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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지구 3개 초교, 끼&꿈 주말캠프 운영 - 부석초등학교(학교장 채규웅)는 9월 29일(토) 13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영어교실, 독서논술, 과학놀이, 수학놀이등 4개 교실을 부석초등학교가 주축이 되어 부석, 강당, 가사초등학교에서 참가인원 총 159명(전체인원대비 90%)이 참여한 가운데 신나고 재미있는 주말학교가 운영되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실시된 부석지구 3개 학교 주말캠프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방과후학교 권역형 인재육성 프로그램’ 운영비로 5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부석초등학교 안명옥 선생님 주관하에 3개교의 선생님들이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시행하였는데 9월29일부터 11월 3일까지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운영될 예정이며 매주 마다 학생들은 자기 학교에서 참여하지만 지도교사들은 로테이션으로 각 학교를 순회하며 다른 학교학생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다양한 교내 주말캠프를 통하여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잠재된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1학기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마련되어진 주말캠프는 영어교실 “Tomorrow's Super Star! ”, 과학놀이 “움직여라. 뚝딱 ”, 수학놀이 “ 신나는 수학세상 ”, 독서논술교실 “요리조리 생각속으로 ” 등의 주제로 진행되는데 교과서를 탈피하여 재미있고 신나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지식과 생활, 지식과 환경과의 관련성 등에 관하여 관심을 갖도록 하여 도농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관학교인 부석초 채규웅 교장은 “개인시간을 가져야할 주말에도 교육기반 여건이 부족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을 위하여 다양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들과 적극적인 지원을 함께 해주신 지자체 관계자들이 있어 주말캠프의 성공을 예감한다”면서 지도교사들을 격려하였다.
“언제고 여러분이 아프리카의 사막을 여행하게 되면 그 풍경을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시 그리로 지나가게 되거든 제발 부탁이니 서두르지 말고 바로 그 별 밑에서 조금 기다려보기 바란다! 그때 만약 어떤 아이가 여러분에게 다가온다면, 만약 그가 웃는다면, 만약 그 아이의 머리칼이 금발이라면, 만약 묻는 말에 그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그가 누군지 곧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거든 제발 부탁이니 나를 이토록 슬퍼하게 버려두지 말고 그가 돌아왔다고 빨리 편지해주기를….”(어린 왕자의 마지막 대목) 하늘의 별만큼 수많은 어린 왕자들 인터넷에서 ‘어린 왕자’를 검색해 본다. 당장 우리 사회 곳곳의 어린 왕자들이 와르르 쏟아진다. 같은 이름의 영화와 펜션, 극단, 카페, 치과, 캠프 등등. 심지어 연인들이 함께 끼는 커플 반지까지 각 분야에 무수히 핀 어린 왕자들. 어린 왕자는 어느새 우리 일상의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사라지지만 우리의 삶에서는 늘 함께 하는 영원불멸의 존재가 바로 어린 왕자다. 어린 왕자는 프랑스 작가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의 작품. 20세기가 낳은 최대의 고전으로서 전세계 160여 개국에서 번역돼 1억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를테면 유럽과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다수 언어인 영어와 독일어, 아랍어, 인도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번역본이 이 시간에도 계속 팔리고 있다. 여기에 소수 민족 언어인 필리핀 섬의 타갈로그어, 쿠라사오의 파리아멘토어, 페로에섬의 패뢰스크어, 옛 유고슬라비아 땅의 시페테르어, 이탈리아 땅의 프리울랑어, 스페인 땅의 아라곤어, 스위스 땅의 쉬르실방어, 에콰도르의 치쿠아어, 여기에 인도의 수많은 토착어들인 테루구어, 마라티어, 펜자비어, 타물어, 말라야람어 등, 최근에는 남부 아프리카의 쇼사어 번역까지 나왔단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진작부터 번역본이 나왔다. 대략 지금까지 200군데가 넘는 출판사들에서 중복 출판하여 어느 출판사의 번역본이 정확하고 문학성이 높은지 따지기 곤란할 정도다. 이 글에서는 최근에 나온 문학동네 출판사의 번역본을 기본서로 삼는다. 옮긴이는 미려한 우리말 문장으로 널리 알려진 원로 불문학자 고려대 김화영 교수다. 어린 왕자의 줄거리는 너무나 간단하다.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어린 왕자를 만나 깨달음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동화라고 종종 불린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종잡을 수 없도록 다양하고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함축적인 텍스트다.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도 있지만 절대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상징적인 언어 예술이다. 세계 곳곳에서 어린 왕자가 끊임없이 읽히는 지금, 어린 왕자는 이제 뛰어난 한 프랑스 작가의 작품을 넘어서서 전세계 독자들의 귀중한 보물이 된 것이다. 어린 왕자가 환갑을 맞이했다고? 지난해 프랑스 전역은 어린 왕자 출간 60주년 행사들로 떠들썩했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올해는 어린 왕자가 ‘환갑(還甲)’ 되는 해다. 어, 벌써 그렇게 되었나? 어, 그 정도밖에 안 되었나? 서로 다른 탄성이 나올 수 있지만 결국은 그 우수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그 이전에 이미 세상에 나왔다. 정확히 말해서 어린 왕자는 1943년 3월 뉴욕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출판되었다. 3년 전에 발간된 영어판 제목은 ‘The Little Prince.’ 하지만 미국 출판사와 원래 계약 출판사인 프랑스의 갈리마르 출판사 사이의 저작권 협의가 쉽지 않았던 데다가 전시 중에 종이품귀 현상까지 겹쳐서 결국 프랑스에서는 1946년 4월에야 어린 왕자가 서점에 배포되었다. 결국 어린 왕자는 1946년 아니 1943년, 그것도 프랑스가 아닌 미국의 뉴욕에서 먼저 발표된 작품이다. 다시 말해 작가 생텍쥐페리가 프랑스 사람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린 왕자를 발표한 장소는 프랑스가 아닌 미국의 뉴욕이요, 사용한 언어 또한 영어였던 것이다. 처음 나온 프랑스어 판본과 다시 3년 뒤 프랑스에서 나온 판본(물론 프랑스어)은 내용과 장정 등이 약간씩 다르다. 물론 영어본 또한 이들과 다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린 왕자는 무엇이 정본인지, 그리고 환갑을 지났는지, 아직 지나지 못했는지 다시 따져보아야 하리라. 어린 왕자는 어린이 그림책? 어린 왕자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가득하다. 이는 어린 왕자의 다양한 행동과 풍요로운 모습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읽다 보면, 글에서 글로 이어지며 그림이 덧붙는 책이라기보다는 그림에서 그림으로 이어지며 글이 뒷받침해주는 책이라는 점이다. 즉, 어린 왕자의 삽화들은 보조적인 장식이 아니라 글 전체를 이끌어가는 결정적인 척추와 동력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린이 그림책일까? 일단 어린 왕자 집필 당시의 상황과 저자의 말을 따져보면 명백히 어린이용 동화다. 어린 왕자는 1942년 미국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주문 생산된 작품이다. 생텍스(생텍쥐페리의 애칭)가 그때 미국에 있지 않았다면, 그리고그의 출판사, 에이전트, 번역자가 강권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 작품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그에게 있어서 어린 왕자는 그림과 함께 일종의 기분 전환과 자신의 생각을 숨겨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발산의 기회였다. (올리비에 다게의 말, 28쪽, 어린 왕자를 찾아서) 이 어린 녀석 말예요. 이 아이의 이야기를 쓰면 어떨까요? 어린이용 책으로 말입니다. 1942년 크리스마스이전에 책을 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요. (생텍쥐페리의 말, 32쪽, 어린 왕자를 찾아서) 무엇보다도 어린 왕자의 맨 앞에 붙은 헌사(獻辭)는 가장 손쉽게 들 수 있는 근거다. 헌정 대상은 ‘레옹 베르트에게’라고 밝혀져 있는데, 그는 생텍쥐페리보다 실제로 20살 이상이나 연상이었다. 생텍쥐페리는 계속 말한다. “책을 어떤 어른에게 바치게 된 것을 어린이들이 용서해주었으면 한다.”(5쪽) 이어서 생텍쥐페리는 레옹 베르트가 현재 “춥고 배고픈 처지에 놓여 있다”며 “위로를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고 밝힌다. 한마디로 어린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어른에게 바치는 책이 바로 어린 왕자다. 결국 이 책은 어린이는 판매 대상이지만 헌정 대상으로 볼 때 어린이가 독자라고 보기 어렵지 않냐는 의문에 이른다.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의미 담아 실제로 어린 왕자는 대단히 복합적이며 중층적인 대목들을 많이 품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이에 걸맞은 동화와 그림 같지만 사실은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학생들에게 읽게해 보아도 대체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 수준에서는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이 많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읽어도 제대로 쉽게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 이 책이다. 어린 왕자가 많은 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고 난 대목만 해도 그러하다. 작가 생텍쥐페리는 이렇게 묘사한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몹시 불행하게 느껴졌다. 그의 꽃은 이 세상에 자기와 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고 늘 그에게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정원 한 곳에만 똑같은 꽃이 오천 송이나 피어 있는 게 아닌가! ‘내 꽃이 이걸 보면 무척 속상할 거야…’, ‘아마 기침을마구 해대며 창피한 꼴을 면하려고 죽는 시늉을 할지도 몰라. 그럼 나는 그를 간호해주는 척해야겠지. 그러지 않으면 내게 죄책감을 주려고 정말로 죽어버릴지도몰라…’(95쪽) 어린 왕자가 단지 동화라면 이러한 대목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을 몹시 불행하게 느끼는 어린 왕자는 보아뱀에게 먹힌 코끼리를 단박에 알아보는 통찰력 빛나는 작품 초반의 모습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다시 말해,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가 단지 자신의 꽃이 예전에 한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깨닫게 되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그 때문에 자신을 몹시 불행하다고 느낀다니? 다시 말해, 눈에 안 보이는 ‘본질’을 통찰하는 현자가 눈에 보이는 ‘사실’이 다르다고 불행하다고 느낀다니? 그리고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도 했다. ‘난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가진 부자인 줄만 알고 있었지.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가진 꽃은 겨우 평범한 장미꽃이군. 그리고 기껏 무릎까지밖에 안 오는 화 산 세 개 그중 하나는 영영 꺼져버렸는지도 모른데, 그 정도 가지고는 대단한 왕자가 되긴 틀렸어…’ 그래서 그는 풀밭에 엎드려 울었다.(95 ~96쪽) 한술 더 떠서 어린 왕자는 화가 났는데도 곧바로 이렇게 말하며 걱정한다. 자신의 꽃이 “이걸 보면 무척 속상할 거야”, “창피한 꼴을 면하려고 죽는 시늉을 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자신은 “간호해주는 척 해야 하겠지” 심지어 자신의 꽃이 자신에게 “죄책감을 주려고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대목은 사뭇 강박적인 심리의 일단까지 비쳐진다. 어린 왕자를 번역하고 함께 해설판 어린 왕자를 찾아서를 펴낸 김화영 교수는 이 대목을 생텍쥐페리의 ‘화려한 여성 편력’과 연관시키며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어린 왕자가 다른 장미꽃들을 만나게 되는 장면(제20장)은 생텍쥐페리가 결혼한 뒤 많은 다른 여성들과 지속한 애정관계들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저명한 작가요 비행사인 생텍쥐페리의 곁에는 아내 콘수엘로 못지않게 오랜 동안 서신을 주고받는 사이인 르네 드 소신느, 파리 문단과 재계에 영향력이 큰 넬리 드 보귀에, 미국의 여기자 실비아해밀턴 등 내밀한 친분관계인 여성들이 있었고, 거기에 더하여 수많은 여성 애독자와 추종자들이 화려한 꽃밭을 이루곤 했다. (48쪽, 어린 왕자를 찾아서) 그의 부인 콘수엘로 역시 작가였다. 그녀는 중남미의 유명한 문인의 미망인으로서 생텍쥐페리와 결혼하였는데 콘수엘로가 쓴 책 중에 장미의 기억은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꽃인 ‘장미꽃’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어린 왕자의 꽃은 아무래도 작가와 작가 부인의 관계, 나아가 작가의 여성 편력이라는 개인사적인 차원에서 따져야 더 공감이 간다. 어린 왕자의 슬픔과 ‘한(恨)’ 번역은 반역이라고 한다. 그만큼 제대로 원래의 뜻을 고스란히 전해주기란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는 작업이 바로 번역이다. 하지만 번역이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낮춰 보거나 멀리 할 수는 없다. 번역이 없다면 서로 간의 문화가 오고가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는 160여 개 국어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이미 알 수 있듯이 번역의 의의와 역할을 충분히 깨닫게 해 준다. 번역한 글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는 물론 해당 외국어들을 능통하게 구사하는 이들이 잘 알 것이다. 거꾸로 말해 일반인들은 각 나라 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는 의미와 정서의 차이를 쉽게 간파하기 어렵다. 더구나 어린 왕자 자체가 이미 판본이 다양하여 의미가 미묘하게 다를 듯싶으니 각 나라 번역본의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음미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영어본을 택할지 프랑스어본을 택할지도 선뜻 결정하기 힘들다. 어느 판본이든지 어린 왕자를 필자 스스로 직접 번역한다면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정서라는 ‘한(恨)’을 꼭 담아 보고 싶다. 어린 왕자를 읽다보면 잔잔하게 깔려오는 슬픔, 삶의 굴레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에서 오는 애잔한 슬픔, 통곡할 정도의 처절한 슬픔은 아니지만 우리들 가슴에 시나브로 스며오는 인간 존재의 아득한 숙명 같은 것이 느껴져서다. 여기서 어린 왕자의 마지막 삽화를 떠올려보자. 아주 완만하게 둥근 줄 두 개가 살짝 포개지며 사막의 무한 수평선을 그리고, 다시 그 위로 별 하나가 외롭게 떠 있는 풍경. 지상과 천상의 중간에 아무런 존재도 없는 허적(虛寂). 모든 것이 다 있지만 사실 아무것도 없는 세계. 이는 바로 전의 삽화에서 어린 왕자가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뒷모습이 정지 상태로 나온 장면과 어울려 세계의 한계 속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존재의 비극적 숙명을 암시하는 어린 왕자의 최고 삽화다. 나는 두 개의 선과 하나의 별이라는 놀랍도록 단순하면서도 무한한 정서의 울림으로 다가오는 삽화를 그려보곤 한다. 아, 절대 고독과 인간 숙명의 한계 속에서 끊임없이 방랑하고 모색하는 존재, 작가 생텍쥐페리 아니 우리들 모두의 상징이 바로 어린 왕자가 아닐까. 어리고 순수하며 본질적이며 천상적인 존재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약하면서도 강하고, 사라지면서도 영원한 인간 존재 공통의 바람이 아닐까.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최근에 나온 사막별 여행자(무사 앗사리드, 신선영 옮김, 문학의숲)을 적극 권한다. 별과 모래뿐인 사막의 소년, 투아레그족 출신인 저자가 소년 시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우연히 읽고 자신과 같은 어린 왕자들이 아직 사막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하여 생텍쥐페리를 만나러 프랑스에 가는 실화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생애를 어떻게 바꾸는가, 그리고 변화한 그가 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도 그만이다. 저자 소개 허병두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교육부 독서교육발전자문위원회,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MBC TV ‘느낌표!’ 선정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청소년의 바람직한 독서 문화 조성을 위한 모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로 활동 중이다. 너희가 책이다-청소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열린 교육과 학교도서관, 허병두의 즐거운 글쓰기 교실 1, 2, 신문활용교육이란 무엇인가 등의 책을 냈으며 독서문화상, 간행물윤리상, 전국신지식인상 등을 받았다.
