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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진보' '보수' 용어 문제 바로잡기에 양동안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나섰다. 그는 "'진보 교육감'이란 말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용어입니다.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에 기울어져 있으니 '좌경(左傾) 교육감'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좌파 교육감'이라고 한다면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니지만 '진보'보다는 훨씬 나은 용어"라고 했다. 반면 이들과는 상반된 입장에서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교육감들은 '보수 교육감'이 아닌 '우파(右派) 교육감'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우익 정치학자'인 양동안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보(進步)'와 '보수(保守)'라는 용어가 잘못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좌익에서 지칭하는 '진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마치 객관적인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정확하고 올바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미 한국교육신문(2007.1.3)에 '언어 의미가 왜곡되면 교육은 망가진다'라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용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편향적으로 사용하면 언어 자체의 왜곡현상이 일반화되어 사회 전체가 무너진다는 내용으로 학교 현장의 구체적인 예를 들은 바 있다. 이름짓기, 용어 의미 선점하기는 정치권이 정권을 차지하려는데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언어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언어의 의미를 왜곡시켜 일반화시키려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득표의 수단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량한 국민들은 그들의 속셈을 깨닫지 못한다. 좌파 종북주의단체들이 내세우는 단어들을 보면 정말 그럴 듯하다. 흠잡을 만한 단어는 찾기 힘들다.모두 좋은 단어이다. 그러나 이들이 사용하는 의미는 우리 보통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어의 사회적 약속을 벗어난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자주, 평화, 인권, 복지, 균형발전, 자유, 민주, 민족, 통일…. 그 좋은 말들을 편향세력이 제 멋대로 독점하더니 그 순수 의미를 왜곡시켜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자주'라는 말에 '반미' '외세 배격'의 색채를 넣고 '민족끼리'라는 달콤한 말로 국민들을 속이려 한다. '통일'이라는 말에는 '적화통일'과 '평화통일'이 있으나 그들은 '통일'로 위장하고 있다. '민족끼리'라는 말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인해 그들의 정체는 드러나고 말았다. 이제 '민족끼리'라는 말로 국민들을 더 이상 속일 수 없게 된 것이다.지난 선거에서 정당의 승패를 좌우한 '무상급식'도 정확히 말하면 '세금급식'이다.'무상급식' 용어를 선점하며 정치이슈로 등장시킨 것도그들이다. 우리 사회 이념·가치관 혼란을 바로 잡으려면, 사회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우선 국민들 사이에 잘못 통용되는 용어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진보·보수 이름 바로 부르기'부터 벌여야 한다. 이번 기회에 언론계에 한 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진보 교육감'이라는 용어 대신 '좌경 교육감'을 쓰자는 것이다. '진보'란 용어로 긍정적 이미지를 주어서는 안 되고 나아가 선거에서 '진보'임을 내세우는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중앙 언론이 앞장 서면 더욱 좋고 그것이 안 될 경우,한국교육신문이 선두에 서서 진보와 보수 용어 바로잡기에 나섰으면 한다. 용어 바로잡기에 교육계가 앞장서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 가치관 혼란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월~수 밤 12시 방송 지난 한 해 뜨거웠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새해 TV로 그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4일 EBS(사장 곽덕훈)는 이날 0시에 첫 방송된 ‘하버드 특강-정의’의 시청률이 전국 0.9%, 수도권 1.15%(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EBS의 평일 동시간대 시청률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시청률만큼 방송 후 트위터와 게시판을 통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노트 필기를 해 가며 본 건 처음이다’, ‘교수의 강의도 놀라웠지만 토론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열정도 뜨거웠다’,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 등의 글이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정선경 EBS 외화애니부장은 “그동안 인문학에 대한 갈증이 우리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석학들의 인문학 강의를 계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대 특강 실황을 담은 '하버드 특강-정의'는 매주 월~수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총 12강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은 이번 주 ▲1강. 벤담의 공리주의 ▲2강. 공리주의의 문제점 ▲3강. 자유지상주의와 세금 편에 이어 다음 주 ▲4강. 존 로크와 자유지상주의 ▲5강. 합의의 조건 ▲6강. 임마누엘 칸트의 도덕론 편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정의' 시리즈는 하버드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강좌로 지난 20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 1만4000명이 수강했으며 지난해 국내에서도 책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BS는 재방송 검토는 물론 DVD도 출시할 예정이다.
새해 첫날 신문부터 엉터리 국어 표현을 보았다. 2011년 1월 1일 중앙일보 신문에 ‘마굿간’이라는 표기가 보인다. 그것도 표제어로 활자도 제법 크게 나왔다. 이는 ‘마구간’이 바른 표기다. 이는 한자어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주 간단하고 쉬운 표기다. 신문뿐만 아니다.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 프로는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심사위원 앞에서 직접 노래를 하고 즉석에서 합격과 불합격의 판정을 내린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가수지망생의 노래 실력과 함께 심사위원의 심사평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11년 1월 1일 12시 30분 스페셜 방송분에서도 심사위원으로 나온 가수 신승훈은 출연자에 대해 미래 가능성까지 보고 선발한다며 멘토를 자원했다. 그러면서 계속 ‘가르키고 싶을 만큼 욕심나는 ~’ 표현을 하고 자막에도 이렇게 썼다. 참 어이없는 말이고, 황당한 자막이다. 이정도면 실수라기보다는 방송 사고에 가깝다. 이 부분은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는 뜻의 ‘가르치다’를 써야 할 자리다. ‘가르키다’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참고로 우리말에 ‘가리키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라는 뜻이다. 신문과 방송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국어정서법에 대한 인식은 위험한 구석이 있다. 학교는 연말에 방학을 앞두고 학생생활기록부 작성을 한다. 학급담임 및 교과담임은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문장 기술로 기록을 남긴다. 학생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 이 일을 하다보면 정서법이 틀리는 경우도 있고, 문장 수식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지적을 하면 보통 선생님은 지적에 대해 고마워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일부 선생님은 자신이 국어선생이 아니기 때문에 흉이 되지 않는 문제라고 한다. 국어정서법의 올바른 사용은 문제는 국어선생님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어문 규정은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표준 발음법 포함),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으로 구성되어있다. 어문 규정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관리하지 않는다. 문화관광부 소속의 ‘국립국어원’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이 규정은 교육과 관련되어 있어 잘못 관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문화관광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어문 규정이 교육을 시키는 차원을 떠나서 전 국민이 반드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법에 맞지 않은 언어 표현이 난무하는 것은 매사를 자의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이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부정확한 표현, 다듬어지지 않은 말을 아무 죄책감 없이 사용한다. 어법에 맞는 언어 표현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의무 사항이다. 바른 언어생활은 한 순간에 실현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꾸준한 국어 학습이 있어야 한다. 특히 독서 습관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국어 학습은 국어사전을 활용하면 효과가 크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사전을 펴보는 습관이 없어졌다. 말의 정확한 용법을 알기 위해서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국어 시간에 사전을 이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 없다.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 준비에 몰두하다보니 소홀이 되고 지나친다. 국어 시간에 사전을 활용한 어휘 학습은 시험 준비보다 더 중요한 기본 습관의 범주다. 모든 것에는 기본이 있듯이 올바른 국어사용도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 사전을 활용한 수업을 안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일상생활은 물론 바른 국어 교육을 위해서라도 커다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인류의 오랜 꿈은 무병장수였다. 의술의 발달로 그 꿈은 이루어졌다. 그런데 요즘은 그게 아닌 모양이다. '100세 쇼크'란 단어를보니 갑자기 노후가 걱정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년 특별연설에서 '노년층 복지'를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100세 쇼크'에 대비해 새로운 복지정책을 만든다는 소식이다. 노후가 철저히 준비된 사람은 수명 연장이 축복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장수가 오히려 재앙이 된다. 오늘자 신문을 보니 '장수(長壽) 리스크'란 말이 나온다. 오래사는 것이 위험하니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경우, 은퇴후 생활기간이 예상보다 배 가까이 늘었는데 절반이 노후 재테크를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노후 준비를 지적하고 있다. 길어진 노후에 양로시설 입주자도 보증금을 빼내 생활비로 충당한다는 보도이다. 심지어 대기업 간부 출신도 택배기사, 경비직에 도전한다고 한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의강창희 소장의 '100세 준비 5계명'이 눈에쏙 들어온다.①현역 기간을 최대한 늘려라 ②부동산 줄이고 금융자산 늘려라 ③소득의 삼층밥을 지어라 ④건강관리가 진짜 재테크다 ⑤100세 준비는 20대부터. 여기서 삼층밥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말하는 것으로 노후 소득원을 삼중장치로 해 놓으라는 조언이다. 오늘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것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다행히 공무원은 연금제도가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퇴직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것이 오늘의 화제다.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 현역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명예퇴직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필자는 얼마 전 IMF 때 명예퇴직한 분을 만난 일이 있다. 그 분은 이렇게 말한다. "그 당시 직장이라는 나무를 끝까지 붙들고 있었어야 하는데 나무에서 그냥 내려와 버렸다." 후회하고 있다는 말이다. 직장이 바뀌더라도 보수가 적더라도 직장생활을 계속 해야 노후생활이 보장된다는 말로 들린다. 직장에서 승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오래 다니느냐인 것이다. 오래다니는 것이 경쟁력인 것이다. 노동력을 갖고 노동시장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들은 직장 취업에 있어 눈높이를 낮추고 과거의 체면을 버려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정부에서는 청년일자리 만들기가 우선이지노인 일자리는 그 다음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과거엔 일찍 세상을 떠날지 모를까 봐 불안해 했는데 지금은 너무 오래 살지 모르는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필자의 경우, 62세에 정년퇴직하여 20년을 더 산다고 가정했는데 100세까지 수명이 연장된다니 기쁨이 아니라 충격으로 다가온다. '100세 쇼크'에 충격을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100세 쇼크'에 대비해 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새로운 교육의 과제가 등장했다. 