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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 정부가 초등학교 내 빈 교실을 병설유치원, 돌봄교실 등에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내용의 ‘학교시설 활용 및 관리 개선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우선 정부는 학교 내 유휴시설의 경우 교육과정과 병설유치원 설립 등 학교 본연의 기능에 우선 활용하되 육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돌봄서비스에 이용하거나 국공립 어린이집 사용 등 지역별 수요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학교 교실의 개방에 따른 시설관리, 안전사고 책임, 물리적 공간 배치 등의 가이드라인은 교육부와 교육청, 보건복지부가 협의해 3월까지 만들기로 했다. 이런 원칙이 정해지면서 사실상 초등학교 내 어린이집 설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가 병설유치원 확대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통령 공약인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을 위해 초등학교 내 병설유치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업무보고에 따르면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유치원 부지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용지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집에 공간을 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학교 내 빈 공간이 생기면 병설유치원 600개를 만들어 취원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학교장 판단 하에 병설유치원, 돌봄교실에 우선 활용하고 그래도 여유가 생기면 어린이집을 활용한다는 의미”라며 “어린이집 설치보다는 우선순위 확인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총도 논평을 내고 “교총과 국공립유치원연합회의 의견을 반영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교과‧교과 외 활동과 연동돼야해당 학과 세부전공 보면 도움 교사: 오늘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의 여섯 번째 항목인 진로희망사항에 대해 알아볼게요. 진로희망사항은 학생이 지망하는 진로를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항목이기 때문에 학생부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침 역할을 해요.학생: 매우 중요한데 얼른 정해야겠네요. 교사: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일찍 진로를 결정한 학생에게 유리해요. 일찍 결정할수록 연계된 교과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외 활동도 일관성 있게 펼칠 수 있기 때문이죠.학생: 그런데 아직 무엇을 하면 좋을지 결정을 못했어요. 교사: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진로설정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진로시간을 활용해 진로탐색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죠. 커리어넷, 워크넷 등에 접속하면 직업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직업심리검사, 진로심리검사 등을 무료로 할 수 있어요.학생: 그렇군요. 진로희망을 적는 요령이 있나요? 교사: 특별한 요령은 없어요. 학생의 진로희망을 솔직하게 쓰면 돼요. 학생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자연스럽게 구체화되겠죠. 학생은 뭐가 되고 싶어요?학생: 음. 연구원이 되고 싶어요. 교사: 좋아요. 그렇다면 어떤 분야의 연구원이 되고 싶은지 정해야죠. 만약 1학년이라면 연구원으로서 다양한 분야를 탐구해보다가 2학년 때 어떤 특정한 이유로 생명과학에 매력을 느껴 생명과학 연구원이 되기로 할 수 있겠죠. 그러다가 3학년 때는 분자생물학에 관심이 생겨 분자생물학자가 되고자 한다면 누가 봐도 열심히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노력한 학생인 거죠.학생: 선생님. 학교 과목 중에 생명과학이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연구원까지는 정할 수 있겠는데요. 분자생물학자는 너무 정보도 부족하고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교사: 그러니까 대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해요. 그 학과 교수의 세부전공이 나오거든요. 예를 들어 모대학 생명공학과 홈페이지를 보면 교수 이름 밑에 전문분야가 나와요. 생물소재가공, 면역세포공학, 응용생화학, 분자바이러스학, 세포분자생물학, 나노 바이오공학 등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면 적어도 그 학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봐야 해요.학생: 아. 세부전공을 보라는 말씀이군요. 교사: 네. 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의 성숙도를 보여야 하며 그와 함께 교과 및 교과외 활동이 서로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그래야만 학생이 진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거죠.2017학년도부터 학생부 기재 내용이 변경돼 기존의 ‘진로희망사항’에서 ‘학부모’란과 ‘특기 또는 흥미’ 부분이 삭제됐다. 학생의 특기 또는 흥미는 수시로 바뀌며 학부모의 진로희망은 대학에서 평가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삭제된 것은 학종에서 큰 영향이 없다.진로희망사항은 입학사정관에게 학생부 내용 중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를 알려주는 인덱스 역할을 하며 전공에 대한 흥미나 적합정도, 희망 사유 등을 보고 평가에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평가는 직·간접적으로 학생부의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활동 등과 자소서 기록에서 연계 활동 내용에 대한 타당성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진로희망사항을 토대로 일관성, 관련성, 구체성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좋다.물론 진로희망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진로희망이 바뀌었다고 평가에 문제나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학종을 지원하는 전략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학교 활동을 통해서 바뀐 계기가 명확해야 한다. 만약 진로희망사항이 중구난방식으로 변경된다면 전공에 대한 열정을 의심받을 수 있다.가령 고교 입학 직후부터 사회복지에 관심과 열정을 보이다가 고3때 갑자기 지리학으로 희망 전공을 변경한다면 입학사정관의 호의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부나 자소서를 통해 납득할만한 해명이 이뤄진다면 문제없지만 실제 많은 학생이 평가자가 공감하기 어려운 사유를 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결정할 때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평가자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전공 학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학생이 더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희망진로를 결정했다면 가급적 자주 바뀌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바뀌었다 해도 진로에 대한 고민과정이 적극적이고 꾸준했으며, 또 진로 변경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접하고 독서활동도 폭넓게 전개했다면 오히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다재다능한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학생이 진로가 바뀐 계기가 확실하고, 바뀌고 나서부터의 활동이 충분히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관련 교과 성적도 우수해야 효과자소서에 취득 위한 노력 보여야 교사 : 오늘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다섯 번째 항목인 자격증 및 인증 취득 상황에 대해 알아볼게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자격증은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국가기술자격증, 개별 법령에 의한 국가자격증, 자격기본법에 따라 국가공인을 받은 민간자격증 중 기술과 관련 있는 것으로 고교 재학 중에 취득한 것이에요.학생: 만약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취득했다면요? 교사: 고교 학생부에는 기입이 안돼요. 그리고 방금 이야기한 자격증 외의 국가공인 자격증이나 기술관련 민간자격증도 기입을 못해요. 그래서 이 항목은 보통 일반계고 학생보다는 특성화고에 더 해당된다고 보면 돼요.학생: 그럼 일반계고 학생이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나요? 교사: 대표적인 것으로는 TESAT(한국경제신문사), 매경TEST(매일경제신문사), 국어능력인증시험(한국언어문화연구원), KBS한국어능력시험(KBS한국방송공사), 한국실용글쓰기검정(한국국어능력평가협회) 등이 있어요.학생: 주로 경제, 한국어와 관련된 것이네요. 교사: 맞아요. 만약 상경계열 진학을 생각한다면 이런 자격증은 전공적합성과 자기주도성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해볼만하죠. 그러나 학생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내 활동이에요. 해당 교과성적이 좋지 않은데 자격증이 있다고 상쇄되지는 않죠.학생: 반대의 경우는요? 국어성적이 1등급이고 자격증도 있는 상황요. 교사: 국어에 뜻이 있고 관련 학과에 가고자 한다면 나쁘지 않죠. 그렇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도 생각해야 해요. 자격증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양한 교내활동을 확장, 연계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 등이요.학생: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저희 학교에는 경제관련 과목이 없는데, 이런 경우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TESAT 등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교사: 경제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되겠죠. 그런데 먼저 생각해볼 것이 있어요. 왜 따야하는지, 자격증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이에요. 학종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단순히 자격증이 있다고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자격증이 유무보다는 관심 분야에서 교내활동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으며, 관련된 활동을 어떻게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거죠.학생: 자격증이나 인증을 받는 것이 교과성적이나 교내활동, 수능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교사: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죠. 그러나 이것은 성적이 뒷받침되고 난 후 부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학생들의 학생부를 들여다보면 유일하게 빈칸이 많은 항목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격증 및 인증취득상황’이다. 일반계고 학생에게는 취득할만한 자격증이 많지 않아 대부분 빈칸으로 두는 경우가 있다. 자격증이 특정 학과와 관련된 소질이나 전공 탐색 노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학생부나 자소서에 잘 드러나는 것이 좋다.예를 들어보자. 경제에 관심이 많아 매일 경제관련 신문을 읽고 스크랩활동을 하면서 배경지식을 향상시킨다. 그러면서 학교 친구들과 시사와 경제용어를 알려주는 책자를 만드는 동아리를 조직한다. 책자를 만들면서 우연히 TESAT이라는 자격증을 알게 되고 그간의 지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을 보고 2급을 받게 된다. 이 학생의 경우에는 단순하게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한 것이 아니라 관련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전하게 된 스토리다. 이런 내용이 학생부뿐만 아니라 자소서에도 취득의 동기와 과정, 그리고 자신의 변화가 서술되면 어떨까? 두말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그러나 한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자격증과 관련된 교과성적도 우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TESAT 2등급을 취득했지만 학교에서 개설된 경제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거나 경제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수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생의 본분인 학교공부에 소홀히 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격증 취득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 과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학년별 국어과 수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수업은 말 그대로 수업 시간에 책 한 권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글을 쓰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핵심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에 근거한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핵심 역량을 신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고, 그것이 평가와 일치해야 한다.이 수업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다. 반드시 동료 교사와 함께해야 한다. 책 선택부터 수업 방법 및 형태, 그리고 평가까지 학기 단위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도서 목록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국어 교과라고 해서 문학 도서에 얽매이면 안 된다. 새 교육과정은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균형 있게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인문, 사회,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 목록을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내 전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교사 자신이 직접 읽어보고 책을 선정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기존 도서 추천 목록 등을 이용한다.교수・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 선정이다. 책 선택부터 어떻게 할지 협의해야 한다. 학급 전체가 같은 책으로 할 것인지, 모둠별로 선택할지, 각자 개인별로 선택할지 채택해야 한다. 