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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차관보 직위 부활을 포함해 9명 증원을 승인받았다. 국가교육위원회와 시·도교육청에 업무 이양을 추진하면서 조직 확대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17일 최근 행전안전부가 차관보를 포함해 인력 9명을 증원하는 요청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차관보 직위는 2001년 교육부장관을 부총리로 승격하면서 신설됐다. 그러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로 부처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폐지됐다. 이후 교육부는 차관보 부활을 요구해왔다. 교육부는 문재인정부의 ‘포용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복지·고용·교육 등을 포괄하는 사회부총리 역할이 중요해진만큼 이를 보좌하는 사회정책협력관실의 역할을 차관보에게 맡겨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유·초·중등 교육 정책은 시·도교육감에, 교육과정·대학입시·중장기계획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이양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상황과는 상충하는 증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의 역할이 대학‧직업‧평생교육으로 축소되는데 조직은 확대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18일 “교육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을 추진하면서 반대로 조직은 키우겠다면 이를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립과 논란 해소부터 하고, 이후 그에 걸맞은 기구 개편을 논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계는 그간 교육의 국가책무성 강화 차원에서 과도하고 전면적인 유·초·중등 교육 이양을 우려해왔다”며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도가 아닌 학교로 권한 이양 등을 바탕으로 교육부 역할 정립과 조직 개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35차 원내대책회의에서 "학생 수는 감소추세이고, 교육부 업무를 교육위원회에 이관하겠다면서도, 교육부의 공무원을 증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조희연 교육감도 SNS를 통해 “교육부 상층 인력을 확충하는 것은 정책 흐름에 역행하며 국민 동의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차관보 신설을 거둬들이고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시도교육청의 조화로운 권한 구조를 짜는데 전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1일의 풍경은 여느 삼일절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2019년은 일제강점기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인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이 10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기 때문. 이를 기념해 광화문의 만세 행진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애국지사들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이 뜻 깊은 해를 맞아 공연계 역시 우리 마음속의 애국심을 일깨우는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영웅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1909년. 러시아의 연해주에서는 이제 막 서른이 된 청년 안중근과 독립군들이 자작나무 숲에서 단지(斷指)동맹을 맺는다. 조국 독립운동에 투신하겠다고 결심한 이들은 점차 좁혀오는 일본군의 포위망 속에서도 굳은 의지를 다진다. 그러던 중 안중근은 조선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를 암살하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어렵게 구한 브라우닝 권총에 일곱 발의 총알을 장전하고 하얼빈역으로 향하는 안중근. 마침내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 일곱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뮤지컬 영웅은 이처럼 안중근 의사의 생애 마지막 1년에 일어난 사건을 집중적으로 그린 작품. 작품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돼 2009년 10월 26일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영웅은 초연 당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한국뮤지컬대상을 비롯한 뮤지컬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극본상, 음악상, 무대미술상 등을 거머쥐었고 최다부문 노미네이트, 최다부문 수상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쓰기도 했다. 올해로 개막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무대에 오르는 영웅은 스토리 및 넘버를 수정·보완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지난 공연에서 자신만의 안중근 의사를 만들어냈던 배우 정성화, 양준모가 이번에도 출연을 결정지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지난해 초연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신흥무관학교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 작품은 대한민국 육군의 뿌리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독립을 위한 치열한 삶을 다룬다. 뮤지컬은 1907년부터 1920년에 이르는 경술국치 전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 육군 제작의 뮤지컬인 만큼 군입대로 한동안 스크린과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배우 지창욱, 고은성은 국권침탈에 항거하여 자결한 유생의 아들 ‘동규’ 역을, 강하늘과 조권은 우당 이회영이 거둬 키운 ‘팔도’ 역을 맡는다. 김성규와 이진기(온유)는 신흥무관학교 교관 지청천 역을 연기한다. 고난이도 무술이 등장하는 안무는 더욱 화려하고 드라마틱해지고, 격변하는 시대는 회전 무대로 표현된다. 더불어 조명과 영상 효과로 청산리 전투 장면을 비롯한 액션신을 더욱 역동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탄생한 또 한 편의 뮤지컬은 여명의 눈동자다. 작품은 1991년에 방영된 36부작 동명의 드라마와 작가 김성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드라마는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 등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의 장면을 담아낸 작품으로 최고시청률 58.4%를 기록하는 등 ‘여명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뮤지컬은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대서사 속에 비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젊은이들의 운명을 그린다. 제작진들은 이야기 곳곳에 굵직한 사건을 배치하고 사건 중심 서사로 스토리를 전개해 역동적이고 압축적으로 무대 위에 펼쳐낸다는 계획. 또한 여옥, 대치, 하림 등 주인공과 최두일, 윤홍철 등의 주요 인물을 제외한 인물을 새롭게 창조해 신선함을 더하고 줄거리 개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막바지인 1944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조선인 학도병 대치와 일본군 ‘위안부’ 여옥은 민족의 아픔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전쟁이 발발하며 두 사람은 이별하게 된다. 임신 중에 사이판으로 끌려간 여옥은 하림을 만나게 되고, 하림은 그녀를 보살피며 연민의 정을 느끼고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해방을 맞아 세 사람은 엇갈린 운명 속에서 재회하게 되고, 또 다시 찾아온 전쟁으로 비극을 맞는다. *공연정보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월 27일-4월 21일 | 광림아트센터 BBCH홀 | 02-485-8700 뮤지컬 영웅 3월 9일-4월 21일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02-2250-5941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3월 1일-4월 14일 | 디큐브아트센터 | 1588-2791
최근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도 소프트웨어(SW) 교육 선도학교'로 전국 1832개교를 선정·발표했다. 이들 선도학교는 연구결과·우수사례·노하우 전파와 일반화로 지역 내 SW교육 거점학교 역할을 담당한다.기존에 운영해 오던 학교와 이번에 새로 선정된 학교를 합한 선도학교 수는 초등학교 1081개교, 중학교 461개교, 고등학교 279개교, 특수학교 11개교로, 올해는 우수 사례 확산을 위해 작년보다 191교가 늘었다. 시·도별로는 서울 165교, 부산 88교, 대구 100교, 인천 79교, 고아주 48교, 대전 46교, 울산 30교, 세종 6교, 경기 404교, 강원 97교, 충북 69교, 충남 95교, 전북 111교, 전남 162교, 경북 132교, 경남 173교, 제주 27교 등 총 1832교이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고자 지난 2015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공동으로 선정·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5년차를 맞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따라 초등학교는 올해부터 제5~6학년군 '실과' 교과에서 17시간 이상을 각각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중학교는 지난해부터 '정보' 교과에서 연간 34시간 이상을 이수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의 현장 안착 및 활성화를 위해 2016년 '소프트웨어교육 활성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전국 시·도교육청 협력을 통해 교원 확보 및 연수, 예비 교원 역량 강화, 물적 기반 확충, 교사 연구회·학생 동아리 운영, 교재·콘텐츠 개발·보급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위한 물적, 인적 기반 조성을 위해서 노력해 온 것이다. 교육부는 2017년 과학·수학·정보교육 진흥법을 전면 개정해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교육부는 모든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역량인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다양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은 2015 개정교육과정의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 인간상을 구현하고자 한다. 아울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래 인재인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기르고자 하는 자기관리 역량, 지식 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도 함양하고자 한다. 이런 6가지 핵심 역량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역량들이 상호 연계적으로 기능을 하고 길러진다는 사실이다. 즉 지식 정보처리 역량이 뒷받침돼야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도 키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는 의사소통 역량도 길러진다. 소프트웨어 교육 강조는 제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의 기반이 된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코딩교육과 연계돼 학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컴퓨팅 언어 이해과 적용, 응용 등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는 오는 4월 전국을 6개 권역별로 SW선도학교들을교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연다. SW교육 관련 정책과 사업 전반을 안내하고, 우수한 성과 사례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양한 연구 결과와 계획을 공유하고 보다 내실 있는 운영을 모색할 계획이다.이번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의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 선정 확대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 참여를 강조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나아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같은 창의직무 위주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 기대되는 전망에서소프트웨어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기본소양으로 체득해 학교 교육, 학습을 수행하고 나아가 미래 일자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시간, 장소, 여건에 구애됨이 없이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선도학교 확대 등 양적 팽창에 치중하지 말고, 선도학교의 질적 관리와 질적 운영에도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교총과 한국폴리텍대전국교수협의회는 7일 오전 국회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실을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폴리텍대 교수 정년 65세 환원 및 4월에 개최될 국회정책 포럼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하윤수 교총 회장과 정동섭 사무총장, 윤희중 한국폴리텍대전국교수협의회 총회장과 장학규 부회장, 최재윤 사무총장이 참석해 한국폴리텍대학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 단체는 먼저 임용시기와 연동해 차별을 두고 있는 한국폴리텍대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환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교육공무원법 47조에 따르면 국‧공립대 교원의 정년을 65세로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에도 교원의 근무기간을 국‧공립대 교원에 적용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리텍대의 경우에는 정관으로 정년을 60세로 한정하고 있어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윤희중 총회장은 “일반대학 교수정년 65세에 비해 폴리텍대 교원의 정년은 60세로 신기술 수요를 반영한 우수 신규교원의 확보가 어렵다”며 “대학운영의 정체성 위기 및 인력양성의 질적 저하의 원인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및 학교법인 정관 등 관련법 개정에 국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교총 회장도 “현행 폴리텍대 정관은 ‘합리적 이유 없는 정년 차별 행위’로 판단된다”며 “교원의 정년은 교원지위 법정주의의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판단을 바란다”고 밝혔다. 4월 10일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폴리텍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국회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2019 직업교육훈련 정책포럼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폴리텍대의 공공직업 교육기관으로서의 과거 50년을 돌아보고 미래 50년을 설계함에 있어 시대상황에 맞는 직업교육시스템 비전 제시 및 4차 산업혁명 선도대학으로서의 역할강화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에 이찬열 위원장은 “폴리텍대 교수들의 정년 차별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 동감한다”며 “오는 4월 포럼을 비롯해 국회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좋은 수업, 더 나은 수업을 고민하는 교원이 적지 않다. 