여기에서도 유비무환은 그대로 적용된다. 준비된 교육이 필요하다. 준비된 노후, 준비된 사람은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은 세계 26위의 평범한 지능지수를 가지고(유대인의 평균IQ는 95. 한국인의 평균IQ는 106으로 세계2위) 세계 0.1% 인구로 15%가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냈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마르크스, 프로이트, 스필버그, 카프카’ 이들 모두가 유대인이다. 이들 말고도 미국 유명 대학 교수 중 30%가 유태인이며, ‘미국을 지배하는 것은 백인이 아니라 유대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강대국 미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와 같이 평범한 아이도 세계 최강의 인재로 키워내는 유대인들의 교육방법은 우리교육에 주는 시사가 크다. 그들의 교육 원칙은 분명히 우리와는 달랐다. 먼저 교육의 기본적 인식이 단순한 암기나 자기 아이 중심의 성적을 올리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으로 존중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 격려해주며, 약점보다는 강점을 더욱 칭찬하여 학습동기를 강화시키고,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기다려 주고는 교육방법이다. 한 마디로 남보다 뛰어난 아이가 아니라 남과 다른 아이로 키우는 교육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다른 아이와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를 찾아내어 그 점을 발전시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결코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은 것을 배우며 판에 박은 듯이 자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즉, 개성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것이 아이의 장래에 유익하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놓고 우열을 다투는 한, 승리는 소수만이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저마다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면서 모두 공존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은 우리의 자기 자식만의 이기적 교육방식과 대조를 이룬다. 유대인 교육의 특징은 탈무드식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질문과 토론’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짤막한 이야기 형식으로 된 탈무드의 내용을 하나 읽은 후 각자의 생각대로 논리적 공격과 방어를 한다. 상대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치밀하고 빈틈없는 방어 논리를 개발하는 동안 진짜 사고력과 사고력이 키워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매일 이 토론을 해온 아이들은 갈수록 왕성한 호기심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관심은교육의 과정보다 결과인 성적에만 있다. 그 대신에 유대인의 부모들은 자녀교육을 위하여 ‘질문과 토론’에 더 신경을 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유대인 부모들은 선생님의 말씀에 말없이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궁금한 건 언제든지 질문하라”고 격려한다. 이처럼 유대인 부모들은 우리의 부모와는 달리 자녀가 스스로 의문점을 찾아내고 해답을 찾아가는 자기주도적 학습 자세가 자녀의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으로 믿고 있다. 이처럼 유대인의 교육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을 학교보다는 학원에게 맡긴 나머지 성적 중심의 근시안적인 경쟁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 강의에 귀 기울여 듣고 많이 기억하여 빨리 답을 찾아내는데 교육의 초점을 두는 반면에 유대인의 교육은 스스로 질문을 하여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발견하는데 초점을 둔다. 그 결과 이제까지 우리 교육은 높은 점수만 맞추는 ‘집어넣은 교육’으로 헛 똑똑이만 키워낸 셈이다. 이제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는 ‘끄집어내는 교육’ 즉, 유대인의 탈무드식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 탈무드식 자녀교육의 핵심 원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사면 벽을 책으로 채워라. 즉 어린 시절의 강렬한 집중력을 텔레비전에 빼앗긴 아이는, 책 읽은 아이를 평생 못 따라간다. 둘째, 독서 후에는 반드시 ‘탈무드식 토론’을 나눠라. 읽은 내용을 잘 정리하는 암기나 다독이 아니라, 책과 다른 의견을 찾아내는 토론이 창의력을 키운다. 셋째, 무엇을 배웠는지 묻지 말고,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라. 의무적으로 ‘오늘의 질문’을 찾아내는 습관이, 평생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하는 핵심 원동력이다. 넷째, 공동체의 규율과 예의범절을 엄격하게 가르쳐라. 예의범절이 몸에 밴 아이가 나가서 사랑 받고, 커서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심에 설 수 있다. 다섯째, 경제 조기교육으로 돈의 가치를 알게 하라.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돈이 필요함을 알려주고, 어릴 때부터 저축하게 한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서도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다. 이런 비법이 당장은 자녀학습에 효율을 올릴 수도 있지만 임기응변에 불과한 나머지 학생의 장기적인 삶이나 학습력에는 반드시 역효과를 나타낸다. 이제는 우리도 교육 선진국으로 차근차근히 기초를 다지는 교육, 그리고 학생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기다리며 격려해 주는 여유와 인내가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대인 교육은 오늘날 비틀어지고 왜곡된 우리교육의 현실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요즘 보도되는 교실 붕괴 기사는 그걸 끝까지 다 읽을 수 없게 한다. 그만큼 반인륜적·패륜적인 내용들이다. 학교의 살풍경스런 모습은 경기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이어 지난 해 11월 1일부터 서울시 교육청이 모든 초·중·고에서 체벌을 전격 금지한 후 벌어진 일들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경기 교육감, ‘선생님 희롱’ 교실서 교사 체험해보라” 같은 신문사설은 그나마 교사들에게 위안을, 학부모들에겐 공감을 주고 있다. 세상에 학생들이 여교사를 성희롱하고, 주먹과 발길질을 예사로 하는 지경의 교실이요 학교라니, 할 말을 잃는다. 급기야 보수성향 교원노조들이 ‘체벌금지 불복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그들은 서울시 교육감에게 “난장판이 된 수업을 제재할 권한도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공교육을 정상화하라는 것인지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 주장에 보수·진보를 떠나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지금 ‘막장교실’ 현실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필자는 학생들을 그렇게 날뛰게 하는 것이 진보인지 묻고 싶다. 해결책은 하나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소위 진보 교육감들이 ‘저질러’ 놓은 ‘막장교실’을 스스로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현재는 서울에서만 체벌금지가 이루어졌는데, 언론에 보도되는 ‘막장교실’ 문제는 가히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소위 진보 교육감들의 체벌금지를 포함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현장과 괴리되어 있음을 뜻한다. 사실 체벌금지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십분 양보해도 시기상조다. 과거 무너진 학교의 원인중 하나는 김대중 정부가 섣불리 발표한 체벌금지 조치였다. 초등학생마저 선생님에게 잣대로 손바닥 몇 대 맞은 걸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진 것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 다시 그런 빌미를 교육감들이 나서 제공하고 있으니,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말할 나위 없이 김대중정부때보다 더 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바로 학생들의 ‘밥’이 되고 있는 교사들의 교권문제가 그것이다. 그렇다고 교사들 편하자고 체벌 허용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다시피 경제적 수준 향상과 함께 민주주의가 신장되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은 자유보다 방종이다. 체벌금지는 그런 사정을 간과했던 실패한 정책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걸 소위 진보 교육감들이 앞장서 되풀이하고 있다. 학생들 인권보호차원에서 접근한 체벌금지로 보이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성교육을 통한 ‘사람새끼 길러내기’보다 성적올리기에 매몰된 학교현실에서 생활지도마저 손놓는다면 무너진 학교 재현은 시간문제다. 원칙적으로 학교에서의 체벌은 금지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교사의 권위가 이 지경이라면 공교육 활성화는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학생들 날뛰게 하는 것이 진보가 아니라면 막장교실 심화에 일조한 교육감들은 체벌금지를 전면 철회하기 바란다.
“교장이 교사 하나하나를 기억해주고 믿어주며, 이해할 때 학교는 희망이 있다. 군불을 때야할 때 불쏘시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게 관리자의 역할이다.” 친구들을 만나면, 그 자리가 더러 술이라도 오가는 자리라면 더욱, 친구들은 예의를 구하지 않고 말을 한다. “우리 같은 놈은 개고생 하는데, 선생은 방학이 있어서 할 만 할 거야. 안 그냐?” 하하 맞는 말이다. 그래서 선생이 부러운 것이라면 맞다. 선생에게는 펑펑 놀 수 있는 방학이 있으니까. 그러나 해즐리트의 말처럼 그것은 무식의 소산이다. 그들에게 아니라고 반박해봤자 무엇 하겠는가. 술 취한 자의 면책특권인 것을. 나는 그냥 웃어넘긴다. 그러나 야박한 말이지만, ‘선생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로 논박을 끝내고 싶다. 얼마나 고되고 팍팍했으면 그 같은 말이 속담이 되었을까. 만약 선생이 편해서 할 만한 직업이라고 말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는 분명 명품은 아니다. 초등과 중등이 서로 다르겠지만, 인문계 고교 같은 경우엔 방학 중에 보충학습을 해야 한다. 부장은 부장대로 긴급한 공문이 도착하면 출근해야 하고, 교장과 교감도 교대로 출근하여 학교를 관리해야 한다. 모두 바쁜 셈이다. 중요한 것은 그 하루를 어떻게 사는가에 있다. 창의적 사고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작년보다 나은 가르침을 펼칠 것인가, 또는 작년보다 어떻게 행복한 학교를 만들 것인가 역동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새해는 밝았어도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신학기가 시작된다면 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변화 없는 학교, 변화 없는 선생들처럼 절망적인 권태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선생은 바쁘게 살아야 한다. 신학기의 교재 분석을 하고, 교과연구모임에 참석하며 교실 수업에 필요한 연수와 강습을 받으면 얼마나 유익한가. 이러한 일들이 우리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에. 그러나 일부는 승진을 위한 점수 따기, 성과급에서 유리한 등급을 확보하기 위해 바쁜 경우가 더 많다. 대학원도 그래서 다닌다. 더욱이 대부분의 관리자나 교육전문가들이 다 그렇게 점수 관리를 해서 그 자리에 올랐다니, 언어도단이다. 그래서 신년에는 남에게 잘 보이려고 행세하거나 개인의 평안만 챙기려는 교사들이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뒤에서 빈정대며 남을 헐뜯는 이들도 냉수마찰하기를 바란다. 그런 다음 신학기에는 모든 선생들이 야생의 쿵쾅거리는 심장으로 아이들을 맞았으면 좋겠다. 또한 선생들은 방학을 통해 무서운 독서를 하기를 바란다. 대형서점에 갔을 때 수 만 권의 책들 앞에서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 보라. 얼마나 부끄러웠던가. 방학 중에 책과의 연애는 필수코스이다. 실력이 없는 선생은 고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리하여, 신학기에는 관리자가 변해야 한다. 초·중등을 막론하고 일부 학교는 관리자가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경우가 있다. 고생고생해서 교장이 되었으니 좀 쉬겠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자기 스타일대로 하겠다는 건지, 어떤 합리적인 교육철학도 청사진도 없이 지위만 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경우, 학교는 절단난다. 유령이 사는 건물처럼 황량하고 생기가 없어진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교장이 달라져야 학교가 산다. 어미 닭이 알을 품어야 새 생명을 태어나게 하듯, 교장은 선생의 내면에 들어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이 빛을 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선생에게 뛰어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이 그것을 이끌어내 주지 못한다면 선생과 교장은 불행하다. 교장이 선생 하나하나를 기억해주고 믿어주며, 이해할 때 학교는 희망이 있다. 군불을 때야할 때 불쏘시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게 관리자의 역할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리자들은 선생을 원칙에 따라 길들이고 통제하려는, 대결구도의 대척점에 맞서 있는 존재라는 게 안타깝다.
