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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침해와 교실 붕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학교 현장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이 수업 중에 문제 행동을 해도 교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내 아이만 차별한다”, “아이가 언짢아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른바 ‘기분상해죄’다. 어느 때보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문제 상황에서 갈등 없이 학생을 지도할 방법을 고민하는 교사가 적지 않다. 최근 ‘인성교육, 참! 잘하는 교사’를 펴낸 김경희·김혜진 교사는 우선, 인성교육과 심리학의 상담을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인성교육은 심리학의 상담과 달라요.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무조건적인 공감보다 명확한 가치의 기준을 먼저 알려줘야 해요. 아이들의 말과 생각을 경청하는 것 못지않게 옳은 가치의 기준을 내면화하도록 돕는 게 중요합니다.” 31년 보건교사, 20년 차 초등교사인 이들은 10년 이상 함께 인성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한 경험을 토대로 ‘가치 중심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옳은 가치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근거해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지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옳은 가치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김경희 교사는 “민족, 국가,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옳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가치, 즉 보편타당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인성교육은 가치 기준을 세워주는 교육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학교 현장에서 특히 강조해야 할 가치는 부지런함과 성실, 정직, 진실, 이해, 용서, 배려, 사랑, 긍정, 적극성입니다. 교실에서 가치 기준을 세울 때는 교사부터 일상에서 옳은 가치의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성교육을 시작하는 첫 단계로 ‘하이어 라포(higher rapport)’ 형성과 ‘질문으로 진단하기’를 꼽는다. 책에선 하이어 라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라포가 공감적인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 상태라면, 하이어 라포는 교육적인 사랑으로 형성된 신뢰 상태를 의미한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친밀한 상태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생의 올바른 변화와 성장을 위해 때로는 교사가 엄격한 사랑으로 지도할 수 있고 학생은 기꺼이 교사의 지도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김혜진 교사는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 나아가 ‘다시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도와야 하지?’ 방법을 찾는 것이 교육적인 사랑”이라고 했다. 문제 행동 학생을 지도하려면 ‘진단’이 먼저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질문과 경청’이다. 이때 질문하는 교사의 태도가 중요하다. 추궁하거나 질책하는 마음으로 질문하면 부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판단이나 편견 없이 학생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질문을 이어가야 한다. 김혜진 교사는 “하이어 라포가 형성된 후에 ‘왜’를 질문하면 학생 스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지배하는 무의식적 동기를 인식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진단을 위한 ‘Why 질문법’이다. ▲왜 그렇게 말했니? ▲왜 그렇게 행동했니? ▲왜 그렇게 생각했니? ▲왜 하지 않았니?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 쉬운 인성교육 대화법인 ‘3단계 질문법’도 소개한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학생 스스로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분별하게 돕는다. 1단계는 가치 기준을 인식하게 돕는 질문이다.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있었어?’,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었어?’,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라고 질문한다. 2단계는 가치 기준을 명확화하는 단계다. 문제점을 인식한 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이유를 생각하고 가치를 정리하게 돕는다. ‘그렇게 말(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옳지 않은 것일까?’ 질문한다. 3단계는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며 좋을까?’라고 질문하는 가치 적용 단계다. 이들은 인성교육을 “수업 중에, 틈나는 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학교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진 교사는 “인성교육 3단계 질문법을 적용하고 나서 문제 행동 학생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신규 때 열 번 말해도 문제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 학생이 있었어요. 그때는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죠. 상처도 받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관점을 달리합니다. 개선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학부모를 대할 때도 다르지 않아요. 생각을 들어보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도와드리죠. 학부모는 함께 나아갈 교육 동반자니까요.” 김경희 교사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가 오히려 힘들어지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가치 중심 인성교육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동료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선생님, 우리 밑으로 내려가지 말고 위로 박차고 올라가요.”
한국교총을 비롯한 170개 교원단체·노조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국회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교권 보호 법안과 아동학대 관련 개정 법안을 9월 정기국회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교총 등은 7월 서울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교원들의 불안과 분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교사들의 비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법개정이 공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절박함을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은 예산과 인력 지원이 빠져 있어 얼마나 현장에 안착할지 우려가 크고, 학생생활지도고시도 문제행동 학생 분리를 지원하는 방안이 없어 여전히 선생님들은 과도한 민원과 아동학대 고소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들이 간절히 요구했던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은 진전이 없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현장 요구를 담은 법안들 또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여야와 정부는 과연 법 개정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단체는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즉각 통과 ▲무분별한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는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즉각 개정 ▲수업 방해 등 문제 행동 학생 분리를 위한 별도 공간·인력 지원 및 이를 담보할 법률 마련 ▲교권 보호 제도를 뒷받침할 교육예산 확보 등을 요구했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안의 신고와 처리 등은 교육청에서 전담하게 하고, 아동학대 신고 시 교원의 직위해제 요건 강화, 교권을 침해한 보호자 등에 대해 특별교육, 심리치료 이수 부과 등도 반드시 법제화 할 것도 촉구했다. 