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2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원산도 섬에 있는 광명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3일의 장기(長期) 연수를 마치고 원산도로 들어온 날 저녁, 아내가 여름 저녁의 별식(別食)으로 냉국에 냉면을 말았다. 연수를 떠나기 며칠 전부터 냉국이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 것을 잊지 않고 한 것이다. 가장 맛있는 냉국을 만들고 싶었는지 온갖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다. 우선 국물부터 달랐다. 밍밍하고 아무 맛도 없는 생수 대신 바지락을 풍성하게 넣고 삶아 국물을 만들었다. 바지락 국물 맛을 아는 사람들은 그 시원하고 깊은 맛이 떠오를 것이다. 그 국물에 청양고추 두 개를 썰어서 넣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맛이 훌륭할 것이라고 머리는 경험적으로 미리 안다. 거기에 원산도 어부가 만든 액젓을 넣었다. 오로지 바닷고기와 묵은 소금으로만 3년 이상을 담가 만든 것이라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맛있다.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어도 소금 짠맛이 없다. 깊은 감칠맛이 입안을 행복하게 한다. 그 국물에 냉면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채 썬 오이를 고명처럼 냉면 위에 얹었다. 오이냉국 냉면의 완성이다. 내 앞으로 냉면을 냉국에 만 그릇을 밀어 놓으며 아내의 얼굴이 흡족(洽足)하다. 어서 맛을 보고 입으로 맛본 것을 이야기해달라는 기대가 얼굴에 쓰여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유난스레 더위를 싫어했다. 지금도 여름이 다가오면 지레 몸이 찌뿌둥하니 근실거렸다. 뜨거운 날씨에 땀이 흐르는 것도 싫었지만 온몸을 감싸는 끈적끈적한 불쾌감을 더 못견뎌 했다. 끈적거리는 것을 씻어내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등목을 해야 지낼 수 있었다. 밤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음습하고 무더운 공기가 남아있어 가만히 있어도 살갗이 끈적거렸다. 밤에 이리저리 뒤척이다 윗옷을 벗고 잠이 들었다가 새벽 찬 바람에 배탈이 나기가 일쑤였다. 그런 탓에 여름 초입에 들어서면서부터 입는 것이나 먹는 것에 민감했다. 특히 땀이 뻘뻘 흐르고 기진맥진(氣盡脈盡)한 뜨거운 여름 한낮에는 등목을 해야 겨우 몸의 화기(火氣)가 진정되고는 했다. 등목하고 나서 속에 든 화기까지 없애느라 냉국을 찾는 일이 허다(許多)했다. 냉국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오이를 채 썰거나 미역을 잘게 썰어 준비한 다음 찬물을 붓고 간장하고 초를 치면 그만이었다. 여기에 알싸하게 매운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으면 어른들이 좋아했다. 이 냉국에 찬밥을 말거나 국수를 말아 먹으면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뜨거운 화기가 밖으로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바지락 국물을 내어 만든 오이냉국 속의 냉면을 호기롭게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벌써 입은 호강으로 군침이 돌았다. 한입 물고 맛을 음미(吟味)했다. 바지락 국물이 품고 있는 시원함 속의 깊은 풍미와 액젓의 감칠맛, 냉면의 모를 듯 스치는 아릿함, 거기에 더해지는 오이의 상큼함이 겹치며 입안을 호사스럽게 맴돌 것이라는 기대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오이와 함께 물린 냉면은 텁텁하고 쓴맛을 입 안 깊숙이 넣었다. 맛을 잃은 바지락 국물은 청양고추의 매운맛조차 품지를 못했다. 나를 바라보던 아내가 맛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한 가운데 저녁 식사가 끝났다. 다음 날 점심에는 찬물에 오이와 액젓을 넣고 국수 위에 청양고추를 고명처럼 얹어서 나왔다. 어릴 적 기억까지 소환(召喚)해서 맛있게 먹었다. 등목을 하지 않았어도 바닷바람이 한바탕 온몸을 씻고 갔다.
17개 시·도교육감이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이들이 내놓은 ‘첫 메시지’의 화두는 ‘학력’이었다. 보수·진보 성향 할 것 없이 학력 신장에 방점을 둬 눈길을 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인 전수 학력평가 시행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평가를 통해 학력 실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하윤수 교육감 인수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부산 지역 모든 학교에서 초6, 중3, 고2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고 5일 밝혔다. 초3~고1 대상으로 치러지는 기초 학력 진단평가도 내년 3월부터 전수조사를 원칙으로 시행한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도 취임식에서 “가르침과 배움이 있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면서 “학습 과학을 기반으로 AI, 에듀테크 등을 활용한 다양한 진단과 학생성장 이력이 축적될 수 있는 맞춤형 학생 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교육감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초 학력 진단평가 개선 방안’을 결재했다. 충북교육청은 초3~고1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진단평가를 내년부터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육감들도 학력 강화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인식했다. 취임 전부터 전수 평가를 통한 학력 진단을 강조했던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은 취임하면서 “학력을 말하면 마치 참교육이 아닌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학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학생의 본분이자 학교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성장단계별 평가시스템 구축과 진단-배움-평가-지원으로 이어지는 학습 이력 관리를 약속한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취임식에서 “전남교육 대전환은 시작됐다”면서 “교육의 기본에 충실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고,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다양성을 담은 실력광주로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사를 통해 기초 학력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일제고사라는 낡은 프레임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진단시스템을 보완해 더 정확히 학생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평가 방식에 있어서 전수조사는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진보 성향 교육감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혁신학교’도 변화가 예고됐다. 혁신학교는 진보 성향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009년 도입한 공교육 모델로, 토론·체험 중심 수업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혁신학교는 매년 교육청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일반 학교와의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교과 수업이 소홀해져 학력 저하를 부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일찌감치 혁신학교의 손질을 예고했다. 특히 전국에서 혁신학교가 가장 많은 경기 지역의 임태희 교육감은 6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 교육을 자율을 기반으로 재구조화하겠다”고 했다. 혁신학교의 전면 폐지보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DQ(Digital Quotient) 등 미래학교 제도를 기존 혁신학교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8년간 추진했던 혁신교육 여정에 대해서도 성찰적으로 돌아보겠다”며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중 교육감도 혁신학교를 재검토 중이다.
“초등 전일제 학교의 도입‧운영에 따른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활동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초등 전일제 학교과 교육 전문성 측면에서 학교와 교원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를 세심하게 검토하는 것에 더해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한 불필요한 업무부담을 해소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과제로 삼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초등 전일제 교육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구체적인 지원법안을 제정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제한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초등 전일제 학교의 기본 원칙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의 자율적 참여와 선택권 보장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자율적 운영 및 공공성 확보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일제 학교 시나리오로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기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운영시간을 확대하는 A유형 △학교 공간에서 이뤄지던 방과후활동을 정규교육과정 및 교육시간과 이원화해 교육청 또는 지자체, 중간지원조직 등에서 운영하는 방식의 B유형 △기존 정규 교육시간을 휴식, 놀이 및 여가활동, 체험활동 시간 등을 확대·포함해 연장하는 C유형으로 구분된다. 이 연구위원은 “전일제 학교에 대한 사회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운영 주체는 누가 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며 “운영 주체가 교육청이 되든 지자체가 되든 이 둘의 연계·협력은 필수적인 것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인 연계·협력을 위해서는 이른바 중간지원 조직이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과 관, 민과 관의 협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학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그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법안에 △초등 전일제 학교의 운영 주체 및 역할 △운영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운영지원센터 지정 및 설치 △전담 운영인력에 대한 배치 및 지정 등에 대한 내용이 필수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주영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은 “법이 시행되고 학교현장에 나타나게 될 현실적인 모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시도교육감과 지자체장 역할이 구분돼 있지 않고 학교 역할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방과후학교에 대한 수요조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민원 응대는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직접 하는지, 돌봄을 8시까지 하면 그때까지의 관리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강사나 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경우 어떻게 되는지 등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아이들은 학교가 키워야 한다’는 여론몰이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일단 법안부터 만들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자고 하기에는 학교는 모든 학교 수만큼이나 많은 다양한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실을 눈감고 현 정책들을 아우르는 큰 제도를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방과후강사노조는 기존 돌봄을 확대하는 A유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돌봄과 정규수업을 분리하는 B유형을 지지했다. 또 중간지원기관의 예로 의성미래교육지구사업과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도봉형 방과후학교 등이 사례로 소개됐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미얀마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 학습도서 시리즈인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 약 4000부를 미얀마에 보급한다. 