한국교총은 간접체벌을 반드시 허용하고 교육적 체벌을 학칙에 명문화할 것을 주장했다. 교총은 지난달 31일 서울시교육청이 출석정지나 유급은 도입하되 간접체벌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대안이 ‘교실 현장의 일탈행위의 즉각적인 제지를 통한 학생 학습권 보호와 교사의 교수권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현장교사들의 의견은 외면한 채, 주로 문제행동 학생의 중·단기적 처방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총은 “비교육적 직접체벌은 지양하되 손들고 서있기나 팔굽혀 펴기, 벽보고 서있기 등 간접벌은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대법원 판결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경우에는 학교장의 위임을 받은 교사의 체벌이 허용된다”며 “학칙을 통해 교장이 공개된 장소에서 교육적 체벌을 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와 ! 교문이 달린다 ! 1973년 “영차 ! 영차 !” 아이들의 함성이 운동장에 가득 합니다.전교생이 1,000명을 조금 넘는 이 학교에서 가을 체육대회도 아닌 12월말, 겨울방학을 2,3일 남겨 놓은 날 이었습니다. 때 아닌 줄다리기 소리에 아이들은 모두 의아해서 유리창으로 몰려가서 운동장을 내려다봅니다. 운동장에는 4,5,6학년 남자아이들이 모두 나와서 줄다리기 줄을 잡고 당기고 있습니다. 양쪽으로 편을 나누어서 당기는 것이 아니라, 두 편으로 나누어서 줄을 잡아당기기는 하지만 방향은 같은 쪽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와 ! 교문이 달린다 !” 어떤 아이의 입에서 탄성이 올랐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소리를 들으면서 “저렇게 큰 교문이 막 끌려가네 ?” 하기도 하고, “와 ! 힘세다 ! 저걸 끌고 가 ?” 하고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읍내에서 두 번째로 큰 이 학교는 그 동안 늘어나는 아이들을 가르칠 교실이 없어서 여기저기 교실을 짓다보니, 학교 앞을 지나는 길과 그 사이에 있는 논들을 건너서 산비탈에도 교실을 지었습니다. 그러니까 같은 학교인데도 8개 교실은 길과 논둑길을 걸어서 건너가야 했습니다. “건너편에 분교에서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곧잘 건너편의 교실에 있는 것을 분교라고 불렀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이 교실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으면 “건너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면 논둑길을 다니다가 빠져오곤 해서 탈이야 !” 하고 걱정들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걱정거리였던 이 교실을 위해서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교육청에서 도와주어서 가운데에 있는 논들을 메꾸고 운동장을 늘려서 이젠 논은 없어졌지만, 길은 없앨 수가 없었습니다. 그 길로는 약 400여 채나 되는 동네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학교지만 두개의 학교 모양으로 살수 밖에 없는 이 학교의 처지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분교는 언제 없어지나 ?여름엔 덥고, 문을 열어 놓으면 시끄럽고, 겨울엔 햇빛 하나 안 들어서 시베리아인데다가 골짜기에서 내리 부는 바람은 왜 그리도 차가운지 원....” 이 교실을 맡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부득이 건넌 편의 교실에서 본관으로 건너오기 편하게 운동장의 한 중앙에 위치한 곳에 교문을 만들었습니다. 그 교문은 졸업생 중에서 돈이 많은 재일교포가 한 분이 고향을 방문한 기념으로 만들어 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살기를 10여 년이나 되어서 교육청에서는 이젠 이런 상태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는 교장 선생님의 간절한 소원을 들 주어서 길 건너의 교실과 땅을 팔아서 본관에 새로운 교실을 지어 주게 되었습니다. 새 교실이 완성되고, 아이들이 모두 새 교실로 옮겨온 뒤에는 이제 교문이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문을 옮기기로 작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커다란 교문을 어떻게 들어다 놓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은 이 문제를 놓고 여간 연구를 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교문을 해체하여서 다시 쌓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아무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이 교문을 그대로 가져다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 큰 교문을 안 부셔지게 쓰러뜨릴 수가 있습니까?” “쓰러뜨리기만 하면 가져가는 방법은 있겠소?” “글쎄요 ? 쓰러뜨리기만 한다면 끌어 갈 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럼 되었소. 끌고만 갈 수 있다면 쓰러뜨리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오.” 하고 교장 선생님은 반가운 표정이셨습니다. “어떻게 끌고 갈 수가 있겠소 ?” 다른 선생님이 질문을 하자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쌓는 그림을 보지 않았소. 우리도 그렇게 끌고 갈 수야 있을 것 아니겠소?” “그럼 교문 밑에다가 통발 목을 넣고 끌고 가자는 말이 아니오 ?” “그렇게라도 옮겨야 지요 ?” “당신이 혼자서 한번 해 보시오.” “왜 제가 혼자 합니까? 전부 협조를 해야지요?” 선생님들의 입씨름이 계속 되었습니다. “알겠소. 그렇게 하면 가져 갈 수는 있겠고, 쓰러뜨리는 것은 저기 고개 너머 의 석물 공장에 부탁을 하여서 도르래를 써서 하면 될 것 같으니까, 한 번 해봅시다. 부셔지면 그때 가서 다시 쌓으면 될게 아니겠소?” 하고 교장 선생님은 이야기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교문은 어마어마하게 커서 가로, 세로가 약 2 m나 되는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문의 밖은 자기벽돌을 써서 마치 커다란 그릇과 같이 매끈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교문을 부셔서 다시 쌓지 않으려고 하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가기를 한 주일이 되었을까, 드디어 석물 공장의 장비가 와서 교문을 쓰러뜨리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커다란 삼발이 기둥이 세워지고 굵은 쇠고리들이 교문을 감쌌습니다. 그리고 도르래가 한바탕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속 감아 올라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교문을 세운 밑 부분을 깨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빙 둘러서 깨뜨려진 교문은 도르래의 힘으로 조금씩 들어 올려지면서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부형도 여러분이 나와서 모두 걱정을 하면서 조심조심하라고 당부를 하였습니다. “조심, 조심, 천천히 하시오 !” 교장선생님이 소리를 치실 때는 교문이 비스듬히 눕기 시작을 하였습니다. ‘만약에 저렇게 큰 덩치가 쿵 쓰러진다면 부셔지고 말 거야.’ 모두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교문은 별로 큰 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드러눕고 말았습니다. 교문 기둥은 모두 세 개나 되었습니다. 이걸 모두 쓰러뜨리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습니다. 교문을 쓰러뜨려 놓고서 이걸 끌어갈 일을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밑에다가 나무들을 바쳐서 끌고 간다고 하지만 원채 무거운 이걸 끌고 가는 동안에 나무들이 견뎌 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이렇게 걱정을 하고 있을 때 날씨는 왜 그리도 추운지 견디기 어려울 만큼이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녹아서 운동장은 질펀하였다가 얼음으로 덮였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교장 선생님은 교문을 옮길 테니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라고 4,5 6학년 선생님들을 방송으로 부른 것입니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추운데 아이들이 어떻게 그걸 끌어간다고 야단일까 ?” 하고 불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장 선생님은 “지금 보니까 땅이 얼어서 교문 밑에다가 나무를 받쳐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까, 아이들을 두 패로 나누어주시오.” 하고 선생님들에게 부탁을 하고서는 줄다리기 줄을 가져다가 교문을 끌 수 있도록 걸었습니다.4학년이상의 아이들이 모두 늘어서니까 운동장이 꽉 차는 것 같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셨습니다. “교문이 저렇게 크기 때문에 만약에 너희들이 한쪽에서만 힘을 주어 끌어 버리면 다른 쪽의 아이들이 다칠 염려가 있으니까 꼭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 주어야 한다. 알겠지 ?” 아이들은 모두 큰 소리로 “예.” 하고 대답을 하였지만 지금도 곁의 친구와 장난을 하는 아이, 뭐라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자 ! 선생님이 이 기를 가지고 흔들면 많이 흔드는 쪽은 더 힘을 내어서 끌고, 같이 흔들면 같이 지금 힘을 쓴 만큼 계속 끌고 가라는 표시이니까 계속 힘을 쓰도록 알겠나 ?” 선생님의 주의 듣고서 손짓을 주의해서 보면서 아이들은 힘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교문이 얼어붙은 것인지 영 움직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 참을 온힘을 다해서 끌자 간신히 교문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영차, 영차.” 아이들의 함성을 따라 교문은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가고 있었습니다. 한번에 몇 Cm씩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언제 다 끌고 갈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때 지휘를 맡은 선생님이 “그만.” 하고 호루라기를 불어서 중지를 시키고 나서, 기를 들고서 교문 위로 올라섰습니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하여서 선생님이 하는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데 선생님이 올라가면 움직일까 ?”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기분들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위에 올라가서 소리쳤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조금씩 끌고 가니 힘이 더 듭니다. 그러니까, 이제 선생님의 손을 잘 보면서 계속해서 끌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만약 이렇게 흔들면 힘을 쓰지 말고 그쳐 주세요.” 하고, 기를 들고서 자동차경주의 시작 신호처럼 힘껏 아래로 내리쳤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손을 보면서 다시 줄을 잡고 힘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은 기를 들어서 앞으로 가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교문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자 ! 좀 더 힘을 써 !” 소리와 함께 선생님은 점점 더 빨리 기를 흔들어 대었습니다. 선생님은 더 힘을 쓰라고 기를 계속 앞으로 흔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교문이 끄는 대로 따라 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워서 더욱 힘을 주어 끌어갔습니다. 아이들이 힘을 쓰기 시작하자 교문은 점점 속도가 붙어서 점점 교문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에서 지휘를 하시는 선생님의 머릿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듯 팔랑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달려 ! 달려 !” 옆에서 아이들을 지도하시던 선생님들도 신이 나서 소리를 치셨습니다. 아이들은 “영차, 영차.” 소리를 지르며 온힘을 다해서 줄을 당겼습니다. 정말 교문을 끌고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치 개미들이 커다란 먹이를 끌고 가듯이 교문은 얼어붙은 운동장에서 썰매를 타듯이 미끄러져 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신바람이 나서 끌고 달리고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교문은 순식간에 자기가 옮겨 앉을 자리까지 달려갔습니다. “와 ! 교문이 달려간다!” 교실에서 소리치는 소리가 응원이라도 된다는 듯이 교문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서 세 개가 모두 날라져 갔습니다. 한번 경험을 한 아이들과 선생님은 이젠 별로 힘들지 않게 나머지 두 개를 날랐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더욱 기운을 내어서 슬슬 끌다가 점점 빨리 걷게 되고 나중에는 아예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땀이 베고 웃음과 자기들이 이루어 내었다는 기쁨이 가득하였습니다. 힘이 든다고 꾀를 부리는 아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제 자기 혼자의 힘으로 교문을 끌고 간다는 생각을 한 듯이 모두들 줄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월요일에 우리들이 학교에 갈 때에는 교문은 벌써 의젓한 모습으로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마치 “여기가 내 자리야, 어떠니 ?” 하고 뽐내듯이 서 있는 교문을 본 많은 아이들은 저렇게 큰 교문을 자기 손으로 끌어 왔다는 뿌듯한 자신감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희망속에 맞이하는 신묘년 새아침이밝았지만 고3 담임으로서 정시모집 전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마음이 그린 가벼운 것도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수능시험으로 인해 점수 대폭락의 안타까움 속에서 치러졌던 이번 정시모집은 원서 마감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속에서 진행됐다. 가, 나, 다군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정시모집 전형의 시작과 함께 사운을 건 사교육업체의 수강생 모집 광고전도 시작됐다. 정시모집 지원을 아예 포기했거나 재수를 감수하고 상향지원을 한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다. 규모가 큰 메이저 업체에서부터 지방 중소도시의 소규모 학원에 이르기까지 광고전은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과 다름없다. 「EBS 강사진과 최고의 학원이 만났다.」 요즘 흔히 보는 일간지의 사교육업체 광고 카피다. 지방의 영세 학원들도 수강생을 모집하는 현수막이나 전단을 제작할 때는 EBS 강사 출신이 강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EBS 강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영업이 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EBS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그래서 사교육의 폐해를 줄여 공교육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부터 수능방송을 시작했다. 교육 당국은 EBS 강의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수능 반영률을 70%이상 끌어올리는 무리수까지 뒀다. 그런데 그런 EBS가 이젠 오히려 사교육의 가장 강력한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으니 주객이 전도돼도 한참 전도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같은 아이러니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EBS 강사는 대개 공모 형식을 통하여 선발된다. 문제는 공교육 교사이든, 사교육 강사이든 지원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교육 강사 가운데는 EBS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의 명성을 쌓겠다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EBS는 강좌마다 강사의 약력에 소속 기관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사교육 업체나 강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홍보수단이 있을리 만무하다. 공신력이 생명인 수능시험에서 특정 강의와 교재의 내용을 70%이상 반영한다는 발상도 문제다. 학생들은 싫든 좋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EBS 강의를 듣고 교재를 사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학교 수업시간에도 교과서 대신 EBS 교재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온통 공교육을 EBS에 예속시켜놓고 정작 강의는 사교육 강사에게 맡긴다면 이는 사교육 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과목별로 수십권씩 되는 EBS 교재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아이들에게 사교육 업체는 교재별로 핵심 내용만 요약해서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말하자만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열린 것이다. 