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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대생들과 함께 초등학교로 관찰실습을 나가다니, 꿈만 같아요."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이중언어 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12개국 출신의 이주 여성 72명이 25∼29일 신도림, 미동 등 서울 시내의 11개 초등학교에서 '교생' 자격으로 관찰실습에 나선다. 지난 3월부터 서울교대에서 6개월(900시간) 일정의 '다문화 여성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수요원' 연수 과정에서 교육을 받아온 이들은 25일 서울교대생과 함께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교생 관찰실습에, 6월 말에는 일주일간 수업 실습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에서 이번 프로그램의 산파역을 맡아 온 원진숙 교수(국어교육과)는 16일 "이주여성이 이중언어 교수요원 교육을 받고 실습을 나가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말했다. 8월 말 수료식을 마친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다문화 교육 거점 초등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원 교수는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1회성 이벤트 행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기존의 다문화 지원정책과 달리 이주민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줘 이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삶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중언어 교육은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건전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태국 출신으로 1999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가비니 씨는 "이중언어 교사 연수과정을 통해 한국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서 기쁘고 좋다"면서 "다문화 아동을 잘 가르치는 훌륭한 교사이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교대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위해 지난해 가을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몽골 출신의 어트겅절(울란바토르대학교 한국어과 전공) 씨 등 대졸 이상의 학력에 한국어가 능통한 중국, 일본, 몽골, 필리핀, 베트남, 태국, 러시아 출신의 72명을 선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우리나라의 교원을 총괄하는 부서임에 틀림없는데 초ㆍ중ㆍ등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단위학교의 교장과 교감을 징계하는 단계에 강등 이라는 해괴망측한 내용을 신설하는 입법예고를 하였다고 하니 그 발상이 너무나 가증스럽다. 이는 부모가 큰 아이에게 너 잘못하면 네 동생의 동생으로 내려 보낸다고 엄포를 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동생보다 먼저 태어난 것으로 이미 형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데 동생으로 강등시킬 수 있는가? 교장과 교감은 이미 자격을 받았는데 군대 계급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사는 더 내려갈 직위가 없어서 그냥 둔다는 논리의 모순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대목이다. 降等제 같은 법률은 직급으로 승진을 하는 일반직공무원에 적용하는 것이지 자격을 얻어서 직위를 부여받은 교육공무원 즉 교사, 교감, 교장에게 적용하는 것은 교직의 특수성,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잘못된 법이라고 생각된다. 교원의 징계는 현행 교육공무원 징계 령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만으로도 징계가 충분한 것이다. 교육부는 초ㆍ중등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교원을 무시하고 비교육적인 법을 만들어 대학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2세 교육에 헌신하는 교원들의 사기는 외면한 체 교단을 흔드는 악성교육정책을 만드는 탁상행정을 그만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시절 대학 교원의 정년은 감히 못 건드리고 초ㆍ중고 교원의 정년을 단칼에 3년을 줄여 교단의 혼란을 초래하였던 것에 대한 죄책감도 없는 것 같다. 한나라의 교육의 성패는 초ㆍ중등교육에 달렸다고 본다. 기초ㆍ기본을 잘 갖춘 선수가 훌륭한 선수로 활동할 수 있듯이 기초ㆍ기본교육이 잘되어야 국가발전에 희망이 보이는 법인데 초ㆍ중등교육을 우습게 보는 교육부의 관리들은 이 번 기회에 반성을 했으면 하는 것이 학교현장의 목소리이다. 교육부가 초ㆍ중등교원의 사기 진작책을 내놓으며 학교현장에 신바람을 불러일으켜야 마땅한데 사기를 꺾는 소리만 들려오니 교육이 제대로 되겠는가? 학교현장을 무시한 실적위주의 탁상행정으로는 우리 교육은 발전이 없을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법률을 만들어야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살아날 것이다. 그러면 교육부도 본래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고 교원과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교사들이 훌륭한 수업을 해보고 싶어서 또는 수업모델이나 수업개선에 대한 연구물을 제작하려 해도 조언해 주실 분이나 적절한 참고 문헌을 찾지 못하고 비슷한 내용의 연구물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전년도 동교과 우수 지도안을 참고하거나 이곳저곳 도서관을 전전하며 연구논문을 샅샅이 뒤진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교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대안이 제시되었다. ‘수업 컨설팅’- 이 말은 대학이나 초등에서의 운영 보도에 이어 이제 중등학교에서도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고 있다. 대구동부교육청의 ‘2009학년도 수업 개선 컨설팅팀 운영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 의하면 우수교원의 현장 지원을 통한 교실 수업 개선 마인드 확산과 전문성 신장의 측면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에 부응하는 교사 1인 1브랜드 갖기 지원, 맞춤식 현장 연구 지원을 통한 학교의 연구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운영기간은 2009년 4월부터 12월 말까지, 대상은 컨설팅을 요청하는 관내 중학교 및 각종 연구 활동 희망 교사로 되어 있고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다. 가. 수업 장학의 전문성을 지닌 교원을 컨설팅팀으로 구성하여 운영 나. 수업 공개교사의 수업계획, 방향, 수업안 작성, 평가 등에 대한 자문 다. 각종 연구 대회 참여 교사에게 맞춤식 컨설팅 제공 라. 연구 경험 나누기를 통하여 학교 현장 일반화 및 심화 발전 지향 마. 연구회, 창의마을, 각종 교사 연수, 수업 장학에 강사 및 요원으로 위촉 세부 운영 내용을 보면 컨설팅팀 구성 인원은 관내 교육 연구 활동 우수교사 40명 정도로 컨설턴트 자격은 수업발표대회 1등급 및 교실수업개선 관련 실적과 경력 소유자, 각종 교육 현장 연구관련 시교육청 및 전국대회 입상자, 학교단위 전국대회 입상학교 연구실무교사로서 그 역할은 수업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및 자료제공, 수업기술에 관한 정보교환, 각종 교육 현장 연구대회 참가자에게 아이디어 및 정보교환, 학교단위 연구 실무교사에게 선경험 제공 및 학교현장 일반화 선도,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교사연수 및 장학활동 강사요원으로 위촉한다는 것이다. 한편 컨설팅 신청방법 및 절차로는 신청대상이 교실수업 개선 관련 수업공개 교사, 학교 공동체 장학의 날 및 각종 대외 공개수업 교사, 2009학년도 중등교사 수업발표대회 및 수업 관련 연구대회 참가 교사, 각종 현장교육 연구대회 참가(희망) 교사와 해당 교육 연구 활동 관련 선경험자가 필요한 단위학교인데 컨설팅 신청 절차는 원하는 컨설턴트에게 직접 대면, 서신, 전화, 메일 등으로 요청하거나 신청교사(학교)와 컨설턴트가 서로 협의하여 컨설팅 범위와 방법 내용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본 리포터는 이러한 계획을 몰랐던 며칠 전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망설인 경험이 있다. 15년 전 고교 제자인 교사로부터 수업참관과 지도조언을 간절히 부탁해 왔지만 관할이 다른 교육청이고 개인적 사정이 여의찮을 때라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다른 사람을 소개했지만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남는 안타까움이라니…. 관련 공문에는 또 컨설팅 결과 처리로 컨설팅 수당 지급은 필요한 경우라고 제한을 두고 해당 교사(학교)는 ‘서식 컨설팅 활용 실적’에 의거 관련 자료 제출하도록 명시되어 있고 수업 컨설팅을 통해 특별한 지원을 했더라도 증빙서류를 제출하여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상세하게 기술하되 개조 식으로 기재해야 하며, 관련 자료(수업안 등)를 첨부하고 활용 실적 서식은 전자문서, 관련 첨부 자료는 전자문서 또는 인편으로 제출하라고 되어 있다. 아울러 컨설팅 요청 교사가 속한 학교 교원으로부터의 컨설팅을 하는 경우나 연구학교 운영 등 예산이 지원된 교육 활동과 관련된 경우는 컨설팅 수당 지급에서 제외한다. 수업 개선 컨설팅팀 운영이 계획대로 효과를 거둔다면 이론이 분분한 수석교사제도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도 있겠다. 수석교사제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 보면 어떤 이는 적절한 자격을 갖춘 교사선발의 애로점과 수석교사활동 준비기간 부족, 수업담당 시수 과다를, 또 어떤 이는 홍보 부족이나 인센티브 미약 등을 거론한다. 지난 4월 13일 15:00부터 수석교사제의 미비점을 보완하기라도 하듯 대구동부교육청 대강당에서 60여명의 컨설턴트와 희망교사가 참여하는 교실 수업 개선 컨설팅 관련 연수회가 열렸다.