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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보은․특혜․보복으로 이어진 일련의 인사로 서울교육이 큰 혼란에 빠졌다. 곽 교육감이 일부 승진인사를 철회하기로 했지만 비난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곽 교육감 인사는 우선 자신의 정책보좌관 이 모씨와 교육감 선거 당시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 모․조 모씨 등 3명의 공립특채. 이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일반고의 자사고 전환을 반대하다 2010년초 학교를 그만두고 곽 교육감 당선자 TF를 거쳐 혁신학교 업무를 맡아왔다. 조 씨는 사립학교 재단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2006년 해임돼 곽 교육감 선거캠프에서 일했고, 박 씨는 2002년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혐의(국보법 위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곽 교육감은 또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비서실 7급 계약직 정책보좌관 등 5명을 승진시키기 위해 이들에게 일괄사표를 내도록 하고, 6급으로 재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선거 때 도움을 준 안 모․정 모씨 등 2명의 5급 상당 계약직 채용은 그대로 강행하고 있다. 이밖에 곽 교육감은 지난해 3월부터 시교육청에 파견 근무 중인 교사 8명(전교조 조합원 6명, 교총 회원 2명)의 파견 기간을 1년 연장하라고 지시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달 28일에는 일반직 인사를 총괄하는 총무과장을 전격 경질, 학생교육원 총무부장으로 발령했다. 인사 사항의 사전 유출 등에 따른 책임을 물은 보복인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곽 교육감 인사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현대판 교육엽관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교총은 “당선무효 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앞둔 교육감이 자중하기는커녕 공정인사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측근과 선거유공자에 대한 특혜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수많은 교육가족에게 좌절감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말없는 예비․현직교사들, 교육청 직원들의 분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특혜․보은인사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도 긴급회의를 갖고, 곽 교육감의 편법인사를 비판했다. 노조는 “교육청을 사(私)조직화하는 인사를 멈출 때까지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의 한 6급 공무원은 “보통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10여년 정도 걸리는데 1년 반 만에 승진시키려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원칙이 무너지면 공무원들이 무슨 희망으로 일 하겠느냐”고 말했다. 교과부도 해직교사의 공립특채에 제동을 걸었다. 교과부는 지난달 28일 “서울시교육청이 특채한 교육공무원 3명은 교사의 역할 수행 차원에서 다른 신규채용 교사와 달리 볼 이유가 없고, 최근 신규 채용 인원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특채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임용취소 및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특채 과정에서 교육감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현장교원의 혼란과 사기저하를 부르는 등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이 시정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교과부는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역시 이행하지 않으면 검찰고발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교과부의 임용취소 요구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겠다”며 사실상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졸업식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졸업식 노래. 줄줄이 이어지던 내빈들의 인사말이 때때로 허공을 맴돌던 기억이 난다. 30대 중반의 기자가 기억하는 졸업식의 풍경은 이렇다. 그런데 제천동중학교(교장 한승규)의 졸업식 풍경은 기자가 추억하는 장면들과는 사뭇 달랐다. “오늘 졸업식은 좀 색다르게 준비했어요. 졸업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장이나 장학금 증여는 하루 전에 모두 해당 학생들에게 전달했어요. 몇몇 학생의 잔치가 아니라 졸업생 모두가 중심이 되는 졸업식, 선후배 간에, 사제 간에 소통하는 졸업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승규 교장의 설명이다. 제천동중학교 졸업식의 첫인상은 졸업식이 축제(?)같다는 것이다. 딱딱한 내빈들의 인사말 대신 노래와 춤이 있고 이 축제의 중심에는 선배와 후배의 정이 있고,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존재한다. 현악 3중주의 사제동행 연주를 비롯해 재학생과 졸업생이 펼치는 화려한 춤사위 등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이날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한복을 곱게 맞춰 입은 3학년 담임교사들의 노래 공연. 노래는 실수 연발이었지만 부르는 선생님도 따라 흥얼거리는 학생들도 모두 하나였다. 3학년 교사들과 학생들은 그렇게 서로 벽을 허물고 있었다. 사제동행 소통으로 마음의 벽 허물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가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소통’을 시작하면서 제천동중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몇 년 전만해도 학생들 간의 다툼이 잦아 평판이 그리 좋지 못했지만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면서 학생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고, 지난해에는 ‘학교폭력 예방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어 도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는 ‘사제동행 소통’이다. 학생과 교사 간에 서로 대화로써 마음의 벽을 허물 때 신뢰도 생기고 변화도 일어난다고 믿는다. 학급별로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1박 2일 캠핑을 하며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텐트에서 밤을 새우며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어느 순간 사제 간의 벽은 허물어진다. 2학년 임경빈 학생은 “선생님들을 심사위원으로 모시고 모둠별로 요리경연을 펼쳤는데, 맛은 별로였지만 정말 재미있었다”며 “캠핑을 다녀온 후 학급 분위기가 많이 좋아지고 친구들과도 친해졌다”고 말했다. 학교 부적응 학생에게는 더욱 섬세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학생’과 ‘교사’의 딱딱한 상담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콘서트를 보며 문화체험을 하고, 함께 산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다보면 사제 간에 유대감도 신뢰감도 커진다. 장호식 생활지도 교사는 “담임교사 추천으로 사제동행 등반에 참여하게 된 학생들이 처음에는 교사의 눈치를 살피며 피해 다니더군요. 그러나 대자연 속에서 등반을 하다보면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서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꼈던 아이들이 차츰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제 간의 벽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 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공동체 훈련이다. 공동체 훈련은 학교생활의 적응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정으로 총 4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1단계는 상담을 통해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 자아존중감을 높인다. 3단계는 학교 주변의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을 통해 애교심을 키우는 과정이고, 마지막 4단계에서는 줄넘기, 등산 등 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 어려운 고민상담은 ‘소원 우체통’에 이 학교에서는 누구나 새 학년이 되면 학교폭력 예방 서약서를 쓰고 선서를 한다. 전교생이 “학교폭력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친구에게, 교사에게 엄숙하게 다짐을 하는 것이다. 장호식 교사는 “서약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학생들에게 인식시키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생활지도부실 옆에는 ‘소원 우체통’이 있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민 상담을 해결해 준다. 괴롭힘을 호소하는 글에서부터 학교생활 중 바라는 일, 힘든 일, 고마운 일 등 사연이 끊이지 않는다. 처음 ‘소원 우체통’이 생겼을 당시에는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00통이 넘는 편지가 전달되었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적어 이곳에 넣으면 생활지도 교사가 담임교사에게 전달하여 교우관계, 폭력문제, 가정문제를 함께 해결한다. 지난 연말 ‘소원 우체통’에 날아 든 편지 한 통. ‘수진(가명)이의 닳고 닳은 신발을 며칠 전에 보았습니다. 이 겨울도 버티기 힘들 만큼 추워 보이는 신발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신발을 사라고 할 때마다 수진이는 그저 웃을 뿐입니다. 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실제 생활지도부에서는 이 편지를 접수한 후 교내 교육복지부와 협조하여 학용품을 지원해 주었고, 코레일봉사단체와 연계해 수진 학생의 주거환경(벽지, 장판, 싱크대, 전등, 가스레인지, 장롱 등)을 개선해 줄 수 있었다.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어 든든해요” 순천 승평중학교(교장 정광태)는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순천시 해룡면, 농촌마을에 위치한 이 학교는 교사 9명에 전교생이 4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다. 이 학교는 소규모라는 학교 특징을 최대의 장점으로 살렸다. 교사 1인과 성향이 비슷한 학생 5명이 멘토와 멘티로 결연하여 월 2회 정기적으로 학습, 진로, 교우관계 전반에 걸친 멘토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4월경에는 학교에서 마련한 간식을 먹으며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5월경부터는 진로, 학업문제, 분노조절 훈련, 연극치료, 역할극 활동 등 본격적인 멘토링 상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학교 분위기가 이전보다 많이 안정되었다. 더불어, 학교를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1촌 맺기’를 통해 친구처럼 지내며 다양한 체험학습을 경험하고 있다. 1박 2일간의 캠프, 고계산과 땅끝 전망대 등반, 친구에게 사과·감사편지 쓰기, 별자리 관측 등의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멘토 교사와 화합을 다지며 폭력 없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 있다. 3학년 최락연 학생은 “캠프, 다양한 체험활동, 멘토링 상담활동을 진행하면서 친구들끼리 우정을 쌓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이 믿어준다는 점, 학교에 가면 든든하게 의지할 선생님들이 있다는 점 때문에 학업성적도 오르고 학교생활이 즐거웠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데이’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준 경우 서로 사과를 주고받는 행사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예쁜 카드에 사과편지를 쓰고 포장한 사과와 함께 전달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사과와 우정의 의미를 되새겨 주고 학교폭력 예방 및 교우관계, 사제 간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계준 학생지도 교사는 “교사가 먼저 진정성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후에 멘토링 상담이 가능하다”며 “마음을 열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츠 활동으로 스트레스 조절 경기 구리중학교(교장 양용순)는 분노조절(Control One’s Anger), 의사소통(Communication Based on Nonviolence), 배려(Considerate for each other)라는 3C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폭력 제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격성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심리검사와 더불어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한 결과 공격적인 부분이 많이 순화되고 있다. 도란도란 상담실에는 상담사가 상주하고 솔직하고 원만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인 상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실 내에는 휴게실을 마련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상담실을 방문하고 쉼터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심리검사에서 분노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위험군 학생들에게는 주 1회 연극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진행한다. 다양한 치료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분노의 원인, 스트레스 푸는 방법 등을 배우면서 감정조절 능력을 익히게 된다. 그밖에도 남학교 특성을 고려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스포츠 동아리를 운영, 건전한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15개팀 232명이 참가하는 교내 축구 리그전이 열리고, 180명의 학생이 참가하는 탁구왕 선발전도 진행한다. 학생들은 스포츠를 통해 성적, 가정, 교우문제 등 각종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고 있다. 제천동중학교의 사제동행 프로그램, 승평중학교의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 구리중학교 3C 프로젝트 등 학교마다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교사들은 모두 하나같이 학교폭력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중심에는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소통’이란 화두가 놓여 있었다. 제천동중 장호식 교사가 전하는 ‘학교폭력’ 지도 노하우 발달과정 이해하며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라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교폭력을 지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피해사실조차 파악을 못하는 경우가 있고, 사실 확인 후에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자. 첫째 학교폭력을 지도하는데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사랑과 관심이다. 관계에 대한 신뢰없이 훈계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학교폭력 문제가 가장 심각한 중학생들의 발달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가 두드러진 중학교 2학년은 가치관에 혼란을 겪으면서 학교, 사회에 대한 반감이 큰 시기다. 판단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즉흥적인 행동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유연한 자세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둘째 피해학생 파악하기. 피해학생이 은폐해 학교폭력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담임교사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 피해학생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제천동중은 ‘소원 우체통’을 활용하고 있다. 셋째 학교폭력 사실이 확인되면 학부모를 동반하고 상담을 진행한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의 협조, 신뢰가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해학생의 잘못을 추궁하기보다는 가정문제와 연계해서 상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필요한 경우에는 학부모의 양해를 구해 합의사항을 녹취로 남길 수도 있다. 녹취할 경우, 합의사항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책임있게 이행해야 한다. 넷째 학교폭력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담임교사가 항상 학생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교사가 교실에 부재했을 때 문제 상황이 생기기 쉽다. 교사는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의 한 중학생이 동급생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7일 만인 지난 2월 6일,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15대 중점과제니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 중심의 하향식 접근방식으로 학교의 책임만을 강조하고 단속과 처벌 위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번 정부 발표에 앞서 각 교원단체들은 학교 현장의 현실을 담은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역시 학교 현장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토론회 등을 걸쳐 마련한 종합대책을 두 차례에 걸쳐 교과부에 제시한 바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를 피력했다. ‘학교w폭력을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바탕으로 마련된 이번 종합대책은 교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가해자를 엄정 조치하는 동시에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차 책임은 학교에… 권한·책무 동시 강화 정부는 학교폭력의 1차적 책임은 학교에 있다고 보고, 학교의 권한과 책임을 크게 강화했다. 학교장은 가해학생에 대해 곧바로 출석정지 조치를 내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유급도 시킬 수 있다. 또, 학교장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분기별로 1회 개최해야 하며 학교폭력 은폐 사실이 발각되면 학교장 및 관련 교원은 교원 4대 비위(금품수수, 성적 조작, 성폭력 범죄, 신체적 폭력) 수준으로 징계 받게 된다. 담임교사의 책임도 커졌다. 담임교사는 매학기 1회 이상 학생과 1대1 면담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메일, 문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학급 학생 수가 과다한 경우에는 복수담임제가 도입된다. 복수담임제는 한 학급에 정담임과 부담임을 정하고 학교 실정에 맞게 업무를 분담하되 공동으로 책임지게 하는 제도다. 기존에 담임을 맡지 않은 교사들을 활용하고 담임 수당을 지급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중학교에 우선 적용되며, 내년부터 고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해·피해 학생의 학교폭력 관련 사실, 상담, 치료 등에 관한 사항은 개인별로 누적 기록·관리하고, 생활지도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또한 전문상담교사를 500명 증원해 1,383명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2,383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중·고교 중 일정규모 이상의 학교에는 전문상담사 약 3,500명을 배치한다. 이밖에 예비 교원의 경우 교사자격증을 받으려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인성교육과 관련해서는 만 3~5세 유아기의 경우 올바른 인성의 기초를 형성하는 누리과정 운영에, 초·중·고교 과정의 경우 예체능 교육 강화와 학생생활규칙 실천에 각각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2학기부터 중학교의 체육활동 시간은 주당 2~3시간에서 4시간(3년간 총 8시간→16시간)으로 50% 늘어난다. 또한 인성 관련 사항의 학생부 기재를 강화하고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 전형에서도 이를 반영하게 했다. 피해학생 보호에 초점, 일진경보제 도입 가해·피해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도 눈에 띈다. 피해학생 보호에 필요한 기간 동안 가해학생의 출석정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유급도 가능해진 것이다. 강제전학도 법제화된다. 가해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이도 지역교육장(초·중학교), 시·도 교육감(고등학교)이 학교군, 행정구역에 상관없이 피해학생 보호에 충분한 거리를 두어 전학시킬 수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내려진 징계사항은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되며, 이 기록은 고입 및 대입 전형에 반영된다. 사안에 따라 피해학생은 경찰동행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필요시 경찰은 가해학생을 감독한다. 피해학생 보호조치 중 ‘전학 권고’는 삭제되었으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같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금지됐다. 피해학생의 치료비용은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한 뒤, 가해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피해학생의 심리상담을 의무화했으며 쉼터, 치유프로그램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폭력서클 ‘일진회’에 대한 대응도 보다 강화돼 ‘일진경보제’가 도입된다. 무기명 표본조사에서 일정 점수 이상 나오거나 한 학교에서 2회 이상 신고가 들어오면 경보가 작동하고, 폭력 서클의 존재가 확인되면 관할 경찰서장이 지휘하여 발본색원한다. 한편 교과부와 여가부의 협조를 받아 경찰청이 24시간 운영하는 ‘117학교폭력신고센터’가 현재 1곳에서 17곳으로 확대 설치된다. 일단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 교육청, 학교, 외부전문가가 연계돼 전문조사가 진행된다. 또래활동, 학부모 교육 통한 예방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담, 중재,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 학생을 대상으로 연 1회 정서, 행동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폭력 가해·피해 징후가 보이는 학생은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위 포털사이트(www.wee.go.kr) 상담센터와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www.cyber1388.kr), ‘굿바이 학교폭력’ 스마트폰 앱 등 인터넷과 SNS를 통한 학교폭력 상담기능도 강화한다.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는 인식하에 학부모교육의 대상도 모든 학부모로 확대된다. 직장, 공공기관 등으로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 개최를 늘리고 학부모교육 포털(www.parents.go.kr)을 통한 온라인교육도 활성화한다. 학기당 1회 이상의 학교설명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한다. 또한 가해학생이 ‘특별교육’ 조치를 받는 경우, 그 학부모도 소환하여 특별교육을 받게 할 계획이다. 논란이 되었던 게임·인터넷 중독문제의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까지는 가지 못했다. 게임 시작 후 2시간이 지나면 자동 종료되는 ‘쿨링오프’ 도입 추진, 게임물 청소년 유해성 심사 강화, 게임산업계 민간자금 출연 의무화 검토 등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게임 과몰입도 조사를 실시하며,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운영한다. 정부의 이번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해 교육계는 환영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정부 대책은 학교에만 책임을 강조해 온 과거와 달리 학생과 학부모, 사회의 책임과 노력을 동시에 강조했다”고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학생인권조례와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학교폭력의 원인 중 하나인 과도한 입시경쟁에 대한 근본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밖에 교사의 업무과중 문제, 일진경보제의 실효성, 가해학생이 받을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 금방 달아올랐다 식어버리는 ‘냄비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등 신속한 후속조치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통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해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3월 새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 차원 ‘안전한 학교환경’에 중점 미국은 학교폭력 사안이 자주 발생하고 총기난사사건이 빈번한 국가로, 학교폭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1980년대, 1990년대의 총기난사사건과 스쿨버스 납치사건 등 학생들이 희생된 뼈아픈 사건을 겪으면서 클린턴 대통령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학생, 교사, 학부모, 관련 전문가와 정치인들을 초청하여 괴롭힘 방지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으로만 국한시켜 볼 때, 미국만큼 연령대별 혹은 주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된 국가는 없다.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는 발달단계별 예방프로그램과 인종차별 예방 내용이 포함된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그리고 조직폭력(gang) 가입 권유를 물리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는 학교폭력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는 특징도 있지만 더더욱 눈에 띄는 강점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한다는 것이다. 즉,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우수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정·안내하고 있다. 또 다른 장점은 학교폭력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약물남용 예방프로그램이나 가족관계 증진 프로그램 등을 포괄하고 있다는 것과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연계 하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학교폭력 예방대책 중 이보다 더 큰 강점은 연방정부가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을 위한 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방을 보다 철저히 하자’는 움직임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자’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는 미국 정부와 사회의 관심은 안전한 학교에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한 학교가 만들어지면 궁극적으로 학교 안의 훈육문제나 중도탈락 등을 줄일 수 있고, 학생들이 잠재력을 개발할 여지가 있으며, 서로 격려하고 보호해 주는 분위기 속에서 좀 더 성장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사회의 분위기 조성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자율이나 권리 인정하는 대신 의무도 중시 교육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는 유럽 국가 중에서 학교폭력보다는 다인종간의 갈등이나 따돌림이 문제가 된 나라다. 이러한 문제 예방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또래지킴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국가의 개입 하에 장기간에 걸쳐 개발된 키바 코울루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키바 코울루 프로그램은 노르웨이의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토대로 한 것으로, 핀란드가 국가 브랜드화 하여 유럽 내 다른 국가에 수출할 목표를 갖고 개발한 것이다. 여기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해야 함을 강조하고 교사의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학교가 가·피해자 간의 중재 역할을 한다. 