게다가 EBS 강사가 진행하는 특강은 학생들이 줄을 잇는다고 하니 사교육 업체로서는 오히려 EBS가 고마울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처럼 EBS 강의와 교재를 믿고 공부해도 성적이 떨어지면 학생들의 반발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EBS 강의와 교재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교육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교육 당국을 비롯한 EBS 측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에 합당한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사교육 창궐의 빌미를 제공하는 EBS 강의만큼은 공교육 교사로 제한하는 조치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실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수업 잘하는 교사들을 찾는 것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례로 시도교육청별로 진행되는 수업연구대회 입상 교사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학교장의 학교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교원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일 것이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그 기초는 학교장과 교원 상호간의 신뢰라고 할 수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신뢰(Trust)」에서 신뢰를 ‘공동체의 타 구성원이 보편적인 규범에 기초하여 예측가능하고 정직하며 협동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라고 정의하면서, 이러한 신뢰는 단순히 윤리적 가치를 뛰어넘어 사회적 자본으로서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필수요소라고 말하였다. 이처럼 신뢰를 학교경영의 성공요인으로 보고 있는 이유를 보면, 먼저 신뢰는 교원의 능력과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학교와 학교장에 대한 높은 신뢰는 교원의 업무 몰입도 및 창의성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동료교원들과 협력하려는 의사도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둘째, 학교조직 내 신뢰는 학교의 변화에 대한 교원들의 수용성을 높인다. 교원은 학교나 학교장을 신뢰하지 않거나 자신들이 신뢰받고 있지 않다고 느낄 때 변화에 저항하고 소극적인 근무태도를 보인다. 반면, 학교장에 대한 신뢰가 높으면 교원들은 학교교육의 목표와 비전 달성을 위해 스스로 동참하게 된다. 셋째, 신뢰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요구에 대한 교원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교원은 신뢰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이 간소화되어 학생이나 학부모의 요구에 보다 신속하고 자신감 있게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학교장은 교원들에게 학교경영의 갈등과 문제점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하는데 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교원들과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야 선진화된 학교경영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교원들이 학교나 학교장에 대한 신뢰 수준은 신뢰의 대상과 신뢰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여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신뢰의 대상이라 하면, 학교조직에서의 수직적인 관계와 수평적인 관계를 모두 포함한다. 수직적인 관계는 학교장과 교감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고, 수평적인 관계는 동료교사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신뢰의 구성 요소에 대하여 심리학자 미쉬라(Mishra) 교수는 면접기법을 활용하여 ‘능력, 공정성, 개방성, 관심과 배려’라고 하였다. 그 첫 번째 구성 요소인 ‘능력’은 학교장의 학교경영 능력이나 학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믿음을 뜻한다. 두 번째 ‘공정성’은 학교장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고 학교정책의 운영이나 관리가 일관성 있는지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개방성’은 학교교육계획 및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교육정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학부모, 학생, 교사들과 수평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지와 관련된다. 마지막 구성 요소는 ‘관심과 배려’는 교원 개인의 인격을 존중하며 학교경영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신뢰야말로 모든 조직의 기초 자산이다”라며 신뢰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신뢰는 학교장의 성공적인 학교경영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이유는 이미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신뢰가 교원의 업무성과와 관련하여 몰입도, 학교에 대한 애착관계에 밀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교원으로부터 신뢰받는 학교장의 경영조건을 무엇일까? 첫째는 교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학교장이 교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교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존중과 배려는 일회성이 아닌 학교조직문화로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장은 교원들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인식이 교원들 사이에 확산되면 학교 내에 신뢰 구축이 용이하게 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학교장은 교원들에 대한 믿음을 분명하게 표현해야 교원들이 학교교육을 위해 헌신적인 교육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장은 교원들에게 학교업무 실행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위임함으로써 교원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장은 교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학교장들은 교원들과 의사소통 역량이 낮아 이들과의 신뢰 형성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원들과 의사소통 역량 제고를 위해 학교장은 많은 시간을 갖고 교원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학교장은 교원들과의 신뢰 구축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임을 알고 항상 상대방의 상황과 입장에서 생각하여 이해하고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만 교원들 역시 학교장과 학교의 관점을 이해하고 신뢰하여 학교의 교육정책에 잘 따르게 된다. 만약 학교장이 교원들의 말에 귀 기우리지 않고 자기 말만 되풀이 한다면 교원들과의 신뢰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학교장의 일관성 있는 학교경영의 실행이다. 학교경영의 일관성 역시 학교장의 신뢰성을 구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학교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학교교육이 계획한 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교원들은 학교장의 말을 경청하고 행동을 주시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이 둘이 일치할 때 비로소 신뢰감이 형성된다. 일관성 있는 학교경영을 위해 학교장은 학교가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 그리고 경영 원칙을 갖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교원과 형성해야 한다.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학교장은 교원들에게 학교의 모든 교육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부정적인 정보를 숨기거나 보기 좋게 꾸며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학교장은 교원들과 합의된 경영전략이나 원칙들을 일관성 있게 실행해나가야 한다. 셋째는 교원의 노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교원들은 자신의 노력을 공정하게 인정받을 때 학교를 신뢰하고 열심히 일하게 된다. 따라서 교원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해서 교육성과에 기여한 만큼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실패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적절한 학교장의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 교원에 대한 통제와 신뢰의 균형이 확보되어야 한다.아무리 학교장이 교원들에게 신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하더라도 학교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교육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비록 학교장이 외부로부터 도덕적이고 모범적인 학교경영자로 평가받을지라도 학교내부의 갈등 속에서는 신뢰를 조성할 수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교원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때 비로소 학교장을 신뢰하게 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하에서 학교는 능동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들이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원들이 학교교육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적인 협력과 노력은 신뢰라는 탄탄한 기초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교원들 간의 신뢰가 학교경영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다시한번 생각해야할 것이다.
최근 일본의 고교 입시에서「자신의 생각을 쓰세요」등 그림이나 여론 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자신의 고찰력을 보는 문제가 눈에 띄게 출제되고 있다. 12 월상순에 공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 학력 조사(PISA)에서, 15세의「독해력」실력 회복 경향이 보였는데, 이러한 수험 환경의 변화를 이유로 드는 식자도 있다.「자신의 생각」을 문제가 내년 봄 입시의 키워드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2010년 봄 오사카 부립고등학교의 입시국어문제에서는, 「생물 진화 캘린더」가 등장했다. 기점의 설날에는「생명의 탄생」이 있고, 7월 2일에 산소 출현, 11월 4일에 다세포 생물 탄생이 계속 된다. 그리고 포유류 탄생은 12월 2일, 산업혁명은 섣달 그믐날의 23시 59분 59초……. 이처럼 생물의 진화의 과정을 시간의 개념을 뛰어넘어「1년」으로 응축해 설명한 것이다. 문제는 이 캘린더를 보고, 「어떠한 것이 밝혀지는지, 「인류」「탄생」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쓰세요」라고 물었다. 우리 인류는 극히 최근, 지구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면, 정답이 된다. 이 문제에 관련해서「인류의 장래를 생각하는데 어떠한 일이 중요한가」라고, 50자 정도로 쓰게 하는 설문도 있다. 오사카부 교육위원회의 담당자는「정보를 집약하고 생각하여 표현하는 힘을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연구를 거듭한 문제를 도입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09년에 실시, 12월에 공표된 PISA로, 일본의 15세는「독해력」로 8위로 전회의 15위에서 2000년의 수준까지 회복했다.「배우는 내용을 늘리는 신학습 지도 요령의 본격 실시 전에 향상한 것은, 수험으로(응용력을 중시한다) PISA형의 문제가 증가한 것이 한 요인이 아닌가」라는 견해이다. 베넷세 교육연구개발센터 카마타 메구미 타로 수석연구원은 지적에에 의하면, 고교 입시에서는 이번 봄, 오사카부외, 아오모리현이나 사이타마현, 이와테현, 카나가와현, 토치기현등에서「생각하는 교육을 중시하는 문제」를 묻는 문제가 나왔다. 아오모리현은 침팬지의 행동이 테마였다. 2마리의 침팬지가 상대에게 쥬스를 배달시켜 줄 때, 요구가 있었을 때에 밖에 행동하지 않는 것을 도해로 나타내 보여, 인간 사회에 옮겨놓고 무엇을 생각할까를 물었다. 대답은, 「서로 돕기」등의 언어가 키워드가 된다. 이러한 입시의 선구가 된 것은 중고 일관교의 입시에서 볼 수 있다. 문부과학성에 의하면, 1999년부터 설치가 인정된 공립 중고 일관교에서는 지식을 보는 학력 시험이 아니고, 응용력을 보는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도쿄도립안수관중등교육학교에서는 이번 봄, 사전에 있는「길」이라는 말의 의미를 제시하고, 생각한 것을 500자 이상 600자 이내에서 쓰게 했다. 야나기사와 타다오부교장은「논리적으로 사고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마타씨는 PISA형의 고교 입시 문제에 대해서, 「전체에서 보면 아직 적지만, 몇년 전보다는 증가하고 있다. 문장을 출제하는 것보다도 자신의 언어로 쓰게 하는 것이 특징으로, 입시가 바뀌면 수업도 바뀐다. 향후는 더욱 사고력이나 표현력을 기르는 수업이 확산되어가는 것은 아니겠는가」라는 견해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관련 발표를 두고 논란이 크다. 논란의 핵심은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미 학교운영위원회까지 통과된 사안에 대해 시 교육청에서 감사까지 하겠다는 것은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을 한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일리있는 이야기이다. 방과후 학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실 따지고 보면 방과후 학교가 시작될 때도 논란이 컸었다. 방과후 학교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가와 방과후 학교운영이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인가에 대한 논란이었다. 당시에는 그 어떤 것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연히 논란을 불러 일으킬만 했다. 몇년이 지난 현재상황도 그때와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방과후 학교 운영을 통해 사교육이 줄었다는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 그동안 양적으로 엄청난 팽창을 해온 것이 방과후 학교였다. 각 학교별로 수강생 유치에 나섰고 인근 학원과의 한판 승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과후 학교로 인해 그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도리어 외고입시제도를 조금 바꾸고 나서 사교육비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그 어떤 처방으로도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었는데 입시제도를 바꾸니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결국 사교육비 경감은 방과후 학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입시제도의 개선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학교평가와 학교장 평가에 방과후 학교 운영실적을 반영한다고 했었다. 당연히 학교장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학교장 뿐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가 방과후 학교의 양적팽창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질적인 문제를 고려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의 서울시교육청 발표는 방과후학교의 양적인 팽창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나치게 교과위주의 수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어쩌면 이 방향이 맞는 방향일 수도 있다. 효과 측면에서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된 양적팽창을 지켜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계속된 인위적인 경쟁을 유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다. 학생들의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좋지만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억지로 참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감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의 서울시교육청 발표를 계기로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팽창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수강생이 전교생의 몇%라는 식의 비교보다는 어떤 강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또한 이를 통해 학생들의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장과 함께 전체 학교구성원들이 어떻게 고민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경쟁력확보도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사교육과의 한판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질적인 문제를 짚어 보아야 한다. 과연 현재의 학교교육이 질적으로 사교육과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서울시내 여러학교들이 방과후 학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의 접근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공정사회구축을 위해서는 실천에 앞서 그 원칙과 철학을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후진하던 차가 즉시 전진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불공정 관행과 의식에 찌든 공동체에서 공정을 외친다고 하루아침에 공정사회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땅이 기름지고 좋아야 씨앗이 잘 자라는 법이다. 