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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3월2일 전국의 초.중.고등학교가신입생에 대한 입학식을 가졌다. 인천지역은 430여 초.중.고등학교가 3.2일 오전 각급학교별로 일제히 입학식을 가졌다. 한편 금년도 인천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은 3만4천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2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발간한 두개의 해밀턴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Jens Ludwig와 Isabel Sawhill은 ‘아동의 효율적인 생애초기 교육을 통한 10세까지의 성공(Success by Ten Intervening Early, Often and Effectively in the Education of Young Children)’ 보고서를 통해 생애초기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하나는 ‘기회, 번영, 성장을 위한 교육전략(An Education Strategy to Promote Opportunity, Prosperity, and Growth)으로 Joshua Bendor, Jason Bordoff, 그리고 Jason Furman이 발표한 미국의 새로운 교육전략 보고서이다. 최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극빈층이 1600만명으로 32년만에 최대 규모이며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된다고 한다. 미국인 6명 중 한 명이 정부보조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는 등 경제호황의 뒷면에 있는 미국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 보고서들이 세계 교육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부시대통령이 소득격차로 인한 사회문제를 이례적으로 인정하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버냉키(Bernanke)도 소득격차가 자본주의 동력과 미국경제를 위협할 만큼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해밀턴 프로젝트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아동의 효율적인 생애초기 교육을 통한 10세까지의 성공(Success by Ten Intervening Early, Often and Effectively in the Education of Young Children)’ 보고서는 일종의 아동이 10세가 될 때까지 성공적 학업성취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저소득층 아동은 Head Start와 Early Head Start 프로그램을 통해 생애초기 5년 동안 양질의 교육 및 보육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아동들이 그 이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영유아 시기에 받은 교육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관련해 ‘10세까지의 성공(Success by Ten )프로그램은 Head Start프로그램과 Early Head Start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보완하며, 확장하는 차원에서 추진된다. 새로 추진되는 프로그램은 읽기 능력을 강조하는 교육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후 학업기간 동안 효율적인 성취를 위한 것이다. 생애초기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뇌의 정형화가 아직 끝나지 않은 아동의 잠재력 실현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 생애초기에는 아동들이 각 가정의 환경에 따라 겪는 경험이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그 경험의 결과에 따라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혹은 유아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 조차도 인종 및 계층 간 격차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미국사회정책은 생애초기의 경험으로 인한 불이익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활발하게 진행중인 영․유아 및 초등학교 시기 교육에 대한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태어나서 10세까지의 성공적인 교육경험은 이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생애초기 교육은 낮은 중도탈락률과 높은 대학진학률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성공적인 노동시장 진출로 이어져 가난의 연결고리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면은 이렇게 형성된 건전한 노동력은 미래의 노동기술을 향상시켜 국가경제에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아동에게 전달되는 혜택이 부모를 통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부모들에게 임시고용이 아닌 완전고용 상태를 만들어주어 보다 양질의 보육 및 교육 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발표한 또 하나의 해밀턴 보고서는 ‘기회, 번영, 성장을 위한 교육전략(An Education strategy to Promote Opportunity, Prosperity, and Growth)이다. 생애초기부터 중등교육과정까지 교육정책의 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이 경제성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사회와 개인에게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더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교육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사회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현장에 있어서 기술이 빠르게 변화함으로써 고숙련의 노동자들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미국의 교육체계가 위기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해도 성장잠재력이 없음을 역설한다. 강력한 교육체계를 갖추기 위해서 생애초기 교육에 대한 투자와 교사정년제도와 같은 교육계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제안된 생애초기교육프로그램은 주로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에 대한 것과, 주정부가 학생들을 대한 재정적 지원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를 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세계화 및 국가 경쟁력 그리고 노령화 및 저출산에 따른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사회 양극화 현상과 고용불안에 따른 복지정책과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육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육 - 복지 - 노동정책에서 통합적인 문제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이런 면에서 해밀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Taylor-Gooby 교수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효과적인 사회투자정책의 하나로 생애초기에 대한 교육을 강조한바 있다. 따라서 차제에 우리도 생애초기 교육에 대한 사회투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의 일자리 창출, 관련부처의 통합적 접근, 사회정책 인프라정비 등 미래의 한국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올해 744개 초.중.고교에 사서인건비와 도서구입비 80억8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사서인건비는 초등학교 380개교, 중학교 139개교, 고등학교 85개교 등 모두 604개 학교에 70억8천여만원, 도서구입비는 초등학교 108개교, 중학교 20개교, 고등학교 12개교 등 모두 140개 학교에 10억원이 지원된다. 도 교육청의 이 같은 학교도서관 사서 및 도서구입비 지원은 지난 2003년부터 추진중인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다. 도 교육청은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까지 도내 전체 학교 1천960곳 가운데 94%인 1천840개 학교에 도서관을 설치했으며 도내 학생 1인당 평균 도서수도 사업 시작전 5.54권에서 지난해 8.74권으로 늘렸다. 도 교육청은 5개년 계획 마지막 연도인 올해말까지 학생 1인당 도서수를 10권으로 늘리는 동시에 학교도서관을 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부부가 함께 살면 식성도 따라가는 모양이다. 유난히 고구마를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내 식성이 변했기 때문이다. 생각만 나면 고구마를 쪄달라고 주문하다가 반응이 없으면 스스로 씻어서 쪄 먹곤 하는 남편이다. 나는 고구마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때문에 고구마를 싫어하곤 했다. 초등학교 시절, 점심 시간이면 가난한 친구들은 밥 대신에 고구마를 먹던 시절. 어떤 친구는 거의 날마다 점심 도시락 대신 고구마를 먹었으며 그나마 없을 때는 수돗가로 달려가 물을 마시기도 했었다. 그 친구는 한 겨울에도 양말을 신고 온 적이 거의 없었고 헤진 바지에 길이마저 짧아진 옷을 입고 학교에 오곤 했다. 한 반 친구 50명 중에 제대로 점심을 가져오는 친구는 70% 정도 되었으리라. 나눠 먹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식사 시간이 되면 운동장에 나가 놀거나 어디로 가버려서 교실은 빈 자리가 많았었다. 내 기억 속의 고구마는 가난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다른 집들처럼 자식들이 많지 않으니 점심을 고구마로 때울만큼 형편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새 살림을 차린 새 어머니는 쌀을 아낀다며 호박밥이나 콩나물밥, 김치밥, 고구마밥을 즐겨 하셨다. 하얀 쌀밥은 명절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으니 요즈음 아이들이 들으면 정말이냐고 반문하리라. 어렸을 때 길들여진 입맛때문에 특정한 음식을 먹지 않거나 싫어하는 경우가 참 많다. 나에게는 호박이나 고구마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된 것은 바로 밥 속에 자주 등장한 탓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의 살림 지혜가 돋보인 선택이었으니, 쌀을 아낀다는 명분보다 건강에 참 좋다는 말씀을 하셨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 같다. 시장에 나가 보면 고구마 값이 비싼 과일값을 능가함을 본다. 참살이 식품(웰빙식품)으로 건강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구마를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내가 싫어하는 식품이니 혹시 친척집에서 선물로 받아도 즐겨 먹지 않으니 오로지 남편 몫이었다. 아내가 스스로 챙겨 주지 않으니 남편은 일요일 아침이면 양푼을 들고 고구마를 씻어서 쪄 먹는다며 아끼는 냄비를 태우곤 해서 타박을 듣곤 했다. 생각다 못해 지난 주말에는 할인매장에 가서 직화구이 냄비를 사들였다. 순전히 고구마를 구워 먹기 위해서, 아끼는 냄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늘은 삼일절, 쉬는 날이니 남편은 어김없이 고구마를 들여다 보더니, "여보, 썩은 고구마가 있네. 아까워서 어떡해!" "알았어요. 날씨가 이렇게 따뜻하니 그런가 봐요. 내가 갈무리 해서 챙길 게요. 아니면 좋은 걸로 골라 사무실 식구들에게 나눠 주세요." "내가 워낙 좋아하는 거라서 다 나눠 주려다가 조금 남겨 둔 것이 화근이었네. 에이 욕심이 탈이야." 내가 안 좋아하니 자주 들여다 보고 관심을 주지 않아 생긴 일이라서 고구마들에게, 저것들을 길러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은 일이었을 터인데 썩혔다며 내내 속상해 하는 남편에게도 미안하여 아침부터 부랴부랴 고구마를 씻어 불에 올렸다. 썩은 고구마들을 골라내보니 겉모습은 멀쩡한데 만지면 물렁물렁 했다. 아직 싹도 트지 않아서 얼른 봐서는 성한 것들과 똑같다. 게으른 주인때문에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고구마들은 이제 흙으로 돌아가리라. 모든 고구마들이 싹을 틔우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대로 썩어버리는 것도 있는 걸 보니 생명의 신비감마저 느껴졌다. 어떤 것들은 땅에 심겨져 열 배 백 배의 수확을 올리는 가 하면, 어떤 고구마는 한 끼 식사로 없어지며 어떤 것들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니, 사람의 삶과 같지 아니한가? 썩은 고구마는 땅으로 돌아가 흙을 비옥하게 할 테니 크게 보아서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고구마를 위로해 본다. 신이 창조한 세상의 사물들은 모두 이렇게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들은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길거나 오염 물질들을 많이 뿜어내서 세상이 살기 어려워지고 질병이 창궐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썩는 데 수 백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종류는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었지만 쉽게 썩지 않아 땅을 오염시키는 물질이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인간이 창조한 물질의 대부분은 썩지 않음을 기본으로 하니 쉽게 버릴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유리로 만들어진 물건들, 일용품들도 대부분 플라스틱이거나 합성수지 제품들이니 쓰레기 봉투에 넣을 것들이 못 된다. 신의 창조물인 인간과 동물, 모든 식물들은 한결같이 썩음을 전제로 한다. 그것이 우주 질서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니, 신의 창조 원리를 넘어선 인간의 오만함으로 생긴 환경파괴의 재앙은 곧 인간의 몫인 것이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숙제는 이제 잘 썩는 물질이면서도 오염시키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세기의 문제점은 환경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썩은 고구마를 버리면서, 아니 땅으로 돌려보내면서 나도 한 개의 고구마로 살고 있으니 제대로 살고 있는 지, 겉모습은 멀쩡한데 속이 폭삭 썩고 있지는 않은 지 돌아보게 되었다. 아마 오늘 이후로 나는 결코 고구마를 푸대접하지는 않을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음을 보았으니 뒤늦은 깨달음 한 조각에 감사할 뿐이다. 이제 다시는 고구마를 보며 가난을 연상하지도, 쌀밥을 그리워 했던 유년도 떠올리지 않으리라. 오늘 먹은 고구마 맛은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말없이 땅으로 돌아가는 썩은 고구마가 3월 첫날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되었구나! 홀리스틱교육은 바로 이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으며 순환된다는 것을! 2007학년도에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하찮은 사물 속에서도 숨겨진 의미를 찾게 하는 '마음의 눈'을 어떻게 띄워줄까 고민하며 살라는 3월 첫날에 깨달은 화두이다.
