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36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실습비 등 지원해 취업률 제고 독일어 교육 지원은 유아 포함 현재 25세 이하 독일 국민 4명 중 1명은 다문화가정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때문에 독일 사회도 이주민을 전통적인 독일사회에 융합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민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계약직 노동자로 이 나라에 건너온 후 영구이민자로 정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저소득 하층민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2세 교육 역시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때문에 이주민 자녀를 뜻하는 미그란텐킨더(Migrantenkinder)는 항상 다양한 독일교육 문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다문화교육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한 때는 2000년 피사(PISA,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서부터였다. 당시 독일은 OECD 선진국 중 하위권이었다. 이 결과를 다시 자체 분석해보니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독일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끌어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읽기 분야는 물론 수학, 과학 등 모든 과목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전통적인 독일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민2세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피사(PISA)에서 저평가된 교육수준을 회복하는 데만 골몰하던 중 2006년 교육계에 큰 사건이 발생했다. 베를린 뤼틀리 학교 교사들이 극에 달한 학교폭력을 통제할 방법이 없자 ‘학교를 폐쇄하든지 교내에 경찰인력을 배치해 달라’는 내용의 구호요청 편지(브란트브리프, Brandbrief)를 교육당국에 보낸 일이었다. 뤼틀리 학교는 터키, 레바논, 세르비아, 폴란드 등지에서 이주해 온 노동이민 2세가 학생의 83%를 점유하고 있는 학교로 브란트브리프를 통해 다문화 교육의 필요성이 그대로 드러났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독일 다문화 교육정책은 주별, 혹은 자치단체마다 산발적으로 연구하고 투자되던 소극적인 단계를 벗어나 연방정부 차원의 국가적 대과업으로 전환됐다. 뤼틀리 학교 브란트브리프 사건이 일어난 2006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도 하에 연방과 주가 연합해 ‘국가 다문화융합정책’을 수립하고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방 내무부의 다문화코스를 보완한다. 둘째 가장 먼저 독일어교육을 독려한다. 셋째,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직업교육을 포함한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해 진학과 취업률을 높인다. 넷째, 다문화 가정 여성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남녀평등을 현실화한다. 이밖에도 스포츠나 문화적 융합을 지원하고 다방면의 언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등의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를 의장으로 연방 정부와 16개 주정부, 관련연구소와 사설단체 등 400여개의 기관이 자발적으로 이 계획의 추진에 동참해 매년 정기 컨퍼런스를 통해 진행상황과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정책에 의해 초·중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을 통한 보충수업과 독일어 교육, 유치원 전문 인력 보강, 취학 전 언어 교육, 양질의 직업교육을 위해 각 학교 실습장에 학생 1명당 500유로의 재료비 지원 등 다문화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추친되고 있다. ‘국가 다문화융합정책’의 시행과 함께 변화가 시작된 뤼틀리 학교는 이후 ‘베를린 노이쾰른의 테러학교’란 오명을 벗고 ‘독일교육의 오아시스’라는 찬사를 받게 됐다. 교육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학교 변화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였다.
의사소통 위한 외국어연수 이중언어 상담교사 배치도 이민자 또는 그 2세들은 학업을 수행하는 데 내국인보다 훨씬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언어에 관련된 어려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입시나 취업에도 수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미국에도 이런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이 많고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도 많다. 1990년에만 해도 2000만 명을 넘어서지 않았던 이민자 수가 2012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해 4000만 명을 넘었다.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오는 이민자의 수는 여전히 많다. 그 결과 미국은 백인국가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2014년 가을학기부터 백인이 아닌 학생들의 비율이 50.3%로 드디어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내에서도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특히 높은 주가 있다. 30년 전부터 꾸준히 다문화 가정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주는 대도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가 대표적이다. 뉴욕 주에서는 1985년 미국 내 첫 국제학교를 개교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돕고자 했다. 멕시코와 국경선이 맞닿아 있는 텍사스, 애리조나, 뉴멕시코 주에서는 불법이민자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민자 수가 증가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정책도 늘었다. 이민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라틴계 이민자다. 이들의 불법체류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자 국가 차원의 정책이 시급해졌고, 2001년 ‘드림법(The Development, Relief, and Education for Alien Minors Act: DREAM Act)’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 후 작년까지 총 15개 주에서 ‘드림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뉴욕 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여전히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 법은 15세 이전에 미국으로 온 학생들이 최소 5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후 대학교에 들어가거나 군복무를 하면 시민권을 발급해주도록 하는 법이다. 이 외에도 불법이민 청소년을 돕는 정책으로는 추방유예법(DACA)이 있다. ‘드림법’에는 이민자 가정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는 목적도 있다. 미국 대학교는 대학 소재지 거주 학생과 다른 주나 외국에서 온 학생 사이의 등록금 격차가 크다. 이 부담을 덜기 위해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오게 된 이민 청소년들에게 해당 주에 거주하는 학생의 등록금을 낼 수 있게 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언어다. 미국정부는 다문화 아이들이 많은 학교의 언어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해당국가 언어를 사용하는 교사를 채용하거나, 영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학생·학부모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교사 연수를 하는 주도 있다. 최근 개교한 워싱턴DC의 카르도조(Cardozo) 학교 교사의 대부분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ESL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상담교사도 두 명이나 확보하고 있다. 이 학교는 미국 내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인 학업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2009년에 개교한 샌프란시스코 국제고는 학생 수가 약 400명인데 대부분 최근에 이민 온 학생들이다. 이들 중 25%는 불법이민자의 자녀다. 이 학교 케슬러 교장에 의하면 학생들마다 처한 어려움이 다르고 이런 생활상의 문제들을 해결해줘야 학업에도 열중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다. 미국의 다문화 가정 학생 문제는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정과는 다르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식도 달라야 할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어머니만 외국인인 학생들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미국의 다문화 교육을 맹목적으로 가져다 사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학생들 간의 차이를 포용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우리 실정에 맞는 다문화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사교육에 성패 걸어…연수 프로그램 풍성 정부지원으로 해외 교육현장체험·교사 교류 국제연구소·EU 국가 간 교환교사제도 활용 유럽통합의 아버지인 장 모네(Jean Monnet)의 나라인 프랑스는 ‘통합’에 대한 논의가 발달돼 있다. 그만큼 ‘다문화교육’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 있고 ‘상호교류의 다문화 사회’를 이뤄 냈다. 이주민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대전 이후 부족한 인력 충당의 필요와 인권국가로서 펼친 적극적인 정치망명자·난민수용 정책이 맞물려 이주민이 늘어났다. 그 바탕에는 프랑스대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을 계승한다는 생각이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프랑스 다문화 정책의 방향은 ‘일방적인 통합’ 차원이 아닌 양방의 교류가 이뤄지는 ‘문화간 상호교류(Interculturel)’ 또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Multiculturel)’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민자를 위한 교육정책은 1960년대 이후 종교, 사회, 문화적으로 크게 다른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작됐다. 이주민의 문화적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는 1970년 이주민 아동들의 불어습득을 위한 프랑스어 입문반(Les classes d’initiation au francais)을 공식적으로 개설·운영했다. 1975년에는 ‘문화 다양성’ 개념이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이민자 자녀교육을 위한 정보센터 (Centres de formation et d’information pour la scolarisation des enfants de migrants, SEFISEM)를 전국 30여개의 학구(아카데미교육청)에 개설해 교사를 양성하고, 이주민 자녀들의 학교적응을 돕기 시작했다. 16세 이상의 청소년에게는 직업교육도 제공했다. 1990년도에는 특히 소외계층 자녀와 폭력에 쉽게 노출되는 아동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영역을 확대해 가정과 학교를 연계한 진로상담과 지원을 주 업무로 하게 된다. 