군부 집권 이후 공교육이 위축된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사업은 군부 쿠데타 상황으로 정상 등교가 어려운 미얀마 초등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및 자기주도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 경제 수준에 비해 어린이 도서 가격이 비싸 가정 내 학습도 쉽지 않은 미얀마의 국가적 상황도 반영됐다.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보급 도서로 선정한 것은 세계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 지식을 짜임새 있게 담고 있어서다. 자기 주도 학습에 적합한 구성과 EBS의 공신력도 한몫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탐구생활 시리즈는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는 미얀마 학생들이 보기에도 적합한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어 선정했다”며 “굿네이버스는 앞으로도 미얀마 지역 아동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굿네이버스는 올해 하반기 중 번역 작업과 검수·검토를 거쳐 내년 9월까지 미얀마에 어린이 학습도서를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아동 친화적 교재가 부족한 개발 도상국에 아동 교보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병욱(오른쪽) 국민의힘국회의원이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적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김주영(오른쪽 첫번째) 한국교총 선임연구원이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 정책토론회'에서 지정토론을 하고 있다.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원내대표가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초등 전일제학교 지원법안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앞서 주요내빈들이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과 경기교총(회장 주훈지)은 경기도의 한 초등학생이 싸움을 말리던 담임교사에게 욕설을 퍼붓고 흉기로 위협을 가한 교권침해 사건을 “교사의 실질적 교육‧지도권이 무력화된 교실의 민낯”이라며 “교육부와 국회는 교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각 생활지도법 입법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5일 발표했다. 교총은 “먼저 참담한 일을 당한 피해 교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면서 “학교와 교육청은 피해 교사 보호에 온 힘을 다하고, 가해 학생에 대한 합당한 조치,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국회는 일련의 사건을 단지 일부 학생의 일탈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권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학교는 6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학생에 대한 처분과 교사 보호조치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6월 3일 울산지역 고 1학생에 의한 담임교사 폭행 사건, 6월 22일 전북 모 초교 학생의 학교폭력 및 교권 침해사건으로 교단은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교권 침해사건이 또 발생하자 교총은 저연령화, 흉포화 되는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의 현실은 각종 실태와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교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육활동 침해사건만 1만 1148건, 교사 상해·폭행 사건도 888건에 이르며, 17개 시·도교육청 교원치유지원센터에 교원 심리상담 건수는 최근 5년간 4만 309건, 교원 법률지원은 1만 3409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사들이 참고 지나가는 일이 몇 배나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올해 1월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44.5%)’고 인식했고, 그 이유로는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36.2%)’, ‘학교 교육이나 교원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부모 등)의 불신(26.2%)’을 꼽았다. 그리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적극 보호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서는 ‘침해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 강화(36.9%)’, ‘예방 교육, 캠페인 등 교육활동 보호에대한전 사회적 인식 제고(23.8%)’ 등을 들었다. 교총은 이러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근본 원인으로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행동을 제지하기 위한 행위나, 다른 학생의 수업권 보호를 위해 교실 뒤쪽이나 복도로 내보내기만 해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조차 아동학대로 신고 돼 교원이 고충을 겪고 있는 현실을 언급했다. 교총은 “교원들이 ‘교직 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로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라며 “다수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 교원의 교권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고 해당 학생의 치유와 교육을 위해 교육부와 국회는 생활지도법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해△교원에게 실질적인 생활지도권 부여 △피해 교원 보호 및 정상적 지도과정에 대한 민원·분쟁 시 법적 대응 △문제행동 학생 교육‧치유근거마련 △학생의 문제행동 시 즉각 분리조치를 포함하는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지난달 27일부터 ‘문제행동 학생 치유와 교육을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이 포함된 ‘7대 교육 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모든 조직역량을 모아 관련 법 개정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진행되었지만, 개표방송만 봐도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표기를 할 만큼 다분히 정치적이었다. 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약진하여 17개 시·도의 팽팽한 균형이 갖춰진 것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지방교육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체계 속에서 교육감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앞으로 교육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롭게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시·도별로 선택 가능한 교육과정의 내용이 확대될 것이며, 여러 정책이 시·도별로 온도 차를 달리하며 첨예하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어떤 성향의 교육감을 뽑느냐’는 중요하다. 새 정부의 출발과 함께 교육감의 구도가 평형을 맞춤으로써 이전과는 분명 다른 양상으로 교육정책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갈등과 충돌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지방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장 많았던 질문이 ‘교육감은 누굴 뽑아야 하는 거지?’였다. 교육계에 있는 사람들조차 혼란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치 중립적이어야 하는 선거였기 때문에 정당을 표기할 수도 없었고, 각 진영별로 단일화의 진통을 겪으면서 혼란은 가중되었다. 유권자들은 누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선거해야만 했고,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인 것이 무색할 정도로 상호비방의 수위는 높아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무수히 많은 사표가 발생했고, 본래 목표인 교육자치와 지방교육의 활성화라는 말은 공허하게만 느껴졌다.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육감의 역할이 미치는 교육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앞으로 교육감 선거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직선제 폐지에 관한 논의 사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논의는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직선제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적되었다. 하지만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다. 누군가는 당선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낙선하는 선거의 구조상 직선제와 간선제 모두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일 때 유리한 입장에서는 직선제 폐지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교육감 선거의 결과를 진영 논리로 해석하면서 이러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진보교육감이 절대다수가 당선되었던 상황에서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자 진보 계열 교육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어느 한쪽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될 경우에는 합의된 결론을 얻기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직선제를 폐지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이다. 보수와 진보의 수가 평형을 이루고 있고, 선거 직후이기 때문에 다음 선거까지 4년의 시간이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직선제 폐지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다. 교육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시민들은 정치적 성향이나 구체적 정책의 이해 없이 선거에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직접 선거를 하지 않는다면 간접 선거를 하는 방식을 떠올려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던 방식이다. 교육 관련 종사자와 학부모 중 대의원을 구성하여 선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체 국민을 유권자로 하는 선거방식보다 관심도가 높아 효과적인 선거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많아 없어진 제도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 선거권 확대에 관하여 앞서 설명한 선거권 제한과는 반대로 선거권을 확대하자는 논의도 있다. 바로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선거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019년부터 만 18세 이상의 선거 참여가 가능해졌다. 정상적으로 입학한 학생이라면 고3 기간 중 선거일을 기준으로 생일이 지났으면 투표가 가능한 것이다. 다른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는 초·중등교육과 관련된 것으로 고1까지 선거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의견이 꽤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교육과 관련한 정책을 결정하는 수장을 선발하는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초·중등교육과 관련한 부분이라면 고등학생만 선거권을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초등학생까지도 선거권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가 짚어보아야 할 부분은 왜 선거권을 성인들로 제한하고 있는가에 대한 점이다. 교육정책의 실제적인 수요 주체이긴 하지만 미성숙하기 하기 때문에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인 판단기준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선거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교육감 선거에 학생들도 충분히 참여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의 승리를 염두에 둔 각종 정책이나 이를 겨냥한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너무 위험한 접근이다. 