본 리포터도 참가하여 수업컨설팅전문가 초청강의를 들을 수 있었는데 명단에 있는 일부 컨설턴트 교사들이 다른 사정으로 연수에 불참한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학교마다 교육활동을 펼치다 보면 특별한 사정이 있으니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 또는 방과 후 학교 수업 참여, 교과부나 교육청 단위 각종 연구학교로 지정돼 연구업무를 수행하거나 부장 또는 담임 업무에 골몰하며, 특히 컨설턴트로 선정된 교사 중 유능한 선생님들이 교내외에서 중책을 맡아 시급한 업무처리나 예정된 선약 때문에, 더러는 'EBS 교재 집필자 공모', '중앙교수 학습센터 현장 지원단 모집' 등의 협조 요청을 받고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번 2009 수업 개선 컨설팅팀 운영도 순조롭게 탄력을 받아 번듯하게 자리 잡을지, 준비의 소홀함이나 인센티브 부족, 예외 조항 등 절차상의 걸림돌 때문에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끝날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청에서 바라는 바 기대 효과인 교실 수업 개선에 대한 의지 제고와 각종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교사들의 자발적인 연구 활동 분위기 조성으로 학교의 연구 역량 증대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교육청의 아낌없는 지원과 컨설턴트-컨설턴티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모든 여건이 무르익어 가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국회 교과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교과부 소관 올 1차 추경안을 상정․심의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매칭펀드를 조건으로 진행되는 교과교실제 등 증액사업에 대해 시도가 대응할 여력이 없다”며 “전액 국고로 지원되도록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불황에 내국세분 교부금이 2조 2231억원 줄고, 지방세 수입 감소로 시도전입금 역시 1조 3000억원 줄어들 전망이어서 시도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부금 감소분은 지방채를 발행하면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인수할 계획이지만 전입금 결손분은 보전계획이 없어 자체 운영경비를 절감하거나 지방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야할 입장이다. 교과위 검토보고에서도 “지방교육재정 수입이 3조 5천억원 이상 감소될 상황에서 시도교육청이 50%를 분담해야 하는 교과교실제 도입사업 등 5개 사업의 대응투자액이 4123억원에 달해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응투자를 못하면 배정 예산을 도로 반납해야 할 형편이다. 민주당 김부겸 위원장은 “매칭펀드하면 여력 없는 교육청 입장에서는 사실상 그 돈 못 쓰는 거 아니냐”고 따졌고, 교과부 담당자는 “지방교육재정 상황으로 보면 매칭펀드 전액을 부담하긴 어렵고, 지방채를 추가 발행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결국 매칭펀드를 위해 돈을 빌려야 하고, 이게 지방교육재정에 또 압박으로 작용한다”며 “100퍼센트 국비로 하는 걸로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만 장관이 “매칭이 안 되면 프로그램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이렇게 됐다”고 해명하자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 “추경안이 통과돼도 결국 대응투자를 못해 회수된다면 이는 교과부가 제 역할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기재부와 논의해 대응투자 없이 가능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보환 의원은 “사업을 축소하더라도 대응투자를 없애야 한다”며 “이를테면 교과교실을 800개 하며 대응투자를 하느니 400개를 국고지원으로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학령인구 감소로 곧 교사가 남아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최근 정부기관에서 3년 후면 교원이 부족하지 않고, 몇 년 후면 OECD랑 비슷해진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걸 교과부가 나서서 공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현재 60명 이하 과소학교가 1835개이고, 여기 학급당학생은 불과 두 세 명이지만 단시간에 통폐합 하거나 교사를 안 보낼 수도 없고, 반면 경기도의 경우 과밀학급 비율이 초등교 52.5%, 중학교 30%, 전문계고 60%나 된다”며 “이런 걸 다 집어넣어 평균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이를 지적하고, 다른 정원은 다 동결돼도 교원정원은 늘리도록 국무회의에서 토론이라도 벌이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도 “통계청의 황당한 논거에 아무 의견도 제시하지 못하는 교과부는 그런 허구를 인정하는 것이냐”며 “정확한 분석과 중장기적 충원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도구가 인간을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의 존재가 불필요한 세상으로 되고, 너나할 것 없이 이기주의가 이 사회에 팽배해 그 어느 때 보다 바른 인성이 상실되고 있다. 더욱 복잡해질 미래 사회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통체 의식 함양교육이 더욱 요구되고 있으므로 학교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바라건데 우리 교육자 모두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교육에 대해 지금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현 시점에, 남 다른 교육활동을 전개하여 아름다운 사랑과 마음 나누기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검단초등학교 한미영 선생님의 우수사례를 소개해 본다. 먼저 한 선생님은 학급에서 친구들 간에 기본적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시켜 주기 위해 “나, 너, 우리”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쪽글, 댓글, 이메일 등으로 은어, 비어, 속어, 정체불명의 용어 등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우리 한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배양하며,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동시에 마음을 전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학급우체국을 운영했다. 가장 먼저 반에 우체통을 설치하여 우체국의 업무를 반 전체 아이들이 역할 분담을 통해 연중 실시하고, 주 1회 이상 편지 쓰기를 하는데 장난식이 아닌 친구에 대한 사랑과 우정을 담아 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했다. 또 감성교육을 강화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를 자기만의 생각과 표현기법으로 다양하게 표현하여 미적감성과 더불어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해 미술 감상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명화 속에서 ‘나’라면 이 부분을 이렇게 그리겠는데....라는 부분을 생각해 보게 하고, 명화의 부분 또는 약화를 완성시키는 방법을 통해 자기표현 학습을 하도록 했다. 또 책이나 인터넷 싸이트를 통해 명화를 찾아보게 한다. 아울려 자신이 표현한 부분이 실제 명화와 차이점을 찾아보고 명화들이 탄생하게된 배경도 살펴보도록 했다. 위와 같이 편지 글을 통해 다양한 상상력과 고도의 사고력 증진과 더불어 우정과 존경 그리고 상호 배려하는 마음이 신장되어 친구간 다툼도 점차 줄어들었고, 또 미술 감상 활동을 통해 작품을 보는 안목도 길러졌고, 명화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먼 바다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동백이 활짝 꽃을 피우며 남녘의 땅끝이 먼저 봄소식을 전해준다. 봄기운이 넘쳐나는 땅끝 해남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어촌들이 정겹게 늘어서있다. 그래서 바닷가에는 어촌만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바다와 접한 땅끝에도 산촌이 있다. 해남의 지킴이 흑석산이 뒤편에서 지켜보고, 12,000평의 대나무가 마을을 둘러싼 계곡면 법곡마을(이장 이영배)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커봐야 20여 평 되는 다랭이논, 야트막한 지붕과 살림살이가 한눈에 보이는 마당이 맞이한다. 도회지 사람들이 정을 느끼는 작고 적은 것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고단한 삶이다. 산촌이 다 그렇듯 농토가 적다보니 끼니를 놓쳐가며 뒷산에서 더덕,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두릅 등을 채취해 20㎞ 밖의 해남읍에 내다팔지만 연소득이 800만원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런 삶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청정지역에서 주변에 널려있는 먹거리로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을 앞 실개천에 송사리와 가재가 놀고, 마을 주변에서 토끼와 노루를 만나고, 고만고만한 다랭이논이 산비탈과 어우러지는 법곡마을의 풍경이 도회지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여름철에 공기가 달게 느껴진다는 마을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정말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산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일까? 29세대 49명이 사는 마을에 70부터 92세까지의 노인이 20명이 넘는 장수마을이다. 농ㆍ산촌에서 젊은이로 통하는 60세 미만의 남자가 10명이 넘는 것도 이 마을의 희망이다. 서울에서 30년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1998년 귀향한 이영배씨는 산촌살이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소득원이 없어 돌려보낸다며 안타까워한다. 생활자체가 꼭 집어서 농촌과 산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법곡마을 사람들이 지금 꿈에 부풀어 있다.