2007학년도 초중등학교 영양교사 정원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2.4배나 늘어났다. 이는 저출산 등의 여파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 대비해 지방직 교원이었던 영양사를 영양교사 신분으로 승격해 학교복지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공립학교 학급 신ㆍ증설 등에 따라 교원 정원을 지난해 31만3천141명에서 올해 31만9천568명으로 6천427명(교과교원 3천587명, 비교과교원 2천840명) 늘리는 내용의 2007학년도 교원정원 확충계획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초ㆍ중등 교원은 전년에 비해 1만1천260명 증가했다. 교과교원 증원 규모를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350명, 초등학교 1천653명, 중등학교 1천506명, 특수학교 78명 등이다. 비교과교원은 영양교사 2천408명, 상담교사 175명, 사서교사 127명, 치료교사 130명 등이고 지방직이던 영양사들을 지난해부터 영양교사로 전환한 영향으로 올해 국가직 영양교사가 대폭 증원된 것이 눈길을 끈다. 영양교사제는 초ㆍ중등학교의 영양사들이 교육대학원에서 일정 과정을 이수하면 교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교육부는 제도 시행에 맞춰 지난해부터 학교급식법 제5조 규정에 의한 급식시설과 설비를 갖춘 학교에 영양교사 1명을 둘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영양교사 정원이 2006년 1천700명에서 올해 4천10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양교사 임용 및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해 교대생과 교사단체들은 "비교과교원 정원 확대로 교과교원들의 문호가 좁아지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강정길 교원정책과장은 "저출산 등의 여파로 앞으로도 교과교원 정원은 줄고 복지와 관련있는 비교과교원 정원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수도권 과밀학급 해소 등 특수 요인 때문에 정원 증가인원이 올해의 두 배나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이 최근 초등 교사 합격자를 번복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중등 교사 탈락자에게 재시험 기회를 주기로 해 말썽을 키우고 있다. 1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발표한 2007학년도 중등 교원 임용 시험에서 불합격했던 A(43ㆍ여)씨에 대해 재시험 기회를 주기로 했다. A씨는 1980년대 당시 국립대 사범대 졸업생중 미임용자를 뜻하는 이른바 '미발추(미발령 교사 완전임용 추진위원회)' 정원으로 응시했으나 2차 전형인 논술 시험에서 답안 작성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불합격했다. A씨는 지난달 말 합격자 발표 이후 "답안 작성 규정이 명확하게 공지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해오다 교육청이 지난 23일 초등교사 합격자를 번복 발표하자 교육청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왔다. 교육청 관계자는 "'미발추' 선발 취지가 미임용자에게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자는 것인 만큼 재시험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A씨의 탈락으로 정원이 1명 비어있는 만큼 논술 전형을 다시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임용 적격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육부와 고문 변호사 등에 의뢰해 행정적.법률적 자문을 거친 결과 (재시험 전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그러나 중등교사 합격자를 발표한 지 한달이 지나서야 뒤늦게 추가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한 데다 특정 탈락생에게만 재시험 기회를 주기로 해 임용시험 합격 여부를 번복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교육청은 특히 같은 시기 치러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도 특정 수험생의 부친이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탈락생들이 반발하자 지난 23일 이들 27명을 전원 합력 처리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교사 임용시험을 진행하면서 불합격생들의 이의 제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다 합격자 발표 이후 뚜렷한 원칙 없이 합격 여부를 번복하게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가피하게 추가 합격자를 내거나 재시험 기회를 주게 됐지만 다각적으로 검토를 거쳐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추후 이러한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성차별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고려대 교육대학원 원경미씨의 석사논문 '교과서의 등장인물이 영어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현행 초등학교 3~6학년 영어교과서의 '대화'(Dialogue) 파트를 분석한 결과, 핵심 표현의 화자(話者)는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더 많았다. 전체 128건의 초등학교 대화 파트에는 핵심 표현을 남성이 발언한 경우가 263회인 반면 여성은 이보다 24.6% 적은 211회였다. 초등학교 교과서는 연구개발에서 발행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관장하는 국정교과서로, 대화 파트에서 각 단원의 핵심 표현을 반복적으로 제시해 학생들이 이를 익히게 하고 있다. 또한 성별 출현 장소와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 대화시 남녀 역할 등을 분석한 결과 대화 내용에서도 성차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는 자녀의 간식을 챙겨 주거나 등교 준비를 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 양육자와 가사 노동자라는 남성중심 사회의 편견이 많이 반영돼있다는 것이다. 3학년 4장의 'Wash Your Hands'(손을 씻어라)에서는 야외활동을 하다 집에 온 아들에게 어머니가 빵을 챙겨주며 '손을 씻어라'는 주의를 주고, 3학년 8장의 'It's Snowing'(눈이 와요)과 4학년 4장 'What Time Is It?'(몇시에요?)에서도 어머니는 장갑을 챙겨주고 등교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또 추석날 외국친구가 집에 방문하는 내용을 담은 5학년 10장 'Do You Want Some More?'(더 드시겠어요?)에서 어머니는 음식만 차려주고 대화에는 참여조차 않는다. 반면 아버지는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면서 자녀와 부인의 내조를 받는 존재로 묘사됐다. 4학년 7장 'My Father is a Pilot'(내 아버지는 비행사)에서 아버지는 구두손질을 하면서 자신을 돕는 딸에게 'Good Girl'(착한 딸)이라고 칭찬을 하고 4학년 3장 'How Old Are You?'(몇살이세요?)에서는 아버지가 길을 찾아 가족을 인도한다. 논문은 "남성이 단원의 핵심 표현을 주도적으로 말할 경우 학생들이 성적 불평등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며 "남성은 가족의 대표자, 여성은 가사노동자로 단순 구분짓는 것은 21세기 변화된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월달처럼 교육계가 바쁜 달도 없을 것 같습니다. 졸업식이 있어서 그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정들었던 스승님과 교실을 두고 교문을 나서는 수많은 졸업생들이 학교를 떠났고 3월 새학기에 새내기 신입생을 맞이 할 준비로 한창 바쁜 2월입니다. 그리고 신학년도 학교교육과정을 수립하느라고 지혜를 모으는 준비하는 달입니다. 교원들은 3월 1일자 정기 인사이동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정들었던 제자와 동료교직원 앞에서 이임인사를 하고 송별연까지 받으며 정을 떼기가 아쉬운 2월입니다. 근무만료가 되어 밀려나듯이 학교를 옮겨야하는 선생님! 가정사정으로 타 시ㆍ도나 가까운 시ㆍ군으로 학교를 옮겨가는 선생님들은 2월이 너무바빠서 정신이 없었을 겁니다. 희망에 의해 학교를 옮기는 선생님 ! 승진의 기쁨을 안고 새로운 임지를 찾아가는 선생님! 올해는 명예퇴직을 많이 받아서 교직을 일찍 떠나는 선생님! 아직 젊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주민등록상의 나이 때문에 정년을 맞으시는 선생님! 인사 이동이 있는 2월은 남아있는 선생님들도 정들었던 선생님들을 떠나 보내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맞이하게 되니 인사이동이 된것처럼 새로움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한평생을 외길로 2세교육에 몸바쳐 40 여년을 일해온 선생님들이 교직을 떠나는데도 정년퇴임식마저 떳떳하게 하지 못하고 동료직원과 송별연정도로 교직을 마감하는 현실이 한편으로 서글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많은 제자들은 어디에서 무얼하며 살고 있는지 스승이 교직을 떠나는 자리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제자사랑이 부족했던 탓일까요? 아니면 스승존경풍토가 사라진 탓일까요? 정년퇴임식을 갖는 선생님들도 많이 있으나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준다고 사양하거나 간소화해서 치루는 것도 스승의 겸손함 때문이 아닐까요? 명예퇴임을 하시는 많은 선생님들의 교직을 떠나는 모습이 더 쓸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승진과 영전을 하는 선생님들처럼 축전이나 화분을 보내는 풍토도 조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올처럼 숫자도 많은해는 떠나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리어 정년이나 명예퇴직을 하시는 분 중에는 교직에 있을때 가까이 정을 나누던 분들을 식당으로 초청하여 감사의 정을 나누며 식사대접을 하고 떠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정기 인사이동으로 많은 교원이 자리를 옮기는 2월에는 기쁨과 영광의 축하를 받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뜻대로 인사이동이 안된분들도 극소수지만 있을 텐데 임명권자를 원망하며 신세한탄을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인사를 잘해도 좋은쪽이 있으면 불평을 하는 쪽이 있게 마련인데 마음속에 화를 쌓으면 새로운 임지에서 잘 근무할 수 없을 것입니다. 2월은 축하와 원망이 교차하는 달입니다. 인사에 만족하는 선생님들은 주위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선생님들은 원망보다는 관용하는 마음으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마음을 추슬러서 새로운 임지에서 주어진 여건대로 교육의 뜻을 펴야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말타면 종 두고 싶다”는 속담처럼 현실에 만족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易地思之의 생각을 가지고 마음을 정화하여 2007학년도가 시작되는 희망찬 3월을 맞이하는 긍정적인 선생님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2월을 마감하였으면 합니다.