선거권 확대를 위해서는 이처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러닝메이트 또는 임명 방식이 대안? 교육감 선거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안이 바로 ‘러닝메이트 방식’이다. 시·도지사 후보와 함께 팀을 이뤄 선거를 치르는 방식으로, 유권자들 입장에서 교육감의 성향을 시·도지사의 성향과 연결 지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당선 이후 교육감과 시·도지사의 성향이 일치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부 시·도의 경우 교육감 정책을 시의회에서 예산 삭감하고, 승인하지 않아 정책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러닝메이트 방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교육감 선거는 정치 중립적인 선거이다. 정당의 추천을 받는 시·도지사와는 출발 자체가 다른 것이다. 선거운동기간에 정당 유세를 함께 할 수도 없으며, 정당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선거법 위반이 된다. 러닝메이트 방식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치 중립이라는 대전제의 수정이 불가피하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 자체가 어렵다. 중앙의 임명제도 효율적이라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교육부의 정책이 시·도교육청으로 그대로 연결될 수 있기에 효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시·도교육감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앞으로의 과제 교육감 선거를 통해 우리 지역 교육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택하는 과정은 분명 중요하고 큰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많은 문제점이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제대로 문제점을 찾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최적의 시간이다.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교육발전을 위한 진정한 길을 찾아야 한다. 오늘 논의한 부분 외에도 교수가 아닌 일반 교원의 출마 여건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하며, 선거 비용을 개인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점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시·도교육감의 역할과 권한 등에 대한 정립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의 지방자치라는 중요한 목표는 유지하되 과도한 권한의 집중과 자의적 결정이 가져오는 혼란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 모쪼록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는 지금까지 선거에서 늘 제기되었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교육발전을 이끌 수 있는 선거라는 평가가 있기를 바란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승리했다. 지난 2018년 3명에 불과하던 보수 후보는 이번에 8명으로 늘었다. 지방교육 권력을 장악해온 진보진영과 균형을 이루게 됐다. 특히 보수교육을 대표해온 교총 회장 출신들이 2명이나 교육감에 성공한데다 진보교육의 본산인 경기도에서도 보수 후보가 당선돼, 교육정책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거 결과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간 지속돼 온 진보교육의 피로감과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보수교육감 약진으로 연결됐다는 관측이 많다. 유·초·중등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선거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 간 정책 대결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많은 과제도 던져줬다.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러닝메이트와 임명제, 선거 공영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온다. 또 ‘깜깜이 선거’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책은 없고 단일화만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이번 호는 6·1 교육감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분석하고 앞으로 4년간 지방교육이 나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데 초점을 뒀다. 먼저 ‘보수 8, 진보 9’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교육감 선거 총평을 통해 짚어본다. 또 새롭게 형성된 교육감 지형은 학력평가 부활,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 공방, 고교학점제 시행 여부 등 각종 교육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유·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예측해 본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교육감에게 거는 현장의 기대와 따끔한 충고를 담은 교원들의 목소리도 싣는다. ‘교육 소통령’으로 군림하고 불통하기 보다 교육현장의 세세한 곳까지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한 교육수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명에 불과한데, 이번 선거로 8명이 됐다. 2014년 13명의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시작된 ‘진보교육감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다. 새로 당선된 보수교육감들은 기존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해 온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9시 등교 등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바꾸겠다고 공약한 상황. 때문에 초·중·고교 정책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력 신장’ 경쟁 펼칠 듯 우선 교육감들이 성과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교육감들이 약진한 것은 진보교육감들의 혁신학교 확대, 시험 폐지 등 정책 속에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사교육비는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커 학부모들이 돌아섰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선거가 ‘교육성과가 없으면 유권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만큼, 교육감들이 각 지역에서 학생을 잘 가르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보수할 것 없이 ‘학력 신장’을 내세운 것이 한 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 당선인은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인데도 ‘공부하는 학교’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진단·배움·평가·지원’이라는 학습이력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3선에 성공한 진보 성향 조희연 서울교육감도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체계적인 평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교육감들은 시험이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경쟁을 부추긴다며 지양해 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 당선인들은 학력평가와 지원을 공약으로 내건 경우가 많다. 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1년에 한 차례 초·중·고교생 전체를 대상으로 기초학력·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학력을 높이려면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진보교육감 중에서도 평가를 중시하는 경우가 있다. 전교조 출신으로 3선에 성공한 최교진 세종교육감도 초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0%’로 만들고, 중학교 1학년 기초학력을 전수 조사하여 미달하는 학생은 책임지고 가르치겠다고 공약했다. 진보교육 대표 정책들 바뀔 듯 진보교육감이 관할해온 지역에 보수교육감들이 당선된 경우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 경기도가 대표적이다. 경기도는 2009년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이 첫 직선제로 당선된 이래 이재정 현 교육감을 거치면서 13년간 진보교육감들이 이끌어 왔다. 무상급식·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대표적인 진보교육 정책들이 모두 경기도에서 탄생해 ‘진보교육의 산실(産室)’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임태희 후보가 당선되면서, 첫 보수교육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취임 후 진보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계획. 현재 경기도 초·중·고교의 57%가 혁신학교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혁신학교 성과를 들여다보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경기도 전체 학교에 확산하되, 성과가 없는 경우 혁신학교를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재정 교육감이 2014년 도입한 ‘9시 등교제’도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에 따라 등교시간이 당겨지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경기도에서 시작한 혁신학교나 9시 등교제 정책들이 결국 서울·인천·부산 등 다른 지역에 퍼져나간 만큼, 경기도에서 정책 변화가 있으면 다른 지역들도 영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해온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도 반대한다. 임 교육감 당선인은 “강제로 폐지하는 건 반대한다. 학교가 알아서 결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확대한다는 경우도 있다. 부산교육감에 당선된 하윤수 전 한국교총회장은 교육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자사고나 특목고를 더 짓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부산엔 자사고 1교, 외국어고·국제고 3교, 과학고 2교 등이 있다. 그런데 수요가 있는 지역엔 학교를 더 설립해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다른 시·도나 부산 시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구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로 갈등 빚을 수도 보수교육감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17명 중 9명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다. 이들은 사안에 따라서 보수 정권인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가 대표적이다. 진보교육감들은 자사고·외국어고가 특권 학교라는 이유로 폐지를 추진해왔고, 자사고들과 법정 소송을 벌여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세부이행계획서’에도 “고교 학점제 등 학교 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을 검토한다”고 적혀 있다. 진보교육감들의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입장인 것이다. 이미 정부와 정면충돌 가능성을 시사한 교육감도 있다. 3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지난 6월 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정부의 ‘자사고·외고 존치’ 입장에 대해 “반대한다. 자사고 폐지에 대한 다수 학부모의 소망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진보교육감들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외고 폐지를 추진해 왔다. 