이후 제도 개선·보완을 거쳐 2002년에는 ‘신규 이민자와 비정착 주민 자녀를 위한 교육센터(Centres pour la scolarisation des nouveaux arrivants et des enfants du voyage, CASNAV)’로, 2012년에는 ‘신규 타국어 사용 아동과 비정착 가족 자녀를 위한 교육센터(Centre Academique pour la Scolarisation des enfants allophones Novellement Arrives et des enfants issus de familles itinerantes et de voyageurs)’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프랑스는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사고방식을 학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교 교육과정 내의 다문화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다. 초등 1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공통 필수 과목인 ‘시민교육(Education civique)’에서는 다문화 사회인 프랑스에서 ‘다름’을 어떻게 인식해 더불어 살아 갈 것인지를 다룬다. 프랑스 문화를 습득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일방적인 차원에서만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인들이 이주민의 나라와 문화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더 적극적인 차원에서 교류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심지어 불법이민자의 자녀도 프랑스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런 경우 학생의 부모에게도 일정기간의 체류기간을 줘 자녀들이 프랑스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학교마다 학생들이 어려운 과목을 별도의 시간에 한 명의 교사로부터 추가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인지도’(Tutorat) 제도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불평등, 인종주의, 편견 등 차별적인 구조에 반문을 제기하고 관심을 갖도록 하는 ‘효과적인 다문화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다른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교사들은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을 받아 다른 나라의 교육현장을 경험하거나 현지 교사들과의 교류를 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프랑스는 세계 각국에 연구자들의 외국현장 조사를 지원하는 다양한 연구소 등을 설치하고 대사관이나 프랑스 문화원의 협력도 활용해 이런 제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차원의 교사교류 프로그램도 있다. 2003년 11월 EU가 발표한 ‘유럽의 새로운 맥락에서의 다문화 교육’ 선언문을 바탕으로 교환교사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러한 다양한 시도와 적극적인 제도 도입을 통해 결국 이민자 자녀를 위한 다문화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본은 ‘교사’교육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는 단순한 지식의 전수자가 아니라 몸소 실천하고 나누는 ‘소통’을 통해 학생들을 현재와 미래 다문화사회의 일원으로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점학교도 수요 비해선 인력부족 이중언어 강사·특별학급 확대해야 교원연수·양성과정 개선 목소리도 정부에서는 다문화 시대를 맞아 각종 교육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과 예산 부족을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들의 언어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교사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서울이태원초는 다문화 학생이 52명이다. 다행히 중점학교라 이중언어 강사가 두 명 배치돼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많다고는 하나 1대1로 보충교육을 하는 것은 무리다. 사용 언어도 러시아어, 일본어, 영어여서 그 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학생은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서경수 교장은 “중점학교인데도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언어교육도 해결 못한 상황에서 체험학습 위주의 지원금이나 프로그램 운영비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 교장은 용산구청에서 나온 프로그램 운영비도 반납하고 다시 강사를 구할 인건비를 지원받았다. 그래도 인력이 부족해 학부모를 위한 한국어교실은 교감의 재능기부로 운영하기도 했다. 그래도 중점학교는 사정이 낫다. 인천마장초는 다문화 학생이 16명 있다. 그러나 일반학교여서 이들을 위한 상근 이중언어 강사를 배치 받지못했다. 학교 자체 예산으로는 전체 학생에게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한두 차례 하는 것이 고작이다. 다문화 학생은 방과 후에 시에서 지원하는 대학생 연계 멘토링을 활용하거나 거점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도림초의 경우도 자체 예산으로는 해결이 어려워 복지관 등 외부기관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이중언어강사를 100여 명 정도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당초 160명 정도를 양성했지만 경력이 쌓여도 보수가 오르지 않고, 매번 새로 계약을 해야 하는 어려움 등 때문에 근무를 지속하지 못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중국어 등 몇몇 언어권 강사가 학교의 수요만큼 채워지지 않았다. 물론 교육청의 이중언어 강사 외에도 지자체나 외부기관에서 지원하는 강사들도 있다. 그러나 대졸에 6개월 동안900시간의 전문적 교육을 받은 교육청 이중언어 강사 만큼의 전문성을 갖고 있진 못하다. 교사들은 심지어 다문화학생을 멘토링하겠다고 나선 대학생들이 다문화 감수성이 부족해 문제가 된 사례도 종종 봤다고 한다. 소수의 이중언어 강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유나 서울용암초 교사는 “이중언어 강사가 하루에 몇 시간 도와준다고 해도 나머지 시간에는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 수업을 듣고 앉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경수 교장은 서울광희초에서 운영하는 다문화특별학급을 대안으로 꼽는다. 담임이 학급에서 다문화학생들을 일일이 따로 살필 수도 없고 지원인력을 학급마다 배치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한 명의 전문성을 갖춘 정규교사가 다문화학급을 운영하는 방법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박화년 전 병영초 교감은 학교 단위 대응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는“언어소통이 안 되는 아이들을 따로 모을 필요가 있다”면서“일부 시·도에 있는 별도의 센터나 공립대안학교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별도의 학급이나 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대부분 교사가 어디에서든 다문화 학생이 있는 학급에서 수업을 할 가능성이 있게 된 상황에서는 일반 교사를 위한 다문화 연수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교육부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교육 사업 지원’을 강조했듯이 교사들의 인식변화를 위해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승분 인천마장초 교사는“중점학교와 일반학교는 지원 예산 외에도 다문화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원 연수나 학부모 연수에서도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일부 다문화 학부모는 자신의 출신을 드러내기 꺼려 학교에서 프로그램을 개설해도 참가하지 않기도 한다. 교사들도 다문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해나가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귀국학생 학급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이경림 서울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이중언어 강사도 활용해야 하지만 초등은 생활 속에서 지도가 이뤄지려면 담임교사가 다문화교육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라마다 문화도 교육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생활에서도, 교과학습에서도 적응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담임교사들을 위한 연수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학교내 다문화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리직을 위한 연수도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이 장학사의 생각이다. 교원양성교육도 다문화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양승분 교사는 “지금 교·사대에서 학생들도 다문화교육을 받고 있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것과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은 다르다”며 “실습 기간에 실제로 체험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2학기 들어 학급환경미화심사를 실시했다. 외정 담당구역 청소 상태, 교실 청결 상태, 게시물 정리정돈 상태, 책걸상 낙서 제거 상태 등등 약 한 시간여에 걸쳐 꼼꼼한 심사를 진행해 1학년 7반(담임 김숙경), 2학년 7반(담임 김동수), 3학년 6반(담임 김용석)을 최우수학급으로 선정하여 상패와 부상을 수여했다. 이번 환경심사의 목적은, 장점은 다른 학급에도 일반화시키고 단점은 시정을 요구하여 쾌적하고 깨끗한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하루하루 학교생활이 즐겁고 좋았는데, 그 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듣고 나서 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다가 그동안 집에서 형에게 당한 폭력, 엄마의 무관심 등이 한꺼번에 폭발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된 남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다. 형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부모님의 간섭이 없어 편하긴 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의 부모님과 비교를 하게 되면서 점차 ‘부모님은 내게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AB형 혈액형이 ‘천재 아니면 바보’라는 통설에 따라, ‘나는 정말 바보가 맞는다’는 비합리적 신념까지 갖게 됐다.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 같지만, 감정이 불안하고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청소년시기의 특징이다. 다른 여학생의 경우 학급의 반장으로 평소 활달하고 모범적으로 지내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고 매사 의욕이 없다는 이유로 상담이 의뢰됐는데, 알고 보니 역시 사귀던 남학생에게 다른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청소년시기에는 엄마에게 가졌던 애착이 친구에게로 전이가 되는데 요즘은 동성친구보다는 이성 친구에게 전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경우 ‘나는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그 친구 가까이 하지마라’라던가 ‘그 아이 공부는 잘하니? 