런 학교 사회의 특성을 간파하고 백년손님인 선생님들보다 학생들의 정신계도와 인성교육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척 노력을 경주해 보았지만 두 손 들고 말았다. 주인의식을 길러주는 일보다는 수학 공식 하나를 가르치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었다. 손님이 떠난 자리 90년도 초, 교육부지정 방송연구학교를 했다는 한 시골 학교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취약한 농촌 지역 학부모들로부터 민원을 무릅쓰고 적지 않은 금액을 염출하여 우리나라 국영 방송국의 축소판처럼 멋들어지게 만들어 놓은 방송실은 먼지가 뿌옇게 쌓였고 조명이며 각종 영사기와 최신형 고급 촬영 기기들이 선반에 널브러져 있었다. 연구학교를 끝내고 교장도 떠나고 방송 담당 선생님까지 떠나게 되니까 아무도 맡을 사람이 없어서 그대로 두었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모두 떠나고 보니까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귀물(貴物)들이 애물 덩어리로 변한 것이다. 학교에 가면 교실 뒤편 후미(後尾)진 곳이나 창고에 주인을 잃어버린 고급 기물(棄物)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옛날에는 그런 폐품을 재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학교 경영을 하는 교장들이 많았다. 배가 좌초했을 때 선장은 자기 배와 운명을 함께하고 조종사가 애기(愛機)와 생사를 함께하는 살신성인의 경지까지를 기대하지는 못할지라도 멸사봉공하는 교장들은 많이 있었다. 내가 존경하는 J교장은 퇴임식 날 아침까지 학교 화단에서 전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유교문화권에서는 선비 정신에 견주었고 영국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 했다. 사회의 귀감(龜鑑)이 됨을 일컫는다. 새 교장이 올 때가지 철부지 어린것들을 대신해서 Host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연구학교 이야기 성공률 100% 우리나라는 개국 이래로 교육 연구 분야에 관해서는 한 번도 실패한 일이 없다는 데 놀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100%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가히 기네스북에 올라갈 기상천외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연구학교를 운영하면 지정 기관에 따라 각기 다른 부가가치가 있다. 얼마간의 연구비도 내려오고 연구 발표 후에는 몇 몇 담당 교사들에게 부가점수를 주기도 한다. 교장들은 학교의 지역 특성과 구성원들의 연구 수행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큰 기관의 연구지정을 맡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 연구를 위한 것보다는 반대급부를 위한 연구를 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연구학교로 지정되면 학교 운영의 포커스가 거기에 맞춰 비상체제로 전환한다. 주제를 정하고 직원 조직과 연구절차, 가설설정, 연구추진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검증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선행 연구물을 탐색하거나 기존의 연구 자료를 검색하게 된다. 그래서 연구주제와 상관없이 연구체계가 비슷한 포맷을 유지하고 있는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연구결과는 100% 성공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연구학교에서 실패한 보고를 한 학교가 하나도 없다면 아흔아홉 번 실패를 거듭한 ‘에디슨’이 생각하기에 참으로 기이한 나라라고 할 것이다. [PAGE BREAK] 테제(These) • 안티테제(Antithese) 연구 주제를 해결하려면 정반합(正反合)의 논의과정을 거쳐야 함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반대를 위한 반대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면 문제는 다르다. 학교의 특성상 연구학교 운영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직원들이 거부하면 할 수 없게 된다는데 그 맹점을 극복하기는 어렵게 됐다. 연구 수행을 위해 그럴듯하게 편제는 되어 있으나 대체로 연구부장(현 교육과정부장)을 중심으로 연구가 추진되지만 그 중에서도 몇 몇 특정한 사람들이 주축이 된다. 예나 제나, 연구는 테제(These)와 안티테제Antithese)의 두 개 그룹으로 나뉜다. 전자는 긍정적이면서 주로 기획하는 집단이면서 훗날, 연구를 주도하게 되고 후자는 미온적으로 추종하거나 마지못해서 끌려가는 집단이다. “왜, 이 통계를 내고 계십니까?”하고 물으면 “이유는 묻지 마세요. 위에서 하라니까 하는 거에요.” 이런 해프닝을 거듭하면서 시범학교, 실험학교, 연구학교를 했다. 나는 오늘도 부끄럽던 지난날의 자화상을 보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 내 얼굴에 침 뱉기 교장 발령을 받자 나도 교육부지정 연구학교를 맡게 되었다. 주제는 ‘인성교육’ 분야였다. 토론을 해서 주제를 정하기로 했다. 종속변인은 무엇을 할 것이며 연구의 진행과 절차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그런데 의견을 발표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데 놀랐다. 학교 행사에 대해서는 왜 그것을 해야만 하느냐, 교육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짜증스런 목소리로 고성을 지르던 사람들도 일제히 함구했다. 모두가 교장이 정해주겠거니 하는 표정이다. 보다 못해 내가 한 마디 했다. “인성이 뭡니까?” 그랬더니 그 흔하디 흔한 말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큰일이었다. 