"즐거운 상상력과 웃음이 가득한 학교 만들어요" 실제 학교에서도 ‘별난 교사’로 주목받아 1969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최 교장은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이후 교육적이고 유머러스한 여러 편의 동화를 써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별난 국민학교〉는 당시 10만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1992년엔 ‘어린이 도서 연구회’에서 조사·발표한 ‘어린이가 좋아하는 작가’에 4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 교장은 명랑소설 이외에도 많은 동화를 발표했으며 ‘한국동화문학상’, ‘어린이가 뽑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도 초등 6학년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청국장’을 포함한 단편소설집 〈탈주범과 이발사〉를 출간했다. 동시로 등단한 최 교장이 명랑소설을 쓰게 된 것은 일기지도 시 일기장에 덧붙여준 글들을 출판사 관계자가 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이자 교육관입니다.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또 어릴 적 꿈이 만화가였을 정도로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일기장에 그림을 그려 주기도 했죠. 당시에는 재밌게 써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당시 최 교장의 명랑소설은 재밌기도 했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실적인 묘사와 교육현장에 대한 풍자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교장의 대표작 〈별난 국민학교〉를 보면 당시 신설학교였던 ‘별난 국민학교’에 문교부장관이 방문하는 장면이 있다. 별난 국민학교장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일체 알리지 않고 교감과 둘이서 장관을 맞이한다. 최 교장은 “당시 학교는 상당히 권위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에 바라는 것들을 소설 내용에 포함시키곤 했었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최 교장은 실제로도 ‘별난 선생님’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수업 중 책상을 모두 교실 뒤로 밀어 놓고 아이들은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누워서 이야기를 하거나, 만화책을 보고 심지어 낮잠을 자기도 했다. 또 시장(市場)에 대한 수업 시간에는 아이들을 시장에 풀어 놓기(?)도 했다. 그런 일들 때문에 당시 학교에선 ‘골치 아픈 교사’였다고. 최 교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자유로운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답답한 교실에서 모두에게 똑같은 교육을 한다면 의미가 없어요. 자기만의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직접 그린 만화로 학교 꾸며 최 교장의 이러한 교육관은 학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월초 교내 곳곳에는 최 교장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이용한 게시판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교장실 문손잡이에도 최 교장이 직접 만든 명함이 붙어 있다. 권위주의적인 것을 거부하는 최 교장의 교장실에는 명패도 없다. “하루 종일 교장실에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누구든지 한번은 웃고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월초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월요일 아침 방송훈화 시간이다. 최 교장은 직접 그린 만화를 이용해 훈화시간을 갖는다. 시간은 3분을 넘지 않는다. 아이들이 지루해하기 때문이다. 내용은 전래동화를 각색하거나 전화예절, 식탁에서의 예절 등이다. 최 교장이 그린 만화와 원고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으며 인근 학교에서 다운받아 사용하기도 한다. 최 교장이 직접 만드는 학교 신문 ‘신월소식’도 인기다. 그는 교장실 컴퓨터 앞에 ‘신월소식 편집국’ 간판을 붙이고 격주로 발행하고 있다. 특히 ‘모두 모두, 칭찬해주세요’ 코너가 인기다. 신월초 학생들은 길에서 작은 휴지를 줍거나, 10원짜리 동전이라도 발견하면 바로 교장실로 갖고 온다. 교장 선생님이 만드는 신문을 통해 칭찬받기 위해서다. 또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6학년 2학기와 5학년 1학기에 한 시간씩 수업을 한다. 6학년 학생들과는 작가로서 교과서에 실린 ‘청국장’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다. 작품을 쓰게 된 배경과 소설 속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다. 5학년 수업은 최 교장의 또 다른 장기를 살린 ‘축구 교실’이다. 소설 〈축구 국민학교〉를 쓸 정도로 축구에 대한 사랑이 깊은 최 교장은 20대부터 축구를 꾸준히 해왔다.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수업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인지 졸업한 아이들도 종종 학교홈페이지에 ‘교장 선생님이 보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독서 효과 높이는 ‘윤독’ 시간 적극 활용 최 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윤독(輪讀)’ 시간이다. 한 교실 전체가 같은 책을 읽는다. “독서가 중요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금세 잊어버린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윤독을 하면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독서를 싫어해도 같은 반 친구가 읽는 책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게돼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장점은 덤입니다.” 신월초에는 한 반의 인원이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같은 책이 담긴 윤독 바구니가 30개가 넘는다. 그는 아이들의 독서를 위해 지난 해 어린이날에는 소장했던 800여권의 책을 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최 교장은 내년에 등단 30주년 기념 동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로 등단했지만 아직 변변한 동시집이 없습니다. 학교생활의 재밌었던 경험을 동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게 끝나고 나면 명랑소설도 다시 한 번 써 봐야 할 것 같아요.” 웃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긴다는 최 교장은 우리나라 교육이 ‘즐겁게 꿈꾸는 교육’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아이들이 떠드는 것을 보고 시끄럽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즐겁게 이야기하는 중이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는 후배 교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Q1. 특별활동 각 영역별 활동은 순서대로 모두 지도해야 하나요? A1. 교육과정에 제시된 각 영역의 활동 내용(5개 영역, 25개 활동)은 ‘예시적 기준’입니다. 따라서 단위학교는 지역 및 학교 실정을 고려해 각 영역별 이수시간(단위)을 배당하고, 지도내용을 재량으로 선정하여 편성함으로써 당해학교의 창의적인 특별활동 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합니다. 다만 학교는 특별활동의 각 영역이 균형 있게 운영되도록 노력하고 각 학교별로 특색 있는 중점영역을 설정·육성함으로써 학교의 전통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Q2. 특별활동 시간은 매주 정해진 시간에만 운영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2. 특별활동의 시간 운영은 고정된 시간표에 의한 획일적이고 경직화된 운영이 아니라, 활동영역·활동주제·활동내용·운영방식 등에 따라 학교실정을 고려해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매주 지정된 요일과 시간을 정해 실시하는 정일제, 격주로 시간을 연속해 운영하는 격주제, 4주 이상의 시간을 모아 하루에 실시하는 전일제, 특정 계절에 연속 실시하는 집중이수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Q3. 특별활동 시간을 분할하거나 통합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A3. 특별활동 시간 운영에 있어 1시간(초등 40분, 중등 45분, 고등 50분)을 단위로 획일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20분, 30분 등으로 나눠 분할하거나 80분, 100분 등으로 통합하여 운영(block scheduling)하는 방안도 허용됩니다. 따라서 얼마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통합하거나 분할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시간의 분할·통합은 활동 주제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특별활동의 연간 누적시수가 준수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참여정부와 교육계의 불편한 만남 참여정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국정목표로 삼고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출범하였다. 특히 12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교육개혁과 지식문화 강국 실현’을 제시하며 참여정부가 교육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하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IT분야 개발 의지와 노력이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들어낸 것처럼 정부의 교육개혁의지는 백년지대계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을 올바로 세우는 데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교육개혁의지는 긍정적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았다. 참여정부가 주도한 교육정책은 지난 8월 16일 발표한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국민적 관심과 이해 집단 간 갈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교육정책 실현의 경우 전교조를 포함한 교육관련 단체들과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많은 갈등을 야기했다. 참여정부와 교육계는 실행 초기부터 불편한 만남의 연속이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개월 후인 그해 4월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의 자살과 그로 인한 전교조와 교총의 갈등 양상의 전면전을 시작으로 NEIS 도입을 둘러싼 교육 안팎의 뜨거운 공방,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3일 불명예 퇴진 등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불거졌다. 이슈화 되어 수면에 떠오른 문제들의 바닥에는 참여정부 이전부터 지속되던 집단 간 갈등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참여정부 역시 과거의 정권에서도 그러했던 것처럼 교육당국과 교육관련 단체 및 교육관련 집단 간 갈등 상황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갈등과 맞물려 사회 이슈화된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존재했던 갈등의 불씨가 참여정부에서 왜 지속적으로 발화하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국민의 민주적 참여를 모토로 삼았던 참여정부가 정작 교육관련 단체들의 참여와 화합을 이끌어 내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을까? 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현장의 민주적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점을 갖고 참여정부의 초등교육 관련 교육정책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즉, 참여정부의 초등교육정책이 초등교육 관련자들의 참여를 충분히 반영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었는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참여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참여정부는 지난 8월 16일 발표한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에 이르기까지 약 4년여 동안 많은 교육정책들을 발표하고, 집행하였다. 참여정부의 초등학교 관련 교육정책은 크게 둘로 나누어 참여정부에서 내걸었던 교육관련 대선 공약과 참여정부 임기동안 교육부가 제시한 초등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정책들로 볼 수 있다. 교육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실천되었는지, 이러한 정책들이 초등교육현장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이런 정책들이 초등교육관련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① 의견수렴 더 필요한 학제개편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초등교육 관련 정책으로 학제 개편 논의를 들 수 있다. 현행 학제는 1951년부터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의 우리나라 학교 급별 수학연한을 근간으로 그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학제에 대한 개편 논의는 참여정부가 처음 언급한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사회 변화를 지적하며 몇 차례의 학제개편 논의가 있었으나 사회 전반에 미치는 큰 영향력과 엄청난 비용으로 본격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참여정부에서 2006년 교육부와 교육혁신위원회가 공동으로 ‘미래사회의 도전 : 한국교육,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학제개편 제1차 토론회를 개최함으로써 학제개편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 토론회를 시발점으로 하여 2006년 한 해 동안 교육개발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학제개편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고 발표하였다. 