특히 방관자가 피해자를 돕고 괴롭힘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일반적인 학교폭력 사안과 가·피해 사안을 다루기 위한 지침이 제시되어 있다. 특히 심각한 가·피해 사례를 다룰 경우에는 3명의 교사가 참여하는데, 이때에는 다른 학교 선생님이 참여할 수도 있다. 이 팀은 학급 담임과 함께 괴롭힘에 관한 토의를 하고, 팀원은 가·피해자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으로 토의를 하고 추후 회의도 진행한다. 담임교사는 학급의 학생 2~4명 정도와 이 팀과의 회의를 주선하여 피해자를 도울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 프로그램의 강점은 거의 모든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각 학교별 폭력 추이를 평가하고 향후 수정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도 모범이 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학교에서 학생이 폭력행위를 하거나 교사에게 위협을 가한 경우에는 1일에 한해 학생을 강제 하교시킬 수 있고, 폭력행위가 심각하거나 현장에서 발견된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법적 절차 없이 하교 조치를 할 수 있다. 또 교사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에서 퇴장시킬 수 있으며 학생의 문제행동이 계속되면 최장 3개월까지 등교정지를 시킬 수 있다. 때로는 학교에 오래 있게 해서 2시간 동안 하교를 늦출 수도 있다. 자율이나 권리에는 의무가 따르는 것처럼 학생에게 자율권을 주고 인권을 존중해주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의무도 명확하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역사회 공조 예방활동, 도덕교육 강조 일본은 이지메와 폭력행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나라이다. 일본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방안 중에서도 문부과학성에서 매해 이지메와 폭력행위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구체적인 통계치를 다년간 축적해오고 있는 것은 실로 대단한 업적이다. 물론 대책 마련을 위한 실상 파악과 원인 규명은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지만 일찍이 이러한 작업을 국가 차원에서 한 나라는 없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일본은 이지메나 폭력행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학교에 스쿨카운슬러가 배치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팀을 이루어 ‘학교 경찰 연락협의회’, ‘지역 지원시스템’, ‘스쿨 서포터 팀’ 등으로 활동하면서 예방활동과 더불어 위험에 빠진 학생에 대한 개입을 하고 있다. 학교교육에서도 일본은 무엇보다 도덕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체험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소통과 존중, 지속적 예방대책 필요 지면상 한계로 상세히 다루지는 못했지만, 외국의 학교폭력대책을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선진 외국이 학교폭력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 라기 보다는 필요하고 중요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외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우리의 학교폭력 예방대책은 정권이 바뀌거나 사회적 관심이 적어지든지 간에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하며 아울러 정책의 효과성 검증을 통해 정책의 수정·보완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폭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교육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학교폭력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와 시간대에 순회활동을 해도 다수의 학생들이 움직이는 한, 학교폭력 발생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교사 간 또는 교사와 학생 간, 교사와 학부모 간의 소통과 존중의 학교문화 정착과 긍정적인 학교분위기 조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폭력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겠지만, 최근의 학교폭력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자극적인 게임이나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폭력이 악독하거나 잔인한 양상을 띤다. 둘째,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 당사자 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가족 간의 갈등, 집단 간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셋째, 학교폭력 사건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을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복잡해지며 사건 당사자들 뿐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학교 조직 전체의 안정성과 응집성이 위협받는다. 이런 특징은 교사에게 강한 비일상적 스트레스를 주며,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불면증이나 공황증, 사소한 일에도 깜짝 놀라는 등의 심리적 증상이 생긴다. 따라서 학교폭력의 당사자인 피해·가해 학생들 외에 교사에게도 심리적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며 상처입거나 후유증이 남는 경우에는 치유가 필요하다. 교사가 겪게 되는 학교폭력의 후유증을 이상심리학의 이론과 개념을 동원하여 설명하겠다. 위 도식은 개인요인과 환경요인의 결합이 심리적 증상의 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한 것이다. 학교폭력은 교사에게 강력한 스트레서 병리적인 심리적 증상은 항상 개인 위험요인이 배경이 되고 환경 스트레서(stressor, 스트레스 유발자)가 이를 자극하여 생겨난다. 여기서 개인 위험요인은 유전이나 성격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모두 포함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학교폭력 사건은 교사에게 비일상적인 강력한 스트레서로 작용하는데, ❶ 폭력사건을 막지 못한 자책감, ❷ 폭력사건 가해·피해 학생의 처리에 동반한 고민, ❸ 학생과 부모의 비난, 불신, 위협, 적대감에 노출됨, ❹ 경찰이나 언론이 개입될 경우 반복되는 조사로 인해 심신이 지치고 소진됨 등의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강력한 자극은 개인의 평소 대처능력이나 대처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며, 따라서 개인은 대량의 스트레서에 압도당하게 된다. 이 상황을 자극과부하(Stimulus Overload)로 부른다. 자극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 자아(ego)의 방어기능이 약해지고 우울증, 공황증, 무력감, 각성 증가로 깜짝깜짝 놀람,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함, 눈물이나 짜증 증가, 화를 불쑥 내는 감정조절 실패 등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날 것인가는 개인의 사전 취약성에 따라 다르다. 학교폭력이 교사의 정신을 할퀴어 생긴 상처는 학교폭력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남게 된다. 정서적으로는 무표정해지며 감정적으로 위축되거나 혹은 반대로 짜증이 늘거나 감정적 충동성이 증가하기도 한다. 인지적으로는 융통성이 저하되고 고지식해지며, 이전에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었던 사고방식도 차츰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고 주의집중력이나 암기력, 계산능력의 저하가 나타난다. 동기적 측면에서는 식욕이나 성욕이 줄어들 수 있고 전반적인 활력이 저하된다. 행동적 측면에서는 부담감이 드는 장소나 인간관계에 대한 회피, 그리고 술이나 게임을 이용하여 현실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 학교폭력의 상처 치유 스트레스 강도를 줄여라 교사에게 남겨진 학교폭력의 상처를 치유하는 부분 역시 앞의 이론 도식을 활용하여 설명해보자. 우선 스트레서의 즉각적 제거가 필요할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간이 단축될수록 자극균형상태가 유지되고 과부하가 걸리지 않으며, 자극과부하 상태가 되더라도 쉽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측, 가해측, 학교측 간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며 짧은 시간 내에 갈등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노출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는 노출시간을 단축시키는 것 보다 ‘덜 스트레스 받는 것’, 즉 스트레스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스트레스 강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❶ 학교폭력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되, 귀가 후에는 평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덜 관여하기, ❷ 학교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 혼자 책임지고 감당하기보다는 대책반을 꾸려 공동으로 관여하기, ❸ 학교폭력 사건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음을 명심하고 마음 단단히 먹기 등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심리적 증상에 대한 개입이다. 증상에 대한 개입은 크게 약물적 개입과 심리적 개입이 가능하다. 먼저 약물적 개입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우울증이나 불안감, 공황증 등 다양한 증상에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해주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우울증이나 불안증 치료약들의 대부분은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고립감 줄이고 소속·연대감을 높여라 심리적 개입의 경우에는 근본적인 정신적 성장을 시도하는 장기 심리적 개입보다는 위로와 격려가 주가 되는 단기 심리적 개입이 필요하다. 단기 심리적 개입을 할 때는 ❶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고통스럽고 소진된 마음 이해하며 받아주기, ❷ 학교폭력 사건 발생은 내가 잘못하거나 무능해서 생긴 것은 아님을 알리기, ❸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기 등의 활동이 주가 된다. 단기 심리적 개입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고립감을 줄여주고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여주는 것이다. 개인적 상처를 혼자 책임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개입할 경우 심리적 부담감이 경감되고 힘을 회복하게 된다. 버지니아 공대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교 및 도시 전체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모하여 심리적 외상(trauma)을 최소화 한 것이 좋은 예이다. 마지막으로는 개인 내 요인에 대한 개입이다. 이것은 태도나 감정 표현방식, 사고방식, 스트레스 대처방식 등 성격에 대해 개입하여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키고 강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앞의 도식에서 개인 내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고 보호요인을 키우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런데 성격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것이어서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평소 비관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도 ‘힘을 내, 잘 될거야’라고 주변에서 격려하면 일시적으로 위로받고 희망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혼자 남게 되면 본연의 성격이 다시 지배하게 된다. 성격적 측면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며, 전문가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작업해야 한다. ‘역경을 통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이상에서 학교폭력이 교사에게 남긴 상처 치유의 3가지 개입 유형에 대해 살펴봤다. 어느 것이 더 맞는 것이냐를 따지기보다 가능한 것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심리적 상처 치유를 시도할 때엔 이 3가지 차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트레서에 대한 개입, 증상에 대한 개입은 단기적으로 과감하게 시도하고, 개인 내 요인에 대한 개입은 신중하게 꾸준히 시도하면 될 것이다. 아울러 단기적 개입의 성공이 정신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적 힘들었던 경험이 훗날 성공의 바탕이 된다는 역경을 통한 성장(growth through adversity) 현상을 여기서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힘들었던 학교폭력 사건 처리 경험을 거치면서 심리적으로 소진되고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 교사들과 유대감이 강화되고 정신적으로 강인해지는 것이다. 학교폭력 사건을 경험하는 모든 교사들에게 이것이 가능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문제 상황을 직시하는 진솔성 필요 ‘학생들이 당당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교사들이 교육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모두 교육적으로 정당한 주장임에 틀림없다. 위의 두 주장이 학생인권과 교권을 옹호하는 입장의 중심 내용이라면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교육정책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교육현장의 체벌이 교육활동에 일반적 방법으로 통용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대다수 체벌이 교육적 차원의 ‘사랑의 매’로서 사회적으로 용인됐던 측면이 있었지만 체벌로 인한 학생들의 심리적 저항감이라는 비교육적 측면을 간과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일부 시·도에서 등장하게 됐으며 조례 등장은 해당 시·도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 교사의 교수활동이나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전적으로 ‘학생인권조례’ 탓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학생인권조례’ 공포 이후에 학교 현장이 더욱 곤혹스러워지고 있음을 숨겨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학생인권조례’와는 무관하며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떤 사회현상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 중 ‘학생인권조례’의 성급한 공포가 학생 일탈행위 증가의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생인권을 강조하다가 자칫 폭력 학생들의 기세만을 키워주는 ‘정글의 법칙’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대다수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결과만 낳게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게 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학생인권과 교권이 대립적 관계의 개념이 아니라 모두 존중돼야 함은 자명하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 공포에 앞선 준비성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중요한 교육정책이 성급하게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돼 졸속 시행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하기 위해 상대 의견의 문제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유능한 토론자의 자세가 아니다. 사고의 편향성과 논리 부재를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도 결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드러내는 용기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진솔성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권교육만큼 의무·책무 교육도 중요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는 다양한 권리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다. 그동안 국가 발전과 경제성장이라는 국민적 목표 달성을 위해 큰 관심을 갖지 못했던 국민의 기본권 침해 사례들이 이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게 됐고, 많은 부분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권리 주장에는 익숙하지만 권리에는 의무와 책무가 수반된다는 민주 시민의식이 매우 부족하다.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인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의무와 책무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교사들도 교권 수호는 교사의 책무를 다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교육청은 조례 공포만으로 대의명분을 다했다는 무책임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중심에 서서 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해결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교육 당국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와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교수법과 교육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책무가 있다. 소외되는 학생이 없는 협력적인 수업 방법, 감화를 통한 생활지도, 돌봄 시스템, 토론교육, 학습 및 생활 멘토링, 꿈 찾기 교육, 동아리 활동 및 특기교육, 학생자치회 활성화 등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질서를 위협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방해하는 경우,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해 교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학부모 소환, 등교정지(사회 특별교육 이수), 강제 전학, 퇴학 등 단계적인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을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권리와 의무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학습하게 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교육청에서는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학생인권과 교권을 모두 존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스스로 실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학생들은 ‘행복한 수업을 위한 방안, 선생님 존경하기, 폭력행위 근절하기’ 등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급우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스스로 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는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입시’라는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자녀들을 차세대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안목으로 변화시켜야 하며, ‘맹목적인 자녀 편들기, 학교 흠집 내기, 교사 무시하기’ 등의 부끄러운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학부모도 자녀의 멘토라는 입장에서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교육활동에 동참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러한 학부모의 역할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일반화해야 한다. 교권 침해는 학교폭력만큼 심각한 상황 학생인권은 ‘따돌림, 학교폭력, 학교 부적응’ 등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에게는 인격권은 물론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미 학교폭력은 단위 학교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폭력 증가와 과격화로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에 투여되는 시간과 노력이 감당할 수준을 넘고 있으며, 정작 수업이나 진로지도에 진력할 여력이 소진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이러한 교육 현장의 현실이 교권 상실의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국무총리 담화를 통해 발표됐다. 가해 학생에 대한 즉시 출석정지, 강제전학, 학부모 특별교육이수 등이 포함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교권 침해에 관한 조치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 교권침해는 학교폭력에 준하는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수호’를 둘러싼 갈등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좌담 참석자 ■진 행_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참석자_ 고경만 한국중등교사회 회장(서울 경문고 교사) 유양옥 서울 개봉중 교감 윤여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하세용 경기 청학고 교감 ■서면 참석자_김명수 한국중등여교장회 회장(서울 잠신중 교장), 배용숙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 상명고 교장) 교육은 백년대계입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섬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 현장의 어려움이 매우 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학교폭력 예방과 학생 생활지도 강화 대책 인권만큼 책임의 중요성 강조 교육 필요 안양옥 우선 최근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등 학생 인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학생 생활지도 방법에도 변화가 요구됩니다. 학생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생활지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여택 상담교사를 확대 배치해 학생을 존중하면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의 수업부담을 줄여줘 교사와 학생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더욱 지원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교 상황에 맞춰 ‘기본을 지키는 교육, 가정과 함께하는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철저하게 실시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행동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하는 교육이 더불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고경만 네, 우리 학생들의 욕구와 감정, 문제행동의 다양성, 청소년기의 발달상 특성을 고려한 생활지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법론에서 보자면 우선 교권이 강화되고 교사의 권위가 살아야 하겠죠. 그리고 학생 수준에 맞는 다양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훈육중심이었던 생활지도 방법을 상담식 생활지도나 개인별 상황에 맞는 맞춤식 지도로 바꿔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 교사를 대상으로 상담연수를 적극 권장·지원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청(교육지원청) 내에는 생활지도 지원팀을 결성해 원만하게 도와주는 인프라가 구축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그간 교육에만 전념하느라 교육계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에 대한 반성이 앞섭니다. 이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예방에 전념해야 할 때입니다. 경찰과의 협조체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준사복경찰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교사의 지도권을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교사의 사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양옥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잘못했을 때는 인권도 제한받는다는 것을 가르쳐 줘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될 것입니다. 학교폭력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에도 학교폭력은 있었지만 학교에서 지도가 어느 정도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에서 지도가 어렵습니다. 학생들 수업권 때문에 수업시간을 빼서 상담이나 지도하기도 어렵습니다. 생활지도상 필요하다면 징계 전이라도 수업권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변화될 수 있도록 장기간 데리고 보살피며 사랑을 줄 수 있는 교회나 사찰과 같은 종교 기관, 대안학교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세용 네, 교사들도 학생들이 스스로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도록 늘 사랑으로 따뜻하게 학생을 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더불어 범종교단체와 교육에 뜻을 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역별로 소규모 예방·상담센터나 대안교육기관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규정과 결과만을 고집하지 말고 학생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학생들도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또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라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학생생활인권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육 주체 모두의 의견을 종합해 누구나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학생생활인권규정을 제정해야 합니다. 또한 안정된 교육공동체의 생활을 위해 학생생활인권규정의 엄정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배용숙 네, 맞습니다. 인성·정서 측면에서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입니다. 이런 아이들에 대한 생활지도는 스스로 정한 규칙 아래서 공동생활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또 이런 생활이 무너질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직접 경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교육벌이나 생활지도에 대한 세부사항들을 학칙으로 결정한 학교에서 생활지도가 잘 되기 마련이라고 확신합니다. 교원 법정정원 미확보에 따른 교원 부족 공무원 총정원제와는 별도 관리해야 안양옥 네, 늘 얘기되는 것이지만 교사의 역할이나 책임론이 부각될 때마다 교원 법정정원 미확보로 인한 교원 부족 현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단계적으로 실천 가능한 교원 확보 방안, 무엇이 있을까요. 고경만 우선 교원 연구년제와 수석교사제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로 이들의 교과시수를 대신할 교원수급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난해 교과부는 수석교사제 법제화 원년인 올해 2,000여 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하고 이후 연차적으로 선발 인원을 늘려 최종적으로 학교마다 1명씩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2학년도 초·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수석교사제의 수업부담 경감분을 대신할 교사는 500여 명 추가 선발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정책 도입에 비해 인력증원은 느림보 걸음인 셈입니다. 이는 현장 상황을 빠르고 신축성 있게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이 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게 됩니다. 교육현장의 처절한 현실을 알려서 교원 확보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세용 네, 그러기 위해선 대국민 홍보와 올해 치러질 총선, 대선에서 교원 법정정원 확보를 선거 공약으로 명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예산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는 등 국가 경영철학이 변화해야 하는 것이죠. 