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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신설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중심으로 배려와 나눔의 실천 활동을 하는 교육과정이다. 흔히 비교과영역이라고 하는데, 교과부가 지난해 도입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에듀팟 www.edupot.go.kr)에 따로 관리한다. 이곳은 학생 스스로가 기록하는 온라인 공간인데, 이 기록물들은 대학에 진학할 때 전형자료로써 자동으로 제출된다. 이러자 학부모와 학생은 비상이 걸렸다.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비교과활동까지 입시에 반영한다고 하니 안절부절 못한다. 성급한 학부모와 학생은 벌써부터 에듀팟 준비를 위한 학원을 기웃거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사고다. 학원에 기대는 것은 에듀팟의 근본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그러면 에듀팟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창의적체험활동에 대한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성격은 다음과 같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이외의 활동으로서 교과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앎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나눔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기본적으로 자율성에 바탕을 둔 집단 활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도 아울러 고양하려는 교육적 노력을 포함한다(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 2009-41호). 이 설명에서 보듯이 창의적 체험활동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학생의 자율성에 바탕을 둔다. 학생들은 학교 집단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고양하는 생활 자세를 길러야 한다. 실제로 학교 내·외 모든 활동은 집단 활동의 성격이다. 학급, 학년, 학교 및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학교에서 선택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 활동 내용은 개인에게 권고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개인은 선택과 집중하여 참여할 수 있다. 문제는 과거에는 이와 비슷한 내용을 교사가 기술했지만, 이제는 학생 스스로 에듀팟에 입력·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제 전국 중·고교 학생들은 내신을 제외한 모든 비교과 활동을 자신이 에듀팟에 담아야 한다. 기록 내용은 기본적으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각 항목의 메뉴에 따라 적는다. 이때도 학생들이 입력하는 모든 내용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담임교사나 분야별 담당교사(방과후활동, 진학상담 등)는 학생이 작성한 내용이 타당한지, 보완할 내용은 없는지 검토해 승인하거나 혹은 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다. 또 수정·보완이 필요한 경우 보류해 둘수도 있다. 교사가 거부하거나 수정, 보완의 과정을 거친 것은 별도 기록으로 남고 에듀팟에는 교사의 승인을 거친 최종 결과물만 남게 된다. 보고서는 형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학교에서 주는 보고서 양식도 최소한의 지침일 뿐이다. 자신의 소질에 따라 편지나 감상문, 인터뷰 기사 등으로 할 수도 있고, 그림, 만화, 사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고서를 만들 수도 있다. 보고서 내용은 자신의 수행 과정이 체계적으로 담겨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이 들어 있어야 한다. 체험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 느낌 등이 주 내용이어야 한다. 특히 느낌을 쓸 때는 막연하게 ‘참 좋았다’라고 쓰는 것은 곤란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떻게 좋았는지, 어떤 작품이 왜 인상적이었는지 언급해야 한다. 그리고 체험학습 때 박물관을 찾는 경우 전시물을 다 담는 것은 무리다. 미리 주제를 정해 한 분야 전시물을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아니면 단순한 방문기보다는 유물과 역사적 관련성에 대해서 연구해보는 것도 나만의 보고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답사 이해도 빠르고 교과 학습을 심화시킬 수 있다. 보고서 작성은 활동 때마다 해야 한다. 간혹 시간이 날 때 몰아서 한꺼번에 쓰려고 하는데, 오히려 활동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 한꺼번에 쓰려고 하지 말고 평소 차근차근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대입에서도 비교과 스펙이 중요해지면서 내신관리 관리와 함께 비교과 활동은 또 하나의 부담이면서 과제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창의적 활동을 차곡차곡 담으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에듀팟은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일부 대학은 전형자료로 쓰는 것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스템이 좀 더 안정적으로 보완된다면 대부분 대학이 이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시범운영에 대한 학교현장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총이 최근 차세대나이스 운영과 관련해 학교 전산담당자 및 자문위원들로부터 의견을 수합한 결과 시스템 오류 사항뿐만 아니라 결재 과정의 비효율성, 학교회계정보시스템(에듀파인)과의 연계 부족, 업무량 증가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문제 중 일부는 나이스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된 것으로 문제해결에 앞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선 교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는 시스템 과부하로 인한 속도저하. 아직 시범운영 초기 단계라고는 하나 학기 초 학생 정보나 성적 입력에 있어 교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접속해야 하는 특성 상 하루빨리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A초 교사는 “수업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계속 통화중이다. 답변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일 처리가 어렵다”고 밝혔다. 나이스 지원센터에 글을 올려도 일부만 답변이 올라올 뿐 그 외에는 며칠이 지나도 시원한 답변을 받을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사는 “서버 확충은 예산문제로 어렵고, 오류는 시행초기에 나타나는 당연한 것이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입력 오류에 대한 것도 계속 지적됐다. 한 전산담당자는 창의적 재량활동 시 학생이 출석을 안 했을 경우 부서 편성이 안 된다거나 반을 변경하면 전입생처럼 이전 날짜에 대한 출석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교사가 인증 한 번을 통해 나이스, 에듀파인, 업무관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교육과정 지원에 학교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교과부의 설명과 달리 결재과정의 비효율성에 대한 불만도 계속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부장-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수기 결재를 그대로 거치고, 추후 전자문서시스템으로 다시 결재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과목세부 특기사항 기록 시 기록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정할 때 일일이 기록자를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불만도 나왔다. 인천 B중 교사는 “학급별 출석부, 봉사활동 확인서, 결석계 등 아직도 종이를 활용해야 하는 문서가 존재하는 등 종이문서와 전자문서의 정확한 한계가 모호하다”며 “이중적인 잡무의 증가로 업무 경감이 아니라 과중인 상태”라고 의견을 밝혔다. 잦은 시스템 변경에 대한 어려움도 이어졌다. 서울 C고 교사는 “시스템이 자주 바뀌면서 그것을 이해하고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업무가 가중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원도 D초 교사도 “정보담당자들이 1학기에 1~2번 정도 연수를 받지만, 막상 학교에서는 연수를 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담당교사가 출장이라도 가면, 나이스 관련 작업을 할 수 없는 학교도 많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도 함께 보내왔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다 보니 내용 수정을 어렵게 해 많은 교사들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 운영에 대한 효율성과 타당성을 검토하고, 교사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E초 교장은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학교에서 발생할 문제점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조속히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교과부에 차세대나이스 문제점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전달했다. 건의문에서 교총은 “전자결재·에듀파인에 대한 이중결재, 결재자 부재 중 처리속도 저하 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재를 간소화 할 것”과 “각 시·도교육청별 차세대나이스지원센터를 설치·운영, 문제 발생 시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 관계자는 “나이스가 교원에게 잡무로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충분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라며 “현장 교원들의 불만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학교 현장에서 특강을 하며 훈수를 두는가 하면, 각종 언론에 등장해서 현장 교사들의 나태함을 질타하는 일조차도 생겨난다. 