문 정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3월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둔 상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다시 되돌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부활할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놓고 진보교육감들과 정부가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에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2017년 전체 학생의 3%가량을 표집해 치르는 방식으로 바꿨다. 학생 간 경쟁을 부추기고 시험 스트레스를 준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학교가 평가를 소홀히 하자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학부모들은 아이 수준을 알기 위해 사설 학원 평가를 치르는 등 부작용이 지적됐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큰 문제로 지적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학력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면서 “공교육 붕괴는 사회적 갈등의 씨앗이다. 계층과 지역에 따른 학력격차는 인생의 기회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면서 “우선 평가와 줄 세우기 차원이 아닌, 학업성취도와 격차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전수 학력검증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교육 인력과 자원을 최적화해서 교육불평등을 완화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아직 윤석열 정부가 구체적으로 학업평가를 어떻게 할지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만약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로 되돌릴 경우, 진보교육감들이 거부하는 등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과거 진보교육감들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학생 자율로 맡기는 등 사실상 거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림책으로 나를 찾는 수업을 하게 된 배경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자신의 장점을 찾아서 말해 볼까요?”라는 교사의 질문에 “저는 장점이 없어요”, “잘하는 게 없는데요”,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림책을 반복하여 읽어주고 기억에 남는 장면 말하기, 질문 만들기, 토의·토론하기, 글쓰기 등의 수업을 진행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잠재력에 놀랐던 내게 의외의 답변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높은 학업성취 기대감으로 자신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행평가나 단원평가 등을 실시하는 날에는 등교할 때 무엇인가를 들고 외우며 오는 아이, 교실에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 등이 성적에 대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짐작하게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활동을 할 때 절로 웃음이 피어오르는지, 자신감이 생길 때는 언제인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말하고 쓰고 발표하면서 깨닫게 하고 싶었다. 내 존재에 대해 소중함을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공부하면서 알게 하고 싶었다. “저 이런 거 잘해요. 저는 이게 좋아요”라고 말하는 행복한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나고 싶었다. 초등학교는 40분이 한 시간의 수업이다. 우리 아이들의 독서능력은 수학·영어과목만큼개별차가 심하다. 그런 아이들을 40분 수업으로 독서에 흥미를 느끼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수업으로 이끄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림책은 혼자 읽으면 5분, 선생님이 읽어 주어도 7분 정도면 전체 이야기 속으로 안내할 수 있다. 그림책은 짧은 시간에 책을 함께 읽을 수 있고, 매 차시 반복하여 들려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그림과 글이 예술적 조화를 이루면서 아이들 수준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도 있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 경험만큼 어른도 자신의 배경지식에 따라 깊고 넓은 사고와 정서의 세계로 안내될 수 있는 멋진 자료이다. 고학년 아이들도 그림책을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볼 때마다 새롭게 깨닫는 그림 읽기, 음미하면서 읽으면 내 마음을 쓰다듬어 주기도, 훑어 주기도 하는 매력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림책으로 나를 찾아가는 여정 국어 독서단원 지도 시수와 창체시간 일부를 활용하여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년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어 주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석교사로서 전교 선생님과의 수업 접점을 만들기 위해 학급당 11시간~14시간의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상의 수업을 담임교사가 참관하면서 아이의 수업 경험을 대화로 나누는 계기로 삼고 있다. 1학기엔 6학년·5학년·4학년 순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2학기엔 3학년·2학년·1학년 순으로 수업을 지원한다. 작년엔 그림책 형식의 ‘나를 소개하는 책’ 만드는 수업을 2~3학년에 적용해 보았다. 올해는 4~6학년에 적용하는 중이다. 학년에 따라 수준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활동은 비슷한 편이다.[PART VIEW]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한 원격수업과 교실수업이 교차로 이루어진 시기이다. 1~2학년을 제외하고는 보통 2주 단위로 5일은 가정에서, 5일은 등교수업으로 이루어졌다. 표 1은 그림책으로 진행하는 수업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 3학년 그림책 읽어주기 수업과정 예시 국어책 대신에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그림책을 선택하여 학년 수준을 고려한 읽어주기를 한다. 보통 3~5차시 정도 같은 책으로 진행을 하는 데 매 차시 읽어 줄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읽기, 연기하며 읽기, 감정만 표현하는 정도로 담백하기 읽기 등 조금씩 차이를 두고 읽어 주기를 한다. 아이들은 책상에 교과서를 올려놓지 않는 사실만으로 수업에 기대감을 갖는다. 표지 보고 추측하기, 작가 소개 등의 과정을 통해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천천히 그림책에 몰입한다. 저학년의 경우는 약간의 연기를 가미하여 연극적 요소를 살린 읽어 주기를 하기도 한다. 국어과 영역별 성취기준을 고려하여 그림책으로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재구성을 한다. 첫 번째 읽어주기를 마치고는 보통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이야기 나누게 한다. 둘씩 짝을 지어 말하되 세 명의 다른 짝과 만나 같은 주제로 말한다. 아이들은 말하기를 위해 아무것도 미리 쓰지 않는다. 책상 위엔 필기도구도 준비시키지 않는다. 온전히 자기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여 말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짝을 바꿀 때마다 상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지 작은 미션을 주고, 때로는 짝이 한 이야기를 공유하게 한다. 짧은 1~2분 안에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수정하고 친구의 생각을 보태기도 하면서 자신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내용 파악이나 줄거리 요약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마주 이야기’라고 부른다. 마주 이야기가 끝나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다. 전체가 돌아가면서 말하는 데 7~10분 정도 걸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짧은 시간에 끝나기도 한다. 두 번째 읽어주기를 마치고는 아이들이 한 개의 질문을 만들도록 한다. 내용을 이해하는 질문보다는 정답은 없지만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하되, 그림책을 깊게 음미할 수 있는 질문이 되도록 안내한다. 내용파악용 질문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고, 지나치게 확산적인 질문을 제외한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생각이 나올 수 있으면서 아이들의 진솔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질문들을 유형화하여 그중 일부를 수업목표로 삼는다. 질문자의 질문에 대한 배경설명을 듣고 마주 이야기를 한다. 시간에 따라 1~3개의 질문을 다루고, 때로는 정해진 한 개의 질문을, 때로는 아이들의 질문 세 개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마주 이야기의 소재로 삼는다. 질문에 따라 1:1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서로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한다. 생각 나누기를 할 때 자신이 선택한 질문에 대하여 말하게 하면 그림책 등장인물에 대한 깊은 공감과 아이들 삶의 단편을 함께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별 저항 없이 자신의 생활을 빗대어 등장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림책의 이야기가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두 번 정도 거치면 논리적 글쓰기, 다양한 형태의 독후기록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다. 질문이 학급별로 다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담아내는 표현의 그릇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면 매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독후기록을 볼 수 있다. 주인공·작가·주변 인물에게 보내는 편지, 또는 그 인물이 되어서 쓰는 일기·만화·시, 질문과 대답 등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역량에 따라 쓰게 한다. 아이들은 선택권이 넓어지고 사전에 다양한 질문으로 충분히 생각하고 말하는 과정을 거쳐서인지 글쓰기에 대한 저항이 매우 낮아져 있다. 때로는 두 가지 형식의 글을 쓰겠다는 아이들도 나온다. 수업이 끝나가는 데도 새로운 학습지를 챙겨가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2021년에는 패들렛을 활용하여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모든 아이의 공책을 함께 공유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수업 중 아이들의 글을 피드백해 주는 과정이 함께 공유되어 글쓰기 지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쓰는 과정이 고스란히 공유되어 글을 쓰는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되었다. 다음 표 2는 3학년 그림책으로 나 찾기 수업진행 과정이다. 그림책 읽어주기에서 토론·논술까지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그것을 토대로 논술까지 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토론수업을 하면 그것을 다 해볼 수 있잖아요.” “토론수업 좋지요. 그런데 막상 교실에서 지도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요.” 선생님들과 수업이야기를 나누다 들은 말이다. 토론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복잡한 형식을 지켜야 할 것 같고 아직 말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아이들에게 바로 토론수업을 적용하는 것은 교사에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림책 읽어주기로 시작하여 말하기, 토론수업으로 이끌었다. 토론 후에 논리적 글쓰기로 연결하였다. 토론이나 글쓰기에 대해 덮어놓고 고개를 흔들던 아이들이 열정적으로 토론과정에 참여하였다. 논리적 글쓰기 시간에 책상 위로 달리는 아이들의 연필 소리가 교실 가득 울리곤 하였다. 충분히 듣고, 생각하고 말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 토론하고, 그것을 토대로 글쓰기로 이어준 것이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 4~6학년 그림책 읽어주기에서 토론·논술까지 수업과정 예시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주인공이 남다른 선택을 해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책은 아이들에게 끝까지 읽어 주지 않고, 주인공이 갈등하는 장면까지만 읽어준 후, 각자 선택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다.