양정호 |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은 광복 이후 지난 60여 년 동안 교육문제에 있어서 가장 많은 변화와 혼란을 겪었다. 한국교육의 다양한 변화는 가장 직접적으로 학교구성원인 교직원과 학생에게 가장 먼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학생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런 면에서 교육현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처럼 학교에서 주로 생활하는 교사나 학생에 초점을 맞춘 호의에 머물기보다는 학부모가 겪어온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다. 변치 않는 학부모의 자녀교육열 최근 각 가정의 자녀수가 줄면서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이지만 과연 이전과 비교해서 더 늘어났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자료를 보면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산 정약용의 경우에는 자녀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가문의 규수와 결혼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양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고 한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학원이 밀집해있는 서울 대치동으로 이사 가는 것과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광복 이후에 우리나라 학부모의 자녀교육관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60년대와 현재의 사례를 에피소드형식으로 재구성해서 보면 와 같다. 1960년대 - 중학교 입학시험에 엿기름 대신 엿을 만들 수 있는 물질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무즙을 넣어도 엿을 만들 수 있다고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무즙 사건’이 일어났다. -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우리 집에서 너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배워야 하고 못 배우면 농사나 짓고 사람대접을 못 받으며 모든 뒷바라지를 다할 테니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였다. 2000년대 - 서울의 세 엄마시리즈가 유행하는데 자녀가 공부가 어렵다고 하면 대치동 엄마는 다른 학원으로 옮겨보자고 하고 압구정동 엄마는 이제 유학을 떠날 때가 되었구나 하며 용산 동부이촌동 엄마는 집 주위에 있는 빌딩들이 다 우리 것이니 걱정 말라고 토닥였다고 한다. - 아이의 실력은 엄마의 능력에 달려있다며 약사를 그만두고 자녀를 위해 학원 스케줄을 짜고 교육정보를 수집하고 입시 설명회 참석으로 바쁘지만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후회는 없다는 당당한 엄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사례를 보면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다만 사회가 발전하고 시간이 흘러오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주도권이 아버지에서 어머니에게로 완전히 넘어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과거처럼 학부모가 학교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교육을 통해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약화되면서 이제는 단순히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적극적으로 자녀교육을 직접 설계하는 매니저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 서점가에서 ‘~엄마들의 자녀교육 성공기’라는 책들이 증가하고 몇몇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학부모가 이렇게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으로 바뀌게 된 것은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와 현재의 어려운 교육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고학력화로 자녀교육에 참여해 광복 이후에 단기간 내에 급속하게 진행된 산업화와 더불어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는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60년 전에는 가장 뒤쳐진 후진국이면서 초등교육을 받은 비율도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1960년대에 들어서 고등학교 진학률이 70%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는 거의 100%에 육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교 진학률도 2005년도에는 1960년대에 비해 무려 2.6배 상승한 82%까지 증가하였다. 즉,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졸업한 후에도 10명 중 8명이 전문대 이상의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고등학교나 대학교 진학률이 증가하게 되면서 학부모 구성도 질적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광복 이후에 대부분의 학부모가 초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했다면 지금은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약 절반 이상이 대학교를 졸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학부모의 학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연히 자녀에 대한 관심과 자녀의 학교생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단순히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하며 수집된 정보를 학부모가 서로 교환하면서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부모들은 학교 또는 교사만이 자녀에게 의미 있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자신도 어느 단계까지는 가르치거나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도 한 원인 또한 학부모들이 이렇게 자녀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현재 우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은 자신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느냐, 또는 좀더 구체적으로 명문대학에 진학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여부를 부모의 사회적 체면과 어느 정도 연계시키는 독특한 한국문화에서는 더더욱 자녀교육 열풍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을 받은 학부모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학부모 집단은 누구보다도 우리사회에서 대학출신이라는 기득권과 특정 명문대학 출신들이 사회지배층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자녀들이 좋은 초중등학교를 가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공교육 약화로 인한 학교교육의 불신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몇십 년 전에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 놓고 자녀가 학교에서 열심히만 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에만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이전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학부모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자연스럽게 학부모들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더 의지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조사된 결과를 보면 학생 10명 중에서 7~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사교육비도 급격히 증가해서 가계지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공교육 불신과 사교육 확대로 인해 조기유학을 보내는 편이 차라리 났다는 자조석인 목소리가 들리기까지 한다. 이런 교육현실 속에서 자녀를 키워야 하는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지나친 자녀교육의 관심도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현실에 적응해 가는 학부모 그럼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우리교육의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을까?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만을 생각하는 미시적 시각으로 교육 전반을 바라 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좀 더 적극적으로 또는 조직적으로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교육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학부모가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 학교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부분은 현재 모든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 두 가지이다. 예전에는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라는 이름으로 학부모가 단순히 학교를 후원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지금은 학교운영위원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현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학부모 위원이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로 주로 구성되었거나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한 홍보부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몰래 참여해 의도했던 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학부모들이 학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었다는 것은 학부모들 입장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학부모들이 보다 자발적인 조직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교육문제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980년대에 나타난 교육운동의 영향으로 조직된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1989)’,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1990)’를 시작으로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2002)’에 이르기까지 전국 규모의 학부모단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학부모단체들은 과거의 학부모단체들과 확연히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즉, 단순히 학교 후원조직을 넘어서 교육의 다양한 현안에 집단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고 학부모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학부모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부모와 학부모단체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졌다. 예를 들어 각종 교육관련 정책 간담회, 토론회, 공청회는 물론 정부 주도의 각종 위원회에도 학부모단체의 대표로서 학부모가 참가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으며 교육부나 국회의원도 역시 학부모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이렇게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학부모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자신의 자녀교육에만 각자 개별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교육주체로서의 책임감 가져야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과거와 현재의 학부모들은 관심 정도나 집단구성 그리고 위상 면에서 상당히 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 지금 시점에서 학부모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녀를 교육시키고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있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지금은 광복 이후에 변화된 학부모의 모습에 적합한 사고와 행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선 교육정책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흔히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를 학부모의 과도한 교육열로 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그런지 적극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다양한 교육정책의 변화로 인해 희생된 집단이 학부모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하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은 자녀가 지속적으로 학교에 다니도록 지원한 학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학부모도 교육정책이 마련된 이후에 영향을 받는 수동적 입장에 놓이기 보다는 납세자로서, 자녀의 학부모로서 적극적으로 자녀의 교육현실이 개선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 사교육이 필요 없는 학교가 되도록 수요자의 입장에서 정부에 요구할 것은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에 더해서 학부모단체를 통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교사를 포함한 다른 교육집단들도 학부모의 이런 요구들이 제시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학부모가 해야 한다. 