그렇기에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육을 통해 공정성에 대한 가치를 미래세대에 심어주는 것은 토양을 다지는 일이다. ‘앵그리(Angry) 사회’에서 ‘페어(Fair) 사회’로 공정사회를 위한 교육의 기능은 ‘내재적 기능’과 ‘외재적 기능’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외재적 기능은 교육을 통해 피교육자의 ‘능력’을 길러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회적 이동을 성취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다. 반대로 내재적 기능은 교육을 통해 어떻게 피교육자의 인성을 올바로 가꿀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공정과 관련된 교육의 논의는 주로 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교육은 ‘사회경제적 계층이동 사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 주로 지적되고 있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면, 교육의 기회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소외계층 출신이라도 “내게도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공정사회 아니겠는가. 그러나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만이 공정사회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이점만을 너무 강조하면 교육의 기능과 목적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 교육은 인간을 전인적 인격체로 키우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공정사회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점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속적인 인성교육의 뒷받침 없이 어떻게 공정사회가 이루어지겠는가. ‘불공정’에서 ‘공정’으로 나아가는 길이 불연속선보다 연속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후세대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꾸준히 공정의 가치를 파급시켜야 한다. 교육이 공정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인프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와 선생님의 ‘권위’가 바로 서야 한다. 인성교육이 실종된 학교의 현실을 보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권위의 붕괴’다. 선생님의 말에 승복하지 않고 오히려 대드는 데서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권위의 붕괴’는 교실붕괴의 ‘원인’이기도 하고 ‘결과’이기도 하다. 즉, 권위가 붕괴되니까 인성교육이 붕괴되고 또한 인성교육이 실종되니까 권위의 붕괴는 더욱더 심해지는 것이다. 물론 권위붕괴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다. 인간존중과 평등, 인권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호흡한 학생들이 ‘권리’ 개념을 자신들에게 편한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받아들여 선생님의 권위에서 비롯되는 징계와 벌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또한 학부모들도 자신의 자녀와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교사의 교육적 판단보다는 자녀의 말만 신뢰하는 나머지 학교와 교사의 권위 존중보다는 자기 자신의 독선과 아집을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교육자로서의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나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나 하는 교사 자신들의 반성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권위는 영어로 ‘오소리티(Authority)’인데, 어원적으로 말하면, 저자(Author)와 같은 어원을 갖는 라틴어의 ‘아욱토르(Auctor)’에서 비롯된 ‘아욱토리타스(Auctoritas)’로서 고대 로마인들은 ‘원천’, ‘기원’의 뜻으로 사용했다. 이것은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권위를 받아들인 사람들의 결정과 판단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공정사회의 기초를 놓기 위해서는 교육에서 이런 의미의 ‘권위’가 바로 서야 한다. 욕설과 폭력이 만연한 학교, 잠자는 학교, 교권이 무너진 학교, ‘왕따’교실 등은 학생들을 이끄는 학교와 교사의 권위가 무너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학교에서 권위에 대한 존경심을 올바로 배우지 못하면 선악의 구분도, 공정과 불공정의 구분도 배울 수 없다.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학교의 권위를 바로 세워나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권리’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나머지 ‘권위’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 이른바 ‘권리만능주의’의 병폐다. 이런 풍조가 교육 현장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어 유감이다. 학생들의 인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의 결과로 경기도에서는 학생인권조례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물론 교육계의 합의가 존재하는 한, 체벌금지와 같은 규정을 명문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계의 합의도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는 인권조례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차원에서 어떤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점에는 의문이 크다. 학생이 인권을 가진 존재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에서 학생은 학교와 교사의 지도와 훈육을 통해 인권 못지않게 의무와 책임의식을 함양함으로써 인성을 도야하고 완성시켜 나가야 하는 존재다. 이런 인식은 교육에 관한 서구의 고전적 전통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교육을 ‘파이데이아(Paideia)’라고 했는데, 어원적으로는 ‘Paidos+Agein’의 합성어로서 “아이를 인도한다”는 뜻이다. 로마인들은 교육을 ‘Educatio’라고 불렀으며, 오늘날 영어 ‘Education’의 어원이 되었다. 이것은 ‘e+ducare’의 합성어로서 “학생의 선천적 자질을 밖으로 이끌어내어 길러준다”는 뜻이다. 이처럼 교육의 의미에 맞게 인도(引導)의 개념을 받아들일 때는 인도자의 ‘이끎’, 즉 ‘권위’를 따라야 한다. 지시와 조언을 하는 교사의 권위에 승복한다고 함은 단순히 노예에게 요구되는 ‘맹종’이나 ‘묵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너갈 때 아이들이 보호자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 상황과 유사하다. 어린이 혼자 길을 건널 때 얼마나 두려움을 느끼겠는가. 보호자의 손을 잡고 건널 때 안도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해 아직까지 성숙하지 못한 자신의 직관적 판단보다 믿음직한 선생님의 올바른 조언과 지시를 따르며 자기반성과 판단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권위에 대한 복종의 의미다. 공정사회, 제대로 된 ‘인성교육’ 필요해 공정사회의 튼튼한 기초를 놓기 위해서 교육이 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이 있다. 그것은 인성의 가장 기본적인 규범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공정사회에 필요한 ‘좋은 인성’을 갖기 위해서는 배려의 정신도, 양보의 정신도, 봉사의 정신도 중요하다. 또한 정직과 인내의 덕목도 길러져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기초가 있다. 그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건축물을 세워도 모래성이 될 뿐이다. 바로 그 기초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이른바 ‘위해원리(Harm principle)’이다. 공정사회를 떠받치는 좋은 인성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감수성(Moral sensitivity)’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도덕적 감수성’이란 내가 하는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며, 다른 사람의 심정과 처지를 ‘섬세한 마음으로’ 헤아리는 능력을 말한다. 남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고도 그에 대한 반성과 죄책감이 없다면, 이것은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비슷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감(共感, Empathy)능력’이 부족해 초래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우리 청소년들의 경우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를 깨닫는 경우가 드물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디스트’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도덕 불감증의 사람들이 많으면 결코 공정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이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 내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수없이 외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연히 의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그 말을 들을 때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을 받고 있으며 적어도 무시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언어 관행이 학생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될 때 비로소 공정사회의 튼튼한 기초가 놓여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 현실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있다. 우선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정 개편이 그것이다. 국 · 영 · 수로 학교교육을 편중되게 만들고 도덕과목을 위축시키는 식으로 인성교육을 경시하는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어떻게 좋은 인성의 소유자가 자라나기를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또 하나는 체벌금지를 비롯해 학생인권을 최우선 교육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일부 교육감들의 접근방식도 수정되어야 한다. 한 인간을 도덕적 존재로 만들고 가꾸는 적극적 의미의 인성교육과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 소극적 의미의 인권교육은 유사점이 있지만, 같은 것이 아니다. 학교는 학생의 인품을 다루는 교육기관이기에 ‘권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의무’와 ‘책임’도 함께 다루는, 포괄적인 방식으로 인격을 도야시키는 훈련의 장(場)이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인교육을 책임지게 된 교육의 수장들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특정가치를 최우선적인 교육어젠다로 내세우면 ‘편식하는 아이’처럼 ‘권리’만 알고 ‘책임’과 ‘의무’는 모르는, 불균형적인 인격체롤 길러 낼 위험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교육의 수장이라면 인권 문제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전인교육의 차원에서 인성교육 문제에 접근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정교한 방식으로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기대보다 우려 큰 현 정부의 교원정책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추구하는 핵심 개념은 ‘자율과 경쟁’, 그리고 이를 보완하는 ‘선택과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학교를 비롯한 교육현장의 자율성 확대를 통해 다양한 교육적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함으로써 공교육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 정부의 이러한 교육정책의 기조에 근거해 교원정책들도 다양하게 시행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학교자율화 확대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교원수급의 단위학교 자율성 확대, 모든 학교가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교장자격 미소지자 직무연수 강화로 학교경영 전문성 신장 지원, 교사양성특별과정을 통한 외부전문가의 교사자격 취득경로 확대 및 농어촌 도서 · 벽지 등의 학교 · 지역 단위 교원 채용제 도입 추진,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시행과 평가결과에 따른 교사 개인별 맞춤형 연수 지원 강화 등이다. 또 교 · 사대 등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연계한 행 · 재정적 지원, 제재 강화, 교사 신규 임용 시 수업능력 중심 평가 강화와 구조화된 교직적성검사 개발 등을 통해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자질 검증으로 교원양성과정의 질적 수준 보장, 교사 수업전문성 지원을 위한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원자격체제 개편 추진 및 복수전공 자격제 도입을 통한 탄력적 교육과정 지원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교원정책들에 대해 교육계의 입장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 같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원정책 하나하나가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어떤 것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전제로 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교원의 전문성 훼손, 신분보장의 약화, 근무조건의 악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교원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원들은 개혁대상으로 인식되어 개혁과정에서 소외되고, 교원정책에 대한 중 · 장기적인 청사진이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지식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학습자 중심의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따라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교원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원정책의 비전과 방향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검토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시대의 급격한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학교와 교육현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교원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한 교원정책과 지식정보화의 발전에 따른 학습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효율적인 교원 운용 위한 폭넓은 논의 필요해 현 정부가 그간 추진해왔던 교육정책 중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교원정책으로 학교자율화 확대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 교장공모제 실시, 수석교사제 도입,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시행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이 교육 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발전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학교자율화 확대와 2009 개정 교육과정 시행에 따라 단위학교의 교육과정은 필연적으로 교육수요자의 선택에 의해 매우 유동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유동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원 운영의 유연성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요가 없거나 대폭 줄어든 교과담당교사가 발생하고, 현원에 비해 과다 수요 교과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교과목별 수요가 유동적이어서 장기적 안정적 교원 수급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고 단위학교 차원에서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유연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따라서 이런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교원의 신분과 임용체계를 바꾸는 문제에서부터 부분적인 교원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까지 폭넓은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논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교원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원 자격증 체제의 다양화, 교직 입직의 개방, 수습기간 확보 및 계약제 임용 도입 등도 적극 논의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이다. 