학급 전체가 같은 책으로 하면 지도 교사는 편하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는 형식적인 책 읽기 수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책에 대해 학생들은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각자 개인별로 선택하게 하는 것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모둠별로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같은 모둠에 속한 학생들은 같은 책을 읽는다. 같은 반에서 모둠끼리 책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복수의 모둠이 동일한 책을 고르면 교사가 나서서 다른 선택을 하도록 안내한다. 이때는 단순히 가위, 바위, 보 등을 시키는 것보다 모둠별끼리 진로와 취향 등을 협의하면서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목록을 바탕으로 책을 고를 때도 학생들이 한다. 학생이 자신의 성향이나 관심사와 맞지 않은 책을 고르면 억지로 읽게 되고 결국은 수업에 흥미를 잃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책을 선택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모두 수용하다보면 목록에서도 책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한다. 학생 각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그 책을 읽을 때 교육 효과가 높다.한 학기 동안 읽을 책이기 때문에 선택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 학생들의 진로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신중히 고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이 과정에서는 교사는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를 한다. 책을 읽는 목적, 독서의 중요성 등을 인식하면 선택에 도움을 얻게 된다.수업은 국어 시간 중에 책 읽기 날을 정한다. 50분 수업시간 중 35분은 책을 읽고, 15분은 읽은 책에 대해서 기록을 남긴다. 책 읽기는 자기만의 대화 시간이다. 혼자 하는 대화는 성장을 체험할 수 없다. 자기만의 내적 대화는 다시 친구들과 횡적 대화로 발전시켜야 한다. 횡적 대화를 위해서 자신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의 의미를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할 수 있다. 대화란 토의하기, 토론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말한다. 그렇다면 기록을 하는 학습지는 차후 수업의 방향을 생각해서 만든다.생각을 나누는 것을 교육부는 ‘읽기-생각 나누기-표현하기’의 학습 단계를 거치는 교수・학습 모형으로 추출하였다. 이를 편의상 ‘독(讀)・토(討)・론(論) 모형’이라고 하고 있다. 독은 질문을 제기하면서 의미를 이해하는 읽기를 의미한다. 토는 토의하기, 토론하기, 대화하기, 설명하기 등 다양한 형태의 담화를 포괄하는 단계이고, 론은 쓰기, 발표하기, 영상 만들기 등 다양한 표현 활동을 포함한다.수업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평가와 연동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수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결과 평가보다는 과정 평가를 한다. 책을 읽고 특별한 활동을 하거나 별도의 산출물을 내는 수업이 아니므로 학생들이 책을 읽는 과정의 관찰과 독서일지의 누적된 결과, 수업 중 토의·토론 참여, 수업 후 다양한 감상 활동 등 모든 것이 평가의 중심이 돼야 한다.‘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학생 혼자 하는 수업이 아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모두가 함께하는 수업이다. 이전에 강조했던 독서교육과도 약간 다르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가 결합된 총체적인 언어활동으로 국어 교육에 핵심 영역이다. 이 과정은 체계적인 수업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역량을 신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최근 다양하게 제기되는 학습 방법과 교수법 등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현재의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사들이 교과서만 가지고 수행하는 강의·전달식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유의미한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학생 참여형 수업을 지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에서 언급한 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 학습자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학습 형태, 책 선택, 기타 학생들의 환경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교수·학습을 진행한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사서교사 등의 배치를 의무화한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됐다. 그동안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면서도 여러 가지 교육 외의 여건 때문에 실현되지 못했던 학교 독서교육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고무적이다. 사실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역할과 그 중요성은 고래로 강조돼 왔다. 인류 역사와 문화가 책에서 기원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가 없다. 이는 온라인, 크라우드(cloud) 등 비 면대면 전자 기기 작동 시대인 오늘날에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이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도 창의력, 사고력 증진에 책과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책과 독서는 단순히 지식의 습득을 넘어 사고력 증진,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의사결정력, 초인지(meta cognitive) 등 고급 사고력 신장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특히 독서는 건전한 인격과 인성, 지성 등을 함양하는 중요한 교육과 배움의 방법으로 동서고금을 위해서 적극 강조돼야 한다. 특히, 독서와 독서교육은 교육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핵심 활동이다. ‘창의적 핵심 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을 인간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추구하는 인간상, 강조하는 여섯 가지 핵심 역량 신장의 골격에 사고력,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곧 독서와 독서교육이 그 열쇠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21세기 세계화 시대, 재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배려와 나눔, 공감과 공유, 자율과 소통, 창조와 융합, 더불어 사는 삶 등 개인 및 사회의 중요한 자질과 역량이 더욱 강조되면서 책과 독서,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행 법령상 초ㆍ중ㆍ고ㆍ대를 막론하고 학급(학과)수, 학생수 등에 따른 도서관 면적과 장서수를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도서관은 중요한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학교도서관이 ‘학교’라는 카테고리, 바운더리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 정보 이용자 등에 대한 공공 서비스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개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이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와 휴대전화 등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동영상 및 화상 등에 익숙해 페이퍼식 책과 글자가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종이 책과 전자 책(e-book) 등 디지털 기기의 도서를 함께 균형 있게 활용토록 하는 시대성 있는 독서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독서교육을 견인할 사서교사가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015년 기준 879명으로 기준의 8.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독서교육의 최우선 관건은 사서교사 증원이다. 독서교육 및 도서관 기능을 정상화시키려면 획기적인 사서교사 확충과 사서(문헌정보) 전공 교육전문직이 보임돼야 한다. 사서교사 증원과 더불어 독서교육, 도서관 관련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 그래야 수서, 자료 구입, 정보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도서관이 책 창고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국회의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은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필요한 입법이다. 단, 앞으로 이 법이 발효되면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사서교사 등 인적 지원, 예산 등 물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의 바탕 위에서 21세기 세계화 시대,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창의적 핵심 인재 육성을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기능 강화로 지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입법은 국회가 하지만, 독서교육과 학교 도서관 기능 활성화는 전국의 각 단위 학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감지됐다. 방과후 영어 금지 등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야당의 작심 비판이 이어졌다. 만18세 선거권 문제는 여당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31일 대표연설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참정권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선거연령이 19세 이상인 유일한 국가이며 18세 이하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도 무려 220개국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정권 보장과 확대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의무”라며 “국회 개헌·정개특위에서 상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대표연설에서 선거연령 하향에 동의하면서도 취학연령 하향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이견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학교의 정치화’ 우려는 취학연령 하향으로 불식해 가도록 할 것”이라며 “조기취학은 18세 유권자가 교복 입고 투표하는 상황도 초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유아 학부모들의 보육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취학은 학제개편을 전제하는 것이어서 선거연령 하향도 당장 이번 선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논의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우 원대대표의 ‘상반기 중 가시적 성과’ 바람과 달리 지난달 31일 열린 개헌·정개특위에서도 선거연령 하향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의 교육정책에 대해 날 선 비판도 쏟아냈다. 방과후 영어 금지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참사”로 규정하며 “유치원 학부모들을 사교육비 걱정에 한숨짓게 했던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등 ‘설익은 정책’,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은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강남 집값 잡겠다면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로 오히려 강남 집값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도서관진흥법 국회 통과‘학생 1500명당’ 기준 손질1000~4000명 증원 필요교총 “교섭사항 반영돼 환영” [한국교육신문 윤문영 기자] 학교 사서교사·사서 배치 의무화법이 통과되고 이에 따라 향후 사서교사 증원이 예상된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열고 학교 도서관에 사서교사·실기교사·사서 배치를 의무화하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서교사 등을 ‘둘 수 있다’로 돼있던 종전 임의 규정을 ‘둔다’로 의무 규정화한 게 골자다. 또 사서교사 등의 정원, 배치기준, 업무 범위 등은 학교 규모와 자격 유형을 고려해 시행령으로 규정토록 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사서교사를 확충하도록 정원 기준을 고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행령에는 사서교사 등의 총정원을 학생 1500명당 1명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법정정원은 3817명. 그러나 실제 충원된 정규직 사서교사 등은 정원의 15%에 그친다. 대부분 공무직, 계약직으로 채워져 4436명이 학교도서관에 배치돼 있다. 이마저도 전체 학교도서관의 37.6%에만 배치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행령 상의 정원 기준을 조정해 사서교사 등의 임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회 교문위 법안심사소위도 시행령 개정을 전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현행 시행령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시행령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아무런 기대효과도 없는데 법을 개정할 가치가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시행령을 지금 상태로 둬서는 안 된다”며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법을 처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최소한 한 학교에 한명 정도의 사서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갖고 교육부가 적극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학생 1500명 기준을 낮추거나 학급 수 기준으로 배치하는 방안 등 사서교사를 확대 배치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제 법이 통과된 상태라 아직 구체적인 안이 마련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교원 정원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행령에 배치기준이 명시된 보건교사의 경우, 18학급 이상 초등학교와 중·고교에 1인 배치가 의무화돼있다. 이를 준용하면 2017년 교육통계연보를 기준으로 8689개교 정도에 사서교사 배치가 필요하다. 또 학생 기준을 1000명으로 낮추면 법정정원은 5700여명 정도다. 