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의 생각이 반반이면 그대로 토론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보통은 한쪽 의견으로 쏠린다. 그럴 때는 토론이 깊게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는 하나의 도구임을 알리고, 랜덤 선택으로 관점을 선택하여 마주 이야기로 시작한다. 자기 생각과 반대의 입장에서 말하는 아이들에게 매번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묻고 공유한다. 세 명의 다른 짝을 만나서 이야기하다 원래 자신의 입장이 바뀌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깊이 듣고 생각이 바뀌는 것도 공부의 과정임을 알게 한다.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한 가지 입장에 선 경우, 두 가지 입장을 다 경험한 경우가 생긴다. 토론과정에서 상대의 질문이나 반박에 당황하거나 생각이 바뀌는 아이들이 자신의 논리를 새롭게 정리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림책을 활용한 토론은 한 가지 정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하다 보면 다시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이 자신의 선택에 자신의 근거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상대의 의견도 경청하는 자세를 갖도록 도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교사도 토론을 목적이 아닌 도구로 활용하여야 한다. 아이들이 책 속의 한두 문장도 깊이 생각하고, 그림에 나온 등장인물의 표정도 다시 새겨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그림책 읽어주기로 토론까지 가는 것은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수없이 경험할 선택에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겪게 하기 위함이다. 논술쓰기는 토론에서 어느 입장을 취했는지와 상관없이 지금 현재 나의 생각에 따라 쓰게 한다. 전원이 한 쪽 입장이 되어도 괜찮다. 다만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적절한 근거·설명·반론꺾기·정리 등의 단계를 밟아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책 읽어주기로 만든 질문과 글쓰기 ● 책을 읽고 만든 질문 ● 학습지·잼보드에 쓴 글 ● 토론활동과 논리적 글쓰기 ‘나’를 찾아가는 그림책 수업과정과 산출물 책을 만들기 전에 그림책 읽어주기를 듣고 자신의 느낌 말하기, 질문으로 말하고 듣기를 충분히 경험한다. 아이들의 질문과정이 책을 자기 방식으로 생각하려는 노크라고 생각하면 좋다. 그것들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 자기 생각과 의견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 내 소개책 만들기 그림책으로 나에 대해 말하고 생각하고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뒤,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전시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의 목적은 아이 한 명 한 명이 지금 현재의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 발표와 전시 자신의 글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전시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 피드백을 얻고 창의적인 표현을 배우며 친구를 존중하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표현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교사와 아이가 행복한 교실을 꿈꾸며 위의 모든 작업은 아이 한 명 한 명을 살펴보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수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다. 교사에게는 교실에서 아이를 만나기 전에 교육과정이 주어진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알맞은 교육과정일 수가 없다. 교사는 미리 준비한 수업이 아이들에게 맞지 않으면 과감히 뒤집는 용감한 시도를 거듭해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진정한 성장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거창한 구호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 다만 지금 이 교실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과 교사가 행복한 수업을 고민할 뿐이다. 부족한 역량이지만, 거듭 수정하고 다시 아이를 관찰하면서 하루하루 아이의 눈으로 수업을 보고 만들어가는 이유는 아이도 교사도 행복한 교실을 꿈꾸기 때문이다. 독서수업, 이것이 궁금해요 Q. 학생들에게 읽어 줄 책은 어떻게 선택하나? 학생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적절한 수준의 책을 만나지 못해서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교육 프로그램에서 본인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먼저 접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어서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면 좋다. 여러 번 재미있게 읽어주려면 교사에게 흥미로운 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교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어야 반복하여 읽어줄 수 있다. Q. 책을 반복해서 읽어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책을 빠르게 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독서교육은 아니다.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가 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부분이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조화롭게 만나 예술성을 갖춘 책이다. 여러 차시에 걸쳐 반복하여 읽어주면 그림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등장인물에 대한 공감이 달라진다. 책을 반복하여 읽어주는 것은 깊고 넓은 독서의 밭을 일구는 기초이다. Q. 학생들이 만든 질문 등으로 말하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읽기를 통해 깊고 넓게 생각하게 하려면 친구들과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처음부터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은 어렵다. 이유를 들어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세 명의 다른 친구와 나누다 보면 말도 늘고 생각도 는다. 반복하여 말하기를 하면, 친구의 생각을 보태기도 하고 내 생각을 고치기도 한다. 짝의 질문으로 생각하고, 반응을 보이며, 들어주는 짝 때문에 더 열심히 말한다. 세 명의 짝은 만나야 내 생각과 말을 돌아보게 하는 짝을 만날 수 있다. 같은 주제로 세 번은 말해봐야 여러 사람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Q.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나? 글쓰기가 말하기, 듣기, 읽기보다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말하기와 글쓰기인데 말은 순간적이고 실수해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글은 내 생각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고쳐 쓸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한다. 책을 읽고 같은 질문으로 여러 번 반복하여 말하는 것은 아이들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의 밑그림이다. 그것은 글쓰기를 편안하게 시작하게 한다. 여러 번 고쳐쓰기까지가 글쓰기임을 경험하게 한다. 쓴 글은 반드시 발표하게 한다. 패들렛·잼보드 등을 활용하여 친구들이 내 글에 감상평을 달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습지에 쓴 글은 반드시 교실 게시판에 전시하여 함께 읽을 기회를 준다.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있을 때 글 쓸 맛이 난다. Q. 그림책으로 독서토론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 교과서에 나온 토론주제는 교훈적인 메시지이거나 규칙에 관한 것이어서 몰입하여 토론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림책은 내 실천을 규정하지 않으면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 짧은 지문으로 여러 번 반복하여 깊이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다. 토론과정에서 그림을 제대로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림책을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비대면수업·블렌디드러닝 등이 시행되며 기초학습부진과 학력격차 문제가 교육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가 경쟁적으로 학력 성장을 기본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교육부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력저하와 기초학습부진 해소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수업의 전문가인 유·초·중등수석교사회에서도 ‘코로나19시대 학력격차 해소’ 포럼을 전국단위로 개최하고,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수석교사 전국 포럼, 2021). 기초학력은 왜 중요하며,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왜 중요한가? 한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면서 학력은 어떻게 쓰이고 향후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기초학력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 추구, 개인의 자아실현 및 인간으로서의 성장 및 발전을 목적으로 학습과 교육을 통해 길러야 할 기본적인 학습역량이다. 또한 기초학력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선거권, 납세의 의무 등 다른 기본권과 의무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초학습부진은 기초 문해력으로 직결되어 심각한 학습결손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는다. 기초 문해력은 의사소통능력뿐만 아니라 교과학습, 평생학습자로서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기초학습부진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교육정책들은 아직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정순원, 2020). 각 나라별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살펴보는 연구(김유리·배현순·신혜진, 2021)에서 아일랜드와 캐나다는 국가 차원에서 문해력과 수리력을 표준화 평가를 통해 정책적 보장과 그 결과를 학교와 교사가 교수·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초학력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이다. 기초학력과 문해력이 초등교육에서 부진으로 누적되면 심각한 삶의 저하로 연결될 수 있으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뒤질 수 있다.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 우선되어야 할 것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요즘 학생들이 기초학력과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어느 교육감이 말한 것처럼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시험을 치게 하면 학력이 향상되는가? 스마트폰을 일상적인 생활기기로 친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기초 문해력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초·중·고학생들의 스마트폰 활용교육은 교육과정과 수업설계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 기기 활용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하며 학습동기 유발 및 유지에 유용한 학습보조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다. 