교원들의 숙원사업 수석교사제, 시급히 법제화해야 교장공모제 대폭 확대와 수석교사제 실시는 교원자격증 체제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필요로 한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우수한 인재의 교직 유입을 확대하고 교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책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장자격 미소지자에게도 개방해 직무연수를 통해 학교경영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선후가 바뀐 생각이다. 교장자격 취득 과정에서 학교경영의 전문성을 함양하고 역량 있는 교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장 공모에 응모하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전에 교장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교사 수업전문성 지원을 위한 수석교사제 도입은 교단교사의 우대와 교사 직급의 다양화 측면에서 교원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였다. 수석교사제 시범실시 이후 교내연수 · 장학활동 활성화, 수업전문성 신장 등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소수의 대상자만을 수석교사로 선발하고 자격 기준이 임의적이어서는 성공적인 정착에 많은 문제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수석교사의 수준 유지를 위해서 시급히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근본적인 개선 요구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전면 시행은 교원전문성 강화를 통해 학교교육 만족도를 제고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수 교사에게는 학습연구년 등 전문성 심화 기회를 부여하고, 영역별 · 지표별로 전문성 신장이 필요한 교사에게는 집중연수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식적인 평가, 온정평가, 순환평가, 평가결과 부정, 우수교사에 대한 보상책 미흡, 인사자료 활용 배제 등으로 인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제 역할과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개선을 해야 한다. 평가 목적, 평가 주체, 평가 방법, 평가 대상, 평가 결과의 활용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논의해서 교원평가가 합리적으로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근무성적평정과 성과급평가를 교원능력평가와 통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평가 결과는 반드시 인사와 성과급에 연계될 필요가 있다. 한 교원의 한 해 교육활동과 업무 성과에 대해 3가지 다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잘 가르치고 열심히 근무한 교원에 대해 이에 상당하는 보상을 하고, 부족한 교원에 대해서는 교정과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 러닝 시대’의 교사, 학교의 역할 고민해야 지식정보화 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사회의 변화는 급격하게 이뤄지고 이에 따라 학습 환경도 급변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출근하지 않고도 언제 어느 곳에서나 일하는 ‘스마트 워크(Smart Work)’ 근무율을 2015년까지 전체 근로자의 3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교육 현장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자 중심의 교육환경 구축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학교가 아닌 편리한 공간에서, 특정한 시간이 아닌 자유로운 시간에, 일률적인 특정한 내용이 아닌 필요한 내용을 선택해서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 러닝(Smart Learning)’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 러닝 시대 도래를 대비해 학습 환경 구축, 학습 내용 개발과 보급, 학습제도와 체제 정비 등을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러닝 시대가 되면 교육 공급자인 교사와 학교의 역할과 기능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마트 러닝을 위한 교육은 콘텐츠로 저장되거나 Q A 등 튜터링을 통해 이뤄질 것이고, 교육공간은 기존의 학교로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공간으로 존재하거나 스마트 폰 등 이동 기기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교사에게는 가르치는 일보다는 컨설팅과 상담 중심의 역할이 요구될 것이다. 즉, 교수자와 전수자보다는 조언자, 안내자, 상담자, 문제 해결의 조력자로서의 교사가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서 누구나 학습자가 되고 누구나 교육자가 될 수 있는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학교의 기능도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습을 하는 공간으로서의 위치보다는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집합적 · 집단적 · 일률적 교육활동에서 벗어나 개별적 · 개인적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며, 체험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학교의 독점적 지위를 상실하게 하거나 상당히 약화시킬 것이다. 각종 사회교육기관, 종교관련 기관, 사이버 교육기관, 방송 언론 매체, 시민사회단체 등과도 경쟁할 수 있고 심지어 사교육 기관들과도 몫을 나눌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21세기 교육 패러다임에 따라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서 갖춰야 할 학습자의 필수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보통신 활용능력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협업 능력을 교육하는 학교현장이 되어야 한다. 즉, 맞춤형 개별학습과 체험학습이 이뤄지며, 지식생산과 협동학습이 함께 어우러지는 학교가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국제화 · 세계화와 함께 지역사회의 현지 특성을 반영한 학교, 글로벌 · 지역사회 학습자원의 연계 및 공유 지원이 가능한 학교, 평생학습의 중심센터로서의 학교로 변화되어야 한다.
2007년 대선에서 보수를 표방했던 이명박 후보는 당시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로 승계된 진보적 성향의 정치 이념과는 모든 면에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것이 바로 시장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율과 경쟁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교육 관련 공약의 키워드도 자율, 책무, 선택, 경쟁, 다양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교육공약의 핵심 전략은 규제 중심의 관치 교육을 자율화 · 다양화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난 정부에서 교육의 형평성을 강조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교육의 수월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구체적인 공약이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대입 3단계 자율화, 영어 공교육 완성, 기초학력 미달 제로 플랜, 대학관치의 완전철폐, 맞춤형 국가 장학제도 구축이었다. 이러한 교육공약들은 대통령 취임 전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일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문제가 제기돼, 일부 세부 내용들이 조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이명박 정부의 집권 전반기에 추진된 교육정책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교육정책의 근간 이루고 있는 대선 공약 이명박 정부의 집권 전반기 교육정책이 이러한 교육공약 추진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교육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교육공약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선공약의 키워드들이 얼마나 빛을 발하고 살아났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나치게 자율과 경쟁을 부추겨 오히려 교육발전이 퇴보하고, 학교현장의 혼란만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이 극에 달한 것은 바로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일것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나타난 결과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실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 정부 교육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6명이나 나왔다는 것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과 같이 집권 후반기에 교육정책을 실천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선순환구조로 이루어지지 않은 학교자율화 조치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학교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정책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교 현장과 연계해 가장 먼저 단행되기도 했고, 가장 많은 비판의 화살을 받았던 정책이 학교자율화 조치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2개월도 안 돼 단행된 정책으로 그 주요 핵심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가지고 있던 초 · 중등교육에 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을 시 · 도교육감에게 대폭 이양한다는 것과 교육관련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학교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도록 배려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학생의 성적에 따른 우열반 편성 운영, 0교시 및 야간 보충수업의 자율 운영, 방과 후 학원 강사 수업 허용, 사설모의고사 금지 규정 폐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리고 학교자율화를 위해 학교 규제 29개 항목을 즉각 폐지하고, 2008년 12월 31일까지 515개 규제 중 시 · 도교육청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188개 항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지한다는 것이었다. 학교자율화 조치는 그동안 교육자치제를 시행하면서도 오랜 기간 중앙집권적인 교육행정체제에 길들여져 있던 우리 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조치였다. 학교자율화 조치의 큰 방향은 학교운영의 권한을 학교장에게 넘겨주고 국가는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것이었다. 학교가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운영에 관한 권한을 학교장 등 학교구성원에게 돌려주고, 초 · 중등교육에 관한 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학교자율화 조치는 학교장에게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교육감에게는 교육자치권을 부여해 각 시 · 도 실정에 적합한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바람직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자율화 조치는 학교 운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선순환구조로 이루어지지 않아 또 다른 변형된 형태의 관치 교육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교육 자치와 함께 교육감에게 너무 많은 책임과 권한이 이양되어 교육청 수준에서 학교현장을 옥죄는 많은 교육정책들이 여과 없이 현장에 내려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학교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학교장의 책임과 권한의 한계가 불분명해 학교장과 교사 사이에 갈등이 더 심화되는 현상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에 못 미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둘째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었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이다. 내용은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공립고 150개, 그리고 마이스터고 50개를 설치하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자율형 사립고 50개, 기숙형 공립고 102개 그리고 마이스터고교 21개를 지정 · 운영하고 있다. 수적으로도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는 50%에도 못 미칠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원래의 정책 목표를 성취하는 데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자율형 사립고교는 학생의 학교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내용이지만 추진과정에서 그 내용이 변형돼 자율형 사립고교 도입의 취지가 퇴색되고 말았다. 다만, 농촌형 기숙형 공립고교 경우에는 차별화 전략에 따라 학교별로 일부 도시의 우수한 인재들이 입학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모처럼 농촌 학교들이 활기찬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스터 고교는 산업체와 연계해 현장감이 있는 우수한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지 않아 평가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학진학을 위한 또 다른 통로로 활용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입학사정관제에 ‘올인’ 하는 대학자율화 셋째는 대입 3단계 자율화를 포함한 대학 자율화 정책이다. 대입 3단계 자율화의 핵심 내용은 1단계는 학생부와 수능 반영비율의 자율화이고, 2단계는 수능 과목 축소이며, 마지막 3단계는 3불 정책 폐지를 포함한 대입 완전 자율화이다. 그리고 대학입시를 포함한 대학 자율화와 관련된 많은 업무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이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대학 자율화를 위한 업무 이양은 현재도 추진 중이지만 대입 3단계 자율화는 대입 정책을 관장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물론 대입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그리고 대학들까지 오로지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올인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면서까지 확대를 유도하고 있어 대학에 대한 또 다른 관치로 비춰지고도 있지만 마치 대입 자율화는 물론이고 사교육까지 이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여론의 뭇매 맞은 학업성취도평가 넷째는 기초학력 미달 제로 플랜을 위한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이다. 이명박 정부 이전에는 해당 학년 학생의 5%만 표본으로 추출해 실시하던 학업성취도 평가를 2008년부터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전체로 확대 실시하게 되었다. 이 정책은 학교와 교사의 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써 학교장이나 교사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정책임에 틀림이 없다. 심지어 학업성취도 결과를 교육청별로 공개함에 따라 각 시도교육감에게는 물론 교장이나 교사들에게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일제고사’로 폄하되어 일부 교사들이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이상의 대선 당시 공약 중심의 교육정책 이외에도 현 정부는 집권 전반기에 하루가 멀다고 많은 교육정책을 쏟아 냈다. 이외에도 수업공개 연 4회 의무화, 교육과정의 개정과 시행, 집중이수제 도입, 교육과정 운영 자율화 등 많은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교육정책 추진에서 많은 문제점 드러내 대선 공약을 포함해 이렇게 현장에 쏟아진 많은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려 변화를 이끌어 내고,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통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며, 부분적으로 사교육을 완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 전반기는 교육계 내외의 갈등과 대립으로 대선 공약 당시의 교육정책이 후퇴되거나 퇴색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의 입안 및 추진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우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교육적 소신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확산된 교육 평등론에 밀려 대부분의 교육정책들이 학교 현장에서 대립과 갈등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학교자율화는 미친 교육, 학업성취도 평가는 일제고사, 자율형 사립고는 귀족학교로 이어지는 비판과 사회적 저항에 밀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의 가치가 퇴색되었다. 