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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SK 와 창원 LG의 경기에 앞서 시투를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교총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교권보호에 역점을 둔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한국교총은 총 32개 43개항으로 구성된 교섭·협의 과제를 마련해 28일 교육부에 단체교섭을 제안했다. 교총은 첫 번째 과제로 ‘교권3법’ 중 현재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마련될 시행령 개정 시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휴대전화로 인한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매뉴얼 수립도 역점 과제다. 현장에서 그동안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 침해로 겪는 어려움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교총이 6월에 전국 유·초·중·고 교원 1835명에게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교원의 79.6%가 교권 침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89%가 휴대전화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에 찬성했다. 이와 함께 연락처를 공개해야 할 경우 공무용 휴대폰을 지급할 것도 요구했다. 교육활동 과정상의 신체적 접촉 허용 기준 매뉴얼 마련 역시 역점과제로 요구했다. 지난해부터 ‘미투 운동’을 계기로 교육활동 과정의 부득이한 신체접촉과 성적 수치심을 주는 접촉의 경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학생, 학부모들이 교사의 신체적 접촉을 오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해 교사들은 이성 간 접촉을 차단하는 ‘펜스룰’ 적용이 늘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교총은 이와 함께 학생 생활 지도 기준 마련도 요구했다. 문신·화장 등 변화하는 학생 생활 양식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능감독교사에 대한 지원도 요구했다. 감독 과정에서 수험생의 부정행위 따른 분쟁이 소송으로 비화되거나 민원에 시달리는 등의 일이 발생하고, 신체적인 부담도 크다는 호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5년 수능 당시 소지 가능했던 디지털 시계를 압수당한 수험생이 감독관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5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교육부 내에 교육활동 보호를 전담하는 ‘교원협력관’ 설치도 교권보호 관련 과제 중 하나다. 현재 17개 시·도교육청에는 교원치유지원센터가 설치됐지만, 교권침해 업무를 전담하는 장학사를 둔 곳은 일부에 그쳐 피해 교원에 대한 소극적 지원만 이뤄지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교총이 요구하는 교원협력관은 교권 관련 전문가로 선정하고 직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위를 갖고 교육활동 침해 구제신청에 대한 조사, 시정·조치,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 권고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자리다. 교권침해에 대한 구제신청만 하면 사건조사에서 피해 교원 치유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선거연령 하향 관련 정책 검토 ▲학폭위 교육지원청 이관 등을 포함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추진 ▲교원 생애주기별 연수 확대 ▲공로연수 시행 ▲의무취학 대상 아동 조사처리 지자체 이관 ▲초등 저학년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내진보강대책 조속 이행 ▲담임·보직교사 수당 등 각종 수당 인상 ▲취약지역 관사 정비 ▲사립교원 행정사시험 면제 요건 적용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특수학급 설치 기준 개정 등도 요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한국교총은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나이츠와 함께하는 한국교총 Special Day’ 행사를 마련했다. 교총은 회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참가 희망자를 모집해 총 1000명을 무료 초청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하윤수 교총 회장의 시투와 하이파이브(Hi-five) 이벤트가 진행됐다. 하이파이브 이벤트는 사전 신청자 가운데 회원 14명을 선정해 선수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게 기획했다. 이날 경기장은 전국에서 온 교육가족들로 가득 찼다. 이번 행사는 한국교총과 SK나이츠가 맺은 업무 협약에 따라 마련됐다.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교육 공동체가 화합할 기회를 만들고 교총 회원들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한국교총은 25일 교총회관에서 ‘교권수호 SOS 지원단’ 활동에 사용할 천막 시연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교권수호 SOS 지원단은 심각한 교권침해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됐다. 이번에 마련한 천막은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나 교권침해 사건에 대한 대응이 미비한 관련 기관 등을 상대로 집회 활동을 펼칠 때 사용될 예정이다. 교총은 “해당 사안이 마무리될 때까지 교총과 교권수호 SOS 지원단이 끝까지 대응하고 피해 교원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의 교사들이 겨울방학 중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열정으로 추위를 극복하고 있다. ‘이한치한(추위는 추위로 이긴다)’인 셈이다. ‘3한4미(3일 한파, 4일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붙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사들은 자비를 들여 외부에서의 실습이 대거 포함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 맨발걷기로 뇌 발달 도움 지난 14∼16일 3일간 대구교대 특수통합교육관에서 열린 ‘인공지능시대 맨발걷기 직무연수’는 추운 겨울에 얼어붙은 땅을 맨발로 걸어야 하는 ‘생고생 프로젝트’에 가까운 연수지만 모집공고가 난지 하루가 채 되지 않는 기간만에 마감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만 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맨발학교(맨발걷기 실천 모임)’ 소속의 체험자들이 실감나는 강의와 실습을 진행했다. 맨발학교 교장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주도하에 정성욱 호산대 교수, 김의식 계명대 교수, 김은정 대구효신초 교감,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 교수 등 다양한 강사진들이 투입됐다. 커리큘럼도 체험 및 사례, 맨발걷기와 두뇌교육(뇌파측정 상담) 등 알차게 구성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라순자 대구북비산초 교장은 “오랜 교직생활 중 가장 뜻깊은 연수였다”며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학교운영으로 연결시킬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김성규 구미오상고 교사는 “내 인생은 맨발걷기를 알기 전과 후가 확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꾸준한 실천을 통해 더욱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맨발학교 교장인 권 교수는 “맨발로 걸으면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는 물론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선뜻 맨발로 거리를 나서기 두려운 만큼 안전하고 건강하게 걷는 방법을 익히면 좋다”고 설명했다. 맨발걷기 연수는 이번 3회째까지 대구시·울산시·경북·경남지역 등 영남권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전국적인 요구에 힘입어 다음부터 충북·충남·전북·전남 등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색채와 명상으로 자기성장하기 한국교총종합교육연수원이 준비한 이색연수도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이달 초 ‘마음 치유를 위한 NLP타로카드 상담’, ‘선생님이 알아야 할 경제이야기’에 이어 중순부터 말까지 열린 ‘색채와 명상으로 자기성장하기(강사 장은주 경기 와동중 교사)’와 ‘진로·인성연구수업 레시피(홍석희 경기 왕산초 교사)’도 일찌감치 인원이 마감된 가운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색채와 명상으로 자기성장하기’ 직무연수는 색채와 명상, 힐링이 연결된 이색연수로 눈길을 끌었다. ‘색채 진단으로 마음 알아차리기’, ‘색채 이야기로 마음 비우기’, ‘색채 치유로 마음 담기’, ‘몸 느낌 명상’ 등으로 구성된 연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색채(color)와 연관된 내면적 접근과 관계 향상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60명의 교사들은 삼삼오오 모둠을 이뤄 색종이, 크레파스, 거울 등을 활용하며 색채와 치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첫 만남의 어색함은 뒤로한 채 어느 새 색채를 통한 마음읽기와 관계 증진에 공감하는 분위기로 연결됐다. 이승복 경기 안산강서고 교사는 “사회과목을 맡고 있어 관계에 대해 수업을 하는 것에 관심을 두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됐다”며 “학생에게 컬러를 활용한 자기진단, 치유 프로그램을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옥 경남 가회중 교사는 “색채와 나를 연결하고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연수내용이 매우 흥미롭다”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 진로·인성연구수업 레시피 연구하는 교사를 위한 직무연수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홍석희 경기 왕산초 교사가 진행한 ‘꿈과 끼를 키우는 진로연구수업 레시피(21∼23일)’와 ‘행복을 꿈꾸는 인성연구수업 레시피(23∼25일)’ 연수는 앞서 열거한 연수와 사뭇 달랐다. 