스마트교육 선도 교사들의 스마트교육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임정훈·성은모, 2015)에서도 스마트교육은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변화, 수업준비의 효율성, 수업운영 전략의 다양성, 상호작용성 증진, 학습내용 전달 및 이해의 효과성, 교수·학습관리의 효율성, 학습성과 향상 등 모든 영역에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유경(2014)은 ‘스마트교육 시대의 국어교육연구 방향’ 연구에서 ‘스마트교육이 지닌 교육체제 변혁의 성격은 기존의 매체언어교육뿐만 아니라 전체 국어교육의 판도를 바꾸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앞으로 이루어질 새로운 국어교육연구를 바탕으로 스마트교육 시대를 제대로 맞이하고 이끌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미래교육에서는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학교환경이 디지털 기기 교육환경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가정환경과 그렇지 못한 저소득층 아동의 학력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는 새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84번) 목표인 전 국민 평생학습지원 등으로 교육격차 해소라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은 향후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에 익숙하고,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학교 밖에서 교과공부를 하기 위해 미디어를 도구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이들은 교과학습 이외에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미디어를 활용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학교 수업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미디어 공간과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미디어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도 했으며, 스스로 이미지나 영상 등을 제작하여 공유하기도 했다. 옛날과 달리 학습장소가 변했다. 학교가 거의 유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장소였다면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학습장소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이민자들로 일컬어지는 전 세대는 폐쇄적이고 정숙한 독서실에서 외부 요인의 간섭 없이 집중하기를 원했다. 반면 요즘 학생들이 즐겨 찾는 ‘스터디카페’는 기존 폐쇄적이고 정숙한 이미지의 독서실과는 다르게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배경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즉 타인의 시선이나 음악과 같은 외부 요인의 간섭을 오히려 선호한다. 디지털 기기를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는 학습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여겨졌으며 디지털 기기와 멀리 떨어지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시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며,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분할주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공수경, 2017). 따라서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예시로 ‘공부 타임랩스’를 들 수 있다. 타임랩스란 1시간짜리 영상을 찍으면 빠르게 배속해 4~5분 정도의 영상으로 압축해주는 기술인데,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 학습시간을 정해놓고 타임랩스를 찍은 뒤 이를 편집해 브이로그(Vlog, Video+Blog의 합성어로 영상으로 하는 기록을 통칭한다) 형식으로 소셜미디어에 게시한다. 영상을 찍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고, 열심히 하는 자기 모습을 기록해두면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 신장은 어떤 의미인가? 일부 교육감 당선인이 말하는 등교시간을 앞당기고, 다시 전국 학력고사를 부활하여 학력을 높이겠다는 말은 보수적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특성을 알고 이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는 일이 우선이다. 물론 필자도 시험 부활은 찬성한다. 다만 시험을 보는 방법과 내용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과 같은 암기 위주의 필기고사는 지양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학생의 역량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학교와 교육청·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교사들은 책임지고 기초학습 부진아를 구제하고(방과후 강사를 채용한 기초부진아 구제 등), 학교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교육청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지역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 등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교육감들이 말하는 학력성장은 어떤 의미인가? 당선된 교육감들은 학교현장의 실태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교육에 좀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감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이 아니고 참된 교육자여야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미래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키울 수 있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당선된 어느 교육감이 내건 현수막에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교육감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토의·토론수업 (김숙혜·한영철 지음, 퍼플 펴냄, 274쪽, 1만7,000원) 최근 들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나 학교현장에서 여전히 실천하기 어려운 토의·토론수업을 위한 지침서가 나왔다. 김숙혜 초등 수석교사와 새로운 교육법을 제시하는 유튜버로 잘 알려진 한영철 교사가 그동안의 수업 노하우를 담았다. 토의·토론수업에 대한 기본이론, 수업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도전! 수학 플레이어① (김리나 지음, 창비 펴냄, 180쪽, 1만3,000원)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시리즈 등 수학을 쉽게 풀기 위해 노력해온 현직 초등교사가 새로운 수학동화를 선보인다. ‘게임 속 가상현실’를 활용해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수학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도록 고안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1권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개념은 ‘비와 비율’과 ‘피타고라스의 정리’다.
지난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교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가 84번 국정과제로 포함되었다. 2011년 법제화가 이루어졌지만,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한 수석교사제가 이번 국정과제로 인해 성공적으로 기반구축을 하고 학교현장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한다. 수석교사제도의 전반적인 내용과 법제화 이후에도 교육현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를 살펴보자. 1981년 한국교육개발원이 개최한 ‘교원인사행정제도의 개선방향 탐색’ 세미나에서 수석교사제는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후 약 30년 동안 수석교사제 도입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수석교사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많은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했다. 특히 수석교사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뒤, 2008년에 이르러서야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 시작되었다. 그 후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1년에 마침내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되었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풍토조성 및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일반교사의 진로를 교장·교감이라는 관리직과 수석교사라는 교수직으로 이원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즉 행정관리로 일원화된 교원의 자격체제가 수석교사제 시행으로 인해 분화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초점을 둔 새로운 직무 창출이 가능해졌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수석교사 임기는 4년이며, 임기를 마치면 재심사 후 재임용이 가능하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한 지원자격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이며, 여기에는 사립학교 교사도 포함된다. 단위학교 수석교사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면 선발절차는 2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서류심사 및 동료교원 면담(현장실사 포함)이고, 2단계는 역량평가로 진행된다. 역량평가에는 후보자의 수업역량, 동료교사 지원역량, 학생지도역량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선발된 수석교사는 자격연수를 거쳐 초등학교급에서는 단위학교 균형 배치가 이루어지고, 중등학교에서는 지역교육지원청별 교과 수요 등을 고려한 단위학교 배치가 이루어진다. 수석교사가 되면 수업시수의 50%가 경감되고, 소정의 연구활동비가 지원된다. 수석교사 업적평가는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실시되며, 교장이 평가자이고 시·도교육감이 업적평가를 확인한다. 평가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재임용이 제한된다.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는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 제3항에 나와 있듯이,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학생교육은 교사로서의 본질이므로, 동료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수석교사의 필수 직무인 것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에서 밝혔듯이 교사 지원활동에는 수업 및 생활지도 컨설팅, 공개수업, 신임교사 및 교육실습생 지도, 교내·외 연수, 교과연구회 활동 주도, 교원능력개발평가 참여, 자료개발과 보급 및 연구활동 등이 포함된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한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수석교사이지만,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수석교사 수는 2016년 1,642명에서 2022년 3월 1일 기준 1,079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현상을 보아도 수석교사제가 교육현장에 온전하게 안착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초기인 2012년에 수석교사 1,122명을 선발하고 매년 추가 선발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오히려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형편이다. 법제화 이후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선발 감소현상은 물론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에 지원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도 현장에서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안되었지만, 필자는 다음의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첫째, 수석교사의 직무지침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역할은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며, 학생을 교육한다’이다. 이러한 직무지침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수석교사의 역할을 수업컨설팅(Consulting)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장학(Supervision) 차원으로 보아야 하는지 모호하다. 학습자의 학습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수업컨설팅은 수업장학과 구분되지만, 이 같은 불분명한 직무지침 때문에 장학사의 역할과 충돌한다. 장학활동은 교사의 수업행위를 전문적으로 조력하는 활동이다. 