관심사가 같은 동료들과 연구회를 조 직하고, 자신만의 수업을 개발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수업 트렌드와 학교 현장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본지는 새 학기를 맞아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과 ‘사제동행, 교직에 전문성 더하기’ 시리즈를 운영한다. 교원들의 니즈와 교육 환경을 반영한 신규 원격연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코너로, 교직의 전문성을 키우는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편집자 주 최근 학교 현장의 화두는 교권과 학생 인권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야간 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강제 금지, 복장 및 두발 단속 금지 등 학생의 기본권을 강조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 시행하면서 교권과 충돌하는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학생 생활지도와 학습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원이 적지 않다. 교권 침해 사건에 휘말리는 교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교권과 학생 인권,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교권, 학생인권과 상생을 모색하다’는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다. 학생인권과 헌법 규정의 연관성, 교권의 개념·정의·실태, 교권과 학생인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 등을 알아보고 학교 현장에서 교권과 학생인권이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길연 호크마법률사무소 교권 전문변호사가 강사로 나선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교권(敎權)은 교원의 권위(權威)를 지칭하거나 교원의 교육권(敎育權)을 압축한 것을 의미하지만, ‘학생을 교육할 법적인 권리와 스승 또는 전문직으로서 윤리적·사회적 의미에 따른 전문적·기술적 권위의 복합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교권 침해의 양상이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심각해지고, 특히 교원의 권위 자체에 대한 침해는 물론 교원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도 빈번한 실정인 만큼 실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원·학생들은 교권과 학생인권이 서로 충돌하는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교원에 대한 예우, 학생징계, 수업권, 수업평가권, 학생생활지도권 등 영역별로 나눠 합리적인 갈등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발생한 사례 30건을 중심으로 소개해 현장감을 높였다. 교권과 학생인권 사이에서 고민하는 교원들을 위한 강의. 강의는 총 30차시로 구성됐고, 수강생은 직무연수 2학점을 인정받는다. 수강을 원하는 교원은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www.education.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2-572-8300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3월 15일(금) 4교시에 본관 2층 소강당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이렇게 알고 대응해요!’ 교육을 실시했다. 본교 박선희 보건교사를 교육강사로 선정하여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미세먼지 예보제와 경보제, 미세먼지 행동 및 대응 요령을 교육하고 실습했다. 특히, 미세먼지와 머리카락의 크기를 비교하고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때 학생들은 저마다의 탄식을 지르며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녕초등학교에서는 미세먼지 예보제와 경보제를 위해 미세먼지 알림 깃대 및 깃발을 자체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위해성을 알리고 미세먼지 나쁨이나 매우 나쁨 시 대응요령을 학생들에게 안내하여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박상호 교장선생님은 “본교에서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농도 단계에 따른 수업 조치 및 단계별 대응 요령을 전교직원이 숙지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쾌적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습다”라고 말했다.
봄비가 내렸다. 보도블록 사이로 이름 모를 새싹이 돋아 오르고 담장 밑 시멘트 담 아래 양지쪽에 올해도 어김없이 엎드린 민들레가 봄빛보다 더 환한 노란 꽃을 피워 올리고 있다. 음력 이월 영등할멈 시샘의 몰아치는 꽃샘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붙박이로 가녀린 그 떨림은 억세기만 하다. 물, 바람 모든 자연이 한 겹의 나이테를 남기고 생동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두꺼워지는 삼월 햇살 아래 시간의 흐름은 동백꽃의 낙하처럼 지금의 어려움을 학창시절 추억으로 환희의 올을 엮는다. 쿵작쿵작 귀에 익은 노래방 기기의 7080 음악이 반가움과 동질성에 취기를 더하여 띠동갑이 모인 운동장은 그들만의 세상이다. 한때는 자갈도 삼키고 소화할 수 있는 청춘의 꽃. 지금은 지천명의 중반에 희끗희끗 적은 숱의 머리카락은 봄바람에이 스칠 때 마다 머릿밑만 훤하다. 삶이란 선택지는 어떤 선택도 후회와 미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음악 소리에 맞추어 거슬러 오른 막춤이 절규하듯 흐느적거린다. 곤란함 속에 말썽 많았던 학창시절의 향수에 취한다. 한 곡 부르고 마시는 소주 한잔 그 속엔 지난날 술추렴 하는 아버지의 눈물이 담긴다. 우리의 평범한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이후 6.25 한국전쟁, 새마을 운동 등 굵직한 현대사를 겪으며 배운 것 없이 막노동으로 하루를 견디며 안주 없는 쓴 소주로 아린 가슴을 쓰다듬으며 길을 걸었다. 이제는 느낀다. 지천명의 중반에 선 띠동갑들의 막춤 속에 베인 아버지의 모습을……. 약관의 시기를 돌아본다. 세상일에 부나비처럼 뛰어들어 앉기와 서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일어서 걸은 것은 비록 연로하셨지만 아버지가 계셨기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란 이름은 언제나 멀게만 느껴진다. 아버지란 이름은 새끼 먹이로 제 살까지 내어주는 염낭거미와 다를 바 없다. 민들레처럼 언제나 낮은 곳을 찾아 자신을 가꾸고 고통과 한 몸이 되어 그 자리를 지키려 애쓴다. 비록 삶을 다해 갈아엎거나 짓밟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바람과 햇빛이 닿은 곳이면 홀씨를 날려서 가족을 위한 영역을 만든다. 나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자꾸 가슴이 미어진다. 언제나 가방끈 짧은 것을 못내 한스러워하셨다. 막노동으로 어깨가 짓무르고 허기진 몸이지만 새참으로 준 빵도 드시지 않고 어둠이 진해지는 방문을 열고 디밀기만 하셨다. 그래도 항상 부족하다고 기분에 맞지 않는다고 퉁퉁거리며 절대 아버지 같은 삶을 살지 않을 거라고 대들었지만 말없이 삭이셨다. 그 시기 가난한 형편을 누가 구제할 수 있었을까? 그때의 아버지를 원망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여 호구지책을 우선으로 상완근이 떨어져 허물 거리는 것도 감추고 고통을 감내하며 마감하셨다. 휴일 봄이 내려앉는 학교 운동장에는 징 소리 같은 스피커의 저음이 깔리고 꽹과리 같은 고음이 흥을 돋운다. 아버지들은 동네잔치가 있는 날이면 막걸리의 취기와 장구 장단으로 한을 살풀이했다. 이제 그 아버지의 아들은 노래방 기기 반주에 아니리를 가슴에 담아 추임새를 뿜고 발림으로 살풀이를 한다. 강한 거부의 몸짓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같음의 인정에 항복해야 하는 얼굴. 환한 봄 햇살 아래 생활의 골이 스며들고 있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민들레보다 더 투박하고 강하다. 톱날 같은 잎으로 몸을 바치고 다투거나 들레지도 않고 힘들어도 비겁하거나 굴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선명한 색깔로 등불 같은 민들레꽃으로 자식을 보듬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지금을 사는 아버지의 삶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효도 받기를 포기한 처음 세대를 뜻하는 막처세대란 신조어를 등장시킨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못 한 아들 뒷바라지에 딸 시집도 보내야 하고 요양병원에 계신 어른도 모셔야 한다. 그리고 해를 더해 삼월이 반복될수록 젊은 날 아련한 기억은 삶의 바늘비와 늘어나는 약봉지로 채워진다. 그렇게 데워지는 생활의 냄비 속에 우리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개구리로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아버지의 술잔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어느 시인은 실직의 각혈을 이렇게 말했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문밖에서 아버지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그것은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는 것을. 서편을 향하는 봄날 해가 두어 발 남았다. 살풀이는 잦아져 봄바람 속으로 흩어진다. 봄바람 한 줄기에 하늘을 담을 봄 까치꽃이 잔디밭에서 고개를 숙이고 민들레는 꽃잎을 접는다. 내일 꿈속에서 만난 아버지의 길은 촉촉이 젖어오는 일상의 땅위를 쉬지 않고 맨발로 밟으며 바람에 부대껴도 잎새를 돋우며 다시 일어서는 민들레꽃이다. 아버지 그리움은 기약 없는 땅에 발 내린 민들레 홀씨처럼 시간이 축적될수록 발효된다.
시골 교사로 재직한 지 벌써 10년.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 학교를 떠난다. 무슨 기구한 운명이었는지 한 학교에 10년을 머물렀다. 지난 10년이라는 세월은 나에게 어떤 성장과 숙제를 던져 준 것일까? 30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서른 살에 처음 이 학교에 왔던 그 날을 곱씹으며 지난 10년이 준 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전교생이 100명 남짓 한 경기도 소외 지역 외딴 시골 초등학교에 한 선생님이 전근 왔다. 그는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으며, 안경을 쓰고 다니면서 온화한 미소로 사람을 마주하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단단한 사람으로 보였다. 이전 학교의 열악한 여건을 피해 전근을 희망했던 그였지만, 더 깊숙한 산골 외딴 지역으로 덜커덩 발령이나 단단해 보이는 그 사람도 우울한 그늘을 피할 순 없었다. 그래도 시골이 주는 소박함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으로 자위하면서 2009년 3월 때묻지 않은 119명의 학생과 마주하며 제 2의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영어가 특기인 그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명물이 되었다. 마치 ‘웰컴투더 동막골’ 영화처럼 혀 꼬부라지는 말로 외국인과 대화하고 영어로 수업하는 것이 시골 아이들에게 깨나 인상적이었나 보다. 한 주 한 주 시간이 가면서 아이들은 그 선생님에게 동화되어 갔다. 영어가 신기해서도 그랬겠지만, 그 영어 선생님이 좋아서 아이들은 아침마다 그 선생님 출근 길 주차장에 마중 나오기까지 했다. 어쩌다 늦게 출근하게 되면 이 아이들 때문에 여지없이 교장 선생님께 지각한 것을 들키곤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눈 마주치며 하루를 시작하고 따스함과 정겨움으로 1교시를 시작할 수 있어 그 선생님은 행복했다. 어느덧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래포와 이 시골의 서정성에 흠뻑 빠져들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마음으로, 그런 자세로 한 해 한 해 영어 전담교사로 시골 아이들에게 단어를, 문장을 그리고 말하기를 해마다 꾸준히 가르쳐 아이들의 큰 성장을 손수 일궈 냈다. 나중에 이것은 세계비교교육학회에도 발표가 돼 시골학교에서도 학원을 다니지 않고 얼마든지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불어 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3년쯤 지나고 나니, 이 학교의 아이들이 이젠 제법 선생님처럼 혀 꼬부라지는 말로 외국인과 노는 모습이 왕왕 목격되곤 하였다. 2011년 졸업한 20명의 학생들 중 과반수 정도가 영어선생님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할 정도여서 그 선생님은 기쁘기도 하면서 경각심을 갖기도 하였다. “선생님이 이렇게 위대할 수 있구나!