학교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가 서로 교류하는 공간이다. 단순히 어느 한 집단만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면 학교 공동체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자녀가 피해를 보거나 하면 학부모는 학교 교직원에게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시험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자녀 일로 교사를 폭행하는 경우에서처럼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학부모나 교직원 모두에게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학생들이 만들어 유명해진 〈학교대사전〉에 표현된 학부모와 교사의 관계를 봐도 이 두 집단은 서로 긴장관계에 있고 ‘평상시엔 교사가 우위를 점하나 학교에서 사고나 불상사가 일어나 학부모들이 분노하면 아무도 말릴 수 없다’는 부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학교 차원에서도 학부모의 의견이 적절한 절차를 통해 수렴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학부모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학교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때 교직원, 학생, 학부모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된 여건에 맞는 태도 보여야 마지막으로 자기개발을 통해 앞날에 대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최대 관심분야가 교육일 것이다.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희생을 해서라도 지원해 줄 각오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자녀수가 한명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서 문제는 과거와 달라진 사회현상에 대한 고려를 현재 학부모들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이전에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도 충분했는데 지금은 학교교육에 더해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자연히 자녀의 사교육비를 부담하느라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게 된다. 30대나 40대가 대부분인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을 위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지출하기 때문에 정작 자신의 노후보장을 위한 투자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은퇴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미래사회에는 노후에 어떻게 생활할 지가 점차 큰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집중한 나머지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는 준비를 할 겨를이 전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자기개발을 비롯한 체계적인 노후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자료를 보면 지금의 자녀세대는 학부모 세대처럼 부모봉양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다를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할 시대의 사회여건은 자녀들이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벅찰 가능성이 있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 학부모는 지난 60년 동안 많이 변해왔고 교육여건도 상당히 달라졌다. 이제 학부모들은 현재의 변화된 위상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지고 자녀교육에 임할 필요가 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가지지 않고 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모든 일이 학부모가 바라는 대로 진행되는 사회가 오길 기대해 본다.
박보영 | 연세대 교육연구소 전문연구원 언론 통해 보이는 학부모의 모습 기사와 뉴스 등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매우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라서,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우리 사회의 교육을 망치고 교실을 붕괴시키는 주범이 꼭 학부모들인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언론 매체를 통해 그려지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 대표적인 양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학생의 권리에 대한 수호자 혹은 대변인으로서 학부모의 모습이다. 언론 매체는 학부모들이 교육현장의 전반적인 인권 수호에 대해 합리적인 활동을 벌이는 일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학부모들의 이의 제기 방법이 폭력적이거나, 이의 제기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 매우 선정적인 방식으로 학부모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2006년 5월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무릎 꿇은 교사’ 사건을 보더라도 언론은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 꿇는 일이 발생한 전체적인 정황과 구조적 요인 등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교사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만을 선정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것이 모두 ‘지나친’ 학부모들 때문인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학부모들은 흡사 ‘공교육 붕괴’라는 제목의 폭력무협활극 주인공처럼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학부모가 학생의 권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 자체가 곧 교권에 대한 위협인 것처럼 연결시키는 논리적 비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학부모들이 교육현장의 모든 구조적 문제까지도 뒤집어쓰는 희생양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둘째는 대학입시의 최전선에서 학생의 전문적인 매니저로서 학부모들의 모습이다. 이들의 모습은 기존 전업주부의 모습이 아니라, 입시의 경향과 대책, 사교육시장에 대한 정보통으로서 준전문가적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입시 매니저로서 가장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 ‘대치동’의 엄마들은 ‘대치동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그에 관련된 책들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이에 뒤질세라 ‘목동 엄마’들도 신드롬 만들어내기에 열중하고 있으니 한국 사회에서 학부모 역할이란 자녀에 대한 책임, 교육현장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부동산 가격에 대한 책임(?)까지도 감당해야 하는 매우 막중한 역할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학부모들의 모습은 언론과 시장의 부추김과 더불어 학부모들 스스로의 욕망이 결합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묘사된 모습 이외에도 학부모들의 모습은 자식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때로는 자식을 위해 새벽기도에도 나가고 천배도 올리는 모습으로, 때로는 사소한 교육문제에까지 민원을 제기하는 모습 등으로 다양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위에서 묘사된 어떠한 모습도 학부모들의 실제를 심층적으로 그리고 있지는 않고, 대개 이기적이거나 천박하게 묘사하고 있다. 경험과 다른 현실에 혼란 가중돼 그러나 실제로 학부모들은 자녀양육이나 교육현장과 관계맺음을 어떤 획기적이거나 선정적인 사건들의 모음을 통하여 경험하기보다는 꾸준히 반복되는 일상성을 통하여 경험하고 있다. 일상성 속에서 경험되는 학부모 역할이란 참으로 수고스럽고 혼란스러워서 대단한 에너지와 노동력이 투입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경험하는 이러한 수고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은 한국 사회 학부모들의 대표적 정서인 ‘불안감’으로 고스란히 축적된다. 현재 한국 사회의 학부모들이 늘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학부모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혼란스럽다. 전통사회에서는 대가족제도 내에서 부모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조부모 세대로부터 전수받았다면, 현재의 학부모 세대들은 핵가족화된 가족 구조 속에서 부모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을 받을 수가 없다. 또한 산업사회에서 가정이란 아무나 함부로 간섭해서는 안 되는 사적인 영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자녀교육은 부모에게, 실제로는 어머니 혼자에게 맡겨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전 세대보다 자녀의 수가 감소되어 자녀 양육과 학부모 역할에 드는 노동력이 줄어들 것 같지만 이것은 산술적인 수치일 뿐 자녀에 대한 기대감은 이전 세대보다 더 커지고, 한 자녀 혹은 두 자녀를 어떻게 키워내는가가 인생의 가치와 맞물려 평가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학부모들은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자녀들이 많은 형제들 속에서 상호작용을 경험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생력 있게 성장하였는데, 현재 한 자녀 혹은 두 자녀로 이루어진 자녀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심각한 정서적 빈곤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만 몰입하기에는 학부모 세대 스스로가 짊어져야 할 짐이 매우 무겁다. 생활세계에서의 무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학부모들 스스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공부하고 교육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벌 위주의 현실도 불안감 키워 둘째, 한국사회의 현실 또한 학부모 역할을 어렵게 만든다. 학부모들 스스로가 사회생활을 경험해보아서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만,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학벌사회’이다. 학벌이 곧 사회적 성공의 보증수표이며, 심지어는 학벌이 공공연히 능력과 도덕성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사용된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알고 있다. 학부모들 자신이 그것을 여실히 경험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학벌을 관리하고 싶은 욕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고, 이것이 학부모들 사이의 불안을 무한대로 증폭시킨다. 또한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해도, 보육과 교육에 대해 한국사회에서는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모두가 부모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낳아 양육하고 교육하는 일이 여유롭고 행복한 일이기보다는 굉장히 팍팍한 일이 된다. 한국사회에서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가장 주된 이유라는 사교육은 그 시장이 점점 확대되어 학부모들의 무한한 지출만을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한국사회는 현재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없고 전체적인 복지의 수준은 일천(日淺)하다. 학부모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녀의 사교육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자신의 노후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사회에서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비상구가 없이 앞뒤로 꽉꽉 막힌 미로에 갇힌 것과 같다. 셋째, 공교육과의 조율 없이 이루어지는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방향도 학부모들에게는 큰 혼란거리이다. 