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며 마을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 마을의 자랑거리인 다랭이논, 봉화터, 흑염소방목장 등을 정비하고 체험시설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영배씨는 농업위주의 생활로는 빈곤을 벗어날 수 없어 체험마을도 산촌위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산에서 소득원을 찾기 위해 장뇌삼․오미자․표고버섯을 재배하고 군의 지원을 받아 마을 뒷산에 더덕․도라지․당귀 단지를 조성했다.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농촌과 산촌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체험도 다양하게 계획하고 있다. 원마을에서 한참을 올라가면 흑석산의 주봉이 바라보이는 해발 230m 산중턱에 이영배씨가 세운 농장이 있다. 농장의 이름도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도시탈출농장이다. 길손에게 '산이 왜 있는지?'를 물어오더니 '산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며 산과 대화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이야기 한다. 구름도 쉬어 넘는 흑석산이 말투까지 자연을 닮게 만든 외딴 곳이지만 후한 인심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영배씨와 마을사람들의 꿈은 야무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 질마재에 말목장터가 있던 유래를 살려 노새와 말을 구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말을 타고 콧노래를 부르거나 당나귀를 길잡이로 산행하는 풍경을 흑석산 등산로에서 볼 수 있다. 마을 뒤편의 대숲에서 '사각~ 사각' 댓잎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대나무들이 하늘로 키를 키운 대숲 산책로에서 코끝이 상쾌하도록 죽향을 마시고, 대숲 원두막에 앉아 죽피리를 불며 산촌의 운치를 맛보고, 등산을 마친 후 약초들이 울긋불긋 꽃을 피운 다랭이논을 바라보며 마을사람들이 해주는 대통 밥까지 먹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6월이면 체험마을 공사가 모두 끝나 이런 일들이 이뤄질 날도 멀지 않다. 법곡마을의 인적이 드믄 산 아래 해남이 자랑하는 아시아의 물개가 살고 있다. 70년 제6회, 74년 제7회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조오련씨가 2년 전 이곳으로 귀향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서울보다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산속의 생활이 행복하다는 것을 조오련씨의 환한 웃음이 말해준다. 조오련씨는 지금 작은 연못이 있는 황토집에서 경제위기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해협을 횡단한 1980년으로부터 30년이 되는 2010년 다시 대한해협을 횡단하는 것이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길손을 배웅하는 이영배 이장과 조오련씨의 모습을 룸미러로 바라보며 모든 산촌마을 사람들의 삶이 나아지길, 법곡마을이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도시인들이 다시 찾고 싶은 체험마을로 거듭나길, 조오련씨가 대한해협 횡단을 성공리에 마쳐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길 바랐다. ▣▣▣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오는 18일 14세 연하의 이성란 씨와 화촉을 밝힌다는 소식이 전파를 타고 있다. 한국산지보전협회에서 발행하는 산사랑의 '내 고향 산촌살이'에 이 글을 쓰기 위해 법곡리에 갔던 2월 말 내자될 사람이라는 소개와 함께 맛있는 커피를 대접받았던 일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언제나 자랑스럽고 당당한 조오련씨와 웃음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예쁜 이성란씨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울러 행복한 모습으로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성공시키며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줄 날도 기다린다. ▣▣▣ *도움자료 ①도로안내 : 해남읍 → 806번 지방도(고산유적지 방향) → 평동교차로(좌측 방향) → 13번 국도 → 법곡교차로에서 좌회전(성진,법곡방향) → 법곡리 이정표 보고 우회전 → 법곡리 ②마을이장(이영배) 전화번호 010-4119-4074 ③해남군청사이트 : http://www.haenam.go.kr ④주변 볼거리 : 흑석산, 땅끝관광지, 달마산 미황사, 달마산 도솔암, 고산 유적지, 두륜산 대흥사, 우항리 공룡박물관
-수원영화초 투표참여운동, 지역투표율 10% 끌어올려- 교육감 선거 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어린이들의 투표참여 운동이 투표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와 주목을 받고 있다. 수원 영화초교(교장. 오세건)는 ‘영화어린이나라’ 3부 임원들이 펼친 ‘교육감선거 투표참여운동’이 투표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발표했다. 영화초와 경기도선관위 투표결과 집계에 따르면 영화초가 속한 조원1동 제5투표소는 투표율이 22.1%로 전체 평균 12.3%보다 약 10%가량 높은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투표참여운동에 부응하여 수원시 장안구 투표율이 농촌지역을 제외한 다른 40여개 시군구 지역보다 훨씬 높은 15.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장안구(43.4%)가 전체 평균(46.1%)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었다. 그동안 어린이들은 ‘영화어린이나라’ 출범 후 처음 열린 행정부 회의에서 ‘투표참여운동’을 첫 의제로 채택한 후 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가정통신문 보내기와 전단지 돌리기, 투표소 체험 소감문 쓰기 등 실천 활동을 펼쳐왔다. 한편 이번 투표참여운동은 KBS와 OBS-TV 등 많은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큰 호응을 받았고 한 인터넷신문에는 ‘영화초등학교 학생들이 닫힌 마음을 열어 주었습니다’라는 시민기자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이번 운동을 이끈 어린이대통령 나운영(6년.12세)양은 “쌀쌀한 날씨 속에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투표율이 다른 곳보다 높게 나타나 무척 기쁘다”며 함께 해준 임원들을 비롯해 지도해 주신 선생님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께 공을 돌렸다.
충남교육감 보궐선거 정식 후보등록 첫날인 14일 4명이 등록을 마쳤다. 충남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김종성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과 권혁운 전 천안 용소초등학교 교장, 강복환 전 교육감, 장기상 전 도교육청 정책담당 장학관(등록순) 등 4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후보등록은 15일까지 이뤄지며 선거는 오는 29일 치러진다. 오제직 전 교육감의 중도하차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는 이들 외에 전교조 충남지부 초대 지부장 출신의 김지철 교육위원, 장기옥 전 문교부 차관, 박창재 전 천안 보산원초등학교 교사 등 모두 7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정식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1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3일간 선전벽보 및 현수막, 방송 및 공개장소 연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토론회 등을 통해 공식 선거운동을 벌이게 된다. 이번 선거의 후보 1명당 기탁금은 5천만원, 선거비용 제한액은 13억400만원이며 이와는 별도로 도교육청이 94억9천만원의 선거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충남선관위는 후보자가 제출한 재산상황 및 병역사항,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납부 및 체납 실적, 금고형 이상의 전과기록, 직업.학력.경력 등 후보자 정보공개 서류와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사항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에 게시할 예정이다.
황승영 경기 오성초 교사 ‘꿈을 가지고 노력한다’ 15%서 독서치료 후 74%로 괄목 성장 “자아존중감이 낮은 아이들은 익실을 부리거나 회피, 중단하기, 남 괴롭히기, 합리화하기 등으로 문제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본질적 자아존중감을 해결하지 않으면 그런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책을 읽고 토론하며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아 존중감을 신장시키기 위해 ‘발달적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구안하게 됐습니다.” 이 연구는 황승영 경기 오성초 교사(사진)가 2학년 학생 34명을 대상으로 1년(2008.1~2008.12)간 ‘너나들이’ 독서치료프로그램(총체적 자아존중감, 가정적 자아존중감, 사회적 자아존중감, 학교적 자아존중감)과 ‘어울림’ 독서치료 프로그램(가정과 연계한 독서치료, 모둠 독서 활동, 모둠별 다양한 체험활동)을 구안, 재량 시간을 통해 지도안에 의거해 수업을 실시한 후 관찰 평가를 통해 사전사후 검사로 분석한 것이다. “우선 교실에 학급문고를 비치하고 독서 명언을 게시하는 등 독서환경을 조성했어요. 자아존중검사를 통해 독서치료 요인을 분석하고 필독도서를 선정했고요. 예를 들어, 총체적 자아존중감 치료를 위해 선정된 책은 ‘내 귀는 짝짝이’인데, 이 책을 읽고 마인드맵을 하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는 나, 장단점이 있지만 그런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을 아이들 스스로 이끌어내도록 한 거죠. 또 여기서 더 발전시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자랑스러운 나를 표현해내는 활동으로 연결을 시켰고요.” 이런 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우선 ‘미래에 대한 꿈’이 생겼다. ‘꿈을 가지고 노력한다’는 질문에 15%만이 ‘그렇다’던 아이들이 독서치료 후 74%가 긍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가족이 화목하다고 답한 비율도 14%에서 74%로 크게 증가했으며, ‘친구를 사귀는 것이 힘들다’는 응답(50%)은 ‘친구 사귐이 즐겁다’는 응답 79%로 괄목할 변화를 보였다. 