부모님은 뭐하시니?’라고 물으면서 상대방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에만 관심을 갖는 말은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거나 선생님과의 관계만 나쁘게 만든다. 이성친구와 헤어지고 깊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공통된 심리는 자신은 두 번 다시 다른 이성친구로부터 사랑받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즉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고 그 다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 신념을 수정해줘야 한다. 처음 언급한 남학생이 했던 말 중 ‘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지 못해서 성격이 나쁜 것 같아요’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이 좀 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싶다는 뜻이다. 이 아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를 깨우쳐주면서, 형에게 매를 맞으면서 항거하지 않은 것이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마음가운데 갈등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의 성품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도 함께 말해줬다. 이런 모습이 때로는 남에게는 유약하고 비굴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조금만 태도를 바꾼다면 매우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해주니 아이의 눈은 금방 희망의 눈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 여학생의 경우, 성격적으로 그 남학생과 헤어진 게 잘된 일이라는 것과 그 학생보다 더 잘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해줬더니 쉽게 해결됐다. 자신이 두 번 다시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 시대에 교사로 살려면 자존감 따위는 사치에 불과할지 모른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 상할 일이 많다는 말이다. 수업 중 떠들거나 잠자는 아이를 깨우면, 이런 말도 거드럭대는 듯 뱉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 가만 놔두세요. 선생님은 수업이나 잘 하세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참을 인(忍)’을 마음에 새기며 수도자의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다. 즉흥적이면서도 순간적으로 쏟아내는 말들은 대게 무례하거나 무시하거나 가르칠 동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교사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학생의 말투에 상처를 받아 명예퇴직을 하는 교사를 본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참담한 것이었다. 수업 중 떠들거나 잠자는 학생들을 깨우면, 격양된 목소리로 절제되지 않은 말을 함부로 뱉는다. 상대방이 교사이든 학생이든 제 감정에 거슬린다 싶으면 막무가내 쌍욕을 해대며 안하무인격인 학생들도 가끔 있다. 혈기 왕성한 아이들끼리 다투어 심각한 주먹질이 오가는 경우, 가까이 말리려 하면 다칠까 두려울 정도의 액션에 역부족을 느끼는 경우도 더러 목격한다. 이런 경우, 교사가 지켜보는 데에서도 주먹질을 해대거나 욕지거리를 뱉는 등 눈 뜨고 보기 힘든 경우를 자주 본다. 각기 집에서 귀하디귀한 버릇없고 참을성 없는 ‘황제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교사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내모는 학생들의 행태는 결국 가르치는 일에 역부족과 한계를 느끼게 하는데 이는 비단 소수의 교사들에게 닥치는 문제가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하지만 모름지기 교사란 학생들에게 바른 행동양식과 올바른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해주고,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가르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적 소양을 가르지는 일이 본분이다. 요즈음의 교사들이 이런 역할 행동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는 이 지점, 우리 교사들이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없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본다. 우리 교사들이 과연 기본 소양 교육을 제대로 가르쳤는지 반성해야 한다.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쳐 고교생이 되도록…. 학교에서 우리 교사들이 성적지상주의의 장본인이 아니었는가? 성적으로 아이들 순위를 매겼고 선행을 하는 아이들을 너무 가벼이 대하지는 않았는가? 입시 교육이 지상과제가 된 것도 교사들의 과오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는가? 성적 독려에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남을 배려하는 언행’을 하는 아이들의 상찬(賞讚)에 소홀함이 없지는 않았는가? 성적이전에 올바른 생활 태도를 갖추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가르친 교사가 그 몇이었는가? 결국 성적 열패감에 사로잡힌 아이들의 설 공간을 빼앗지 않았는가?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성적 열패감에 사로잡힌 아이들은 잉여 학생으로 전락하여 가정과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꼈을 법하다. 왕따나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 잉여학생들의 몫으로 남아있게 한 건 아닌지… 더불어 ‘신독(愼獨: 혼자 있을 때에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을 몸에 배게 가르치는 것도 간과하지 않았는지 반문해본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인격 완성을 위한 중요한 수양 방법’인 신독의 가르침에 소홀한 것은 아닌가 말이다. 우리 모두가 혼자 있을 때 몸가짐이나 마음가짐을 조심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면 이렇듯 참담한 ‘마피아 공화국’이 되었겠나 싶다. 최고위직에서부터 말단 공무원, 국민 한 사람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과 ‘신독’하는 자세를 가졌다면 이렇듯 원자력 발전소를 위험 지경으로 빠트린 원전마피아가 생겼겠는가? 어쩌다 이러한 참담한 마피아 공화국 세상이 되었겠나 싶다. 그리고 ‘세월호의 비극’도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이런 부패공화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우리 교사들은 ‘아이들 성적은 감추고 선행은 드러내는’ 그런 교사가 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가 희망이 있다.
중도입국자녀 유입으로 상급학교 갈수록 취학률↓ 고교 미진학, 중도탈락 청소년 대상 서울다솜학교 직업위주 교육에 학생만족도·자격증 취득률 좋아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1%를 넘어섰다.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국가 시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는 정책방향 마련에 대한 요구도 높다. 현재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에 있어 가장 문제시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중·고교 이탈 문제다. 2012년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평균 취학률은 66.8%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이들의 취학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초등교 78.2%, 중학교 56.3%, 고교 35.3%다. 이는 중도입국자녀 유입에 따른 문제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교 미진학, 중도탈락 다문화 청소년 대상 교육기관 서울다솜학교(교장 문수남) 이춘근 교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성장한 학생들 중 가장 상위학급이 이제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정도로, 이들의 경우 이탈하는 정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라며 “최근 국제결혼 중 재혼가정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중·고교생 학령기의 중도입국자녀들의 교육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취학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입국자녀의 경우 일단 한국어 수업을 받기 힘든데 우리나라에는 이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이 전무하다. 중고교 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니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진학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예비학교(어학교육)와 직업교육 기관이다. 이들을 위한 예비학교 겸 직업교육 기관으로 서울다솜학교, 인천 한누리학교, 한국 폴리텍다솜학교(충북 제천 소재) 세 곳이 운영 중이다. 이 기관들은 무상교육을 통해 다문화 중도입국자녀를 가르치고 있다. 대상 학생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인천 한누리학교는 예비학교만 운영하는데 초등교 1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12학년 모두 갖춰져 있고, 기숙사 시설까지 완비돼 중도입국자녀 학습 부진 해결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각 학교 내 다문화학생 중 한국어가 미진하거나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일정 기간 교육 후 다시 원 학교로 돌려보내고 있다. 서울다솜학교의 경우 3년 전 설립 당시 첫 입학생의 졸업이 눈앞인데, 이들의 자격증 취득률이 95%에 이른다. 이 학교는 컴퓨터미디어과와 호텔관광과 두 개를 운영 중으로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시험에서 13명 중 12명이 합격했고, 조주기능사의 경우 14명 중 13명이 합격증을 손에 넣었다. 이 교감은 “정부와 사회 각층의 지원으로 중·석식 모두 해결해주고 문화예술 체험과 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방과후 방치되기 쉬운 학생들에게 방과 후 수준별 한국어 수업, 자기주도 학습실을 운영한 결과 학교에 잘 정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관들이 중도입국자녀들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주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적취득, 취업비자 등이 주요 걸림돌이다. 중도입국을 하다 보니 원래 국적을 그대로 갖고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 취업도 대학 진학도 어렵다. 대학에 가고 싶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기엔 무리가 따르며, 그렇다고 이들을 배려한 전형을 갖춘 대학들도 거의 없다. 또 중도입국자녀들은 가정환경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학습동기가 떨어지는 일이 많지만, 상담교사 미 배치로 인해 적절한 대처가 힘들다. 실제로 큰 사고가 없었음에도 갑자기 출석을 중단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시설의 안정화도 시급하다. 서울다솜학교의 경우 성동공고 실습실 일부를 빌려 쓰는 상황인데, 보다 안정적인 독립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보다 다양한 학생들의 꿈과 끼를 신장시켜주기 위해 학과를 더 늘리고 전문교사도 확충하는 등 과제들이 남아있다.