앞으로 1300~4200여 명을 증원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사서교사와 교총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오덕성 한국학교도서관연구회 회장(서울 영상고 교사)은 “사서교사 등의 배치에 의무규정을 두게 된 것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단순히 전담인력 배치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양질의 독서교육이 가능한 사서교사를 늘리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공무직, 계약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예상보다 증원 폭이 크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길 서울 경신고 사서교사(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장)는 “서울의 초중학교는 이미 교육공무직 등으로 학교도서관 전담인력이 100% 배치돼 있어 이들의 이직, 퇴직으로 공석이 생기는 정도만 채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사서교사 등의 배치가 의무화돼 환영한다”며 “몇년간 사서교사 임용 티오가 0이었는데 지난해와 같이 200명 정도만 꾸준히 증원돼도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차례 교섭으로 촉구해온 사서교사 확대 배치가 의무화법으로 반영돼 환영한다”며 “정부는 법률 개정의 취지를 살리고 교육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서교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 인력 확대 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지난해 4월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사서교사 배치 확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오늘은 2월의 첫날이다. 역시 한파는 그칠 줄 모른다. 아침 영하 9도다. 개학을 한 학교가 있을 것인데 옷을 따뜻하게 입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 상상력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지식만 가르치는 것보다 상상력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은 미래를 창조하고 상상은 세계를 움직인다. 생각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빌 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하였다. 생각이 초라하면 안 된다. 생각이 궁색하면 안 된다. 생각이 느리면 안 된다. 생각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고 했으니 빠른 속도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끈기의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무엇을 이루려고 하면 끈기가 필요하다. 끈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계획을 세워 추진해도 작심삼일이 되면 아무것도 안 된다. 특히 애들은 끈기가 부족하다. 인내가 부족하다. 목표를 세워 나가다가도 얼마 못가 포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면 안 된다. 근기와 인개가 폭표를 이루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집념이 학생들의 장래를 빛나게 해 줄 것이다.
1월 3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모니터 워크숍이 서울 문정역 테라타워 빌딩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렸다. 이 날은 2017 하반기 활동실적 보고와 우수모니터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또한 안전실태조사 사업과제 대국민 공모 안내와 위해정보 수집 기준과 그 방법에 대한 사례 공유와 아이디어 교환의 시간도 가졌다.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어린이의 시각, 촉각 발달과 창의력 향상을 위해 가정이나 유아 교육기관에서 놀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부 핑거페인트(Finger paints)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 포스터 공모전' 수상작을 안전교육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초등학교, 유치원 및 지자체 등에 배포한 바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 연령층 안전사고 중 매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전 예방 노력이 필요하지만, 교통·재난 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의식이 낮아 생활안전 분야 어린이 교육 콘텐츠는 부족한 실정이다. 소비자안전 모니터 활동으로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일조하길 기대해본다.
유도꿈나무 선수 동계합숙 훈련 몽골 유소년 대표 초청 합숙 훈련 학교 스포츠 활성화로 지속적 선수 육성 필요 감기 환자 돌보는 등 서종옥 내과 원장 보살핌 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 속에서 포근한 환경 덕분에 순천에는 전국에서 전지훈련을 온 유도 선수들이 순천팔마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진행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출발점이 1월의 집중 훈련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도꿈나무 선수한국대표단(감독 심광석)은 1월 21일부터 2월 4일까지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대한민국 유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유망주들이다. 꿈나무 선수단은 야간에는 개인 학습을 하며, 훈련이 없는 주말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비롯한 순천지역의 문화 관련 시설을 돌아보며 흥미로은 시간을 갖고 있다. 심광석 감독은 "순천에서 이같은 훈련을 하면서 숙박시설과 음식도 좋고, 서울, 경기 지역보다 5도 정도는 따뜻하여 훈련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훈련장인 체육관 내부는 온도가 좀 더 높아야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편, 이곳에는 전남체육회와 순천시체육회가 몽골의 유소년 유도대표 10명과 지도자 4명을 초청하여 함께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감기환자가 발생하기도 하였으나 순천시의사회 소속 서종옥 내과 원장은 감기에 걸린 선수들을 치료하고 돌보아 주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다는 미담이다.이들은 연습을 마치고 쇼핑과 순천지역 관광 명소를 안내받고 2월 2일 귀국할 예정이며, 스포츠를 통한 국제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체육회 유도회(회장 심상진)에 의하면 이번 동계훈련에 용인대를 비롯하여 세한대와 전국 초중고 학생 선수 532명이순천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한편, 장래 유도 발전을 위하여 묻자 전남유도회 김양호(도유도회 전무이사)감독은 "유도를 배우고 있는 선수층이두터워야 하나 고등학교 수준에서 일본 고등학생들의 10분의 1 수준으로선수 부족을 겪고 있다.일본처럼 특별활동을 통한 학교 스포츠에서 지속적으로 선수 육성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3일에 1명꼴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나라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0년 이상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학업 및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의 숫자는 20여 년 전부터 3일에 1명꼴을 웃돈다. 자살예방교육을 위해 가정· 학교· 사회가 관심 가져야 학생들이 3일에 1명꼴로 자살을 한다면 이는 분명히 초대형 사건임이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죽음준비교육이나 대책은 예나 지금이나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무려 6조 5천억 원 정도이다. 그런데 정부의 자살 방지 관련 예산은 50 억 원도 되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지자면 차라리 자살예방을 위한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을 학교 내외에서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영국 속담에 ‘예방의 1온스는 치료의 1파운드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 문제로 인 한 자살이든 사회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든 관계없이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국가가 자살방지를 위한 적극적 의지만 있다면, 행·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한다면 확실히 자살률을 줄일 수 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살예방사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다. 10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의 자살예방시스템을 갖춰 온 일본은 자살예방사업이 안정 화된 지금에도 한 해 3천억 원 이상을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자살국가임 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살방지 관련 정부지원금이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자살에 대한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 또한 태부족이다. 때문에 자살 원인의 80%가 우울증이라고 추론할 뿐, 제대로 된 원인도 모르는 실정이다. 20여 년 전, 한 해 자살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았던 핀란드 정부는 자살과 관련된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한 결과,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 다. 우리도 전국적 규모의 자살 관련 통계조사를 정밀하게 실시하고,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한 자살예방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면 분명히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를 앞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청소년들의 자살로 인한 사회 적 손실은 막대하다. 가정·학교·사회가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살예방교육을 해 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법정 스님은 청소년층의 자살에 대해 “자살하는 당사자에게는 죽을 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허락받은 세월을 반납하고 도중에서 뛰어내릴 만한 이유가 그 당사자한테는 있을 겁니다. 그 러나 목숨을 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살은 혼자서 죽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과 친지들과 이웃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깁니다.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은 무엇이든지 그 자리에서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 기다릴 줄을 모릅니다. 사각 컴퓨터와 인터넷 앞에서 모든 것을 즉석에서 확인하는 조급한 습관 때문에 이런 현상이 오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라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분석을 한 바 있다. 많은 죽음 학자들은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며, 죽음에 관한 교육은 죽음의 막연한 공포를 제거함으로써 삶에 대한 인간의 존경심과 환희를 고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더 이상 죽음의 문제를 교육 영역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의 사회 및 교육제도 속에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죽음에 관한 교육은 일종의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해 관심을 두는 실존주의자들은 죽음을 삶 속에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죽음 없는 실존은 없으며, 죽음의식이 없는 실존이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죽음의 의식이 있기에 삶의 긴장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삶에의 열정도 그만큼 강렬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기에 삶에 대한 의미가 더욱 새로워지고 강렬해지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죽 음을 의식화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특히 ‘죽음이란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인 양 도외시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의식화 교육이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더욱더 필요하다고 본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예전 같으면 집집마다 대문에 붙여 봄이 왔음을 알리던 글귀. 지금은 추억이 되어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이 한 구절은 언제나 따스한 조상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2월 4일 입춘을 끼고 대부분 학교는 개학을 한다. 그리고 자투리 시간을 보내며 종업식과 졸업식을 준비한다. 어수선하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그동안 정들었던 제자들과 이별연습을 하고 마지막 정리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냥 저희들끼리 떠들고 웃는다. 다음 학년은 누구랑 몇 반일지, 담임은 누구일지에 귀를 모은다. 교사도 나름의 학년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신학년을 계획하기에 바빠진다. 종업식이나 졸업식에는 성장의 의미가 담겨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성숙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이라든지 신경숙의 ‘외딴방’,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같은 소설 얘기를 해도 좋고, 인간미 넘쳐나는 고전 영화 한 편을 보여줘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최근 화두가 되는 첨단과학과 미래의 세계에 대한 자료를 보여줘도 좋겠다. 그래도 남는 시간이 있다면 부모님에게 또는 선생님에게 지난해를 정리하며 편 지쓰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요즘 졸업식에는 정말이지 ‘석별의 정’이 없다.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을 축제 한마당과 접목하여 흥겹게 기획하기도 한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겠지만 졸업을 해방구처럼 생 각하여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잘못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간혹 중고등학교 졸업을 보면 무슨 억압에서 벗어난 것처럼 일탈적인 행동이 더러 있어왔고 뒤풀이 역시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모름지기 졸업식은 스승에 감사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다짐하는 자리 아니겠는가. 