연구수업을 위한 연수인 만큼 매 시간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홍 교사는 매년 2개 이상 현장연구대회에 참여하며 다수 입상 경력을 갖고 있다. 이미 대회에서 받을 수 있는 연구점수를 모두 채웠음에도 꾸준히 연구대회에 참여해 늘 수업과 함께 연구하는 삶을 병행하는 교사로 정평이 났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매일 수백 명의 동료교사들이 방문해 참고하고 있을 정도다. 그는 연수기간 동안 “연구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승진의 도구라기보다 교사로서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연구의 기본을 일깨우면서 그만의 노하우 전수에 전념했다. 학생 중심의 진로·인성교육 등의 사례에 대한 강의를 이어가면서도 수업 후 개인별로 찾아와 질문하는 교사들에게 친절하고 자세하게 조언했다. 수강한 교사들은 “학생과 교사 모두 행복한 진로·인성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가 됐다”는가 하면, “막막했던 연구수업에 대해 좋은 지침이 됐다”는 등 호응을 보였다. 인성연구수업 레시피를 수강한 조현경 경기 백암초 교사는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설계하고 다듬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학교로 돌아가서 나만의 방법을 갖춰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저희 학창시절 때는 담임선생님을 ‘담탱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담임선생님을 ‘담탱아’라고 불러도 된다는 건가요?”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수평적 조직문화 혁신 차원에서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게 하자는 정책을 내놨다 된서리를 맞은 것에 대해 30대 나이의 A교사(중학교)는 이렇게 말했다. 호칭은 문화이지 강제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화된 표현이라 할지라도 교육기관이 학생에게 은어를 대놓고 권유하는 것은 그 역할에서 벗어났다는 게 대다수 교사들의 반응이다. 또한 이번 시교육청의 정책에 대해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교사들은 보고 있다. 사실 학생들이 선생님 면전에서 쌤이라 부르는 분위기는 대다수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친근감을 느끼는 교사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친근함을 넘어 예의 없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문제도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놓고 쌤이라고 부르는 현상 자체가 교권추락에서 나타난 만큼 달갑게 보기 어렵다는 푸념도 돌고 있다. A교사는 “학생들이 자신들과 밀접한 관계의 사람들을 ‘담탱이’나 ‘꼰대’ 등 은어로 부르거나 교사의 성격에 따라 ‘미친개’, ‘수면제’ 등 별명으로 부르는 건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그러나 예전에는 자기들끼리만 공유한 것과 달리 요즘은 교사 앞에서 대놓고 쓴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쌤이란 호칭은 친근함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 때문에 선을 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라며 “면전에서 이상한 말을 해도 그냥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은어, 지나친 줄임말, 외계어, 욕설 등을 교사 앞에서 거침없이 쓰는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이 눈에 보이는데도 교권이 위축되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 교정하는 일이 어렵다는 게 요즘 학교 현장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50대 나이의 B교사(고교)는 “학생들이 좀 이상한 말을 하면 쓴 웃음이라도 지어주면서 ‘아 그렇구나’. ‘그런 말 재미있는데’ 정도로 공감해주고 넘어가야지 ‘그런 말 하지마라’고 다그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심한 경우 이상한 선생님으로 찍힐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학생 언어문화 개선 계기 됐으면…” ‘너나들이 언어모둠’ 제안 학생 언어문화와 관련 초·중·고 교사와 대학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학습공동체 ‘너나들이 언어모둠’ 회원들은 시교육청이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현장의 의견을 잘 반영해 학생 언어문화개선을 위한 정책에 나서주기를 바랐다. 서로 친근한 호칭을 부르자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자칫하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벌레 충(蟲)’을 붙여 조롱하는 언어문화가 그렇다. 어머니라는 숭고한 이름에까지 ‘맘충’으로 깎아내리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사례다. 지나치면 안 하니만 못한 교훈을 떠올릴 때라는 것이다. 이들은 “쌤이라는 용어는 학생 친화적이지만 연로한 교사에게도 쌤이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장애우라는 용어가 나왔다가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 ‘친구(友)’의 의미를 붙이는 문제 등으로 장애인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현상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쌤이라고 친근감 있게 부르는 현상 외에 과연 부작용의 문제는 없는지, 친화적 학교 분위기에 더해, 교사를 더욱 존중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위한 호칭 정책을 같이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교원들은 교육당국이 학생언어문화 개선에 대한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할 시기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최근 육체적 폭력이 줄어드는 대신 언어폭력, 사이버폭력이 심화되는 이유가 언어에서 비롯된다는 이유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교육 정책도 필요하지만, 학교와 교사를 존중하는 정책의 균형성을 더욱 바라고 있다. ‘너나들이 언어모둠’ 소속 강용철 서울 경희여중 교사는 “언어문화와 관련해 친구들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바람직한 언어 정책, 그리고 ‘벌레 충’을 붙인 말과 같은 혐오·차별 등 공격의 언어를 사용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언어문화개선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나아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미디어 빅뱅의 시대 속에서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토론이나 발표 등을 권장하는 ‘청소년 중심의 사회적 소통의 장’을 활성화시켰으며 한다”고 제안했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끼리 처음 대면했을 때 통용되는 호칭이 선생님이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되는 것이 선생님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다. 학교에는 교원과 교육행정직 및 교육공무직이 공존하고 있다. 요즘은 교원 외의 학교구성원들에게 호칭을 사용하도록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정착돼 있다. 상호 존중하는 문화 이미 정착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수평적조직문화 혁신 방안으로 선생님 대신에 ‘쌤’, ‘님’, ‘프로’를 호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교육의 수장으로부터 나왔기에 논란이 커지고 있으나 원론적으로 보면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본적인 문화가 조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쌤을 굳이 사용하겠다는 것에 공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인들도 표준어와 거리가 있는 쌤 호칭은 어처구니없는 발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평조직문화 혁신 방안이 겨우 호칭 변화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수평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진단부터 잘못된 것이다. 현재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조직 상호간의 존중과 배려가 안 되고 있어 선생님을 쌤으로 바꿔야 하는 명확한 당위성도 없다. 더구나 선생님 호칭을 버리고 쌤으로 바꾸는 것은 서울시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들의 문제이기에 쉽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논란이 가중되면서 서울시교육청에서 내놓은 해명자료를 보면 해명보다는 그 의도를 더욱더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은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학생이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당장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시범운영을 거쳐서 시행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미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후에 시범운영이나 의견수렴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교육청에서 더 잘 알 것이다. 더욱이 최근의 학생 분위기는 선생님을 쌤이라고 부르는 것을 전혀 어색해 하지 않고 있다. 듣기 거북해도 쉽게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것이 학교분위기다. 학생들에게서는 교사의 행동이나 자주 쓰는 말투까지 닮아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따라서 교원들 사이에 쌤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게 되면 학생들이 그대로 따라할 것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행동이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학교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발상이다. 