■아하! 통합교육(전선주 지음|학지사)=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특수 학급이 설치 된 지 40여 년째. 하지만 최근 학교 현장에서 요구하는 건 ‘통합교육’이다. 통합교육은 장애아동을 특수 학급이나 학교에서 따로 교육하지 않고 일반 학급·학교에서 장애를 가지지 않은 또래 아동과 함께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 효과를 따져보면 통합교육을 지향해야 하지만, 교사의 입장에선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통합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 통합교육을 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통합교육의 최근 동향과 교수법, 생활지도, 문제 행동 지도, 진로 지도 등으로 나눠 소개한다. 2만 원 ■김기연 교육장, 교육을 말하다(김기연 지음|솔과학)=‘유장(悠長)한 전통을 자랑하던 우리나라 교육에 중병이 들고 있다.…중략…교육의 본질보다 온갖 사이비 교육자와 NGO 같은 비교육자들의 전국구 놀이터가 되었다.후략’ 김기연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일갈이다. 그는 책 속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교육의 가치와 본질이 무시됐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무자격 교장 공모제부터 무상급식, 교육감 선거, 혁신학교 등 교육계의 주요 이슈를 진단, 해결책을 제시했다. 2만 원
청소년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욕이 일상 언어가 아닌가, 착각하게 할 정도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 대부분이 초등학교 저학년(22.1%)과 고학년(58.7%) 때 욕설을 배우거나 말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교총이 교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7%가 “학생들이 욕설·비속어·은어 사용하는 것을 거의 매일 보고 듣는다”고 답했다. 한국교총이 교육부, 경남교육청과 함께 건전한 청소년 언어문화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이 그것. 이번 사업은 학교 현장·실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전국 100개 바른말누리단’ 운영과 ‘언어 방어(가칭) 연구·개발’, ‘언어습관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app·이하 앱)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교총은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가 주도해 언어순화 활동에 나서는 ‘전국 100개 바른말누리단’을 선정, 발표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0개 팀에서는 언어폭력 근절을 위한 교내 캠페인 활동,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활동 등이 펼쳐진다. 지도 교사를 대상으로 워크숍도 진행한다. 오는 29일 예정된 워크숍에서는 학교별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컨설팅 등도 진행된다. ‘언어 방어’는 유형별 언어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실천법을 안내하는 자료다. 교총은 학교폭력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피해자용·방관자용 언어 대응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일상생활에 배어 있는 언어 습관을 스스로 진단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언어습관 자가진단 앱’도 제작한다. 지난해 개발된 프로그램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내년 1월쯤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공익광고 캠페인과 ‘나를 바꾼 한 마디 말’을 주제로 청소년 언어폭력 예방 웹툰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한편 교총은 지난 2011년부터 4년째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에 힘쓰고 있다. 관련 내용과 자료는 공식 홈페이지(kfta.kore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정폭력 예방 교사연수가 10월 1일(수) 오후 4시30분부터 5시 20분까지 서령고(교장 김동민)진로실에서 있었다. 외부 전문 강사인 엄소일(서산가족상담지원센터) 씨를 초청, 가정폭력 예방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엄소일 강사는 가정폭력이란,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대부분 가정폭력이라 정의한다며 물리적인 폭력은 물론이고 거친 말이나 욕설 등도 가정폭력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받게 되며 그 마음의 상처는 평생을 가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뒷바라지는 부부가 금슬 좋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 성폭력, 불량식품, 학교폭력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반드시 근절시키자고 강조했다.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열 가지 지침 1. 어떤 상황에서라도 폭력은 사용하지 맙시다. 2. 자녀들에게 매를 들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합시다. 3. 평소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삼갑시다. 4. 남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제지합시다. 5.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도록 합시다. 6. 가까운 경찰서와 가정폭력 상담기관의 전화번호를 메모해 둡시다. 7. 심각한 폭력이 일어나는 위기상황인 경우 바로 경찰에 신고합시다. 8. 가정 내 폭력을 호소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상담기관을 안내해 줍시다. 9.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출동합시다. 10. 의사나 간호사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줍시다.
교과 과정·특별활동에 人性 접목 학부모용 교육 워크북 개발하고 지역 인프라 활용한 체험활동도 2일 오전 11시 서울동자초 5학년 3반 교실. 학생들이 색색의 종이에 얼굴을 묻고 무언가를 적느라 열심이다. 십여 분이 흐른 뒤, 이승연 양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표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반찬 투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미안합니다. 또 학생회장으로서 친구들을 잘 이끌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합니다.” 이 양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일종의 ‘고해성사’였다. 이어 다른 학생들도 차례로 일어나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던 점을 이야기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 박수로 힘을 북돋워주는 학생…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황경화 담임교사는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하는 나·미·남·감 활동”이라면서 “평소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친구들 앞에서 내보이면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기른다”고 귀띔했다. 서울동자초는 인근에서 ‘인성교육 으뜸 학교’로 이름이 높다. 교과 수업부터 특별 활동까지 어느 하나 인성과 연결되지 않은 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 됨됨이를 가르치는 일에 학교와 가정, 지역 사회가 힘을 모은 점이 눈길을 끈다. 이름 하여 ‘키움·채움·틔움의 동자다움 교육’이다. 지난해에는 학교 문화 개선 선도학교 운영을 통해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인성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된 올해는 개발한 프로그램을 학교 현장에 적용, 운영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최근 교육부는 이런 노력과 열정을 인정해 ‘인성교육 실천 우수학교’로 선정했다. 인성교육에 힘을 쏟은 건 이종숙 교장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이 교장은 “교육의 본질은 바른 인성을 길러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맞벌이 가정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의존도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요. 인성교육도 그중 하나입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교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할 항목’으로 먼저 꼽은 게 바로 인성이었죠. ‘키움·채움·틔움의 동자다움 교육’은 학교·가정·지역 사회가 바른 인성을 키우고 채우고 틔운다는 뜻을 가집니다.” 학교에서는 인성 덕목을 접목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5학년 국어(읽기) 교과의 3단원 생각과 판단을 공부하면서 친구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배려와 소통을 배우는 식이다. 김복실 교사는 “모든 학년의 교과 내용을 인성교육과 연계할 수 있는지 분석하고 수업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수업 못지않게 생활 지도에도 공을 들였어요. ‘1학급 1인성 브랜드’, ‘명상 훈화’가 대표적이죠. 1학급 1인성 브랜드는 학급별 인성 덕목을 정해 실천하는 활동이에요. 