어울림 독서치료 활동에서는 ‘아빠와 함께하는 활동’이 88%로 가장 효과가 높았으며, 독서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적 평가도 73%가 ‘알차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긍정적이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새삼 독서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교직 10년차 황 교사는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속한 공간을 행복한 공존의 터로 느낄 수 있도록 초등학교에서부터 자아존중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교사들이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일요일), 서울 모(某)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전국 초·중·고 학생 영어, 수학 학력경시대회 감독교사로 위촉받아 감독하였다. 이 경시대회에 대한 홍보가 미흡한 탓인지 대도시보다 참여율이 저조하였으나 참여 학생 대부분이 평소 이 대회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 1교시 영어시험. 감독이 배정된 교실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이루어진 고사장이었다. 아이들에게 답안지를 나눠주고 난 뒤, 시험에 따른 주의사항을 전달하였다. 그런데 초등학생인데도 생각보다 아이들은 실수 하나 없이 답안지 작성에 능수능란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시험에 참여한 대부분 아이들이 이 경시대회를 위해 몇 달 전부터 학원에서 준비를 해왔으며 이미 시험을 몇 번 치른 경험도 있었다. 그리고 시험에 임하는 아이들의 자세 또한 진지해 보였다. 본령이 울리자 듣기(Listening)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혹시나 나의 미동(微動)이 아이들의 듣기에 방해가 될까 싶어 조심스러웠다. 감독이 끝난 뒤, 막간을 이용하여 몇 명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2명을 제외한 아이들 대부분이 외국에 다녀온 적이 없었으며 단순히 학교와 학원에서 배운 실력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어학연수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질문에 여건만 된다면, 꼭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답하였다. 시험의 난이도에 대해서 물어본 결과, 몇 문제(문법)를 제외하고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없었다고 답하여 예년보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루에 몇 시간 하느냐의 질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2시간 이상 한다고 하여 영어 과목에 비중을 많이 두는 듯했다. 2교시 수학시간. 아이들 대부분이 초등학교 3학년인 교실에 감독으로 배정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기에 답안지 작성에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교실 입실을 서둘렀다. 교실 입구에 다다르자 일부 극성맞은 학부모들이 고사장을 떠나지 않고 자녀와 함께 교실에 머물러 있었다. 잠시 뒤, 교실을 나가라는 복도 감독관의 지시가 떨어지자 학부모들은 못내 아쉬운 듯 아이들에게 시험을 잘 보라는 주문을 계속하며 교실을 빠져나갔다. 답안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가 실수하여 답안지 교체를 요구하였다. 아이들은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마다 질문하였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답안지 작성을 제대로 못해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 화가 나기보다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감독관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친절을 베풀었다. 잠시 뒤, 시험 시작을 알리는 본령이 울리자 답안 작성으로 어수선 했던 교실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아이들은 문제를 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시험이 시작된 지 30분이 지났을까. 한 아이가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었다. "선생님, 집에 가면 안돼요?" 순간, 그 아이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다가갔다. "얘야, 무슨 일이 있니?" 그러자 그 아이는 답답하다며 계속해서 밖으로 나가기를 고집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아이의 답안지를 확인해 보았다. 확인결과, 그 아이의 답안지는 30문제 중 약 10문제 정도만 체크가 되어 있었고 나머지는 빈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그 아이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볼 것을 종용하였다. 그러자 그 아이는 짜증을 내며 불만을 터뜨렸다. "엄마가 시험 보러 가라고 했어요." 그 아이는 묻지도 않은 질문에 속에 담아 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특히 그 아이의 말속에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경시대회에 자신을 내보낸 엄마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이 아이 때문에 시험을 보는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뚜렷한 이유 없이 이 아이를 밖으로 내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간신히 아이를 달래 마지막까지 시험을 보게 하였다. 마침내 규정시간 90분을 알리는 종료 종이 울리자마자 그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문제지와 답안지를 제출하고 난 뒤 쏜살같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교실에 남아있던 아이들이 그 모습에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교육 현실을 단적으로 엿보는 것 같아 씁쓸함이 감돌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부모의 등쌀에 못 이겨 경시대회로 내몰려야 하는 우리 아이들.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휴일도 잊은 채 부모의 욕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1시간 이상을 꼼짝하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 시험을 치러야 하는 아이들의 고통이 어떠한지를 우리 부모들은 심사숙고(深思熟考)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봄은 생동감으로 생활에 활력소를 만든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즐기게 되면서 설렘으로 봄맞이를 한다. 해마다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는 아이들의 마음도 그럴 것이다. 설렘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동경이다. 봄철 여행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소가 된다. 꽃을 활짝 피우고 봄소식을 전해오는 남녘이 아니면 어떤가? 적은 경비로 아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나들이 장소도 많다. 역사공부와 체험학습은 물론 오가는 길에 자연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금상첨화의 장소를 찾아보자. 가까운 이웃 공주가 그렇다. 청주에서 1시간이면 백제의 왕도였던 공주에 도착한다. 공주는 나지막한 산과 옛 모습을 닮은 도시가 정겹고,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유적지와 체험거리가 많아서 좋다. 문화유산 해설을 들으며 백제문화의 궁금증을 풀어가는 즐거움도 있다. 공주로 나들이를 결정했으면 사이버공주(http://cyber.gongju.go.kr)에 시민으로 등록한 후 시민증부터 출력한다. 사이버시민에게는 문화유적지 무료입장, 사이버가맹점 할인, 농촌체험과 축제안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사이버공주에 시티투어를 신청하면 시에서 제공한 관광버스로 체험을 즐기면서 유적지를 돌아볼 수 있다. 첫째ㆍ셋째ㆍ다섯째 주 일요일과 둘째 주 토요일 시티투어는 공주에서 단독으로, 둘째ㆍ넷째 주 토요일 시티투어는 공주와 부여ㆍ공주와 행복도시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모두 소액의 이용료와 체험비만 부담하면 된다. 시티투어 버스는 무령왕릉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처음 가는 곳이 조선시대 충청감영의 정문 포정사문루이다. 문루에 들어서면 관찰사가 행정업무를 처리하던 선화당, 1911년까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시민들이 국궁을 연마하는 관풍정이 맞이한다. 선화당에서 다도와 사물놀이, 관풍정에서 국궁을 체험한다. 민족 고유의 무예인 국궁은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화살의 방향이 제멋대로라 자기주장이 강한 요즘 아이들의 심신단련과 인격도야에 제격이다. 선화당과 가까운 국립공주박물관에 가면 백제의 웅진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우리 나라 박물관 중 국보를 세 번째 많이 소장하고 있는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문화의 보고답게 국보 19점, 보물 4점 등 중요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12종의 유물이 국보로 지정된 무령왕릉이 발견되며 위상이 높아진 박물관이다. 시내에서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공산성(사적 12호)은 4월부터 10월까지 매시간 수문병교대식을 재현한다. 교대식이 끝나면 수문병들이 과거처럼 성문을 지키는데 왕과 왕비ㆍ공주와 왕자ㆍ수문병이 되어보고, 활쏘기ㆍ투호놀이ㆍ백제문양 탁본 뜨기를 할 수 있다. 공산성은 울창한 숲속을 거닐며 시내와 강을 바라볼 수 있어 젊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산책코스다. 성 안에 임진왜란 때의 승병 사찰 영은사, 파천 때 인조가 머무른 것을 기념하는 쌍수정, 정유재란 때 세 장군의 업적을 기린 명국삼장비,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한 사실이 적힌 쌍수산성 주필사적비 등이 있다. 이제 마지막 답사지인 무령왕릉만 남았다.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하면 배우는 게 많다. 무령왕릉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정지산유적(사적474호)을 차창 밖으로 바라보며 백제의 장례문화도 공부한다. 1971년 발견된 무령왕릉은 도굴의 피해를 입지 않아 누가 묻혔는지, 언제ㆍ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었는지가 유일하게 밝혀진 무덤이다. 무덤 입구에서 발견된 지석 2장이 피장자의 이름은 물론 왕릉에서 출토된 물품의 연대를 알게 했다. 40세의 나이에 왕이 되어 23년간 백제의 왕권을 강화한 무령왕은 백제 제 25대왕으로 이름은 사마 또는 융으로 알려져 있다. 무령왕릉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삼국시대 역사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곳이건 무령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공주에서 '공주의 쓰리 박'을 알려주며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 판소리 명창 박동진, 야구 선수 박찬호, 프로 골퍼 박세리는 이곳 사람들이 자랑하는 현대의 인물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새로운 것에 더 관심을 갖는다. 보고, 듣고, 느끼려면 집밖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 봄 공주에서 그런 기회를 만들어보자. *충청북도교육청에서 발행하는 충북교육소식의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학습' 란에 소개한 글입니다.