결국 이러한 교육정책의 대립과 갈등 양상은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러왔다. 둘째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들은 그 정책의 교육적 목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정책의 수단이나 방법이 목적을 대신하는 본말전도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교육에 지나치게 시장논리를 내세우는 것에서부터 자율, 경쟁, 책무, 다양성 이 모두가 교육정책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거나 방법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경쟁을 통해 학력을 신장 시키겠다지만 인성교육이나 인간교육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셋째는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이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을 관리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을 입안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있어 왔다. 또한 정부는 교육을 관치에서 자율로 전환하는 것을 대전제로 하면서도 각종 교육정책들을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잘 거치지 않고 상명하달식으로 일선학교에 내려 보내기 일쑤였다. 넷째는 교육정책의 속도 조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한꺼번에 일방적으로 그것도 현장을 고려하지 않고 빠르게 쏟아내는 특징이 있다. 학교자율화만 해도 학교 현장이 자율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자율화할 수 있는 준비가 됐는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마지막은 교육정책의 주체에 대한 혼란이다. 국가가 개입해야 할 교육 정책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혼란이 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대명제는 관치에서 자율로의 전환 그리고 교육정책의 분권화이다. 중앙정부는 교육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하고 초 · 중등교육은 각 시 · 도교육청과 학교, 그리고 대학교육은 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에 이양하거나 일임하는 것이 대원칙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교육정책이 중앙정부 수준에서 입안 · 추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로는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정책과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마찰을 불러와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책 혼선이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까지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교육정책의 현장 착근이 중요하다 이제 집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이명박 정부는 대선에서 공약한 교육정책의 미진한 부분도 보완해야겠지만 지금까지 추진한 교육정책이 현장에 잘 착근되어 학교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자율과 경쟁을 통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제고 하고, 교육의 수월성을 확보한다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즉, 대선 공약 당시의 교육정책 기조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물론 교육의 평등론이나 형평성을 지지하는 집단과의 갈등과 대립이 지금과 같이 심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21세기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교육의 수월성이고 공교육의 경쟁력 확보라면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 학교자율화, 고교다양화, 대학자율화, 대입 완전 자율화 등의 정책기조를 우회 없이 정면 돌파하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지난 국민의 정부나 참여 정부에서의 교육정책 기조인 교육의 평등성이나 형평성은 수요자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반면 자율과 경쟁의 정책기조인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수요자 중심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일부 계층의 교육수요자를 위한 교육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따라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정책, 교육복지 정책의 추진 등으로 이러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모든 교육정책을 수요자 입장에서 재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 정책 추진보다 교육정책 완성을 목표로 해야 셋째, 교육과학기술부나 교육청에서의 상명하달식 교육정책 추진보다는 학교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학교교육의 혁신과 변화가 일어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미 학교자율화 조치가 단행되었고 일부 학교에서 현장으로부터의 교육혁신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 현장의 혁신과 변화의 움직임에 정부나 교육청이 개입하면 관 주도로 빠지게 된다. 그래서 정부나 교육청이 개입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행 · 재정적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이 정부가 모든 교육의 문제를 일격에 해결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교육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현재까지 추진된 교육정책을 잘 완성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육정책들은 현장에 잘 착근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행 ·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사교육 문제 해결과 같은 정책은 장기적인 구상을 요함으로 정권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 입안 과정에서 소통이 부재했던 교육정책은 추진 과정에서라도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즉,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목소리와 학부모,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정책의 추진 과정에라도 꼼꼼히 점검해 문제가 있거나 현장 착근이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하거나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영구불변의 진리를 명심해야 한다. 이 정부가 교육난제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성과주의에 빠지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대선공약의 대전제였던 ‘관치에서 자율’로 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집권전반기에 추진한 교육정책을 학교현장에 잘 착근시키면서 교육수요자의 불만을 해소시키는 데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년 한 해를 돌아보면 정책을 입안해 밀어붙이고 있는 교육주체자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교육객체가 된 구성원들은 즐거운 나날보다는 우울한 나날들이 많았다. 학교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건들의 연속이었고 또 국민들 역시 혼란스럽고 어지러웠던 한 해였다고 평가한다면 너무 지나칠까. 교육과정 선도학교(시범학교) 학교인 S학교 H교장은 2010년 11월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2009 개정 교육과정과 수능개편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교장으로서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중학교의 경우, 거의 모든 과목이 필수인데, 한 학기 8개 과목으로 20% 자율증감하면서 운영해 보았더니 집중이수제를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교육에서 학생들의 수업부담을 줄이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주장은 천만의 말씀이고 과목수를 줄이면 학생들 수업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절대 그렇지 않다.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기본으로 깔고 만든 것이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라고 시범운영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교장 선생님의 고백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교과부는 교육과정 관련 보도자료 Q A에서 ‘국민공통 기본 교과별로 20%의 자율권을 주면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교육과정에 20%의 자율권이 주어지면 학교별 여건에 따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의 운영과 심화교육의 조화로운 운영이 가능하게 됨. 즉, 교육수용자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교과목의 증감을 통해 전인교육을 강화할 수 있고, 성취수준이 떨어지는 교과의 시수를 늘려 학업성취도를 강화할 수도 있음’이라고 밝혔다. 이 얼마나 학교현실과 동떨어진 언어들인가.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역시 Q A 자료에서 ‘2009 개정 교육과정 개편으로 국, 영, 수 등 입시 과목위주의 운영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되고, 대학입시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등이 중요시될 것이므로 국, 영, 수 중심의 과목 편성 방지 기대. 학교교육과정은 구성원의 다양한 요구가 반영되고 학교교육과정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는 등 민주적 절차를 거쳐 만들어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의 도움을 받아 전국의 중 · 고등학교 2011년도 교과편제표를 분석해 본 결과, 수업시수가 증가된 교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영어의 경우, 3114개교 중 2198개교가 증가(70%)한 반면, 감소된 학교는 단 15개교(1% 미만)이었다. 수학은 3114개 중 1786개교가 증가(57%)한 반면, 감소된 학교는 단 16개(1% 미만)이었다. 기존 7차 교육과정 이수시간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장 많이 감소된 교과는 선택교과군(한문, 정보 등)(-59%)이며, 그다음이 도덕(-30%), 국어(-16%), 미술(-15%), 체육(-15%), 음악(-14%), 역사(-12%) 과목 순이었다. 이렇게 2009 개정 교육과정 시범 시행 첫해의 교과목별 수업시수 증감을 확인해 본 결과,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증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을 교과부의 ‘학교별 교육과정의 다양화’라는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입시과목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과 소수교과의 몰락’이 정녕 학교별 교육과정의 다양화란 말인가. 사정이 이러한데 어떻게 다양한 교과목의 증감을 통해 전인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한 나라의 교육과정은 교육현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교과목과 수업시수, 그리고 교사의 수급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교육주체의 하나인 교사들의 의견과 우려를 무시한 채 추진하고 있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엄청난 혼란과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참으로 걱정스럽고 불안하다. 교과부가 주장하듯이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겠는가. 새해, 교육을 다시 보며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나만의 기우일까.
‘탈춤과 놀이’ 도록 펴낸 백만종 서울 서초초 교감 체조부 지도하며 취미로 시작한 사진 처음에 어떻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학생들의 체조 자세 교정을 위해 시작했죠. 20여 년 전 전북 이리초 체조부 교사 시절이었는데 아무리 잘못된 자세를 지적하고 설명해도 모르던 아이들이 순간을 포착한 한 컷의 사진을 보고는 자신의 문제점을 바로 알고 고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초보가 스포츠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았는데 일일이 사진에 담아 보여주는 노력 끝에 체조부가 전국대회 1등을 했고 그렇게 기록된 사진들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줬더니 너무 기뻐했습니다. 사진을 더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교직에 있는 동안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왜 특히 전통 문화를 선택하셨습니까? “저를 끌어당긴 것이 바로 전통문화였기 때문입니다. 1990년쯤 서울로 오면서 처음 탈춤을 보게 됐는데 흥과 멋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종합예술이었습니다. 우리 가락이 너무 독특하고 아름다웠고 그 당시 드러내놓고 할 수 없어 탈을 쓰고 마음껏 양반을 조롱했던 우리 조상들의 풍자와 해학, 저항정신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죠. 중요무형문화재 1호 종묘제례악이 얼마나 멋있는지 아십니까. 그런 훌륭한 음악이 몇백 년을 이어오고, 전통이 계속 살아 있다는 것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 전통문화 사진을 찍으면서 더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원형 잃어가는 무형문화재 보며 애착 갖게 돼” 전통문화 중에서도 특히 무형문화재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십니다. “1995년쯤 초청 행사로 열린 조선족의 춘향전 공연을 촬영했는데(이때 사진은 전국사진공모전에서 2위를 했다) 우리의 춘향전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또 황해도 강령지방에 전승 되어오던 강령탈춤 역시 그렇습니다. 북에서 피난 와 남한에 살면서도 원형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보존회의 강령탈춤과 가락이나 춤사위가 변질된 북한의 강령탈춤은 다릅니다.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서 특히 보존이 어렵고 사라지기 쉬운 무형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형문화재는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 되는데 그때부터 열심히 찾아다니고 연구했습니다. 사진은 아는 만큼 찍히기 때문이죠.” 중요무형문화재를 촬영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어요. 무형문화재 공연이 열리는 곳이라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다녀야 해 노력과 시간이 엄청나게 필요했습니다. 또 교직에 있으니 주말밖에 시간이 없고 그것도 공연 날짜와 맞아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회별신굿 탈놀이’1)는 1년에 딱 한 번 전 과정 을 공연 합니다. 운 좋게 그날이 놀토여서 촬영할 수 있었죠. 윤년에 한 번 하는 ‘기지시줄다리기’2)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4년을 기다렸습니다. 풍어제인 ‘위도 띠뱃놀이’3) 촬영 때는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배가 끊겨 고생하기도 했죠. 공연 전체를 담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는 일은 허다합니다.(웃음)” 20년의 노력 담긴 ‘탈춤과 놀이’ 도록 그렇게 어렵게 촬영하신 사진들로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 회원들과 도록을 만드셨습니다. 연구회 회장이시기도 한데 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한국전통문화사진연구회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중 전통문화행사에서 자주 만나던 분들 10여 명이 2001년에 만들었습니다.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죠. 저는 형태가 남아 있는 유형문화재는 보존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만 멀어져도 사라질 수 있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교직에 있다 보니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생, 교사에게라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연구회분들과 함께 도록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서울 강남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기증했죠. 아이들이 알기 쉽게 무형문화재 지도도 만들고 실감 나는 사진과 짤막한 설명글로 이해하기 쉽게 했습니다. 