학급 회의를 거쳐 결정되는 내용인 만큼 학생들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한다는 장점이 있죠. 명상 훈화는 교사들이 일주일에 한 번, 명사 인터뷰, 동화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인성 덕목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랍니다.” 가족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활동도 있다. 학교 텃밭을 분양받아 온 가족이 함께 기르고 ‘수확 축제’도 여는 ‘토요 행복키움교실’, 학부모와 학생이 댄스, 종이접기, NIE, 감정코칭 등 활동을 하면서 소통하는 ‘토요 행복교실’이 바로 그것이다. 김 교사는 “토요 교실이 열리는 날이면, 학교 전체가 가족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찬다”고 했다. 가정에서도 인성교육은 계속된다. 서울동자초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한 학부모를 위해 ‘동자다움 가족사랑 워크북’을 제작해 배부했다. 워크북은 교육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완성했다. 크게 ‘가족의 인생 헌장 만들기’ ‘사랑의 편지 주고받기’ ‘나·미·남·감 노트 쓰기’ ‘자녀사랑 스킨십 나누기’ 등으로 구성됐다. 워크북에서 설명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누구나 인성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 서울동자초의 인성교육이 특별한 건 지역 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체험활동을 운영한 점이다. 한 학기에 10번 이상 교육이 진행될 정도로 활발하다. 그동안 월드비전·굿네이버스와 연계한 나눔 교육, 우리역사바로알기 시민연대가 진행하는 나라사랑 특강, 광진 아이윌센터의 올바른 인터넷 사용 교육 등이 진행됐다. 이종숙 교장은 “인성교육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와 활동 자료를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해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작은 시골학교인 청원초등학교는 [Artience! 들꽃어울림 활동을 통한 생명존중 의식의 함양]이라는 주제로 경기도교육청 지정 주제체험학습장을 작년에 이어 2년째 운영하고 있다. 청원초등학교에는 평소 눈여겨 보지 않았던 아기자기한 들꽃부터 진귀한 야생화까지 풀꽃들이 보존되고 있다. 그러한 아름다운 환경을 바탕으로 하는들꽃 체험 학습장에서는 학생과 일반인이 교내의 들꽃을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 체험학습 프로그램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꽃누르미 활동이다. 꽃 누르미 활동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채취한 들꽃을 활용하여 생활용품과 예술작품을 제작하는데, 이를 통해 자연의 꽃을 자세히 관찰 할 수 있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우리 생활과 꽃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 학생들과 지역사회 학부모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들꽃 체험학습장에서는 우리나라 꽃들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들의 이름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화성 청원초 체험학습장에는 이 들꽃들을 체험하기 위해 작년에는 경기도 관내 초중등학교에서 약 1000명 이상이 방문하였다. 청원초가 들꽃 체험 학습장을 운영하는 것은 아티언스교육의 일환이다. 아티언스(Artience)라는 용어는 예술(Art)과 과학(Science)의 합성어이고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여 창의성 및 예술적 소양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의 지표로서 최근에 교육현장에서 크게 이슈화 되고 있다.청원초에서는 이 아티언스를 들꽃에 적용하여 각각 따로 떨어져 있던 과학과 예술 과목이 ‘들꽃’이라는 대 주제 아래에서 한데 어울려 학습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청원초를 방문하는 학생은 들꽃을 관찰, 탐구하여 과학적 지식과 태도를 함양하고 나아가 꽃누르미 활동을 통해 예술적 표현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체험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모두 높은 만족감을 얻고 있다. 또한 들꽃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청원초의 주제체험학습장은 다른 체험학습장과는 다른 차별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체험 학습이 단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닌, 캠핑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캠핑체험학습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가족 관계 회복과 자녀 교육의 일환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오토캠핑활동을 주말에 학교 시설을 개방하여 캠핑장으로 탈바꿈시켜 운영하였으며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제공하여 학교가 학생만의 학습 공간이 아닌, 가족의 여가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캠핑체험학습에 참여했던 수원태장초등학교 최민수 학생은 “가족들과 캠핑을 자주 가는 데 가면 텐트치고 요리해먹고 밖에서 놀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여기에 와서 꽃을 이용해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가방걸이 같은 것을 직접 만드는 활동을 해서 더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학교 시설을 적극 개방하여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일조했던 청원초등학교 구영회 교장은 “본교의 다양한 체험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작은 꽃들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있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인성 및 감성을 함양하는 데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것 같아 교육자로서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라고 말 하였다.캠핑체험학습장 운영활동은 참여했던 많은 가족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들꽃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육가족들에게 질 높은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청원초등학교의 체험학습장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체험학습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작은 시골 학교의 이러한 움직임이 체험학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나아가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꿈과 감성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자유학기제, 학교폭력 예방, 진로특강 실시- 순천동산여중은 29일 2014학년도 2학기 교육과정 설명회 및 진로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연찬회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돕고, 학사력에 따른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학부모 의견을반영하기 위하여 마련한 것이다. 또한 원도심 지역의 급격한 학생수 감소에 따른 교육력 약화 문제를 극복하고 학교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개최한 것이다. 필자는인삿말을 통해 학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학교란 옛부터 배움의 전당이지만 '지역사회의 꽃'으로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중심축으로 인성교육, 건강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기초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학교교육의 중요한 네 기둥은 교사와 학생, 시를 포함한 정부의 지원과 학부모의 동행이 조화를 이룰 때 교육력은 살아날 수 있다. 한편 학생들의 생활 상태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차량으로 등교를 할 때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학교 정문 앞에서 50미터 정도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 하차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하였다. 어서 초빙 강사로 순천교육지원청 소속 박행심 선생님의 자유학기제의 필요성과 미래교육을 연계한 진로지도 특강이 이어졌다. 이어서 강관원 3학년 부장의 3학년생 진학지도를 위한 안내 및 학교폭력 예방 안내가 있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1학년 김민경 학부모는 “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으며, 오늘 설명회에 참여함으로 학교에 대한 신뢰가 한층 높아졌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학부모의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낮고 맞벌이 하는 부모가 많아 다수가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에,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오후 6시 반시에 시작함으로 생계유지로 인하여 참여가 어려웠던 아버지가 모습을 나타내는 등 참여 열기가 높았다.