필자의 학교는 지역적으로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강남의 대치동과 도곡동에 위치해 있어, 여러 형태의 사교육과 사교육 강사들의 행태를 목격한 바 있다. 필자가 20대 후반의 초임 시절, 당시도 사교육의 문제는 하나의 화두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교육 업체들이 교육의 전면에 나서서 설쳐대진 않았다. 일테면 ‘교육에 대한 예의’는 살아 있던 시절이었다. 오늘날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현 정권의 교육 정책은 동일 잣대를 들어 공교육 교사가 사교육 강사와 경쟁하기를 요구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교육 정책이 정치 논리에 휘둘린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뀌면 교육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린다. 전임 정권이 추진하던 교육 정책은 용도 폐기된다. 정권에 따라 평준화와 수월성의 교육 지침이 달라지고, 입시 제도는 크게 요동친다. 여기에 시도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와 같은 행정은 강화냐, 폐지냐 하는 극단적인 줄타기를 하기도 한다. 물론 정권이 교체되면 동일하게 들고 나오는 일도 있다. EBS를 통한 공교육 강화와 수능 반영 - 이는 완벽한 데자뷰이다. 일단 중요한 전제를 먼저 하자. 교사들은 인격을 교육하고, 학원 강사들은 지식을 상행위한다. 인격은 지식과 사색을 요구하며 인간과 세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완성된다. 그러기에 공교육과 사교육의 연합 혹은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교육 행위의 전제가 다르며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공교육의 기능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사교육이 보완하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건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교육은 이미 타란툴라(tarantulla·독성을 가진 거미)의 맹독이 되었다. 그리하여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식조차도 마비시켜 ‘해독의 춤’ 타란텔라(tarantella·타란튜라에 물리면 이 춤을 추게 된다는 설이 있다)를 출 기력조차도 없게 만들었다. 사교육 기관은 학교 교육을 앞질러 선행 학습을 하고, 학습의 목표와 방향을 정하는 진도 학습을 하고 있다. 사교육의 기반은 속도이다. 학생 각자의 부족 부분에 대한 보완을 뛰어넘는 광속으로 우리 사회를 질주하고 있다. 사교육 존재의 비밀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불안 마케팅이다. 극대화된 상업성은 ‘당신과 당신의 자녀만 뒤처집니다’는 언급을 반복 주입하고 있다. 아울러 ‘반복의 쇠고리’를 흔들어 상대를 ‘파블로프의 개’로 훈련시킨다. 사교육의 선행 학습을 좇다 공교육의 진도 학습을 놓친다 해서 다시 사교육 보충 학습을 받고, 이어 선행 학습을 쫒는다. 이러한 반복의 비밀은 학생으로 하여금 결국 주체적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기회를 잃게 만드는 일이다. 이들 학생과 학부모들은 사교육의 영원한 ‘밥’이다. 각 정권이 사교육 문제에 있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EBS 활용도 독소적 요소가 많다. 이미 EBS는 거대한 권력 기관이다. 공권력을 등에 업고 사교육 기관보다 더한 영업 행태를 보인다. 영업 노하우는 ‘땅 짚고 헤엄치기’이다. 50만이 넘는 전국의 입시생들은 수능 반영이라는 덫에 걸려 ‘울며 겨자 먹기’로 EBS 교재로 공부하게 된다. 옵션은 없다. 이 지면에 감히 사교육 대책을 운위할 계제는 아니다. 다만 그 단초는 분명히 안다. 일단 현장 교사들이 지닌 지나친 수업 시놉시스와 행정 업무로부터의 부담이 반드시 경감되어야 한다. 수업력에 대한 평가에 앞서 이러한 시스템적인 측면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정권은 사교육 문제를 EBS에게 전가하질 말아야 한다. 당장 EBS를 입시 주도적인 역할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평생 교육이나 교양 제작과 같은 방송 설립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제는 기본을 확립하려는 시대적 태도이다. 모두가 대학으로 달려가는 비능률과 학벌을 쫒는 시대 기류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21C의 시대적 격변을 거치며 우리 사회의 변화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학벌이나 간판을 우선시하는 풍조에서 개인의 개성과 능력에 대한 존중 그리고 창조적 잠재성으로의 전환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교육의 미래는 아직 가망이 있다. 그때까지 교육과 연관한 우리 모두는 ‘근본이 확립이 되면 가야 할 길이 생겨난다’는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근대 산업사회에서의 삶을 지배하는 기본원리는 ‘남보다 먼저’였다. 만원 버스를 타기 위해 ‘남보다 먼저’ 뛰어야 했고, 동료보다 앞선 승진을 위해서 ‘남보다 먼저’ 출근해야 했고, ‘남보다 먼저’ 부동산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었다. 교장 앞에서 교사들은 무기력했고, 사장의 명령에 사원들은 말없이 복종했으며, 여성은 남성의 지배를 받았고, 부하는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했다. 심지어는 학교시험조차도 하나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일방성의 횡포가 만연했다. 이처럼 근대 산업사회는 권위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이어서 가정, 학교, 사회 등의 모든 조직에서 요구하는 보편적·총체적·일방향적·위계적인 질서에 순응해야 했다. 즉,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요구하는 표준화된 질서체제와 생산체제에 길들여짐으로써 사람의 인성까지도 표준화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몰개성, 획일적 사고와 행동, 위계적인 권위구조에 대한 일방적인 복종, 자기통제 및 욕망의 억압 등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일방적인 것들을 거부한다. 산업사회에서의 삶을 지배하는 대서사로 통용되었던 일방성을 거부한다. 그래서 정보화 시대, 즉 디지털 시대의 교육은 ‘남과 함께하는 협동성’과 ‘나만의 독창성’을 결합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교장과 교사 간, 사장과 사원 간, 남성과 여성 간의 쌍방향적인 의사소통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은 일방향적인 구도에서는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단 하나의 해답만을 요구하는 사회나 학교에서는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시대가 협동성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어진 하나의 해답만을 ‘남보다 먼저’ 찾을 것이 아니라, 쌍방향 혹은 다방향의 다양한 선택과 소통의 가능성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나만의 독창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 내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정보화 시대인 것이다. 이처럼 ‘남과 함께’라는 공동체 윤리와 ‘남과는 달리’라는 창조성이 함께 공유되어야 하는 사회가 정보사회이다. 근대 산업사회에서처럼 모든 것을 ‘남보다 먼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함께’ 더불어 정보를 공유하면서 동시에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 창의성을 가져야 하는 사회가 정보화 사회인 것이다. 그래서 협동성과 독창성은 정보화 사회의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자질로 강조되어야 한다. 따라서 후기 정보화 사회에서는 산업화 시대를 이끌어 왔던 경쟁지성이 종말을 고한다. 산업화 시대는 지식을 독점하고 그 지식을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유지했던 경쟁적 지성사회인 반면에 후기정보화 사회는 정보화로 인한 인류의 지식과 많은 정보들이 온 인류의 자산으로 공개되고 오픈된다.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 공동지성, 협력지성의 사회라고 한다. 일례로 MIT 대학은 2002년도에 강좌를 오픈하기 시작, 2007년에는 1800개의 강좌를 무료로 오픈했다. 예전 같았으면 일 년에 몇 만 불씩을 내야만 들을 수 있었던 강좌들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 7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MIT 무료 강좌를 듣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MIT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후기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은 특정 사람들의 전유물과 독점물이 아닌 온 인류의 공동 자산이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집단지성, 또는 공동지성, 협력지성의 사회를 이끌어 간다고 한다. 따라서 방대하게 오픈된 정보와 지식을 활용함으로써 온 인류가 함께 교육시민으로 성숙하고 세계시민으로 되어가면서 가치를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후기 정보화 사회의 교육적 과제이다. 21세기 후기 정보화 사회는 모든 업종들이 융합과 화합으로 발전하게 된다. 왜냐하면 후기정보화 시대는 한 사람의 힘이 아닌 모든 사람이 협력해서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집단 지성의 시대, 화합과 융화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의료기술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아주 훌륭한 명의사가 병을 진단하고 고쳤지만 지금은 광학과 정밀, 컴퓨터 필름사업이 융합된 첨단 의료기술에 의해 발전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지능을 가진 사람들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고 시너지를 내면서 서로의 가치를 창출해 내는 사회가 후기 정보화 사회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경쟁적 패러다임, 남을 누르고 자기 혼자 앞서 가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화합과 융합의 문화, 포용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교육적 과제이다. 요컨대 21세기의 학생들에게 키워줘야 할 인성교육의 키워드는 ‘협동성’과 ‘독창성’ 그리고 ‘집단지성’임을 명심하자.