봄은 겨우내 얼어붙어 있던 자연이 아무도 모르게 기지개를 켜고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이때쯤이면 바다를 건너온 봄의 전령사들이 남도에서부터 활짝 꽃을 피우며 봄소식을 전해온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콧노래를 부르며 여행지로 떠나는 것도 우리 몸에는 보약이고 생활에는 활력소가 된다. 꽃이나 사람이나 향기가 있어야 아름답다. 그래서 시인 이해인 수녀님은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에서 ‘고요한 향기로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을 노래했다. 사군자중 하나인 매화가 바로 그런 꽃이다. 크지만 시나브로 피고 지는 동백꽃이나 화려함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벚꽃과 달리 작고 여리지만 매화에는 진한 향과 절개가 있다. 매화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섬진강부터 떠올린다. 섬진강가에 있는 청매실농원(전남 광양시 다압면)의 유명세 때문이다. 그래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토종매실 100년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원동(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매실은 과소평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 이곳에서 해마다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적다. 원동에서 매화를 구경하려면 두 곳을 들려야 한다. 소재지에서 1022번 지방도를 따라 물금방향으로 가면 강변을 끼고 기찻길이 이어져 낭만적이다. 2㎞ 거리의 고갯길 오른쪽으로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이 예전 원동역 관사가 있던 자리에 조성된 관사마을이다. 주차장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원동역도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원동역은 낙동강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기찻길 옆에 있는 매화와 벚꽃ㆍ갈대가 아름다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소개되고 있다. 발아래로 매화와 기찻길, 낙동강과 주변의 산들이 어우러지며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사진기만 있으면 누구나 작품사진을 남길 수 있는 장소다. 봄바람을 맞으며 기찻길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열차가 오갈 때마다 열심히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이곳에 원동 매실의 원조인 달호매실농원이 있어 토종매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기찻길 때문에 경치가 아름다운 순매원이다. 순매원이란 입간판을 따라 언덕길을 내려서면 매화가 지천이다. 수시로 오가는 열차와 매화를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에도 좋다. 원동에서 매실나무가 가장 많이 심어져 있는 곳은 소재지에서 배내울 방향으로 5㎞ 거리에 있는 영포리다. 69번 지방도를 따라 영포리로 가면 멋진 소나무들이 마을 입구에서 반겨준다. 눈이 시릴 만큼 마을 전체가 매화에 묻혀있는 영포리에서 매화들이 벌여 논 꽃 잔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팝콘들이 하얀 꽃이 되어 화면가득 날아다니던 ‘웰컴 투 동막골’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영포리는 인근의 내포, 함포와 함께 예전에는 배가 드나드는 포구였다. 현재는 농촌 마을로 순박하고, 인심이 후하며, 계곡의 물을 식수로 사용할 만큼 청정지역이다. 별천지인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매화의 아름다움과 마을사람들의 훈훈한 인심에 취하다보면 이곳이 바로 무릉매원(武陵梅源)임을 실감한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신흥사는 영포리와 가깝다. 마을을 돌아서면 바로 일주문이 나타나는데 이곳에도 온통 매실 밭이다. 사찰을 감싸고 있는 대나무와 산세가 빼어난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다. 팔작지붕의 목조 기와집인 대광전(보물 제1120호)은 소박하고 고풍스러운 내부의 벽화로 유명하다. 고려시대 후기작품인 관음삼존벽화는 관음보살이 물병 대신 물고기를 들고 있어 특이하다. 영포리를 뒤로하고 집으로 가는 차안까지 원동의 매화향이 가득하다. *도로안내 ①중앙고속도로지선 물금IC → 호포삼거리 → 1022번 지방도 → 물금 → 관사마을 ②중앙고속도로지선 물금IC → 관사마을 → 원동 → 원리에서 69번 지방도 배내울 방향 → 영포리 ③대구부산고속도로 삼랑진IC → 58번국도 삼랑진 → 1022번 지방도 → 원동 → 관사마을 ④대구부산고속도로 삼랑진IC → 삼랑진 → 1022번 지방도 → 원리에서 69번 지방도 배내울 방향→ 영포리 *Tip자료 ①달호매실농원 : 055-382-5003, 011-9307-4942 ②순매원 : 0502-314-3644, 016-314-3644 ③영포리 : 정진석 이장 011-582-5366, 김유곤 향우회고문 011-833-7146 *help 사이트 ①양산시청관광사이트 : http://www.yangsan.go.kr/tour ②한국철도공사 홈페이지 : http://www.korail.go.kr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섬진강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섬진강은 강물의 양을 늘리며 긴 잠에서 깨어난다. 이때쯤이면 어머니의 속 깊은 정이 느껴지는 섬진강을 끼고돌며 봄의 전령사인 매실나무, 산수유나무, 벚나무가 번갈아 꽃 대궐을 만들어 놓는다. 3월 중순경에는 광양 청매실농원의 매화, 3월 말경에는 구례 산동면의 산수유꽃, 4월 초순경에는 하동에서 구례까지 경남과 전남을 어우르는 섬진강변과 쌍계사 가는 길의 벚꽃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불러낸다. 따뜻한 봄바람에 꽃 축제의 화사함이 더해지니 봄 마중 나온 사람들의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렇게 들뜬 마음으로는 작은 사찰이나 큰길에서 조금 외돌아진 여행지를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런 여행지가 바로 구례군 문척면 오산 정상에 있는 사성암이다. 사성암(전남문화재자료 제33호)은 구경거리가 많은데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다. 드라마 토지에서 주인공 길상과 서희가 불공을 드리던 도솔암의 촬영지였다는 것도 아는 사람이 적다. 크기가 작은데다 사찰에서 100여m 거리의 주차장까지 차로 오를 수 있어 섬진강변을 오가는 길에 잠깐만 짬을 내면 된다. 다만 경사가 급한 산꼭대기에 있어 오르는 동안 사람대신 차가 신음소리를 낸다. 여유를 누리려는 사람들은 도농상설체험장이 있는 각금마을에서 시작되는 오산 등산로를 이용하는 게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사성암의 아름다운 모습을 말할 수 없다. 제비집처럼 가파른 바위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사성암을 보고나서야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후회하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역사가 오래된 사찰답게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중요한 것을 다 갖추고 있어 위엄과 품위가 느껴진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과 구례읍의 풍경도 일품이다. 자라 오(鰲)자를 쓴 오산이라는 산의 이름도 이곳의 생김새가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의 물을 자라가 먹고 있는 모습이어서 붙여졌다. 암자는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세웠다고 전해진다. 오산에 있어 원래는 오산암이었는데 '원효, 의상, 도선, 진각'이 수도한 후 4대 성인이 수도했던 곳이라 하여 사성암으로 불린다. 주차장 끝에 있는 돌탑을 지나면 100여m 거리에 사성암이 숨어있다. 바위벽을 병풍 삼은 암자들이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채 만들어 논 세상이 새롭다. 넓은 마당 대신 허리높이의 돌계단이 이어지고, 양옆의 돌담 위에 이름과 소원을 적어놓은 기와들이 눈길을 끈다. 기둥 세 개에 의지한 채 바위벽에 매달린 약사전은 97년 이후 법당까지 흙을 채워 절벽을 메우고 공사가 끝난 다음 다시 흙을 파내는 고생 끝에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만든 암자다. 구불구불 돌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면 25m의 암벽에 조각된 마애여래입상(전남문화재 제222호)이 자비로운 미소로 맞이한다. 선정에 든 원효 스님이 손톱으로 그렸다는 입상은 음각으로 놀라울 만큼 선이 뚜렷하다. 약사전에서 지장전으로 가는 길의 언덕에 수령이 800년도 더된 귀목나무가 섬진강을 굽어보고 있다. 그 위에 있는 지장전의 돌담에도 소원을 적은 기왓장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다. 주지스님이 묵는 작은 암자 옆 바위도 기도를 하는 장소다. 