참여정부는 학제를 개편해야 하는 이유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한 미래사회의 급격한 사회 환경 변화, 지식기반사회에서 살아갈 창의적 인재 육성의 필요성 등을 들며, 현재의 6-3-3-4제의 수업연한을 5-3-4-4제 혹은 6-4-2-4-제, 6-6-4제 등으로 개편하고자 한다. 특히 초등학생의 신체적·인지적·사회적 성장발달이 빨라졌으므로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5년으로 줄이자는 개편방안도 힘을 얻고 있다. 5년으로 초등교육을 단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동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초등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5년으로 단축된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단축의 의미가 아니다. 초등학교의 전반적인 조직구조 개선과 교육과정의 개편, 교원의 축소를 의미한다. 초등학교 관련자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이다. 정부의 발표와 국민의 여론만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 나아가 초등학교 수업연한 단축의 근거로 제시하는 초등학생들의 성장발달 측면도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영양섭취가 잘 되어 과거보다 신체적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초등학생의 몸집보다 커졌다고 몸에 맞게 학교를 가야 한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으며, 인지적으로 사회적으로 성장발달하였는지도 의문이다. 과거 30년 전, 10년 전의 초등학생 수준보다 향상되었다고 초등학교를 일찍 졸업해야 한다는 것이 과연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단축하자는 타당한 이유가 될까? 우리나라의 전 교육기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길고, 사회입문 시기가 늦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 점은 분명 학제개편을 통해서 조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당연히 초등학교의 수업연한도 단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이유로는 초등학교 관련자들의 긍정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학제개편의 타당한 논리적 근거를 찾기 위해서는 현장교원 및 학계와의 충분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 ② 교육기회 넓힌 방과 후 학교 두 번째로는 방과 후 학교 활성화 정책이다. 방과 후 교육활동과 관련된 정책이 시작된 것은 문민정부의 5·31 교육개혁과제로 선정되면서부터였다. 1999년에 특기적성교육이란 명칭으로 실시되다가 2004년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특기적성교육에 방과 후 교실과 수준별 보충학습이 추가되었다. 이후 이런 개념들을 통합·발전시켜 방과 후 학교란 개념으로 2005년부터 사용하게 되었다. 방과 후 학교 활동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비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소외지역 학생들의 학력격차와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정책이었다. 그러나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현실적으로 저소득층 학생들까지도 사교육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없던 사교육비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극단적인 측면에서는 사교육을 학교 내부로 끌어들이는 빌미만 제공하였으며,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활동을 한다고 해도 값비싼 학원 교육이나 고액과외를 받는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중등학교와는 달리 초등교육현장에서는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에듀케어 교실 운영 등 종합적인 학교교육의 영역을 넓힌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이라는 점, 소외된 저소득층 계층 학생들의 보육 및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③ 저출산 문제, 교육의 질 향상 기회로 세 번째로 저출산 대비 초등교원 정원 감축과 관련된 문제이다. 교원의 정원 문제는 국민의 정부에서 무리한 정년단축을 통한 교원수급 불균형을 초래한 이래 많은 교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이다. 그런데 참여정부에서도 출산율 감소와 관련하여 초등교원을 포함하여 교원의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OECD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교육여건을 생각한다면 출산율 감소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초등교원의 정원 감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논리는 초등교육 관련 구성원들을 설득하기에 부족한 감이 있다. 교원의 정원을 감축하기보다 오히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한 정책방향이다. 현재의 학급 기준 교원 배치 방법을 적정 학생수당 교원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표준수업시수 또한 법제화 한다면, 저출산으로 인해 발생되는 초등교원 정원 감축 문제를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국가가 저비용으로 공교육의 내실화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초등교원의 적정 수업시수 마련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교원정원 감축은 학급당 학생 수, 교원 1인당 학생 수, 수업시수 등의 교육지표를 동시에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학생 수 감소는 곧 교원 수 감소라는 단순 논리는 산재해 있는 초등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④ 종합적인 연구 요구되는 영어 조기교육 네 번째로 영어교육활성화 5개년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초등 1, 2학년에 대한 영어교육 실시 정책이다. 교육부는 2006년 5월 전국 16개 시·도에서 운영될 ‘초등 영어교육 연구학교’ 50개교를 선정, 발표하였다. 선정된 초등학교의 1, 2학년 학생들은 2006년 9월부터 영어교육을 받고 있다. 연구학교는 2008년 8월까지 2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교육부는 연구학교 운영 결과를 분석한 뒤 2008년 하반기에 초등 1, 2학년 영어교육 시행 여부 및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은 1997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올해로 11년째에 이르고 있다. 도입 당시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능력이 향상되고 학교 영어교육이 보다 실용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매우 컸다고 교육부는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의 연장선상에서 교육부는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 2학년에도 도입할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그동안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의 연차적 확대 배치 및 영어체험학습센터의 설치·운영 확대와 같은 영어교육을 위한 노력은 매우 긍정적인 측면으로 평가되었으며,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 3∼6학년에 영어교육을 도입할 시기에도 언급된 문제이지만, 초등학교 1, 2학년에 도입되는 영어교육은 조기 영어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도 따져보아야 하고, 조기 영어교육이 공교육기관인 초등학교에서 시행됨으로써 빚어질 사교육 시장의 변화 및 조기 영어교육이 우리말 교육 및 정체성 함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좀 더 면밀하고 실증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1, 2학년 영어교육 도입에 대한 연구가 매우 짧은 기간에 이론적 토대를 만들고 바로 시범학교 운영에 들어갔다는 것은 1997년 시행된 초등학교 3∼6학년에 영어교육을 도입할 당시의 어려움을 상기할 때 다소 성급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실시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영어로 인한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조기유학 및 해외 어학연수 등이 늘고 있고, 영어교육의 양극화가 커지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초등학교 3∼6학년 영어교육 실시로 인해 나타난 문제점으로는 초등학생 영어 사교육의 심화를 들 수 있으며, 빈익빈부익부에 따라 학생들로 하여금 영어에 대한 좌절감만 일찍부터 갖게 하였다는 지적 또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시기를 당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정한 주당 수업시수를 확보하는 문제나 교재개발 및 적정 환경의 조성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보아야 할 측면이다. ⑤ 학습 부담된 진단·학업성취도 평가 다섯 번째로 학력 격차 현황 파악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진단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한 부분이다. 소외 지역 학생의 학력 신장을 위한 노력으로 정부는 초등학교 3학년에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 기준을 정하고 이의 도달 정도를 평가함으로써 학생들의 학력신장 및 학력의 지역불균형 해소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그동안 인간중심교육을 실시하면서 다져온 초등교육의 내실을 흐트러뜨리고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습 부담과 경쟁심을 심어줌으로써 전인적 성장 발달의 기회를 잃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초등교육에 있어서 교육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하는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학교 자체 내의 교육이 국가수준의 평가에 얽매여서 운영되고 초등학교 때부터 학업에 의한 서열화가 시작된다는 우려까지도 일부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이런 서열화로 인해 일부 학부모는 사교육 시장에 학생들을 맡기게 되는 현상까지도 사회 일부에서는 보여지고 있다. 참여정부는 누구를 참여시켰는가? 지금까지 참여정부의 초등교육 관련 교육정책들 중 일부를 살펴보고, 각 정책에 대한 반응들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참여정부가 모토로 내걸었던 ‘참여’의 관점으로 교육정책을 평가해 보도록 하자. 교육정책은 교육과 관련된 여러 집단들의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서 펼쳐졌기에 이를 평가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어느 한 집단의 관점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해 관계자들의 시각이 아닌 참여정부의 시각에서 참여정부가 모토로 내걸었던 것, 참여정부가 ‘하고자 했던 것’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보는 것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여정부는 교육정책의 기획과 집행에 누구를 참여시키고자 의도했는지 의심스럽다. 누구를 참여시킨 것인지 모르겠다. 초등교원은 교육정책 발현의 대상이 아니다. 교육정책 집행의 주체로서 의견을 내고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모든 정책에 있어 초등교원의 목소리는 무시되었다. 때로는 교원을 제외한 국민여론만을 참고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참여정부의 교육정책들은 그 목적이 어떠했건 결과적으로 학교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교육내용을 변화시키고, 교원들의 업무와 위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교원과 학교는 교육정책의 기획 및 집행에 참여하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참여의 기회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근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교원의 의견과 학교 현장의 현실이 무시되고 있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교육정책에 담아내려면 교원과 정책기획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만남이 있어야 한다. 이해집단 간에 갈등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갈등 현상이 야기되는 것이 두려워 참여 자체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 더 많은 의견을 수합하고 더욱 긍정적인 정책 결과를 낳게 하는 첫 걸음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정책들 중 방과 후 학교 활성화 정책과 진단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를 제외하고는 현재 논의되고 있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정책들이다. 따라서 이후로는 교육과 관련된 이해 집단 및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교육정책들을 재조정해 나간다면 과거보다 훨씬 나은 교육정책들로 보완될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정책의 수립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책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불어 참여정부에서 계획된 정책이더라도 성급하게 마무리를 지으려하기보다는 좀 더 계획적이고 신중한 정책의 추진을 위해 차기 정부로 과감하게 넘기는 것도 용기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책임지는 교육행정 필요하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 내내 교육 문제를 리처드 라일리 장관에게 맡겼다. 특히 1999년 4월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서 불우의 총기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무 부처의 장인 라일리 장관을 해임하지 않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를 보면 임기 내 교육부 장관이 일곱 차례나 바뀌면서 평균 임기가 8개월밖에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참여정부 역시 출범 당시 국정운영 철학이던 분권, 자치, 참여를 교육 현실에서도 구현해야 한다며 당시 노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을 잘 임명해 임기 5년을 함께 하겠다는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가장 코드가 잘 맞았던 윤덕홍 부총리가 재임 기간 내내 ‘NEIS’ 문제 등 현안을 쫓다 뚜렷한 개혁 방향조차 제시하지 못한 채 물러났고, 뒤를 이은 안병영 부총리 역시 집단적 수능 부정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좀 더 신중한 교육부 수장의 선임과 일단 선임된 수장이 책임지는 교육행정을 펼칠 수 있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성숙된 정치·사회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문제를 교육체제 내에서 모두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교육문제의 해결은 교육체제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교육과 관련된 문제들과 맞물려 해결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초등교육의 경우 경제적 효율성의 측면보다는 국민공통 기본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논의되면서 교육기회와 조건의 평등, 교육결과의 수월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는 2003년부터 시작되어 2007년에 마무리된다. 