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그 아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으니 좋은 사표와 모델이 되어야 하겠구나!” 그 선생님은 시골학교 온 지 3년 만에 ‘작은 학교가 주는 가치와 감동’에 대해 깊이 깨닫고 이 시골학교에 공모교사로 재임용을 신청하면서 최대 5년 근무할 수 있는 재직 연한을 2배로 늘려 이곳에 몸과 마음의 닻을 내리게 되었다. 아마 이때부터 그 선생님은 교육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생겼던 거 같다. 아이들에게 꿈의 씨앗을 심어 주는 시골 농부교사로…. 4년 차 때 일이다. 담벼락 하나를 두고 학교 옆에 살고 있는 할머니가 강아지와 함께 매일 아침 인사를 나오다 그만 둔 지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는지, 안부를 여쭈러 할머니 집에 들렸지만 할머니는 뵐 수 없었고, 슬픈 소식만 아이들 가슴을 후려쳤다. 폐렴으로 돌아가셨다는 고독사를 아이들은 경험한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라 서럽게 울었던 아이들 모습에 그 선생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 아이가 고독사를 보고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슬프다고 했다. 그 말 한 마디가 그 선생님 인생을 바꾸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한 번 해 보자!’라는 말로 마을의 소외계층을 돕는 교육활동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한두 명의 아이들이 부리나케 대답하더니, 이내 대다수가 방방 뛰며 서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이 작은 시골학교는 살아 숨쉬는 교육활동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있던 영어 동아리를 확장하여 아이들의 꿈을 담아 낼 수 있는 진로 동아리와 그들의 삶과 앎을 담아 내는 영화 동아리까지 생겼다. 이 세 가지 동아리가 결합하여 하나의 창의적인 교육활동이 생겼는데, 이것이 자신이 속한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M.O.V.I.E. 프로젝트’였다. ‘Make Our Video In Education’의 이니셜을 모아 우리가 배운 공부 내용에서 우리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자신의 꿈을 마을에서 탐색하고, 꿈 멘토와 함께 인터뷰를 한 후,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유사한 금빛 승부차기 챌린지를 통해 소외계층을 돕는 영상을 꿈 멘토와 함께 찍는 것이다. 영상을 활용한 이 활동은 마을 중소기업의 후원을 받아 성금을 모금, 연말에 독거 어르신, 장애가족, 다문화 가정 및 홀로 지내는 소외계층에게 이불, 쌀, 김치, 고무장갑 등을 전달하는 봉사교육으로까지 이어졌다. 이것은 또한 영어로 자막을 생성하여 UCC를 제작하고 SNS에 올려 해외에 있는 수십 개의 학교와 소통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기도 하였다. 시골 작은 학교에서 일궈낸 교육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교육활동은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 인사들과 교육청, 나아가 TV, 라디오, 신문사 등에도 전달되어 시골학교의 존재감과 교육력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이런 교육을 그 선생님은 어언 5년간 했다. 자신이 잘 하는 영어교육을 중심으로 시골에 사는 아이들에게 꿈을 주겠다는 다짐에 아이들 삶 속에 일어나는 현장감 있는 소재를 결합한 것이다. 그는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으로 학생들이 행복하고 스스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힘을 키워 주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학교 교육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인근 다른 학교 학생들도 참여하게 되어 마을의 거점학교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13개의 초·중학교에서 총 34명의 학생들이 창의융합형 교육을 배우기 위해 매주 월요일 저녁에 영어영화 야학에 참석하고 있다. 또한 졸업생들이 모교로 돌아와 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후배들을 가르쳐 주는 재능기부도 솔선하는 선순환의 모습도 연출되었다. 이제는 학교 단위가 아니라 마을 단위, 나아가 더 큰 타 시·도와 연결된 교육생태계가 생동감있게 그려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학교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은 확연하게 보여졌고, 스스로 시민다운 모습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자치력도 발휘되었다. 나아가 교육공동체라는 거대한 거버넌스가 형성되어 이제 이 곳은 교육을 논하는 것을 뛰어 넘어 삶의 무늬를 그려내는 아름다운 배움의 터가 되었다. 꼭 10년이 걸려 만들어진 결과였다. 그 선생님은 이런 활동을 ‘드림샤워’라고 부르고 싶어했다. 꿈꾸는 소나기! 아이들이 ‘소’통하고 ‘나’누면 ‘기’쁨이 찾아온다는 꿈꾸는 소나기는 정말 외딴 시골 마을의 메마른 땅을 단비처럼 적셔 주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그 선생님은 이제 10년을 채우고 올해 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서른 살에 와서 딱 마흔 살에 떠나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선생님은 말한다. 지난 10년은 이 선생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청춘이다. 교사로서 주어진 소명을 부끄럽지 않게 실천하며 아이들과 행복의 무늬를 그려냈던 30대의 청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가치이자 소산이 아닐까! 그 선생님은 넌지시 소회를 밝힌다. “제 2의 고향이죠!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지난 10년이 제 삶에도 아름다운 무늬를 수놓았어요. 참 행복합니다. 학생의 학생이 되어 보낸 이 작은 학교에서의 교직 생활을 전 잊지 않을 거예요. 학생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10년에 걸쳐 쓴 교직 생활 일기 2009년 시골 학교에 처음 부임하였을 때, 한 시간이 넘는 출퇴근 거리에 불만 가득했던 그 해 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작은 학교 전담교사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미약함 속에 빠져있던 내 모습은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해를 거듭하면서 아이들과의 눈 마주침이 좋아졌고, 학부모와 함께 학생의 성장을 지원해 나갔으며, 동료 교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교육의 무늬를 그려 나갔다. 몇 번의 변곡점을 통해 나도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러한 10년 교직 생활의 발자취를 이번 교단 수기 공모에 쏟아냈다. ‘학생의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교육철학으로 “학교에 오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라는 말을 학생에게 수시로 했던 나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러한 경험과 소회를 일기 쓰듯이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 것 뿐인데, 생각지 않게 큰 상을 주셔서 어리둥절하다. 그저 먼저 일기 숙제를 마쳤던 것 뿐, 이 글을 읽는 현장 교사 누구라도 자신이 경험한 삶의 모습을 담담히 적어 보길 권한다. 수상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시골 학교 10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사택에서도 살면서 그저 덤덤히 내 뒤를 챙겨주고 응원해 준 아내의 역할이 컸다. 함께 작은 학교 운동장을 거닐며 미래를 그려갔던 아내에게 이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골 학교 10년을 보내면서 함께 고민하고 역경을 헤쳐나갔던 여섯 분의 교장 선생님과 늦은 밤까지, 때로는 주말에도 함께 교육을 궁리했던 선생님들께도 역시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것은 분명히 똥 냄새였다. 교실에 퍼지던 불쾌한 냄새를 두고 아이들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일렀고, 나도 이내 그 냄새를 인지했다. 하지만 시골학교에서 나는 똥 냄새는 그럴 만하다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아이들도 더 이상 냄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습지를 검사받기 위해 영균(가명)이가 내 앞에 왔을 때, 그 냄새가 매우 가까워짐을 느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균이 엉덩이 가까이 코를 갖다 대었고, 냄새의 원인을 확신했다. 영균이를 조용히 화장실로 보냈다. 아이들에게 조용히 공부하라고 당부한 후 화장실로 따라갔다. 문을 걸어잠그고, 바지를 내려 보게 했더니 속옷과 엉덩이에 똥이 짓이겨져 있었다. 언제 쌌는지, 왜 그랬는지, 왜 선생님에게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봤지만 영균이의 대답은 전부 ‘모르겠다’였다. 영균이를 다시 샤워실로 데려다놓고, 청소용 고무장갑을 찾아 꼈다. 바지를 전부 벗기고 샤워기로 똥을 씻어낸 후, 비누를 묻혀 다리와 가랑이를 일일이 씻겼다. 유치원 선생님께 부탁하여 여벌의 바지를 구했고, 발목이 전부 드러나는 작은 원복을 입혔다. 똥이 묻은 속옷과 바지를 비닐봉지에 담아 영균이 가방이 넣었다. 영균이는 불안함도, 당황함도, 안도의 눈빛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 어떤 말도 없었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어라, 그러면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것이다.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그러면 평생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감지 못해 늘 기름져있던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영균이의 눈빛은 초점이 없었다. 질문이나 대화도, 웃음도 없었고, 희망과 행복을 읽을 수도 없었다. 탈무드의 격언처럼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도 급했다. 그전에 아이가 굶어 죽을 것만 같았다. 단 한 순간의 행복도 맛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 2009년 9월 경상남도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11명의 3학년 첫 제자들을 만났다. 젊은 남자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은 나를 참 좋아해주었다. 나에게 온갖 시시콜콜한 질문들을 쏟아내었고, 기대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재잘대었다. 그러나 영균이 만큼은 내게 오지 않았다. 질문도, 대화도, 웃음도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스스로 씻는 방법을 알려주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대화하며 먼저 마음의 문을 열 것을 요구했다.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고, 덧셈을 하지 못했고, 한글을 잘 읽지 못했기에 시간을 내어 정성스럽게 가르쳤다. 하지만 변화를 찾을 수 없었고 나는 그 원인을 아이에게서 찾고자 하였다. 다그치고 달래기를 반복했다. 한글 쓰기 숙제를 잔뜩 내고 문제를 풀렸다가 화를 내고,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 후에도 영균이는 여러 차례 더 똥을 쌌다. 소풍을 다녀오던 날에도, 학예회 날에도, 수업을 하다가도 영균이는 바지에 똥을 쌌고, 내가 발견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샤워실에서 아이를 씻기고, 유치원에서 옷을 빌리는 일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가르쳐도 변하지 않는 영균이에게 점점 짜증이 밀려왔다. 신규 교사였던 나는 아이가 싼 똥을 치우는 일에 점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발령받은 지 한 달쯤 된 어느 날, 교무부장 선생님과 함께 읍내를 돌아다니며 한 아이를 찾게 되었다. 영균이의 형 정균(가명)이는 벌써 여러 차례 가출을 했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길에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살펴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정균이의 소식은 며칠 후 경찰서에서 온 공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적이 없는 새벽시간, 다른 학교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들의 문을 열어 천 원짜리 몇 장과 담배를 훔치다 잡힌 것이었다. 교무부장 선생님의 노력으로 다시 학교에 나오게 되었지만 정균이는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찾아 부산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가출했다. 이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영균이를 특수교육 대상자로 신청해야겠다고 하셨고, 부모의 동의를 얻기 위해 함께 영균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께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를 대접받았다. 공사 현장에서 팔이 골절되어 일을 쉬고 계신 아버지께서 교무부장 선생님의 설명을 전부 들은 후 동의서에 서명을 하셨고,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생각했다. 충격적이었던 영균이의 집안 모습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기력한 할머니와 아버지, 가난을 이기지 못해 3형제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찾아 집을 나선 그의 형과 어머니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영균이와 어린 동생. 또래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보살핌에 대한 안도와 부모의 사랑을 통해 얻는 작은 행복과 사랑을 모른 채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어린 영균이에게 나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무엇을 위해 교육해야 할까? 