자녀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학부모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바로 대학입시와 관련된 부분일 터인데, 교육정책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양상도 학부모들로서는 따라잡기가 힘들다. 대학입시제도는 변화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것이 장기적인 숙고 속에서 공교육 제도와 조화를 이루며 이루어지는 것인지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는 항간에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이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가 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 논술시험의 반영 비율을 비슷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함으로써 이전의 대학입시제도와는 달리 수험생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내신 성적의 반영비율을 높이는 것이나, 논술시험을 강화 혹은 통합논술의 형태로 변형하여 창의적 사고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성적, 논술시험의 반영비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것도 탓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까지 공교육 제도를 통해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가 없었고, 오히려 폭넓은 독서와 토론, 창의적인 사고와 글쓰기 등이 공교육 제도에 적응하기에 방해가 되어왔던 것이 한국교육의 현실이다. 공교육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입시제도는 결국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라는 당연한 해결방안을 불러오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들과 더불어 굉장한 불안과 혼란, 수고스러움을 통하여 교육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학부모들은 언론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거칠고 아무 생각이 없거나,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캔들 속에 있다기보다는 고단한 일상 속에서 묵묵히 불안을 걷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학부모 둘러싼 환경의 지각 변동 그렇다면 학부모들의 실제 생활과 학부모들에 대한 이미지 사이에 이러한 간극이 발생하는 것은 왜인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과장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 서서히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기에 그 변화가 감지되는 것인가? 이러한 혼란스러운 질문 속에서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학부모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규정해나가야 하는 과도기에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자기이해에 영향을 주는 힘들은 여러 각도에서 작용하고 있지만, 그 핵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학부모들의 변화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것은 ‘교육 수요자’로서의 자기이해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교육에 시장경제논리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교육을 인격적 관계의 측면으로 보는 입장과 더불어 서비스의 공급과 수요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입장이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1995년에 ‘5·31교육개혁안’이 발표된 이후로 교육개혁의 방향이 ‘수요자 중심교육’으로 설정되면서, 학부모들이 스스로를 교육 수요자라는 정체성을 통해 인식하게 되었다. 자신을 교육 수요자라고 인식하는 학부모들은 학생들과 더불어 최고의 만족을 주는 교육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게 된다. 이것은 학교에서 경험하는 교육의 질 뿐만 아니라, 학교의 생활공간, 전체적인 복지와 배려의 수준 전체에 대한 평가를 포괄하게 된다. 학부모가 스스로를 교육의 수요자로 이해할 때, 학부모는 교사를 포함한 교육 전반에 대해 평가할 권리를 가지게 되며, 동시에 다양한 교육서비스 중 만족스러운 교육서비스를 선택할 권리를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한 교육서비스에 대해서는 민원을 제기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항의를 하는 등 불만을 표현하게 된다. 둘째, 학부모들이 자신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는 ‘인권의식’의 확대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도 인권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미흡한 수준이나마 인권의식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전체적인 인권과 교육권, 학습권 등의 개념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학부모들은 학생의 보호자라는 측면에서 학교생활에서 학생의 인권이 보호되도록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의 학부모들이 가진 권리의식이 성숙하고 균형 있게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도기적인 문제점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학부모들은 아직 자신의 권리 주장과 더불어 타인의 권리 존중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동시에 성숙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다수의 학부모들은 그들이 학생들에게 주어야 할 최선의 것이 입시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실은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존엄성을 가장 심하게 훼손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다. 셋째, 학부모들이 공식적인 통로를 통하여 학교교육과 교육제도 전반에 관여하게 되었다. 이제 학부모들은 사친회, 육성회, 어머니회 등과 같이 학교의 행사에 조력하는 형태와 달리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하여 학교의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학부모 단체들을 통해 교육현장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학부모들이 교육현장의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학부모들은 교육현장의 문제를 개인적 차원이 아닌 연대의 차원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경험하고 있다. 과도기에 접어든 학부모의 역할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학부모들이 스스로를 교육 수요자와 권리의 주체로서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과 교육 참여의 통로가 공식화되었다는 흐름들은 서로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두 학부모들에게 이전보다 큰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이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보다 강력해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를 관찰해보면 권한을 나누어야 할 시점이 오면 항상 어김없이 사회에 큰 진통이 있었다. 양반과 상민, 귀족과 노예,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이 그들의 권한을 나누기 시작할 때 갈등과 폭력, 혼란과 분쟁, 투쟁과 대립, 가해자와 피해자, 선구자와 희생양이 꼭 발생하곤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을 겪더라도 권한의 나눔은 늘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하였다. 우리 교육현장에도 이제 예상된 혼란이 진행될 것이다. 교육에 대한 권한을 나누기 위한 혼란이다. 이제까지 교육현장에서는 사실 교권(敎權)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런데 이제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러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함께 나누기를 요구하고 있다. 어쩌면 ‘무릎 꿇은 교사’와 같은 일들이 앞으로 더욱 많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우리가 ‘교육 3주체’에 대해 논의를 해보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아마도 예견되는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기 위해서일 것이다. 2007년에는 교사들이 스스로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가가는 진정한 의미의 교권(敎權)이 확립되기를,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와 더불어 스승의 권위를 존중함으로써 진정한 배움이 생동하기를,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학생의 삶을 살리고, 교사의 기(氣)를 살리고, 학교의 생동감을 살리고, 교육현장의 평화를 일구어내는 진정한 의미의 상생이 넘치기를 기대해본다. ‘교육 3주체’가 권한을 평화롭게 나눔으로써 우리 교육이 보다 인간화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사회의 현실도 학부모 역할을 어렵게 만든다. 우선 학벌 위주의 현실이 그렇다. 학벌이 능력과 도덕성을 가늠하는 사회를 경험한 학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자식들의 학벌을 관리하게 된다. 또한 보육과 교육을 부모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공교육과의 조율 없이 이루어지는 대학입시제도의 변화 방향도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복잡한 미로 속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김성열 |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오늘날 학부모가 수행하는 역할은 이전에 비하여 다양하다. 재정후원자의 역할을 넘어서서 자원봉사자로서 그리고 학교교육과 관련한 의사결정자로서, 교육위원과 교육감선출권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제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들이 수행하는 역할과 새롭게 수행하기를 요구받고 있는 역할에 대하여 논의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한 지원 필요해 초·중등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역할은 재정적 후원자로서 시작되었다. 초등교육이 의무교육으로 규정되었지만, 열악한 국가재정 때문에 무상으로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학부모가 일정액의 교육비를 부담해야만 했다. 학부모들이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학부모조직이 구성되었다. 시대에 따라 학부모조직은 후원회,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등으로 변천되어 왔다. 초등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 그리고 중학교 교육의 완전 무상 의무교육화가 이루어진 후,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학부모 역할 수행 조직이었던 육성회는 폐지되었다. 사실 그동안 학부모들의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역할 수행은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논란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국가재정의 부족으로 인한 의무교육비 부담주체로서 학부모 역할에 대한 것이었다. 이 논란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초·중학교 교육의 완전무상화가 이루어지면서 해소되었다. 다른 하나는 공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일부 학부모들의 학교운영에 대한 재정적 기여의 정당성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을 제도화함으로써 일부 학부모들의 재정적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공식화하였지만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학부모들이 재정적 후원자로서 역할을 떠맡는 것을 완전히 폐지해야 하는가? 모든 학부모가 의무교육단계에서 발생하는 교육비를 공적(公的)으로 부담하는 역할은 이미 폐지되었고, 더 이상 요구되지도 않는다. 국가가 새로 태어난 세대들을 민주시민으로 키우기 위한 공통의 교육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미 부담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학교가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운동부를 구성하여 운영하거나 특정의 시설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비용도 여전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물론 공공 재원으로 부담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단위학교가 주체가 되어 발전기금을 조성하여 그러한 소요재정을 충당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발전기금의 조성이 그것에 참여하지 않은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 개별학교의 특별한 소요재정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유 있는 학부모들이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제도를 통하여 재정적 기여를 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되어야 할 일이다. 