일선 학교에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최근 발효되면서 전국 시도교육청이 체벌기준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시행령의 31조 8항은 도구와 손 등을 통한 직접 체벌을 금했지만,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훈육·훈계'라는 구절을 통해 간접 체벌 권한을 각 학교에 보장했다. 그러나 경기 등 4개 교육청은 직·간접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광주와 전남은 인접 지역임에도 체벌 허용 수위가 달라 일선 학교에서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강원·전북·광주 '전면 금지' = 지난달부터 학생인권조례를 본격 시행하는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직접 체벌은 물론 간접 체벌도 모두 금지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제시한 체벌 대체 프로그램은 수업진행이 안 되고 전체가 떠들 경우 '10초 동안 일어섰다 앉기'나 '3~5분간 눈 감고 있기', 수업 중 장난을 심하게 하거나 떠들 경우 '재밌는 몸짓으로 서 있기'나 '교실 뒤에 나가 서 있기'. '생각하는 의자에 앉기'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감정 자제가 필요한 학생에겐 '종이 도안 색칠하기'나 '심호흡 5회 반복하기'를 활용토록 했고, 사제동행 산행하기, 운동장 손잡고 돌기, 업어주기 등도 제안했다. 전북도교육청과 광주시교육청 역시 최근 모든 직·간접 체벌 금지를 주내용으로 하는 학생인권조례초안을 만들어 공개했다. 전북은 '학교교육과정에서 체벌은 금지된다'고 규정한 뒤 '학생 신체에 대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체벌로 정의해 간접 체벌도 금지한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강원도교육청도 직·간접 체벌 대신 훈육과 훈계를 통해서만 생활지도를 하도록 했고, 체벌이 발생한 학교에 대해선 행·재정적인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직접체벌 'NO', 간접체벌 'OK' = 몇몇 교육청은 시행령에 따라 직접 체벌을 금지하는 대신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쪽으로 절충안을 마련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최근 직접 체벌을 금지하는 대신 팔굽혀 펴기 등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를 여는 아름다운 학교문화 개선을 위한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신체나 나무 등 도구를 이용한 직접 체벌은 금지되지만, 교사가 즉각 시행할 수 있는 '교실 뒤 서 있기'나 '운동장 걷기', '팔굽혀 펴기' 등 교육벌 및 출석정지는 허용된다. 간접 체벌의 절차와 방법, 범위와 수준은 학교별로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나서 학칙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울산시교육청 역시 직접 체벌을 못하게 하는 대신 교육벌과 출석정지는 허용하는 내용의 '희망과 감동의 학교문화 선진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충북도교육청도 직접 체벌은 전면 금지했지만, 간접 체벌 방법은 일괄적으로 정하지 않고 학교별로 의견을 수렴해 '학교생활규정'에 명문화하도록 했다. 대부분 학교는 의견수렴 진행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간접 체벌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신체적 고통은 어디까지?' 혼란 우려 = 부산시교육청은 체벌기준 마련과 관련한 태스크포스를 구성, 초·중·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의견이 분분해 아직 구체적인 가닥을 잡지 못한 상태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20일부터 일주일간 각급 학교 학생부장과 생활지도 담당교사가 참석하는 선도협의회를 열어 난상토론을 벌인 뒤 4월 말까지 '생활지도 매뉴얼'을 제작,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매뉴얼에는 수업중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사자성어를 쓰게 하는 등 학습적 제재와 운동장 돌기 등 육체적 제재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훈육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는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어느 정도가 신체적 고통인지 불분명해 기준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교육공동체 조례를 제정 중인 전남의 경우 훈육과 교육차원의 간접체벌은 허용하는 쪽으로 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주도하는 광주시교육청의 사례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인접 시도 교육청인 학교 간에도 적지 않은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체벌 대안 프로그램 '눈에 띄네' = 경남은 도내 50개 초·중·고교에서 오는 2학기부터 전국 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학생자치법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학생들이 재판부를 구성, 지각 등 경미한 교칙 위반이 잦은 학생에게 체벌 대신 반성문 제출이나 봉사활동 등 교육적으로 유익한 벌칙을 부과하는 법교육 프로그램이다. 자치법정에선 학생들이 판사와 검사, 배심원 등으로 나서 지각·두발불량 등 가벼운 교칙을 어겨 벌점이 일정 수준에 달한 학생들에게 반성문 제출 등 교육적으로 유익한 벌칙을 선고하게 된다. 경기도 부천 원종초등학교는 웃음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도록 심리적으로 유도하는 '웃음벌'을 도입한 상태며, 군포 옥천초등학교는 칭찬을 받거나 꾸중을 들었을 때 가점이나 감점을 주는 '칭찬통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남양주시 한 초등학교는 지난달 초 체벌을 대신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이라며 6학년 학생들에게 목걸이 형태의 '상·벌점 카드'를 교내서 항시 착용하도록 해 비교육적·비인격적이란 지적을 받는 등 체벌 대안 프로그램으로 인한 말썽도 없지 않은 상태다.