진로진학상담교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교과부에서 마련한 정책이지만 학급 수에 따라 짝수 학급이면 0.5, 홀수 학급이면 1로 교사 수를 책정합니다. 경제적 논리만 대입해 사람을 0.5로 환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우리 학교만 봐도 이런 논리에 따라 정원이 결정돼 올해 한 명 더 줄었습니다. 새로운 정책부터 제대로 정원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당장 교원 법정정원 확보가 어렵다면 우수한 인재가 기간제 교사나 시간강사 등의 비정규직 교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교원 임용에서 현장 경험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명수 교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공교육의 신뢰도를 쌓는 근본적인 대책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입니다. 그를 위해선 교원 확보가 우선돼야겠죠. 공무원 총정원제와는 별도로 교원 정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학령인구 변화를 예측·반영한 장기적인 교원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교원 법정정원 확보가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위한 예산 확보와 투자도 필수입니다. 교원 법정정원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기간제교사 등을 활용해 교원 법정정원을 확보하는 것이 교원의 업무 정상화와 학교폭력 예방 등 학교 현장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 것입니다. 배용숙 맞는 말씀입니다. 교원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교과부가 교원 법정정원의 조정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에 있습니다.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 정원 관리를 행정자치부가 일괄 관리하도록 돼 있는 현재 시스템을 변경해야 합니다. 교과부가 교원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군인공무원의 정원을 자체 조정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 국방부의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런 다음, 교원 1인당 표준 수업시수를 객관적으로 산출해 법제화함으로써 법정정원을 확보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양옥 네, 학교에 있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수준별 수업 강사, 전문상담강사, 원어민 보조교사 등 비정규직 교사를 없애고 정규직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니 만큼 예산 편성에도 부담이 덜할 것입니다. 업무 경감한다고 행정전담요원 채용하는 것보다 법정정원을 확보해 교사들이 업무를 나눠 처리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정규직 교사에게는 행정업무나 다른 개별업무를 맡기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수업 우선’이란 교사 자발적 인식 변화 필요 안양옥 교원 법정정원 확보는 우리의 숙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실에서 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의견 부탁드립니다. 윤여택 수업연구대회를 활성화해 수업 잘하는 교사가 대우받는 현장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형식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됩니다. 보여주기 좋은 단원을 택해 이벤트적인 수업을 전개하느라 실제 학습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 수업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춘 연구대회 형식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또 교원들의 연수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과거에 정부가 약속했던 것처럼 일정 시간, 즉 1년에 120시간 이상 받을 경우에 연수 수당을 보너스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도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배용숙 네, 좋은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 교사 스스로의 노력으로 ‘수업 잘하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워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입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학생을 변화시키고 감동시키는 최고 교사를 선정해 노고를 격려해 주는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교사가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전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수업지도의 ‘슈퍼스타 K’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세용 맞습니다. 수업이 중요하다는 자발적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수업 공개와 장학 활동에 대한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사고, ‘학생으로부터 존경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학교문화 조성, 교사 스스로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교원 단체나 교육지원청의 캠페인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장학 활성화는 물론 단위학교별 자율 장학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명수 저는 새로운 방안을 고안하기보다는 기존의 제도들을 보완·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수석교사 숫자를 늘리기보다 수석교사제도가 ‘진정 본받을만한 스승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선발과 주기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 교원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를 수업방법, 생활지도와 상담, 교과전문성 세 가지 영역에서 주기적으로 재교육 받도록 의무화해야 합니다. 교원 잡무경감 방안의 실효성과 대안 행정전담요원으론 불충분, 교원 확보가 관건 안양옥 이런 교육계 목소리를 반영하듯 최근 ‘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원 잡무경감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와 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 의견 부탁드립니다. 하세용 여러 잡무경감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나,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크지 않습니다. 교원 잡무경감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각 기관마다 동일한 자료를 이중 보고토록 요구하고 서고에 이관돼 파악이 곤란한 자료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는 등 전반적인 배려와 지원이라는 교육 행정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입니다. 교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학생과 관련된 일이면 잡무가 아닌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처리해야 합니다. 김명수 네, 그러자면 우선 잡무에 대한 개념규정부터 해야 합니다. 청소, 잡무일까요? 교육일까요? 혹자는 잡무라고 하고 혹자는 교육이라고 합니다. 스포츠클럽, 재능기부, 학생회와 학부모 교육, 방과후학교(특기적성교육)는 또 어떨까요? 우리나라 학교는 교육 내적인 목적보다 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학교와 학교장 평가의 잣대가 됩니다. 교사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잡무로 인식되지요. 잡무경감을 위해서는 학교가 교육 내적인 목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교평가의 잣대를 학습부진학생과 학교폭력 예방, 그리고 성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학교별 특색사업 하나 정도로 단순·명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청의 각종 정책사업 일몰제 또는 정책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의 총량을 줄이지 않고 현재 있는 교원으로 업무를 경감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활동을 하는 곳이기에 5명의 행정전담요원보다 1명의 교사가 업무경감에는 실제로 더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준비해야 합니다. 배용숙 네, 아무리 그럴듯한 업무경감 방안이 마련된다 해도 ‘교사의 주당 수업시수 과다’, ‘교사의 법정정원 미확보’라고 하는 걸림돌이 치워지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교내 업무 분장체제를 점검해 보다 과학화시키고, 경력이 낮은 교사에 대한 업무 컨설팅을 실시해야 합니다. 또 학생·학부모의 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여건에 맞는 현장밀착형 지원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여택 교원의 잡무경감은 다른 한편 즉 행정실의 업무증감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성급한 교원의 잡무경감은 학교에서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교원들이 교원 잡무경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직원 간 공감대 형성이 돼야 하고, 이를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고경만 어느 학교에서 처리한 공문의 약 30%가 교육과정 운영과 무관한 행사안내 및 홍보, 외부단체의 협조, 책자 배포 확인 등 불필요한 공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잡무를 줄이기 위해서는 행정전담요원의 배치가 시급합니다. 유양옥 행정요원 한두 명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잡무가 없어도 생활지도, 교육활동과 그에 따른 업무 등 교사의 업무는 많습니다. 보고서와 공문서를 대폭 줄이고 법정정원을 확보하면 여러 교사가 나눠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소규모 학교를 기피하는 이유도 해야 할 업무는 동일한데 한 명의 선생님이 여러 업무를 맡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양옥 교원 잡무경감 방안의 하나로 시행하고 있는 행정전담요원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체감하고 계십니까? 유양옥 서울 지역 행정전담요원은 10개월 계약으로 추진돼 미래 보장이 되지 않아 지원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이 또한 급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학교 일정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 학교에는 2명만 지원해 막막한 상황입니다. 제대로 된 정책과 예산 지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고경만 네, 정책적인 변화와 해당 부처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공문이 내려왔을 때 학교 현장에 행정전담요원이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사실 사학은 교사들이 아무 말 못하고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행정전문요원 배치가 시급합니다. 하세용 경기도는 행정전담요원, 행정실무사를 1년 계약으로 정합니다. 방학 때도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180여 개 혁신학교 사례를 보면 혁신학교의 재정예산에서 행정실무사를 둘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학년마다 1명씩 행정실무사를 둔 학교가 있습니다. 이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데 특히 공문 수발 및 상급기관의 업무처리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행정실무사가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은 교사의 자문을 통해 업무처리가 이뤄집니다. 각 학년 당 1명의 행정전담요원은 있어야 교사의 행정업무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교감을 아예 행정실 소속으로 편성해 행정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게 하는 방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9개정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집중이수제 장점보다 단점 많아 제도적 보완 시급 안양옥 네, 이번엔 집중이수제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집중이수제에 대해선 ‘최적의 학습효과’일 것이라는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목소리 또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배용숙 현장의 문제는 일단 과목별 교사수급이 어려워져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거나 상치교사가 발생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더 큰 단점은 학교마다 과목을 배우는 시점이 달라 전학생의 경우 이미 배웠던 과목을 또 배워야 되거나 배울 기회조차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미이수 내용이 3분의 1 미만이면 학교에서, 그 이상이면 지원청이나 거점학교에서 지원하라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편성과목 수를 학교 자율에 맡겨 융통성을 부여하거나, 전학생에 대해선 근거리 배정 원칙의 폭을 넓혀 유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로 배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윤여택 네, 집중이수제에 대해선 긍정적인 요인과 함께 부정적인 요인 또한 표출되고 있습니다. 특정 학기에는 교사 수가 모자라고 다른 학기에는 교사의 평균 수업시수가 적게 되는 등 학기별, 학년별 수업시수 편차가 심합니다. 주당 수업시수가 적은 교과 교사의 경우엔 1주일에 3개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합니다. 교사로서 다른 업무를 할 수가 없죠. 또 담임교사가 1학기만 학급수업을 하고, 다음 학기는 아예 담임반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선 현재의 집중이수제가 전 학년에 시행되는 2013학년도 이후에 장·단점을 파악해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명수 저는 좀 다른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특정과목을 1~2년 안 배운다고 전인교육을 해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많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고 그 효과가 입증된 집중이수제에 반대하는 이유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학습효과보다는 교원수급 문제입니다. 집중이수제는 학생들 시험부담을 줄여주고 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측면에서 분명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육청 차원에서 교원수급의 불안정을 순회교사나 시간강사 지원 등을 통해 보완해 가면 좋은 제도로 정착할 것입니다.
상탑초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교무실뿐만 아니라 교감실도, 행정실도 없다. 이 세 곳을 모아 만든 곳이 교육지원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이곳이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상탑의 노력과 그 결실이 상징적으로 결집된 곳이다. 교감실, 교무실, 행정실 없는 학교 교사가 가르치는 일 이외의 잡무를 처리하느라 학생과 수업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점은 예전부터 대두되어 왔다. 당연히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자는 시도는 여러 번 있어 왔으나 현장에서 부딪치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던 것도 사실. 현장에서 누군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혁신은 고사하고 변화도 요원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는 경기도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혁신교육 중 하나로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교원업무를 경감시켜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시키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학교가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변해야 하고, 공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마련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를 통한 학교교육력 신장’ 활동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교육의 기본을 지킨다고 평가받는 학교가 있다. 성남시 분당의 상탑초등학교가 그 현장. 상탑초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교무실뿐만 아니라 교감실도, 행정실도 없다. 이 세 곳을 모아 만든 곳이 교육지원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이곳이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상탑의 노력과 그 결실이 상징적으로 결집된 곳이다. 교원 인력 재배치, 업무 재정비 지난 2010년 3월에 부임한 박미순 교장은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에 전념해 학교의 기본을 되살려 보자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구체적인 작업을 하나하나씩 추진해나갔다.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과 신뢰상실,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실수업이 개선·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아이를 가르치고 사랑하는 일, 수업내용을 연구하는 일 이외의 모든 잡무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교육활동 이외의 일에는 시간과 에너지 소모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그것을 교실수업에 몰입하는데 중점을 두었죠. 그러기 위해서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고 업무도 재정비를 했어요.” 우선 업무효율화를 위해 교감실, 교무실, 행정실을 통합한 교육지원실을 운영했다. 업무 성격상 분위기가 다른 행정실과 교무실을 통합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우려와 반대에도 직면했으나, 이 통합운영이 어느 개인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음을 수없이 반복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창범 행정실장은 “새로움을 시도해 보니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불편하고 어려워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일단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환경을 바꿔보자는 데 모두 마음을 모았다. 현재는 일 처리하는 데 기본적인 동선이 짧아졌고, 자주 접하게 돼 이해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소통도 수월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실을 운영하면서 인력도 재배치했다. 교사와 교사의 교육활동을 도와주기 위한 인력,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등으로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업무를 제시했다. 교육활동은 교사가, 교육활동 관련 업무는 교사와 교육행정실무사가, 교육행정업무는 교무행정실무사가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지원인력 13명이 매주 교육지원 협의 교원의 업무조절이 이루어지자 가장 먼저 나타난 현상은 직원회의가 없어진 것. 모든 결재를 전자결재로 처리해 교사가 결재판을 가지고 교장실과 교실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일 자체를 없앴다. 교장이 전자결재를 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사들이 있는 교실로 직접 찾아갔다. 또한 교사들은 교육지원실 한 곳에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었고, 개방된 공간에서 관련된 업무나 행정업무를 맡은 교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다보니 갈등상황도 현저하게 감소되면서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상탑초교에서는 교사를 뺀 지원인력들로만 매주 1회 ‘교육지원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교장을 비롯해 교감, 행정실장, 상시 근무하는 학급지원업무 6명, 교무행정파트 2명, 원래 1명에서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2명으로 늘린 교무보조까지 총 13명.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교사가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초점을 맞춰 회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예를 들어 체험학습을 할 경우, 교사는 체험학습을 계획하고 학생들을 인솔, 교육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그 이외의 일(차량을 계약하고 문제 발생시 체험학습비를 환불하는 기타 등등)은 세분화해서 지원인력이 처리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교사들조차 호응도가 높지 않았다. 본인들이 하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불안하고 업무를 넘겨주기 위해서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과정도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교장의 의지는 확고했고, 그만큼 강력하게 추진했다. 박교장은 교사들에게 “선생님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잡무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시간을 확보해준 것이다. 확보된 시간과 노력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에너지로 쓰라”고 설명했다. 업무경감의 본질은 교사를 배려한 게 아니라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에너지를 몰입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 실천하게 했다. 업무 최소화로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몰입 이렇게 조성된 분위기와 업무 감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을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구기회로 전환해 나갔다. 교원업무의 최소화는 교사로 하여금 연구시간을 확보하게 했고 교사의 노력은 교실수업의 개선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공교육이 바로 서는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행정에서 해방됨으로써 가장 많은 덕을 보고 있다는 이헌석(2학년 담임, 교무부장)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대표적인 보수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그 조직에서 혁신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은 진정한 혁신이었죠. 어쨌든 사회가 모두 변하는데 학교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학교의 방침을 따랐는데, 결과적으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눈에 띄게 높아져서 학부모들의 만족도와 호응도가 그만큼 좋아졌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학교가 좋아지고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지니 상탑초교 근처의 집값이 2배가 넘게 뛰는 기현상도 실제로 나타나고 있어요. 교사들도 스스로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교무보조원이 공문서 작성, 기안 등등의 기타 잡무를 다 맡아 주니 남는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만족한다는 김희영(1학년 담임교사) 교사. “업무효율화를 통해 교사의 잡무가 95% 정도 경감되다 보니 아이들한테 그만큼의 시간을 사용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남는 시간에 교재연구를 훨씬 심도 있게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도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교실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밖에 없죠. 바람이 있다면 교사가 하던 행정업무를 대신 하는 교무보조원의 전문성이 좀 더 강화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죠. 물론 그 부분은 더 노력을 해야 하고 점차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수업 전문성 위한 ‘상탑 에듀콘서트’ 탄생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진 것을 학부모들도 직접 체감한다고 했다. 추승옥(학교운영위원장, 2학년과 6학년 학부모) 씨는 “혁신학교 운영 이후 아이들의 학업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특히 틈새교육과정으로 하고 있는 한자교육 ‘음훈달달 국어튼튼’이라든가 영어교육인 ‘영달이의 꿈’은 아이들이 집에서도 재밌게 반복 공부를 할 정도로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어서 따로 사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음훈달달 국어튼튼’, ‘영달이의 꿈’은 상탑 교사들이 직접 연구해서 만든 교재들이다. 이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2학기가 되자 선생님들은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수업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 운영하게 된 것이다. 동아리 회원 교사들이 ‘상탑 에듀콘서트’라 명명한 커뮤니티는 우수한 수업 아이디어 및 실천 가능한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교장의 강력한 의지, 교감과 행정실장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가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가 바로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들 스스로 공교육을 되살리고 있다는 보람이 커서 앞으로 ‘혁신학교 상탑’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이 즐거울 듯하다. 작년 3월에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조직효율화 시범운영학교로 지정해 온 상탑초교는 이미 혁신학교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우리학교 ‘상탑 에듀콘서트 커뮤니티’는!” 수업에 대한 열정과 실천, 교사를 바꾸다! 상탑 에듀콘서트는 학교조직효율화를 통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제로가 되면서 남은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며 교사들 스스로 만든 커뮤니티다. 18명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리 회원인 교사들은 수업비평에 관련된 사례가 실린 책을 함께 읽고, 교육영화도 함께 보고, 자발적인 공개수업도 실천하고 있다. 서로의 수업을 보고 토의하며 배울 것은 배우고 고칠 것은 고치며 더 업그레이드된 수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자는 것이 목표다. 박미순 교장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실적이 우수한 다른 학교를 시찰하기도 하고 본인 수업을 동영상으로 촬영 후 시청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상탑 에듀콘서트’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삼순 연구부장은 “교사들 스스로 교사로서의 성장과정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그 성장의 효과를 학생들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어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아리 회원들의 활동을 다른 교사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상에서 카페와 블로그를 개설했다. 2년차 교사부터 25년차 교사까지 소속되어 있는 이 동아리는 교사들끼리 멘토와 멘티를 구성, 소그룹으로 운영하고 있다. “혼자서는 하나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지만 여러 사람의 힘이 모이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교사들도 그것을 체험하면서 놀라는데,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김삼순 연구부장은 “이 모든 것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이외의 업무를 제로화해 준 학교의 시책 덕분”이라고 했다.