어쩌면 지금의 영균이에게 한글을 바로 읽고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구구단을 외워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은 오히려 영균이에게 교육과 사랑이 아니라 고통일 것 같았다. 한 없이 작은 그 아이에게 절망을 더하고, 무기력을 주고, 자존감을 빼앗는 일일 것 같았다. 토요일 수업을 마친 후, 영균이를 읍내 중국집으로 데려갔다. 그 언젠가 엄마를 만났을 때 짜장면을 먹어본 후로 한 번도 짜장면을 먹어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햄버거나 피자, 치킨 혹은 짜장면이 가장 맛있다고 말할 때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일 연필과 지우개가 없어 멍하니 앉아있던 영균이에게 왜 필통을 가지고 다니지 않느냐며 화를 냈던 내 행동을, 마음 속 깊이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며 필기구들을 사주었다. 집으로 데려다 주던 길, 영균이는 처음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다. 다음 해 나는 영어와 체육 전담을 맡았고, 여전히 나의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또 다음해 5학년이 되던 아이들의 담임을 다시 맡았다. 영균이는 더 이상 똥을 싸지도 않았고, 친구들과 조금씩 대화를 시작했다. 여전히 나는 다른 아이들 모르게 가끔 읍내로 데리고 나가 먹고 싶은 음식을 사주거나 필요한 용품들을 사주었다. 그때마다 영균이는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지만 나는 오히려 미안한 감정이 더욱 커졌다. 그 해 나는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키우며 기저귀를 갈아주고, 때마다 분유를 타 먹이고,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며,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아내와 사진을 찍으며 기뻐했다. 서툴지만 그렇게 부모가 되어 가는 나에게 영균이는 여전히, 아니 점점 더 아픈 손가락이고, 안쓰러운 내 아들이었다. 여러 선생님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다시 6학년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갔다. 3년 간 담임을 맡는 것을 우려한 교장선생님께 영균이 만큼은 초등학교 졸업까지 꼭 책임지고 싶다는 말씀으로 설득했다. 영균이도 나에게 안심의 눈빛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체육담당 선생님과 특수 선생님의 노력으로 영균이는 그해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남자초등부 T20 100, 200m에서 우승하며 2관왕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의 가정 상황을 알게 된 여러 단체에서 격려와 함께 장학금을 전달하였고, 비로소 영균이의 수줍은 미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감이 생겼고, 미소를 지었으며 친구들 앞에 조금 더 당당해지려 했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고, 작은 행복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학력평가가 한참이었던 그 시절, 특수교육 대상이었음에도 영균이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말 공부를 위해 학교에 나왔고, 가을 배구대회 준비 기간에는 주전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역할이 공을 주워주거나 서브 연습이 전부였음에도 역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에 참가했다. 3년의 담임, 4년의 동행을 마치던 날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향이 있는 타시도로 전출 발령이 났기에, 이제 서로 만나기가 어렵게 된 사실을 알고 있던 제자들도 함께 울었지만 영균이는 이를 꽉 물고 눈물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정리가 끝난 후, 영균이가 교실에 홀로 앉아 있던 나를 조용히 찾아왔다. 그때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선생님, 감사했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허리를 깊이 숙여 절을 했다. 그런 영균이를 부둥켜안고 다시 한참을 함께 울었다. 어쩌면 영균이를 향한 내 마음은 성숙하지 못한 교사의 판단이었을지 모른다. 쓰러져 가는 아이의 집과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몰라 불안한 영균이에 대한 연민의 정이었을지 모른다. 젊은 혈기에 다해주고 싶었던 마음은 오히려 자만심일수도 있었다. 추운 날조차 발목이 훤히 드러나는 얇은 옷을 입던 영균이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았어야 함이 분명함에도 할머니와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깊이마저 가벼이 여겼고, 자녀에 대한 그 안타까움을 헤아리지 못했다. 아이가 가진 상처에 쉽게 접근했으며, 내가 감히 그 폭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영균이의 삶과 희망에 대한 의지를 쉽게 단정했다. 다만 변명이라면 언젠가 스스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알게 해주더라도, 지금 당장 작은 기쁨과 만족만이라도 알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작은 생채기를 즉시 치유해주어야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 같았고, 그 작은 기쁨과 만족이 더 큰 행복을 갈망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던 영균이의 마지막 모습은 큰 여운으로 남았다. 나의 자만심일 수도 있었던, 측은했던 사랑이었음에도 영균이는 스스로 성장했고, 스스로 희망과 용기를 찾았다.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그렇게 부모가 되어갔던 것처럼, 서툴고 오만하게 판단했음에도 그렇게 내가 교사가 되어가고 있음을 오히려 영균이가 깨우쳐준 것이다. 아직까지 초심을 잃지 않도록 매일 다짐을 새로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사랑을 베푸는 꿈을 꾸고 희망을 찾는 일 모두 영균이에게 배웠다. 이제 성인이 되어 마음의 온도가 더욱 따뜻해졌을 영균이를 꼭 다시 만나 이 감사함을 고백하고 싶다. 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교사가 되어간다고,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이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금상 수상자 수상 소감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눈 떠 초임 시절, 영균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아프게 하던 아이였습니다. 뜨거웠던 열정과 미숙하고 서툴렀던 교육 방법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고, 좌절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완벽하지 못했던 그 경험들 속에서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조금은 눈 뜰 수 있었습니다. 이 미안함과 감사함을 덤덤하게 고백해보고자 했던 수기가 금상으로 선정되어 큰 기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10년의 교직생활을 모두 6학급 이하의 시골학교에서만 보냈습니다. 매년 만나는 아이들 중 누군가는 상처를 지니고 있었고, 그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 용기와 웃음을 주는 일,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일보다는 그 아이들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만을 생각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꺼내기 쉽지 않았던 영균이 이야기를 망설임 끝에 세상 밖에 내놓으며, 늘 곁에 있어 든든하고 따뜻한 교사로 성장하겠다던 처음의 그 마음 다시 한 번 다잡아봅니다. 그리고 꾸준히 안부를 전해주며 큰 힘과 용기를 주는 사랑스러운 제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2014년 3월 1일 아직 겨울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날, 자천초 보현분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전교생 3명(1학년 2명, 2학년 1명)에 교사 1명인, 소규모 학교 중에서도 소규모 학교…. 발령지로 가는 발걸음은 설레임 반, 걱정 반이었다. 사실 저학년은 처음 가르치는 것이었고, 전교생이 다문화 아이들인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며칠 간의 적응이 끝나고 아이들의 등하교길이 먼 것이 걱정돼 출퇴근을 같이 하기로 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학년답게 호기심도 많고 할 말도 정말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학교도 어린이집처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것과 자기들은 베트남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1학년 수업’을 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배웠던 애국가인데, 정말 꼼꼼하게 그렸던 태극기 인데, 베트남 사람이라니. 너무 당황스러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엄마도 베트남 사람이고 자기들은 한국 사람들 보다 베트남 사람과 더 많이 닮았으며, 어린이집에서 친구들도 자신들을 베트남 사람이라고 계속 불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수습할 방법이 필요했다. 일단 아이들에게 우리는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말했다. 모두 우리나라에 살고 있으니 그렇다는 궁색한 변명 같은 설명을 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베트남 말을 전혀 모르는 아빠와 한국말을 조금 알고 있는 엄마 사이에서 아이들의 언어 발달은 같은 또래의 1학년들보다 뒤처지고 있었다. 언어 습득은 모방과 조건화에 의해 이루어진다는데 아이들이 처한 환경은 이것과는 멀기만 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사회성의 부족이었다. 아이들은 학구 내 각각 다른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 마을에 어린이라고는 혼자뿐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는 동질성 부족, 그리고 남을 위한 배려나 양보에 익숙해질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이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우리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다양한 활동으로 ‘우리나라’ 사람임을 느끼게 하는 정체성 교육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과 부모님,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성 기르기 project’, ‘자연과 하나 되는 우리’,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활동을 구상했다. 먼저, ‘사회성 기르기 project’를 수행하기 위해 동물 돌보기와 공동교육과정을 계획했다. 동물 돌보기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유기동물 입양 앱(APP)을 활용해 학교에서 키우기 적합한 동물을 함께 찾고 아이들의 공동명의로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유정란과 조류부화기를 활용해 직접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돌보기로 했다. 우리가 입양하기로 한 강아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스에 담긴 채 도로 위에 버려졌다고 했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온통 검은색이라 저학년답게 검둥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검둥이의 슬픈 사연을 듣더니 이제 검둥이 언니, 오빠는 자기들이라며 세심히 돌보고 함께 놀아주는 사이가 됐다. 조류부화기 속의 유정란에는 태어날 병아리들에게 각자 지어주고 싶은 이름과 예쁘게 그린 그림으로 꾸며주고 병아리들이 나올 날만 기다렸다. 또 하나의 과제인 공동교육과정은 합주, 체험활동, 교육과정 중 단체 활동이 필요한 과정을 적절히 안배해 주1회 본교에서 진행하기로 협의하고 아이들에게 적용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우리 마을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한 ‘자연과 하나 되는 우리’ 활동은 넓은 분교장 유휴지를 활용해 텃밭 가꾸기 활동과 학교 앞 보현천 정화활동을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다. 시골 아이들이라 익숙한 식물을 가꾸는 것에 대해 둔감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각자 키우는 열매나 채소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기울였다. 보현천 정화 활동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학교나 가정에서 그다지 반기지는 않았다. 안전사고 우려와 가정에서도 험한 일을 시키지 않는데 꼭 그걸 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뒤로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 옆 마을 회관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는 줄 아시고 구경까지 나오셨다. 예상치 못한 일도 생겼다. 아이들의 활동 횟수가 점점 늘어나자 구경하던 어르신들께서 도와주신다고 함께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우리들만의 활동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우리 모두 같은 마을 사람, 같은 나라 사람임을 느끼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학부모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안내하고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다문화 한울동아리 활동에 응모했다. 작은 힘들이 모이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동아리는 다문화 한울동아리에 선정됐고 학생, 교사, 다문화 학부모, 일반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함께하는 활동을 실시했다. 오랫동안 교편을 잡다가 정년퇴임 후 귀촌하신 권숙희 선생님은 흔쾌히 아이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글과 우리 문화를 가르쳐 주셨고 틈틈이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아이들은 이웃 할머니가 학교에 오셔서 함께 책도 읽어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신다고 마냥 좋아했다. 