교총 등 참여단체는 “더는 선생님들의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교육활동 보호 법안과 아동학대 관련 개정 법안을 9월 정기국회 1호 법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며 "정부와 여야가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다면 30만을 넘어 50만 전체 교원의 준엄한 함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공립 초등교사 신규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올해보다 11% 이상 줄인다. 교육기관 가운데 학령인구 감소를 가장 먼저 접하는 유치원의 경우 교사 28%가 줄어들 전망이다. 13일 전국 교육청이 발표한 2024학년도 공립 유·초 교사와 유·초 특수 신규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 모집공고를 취합한 결과 이처럼 집계됐다. 그 결과 전체 초등(교과)교원 선발인원은 올해(3561명)보다 11.3%(404명) 줄었다. 지역별로는 충남(242명)·경남(178명)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선발인원을 줄이거나 올해와 같은 규모로 유지했다. 서울은 올해보다 5명 감소한 110명을 모집한다. 경기는 올해보다 206명 줄어든 1325명, 인천은 39명 적은 1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세종은 선발인원이 70명에서 10명으로(-85.7%)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충북은 80명에서 32명으로(-60.0%) 그 뒤를 이었다. 인천(160명, -19.6%), 울산(96명, -20.0%), 경북(274명, -19.9%), 강원(75명, -19.4%)의 감소 폭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구(30명)·광주(6명)·대전(10명)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해서 뽑는다. 유치원 교사는 전국에서 304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올해(422명)보다 28.0% 급감했다. 서울은 유치원 신규교사를 뽑지 않기로 했다. 대전(1명)·광주(3명)·대구(4명)·울산(7명)도 선발인원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경기지역은 올해 47명에서 내년에는 67명으로 선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유·초등 특수교사는 전국에서 481명을 선발하기로 해 올해(349명)보다 모집인원이 37.8% 늘었다. 최근 장애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고, 장애학생 문제행동에 따른 교권침해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교육당국이 선발 규모를 늘려 대처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유·초등 특수교사를 48명, 경기는 100명, 인천은 49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충남과 경북은 각각 올해의 2배가 넘는 35명과 42명을 뽑는다. 중등·중등특수·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교원 임용시험 선발 규모는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교총이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이른바 ‘교권 4법’과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아동복지법, 법제사법위원회 소관아동학대처벌법의 조속한 통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 등 교원단체·노조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최근 드러나고 있는 교권침해는 한 순간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 간 학교 현장의 많은 변화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교총 등 교원단체와 노조가 함께 뜻을 모았다”며 “선생님의 깊은 한숨과 눈물을 없애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교권 보호 입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국무회의 석상에서 대통령께서도 교권 보호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고, 정당한 교권 행사가 처벌 받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면서 “현장 교원들의 절박한 요구에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국회는 즉시 응답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최근 갈등 상황인 교원과 학부모 관계도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며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가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언론도 그 역할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 김기현 대표는 “현장 선생님들이 과도한 행정에 시달리고, 악성 민원에 고통받고,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학업을 위한 정당한 생활지도 마저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존경받는 교정이 아니라 상처받는 교정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과 정부는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학생, 교원, 학부모가 상호 존중하는 교권회복 및 교권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교권보호 4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동학대처벌법과 관련해 “아동학대 신고만으로도 교원이 직위해제가 되는 현실은 즉각 시정돼야 한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이 선행될 수 있다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교육위원회 간사도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교권을 강화하지 않고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교원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이끌어 냈고,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교권추락과 학교현장의 무질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의지는 확고한 만큼 조속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5일 교육위 전체회의, 21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교총을 비롯, 교사노조연맹,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사모임, 전교조, 좋은교사운동 등 교원단체가 참석했으며, 국민의힘에서는 당 대표, 이태규 교육위 간사, 정점식 법사위 간사, 이만희 국회 행안위 간사가 배석했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60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 심사 결과 1등급 4편, 2등급 7편, 3등급 11편 등 총 22편의 입상작이 선정됐다.