따라서 졸업식을 기획하는 교무부에서는 취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엄숙한 졸업식이 되도록 동료 교사와 협력해야 한다. 행사장에서 담당교사는 동분서주 바쁜데 어떤 교사는 한가하게 잡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교무실에 앉아 인터넷만 뒤적이는 교사가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학교 행사에는 모두가 주인이므로 함께 돕고, 학생과 학부모 에 석별과 축하의 인사를 나눠야 한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이 떠나면 텅 빈 교실에서 선생은 비로소 고독한 자아가 된다. 물론 이별과 만남이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이때만큼은 빈자리가 무엇인지, 외로움이 무엇인지 새롭게 체감한다. 말썽꾸러기가 앉았던 의자, 온갖 녀석의 손때 묻은 책상, 벽에 남긴 누군가의 낙서, 사물함에 남겨진 실내화 등 그 흔적을 손으로 만지며 남몰래 아 파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그렇게 졸업식이 지나면 새로운 학년, 담임 그리고 업무분장이 발표되고 비로소 2018 학년도가 시작된다. 그와 동시에 교사의 자리 이동도 시작된다. 책상에 놓인 책과 사물을 정리하고 옮겨야 한다. 더러 불필요하게 많은 책과 자료를 매년 싸들고 옮기는 선생이 있는데, 제발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버리고 버려도 쌓이는 게 교사들의 잡동사니 아닌가. 버려야 맑은 정신으로 새 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업무 인수인계를 할 때에는 빠진 자료가 없이 챙겨야 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줘야 한다. 종이 문서와 파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인계하는 것이 내면이 아름다운 교사이다. 아울러 남은 봄방학을 또 하나의 휴가로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설령 방학이라 하더라도 내 업무를 파악하고 계획하는 작업을 미리 해놓길 바란다. 급훈도 새롭게 고민하고 교재연구도 미리미리 해서 실력 없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한다. 반장 선출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청소 당번은 어떻게 정하고, 좌석배치는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 해마다 같은 방식의 매너리즘을 고집하다가 무기력증에 빠져 명퇴를 생각하지 말고 항상 자신을 채찍질해야 존경받는 참된 교사가 된다. 자신이 담임이라면 학급에 미리 들어가 커튼을 손질하고 유리창 틀과 바닥도 청소한다면 페스탈로치 그 이상 아닐까. 아름다운 교사는 행동하는 실천가이어야만 한다. 특히 수업방식에 대한 성찰은 호되게 고민해야 한다. 수업시간마다 노트북 하나만 덜렁 들고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의 뒷모습처럼 쓸쓸한 것은 없다. 낡은 주입식, 강의식 방식이 필요한 단계가 있지만 거꾸로 교실, 하브루타와 같은 수업방식을 어떻게 하면 효과 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요즘에는 국내외 인터넷에 다양한 자료들이 탑재 되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수업에 필요한 자료들로 학습지도안을 충실이 꾸밀 수 있다. 금년에도 산업계를 비롯해서 계속될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시작된 이 한 마디가 인터넷 이후 최대의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상을 초월하는 융복합적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다. AI 로봇이 우리와 함께 하며 사물인터넷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드론으로 물건을 주고받으며 첨단 3D로 신체조직을 복제하고 복잡한 기계를 대량 생산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또한 ‘노동의 종말’도 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그늘진 고민이 있고, 교육이 선도하며 변해야 하는 당위가 있다. 현재의 교육과정이 과연 가공할 세계에 부합하는가를 확인하고, 교육감은 미래예측시스템을 가동하여 학생에게 필요한 윤리와 첨단과학의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윤리는 어쩌면 첨단기술사회에서 백신과 같으므로 과학기술이 자칫 재앙이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윤리의 칩(chip)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교과목에 대한 이해 역시 융합적으로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한 나노 바이오나 빅데이터, 드론, 로봇 등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행해야 한다. 수업혁명은 교실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학습자 중심수업으로 틀을 바꾸고 수업의 개인화, 멀티미디어 활용, 토론식, 체험활동, 협업학습으로 아이에게 핵심역량을 키워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소 토론과 질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도록 교사가 배려해야 한다. 그저 급여와 성과급만 기다리는 교사라면 차라리 교사 자격증을 찢는 게 낫다. 그래서 경희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책 한 권을 소개한다. 교육공학자 류태호가 집필한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 그리고 EBS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대혁명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2월의 캘린더가 뜯겨져나가고, 남은 아쉬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뒷모습에 봄기운을 덧칠해 본다. 혹여 끝나가는 겨울이 아쉽다면 ‘양평빙어축제’에 들러 은빛 투명한 은총을 이마에 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면 ‘남이섬 눈사람 축제’나 제주도의 ‘탐라입춘굿놀이’ 로 한해의 풍년을 기원해 보는 것도 좋겠다. 과거로 돌아가 시간사냥을 하고 싶다면 민속촌의 ‘민속초등학교’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시절의 장난감과 불량식품과 함께 ‘연탄 차고 도망치기’, ‘벨 누르고 도망치기’를 해 봄직하다. 그리하여 입춘대길의 상서로운 기운이 모든 교사에 희망의 뿌리로 자라길 기대해본다.
몇 해 전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보건교사가 면담을 신청했다. 평상시 교육경력도 많고, 항상 친절한 모습과 큰누이처럼 다정하신 모습을 보이시는 분이시다. 또한 남편도 인근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 상담실에 앉자마자 눈물을 보이며, 성과급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교육경력과 나이도 학교에서 제일 많은데 성과급을 B등급 받았다며 너무 서운하고 창피하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러운 모습이다. 교원들을 향한 ‘조삼모사’ 국가교육정책, 교원성과급전국시대 송나라 때 원숭이를 좋아하여 많은 원숭이를 키우고 있는 저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살림이 어려워지자 원숭이들의 식량을 줄이기 위하여 한 가지 꾀를 내었다.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아침에 세 개의 도토리를 주고 저녁에는 네 개를 주겠다” 하자, 원숭이들이 저녁보다 아침에 적게 받으면 배가 고파서 생활할 수 없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그럼 아침에 한 개 더 주어서 네 개주고 저녁에는 세 개를 주겠다”고 했더니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살림이 어려워져서 전체적으로는 먹이가 줄어들었지만, 아침에 한 개 더 먹는다는 생각때문에 적어진 먹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원숭이들의 불만을 무마시켰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사이다. 교원성과급이 교원들을 향한 조삼모사식의 국가교육정책 실현을 위한 또 다른 방편이 아닐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등을 일등이라 하지 못하고 숨죽여야 하는 교원성과급교원성과급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사조 속에서 IMF라는 국가경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성과중심의 국가정책으로 도입되었다. 학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 연결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곳이다. 일 년 동안의 학생 개개인의 성장은 개인의 몫이라기보다는 몇 년간의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순간순간에 발현된다. 학교에 담임교사·부장교사·영양교사·상담교사·사서교사·보건교사 그리고 관리자인 교장·교감과 행정실 주무관·행정공무직 등 다양한 인적 구성원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경쟁사회 논리에 맞춰 성과중심평가를 통한 줄 세우기를 강요받고 있다. 성과지표를 만들고, 평가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학교관리자와 이해 당사자인 교사들도 모두 난감하다. 최고 등급을 맞은 교사는 선배교사와 동료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 때문에, 최하등급을 맞은 교사는 가족과 주변인에 대한 창피함과 자괴감 때문에 공개를 못하고 있다. 교원들에게 성과급이 지급되는 달은 우울한 교무실이 되고 있다. 어느 조직사회가 일등을 일등이라 말하지 못한 채 죄인처럼 숨죽이며 지내는가? 물건을 파는 종합상사의 영업사원이라면 막대그래프 속에서 웃으며 많은 성과급과 축하를 받지만 교원들은 그렇게 하질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올해 이룬 일 년의 성과는 자기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닌 교사·학생·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까지 포함하여 수년에 걸쳐서 노력한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불만을 호소하는 후배교사, 서운함을 토로하는 선배교사학교는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학교이어야 한다. 교사들의 정량평가를 위한 성과지표를 만들기 위해 거의 모든 학교에서는 10차례 이상의 위원회를 개최한다. 연령·직급·교육 경력·학년·교사직렬을 고려한 성과급심사위원회 구성부터 난항이다. 한정된 위원회 숫자에 맞춰 구성하다 보니, 소외되는 소수직렬 교사나 학년에서의 이의제기가 있으면 다시 위원회 구성부터 논의해야 하는 과정은 애교에 불과하다. 정량평가를 위한 세부논의를 시작하면 합의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회의의 연속이다. 국회가 파행되고, 노사협의가 결렬되는 이유를 짐작할 만도 하다. 교원성과급이 도입되기 전에는 수업시간이 적은 비담임교사는 업무를 많이 하고, 업무난이도가 적은 교사는 업무 개수를 더 맡았으며,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생은 담임교사의 업무와 학급의 학생 수를 고려하여 배정하였으나, 이러한 모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성과중심의 입시경쟁 속에서 자라온 젊은 세대의 교사들은 어려운 업무인 컴퓨터·생활지도 등을 맡고 있는데도 성과급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불만을 호소한다. 고경력 교사들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다. 경험 속에서 학생지도가 이루어지고, 보이지 않은 잠재적인 교육과정이 학생 교육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예전에는 교육경력을 고려한 성과등급에 이의제기가 없었는데 요즘 젊은 교사들은 욕심이 많다며 섭섭함을 토로한다. 선후배 교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학생 생활지도나 수업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는 존경하고 존중받은 교무실 분위기가 아니라 성과를 매개로 하는 성과등급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획일화·정형화된 교육현장으로 역주행시키는 교원성과급새 정부는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학교의 자율경영체제를 점차 확대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율경쟁을 빙자한 성과주의 사회는 결국 새로운 획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라 볼 수 있다. 교원평가 성과지표 중 하나인 상담실적을 예로 들어보자. 정량평가에서 인정되는 학생상담실적은 학기 중에 그것도 학교계획에 근거한 상담실적만 인정되고 있다. SNS를 활용한 카톡·페이스북·개인방송 등의 활동과 주말 또는 야간에 하는 전화를 통한 상담은 인정 되지 않는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논리인가? 또 SNS를 통한 홍보실적은 어떻게 누적할 것인가? 이러한 혼란 상황은 학교마다 상이한 성과지표들을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사들은 성과급과 개인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성과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며, 교직 사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량화된 성과기준에 따라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교육활동이 정착될 것이다. 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 국가수준의 누리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유치원에서는 3~5세 유아들에게 유치원 실정에 맞춰 4~5시간의 교육과정운영을 권장했다. 그러나 교육 지원청에서 유치원교사들의 성과지표에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포함하면서 상한 시간을 5시간으로 제시하자 거의 모든 유치원교사는 상대적인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오후 2시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성장단계에 있는 어린 원아들에게도 신체정신발달 단계상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으며, 교사들은 미뤄진 행정업무처리 때문에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2018년에는 근무평정과 연계된 제도로 인해 병설 유치원별 성과등급을 정할 수 있지만, 지난해까지는 교육지원청에서 병설유치원 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성과등급을 정했기 때문에 교육지원청의 위촉장·표창 등을 받기 위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교원성과금이 통제수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등급 보다 격려금 형식 상여금 바람직이학교관리자인 교장·교감의 성과지표도 마찬가지다. 성과지표는 교육지원청의 성과상여 금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학교로 통보되며, 관리자들의 평가자료로 활용된다. 모교육청 성과지표 중에 교원연수지표 상한 시간이 120시간인 곳이 있었다. 그 결과 일부 학교의 교육공무직인 행정실무사는 관리자의 원격연수를 대리 수강하느라 더 많이 바빠졌다고 한다. 정직과 신뢰를 가르치는 학교에서 요령과 편법을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성과상여금 지급의 목적은 협력과 경쟁을 통한 교육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현장에서는 협력을 위한 ‘소통’보다는 ‘경쟁’을, ‘배려’보다는 ‘내가 많이 그리고 먼저’를, ‘봉사’보다는 ‘성과지표에 따른 업무’를 강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자는 최고의 가르침은 부지유지(不知有之), 차선은 친이예지(親而譽之), 다음은 외지(畏之), 마지막으로 모지(侮之)라 하였다. 