국내 초등학생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컴퓨터와 인터넷을 창의적으로 쓸 수 있는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이원규 교수(컴퓨터교육학) 연구팀은 전국의 초교생 재학생 4만여 명을 대상으로 'ICTC(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Competency 정보기술 활용 역량) 테스트'를 한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최하 성적을 받은 학생비율이 대폭 증가하고, 평균점수도 낮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ICTC는 정보화 기술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뜻하는 국제 교육 용어로,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이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과과정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2007년 9월 학생들을 1~2학년 / 3~4학년 / 5~6학년의 세 그룹으로 나눠 온라인 시험을 치게 한 이후, 이들을 점수에 따라 '우수', '평균', '평균 이하'로 분류했다. 평균 이하 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1~2학년 그룹에서는 18.5% 였으나, 3~4학년 그룹은 35.6%, 5~6학년 그룹은 44%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교 고학년의 IT 활용실력이 평균 이하라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수 등급 비율은 1~2학년 그룹이 22.5%였지만 3~4학년 집단은 12.4%, 5~6학년 집단은 3.5%으로 떨어졌다. 시험 세부 영역별로는 '알고리즘 모델링'의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순서도와 분류법 등을 통해 정보가 가공·처리되는 원리와 논리를 이해하는지를 검증하는 분야다. 이 영역의 평균점수(100점 만점)는 1~2학년이 57.6점이었으나 3~4학년은 48.1점, 5~6학년은 36.7점까지 떨어졌다. 반면 기기나 IT서비스의 작동 지식을 평가하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와 PC·인터넷 예절과 규범을 묻는 '정보화 사회와 윤리' 영역은 성적 하락의 폭이 비교적 적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인터넷 서핑과 게임 등 단순한 사고만 필요한 IT활동에 많이 노출되는데다, 창의적인 IT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여건이 부족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 IT교육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만큼, 논문 당시(2007년)의 조사 결과와 비교해 지금의 현실이 더 나아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처럼 전산 인프라가 뛰어난 곳에서 IT교육이 여전히 기술적인 영역으로만 오해돼 안타깝다. 학생들이 경영학과 인문학, 자연과학 등 여러 영역에서 IT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초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현재까지 국내 초등학생의 ICTC를 전국 단위로 측정한 유일한 사례로, 연구진은 이 내용을 다음달 국외 학술지인 '컴퓨터 앤드 에듀케이션(Computer Education)'에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핵심 공약사업 중 하나로 추진한 혁신학교가 또 다른 특혜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광주시의회 김민종 의원은 19일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시정질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시 교육청이 올해 추진한 혁신학교로 인해 인접학교가 과밀학급에 내몰리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혁신학교 중 하나인 수완중학교는 신입생이 244명으로 학급당 평균 30명인 반면 인접한 성덕중과 장덕중은 379명, 360명으로 학급당 35~3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성덕중은 인근 학교를 놔두고 배정받지 못한 고실초 학생들이 이달초 대거 전학을 오면서 현재 425명에 달하는 등 초과밀 학교로 변했다. 이는 지난해 390명을 수용했던 수완중을 혁신학교로 지정, 학생수를 240명으로 묶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혁신학교를 위해 인접 학교가 선의의 피해를 본 셈이다. 김 의원은 "혁신학교는 이 같은 특혜에다 연간 1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받아 이중적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이는 학교 현실을 외면한 채 교육감의 이상을 학교현장에 강제 실현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김 의원은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행정의 그릇된 판단으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일이다"며 혁신학교 지정으로 파생된 인근학교의 과밀학급, 업무과다 문제에 대한 대책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과밀 학급이 문제가 되는 신도시 지역은 주변 학교와 학생수를 균등하게 맞춰 특혜시비를 없앨 계획이며 지원 예산규모도 점차 줄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학교는 장 교육감의 최대 핵심 공약중 하나며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2곳이 지정돼 있으며 임기내 20곳까지 늘릴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교과서 생산과 공급을 하는 곳인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이하 '검정교과서') 직원들이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쇄업체 등에서 15억 원 가까이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인쇄해서 남은 용지를 빼돌려서 8억 원 정도를 횡령했다는 기사가18일과 19일 언론에 나왔다. 그들은 교과서 제작업체 등에 납품 단가를 정상가격보다 20~40% 높게 책정해주고 차액을 리베이트로 돌려받거나, 매출액의 20%를 사례비로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쓴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챙긴 뇌물을 가지고 유흥이나 해외여행을 즐기고 주식투기를 하는 등 가히 돈을 흥청망청 물 쓰듯 썼다고 한다. 돈을 받을 때는 차명계좌를 이용한다든지 자기들의 유흥비용을 인쇄업체 등에 대신 내도록 하는 듯 범죄의 질에 있어서도 아주 악질적이고 교묘하였다. 문제는 단순히 이러한 뇌물수수 관행과 범죄행위에만 결과가 머무는 것이 아니고 그 여파가 학생들이 받는 교과서 값에 그대로 전가되어서 국고의 낭비와 함께 학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낸다는 것이다. 더욱이 검정교과서는 1982년에 설립된 뒤에 설립 허가권자인 교과부의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언론에서 전하니, 앞에서 말한 신출귀몰(?)한 범죄행위는 회계법 상 공소시효인 5년 것만 찾아서 적발한 것이어서 검찰 수사 그 이전에는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가히 짐작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래서 그런가. 얼마 전 한국교육신문 3월 28일자 그때 그 뉴스 '골칫거리 교과서 배분' 기사가 예사로 읽히지 않는다.신문에서 거론한 것이 비록 50여 년 전의 사례부터 현재까지의 일이지만 교과서 배분을 둘러싼 문제는 지금까지 고질적이었다고 본다. 교과서를 나눠주기 위해서 수요조사, 교육과정, 학교급 및 학년별 조사를 한 후 교과서 공급업체를 통해서 받아서 행정실 직원들이 한쪽 교실에 차곡차곡 쌓은 다음에 각 교실에 배분하는 일은 학년 초에 겪는 모든 학교의 전쟁터 같은 일상이다. 더욱이 교과서는 제작업체에서 만든 후 지역공급소라는 곳을 거쳐 학교에 가져다주기만 하고 각 교실에 대한 배달은 전적으로 행정실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나마 2008년도인가 언제까지는 배달에 대한 실비조로 얼마간의 경비를 주더니 그것도 이제는 아예 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공급소가 해야 하는 지극히 사적인 업무를 학교직원이 무보수로 대신해야 하는 현실이므로 불평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번잡함을 막기 위해 작년에 교총에서 교과서 미구입 학생에 대해서 학급별 교과서 수요조사에 따라 필요한 교과서를 NEIS를 통해 발행처로 통보하고, 발행처가 학생에게 직접 발송토록 촉구했다고 하는데 적절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검정교과서는 검정교과서의 독점공급권을 갖는 사단법인인데, 이에 대한 관리와 감독은 전적으로 교과부가 갖고 있다. 지금까지 별다른 감사가 없었고, 내부통제 조차 없었기에 검정교과서 직원들의 이러한 파렴치한 부패행위가 온존하고 지속되어 왔다고 본다. 앞에서 말했듯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잘못 맡겨서 생긴 일에 대해서는 빨리 시정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즉시 검정교과서에 대해서 감사를 시행해서 잘못된 제도는 시정해야 하고,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은 과감히 일벌백계해서 추상같은 위엄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제대로 만든 교과서를 통해서 삶을 바르게 알아가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우리 학생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 선정과 공급, 배분하는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요즘 우리교육이 가장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교육전문가들도 이러한 교육위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한동안은 공교육의 무너졌다고 야단들이었다. 그래서 무너진 교육을 세워보려고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쇄신, 교육혁신 정책까지 들고 나왔다. 이러한 우리교육에 대한 염려와 걱정에 모든 국민이 중지를 모아야 할 판에 최근에는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면서교육계의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교육감의 주민직선은 교원들까지 현장교육을 외면한채선거판을 기웃거리게 했다.물론 교육도 현실정치를 벗어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교육자가 정치꾼일 수는 없는 것이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 조용하던 우리교육이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교육은미성숙한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활동은 정쟁에서 교육 본래의 순수성인 교육본질을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우리교육의 혼란은 이젠 학교현장으로 이어져 교원 간, 학부모 간의 갈등을 낳았으며, 급기야는 학생이 교사를 구타하는 세상으로 변한 것이다. 한 마디로 우리교육 전체가 혼란과 혼돈에 빠져 교육의 본질마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우리의 전통적인 스승존경 풍토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이젠 교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나 예절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대다수의 교원들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교육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매일 인터넷에는 교원에 대한 기사가 빠지지 않고 그 장을 채우고 있다.