결국 특별한 문제가 없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특별한 것이라도 찾아낸 것처럼 수평조직문화를 혁신 한다는 미명하에 쌤이라고 호칭하게 되면 수평조직문화는커녕 무질서한 조직문화의 나락으로 떨어질 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가뜩이나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원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사기를 떨어뜨리게 될 뿐이다. 신선함이나 파격과는 거리가 먼 쌤을 통해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것은 교원중심으로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교육력을 소진시키는 원인을 제공할 뿐이다. 조직문화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쌤이라는 호칭보다 교육청부터 교원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해주어야 하고, 교사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교사들과 끝없는 소통을 하는 등의 모범적인 행동 변화가 우선이다. 내면적인 변화 없이 겉만 변한다고 교육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 학교 현실 모르는 발상 아쉬워 잘못된 정책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것이 교원들의 실상이다. 이들을 존중하고, 서로 이해·배려하려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서로 존중받고 배려 받을 수 있는 교원 문화 조성이 조직문화 혁신의 근간임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의 교육정책 추진에서 교원을 홀대하고 경시하면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현시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현안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이 수평조직문화 개혁의 초석이 됨을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9년 현재 남한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잠정 집계로 3만2300명 정도다. 이들이 남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학생들은 학업에 어려움을 느껴 중도 탈락을 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예전에는 북한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온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에 오래 살았거나 아예 중국에서 태어난 비보호 학생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다른 체제 적응하기쉽지 않아 이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학습결손을 보충하고, 사회·문화 차이를 극복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계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됐다. 북한이탈학생이 입국 후 정규학교에 편입학하기까지 준비하는 기간은 12주뿐이다. 하나원에서 사회적응교육을 받은 후 초등은 안성 삼죽초, 중등은 하나원 내에 있는 하나둘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전부다. 이들이 거주지 학교에 편입학을 하게 되면 독특한 억양과 문화적 충격, 학습부진 등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거나 적응을 하지 못해 결국 자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대안학교로 가는데 대부분은 교육부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검정고시를 통과해야만 상급학교에 진학 할 수가 있다. 물론 교육부 지원의 탈북학생 대안학교가 있지만 탈북학생 부모들은 자녀가 일반학교에 적응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부분 기초학력 부족으로 나이보다 1~2년 낮은 학년으로 편입학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탈학생들과 제3국 출생 학생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교사들이 뜻을 모았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방학학교’를 열고 12년째 꾸준히 이들의 학업을 돕고 있는 것이다. 방학학교에서는 서울에 재학 중인 초·중·고 북한이탈학생들이 3박 4일간 희망 과목을 배운다. 개인차가 커 1:1 학습을 하는데 평소 자신감이 없던 학생들도 밝은 모습으로 바뀌는 경험은 교사들에게 큰 보람이 된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정서적·심리적 지지 기반이 돼주고 있으며, 학기 중에도 계속 공부하기를 원하는 경우 토요거점학교를 통해 한 달에 2번씩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 방학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된 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후배들을 돕는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혼자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탈학생이 많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무관심과 편견 없이 안아줘야 우리는 탈북자들을 가리켜 ‘먼저 온 통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과연 그런지 의문이 든다. 우리의 무관심, 잘못된 생각과 편견으로 자유를 찾아 사선(死線)을 넘어온 그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 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북한을 탈출해 몇 년간 중국을 떠돌다가 입국한 탈북자와 학생들로부터 흔하게 들었던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북한에서는 배고파서 못 살겠고, 중국에서는 무서워서 못 살겠고, 남한에서는 몰라서 못 살겠다’는 말인데 웃음으로 넘길 말은 아닌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을 어려움 속에 방치하지 말고, 가슴으로 끌어안아 하나가 돼야 할 때다.
세계적인 석학 다이엘 핑크는 “미래사회의 인재 기준이 변화한다”고 주장하며 놀이를 ‘미래사회 인재의 6가지 조건’에 포함시켰다. 그에 말대로라면 놀이성이야 말로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 조건인 셈이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노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잘 노는 인재가 좋은 대인관계, 업무의 적극성, 긍정적인 사고와 풍부한 아이디어, 그리고 리더십까지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 조건 공부와 놀이가 균형 잡힌 생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 등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현행 교육과정의 여러 영역에서 강조되고 있으나 교육과정에 놀이로 할애된 시간만으로는 이를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활성화까지는 매우 부족하다. 지도 방향이 명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료의 부족 등으로 건전 놀이문화 지도에 대한 교육활동이 저조한 편이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나 신체활동을 체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에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영역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정부는 2015년 들어 ‘놀 권리’를 포함한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세웠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아동 ‘놀 권리’ 보장에 관심을 가진 영국, 핀란드, 호주,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점점 ‘좋은 놀이’에 주목하고 있다. 학습과 놀이를 적절히 병행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란다는 걸 깨달은 결과다. 좋은 놀이는 균형 있는 육체의 성장을 이끌고 사회성을 키우고 긍정적인 자아관을 갖게 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준다. 또한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그 사회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또래 집단끼리 스스로 놀이의 기능을 익히고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를 갖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양보와 타협, 협동을 배우고 인내하며 남을 인정하는 인성을 갖게 된다. 물론 여전히 놀이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노는 것과 공부는 상반되는 것이며 놀이는 공부를 방해하는 시간 낭비이기에 공부를 위해서는 놀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야할 놀이의 가치 놀이는 어떤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지만 그 힘은 자신을 변화시키고 함께 노는 사람을 변화시키며,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이다. 실제로 놀이를 하다보면 친구들끼리 부딪히고, 살을 맞대며 친구의 심장소리를 듣게 됨을 알 수 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친구들과 함께 모여 의논해 정한 규칙을 스스로 지키는 가운데 어느덧 우리 아이들은 민주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특히 자율과 창의, 융합이 생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놀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우리 사회의 미래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놀이의 재조명은 절실하다. 21세기 글로벌 시대는 실력자도 중요하지만 놀이를 통해 가슴이 따뜻하게 자란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도 필요하다. 놀이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꿈을 찾아 이루게 하는 동시에, 상대방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에 대한 놀이의 가치를 다시 살펴볼 때다.