자양면에 유일한 경찰인 조재호(경위) 치안센터장님은 아이들에게 들를 때 마다 요구르트를 사다주시면서 학교폭력의 나쁜 점, 긴급 상황 시 대처법 등을 알려주셨다. 아이들은 요구르트 경찰 아저씨가 왔다며 항상 반겼다. 영천시 청소년상담센터의 청소년 동반자 권정숙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존감 향상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운영, 학부모님에게는 화목한 가정을 위한 가족 상담을 진행해 주셨다. 또 본교 학부모이신 윤선우 학부모님은 미술 전공을 살려 아이들에게 미술 지도를 해주셨다. 덕분에 우리 장현이는 영천시 재해방지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회에서 받은 상패는 지금까지 장현이의 보물 1호다. 교장 선생님은 부모님들이 서로의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베트남-한국어/한국어-베트남 회화책과 사전을, 아이들에게는 고운 한복을 선물해 주셨다. 아이들은 이 한복을 정말 좋아한다. 국제교류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해 대만으로 갔을 때, 아이들은 이 한복을 대만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몇 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행용 트렁크에 넣어 갔다. 그리고 대만 친구들에게 고운 빛깔의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 마을 사람들 보현별빛가족’ 다문화 한울동아리는 월별로 진행되는 간담회와 정기적인 봉사활동, 문화 교류 활동, 다문화 이해 활동, 한국어 교육활동을 통해 지역과 하나 되는 우리 마을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주고받고 성숙해 질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2015년 장현이 동생, 소영이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이제 우리는 전교생이 무려 4명이다. 새해가 되어도 우리는 지난해와 변함없이 우리가 하던 활동들을 꾸준히 했다. 검둥이와 갈둥이 돌보기, 이제는 큰 닭이 된 병아리들 모이주기, 텃밭가꾸기, 보현천 정화하기, 동아리 활동하기 등 분교장의 하루는 정말 빨리 지나갔다. 이러한 활동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주변의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다양한 곳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보내줬다. 덕분에 아이들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아이들은 검둥이와 함께 TV 방송에 나왔던 장면을 쑥스러워하면서도 다시 볼 때 마다 뿌듯해 한다. 2년 동안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시험 치듯 조목조목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분교장에서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는 검둥이와 병아리들을 동생처럼 돌봐주어야 한다는 사실, 본교에서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에 우리가 빠지면 공연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어떤 작물이든지 우리 마을에서는 잘 자란다는 ‘청정 자양’에 대한 자긍심,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마을을 깨끗하게 하는 즐거움, 함께 공부하고, 함께 놀아주는 지역 어른들은 우리의 소중한 인연이라는 사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우리 엄마도 영천이 고향인 이장님도 모두 우리 마을 사람이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제 학교는 매일매일 가고 싶은 곳, 내가 사는 곳은 사랑하는 나의 고장, 나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우리 아이들은 자신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금상수상자 수상 소감 -모두의 꿈과 삶이 풍족한 학교가 되길 기대하며… 선생님이 되기 전 영화 ‘선생, 김봉두’를 본 적 있습니다. 한 명의 선생님과 아이들 몇 명만 있는 학교, 이리 저리 충돌하며 성장하는 선생님… 영화에 나올 법한 환경이 선생님이 되고 십여 년이 지난 후 나에게도 다가왔습니다. 홀로 분교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간단한 일이지만 매 순간 분교 전체의 일들을 혼자서 결정해야 했고 수업과 행정,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직에서 연륜의 중요성과 교장, 교감 선생님의 큰 역할도 느꼈습니다. 돌이켜 보면 무엇보다 크게 깨달은 것은 뻔한 이야기지만 ‘교육은 결코 교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마을 어른들 모두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고민하고 힘을 합칠 때 학교는 아이들에게는 오고 싶은 곳, 부모님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지역 주민들에게는 지역의 미래를 키우는 곳, 그리고 선생님에게는 아이들과 즐겁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교직 생애에서 다시 없을 것 같은 매우 값진 경험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오늘따라 무슨 일이든지 침착하게 차근차근 풀어가는 장현이, 새침 떼기 가은이, 표현력 대장 예진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소영이 그리고 보현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검둥이와 갈둥이 모두가 많이 보고 싶어지는 하루입니다. 교단을 떠나는 날까지 모두의 꿈과 삶이 풍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수원수목원이 조성될 일월공원. 이 공원엔 일월호수(율천동, 구운동 일원)가 있다. 지금도 인근 주민들의 산책과 휴식공간으로 환영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수원의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일월호수엔 봄이 얼마큼 왔을까?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우리 아파트에선 아직도 겨울 느낌이 든다. 그러나 오늘 보니 수양버들이 연두색을 띄기 시작했다. 가지에 물이 오르기 시작한 것. 일월호수로 나가 본다. 봄이 왔음을 알려 주는 것은 입구의 노오란 산수유꽃. 산수유꽃은 봄의 전령사라 할 만하다. 꽃봉오리가 맺혀 있다. 그리고 봄바람. 아직 차갑지만 어제의 그 바람이 아니다. 몸을 웅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펴게 한다. 호수를 거쳐 오는 바람은 시원하기까지 하다. 산책객들의 봄은 옷차림에서부터 온다. 겨울옷이 더워 보인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어린이들이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산책로 주변의 밭을 보았다. 부지런한 농부들은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이미 밭을 일구어 놓았다. 땅을 파서 갈아엎고 이랑과 고랑을 만들어 놓았다. 이제 좀 있으면 파종을 하고 모종을 옮겨 심을 것이다. 여기에 오이, 토마토, 고구마, 감자, 가지 등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농부들은 일 년을 내다본다. 농사처럼 시기가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잡초를 막기 위해 비닐을 덮어 놓은 밭도 보인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 비닐, 농약, 비료를 쓰지 않을 수는 없을까? 성균관대학교에서 사용한 물이 정화되어 유입하는 다리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우와, 여기는 물 반, 고기 반이다” 팔뚝만한 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순간, ‘사람이 주는 새우깡이 물고기 생존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호수에선 오리, 물닭이 유영하고 해오라기, 왜가리,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뿔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를 보았다. 야외공연장에 도착했다. 나무에 핀 하얀 꽃이 눈부시다. 매화꽃이다. 아내는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란다. 남쪽 지방에는 이 꽃이 만발했다는 소식이다. 수원은 이제 매화꽃이 피기 시작했다. 만개한 꽃보다 꽃봉오리가 더 귀엽게 보인다. 벌들이 꿀을 찾아 꽃에 모여든다. 호수를 배경으로 기록사진을 남겨본다. 매화꽃을 보며 열매인 매실을 떠올려 본다. 잠시 후 눈부신 장관이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 비탈 언덕에 큰개불알꽃이 군락을 이루었다. 누가 이것을 옮겨 심었을까? 아니다. 자생한 것이다. 작년보다 군락 면적이 다섯 배 정도는 늘었다. 이 꽃은 명칭이 특이해 이름을 외우고 있다. 아내는 꽃의 이름이 명칭 때문에 ‘봄까치꽃’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꽃의 크기는 너무도 작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던가? 이 꽃을 자세히 보려면 엎드려야 한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열중하니 지나가는 산책객이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이 꽃의 군락을 보고는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핸드폰을 꺼낸다. 꽃을 촬영하는 어느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이 군락에서 공생하는 꽃이 있다. 노란 민들레꽃이다. 꽃 색깔이 진하다. 민들레꽃 형제도 있고 삼형제도 있다. 의좋게 피어 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민들레꽃이다. 인근 논둑으로 갔다. ‘봄’하면 그래도 냉이다. 어렸을 적에는 누나 여동생과 냉이를 캐러 다녔다. 겨울을 이겨낸 지금의 냉이가 향내가 진하다고 들었다. 나도 몰래 노래가 흘러나온다. “푸른 잔디 풀 위로 봄바람은 불고 아지랑이 잔잔히 끼인 어떤 날, 나물 캐는 처녀는 언덕으로 다니며 고운 나물 찾나니” 이상하게 ‘봄 처녀’는 귀에 익은데 ‘봄 총각’은 낯설다. 아내에게 퀴즈도 낸다. “여보, 조금 나왔는데 많이 나왔다고 하는 것은?” “쑥!”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배수구를 지나 둑 아래로 왔다. 일월 행복 텃밭이다. 여기에선 도시농부가 꽃과 농작물을 가꿀 것이다. 목련이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울 준비를 했다. 카메라로 목련과 푸른 하늘, 흰 구름을 잡아본다. 마치 한편의 그림 같다. 오늘 일월호수에서 봄을 찾아보았다. 봄은 우리 곁에 벌써 와 있었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 자연을 함께할 수 있어 시민들을 행복을 느낀다. 일월호수는 우리를 언제나 반겨준다. 오늘 봄을 보았다.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하며, 불행의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모 방송프로그램 방영된 ‘세상에서 가장 험한 등굣길’을 시청해보면, 세계에서 위험하고 험한 등굣길을 소개해주면서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기위해 새벽이 일어나 배를 타거나 강을 건너는 등 그야말로 철인3종 경기나 다름없는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기꺼이 학교에 다다른다. 이처럼, 위험한 등굣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움에 대한 열망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현실은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학교가 있을 정도로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표되는 행복과 관련된 수치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18 UN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나라별 행복도 순위에서 1위 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한국은 57위였다. 또한,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은 높지만, 사회관계나 사회적 자율성(선택의 자유) 항목에서 하위권을 차지했다. 즉, 한국은 사회관계와 선택의 자유측면에서 행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성격이 강하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학생들은 성적이 향상되거나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학교생활에서의 행복의 바탕에는 교사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기본으로 깔려 있는 셈이다. 그럼,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 무엇보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인격, 교사의 수업,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야 된다. 현실은 어떨까? 초, 중, 고에서 2015개정교육과정의 도입·적용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교육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고3이 되는 순간 막막한 입시 현실을 개탄스럽게 한탄하게 된다. 교육과정과 따로 별도의 암기위주와 EBS연계출제인 수능위주의 입시를 준비해야만 한다. 수시 위주인 학생부종합전형 등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며 상위권 학생들만 본인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형편이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상급학교 진학만이 행복은 아니다.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추억을 만들거나 구성원들과 좋은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면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학교를 바라보는 교사는 어떨까? 교사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는 행정업무가 없으며, 법정수업시수가 적어진다면, 오로지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을 위해 연구하고 배움을 삶과 연계시켜 학생들이 살아가는 인생이 기쁨과 만족감으로 여물게 할 것이다.