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 오면 그 수위는 높아진다. 물론 교원의 불법행위와 부정은 발본색원해야 하지만 그 보다 아름다운 미답도 얼마나 많은가. 언론은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엔 유독 교원의엽기적인 기사로 채우는 이유는 뭘가. 물론 우리교육에 대한 올바른 정보도 필요하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별것도 아닌데도 유독 교육에관련된 내용들은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태도가 정말 유감스럽다. 교육은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교사의 헌신적인 사랑 없이는 바람직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인간적인 존경과 사랑이 교육의 시너지를 발휘하여 교육성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 물론 교사도 칭찬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학생들까지 춤추게 한다. 긍정적인 일들이 더 많은데도 굳이 부정적인 측면을 찾아스승의 날을 축하해 주지는 못할망정 교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고, 급기야는 많은 학교가 휴교까지 하지 않았는가. 교육의 조직은 다른 어떤 집단의 조직보다 비대한 공룡조직이다. 이러한 조직으로 인하여 조그마한 일들까지도 모두 교육의 문제로 도출되기 때문에 우리교육의 문제는 하루도 잠잘 날이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서 교육이 중요한 요인이 됨으로 교육에 온갖 간섭을 하고 있다. 요즘은 국회의원 뿐 아니라 시도의원, 지방의원까지 교육재정을 지원한다는 명목아래 의원들이 간섭과 요구하는 자료가 하루에도 수십 건으로 일선학교의 교원업무를 과중시키는 한 요인이다. 교육은 정치로부터 벗어나야 바로 설 수 있다. 이 같은 정치의 중립성은 헌법에서 명시되어 있지만 정치인들의 당리당략에 의해 우리교육은 그 위기를 맞고 있다. 그 결과는 바로 지방교육재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매년 집행하던 교육예산이 자치단체장의 교체로 인하여 교육예산 줄어들거나 삭감되어 학교경영에 직접적인 어려움을 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학교교육재정의 어려움은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재정은 국가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확보책이 필요하며, 지방교육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장과의 교육보조경비에 대한 협약으로 장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이젠 우리교육을 더 이상 흔들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겨야 바른 교육, 소신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은 그 특성상 점진적으로 자정과 자구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은 교육의 경쟁과 협동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교육은 개인적인 서열만을 우선시 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로 함께하는 교육이다. 물론 아직은 개인적인 학습활동이 주이지만 점점 팀 단위의 학습활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이유는 교육의 목적이 현재의 혼자의 삶이 아닌 미래에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육은 서서히 그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 오면 반가움보다는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없는 촌지에도 불구하고얼마나촌지관련공문이 많이 쏟아질까.교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보도가 또 얼마나 많이 나올까. 이러한 교육의 치부에도 대다수의 교원들은 묵묵히 맡은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이번 스승의 날만큼은 교육자들이 조용히 자축하면서 제자의 사랑을 충전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해 본다.
광주지역 초·중·고 운영위원들은 19일 "학교운영위원회가 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교운영위원 임기를 2년으로 늘리고 위원회를 의결기구로 격상하는 내용의 학교운영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산중학교 이춘석 운영위원 등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학교운영위원 임기가 1년이어서 매년 예산심의와 결산심의를 서로 다른 운영위원들이 심의하는 제도적 모순을 안고 있는 만큼 전문성 제고 차원에서 임기를 2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위원들은 또한 "학교운영위원회가 심의·자문 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면 학교운영의 독단과 비리를 견제할 있다"고 말했다. 운영위원들은 "일부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비율이 명문화 안 된 점을 이용해 교사위원과 학교장이 추천한 지역위원 등을 앞세워 운영위원회의 기능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며 "예를 들어 학부모위원 50%, 교사위원 40%, 지역위원 10% 등 구성 비율을 명확히 하고, 학교운영위원들의 연수를 매년 1차례 열도록 법제화시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에 관한 조례 개정 주장에는 광주지역 운영위원 182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가 일정 부분 참여하는 운영위원의 임기를 2년으로 묶을 경우 중·고교생 3학년 학부모는 1년만에 중도에 그만둬야 하는 문제도 발생하는 등 논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촌지 문제 등으로 스승의 날(5월15일)이 유명무실해진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스승의 날 취지 되살리기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스승이 존경받는 풍토를 만들고 학생들을 올바로 교육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일선 학교에 스승의 날 기념행사 개최를 권장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또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와 학생회 간부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식비를 지원하고 오는 8월에는 학생문화센터에서 교사 합동 퇴임식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촌지나 선물 수수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육감의 명의로 학부모들에게 서한도 발송할 예정이다. 1990년대 중후반 교육계에서 촌지와 선물 수수가 사회문제가 되자 1999년 스승의 날 대구의 초등학교 전체가 휴교하는 것을 시작으로 10여년간 스승의 날은 기념일로서의 의미가 퇴색됐다. 그동안 일선 학교에선 스승의 날에 재량 휴업하거나 기념식을 생략했고 학부모의 출입을 막기 위해 교문을 걸어잠그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여파로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학생이나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또 다른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스승의 날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대구시의회 임시회에는 한 시의원이 자유발언을 통해 스승의 날 학생들이 스승의 은혜를 다시 생각하고 학교 현장에서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어달라며 시교육청에 당부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교원능력개발과 남영종 과장은 "앞으로 스승의 날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최근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검정 교과서 리베이트 비리와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 과징금 제도 등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설 차관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현재 교과서 발행 공급체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설 차관은 "교과서 납품이나 선정을 둘러싸고 일어날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과징금 제도를 신설하는 등 법률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감시위원회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과서 용지 발주 시스템이나 검정 교과서 납품체제 등도 재점검할 방침"이라며 "다만 이번 교과서 비리는 한국검정교과서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발생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설 차관은 또 주5일제 수업 도입 시기와 관련 "확대실시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은 6월까지 마련해 발표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된 바 없지만 여러 가지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전면 실시는 2013학년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따른 자살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학사운영 제도 등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교수와 학생의 절반 가량이 '징벌적 등록금'을 폐지하고 영어강의도 지정과목에 한해서만 실시해야 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19일 KAIST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7~13일 교수 420명(전체 교수 586명)과 학생 1334명(전체 학생 1만5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징벌적 수업료에 대해 교수의 56.7%는 '폐지'를, 31.9%는 '근본 취지를 살리되 개선방향 모색'을 바란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45.2%가 '폐지'를, 44.3%가 '개선방향 모색'을 희망했다. 영어강의에 관련해서는 교수의 52.4%가 '지정과목에 대해서만' 실시할 것을, 37.9%는 '담당교수에게 일임'할 것을 요구했으며 학생들의 경우 52.5%가 '지정과목에 대해서만', 34.4%는 '담당교수에게 일임'을 주장했다.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해 일률적으로 들어야 하는 신입생 디자인 과목에 대해서는 교수의 79.3%, 학생의 66.1%가 '학생의 전공분야, 장래희망 등을 고려해 학생 스스로 선택토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복수응답)으로 교수들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체육, 학술 및 창작 프로그램 지원'(296명), '다양한 문화 및 창작 관련 과외활동 지원'(281명), '전문적인 심리 카운슬링 강화'(212명), '졸업생 및 선배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200명) 등을 들었다. 학생들은 같은 항목에서 '다양한 문화 및 창작 관련 과외활동 지원'(969명), '교수와의 만남의 시간·기회 증대를 위한 제도적 노력'(815명), '졸업생 및 선배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686명), '정서함양 및 인성교육을 위한 정규과목 개설'(535명), '전문적인 심리 카운슬링 강화'(527명) 등을 꼽았다.