지난 5년간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 관한 공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할 시점이다. 참여정부의 출범 당시에 제시했던 교육정책의 이념과 과제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추진되었고 그 효과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교육정책은 사회적, 공공적, 조직적 활동으로서 교육활동에 관하여 국민적 동의를 바탕으로 하여 국가의 공권력을 배경으로 강행되는 교육에 관한 기본방침이나 지침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는 교육정책이 추구하는 공통적이면서 동시에 기본적인 가치를 준거로 하여 어떤 한 정책의 목표, 과정, 성과를 이해하고 그 값어치를 판단하는 사회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정책 평가는 정책의 어느 측면에 중점을 두고서 평가하려고 하느냐의 문제로 정책의 특성, 정책의 과정 또는 평가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참여정부는 교육개혁과 지식문화강국 실현이란 슬로건으로 초·중등교육의 공공성 제고, 고등교육의 경쟁력 강화,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에 3대 중점과제를 두었다. 이의 실현을 위해 교육주체의 참여와 자율을 통한 참여교육을 기본 원칙으로 하여 추진하되, 외부컨설팅을 통한 교육부 혁신, 분권과 자율, 참여를 통한 현장지원체제 구축, 국정과제 실천을 위한 교육재정 확대에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중등교육정책과 관련해서는 공공성 제고 차원에서 공교육 내실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사기진작, 국민 기초능력 보장, 교육복지 확대를 강조하였다. 참여정부기간 동안 사회적으로나 국민적으로 대단한 관심을 야기한 중등교육정책은 고교평준화정책의 유지 및 보완,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주요 정책들이 참여정부 출범당시 상황은 어떠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과 성과는 무엇인지를 평가하고자 한다. 고교평준화 정책의 유지 및 보완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은 고교평준화 정책이 교직단체와 학부모단체 중심의 사회적 핵심 이슈로 등장하여 많은 논쟁을 야기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참여정부에서는 고교평준화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는 다양한 유형의 학교제도 정책을 전개하였다. 참여정부는 고교평준화 정책과 관련하여 외형적으로는 유지·보완의 정책을 펼쳤지만 내용적으로는 고교평준화 정책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고교평준화 적용지역은 계속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새로운 학교운영형태인 자립형 사립고와 개방형 자율학교는 시범 운영에 머물렀다. 고교평준화 정책은 1974년 도입 이후 중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 과열 과외 완화, 고등학교 간 격차 완화, 고교 교육기회의 확대 및 균등한 보장이란 측면에서 일정부분 기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고교평준화 정책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학교교육의 획일화, 학교선택권 제한, 이질적인 학생집단으로 인한 교수·학습의 애로, 학력 저하로 인한 하향평준화, 사학의 특수성 무시, 학생 생활지도의 곤란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고교평준화 실시 지역 현황은 1974년 2개, 1975년 5개, 1979년 12개, 1980년 13개, 1981년 21개, 1990년 18개, 1991년 15개, 1995년 14개, 2000년 17개, 2002년 23개, 2005년 26개, 2005년 27개, 2006년 28개 지역이다. 2007년 현재 고교평준화 정책 적용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수원, 성남, 고양, 부천, 과천, 군포, 안양, 의왕, 청주, 전주, 익산, 군산, 창원, 마산, 진주, 목포, 순천, 여수, 제주, 김해시에 포항시가 추가되었다. 이처럼 고교평준화 지역 확대의 원인은 최근 대학입시에서 학교 간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는 내신이 강화되면서 비평준화 지역 우수학생이 상대적으로 입시에서 피해를 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평준화 요구가 강하게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① 평준화 정책에 대한 실증적 연구 실시 참여정부는 고교평준화 정책의 효과에 관한 연구를 본격화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는 등 평준화 정책의 적합성 노력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04년부터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의 고교를 비교하여, 학업성취도 차이 검증을 실시하였다. 조사결과는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고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학업성취도 차이를 분석하였다. 이의 결과는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하향평준화한다는 주장은 확증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처럼 참여정부는 평준화 정책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평준화 정책은 중등교육정책으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하고, 평준화 정책에 관한 불만과 문제점을 잠재우고 평준화 적용 지역을 유지 및 확대하는 정책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학생선발 및 배정에 관한 학부모 및 학생의 학교선택권 제약에 따른 불만 증대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교교육의 수준차이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별도의 정책들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평준화 정책의 강화 속에서도 이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형태의 고교운영체제로 등장한 이 자립형 사립고와 개방형 자율학교의 시범·운영이었다. ② 자립형 사립고,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 운영 고교평준화 정책을 보완할 목적으로 최초로 등장한 것이 자립형 사립고제의 도입이었다. 이 방안은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 교육체제도 종전 산업사회 시대의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교육체제에서 다양화되고 특성화된 교육체제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므로 보다 유연하고 자율적인 학교운영이 요구되었다. 특히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학교교육체제의 정립이 절실하게 요청되어 국민의 정부 말기에 제안되었다. 따라서 자립형 사립고의 추진 목적은 사립학교 본연의 역할을 회복시켜 다양하고 독특한 건학 이념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재정이 건실하고 건학 이념에 걸맞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립고교에 교과과정 운영 및 학생선발, 등록금 책정 등에 대한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책무성을 확보하려는데 있다. 국민의 정부는 2001년 10월에 5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하면서 2002년부터 민족사관고(강원), 포항제철고(경북), 광양제철고(전남)는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 2003년부터는 해운대고(부산), 현대청운고(울산), 상산고(전북 전주)가 3년간의 추가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자립형 사립고의 학교운영방침은 학급당 학생 수 15∼35명, 학년 당 학급 수 6∼13학급, 교원 1인당 학생 수 4∼20명, 연간 납입금 일반고교의 100∼300%, 장학생 수 전교생의 15% 이상으로 설정되었다. 참여정부는 2005년도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시범운영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하였다. 첫째는 다양하고 특성화된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는 기본조건을 구비하였다. 둘째는 고교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였다. 셋째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교육혁신을 실천하였다. 넷째는 사학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였다. 다섯째는 학생을 위한 학생지도체제를 마련하였으며, 입시위주 교육환경에서도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도록 노력하였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자립형 사립고 운영의 한계로는 공평한 교육기회의 접근의 한계, 입시위주 학교운영체제, 학부모의 재정 부담 가중, 학교재정 자립의 한계, 고교교육의 특성화 추구 한계가 동시에 지적되었다. 이러한 자립형 사립고 종합평가결과에 대해, 참여정부는 많은 사학재단이 자립형 사립고 확대가 필요하다는 건의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를 확대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동시에 이들 학교의 시범운영을 추가 연장하기로 결론지었다. 고교평준화 정책의 보완책으로 두 번째로 등장한 정책이 개방형 자율학교이다. 2005년 7월 참여정부는 혁신도시 정책과 연관하여 새로운 학교경영 및 운영방식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하는 공영형 자율학교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후 2005년 12월과 2006년 2월, 시·도교육감과 학교운영계획에 대한 협약을 맺은 뒤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대안형 학교로 공영형 자율학교를 2007년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하였다. 이 과정에서 공영형 자율학교의 명칭이 공모과정을 거쳐 개방형 자율학교로 명칭이 바뀌었다. 개방형 자율학교는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설립 운영에 필요한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학고 학교운영 주체가 인가권자와 협약을 맺어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운영권을 부여받는 것으로, 협약에 따른 교육을 실시한 후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학교를 말한다. 2006년 10월 16일 정부는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신설보다는 개방형 자율학교를 신설하는 고교 유형 다양화 정책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고등학교 혁신모델로 검토해 온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학교는 서울 원묵고(’07년 신설), 부산 부산남고, 충북 목령고(’07년 신설), 전북 정읍고를 선정하였다. 개방형 자율학교는 지식의 단순암기, 전달교육을 벗어나 전인교육의 실현과 고교교육의 혁신을 지향하는 학교로 2007학년도부터 2010학년도까지 시범 운영된다. 참여정부는 이번 시범학교 선정을 위해 현장 교원,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로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운영 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여, 시·도교육청에서 2007학년도 시범운영교로 추천한 9개교를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그 중 4개교를 선정하였다. 정부는 ’07년 시범학교를 선정함에 있어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 신설학교와 기존학교, 해당 지역의 교육여건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였다. 당초, 기초지자체 재정지원을 시범학교 선정기준으로 하였으나, 입시위주교육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어 시범학교 선정기준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특히 정부는 앞으로 이 학교가 입시위주교육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학생모집 단계에서부터 학부모, 학생, 교원 등 관계자들에게 전인교육 등 제도도입 취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사교육비 경감 종합 대책 2003년 참여정부 출범 당시 중등교육의 현실은 학생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학교교육의 내용·체제 부족으로 학교교육의 신뢰가 저하되어 있었다. 또한 학벌주의 사회풍토와 과도한 대입경쟁으로 학교본래의 기능과 공공성이 약화되어 있었으며, 이로 인한 계층 간 소득격차의 심화, 가정의 교육적 기능약화,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계층 간·지역 간 교육격차가 상존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등 교육문제에 대한 국민과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의 불만이 상당하였다. 이러한 공교육 불신과 우려 상황은 참여정부로 하여금 집권 5년 동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노력으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주력하게 했다. 사교육비는 지역 간, 계층 간 격차와는 관계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고 있다.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정도는 1990년 6708억 원, 1994년 6조 5315억 원, 1998년 13조 2841억 원, 2000년 7조 1276억 원, 2003년 13조 6485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이나 소득증가율에 비해 훨씬 높아 가정 경제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4년 한국교육개발원에 의하면, 사교육비 규모는 13.6조원으로, 초등학생은 21만원, 중학생 28만원, 인문계 고등학생 30만원, 실업계 고등학생 18만원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사교육 참여 학생이 약 72.6%로 보고되고 있다. 2004년 11월 말 통계청의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의하면, 2000년의 경우는 가구당 월평균 자녀교육비가 37만원, 학원·보충교육비가 13만원이었으나, 2004년의 경우는 각각 50만원과 23만원으로 크게 증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19.4만원으로 고등학생의 1인당 18.8만원보다 많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갖게 된다. 2003년 5월 28일 교육부에 사교육비대책팀을 마련하고, 사교육비경감대책위원회를 구성, 운영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사교육비경감대책연구팀을 설치하였다. 사교육비 관련 정책토론회 10회 개최하였고, EBS 생중계 실시와 지역 순회 공청회, 지역인사 간담회 등을 실시하였다. 2004년 2월 17일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하였다. ① EBS 수능방송 및 사이버 가정학습 확대 참여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추진된 대표적인 사업은 다음과 같다. 첫째, e-러닝 체제 구축으로 수능과외 대체 : EBS 수능방송 및 인터넷 서비스 실시(2004. 4. 1∼), 사이버 가정학습 서비스 전국 확대(2005. 3. 1∼) 둘째, 방과 후 수준별 보충학습을 통한 교과과외 흡수 : 학교 내에서 양질의 교과 관련 심화보충학습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사교육 수요 흡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저소득층 자녀 지원(2005년의 경우, 7만 3400명에게 102억 6천만 원 지원) 셋째, 특기적성 교육을 활성화하여 재능, 영어 사교육 수요 충족 : 재능·취미·기술 개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영어체험학습센터 및 영어캠프 운영 확대, 학력경시·경연대회 폐지 및 입시반영 제한(2004. 