등 뒤에서 해가 서산에 추운 몸을 기대기 시작하는 시각이다. 나뭇가지를 훑어 낸 삭풍이 창문을 흔들고 빠져나간다. 어둠과 함께 몰려오는 한기를 떨치고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일러 버튼을 누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은 따스해져 온다. 참 편리한 시대다.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에 유년의 촌집 부엌이 차르르 살아난다. 지금 그곳의 아궁이는 거미줄만 일렁이고 녹슨 가마솥만 숨죽인 채 시꺼메진 그을음과 먼지 더께만 켜켜이 쌓여 있다. 텅 빈 정지! 생각해 보면 저만치 마른 풀꽃 같은 바람이 불고 한 걸음 더 내디디면 마음은 바람이 되는지 가슴이 시리다. 어느 겨울 이런 아침, 전날 밤 빨아서 마루에 둔 걸레는 가오리 짝이 되었다. 춥다고 이불속에 파묻혀 있지만, 덩그렁! 미명의 하루는 어머니의 솥뚜껑 여는 소리로 시작된다. 방바닥도 식어가고 외풍이 심해 방 안에 있기보단 차라리 정지에서 불을 쬐는 것이 더 따뜻할 것 같아 아궁이 앞에 앉는다. 자작자작, 탁, 탁 타닥. 가마솥이 걸린 아궁이에 솔갈비를 모아 지피자마자 아궁이는 환해지며 따뜻해진다. 덤으로 삭정이며 솔가지도 꺾어 넣는다. 어머니는 춥다고 자꾸 방으로 가라고 하지만 불 지피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 떠날 줄 모른다. 더운물을 퍼내고 삶은 보리쌀을 깔고 쌀 한 뚜껑을 가운데 앉히고 솥뚜껑을 닫는다. 하지만 불 조절을 잘해야 되는 데 재밌다고 자꾸 지펴 밥을 태우곤 꾸중을 듣는다. 이날 아침의 숭늉은 눌어붙어 까만 보리쌀 누룽지가 반이다. 촌집에는 아궁이가 네 개가 있었다. 정지에 두 개, 아래채 방 두 개에 각각 하나씩 있었다. 정지의 아궁이는 밥하고 국 끓이는 아궁이, 아래채 아궁이엔 외양간이 딸린 소 죽 쑤는 아궁이, 작은 방 아궁이는 구들 밑 깊숙한 곳에 장작을 넣어 지피는 함실 아궁이다. 하지만 외양간이 딸린 아궁이가 소죽 쑤는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겨울이 되면 군불 때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다. 이른 새벽 방구들 밑이 시끄러워 일어나면 불당그래로 재를 끄집어내고 장작을 고래에 넣고 계신다. 날이 더 춥다고 생각할 때면 장작도 더 많이 넣는다. 호들갑을 떨며 불 때기 좋아하여도 새벽녘 찬 바람이 싫어 누구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한 번도 내색 없이 그렇게 사시다가 가셨다. 어머니의 군불 지피는 모습을 떠올리며 사랑은 호들갑스러운 것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도도히 흐름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 사랑의 흐름을 알았을 땐 어머니는 구들 안을 휘젓고 굴레를 벗어던진 연기 같은 삶을 마감한 뒤였다. 겨울이 다가오면 언제나 땔감이 걱정이었다. 가까운 산에는 나무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아버지는 톱, 도끼, 괭이를 들고 먼 곳까지 가서 그루터기를 뽑아 오고 장작을 준비하여 나뭇가리를 만드신다. 이렇게 한 철 땔감을 준비해 놓고는 방고래 청소를 하신다. 부엌의 아궁이와 몇 군데를 헐고 긴 막대기에 당그래를 연결하여 고랫재에 쌓인 묵은 재를 끄집어낸다. 이렇게 묵은 재를 청소하고 나면 불은 소리를 내며 아궁이 속을 지나 부넘이를 넘어간다. 불이 잘 드는 것을 보며 보이는 곳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은 아궁이 구들장 청소가 중요함을 알게 해 준다. 내 가슴에도 아궁이가 있다. 그 아궁이는 여유로운 충만히 없이 온통 셈 빠르게 이익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겉으로 보여주는 것에만 가치를 둔 시꺼메진 그을음을 덮고 있다. 언제나 팍팍한 지금의 현실에서 가슴을 뚫고 나갈 출구만 바라며 억지를 부린다. 욕심과 알 수 없는 허기진 갈망으로 불을 때니 아픔 서러움과 막막함이 더뎅이가 되어 막고 있으니 편한 불길을 기대하기 어렵다. 온갖 사유로 막혀 있는 가슴의 욕심을 덜어 내야 한다. 이른 새벽 군불을 지피는 어머니 사랑이란 당그래로 가슴을 후벼내면 좋겠다. 인도의 불교 설화에 보면 한고조(寒苦鳥)라는 전설 속의 새가 있다. 한고조는 천축(天竺)의 설산에 살며 해가 뜨면 양지바른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며 남들과 어울려 지내다가 밤이 되면 집이 없어서 추워서 덜덜 떨었다. 그럴 때마다 한고조는 스스로 다짐하기를 날이 밝으면 둥지를 지어야지 하고 다짐을 하지만 날이 밝으면 또 양지바른 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고 간밤의 추위를 까맣게 잊고 사는 새이다. 오욕락(五欲樂)에 빠져서 방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과 우리들의 모습이다. 보일러가 돌기를 한창 연료비 아낀다고 다시 제자리로 돌린다. 금세 뜨거워진 바닥이 식기 시작한다. 내가 자란 유년의 집 구들장은 밤을 새워 새벽까지 온기를 머금고 있었는데 지금의 난방 시스템은 쫄랭이처럼 더워지고 식는다. 고향 집을 지키고 있는 아궁이와 구들. 생색내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몸을 뜨겁게 달구어 제 몫을 다한다. 겉보기에는 투깔스럽고 볼품없는 넓적 돌이지만 참으로 속 깊은 순순한 어머니의 품성과 사랑을 닮았다. 삭풍이 내리꽂힌다. 다시 보일러 버튼을 누른다. 패스트푸드 사랑보다 세상살이에 진눈깨비 맞으며 시린 손 비비는 인연들과 온돌방 아랫목의 온기 나누는 꽃불 같은 삶이 그리워진다.