경기도교육정보원에서는 학교현장의 정책 제안 수렴을 위한 학교현장 교육정책 모니터링 요원인 '학교현장 불만 제로팀'을 통하여 학교현장의 실시간 문제점 및 해결방안 수렴하고 경기교육정책 실행과정의 제반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로 교육역량 강화하며, 다양한 정책 제언의 반영을 통한 교육만족도 극대화시키고자'학교현장 불만 제로팀'에 참가자(모니터링 요원)를 공모, 18일경기도 교육정보원 2층 세미나실에서 위촉장 수여및 협의회를 가졌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의 입장에서 학교현장의 불만 사항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모니터링 요원은 필요시 정책 제안 영역(혁신학교, 인권, 교육과정, 사교육, 진로, 진학, 교육복지, 기타 교육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설정하여 경기교육 주요 사안에 관한 설문 응답을 실시한다. 이를 통하여경기교육정책의 중·장기 발전 방안 제시 및 싱크탱크로서의 역할 수행하며, 학교현장에 기반을 둔 정책 제언을 통해 개선방안 도출 가능해지며,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 구현으로 소통강화 및 교육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명진출판에서 이 시대 청소년들의 새로운 멘토와 리더상을 만들어가는 롤모델 시리즈를 펴내 인기를 얻었다. 이 시리즈는 세계 유명인의 삶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이 어떻게 꿈을 설계해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는 기획물이다. ‘미래의 아이콘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들의 롤모델 스티브 잡스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스티브잡스는 큰 기업의 CEO라고만 단정 짓기 어려운 인물이다. 스티브는 청소년, 회사원, 그리고 기업인, 정치인 심지어 지역을 뛰어넘어 전 세게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여는 선각자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옛것과 다른 세계로 달려가고 있다. 큰 충격도 없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가는 놀라운 생존 방식을 터득해 가고 있다. 책을 펼치면 스티브 잡스의 드라마 같은 삶을 만난다. 스티브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를 떠나 캘리포니아 주 산타 클라라에 사는 폴/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잡스를 입양한 부부는 그에게 스티븐 폴 잡스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잡스는 초등학교 시절도 순탄치 못했다. 스티브의 말썽꾸러기 성향과 고집은 학교생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품행은 불량했고 선생님들에게 자주 대드는가 하면, 교실에서 폭발물을 터뜨리고 뱀을 풀어놓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스티브에게 선생님들은 모두 고개를 휘둘렀다. 하지만 스티브에게 공부하는 재미도 가르쳐준 선생님이 있었다. 4학년 때 담임인 이모진 테디 힐 선생님이다. 그는 스티브 안에 웅크리고 있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냈다. 스티브는 중학생이 되자 다시 방황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의 사이도 안 좋았고, 학교생활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다. 전학을 했지만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스티브가 전학을 간 곳은 실리콘밸리의 젊은 엔지니어들이 모여 사는 거리였다. 여기서 컴퓨터를 처음 보았다. 그가 젊은 나이에 회사를 차려 실리콘밸리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컴퓨터 산업 초창기부터 그 동네에 살았던 과거의 경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것은 스티브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는 이사 간 곳에서 전자공학도 워즈를 만난다. 워즈는 컴퓨터에 대한 천재적인 기술이 있었고 스티브는 그 기술이 세상에 어떻게 미칠지에 관심이 많았다. 드디어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동업으로 애플 컴퓨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1을 공개했다. 판매에도 성공했다. 1984년에는 IBM에 대항하여 최초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애플 리사를 내놓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사업이 석양으로 기울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실패하였다. 또 매킨토시 프로젝트는 경쟁사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도 했다. 1985년 9월 스티브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 공식 사직서를 제출했다. 애플을 떠났지만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애플을 떠난 뒤 넥스트라는 작은 왕국을 건설했다. 컴퓨터 그래픽 회사를 인수하였다. 컴퓨터를 넘어 컴퓨터 그래픽에 눈을 뜬 것이다. 잡스는 회사 이름을 픽사라 붙였고, 큰돈을 투자하였다. 스티브는 ‘틴 토이’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 이어 픽사는 최초의 장편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넥스트는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가 되었다. 그 후 넥스트는 애플에 인수되었으며 자연스럽게 그는 애플로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아이팟을 내놓았다. 아이팟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1000개의 노래를 담아가지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기기는 2007년 초까지 전 세계에서 8000만 개가 넘게 팔렸다. 최근에는 아이폰도 선보였다. 아이폰도 나오자마자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잡스는 자신이 창업했던 회사에서 쫓겨나고, 10년 만에 다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병 앞에는 무릎을 꿇었다. 췌장암이었다. 간 이식 수술도 받고, 호르몬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월에는 스티브 잡스의 건강이 다시 악화되어 병가를 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도 요동을 치고, 잡스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이런 와중에 2011년 3월, 아이패드2를 발표하기 위해서 스티브 잡스가 모습을 나타냈다. 잡스는 걱정과 달리 건강한 모습을 보여 경영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얼굴이 많이 상했고, 몸도 유난히 말라 보였다. 아이패드가 가벼워지고 더 빠르게 작동되는 발전을 했지만, 그는 여전히 삶의 끝자락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1980년대에 스티브 잡스는 일을 빨리 하는 사람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스피드에 목숨 거는 젊은이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그는 세상을 컨트롤할 수 있는 대단한 영향력을 지닌 ‘아이콘’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을 앞서보고 사람들의 움직이는 마음을 제대로 간파하는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출생부터 순탄하지 않았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애플이라는 기업을 키웠다. 자기가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한층 발전된 회사를 통해서 처음 기업으로 복귀하는 놀라움을 보여주었다. 그는 수많은 역경과 좌절을 이겨내고 오늘의 자리에 있다. 이와 같은 업적과 영향력 때문에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제가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지요. 아마 제가 약이 필요했던 시기였나 봅니다. 때로 인생이 당신을 벽돌로 내리치는 것 같은 시기가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의 신념을 잃지 마세요. 제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은 제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일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사랑 앞에 진실하듯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은 2005년 6월 12일 ‘인생의 세 가지 전환점’이라는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의 일부다. 큰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을 보아 잡스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었나 보다. 세상 사람이 그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그가 만든 컴퓨터나 거대 회사의 CEO라는 점이 아니다. 그의 삶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최근 스티브가 병마를 이기고 다시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뉴스의 중심에 있다. 이를 두고 언론은 그의 탁월한 기술력과 뛰어난 감각 등이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병중에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정신에 갈증을 풀고 있다.