교사 솔선수범, 퇴근 때 냉·정수기 끄기 생태교육연구회 사무국장이면서 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이창국 과학교사는 매일 아침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정수기의 전원을 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교사가 전날 퇴근하면서 정수기의 전원을 꺼놓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5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학교의 냉·정수기를 가동시킬 이유는 없지요.” 이 교사가 학교 퇴근 때마다 냉·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생들과 함께 환경동아리 활동을 펼치면서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실천사항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학교를 나서며 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의 하나”라고 말하는 이 교사는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2100년이면 지구생태의 80%가 망가진다는 기후 과학자들의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일상의 삶 속에서 작은 실천을 강조한다. “사람들에게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3배 올리자고 하면 모두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핵발전소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독일에서는 실제로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의 3배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준비해서 독일 내에 있는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키겠다고 한 독일정부의 최근 발표에 우리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교사가 지도하고 있는 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는 가정에서 대기전력 플러그 빼놓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고 학교 축제 때에는 환경체험 코너를 마련한다. 자전거발전기로 주스 만들기, 태양열로 소시지 구워먹기 등의 체험마당을 통해 학생들에게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동아리 연합캠프·한마당 통한 환경활동 생태교육연구회는 현재 서울시내 42명의 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 동아리로 정식 등록됨으로써 동아리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생태교육연구회가 창립한 것은 지난 2010년 4월. 환경교사시민단체인 초록교육연대가 그 모태로, 초록교육연대에서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환경활동을 벌여온 교사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환경활동을 펼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창립 후 생태교육연구회는 매년 여름방학마다 동아리 연합캠프를 개최하고 학교 동아리 한마당을 통해 다양한 환경활동을 벌여왔다. 예상치 않은 폭우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지난해에는 80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후변화대응 환경동아리 연합캠프를 여주에서 개최했고, 2010년에는 충남 홍성의 환경농업교육관에서 캠프를 하며 환경농업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연합캠프에서는 학교마다 어떤 환경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발표하며 활동 정보를 교류한다. 이 발표에서는 기발한 환경활동 내용들이 주로 소개된다. 주말농장 농사활동으로 김장을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한 학교(한성여중)가 있는가 하면, 못쓰게 된 천으로 물건을 만들어 아름다운 장터에 내다 파는 등 되살림 활동을 통해 나눔봉사를 하는 학교(숭문중), 개교를 준비하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환경 관련 걸개그림을 그린 학교(신은초) 등 환경활동과 관련된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환경이라는 주제로 교사-학생들이 발휘한 창의적 노력들이 엿보이는 시간이다. 지난해 연합캠프에서 주말농장 활동을 소개해 주목을 끈 학교동아리는 한성여중 환경동아리 ‘오래된 미래’다. 스스로 먹을거리를 직접 수확하고 만들어 보는 텃밭 가꾸기는 도시 학생들에게는 특히 의미가 큰 활동이다. ‘오래된 미래’는 도봉산 인근에 주말농장을 임대해 배추와 무를 심고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김장김치를 만들어 독거노인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성북구에서 상자텃밭을 분양받아 방울토마토 등의 야채를 수확해 나누어 먹기도 했다. 윤상혁 ‘오래된 미래’ 지도교사는 “텃밭 가꾸기를 통해 학생들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 공부하며 편리함보다는 지속가능성을 선택하는 실천력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생태환경교육 직무연수 활성화 기대 유관호 생태교육연구회장(구로초등학교 교감)은 “환경과 생태를 위한 노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다각적이며 전방위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국제에너지기구가 2030년 석유문명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개발과 함께 에너지 절약을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상황이지요. 그럼에도 TV를 켜놓거나 형광등을 내내 켜놓는 등 우리 학교나 가정, 직장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에너지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환경과 생태를 지키는 일이 미래 인류의 생존과 결부된 일임에도 당장 눈앞의 일이 아니라고 자꾸 뒷전으로 밀어 놓습니다. 환경·생태를 위하는 습관교육이 지금부터라도 학교에서 활발히 전개되어야 합니다.” 유 회장은 “UN이 2005~2014년을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으로 정하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겨우 지속가능발전 기초 직무교육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환경교육 직무연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인류의 생존과 결부된 절박한 문제임을 인식한다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교사들에게 연수기회가 많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교육연구회 회원이 되려면 서울시 교과연구회 사이트(sun.ssem.or.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후 동아리 검색에서 ‘초중등 생태교육연구회’를 찾아 가입하면 된다. 환경 활동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교과목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창국 생태교육연구회 사무국장이 전하는 TIP 환경교육, 각 교과목에 접목하기 환경·생태 문제는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서 전 교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된다. 그러나 아직 환경교육 방법론이 교과별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생태교육연구회는 앞으로 학교와 교실에서 환경·생태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팁을 개발하고 각 교과별 수업자료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교과별로 당장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어수업 변화 등 환경과 관련된 글을 읽고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 수학수업 지구온난화에 따른 연도별 평균 온도변화를 그래프로 그려 보고, 앞으로 이런 속도로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예상되는 그래프를 그려볼 수 있다. 사회수업 능금 재배지역의 변화를 지도로 살펴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능금 재배지는 대구였다. 그러나 요즘은 온도 변화에 따라 대구-영주-강원도로 능금 재배지역이 점점 북쪽지역으로 올라가고 있다. 아열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했던 오렌지가 제주에서 재배되고 제주에서 재배되던 귤이 전라도로 올라가는 생태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학수업 식품첨가물 실험을 하면 학생들은 더 이상 예쁜 색깔의 탄산음료를 먹지 않을 것이다. 과학실에 주황색 음료와 파란색 음료를 가지고 들어오면 학생들은 이내 “빨리 먹게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험 후 학생들은 줘도 먹지 않는다. 순모 털실을 주황색 음료와 파란색 음료에 각각 넣고 40도가 될 때까지 알코올로 가열한다. 그런 다음 담가 놓은 털실을 꺼내 물에 빨아본다. 흰 털실에서 주황색과 파란색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합성색소가 물에 지워지지 않는 현상을 목격한 학생들은 더 이상 주황색 음료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순모 털실처럼 단백질 성분을 지닌 음료가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순모 털실을 통해 미리 경험했기 때문이다. 윤리수업 독일 국가윤리위원회는 2022년부터 20여 개의 핵발전소를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핵발전소 가동을 왜 비윤리적이라고 보는지 토론할 수 있다. 음악수업 기존 노래 가사를 환경 주제로 바꿔 불러 환경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 줄 수 있다.
광운전자공고에 일진이 없는 이유 교사 초년병 시절, 그를 기억하는 학생들은 당시 그의 모습이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형사’에 가까웠다고 회상한다. 해병대 부사관 출신으로 태권도와 씨름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과 큰 키, 쩌렁쩌렁한 음성까지 웬만한 운동선수는 저리가라였단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교무실 그의 자리 밑에는 늘 운동화가 준비돼 있었다. 학생들 인도하러 경찰서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오죽했으면 그의 남다른 모습을 눈여겨본 경찰에서 경찰 특채를 제안했을까. 그에 얽힌 전설은 수도 없이 많다. 그가 처음 이 학교에 부임했을 때만 해도 교내에 ‘그룹’이라고 불리는 음성적인 폭력 서클들이 존재했다. “봄만 되면 그룹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하느라 학교 주변에서 패싸움이 끊이질 않았어요.” 졸업한 선배들로부터 10년 이상 대를 이어 내려온 음성 서클들은 조직 폭력배들과도 연계돼 있었다. 그는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그룹’들을 와해시키기 시작했다. 저항은 완강했다. “무기정학이나 퇴학 조치가 내려지면 아이들이 몰려나와 학교 유리창을 깨부수고 교복을 찢고 그랬지요.” 그뿐이 아니었다. 그룹에서 학생들을 빼내려 할 때마다 협박전화도 받았다. 그중에는 “밤길 조심해라”와 “김관일, 너 목숨이 몇 개냐?” 등 목숨을 위협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의 집주소를 알아낸 아이들이 밤마다 찾아와 앞마당에 돌을 던져 장독을 깼다. 하지만 그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처벌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처벌에 앞서 늘 학생을 먼저 보듬고, 설득하려 노력했다. 어떻게든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선처하고 독려했다. 선생과 제자가 아니라 남자 대 남자로, 때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에게는 지원을 받아 도시락을 챙겨 주었고,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는 집에 데려와 직접 공부를 가르쳤다. 그에게서 진심을 발견한 아이들은 하나둘 달라졌다. 그의 손에 이끌려 폭력 서클에서 나온 아이들은 갖은 회유와 협박에도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학내 폭력 서클들은 하나둘씩 와해됐다. 그렇게 3년 만에 광운공고 내 폭력 서클은 자취를 감췄다. 최근 학내 폭력 조직인 ‘일진회’가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광운공고에서는 일진의 ‘일’자도 없다. 모두 그의 교육 철학 덕분이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려 노력해야 그는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처럼 체벌이 통하지 않는 때일수록 더욱 학생들과 호흡을 함께해야 해요.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상황을 보고 이해하지 않으면 아이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교사 시절 그는 틈만 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을 찾았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서로 의지하고 마음을 터놓게 마련이다. 여름방학이 되면 수영 못하는 아이들을 모아 무창포해수욕장에서 3박 4일간 수영을 가르쳤다. 1년에 서너 번씩은 학생들과 근교의 산에서 야영을 했다. 그간 그가 야영을 지도한 학생 수가 2만 명, 교사는 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게 호흡을 함께하다 보면 그 아이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 결핍이나 상처를 알게 됩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도와주면 분명 그 아이는 달라집니다.” 그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새내기 교사들에게도 비슷한 조언을 한다. “말 안 듣고 속 썩이는 학급이 있다면 그 학급에서 가장 문제 있는 학생을 찾아 무엇이 그 아이를 힘들게 하는지 근심거리를 찾아서 하나만 해결해 주세요. 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면 학생들 사이에 저 선생님은 우리를 위해 뭐든 해주실 분이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그것이 생활지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교사 시절 그는 학교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교문 지도를 하고 일주일에 열여덟 시간씩 수업하고도 일이 터지면 밤낮 없이 달려 나가야 했다. “생활지도 하며 안 가본 데가 없어요.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요.” 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돈을 뺏은 동네 청년들에게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는 각서를 받아내는가 하면 가출한 학생 하나 찾겠다고 북한산 자락을 온통 뒤지고 다닌 적도 있다. “흔적을 좇아서 홍제동까지 내려왔는데 그 지역 건달들이 이미 그 아이를 포섭해 데리고 있더라고요. 못 데려가게 막는 걸 뚫고서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지요.”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굣길에서 금품을 갈취하는 인근 학교의 퇴학생들을 잡았을 때 일인데요. ‘뭐하는 놈들이야’ 했더니 눈앞에 목공용 칼을 들이밀더라고요.” 그래도 끝까지 쫓아가서 일곱 명 중에 세 명을 잡아서 해당 학교로 인계했다고 한다. 선생이 버린 아이를 누가 보살피나? 그는 교사 생활을 하며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했던 적이 없다. “선생이 버린 아이를 어느 누가 챙겨주겠어요. 내가 그 아이를 포기하면 사회의 짐이 되고 나라의 짐이 돼요.” 그는 아무리 문제아라고 해도 나쁜 면은 그 아이 전체의 5%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95%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믿고 격려해 주면 분명 아이는 달라집니다.” 신기하게도 고맙다고 연락하는 제자들은 만날 사고치고 속 썩여서 혼내고 야단 쳤던 아이들이다. 끝까지 자신의 손을 놓지 않고 어떻게든 바른 길로 이끌려고 노력했던 ‘한 사람’을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것이다. 김 교장은 인생의 절반을 거친 아이들과 씨름하고 부대끼면서 보냈다. 이제는 좀 쉴 법도 하련만 그는 벌써 퇴직 후 계획까지 세워뒀다. 대안학교로 옮겨 제도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고 싶다고 했다. “노작교육을 하면서 그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다시 한 번 키워내고 싶습니다.” 그의 교장실 책상 위에는 늠름한 해병대 시절의 사진이 놓여 있다. 그의 교직 인생과 해병대 정신은 분명 한 가지 점에서 통해 있다. 바로 포기를 모른다는 것이다.