니체, 인간의 길을 예언하다 니체는 세상 누구보다 불행한 삶을 산 사람입니다. 개인적인 삶, 건강 문제, 가족 문제를 비롯해서 불우한 일생을 산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남긴 업적은 눈물겨울 만큼 위대합니다. '최후의 인간'을 지적한 그의 통찰력은 시대를 앞섭니다. 너무나도 정확하게 현대인의 실상을 눈에 본 듯 지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도의 물질문명 속에서 잉여 인간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이 강요하는 삶에 지쳐 나만의 나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한 겨울의 추위만큼 외롭고 죽음을 부르는 고통에도 운명을 사랑하고 삶을 긍정했던 위대한 철학자, 니체를 읽는 일은 늘 서늘함과 신선함을 안깁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책입니다. 니체의 "최후의 인간"은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오늘날 절대적 가치로, 심지어 일종의 종교로까지 격상된 "건강"을 최후의 인간은 이미 "숭배"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쾌락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에게는 "낮에 즐길 거리와 밤에 즐길 거리"가 있다. 의미와 동경은 쾌락과 유흥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난다. "사랑이 무어냐? 창조가 무어냐? 동경이 무어냐? 별이 무어냐? 최후의 인간은 이렇게 묻고 눈을 깜빡거린다. 길고 건강한 삶, 하지만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삶은 결국 참을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는 마약을 먹고 끝내 약물로 죽고 만다. 때때로 약간의 독을 : 그러면 기분 좋은 꿈을 꾼다. 그러다가 결국 많은 독을 먹는다. 기분 좋게 죽기 위해서. 역설적이게도 그는 건강을 위한 엄격한 방침으로 끝없이 삶을 연장하려 하지만, 결국 조기에 삶을 마치게 된다. 그는 죽지 않고, 불시에 끝장난다. -한병철 지음 『시간의 향기』 19~20쪽 극복하는 인간, 초인 니체는 인간을 병들게 하고 나약하게 만든 서양의 절대 가치와 절대 도덕을 의심하고 재평가했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가치들을 우상으로 규정하고 망치를 들고 그것들을 파괴했습니다. 지배적 가치 중심에는 이성을 중시하는 서양 철학의 전통이 있었습니다. 니체는 지배 가치가 붕괴한 세상에서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극복하는 인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 바로 초인입니다. 초인은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인간 유형입니다. -121쪽 초인은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하는 인간입니다. 자신 앞에 놓인 수많은 저항들을 이겨내는 강인한 인간입니다. 외부에서 강요하는 가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주체적 인간입니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고독한 인간입니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마와 싸우는 용기 있는 인간입니다. 어떠한 삶도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의 인간입니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날 수 있는 방랑자입니다. 삶을 가볍게 느끼며 웃고 춤추는 인간입니다. -122쪽 초인과 반대되는 말종 인간 말종 인간은 초인과 반대되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차라투스트라가 묘사한 말종 인간은 아래와 같은인간입니다. 지금 나의 모습과 비슷한지 아니면 다른지 비교해보고 싶어 여기에 옮겨봅니다. "이 종족은 벼룩과 같아서 근절되지 않는다. 말종 인간은 가장 오래 사는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냈다. 말종 인간들은 이렇게 말하며 눈을 깜박거린다. 그들은 살기 어려운 지방을 떠났다. 온기가 필요해서였다. 게다가 이웃을 사랑하며 이웃사람과 몸을 비비고 있다. 온기가 필요해서다. 그들은 조심조심 걸어 다닌다. 돌이나 인간에게 걸려 비틀거리는 바보일 뿐이다. 말종 인간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낡은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입니다, 흔하디흔한 말종 인간은 그 소수의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역사 위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135쪽 말종 인간은 기존의 가치를 믿으며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인간입니다. 이에 반해 초인은 기존의 가치를 넘어, 자신의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외부에서 정한 가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며 끊임없이 극복하는 인간입니다. 외부에서 규정한 가치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은 남들의 시선을 항상 의식합니다. 중요한 가치가 밖에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가치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찾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친구,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 삶의 기준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계속 비교합니다.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남과 비교하는 것만큼 자신을 괴롭히는 일도 없습니다. 겨울에 만나는 니체 니체의 책을 읽는 일은 늘 섬뜩함을 안겨줍니다. 직설적으로 난타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책은 겨울에 읽어야 하는책입니다. 빈 가지로 서 있는 겨울나무가 어느 사이 새순을 드러내고 옹골차게 서 있는 모습이 주는 대견함을 보면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아이들을 보는 것만큼이나 신선함을 안겨줍니다. 1년 농사를 마치고내 곁을 떠나간 아이들이 그리워질 때, 아이들을 보낸 뒤에 읽곤 하는 책입니다. 나도 겨울나무처럼 긴 명상에서 깨어나 새순을 달고 싶은계절을 보내고 뜨거운 태양을 뒤로 하고 고운 단풍잎까지 다 떨구고 빈 가지로 선 겨울나무 가득한 오늘 같은 겨울날,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을 셈하는 버릇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게 하는 친구 같은 책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살아온 내 삶을 그의 거울에 비추어 보며 겉사람은 낡아지되 속사람은 더 맑아지고 싶은, 그리하여 벌거벗은 겨울나무가 되어 시원스레 니체의 강에 발을 담그길 원하며 초인과 말종 인간 사이를 넘나들며 살아온 1년을 내려놓고 묵정밭이 되어버린 마음 밭을 한 이랑씩 뒤집곤 합니다. 가장 불행했던 삶을 살다간 니체는 불행하고 우울한 운명의 우물에서 끝없이 맑고 싱싱한 언어로 인간을 걱정하고 세상을 연민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채찍질을 당하는 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그대로 느껴 쓰러지고만 여린 심성을 지닌 니체. 인간을 넘어 생명체를 향한 지극한 연민으로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했으니, 위대한 철학자에게 뛰어난 공감력이라니! 얼마나 생명을 사랑해야 극한 자비심으로 함께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 걸까요? 사람살이가 힘들어질 때, 아픔으로 잠을 이룰 수 없을 때, 상처를 내놓고 함께 울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 니체의 간결하고 짧은 금언을 들으며 영혼을 맑게 가꾸는 일을 하기 좋은 이 계절. 서늘한 슬픔이 몰려올 때는 나지막한 클래식 음악 너머로 슬프도록 깊은 눈매를 간직한 니체의 초상이 담긴 이 책 속으로 떠나곤 합니다. 니체를 읽는 일은 다람쥐가 고이 숨겨놓은 도토리를 찾듯 은밀하고 내밀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겨울방학은 제게 늘 숙면의 계절입니다. 한 해를 살아낼 양식을 찾아 다람쥐처럼 서재를 들락거리고 도서관을 찾아 도토리를 모으는 계절입니다. 돋보기로 만나는 니체의 언어들이 아침햇살을 받아 더 크게 보이니 마음까지 커집니다.입버릇처럼 그에게 약속을 겁니다. ‘니체님, 새해에는 말종 인간이 아닌 초인의 숨결을 잊지 않는 한 해가 되는 삶을 살고싶습니다.’