통치자의 최고 선(善)은 있는 듯 없는 듯 백성이 스스로 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상(償)과 벌(罰)로서 백성들을 우매하게 하는 통치가 차선책이고 가장 하책이 협박과 모멸감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총리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모두발언(2017.7.19.)에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무한경쟁과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존중과 배려, 협력과 소통이 가득한 교육으로 학교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실현을 약속하고 있다. 교육활동 결과로 교원 개개인을 평가하는 성과위주의 교원성과상여금제도는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현장의 또 다른 폐해이며, 조속히 보완 폐지되어야 할 제도이다. 성과상여금은 성과위주의 지급방법이 아닌 지난 일 년 동안의 노고에 따른 격려 형태의 상여금으로의 전환되어야 한다.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에서 우수한 교사가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의 보상방법을 찾아보면 될 것이다. 또한 국가교육정책 업무수행 난이도에 따른 성과지표는 자발성에 근거한 교육운동의 새로운 혁신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끝판에 진경(眞境)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경기이다. 결국은 경기의 끝판, 그걸 보려고 관 중이 몰려드는 것이다. 경기 과정의 치열함도, 감동의 연출도, 선전 분투의 미덕도, 그 경기의 끝판과 더불어서 비로소 그 참 의미가 드러나는 것이다. 끝판이 중요하기로는 ‘잔치’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성대하고 휘황찬란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잔치의 끝판이 싸움판이 되어버렸다면 말이다. 그런 잔치는 안하기만 못하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감동적 사랑은 끝판에 드러난다. 1926년 발간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집 님의 침묵에는 모두 88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 88편의 첫 작품이‘님의 침묵’이고 맨 마지막 작품이 ‘사랑의 끝판’이다. 첫머리 작품은 ‘부재하는 님’을 향한 슬픔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맨 끝의 작품 ‘사랑의 끝판’은 ‘돌아오는 님을 맞는 벅찬 기쁨’을 토로한다. 이 시집이 담은 시 정신의 총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님의 침묵’만 보아서는 안 된다. 맨 끝에 있는 ‘사랑의 끝판’을 함께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만해가 말하는 님과의 사랑, 그 사랑의 진경은 ‘사랑의 끝판’에서 더 절절하고 여실하다. 생각해 보면 아무리 순정으로 시작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찌어찌하여 치정(癡情)으로 끝판을 보인다면, 앞에 놓였던 순정의 이야기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랑이 감동을 줄 리 없다. 끝판은 이렇듯 중요하다. 영화를 보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끝판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영화관으로 간다. 끝판은 보지 말라고 한다면 누가 영화관을 찾아가겠는가.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의 끝판은 아마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될 것이다. 끝없이 바깥 세계로 나가기만 하는 여행은 영원한 미완성의 여행이다. 여행은 마침내 돌아오는 끝판을 가짐으로써 그 여행이 어떤 의미를 드리우는지 우리는 깨닫는다. 우리가 어느 순간 골몰하고 어느 순간 열심을 다하는 것도 끝판의 미학을 완성하기 위함이다. 유종지미(有終 之美)란 말이 바로 그런 뜻 아니겠는가. 끝판의 아름다움이 그 일 전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것 아니겠는가. 비판의 끝판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끝판이 중요하다는 것이 인간사 모든 일의 법칙이라면, 비판도 끝판이 중요하다. 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비판은 인간 이성을 바탕으로 사리의 올바름을 추구하는 정신 활동이다. 이처럼 ‘비판’은 일종의 ‘덕목’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학교는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고, 동서양의 철인(哲人)들은 ‘비판을 실천으로 행할 것’을 가르쳐 왔다. 비판이 ‘의미 있는 실천’이 되려면 비판도 그 끝판이 중요하다. 우리들 개개인에게서 나타나는 비판 행위의 끝판은 대개 두 가지 양태이다. 하나는 그 비판에서 ‘나’는 빠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비판에서 ‘나’도 포함시키는 것이다. ‘나’가 빠지는 경우를 들여다보라. 비판 을 확장하면서 나의 비분강개(悲憤慷慨)는 하늘을 뚫을 듯 치솟아, 나는 정의감 넘치는 심판자가 되지는 않는가. 그리하여 그 누군가를 심판하고 정죄(定罪)하는 자가 되어 분노의 화염을 퍼붓고 있지는 않는가. 오로지 나의 의로움을 만끽하면서 그 누구를 통쾌하게 징벌하고 있지는 않는가. ‘나’도 포함되는 경우를 들여다보라. 비판을 내 안에서 심화시키면서, 비판의 중간 과정에서는 깨닫지 못했던 어떤 통찰이 일어나지 않는가. 비판의 끝판에 이르러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도록 나를 이끌어 가지는 않는가. 그리하여 이 비판 안에 나 자신도 들어있음을 깨닫게 되지는 않는가. 이 비판 안에서 나에 대한 투명한 성찰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는 않는가. 비로소 비판은 말이 아니라 윤리적 실천임을 발견하게 되지는 않는가. 나는 후자가 옳다고 본다. 더구나 교육에서는 그러하다. 마땅히 성숙한 비판은 그 비판에 기꺼이 ‘나’도 포함되어야 한다. 내가 무언가 비판을 하고 있지만, 그 비판이 내게로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다. 그런 비판일수록 감정에 지배되기 쉽다. 비판이 감정이 지배되면 그 때 비판은 ‘감정의 배설’에 지나지 않는다. 한번 지르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 배설은 그렇게 끝나지만은 않는다. 잠시 후련한 기분을 느낄 사이도 없이 내가 퍼부은 모욕 못지않은 모욕을 이번에는 내가 뒤집어쓴다. 이것이 우리의 일상 소통 생태이다. 우리가 인터넷에 악성 댓글로 해대는 비뚤어진 비판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가볍고 가벼워서 그래서 아예 책임의식 같은 것을 동반할 기본 장치마저도 주어지지 않는 비판의 플랫폼이 요즘의 악성 댓글 비판이다. 악플이 악플을 낳고 그 모욕에 분노하면서 더 센 악플을 날리는 모습이 인터넷 악성 댓글의 민낯 아니겠는가. 내 악플에 대한 남의 악플에 모욕을 느끼기 이전에,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러고 있는 나’를 내 스스로 혐오하는 씁쓸한 자기 모독을 먼저 느낄 것이다. 사실 악성 댓글을 비판이라고 끼워주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다. 다르게 말하면 ‘소통 복지’가 망가진 사회이다. 나는 소통 의사가 있어도 이런 댓글 판에는 들어가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슈가 중요해도 소통을 포기한다. 소통 환경도 일종의 복지 개념으로 보아서 개선해야 한다면 이 는 분명히 ‘소통 복지’의 인프라를 망가뜨 리는 행위이다. 악성 댓글도 비판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비판의 윤리 측면에서 볼 때 비판의 축에 들 수도 없는 것이지만, 그 걸로 비판의 주인인 양 우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민낯이라 할 수 있다. 모욕의 가래침을 상대의 얼굴에 뱉어대고 동물적 희열을 느끼는 저급한 복수심의 적나라한 모습의 인터넷 악성 댓글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애초부터 이성(理性)이라곤 없었던 양, ‘뚜껑 열린 광기’로 치졸한 감정의 소모전을 무한히 펼치는 곳이 악성 댓글의 공간이다. 이를 정치적 힘의 근거로 이용하려는 작태가 생겨나면서 악성 댓글은 세상을 오염시킨다. 특정한 인물을 겁박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이들 모두가 ‘진정한 비판을 죽이는 사회’에 톡톡히 기여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비판은 그 자체로 정의인 양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거슬러 올라가기로 말하면 정치권력이 부 도덕한 데서, 그것을 비판하는 데서, 비판은 절대선인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거세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람은 의로운 사람처럼 인정받았다. 그런 비판이 사회적 공감을 얻어서 실제적인 권력을 얻기도 한 다. 민주사회에서 있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비판은 그 자체가 현실적 선택과 책무를 져야 한다. 그 비판이 추구한 바가 구체적 현실이 되기도 하고, 그 비판이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되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기 책임이 발생한다. 알다시피 현실 참여에서는 절대선 또는 절대 덕성으로서의 비판은 없다. 비판은 또 다른 비판과 상호삼투(相互 滲 透)되면서, 서로 지양(止揚)되면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아나가는 것에 그 긍정의 기능이 있는 것이다. ‘상호삼투’니 ‘상호지양’이니 하는 추상적인 말의 실체는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비판과 다른 비판이 만나는 과정에 서 각기 자기비판을 겸허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아니 각기 자기비판을 통해서 ‘상 호삼투’니 ‘상호지양’이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비판이 정치적 스킬의 일종이 되면서, 비판을 쇼하듯이, 보여주기 위해서 비판을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았던가. 비판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아이들을 비판의 끝판에서 무엇을 생각하게 할 것인가. 이념의 호위 무사를 만드는 것이 비판 교육의 할 일은 아니다. ‘비판하는 자기’를 보게 해야 한다. 나는 이 비판에서 자유로 운가. 그걸 보게 해야 한다. 적어도 교육은 그러해야 한다. 자기비판을 상정하지 않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다. 비판의 윤리란 무 엇이겠는가. 그 비판 안에 자신도 반드시 포함시켜는 것, 그리고 자신을 그 비판의 끝판에다 두는 것이 비판의 원리다. 한때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개개인의 사회적 책무를 감당하게 하는 화두로써 전 국민에게 감화를 주었던 ‘내 탓이오’ 운동 이 바로 이것 아니겠는가. 나를 비판하는 데에 이르게 함으로써 비로소 비판은 성숙하게 그리고 윤리적으로 완성된다. 비판의 끝판은 그러해야 한다.
야생화 좋아하는 것을 아는 주위 사람들이 가끔 “겨울에는 무슨 꽃을 보러 다녀?”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겨우살이”라고 말하고 있다. 겨울 산에서 긴 망원렌즈를 갖고 나무 위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있으면 겨우살이 보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눈이 내린 직후이고 하늘도 파란 날에 겨우살이를 담는 것은 꽃쟁이 들의 로망 중 하나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는 반(半)기생식물이다. 기본적으로 얌체 같은 식물이다. 겨우살이의 이같이 얄미운 점을 잘 드러낸 소설이 방현석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에 있는 겨우살이(1996년 작)다. 주인공 서 선생은 전교조 탈퇴각서를 쓰고 복직한 고3 교사다. 그런데 가난한 제자의 진학지도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누이가 운전자 과실로 교통사 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런데 가해자는 사죄도 하지 않고 ‘법대로’ 만을 외치는 뻔뻔함을 보인다. 가해자 아파트에 찾아가는 길에 주인공은 얼핏 까치둥지를 겨우살이로 착각하는데, 어린 시절 누이와 겨우살이에 얽힌 추억이 있었다. 겨울 산기슭은 군락 하는 참나무와 상수리나무들로 온통 갈회색이었다. 그 갈회색 앙상한 가지 사이에 작은 광주리만한 크기로 피어난 황록색 잎과 노란 열매를 보고 나는 누이에게 물었다. “저 까치집은 왜 파랗고 노래?”“저건 까치집이 아니고 나무줄기와 잎사귀, 열매야.”“왜 다른 상수리나무는 잎이 달리지 않았는데 저것만 달렸어?”“저건 상수리나무 잎이 아냐. 겨우살이야.”(…중략…)”예쁘니?”“응.”“그렇지만 겨우살이는 나쁜 나무야.” “왜?”“겨우살이는 다른 나무들처럼 땅에서 물을 빨아 먹지 않고 다른 나무에 뿌리를 내려서 저 나무들의 물과 양분을 빼앗아 먹고 살거든. 봐라. 저 상수리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런 겨우살이에 꽃쟁이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 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이다. 꽃이 없는 겨울에 겨우살이가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식물인 셈이다. 겨우살이는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마구 채취해 웬만한 산에서는 흔적도 찾기 힘들다. 국립공원이나 높은 산이나 가야 겨우 볼 수 있다. 심지어 겨우살 이를 따기 위해 참나무를 베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함은 한이 없는 것 같다. 국립공원에서도 눈높이에서는 볼 수 없고 높은 나뭇가지에만 남아 있다. 그래서 겨우살이를 보려면 망원경이나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이처럼 보기 어렵지만, 초점 이 제대로 맞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열매 사진을 보면 숨이 멎을 듯 기쁘다. 겨우살이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거리를 주지 않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겨울 식물계의 팜파탈(femme fatale)이다. 겨울 식물계 팜파탈 ‘겨우살이’정읍 내장산은 지리산, 덕유산과 함께 겨우살이가 많은 곳이다. 내장산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겨우살이가 달린 나무들을 볼 수 있다. 한 나무에 10여 개 있는 경우도 있다. 내장사에서 갈라지는 백련암 코스든 금선계곡 코스든 겨우살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내장산엔 겨우살이와 함께 열매가 빨간 붉은겨우살이(추천명은 붉은겨울살이)도 살고 있다. 좀 붉은 기가 있다 싶은 겨우살이를 망원렌즈로 당겨보면 어김없이 붉은겨우살이였다. 붉은겨우살이는 주로 내장산 이남에서 볼 수 있다. 겨우살이와 붉은겨우살이가 함께 살고 있는 나무도 많았다. 1982년 발표한 윤후명 소설 둔황의 사랑에 조선시대 탈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금옥’이라는 기생과 그녀를 사랑한 한 사내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 중 ‘그녀(금옥)의 어머니는 두 눈이 겨우살이 열매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라는 대목이 있다. ‘(남편이 죽어) 지나치게 울어서 그렇게 되었는지 독기가 뻗쳐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알 길이 없었다’로 이어진다. 윤후명은 야생화에 조예가 깊은 작가로 유명하다. 1982년에 나온 소설에 붉은겨우살이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작가는 일찍이 1980년대 남쪽에서 붉은겨우살이 열매를 관찰했음이 분명하다. 높은 산에 가면 꼬리겨우살이도 볼 수 있다. 