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하루 종일 마주하게 되는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가 학교 내에서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생들은 담임교사, 교과교사의 역량에 영향을 받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학교에서 경험하고 행복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 물론, 행복한 학교를 위해 학부모의 역할도 너무나도 중요하다. 자녀가 어떤 경우 학부모는 행복을 느끼는지 물어보면 “내 자녀가 성적이 남들보다 탁월하거나 우수하면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가기 좋아하고 다녀온 이야기 보따리를 펼칠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행복은 저 멀리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의 차이가 상대적인 정의를 지닌다. 가령, 학생이 성적이 우수하여 성적우수상을 받거나, 학부모가 학부모총회에서 임원으로 선출되거나, 교사가 스승의 날 표창을 받는 경우만 행복하지는 않는다. 여지껏 우리는 교육에 존재하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해 소홀히 생각했다. 학생이나 교사는 서로 바라보고 눈만 마주치더라도 ‘씨익’ 웃을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며, 학부모는 학교와 소통이 자연스러울 때 학교에 대한 불신에서 믿음으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행복한 학교는 ‘소확행’에서 시작하자. 작은 행복이 쌓여 태산 같은 행복이 된다.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 소중한 인격체로 존재하는 학생들이 살아가는 인생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에게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정체성을 높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그동안 꾸준히 상승했던 고졸 취업률이 하락하고 있다. 최저점을 찍었던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직업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중·장기 계획 수립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본지는 직업교육 현장 교원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이와 관련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좌담회를 2회에 걸쳐 진행한다. 1차 좌담회에는 이병욱 충남대 기계금속공학교육과 교수, 이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배동윤 부산 대광발명과학고 교감, 최문구 서울 영등포공고 교사가 참여했다. ―정권 교체 시 정책 전환에 따른 혼선이 문제다. 배동윤 = 하나의 정책이 시행되면 그 준비 단계부터 정책 발표, 학교현장의 적용 과정에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문제점 보완 등 많은 시간과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 학부모들과 연관된 정책인 경우 꼭 지켜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년을 거쳐 겨우 정착해가고 있는 정책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고 바뀐다면 부작용의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과 기업 등에 전가된다. 정책의 변화는 충분한 시간과 연구, 분석을 통해 신중에 신중을 거쳐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최문구 =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한 국가 기간산업에 참여하는 노동인구 확대 전략과 청년취업 및 창업을 위한 활성화 방안 등 전략 아래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장의 업무가 늘고 있다. 성과 위주로 변질 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현재 어떤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한 뒤 여기에 다른 정책이 추가됐을 때 어떤 문제가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병욱 = 직업계고의 정책은 비교적 지속성을 가지고 계속 유지·발전해 온 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참여 정부 때 만들어진 정부부처들 간 직업계고 지원 사업, MB정부 때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의 한 구성 요소였던 마이스터고 정책, 글로벌 현장학습 지원 사업, 전 정부 때 국가직무능력 표준(NCS)에 기반한 교육과정 도입, 일학습병행제의 중등단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제도가 그것이다. 현장실습에 나간 직업계고 학생을 학습자로 볼 것인지, 근로자로 볼 것인지, 학습과 근로를 병행하는 학습근로자로 봐야 하는지 등 관점에 따라 정책이 수정 변화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래도 다른 교육정책에 비해 직업계고와 관련된 정책은 지속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최근 교육자치 확대로 인해 시·도교육감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시각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수정 = 일반계고 정책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직업계고 정책은 ‘school to work’의 이행을 지원하는 정책이므로 보다 많은 시간과 지원을 요구한다. 즉 현장에서 충분히 이해되고 정착되기도 전에 여러 정책이 혼재돼 소개되다 보니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백화점식 사업화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어 혼선을 초래한 면이 없지 않다. 새로운 직업계고 정책이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와 경제변화, 정권 변화에 따른 교육목표 설정에 따른 직업계고 정체성과 인재양성 비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 간의 역할과 행정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그리고 이후 학교와 기업의 역할과 책임 설정하고, 교사 또는 기업·현장교사 연수 또는 교육을 진행해 하나의 정책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돼야 한다. ―끝까지 지속되길 바라는 정책을 꼽는다면. 배동윤 = 중등 직업계고 학생 비중 확대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직업계고 입학 정원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직업계고 학생 비중을 2015년 19%에서 2022년까지 30% 수준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현재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 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어 진행 중이다. 최문구 =‘선취업 후학습’과 ‘일학습병행제’는 아주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단순히 직업계고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경제적인 도움과 자존감 고양에 큰 도움이 된다. 이병욱 =‘직업계고 비중확대 정책’,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 사업’, ‘마이스터고’, 그리고 참여정부 때 나온 각 정부부처가 소관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지원 사업 등은 어느 정권이라고 하더라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줄 필요가 있다. 이수정 = 직업계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기초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계고’와 같은 사업, 그리고 학생들이 학점제 도입으로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정책의 내실을 기한다면 좋을 것이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마이스터고 정책 등은 지속돼야 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선취업 후학습 경로를 개발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꾸준히 지원해줘야 한다. ―그 정책을 꼽은 이유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배동윤 = OECD 평균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47%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중등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수년 내 우리나라 산업 분야의 기능 인력 부족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전문 기능 인력 양성을 위한 로드맵과 정책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가 현저히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신입생 미달 현상이 팽배한 상황에서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산업 기능 인력 양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과로 개편하는 것은 향후 균형적인 인력 양성에 문제가 생길 여기가 크다. 그 문제를 깨달을 때는 이미 늦고 개선하기에는 또다시 많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차원의 필요한 기능 인력 양성 및 유지를 위해서 OECD 평균을 따라갈 수 있는 직업계고 학생 비중의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문구 = 일반계고 진학을 고려하던 학부모들이 직업계고로 선회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선취언 후학습’으로 진학해 등록금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학습병행’으로 기업의 인력양성과 안정적인 노동 인력확보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좋다. 이병욱 = 교육의 지방자치는 마을공동체화를 통한 다양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및 지역 주민의 참여에 의한 교육의 질제고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직업교육은 국가 산업 정책과 발전 전략, 각 산업 부문 인력의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 안정적 양성과 배분, 활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가차원에서의 인적자원 개발과 관리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수정 = 직업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데 한계가 있어 학교와 그 외의 다양한 기관에서 병행돼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학습과 산업체에서의 훈련은 직업교육에서 중요한 두 가지 축이 될 수 있다. 각각의 특징이 명확하고 장점이 있어 유기적으로 이뤄질 때 학생과 기업이 ‘윈-윈’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숙련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어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직업계고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키우고 숙련자로 성장시키는 등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다양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좋은 정책의 지속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배동윤 =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시행 단계에서 문제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통해 즉시 개선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최문구 = 이전 정권에서 진행됐던 정책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 직능원 등 연구기관의 자료를 분석해 수정 보완하는 쪽으로 정책을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방법도 매우 좋다고 본다. 도제학교의 경우 장점이 분명하기에 담당교사들의 과중한 현장 출장업무, 기업 발굴 등을 개선한다면 아주 좋은 정책으로 정착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현장교사와 기업들로부터 잘 듣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병욱 = 학생, 산업체, 국가 모두가 편익을 얻을 수 있도록 각 주체들이 참여한 정책의 발굴이 이뤄져야 하며, 현장 착근을 위한 지원 가능한 수단 확보와 배분도 중요하다. 특히 국가정책을 학교 현장으로 전달하는 ‘전달 체계’의 역할 재정립과 전문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직업교육은 산업체와 학교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매개 조직이 필요하나 한국의 실정에서는 이러한 매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산업이나 협회가 부족하다. 선진국에 비해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그 역할은 미비하다라고 볼 수 있다. 이 역할 가운데 중 하나인 시·도교육청의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 이수정 = 정부부처·학교·유관기관 등 직업교육 거버넌스가 체계적으로 설정돼야 한다. 각 주체의 역할과 지원 사항이 명확히 제시돼야 어떤 부분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할 때 그 원인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이 때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가 구축될 필요도 있다. 그동안 직업교육 뿐 아니라 많은 정책들이 개념적으로만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실행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직업계고 정책의 경우 여러 부처 또는 유관기관이 협력 하에 이뤄져야 하는 정책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시행 상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노력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책 지속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휴대전화가 활발히 보급되던 시절, 명절 등 의미 있는 날이면 교사들은 학생·학부모들과 문자메시지로 덕담을 나누던 시절이 있었다. 