일상에서 생활하다보면,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나말고도 누군가 신고하겠지”, “잘못했기에 맞고 있겠지”, “맞을만한 이유가 있겠지”, “난 저 상황이 전혀 관심없어”, “그래도 괴롭힘은 나쁜거야” 등으로 방관자의 모습을 띄게 된다. 1964년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옥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됐다. 35분이나 계속된 살인 현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키티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오직 숨진 뒤에 이들 중 한명이 뒤늦게 경찰에 전화를 걸었을 뿐이다. 검거된 범인은 “불빛은 켜져 있었지만, 왠지,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올 것 같지는 않았어요”라고 답했다. 상당한 충격을 던져준 이 사건은 이후 ‘제노비스 신드롬’으로 불려졌으며, 목격자가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져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게 되는 심리현상을 의미한다. 이른바 ‘방관자 효과’ 또는 ‘구경꾼 효과’라고도 말한다. 또한, 미국 컬럼비아대학 빕 라타네와 뉴욕대의 존 달리는 정말로 “집단적 위기 상황에서 정확하게 책임질 사람이 없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대학생들이 모여 토론하는 방에서 한 학생이 갑자기 간질 발작을 일으킬 때 실험 참여자들이 도와줄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방에 한 사람만 있을 때 그가 도와줄 확률은 85%였던 반면, 5명이 있을 때는 고작 31%(총 실험에 참여한 72명)에 불과했다. 즉,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은 적어지는 ‘책임감 분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방관자 효과’가 실험으로 입증이 된셈이다. 2017년 ‘학폭 현장 방관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김동희 성신여대 간호학과 교수팀은 "서울의 한 중학교 1∼3학년 4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폭력 현장에서의 방관자는 괴롭힘에 가담하는 학생, 아웃사이더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의 3개 그룹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방관자로 있다가 괴롭힘에 가담하는 학생들의 경우 남학생일수록, 하급생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낮을수록 상관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고, 아웃사이더로 분류된 학생들은 폭력 상황을 회피, 무시, 부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를 옹호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자존심, 높은 공감능력, 뛰어난 사회문제해결능력, 선생님과의 좋은 관계, 괴롭힘에 대한 낮은 부정적 인식, 괴롭힘 당하는 것에 대한 적은 걱정 등이 특징으로 꼽혔다. 이 같은 방관자 유형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공감능력, 교사와의 관계, 괴롭힘(학교폭력)에 대한 태도(생각), 괴롭힘에 대한 걱정 4가지를 꼽았다. 학교에서는 어울림프로그램, 어깨동무, 학폭예방교육 운영학교 등 다양한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폭력 현장의 목격자인 대다수의 학생들이 목격한 내용에 대해 방관하지 말고 신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지 않고 방관자는 법적인 처벌 또는 학교 자체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학교폭력법 제20조(학교폭력의 신고의무)에 따르면,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종종 학교폭력에서 가해학생과 어울리기는 했지만 학교폭력에 가담하지는 않았거나, 가해학생이 폭력을 행사할 때 본인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가해학생과 함께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형법에서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할 경우, 형법 제32조에 정의된 종범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종범은 정범에 준하는 처벌을 받게 되므로, 학교폭력에 대한 방조(방관)이 인정될 경우 가해학생과 동일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학교폭력 방관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쳐서 현재는 방관자라고 하더라도 범행에 깊이 관련이 없는 단순 방관자라면 행정심판에서 방관자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단위·집합형 학폭예방교육에서 벗어나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사이버폭력 예방 활동, 언어폭력 예방 및 언어문화개선 활동, 학교폭력예방 또래활동, 회복적 생활교육 활동, 평화교육 활동 등 교과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에 녹아든 예방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목격하고 방관자에 그쳐, 학교폭력으로 처벌이 된다. 학생들이 방관자가 아닌, 떳떳한 신고자가 돼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에서도 수많은 방관자(목격자)를 고려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예전의 스승상은 경명행수 도덕겸비 가위사범자(經明行修 道德兼備 可爲師範者)였다. 즉 경전에 통달한 뒤 행실을 닦아 도덕을 겸비하여야만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가장 위대한 가르침은 본을 보이는 것이고, 가장 큰 지혜는 스승의 삶을 보고 배움으로써 얻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 중의 하나를 스승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플라톤이 곧 철학이요, 철학이 곧 플라톤이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서양 철학의 토대를 확립한 플라톤에게는 소크라테스란 위대한 스승이 있었다. 열여덟 살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그가 독배를 마시고 숨을 거둘 때까지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스승 소크라테스가 죽고 나자 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 그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다.” 역시 위대한 스승 밑에는 위대한 제자가 탄생하나 보다. 플라톤은 다시 아리스토텔레스란 훌륭한 제자를 만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사상과 인품은 고스란히 플라톤에게 전해지고 플라톤의 형이상학 철학은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다시 형이하학의 철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훌륭한 제자가 있었다. 바로 알렉산더 대왕이다. 페르시아제국을 무너뜨리고 마케도니아 군사력을 인도에까지 진출시켜 헬레니즘 문화의 토대를 쌓은 불세출의 영웅 알렉산더에게도 두려운 이가 있었다. 바로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젊은 알렉산더에게 윤리학, 철학, 문학, 정치학, 자연과학, 의학, 군사학 등을 가르치며, 자칫 메마르기 쉬운 군왕의 정서를 고려해 호메로스의 시도 가르쳤다고 한다. 그 결과 알렉산더는 스승의 가르침을 좇아 전쟁 중에도 그 책을 가지고 다니며 애독했다. 그 결과 알렉산더는 침략자란 오명을 벗고 그리스 문화를 전파하는 성군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사표(師表)로 삼을 만한 훌륭한 스승은 많다. 신라 진평왕 때 병부령을 지낸 김후직은 왕이 지나치게 사냥을 즐기고 정사에 소홀히 하는 것을 우려해 간언을 계속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신하로서 임금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 임금이 사냥하고 사치하는데 정신이 팔려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보게 될까 두렵다. 내가 죽거든 임금이 사냥 나가는 길에 내 뼈를 묻어다오.” 김후직의 세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랐고 이 소식을 들은 진평왕은 죽을 때까지 사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석은 고려 충렬왕 때 관리였다. 그가 승평부사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게 되자 고을 사람들이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전별금으로 말 여덟 마리를 선물했다. 최석은 말을 타고 도성에 도착한 후 말을 모두 돌려보냈으나 고을 사람들이 받지 않았다. 그러자 최석은 급히 망아지 한 마리를 보내며 이렇게 전했다. “오는 도중에 말이 새끼를 낳았는데 그만 깜빡 잊고 그 망아지를 내가 데려오고 말았다. 이것은 나의 불찰이었다. 이제야 너희가 말을 받지 않는 이유를 알았으니, 그것은 망아지 때문에 너희가 나의 청렴함을 의심했기 때문이다.” 광해군은 즉위 직후 신하들의 천거를 물리치고 왕비의 외숙인 정창연을 이조판서에 임명했다. 조정에서는 불만이 많았지만 외척의 권세를 두려워해 아무도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대구부사로 있던 정경세가 상소를 올렸다. “임금이 어떤 사람을 미리 마음에 담아두고, 만일 천거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추천하라 이르시니 전하께서 개입하여 벼슬을 마음대로 올리고 낮추는 것이 어찌 이다지도 심하단 말입니까?” 절대왕권 시대에 정말 목숨을 건 용기였다. 조선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의 비석에는 비문은 없고 두 눈만 새겨져 있다고 한다. “내가 죽은 뒤 비석을 세우려거든 비문은 쓰지 말고 눈 두 개만 크게 새겨다오. 