10) 넷째,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 후 교실 운영으로 탁아수요 흡수 및 교원의 전문성 및 책무성 제고를 통한 학교교육의 신뢰 제고(교원평가제 시범 운영, 2005년 11월) 다섯째, 기초학력 책임지도, 교육복지확대 등 국민기초교육 수준 보장 : 국민기초·기본교육 보장을 위한 국가수준 평가 실시,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정보화 지원확대(PC 3만 명, 통신비 10만 명 지원), 도시 저소득지역 대상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 사업 추진(15개 지역 110억 원 지원) ② 사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늘어나 이와 같이 참여정부는 사교육비 경감에 주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였다. 참여정부는 EBS 수능 강의 실시로 2004년과 2005년의 경우 사교육비 감소효과가 다소간 나타난 것으로 발표하였다. EBS 수능 강의는 지역적,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교육 요구해소 및 EBS 수능강의자료의 수업에 활용하는 등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기여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각종 대책들이 사교육비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뒤따른다. 참여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사교육 투자비용은 계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07년 8월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사교육의 효과, 수요 및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가계연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초·중·고등학교 재학생을 둔 가정이 한 달 개인교습, 입시 및 보습학원, 예체능계 학원, 참고서 구입 등에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평균 21만 5천원이었다. 이 같은 지출 규모는 월평균 총 소비와 소득의 각각 9.9%, 7.5%, 가구당 전체 교육비의 65%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98년의 10만 4천원과 비교해서는 5년 동안 연평균 25%씩 급증했고, 총 교육비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98년 44%에서 2003년 65%로 20%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체 조사대상 가구 중 사교육 참여 가구의 비율도 99년 66%, 2000년 76%, 2002년 83%, 2003년 85% 등으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가구의 소득 및 소비 형편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선 2003년 기준 소득 10분위 가운데 상위 10% 가구(10분위)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0만 7천원으로 하위 10%가구(1분위) 8만5천원의 4.8배에 달했다. 소비 기준으로는 10분위의 사교육비가 48만원으로 1분위 6만원의 8배로, 차이가 더 뚜렷했다. 특히 소비 10분위와 1분위의 사교육비 격차는 이 두 그룹의 소비지출 평균값 차이(4.5배)를 크게 웃돌아 소비가 늘어날수록 총교육비 대비 사교육비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처럼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인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초·중등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처방책의 특성을 지닌다. 참여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실질적인 사교육비 비용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교육에 대응한 공교육의 활성화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온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등학교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은 참여정부 출범 당시에 비해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소외지역 등의 학생들이 교육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2006년 9월 5일 농산어촌의 방과 후 학교 활성화를 위하여 특별교부금 지원 대상 지역으로 경기(여주), 강원(홍천), 충북(단양, 진천), 충남(부여, 서천, 태안, 연기), 전북(완주, 장수, 순창), 전남(곡성, 구례), 경북(영덕, 칠곡), 경남(거창, 합천), 인천(강화), 울산(울주)의 19지역을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대책이 중등교육의 비용 효과 면에서 효율성과 실효성을 가지는지, 그리고 교육경쟁력 차원에서 수월성 및 영재교육에 적정하게 투자했는지에 대한 엄밀한 평가가 요청된다.
1997년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국회 상정과 폐기를 거듭해 오던 유아교육법안이 2004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같은 해 1월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법률로서 공포함으로써 참여정부에 들어서 비로소 유아교육법이 제정되었다. 유아교육을 개인의 책임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의 책임으로 할 것인가, 유아교사의 자격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며 양성과 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문제와 같이 한 국가가 어떠한 유아교육정책을 채택하는가에 따라 유아교육의 방향은 많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또한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한 유아교육정책 중에서 어떤 특정한 정책이 채택되면 이 정책을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려는 국가적 의도가 나타나는데, 이런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 유아교육법이다(이윤경 · 이일주 · 윤은주, 2005).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참여정부가 수립된 지 1년도 채 안되어 유아교육법이 제정 공포되었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유아교육은 새로 제정된 유아교육법에 의하여 2년 8개월 정도 행하여지고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서 참여정부의 유아교육법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다소 이른 감은 있다. 그러나 유아교육법은 유아교육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약 10여년에 걸쳐 이루어져 온 우리나라 유아교육에 대한 핵심 정책에 대한 논쟁점에 대한 합의적 성격이 있다고 볼 때, 유아교육법 제정 초기 정책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유아교육법 평가 준거는 몇 가지 관점에서 설정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참여정부의 유아교육에 대한 대 국민 약속인 제16대 대통령 선거공약과 유아교육법의 제정과 시행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였던 국가의 정책의지 및 그 방향을 담고 있는 유아교육법 입법취지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그림 1과 같이 평가준거를 설정하였다. (그림 1 참여정부 유아교육법 정책 평가 준거 새교육 10월호 참조) 참여정부가 유아교육법 제정을 통하여 추진한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본 결과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교육 및 보육법의 이원화 및 만 5세 초등학교 전면 취학안 추진, 보육 중시 정책에 의한 유아교육기회 확대 성과 미흡 등 전체적으로는 낮게 평가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 그러나 장기간 표류하였던 유아교육법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정하였고, 만 3, 4세 저소득층 유아교육비 지원 정책 신설 추진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아교육 기간 학제화 못해 유아교육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유아교육의 기본적인 사항은 초·중등교육법에 규정하고, 유아교육의 지원·육성에 관한 사항은 유아교육진흥법에 규정하였다. 그러다보니 유아교육의 일부 사항만이 기본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지원·육성에 관한 사항도 한시법이 지니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참여정부에 들어 유아교육법을 제정함으로써 해소되었으며, 헌법 제31조→ 교육기본법 제9조→ 유아교육법으로 이어지는 유아교육 법체계를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유아교육 법체계가 확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아교육단계가 기간학제로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은 종전의 유아교육체제가 지녔던 가장 큰 문제점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아교육법 제11조에 의하여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유치원의 입학연령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만 3〜5세 유아’의 경우 유아교육법에 의한 ‘유아교육’과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보육’으로 이원화시킴으로써 오히려 유아교육의 기간학제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이 뿐만이 아니라 2006년에는 참여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비전 2030’에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현재보다 1년을 낮추어 만 5세를 초등학교에 전면 취학시키는 방안을 발표하였으며, 2007년 2월 5일에는 만 5세의 초등학교 취학을 전제로 하는 ‘인적자원 활용 2+5전략’을 정부와 여당에서 발표하였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유아교육을 공교육체제로 전환하고, 유아(만 3세)부터 국가 인적자원 관리체계를 확립하겠다’고 하였던 공약과 유아교육법 입법취지를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유아교육기회 확대 성과 미흡 유아교육법이 제정됨으로써 유아교육 공교육체제 구축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고, 유아들은 보다 질적 수준이 높은 유아교육기관에서 균형적이고 조화로운 발달을 조장하는 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유아교육법 제정의 중요한 의의로 평가 받았다(이원영, 2004). 이러한 평가의 관점에서 일반 국민, 특히 유아를 자녀로 두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적은 부담으로 질 좋은 유치원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충분한 유아교육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기대를 하기에는 아직도 시기가 이르다고 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표 1 유아교육법 제정 전·후 유아교육 및 보육 현황 비교 새교육 10월호 참조) 표 1은 유아교육과 보육에 직접 영향을 미친 유아교육법 제정과 영유아보육법 개정이 공포된 2004년과 처음 시행된 2005년을 제외하고, 가장 인접한 년도인 2003년과 2006년도를 살펴 본 것이므로, 유아교육법 제정 전·후의 유아교육 및 보육 현황을 극명하게 비교할 수 있다. 표 1에서 보면 유아교육법 제정 후에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하였던 유치원은 그 규모면에서 오히려 감소추세로 들어섰음(특히 사립유치원)을 잘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아교육법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영유아보육법에서 모든 영유아에게 보육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오히려 유아교육의 기회는 답보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유치원교육과 보육의 균등발전이라고 하는 당초 유아교육법 제정 및 영유아보육법개정의 취지인 형평성이 깨진 것이다(이일주, 2006). 유아교육비 지원 확대 참여정부에서는 1999년부터 시행하여 온 ‘만 5세아 무상교육’ 확대 정책과 함께 ‘교육복지 투자우선지역 지원’(2003년 이후), ‘만 3, 4세아 차등교육비 지원’, ‘장애유아 학비 무상지원’, ‘농산어촌 교육여건 개선’(이상 2004년 이후) 정책과 ‘두자녀 이상 교육비 지원’(2005년 이후) 정책 등을 신규로 발굴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정책의 시행을 통하여 4.1%에 불과하였던 1999년의 무상교육 수혜율이 2005년에는 13.2%(80,880명)로 증가하였고, 2006년에는 14만 2476명의 유아들에게 무상교육비를 지원하였다. 또한 저소득층 만 3, 4세아 교육비 지원규모는 2004년 2만 2000명(1.8%), 2005년 3만 2000명(2.8%)을 거쳐 2006년에는 77,540백만원을 투입하여 모두 15만 5258명의 유아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함으로써(교육부, 2005; 2006) 유아교육법 시행효과를 거양한 것은 참여정부의 성과이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참여정부에서 지원한 유아교육비 규모를 보육비 지원규모와 비교하여 보면 유아교육비 지원이 순수하게 유아교육법의 제정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유아교육법 제정 전인 2003년에는 8413억원에 불과하였던 유아교육 및 보육예산(국비 및 지방비)이 유아교육법 제정 후인 2007년에는 3조 2459억원에 달하여 최근 4년 사이에 무려 385%가 증액되었다. 한편 유아교육법 제정 전·후(2003년 대비 2006년)의 유아교육 및 보육 수혜 비용으로 다시 환산해 보면 표 2와 같다. (표 2유아교육법 제정 전·후의 유아교육 및 보육 수혜 비용 비교 새교육 10월호 참조) 표 2를 통하여 수혜자 1인당 수혜비용을 비교하여 보면 2003년에는 유치원아 1인당 평균 74만원 정도였던 유아교육 수혜비용이 2006년에는 162만원으로 220% 증액되었는데, 보육 수혜비용은 2003년에 영유아 1인당 평균 51만원이었던 보육 수혜 비용은 2006년에 들어 202만원으로 무려 400%가 증액된 변화를 가져왔다. 유치원과 보육시설의 취원 및 입소 연령이 다소 다르고, 부분적으로 종일제를 운영하는 유치원과 종일제를 원칙으로 하는 보육시설의 연령별 표준교육비와 표준보육비가 다르기 때문에 표 2에서 산출된 수치를 절대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추세대로 비용지원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앞으로 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 틀림없다(이일주, 2007). 이와 같이 유아교육예산과 보육예산 간의 격차가 커지는 이유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보육을 관장하는 정부부처가 종전 보건복지부에서 2004년 6월에 여성가족부로 이관되면서 매년 보육예산이 증액되어 1조 1204억원인 2007년 여성가족부 예산 중 보육예산이 1조 446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93%를 차지함으로써 ‘여성가족부는 보육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육예산의 확충이 괄목할 만 하다는 점이며, 또 하나는 유아교육과 보육을 저출산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육아지원정책으로 접근하여 현재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아교육법에 명시한 교육비용 지원정책을 보육 및 저출산 대비 정책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의 무상교육(보육 포함) 성과가 8만 1000명으로 전체의 30%밖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만 5세 무상교육의 3년내 완성”을 공약한(새천년민주당, 2002) 참여정부의 유아교육비 지원 정책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에서는 유아교육법시행규칙 제5조의 지원특례에 의하여 2005년부터 2년간 192개의 유아대상 미술학원에 대하여 약 40억원의 지원을 하였다. 