휴대전화가 소통의 절대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믿었고 이런 분위기가 훈훈하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해인사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런 문화가 사라진 이유는 간단하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폭탄처럼 밀려오는 문자메시지가 어느 때 부터인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의 안정과 고마움을 느끼기 전에 부담감이 앞섰기에 문자메시지 문화는 조만간 종적을 감출 것으로 보인다. 전화통 붙들고 씨름하는 교단 최근 교육부는 교권 침해와 휴대전화로 인한 사생활 침해 예방 자료를 담은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2017학년도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에 내용을 추가한 일종의 개정판이다. 이 매뉴얼에서 휴대전화로 인한 사생활침해 예방자료가 포함됐는데 교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매뉴얼을 접한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사생활 침해가 교육현장에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얄팍한 매뉴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뉴얼 내 보호자용에 따르면 밤늦은 시간 단순 민원, 교육활동과 무관한 사적 연락, 학교 밖 상담요구 등의 사생활 침해 요소가 있는 행위에 대해 경범죄 처벌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강력한 권고도 아니고 가벼운 부탁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탁은 부탁일 뿐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매뉴얼이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교육부에서는 밤늦은 시간에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착잡한 심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교사들은 수업시간 외에는 업무처리, 교재연구, 학부모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한다. 늦은 밤이 아닌 근무시간 중에도 다급한 상황이 아님에도 전화를 걸어와 수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흔하고 때로는 점심을 거르기도 한다. 수업종료 후에도 전화통을 붙들고 학부모들과 통화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휴대전화 뿐 아니라 유선전화로 근무시간 중 발생하는 가르칠 권리에 대한 침해는 부지기수다. 이번 매뉴얼은 급조된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예방을 위한 조치나 제도적인 장치 없이 일상적으로 교육되는 사후 처리 문제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매뉴얼에 담긴 내용들은 이미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교권침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기 전에는 고쳐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문제의식 없는 권장 차원의 매뉴얼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전화통 붙들고 씨름하는 교단 수박 겉핥기식의 매뉴얼 배포보다는 실태를 파악하고 실태에 맞는 강력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사생활 침해나 교권침해가 증가하는 원인은 학생인권만을 최고로 강조함으로써 효율적인 학생생활지도가 불가능한 최근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육청의 강요에 못 이겨 생활규정을 학생 친화적으로 일제히 개정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많은 것을 규제로부터 풀어 놓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화장, 파마 등은 일상화 되고 액세서리 등도 허용되는 추세다. 교사들도 더 이상 어떻게 하지 못하고 교육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생활지도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상 누군가에게 야단맞은 느낌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교권만이라도 지킬 수 있는, 그 이전에 교사에게도 인권이 필요함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신체 접촉 등 물리적 지도 수준과 방법 등을 포괄해야 한다. 생활지도 매뉴얼 마련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처럼 교권 침해나 수업 방해 행동의 유형·수준에 따라 학부모 소환, 특별교육 부과, 강제 퇴실, 정학, 물리적 제지 등을 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업무에 필요한 서체파일, 사진, 그림 등을 무심코 사용했다가 저작권자로부터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에서 경고장을 받는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까. 달라는 대로 합의금을 줘야 할까. 사진 한 장, 서체 하나 사용했을 뿐인데 법무법인은 상당한 금액을 바로 주지 않으면 바로 형사고소 절차를 밟겠다고 한다. 위반정도 따라 형사처벌 가능 저작권법 위반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위반의 ‘양’에 비해 법무법인이 주장하는 손해액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은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이란 그 침해자가 권리자로부터 정식으로 사용허락을 받았다면 그 대가로 지급했을 객관적인 금액을 말한다. 이 조항에 따라 저작권자들이 사용하는 전략은 낱개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다. 사진이나 서체 낱개의 가격을 너무 올리면 공정거래법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개를 묶어 판매함으로써 사용대가 자체를 올리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저작권자들의 경제적 동기를 너무 제한하면 창작을 할 동기가 줄어들어 저작권법의 목적인 문화 발전에 저해된다. 그래서 서체 파일 하나만 사용해도, 법정 다툼으로 갈 경우 그 파일 하나만의 대가가 아니라 서체파일 묶음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저작권법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만 지고 끝난다면 위험을 감수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걸리면 배상하고 안 걸리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작권법에는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있다.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면 벌금형에 그칠 수 있지만 이 역시 전과로 기록된다. 손해배상을 청구당할 경우 위반행위자는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에 대신 보내면 되지만, 형사고소를 당할 경우 위반행위자가 직접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저작권법 제141조는 그 행위자뿐만 아니라 법인의 대표자, 사용인 등도 양벌규정에 따라 같이 형사처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 자문 받으며 대처해야 따라서 학교장은 소속 교직원들에게 평소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위반하지 않도록 감독해야 한다. 저작권 준수 교육과 함께, 결재 시 저작권법위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경고문 등을 부착해서 상당한 주의와 노력을 했다는 증거를 남겨야 안전하다. 불법 다운로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학교용 라이선스를 구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럼에도 저작권법위반 경고장을 받는다면 합의금부터 주지 말고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면서 차근차근 대응하는 것이 좋다. 경고장에 적힌 대로 법 위반이 맞는지, 요구하는 배상금액은 적정한지 따져봐야 할 문제가 사례별로 매우 다양하다. 혼자 끙끙 앓거나 비전문가들끼리 고민하다가 적기를 놓치면 자칫 문제를 키울 수 있으니 전문가부터 찾아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네 살이 되도록 말을 제대로 못해 ‘저능아’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학교에 가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마침내 선생님은 어머니에게 “이 학생의 지적 능력으로는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의미 없는 경쟁 멈춰야 할 때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걱정할 것 없다. 남과 같아지면 결코 남보다 나아질 수 없는 법이다. 너는 남과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끊임없이 격려했다. 아인슈타인이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천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남과 다름’을 눈치 챈 어머니의 지혜였다. 탈무드에도 “형제의 개성을 비교하면 모두 살리지만 형제의 머리를 비교하면 모두 죽인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유대인 부모들은 ‘남보다 뛰어나려 하지 말고 남과 다르게 되라’고 가르친다. 그들의 관심사는 아이의 지능보다 개성이다. 우리가 초·중·고를 거쳐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상장의 문구는 대부분 “위 사람은 ∼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첨단 정보화 사회다. 지식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미래사회는 사회구조도, 직업세계도, 교육환경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성공을 위해 사물을 보는 관점을 바꾸고, 남과는 ‘다른 꿈’을 꿔야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이나 ‘뉴턴의 사과’는 상식을 파괴하는 생각의 다름에서 나온 위대한 발견이다. 단순한 지식에서 벗어나 남들과 적어도 1% 정도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남보다 뛰어나지 못해 좌절하고 꿈을 포기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남과 다른 꿈에 온 열정을 담아 도전할 용기가 필요하다. 인간은 서로 얼굴 모습이 다르듯 누구나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아이의 개성과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이 잘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역할이다.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다름’에 초점을 맞춰 학생의 적성을 찾아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뛰어남’을 추구하는 부모들의 지나친 욕심에 내몰린 아이들이 무의미한 경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지치고 포기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흔히 보곤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내몰린 무리 중 1등은 한 명일 수밖에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남과 다른 길에 ‘가능성’ 많아 그런데 남과 다른 길을 스스로 선택한 아이는 희망의 길을 걷게 된다. 아이는 자기가 선택한 길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다. 구글, 페이스북, 델컴퓨터, 인텔, 네이버, 카카오톡을 창업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했다는 것이다. 부모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다름은 인류 세계의 신자원이다. 어떻게 다르냐가 인류문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상장의 문구도 “위 사람은 ∼에서 남과 다른 생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였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라고 바꾸면 어떨까.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정우, 이하 ‘재단’)은 ‘제11회 한국장학재단 수기·UCC 공모전’을 개최하고 11일부터 4월 1일까지 응모작을 접수한다. 이번 공모전은 장학금·학자금 대출 수혜를 통해 꿈에 다가갈 수 있었던 이야기와 멘토링·연합기숙사를 통해 경험한 성장과 나눔 사례를 발굴, 전파하기 위해 진행한다. 공모 분야는 ▲장학금 ▲학자금대출 ▲멘토링 ▲연합기숙사로 나눠진행하며, 공모 대상은 학생, 학부모, 대학·기관담당자 등이다. 상금은 대상 100만 원, 최우수상 80만 원, 장려상 50만 원 등 총 3770만 원 규모로 수상작 55편(부총리상 5편, 이사장상 50편)을 선정한다. 심사결과는 4월 26일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를 통해 발표하며, 시상은 5월 초에 있을 예정이다. 심사는 ▲주제 적합성 ▲진실성 및 공감성 ▲표현 및 전달력 등의 평가지표로 2단계(내외부위원 위원)에 거쳐 진행된다. 공모 접수는 공모전 홈페이지(www.promotiondaum-dg.net)에서 접수양식을 받아 작성 후업로드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재단 공식 홈페이지공지사항이나 수기공모전 접수처(070-4762-0851)로 문의.