저승에 가서라도 한 눈으로는 일본이 망하는 것을 보고, 다른 한 눈으로는 조국의 자주독립을 지켜볼 것이다.” 몇 해 전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대장금’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사극 드라마를 즐겨하던 나는 거의 빼놓지 않고 이 드라마를 시청했었다. 그리곤 왜 이 드라마가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는 요즘엔 찾아보기 드문 존경할만한 스승과 제자가 있었던 것이다. 한상궁은 장금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며 큰소리 한 번 내지 않으면서도 근엄함과 실력으로 장금이를 요리의 대가로 키워 나간다. 수의녀인 장덕은 냉정하면서도 엄하게 장금이를 가르쳐 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 뭔지 알아? 바로 자기 일에 애정을 갖고 미치는 거야. 하나 더 중요한 건 두 번째다. 현실을 알고 그 위에 서는 거야.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줄도 알아야하고 자기 힘을 행사할 줄도 알아야해.” 한상궁이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다면 장덕은 엄한 선배와 같은 유형이다. 반면에 신익필은 장금이의 총명함을 인정하면서도 재주를 믿고 가벼이 행동하는 것을 염려하여 냉정하게 대한다. “사람의 천성은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야. 특히나 자칭 총명한 체하는 것들은 더욱 그래. 그래서 의원은 총명한 사람보다는 마음이 깊은 사람이 해야 한다. 깊어지거라. 그러지 않으면 난 언제든 네게 가혹한 시련을 줄 것이다. 이 말을 뼈에 새겨 네 피에 흐르도록 하거라.” 이러한 가르침은 장금이를 강하게 한다. 당시 의녀가 기생으로 차출되는 악습에 정면으로 거부한 장금이가 위기에 처하자 신익필은 기발한 방법으로 장금이를 돕는다. 그 결과 재시험을 보게 되고 장금이는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이처럼 신익필의 제자에 대한 사랑은 냉정하면서도 헌신적이다. 자칫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장금이를 위해 몸소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찰해본 이들 스승과 제자의 유형을 잘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되는 특징이 있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과 배움을 떠나 스승이 먼저 본을 보임으로써 제자에게 큰 깨우침과 지혜를 준다는 사실이다. 나른한 오후 5교시 국어 수업시간이었다. “선생님께 질문할 땐 ‘선생님, 물어 볼게 있는데요.’ 하지 말고 ‘선생님, 여쭤볼게 있는데요’ 하는 거야 그래야 선생님을 존경하는 말투가 된단다.” 그러자 한 녀석이 갑자기 “선생님도 학원 선생처럼 돈 받고 하는 직업인데 왜 존경해야 하는 거죠?” 한다. 나는 갑자기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참으로 가치관의 혼돈을 넘어 세대 차이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 선생님이라고 무조건 존경할 필요는 없어. 존경심은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야지 누가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 미움 또한 마찬가지란다. 군사부일체를 요즘 시대에 기대하긴 어렵지. 사실, 이 말은 통치 이념적 성격이 더 강했다고 봐야해.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통치이념으로 유교가 강조되었고, 평민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되는 것이었거든. 이런 이유로 '군사부일체'가 강조된 것인지도 몰라. 선생님이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 전락한 요즘에 선생이라고 해서 무조건 존경하란 법은 없지. 꼭 선생님 중에서 존경할 스승을 찾을 필요는 없어. 오히려 주변에서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골라 그분의 행동과 말씀 등을 따라하다 보면 진정한 스승을 만날 수도 있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았다. 사도가 땅에 떨어진 지금, 한유가 말한 것처럼 다시 위대한 스승의 부활을 기다리는 것은 필자만의 헛된 망상일지도 모르겠다.
▧1월 17일자 ▲편욱범 서울병원장 ▧2월 1일자(처장급 이상) ▲최대석 대외부총장 ▲박정수 정책과학대학원장 ▲박정수 사회과학대학장 ▲홍나영 신산업융합대학장 ▲홍나영 건강과학대학장 ▲장윤재 교목실장 ▲유세경 기획처장 ▲백옥경 학생처장 ▲이윤진 입학처장 ▲홍기석 총무처장 ▲반효경 연구처장 ▲김봉진 국제처장 ▲류한영 정보통신처장 ▲최유미 대외협력처장 ▧2월 1일자(사범대학) ▲김래영 사범대학 부학장 ▲신태섭 교육학과장 ▲옥현진 초등교육과장 ▲박시영 영어교육과장 ▲김은성 국어교육과장 ▲김안나 교육과학연구소장 ▧3월 1일자 ▲박은혜 교무처장
2019학년도 1학기 국가장학금 2차 신청·접수가 29일부터 시작된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29일부터 3월 6일까지 2019학년도 1학기 국가장학금 2차 신청·접수를 받는다. 2차 신청은 신·편입·재입학·복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1차 신청 기간에 미신청한 재학생도 재학 기간 중 1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장학금 신청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와 ‘한국장학재단’ 모바일 앱을 통해 24시간 가능하다. 마감일인 3월 6일(수)은 18시까지 신청할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전화상담실(1599-2000) 또는 전국 현장지원센터 방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계절도 가리지 않고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요즈음 체육은 고민할 거리가 많은 교과다. ‘뭘 하지?, 뭘 준비해야지?, 운동장에 나갈 수 있나?, 체육관은 사용이 가능한가?, 재미는 있을까?’등 교육과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체육시간에 사용할 용품과 대기상황, 장소, 학생들의 안전, 흥미와 참여도까지 교사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2015년부터 경기도교육청 놀이체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송성근 초 교사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육시간을 만족스럽게 채워주고 싶어 하는 교사들을 위해 ‘놀이를 적용한 체육수업’ 자료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미세먼지를 대비한 교실놀이체육 ▲체육관에서 할 수 있는 실내놀이체육 ▲운동장 놀이체육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준비놀이 ▲학기 초 체육시간 운영 자료 등 총 80가지 놀이체육 자료를 담았다. 모든 놀이체육 자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체육용품으로 만들었다. 이제 초등 전 학년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서 학기 초부터 학기 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친현장, 친교사, 친학생’의 놀이체육을 만나보자.
주로 대학생들로 구성된메디컬 소사이어티 의료봉사단은 지난 1월 20일, 서산시 수석동 주민자치센터(동장 김기원)에서 무료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메디컬 소사이어티 봉사단은 1964년 결성되어 현재까지 매년 2회에 걸쳐 지역 순회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의와 의대생, 약대생, 봉사자 등 의료진 60여 명과 ▲안과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치과 ▲정형외과 등 13개 과목의 진료가 진행되었으며 주사치료와 약을 무상 제공했다. 특히 이번 무료의료봉사는 서산청년회의소의 제안으로 이루어졌으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적극적인 후원과 서산시약사협회와 서산시치과의사협회에서 어르신들이 드실 간식과 기념품을 후원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봉사 활동에는 의료 취약지대에 놓여 있던 어르신 약 300명 정도가 무료 진료 서비스를 받았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원진료를 꺼려하는 주민들이 좀 더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봉사원들이 현장까지 동행하는 등 맞춤형 복지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메디컬 소사이어티단장은 “이번 의료봉사로 바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을 찾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수준 높은 의료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 복지사각지대 제로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수석동 주민 센터에서 진행된 의료봉사에는 서산시 1365두리봉사단 회원 30여명도 함께 참여해 방문하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미용 및 네일아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접수와 안내도 도왔다. 이번 의료봉사센터를 찾은 84세 김모씨(수석동)는 “사실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방문했는데, 예상 외로 꼼꼼한 진료와 친절한 안내로 일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나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 모 씨(석림동 거주) 또한 “사랑의 가위손을 통해 이발을 했다며 일반 시내 미용실에서 보통 12,000원을 주고 머리를 깎았는데 오늘 무료 미용 봉사를 받고 보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며 다음에도 꼭 다시 와 달라고 당부했다.