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중심, 학생이 희망입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연구대회는 예비심사를 거친 111편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본심사는 ▲학교‧학교경영 아이디어 연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 연구 ▲평가자료 개발 연구 ▲인성교육 및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 개발 등 부문별 심사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대회 출품 보고서가 초등학교내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아이디어를 적용‧실천한 보고서가 많았다”며 “연구보고서 결과를 보면 학급 실태에 대한 분석 및 해결 방안이 우수해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학습지도안 개발 연구와 평가자료 개발 연구 부문에서는 “학습지와 평가지 등이 체계적이며, 일반화하기 적당하다”,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평가자료를 창안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대회를 통해 개발된 평가자료가 학교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가장 많은 보고서가 출품된 인성교육 및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 개발 부문 심사위원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주제를 선정한 작품이 많았던 것이 인상 깊었다”며 “초등 현장에서 충실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내용 및 자료가 반영된 것이 이번 대회의 성과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3등급 입상자에게는 한국교총 회장 표창을 시행하며, 이 중 1등급 입상자는 교육부장관상이 주어진다. 교총은 입상작을 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 및 에듀넷 티클리어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1등급 명단 ◆학교‧학교경영 아이디어 연구(1편) 이재익 서울신구로초 교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 연구(1편) 박구슬 경기 양동초 교사 ◆인성교육 및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 개발 연구(2편) ▲김현준 경기 송신초 교사 ▲최혜영 서울압구정초 교사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14일 중학교에서, 21일 고교에서 각각 시행한다.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3과 고2 전체 학생의 3%를 표집(476개교, 총 2만4835명)해 진행한다. 중3은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을, 고2는 국어·수학·영어에 대한 교과 학업성취 수준을 측정한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사회‧정서적 역량 등 비인지적 특성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2022년부터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을 도입했다. CBT는 미디어, 도구 조작, 정보 검색 등 다양한 컴퓨터 기능을 통해 문제해결 과정을 현실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피사(PISA), 팀스(TIMSS), 미국, 호주 학업성취도 평가 등 국제·해외 성취도 평가 또한 CBT를 도입하는 추세라는 것이 교육당국의 관측이다. 평가 문항 유형은 정보활용형, 매체(미디어) 활용형, 도구 조작 및 모의상황(시뮬레이션)형, 대화형 등이다. 학생들은 PC‧노트북, 네트워크 등이 설치된 학교 시험실에서 평가에 응시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해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에 이어 올해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 등을 수립한 바 있다. 올해도 국가 수준에서 평가 결과를 분석해 교육과정 개선 및 교육정책 수립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학생 개인에게는 교과별 성취 수준 4단계(1~4수준) 및 각 교과의 세부 영역별 성취율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고 학생맞춤 교육 정책 수립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평가”라며 “학교 현장에서 컴퓨터 기반 평가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학 등의 장이 장애학생을 위한 원격교육 인프라 및 원격교육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의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1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학생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이유로 원격교육 수강에 차별받지 않도록 기본원칙을 두고, 장애학생이 원격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다수 대학이 원격교육을 시행했음에도 장애 특성을 고려한 원격교육 콘텐츠 및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장애학생이 학습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개정안에는 대학 등의 장이 원격교육을 통한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육부 장관, 교육감 및 다른 국내외 대학 등의 장과 협력하도록 규정해 차별없는 원격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을 개정법안에 담겼다. 강 의원은 “대학의 원격수업이 활성화되는 추세 속에 장애학생의 학습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 각 대학이 협력해 장애학생 접근성을 고려한 원격교육 인프라와 콘텐츠를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국회에 교권 보호 4대 입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의 조속한 타결을촉구했다.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1년 유예 또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열고 “국회에서 50만 선생님들의 간절한 요구에 부응해 신속하게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4차례 열고 교권 보호 입법을 논의했다. 그러나 ‘중대 교권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등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가 불발되면서 다른 교권 보호 입법 문제도 함께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국회 교육위 법사소위에서 쟁점이 제기될 때마다 4자 협의체 정신에 입각해 전향적으로 논의에 참여해 왔다”며 “이번 주가 교권 보호 4대 입법의 마지막 고비라는 점을 함께 인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입법 공백 기간을 위한 대처로 법무부와의 공동 전담팀(T/F), 복지부와의 공동 전담팀(T/F) 등을 통해 각각 아동학대 법 집행 관행 개선, 교사 마음건강 특별대책 추진 등 정부 차원에서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모두의 학교’ 캠페인을 통해 교육현장이 겪는 어려움을 온 국민이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문화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조만간 현장에서 체득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범국가적 캠페인 ‘모두의 학교’를 진행하려고 한다. 