유아대상 미술학원 중 유치원으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학원에 한하여 지원토록 되어 있는데도 유아교육비용을 지원받은 학원 중 유치원 전환을 희망하는 곳은 단 28개원(14.6%)에 불과하였는데 당초 2007년 2월까지 한시 적용되도록 규정하였던 특례조항을 참여정부에서는 오히려 2년을 연장하는 유아교육법시행규칙을 개정함으로써 유아교육계로부터 감사청구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유아교육발전을위한유아교육대표자연대, 2007). ‘유아교육’과 ‘보육’ 통합 법 제정 필요 이상에서 참여정부가 유아교육법 제정을 통하여 추진한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본 결과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교육 및 보육법의 이원화 및 만 5세 초등학교 전면 취학안 추진, 보육 중시 정책에 의한 유아교육기회 확대 성과 미흡 등 전체적으로는 낮게 평가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 그러나 장기간 표류하였던 유아교육법을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정하였고, 만 3, 4세 저소득층 유아교육비 지원 정책 신설 추진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바뀌어도 유아교육법의 입법취지는 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참여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정책은 차기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선 차기정부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만 5세 초등학교 취학안을 폐기하고, 만3세부터 5세까지를 하나의 교육단계로 묶어 완전한 기간학제로 확립하여야 하며, 일제의 잔재인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유아교육의 기간학제화 및 세계적인 동향에 맞도록 ‘유아학교’로 변경하고, 부족한 유아교육예산을 사교육기관인 유아대상 학원에 지원토록 규정한 유아교육법 시행규칙 제5조를 삭제하는 등 유아교육법 제정 당시부터 과제로 남겨져 있던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유아교육 법체계를 스웨덴 등과 같이 통합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욱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 가능하게 되었다. 내년 하반기에 실시되는 2009학년도 초ㆍ중등 교원 임용시험부터 전형절차가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고 논술과 면접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 시험규칙이 개정, 공포되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띠는 것은 영어 등 외국어 시험을 강화한 부분으로, 실용 외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중등 영어교사 응시자들의 경우 필기시험에 영어듣기 평가가 포함되고 중등 외국어교사 응시자들은 논술형 시험 및 면접, 수업능력 평가를 해당 외국어로 치러야 한다. 초등교사 응시자들 역시 면접 및 수업능력 평가의 일정부분을 영어로 봐야 한다. 이번의 교원임용시험규칙개정으로 한층더 신규교사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규정을 개정한데에는 교원임용시험의 응시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한동안은 교원수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얼마전에는 사범대학이나 교직과정이 설치된 대학에서 교원자격증을 받기 위한 요건이 강화되었었다. 교원자격증을 받기가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임용시험강화에 따라 더욱더 교사가 되기 위한 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환영할 만한 조치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렇게 어려운 관문을 뚫고 교사가 된 후의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사후관리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어렵게 관문을 통과했지만 교사가 된 후의 여러가지 여건으로 인해 실망스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교사가 되기전에 생각했던 교직사회의 메리트가 기대보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원자격증 취득부터 교원임용시험까지 어려운 관문을 거쳤지만 그 결과에 대해 초라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의 제반교육여건도 개선되어야 한다. 훌륭한 인재를 교사로 선발했다면 이들이 선발당시의 역량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여건으로는 신규임용교사들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배우고 익힌 다양한 교육방법을 적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몇십년이 지나도 그대로 방치되는 교육여건하에서는 어떠한 역량도 발휘가 어렵게 된다. 시설이나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수년째 답보상태에 있는 교원의 보수를 현실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면 그들에게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보수가 필요하다. 관문통과는 어렵게 했지만 현실적인 메리트가 없다면 향후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문통과후 특별한 우대없이 현재와 같이 일관한다면 훌륭한 인재들이 더이상 교직에 몸담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처럼 교원을 희망하는 재원이 풍부할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교원양성부터 임용까지의 요건을 대폭강화했으니 이제는 교직사회에 충분한 투자를 거쳐 교육환경개선과 시설개선, 그리고 교원의 보수를 현실화하여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여 신바람나게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훌륭한 인재들을 선발하여 그대로 방치한다면 교육부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동안 유학을 목적으로 출국한 초중고생이 3만명에 육박하는 등 조기유학생 숫자가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한국교육개발원을 통해 집계한 2006학년도 초중고 유학생 출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1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1년 동안 해외로 나간 유학생수는 총 2만9천511명으로 전학년도(2만400명)에 비해 44.6% 증가했다(한교닷컴, 9.26). 이렇게 조기유학에 오르는 이유는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국내에서의 공교육불신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모든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조기유학길에 오르기도 한다. 또한 유학후의 막연한 혜택을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조기유학을 위한 출국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 활성화 등의 특단의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인위적으로 막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선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 대부분이 불법유학을 하고있다는 것이다. 현행 규정상 초, 중학생의 조기유학은 원칙적으로 허가되지 않고 있다.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 제5조(자비유학자격)에서 ‘원칙적으로 자비유학의 자격은 중학교 졸업이상의 학력이 있거나 이와 동등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중학생의 해외 조기유학의 길은 막혀있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자비유학은 ‘중학교 졸업이상의 학력을 가진 학생이 자비로 유학을 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중학교 재학생에게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규정을 준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된다. 관계당국에서 조기유학을 묵인하거나 방치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규정을 철저히 적용한다면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증가폭이 크다는 것은 불법적인 유학이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시대가 변해가는 시점에서 조기유학과 관련된 규정을 바꾸거나 기존규정을 철저히 적용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처럼 묵인하에 방치해서는 안된다. 조기유학관련 규정을 완화하여 초등학교때부터 조기유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위화감 조성등의 문제를 안고있다. 따라서 현재의 '중학교졸업이상'을 '초등학교졸업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런 방안이 어렵다면 규정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 규정이 있으면 당연히 지켜야 하고,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정은 있지만 그 규정이 사문화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결과적으로 조기유학 문제는 빠른시일내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 어떤 방향으로 매듭되더라도 조기유학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따르르릉~~” “안녕하세요? ○○○입니다. 아시겠어요?” 갑자기 나의 목소리는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떨려왔다. 이게 얼마 만인가? 대학 때 몇 번 만나다가 멀어진 지 삼십 년이 지나 그의 이름 석 자도 지워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다. 나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늘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다. 우리 동네에는 나처럼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예비고사란 것을 치르고 발표를 며칠 앞 둔 어느 날 그 남자애가 나에게 슬그머니 쪽지를 내밀었다. “점심시간에 도서관 입구에 잠깐 나오세요” 나는 얼떨결에 그를 따라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짜장면을 먹으면서 그는 몇 번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 같이 공부하자고 했다. 우리는 아침에 함께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다가 저녁에 만나서 집으로 가곤 했다. 그 때만 하여도 남녀가 분리된 도서관이어서 나는 자리에 앉아 내내 가슴을 설레며 그를 생각하면서 시계만 들여다보곤 하였다. 입시가 끝나고 우린 사진을 교환하면서 평생 간직하겠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누나와 형에게 나를 소개하면서 인사도 시켰다. 나도 언니에게 사진을 보여 주면서 착하고 모범생인 그의 자랑도 조금씩 늘어놓곤 했다. 언니는 피식 웃으며 ‘잘 해 보라’고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어떤 방법으로 만나서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냥 즐거웠고 많이 웃었다는 것, 분식집과 음악 감상실도 갔었고 단발머리에서 생전 처음 커트를 치고 어색해 했던 기억들... 갓 스무 살의 우린 그렇게 하면서 각자 대학에 들어갔다. 휴대전화가 없었던 그 시절에는 집으로 전화를 했었는데 대부분 안방에 전화기가 있었다. 전화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부담이 되던 때에 새내기 1학년들이 소식을 통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그의 전화가 와서는 “듣기만 해, 내일 네 시에 시민회관 앞으로 나와라”는 말을 하고는 부리나케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약속 장소에서 그는 ‘우리 한 달에 한 번씩 날을 정해 두고 만나자’는 제의를 했다. 나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무슨 계모임도 아니고 정한 날에 만나자니...’ 하는 듯한 나의 말에 머쓱했던지 그는 아무 말도 못하였다. 사실 입학하기 전에는 시간도 많았고 할 일도 없어서인지 무척 자주 만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는 그냥 만나면 될 것이지 자연스럽지가 못하다는 생각과 그리고 솔직히 한 달에 한 번밖에 못 만난다는 것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해서인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였었다. 그 때 그의 말대로 했었더라면... 그렇게 몇 번을 만나다가 미팅이다, 서클활동이다 하는 대학 생활에 젖어들면서 우리의 만남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각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뚜렷한 감정 표현도 없이 미지근하게 세월을 보내다가 나는 졸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소식이 끊겼던 것이다. 만감이 교차하면서 그를 만나러 갔었다. 만나면 어쩔 것인가? 만나봐야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머리가 가슴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는 내가 살아 온 이야기를 듣고 ‘잘 살고 있구나’ 하면서 자기의 얘기도 해 주었다. 나는 한 살 위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 둘을 두었는데 그는 부인이 두 살 아래이고 아들 하나, 딸 하나라고 했다. 그는 서른에, 나는 스물여덟에 결혼을 했고 맏이가 우리 아이보다 두 살 적었다. 평소 직장일로 무척 바빴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대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자부하였는데 잦은 야근 탓으로 가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때는 도대체 여자는 알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단다. 내가 생각해도 그는 성실하고 순수한 사람인데 아무리 부부라도 마음까지 다스릴 수 없으니 이것이 인간의 한계인 듯 싶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남남이 되었는지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다. 우스운 것은 각자가 채였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나는 그냥 ‘날 잊었나 보다’라고 생각했었고 그는 내 생각이 날 때마다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왜 연락이 안 올까?‘ 라고 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우리 사귀자’ 로 시작해서 쿨하게 헤어지는 남녀를 보면 그 때의 우리는 참으로 바보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왜 전화를 안 했냐고 뒤늦게나마 따져 보니 오히려 나더러 연락 없었음을 원망하는 것이 아닌가? 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못했다고 했다. 그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말 그대로 싱거운 옛날 이야기였다. 한참 동안 지난 추억을 더듬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것은 마치 조각난 퍼즐을 맞추는 것만큼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인연은 이것으로 다함을 슬퍼하며 물처럼 담담한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철없던 시절, 모든 것이 서툴었던 우린 좋으면서 손 한 번 못 잡고 억울하게 헤어졌었다. 만약 나의 청춘에 휴대전화가 있었더라면 이러한 오해는 없었을 것이며 어쩌면 나의 운명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첫사랑은 보란 듯이 이루어져 자랑스런 휴대전화의 수혜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야속한 휴대전화여~ 나의 운명이여!