특수교사는 특수하다? 짧은 경력에 특수교사로 일하면서 나는 참 특수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려니 생각하고 싶지만 부정적인 의미였던 적도 있다. 내 말이나 행동이 그래 보였다면 ‘너 참 특수하다’라고 하는 게 맞는데 매번 ‘특수(특수교사)는 참 특수하다’라고 하니 그때마다 ‘특수교사’라는 존재와 ‘특수한’이라는 특성이 얼마나 개념적으로 견고하게 엮여 있는지가 느껴진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누군가에 의해 원하지 않는 틀에 끼워 맞춰진 것 같아 기분 나쁘기도 하고, 내 안에 꽁꽁 숨겨 두었던 ‘특수한’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스스로 상처받기도 한다. 그래서 35년의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특수한(special)’의 의미를 들여다보았다. 사전적 의미는 ‘1. 특별히 다르다. 2. 평균 이상으로 뛰어나다 (네이버 영어사전).’ 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후자보다는 전자, 그것도 다르다는 의미에 대한 복잡 미묘한 뉘앙스에 꽂힌다. ‘다름은 차이일 뿐 차별의 근거가 아니다’라는 어디서 들어봄직한 말도 떠오르고,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가 사실은 묘하게 획일적인 것을 추구하고 은연 중에 부추기면서 ‘다르기 때문에 무시해도 되고, 공격해도 할 말 없고, 상처 입어도 개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문제인식에도 닿는다. ‘특수한’이라는 말은, 적어도 내겐, ‘다름’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더러 불편하고 힘들고 오해받을 수도 있는 어떤 존재의 특성인 것 같다. 특수아동은 특수하다? 학교에선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장애는 없지만 학교생활을 함에 있어 특정한 개별적 요구를 가지는 아이들을 전문용어로 ‘특수아동’, 교육적으로는 ‘특수교육대상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일정한 절차를 거쳐 특수학급에서 개별적 특수성에 맞는 교육적 지원을 받는다. 특수교사는 특수아동 개인의 특별한 요구조건에 따라 학교 곳곳에서 각기 다른 지원을 제공하지만 특수아동에게는 자기 학년과 반이 있다. 여느 아이들처럼 담임선생님, 반 친구들과 함께 자기 교실에서 주로 생활을 한다. 담임선생님들이 느끼는 심적인 부담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올해는 내가 똘망이의 담임이 되었다. 전년도 담임선생님께 똘망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잠깐 동안 뜸을 들이시더니 칭찬 많이 해주고, 1인 1역 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면 참 예쁜 아이라고 하셨다. 똘망이보다 다른 아이가 더 힘들었다며 똘망이는 큰 걱정도 아니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나는 그냥 “네~ 그래요?”라고 대답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에 두려움과 답답함이 있다. ‘한 해 동안 똘망이와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특수아동 똘망이의 담임이 된 똘담선생님의 새 학기 직전 고민 내용이다. 전년도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더 이상 질문하지 못한 이유가 뭘까? 하나씩 짚어보자. 우선, ‘칭찬을 많이 하라’, 이것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국민비법이다. 특히, 아이들은 칭찬을 받으며 상당히 긍정적인 인격을 형성한다. 그러니 만고의 진리 앞에서 더 이상 파고드는 의문이 없을 터. 둘째, ‘1인 1역을 주라’, 학교에서의 아이들 생활지도수칙 1호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책임감과 성실성은 물론, 자신감과 성취감, ‘기여’라는 것을 통한 존재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두말하면 잔소리인 멋진 방법이다. 불현 듯 똘망이가 할 수 있는 1인 1역은 뭐지? 누굴 짝으로 세워주지? 등등의 고민이 머릿속을 스친다. 셋째, ‘사랑으로 보듬어라’, ‘사랑’이라는 고귀한 감정이 들어가 어떤 더러운 것들도 흰 눈처럼 덮어줄 것 같다. 기다리다 지쳐도, 속이 상해도, 화나 짜증이 나도 사랑으로 이해하고 감싸주면 되니까. 그러나 그럴수록 마음의 평안이나 평정심이 생겨야하는데 오히려 죄책감이 든다. 극단적으로는 교사적 자질이 없는 것 같은 자괴감도 밀려온다. 불씨만한 열의라도 있는 교사라면 이런 상황에서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다. 그러니 사랑으로 보듬으라는 말 앞에서 똘담선생님은 말문이 막혔을 것이다. 교육계의 전형적인 우문현답이다. 똘담선생님은 똘망이라는 특수아동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대한 고민에 질문을 했고, 전년도 담임선생님은 일반 아이들에게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방법론과 더불어 ‘사랑’으로 대하라는 교육의 대명제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특수아동의 특수성에 보편적인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충분치 않고, 가르치는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교육철학의 문제이다. 교사라면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리 크지 않다. 학년이나 교우관계, 특별한 에피소드 등의 정보 이외에도 함께 하는 날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똘망이 같은 특수아동의 경우는 좀 다르다. 같은 학년이지만 기초 학습능력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드러나기도 하고, 일상 혹은 특별한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양식이나 패턴이 교사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할 수도 있다. 또한 평범하거나 상식적인 방법의 중재로는 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이러한 다름은 다양한 관계적 상황에서 곤란함을 주기도 한다. 상대해주는 친구가 없거나 괴롭힘이나 왕따를 당하거나, 저학년의 경우 착한 친구 한두 명이 지겹도록 배려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말하다보니 특수아동의 ‘특수’도 내 안의 ‘특수한’과 그리 상황이 다르지 않다. 특수아동에게 보이는 ‘다름’ 때문에 이 아동들은 학교생활 중 어떤 부분에선 유난히 두드러져 다소 오해를 받기도, 지나치게 배려 받아 불편하기도, 친구들과는 다른 관심을 받기도,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을 못하기도 한다. 교사가 어떤 모습의 똘망이를 만날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상황들 앞에서 똘망이가 가진 다름에 대처하는 첫 번째 마음가짐은 똘망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내적 기준의 정립임을 강조하고 싶다. 장애아동은 이미 하나의 인간이다 야누슈 코르착이라는 폴란드 교육실천가는 ‘어린이는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나의 인간이다’라고 했다. 그는 아이를 대할 때 ‘사랑과 존경’의 두 가지 감정으로 대하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서 ‘지금의 모습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존경’, 두 가지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아이가 조그맣다고 해서 그 존재마저 작은 것이 아니며 모든 어린이에게는 원래의 자기 모습대로 있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도 한 그의 말을 장애아동에 대입하여 생각해 보았다. 장애아동은 이미 하나의 인간이며,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지금 현재의 상태나 모습을 두고 상식이나 평균적이라는 말로 폄하하거나 독특함이라는 애매한 말로 구별하기 보다는 오늘 하루를 자신답게 살 수 있도록 충분히 사랑해 주어야 한다. 장애아동의 미래를 두고 비관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장애아동의 존재 자체가 가지는 헌신의 이유를 깊이 이해하고 존경해야 한다. 장애라는 말은 특수라는 말이 가지는 것 이상의 제약을 가진다. 신체나 정신적인 기능의 제약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이나 인식의 제약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용어이다. 통합교육은 사회의 한 구석에서 죄에 대한 벌을 받듯이 일반교육과는 분리되어 특수하게 운영되어 온 장애아동의 교육활동을 장애아동의 존재와 그들이 다른 인간들과 동등하게 부여받은 권리를 인정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기본권을 좀 더 가치 있고,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다. 또한 단순히 장애아동과 일반아동이 함께 교육을 받는 동안 일어나는 물리·사회·교육과정적 통합을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같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고 가치 있음의 순리를 통찰하게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교육이다. 아동은 인간이다. 장애아동도 이미 하나의 인간이다. 인간은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반드시 동기(motive)를 가진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요구(needs)가 있고, 그 요구를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집중한다. 장애아동의 행동이 낯설고, 상식적인 정도의 선을 넘어서며, 기능적으로 평범한 수준에 못 미친다고 해서 인간이 가지는 동기나 요구, 에너지 집중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부분을 놓치고 있다. 장애아동을 포함한 특수아동들의 행동동기와 그들이 원하는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특수아동이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는 어떤 행위(학습, 관계, 생활습관 등)로 인한 결과에 관심이 크다. 그리고 관심이 큰 만큼 중재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특수아동은 ‘특별한 요구가 있는 인간’ 통합교육의 대상은 특수교육대상자라는 이름으로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아동(특수아동)에게까지 확대된 지 오래다. 이들은 ADHD라는 이름으로, 소아우울증이라는 이름으로, 건강장애라는 이름으로, 기타 규정된 정의가 없는 등등의 대상으로 오늘의 학교에서 만족스럽게, 배려 받으며, 재미있게, 또는 불편하게, 억울하게, 심심하게 하루의 절반 이상을 생활하고 있다. 교육적으로 인격적으로 특별한 요구가 있는 이 아이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관심 있게 바라봐 주고, 사랑으로 대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자신조차도 잘 모르는 자기 안의 동기와 요구를 찾아 적절하게 에너지를 쏟는 방법을 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길거리를 걷다가 눈에 띄게 훤칠하고 보이지 않는 광채를 띈 꽃미남이 걸어가면 당연히 얼굴을 돌리고 쳐다본다. 이렇게 ‘다름’은 어떤 식으로든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의 눈과 마음이 머물게 한다. ‘다름’을 다르게 보고 생소하게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교사들이 그랬듯 특수아동을 만나는 일반아동들도 그러할 것이다. 그들의 ‘특수함’을 낯설고 이상하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내 호기심을 드러내고 관심을 보일 것이다. 교사가 특수아동의 ‘다름’을 낯설게 보는 일반아동들에게 특수아동은 다르지 않다고 우격다짐하기보다는, 다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다름 자체가 존재의 미덕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이들의 낯섦을 긍정적인 관심과 배려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특수아동에게는 바로 이와 같이 될 가능성의 씨앗이 필요하다. 이 씨앗을 다른 말로 ‘존중’이라 표현하고 싶다. 성숙한 인간으로서 다른 인격체를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인 ‘존중’이야말로 그들에게 필요한 가장 특별한 요구(special needs)가 아닌가 한다. 특수아동과 만나는 모든 교사들이 ‘존중’받고 ‘존중’하기 원하는 자신의 내면과 진지하게 대면하기를, 그래서 이 땅의 모든 학급에서 교사나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1년 농촌체험교육 연구학교 지정 화봉초등학교(교장 박상춘)는 울산공항이 마주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도시의 여느 대규모 학교와는 다르게 아담한 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교문에 들어서면 푸르게 펼쳐져 있는 인조 잔디 운동장과 잘 정돈된 스탠드 차양막이 따뜻한 느낌의 교사와 뒷산자락의 색깔과 잘 어우러져 매우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신설학교인 이곳은 아동 99%가 학교 주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맞벌이와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경제·문화·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가정교육 기능과 역할이 약화돼 자녀 교육을 학교와 학원에 일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도에 도시가 재정비됐는데 화봉초등학교 주변 교육환경은 제대로 정비되지 못했다. 학교 또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체험학습을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 미흡해 제한된 교육활동 공간 속에서만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화봉초등학교가 Farm School 체험학습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 요청 농촌체험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받으면서부터다. 차세대 주역인 아이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농촌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학교는 아이들 개성과 창의력을 북돋아 주며 정서함양을 통한 건전한 인격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국가수준교육과정과 연계한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했다. 농촌마을과 자매결연, 학교엔 팜스쿨 체험학습장 조성 성공적인 농촌체험학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학부모의 농촌체험학습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다. 따라서 농촌체험학습에 대한 학부모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효율적인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학부모 대표들과 함께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 소재한 금곡마을과 자매결연을 추진했다. 농촌 체험마을의 친환경 농업, 자연 경관, 전통문화 등의 농업·농촌 부존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상호 협력적으로 운영하며, 학부모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Farm-School community’를 조직했다. 교내에는 팜스쿨 체험학습장을 조성하여 도심 속에 친환경 농촌체험 공간을 마련하였다. 제1 체험학습장은 학교 건물 뒤편의 작은 텃밭을 활용한 것이며, 제2 체험학습장은 텃밭의 부족한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야외 학습장 및 쉼터 공간에 상자를 이용하여 마련하고 각 반별로 배분해 학생들이 쉽게 재배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작물을 아이들이 직접 키웠는데, 1기(4월~8월)에는 고추, 오이, 피망, 파프리카, 호박, 가지, 고구마, 방울토마토, 수박, 참외, 도라지, 들깨, 목화, 강낭콩, 땅콩 등 교과에 나오는 30여 종의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였다. 2기(9월~)에는 배추, 무, 열무, 쪽파, 시금치, 메주콩 등과 함께 콜라비(순무 양배추). 루비볼(웰빙 붉은무) 등의 최근 신품종 농작물도 키웠다. 특히 제2 체험학습장에는 대형화분을 이용해 벼 부스 제작 및 부들, 수련, 물 아카시아, 부레옥잠과 개구리밥 등 평소 도심에서는 관찰하기 힘든 수생생물 관찰 시험포를 직접 제작하여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작두콩, 제비콩, 수세미, 조롱박 등 넝쿨식물은 푸른 학교 조성에 큰 몫을 하기도 하였다. 학교, 체험마을에서 신나는 농촌체험 1, 2학년은 학교 특색활동으로 창의적 체험활동, 3~6학년은 재량활동으로 농촌체험학습을 운영하였다. 모내기체험, 밀사리체험,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 도전 농촌사랑 골든벨 퀴즈대회 등 실천 중심의 농업·농촌체험 교육으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기르고 농촌에 대한 가치를 습득하도록 하기 위해 매월 1회 ‘화봉 Farm-School Day’를 정하여 학년별 농촌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팜스쿨 체험학습장에서는 학급별 관찰일지와 개인별 관찰기록장을 활용하여 수시로 관찰하도록 하였으며 수확한 농작물은 ‘친환경 우리 농산물 체험의 날’에 직접 시식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급활동 우수 아동에 대한 보상으로도 활용하였다. 농촌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신나는 농촌생활체험’도 활성화하였다. 농촌 체험마을의 친환경 농업, 자연 경관, 전통문화 등의 농업·농촌 부존자원을 활용한 1박 2일 농촌생활 수련활동, 학부모와 함께하는 농촌문화체험, 가족과 함께하는 신나는 농촌여행 등 다양한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농촌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1박 2일 농촌생활 수련활동은 양갱 만들기, 숲속 체험, 염색하기, 도자기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강정 만들기의 전통체험, 시골 할머니들이 직접 만들어 주시는 맛있는 밥 먹기, 마을 탐방 및 농사체험, 물놀이, 직접 캔 감자를 삶아 간식으로 먹기,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가든 파티하기, 밤하늘의 별자리 찾아보기, 시골 밤소리 산책, 시골에서 하룻밤 보내기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이루어져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학생들은 기존의 수련활동과는 달리 다양한 농촌체험을 했으며 도시에서 보기 드문 게아재비, 개구리, 메뚜기, 방아깨비, 닭, 소 등을 직접 보고 만지고 자연과 동화되는 소중한 시간도 가졌다. 4학년 이한나 학생은 “도시에서 체험하지 못한 것을 체험해서 좋았고 다음에도 또 체험하러 오고 싶어요”라고 얘기했고, 조영빈 학생은 “신나게 수영한 후에 우리가 직접 캔 감자를 먹으니 너무 맛있었어요”라며 즐거워했다. 효과적 교육 효과 위해선 지속성 유지해야 최근 늘어나는 청소년 문제에 대응하여 올바른 인격형성과 정서함양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농촌체험학습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촌체험학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푸른 자연을 벗 삼아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우리의 전통문화와 농사일을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정서함양과 사회성 및 인간성 배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효과적인 교육적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의 사전학습 및 사후학습이 동반돼야 하고, 보다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해 학생들의 바른 인성함양과 미래의 건전한 농산물 소비자 육성을 위한 차별화된 교육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1. “조롱은 관계 파탄을 전제하는 행위” 누군가를 놀리고 조롱하는 자리다. A와 B는 회사에서 승진 라이벌이다. 오늘은 사석에서 A가 조롱하듯 B에 대해서 흉을 본다. 여러분 제 이야기 잘 들어보십시오. 한 남자가 파출소로 뛰어 들어오며 다급하게 말합니다. “제가 아내를 때렸습니다. 저를 유치장에 가둬주세요!” 당황한 경찰이 물었습니다. “아내가 죽었습니까?” 그 남자가 경찰에게 화를 버럭 내며 말합니다. “죽었으면 유치장에 가둬달라고 하겠습니까? 마누라가 쫓아오니까 그렇지요!” 웃기는 이야기지요? 아 글쎄, 이 남자가 바로 B라는 작자입니다. B의 집구석이 어떤 집구석인지 아시겠지요? B의 부부싸움 해프닝을 두고 이를 조롱하는 쪽으로 A가 이야기를 살짝 과장 모드로 쏟아 놓는 장면이다. 위의 내용을 믿고 말고는 듣는 사람의 자유다. 부부싸움을 하면 늘 부인에게 몰리는 B의 평소 모습을 A가 조롱 모드의 이야기로 만들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조롱이란 것이 원래 그런 법이다. 사실(fact)을 기반으로 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미 사실에 상당한 감정의 무늬를 입혀서 마침내 사실을 떠나 버리는 것, 그것이 조롱이다. 이 자리에 B가 있다면 심한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B가 없더라도 A는 조롱 효과를 충분히 만끽했을 것이다. 자신의 질투 감정을 만족시키고 이 고약한 이야기가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롱이 개인적 이해 다툼과 상대를 할퀴는 데 사용되면, 이는 비루하고 비신사적이다. 중상, 모략, 음해, 질투 등의 감정과 같은 레벨에 조롱이 놓이는 것이다. 이런 조롱은 A와 B를 다 모르는 제삼자에게는 그저 웃기는 이야기로 끝나지만, 두 사람을 다 아는 지인들에게는 짜증나고 불유쾌한 기억으로 각인될 뿐이다. 늘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현상’이야말로 어떻게 실현되는가. 집단 조롱의 형태로 일어나지 않는가. 선생을 조롱하는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일찍이 아이들에게 조롱 자체를 가르치는 교육은 없었다. 교육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A가 B를 조롱하면서 B를 망가뜨리는 효과를 노렸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오히려 부메랑이 돼 A자신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란 비슷비슷한 결함과 모순을 누구나 지니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조롱이란 관계의 파탄을 전제로 하는 언어행위다. 교육은 관계의 생성과 관계의 회복을 배우게 하는 과정이다. 조롱하는 동안 조롱하는 사람의 내면이 겪어내야 하는 분노와 적개심 등 감정의 소모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것이 곧장 습관화 된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조롱하는 일을 밥 먹듯 장기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가 조롱에 능할지는 몰라도 올바른 전인(全人)에서는 아주 멀기 때문이다. 2. “조롱이 많아지는 사회는 심성이 황폐하다” 스마트폰의 진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파워가 놀랍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 이른바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SNS를 통해서 현대인들은 기존의 인맥 관계를 강화시킨 새로운 인맥을 만들어 나간다. 그렇게 작동하는 인맥의 역동성은 기존 정치행태나 선거 모드를 바꿔 놓는다. SNS가 일반화 되면서 개인적이면서도 감성이 도드라지는 메시지들이 무서운 소통의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정치·사회적 메시지들도 더 짧고 더 직설적이고 더 개인적인 기분을 담아서 소통된다. 