교권 회복을 넘어 교실의 진정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계획하에 추진 되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 교실 혁명의 가장 근본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법 통과 후 행정기관에서 준비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가 필요 없는 경우 ‘공표 후 즉시 시행’ 부칙 마련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육부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현장 교원 소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공동체 권리와 의무에 관한 조례’(가칭) 예시안을 마련해 학생인권조례 개선의 공감대도 확산하고, 교원평가 유예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교원평가 유예에 대해 이 부총리는 “교원평가 제도가 시작된 지 10여 년 됐고, 그동안 여건들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재설계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워낙 교사분들 마음의 상처가 깊고 어려운 해를 보내고 계신 만큼 1년을 유예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교단의 사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교원평가 시행 유예를 검토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나아가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교사의 정상적 교육활동, 생활지도조차 악성 민원 제기, 아동학대 신고로 무마되는 상황에서 ‘생활지도 영역’에 대한 정상적인 평가는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다”면서 “설령 평가가 진행돼도 그런 결과를 교사 스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단순 5점 척도 방식의 현행 교원평가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아무런 피드백도 제공하지 못해 존재 의미조차 상실한 지 오래라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학생들에게는 ‘인기평가’로 변질되고, 학부모는 자녀의 말에 의존하는 ‘인상평가’로 전락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세종시의 한 고교에서 교원평가 과정에서 서술형 평가를 작성한 학생이 성희롱표현을 담아 존폐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에 교육부는 올 6월 서술형 평가 시 평가자의 부적절한 답변 예방에 중점을 둔 방안을 발표한 뒤, 올해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소득 수준에 연계해 지원 금액이 결정되는 국가장학금 수혜 학생이 지난해 7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가장학금Ⅰ 유형 수혜 인원은 74만154명으로 1년 전(80만7103명)보다 6만6949명(8.3%) 감소했다. 국가장학금Ⅰ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가운데 성적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소득 수준과 연계해 지급하게 돼 있어 가구 소득·재산을 환산한 월 소득 기준액이 낮을수록 더 많은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월 소득 기준액 기준으로 8구간 이하만 지원받을 수 있고 9∼10구간은 지원받지 못한다. 국가장학금 수혜 인원이 줄다 보니 지난해 국가장학금 예산은 4조1348억 원 가운데 3조8099억원 만 집행됐다. 편성한 예산을 쓰지 못해 벌어진 '불용액'은 2949억6200만 원에 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역시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수혜 인원 감소와 그에 따른 불용액 증가 원인으로 성적 기준을 통과한 학생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장학금Ⅰ 유형을 지원받으려면 소득 기준 외에도 '직전 학기 성적이 B학점 이상'이라는 성적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B학점 이상 학생 비율은 2021년 1학기 84.6%에서 2학기 83.7%, 2022년 1학기 79.9%로 하락했다. 교육부와 장학재단은 전년 부동산 공시가격 급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내놨다. 2021년 부동산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9.05% 올라 2007년(22.7%)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국회는 "부동산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3~4월 중에 발표하고 있으므로, 정부가 2022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시점(8월)에는 2021년도 공시가격이 이미 발표된 상황"이라며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을 예산안 편성 때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시가격의 급격한 변동을 완충할 수 있는 학자금 지원구간 산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유‧초등 현장 교원의 대부분은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했다가 범법행위로 몰릴까 우려하고 있다. 교원 10명 중 3명은 본인이나 동료가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학부모의 민원, 고소‧고발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별로 진행 여부에 대한 의견 또한엇갈리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7~8일 전국 초등교원 1만2154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처럼 드러났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장체험학습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한 학부모의 민원, 고소‧고발 등이 걱정된다’는 교원이 97.3%다. 사실상 전원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실제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해 ‘본인이나 동료교원이 민원, 고소‧고발을 겪었다’는 응답도 30.6%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2.6%인 상황이라 이와 같은 경험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법제처가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어린이의 이동을 두고 도로교통법상 어린이 통학 등에 해당해 적법한 어린이 통학버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해석한 것에 따른 반응이다. 경찰청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맞춰 어린이 수학여행 차량으로 전세버스 대신 노란색 통학버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2학기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발표에 교육현장의 혼란이 일자 당분간 단속 대신 계도·홍보를 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그럼에도 교육현장에서는 현장체험학습을 강행했다가 범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총은 “현장 교원들은 단속 유예라 해서 불법이 합법이 되지 않으며, 사고 시 학부모들의 민‧형사 소송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에서 책임지겠다고 밝힌 부분을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정부가 관련 법령 정비를 제 때 하지 못하고 교원 보호 장치조차 마련하지 못한 데 있다”면서 “그럼에도 현장체험학습 시행만 독려하는 것은 무책임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별 의견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2학기 현장체험학습 시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계획한 일정상 부득이 진행키로 했다’(30.5%), ‘위법행위로 판단해 취소했다’(29.7%), ‘현재 논의 중이다’(29.6%)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법제처의 유권해석과 교육부‧경찰청의 단속 유예 사이에서 학교는 혼란을 겪고 있고, 위법 부담이 상당하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로 보인다. 