소원을 빌면서 바위의 빈틈에 올려놓은 동전들이 이색적이다. 기왓장에 소원을 적었건 바위틈에 동전을 올려놓았건 소원이 모두 이뤄질 것 같은 기운이 감돈다. 지장전 위에 뜀바위로도 불리는 소원바위가 서있다. 이 바위에 하동으로 뗏목을 팔러갔던 남편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내를 잃은 설움에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바로 아래에 있는 활공장에서 이륙한 패러글라이딩들이 하늘을 수놓는 모습도 멋지다. 나지막한 돌담길을 돌아서면 큰 바위 사이로 아담한 산신각이 나타난다. 산신각 옆의 바위틈이 도선국사가 좌선하던 도선굴의 입구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고 어두운데 중간쯤에 좌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참선수행에 정진했을 도선국사의 숨결이 느껴진다. 도선굴의 출구가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어 밖으로 나오면 구례읍, 섬진강,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망졸망한 집들이 넓은 들판에 둘러싸여 있는 구례읍, 큰 물줄기를 만들며 S자로 휘감아 도는 섬진강, 그런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꼬리를 무는 지리산의 연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이 도선굴에서 깨달음을 얻고 딴 세상에 온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인 오산 정상은 등산로인 활공장에서 5분여 거리에 있다. 사성암을 나와 넉넉한 마음으로 자연을 품은 봄철여행 1번지 섬진강변을 달리노라면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은빛물결이 다음에 또 만나자고 손짓한다. *도로안내 ①통영ㆍ대전고속도로 함양JC → 88고속도로 남원IC → 19번 국도. → 밤재터널 → 구례읍 → 861번 지방도 → 문척교 건너 우회전 → 죽마리 → 사성암 ②호남고속도로 전주IC → 남원 → 19번 국도 → 밤재터널 → 구례읍 → 861번 지방도 → 문척교 건너 우회전 → 죽마리 → 사성암 ③호남고속도로 곡성IC → 곡성읍 → 17번 국도 → 구례 구역 → 18번 국도 → 구례읍 → 861번 지방도 → 문척교 건너 우회전 → 죽마리 → 사성암 ④남해고속도로 하동IC → 하동읍 → 19번 국도 → 간전삼거리 좌회전 → 861번 지방도 → 죽마리 → 사성암 *Tip자료 ①사성암 입장료 : 2,000원(주차료 없음) ②전화 : 사성암 061)781-5463, 구례군청문화관광과 061)780-2450 ③사이트 : 구례군청문화관광(http://www.gurye.go.kr/culture)-관광명소-유명사찰-사성암 ④주의사항 : 사성암 주차장까지 가파른 산길이 이어져 안전운전이 필수 ⑤주변 볼거리 : 구례 산수유마을ㆍ화엄사ㆍ천은사, 하동 화개장터ㆍ최 참판 댁ㆍ쌍계사, 광양 청매실농원 ⑥먹거리 : 재첩국, 참게탕, 은어회, 산채정식 ⑦장터 : 구례장-3ㆍ8일, 화개장-1ㆍ6일 ⑧등산 : 각금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 사성암과 오산 정상을 거쳐 마고마을로 하산
“선생님, 이거 할머니가 갖다 드리래요.” 도회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예쁜 여학생이 비닐봉지를 내민다. “이게 뭐야?” “냉이래요. 할머니가 직접 캔거래요.” “우와, 정말? 할머니께서 봄을 선물하셨네. 아이 좋아라.” 콘크리트로 뒤덮인 서울 한복판에서 봄나물을 선물로 받다니 너무도 반가워서 호들갑을 떨었다. 그것도 할머니께서 직접 캔 냉이라고 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봄내음 향긋한 냉이는 깨끗하게 씻어져 비닐봉지에 얌전히 담겨있었다. 어쩜 이렇게 게으른 내 못된 행실을 미리 알고 냉이를 다듬고 씻어서 보내주셨는지 우리 할머니가 살아돌아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를 곱게 쪽진 모습이 단아했던 우리 할머니. 할머니는 봄이 되면 지천에 있는 나물을 뜯어 식단을 차리곤 하셨다. 똑같은 음식을 해도 할머니가 하면 별 양념이 없어도 맛있는데 이상하게도 며느리들이 하면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도 별맛이 없곤 했다. 할머니의 손엔 맛의 마법이 깃든 모양이었다. 늘 넉넉히 품으로 안아주는 할머니가 좋아 난 스토커처럼 졸졸 따라다녔다. “할머니, 이거 냉이 아니예요?” “그건 지청구라니까?” “하여튼 공부는 잘한다면서 나물 이름은 맨날 가르쳐줘도 몰러.” 할머니는 눈을 곱게 흘기며 지청구 하셨다. 그 지청구에는 사랑이 듬뿍 담겨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요건 냉이 맞죠?” “그건 씀바귀라니까? 잎사귀가 틀리잖아.” “아하, 음악책에 나오는 씀바귀?” 씀바귀라는 말에 절로 노래가 나왔다.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가자 너도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캐오자 종달이도 높이 더 노래부르네. 내가 종달새처럼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부르자 할머니는 웃음꽃을 피웠다. “어릴 때 그렇게 울어서 애미 잠도 못자게 하더니 노래도 잘부르네. 가수가 될려나.” 할머니는 입담이 참 좋은 분이셨다. 그래서 할머니의 옛날 얘기는 듣고 또 들어도 좋았다. 그래서 메주 냄새가 폴폴 나는 사랑방에서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면서 잠이 들곤 했다. 내 동생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안방에서만 잤는데 난 유독 할머니방만 고집 했었다. 할머니가 다시 살아돌아와 나를 밥상으로 부를 것만 같은 봄나물 냉이... “명숙아, 어여 와. 밥 먹어!” 어찌나 반갑던지 일찌감치 퇴근하여 냉이된장국을 끓였다. 덕분에 밥을 두 그릇씩이나 먹었다. 신기하게도 월요병은 어디갔는지 금새 달아나버렸다. 괜시리 올봄에는 무언가 잘 될 것 같은 이 기분! 우리반의 예쁜이 할머니께서 준 냉이가 봄뿐 아니라 희망을 선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교육감 보궐선거전이 14일부터 시작되는 정식 후보 등록 신청과 함께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오제직 전 교육감의 중도하차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는 7명의 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을 한 가운데 선거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후보 들의 '합종연횡'(合從連橫) 움직임도 일고 있다.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의 정식 후보 등록 신청을 선거 15일 전인 14일부터 이틀간 받을 예정이며 선거는 29일 치러진다. 정식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1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3일간 선전벽보 및 현수막, 방송 및 공개장소 연설,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토론회 등을 통해 공식 선거운동을 벌이게 된다. 선거의 당선자는 23∼24일 부재자 투표소 투표에 이어 29 일 유권자들의 직접투표와 개표로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는 장기상 전 도교육청 정책담당 장학관과 전교조 충남지부 초대 지부장 출신의 김지철 교육위원, 강복환 전 교육감, 장기옥 전 문 교부 차관, 권혁운 전 천안 용소초등학교 교장, 김종성 전 도교육청 교육 국장, 박창재 전 천안 보산원초등학교 교사(등록순) 등 무려 7명의 인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잔여 임기가 1년1개월여에 불과하지만 많은 후보들이 출마의지를 공식화하고 있는데, 예비 후보들은 그동안 선거사무소를 열고 나름 대로의 공약을 내세우며 도내 시.군지역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8일 실시된 첫 직선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대 진보의 이념대결 구도가 형성돼 진보 진영의 단일화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 지역 교육계에서는 '2강(强) 4중(中) 1약(弱)'의 선거 구도를 예상하는 가운 데 최근 특정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부패 대(對) 반(反)부패' 연대 움직임도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장기상 예비후보는 13일 천안시 다가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교육 미래을 위한 '반부패 연대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장 후보는 "뜻을 같이하는 다른 예비 후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며 정식후보 등록 시한인 15일 오후 6시까지 반부패연대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정식 후보등록자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의 후보 1명당 기탁금은 5천만원, 선거비용 제한액은 13억400만원이며 이와는 별도로 도교육청이 94억9천만원의 선거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충남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교육감 선거도 다른 시도와 같이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을 수 있는 점을 감안, 투표율을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기 파티가 열렸다. 불판 위에서 삼겹살들이 지글지글 몸을 태우고 있다. “우리 영환이, 많이 먹어. 어쩜 내 뱃속에서 이런 천재가 나왔을까?” 고기를 굽는 엄마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렇다. 이 고기 파티는 전국 청소년 로봇경진대회에 출품한 형의 심부름 로봇이 당당히 대상을 받아 열린 축하파티이다. 좋아하는 삼겹살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나는 덩달아 기분이 좋다. 내 맞은편에 앉은 형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자랑스러운 형! 별로 자랑할 게 없는 나에게 멋진 자랑거리가 생긴 것이다. 이런 기회를 내가 놓칠 리 없지. 학교 가는 길에 친구들을 만나자 근질거리던 입은 자동으로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야, 심부름 해주는 로봇 갖고 싶지 않냐? 이번에 우리 형이 심부름 로봇을 만들었거든. 그 로봇이 전국 청소년 로봇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지 뭐야!” “정말이야? 너희 형이?” “그렇다니까! 리모컨으로 조정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물건을 가져 오게 하는 거야.” “그거 재미있겠다.” 내 자랑은 눈뭉치 같은 힘이 있다. 