즉 ‘교사의 수업개선을 돕는 일’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수업컨설팅은 수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수업전문가와 컨설팅이 필요한 교사 간의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전문적인 수업지원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수업컨설팅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수석교사는 수업전문가로서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의 수업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장학이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라면, 교육청의 장학사 업무와 수석교사의 직무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직무지침에 대한 합의가 교육부와 교육청, 단위학교와 수석교사 내부에서도 분명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석교사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재량껏 정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해당 교육청 및 단위학교의 학교장 의지에 따라 역할의 변화를 감당해야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의 역할 및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졌다. 수석교사의 법제화로 수석교사 역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공유되었지만, 정작 수석교사의 고유 업무에 대한 혼란은 수석교사제 정착에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수석교사 선발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수석교사 선발과정에서 ‘수석교사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facilitator)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제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으로부터 현행 수석교사 선발제도는 자유롭지 못하다. 수석교사의 주요 직무인 수업컨설팅 혹은 코칭의 대상은 학생이 아닌 동료교사이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거나 각 교과의 전문가라고 해도, 동료교사의 수업문제를 상담해주는 능력은 또 다른 능력이다. 이 역량은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은 물론 교사연수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수석교사 자격연수나 수석교사 역량강화를 위한 직무연수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내용이다. 그러나 수석교사가 된 이후의 연수를 논하기 전에, 수석교사를 선발할 때 이 역량을 집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수석교사 선발 2단계의 역량평가 중에서 30점을 차지하는 ‘동료교사 지원역량’ 평가는 면담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업컨설팅계획서 작성’, ‘관리자와 동료교원과의 갈등 해결방안’,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요청에 대한 해결방안’ 등이 평가항목에 제시되어 있으나 수석교사가 되기 전에 동료교사의 수업지원 활동과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는 학습촉진자로서의 자질을 확인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교사들이 수석교사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 조성에도 일부 원인을 제공한다. 따라서 일반교사들도 서로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의 기회를 통해 협력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러한 과정에서 수석교사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성장시킨 후에 수석교사를 선발한다면 더욱 많은 예비수석교사들이 수석교사로서의 꿈을 기르고 성장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 현재 점차 줄어드는 수석교사 수의 원인 중 하나인 지원자 부족 문제는 이러한 원인으로부터 찾아야 하며, 선발 인력풀이 충분해야 보다 역량 있는 수석교사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번째 문제는 충분히 담론화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제안한 직무지침과 선발제도의 문제는 수석교사제의 다른 문제들에 비해 사소한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요하게 거론되어 온 수석교사의 학교급별 정원 외 별도 인원 확보라든지, 교육청의 수석교사연수나 역량강화방안의 문제와도 결부하여 앞으로 충분히 논의해 나아가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교육부에서는 ‘수석교사 역할 강화를 통한 수업·교육전념 여건 조성’ 연구사업을 발주하였다. 한국교원대학교 융합교육연구소에서 현재 이 사업을 수탁해 추진하고 있다. 6월부터 시작하여 5회 동안 진행될 포럼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장학사, 교장·교감 등 관리직, 수석교사, 고경력 교사, 저경력 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문단이 함께 기획한다. 전국 규모로 이루어질 포럼에는 수석교사 직무·선발기준·역량강화방안·발전방안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와 개선방안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앞으로 교육현장에 수석교사제가 뿌리를 내리고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수석교사 역할강화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수석교사제가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그 혜택은 동료교사들의 성장을 이끎으로써 고스란히 미래의 학생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교육개혁을 통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시대를 이끌 새로운 인재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로서 수석교사제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새 정부의 110대 과제 중 84번째 과제로 선정된 수석교사제 개선 및 임용 확대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강선생님께. 안녕하세요, 강선생님? 어느새 입하가 지나고 여름입니다. 옮기신 학교는 어떤가요? 이번에도 작은 학교로 옮기셨다고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셨던 학교 6개 가운데 5개가 작은 학교였구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발령받던 20여 년 전, 강선생님께서 발령받으신 학교는 3학급이었지요. 태어나서 처음 가봤던 그곳 아이들의 얼굴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미안한 게 많았던 학교라던 그곳 말입니다. 그런데 그 학교는 이제 더 이상 가볼 수 있는 학교가 아니라고 하시며 쓸쓸해하던 당신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네요. 왜 학교를 자꾸 없애는 거냐며, 아이가 단 한 명만 있어도 국가는 그 아이를 가르쳐야 하는 거 아니냐며 소주잔을 연거푸 들이켜던 젊은 시절의 강선생님. 아직도 당신 마음속엔 경제논리에 가득 차 아이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어른들을 향한 안타까움이 있습니까? 경기도에 발령받아 당신과 다른 규모의 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직생활을 했던 나는, 그 분노가 이제야 생겼습니다. 왜 자꾸 국가는 학교를 없애는지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서는 6학급 이하의 학교를 소규모학교라고 부르지요. 사실은 소규모학교의 법적 기준조차 없어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교육부가 적정학교 규모 권고 기준 학생수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거기에 따라 분류를 해보니 대체적으로 초등학교는 6학급 이하, 중·고등학교는 3학급 이하를 소규모학교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게다가 사람들은 소규모학교가 모두 지방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디 그런가요? 요즘은 서울에도 6학급 초등학교가 있는데 말입니다. 예전에야 이촌향도 때문에 지방에 소규모학교가 많아졌다고 해도, 요새는 어디 그런가요. 집값이다, 사교육이다 등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결국엔 학령기 학생감소가 가장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사들은 소규모학교를 잘 이끌고, 지키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규모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대규모학교에선 제공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소규모학교의 증가는 교육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도 있지요. 그렇지만 저도 소규모학교에서 근무해보니 정말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우선 제대로 된 체육수업 같은 것은 엄두도 못 냈지요. 전교생이 모두 나와 합동체육을 하며 나름 경쟁 활동을 해보고자 노력하지만, 발달단계가 다른 아이들을 모아놓고 하다 보니 다들 금세 흥미를 잃거나 종목을 바꾸자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근무하던 지역에서는 주변 소규모학교끼리 공동체육대회를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세 학교가 합심해서 1~2학년은 A초, 3~4학년은 B초, 5~6학년은 C초에 모여 같은 학년군끼리 체육대회를 한 거죠. 아이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보는 우리들도 다 뿌듯했던 걸요. 그런데 한 4년 정도 공동체육대회를 했을까요? 그 이후엔 쉽게 시도를 못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떠나가고 학교구성원들이 바뀌다보니 못하게 된 거죠. 사실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겠지만, 이런 일은 소규모학교에선 흔한 일 아닌가요? 비전과 교육철학에 대해 선생님들끼리 난상토론하여 나온 소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교육자로서 느끼던 희열. 그리고 몇 해 안 가 사라져 버린 과거를 회상하며 ‘아, 그땐 그랬는데 말이야’하는 회식자리 말입니다. 그렇다면 소규모학교에서는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소규모학교 발생 원인은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이고 이를 극복하는 것은 학교 차원의 문제이다 보니 다양한 해결책이 백가쟁명 하여도 이를 잘 해결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 같습니다. 사회적 관점에서 소규모학교 살리기를 생각해볼 때 이는 인구절벽, 나아가 인구소멸 문제와 맞물려 정부의 각 부처가 교육적인 관점에서 함께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에 얽혀 제대로 된 해결책 하나 내놓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강선생님과 달리 제가 근무하는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경기도교육청 적정규모 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16년부터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및 폐교 등을 추진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조례입니다. 저는 이 조례를 살펴보며 참으로 서글퍼졌습니다. 무엇이 ‘적정규모 학교’일까요? 강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 학교는 조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적정규모 학교가 아니라 통폐합 대상학교이겠지요. 그렇다면 신도시 등에 위치해있는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인가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나아가 교사 교육과정 운영도 어려운 대규모학교는 적정규모 학교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정규모’ 이하의 소규모학교가 문제라면 ‘적정규모’ 이상의 대규모학교 역시 문제로 보아야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대규모학교가 갖고 있는 교육적 문제에 대한 제기는 누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적정규모 학교’에 대한 ‘규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경제논리에 너무나 잘 맞는 곳이 대규모학교이니 문제 제기할 필요도 없겠지요. 교육정책 관점에서 소규모학교를 바라보기엔 어떤가요?