이런 현장 정서가 투영된 것인지 교원들은 학교 주관 현장체험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학교 주관 현장체험학습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절반 넘는 55.9%의 교원이 ‘안전사고 등 민원‧소송 부담이 크므로 폐지해야 한다’(가정학습으로 전환)는데 동의했다. 34.6%는 ‘법, 제도 정비 후 시행해야 한다’, 9.5%는 ‘단속 유예 상황이므로 학교 구성원의 협의를 거쳐 시행하면 된다’고 답했다. 교총은 “법령 정비, 교원 보호방안 마련부터 확실히 추진하고 명확한 방침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의 입법 불비 때문에 초래된 연기, 취소, 위약금 문제를 학교나 교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교육청이 나서서 위약금 문제 등을 일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이 국회 교육위원회 계류 중인 이른바 ‘교권 4법’의 조속한 통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김도진 한국교총 부회장 등 교원단체 및 노조 대표단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현재 교원들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고통 받고 있다”며 “교육의 특수성과 교육 과정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자체의 기구나 담당 공무원들이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과 비극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교실 현실에서 교사의 인권과 교권보호는 물론 교육혁신과 교육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생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면책 ▲교육청 내 아동학대 전담 기구 설치 및 전담 공무원 배치를 위한 법개정에 민주당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여러 사회환경 변화 때문인지 교권이 추락하고 학교 현장이 교육의 장이 아닌 쟁투의 장으로 바뀌어 안타깝다”며 “여·야간 몇 가지 논쟁점들이 있어 지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신속한 입법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교육위는 교육계에서 요구하는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의 개정을 위해 13일 법안심시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합의·통과여부에 따라 15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다룰 계획이다. 교총은 교원단체 및 노조와 함께 앞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물론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 면담 등을 통해 본회의 통과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할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2학기 중 최대한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교사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는 국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특별히 지원하는 대책이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복지부 TF 구성과 관련해 “교원의 마음 건강 치유 및 회복 지원을 위해서 교육부뿐만 아니라 복지부가 같이 힘을 합해서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상당히 시급하다. 대책들을 빨리 시행해야 할 것 같다. 올해 2학기 중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로 희망하는 모든 교원에 대해서 마음 건강진단 검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여기에 맞춰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위기 교원들의 경우는 전문가와 신속하게 연계해 드려서 치료를 즉각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이 부총리는 “이번 사태가 우리 교육계에 큰 경종을 울려준 것 같다. 교사들이 아동 학대에 대한 문제라든가 학생 인권과 교권의 충돌 문제라든가 민원 등으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부분을 빨리 경감해 주지 않으면 교권이 제대로 확립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제대로 가르치고 할 수 있겠나”라면서 “이런 부분을 시급히 (개선)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세 가지 권리 사이에서 논쟁 중이다. ‘교사’로서의 교권, ‘학생’으로서의 학습권 그리고 그 둘 각자의 인권이다. 교권의 위상이 높던 시절에는 학생 인권이 주요한 사회적 이슈이던 때가 있었다. 강력한 교권 행사에 대항해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 인권이라는 개념으로 대응하기 시작했고, 교권 행사는 점차 소극적일 것이 요구됐다.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교사들 이렇듯 학생 인권이 보편화되어 당위적 가치가 된 어느 날, 문득 깨닫고 보니 교권은 사라지고 신성불가침의 학생 인권만 남았다. 학생 인권은 더 나아가 양으로는 학습권, 음으로는 아동학대를 당하지 않을 권리로 구체화 됐다. 서이초 사건, 웹툰 작가 사건, 왕의 DNA 사건 모두의 공통점은 개별 아이의 학습권을 무기로 한 학생과 학부모의 강력한 진격에 교사들이 무력감을 느끼며 속수무책으로 후퇴했고, 그 진격의 끝에 아동학대라는 창이 교사들을 찔러 사회적 공분을 샀다는 것이다. 이제 교권은 고사하고 교사들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시대가 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일련의 사건은 수면 아래에 있던 문제들까지 꺼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몰아치는 악성 민원, 교실 전체의 학습권을 해하는 학생에 대해 제재할 수 없는 형해화된 교권, 폭력을 당하는 선생님과 이를 방관하는 학교, 더 나아가 기소만 돼도 직위해제를 하는 교육청의 방침 등이다. 교권을 논하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인권 그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교권과 인권과 학습권이 대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교권과 인권과 학습권. 우리는 그 권리들의 충돌에 대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늘 그렇듯 해결의 원칙을 설정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실현 난이도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해 무척이나 어렵다. 해결 원칙은 정당한 권리행사에서 ‘정당한’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정당한 교권의 기준, 정당한 학습권의 기준, 정당한 학생 지도의 기준, 정당한 민원의 기준 등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한 선을 찾으면 된다. ‘정당한’의 기준 설정해야 그 기준들을 누가, 어떻게, 언제 설정할 수 있는가. 이 부분에서 정부와 교육청의 역할이 핵심적으로 필요하다. 교권 보호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 수많은 정책이 발표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시원한 해소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근본이 부재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에 필요한 행정적 조치는 속도감을 가지고 취해야 하지만, 일련의 사태에 대한 본질적 해결의 방향은 정당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고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특히 일선 학교에 맞닿아 있는 교육청은 반드시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수많은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이 고취됐으니 아마 급한 불은 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는 불행한 일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모두가 슬퍼하지 않기 위해 교권과 인권, 학습권의 공존을 위한 교육 이념이 바로 서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이 시대를 4차 산업혁명이라 지칭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초연결사회’라 말한다. 