누군가 흥미를 보여주기만 하면 눈덩이처럼 커져가기 시작한다. “조금만 기다려. 조만간 내가 가방 들어주는 로봇이랑 같이 학교 오는 걸 볼 수 있을 거야. 형한테 말하면 만들어 줄 거 거든.” 입에서 입을 타고 내 자랑이 친구들 사이에 전해지자 어느새 내 책상 주변에 모여 든 친구들은 로봇이라는 화제로 시끌벅적 했다. “심부름 로봇 어떻게 생겼어? 옵티머스 프라임(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대장로봇)처럼 생겼어?” “나중에 영훈이 너, 아이언 마스크 옷 입고 오는 거 아냐? 하하하!” 그 때, 로봇이이라면 가장 흥미를 보이는 준서가, “영훈아, 그 로봇 내일 가져와 봐! 우리도 한 번 심부름 시켜보자.” 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갑자기 친구들 모두 가져와 보라며 입을 맞추어 말했다. “그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지. 가져와 봐.” 생각지 못한 친구들의 요구에 벌새 날개처럼 팔랑대던 내 입술이 꾹 닫혔다. “그건 좀 곤란해.” “왜? 혹시, 너희 형이 심부름 로봇 만들었다는 거 거짓말 아냐?” “아냐! 진짜야!” “그럼 가져 와 봐. 눈으로 봐야 믿지.” 친구들이 내 말을 믿지 않으려 들자 나는 화가 났다. 직접 보여주고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역시 곤란한 일이다. “형, 어제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형 로봇이 대상 받았다고 자랑했더니 친구들이 한 번 가져 와 보래.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좀 힘들겠지? 그래서 내가 안 된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내가 거짓말 한다면서 형이 심부름 로봇 만들었다는 걸 안 믿잖아. 그래서 말인데… 오늘 한번 만 학교에 가져가서 친구들한테 보여주면 안 될까?” 말을 꺼낼까 말까 밤새 고민하다가 아침 식탁머리에서 겨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형이 허락해 줄 리가 없겠지만 말이다. 로봇과 내가 물에 빠지면 형은 로봇을 먼저 건질 거다. 내 재산목록 1호는 형, 형의 재산목록 1호는 로봇이기 때문이다. 형은 집에 오면 작업대에 앉아 로봇을 만들고 손본다.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로봇에게서 눈을 떼지 못할 지경이다. 그만한 사랑을 받는다면 어떤 로봇인들 빛나지 않을까? 작년 이맘 때였다. 그때도 형은 큰 대회를 앞두고 로봇작업에 열중했다. 형이 로봇을 시험작동 시키는 걸 보면서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형 몰래 로봇을 움직여 보다가 그만 작업대에서 로봇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결국 형은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그 때 내가 왜 그랬을까? 먼발치에서만 형의 로봇을 볼 수 있는 나는 가끔 그때 일을 생각하며 후회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 그 후 지금까지 나는 로봇접근금지 상태이다. 그러니 형이 나에게 로봇을 내어줄 리가 없다. “그러다 또 고장 내면 어쩌려고?” 엄마가 나서서 한마디 하신다. 아침을 먹고 있는 형은 아무 대꾸도 없었다. “하나 밖에 없는 동생 부탁인데…” 입안에서 맴도는 말이 밥알과 함께 꾹꾹 씹혔다. 그렇게 섭섭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때였다. 형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좋아. 대신 정말 고장 내기 없기다. 다음 대회가 얼마 안 남았거든. 알았지?” “알았어! 형! 고마워! 절대 고장 안 낼게.” 이게 웬일인가! 형이 허락해 준 것이다. “이리 와 봐. 조작법 알려줄게.” 형이 드디어 나를 믿어 준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너무 좋았다. 게다가 내 말을 믿지 않았던 친구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생각에 신이 났다. “으이그, 영훈이 너! 가져가기만 해 봐.” 엄마가 쥐어박을 것 같은 표정으로 으름장을 놓으셨지만 이미 로봇 상자는 내 손에 들려 있었다. 1교시 후, 내 말을 믿지 않았던 친구들을 몰고 복도로 나왔다. 짝꿍 재성이가 컵에 물을 담아 복도 끝에 두었다. “자! 시원한 물 한잔 마셔볼까?” 하고 큰소리치자 친구들이 조용히 로봇에게 집중했다. 전원을 켜고 드디어 로봇을 작동시켰다. 로봇은 바퀴를 굴리며 컵을 향해 달려갔다. 복도 양쪽 가장자리에 정렬한 듯 서있는 친구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로봇이 양팔로 컵을 들어 올리자 이번엔 친구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 “영훈아, 대단해!” 이 자랑스러운 심부름 로봇을 보라! 난 정말 신이 났다. 친구들의 탄성에 마치 내가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난 으스대며, “뭘, 이 정도가지고…” 하며 리모컨 단추을 누르는 순간, 로봇이 잡고 있던 컵과 컵에 담긴 물이 요란한 모습으로 떨어졌다. 들떠서 방심한 탓에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회전시켜 돌아오게 해야 하는데 그만 양 옆으로 팔을 벌리는 단추를 누르고 만 것이다. 로봇 시범은 컵 옮겨오기 심부름을 완수하지 못한 채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로봇 상자에 로봇을 정리해 넣었다. 장례식을 치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물기를 닦아내고 작동 시켜 보았는데 ‘기기긱’ 소리만 낼 뿐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또 고장 나고 만 것이다. ‘고장 내기 없기다.’ 형의 말이 머릿속에서 잠자리 날갯짓을 하며 맴돌았다. 햇살을 머금은 새하얀 솜털구름이 가벼운 몸짓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내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뚜-벅-뚜-벅!’ 동네 입구에 가까울수록 발걸음은 더 무거워졌다. “이럴 때 마법사라도 나타나서 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중얼거리며 멍하니 서 있는데 하늘을 찌를 듯 당당한 기세로 서 있는 교회첨탑이 보였다. 언제가 재성이가 교회에서 들었다며 얘기해 준 나사로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죽은 나사로를 하나님이 살렸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 땐, “에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어디 있어?” 하며 재성이를 가재 눈 뜨고 쳐다보았었는데 지금은 그런 기적 같은 일이 나에게 정말 절실했다. ‘하나님은 죽은 나사로 아저씨도 살렸다니까 이 로봇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커다란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교회 안은 개미 발자국 소리마저 들릴 것처럼 고요했다. 게다가 창문들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서 은은한 빛만 스며들어 와 마치 바깥세상과는 다른 세상 같았다. 문 옆 벽면에 여러 개의 전등 스위치가 보였다. 그 중 하나를 켜니 한결 환했다. 기다란 의자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그중 하나를 골라 앉았다. 로봇 상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재성이가 밥 먹을 때마다 하는 대로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하나님, 제가요, 저희 형 로봇을 고장 내고 말았어요. 고장 안 내겠다고 형이랑 굳게 약속했는데… 하나님, 죽은 나사로 아저씨도 살렸다고 들었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기…이 로봇도 하나님이 좀 고쳐 주시면 안 될까요? 네? 부탁드립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는 로봇을 꺼내 바닥에 놓았다. 리모컨 전원을 켜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떨리는 손으로 드디어 작동 단추를 눌렀다. “기기긱. 핑!” 로봇은 여전히 고장 난 상태였다. 좀 더 기도해야 하나보다. 나는 로봇을 옆에 두고 왜 로봇을 고쳐야 하는지 작년에 있었던 일부터 상세하게 말하면서 다시 기도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이영훈! 너 영훈이 맞지?” 누군가 호들갑스럽게 나를 부르는 소리에 부스스 눈을 떴다. 기도하다 말고 난 어느새 의자에 기다랗게 누워 잠이 들고 만 것이다. 형이었다. 형은 나를 와락 안았다. “왜 그래, 형? 여기 웬일이야?” “다행이다. 네가 무사해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해가 지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나를 찾기 위해 엄마와 형은 내가 자주 놀러가는 친구 집과 학교 근처 놀이터, 오락 기계가 있는 문구점까지 샅샅이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리 찾아도 내가 보이지 않자, 얼마 전 뉴스보도에서 들었던 초등학생 납치 사건 같은 안 좋은 일이 나에게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어 결국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한다. 형은 가만히 기다릴 수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시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보다가 창문으로 흐릿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교회를 보게 되었다. 그때 형은 기도라도 하면 내가 무사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교회에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너 여태 여기서 뭐한 거야? 네가 하도 안 와서 엄마랑 얼마나 걱정 했는지 알아? 어디 다친 건 아니지?” 형이 위, 아래로 나를 살피며 말했다. “응.” 그러나 나는 고장 난 로봇이 생각나서 형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그게…형, 나는 괜찮은데…그런데… 형, 그게, 로봇이…” “로봇이 왜? 고장 났어?” 정말 꺼내기 힘들었던 ‘고장 났다’는 말을 형이 먼저 꺼내자 내 가슴은 물 먹은 솜 마냥 묵직해졌다. “미안해, 형.” 형은 이런 나에게 얼마나 실망할까? 이제 형은 더 이상 나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여태 집에 안 오고 여기 있었던 거야?” “그게… 로봇 고쳐달라고 기도하다가…” “그깟 로봇 고장 나면 어때? 너만 괜찮으면 다 괜찮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의 말에 난 좀 놀랐다. “정말?” “그렇다니까!” 마음이 보송보송한 솜털구름 보다 더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동안의 오해도 풀린 셈이다. 그러니까 형의 재산 목록 1호는 로봇이 아니라 바로 나였던 것이다. 로봇을 정리하고 교회 밖으로 나오니 형의 자전거가 어둠속에서 우리를 반기며 서 있었다. 그 때 형이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너, 형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고장 난 로봇은 형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데 말이야.” “안 그래도 하나님이 ‘그건 형에게 부탁해라!’ 그러시더라. 헤헤헤!” “하하하! 어서 타. 얼른 집에 가자.” 어둠을 가르며 형의 자전거가 달린다. 상자안의 심부름 로봇이 질투라도 하는지 ‘덜그럭! 덜그럭!’ 거렸다. 끝