⑤마을 죽이는 학교 통폐합 2002년 폐교된 경기 연천의 백학초고랑포분교장. 학교가 문을 닫은 지 12년. 건물 곳곳에는 거미줄이 쳐졌고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무성한 잡초만이 남아 쓸쓸히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학교가 사라지자 사람들도 하나 둘 마을을 떠났다. 주민들은 뒤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이제 마을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 어렵게 됐다. 학교 앞을 지날 때면 마을의 흉물로 남은 학교의 모습에 주민들의 가슴은 아프다. 연천군 장남면에 위치한 고랑포초는 1999년 10km 가량 떨어진 백학초에 흡수돼 분교장으로 운영되다가 2002년 완전히 폐교됐다. 학교는 현재 개인사업자가 임대해 청소년 수련시설로 사용하고 있으나 방문객이 거의 없어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고랑포초는 장남면사무소를 비롯해 주민자치센터, 보건지소 등이 몰려 있는 마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고랑포초 동문인 유모 씨는 “폐허로 남은 학교를 보면 화가 난다”고 했다. “깨끗하게 관리해 달라”는 민원을 넣어 봐도 개인 임대지에 어찌할 도리는 없었다. “그때 왜 반대를 안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기만 해요. 학부모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었고, 마을 주민들은 학교가 없어진다 해도 크게 바뀔 게 없다고 생각했죠. 주민들의 반대가 없자 폐교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더라고요.” 현재 장남면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은 15명 남짓이지만 이 구역에는 초등학교가 없는 까닭에 인근의 백학면 백학초와 노곡초, 적성면 마지초로 흩어져서 통학하고 있다. 스쿨버스가 다니고는 있지만 하루 통학 거리만 해도 20km가 족히 넘는다. 학부모 김모 씨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같은 동네 친구인데,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다 보니 방과 후 마을에서 만나도 어울려 놀지를 못한다”며 “옆집에 살면서도 데면데면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다가는 마을의 정체성마저 없어지겠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연천지역에는 22개 유‧초‧중‧고교가 있다. 이 중 학생 수 60명 미만인 학교는 6곳이며 3년 후에는 입학생이 없는 학교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초등학교가 없는 면도 늘어나고 있다. 장남면뿐만 아니라 중면, 왕징면에도 초등학교가 없다. 왕징면과 미산면이 통폐합되면서 남은 왕산초는 현재 학생수 49명으로 역시 통폐합 대상 학교다. 미산면 주민들에게도 고랑포초의 폐교는 반면교사가 됐다. 지난달 초 실시된 통폐합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90% 이상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 이 학교 안선근 교장은 “우리학교는 동문회와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절망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고랑포초가 사라지고 마을이 황폐화되는 것을 지켜본 주민들은 우리 학교만큼은 꼭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학교를 다시 살리고 싶다는 게 장남면 마을 주민들의 바람이다. 여기에 김중기 백학초 교장이 발 벗고 나섰다. 그는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학교의 존폐는 결국 마을 고령화를 가속화 시키고 나아가 마을의 존립마저 위협한다”며 “폐교 후 주민들이 계속 줄고 마을 잔치에도 노인들만 가득한 모습 등 지역사회가 위축되는 것을 보면서 학교를, 마을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김 교장과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농산어촌 유학’이다. 농산어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일정 기간 부모 곁을 떠나 농산어촌의 농가 혹은 센터에서 생활하면서 시골학교를 다니며 그 지역을 알아가는 교육이다. 김 교장은 “다시 학교를 개교할 수 없다면 폐허가 된 학교를 고치고 가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센터로 운영하고 싶다”며 “고랑포분교에는 기숙형 유학촌을, 백학면에는 하숙형 유학촌을 조성해 농촌유학 단지를 만들면 백학면과 장남면이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정 자연을 활용한 ‘아토피, 천식예방 학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는 “이밖에도 유학교육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을 초청해 타국 문화를 배우고, 독거노인들을 센터로 모아 식사를 제공하는 등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구심점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교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지난 7월 주민자치위원, 군의원, 마을 주민, 학부모들을 모아 ‘농촌유학 공감토론회’를 가졌고 자주 회의를 개최하며 계획을 진행해나가고 있다. 정연남 연천교육지원청 교육장도 지원에 나섰다. 평소 작은학교 살리기에 관심이 많았던 정 교육장은 지난해 9월 부임 후 ‘접경지 농촌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학교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 교육장은 “고랑포분교장과 백학초가 임대기간이 끝나면 지역마을 공동체가 교육적 차원에서 재임대 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이고 마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등에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장은 “농촌유학센터가 마련되면 12년 전 그때처럼 마을이 다시 북적거릴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며 “단기간 농촌 체험이든, 귀농이든 학부모와 학생들이 그리워하고 찾아올 수 있는 최적의 환경과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학교와 마을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원 춘천의 송화초는 2009년 전교생 15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학교다. 그러나 올해 이 학교 학생은 52명으로 5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농촌유학센터를 운영하고부터 생긴 변화였다. 농산어촌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농산어촌의 농가 혹은 센터에서 일정기간 생활하며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배려심과 인성, 자존감과 사회성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 최근 학부모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제도다. 40여 년 전, 도시 아이들에게 자연체험을 주자는 의미로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 매년 50여 곳에서 1000여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으며 운영을 준비 중인 예비 실행지도 20여 곳에 달한다.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물면서 사계절에 맞게 씨앗뿌리기, 모내기, 물고기잡기, 벼 수확, 김장하기 등 자연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두루 체험한다. 송화초와 마을 주민들과 협력해 춘천 별빛 산골유학센터를 설립한 윤요왕 센터장은 “유학생도 27명으로 늘었지만 학교를 보고 귀농한 학부모들도 상당 수 있어 지역 아동도 25명으로 많아졌다”며 “일부 아이들은 2~3년씩 머물기도 할 만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농산어촌유학은 크게 자신의 집을 활용하는 농가형, 마을 내 건물을 활용하는 센터형, 주민들과 협력해 농가와 센터를 오가며 진행하는 마을형으로 구분한다. 센터형의 경우 운영주체가 건물을 임대해 기숙사 형태로 운영하며 마을형은 센터와 농가가 결합한 것으로 활동은 센터에서 하되 숙박은 농가에서 제공한 방에서 하게 된다. 별빛 산골유학센터는 마을형 센터로 학교가 끝나면 유학생들과 지역아동들은 모두 센터로 모여 방과 후 활동을 한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지역아동들은 각자의 집으로, 유학생들은 지정된 농가로 돌아가 숙박 한다. 농산어촌유학 관계자들은 “센터운영자와 교사, 농가 주민, 교육지원청, 학부모 등 운영주체 간 협력체계를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센터 운영이 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하면 자칫 개인사업장화 되거나 마을과의 괴리가 발생해 마찰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센터 설립 전 지역주민과 학교, 교육청 등 관계자들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윤 센터장은 “근 2~3년 간 전북, 강원, 제주, 충북 경북 등 각 광역시‧도에서 농산어촌유학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지 않아 운영비 지원, 시설 지원 등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학비는 보통 한 달 60~80만 원 선이다. 도시에서 자녀에게 들어가는 학원비, 생활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부담스럽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저소득가구 등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가정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단순히 학생 수를 늘려 폐교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생각으로만 접근하면 도시 학부모들도 센터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지역과 도시의 아이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북기계공고 동아리는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년 실시되는 동아리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동아리들은 자동 소멸되기 때문이다. 10월에 열리는 동아리발표회에 출품하지 않거나 참가하지 않아도 소멸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평가를 근거로 다음해 예산을 차등 지급한다. 예산이 가장 적은 동아리와 많은 동아리는 4배 가까이 차이 나기도 한다. 예산을 차등지급하고, 활동이 부진한 동아리는 소멸시키는 것이 교육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조금 뒤쳐져도 더 잘할 수 있게 북돋아 주고 평등하게 지원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냐’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사회는 공평하거나 평등하지 않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낸 사람에게 더 큰 보상이 돌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지난달 26일 오후. 전북기계공고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에 여념이 없다. 매주 금요일 5~7교시는 동아리 시간이다. 학생들은 각 동아리 방에서 회의를 하거나, 자료를 작성하고 연습을 하는 등 지도교사가 없는 경우에도 자율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동아리 에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음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전북기계공고 김준영 교감은 “이런 시스템이 학생들을 훨씬 적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스터고인 우리학교 학생들은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투입되는데 동아리가 성과제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성과 책임감을 기르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전북기계공고 동아리는 모든 것이 학생 중심으로 돌아간다. 10명이 구성되면 원하는 동아리를 개설할 수 있고 지도교사도 학생들이 직접 초빙한다. 동아리 평가도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불만도 없다. 박영훈 창의인성부장은 “3월이 되면 서로 인기교사를 섭외하려고 학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우리 동아리 좀 맡아 달라’며 선물세례도 마지않는 학생들은 이런 과정에서 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경쟁논리,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마이스터고에 딱 맞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무과․무학년제로 운영되며 동아리원은 학생들이 직접 뽑는다. 고재승(3학년) 군은 “경직되기 마련인 선․후배 관계가 동아리를 통해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고 군은 “졸업한 선배들도 후배들을 만나면 사회생활에 대한 팁을 알려주고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주기도 한다”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더 많은 예산을 획득하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창의성도 쑥쑥 자란다. 동아리 명만 봐도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낚시동아리 ‘Boysfishing’, 요리동아리 ‘요리보고’, 볼링동아리 ‘쓰리핑거즈’, 골프동아리 ‘아이언맨’, 야구동아리 ‘야동’, 기업탐방동아리 ‘박기자’ 등 개성과 특징을 드러낸 이름들이 눈에 띤다. 동아리 개수만 73개에 달한다. 박 부장은 “동아리 평가에는 활동에 대한 에듀팟 기록 여부가 100점 중 35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설계했다”며 “단순 활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에듀팟에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향후 취업활동에도 도움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거나 재능을 더욱 발전시킨 학생도 있다. 원래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권시윤(2학년) 군은 발명동아리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내면서 발명에 대한 열정이 더 깊어졌다. 지난해에는 연인이 함께 쓸 수 있는 4등분 젓가락을 개발하고 현재 특허를 준비하고 있다. 로봇동아리 ‘휴머노이드’ 학생들은 지난해 제15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분야에서 마음껏 활동할 기회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부장은 “적용 3년째에 접어든 요즘 이 모델을 마이스터고 뿐만 아니라 일반고에서도 각 학교 실정에 맞게 변형하면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각종 연수 및 발표회를 통해 많은 학교에 전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마음속에 오래도록 풀지 않고 담아두는 이야기가 더러 있다. 밖으로 드러내기에는 가슴이 저린, 태우 이야기가 그러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삭히기 벅찼다. 가끔 태우의 흔적이 담긴 학급문집을 보며 개구진 눈매를 기억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하기를 기원했다. 이제 올해가 지나면 십년, 그래도 밖으로 드러내기는 힘들었지만 용기를 냈다. 어엿한 청년 태우를 상상하면서. 엄마를 위해 회사원이 되고 싶다던 태우, 다 큰 늠름한 모습 속에도 개구진 눈매는 여전하리라. 오늘 따라 다 큰 태우와 열두 살의 왜소한 태우가 오버랩 돼 눈에 어른거린다. 교사인 나의 마음이 이러할 진데, 태우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 수상의 기쁨에 앞서 아픈 아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르는 이 땅의 모든 장한 어머니들께 힘찬 박수를 보낸다. 그녀들의 눈물과 땀과 애정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녀들의 헌신적인 노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임을…. 더불어 오늘도 장애우를 맡아 힘겹게 교육에 임하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의 수고 또한 잊지 않기를.