이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최첨단 문명의 도구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사는 관계로 우리 사회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건,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나쁜 인간성의 결과물이라면 그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근본적인 의식을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나마 뒷북을 치지만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인류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계승하고 있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작금의 많은 사건, 사고는 한 마디로 오직 자기만을 위하고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만 챙기는 이기심과 탐욕의 결정체다. 몇 해 전 지방의 건물 붕괴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였다. 불법 다단계 철거업체들이 난무하는 것도 모자라 어떻게 건물 철거를 하면서 중간부터 해체할 수 있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건물주나 사고 관련 당사자나 허가를 내준 국가의 책임소재를 철저히 파악해서 일벌백계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 그뿐이랴. 기억의 저편에서 아직도 가물거리는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는 어떤가? N번방 성착취 사건, 민간이나 군대를 막론하고 위계에 의한 각종 성폭력 사건, 직장 내 각종 허술한 안전관리로 인한 연이은 사망 사고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은 또 어떤가? 이런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사건들은 그 이면을 살펴보면 국가의 법체계도 문제지만 개개인의 탐욕과 인간성 타락에서 일어난 것이다. 국가의 이런 참사들을 접할 때마다 청소년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기만 하다. 이는 엄격한 국가 법률의 제정을 넘어선다.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갈증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일찍이 인간의 본성이 선(善)하다고 주장한 맹자 성인의 가르침을 우리 청소년 교육에 다시금 소환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 자신의 잘못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수오지심(羞惡之心), 타인에게 겸손하게 양보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그것이다. 작금의 학생에 의한 교사 폭력을 보며 인간성 회복운동의 절박함을 느낀다. 그래야 ‘사람이 먼저’고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고 거짓말로 사람을 현혹하지 않으며 성범죄가 없고 아동학대와 폭력, 성착취, 혐오와 갈등, 반목이 없이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의식을 간직할 수 있다. 누구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란 말을 떠올린다. 그들에게 윗세대부터 솔선수범으로 인간의 본성을 실천함으로써 청소년의 본보기가 되고 그들이 이를 모델로 삼아 살아가도록 우리 모두 인간성 회복 교육에 참여하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다시는 국가가 이런 사건⋅사고 때마다 엄벌에 처한다고 앵무새같이 똑같은 언어유희를 되풀이 하질 않기를 바란다.
악성민원, 폭언·폭행으로부터 교사의 교육권을 지켜달라는 50만 교원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여·야간 정쟁으로 교권보호 입법이 지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교사들의 절박함에 공감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교권 4법’ 개정안의 법안 심사, 처리를 추진했으나 여야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무산됐다. 이날 처리하려 했던 개정안은 1일 여야는 물론 정부·시도교육감이 참여한 ‘교권 입법 4자 협의체’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여야는 합의한 사항을 6일 만에 스스로 부정한 셈이 됐다. 특히 여야는 지난달 세 차례 열린 법안심사 소위에서 합의한 내용을 처리하기 위해 당초 3일 교육위 전체 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추가 논의 요청으로 연기된 바 있다. 현재까지 아동학대 관련 조사나 수사를 할 때 교육감의 의견을 경청하는 사항이나 학교장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 축소, 은폐를 금지하도록 하는 것과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은 교권 입법 4자 협의체에서 합의되고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의결된 상태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이 교권 침해와 별도로 아동학대를 다루는 위원회가 필요하는 의견과 교권 침해 관련 비용 부담을 한국교직원공제회로 위탁하는 사항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논의가 길어지다 결국 처리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야가 2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교권 관련법을 처리하는 것을 합의한 만큼 일정이 촉박하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논쟁과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는 자세다. 이태규 국민의힘 간사는 “본회의 15일 전에는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돼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며 “합의된 내용이라도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이번 주에 소위나 전체회의 일정을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치권의 행태에 교육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교권침해와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선생님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하루하루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데 정치권이 현상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조속한 법개정 추진을 통해 교육계의 염원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4일, 교복 차림의 한국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호주 시드니타워 앞에 나타났다. 이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는 ‘NO MORE PLASTIC, USE YOUR TUMBLER(플라스틱은 이제 그만, 텀블러를 쓰세요)’라는 문구가 반짝였다. 휴대전화 전광판 앱을 활용한 캠페인은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캠페인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도 있었다. 호주 시드니 한복판에서 환경 보호 캠페인을 이끈 한국 학생들의 정체는 전북 봉서중(교장 이종혁)의 국제교류 동아리 ‘글로비(GLOBEE)’였다. ‘글로비’는 ‘Global’과 ‘Bee’를 합친 말로, 국제교류를 통해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지구촌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해보는 동아리다. 