여론의 흐름을 형성하고 장악하는 데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두터운 논리의 토대를 갖춘 엄숙한 정치 담론들은 대중사회에서는 밀려나는 느낌도 든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사소하고도 짤막한 감성적 멘트에 수많은 대중들이 몰려다니며 지지와 비판을 쏟아 놓는다. 그리고 그 지지와 비판이 다시 각자의 SNS를 타고 사방의 인맥 속으로 번져나간다. 이런 흐름을 좇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논리도 논리지만, ‘지금 여기’ 나의 느낌과 기분을 더 잘 투사할 수 있는 메시지들에 몰려든다. 그런 기류 탓인지 풍자와 조롱의 메시지들이 많아졌다. 이는 물론 열린사회의 ‘언로 (言路)’들이 막히지 않고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막강한 SNS를 통해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조롱 모드의 메시지들이 소비 상품처럼 쏟아져 나온다. 솔직히 말해서 당사자가 아닌 제 삼자에게 조롱은 좋은 구경거리이다. 일종의 싸움 구경인데 말로 망신주기의 묘미가 그야말로 즐길 만하다. 조롱도 풍자의 일종이다. 풍자를 실현할 때, 상대를 비웃거나 얕보고 놀리는 조롱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자와 조롱이 같지는 않다. 때로는 풍자와 관계없이 순전히 상대를 욕보일 심산으로 조롱이 이뤄지기도 한다. 적대적 관계에서 하는 조롱일수록 풍자의 큰 뜻을 놓치고 오로지 망신주기에 매몰돼, 눈앞의 승리에 목을 맨다. 저질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는 꼭 그렇다. 그러나 조롱의 대상이 권력일 때는 풍자의 범주에 든다. 그러니 힘 가진 자들은 조롱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잘 지켜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조롱이 넘쳐나는 사회는 희망이 소실돼 가는 사회다. 믿음과 상생의 토대가 유실돼 가는 사회다. 조롱거리가 많다는 것은 그 사회의 올바른 권위와 신뢰가 사라져 가는 것을 뜻한다. 조롱이 압도하는 사회에서는 그 어떤 진지함이나 성실함도 하류의 인생관으로 치부되기 쉽다. 사회적 심리의 황폐함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조롱이 신랄해질수록 마치 조롱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변질되기 쉽다.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조롱이 성공해 득의할수록 부담 또한 커진다. 내가 보낸 조롱이 어느 날 나를 향해 되돌아 올 수 있다. 나중에 알게 된다. 대중들은 시원하고 멋있다고 조롱에 환호하지만, 한결같지는 않다. 일종의 관음증처럼 조롱 구경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요컨대 내가 한 조롱이 사회적 정의 내지는 책무와 연관되는 것이라면 나야말로 항상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걸머지고 살아야 한다. 나의 조롱으로 내상을 입은 상대는 와신상담할 것이다. 몇 배의 조롱으로 갚아 주리라 다짐하지 않겠는가. 이래저래 조롱이 많아지는 사회는 개인도 사회도 그 심성이 황폐해지기 쉽다. 3. “조롱의 품격은 분노를 잘 다스리는 데 있다” 방랑 시인 김병연(일명 김삿갓)이 팔도 삼천리를 떠도는 중에 함경도 길주 명천 지역을 들렀다. 길주(吉州)와 명천(明川)은 서로 붙어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부를 때도 그냥 함께 묶어서 ‘길주 명천’이라 말한다. 마치 경상북도의 청송과 영양이 서로 붙어 있어서, ‘청송 영양’ 이렇게 한 묶음으로 부르는 이치와 같다. ‘길주(吉州)’란 말 그대로 풀이하면 ‘길한 고을’이라는 뜻이다. ‘명천(明川)’이란 말 그대로 ‘맑은 고을’이라는 뜻이다. 길주에는 허(許)씨 성을 가진 허가(許哥)들이 많이 살았다. 그런데 길주는 나그네를 재워주지 않는 풍속이 있어, 허가가 많이 살지만 집에 들여 잠자도록 허가해 주지 않았다. 또 명천에는 어전리(漁佃里) 마을이 있었다. ‘어전(漁佃)’이란 물고기를 잡고 짐승을 사냥한다는 뜻이라고 하니, 아마도 물고기든 짐승 고기이든 흔하게 취할 수 있는 동네쯤으로 여겨진다. 김삿갓이 이 마을도 지나간 듯하다. 시인이 여기서 그리 후한 대접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김삿갓이 길주 명천에 머물고 떠나면서 이 고을을 조롱하는 시 하나를 남겼다. 제목 또한 ‘길주 명천’이다. 한자로 된 시를 읽는 묘미가 따로 있어서 원래의 시를 가져다 놓고, 이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겨서 소개한다. 吉州明川(길주명천) 吉州吉州不吉州(길주길주불길주) 許可許可不許可(허가허가불허가) 明川明川人不明(명천명천인불명) 漁佃漁佃食無漁(어전어전식무어) 길주(吉州), 길주(吉州)하지만 길(吉)하지 않은 고장. 허가(許可), 허가(許可)많지만 허가(許可)해 주지 아니하네. 명천(明川), 명천(明川)하지만 사람은 밝지(明) 못하고, 어전(漁佃), 어전(漁佃)하지만 밥상에는 고기 없네. 조롱에도 품격이 있다. 조롱의 품격은 분노를 잘 다스리는 데에 달려 있다. 김삿갓은 이미 그가 받은 박대의 분노로부터 차분하게 멀리 떠나 왔다. 그러기에 저처럼 에둘러서 살짝 드리울 듯 말 듯 조롱의 기운을 시구에 지펴 넣는다. 이 시로 길주 명천이 모욕감에 떨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차분히 스스로를 돌아볼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조롱하면 무안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이 아닌, ‘상황’을 상대로 해서 조롱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경지에 든 조롱의 기술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라는 말을 성실의 강요쯤으로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이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라는 말로 앞의 명제를 조롱한다. 군사정부 시절 주요 국가시설물에 명기한 ‘접근하면 발포한다’라는 위압적 경고에 ‘발포하면 접근한다’라는 말을 만들어 조롱했다. 이렇게 보면 조롱이란 일종의 저항적 상상력의 범주에 드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롱하기를 부추기는 세태를 그냥 둘 수는 없다. 교육의 자리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독서교육이 그래서 다시 중요하다. 토론과 토의 그리고 회의와 대화를 더 의미 있게 가르쳐야 한다. 조롱은 이 모두를 망가뜨리는 바이러스다. 아니 이것들만이 조롱하기 바이러스를 제압할 수 있다.
Q. 고충처리제도 신청방법 및 절차가 궁금합니다. A. 교육공무원은 교육활동 중 인사·조직·처우 등 각종 근무여건과 기타 신상문제에 대해 인사상담이나 고충의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충심사위원회에 청구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반드시 교육공무원 심사위원회에 청구해야 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청구방법 고충심사청구서 제출 청구인의 주소, 성명, 생년월일, 소속기관명 및 직급, 청구의 취지 및 이유 등을 기재. 단, 일정한 서식 없음. ● 제출기관 ·교감 이하 교원 : 교육공무원 보통고충심사위원회(시·도 교육감) ·교장 또는 보통고충심사에서 불인용되거나 기각된 경우 : 교육공무원 중앙고충 심사위원회(교육과학기술부장관) 고충심사 상세대상은 근무조건(보수, 휴가 등), 인사관리(임용, 평정 등), 신상문제(차별대우 등) 등입니다. 교육공무원 보통고충심사위원회에서 기각된 경우에는 교육공무원 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재청구가 가능하며 이 경우에는 기각된 날로부터 30일 내로 교육공무원 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청구서를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 Tip 고충처리제도와 소청심사제도의 차이 ·고충처리제도 : 근무조건, 처우개선 등 일상의 신상문제 등이 해당되며 행정상 조치를 구하는 심사기능을 수행합니다. ·소청심사제도 : 교육공무원이 받은 신분상 불이익 처분이 주요대상입니다. 또한 불이익 처분에 대한 사후구제 쟁송절차로서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문의_ 한국교총 교권국(02-570-5615)
역사는 현재 진행형 작년 12월 일본 대사관 앞에는 의자 두 개가 놓여졌다. 한 의자는 비어 있고, 나머지 한 의자에는 단발머리의 앳된 소녀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좌한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유난히 추운 날씨 탓인지 동상의 차가운 재질 탓인지 그 소녀의 모습은 텅 빈 거리에서 더욱 쓸쓸해 보였다. 이 소녀 동상은 일본의 잔인한 만행 중 하나였던 정신대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항의로 건립된 ‘위안부 평화비’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건립 다음 날 즉각적으로 평화비 철거를 공식적으로 요구해 왔다. 우리 민족의 아픔을 생각했을 때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얼마나 오만방자한 것인가. 우리는 역사를 흔히 거대한 강의 흐름에 비유한다. 역사를 통해 단순히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 흐름 속에 우리가 실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가 중요한 이유다. 역사는 통시적으로나 공시적으로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준다. 역사는 누구의 눈으로 무엇을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역사는 지금 우리 삶에 진행형으로 자리한다. 지금 당장 뉴스를 보라.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의 권력 장악, 한국과 다른 국가의 자유무역 협정, 혼란한 정국 등 각각의 사건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복잡한 관계 속에 해 얽혀 있으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해석된다. 그리고 사건 자체가 하나의 역사로 기록된다. 역사 철학에 대해 비전공자 입장에서 논의를 심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토론과 관련해 쟁점을 찾고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방향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역사 인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과 주관의 문제다. 역사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객관성을 갖지만 사관에 의해 쓰였다는 점에서 주관성이 개입된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여기에는 복잡한 맥락이 개입된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인식은 내용 자체만으로도 중요하지만 대상을 어느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의 차원은 교육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역사 교과의 범위를 넘어 우리 삶 전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토론 수업의 첫 주제로 역사를 정했으며, 얕은 수준이지만 역사 철학에서의 토론 쟁점을 유도해 보고 학교 현장에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토론 방법으로는 특별한 준비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유 토론에 대해 안내하도록 하겠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 역사 인식의 방법을 이해하고 나름의 시각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시하는 예시 이외에도 학교와 아이들 실정에 맞춰 다양한 수업 사례를 제시할 수 있고 그러한 방법이 더 큰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역사 철학의 쟁점 찾기 역사 철학에 관한 내용은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논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중요한 명제를 제시한 Carr는 그의 저서를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방향을 둘로 나눠 분석한다. 우선,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객관적인 과정으로 인식하는 방법이다. 역사는 허구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각색할 수 없는 것으로 현재의 사람들이 과거 사실(fact)을 역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6·25 전쟁이 1950년 6월 25일에 시작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역사에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러한 사실을 전달한다. 랑케 학파로 대표되는 객관적 접근의 역사 연구 방법에서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실증적으로 밝혀내는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Carr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기록하더라도 누구에 의해 쓰였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본다. 기록한다는 것을 주관적 행위로 보며 사관의 주관에는 개인적인 측면은 물론 사회·문화적 차원의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역사 철학의 문제에서는 포괄적인 쟁점이 도출되는 것이다. 객관적 인식과 주관적 인식의 차이는 무엇이며,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역사가 주관적인 시각으로 객관적 사건을 기술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상대적 관점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 일제 강점에 대한 역사 기술과 동북공정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국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술될 수 있으며 국가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성을 바탕으로 냉정히 분석하고 상대의 시각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주의적 시각으로 인한 역사 기술의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고 극복 가능한가. 역사에 대한 인식과 사유는 현재 우리에 대한 이해와 함께 궁극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역사를 스스로 비판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역사 형성의 주체로서 어떤 방향으로 바람직한 미래 모습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과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 역사를 비판적 관점에서 돌아보고, 역사의 주체로서 바람직한 역사의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자유토론의 방법 토론의 방법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엄격한 형식이 정해져 있으며, 여기에는 승부를 내기 위한 조건과 발언 횟수와 시간, 사회자의 역할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토론을 수업에 대입하기 위해서는 토론의 방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토론의 전문적인 방법을 수업에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자유토론이다. 특별히 정해져 있는 형식이 없고 쟁점에 대한 찬·반 입장을 그 자리에서 나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토론 방법이 있지만 자유토론을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는 토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놀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형식이 없는 만큼 교실 상황에 맞게 구성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는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대략의 틀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수업 적용 가능한 틀 - 토론 주제와 관련된 배경지식 설명 토론을 무작정 시작할 수는 없다. 무언가 알고 있어야 이야기 물꼬를 틀 수 있다. 수업에서 이뤄지는 토론이므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교사다. 따라서 토론 시작 전 배경지식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토론을 위한 설명임을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주면 집중도가 훨씬 상승한다. 내용과 관련한 동영상이나 자료가 있다면 함께 보여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사전에 제시되는 자료는 중립적인 것이어야 한다. 찬성과 반대 어느 한 측면으로 편향돼 있는 경우 토론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쟁점 도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토론의 쟁점을 도출해 명확히 제시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자료를 추가로 제시하거나 설명을 통해 쟁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이들 수준에 따라 쟁점을 직접 도출하게 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 - 찬·반 의견 분리 쟁점 성격에 따라 찬성과 반대를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자유토론의 성격상 나누는 것이 토론의 진행을 위해 필요하다. 쟁점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는 있다. 이런 경우 교사가 아이들의 주된 의견과 반대되는 편에 서서 진행한다. 자유토론 목적이 논쟁을 통한 승리가 아니라 다양한 견해를 이해하는 것에 있으므로 교사와 하는 토론도 큰 가치를 가진다. 또 아이들 입장에서는 대등한 차원에서 토론을 벌였다는 점에서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다. - 자유토론 각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한다. 사회자를 지정할 수도 있고 여의치 않은 경우 교사가 진행을 맡아도 된다. 시간의 제한이나 발언의 횟수를 제한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의견이 제시되거나 한 사람에 의해 독점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 논점 일탈이 되는 경우 방향을 바로 잡아주고 내용이 복잡할 때는 적절히 요약하여 제시해주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 정리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유토론은 어느 한 쪽의 승패를 결정짓기 위한 것이 아니다. 상대편 의견을 경청하며 자신의 생각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것으로 수업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교사는 토론 내용에서 언급됐던 주요 내용과 사전에 제시했던 배경지식을 종합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준다. 학교급별 적용 내용 예시 역사 철학의 주제는 사실 많은 배경지식과 함께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어려운 내용이다. 따라서 학교급에 따라 수용 가능한 내용을 찾아 수준에 맞게 적용해야 하고, 수업 대상의 특성에 따라 방법 또한 적절히 변형해 활용해야 한다. - 초등학교 저학년 목표: 상대주의적 시각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 내용: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 방법: 이야기를 들려주고 여우와 두루미의 행동이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자신의 입장을 토론하게 한다. 찬·반으로 나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타인의 배려’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에 담겨 있는 의미를 토론의 과정을 통해 깨닫게 한다. - 초등학교 고학년 목표: 역사 인식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마련하고 토론에 활용할 수 있다. 내용: 독도 문제 방법: 독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대립 관계에 대한 영상자료를 보여주고 국제회의에서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점을 주장하는 활동을 마련한다. 반대 입장에 설 아이들을 미리 지정하여 자료를 제공하고 토론을 벌일 수 있게 한다. 독도가 우리의 영토라는 인식은 양측 모두 분명하게 갖고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일본의 주장을 역설하고 이 의견을 듣는 과정을 통해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찾는다. - 중학교 목표: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현실의 문제를 대상으로 토론할 수 있다. 내용: 한-중-일의 외교 관계 방법: 역사의 문제를 현실과 연결시켜 보는 활동으로 시사 자료를 우선 제시하여 관심을 유도한다. 모둠을 나누어 각 국가를 지정해주고 인터넷 자료 검색을 통해 대립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정리하여 토론하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역사 인식이 얼마나 중요하고 현실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한다. - 고등학교 목표: 역사 인식의 상대적 시각을 이해하고, 타협 방법에 대해 모색할 수 있다. 내용: 민족주의사관과 식민주의사관 방법: 민족주의사관과 식민주의사관을 비교한 자료를 제시하여 관점에 따라 역사 인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론하게 한다. 찬·반으로 나뉘는 방식이 아닌 정책 토론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상위단계 목표: 역사 인식의 올바른 방법과 가치 있는 미래의 역사를 제시할 수 있다. 내용: 역사 철학의 인식론 방법: 최상위 단계의 아이들은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도 가능한 내용이다. 찬반의 의견 탐색보다는 깊이 있는 사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유토론을 진행한다. 객관적 사유와 주관적 사유의 적용과 바람직한 역사의 가치 등에 대해 자유롭고 폭넓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교실 수업을 진행해본 영어 교사라면 교사 자신이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되어 창의·인성 수업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굳이 창의적인 교사가 아니더라도 수업 방법에 약간의 변화만 준다면 얼마든지 학생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수업을 할 수 있다. 교수-학습과정 안에 창의·인성 요소 추가 교수-학습과정안은 교사가 좋은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양식에 창의·인성 요소를 포함시키도록 하자. 무의식중에 수업을 진행하면서 창의성 개발과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양한 학습목표 제시방법 탐구 수업 도입 부분에서 학습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수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 수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수업목표를 제시할 때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칠판의 왼쪽에 분필로 간단하게 적어놓고 학생들이 따라 읽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므로 학생들의 동기유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생들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보자. 