내년 후반기에 치르는 2009학년도 교사 임용 시험부터 전형 절차가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고 논술과 면접, 영어 비중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규칙을 개정해 10월 1일 공포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임용 시험이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1차 필기시험 비중이 지나치게 커 교사로서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현행 1차 필기시험(단답형 및 4지선다형), 2차 논술 및 면접ㆍ실기시험으로 돼 있는 시험방식이 2009학년도부터 1차 선택형 필기시험(5지선다형), 2차 논술형 필기시험, 3차 교직적성 심층면접과 수업능력 및 실기ㆍ실험평가로 바뀐다. 현행 1차 시험에서는 전공·교육학 100점, 대학 재학 성적 20점, 가산점 10점이지만 개정 규칙에서는 선택형 필기시험 100점, 대학 성적 20~40점, 가산점 5~10점으로 하고, 영역별 배점 비율은 각 시도교육청이 정한다. 외국어 구사력과 수업능력을 지닌 교사를 선발하기 위해 중등 영어교사는 1차 시험에 영어듣기 평가를, 중등 외국어 교사는 2차 논술형 시험, 3차 면접 및 수업 능력 평가를 해당 외국어로 실시한다. 초등교사도 3차 면접 및 수업능력 평가에서 일정 부분을 영어로 실시한다. 1차 시험에서는 임용예정 인원의 2배수 이상을, 2차 시험에서는 1.5배수 이상을 뽑고 1차 및 2차, 3차 시험 성적을 각각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합산한 성적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도록 했다.
-14개 취미·건강·문해교실 3년간 운영- 전라북도교육청 지정 평생교육 시범학교를 운영한 김제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는 9월28일(금) 활동 공개 및 보고회를 가졌다. 원평초는 지역주민 대상 평생교육프로그램 14개 취미·건강·문해교실을 3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2005년 4월부터 시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매년 250여 명의 수강생들이 주2회씩 학교를 찾아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그간의 성과 및 운영사례를 100여 명의 도내 각급학교 교사 및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공개 보고한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수영반, 우리글교육반, 생활영어반, 어머니배구반, 사물놀이반 등 8개 반에서는 실증수업을 전개하였고, 생활도예반, 한지공예반, 사물놀이반, 사군자반, 서예반 등은 그동안 갈고 닦은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유주영 교장은 재정 부족으로 전문 외부 강사에 의한 수준 높은 교육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본교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전문학원 연수와 적극적인 열성으로 시골 학교에서의 평생교육의 붐을 조성할 수 있었으며, 특히 할머니들의 건강수영(92명)이나 우리글교육반(35명) 활동에 대해서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규호 전라북도교육감은 김범재 초등교육과장이 대신 읽은 격려사를 통해 원평초등학교의 평생교육 운영사례는 다른 학교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며 평생교육, 방과후학교 등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공동체의 견고한 구축으로 공교육 활성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박공우 김제교육장은 인사말에서 시골학교에서도 교육시설 및 교육인적 자원을 학생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여 학교가 농어촌 지역 교육문화센터의 중추적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대부분의 참관 교사들은 시골학교의 특성상 수강생들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텐데 250여 명의 수강생들이 등교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은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칭찬을 하였다.
이번 추석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면서 한국인 남자와 외국인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을 보았을 지도 모른다. 흔히 코시안이라고 하여 한국인과 아세아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지칭한다. 지난 1980년대부터 농촌 총각의 결혼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외국 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을 강조한바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 사이에 이러한 형태의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이러한 결혼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적지 않다. ’05년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건수는 4만3,122건으로 전체 결혼신고 건수의 13.6%가 국제결혼이다(통계청).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하여 ‘90년 1.2% → ’00년 3.7% → ‘04년 11.4%→ ‘05년 13.6%이다. 특히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여성과 한국남성 결혼 비율이 급증하는데 농어촌 지역은 전체 결혼의 35.9%가 외국인 여성과의 국제결혼으로 농촌 총각 3명 중 1명은 국제결혼이다(06.3. 통계청).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47.5%, 중국 17.3%, 일본 10.6%, 필리핀 8.2%, 베트남 7.0%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초・중・고 재학 중인 국제결혼가정 자녀수는 총 7,998명이다. 이 중 초등학생이 85%로 대부분을 차지(중 11.6%, 고 3.5%)하고 있다. 즉 국제결혼가정 자녀수는 초등학교가 6,795명, 중학교가 924명, 고등학교가 279명이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여성 결혼이민자 자녀 중 3세 이하 비중이 27%, 4~5세가 16.4%로 나타나 향후 학교에 입학하는 국제결혼가정 자녀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복지부 2005년 여성결혼이민자 가정 945쌍 표본조사). 국제결혼가정 자녀 중 어머니가 외국인인 경우가 전체의 83.7%(6,695명)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초등학생 5,854명, 중학생 682명, 고등학생 159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852명(23.1%)으로 가장 많고, 서울 12.2%, 전남 11.8%, 전북 9.1%, 경북 6.0%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언론에서도 이들 외국인 어머니에게서 자라온 아이들의 문제를 여러 가지 제시하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의 언어능력 부족, 정체성 혼란 및 이들에 대한 집단 따돌림현상이 심각하다. 이런 아이들이 한글을 터득하지 못한 채 학교에 가서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농촌에 사는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로 구성된 가정의 경우 한국인 아버지가 자녀의 교육에 무관심한 사례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농촌 총각이 결혼하여 다문화 가정을 이룬 다음 아빠는 교육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학생의 받아쓰기와 같은 것은 한국인 아빠가 지도하는 것이 좋을 것인데, 받아쓰기 지도마저도 아빠가 돌보지 않고 있다. 이들 외국인 엄마를 둔 아이들의 문제는 언어 능력의 부족으로 말미암아 학습부진의 정도가 심각하며, 일상대화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독해와 어휘력, 쓰기, 작문 능력이 부족하며, 정체성의 혼란과 건강하지 못한 정서적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는 10명 중 2명 정도가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한 이유는 엄마가 외국인이기 때문에가 34.1%,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서 20.7%, 특별한 이유 없이 15.9%, 태도와 행동이 달라서 13.4%, 외모가 달라서 4.9%, 기타 22.0%로 나타나고 있었다. 현재 자녀와 동거하고 있는 응답자들 중 그들 자녀가 또래 아이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17.6%이다. 도시보다는 농촌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의 자녀가 집단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취학자녀를 두고 있는 결혼이민자 중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낸다는 사람은 14.5%로 우리나라 미취학 자녀의 보육시설 이용률 56.8%보다 현저히 낮았다. 결혼이민자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겪는 어려움으로 높은 양육비용과 사교육비를 들고 있다. 자녀의 숙제를 거의 못 봐준다는 비율도 55%나 되고 있다. 국제결혼가정에 대한 민・관 지원은 이제 태동 수준으로, 체계적인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며 특히 그동안 그 자녀에 대해서는 관심조차도 크지 않았다. 다행히 각 지자체 및 교육청에 전담 부서 신설하고, 다문화 가정 학습자를 위한 교재를 개발, 다문화 가정 이해를 위한 교사 연수 및 자료 개발을 추진중이다. 우리 교사들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를 증대하고 이들 학생지도방안에 대하여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특히 농촌지역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이들 코시안 학생에 대하여 특별한 지도를 하여야 하겠다. 자녀교육을 위하여 한국인 아버지들이 더욱 관심을 갖고 자녀의 언어교육을 하도록 윧ㅎ하여야 하겠다. 아울러 초등학생들이 코시안 학생을 따돌림하는 것을 막아야 하겠다.
내년 하반기 실시되는 2009학년도 초ㆍ중등 교원 임용시험부터 전형절차가 2단계에서 3단계로 바뀌고 논술과 면접 비중이 높아진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으로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 시험규칙을 개정, 다음달 1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규칙에 따르면 현재 1차 필기시험(단답형 및 4지선다형), 2차 논술 및 면접ㆍ실기시험으로 돼 있는 시험방식이 2009학년도부터 1차 선택형 필기시험(5지선다형), 2차 논술형 필기시험, 3차 교직적성 심층면접과 수업능력 및 실기ㆍ실험평가로 바뀐다. 교직적성 심층면접은 지금까지의 교원 임용시험이 교원으로서의 자질, 인격 등을 평가하기에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 적성, 교직관, 인격, 소양 등을 집중 평가해 교직 부적격자를 가려내게 된다. 또 실용 외국어 교육 강화를 위해 중등 영어교사 응시자들의 경우 필기시험에 영어듣기 평가가 포함되고 중등 외국어교사 응시자들은 논술형 시험 및 면접, 수업능력 평가를 해당 외국어로 치러야 한다. 초등교사 응시자들 역시 면접 및 수업능력 평가의 일정부분을 영어로 봐야 한다. 1차 시험에서는 임용예정 인원의 2배수 이상을, 2차 시험에서는 1.5배수 이상을 뽑고 최종 합격자는 1차 및 2차, 3차 시험 성적을 각각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합산한 성적순으로 선발하도록 했다. 개정된 규칙은 내년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개정규칙이 적용되는 첫 교원 임용시험은 내년 10월 말~11월 초 공고 후 내년 12월께 실시되며 올해 11월(초등) 및 12월(중등)로 예정된 2008학년도 임용시험은 기존 방식대로 치러지게 된다.