수학여행은 단순한 여행의 개념에서 벗어나넓은 세상을 배운다는 교육 효과를 내포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견문과 지식의 함양은 물론이고 단체 행동을 통하여 질서와 도덕, 삶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를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한마디로 지·덕·체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현장체험교육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수학여행을 학급단위로 실시하라는 서울시교육청의 지침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간섭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학여행을 어디로, 또 어떤 방식으로 가느냐 하는 문제는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소규모·테마형 수학여행’ 관련 지침을 통해 각 학급마다 수학여행 장소와 기간, 프로그램 등 여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 같은 교육청의 발상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학년 전체가 수학여행을 갈 때도 교통편, 숙소, 식당, 탐방 장소, 활동 프로그램 등 기획에서 사전답사와 예산처리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의 준비기간이 걸린다. 그런데 학급 단위로 수학여행을 갈 경우 담임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수업 준비는 언제 하고, 또 학급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학급마다 여행지가 다르다 보면 다른 학급과 비교하게 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개연성도 높다. 한 학교에서마저 어떤 학급은 잘 사는 아이들이 많아서 시설과 여건이 좋은 곳으로 그렇지 않은 학급은 불편한 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한창 민감한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무상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평등한 밥상 공동체의식을 심어주겠다고 한 서울시교육청이 이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가뜩이나 수업에 학급관리와 상담까지 지칠 대로 지친 담임교사들에게 수학여행계획까지 세워서 추진하라고 하면 수학여행을 가기도 전에 지쳐서 자칫 수업은 물론이고 학생 관리까지 부실해질까 염려된다. 굳이 테마형 수학여행이 필요하다면 단체로 수학여행을 간 뒤 학급별로 계획을 세워 활동해 볼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계획도 개별 학교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지 교육청이 나서서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과거에 학교에서는 엄한 선생님의 지도를 받았다. 학습 지도는 물론 기본생활 습관 지키기에서도 잘못하면 따끔한 충고와 함께 벌을 받았다. 그뿐인가 학교는 엄한 징계가 있어 교칙을 어기면 정학 및 퇴학 등의 순서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 학교는 교칙을 엄하게 적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담배를 피우고 징계를 하려면 기호 식품이라고 대드는 학부모가 있다. 어떤 학부모들은 징계보다는 반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라고 논점을 벗어난 제안을 한다. 왕따와 약한 학생에게 가한 폭력으로 인해 전학이나 퇴학 처분을 내리면 교육청부터 청와대까지 진정을 내며 문제화시키고 결국은 학교에 힘(?)을 과시한다. 이것이 극단적인 예이기도 하지만 학교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더 이상 학교의 아이들은 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90년대 이후 ‘교실 붕괴’란 말이 돌고 2000년대 와서 학교는 무질서의 온상이 되었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것은 기본이고, 교내 폭력, 집단 따돌림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상이 누적되면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나무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무라지 못하고 있다. 나무라면 대들고 심지어 폭행으로 되돌아온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비행이 당당해졌고 대담해졌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럿이 있지만, 언론 및 정치권에서 학교와 교사에 대해 폄하하기 시작한 것이 그 첫째이다. IMF 당시 정치권은 엉뚱한 논리로 교직 정년을 단축했다. 그에 대한 명분을 찾아 고심하다가 교사의 비리를 과대 보도하고, 교직을 철밥통이라는 이상한 표현으로 왜곡하기 시작했다.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기사가 매일 나왔다. 교사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학생들은 지도에 불응할 수밖에 없어졌다. 제7차 교육과정의 자율성 강조도 영향이 있다. 자율성은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수한 학습자를 양성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자율성은 교육 활동을 위축시켰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학습 기회까지 스스로 선택하는데, 여타 교육 형태는 설 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일부 교육청 중심으로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이 추진되면서 학교의 훈육 기능은 이제 큰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사회는 교사 지도권을 매우 제한시켜 놓았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은 교사의 정당한 지시에도 순응하지 않는다. 교사는 생활지도 과정에서 욕설을 듣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교사는 지도가 불가능하고, 계속 지도를 하다 보면 봉변을 당한다. 자연히 문제 학생에 대한 회피와 함께 무시하는 경향이 팽배해졌다. 나무라는 교육은 쇠퇴하고 칭찬 교육이 넘쳐나고 있다. 칭찬의 동기는 내부적인 동기 유발이다. 하지만 잦은 칭찬과 과도한 칭찬은 아동의 정서적 안정을 줄 뿐 내면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하지 않는다. 한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학교는 더욱 칭찬의 풍년을 맞았다. 하지만 실제로 칭찬을 하는 교육으로 아이들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칭찬 교육은 인간의 심리학적 착각을 이용하는 측면이 많다. 그런데 칭찬의 과잉으로 교육 효과가 미미해졌다. 우리가 바라는 학교의 모습은 행복한 학교다. 나무라는 교육은 행복한 학교로 가는데 걸림돌일 수 있다. 그러나 행복한 학교는 비행기 안에서 받는 친절한 스튜어디스의 서비스와 다르다. 지금 학교는 규칙이 무너지고 질서가 없다. 개인의 인권이 집중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타인의 인권이 존중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불행한 학교로 가고 있다. 청소년은 미성숙한 인격체다. 규칙의 준수를 가르치고 체계적인 학습의 길을 안내해야 한다. 미래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깐깐한 규칙을 적용하고 엄하게 일상생활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무라는 것은 비난이 아니다. 인격을 비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미래 의젓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또 하나의 가르침이다.