도록을 보며 많은 아이들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무형문화재, 학교에서 관심 가지고 교육해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도록을 기획하면서 처음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30여 가지를 모두 담으려고 했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무형문화재를 차례로 사진에 담는 것이 목표이고, 그 일이 다 끝나면 인간문화재 도록도 만들고 싶습니다. 그 밖에도 제사와 굿, 궁중무용 등 전통문화의 전 영역을 사진에 담아 보는 것이 제 꿈입니다. 교육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선생님들이 우리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학교에서 관심을 가지고 가르쳐야 할 부분입니다. 지금은 조회시간을 이용해 서초초 아이들에게 무형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 강의 등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역사’라는 공통 주제로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이 모여 연구하면서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고민해보게 됩니다. 현장 답사를 통해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안목을 키우게 됐고 수업안을 개발하고 계기수업을 해보면서 전문적인 지식이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경기 평택 은혜여고 공일형 교사) 역사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모여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는 연구회가 있다. 이제 창립한 지 1년 된 ‘우리역사교육연구회’(회장 이두형)다. 초 · 중 · 고 교사 32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회의 주된 관심사는 ‘수업의 개선’. 역사 연구 모임을 통해 교사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교육 자료들을 공유하면서 역사와 수업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교수 · 학습 자료 개발과 계기수업으로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역사교육연구회 이두형 회장(서울 양정고 교사)은 “이론적이고 고리타분한 내용보다 실질적으로 선생님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은 바로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연구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선생님들이 수업 개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연구회 활동의 포인트, ‘연간 주제’ 설정 우리역사교육연구회만의 차별화되는 특징은 ‘연간 주제’를 설정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연구회를 1년 동안 이끌어줄 대주제를 정한 뒤 그에 맞춰 연구회의 모든 활동과 프로그램을 기획해 그 분야의 주제를 집중해 연구할 수 있게 했다. 2010년 활동을 이끌어온 주제는 바로 ‘경술국치 100년’. 연구회는 이 주제를 바탕으로 현장답사, 교수 · 학습 자료 개발, 특별 · 계기 수업을 진행했고 ‘한 · 일병합 100년 연구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 갖게 하는 현장 답사 연간 주제에 따라 연간 2〜3번 진행하는 현장 답사는 특히 회원 교사들에게 인기가 많다. 현장에 가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전문가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연구회 교사가 답사를 이끌어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경술국치 100년’을 테마로 두 번의 서울 답사를 했다. 6월 ‘일제 식민통치 기관의 흔적을 찾아서’ 답사 때는 조선 헌병 사령부터, 김익상 의거 터, 저경궁 터, 남별궁 터 표석 등을 거쳤고, 10월 ‘대한독립만세의 흔적을 찾아서’ 답사 때는 김성수 옛집, 3 · 1 독립 운동 기념터, 중앙 중 · 고등학교(노백린 집터, 3 · 1운동 기념비, 6 · 10 만세 운동기념비), 손병희 집터 등을 방문했다. 연구회 교사들은 현장 답사가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일 사무국장(경기 평택 은혜여중 교사)은 “역사 교사이면서도 두 차례 서울 답사를 통해 그동안 몰랐고 보지 못했던 부분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깨닫게 됐다”면서 “답사를 다녀오면서 얻고, 느낀 것들을 바로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답사를 통해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업자료 개발, 특별 · 계기 수업이 최우선 우리역사교육연구회에서 특별히 공을 들여 준비하는 것이 바로 수업자료 개발과 특별 · 계기 수업이다. 연구회 활동을 통해 교수 · 학습 자료를 개발해 수업을 개선하고, 또 이것을 학교 현장에 다시 소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초 · 중 · 고 학교 급별 독도 계기 수업 지도안, 한일 병합 100년 수업자료 등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의 연구회 회원 교사들이 ‘독도 계기 수업’, ‘경술국치 100년 특별수업’ 등 3~4차례 의미 있는 특별 · 계기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경술국치 100년 특별수업에는 일본 지상파방송인 TBS가 수업 내용 전체를 카메라에 담고, 교사와 학생을 인터뷰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특별수업에서 아이들의 감정적인 반응 등이 일본 측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했을텐데 취재진이 수업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해주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보다 더 역사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그 판단은 나중에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역사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 활동한다. 2010년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제5회 한 · 중 · 일 평화교재교류회’ 참가는 연구회 회원들에게 또 한 번 역사교사로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10월 25일 ‘독도의 날 선포식’에도 참여하고 특별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일형 교사는 “한 · 중 · 일 평화교재교류회에서 다른 나라 교사들과 역사에 대해 맘껏 토론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라면서 “1년간의 연구회 활동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 미|니|인|터|뷰 “연구회 활동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시각 갖게 됩니다” 우리역사교육연구회 이두형 회장, 김일 사무국장 연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두형 = 역사에 대한 관점과 관심입니다. 현장 교사로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수업을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모여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나누고 고민을 풀어 가면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적인 현장답사, 워크숍, 계기 수업 등으로 연구회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회의 1년간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이두형 = 지난해 7월 한 · 중 · 일 교사들이 모인 제5회 평화교재교류회입니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각국 간의 역사인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우리 역시 많은 선입관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연구회만의 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이두형 = 회원들의 정보공유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역사 수업을 진행하다가 특별히 자료가 필요하거나 어려울 때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죠. 학교 급이 달라도 항상 하는 고민들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자주 나눕니다. 김일 = 선생님들 개개인이 능력과 전문성이 뛰어납니다. 이런 분들이 연구회를 하면서 한곳에 모이게 되니 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큰 시각으로 역사를 보게 됩니다. 앞으로 연구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실 것입니까? 김일 = 교사 생활을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이런 연구회 활동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됩니다. 수업 상황에서 몰랐던 부분, 스쳐 지나갔던 부분들을 다시 깨닫게 돼 교사 본인이 갖고 있던 능력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합니다. 앞으로도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면서 우리가 역사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연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두형 = 선생님들이 재미있고 흥미롭게 역사수업을 하시는데 연구회가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또 일반 교사들이 참여하는 연수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역시 현장답사와 수업 개선이 핵심이 될 텐데 더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요즘 역사에 대한 이슈가 많은데 현장 교사로서 어떤 역사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두형 = 역사 인식은 주체적이되 주관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자료,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체적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을 찾는 것이 역사 교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교사는 객관성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그 판단은 아이들이 하도록 맡겨줘야 합니다.
경기 남양주 평내동에 위치한 장내중(교장 강명희)은 올해로 개교 7년째인 신생 학교지만 인성과 학력을 동시에 발달시키는 감성교육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학력신장은 언제나 함께 가야 하는 것이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감성교육이라는 말도 무척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장내중을 찾아보면 호평받는 이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배려’ 장내중 감성교육의 키워드는 바로 ‘가족 같은 공동체’와 ‘다듬는 교육’이다. 이를 위해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이는 다름 아닌 이 학교 강명희 교장. 마틴 부버의 ‘사랑하면 보인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누구를 만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 머리 예쁘게 잘랐네”, “요즘 공부 열심히 한다며?”, “○○ 선생님, 요즘 건강은 어때요? 곧 출산일이지요?”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느껴지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와 행동에 큰 마력이 숨어 있다는 것이 장내중 가족들의 공통된 평가다. 기초학력 미달로 보충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찾아 직접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며 격려하고, 스승의 날에는 손수 만든 샌드위치를 예쁜 포장지에 담아 전 교사들에게 선물했다. 또 새로 발령받은 신규교사의 부모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난을 전달하기도했다고 한다. “관리자가 학생에게 신경을 쏟다보면, 교직원들에게는 소홀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 교장선생님은 교직원들의 복리까지 세심히 신경을 써주십니다. 지금까지 교사생활을 하며 이런 배려는 처음일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교사들도 학교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 같습니다.” 이 학교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이애경 교사는 강 교장의 세심한 배려가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강 교장은 “처음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무엇보다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을 해나가다 보니, 인간적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권위는 증명서로 부여받을 수 있고 능력은 일을 통해 습득할 수 있지만, 인간적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학생 눈높이 맞춘 훈화와 미적 공간 구성 장내중 인성교육의 특징 중 하나는 수시로 이뤄지는 훈화다. 훈화는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학생입장에서는 때로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장내중에서는 학생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훈화가 이뤄져 이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가령, 학교폭력에 대한 훈화를 할 때는 학생 몇몇과 상황극을 만들어 그 심각성을 알리고, 어떤 때는 화이트보드를 동원해 그림을 그려가며 이야기하는 식의 훈화를 한다. 이렇게 하니 훈화를 자주 해도 학생들이 싫어하지 않고 메시지 전달도 잘된다. 그리고 훈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아 존중감’이 있다. 지시하고 제한하기보다는 학생들로 하여금 ‘훌륭한 학생으로서, 또 훌륭한 인간이 되기 위해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자발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훈화와 함께 중시되는 것은 바로 환경정리 등을 통한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던 지하 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복도에는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전시해 학교 곳곳을 갤러리처럼 꾸몄다. 일은 자율과 합리를 바탕으로 장내중이 특별한 예산지원 없이도 이렇게 잘 정돈된 환경과 좋은 시설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예산 운용을 합리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영어전용교실 구축 같은 비교적 큰 공사는 물론이고, 내부 시설 단장을 위한 여러 자재와 화단의 화초까지 일일이 비교 · 구매하니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재작년에는 260만 원 상당의 쓰레기 압축기를 구입, 연간 300만 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했다. 이러한 운영을 통해 냉방이나 온수공급 등을 충분히 하면서도, 매년 2000~3000만 원가량의 예산이 남는다. 김학종 학생부장은 “학교에 필요한 일임에도 예산을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교사가 원하는 일을 자율적으로 추진하되 교장선생님이 일의 포인트만 점검해주시니 일이 더욱 원활히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라며 운영방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학교를 변화시킨 인간적 리더십 사실 강 교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장내중 내부에는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 주거단지가 새로 조성되는 과정에서 원 거주 학생과 이주 학생 간의 알력도 있었고, 교직원 간 소통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강 교장 부임 후 가족 같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2년 반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학생들 간의 다툼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 수준이 됐고, 교직원 간 갈등도 완전히 해소됐다. 그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크게 개선돼 지난해 9.7% 수준이었던 부진학생 비율이 3.73%로 낮아졌다.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이사를 생각하기도 했었다는 장내중 학교운영위원회장 윤보옥 씨는 “처음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아이를 입학시켰는데, 지금은 학교에 대해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보다 오히려 중학교 입학 후 아이가 더 학교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지역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내중이 있어서 일단 아이 중학교 걱정은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라며 학교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끝으로 강 교장은 “꽃도 예뻐할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듯이, 사람도 서로 격려하고 칭찬할수록 능력을 더욱 잘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서로 격려하고 아끼는 학교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