글로비는 전북교육청이 운영하는 ‘국제교류 수업 연계 해외 현장체험학습’ 사업에 선정돼 8월 2일부터 10일까지 호주 시드니에 있는 허스톤농업고등학교, 시드니대학교 등을 방문했다. 호주로 떠나기 전, 교류학교인 허스톤농업고 학생들과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양국 교사가 진행하는 공동수업이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박혜경 교사는 “허스톤농업고는 우리나라의 특목고 같은 학교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다”면서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배우는 학생들과 교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시간 온라인 수업 후 학생들끼리 소셜미디어 아이디를 교환하고 교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지금까지도 서로 근황을 묻고 소통하면서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현지에서 진행할 환경 보호 캠페인도 기획했다.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기후환경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메시지를 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일회용 현수막 대신 휴대전화 전광판 앱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2일에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인천공항 앞에서, 4일은 시드니 타워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7~8일은 허스톤농업고에서 현지 학교생활을 체험한 후 교내에서 캠페인을 진행했고, 9일에는 시드니대 교정에서 이어갔다. 평소에도 자원 재활용,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다는 2학년 이유정 학생은 “호주에서 진행한 캠페인에 현지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고 뿌듯했다”며 “앞으로 텀블러 사용을 더욱 생활화하고 쓸데없는 포장지, 포장재 사용을 줄여 지구의 자원을 아끼고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교사는 “처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서 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낯선 곳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그동안의 고생이 다 보상받은 느낌이었다”고 귀띔했다. “호주로 떠나기 전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지, 혹여 안전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걱정했죠. 나중에는 괜히 신청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어요. 기우였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더라고요. 낯선 도시, 장소, 교통수단임에도 인터넷을 검색하고 의견을 모아 방법을 찾아내는 모습에, 아이들에 대해 그동안 너무 몰랐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년에도 신청하려고 해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 사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모의평가(모평)에 대해 전문가들은 “킬러문항(교육과정 외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 상황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위해신경 쓴 노력이 역력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EBS 연계율은 50%를 넘겼다고 보고 있다. 수험생 절반 이상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평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 전국 2139개 고교(교육청 포함)와 485개 지정학원에서 수능 9월 모평을 진행했다. EBS 대표강사들은 주요과목이 종료된 직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발표했다. 강사들은 ▲킬러문항 배제 ▲공교육 연계성 강화 ▲변별력 확보 ▲EBS 연계율 50% 이상 등을 연신 강조했다. 과목 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6월 모평,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파악했다. 킬러문항을 배제했음에도 변별력 확보가 가능했던 부분과 관련해 EBS 대표강사들은지문을 끝까지 읽고 정보를 제대로 파악해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고안한 출제, 정답처럼 보이는 매력적인 오답 선택지 등이 꽤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입시업계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긴 했으나 킬러문항을 없앤 상황에서 변별력을 높이려는 출제 의도에 대해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업체들이 최상위권 학생의 변별력 확보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EBS는 모평 종료 후 고교강의 사이트(www.ebsi.co.kr)를 통해 고3들을 대상으로 모평 체감난이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월 모평의 전반적인 난이도에 대해 응답자 중 51.8%(전체 응답자 1611명, 6일 20시 기준)는 ‘매우 어려웠다’, 34.4%가 ‘약간 어려웠다’고 답했다. 영역별로는 국어 영역에서는 ‘매우 어려웠다’가 48.3%, ‘약간 어려웠다’가 32.5%로 나타났다. 수학 영역에서는 ‘매우 어려웠다’가 35.2%, ‘약간 어려웠다’가 26.2%로 집계됐다. 영어 영역에서는 ‘매우 어려웠다’가 43.5%, ‘약간 어려웠다’가 32.7%였다. 이번 9월 모평은 본 수능 2개월 정도를 남기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데다, 킬러문항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시행된 출제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었다. 킬러문항이 빠지면서 변별력약화 등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왔지만,교육당국은 변별력 확보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 수능 6월 모평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일부 사교육 업체가 킬러문항 출제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후정부 당국은 이와 관련한 대대적인 감사, 조사에 착수하고최근까지 중간 결과를 내놓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원장이 교체되기도 했다.
경기교총(회장 주훈지)은 도내에서 발생한 교원 사망 사건에 대해 순직공무원 인정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서울행정법원 및 인사혁신처에 6일 제출했다. 2021년 의정부 모 초등학교에서 연이어 발생한 2명의 교사 사망 사건과 지난해 수원 교내에서 쓰러진 교감에 대한 탄원서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기교총 회원 7265명이 서명했다. 경기교총은 “학생생활지도 및 학부모 악성민원 등으로 인해 돌아가신 고인이 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아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을 다소나마 위로할 수 있도록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사혁신처의 형식적이고 행정편의적 심사 관행을 지적했다. 순직 인정 사유가 ‘죽음의 형태가 무엇인지’, ‘장소가 학교인지 집인지’, ‘초과근무대장에 기록되어 있는지’, ‘우울증 및 정신과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 형식적 기준으로 사안을 분류하고, 그 기준으로 순직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교총은 “순직 결정은 죽음에 이르게 한 실질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훈지 회장은 “선생님들께서 돌아가신 지 1~2년이 지났지만, 유족들은 아직도 관계기관 및 법원을 전전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우리의 법과 교육제도가 고인들을 보호하지 못한 만큼 순직공무원 인정이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국교총에서 지난해 10월 단체교섭·협의를 요구한 이후 수많은 과정을 거쳐 드디어 지난달 31일 제1차 교섭·협의 소위원회(교섭소위)가 개최됐다. 