단위학교 수준에서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를 위하여 기여하려는 마음과 행동은 소중히 여겨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단위학교 수준에서 재정적 기여를 하는데 내가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부모 능력 활용할 수 있어야 학부모들이 단위학교 수준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자원봉사자이다. 학부모들은 학교행사에 노력 봉사를 하는 일, 교통지도를 하는 일, 학교급식 운영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일, 일일교사로 참여하거나 보조교사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해왔다. 학부모들의 자원봉사활동은 크게 보아 노력을 제공하는 자원봉사와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는 봉사로 나눌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활동은 학교가 요청하는 도움에 노력을 제공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었다. 학부모들은 학교행사에 노력 봉사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학교체육대회, 연구학교 시범발표회 등 외부에서 오는 방문객이 많은 행사를 치룰 때에는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학부모들도 그러한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교통지도를 하는 것과 같은 자원봉사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녹색어머니회를 조직하여 효율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학부모들은 급식식자재 검수요원으로, 학교급식에 모니터요원으로 참여하거나 배식하는 데 참여하여 봉사하기도 한다.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활동은 최근에 들면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학부모에게 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 또한 전문성을 갖춘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교원들이 부족하여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중·고등학교에서의 수준별 교육과정도 전문성을 갖춘 학부모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면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전문성을 갖춘 학부모들에게 시민강사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교통비 등에 해당하는 상징적 수준의 보상을 하여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자로서의 학부모 역할은 학교의 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충분하게 갖출 수 없는 한 여전히 요구될 수밖에 없다. 학교는 또한 학교행사에 학부모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자원봉사자로서 활동하는 것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우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자원봉사를 귀찮아하거나, 크게 반겨하지 않는 경우들도 없지 않다. 학부모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위한 자생조직이 불법찬조금 등을 조성하여 학교가 곤란한 일을 당하는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학교에 학부모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할 개방적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일부 학부모들이 자원봉사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면서 치맛바람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학부모들만이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는 듯하다. 학부모들의 다양한 능력을 학교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봉사는 활성화되어야 한다. 학교는 학부모들의 노력과 전문성을 자원봉사를 통하여 제공받으려는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행사나 일을 돕는 데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우리 자녀들을 키우는 데 학부모로서 도움을 학교에 보태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를 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공동 목표 달성하기 위한 노력 학부모들이 학교운영과정에서 의사결정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의사결정자로서 학부모 역할이 제도화된 것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되면서부터였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재정적 후원자로서나 자원봉사자로서 역할을 넘어서서 학교운영과정에 학부모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장 중심의 닫힌 학교운영을 학교구성주체 중심의 열린 운영구조로 바꿈으로써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단위학교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의사결정과정에 학교의 구성주체들을 참여시킴으로써 학교장 중심의 ‘닫힌’ 의사결정체계를 단위학교 구성주체 중심인 ‘열린’ 의사결정체계로 바꾸어 놓은 제도이다.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하여 단위학교 의사결정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단위학교 의사결정자로서 학부모들은 무엇보다도 학교운영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하려는 의욕을 가지는 것이 요구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약 학부모들 사이에 학교운영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한다면, 학교운영위원회는 실패의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과 지역사회 인사들은 학교운영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하며, 특히 학교운영에 관하여 식견과 합리성을 가진 학부모들은 참여하는 것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학부모들은 또한 교장, 교사들과 학교교육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함께 나눠가지는 동반자적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이용하여 학부모들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하여 압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무조건 관철시키려고 하기에 앞서 교장이나 교사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동반자적 관계는 동등한 기반위에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운영위원은 학교장의 이중적 지위에서 오는 고충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학교장에 대하여 부정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이는 학교현장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집행자인 학교장을 무력하게 할 뿐 아니라, 나아가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행하는 자신들의 모든 활동이 개인 자격이 아닌 학부모들의 대표자격이라는 점을 언제나 유념하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 학교운영위원은 개인적 판단에 따라 활동하기 보다는 전체 학부모들의 의사를 파악하여, 비록 그것이 자신의 판단과 다를지라도 대변해야 한다. 학부모 학교운영위원은 안건을 상정하거나 발의하기 전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하고 보고하여야 한다. 의식 있는 유권자로서의 조건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선출방식을 규정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지난 2006년 정기국회에서 개정되었다. 학교운영위원이 선출하던 교육위원과 교육감을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학교운영위원이던 학부모들만이 참여하던 선거에 모든 학부모가 유권자로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006년 8월 교육위원 선거까지 적용되었던 학교운영위원으로 구성되는 교육감 또는 교육위원 선출선거인단에 의한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선출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우선, 일부에서는 지역교육의 수장(首長)이나 대의기관의 구성원을 학교운영위원인 일부 학부모들이 선출하는 것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선거인단의 규모가 작은 데서 초래되는 비리와 담합 등의 가능성, 학교운영위원의 30~40%를 차지하는 교원집단의 과도한 영향력의 작용 가능성들도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금년 2월 14일에 실시된 부산교육감선거부터 적용된 주민직선은 지역 교육운영의 책임자 선출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게 하였다. 주민직선은 주민들로 하여금 지역 교육운영의 책임을 진 사람에게 잘잘못을 직·간접으로 따져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함으로써 주민통제의 원리라는 지방교육자치제의 본래적 의미를 실현한다.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주민직선은 교원들의 집단이기주의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요구들에서 교육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선출권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커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갖추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기술적 능력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거시적 안목으로 우리 지역의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역단위에서 학부모회를 조직하는 것도 그러한 조건을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모 조직은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출권자인 학부모들을 의식 있는 유권자로 만드는 일, 학부모들의 교육적 요구를 선거과정에 공론화하는 일 등을 할 수 있다. 능력 갖추기 위한 제도 필요해 이제까지 살핀 바와 같이 학부모들이 수행하는 역할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리고 과중하기까지 하다. 어떤 이의 지적처럼 학부모의 공적 역할은 커져 버렸고,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짐이 무거워짐을 느끼고 있다. 학부모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역할수행능력을 충분하게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학부모들에게는 그러한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게 현 실정이다. “학교와 교육은 학부모의 도움 없이는 개선될 수 없다”는 인식을 우리 모두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역할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학부모지원 프로그램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학부모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정보제공, 참여촉진, 역량구축, 재정지원 등)에 관하여 국가수준, 지방 및 지역수준, 단위학교 수준의 의무를 규정하는 가칭 ‘학부모지원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지원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미국의 ‘교육개혁법(NCLB ACT)’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운영과정에 의사결정자로서의 역할이 제도화된 것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되면서부터이다. 