인성연구학교 계획서를 세워야 하는 판에 독립변인이 될 ‘인성’을 교장도 모른다하니 한심하고 딱한 일이었다. 연구부장에게 교육부지정이라니까 그 쪽으로 물어보라고 했더니 기겁을 한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적당히 하면 될 일을 가지고 어떻게 상급 기관에 묻느냐는 것이다. 관청의 문턱은 너무 높았고 지도와 조언을 해줄 기관은 하나도 없었다. 교감을 비롯해 교무, 연구부장 등이 한사코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분명히 학교이름을 대고 공문을 작성했다. 나는 모르는 것을 다만 알고 싶을 뿐, 말리는 교감과 싸움을 하다시피해서 교육부로 공문을 발송했다. 이 후로 학교 분위기는 폭풍전야처럼 불안 초조했다. 교장이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수군거렸다. 며칠 후 회신(回信) 대신에 퉁명스러운 전화가 먼저 왔다. “귀교에서 인성에 대한 정의를 해달라고 했는데, 왜 이러시는 것입니까?” “그럼 어떡합니까. 교육부지정 인성연구학교를 하라는데 인성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아니, 그렇다고 그걸 여기다가 물으면 어쩝니까?” “지도해 주십사하는 것뿐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문서로 민원을 하시면 곤란하잖습니까.” “그래도 알아야 면장(免墻)을….” “연구학교를 하기 싫으면 그만 두면 되는 거지. 지금 농담을 하시는 겁니까.” “농담이라니요.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끝내 교육부에서는 지도 조언은커녕 인성에 대해 속 시원한 한마디가 없었다. 연구학교를 추진하면서 내내 벽에 부닥친 것은 인성에 대한 개념의 정의였다. 요즘말로 하면 콘셉트가 문제였다. 교단에서는 너무도 흔히 쓰고 있는 말인데도 그것에 대한 개념정의가 극명하게 된 것이 없었던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였다. 다만,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국내에서 꽤 유명했던 S대학교 사범대학 J교수가 인성을 ‘Personality’라고 정의하고 활동성을 비롯해 지배성, 안정성, 사려성, 사회성, 충동성 등 여섯 개를 나열해 놓은 것이 전부였다. 지금도 인성이란 말이 나오면 괜히 마음이 찝찝해진다. 그것이 아직까지도 내 마음 속에 영원한 불발탄으로 침전되어 있는 모양이다. 남귤북지(南橘北枳) 대한민국 개국 이래 우리나라 교육사조는 물론이고 교육방법까지 거의 미국에서 직수입했거나 일본을 통해 전해 온 것이 전부였다. 그것들은 한 동안 국내에서 붐을 일으키다가 얼마간이 지나면 흐물흐물 꼬리를 감추고 만다. 버즈 학습, 프로그램 학습이 그랬고 생활중심 교육이니, 인지중심 교육이니, 경험중심 교육이니 하다가 얼마 전까지 교실 복도까지 부수며 극성을 떨치던 열린교육까지…. 장관이 바뀌거나 지역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국적도 모르는 교육 풍토가 부침(浮沈)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교육 행정의 수장(首長)이 물러나면 그것도 함께 물러났다. 그 격정의 세월을 거치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은 외국에서 성공한 교육이론이나 방법이라 할지라도 국내에 적응되지 않는 이른바 ‘남귤북지’(南橘北枳)의 교훈이었다. 미국에 심었던 귤나무가 우리나라에 오면 탱자가 된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우리 교단 주변에는 적지 않은 것 같다.
2교시 수업을 마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제 선생님 특강을 들었던 학부모입니다. 선생님께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잠깐 짬을 내실 수 있는지요?” “아, 그러세요. 예, 지금 시간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 “다름이 아니라 어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내용인데요. 저희 아이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참으로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입니다. 이제 내년이면 대학에 진학해야할텐데 과연 어떻게 진로를 잡아야할 지 고민입니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듯 했다. 그 사연은 아마도 아이의 진로와 관련이 있을 터이고, 그래서 어제 들었던 내 강연의 내용과 맛닿아 있는 듯 했다. 최근 대학입시의 큰 흐름이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에 있고 이에 따라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간파한 도교육청 학력관리팀이 찾아가는 권역별 대학입시설명회를 마련하였고 입학사정관제와 관련된 내용은 내가 강연을 맡게 되었다. 장소는 청양예술문화회관이었고, 한 낮의 기온이 30°를 웃도는 가마솥같은 날씨에도 1,000여석 가까운 관람석은 교사와 학부모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미 도교육청에서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와 관련된 설명회가 열린다고 홍보를 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무더운 날씨와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면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맡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해와 대응 전략’을 발표하는 순서가 되었다. 정해진 시간을 30분 정도 초과했는데도 관람석에서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내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강연의 내용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지방의 특성상 입시 정보에 그만큼 많은 갈증을 갖고 있었다는 반증인 듯 했다. 