내 고향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이다. 안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어 안골, 소래울로 불렸는데 그중 내가 태어난 2구는 작은 소래울이다. 청원군에서 청주시로 편입된 지 24년이나 되었지만 고향마을은 지금까지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고향을 생각할 때면 청주시보다 청원군이 먼저 떠오르고 내곡동보다 내곡리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물론 시내치고는 다른 지역에 비해 터무니없이 땅값이 싸기도 했다. 그린벨트, 절대농지 등에 묶여 개발이 되지 않는 것에 불만인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도시 근교의 마을로서 그동안 개발과 거리가 멀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오래 전에 고향을 떠났고, 고향에 땅 한 평 없는 사람이지만 나도 개발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쌍수를 들어 반대했다. 남들 부자 되는 것 배가 아파서 그러는 게 아니라 옛 모습이 남아 있는 고향에서 나의 어린시절을 발견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내 고향 마을도 더 이상 개발의 손길을 피해갈 수 없다. 청주시민들이 궐기대회까지 열며 유치한 하이닉스 제2공장이 고향 마을 앞에 들어선다. 공장부지가 될 내곡동 1구와 달리 내가 태어나고 자란 2구가 개발지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고향을 잃는 게 현실이 되고 보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었지만 고향 사람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곧 닥쳐올 일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얘기했다. 고향의 반, 어쩌면 어린 시절의 반도막을 잃어야 하는 나도 서글프기는 마찬가지였다. 살다보면 되돌릴 수 없는 일도 많다. 보전과 개발, 고향과 실향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마을 앞으로 충북선 철길이 지나고 중부고속도로가 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도 건설현장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을 만큼 착한 사람들이다. "정부의 정책을 누가 막을 것이냐"는 말에서 이미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저 보상가 등을 적정하게 책정해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나에게도 이번 추석은 남달랐다. 어머님이 세상을 떠난 후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라 뭔가 중요한 것 하나를 빼놓은 듯 마음이 허전했다. 내가 모시고 있던 탓에 추석날 어머님과 같이 고향에 오지 못한 죄책감을 달래려고 아내와 함께 들녘으로 나갔다. 들로 나가는 길가의 밭에 토란이 심어져 있다. 토란의 큰 잎을 보며 비 오는 날 우산대용으로 사용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텃논에는 누렇게 익은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인 채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벼가 익기 전에 이삭을 빨아먹어 농민들을 울상 짓게 하는 참새들이 전선줄마다 떼를 이룬 채 앉아 있다. 고향 마을과 들을 연결하는 원고개에 다다랐다. 새마을 사업 등으로 많이 낮아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고향 마을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고개다. 들녘 쪽으로는 예비군 방공호도 몇 개 있고 어린 시절 그렇게도 무서워하던 상여집도 그대로 있다. 지금은 들녘까지 자장면을 배달하는 세상이지만 예전에는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여자들이 밥 이고 오는 것을 기다리느라 자주 눈길을 주던 곳이다. 어쩌면 야트막한 이 야산이 작은 소래울이 이번 개발에서 비켜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내 고향의 들녘은 청주에서 가장 큰 까치내들이면서 충북 최대의 곡창지대인 미호평야의 한줄기이다. 짧게나마 지평선이 펼쳐지고 들판이 넓다보니 논농사를 많이 짓는다. 청주시내를 감싸고 있는 우암산과 사적 제212호인 청주 상당산성도 한눈에 바라보인다. 이곳 들녘도 산업화를 피해갈 수 없었다.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까치내들이 양쪽으로 나뉘었다. 까치내 건너편 오창들에는 오창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눈앞에 보이는 신축 건물들이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사는 모습이 참 다양화된 세상이다. 추석날 오후라 중부고속도로 위의 차량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하늘에서 들녘을 내려다보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조상 잘 모시고 가족들과 화목을 다지는 일이라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궂은 가을 날씨 때문에 농민들의 마음이 우울한 것을 잠자리들은 모르는가보다. 고추잠자리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잠자리들이 논두렁에서 잔치를 벌이고 있다. 저희들만의 잔치에 나타난 훼방꾼을 경계하느라 분주히 하늘을 오간다.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기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잠자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래도 잠자리들 때문에 들녘이 편안해 보인다. 고향은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고향에 들어서면 누구나 마음을 열고 동심으로 돌아간다. 고향에서는 조금 더 있어도 그만이고 조금 못나도 흠이 아니다. 일찍 차례를 지낸 고향 친구 몇이 도랑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누군가 예전에 먹던 토종 미꾸라지의 맛을 얘기했을 테고, 죽이 잘 맞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친구들을 들녘으로 불러냈을 것이다. 고향은 환자들만 상대하던 의사마저 흙탕물에 빠져 개구쟁이가 되게 만들었다. 이날 잡아온 미꾸라지 몇 마리와 향어 매운탕을 안주로 친구들과 오랫동안 회포를 풀었다. 추석날 아침까지 날이 궂었는데도 저녁에는 둥근달이 두둥실 고향 하늘 위로 떠올랐다. 어느 하늘이라고 다를까만 고향에서 보는 보름달이 유난히 크고 밝았다. 이 세상에 없는 어머님 때문일까?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정월 대보름날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달맞이 가는 어머니를 따라 뒷동산을 올랐고, 두 손을 합장한 채 정성껏 소원을 빌던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봤었다. 불현듯 어머님이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는 반 도막의 명절을 맞이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괜히 뒷동산에 올라보고 싶은 충동을 참아야 하는 추석이었다. 없어질 반 도막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고향을 자주 찾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고향과 명절을 마음으로 느끼게 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추석이었다.
지난 8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골대가 사라지는 이유를 매스컴에서 집중적으로 방송했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나도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아야할 운동장에 축구골대나 철봉 등 학생들이 사용할 체육시설이 부족한 학교가 많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부산의 경우 표본 조사한 61개 학교 중 33개 학교의 운동장에 축구골대가 없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전부터아이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운동을 꼽으라면 단연 축구다. 그렇다면 축구골대가 없는 학교의 운동장을 아이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것인가?일부의 학교지만 축구 금지령을 내려 축구공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단속하는 학교도 있었다. 보수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게 축구골대를 철거한 명목상의 이유였지만 축구 붐이 일어나면 학습능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지나친 걱정이 진짜 이유였다. 골대 등의 시설을 포함해 축구장과 농구장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는 ‘초등학교 체육장(운동장) 설비 기준’을 따지지 않더라도운동장에서 체육시설물이사라지고, 운동장에 뛰노는 아이들마저 없다면 정말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에는 과학실이나 체육관에 밀려 운동장 없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뉴스거리다. 9월 26일 YTN 뉴스에 의하면 서울의 한 학교는 디귿자형 건물 사이에 둘러싸인 운동장의 길이가 30m 60㎝이다. 대각선으로도 39m 30㎝ 밖에 되지 않는다. 도회지의 신설학교일수록 운동장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일정한 면적에 과학실과 급식실, 인라인 스케이트장이나 체육관 등을 시설하고나면 운동장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목적이 다르지만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이 운동장에 포함되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어린이들은 마음껏 뛰놀며 자라야 한다. 그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장소가 바로 학교 운동장이다. 그런데 운동장이 줄어들고, 운동장에 있어야할 체육시설물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해마다 열리는 소년체전 종목에 100m 달리기가 있다. 하지만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학교 운동장이 없다. 5학년부터실시하는체력검사100m 종목이50m로 바뀐지도 오래되었다. 하지만 농촌학교는 절대 그렇지 않다. 그러고 보면 내가 근무하고 있는 도원분교장의 아이들은 복이 많다. 학생수에 비해 넓은 운동장이 있고, 운동장에 각종 체육시설물이 갖춰져 있으며, 하루 종일 뛰놀아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 환경만 좋으면 그냥 저희들끼리 내버려둬도 잘 자라는 게 아이들이다. 어린 아이들일수록 신체적으로 활동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줘야 한다. 쉬는 시간만 되면 동장으로 뛰쳐나가는 우리 반 아이들의 뒤꽁무니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프랑스 초등학교는 내년 2008 학년도부터 토요 휴업제를 도입해 주4일제 수업을 실시한다. 자비에 다르코스 교육부장관은 27일 TF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토요 휴업제 도입 계획을 공개하고 이 제도가 중.고교 등으로 확대 실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르피가로와 르몽드가 28일 전했다. 토요 휴업으로 인해 모자라는 수업시간은 점심시간 단축 등의 방법으로 벌충하되 심각한 학습장애를 겪고 있는 15%의 어린이들에게는 평일에 별도의 과외수업을 받도록 수업시간이 조정될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러나 다르코스 장관은 토요일에 일을 해야 하는 부모를 둔 학생들이 토요일에도 문화.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업을 하지는 않더라도 문을 닫지는 말도록 주문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수요 휴업제가 실시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부모와 교사 모두 토요 휴업에 대해 찬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간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와 르 프티 코티디앵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토요 수업에 반대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초등학교의 연간 수업시간은 958시간으로, 다른 유럽국가들의 평균 800시간에 비해 훨씬 많은 편이라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이탈리아는 980시간으로 가장 수업시간이 많으며 올해 유럽연합(EU)에 새로 가입한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555시간, 504시간으로 가장 적다.
인천시교육청이 사업 시행자와 학교설립 비용 분담 방안을 놓고 협의중에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이 아파트 건립 승인을 해주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경제청이 미국계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사의 송도국제도시 1.3공구 D블록 아파트 2천72가구의 건립계획과 관련해 학교설립 등에 관해 의견을 물어, 학교설립 계획이 없어 부적합 의견을 냈고 이후 최근까지 이 회사와 학교설립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러던중 경제청이 최근 아파트건립 사업에 대해 승인을 해 주었고 이에 따라 회사측은 교육청과의 협의를 중단했다. 시교육청은 이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생 600여명이 다닐 것으로 예상해 최소한 초등학교 1개교는 있어야 하며 학교가 설립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해야 돼 집단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 공고가 나오면 청약 예정자들에게 학교설립 계획이 없음을 공고하는 한편 경제청에 학교가 없는 아파트 단지의 문제점 등을 담은 항의 공문을 곧 보낼 예정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천시가 게일사로 부터 송도국제도시에 외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학교설립 문제는 시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고 이는 곧 교육기관이 맡아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마침 건설교통부에서도 최근 주택건설사업계획 시행시 학교설립과 관련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와 아파트사업 승인을 내 주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설립과 관련, 사업시행자와 협의가 잘 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경제청이 사업승인을 했고 이후 협의가 중단됐다"면서 "앞으로 학교가 없는 아파트단지의 교육 문제는 경제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안 만들면 모교의 역사는 영원히 사라진다.” 는 절박감에서 충북 괴산군 장연면 광진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 60년사 발간을 지난해 동문총회에서 의결하였다. 그 동안 통폐합되어 학적을 보관하고 있는 장연초등학교를 찾아 자료를 수집하였고 동문들이 보관하고 있는 사진을 찾아 나섰다. 한편으로 광진초등학교 총동문회 카페를 만들어 사이버 상에서 소식을 주고받으며 사진자료를 올려 2천여 동문회원들의 주소록과 함께 60년 역사의 발자취를 알차게 편집하여 동문록을 발간하였다고 한다. 매년 추석 다음날 실시해오고 있는 동문체육대회 날 소중한 자료를 모아 책으로 엮어 지금은 폐교가 된 모교 운동장에서 동문체육대회개회식 때 떡시루와 돼지머리를 놓고 발간 제(發刊祭)도 올리며 축하의 폭죽이 하늘 높이 올라가는 감동어린 장면이 연출되었다. 지금은 까맣게 잊고 있던 빛바랜 사진들이 책자에 실려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어린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회상하면서 가슴 설레는 그리움에 감탄하는 동문들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비록 시골학교 이었지만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동문회가 활성화 되었기에 가능하였다는 자긍심을 가졌다. 한 고을에 학교가 폐교되어 문화공간이요 지역사회 화합의 장이었던 학교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폐교의 아쉬움을 달래보는 뜻 깊은 날이었다. 모교의 역사를 펼쳐보며 경향각지에서 향수를 달랠 수많은 동문들의 좋은 벗이 될 것이고 선 · 후배의 존경과 사랑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모교 교정에서 뜻있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곳이라서 매년 추석 다음날 개최되는 동문체육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모교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교직을 처음 시작하여 3년 9개월을 근무한 정든 모교였기 때문에 후배제자들과의 만나는 즐거움이 있는 것도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폐교가 되어 후배들의 발자취를 볼 수 없는 운동장이지만 다행인 것은 폐교를 임대하신 분이 도예타일에 그림이나 사진을 인쇄하여 작품을 만든 다음 액자나 타일로 상품을 생산하면서 체험학교로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학생은 없어도 모교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 2천의 동문들은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개회식에 꼭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교문을 들어설 때는 농악대가 교문으로 들어서면서 만국기아래서 흥을 돋우는 모습이 축제의 분위기가 한결 돋보였다. 올해는 21회 졸업생들이 행사를 주최하였는데 행사명도 동문체육대회가 아닌 “동문 가을운동회”라고 한점이 더 정감이 묻어나고 어린시절의 가을운동회를 재현해 보려는 느낌을 주어 좋았다. 중간 중간에 경품추첨도 해가며 운동장 구석 나무숲에서는 국밥을 말아 점심을 제공하는 풍경이 옛날의 운동회를 연상시켜주었다. 1년 만에 만나는 동창들끼리 그 동안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선후배간에 반갑게 악수를 하며 안부를 묻고 고향 모교에서 정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다. 동문체육대회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에겐 아름다운 만남의 장소로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모교가 지금상태라도 오랫동안 동문들의 모임장소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였다. 모교가 폐교되지 않고 남아있었다면 교장으로 부임하여 열정을 바쳐 일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교에서 교직을 출발하여 모교에서 명예롭게 교직을 마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농산어촌에 위치한 아름답고 인성교육의 장으로 너무 좋은 환경을 가진 학교들이 문을 닫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모교의 교정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