학부모들은 학교운영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반면에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압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학교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함께 나눠가지는 동반자적 관계를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반자적 관계는 동등한 기반위에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모든 시작은 누구에게나 항상 설렘으로 다가온다. 입학, 첫 출근, 첫 데이트, 결혼, 이사 등 모든 새로운 시작은 기대와 희망, 그리고 막연한 불안감으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중에서도 3월은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을 설렘으로 잔잔히 흥분시키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30년을 맞는 필자에게도 3월은 역시 설렘의 계절로 다가온다. 이번에 강의에 들어올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일까, 어떻게 하면 새 학기를 좀더 재미있고 알차게 보낼까 등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1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기대와 설렘으로 3월을 맞는 것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학기 초가 되면 항상 필자를 긴장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아니요, 성과급도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얼마나 존경과 신뢰의 대상으로 다가갈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란 선생님을 존경하고 신뢰할 때만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교육이란 학생들이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수용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므로 학생들이 신뢰와 존경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강의는 한낱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필자는 학생들의 평가대상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생님은 어디까지나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지 평가의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지난해는 교원평가와 관련하여 교육부와 교원단체 간의 갈등이 다른 어느 때 못지않게 심각한 한 해였다. 교원평가 논란의 핵심은 무슨 내용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냐의 문제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평가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이고 평가의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교사평가의 주체로 처음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포함되는 것으로 논의되다가 교장, 교감과 동료교사로 한정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교육부는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여 교육에 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사에 대한 평가주체로 학생과 학부모를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평가의 대상으로 인식될 때보다는 존경과 신뢰의 대상으로 인식될 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얻을 수 있는 이점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권위를 가져야 한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의 권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은 우선 교사 자신이 노력해야 할 측면과 교육부나 사회, 그리고 학부모가 노력해야 할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교사가 권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교육적인 면에서 전문성이 있어야 할 것이며, 솔선수범으로 학생들에게 본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사가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인 권위이며, 권위의 내재적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교사가 교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가르치는 일에 정통하고, 애타적인 동기에 의해 학생들에게 봉사하고 헌신한다면 학생들은 선생님을 동일시 대상으로 여기고 신뢰하고 존경함으로써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선생님의 권위가 한층 더 인정되기 위해서는 교육부나 사회, 그리고 학부모 등 주위에서도 선생님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교육부는 제도적으로 교사들의 사회적 지위를 강화해주고 경제적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선생님을 존경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며, 방송이나 매스컴은 사회적으로 선생님들을 존경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교사가 예뻐서라기보다는 선생님들을 그렇게 존경하고 신뢰해야만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생님을 평가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존경의 대상으로 인식할 때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를 통해 얻는 이점들이 그대로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하는 이 3월에 교사들도 선생님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교육부도 어떻게 하면 선생님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고심하여 정책을 개발해야만 한다. 아울러 학부모들도 진정으로 내 자녀들을 생각한다면 내 자식만을 잘 지도해주길 바라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특히 자녀들 앞에서 선생님을 비난함으로써 선생님의 권위를 허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학년 초만 되면 경쟁적으로 촌지문제 등을 부각시켜 교사 전체를 매도하는 매스컴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 선생님, 그들은 평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존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인천중앙초등학교(교장 김선경)내 직장보육시설인 어린이집이 2.28일 실내 공간 확장 및 실외 놀이시설을 확충하고 증설공사 개원식을 가졌다. 동부교육청 김기수 교육장을 비롯한 지역유지와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원식을 가진 직장 보육시설은 2005년 개원을 한 후 맞벌이 부부 교원 자녀의 보육시설로 알찬 운영을 해 왔으나 시설물의 높낮이나 구조가 영유아 보육에 맞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배치되어 활용상의 문제점이 많아 이의 개선과 시설 확장 및 실외놀이터 설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어린이집 증설 개원식에 참석한 다수의 학부모들은 개선된 실내 시설물과 확장된 실내 공간, 신설된 놀이시설을 둘러보고 매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자녀 보육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어린이집은 1층 205.43㎡로 증설된 시설에서 원장1명, 보육교사6명, 조리사 1명이 4세까지 42명의 영유아를 6개반으로 나누어 알차고 희망찬 보육시설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그 때는 무척이나 생활이 어려운 때였습니다. 엄마 아빠는 늘 논밭에 나가셔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친구들과 실컷 놀다가 혼자서 슬며시 들어와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책보(책을 보자기에 싸 가지고 다님)를 마루의 귀퉁이에 내팽개쳐 두었다가 그 다음날 학교가 갈 때면 그대로 둘러매고 학교에 가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2학년 1학기 때까지도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여 나머지 공부를 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하는데 동네 언니들이 교실에 구경을 하러 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창피한 줄을 별로 몰랐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감기에 걸려 학교에 가지를 못하고 결석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6학년에 다니는 누나가 글씨 쓰기와 그림을 그려준 과제물을 가지고 학교에 갔습니다. 선생님은 숙제 검사를 하시면서 내 그림 숙제를 유심히 보시더니, “여러분 이 그림을 보세요. 이 그림은 수룡이가 숙제로 해온 그림입니다. 잘 그렸지요? 그리고 어제 결석을 했는데도 이렇게 숙제를 잘 해 왔어요. 모두 칭찬을 해 줍시다.” 처음으로 선생님과 친구한테 칭찬을 받아보는 거였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잊어지지 않습니다. 그 후 내가 당번이 되는 날 미술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칭찬을 듣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고 심지어는 체육시간까지 나가지도 않고, 색칠한 위에 또 색칠을 하고 또 칠하고 덕지덕지 칠하여 다른 친구들 그림 위에 내 그림을 올려서 선생님께 냈지만, 칭찬을 받지 못하여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가 먼 훗날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공부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 선생님이 누나가 대신 그림을 그려 주었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내가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그때의 칭찬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칭찬으로 어린이들을 지도해 왔고, 앞으로도 칭찬을 통해 어린이들을 가르칠 것입니다. 엄한 선생님한테는 어린이들이 눈치를 보며 자라지만, 칭찬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들은 즐거움과 자신감을 가지고 씩씩하게 잘 자란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2학년 6반 어린이들은 착하고 명랑하며 순진한 어린이들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잘합니다. 지난 번 수업 경연대회 때는 모두가 열심히 잘하여 수업을 잘하는 상도 받았습니다. 우리 반 어린이들 모두가 발표 잘하고 열심히 활동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개구쟁이들이 3학년이 되면 더욱 의젓해 질 것입니다. 지금은 어미 닭이 병아리를 잃어버린 심정입니다. 부디 건강하고 착하며 바르게 잘 자라기를 바랄 뿐입니다. 살아가면서 대전00초등학교 2학년 6반의 생활이 평생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학년말 종업식을 마치고…. 2학년 6반 담임0 0 0씀
격렬한 논란 끝에 교육부가 교육과정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번 개정안은 2009학년도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해 2013년에는 모든 초·중·고등학생에게 적용된다. 가장 논란이 됐던 고등학교 선택과목군은 2012년부터 현행 5개에서 6개로 늘어나 체육을 음악ㆍ미술과 분리한다. 또한 주당 1시간만 편성된 수업의 경우 한 학기 또는 한 학년에 집중 이수토록 하는 ‘교과 집중 이수제’가 도입되고 과학과 역사교육도 강화된다. 이번 개정안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육과정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핵심을 빗겨간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교육부는 납득할 만한 설명과 향후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고등학교 선택과목군이 당초 7개 군으로의 확대방안 대신 6개 교과 군으로 확대·결정한 것은 절충안으로 볼 수 있지만 학생들의 학습부담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과정은 교육부총리가 ‘권력투쟁’이라고 말할 정도로 교과목 관련자는 물론 사회 각계가 나서 첨예한 논란을 빚었다. 이는 밀실 협의로 진행해 온 교육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앞으로도 교육과정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교육과정이 수시 개정체제로 변화된 만큼 논란이 지속되고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교육과정 개정 방식과 원칙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교육과정의 결정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의해서 이루어져서도 곤란하지만, 교육부의 일부 관료나 청와대, 국회의 정치적인 영향 하에서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교육과정 심의과정의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몇 달전부터 우리 가족은 초등학교 5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 남매와 함께 지내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라면 이민가정이건, 잠정적 체류가정이건 간에 열에 여덟, 아홉은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아이들을 좀 데리고 있어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아닌 부탁을 한번쯤은 받게 마련이다. 