질문을 잘 하자 영어 의사소통능력 수준이 다양한 학생들의 집단인 교실 현장에서 교사-학생 또는 학생-학생 사이에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특히 수업을 주도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말자. 수업 내용과 상황에 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수업을 이끌어 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들 자신이 수업 내용에 관한 질문을 만들게 하여 질문-대답의 상호작용을 하게 함으로써 학생 중심의 수업을 이끌어 갈 수도 있다. 단계 질문 유형 예 문 1 지식(Knowledge) • What’s the rainforest? 2 이해(Comprehension) • How many plants and animals live there? 3 적용(Application) • What are the other examples that cause the destruction? 4 분석(Analysis) • Why do you think the man tries to introduce his homeland? 5 종합(Synthesis) • Can you predict the outcome if people keep cutting down the trees? 6 평가(Evaluation) • Do you think the man should take action to protect his homeland? 학생들 스스로 학습목표를 찾아보게 한다. 오늘 학습하게 될 수업 분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빨리 훑어 본 후에 핵심요점을 물어보고 무엇을 배우게 될지 말해보게 한다. 어디를 가야 할지 알고 가는 것과 무조건 따라가는 것의 차이는 명백하게 달라질 것이다.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여주고 추측하게 한다. 본시 수업 내용과 관련이 있는 동영상 또는 사진을 보여주고 무엇에 관한 것인지 토의하여 학습목표를 추측해 보게 한다. 학생들에게 친근한 물건을 보여주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교재 내용에 포함된 실물이나 광고, 포스터를 미리 보여주고 관련된 내용을 간단하게 토의한 후에 만드는 방법을 아는지 물어보고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 수업 참여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협동학습이 쉬운 수업 방법 이용 ▶ Jigsaw I 모형 •학생들을 5~6개의 모둠으로 편성하여 학습할 단원을 구성원 수에 맞도록 나눈다. •각 모둠의 같은 부분을 맡은 학생들(전문가)이 따로 모여 분담된 내용을 토의한다. •전문가집단 토의 후 소속된 집단으로 돌아가 학습한 내용을 모둠원들에게 가르친다. •이 모형은 집단 내의 동료로부터 배우고 동료를 가르침으로서 집단 구성원간의 상호의존성과 협동성을 유발한다. ▶ Numbered Heads Together •교사가 각 모둠원에게 미리 준비한 질문지를 나눠준다. •모둠원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토의하기 위하여 테이블 중앙에 모인다. •교사는 각 모둠의 같은 번호를 가진 학생들이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하게 한다. ▶ Think-Pair-Share •모둠원 각자가 교사가 제시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개별적으로 생각을 한 후 짝과의 활동으로 생각한 바를 토의하게 한다. •짝과 토의를 한 후 다른 모둠 또는 학급 전체와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게 한다. •우수한 학생이 발표를 독점할 경우 ‘Timed-Pair-Share’ 를 적용하여 개인별로 발표할 기회를 준다. ▶ Talking Chips •모둠원에게 각각 1개의 칩을 주고 모둠원이 발표를 하면 칩을 테이블 중앙에 내게 한다. •모든 모둠원이 칩을 내어 모둠 구성원 수만큼 칩이 모여지면 구성원들은 다시 칩을 갖게 되고 발언권이 주어지게 된다. •이 활동은 우수한 학생이 발언권을 독식하는 것을 예방하여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 Jigsaw 모형을 적용한 협동수업 사례 다음은 실제로 수업에서 활용해 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본 활동은 Jigsaw 모형을 적용한 협동수업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학생 집단 조직은 수준별로 이루어져 있다. 2시간을 연속으로 실시하는 블록타임제 수업을 대비한 분량이며 블록타임제가 아닌 경우 2차시 분량의 수업에 해당된다. 교재 내용은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도 있고, 학생 수준에 따라서 교사가 재구성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수업과정 ▶ 학습내용 : 추수감사절 내용을 6등분하여 난이도에 따라 구분하고 쪽지에 적은 것을 준비한다. ▶ 학습 집단 : 반 학생을 6조로 나누어 각 학생들을 수준별로 번호를 정해준다. ▶ 활동과정 1) 전문가 집단 활동 - 수준이 같은 학생들(전문가)끼리 모이게 하여 수준에 맞는 난이도의 내용이 적힌 쪽지를 나눠주고 서로 토의하며 내용을 파악하게 한다. 이때 3~5분 정도의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제한을 둔다. 2) 모집단 활동 - 정해진 시간이 지난 후 원래의 그룹으로 돌아와서 전문가 집단에서 알게 된 내용을 같은 그룹의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게 한다. 이 활동에도 시간 제한을 둔다. 3) 과제 활동 - 이 단계는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수업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시간이 충분한 경우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의문문을 만들어 게임에 활용할 수도 있다. ❶ 그림 그리기 활동 • 모집단 활동이 끝나면 서로 가르쳐준 내용의 순서를 정하여 스토리를 완성하게 하고, 그 이야기를 4등분하여 해당하는 내용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려보게 한다. • 모둠별로 그린 그림들 중에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림만 골라서 칠판에 붙이고 각각의 그림에 번호를 정해준다. • 그림들 중에서 스토리 전체를 구성할 수 있는 4개의 그림만 골라서 그 그림을 설명하는 문장을 영어로 간단하게 적어보게 한다. 이 때 문법적 오류는 무시하되 글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경우 교사가 고쳐주도록 한다. • 모둠별로 나와서 선택한 그림과 영어 문장을 발표하게 하고, 다른 조와 비교하게 한다. ❷ 의문문 만들기 활동 • 각 모둠별로 파악한 스토리 내용을 토대로 의문문을 3개씩 만들게 한다. 제한 시간을 주고 완성된 팀부터 제출하게 한다. 교사는 교실을 순회하며 의문문 만드는 과정에 최소한의 도움을 주되 가급적 학생 스스로 완성하게 한다. • 모두 제출할 경우 총 18개의 의문문이 만들어지며, 이를 이용하여 의문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게임을 진행한다. 이때 모둠 이름을 적어 놓아 해당 팀은 발표 권한을 제한한다. 게임은 수준별로 진행되는데 수준별로 정해진 번호에 따라 각 모둠에서 같은 번호끼리 발표할 권한을 준다. ※ 시간 여유가 없으면 교사가 미리 의문문을 만들어 팀원들이 협력하여 풀게 할 수도 있다. ❸ 스토리 재구성 활동 • 모집단에서 전문가들의 설명이 끝나고 전체 스토리를 대략적으로 이해한 후에 자신들의 언어로 스토리를 재구성하여 영어로 적게 한다. 이 경우 반드시 원문과 동일한 문장을 쓸 필요는 없고 전체의 흐름이 비슷하도록 자신들만의 영어로 적어도 된다. 이 활동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자칫 우수 학생이 활동을 주도하기 쉬우므로 역할 분담을 주어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한다(writer, timer, reporter 등). • 제한 시간 내에 활동이 끝나면 조별로 나와 발표하게 하거나 시간 여유가 있을 경우 교사가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화면을 제시하고 상이한 내용이나 문법적 오류를 수정하는 활동을 하도록 한다.
3월이 되었다. 교실에는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들이 무언가 즐거운 일이 없을까 하고 잔뜩 기대하고 있다. 이런 학생들과 즐겁고 유익한 수업을 하고 싶은 것은 모든 교사들의 소망이다. 연극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디킨스의 작품을 공연했던 경험이 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 몸이 오그라들 것 같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고사리 손에 대본을 들고, 이 친구 저 친구 집을 돌아다니며 연습하던 때가 아직도 그립다. 조별 연극경연에서 당당하게 으뜸상과 연출가상을 받고 부상으로 꽈배기 도너츠를 받았던 기억. 그때부터 연출가의 꿈을 키웠다. 힘을 모아 무언가 완성했다는 자부심이야말로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힘이다. 그러니 그 자부심과 자존감은 초등학교 시절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기억에 교사가 된 다음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에게 연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했다. 학급 생일잔치 때 모둠을 나누어 연극경연을 하고, 수업시간에 단원을 재구성하여 연극을 하기도 했다. 중학교 3학년 사회를 가르치며 1년 내내 연극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아테네 민회 만들기, 사회적 쟁점 연극-논쟁, 사회문제 UCC 만들기, 경제사 장면 구성하기, 세계여행 브리핑하기 등. 되짚어 생각해 보니 그동안 해 오던 수업, 그게 바로 교육연극이었다. 거꾸로 추론해 올라가 모형을 연구해 보니 과정드라마였고, 토론연극이었다. 사실 아무런 이론적 배경 없이 연극을 활용하여 수업한 것뿐이었는데 연극공부를 하고 보니 이미 교육연극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연극이란 무엇일까? 교육연극은 말 그대로 교육을 위해 활용되는 연극이다. 연극은 예술의 한 분야지만, 교육 상황에 끌고 들어오면 교육연극이 된다. 다만 주종이 바뀌는 것뿐이다. 교육연극은 교육이 주된 목적이 되고 연극은 교육을 위한 도구로서의 기능을 지닌다. 연극을 교육활동에 적용한 사례는 많다. 그러나 ‘교육연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전문적인 연구와 수업에 적용되기 시작한 역사는 20세기 중반이다. 흔히 DIE(Drama In Education)이라든지, TIE(Theater In Education)라는 명칭은 아직도 생소하기만 하다. 또한 그 구분도 애매하다. 교육연극은 연극이라는 예술과는 달리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과정드라마(Process Drama)라고도 한다. 교육현장에 적용된다는 의미에서 학교연극이라고도 한다. 아래 표에 제시된 형태 이외에도 흔히 역할놀이,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방식이 있다. 교육연극, 왜 필요한가? 상상력이 우리의 답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사고의 답도 상상력이고, 민주시민에게 필요한 덕목도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단순히 어떤 상황을 그려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의 또 다른 입장을 고려하고 되짚어보며 전체적인 윤곽 속에서 판단을 하도록 이끄는 힘이다. 학생들에게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 공동체의 이상으로 민주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사결정이,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여 조화로운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라면 다른 입장에 대한 역지사지(易地思之)는 필수요건이다. 연극은 역지사지를 ~as if(마치 ~인 것처럼) 생각해 보도록 한다. 교실 속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협동하여 연극을 제작하고, 그 과정에서 토론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 연기를 해보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게 한다. 또한 잘 구성된 교육연극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다양한 매체나 자료와 대면하면서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이끈다. 교육연극을 활용한 수업은 주어진 단원을 강의 방식이나 여타의 토론 방식으로 수업하는 것에 비해 오감을 깨우고 신체를 전체적으로 사용하면서 구성원끼리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즉 협동하는 가운데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함께 협동하여 얻어낸 성과를 더불어 기뻐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 바로 교육연극이다. 형제도 없이 혼자만 자라고, 경쟁으로 내몰려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경험을 주는 것이다. 인간은 존엄하잖아요? 창의성을 길러주세요! 요즘 들어 학교를 둘러싸고 가장 많이 화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학교폭력 그리고 인권이야기다. 학교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소소하게 들려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중매체나 언론을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선생님과 제자 사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많다. 그런 이야기로 대중의 시선을 끌기에는 부족하니 충격적인 사건만 보도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학교는 마치 폭력과 폭행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또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교육도 있고 행복한 삶도 꿈꿀 수 있는 것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경쟁 위주의 서열화 교육이 백년의 과업인 사람 교육을 가로막고 있는지 암담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람이 저마다 존중되는 민주주의 사회는 편안한 전제정치보다 시끄러울 수 있다. 구성원의 공동 관심사가 다양하고 저마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다. 아무리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강하고 인권과 공동체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있어도 창의성이 부족하다면 주어진 다양한 상황에 대해 사고할 수 없으며 결국 상급자의 지시를 기다리는 갑갑한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 어떻게 창의성을 교육할 것인가? 창의성은 인식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가능하다. 훌륭한 창조물들을 직접 보고 느끼며, 또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 창의적인 산물을 만들어 내놓을 수 있는 경험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창의성 함양의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창의성의 부분이 되는 여러 부소 능력들의 훈련과 창의적인 경험을 많이 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창의적인 경험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것으로 창의성 교육은 이미 충분히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학생들의 창의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될까? 예술작품에 대한 체험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다(Parsons Blocker, 1993). 예술은 근본적으로 앎의 방식이다. 다만 앎의 도구로 지성이 아니라 정서가 사용되었을 뿐이다(Goodman, 1968). 학문은 어떤 상황에 대한 지식을 부분 부분 따져가며 얻지만 예술은 그 상황, 그 감성 자체를 송두리째 지식으로 획득한다(Langer, 1957). 민주시민 교육을 위해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또 다양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인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 창의성을 함양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 예술적 경험이라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과목만 가르치자는 것은 아니다. 여러 예술을 여러 교과목의 교수-학습 방법으로, 혹은 교재로 폭 넓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은 여타의 예술 장르에 비해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연극을 활용한 수업은 누구나 쉽게 시도가 가능하고 그 효과도 크다. 자 그럼 이제, 연극을 교실로 초대해보자. 교육연극 언제부터 시작했나? 16세기 태동, 청소년 문제 커지자 20세기 부활 교육적 목적으로 연극을 제작한 역사는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법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의 도덕적 훈육과 라틴어, 또 수사학의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연극을 활용했다(Swortzell, 1990, p. 113). 그러나 이러한 전통은 거의 잊혀지다가 20세기 중반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다시 부활했다. 미국 교육연극의 시초는 1900년대 게토지역의 사회복지사 허트(Alice Minnie Herts)가 창설한 어린이 교육극단이다. 이후 1920년대는 미국의 교실에서 창조적 드라마가 조직화되어 실행되었다. 이 시기에 학교에서 드라마 활동을 수행하고 그것을 이끌 사람을 훈련하기 위한 방법론이 발달되었다. 워드(Winifred Ward, 1884-1975)가 창안한 ‘창조적 드라마’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보편적인 방법론으로 활용되었다. 한편 20세기 초 영국에서도 교과활동과 교실활동으로서 연극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많은 실험과 교사들의 노력이 등장하였다. 쿡(Henry Caldwell Cook, 1886~1937)이 제 1차 세계대전 이전에 교육적 방법으로서 드라마를 가장 먼저 주장하였다. 그는 학습에 대한 핵심으로서 공연과 놀이를 강조하면서, 연기는 학습하는 데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 일어난 새로운 교수학습관은 ‘아동중심학습’과 ‘행함으로써 학습’(learning by doing)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1950~60년대에는 DIE(Drama-In-Education)와 TIE(Theater-In-Education)가 영국에서 빠르게 성장하여, 마침내 1960년대 후반 드라마는 많은 학교에서, 모든 학년 수준에서 공통 활동이 되었다. 영국에서는 1966년 영국 예술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연극에 관한 규정(The Provision of Theater for Young People)’을 완성함으로써 전문극단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수준을 넘어선 본격적인 교육연극이 활발하게 생성되었다. 여기서는 이러한 활동의 목표를 점증하는 아동, 청소년의 사회·심리적인 문제를 치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명백히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연극을 이들은 아동극(Children’s Theater)과 구별하기 위해 ‘교육연극(Drama in Education: DIE)’이라고 명명하였다. 영국에서는 이렇듯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연습의 과정으로 교육연극이 등장한 것이다. 영국의 교육연극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두 인물은 슬레이드(Peter Slade, 1910~)와 브라이언 웨이(Brian Way, 1923~)였다. 이들은 드라마의 목적을 ‘아동의 개별적 성장’으로 보았다. 이에 반해 헤스컷(Dorothy Heathcote, 1926~)은 인류학적 관점에 근거하여 사회적 사건을 강조하면서 전체 그룹과의 상호작용에 기초된 철학에서 드라마 수업을 시작하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는 사회적 구성주의 관점과 유사한 교육관을 견지하고 있다. (정성희(2006), 교육연극의 이해. 서울 연극과 인간)
21세기 최고의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환경문제는 누구의 강요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물을 아껴 쓰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코드는 뽑아두고 가까운 길은 걸어가야 한다고 백날 강조해봐야 환경파괴로 죽어가는 지구촌 곳곳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한 편 보는 것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교실 속에서 이뤄지는 환경교육 역시 이론적 교육보다는 스스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교사 스스로 환경교육이 하나의 과목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 교육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인식 하에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변 환경센터를 견학한다든지, 자신이 버린 폐품을 이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보는 구체적인 경험을 활용한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인식과 감수성을 높이는 역할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새 학기에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교육은 무엇이 있을까. 프로젝트 1 1년 실천과제를 스스로 작성케 하라 ‘이달의 실천 과제’ 혹은 ‘나의 실천 12과제’를 만들도록 해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전 관련 내용을 선정해 월별 주제를 정하고, 이를 정리해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일방적 수업이 아닌함께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의 과제를 먼저 발표한다면 학생들은 보다 쉽게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만약 학생들이 주제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환경 관련 사이트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법 및 자료를 제시하고, 한 학기 혹은 분기로 기간을 조정해 주는 것도 좋다. 이 프로젝트는 생활 속에서 환경보전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환경 관련 지식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교사가 매달 학생들의 과제를 하나의 게시물로 제작해 교실 게시판에 부착한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과제를 숙지하는 동시에 이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게 된다. 프로젝트 2 녹색 꿈나무로 환경보전 다짐하기 환경보전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벽보나 큰 종이를 준비해 반 전체 혹은 모둠별로 녹색 꿈나무를 만드는 것이다. 환경부 주최 ‘제1회 녹색성장을 이끄는 유쾌한 외침 YES! 공모전’에서 입선한 초등학생 대상의 학습지도안을 소개한다. ● 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을 정도 크기(A1용지 이상)의 종이를 준비한다. ● 교사가 먼저 나무의 뼈대를 그린다. ● 이어 학생들은 ‘물 아껴쓰기’, ‘재활용 철저히 하기’, ‘안 쓰는 콘센트 뽑기’ 등 스스로 정한 저마다의 다짐을 글로 써 나무의 뿌리, 줄기, 가지를 채운다. ● 모두 한 가지씩 약속을 했다면 자신이 쓴 내용을 다시 한 번 인식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 이후 학생들이 환경보호를 약속하는 녹색지장을 찍어 나무의 잎을 만들어 나가면 푸른 잎들이 모아지면서 녹색 꿈나무가 완성된다. 