며칠 전, 출근 시간이라 사람이 많을 거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앞사람을 뒤에서 힘껏 밀지 않고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일단 타기로 결정을 하고 앞 사람을 미는 순간 쇼핑백이 선로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참고로 나는 대부분 안경이나 서류 등을 쇼핑백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습관이 있다.) “아저씨, 가방 떨어졌어요.” 한 아주머니가 안타깝다는 듯 걱정을 했다. 쇼핑백 안에는 오늘 당장 제출해야 할 보고서와 애지중지 아끼는 수첩 그리고 안경이 있었기에 다음 열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역무실로 달려가서 도움을 청했다. “저…… 가방이 선로 밑에 떨어졌는데요.” “어디예요. 어디” 오히려 나보다 더 걱정을 하며 한 공익근무요원이 황급히 떨어진 장소로 갈 것을 재촉했다. 그 분은 위험을 무릅쓰고 잽싸게 선로로 뛰어내려 가방을 꺼내주었다. 순간 얼마나 고마운지 조카뻘 되는 젊은이에게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다음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공익근무요원의 친절로 우울할 뻔 했던 하루가 기분 좋은 하루로 바뀌었다. 언젠가는 영등포로 가는 버스를 탔었는데 어디선가 쾌쾌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냄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주위를 살펴보니까 내 앞에 남루한 옷을 입은 할아버지였다. 냄새를 피하여 뒤 자석으로 앉았고 얼마 후 버스는 영등포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나에게 메모지 한 장을 보여주며 구로 공단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셨다. 알고 보니 조선족 할아버지였는데 엊그제 따님을 만나고 한국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려고 직업소개소를 찾는 중이었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영등포에 있는 직업소개소를 샅샅이 뒤져가며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젊은 사람도 취직하기도 힘든 요즈음 나이든 사람이 일할 곳이 어디 있느냐며 거절을 당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구로 공단에 있는 직업소개소로 가보시겠다고 하셨다. 지하철역에 도착하여 지하철 표를 끊어드리면서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줬다. “할아버지, 더 알아보시면 좋은 일자리가 있을 거예요. 한국에 계시는 동안 건강하세요.” “고맙습네다. 성이 어떻게 되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시는 할아버지가 무척 가엾게 보였다. 짧은 시간에 하잘 것 없는 작은 친절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할아버지를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 한편으로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추운 겨울 날씨에 낯설고 물 설은 이국땅에서 할아버지가 어떻게 생활 하실는지 걱정이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마음이 추운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도 남을 위하여 내가 조금만 양보하고 베푼다면 보다 명랑한 사회가 이룩될 것이다. 혹자는 세상이 강퍅하여 살기 힘들고 믿을만한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고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특별히 나는 이웃사촌 같은 고마운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위험을 무릅쓰고 내 가방을 지하 선로 밑에서 꺼내준 공익근무요원이나 내가 할아버지께 베풀었던 작은 친절이 어쩌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지도 모르겠다.
감나무봉사단이 2019년에도 진로콘서트 ‘진로를 찾아주는 사람들’(이하 진찾사)을 통해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에 나선다. 감나무 봉사단은 개그맨, 가수, 연기자, 작가, PD 등 국내 문화예술인으로 이루어진 비영리 법인이다. 진로콘서트 ‘진찾사’는 청소년 진로교육 욕구조사를 바탕으로 문화·예술·방송·엔터테인먼트 강좌로 구성된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배우, 가수, 작가, 유튜브 기획자 등 분야별 멘토가 ▲왜? 유튜브로 오는가? ▲매니지먼트의 위력은? ▲이렇게 준비하면 너희도 스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너희도 할 수 있다! ▲창작 내가 알려줄께! 등의 강좌를 진행한다. 분야별 강좌에서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진로교육이 아닌 가정과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적성과 꿈을 탐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김한배 멘토는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제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찾사’는 2018년 경기도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경기도에 많은 초·중·고 학생을 위한 진로교육을 진행한 바 있으며, 특히 유튜브 크리에이터 특강은 청소년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계를 대표하는 4개 단체가 모여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교총, 전교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국가교육회의 등 4개 단체가 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년간담회를 갖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4개 단체는 합의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 등 급속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나 교육은 여전히 산업사회 교육체제에 갇혀 있고 조변석개식 교육정책, 과도한 정치적 개입 등으로 불신이 만연해 있다”며 “새로운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교육의 비전과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교육자로서 우리는 교육에 관한 한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교육 현장에 뿌리를 두고 조금씩 양보하고 협의하면 새로운 교육 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향한 교육의 방향과 비전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미래교육체제를 수립하는 일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2030년 전후 십 년을 규정하는 미래교육체제 수립 ▲새로운 교육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이와 관련된 사업 등 세 가지 사항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2월 중으로 다시 모여 실무위원회를 구성해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위한 대국회 활동 등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현재 계획돼 있는 관련 사업은 한국교총과 전교조에서 각각 주관하는 연구대회, 교육감협의회의 ‘2019 대한민국 교육자치 국제 콘퍼런스’, 국가교육회의가 준비하고 있는 ‘2030 교육체제 국제 콘퍼런스’ 등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현안에 매몰된 땜질식 교육정책, 정치적 혹은 경제적 논리에 휘둘린 교육정책 등으로 교육적·거시적 시각에서 중장기적 교육 방향을 찾지 못했다”며 “이제는 다양한 교육구성원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 현장에 적합하고 예측 가능한 교육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 수 있는 미래 교육체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 교육체제의 출발점이자, 거버넌스의 구축이 될 것”이라며 “교총은 2001년부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주장해왔고, 특히 제36대 한국교총 회장단 공약사항으로 취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지속해서 설치·운영을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교총은 이미 다른 어떤 교육단체나 기관보다도 먼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고 국가교육회의에도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17일 한국교총회관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등을 만나 교총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교총은 역대 교육 관련 위원회들이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로 존재하면서 정책적 구속력이 없었고 편향적 자문인사가 구성됐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이 아닌 특별법에 근거한 독립기구로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에 집행기능을 부여할 경우 이름만 바뀐 제2의 교육부를 둔 옥상옥 구조가 되므로 국가 책무성 담보를 위한 교육부의 기능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 폐지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국가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수립과 이행·점검, 교육부장관과 위원 과반수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주요 교육정책의 결정을 담당한다. 여기서 말한 중·장기 발전계획에는 ▲유·초·중·고등 교육의 기본 방향 ▲고교 이하 학교교육의 교육과정 등 기본적인 사항 ▲대학입학전형과 고등교육기관의 유지·발전에 관한 사항 ▲교육발전계획의 이행에 드는 재원에 관한 사항 ▲학력차별 개선을 위한 사회 기반과 여건 조성 등을 포함한다. 교총은 교육부장관이 위원회에 중요사항을 보고하고, 위원회에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이행점검 결과에 따른 시정 혹은 변경 명령권을 부여하고, 중앙·지방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도 의견 청취와 의견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 실행력을 담보하도록 했다. 위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지명 3명 ▲국회 추전 9명 ▲시·도교육감협의체 2명 ▲법률에 근거한 대학 관련 협의체 2명 ▲전국적 조직과 일정 요건을 갖춘 교원단체 2명 ▲전국적 조직을 둔 학부모단체 2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위원의 자격은 학부모단체 추천자를 제외하고는 유·초·중등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 대학·연구기관의 부교수 상당직, 교육 관련 단체·국제기구 등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할 것을 주문했다. 임기는 단일 정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6년 단임 혹은 3년 연임제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