태우는 그날 아침에도 교실 문 앞까지 엄마의 등에 업혀왔다. 아침 회의를 마치고 계단을 올라오는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특유의 눈매를 반달로 만들며 선생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는 것이었다. 라일락이었다. “선생님, 태우가요, 등에 업혀오다 어디서 향기가 난다며 고개를 들고는 손짓을 하더라고요. 저기라며. 교문 바로 지나서요. 잠깐 향기나 맡으라고 멈춰 섰더니 똑 따는 거예요. 안된다고 하니, 킬킬 웃으며 엎드리더라구요. 선생님, 혼 좀 내주세요.” 태우 엄마의 말을 흘려들으며 손에 쥔 꽃을 코언저리에 가까이 대보았다. 향기로웠다. 짐짓 표정은 향기를 못 맡은 척 “이 녀석” 한마디 하며 눈을 슬며시 흘겨주었다. 태우를 처음 만난 것은 삼월의 둘째 날이었다. 삼월이라 하지만 며칠 전 내린 눈이 바로 녹지 않아 길 곳곳이 질척이고, 쌓아놓은 눈이 구정물을 뒤집어 쓴 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그런 날 아침, 태우는 엄마의 등에 업혀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아이가 둘러멘 가방의 무게로 엄마는 더욱 힘이 들어보였다. 아이는 심장이 약했던지라 4층까지 혼자 걸어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 몸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에는 더욱 그랬다. 요즘이야 비상용 엘리베이터시설이 돼있지만 그 때만 해도 그런 실정이 못됐다. 파리한 아이의 입술과는 달리 더운 입김으로 엄마의 입술은 붉은 빛을 띠었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5학년 5반. 아이엄마는 푯말을 확인하고 그제야 아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용히 교실 뒷문을 열어주었다. 앞 쪽 가까이 비어있는 자리에 그녀가 시선을 던지자 엄마의 눈길을 따라 아이도 그리로 가서 앉았다. 그녀의 뒤를 따르던 나는 ‘아, 저 아이가 태우로구나’ 한 눈에 알아보고 태우 엄마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어머, 일찍 오셨네요. 태우 어머니시죠?”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려요. 어려움이 많으실 거예요.” 태우 엄마는 미안한 표정이었다. “도울 일이나 지도에 필요한 일은 언제든 얘기해 주세요. 아이들이 많다보니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일도 있어서…. 어려워 마시고 그때그때 얘기해주세요.” 그렇게 태우와 태우 엄마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태우는 그녀의 둘째 아이였다. 그런데 출산의 고통은 잠시, 아이에게 복합 장애가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고, 특히 심장이 약해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만했다. 아이엄마는 닷새 만에 퇴원하면서도 아기는 그대로 병원에 둘 수밖에 없었고, 몸조리할 틈도 없이 한 달 가까이 병원으로 출퇴근을 하고서야 아이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단다. 그러고도 응급실로 달려가는 일은 잦았고, 약봉지도 그녀의 손에서 떠날 날이 없었다. 태우는 다른 아이들보다 늘 좀 더디기는 했지만, 고개를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걸음마를 떼고, 명확하진 않지만 웅얼웅얼 말을 배우고…. 그런 가운데도 태우 엄마는 치료 기관 정보를 얻게 되면 가사 일은 제쳐두고 부리나케 달려갔다. 눈물겨운 노력의 대가인지 대여섯 살이 되면서 약을 먹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아이의 말수는 수다스러울 정도로 늘어났다. 그때 그녀는 자신의 간절한 소망대로 좋아지는가 싶어 환희에 들뜨기도 했다. 태우는 장난기 많고 짓궂은 아이였다. 수업 중에도 지루하고 흥미가 없어지면 쇳소리 같은 괴이한 소리를 내며 선생을 골탕 먹이기 일쑤였고, 흥미가 동하면 시도 때도 없이 너줄너줄 끝없이 이야기를 해 듣는 이가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하루는 미래의 직업에 대한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태우는 회사원이 되고 싶다 했고, 넥타이를 매고 출퇴근하며 사무를 보는 것이 멋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돈을 벌면 엄마에게 집이며 자동차도 사주고 싶다고 했다. 선생님은 뭐 좀 안 해주냐고 하니 커피를 사드리겠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태우는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에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더뎌 왜소했고, 장도 좋지 않아 실수가 잦았다. 그래서 태우 엄마는 그야말로 ‘5분 대기조’였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놓고도 일을 보러 멀리 갈 수 없었다. 실수를 하고는 화장실에서 자신의 휴대폰으로 바로 연락을 취했고 그러면 아이엄마는 옷가지를 챙겨 곧장 화장실로 달려와야 했다. 당시 같은 반 친구들은 휴대폰을 소지한 아이가 두어 명 될까 말까하던 시절이었는데, 아마도 첫 번째 소지자가 태우가 아니었을까 싶다. 체구는 작아도 나이배기인지라 실수한 일로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하는 아이였다. 교실로 슬며시 아이를 들여보내고 돌아서는 그녀에게 “힘드셔서 어떡하죠?”라고 인사를 건네면, 미안한 표정으로 “저는 괜찮아요. 수업에 방해를 드려서…” 그런 태우 엄마를 보며 교사로서 말썽꾸러기 대여섯 아이를 합쳐 놓은 것보다 더욱 힘들게 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로 순간이나마 품었던 아이에 대한 짜증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치기인가 스스로 되새기게 되고, 부끄러운 마음조차 들었다. 늦가을 태우는 결석하는 날이 잦아졌다. 어쩌다 등교하는 날에는 전에 볼 수 없던 하얀 마스크에 때 이른 목도리까지 둘둘 감고 엄마의 등에 업혀 와서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힘없이 앉아있었다. 수다 많던 아이의 입술은 더욱 파랬고, 얼굴은 백지장 같았다. 그런 날은 점심도 잘 먹지 못했다. 안쓰러운 나머지 “태우, 이것 좀 먹어볼래?”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런 아이가 신통해 국물에 밥을 축축이 적셔 한 술 떠먹이면 받아먹다 구역질을 하면서도 삼키었다. 그 모습에 눈물이 나오는 것을 애써 참고 “태우, 아기네요!”라고 농담을 건네면 힘없이 씩 웃는 것이었다. 퇴근이 가까울 무렵 잠깐 뵙고 싶다며 태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얼마 후 교실에 들어서는 그녀의 안색이 무척 어두웠다. 따뜻한 차를 건네며 기다리니 그녀는 마음을 다잡은 듯 입을 열었다. 태우의 심장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며, 수술을 해도 희망을 갖기 어렵다는 것, 다른 기관의 기능도 좋지 않다는 것, 어려운 가정의 형편 등. 그녀의 인간적인 고뇌가 전율로 전해져 왔다. 듣는 이 조차 가슴이 격하게 흔들려 할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 역시 무슨 위로를 들으러 온 것은 아닌 듯싶었다. 다만 아이를 서로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 공감대가 위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들었다. 한참을 이야기 하고나서는 “선생님, 선생님이 늘 언니 같았어요. 이렇게 다 말씀드리고 나니 속이 후련해요. 1%의 희망이 있어도 엄마는 수술을 원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저는 접으려하고 있어요. 나쁘지요?” 그런 그녀에게 뭐라 말해주겠는가. 그녀의 손을 잡고 쓰다듬는 일 밖에. 