어느 해 겨울 태백산에 갔을 때였다. 산 입구에서 500m 정도 올라갔을 때 같이 간 일행이 갑자기 “와~” 하는 탄성을 터트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초봄 생강나무 꽃이 핀 듯 꼬리겨우살이 열매가 노랗게 노랗게 무리 지어 달려 있었다. 꼬리겨우살이는 낙엽성이라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지고 열매만 남아 있다. 겨우살이 열매는 연한 노란색이고 대개 1~3개씩 모여 달리지만, 꼬리겨우살이 열매는 샛노랗고 열매가 꼬리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점이 다르다. 꼬리겨우살이는 겨우살이에 비해 드문 편이다. 동백나무·감탕나무 등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는 물론 동백나무·후박나무 등에도 기생하는 참나무겨우살이도 꼭 한번 보고 싶다. 땅에 떨어진 겨우살이 열매를 먹어보니 달짝지근했다. 열매는 끈적끈적한 과육으로 채워져 있는데, 겨우살이 번식과 관련이 있다. 달콤한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새가 열매를 먹고 배설할 때도 끈끈한 성분이 남아 있다. 이 성분 때문에 씨앗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을 수 있다. 나무와는 기생하는 악연이지만, 새와는 먹이를 주고 번식에서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인 셈이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한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도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다. 겨우살이는 겨울 산의 보석일까, 얌체인 ‘나쁜 나무’일까? 야생화 전문가인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한 기고에서 “겨우살이는 착한 식물인지 나쁜 식물인지 모르겠다”며 “다만 식물을 아주 조금 알면서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투자에 대해 유통되는 것 중 가장 흔한 착각은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그만큼 잃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이 아니다. 주식으로 예를 들어보자. 어떤 회사의 주식이 100 원에서 한 달 만에 2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하자. 투자자 A는 100원에 사서 130원에 팔았다. B는 130원에 사서 160원에 팔았다. C는 160원에 사서 200원에 팔았다. A, B, C 모두 돈을 벌었고 ‘누군가 돈을 번 만큼 잃은’ 사람은 없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 모두가 돈을 잃는 상황도 가능하다(물론 주가가 올라도 누군가 돈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누군가 돈을 번 만큼’ 잃는 건 아니다). 욕망의 역사 ‘누군가 돈을 벌면 누군가는 그만큼 잃어야 한다’는 말은 전체 시장의 크기가 고정돼 있다는 가정 하에서만 참이다. 예를 들어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노름판이라면 누군가 돈을 벌면 그만큼 잃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본시장은 그렇지 않다. 시가총액이라는 이름의 전체 ‘판’이 실시간으로 그 크기를 바꾸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는 비정기적으로 투자 광풍이 불어 닥치곤 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의 닷컴 열풍이 있다. 2000년 3월 코스닥 지수는 무려 2,952.50까지 올라갔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스닥 지수는 이때 기록의 근처까지도 못 가고 있다(2018년 1월 초 현재 800 안팎). 당시 의 투자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다 한국인들은 돌연 ‘로또’에 꽂혔다. 2003년 출시된 로또는 구매자가 번호를 스스로 정해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매력과 어마어마한 당첨금의 유혹에 힘입어 판매 첫 해에만 3조 8,031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다음에 당첨될 번호를 알려 주겠다는 선지자가 전국 곳곳에서 출현했고, 1등·2등 당첨자가 나온 판매처는 ‘명당’으로 이름을 날렸다. 투자 열풍이 너무 심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심층취재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 안 잠잠해졌나 싶더니만 이제는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가 나타나 새로운 광풍 을 만들고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의 아사리판 비트코인의 원리는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일단 암호화폐·가상화폐라는 말부터가 그렇다. 화폐라면 그야말로 ‘돈’이라는 말인데 비트 코인으로 지금 뭘 살 수 있지? 도대체 이 안에 무슨 내재적인 가치가 들어있는 거지? 사실 알고 보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동전과 지폐에도 내재적인 가치는 없다. 그냥 자석에 안 붙는 금속과 ‘한국은행’이라는 말이 적혀 있는 종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비철금속과 종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가 화폐의 가치를 보증해 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처음 출현했을 때 많은 사람은 이 가상화폐가 ‘믿음’을 획득할 수 없을 거라고 봤다. 아직까지도 누군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보증해 줄 수 있는 주체는 없다. 그럼에도 우연과 필연이 덧입혀진 수년의 시간이 지나 비트코인은 어마어마한 욕망이 넘실거리는 투자의 대상이 됐다. 이 정도로 판이 커지면 기존 화폐를 비트코인이 대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만약 각국의 화폐를 비트코인이 대체한다면 그때 부터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더 이상 해외여행을 할 때 환전을 할 필요도 없어지겠지만, 통화정책을 누가 어떻게 주도해야 하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한 푼 두 푼 모으다 보면 부자가 될까? 이미 시작된 비트코인 광풍이 정말 화폐혁명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얼떨결에 전 세계 가상화폐 투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아사리판 그 자체 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와 통화정책의 미래에 관심있는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 그저 이 가상화폐에 ‘진짜 화폐’를 투자했다가 크게 한몫 벌어보고자 하는 욕망이 넘실댈 뿐이다. 인터넷의 보급에 포르노가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처럼 ‘가상화폐 아사리판’이 비트코인의 확산과 정착을 앞당기는 보루가 될지 어떨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권위를 도전받은 정부로서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겠지만,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지나친 규제 일변도의 입장으로 응답한다면 언젠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분명한 건 우리 중 누구도 ‘한 푼 두 푼 모으다 보면 부자가 된다’는 말을 믿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로또 얘기로 돌아가면, 모든 사람이 비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로또 역시 은근한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2017년 로또 판매금액은 2003년 광풍 시기의 판매금액을 넘어설 확률이 매우 높다. 물가가 상승한 탓도 있겠지만 15년 전 ‘광풍’ 당시의 판매금액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달해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성실함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부자 부모를 만나 상속을 받거나, 그게 아니면 어떤 계기로 크게 ‘한 방’을 터뜨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이제 일반인의 상식이다. 비트코인 투자에 상당수의 고등학생이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미래세대의 가치관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확률을 높여 놓는다. 화폐는 가상이지만 그 안에 깃든 우리의 욕망은 진짜다. 소처럼 일만 하는 ‘스튜핏’이 되기보다는 노력없이 큰 돈을 버는 ‘그뤠잇’한 상황 속에서 ‘욜로’하고 싶은 우리들 앞에 2018년의 시간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갈라파고스로 가는 우리의 길은 특히나 멀고, 험하고 복잡했다. 거리로 따지면 사실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비행기 만 한 번 타면 되는 정도였지만 갈라파고스 여행의 필수 코스 격인 섬을 둘러보는 교통수단 요금과 환경보전금 명목으로 내야 하는 1인당 10만 원 정도의 섬 입장료, 그리고 투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요트 투어비를 합하니 가난한 배낭 여행자가 부담하기엔 감히 넘보지 못할 커다란 장벽과도 같은 금액이 산정되었다. 일주일간 둘이 함께 갈라파고스에 다녀올 비용이라면 여권에 웬만한 국가 하나의 방문 도장도 찍을 수 있을 정도이니 고민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무리 큰마음 먹고 세계 여행을 떠나왔다고 해도 그 큰돈을 덜컥 내고 다녀올 만큼 배짱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이었다. 갈라파고스 여행의 핵심, 요트 투어 우리는 몇 날 며칠을 고민 후 포트폴리오를 담은 노트북을 들고 갈라파고스 투어를 운영하는 요트 회사의 본사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왜? 맨땅에 헤딩하듯 현지의 요트 회사들과 부딪친 요지는 간단했다. “나는 한국의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다. 당신의 회사에서 운영하는 갈라파고스 투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멋지게 사진으로 담아주겠다. 그러니 요트에 두 자리만 만들어 달라.” 사실 이 밑도 끝도 없는 제안서를 들고 서 만리타국의 요트 회사에 수차례 방문하며 거절을 당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다섯 번째 프레젠테이션을 시도한 회사에서 마침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알키펠(Alquipel)’을 만난 건 갈라파고스 제도에 들어선 다음 날이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그 늠름한 모습과 수려하고 고급스러운 외양이 여행자의 가슴을 마구 흥분 시켰다. 각 섬마다 각기 다른 종의 동물들 이 살고 있는 갈라파고스에서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트.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스노클링에 지 친 몸을 달래기도 하며, 햇살 좋은 날에는 갑판 위에서 선탠이라는 호사도 누리고, 그렇게 놀다가 놀다 지쳐 잠자리에 들면 알키펠은 유유히 바다를 흐르며 다른 섬으 로 이동한다. 그리고 아침잠에서 깨어 작은 창문의 커튼을 젖히면 어김없이 새로운 섬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 다른 아침 풍경을 선사해주는 매 력덩어리 ‘알키펠’이다. 섬 위에 올라선 이방인들을 가장 먼저 반긴 건 물개 가족이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뒤척거리는 새끼 물개와 그 한가로운 물놀이를 흐뭇하게 바 라보는 엄마 물개. 평온한 물개 가족의 시간을 방해할까 봐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물개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 러고 보니 우리를 신경 안 쓰는 동물들은 물개 가족뿐만이 아니었다. 어제 본 육지 거북이들도 낯선 이들의 방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식사에만 열중하는 모습에 오히려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들이 더 머쓱해 하기도 했다. “저기 봐~ ‘블루풋 부비’야.” 드디어 찾았다. 말간 하늘빛으로 뒤덮인 발을 가지고 있는,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새. 저 멀리 블루풋 부비 두 마리가 엉거주춤 커다란 발을 들고 뒤뚱거리며 걷고 있었다. “저건 부비 댄스라는 거예요. 지금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엉거주춤한 동작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양발을 한번씩 들었다 놓으면서 커다란 날갯짓을 펄 럭이고, 그 뒤에 울음소리를 애절하게 한 번 그리고 다시 발걸음, 날갯짓, 울음. 댄스라고 하기에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댄스라 부르고 사랑 고백이라고 이해하니 수줍은 소년의 마음과 같은 어색한 동작들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인다. 수컷의 구애를 바라보며 갸웃거리던 암컷이 이내 부리를 마주친다. ‘쉿!’ 한 손가락을 치켜들어 입술에 조용히 댄 여행 동료의 시선 끝에는 오렌지 빛 깔로 채색된 이구아나가 서 있었다.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는 당당한 자태에 이끌려 슬며시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를 의식한 듯 살며시 포즈를 취하는 듯하다. 덕분에 친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듯 이구아나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뒤 돌아서 살포시 걸음을 옮기는 동료의 뒤로 믿지 못할 그림이 그려졌다. 부비새와 이구아나가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 걷는 게 아닌가?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나 선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으로 사람의 뒤를 따라 걷는 그들의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이렇게 함께 거닐 수가 있구나!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곳,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놀라웠던 모습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이언트 거북이나 펭귄들과의 조우가 아니었다. 그들과의 만남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인간을 보고 전혀 놀라지 않는 동물들의 반응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이를 대하듯, 또 하나의 거대한 동물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우리를 거리낌없이 반겼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날아 가지 않는 새들, 물속에서 수영을 하면 어느새 다가와 함께 물장구를 치며 노는 물개들과의 물놀이는 갈라파고스에서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자 색다른 감정의 교류였다. 항상 좋은 모습의 인간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동물들은 그 어떤 사람들을 만나도 친구로 받아들인다. 공존 이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오늘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곳, 갈라파고스야말로 인간과 동물이 함께 만들어 온 지상낙원이다. 세단어로 알아보는 에콰도르 1. 적도 에콰도르는 ‘적도’라는 뜻이다. 실제로 키토에서 북쪽으로 22km 지점에 1735년에 세운 적도 기념비(Mitad del Mundo)가 존재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정확한 적도는 이곳이 아닌 기념 비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자칫 적도 코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갈라파고스 제도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제도로 에콰도르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군도는 해류 세 개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해양 생물들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으며,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섬으로도 유명하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 본토와 사차는 1 시간이다. 3. 갈라파고스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에콰도르의 키토 또는 과야킬로 가는 직항편은 없으며, 미국을 거쳐야 한다. 키토에서 갈라파고스 제도까지는 주 5회(목·토 제외), 과야킬에서는 매일 취항한다. 약 2시간 전후로 소요된다.