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정책을 운영하여야 한다면 그들의 사정에 맞는 지침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교육행정은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 규모와는 상관없이 같은 총량의 업무를 모든 단위학교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이를 변화시켜 해당 학교의 교육력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면 소규모학교에 대한 맞춤형 교육행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의 60학급 초등학교가 수행하는 업무와 강원도 5학급 초등학교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같다면, 우리나라 학교는 학생교육과 교육행정 둘 중에 하나는 연기(演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게다가 강선생님께서 제일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소규모학교에는 매년 수천만 원가량 다양한 명목의 목적사업비가 하달되고 있습니다. 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소규모학교들은 학교 차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공모하거나 광역시·도교육청 차원의 학교 살리기 정책에 의해 교부되는 예산을 신청합니다. 그러나 교육적·인문적·생태적 환경이 다름에도 전국의 소규모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대동소이한 것이 사실 아닌가요? 문화체험·생태체험·진로체험, 방과후 무료과정 운영 등등 이름은 다르나 본질은 같은 비슷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소규모학교까지 같은 잣대로, 같은 지침으로 교육행정을 진행해야 하니 소규모학교의 특성을 살리고 싶어도 그 과정이 너무나 지난하고 어려워 학교가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부와 교육청이 작금에 벌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소규모학교 지원조직 등이 설치되어 소규모학교를 네트워크화하고 이들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거나 규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어 진행된다면 소규모학교는 좀 더 높은 도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강선생님. 어제 저의 SNS에서는 몇 년 전 오늘이라고 하며 사진 몇 개를 보여주더군요. 그 사진 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만장을 들고 풍물을 치며 학교 주변 논에 모내기를 하러 가던 제 모습이 있었습니다. 뭔가 특별한 교육을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촌락과 도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고, 각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탐색한다’라는 사회과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보았을 때, ‘우리 지역은 농촌이니 모내기를 해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그 출발이었지요. 모내기를 하고, 학교 뒤편 계곡에서 리코더 수업을 하고, 숲 속에서 미술수업을 하고, 시를 읽고 자기보다 키가 커진 호밀을 보며 웃던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면, 분명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나 강선생님은 윤석열 정부와 새로 뽑힐 교육감께서 소규모학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겠지요. 그렇다고 사라져 가는 수많은 추억들과 역사를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는 것 또한 사실 아닙니까? 강선생님. 다시 또 우린 작은 학교로 가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청정했던 젊음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소규모학교에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강선생님의 건강과 성장을 기원하며 두서없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경기 하남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의 교장실은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의 시 낭송 소리와 웃음 소리가가득하다. 학생들은 교실 곳곳에서 모여서 동시를 외우고, 교실 밖에서는 자신이 기른 식물에게 물을 주고 신나게‘인증샷’을 찍는다. 18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는 큰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하길래 가능한 것일까? 망월초는 올해 4월부터 ‘전교생 동시 외우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안희숙 교장은‘인성이 실력’이라는 교육철학으로 바른 인성을 갖도록 도와주기 위해 이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랫동안의 교육경험을 통해 동시를 사랑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폭력 문제가 드물고, 바른 인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매달 나태주 시인의 ‘꽃을 피우자’ 등아름다운 동시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알려주었고, 학생들은 이달의 동시를 교실에서 친구, 선생님과 함께 낭송하고 다 외우면 교장실에 와 암송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시를 직접 골라 쓰고 외울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 한편에 ‘동시 외우기’ 코너를 만들어 동시를 옮겨적을 수 있는 종이와 여러 권의 동시집을 비치했다. 교장실에 가서 외운 동시를 낭송하면 맛있는 간식을 준다는 말에 호기심으로 교장실에 찾아간 학생들이 간식은 물론, 교장 칭찬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평소 칭찬을 많이 받든, 공부를 잘하든 관계없이 동시외우기를 성공한 학생은 박수와 응원을 받는다. 소중한 존재로 여겨진 학생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하고, 갈등을 만들지 않는다. 동시외우기를 한 6학년 학생은 “이제껏 교장실은 제가 갈 곳이 아닌 줄 알았고, 교장선생님은 왠지 모르게 다가서기 어려웠는데 동시외우기를 하고부터는교장실 가는 시간이 기대되고, 교장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어요. 시 외우기도 즐겁구요”라고 말했다. 망월초가 운영하는 학년별생태생명교육 프로그램도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1학년이 심은 꽃씨는 붉은 사루비아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났고, 2학년이 가꾼 나팔꽃과 분꽃 등은 다양한 색과 향으로 화단을 채웠다. 3학년은 케일 모종과 함께 키운 배추 흰나비성체를 자연으로 날려보냈으며, 4학년은 통통하게 익은 강낭콩 꼬투리를 여러 개 땄다. 5·6학년은 쌈채소를 수확해 먹었고, 방울토마토수확을기다리는 중이다. 시간변화에 따른 생명의 성장과 결실의 생생한 과정을 지켜보며, 친구들과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고, 거두어 식재료로 활용하는 과정은 살아있는 생명존중 인성교육이 됐다.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는 결실을 맺은 자신의 화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열매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수확한 씨앗 중 4~5개는 다음 해후배에게 선물하기 위해 편지와함께 담았다. 강낭콩 꼬투리를 수확한 4학년 학생은 “결석한 친구들의 강낭콩도 잘 자라도록 늘 친구들끼리 차례를 정해서 물을 주고 지지대도 세워 준 덕분에 모든 강낭콩이 잘 자라서 꼬투리가 잘 열렸다. 부모님, 조부모님과 함께 강낭콩밥을 먹으면서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다. 내년에 4학년이 되는 후배들도 강낭콩을 잘 길러서 그 다음해의 후배에게 건강한 씨앗을 물려주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이렇듯 망월초는 동시외우기와 생태생명교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생명을 존중하는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로 자라나도록 교육한다. 바른 인성을 꽃 피운 망월초 학생들이 훗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래인재가 되어,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권 출범 전부터 거론된 교육부 폐지·개혁설과 두 달째공석인 교육부 장관 자리를 보는 교육계 안팎의 시선엔 우려가 가득하다. 정치권의 힘겨루기와는 별개로 교육 최일선에서 고군분투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 교원들의 마음은 더욱 답답하다. 이제는 이런 현실에 대한 푸념 단계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출발점인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데 교육계의 중론이 모이고 있어서다. 이에 교총은 제38대 회장단 취임과 동시에 교육 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서명운동에 전격 돌입했다. 청원과제는 △공무원연금 특수성 보장 △비본질적 교원행정업무 폐지 △현행 교원능력개발평가 및 성과급 폐지(본봉 산입)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 △돌봄 및 방과후학교 지자체 이관 △문제행동 학생 치유와 교육을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이다. 개선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학교 현장의 대표적 원성 과제들이다. 고통 감내 요구 지나쳐 근래 공무원연금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교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직역연금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국민연금과의 평면적 비교만 거듭되는 점을 걱정한다. 이미 연금개혁을 통해 고통을 분담한 교원들에게 추가로 고통을 감내하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지급개시 연령이 65세로 연장되면서 발생한 소득 공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교원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생의 적성·진로에 맞는 개별화 교육과 기초학력 보장, 그리고 감염병 상황에도 안전한 교실 구축을 위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규 교원확충이 전제돼야 함은 당연하다. 단위 학교 상황은 어떤가. 현재 교원들은 학교내 CCTV 관리, 우유 대금 수납 등 각종 행정 잡무에 시달려 본질적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 심지어 보육 영역인 돌봄, 사교육인 방과후학교 업무까지 감당하고 있다. 연례행사로 굳어져 학생 안전과 학습권을 위협하는 교육공무직 파업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하다. 최근 전북에서 일어난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 사건은 문제행동 학생 지도에 힘겨워하는 학교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상적인 지도와 교육마저 아동학대·인격권 침해로 고소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생활지도법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인상 평가’, ‘인기 평가’로 전락한 교원능력개발평가와 교단 열정과 교원 간 협력을 무너뜨리는 성과급제도 청산 대상이다. 본래 취지는 퇴색된 채 부작용만 낳는 제도를 한시라도 더 남겨둘 이유가 없다. 즉각 폐지해야 한다. 하나 된 행동으로 보여줄 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맘껏 공부하고, 교사가 소신껏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여건 개선은 우리 모두의 참여로 달성할 수 있다. 이번에 교총이 진행하는 서명운동은 그 첫걸음이다. 학교에서 회람되는 서명지나 모바일 서명란에 잠시만 시간을 내자. 작은 행동이 모여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을 교육답게 만들 수 있다. 모든 교원의 힘을 하나로 합친다면 청원과제는 반드시 해결될 것이다.
6월 29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곡정초등학교(교장 정갑수)의 수원 內 통통봉사단 15명은 환경 캠페인 행사 '너의 텀블러를 보여줘!'를 진행했다. 전교생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텀블러 사용을 통해 종이컴, 플라스틱 등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곡정초 학생들은 텀블러 가져오기 행사에 높은 참여를 보였으며, 곡정초만의 환경 지구인 '곡정 지구'를 만들어 환경은 개인이 아닌 우리가 함께 가꿔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키웠다. 통통봉사단원들은 버려진 종이박스와 스티로폼등을 재활용해 직접 만든홍보 판넬을 이용해환경 캠페인 활동의 의미를 더했다. 통통봉사단원은 앞으로 ‘우시장천 쓰레기 줍기’ 등 환경봉사와 노인복지관 편지 전달 등 수원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