김한표(사진·경남 거제)자유한국당 의원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교육분과위원으로 위촉됐다고 17일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한표 의원은“유네스코 설립 목적인 교육과학문화의 중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 받을 수 있는 교육권 실현을 목표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유네스코한국위원회(위원장 유은혜)는 교육, 인문사회·자연과학, 문화·정보커뮤니케이션 분과 등 3개 분과를 두고 있으며, 각 분과 위원은 20명 내외로 관계기관장과 교수,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심리학 지역 도서관 반납 코너에서 이 책이 눈에 띈 것은 나의 습관이걱정되어서였다.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 특히 옷을 버리지 못하고, 버리려고 정리했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들여놓고 만다. 몇 년씩 입지 않는 옷도, 수십 년 된 옷도 버리지 못한다. 그 옷을 살 때의 추억과 이야기를 잃는 것만 같아서다. 가난하던 시절엔 특히 옷값이 비쌌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버리지 못한다. 그런 버릇을 없애려고 최근 1년 이상 옷을 구입하지 않는 의도적인 노력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이리라. 저자는 최근 연구 결과를 토대로미국 전체 인구의 2~5%인600만~1500만이 저장 강박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소개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된다고 일반화시켜 볼 수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이 아닌가.발 디딜 틈도 없이 온갖 잡동사니로 들어찬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공익단체가 나서서설득하여 청소를 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사소한 물건을 비롯하여 길을 가다 버려진 잡동사니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방마다 가득가득 채우는 저장 강박증은 사람마다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 크게 보면 다 쓰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벌고 소유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부의 축적, 배가 고프지 않으면서도 끝없이 음식을 찾는 식탐, 타고난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고 성형중독에 시달리는 증상 등 깊이 생각해보면 인간이 지닌 저장 강박 사례는 연구 대상이 분명하다. 두 번째로 나는 책을 버리지 못한다. 거의 활자 중독에 가깝다. 언젠가 다시 읽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선물로 받은 책은 아예 버리지 못하고 오래 전에 구입한 책들은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내놓지만 극히 적다. 최소한 자기 집값의 1% 정도는 책이나 예술 작품이어야 한다는 지론에 동의하면서 책은 지출 순위 1위를 차지한다. 이것 역시 저장 강박이라고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요즈음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날마다 한 권이라도 내놓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니 책이 내 버릇을 고치게 한 셈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의 저장 강박을 지닌 사람들도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인정하지만 버리지 못하는 생활로 돌아간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저장 강박의심리적 측면을 지적한다. 가난과 결핍이 원인이라는 진단에서부터 가족애의 결핍이나 무의식에 남아있는 상처 때문이라고. 그러니 저장 강박을 치료하려면 개인사나 가족사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노력이 먼저라는 것. 단순히 물건을 정리하여 버리는 행동만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고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저장 강박증을 진단하고 상담하며 치료까지 도와주는 단체도 있다. 소유한 물건이 나를 소유하기 시작할 때 저장은 인간의 본능이다. 꿀벌이 자신에게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꿀을 저장하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는 것처럼, 인간도 꿀벌을 닮았다. 그러나 그 저장 본능이 일상의 삶을 파괴할 정도로 심한 경우를 저장 강박으로 본다는 점에서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저장 강박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물건에 쌓여서 옴짝달싹 못하는 삶, 물질에 치여서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놓치는 어리석음으로부터 자신을 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몸도 저장 강박을 보여주고 있는지도모른다. 나이가 들어가면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줄어들까 봐 우리 몸 스스로음식을 축적해서 뱃살을 찌운다고 한다. 유목민 시대와 수렵 시대를 거친 인간의 몸조차도 영양분을 비축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젊었을 때보다 덜 먹는 데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체중이 그 증거다. 이 또한 심리적인 측면이 작용하는 증거로 보인다. 비움의 철학이 무소유로 발전되어야 함을 깨닫는다. 몸도 비우는 삶을 넘어 마음을 비우는 삶을 지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잡동사니로부터 습격을 받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책이다. 인간의 탐욕은 끝을 알 수 없어서 탈이 나지 않으면 도대체 언제 멈출 줄 모르는 고장 난 자동차가 아닐까? 날마다뭘 더 버리고 누군가에는 꼭 필요한 물건이 없는지, 내 마음의 저장고에서는 무엇을 덜어내어 마음의 평수를 넓힐 것인지 돌아볼 생각이다.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새로운 에너지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걸 느끼고 싶다. 먼 길을 가려면 짐을 가볍게 해야 한다. 언제든 떠날 수 있도록,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단순명료한 삶의 모습을 견지하고 싶게 만든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한다. 소유하지 않는 고양이에게 배우는 미덕 그러고 보니 날마다 목욕을 하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는 우리 집 스코티시폴드 고양이인 '꿈'이가 사는 모습 속에 답이 들어있다. 적게 먹고 몇 시간 동안 몸을 핥으며 청소하는 모습, 단 한 벌의 옷을 깨끗하게 건사하는 모습, 특히 자신의 배설물을 꼼꼼하게 숨겨서 냄새조차 나지 않게 갈무리 하는 모습을 보며 배운다. 저 녀석처럼만 살면 된다고. 녀석의 삶에는 소유가 없는 존재의 미덕만 있으니. 녀석은 환경을 파괴하지도, 식탐을 부리지도 않으니 나보다 나은 듯싶어서 부끄럽다. 오늘날 인간이 더 편리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꿈꾸며 더 많이 소유하고 지배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무자비하게 개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오염된 공기의 공포는 이미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으니 인간의 저장 본능이 가져온 참담한 결과다. 같이 있고 싶어 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센스는 신사답기까지 하니 철학자가 따로 없다. 더구나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은 도를 닦는 스님 같아서 대견하다. 그러니 사람이 동물보다 더 나은 점이 무언지 녀석을 기르며 생각하곤 한다. 더욱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공감력까지 갖추었으니 금상첨화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몸짓언어로 서로 통하기 어려운 존재니 인간의 위대함이 언어를 사용함에 있다는 전제를 돌이켜 보게 된다. 고양이는 현재를 살 뿐, 저장 강박이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다다르니 배움이나 깨달음은 마음만 있으면, 세심하게 관찰하면 그 어떤 대상에게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잘 나가는 저자가 쓴 책이 아니어도, 풀 한 포기에서도 얻을 수 있으니 세상에 스승 아닌 것이 없다. 살아가는 데는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음을, 저장하기를 그만두는 순간, 무소유의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음을! 많이 먹지도, 많이 버리지도 않는 고양이는사람처럼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녀석은 다만 현재를 살 뿐이다. 아니,집사가 다 알아서 해주니 오히려 내가 고양이를 모시고 사는 듯싶다. 실제로 고양이는주인을 친구나그 이하로 생각한다던가. 사람과 살 수 있도록 최적화된 녀석의 삶이 부러울 때도 있다. 걱정 없이 늘 잠만 자고 편히 노는 모습이라니!저장은 아예 하지 않는 녀석은 먹고 닦고 잠을 자고 노는 걸 좋아한다. 특히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줄 안다. 책 속의 지혜가 녀석이 사는 모습속에 다 있음을 발견한다. 친구 삼아 놀아주면 늘 웃음을 안겨주는 녀석. 커다란 눈을 껌뻑이는 것만으로 그르렁거리며 행복해하는 그 단순한 매력 속엔 나처럼 저장 강박을 걱정하지 않는 철학자가 살고 있으니 가끔은 녀석을 흉내 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러니 이 책의 비결은 우리 집 고양이가 답이다. 단순하게, 깔끔하게, 지금을 사는 것! 관계의 정리, 존재를 위한 시작 어쩌면 부지런히 책을 읽고자 하는 것도 정보나 지식을 저장하고 싶은 발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냥 읽음으로 끝나도 될 텐데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것도, 크게 보면 저장 강박이 아닐까 생각하니 걱정이 된다. 인간은 기록을 남기는 고등동물이다.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고 명예를 소중히 하며 좋은 모습으로 저장되고 싶어서 고양이처럼 편안히 살지 못하고 현재를 즐기지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확장해서 생각하니 인간의 거의 모든 행위는 저장 강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레 이른다. 생명체는 이기적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본능적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존재하고 살아남기 위해 녹색식물은 태양과 물, 이산화탄소로 광합성 작용을 하며 영양분을 저장한다. 생태계 또한 끝없는 먹이사슬을 거치며 생명을 잉태하고 양분을 저장하며 개체의 번식을 이어간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저장 강박이라는 생존 본능이 있기에 진화를 거듭해 왔으리라. 이 책에는 저장 강박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책 제목에서 풍기는 심리학적 접근은 생각보다 약한 편이다.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아파트에 가득 쌓인 잡동사니로 인해 살던 집이 무너진 일본 사람, 부유한 집에서 잘 살았으나 부모가 죽은 뒤에는 두문불출하며 잡동사니에 묻혀 살다가 형제가 함께 죽음에 이른 미국 사람 이야기,기르는 고양이의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더 이상 기를 수 없는 상황에서도줄이지 못해일상이 망가진 동물 애호가 등. 사례는 넘치나 그 원인이 되는 심리학적 접근은 기대한만큼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어서 한숨을 쉬면서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제나마 벽장마다 가득한 옷들을 재활용으로 내놓거나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버려야 살 수 있다! 행동으로 옮기도록 떠미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는 집착을 버리는 행동이니 바람직하리라. 살아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훨씬 적으니 단순한 삶을 지향하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짐을 덜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고 싶으니.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사회적으로는 이미 홀가분해졌다. 강사 자리를 원하는 요청마저 떨구고나니 일상이 자유, 그 자체다. 인생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이니 더는 뭔가를 더 얻기 위한 저장 활동을 조심하리라. 이제는 개인적으로 홀가분한 삶을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음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새벽에 눈을 뜨면 방안을 빙 둘러보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더 정리하고 버릴 게 없는지 찾아 나선다. 그러니 과도한 저장 강박증이 아니라면 저장 본능을 이기적 유전자의 반란 정도로 치부하고 잘 다스리며 살아도 좋지 않을까? 아니, 관계의 정리가 물건의 정리나 비움보다 먼저가 아닐까. 사람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야말로 최강의 잡동사니일 테니 물건이건 사람이건 소유보다 존재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한 책이어서 고맙다. 『잡동사니의 역습』 랜디 O. 프로스트 · 게일 스테키티 지음/정병선 옮김/윌북/14,800원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상호)는 3월 15일(금)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제막식 및 만세 부르기 재현행사를 실시했다. 신녕공립보통학교 만세 운동은 1919년 3월 6일부터 4월 8일까지 영천시 신녕면 신녕공립보통학교 교사 및 학생들이 전개한 만세 시위 운동으로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고 민족의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개된 항일 독립운동이다. 영천 3.1 독립운동 발원지인 신녕초등학교 교정에 비석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실시하였으며, 영천시청과 신녕면사무소 직원 및 신녕초 학생과 인근주민200명이 모여 100년 전 선배님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만세 부르기를 재현했다. 재현행사에 참여한 6학년 전교회장 이지윤 학생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만세 부르기 운동이 일어났던 학교에 제가 다니고 있다니 너무나 자랑스러워요.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는 것처럼 모두가 선배님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