다섯 살의 아이가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가 읽어달라는 책은 라푼젤. 그날따라 몸이 아픈 할머니는 모로 돌아누워 “그려 나중에 하자”, “그만 하면 됐다” 얘기하는데 아이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이혼 후 집을 나간 어 머니와 돈 벌러 집을 떠난 아버지.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쯤 집을 찾아 아이를 잠시 보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하고, 늙은 몸으로 그나마 아이를 돌보던 할머니는 요즘 들어 자꾸 몸 이 아프다며 드러눕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오늘도 라푼젤을 읽어달라고 조르고 또 조른다. 그리고 그 책은 어제도 여러 번 읽어주었던 바로 그 책이다.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를까?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을까? 왜 할머니가 아플 때는 더 절박하게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걸까? 어느 아동 분석사례에서 나온 이 이야기는 동화가 아이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이들이 동화 속에서 어떤 환상을 보고 싶어 하는지, 어떤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후에 분석결과를 통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공포가 전형적인 ‘유기공포’이며, 누군가 자신을 구원해 줄 구원자를 너무도 애절하게 찾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 아이는 엄마와 아빠를 모두 잃고 난 뒤(아이의 심리 속에서 아버지는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니었다) 오로지 할머니 한 분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아플 때마다 또 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고, 그 순간 그 공포를 이겨내는 방편 으로 라푼젤을 선택한 것이다. 빛이 들지 않는 높은 첨탑(아이는 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에 갇혀 있는 라푼젤, 그 라푼젤에게 다가와 밝은 세상으로 구해내는 왕자. 그리고 행복해지는 라푼젤…. 아이는 자신에게도 이렇게 ‘영원히’ 구해줄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그것을 확신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책을 주문처럼 읽는 것이었다. 물론 글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계속해서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주문이다. ‘좋아질 거야’, ‘괜찮아질 거야’, ‘행복해질 거야’ 라고 외우듯 같은 동화를 반복해 선택함으로써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불안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가슴 아픈 사례지만 왜 학령기 이전의 아이들이 특히 같은 동화책을 반복해서 보는지, 반복해서 찾는지를 알려주는 매우 좋은 근거가 되는 케이스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동화는 이런 기능을 갖는다. 무엇보다 언어로 자기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는 어린 나이일수록 드러낼 수 없는 무의식, ‘말해질 수 없는’ 트라우마, 깊은 소망 등을 이렇게 동화를 ‘선택함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그럼 어른들은 어떨까? 그럼 어른들은 무엇으로 자신의 무의식, 트라우마, 소망 등을 드러낼까? 그것은 바로 ‘꿈’이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특정한 동화에 반응하고 그 속에서 자극을 깨워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른이 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첫 번째 방편은 ‘꿈’이다. 우리가 프로이트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도 바로 이 ‘꿈’인데, 그 이유는 사람의 꿈을 해석한다는 것, 분석한다는 것이 마치 동굴 속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내는 것처럼 설레고 매력적인 일이어서 누구나 관심을 두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만 피분석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꿈이 해석 ‘당한다’ 싶으면 약간은 두려움까지 느끼는 게 사실인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이 ‘얘기된다’, ‘드러난다’는 것에 대한 일차적 불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꿈’ 분석을 통해서는 바로 그런 개인의 깊이 숨겨진 것, 억압된 것, 오래된 소망 등이 드러나는 게 사실이다. 이게 무의식이다. 그럼 꿈을 분석하는 중요한 ‘틀’은 무엇일까? 무엇을 통해 꿈 분석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바로 ‘상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상징’의 영어표현이 명사로서의 ‘symbol’이 아 니라(일대일 대응방식이 아니라) 형용사인 ‘symbolic’이라는 것. ‘상징의, 상징하는, 기호적인’ 즉, 상징적인 ‘방식’으로 꿈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접근해 볼 한 가지가 있다.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 역시 대체로 이 무수한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여러 경우에서 살핀 것처럼 동화 속에는 각 시대와 문화를 반영한 그리고 때로는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될 만한(집단무의식) 상징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꿈과 동화는 묘한 상동성을 갖는다. 그리고 ‘꿈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일찍이 이 부분에 주목한다. 의사이기도 했던 프로이트는 처음엔 최면술 등을 통해 사람의 무의식에 접근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면서 이후 본격적인 꿈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의 많은 수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데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하나의 상징처럼 사용하는 것을 알아챈다. 결국 오랜 시간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이 버무려지고, 첨삭되고, 갈무리되면서 만들어진 전래동화 속의 상징들이 사람의 꿈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덕분에 동화를 분석하는 것은 또 하나의 꿈을 분석하는 것과 같은 효과와 결과를 낳는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그러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동화나 한국의 전래동화처럼 ‘전래돼 온’ 동화와 창작동화는 다르다는 것. 오랜 시간 일종의 퇴적물처럼 쌓이고 쌓여온 전래동화는 사람들의 풍습과 관습, 집단무의식 등이 깊이 새겨져 있지만 창작동화는 작가 1인에 의해 창작되다 보니(간혹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집단 창작물도 있다) 이런 상징성을 찾는 문제에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예로 들 수 있는 동화가 ‘안데르센 동화’다. 덴마크 출신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 새끼, 눈 의 여왕, 엄지 아가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동화를 ‘창작’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작품들은 유난히 ‘슬픈 결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성냥팔이 소녀와 인어공주이다. 유난히 어렵고 불우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는 동화들 이라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을 만큼 안데르센 몇몇 동화는 매우 비극적이다. 그런데 1800년대 비슷한 시기에 민담에 구전되던 이야기를 채록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그림동화는 비극적인 결말의 이야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구전과 창작의 차이다. 물론 동화로 옮겨지지 못한 더 많은 구전 민담들 가운데 슬픈 결말을 갖는 것도 상당수있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서는 그런 비극적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옳다. 실제로 그림동화를 보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주인공이 ‘반드시’ 그 어려움을 극복해 결국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결말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의도적인 모호한 시대성(옛날 옛적에~), 구체화되지 않는 지명(어떤 마을에~) 그리고 늘 행복한 결말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고민과 ‘언어화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무의식 속 상처를 받쳐주는 일종의 안전매트와 같은 것이다. 그런 동화를 읽고 들으며 아이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앞서 라푼젤을 듣고 또 들으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귀가를 꿈꿨던 아이처럼 말이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물론 잘 구분해서 읽히면 된다. 다만 가능하면 6세 이전까지는(오이디푸스 기간) 더 신중을 기해 아이들의 동화를 고를 필요는 있다.
교원의 일을 줄여주기 위한 일본정부의 시도 1월 6일자 도쿄신문(東京新聞)은 기후(岐阜)시 교육위원회가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시정하기 위해 초·중학교 교원의 여름휴가를 16일 연속해서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에는 학교의 문을 닫고 일직은 물론 교원대상 회의나 연수 개최도 못하게 하고 학부모가 긴급연락을 원할 때도 시교육위원회 직원이 전용 휴대전화로 대응한다. 방과 후 클럽(부)별 특별활동을 의미하는 부카츠(部活, 부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시교육위원회는 “교원을 확실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일본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 해소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교육부격인 문부과학성이 2017년 6월 중앙교육심의회에 「새로운 시대의 교육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학교지 도·운영체제의 구축을 위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종합적인 방책에 대하여」 라는 긴 이름의 자문을 요청했고 그 중간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26일,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업무의 역할분담과 적정화, 수업준비, 학습평가나 성적처리 등 여러 내용이 담긴 이 대책에서는 교원이 연차로 장기휴가를 갈 수 있게 일정기간 학교의 문을 닫으라(學校閉廳日)는 것도 있다. 기후시 교육위원회는 문부 과학성의 긴급대책에 맞춰 장기휴업기간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반응은 방학에 학교 문을 닫는다해도 2학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화된 장시간 근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변화의 물고를 튼 것은 사실인 듯하다. 이렇게 일본정부가 일하는 방식개혁을 들고 나온 이유는 교원의 업무를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업무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으며 그렇게 많아진 원인은 무엇인가. 또한 일본교원이 가진 업무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정부대책 에 대한 학교현장의 반응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일본교원의 업무가 늘어난 이유 문부과학성의 「교원근무 실태조사(2016)」에는 일본 초등교원의 57.8%, 중학교 교원 의 74.1%가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집에서 하는 주 5시간의 잔업 포함). 「노동력조사(2016)」에 의하면 주 60시간 이상 근무가 국가공무원이 8.7%, 제조업이 8.3%, 비교적 근무시간이 많은 음식점도 28.4% 정도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다.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비율도 초등교원이 2.7%, 중학교 교원은 15.8%로 나타났는데, 주 80시간 근무는 한 달 동안 잔업을 평균 160시간 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일본의 교원이 장시간 근무가 많은 것에 대해 교육연구가인 세노오 마사토시 (妹尾昌俊)는 ‘어째서 일본의 교사는 바쁜 것인가’ 라는 그의 글에서 “지난 10여 년간 IT는 발달했고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도 학교현장의 부담경함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근무시간은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진단하면서 이렇게된 원인에는 많은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대표적인 3가지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일본교원이 장시간 근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그렇게 하면 학생들에게 좋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기 때문이다. 「교원근무 실태조사」 에 따르면 많은 수의 일본교원은 평일의 시간외와 토·일요일 근무를 통해 학생들의 숙제 체크와 의견달기, 보충학습, 모의시험 감독, 부카츠 지도, 학교행사 참여 등은 물론 수업준비, 급식이나 청소지도 등과 같은 일상적인 학생지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교원들은 이러 한 일들이 학생에게 좋고 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초· 중등 교원의 97∼98%가 자신의 업무가 학생들의 성장에 관계가 있다고 대답했는데, 이런 이유로 교원은 일의 양과 종류도 늘려온 것이다. 