이는 2017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그동안 교총 교섭·협의에 대해 과거 교육부가 얼마나 불성실하게 임했는지를 알 수 있다. 과거 정부는 교총과의 교섭소위 개최는커녕 어렵게 합의문을 다 작성하고도,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일정을 잡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년 가까이 합의문 서명을 미루기도 했다. 이에 교총은 한 달 넘게 한겨울 교육부 앞 시위를 하면서 중앙교원지위향상심의회(중교심) 구성 및 개최 요구, 행정소송 등 초강수를 두고서야 간신히 서면합의라는 형태로 합의를 한 경험도 있다. 앞으로의 교섭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바로 법적 기구인 중교심이 구성됐고, 실질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교섭해태 행위를 엄단하고, 교섭의 원활한 진행과 교섭 이행 결과 점검이 가능해졌다. 또 이제 교섭의 이유 없는 지연이나 평행선을 달리는 교섭안에 대한 중재, 이행 결과 점검 등 교섭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 중교심이 나설 것이다. 달라진 것은 법적 기구의 완비뿐만이 아니다. 교육부의 태도도 매우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교섭소위의 구성과 운영에 협조적인 태도로 나서고 있다. 교섭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실무단의 접촉도 전례 없이 활발하다. 과거 의도적인 지연과 불성실한 태도, 실무협의조차 쉽지 않았던 분위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바로 교총이 제안한 교섭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교심 구성으로 실질적 이행 담보 현장 중심 교섭안에 공감대 형성돼 교총은 이번 교섭 과제로 방과후, 돌봄 등 비본질적 교육행정업무의 과감한 폐지와 땅에 추락한 교권부터 바로 세워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교육계를 뒤덮고 있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대책 수립 등을 지난해 이미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75개 조 120개 항에 달하는 역대급 분량의 교섭안 하나하나가 교육 정상화를 위해, 그리고 교사가 가르침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과제들이다. 1차 교섭소위 위원 구성도 현장 정서를 반영하기 위한 교총의 고심이 담겨있다. 교섭소위 대표는 교총 수석부회장이 맡았으며, 5명의 위원 중 2명은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 분과위원장과 세종교총 2030 청년위원장으로 구성해 젊어진 교총을 내세웠다. 교총은 앞으로도 2차, 3차 교섭소위에서 각 교섭 과제별 대표성을 가진 위원을 포함하고, 학교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교사도 대거 참여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협의는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또 다른 통로의 기능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교육부는 교총과의 교섭·협의에서 과거의 방어적·소극적 태도가 아닌 교총 교섭안에 숨어있는 수많은 선생님의 눈물과 애환에 먼저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교섭·협의 테이블이 서로 간 입장만을 고집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는 자리가 돼선 안 된다. 당면한 학교 문제가 형상화된 교섭안을 앞에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함께 찾는 자리가 돼야 한다. 교총-교육부의 교섭 석상이 정책입안자인 교육부와 정책의 실행 주체인 교원간 소통과 이해의 장이 될 때 우리 교육의 미래를 더 나아질 것이다.
교권이 급격하게 무너져가는 사회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전국적으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정상적인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법률적 조치에 대한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시급한 일이다. 이러한 일들을 미리 예방하고 교권을 확립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과 ‘동법 시행령’이다. 피해 받은 교원을보호해야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일부 학생의 난폭한 행동에 속수무책이고, 몰지각한 학부모의 폭력적 언어에 무방비 상태다. 최근 교육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과한 고시와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등이 발표돼 고무적이지만, 법령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 결여됐다. 교원이 신변의 위협을 당하고, 교육활동이 침해되는 상황에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특정한 현상 발생 시점에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실추된 교원의 명예, 보호받지 못한 교육활동의 훼손은 회복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 법령으로 보완되고 보장돼야 한다. 첫째,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의 명료화가 필요하다. 이 저해 행위는 우선 교원들의 인권과 교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또한 정상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하고 있는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의 인권보다는 그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법령이 개정돼야 한다. 둘째,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행위의 초기에서부터 조치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문제의 행위들은 초기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그 조치의 적절성에 따라서 문제가 확산될 수도 있고, 정지될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 교원과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경고’지만 행위가 멈추지 않을 때는 이후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해야 한다. 셋째, 교육활동 저해 행위를 촬영·녹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규를 위반하는 행위는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본인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한 증거 자료가 필요하다. 촬영이나 녹음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를 제약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될 수 있다. 보호자 책임 강화 필요해 넷째, 교육활동 저해 정도가 심할 경우는 즉시 신고하여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원과 학생과의 관계는 매우 특수한 관계다. 서로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될 때가 아닌 상반된 관계가 형성될 때는 매우 불편한 관계가 될 수 있다. 이 경우는 당사자가 직접 다툼을 벌이는 것보다 사법기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보호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의 경우는 여러 가지 법률적 규정으로 보호한다. 이러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극히 일부 학생들은 이를 적절하게 악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위해 보호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