이 ‘녹색 꿈나무 만들기’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환경보전 활동을 공유하고 얘기하게 되는데, 이런 공동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환경을 보다 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짐이 더해질수록 나무가 풍성해지듯 작은 노력이 모여 큰 결실을 이룬다는 것을 설명한다면, 새 학기 ECO 프로젝트 기틀 마련은 일단 성공한 셈이다. 자료제공 환경교육포털(www.keep.go.kr)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포털사이트는 우리나라 환경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 지도안, 음악 등 다양한 환경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환경부 발간자료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1단계. 나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 봐라 지난 시간 돌아보며 새 다짐할 수 있는 기회 나는 중등교사이면서 초등교사이다. 2년제 교육대학이 4년제 학사과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부족한 초등교사 자리를 메우기 위해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에게 일정기간의 연수 과정과 임용고사를 통해 초등교사의 길에 들어설 기회를 준 것이었다. 처음은 2부제 수업에다 한 학년 당 12~15학급에 학급당 학생 수는 40명을 훨씬 넘어 주입식 교육 외는 생각해 볼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때 나의 초등교직 생활은 어깨너머 동료교사들에게 배운 것이 기반이 됐다. 교사로서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어디서 배워야 할지 몰랐다. 부끄러워서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교직생활 4년쯤 되었을 때 1정 자격교육을 받으면서 ‘교사는 늘 학습해야 하고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계속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돌아와서는 바쁜 학교 일정 탓에 새롭게 다진 마음을 잊고, 동학년 문화에 따라 10년을 보내야 했다. 교직에 입문한지 11년쯤 되었을 때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일로 바로 질병 휴직을 하고 가족과 함께 1년 간 미국으로 옮겨가 살았다. 그 때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국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이를 기다려주고, 맞이하고, 도와주고, 귀하게 여기고, 봐야 할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면서 아이들 눈높이에서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미술관에서의 일이었다. 오후에 인근 미술관에 들러 미술품을 감상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생 15~16명을 데리고 온 여교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초등학생 눈높이만큼 몸을 낮추어 그림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 때 쪼그리고 앉은 그녀의 두 다리가 얼마나 떨리던지, 최선을 다하는 그 교사의 모습은 나의 지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아이들 눈높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가르친 내 모습이 보였다.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점과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바른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의 빚이 되었다. 그 빚을 갚는 길은 이제부터 만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고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내 교직생활을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이다. 수석교사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자신이 걸어온 교사의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것이다. 그를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민하며 좋은 교사의 모습을 갖추기를 권해 본다. 2단계. 교사로서의 모습을 갖춰라 수업에도 교격(敎格)이 있다 30여 년 동안 가르치는 일을 반복하였지만 지금도 수업 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만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순간의 지혜가 필요한데 만족스러운 지혜를 내지 못해 속이 상할 때도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과정이 바뀌고 우리가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느 날 필요 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것을 학생들이 먼저 알고 나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런 시기에 교사는 같은 동료끼리 모여 가르침의 다양한 요소들을 논의해야 하는데 학교는 뭐가 그리 바쁜지 그런 중요한 것들을 논의할 시간을 갖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가르치는 일의 중요한 부분과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유능한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신의 개성과 열정, 정신적 자질을 가지고 생명력이 없는 지식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런 능력은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과지식과 교수법과는 엄연히 다르다. 교과지식이나 교수법은 교사가 지닌 외적인 요소이며 내면에서 솟아나는 자질과는 다르다. 가르치는 사람은 우선 이 외적인 요소를 기본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외적 요소와 달리 자질은 태어나면서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또 이 자질은 연수와 강의 등으로 쉽게 학습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을 창조적 행위라고도 한다. 교육과 경험으로 단련된 마음과 정신을 바탕으로 기존의 지식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틀에 박힌 교수법과는 달리, 가르침은 순간순간 무한한 기쁨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가르침에도 요소가 있다. 예술가가 독특한 작품을 창조할 때 자신의 작품을 구성하는 각 요소를 파악하고, 학습하고, 선별하고, 적용하듯이 가르침이 갖고 있는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즐거움 등의 요소를 이용하여 교사는 각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유능한 교사들은 수업 준비를 할 때나 현장에서 자신의 일상생활을 구성할 때, 구성하는 요소들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시간을 쪼개어 가까이 있는 동료교사들과 토론하며 ‘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즉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본보기가 되고 어떤 인격과 삶의 모습을 구현해 보이는지를 알아야 한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가르침의 요소는 앞으로 학생들이 만나게 될 넓은 세상에서 똑같이 적용하게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가르침의 요소는 다른 어느 곳보다 교실에서 주로 적용되며, 교실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교사가 갖추어야 할 정신적, 인격적 자질은 가르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것 없이는 어떠한 가르침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질이라 하였다.(The Elements of Teaching) 훌륭한 교사의 자질을 완벽히 갖추고 교직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교사의 자질은 경험과 자기인식을 통해 성장하고 완숙해진다고 본다. 가르침의 요소를 알고 실천하는 가운데 교사의 품격과 교육의 품격은 더욱 더 성숙해지리라 본다. 교격(敎格)의 기본, 가르침의 요소 몸으로 익히기 가르침의 요소에는 학습, 권위, 도덕, 질서, 상상, 연민, 즐거움 등이 있다. 이 요소를 이용하여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습(Learning) : 교사는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을 가르치려면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나아가 좀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단지 아는 정도가 아니라 능통해야 한다. 사람들은 종종 지식을 고정불변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제의 지식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오늘의 지식과 같지는 않다. 따라서 지식을 소유하고 지식에 통달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을 거듭 새롭게 바꾸어 지식과 줄곧 씨름해야 한다. 학생의 미래는 교사의 지식에, 그리고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교사의 의지에 달렸다. • 권위(Authority) : 권위 없이는 남을 가르칠 수 없다. 권위는 가르침의 핵심이다. 교사가 수업을 통솔하지 못한다면 학생은 교사의 지식을 무시한다. 교실에서 권위를 구성하는 요소는 교사의 지식, 인격, 행동, 그리고 교사에 대한 학생의 존경심이다. 이때 존경은 교사가 교과목을 훌륭히 이해했을 뿐 아니라 그 내용을 학생에게 전달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학생이 인정했을 때 생겨난다. • 도덕(Ethics) : 학생을 가르칠 때 도덕적 의무는 학생의 필요와 이익을 우선한다는 뜻이다. 학생의 이해와 신뢰를 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길이자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최선의 방법이 도덕이다. 교사는 어느 누구보다도 학생의 신뢰를 받으며 학생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또한 지식과 이해의 폭을 넓히도록 학생을 격려해 학생 개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보장하는 것이 교사의 소명이다. • 질서(Order) :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자유로운 가운데 질서가 유지되도록 고민해야 한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위가 필요하다. 권위는 교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질서는 교사의 지도력에서 나오고 질서를 위해 교사는 바람직한 본보기를 제시해야 한다. • 상상(Imagination) : 잘 드러나지 않지만 훌륭한 가르침 뒤에는 학생을 향한 교사의 포부가 깔려있다. 훌륭한 교사는 학생에게 현재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시대, 다른 장소, 다른 환경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학생을 가르칠 때 교사가 해야 할 일은 가르칠 내용에 학생이 흥미를 갖도록 함으로써 다른 주제에 한 눈 팔지 않도록 만들고, 가르칠 내용을 매우 인상적으로 전달해 학생이 잊지 않고 이를 기억하게 하며, 마지막으로 호기심을 잔뜩 불어넣어 다음 단계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 연민(Compassion) : 연민은 교사에게 학생의 처지에 설 것을 요구한다. 학생의 무지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며 학생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연민이다. • 인내(Patience) : 교사의 인내는 학생의 이해 부족을 참아낸다. 오류는 가르침과 이해의 촉매제이다. 인내하는 교사는 오류를 가치 없는 것으로 무시하지 않는다. 오류는 수업을 확장하고 신선한 접근법을 시도할 그리고, 추가 설명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실수와 오답의 가치를 가르친다. 이 가치는 학생들과 신뢰감이 있을 때 획득될 수 있는 가치이다. • 인격(Character) : 인격은 성격과 달리 인위적으로 형성할 수가 없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는 인위적으로 만든 가면이 아닌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 즐거움(Pleasure) : 교실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상호작용이다. 교사가 학생을 즐겁게 하면서 자신도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 교사의 기쁨은 학생이 교사에게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다. 무의식 중의 스킨십은 웃음이다. 학생들을 항상 웃음으로 만나야 한다. 수석교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전문성 수석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은 교사에게 요구되는 교직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수석교사에게만 요구되는 전문성이 있다. 먼저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를 중심으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수석교사의 역할에 따른 직무 수행에 필요한 다음과 같은 전문성도 길러야 한다. 교과내용 전문가, 수업의 전문가, 동료 교사를 지도·지원할 수 있는 컨설팅 능력, 수업을 선도해 갈 수 있는 창의성과 풍부한 아이디어, 구성원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능력,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교육 문제 조정자로서의 역할, 겸손하고 봉사하는 자세, 품격 있는 예절과 스피치, 상황 파악 및 대처 능력이다. 그 외 고객을 연구하듯 학생들을 연구하여 학생들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따뜻한 마음이 오고가는 바탕 위에서 훌륭한 학급경영과 좋은 수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 노하우가 수석의 길로 가는 가장 바르고 안전한 길이며 그런 수석교사들이 우리나라 공교육을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 안에 답이 있다 건강검진은 의사에게 ‘검진표’를 작성해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실토(①거짓 없이 ②사실대로 ③다 말함)’하게끔 하고 있다. 검진결과와의 연관성을 살펴 ‘스스로 대안을 찾게 하겠다’는 의사의 ‘소극적 치료’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루다 어느 날 씁쓸한 마음으로 검진표에 체크하다보면 저절로 드는 마음이 있으니, 그것은 대체로 ‘술을 줄여야지’, ‘담배를 끊어야지’,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지’, ‘운동을 해야지’ 등이다. 스스로 의사가 되어 처방을 내린 것과 다를 바 없다. 난, 5년 전 12월 21일, 마지못해 건강검진을 받았다.(안 받으면 벌금을 낸다는 어떤 협박 때문이다.) 그 검진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 내 몸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의사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면, 지금 ‘그저 그런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어쩌면 이 자리에 영영 없을 것이다. (검진받기 1년 전에 자비로 위 내시경을 했을 때는 이상이 전혀 없었다.) “천만 다행입니다. 이번에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예후(豫後)가 좋지 않아 큰일을 당할 뻔 했습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급히 1차, 그리고 다시 2차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내 삶에 ‘두 개의 약속’을 지니고 산다. ‘1년에 300일은 꼭 운동을 한다’와 ‘즐겁게 가르치자’다. 수업공개는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다. ‘수업공개는 건강검진이다.’ 물론, 건강검진은 일정금액을 지불한다. 수업공개도 물론 물리적, 정신적 수고가 뒤따라야 한다. 절차적 준비로서의 수고와 열린 마음이 그것이다. 수업공개를 ‘언제, 어떻게,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어디에서 하느냐’ 하는 등의 기본적인 절차를 제대로 숙지하고 준비에 소홀함이 없는 수업공개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교사 앞에서만 잘하는 것은 수업공개의 본질이 아니니 말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왜’ 하는가에 대한 자문이 자신의 마음에 먼저 자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생각을 해야 한다. 평상시와 다르게 ‘꾸밈’이 들어가고 ‘쇼’를 하게 되고 안 하던 ‘짓’을 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것이다. 마치 거짓 검진표를 작성하는 것과 같다. ‘1년 내내 문제풀입니다. 와서 보셔도 지루하기만 할 것인데요?’라고 반문하는 교사에게! “그렇게 진행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 다수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까?”라고 질문했을 경우에 “예”라고 답을 한다면 당연 쭉 그렇게 진행을 해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문제풀이만’으로 수업을 했더라도 그 안에 온정을 느낄 수 있는 교육적인 장치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별로지만 수능에 대비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요?”하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교사들에게 “다른 교사들도 대체적으로 문제풀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 반응이 긍정적이라면 그 원인을 살펴보셨어요?”하고 물어보면 대체로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활발한 활동으로 수업을 이끌고 있는 교사에게! “이렇게 진행을 해도 아이들 성적이 잘 나와요?”하고 물었을 때 “예”라고 답을 한다면 “변함없이 더욱 더 신나게 이끌어보세요”라고 박수를 치고 말 일이다. 그런데 “즐겁게 하기는 하는데 사실 성적이 잘 안 나와요”하고 대답한다면 심각하다. 성적이라는 것은 교사가 잘 가르쳐서 나오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연구자들의 발표를 간접적으로 들어보면) 학습에 대한 성취도는 아이들 스스로 ‘배움’, 즉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이 그 교과에 대해서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행했을 때 그 결과로서 성적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수업이 재미있어서’, ‘그 선생님이 좋아서’ 한다는 의미이다. 수업공개, 정말 하나 마나 한 ‘짓’인가? ‘수업공개를 하자’는 요구에 반감을 사는 이유는 수업공개를 해 봤자, 흔히 하는 말로 ‘하나 마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참관자가 되기도 하고 공개자가 되기도 하면서 서로 간 무용론을 이야기 한다. 서로에게 서로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고 있다는 말이다. ‘형식적이다. 그러니 나 혼자, 내 방식대로 한다’라고 고집을 편다. 간혹 TV에 나오는 ‘병원드라마’를 보면 우리의 수업공개와 같은 장면이 나온다. 물론 드라마 속성상 대부분이 ‘갈등’ 양상과 얽혀 나오지만 의사들끼리 수술하는 것을 보면서 서로 토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움이 자리하는 순간이다. 애써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보는 것을 통해 스스로 배움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수업공개는 공개하는 교사에 대한 가르침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참관하는 교사에 대한 가르침’이 더욱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본인이 한번 공개를 하여 동교과(동학년) 교사가 다 볼 수 있다면 훨씬 많은 기회를 통해 배울 것 아닌가. 우리가 수업공개를 하는 것은 공개하는 사람에 대한 지도 목적도 있지만 참관자가 ‘스스로’ 배우게끔 하는 것이 더 중요한 몫이 아닐까 싶다. ‘왜?’에 대한 답은 결국 자기 발전을 위한 반성의 기회를 갖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수석교사는 연중 수업을 공개한다. 물론 연중 전 교사를 대상으로 수업참관도 하게 된다. 모든 교사가 수업을 공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아니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즉 ‘윈-윈하자’는 말이다. 평소에 뭔가 꺼림칙한 측면이 있었다면 그 점을 미리 관찰자(수석교사)에게 말을 하여 특히 눈여겨 봐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굳이 한 시간에 여러 수업 모형을, 다양한 장르의 전략을 한꺼번에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몇 회로 나누어 각기 다른 상황, 다른 수업 형태를 보여주어 최선의 방책을 함께 찾으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공개는 내 길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것 수업을 공개하는 것, 그것을 바탕으로 컨설팅하는 것이 수석교사의 제일 책무이다. 그러나 수석교사의 수업공개 컨설팅의 첫째는 모든 교사들이 스스럼없이 공개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는 것에 있다. 한번 공개하여 하나를 아는 것보다 10번 공개해 10개를 알고 더불어 동료교사에게도 10개의 배움을 주게 된다면 얼마나 이익인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라고 이끌고 떠미는 때는 끝났다. 제 길을 스스로 찾아 ‘유효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 스스로 유효기간을 맘껏 연장할 수 있었으나 앞으론 나 아닌 그 어떤 힘이 나의 ‘유효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연장시킬 것이다. 내 머리와 가슴 안에 어떤 지식이 어떤 상태로 들어있느냐에 따라 10년이 될 수도 있고 단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명품은 오래 지녀도 늘 새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아니 오래 지니면 더욱 더 귀한 분위기를 자아내 품격이 높아진다고도 한다. 수업공개는 자신의 격을 높일 수 있고 자기 교과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만일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자신의 수업을 녹화한 자료를 가져다 전문가(수석교사나 인근 컨설팅 전문가)에게 보여줘라. 부끄러울 일이라 주저될 것이나 ‘죄’를 짓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그리 어려울 일도 아니다. 수석교사는 동료 교사를 위한 컨설팅을 주업으로 한다. 교사 위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 옆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자 한다. 업신여김으로 자리매김하지 않고 군림하는 자가 아닌, 교실수업의 일꾼으로 교육주체들로부터 사랑받는 그런 교사이기만 바랄 뿐이다. ‘배움’은 즐거운 일이다.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라고도 할 수 있다. 배움은 가르침을 염두에 둔, 교수-학습 전략이 아니라, 학생을 바라보는 눈이 일방향성이 아닌 ‘쌍방향성’을 회복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