아이들의 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그 나라에 자기 아이를 맡아 줄 만한 적당한 보호자를 물색하느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기(?)' 마련인지라 다소 과장할라치면 '사돈의 팔촌' 일지언정 염치 불구하고 우선 '때'를 써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 집 역시 이런저런 연줄에 얽혀 지난 해 말에 두 아이를 맡게 되었는데 큰 아이는 그런대로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동생되는 아이는 이제 겨우 11살로 누가 보아도 아직까지는 부모품이 그리운 철부지에 불과할 뿐이다. 메스컴을 통해 조기 유학의 이런저런 어려움을 접해오다 가까이서 아이들을 대하고 보니 영어공부는 고사하고 부모들의 과욕으로 자칫하면 어린 정서에 불안과 상처를 안겨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 공감가는 부분이 없지 않은 듯하다. 호주는 철부지 어린 것들이 무작정 유학 길에 올라 정서상의 결핍을 겪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시안 국가의 유학 선호도가 높은 뉴사우스 웨일즈 주를 중심으로 초등학생 유학은 부모 동반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중학생은 친척, 친지가 돌볼 경우에만 유학 비자를 발급토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숙이나 자취 등 독립적 형태의 일반적 유학생활은 만 16세에 해당하는 고등학생부터 허용하고 있다. 한편 뉴사우스 웨일즈 주 다음으로 유학생이 대거 몰리는 퀸스랜드 주에서도 초등학생은 부모가 함께 생활하는 경우를 기본 원칙으로 하되, 단 사립학교에 한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부모가 아닌 보호자 중에서 엄선을 거쳐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는 약간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두 주 교육부의 이같은 초등학교 유학생 보호형태에 대한 특별 방침은 어린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의 중요성을 충분히 고려한 결과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가까운 친척, 친지의 애정조차도 부모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판단 또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교육부의 정책과 다소 동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남부 호주의 유학생 유입율이 전년대비 30% 증가한 가운데 특히 초등학생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다는 부분이다. 그많은 숫자의 한국 어린이들이 모두 부모와 함께 체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호주 교육부의 '부모동반 초등생 유학 원칙'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아이들이 부모아닌 다른 사람의 보호하에 호주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더군다나 학교에 따라서는 현지 생활에 빠르게 적응토록 한다는 명분으로 일정기간은 반드시 호주인 가정에서 기숙(홈스테이)할 것을 강하게 권하기 때문에 호주에 오자마자 마음의 준비도 없이 판이한 환경에 놓이는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일도 발생한다. 음식은 물론이고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전혀 낯선 분위기에서 어린 학생들이 겪는 고충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님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일례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한 한국 어린이는 호주인 가정에 홈스테이를 하는 동안 그 집 식구들의 눈치가 보여 수돗물도 시원스레 틀지 못하고 겨우 '똑똑' 흐르게 해놓고 세수를 해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면기나 욕실에 물이 튀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이 나라 사람들의 습벽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워낙 조심을 하다보니 얼굴 한번 닦는데도 초긴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같은 나이의 또다른 어린이는 호주 가정에 들어간 첫날 아침, 그 집에서 한국학생이라고 일껏 배려해 준다며 한국 라면을 주더라고 했다. 그런데 끓여 먹어야 할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라고 했다는 것. 끓는 물만 부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라면과 끓여야 하는 라면의 차이를 미처 모르고 한 행동이지만 자기 영어로는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어 '물에 불은 생라면'을 씹어먹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어린 것들을 그 고생시켜가면서 외국에 보내야 할까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실상 대세(?)는 그렇지 않다. 자식은 원치 않는데 부모 욕심에 의한 강압적 선택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10살 전후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 초등 유학생들은 호주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고 매우 즐거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처럼 방과 후 학원을 '순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숨통 트이는 해방감을 느끼며, 공부로 짓누르지 않는 학교생활도 재미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이 보고 싶지만 호주 학교가 더 좋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참을 수 있고, 할 수만 있다면 한국 학교도 호주 학교처럼 재미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나 '나홀로 가장'인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의 규모가 크게 확대된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28일 "지난해 100곳에 불과했던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을 확대해 올해에는 15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오는 2010년까지는 3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방과후 1일 평균 5시간씩 보충학습, 체험학습, 급식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의 청소년이며, 프로그램은 일반형(유료), 지원형(무료), 혼합형(유료.무료 혼합) 등 12가지 유형으로 진행된다. 문의는 위원회 홈페이지(www.youth.go.kr)나 ☎02-2100-8593로 하면 된다.
제주교총(회장 고용승)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양성언)은26일 ‘2006년 교섭․협의 합의서 체결식’을 갖고, 연 2회 교육발전협의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35개 항을 합의했다. 양측이 합의한 주요 내용은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협조, 교원업무 경감, 사무전담요원 배치,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육시설 현대화 및 다양화, 외국어구사능력 학교장인증제 개선, 교내에 체력단련실 및 샤워실 설치 권장 등이다. 또 여교원 복지향상, 해외연수 기회 확대, 사립교원 신분보장, 맞춤형 복지제도 개선 등도 합의했다. 마지막까지 논란을 거듭하던 교원승진제도 관련 조항은 교육부의 개정안 입법예고를 감안, “도교육청은 교육공무원 승진제도 관련 규정을 개정할 때에 제주교총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라고 합의하고, 추후 관련 규정 개정시 교육발전협의회와 승진규정개정위원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 교원들의 요구사항을 교육청 측에 전달키로 했다. 교섭․협의에는 제주교총에서 고 회장 외에 강응천 정책교섭위원장, 현정렬․김관형 부회장, 이택․홍선심․고석만․강용겸 이사가 도교육청에서는 양 교육감과 김석균 교육행정국장, 정희철 교육정책과장, 오용관 초등교육과장, 김재수 중등교육과장, 김용우 과학기술정보과장, 현성호 총무과장, 신대진 행정지원과장이 참석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회장 현승종)는최근 ‘나눌수록 커지는 나’ 수업 합평회를 열고, 1년 동안 나눔 실천 교육을 가장 훌륭하게 실천한 최우수 시범운영 교사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최우수 교사는 강성아 서울 동광초 교사, 김민정 서울 자운초 교사, 임예진 서울 화계초 교사팀과 안재홍 부산 대평초 교사 등 총 4명이다. 최우수 교사들은 유니세프의 해외사업현장 방문 기회를 갖게 된다. 1년간의 시범운영을 마친 안재홍 교사는 “장애가 있는 친구를 감싸면서 함께 노력하는 모습, 늘 이기적이던 아이가 친구들을 위해 자료를 복사하고 준비물을 나눠주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찡했다”면서 “세상에는 우리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고 이들을 돕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깨닫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시작된 ‘나눌수록 커지는 나’ 수업은 어린이들이 나누고 베푸는 즐거움을 통해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한 나눔 통합실천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초등학교 29개 교실에서 시범 운영됐으며 우수한 수업 아이디어는 현장에 실제 적용된다. 시범교실은 학년 초 공모에 응모한 교사 중 선발 실시하며, ING생명 후원으로 소정의 운영비가 지원된다. 2007 시범교사 모집은 이달 중 공지될 예정이다. 시범교실 운영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sharingedu.net)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학교선택권을 확대키로 발표한 데 대해 교원단체와 학부모, 교사들은 계획 취지에 대체로 공감했으나 일각에서는 강남 쏠림 현상과 고교 서열화 등을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은 27일 논평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별 교육과정의 특성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평준화제도가 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원천적 배제라는 평준화 제도의 본질적 문제점은 해소할 수 없다. 제도 도입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평준화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은 고교평준화 정책을 뿌리에서 흔드는 사실상 평준화해제 정책일 뿐이다"며 "대학 입시로 고교를 한 줄로 세우는 고교선택제를 중단하고 고교평준화의 내실화를 이룰 총체적 방안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지부는 "이번 변화는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명문고의 부활을 가져오는 것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운영을 파괴하는 것이며 고교서열화를 통해 한국 교육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교평준화 체제를 해체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교사와 학부모도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했으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냈다. 강남 H고교의 K(31ㆍ여) 교사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강남으로 학생들이 집중될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강남 주민 양모(33ㆍ여)씨는 "고교들이 좋아서라기보다 학원 때문에 강북 학생이 강남 고교를 지원할 것이다"며 "지금도 학생들이 경쟁 속에서 사는데 강북 학생까지 경쟁하다 보면 아이들 생활이 더 삭막해 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초등학교 1, 3학년 딸을 둔 강남 주민 김모(33ㆍ여)씨는 "교육도 교육이지만 강북 학생들이 대거 강남으로 내려오면서 전셋값 등 강남 집값이 더 오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강북의 E여고 Y(28) 교사는 "학생을 교육 시장의 수요자라고 봤을 때 이들의 참여권이 높아진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나 현실적으로 고교를 서열화시켜 현재의 평준화제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고 학교 서열화 문제를 더 걱정했다. 노원구 주민으로 중학생 학부모인 박모(41)씨는 "서울 고교들이 평준화돼 있는데 굳이 아이들을 강남의 학교로 보낼 이유가 없다"며 "통학시간도 문제여서 지금처럼 집 근처 고등학교로 보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