교원의 생각이 이렇다 보니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이 아무리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주창해도 좀처럼 개선이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학교와 교원이 ‘전에부터 해 온 것은 안전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다. 학교교육은 기업과 같은 조직체와는 달리 아이들인 학생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 있던 업무를 그만두거나 바꿀 경우 그들에게 악영향을 주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례와 전통을 깨려하지 않고, 새로운 실험도 쉽지 않다. 그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전에서부터 해오던 일을 그대 로 따라서 하는 편이 무난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교원 스스로의 분발’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넓게 해석하면 학교와 교원의 의식과 관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면 세 번째는 교원 스스로가 어쩔 수 없이 분발 하는 것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학교와 교원이 더 많은 것을 해주길 기대하면서 헌신과 희생을 은근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교육활동이나 부카츠를 폐지하려고 하면 “한 명의 아이라도 원하는 것이라면 해야 하지 않나요” 라든가, “그럼 그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하나요, 가련하지 않나요” 등등의 하소연과 선처를 바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이런 연유로 교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교원 의 분발로 이런저런 교육활동을 늘리거나 유지해온 것이다. 교육당국도 일정부분 학교나 교원의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한 분발에 기대여 왔다고 할 수도 있다. 수업과 업무의 연속인 일본의 학교 일본의 초· 중학교는 빠듯한 교원 수로 운영되고 지원인력도 적기 때문에 수업시수가 많다. 초등학교는 자신의 수업이 26코마(コマ)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의 비율이 40.9%다. 26코마라면 4일은 5시간, 1일은 6시간 수업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코마와 코마 사이에 수업이 비는 시간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하며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수업준비, 숙제검사와 의견쓰기 등과 같은 각종 업무를 해야 하거나 회의에 들 어가게 된다. 수업이 전부 끝나도 부카츠 등이 남아있다. 일상의 업무중에도 교재구입이나 발주, 사무처리, 웹사이트 등을 통한 학교홍보, 학교 납입금의 징수, 학내순시와 안전 점검, 건강보건지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조사·통계에 대한 회신을 해야 하며 전입·전출 학생 처리와 가정방문 등도 업무로 남아있다. 한편 대외적인 일도 있는데, 지역의 이런저다 보니 교원이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의 공립학교는 평일에 하는 잔업에 대해서는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 교육당국으로서는 교원이 평일에 잔업을 해도 예산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이해관계와 학교와 교원이 처한 상황이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 교원의 업무만 가중되어 왔던 것이다. 업무를 줄인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 은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세부내용을 제시하는 한편 예산반영 내역도 함께 내놓았다. 큰 방향은 학교나 교원이 맡은 업무의 명확화를 통해 업무를 적정하게 분담시키고 현재 관행처럼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마무리되면 학교의 조직운영체제를 효율적인 업무를 해나갈 수 있는 쪽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밑그림도 제시했다. 이번 긴급대책 중에 교원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것이 바로 근무시간에 대한 조치다. 교원의 근무시간은 후생노동성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이 시작하는 시각(始業)과 끝나는 시각(終業)을 철저히 했다. 등하교 시각의 설정이나 부카츠, 학교의 여러 행사나 회 의를 할 때도 교원에게 적정한 휴식시간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시간외 근무의 한도를 원 칙적으로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제시하면서 이의 준수를 위해 시간외 근무를 명할 수 있는 요건도 엄격히 했다. 피치 못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근무를 하게 할 경우에도 정규근무시간에서 휴식시간을 주어 보충하게 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좋은 조치를 내놓는다 해도 이것이 교원업무 경감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교원의 의식변화도 같이 가 줘야 한다. 세노오 마사토시(妹尾昌俊)는 당사자인 교원이 변하지 않으면 장시간 근무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학생에게 좋으니까, 앞에서 했던 것이니까 라고만 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진짜 학교에 필요한 업무를 나열하고 그중에서 어느 업무를 우선할 것인가를 취사선택해야 하며 학 교교육에서 그동안 해왔던 업무라 할지라도 그것을 교원이 꼭 해야 하는가도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일본의 교원은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습성이 있는데, 너무 열심히만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변하는 않는 교원의 의식 - 꿈을 이뤘다 필자가 한일교육연구발표회에서 만난 일본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은 교직에 만족하지만 자녀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업무가 많아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많은 수업과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가를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일본의 교원들은 선생님이 된 것을 어릴 때부터 소망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꿈을 실현한다는 마음가 짐으로 교직에 임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간절히 소망했던 꿈이 선생님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같은 교단에 선 선생님이지만 단순히 교사로 취직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꿈을 이뤘다고 느끼는 것의 차이는 클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이번 긴급조치는 일본이라는 국가의 성격상 발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역 교육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제도화하고 점검하면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교원의 의식도 변할지는 의문이다. 오랫동안 소망했던, 선생님이 되고자 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의식이 정부가 하라고 한다고 해서 바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와 일반인들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은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안녕하세요, 충북여자고등학교 학생기자단 대표 정유진입니다. 최근 충북여고(박용만 교장선생님)에서는 1학년 목련인들이 우리 사회의 이웃에게 나눔과 도움을 실천 할 수 있는 ‘지역 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실시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제로 본교 기자단은 본 행사의 취지와 활동에 대하여 취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 니다. 실천하는 나눔 우리학교는 본래 사회의 발전과 학생들의 나눔과 봉사에 관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 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 및 단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기부와 베풂에 대한 실천, 그리고 나눔의 감성을 기르기 위해 진행 되었는데요. 어려운 이웃과 지역 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마련하고자 실시됐습니다. 학생들은 이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에 큰 기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깨닫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 었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1학년 대표 김은지 학생과 먼저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Q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이 이루 어졌나요? A우선 이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나눔의 실천’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어요. 학급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학생 전체가 지역 사회의 소외계층과 도움이 필요한 기관을 대상으로 하여 직접 도움을 주고 베풀며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활동의 취지였죠. 이에 따라 학급 단위로 학교에서 1인당 제공된 나눔 지원금과 금액의 30%는 학생들의 기부금을 반영한 예산을 기반으로 예상 기부 물품 구매 계획안을 제출했어요. 이 모든 물품 구매는 제공된 재래시장 상품권을 바탕으로 하기에 재래시장에서 구입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Q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한 효과는 무엇이었나요? A끼친 영향과 지역 사회에 대한 영향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져요. 우리 목련인들은 학급 전체의 활동 참여로 인해 협동력을 기르고, 작은 실천을 통해서 이런 큰 나눔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죠. 활동 과정에서 얻은 보람과 기쁨을 통하여 기부 활동의 참된 의미를 느꼈어요. 학교 학생들의 작은 나눔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러 단체와 기관에 전해져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어요.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여 작은 행복을 전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기회가 됐죠. 작게나마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돕고 사는 건강한 사회 1학년 학생 대표 김은지 학생의 인터뷰에서 지역 경제 살리기 나눔 프로젝트의 기본적 취지와 이루고자한 목표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충북여고에서는 학교 자체에서 학생들을 위해 외부 기관과 연계하여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학생들의 나눔 의식을 기르고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 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이루어짐에 따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충북여고에서 학생들을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교장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이러한 일상 속 기부의 작은 실천을 통하여 목련인들이 배우기를 바라시는 점이 무엇인 가요? A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가까운 곳에 어려 운 이웃들이 많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 다. 저는 이번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눔과 베풂에 대한 사유와 실천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어려운 이웃과 소외된 분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좀 더 밝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Q외부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기부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가요? A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났더라도 혼자 살아갈 수는 없겠죠. 누구나 서로 관계를 맺으며 돕고 사는 세상이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학교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우리 사회에 서 충북여고가 홀로 떨어진 무인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관계기관과 협력하면서 작지만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협력의 길을 모색할 때 우리 학생들의 마음속에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리라고 믿습니다. 이번 행사가 나와 이웃을 돌아보고 지역 사회,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를 이해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Q나눔을 실천하는 목련인들에게 앞으로 바라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과거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가시적인 성과 위주의 주지적인 교육이 주를 이루어왔습니다. 학교 내의 개인과 개인 간의 지나친 경쟁과 서열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다 보니 옆자리의 친구가 미래를 위 한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학교장으로서 저는 ‘지역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통하여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삶의 태도를 배양하여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번 ‘지역경제 살리GO! 나눔 프로젝트’를 취재하며 기부와 나눔의 실천으로 더욱 성장해나가는 목련인들에 대하여 더 잘 이해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목련인들이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성숙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가 학교 현장에서 지속되어, 기부를 통해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생활이 정착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