얼마전 대통령께서 일선 교육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본인의 임기말(2012년)까지는 100%에 가까운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어서 교사나 학부모들의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강연 내용과 관련해서 도교육청에서 미리 책자를 제작하여 참가한 분들에게 배포했는데도, 내가 준비한 프리젠테에션 자료의 내용을 꼼꼼히 적는 학부모님도 계셨다. 내 강연의 요점은 이러했다. 입학사정관제가 주입식 교육으로 공부 선수를 만드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에서 잠재력과 소질 그리고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제도인 만큼, 그 준비 과정은 어디까지나 선생님과 학부모님의 이해와 협조를 필요로 한다. 즉 입학사정관제는 지금까지 성적으로만 아이를 평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소질을 갖고 있는지를 발견하여 이를 적극 격려하고 이끌어줘야 할 책임이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있다는 얘기다. “입학사정관제는 사실 선생님과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습니다. 즉 아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하고 또 아이가 참여하는 활동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이를 기록으로 남겨줘야 합니다.” 참여하신 선생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핵심 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의 충실한 기록이 제자들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사실 같은 교사로서 수업은 물론이고 학생 상담, 생활지도, 각종 공문에 대한 응신 등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선생님들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교육이 그동안 점수 위주의 치열한 경쟁만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하여 아이들의 숨어있는 소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붇돋워줘야 할 시점이기에 선생님의 역할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선생님, 어제 말씀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저희 딸아이는 중학교 때부터 역사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꿈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래선지 다른 과목보다 국어 관련 과목의 성적은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길을 부모로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이가 사범대학에 진학해서 교육자의 길을 걸었으면 하는데 본인은 작가가 되기 위해 문예창작학과에 가겠다고 합니다. 현재 점수로 보면 서울 시내의 상위권 대학에 욕심을 내볼 수도 있고, 또 학교 선생님들도 그렇게 권유하고 있는데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는 서울 시내에 있지만 중위권 정도의 대학에만 있습니다.” 아이들의 진로지도를 하면서 흔히 겪었던 내용이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었다. 즉 아이가 장차 하고 싶은 일과 부모 그리고 학교 선생님의 생각이 각기 다른 경우였다. “어제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아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아쉬움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내 생각은 분명했지만 그래도 자식의 장래를 염려하는 부모님의 절박한 처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신중하게 말씀드렸다. “네, 어머니 말씀의 취지는 공감이 갑니다. 아이가 원하는 소설가의 길이 불투명하고 또 대중소설도 아닌 역사소설인데 장차 이 길로 가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가 장차 하고 싶은 분야가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삶의 행복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이의 뜻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겠고 이런 경우가 바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봅니다.” “선생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좋아하고 또 하고 싶은 분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는 것이 좋겠군요. 사실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간판이나 직업을 갖는 것도 좋겠지만 사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큼 행복한 삶이 어디 있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3교시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지금 하고 있는 수업은 도구과목을 중심으로 한 여름방학 보충수업이다. 아이들이 수능에서 1점이라도 더 딸 수 있도록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다. 