최근 카이스트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을 계기로 카이스트 학사 운영과 서남표 총장의 거취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그대들이 좌절을 겪는다고 해서 자살에 대한 유혹을 쉽게 느껴서는 곤란하다. 그대들은 젊음과 미래를 함께 가지고 있는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이 아닌가. 그래서 ‘젊은 사자’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무슨 이유 때문에 자살에 관한 유혹을 이길 수 없단 말인가. 물론 그대들은 아파서 그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얼마나 아프면 목숨을 끊을 마음이 들 것인가. 그러나 요즘 베스트셀러가 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보라. 아픈 것은 젊음의 특권이다. 또 아프다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의 표증이고 또 아프기 때문에 나을 수 있고 면역이 생긴다는 희망도 가능하다. 젊음은 도전과 어려움의 장이다. 젊음 앞에 항상 주홍색의 양탄자만 깔리는 것은 아니다. 살다 보면 ‘루저’도 되고 ‘실패자’도 되며 ‘낙오자’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살을 택한다면, 아픔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가슴속에 새겨야 할 그대들이 ‘아프니까 자살한다’고 한다면, 젊음의 특권을 오·남용하고 있는 셈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 비극적인 자살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관심을 표명하고 나서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식으로 간섭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이 와중에서 서 총장의 용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 문제와 관련, 용퇴나 책임을 지라는 주장을 하기 전에 해법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불이 났으면 불을 끄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지 불의 원인이 무엇인지, 혹은 화재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 하는 문제로 논란을 거듭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우리는 대학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능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잇단 자살 문제에 대해 가장 큰 충격을 받고 고민하는 주체는 카이스트가 아닌가. 또 카이스트가 지성인들의 공동체인 만큼 이 비극적인 상황을 풀어나갈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은 노심초사하며 해법을 강구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정치권이나 사회는 그들의 자율성을 믿고 그들의 역량 발휘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다. 물론 어떤 사안의 경우에는 외부인의 눈으로 사태를 가늠하는 것이 타당할 수도 있겠으나, 이번 문제는 다르다. 교육개혁의 와중에서 일어난 비극이라면, 일차적으로 교육의 당사자들이 나서서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미 그리스의 석학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적한 바 있다. 자기 자신에게 어떤 신발이 맞는지는 외부 사람들이 말할 수 없고 본인만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법이라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보더라도 이런 통찰은 타당하다. 옷을 맞추던, 가방을 사던, 자기에게 무엇이 맞는 지는 개인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부모라도 본인만큼 잘 알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좀 더 차분하게 당사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지 지켜보며 격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자살문제는 카이스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자살률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자살문제가 더 이상 특정 대학이나 학생들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열망은 대단하지만, 일단 대학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만사휴의(萬事休矣)’의 분위기다. 그러나 그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대학에 들어간 경우에도 학생들의 실존적인 문제나 고민을 들어주며 보살펴 주는 제도가 작동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삶의 고민, 학업의 문제와 직면한다. 따라서 이런 실존적인 문제를 더불어 고민할 수 있는 상담과 지도가 제도적으로 긴요하다. 문제는 우리 대학에서 학생지도는 좀처럼 중요한 관심 사항으로 간주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은 성인이라고 생각해서 일수도 있고, 또 교수의 직분을 연구와 수업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판단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다 보니 대학생들이 삶과 학업에 대해 느끼는 무거운 짐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카이스트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특정 개인 누구를 비난하고 책임을 지라는 식의 요구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우리 대학, 우리 젊은이들이 ‘자살의 철학’이 아닌 ‘생명의 철학’을 어떻게 체득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학 경쟁력의 비전을 가지면서도 인간에 대해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 사회와 대학은 제도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올해 초 지역구의 학부모들과 간담회가 있었는데, 토요일 격주 수업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격주로 실시되는 수업이 형식적인 측면이 있고, 소위 ‘놀토’와 ‘갈토’를 구분하기도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주말만이라도 온전히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의견이었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놀토를 부담스러워 할 거란 생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런 데는 이미 사회의 주5일 근무제가 널리 확산된 데 기인한 듯하다. 올 7월부터는 20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주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된다. 여기에 2005년부터는 교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이미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토요일을 쉬는 부모들이 늘면서 되레 자녀가 학교에 가는 일이 아쉬움이 될 수도 있다. 평소 부족했던 자녀와의 대화나 갖지 못했던 여가활동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도 해서다. 이런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1월에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와의 당정협의회에서 주5일 수업제 도입을 교과부 장관 등에게 정식으로 요청했다. 또 2월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적극 검토를 촉구한 바 있다. 결국 교과부는 주5일 수업의 2012년 전면시행을 목표로 현재 연구용역을 실시 중이다.연구에 대한 결과는 교육과정 개편, 보육문제 해결방안, 사교육대책 등을 포함하여 이르면 6월 중으로 발표될 것이다. 학교에서 주5일제 수업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맞벌이 부부들의 보육문제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해 말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올 7월부터는 20인 미만 사업장까지 주5일 근무 여건이 조성된다. 이런 노동환경의 변화로 인해 초․중․고교가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실시할 여건이 갖춰졌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주5일 수업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보육문제, 학원의 주말반 운영으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주 5일제 수업실시로 일부 아이에게 보육문제가 발생한다면 ‘돌봄교실’을 전국의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해 보완하면 될 것이다. 현재 교과부는 유·초등교 1000곳에서 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 보육강사가 배치돼 과제 점검, 상담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이 돌봄교실을 예산을 확보해 더 확대하면 된다. 또한 사교육비 문제는 적정한 규제를 통해 보완하면 될 것이다. 그간 사교육비 문제, 입학사정관제 추진, 교육과정 개편 등 교육 분야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사실 제일 힘든 분들이 교사다. 그래서 교사들한테는 일종의 개혁 피로감이 아주 심하다는 여론이 있다. 이 점에서 주5일 수업은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자기개발을 통해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로도 활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현재 학교는 격주로 근무하는데, 학교 행정을 지원하는 교육과학기술부나 교육청, 교육지원센터 등은 주5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행정체계의 불균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5일 수업 시행을 위해 교총 등 교원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단순히 교사들의 권익을 위한 제도로 오해 받아 정치쟁점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다. 하지만 이 제도의 근본적인 목적은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되었으면 한다. 주5일 수업은 단순히 놀토가 아니라 부모와 함께 하는 ‘가정 체험학습’의 기회로 살렸으면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건강한 여가 활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는 더 많은 체험 프로그램과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사의 주5일 수업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여론도 확산되길 기대한다.
카이스트를 위시한 학생들의 잇단 자살사태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14일 논평을 내고 “성적과 연구실적에 매몰돼 잊고 온 교육의 본질과 정체성에 대해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학문연구와 교육이 균형을 이뤄야 할 대학이 훌륭한 교수의 잣대를 연구에만 치우쳐 보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교수와 상담해 본 학생이 극히 적어 사제지간의 유대감이 점점 멀어지는 현실을 제도적 보완과 대학의 노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태를 볼 때, 초중등 학교에서 점점 생활지도가 약화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며 “교사들이 교과지도와 함께 생활지도를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적 풍토와 교권 강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총은 “카이스트 사태의 원인이 대학 자체의 학생운영과 더불어 우리 교육의 근본적 문제에도 있는 만큼 극단적인 해결책을 강요하기보다 긴 안목으로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