그 해 겨울은 따뜻했다. 지속적으로 병원에 다니는 태우를 위해선 다행이었다. 방학 동안 집에서 형과 놀며 전보다 식사도 좀 한다고 했다. 수화기 저 편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말수가 는 것으로 좀 좋아졌나 싶었다. 따스한 봄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조심조심 흐르고 있는 물소리가 힘찬 울림으로 바뀌는 그런 계절이. 개학을 하루 앞둔 이월 초순이었다. 태우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개학날 가지 못할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그길로 집을 나섰다. 아이가 입원한 곳은 심장병 치료기관으로 지역에서는 제법 알려진 곳이었다. 가는 길은 복잡했다. 차도 밀렸다. 시간이 길어지니 마음은 더 초조해졌다. 도착해 보니 다행히 면회가 가능한 시각이었다. 이십 여분을 앉아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는 가운데 아이엄마가 침묵을 깨고 약간 흥분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참. 선생님, 태우가 잠깐 반짝 기운이 났는지 입을 꾸물꾸물 움직이기에 귀를 입 가까이 가져갔더니 저더러 고맙데요. 사랑한데요. 기특하지요?” 독실한 종교인이었던 아이엄마, 그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달리 없었다. “희망을 갖고 열심히 기도해요”라는 말 밖에. 신앙이 없던 나 역시 그 순간은 빌고 있었으니까. 중환자실에 외로이 누워있는 태우는 산소마스크를 낀 채 할딱할딱 숨을 쉬고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 아이엄마가 곁에 와 있었다. “태우야, 선생님 오셨어. 들었으면 손끝을 움직여봐.” 아이엄마가 재촉하자 아이가 오른 손끝을 말았다 폈다. 태우는 듣고 있었다. “태우야, 선생님이야. 잘 이겨낼 수 있지? 힘내야 해. 우리 착한 태우…” 아이는 다시 손끝을 움직였다. 그리고도 두 차례 면회를 더 다녀오는 동안 태우는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 퇴근 무렵 교탁을 정리하고 있는데 태우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들려주실 수 있냐고. 수화기 저편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 순간 태우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 아이 엄마와 함께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전에 없이 눈에는 두 세 겹 접혀진 하얀 거즈가 덮여 있었다. 산소마스크의 들썩거림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침대 맡에 놓인 기기를 보니 맥박은 뛰고 있었다. 나는 힘없이 늘어진 아이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속으로 되뇌었다. ‘태우야, 선생님 왔다. 손 좀 움직여줄래? 태우야. 착한 태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우리 태우 눈이 감기질 않아요. 그래서 거즈를 덮어 놓았어요. 선생님.” 그러면서 하얀 거즈를 올리는데 아이의 동공은 이미 풀어져 있었다. 눈을 뜬 채로. 눈물이 흘렀다. 주체할 수가 없었다. 사흘 후 아이는 저세상으로 떠났다. 삼월이 채 오기 전에. 해마다 겨울의 끝자락 이월이면 남은 찬 기운 탓인지 가슴은 여전히 시리고 허전하다. 그럴 때면 태우 엄마를 떠올린다. 아픈 아이를 먼저 앞세우고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녀, 좋은 세상에 갔으리라는 믿음과 희망으로 힘과 용기를 내 생활하는 그녀를.
신자유주의 기조로 교사 권위하락 부채질 功過 따져서 교육발전의 토양으로 삼아야 문민정부시절 탄생, 지난 20여년간 우리 교육의 지향점 역할을 한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5․31교육개혁)’은 교육의 양적팽창과 다양성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교육격차의 심화, 인성․창의교육 미흡, 교사의 권위하락 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5․31교육개혁 재조명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총에서 발행하는 월간 ‘새교육’ 10월호가 이 문제를 기획특집으로 다뤘다. 특집은 이신동 순천향대 교수, 안선회 중부대 교수, 한재갑 뉴시스 교육전문기자의 기고와 5․31교육개혁의 산파 역할을 담당한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의 인터뷰로 꾸며졌다. 이신동 교수는 “5․31교육개혁이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재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고, 기틀을 잡는 데 사상적 기초가 됐다”고 밝히면서도 “교육현장에 시장경제의 원리를 도입한 원흉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5․31교육개혁은 비전과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아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자의적인 해석으로 최초의 교육개혁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게 하는 우를 범했다”는 이 교수는 “중등교육의 다양화 정책은 오히려 대입 명문고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안선회 교수는 “현 정부에는 문민정부 이후 유지돼온 대통령 직속의 교육자문기구조차 없다”며 “5․31교육개혁 이후 국가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중․장기 교육발전 전략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복교육 공약의 진정한 실천을 기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재갑 기자는 황 장관이 5․31교육개혁의 재조명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5․31교육개혁이 우리 교육에 미친 영향이 큰 탓도 있지만 그동안 나타난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기능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 기본이념에 대한 시각의 일단을 나타낸 것이다. 한 기자는 “5․31교육개혁은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교육정책을 쏟아냈지만 교사의 권위하락을 부채질한 정책으로 교원들에게 상당한 ‘개혁 피로감’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5․31교육개혁이 교사를 단순한 트랜스미터(전달자)로 전락시켰다”는 안양옥 교총회장의 평소 진단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명현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교육의 다양화․정보화․세계화를 추진한 것이 5․31교육개혁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교육예산 GNP 5% 확보를 이끌어내는 등 역대 가장 강력한 교육개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장관은 “5․31교육개혁을 재조명, 새롭게 발전시키겠다는 황 장관의 발언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한편 ‘새교육’ 10월호는 이슈 리포트로 학폭위의 민낯을 해부하고, 스페셜 테마로 창체와 안전교육을 다루고 있다. ‘2014 서울 중등 교육전문직 시험 서술형 평가 기출문제 해설’도 교육전문직을 준비하는 교사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독문의=02-570-5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