순간, 교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은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 무더운 여름에도 학교에 나오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등 떠밀리듯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나와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분명한 것은 이 수업이 아이들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감사원은 31일 교육과학기술부, 서울특별시 교육청을 비롯한 8개 시도교육청, 한국교육방송공사(EBS)를 대상으로 교육 여건 개선시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 배경에 대해 "정부가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 흡수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사교육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만도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 교육여건 개선시책 전반을 진단해 공교육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이고 국민 부담을 줄일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포함한 교육여건 개선 시책이 제대로 된 성과 평가 없이 추진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점도 감사 착수의 배경이 됐다. 50여 명 규모의 감사 인력이 투입되는 이번 감사는 지역교육청과 일선 초ㆍ중ㆍ고교 등 현장 실태 점검 위주로 이뤄진다. 특히 학원 관리와 '방과후 학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교육비 경감 시책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밀 분석하고, 학교 신설 및 통폐합의 문제점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국민 불신을 초래하는 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부조리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교육 현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188 신고센터(☎188)'와 감사원 홈페이지(www.bai.go.kr)를 통해 학교 시설공사, 물품 납품, 급식, 방과후 학교, 현장학습 등 교육현장 관련 부조리 제보를 접수한다.
성적 뿐 아니라 창의력 등 수험생들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합격 여부를 가리는 중국식 '입학 사정관제'가 올해 처음 도입돼 입시 성적이 더 좋은 수험생들이 대입 전형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교육청이 올해 대입 전형에서 린이(臨沂)사범대와 산둥정법대를 대상으로 '종합소질평가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결과 린이사범대 문과에 지원한 12명의 수험생이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 성적이 더 낮은 수험생들에 밀려 탈락했다. 중국 교육부가 2007년 종합소질평가제 도입을 허용했지만 이 제도가 적용돼 입시 성적이 더 우수한 수험생이 대입 전형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교육부는 당시 "종합적인 학업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험 성적에만 의존하는 대입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종합소질평가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 제도는 지금까지 사문화되다시피했다. 린이사범대 측은 "입시 성적에만 의존했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었다"며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전문심사단이 엄격하고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락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상당수 중국인들은 대학 측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대입 시험과 관련해 각종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한 '소질'에 대한 평가가 과연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 실제 중국에서는 올해 치러진 가오카오와 관련한 잇단 추문으로 가오카오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지린(吉林)에서는 이번 가오카오에서 커닝 등 각종 부정행위가 집단적으로 이뤄졌다는 폭로가 터져나왔고 충칭(重慶)에서는 한족(漢族) 학생이 소수민족으로 신분을 위장해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또 인터넷을 통해 "잇단 논문 표절 등으로 도덕성에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교수들이 주관하는 소질 평가를 누가 수긍하겠느냐"며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에 입학하려는 사람들에게 합법적인 길을 활짝 열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언론들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잣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질평가제는 오히려 대입시에 대한 불신감만 키울 수 있다"며 "권력이나 돈과 결탁할 경우 소질평가제는 신성해야 할 상아탑을 부정과 부패로 얼룩지게 만드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