금년 초 교과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육경쟁력 강화에는 교장․교사 임용방식 다양화 외에 고교다양화 프로젝트 확산(올해 안에 기숙형 고교 142개, 자율형 사립고 30개, 마이스터고 20개 지정)과 고교직업교육체제 개편이 들어있으며, 사교육비 절감에는 방과후 학교 활성화․EBS 수능 프로그램 개선 등이 해당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이 미래의 희망이고, 국가경쟁력은 교육의 변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교육신문(2009. 4.13)에 의하면 교장공모제 확대를 위해 개설 예정인 교장양성전문과정 입학 자격에 교육(행정)경력 15년 이상인 초중등 교원은 물론 교수, 교육행정직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할 예정으로, 이수 대상자의 10%~20%를 이들 외부 전문가에 할당하는 방안이 검토 중에 있어서 이 경우 향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업무담당자들이 상호 간에 호칭을 부를 때 선생님으로 호칭하던 일련의 일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는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교장양성전문과정 설치를 제시한 교과부는 현재 양성과정의 입학자격, 규모, 기간 등에 대해 가닥을 잡고 최종 결재 과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과정은 교장공모제를 일반 초ㆍ중ㆍ고교로 확대하되, 교장 자격자에 한해 지원 자격을 주기 위해 기존 승진제 교장과는 별도로 두는 교장 자격 취득 코스다. 따라서 교과부는 4월중 교장양성전문과정 도입을 골자로 입법예고를 거쳐 5월 중 관련 법안을 성안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교과부 담당자는 “올해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 작업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설치대학을 선정해 빠르면 9월부터 양성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작 교과부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수석교사제는 지난해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아직도 전국의 295명의 수석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불철주야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석교사제 법제화는 교장양성전문과정과는 차별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주객이 전도되어 교사가 학생교육보다는 승진에 올인하는 상황 하에서 이제는 모두가 교장양성전문과정에 달려들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승진을 위해서라면 20~30여 년 전의 1급 정교사 취득 점수를 갱신하기 위해 180여 시간의 연수과정도 마다하지 않고 원근불구 하고 전력투구 하는 상황인데, 교감도 그치지 않고 교장으로 승진을 한다는데 어느 누가 교실현장에서 학생교육을 위해 열정을 쏟는다는 말인가. 더욱이 한교닷컴 2009년 4월 8일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제1차관은 8일 "앞으로 교장에게 교육과정과 교원인사 권한을 지금보다 많이 부여할 것"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후 충북 청원군의 교원대학교 종합교원연수원에서 초등교장 자격 연수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통해 "교장에게 권한을 많이 부여해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순서"라며 "교장에게 자율권한을 많이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달 하순 권역별 여론 수렴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일 잘하는 교원과 학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과 관련해 획기적인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실 교장에 대한 권한을 많이 부여한다는 점만 강조되고 있지 일 잘하는 교원에 대한 보상에 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교사들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생교육보다는 승진을 위한 일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항이다. 그렇지 않고 교실현장에서 학생교육을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한 교사는 먼 훗날 승진을 하지 못하였다는 무능한교사로 쓸쓸히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 교육이든 교육과정중심 교육이든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수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 교사는 자기가 가르치는 전문영역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두루 섭렵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영역에 대한 교사의 지적 수준이기 때문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을 결코 관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우수한 교사가 제아무리 있어도 학생교육을 하지 않고 일치감치 전문직이나 교장으로 승진을 하여 교실현장을 떠난다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그야말로 교육이 미래의 희망이고, 국가경쟁력은 교육의 변화를 통해 가능하다면 교장 임용방식에 다양성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 아니라 교실현장에서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먼저 주어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변화가 아니라 교실현장에서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공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양성과정의 교장승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교사들이 학생교육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학습조직화’를 위해 첫 도입된 수석교사제의 수석교사 역할, 지위에 대해 변변한 법, 지침도 없이 개척자의 정신으로 지난해에 이어 수석교사 시범운영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열악한 상태에 있음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날 교원인사제도 실패의 핵심은 교사의 전문성 심화 수준에 따른 상위 자격이 결여되어 있다는 데 있다. 그동안 교장 승진은 교사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갖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러나 현행 교장 임용제도는 수업 전문성을 유도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사의 승진욕구 만족을 위한 통로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교원정책의 핵심은 교단 교사로서의 성공의 길을 마련해 주는데 있다. 즉 교사로서의 전문성 심화노력을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교원정책은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일을 적극 지원해주는 일에 초점을 두고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하는데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충 예쁘다 비위맞춰주고 월급 받아먹으면 되지요” 젊은 혈기에 제자들을 혼냈다가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 난 뒤에 벌주기를 포기한 자조섞인 선생님의 푸념이다. 그 뒤로 사소한 체벌은 없어지긴 했지만 대신 아이들을 방치하는 현상이 늘어났다. 해보고자 하는 교사의 의지가 꺽이다보니 체벌이 아닌 훈계조차도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난 탓이다. 그래서 생겨난 풍토가 교사들간의 훈계의 경중차다. 똑같은 학교 규칙을 두고도 어느 반에서는 엄격하게 다스리고 어느 반에서는 느슨하게 풀어주다 보니 형평이 맞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규칙대로 한 엄격한 반과 달리 느슨한 반에서는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아이들의 일탈행동이 도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공부시간에 제멋대로 돌아다니지 않나, 큰 소리로 떠들며 공부를 방해하지 않나, 선생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나…. 나쁜 버릇이 고쳐지지 않는 경우는 분명하다. 교사가 외면하기 때문이고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짚고 넘어가려고 하지 않는 탓이다. 괜시리 이래저래 간섭했다가 생기게 되는 부스럼딱지를 안고 가기 싫은 탓이다. 습관처럼 수업을 방해해도, 교실을 제 안방처럼 휘젓고 다니는 데도 그냥 내버려둔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물을 흐려놓는데도 언젠가는 맑아지겠지 하며 그냥 보고만 있는다. 아무 제지가 없다보니 아이의 행동은 더욱 더 거칠어지고 안하무인이 된다. 더욱 더 만만하다 싶은 강사선생님을 만나면 제 세상을 만난양 교실 분위기를 혼자서 이끌고 간다. 그러니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럴 때는 담임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데도 모르는척 그냥 그런 아이니 넘어가라 한다. 힘들면 다른 반으로 바꾸라는 한심한 대책만 내놓을 뿐이다. 담임도 어찌할 수 없는 아이를 강사는 또 무슨 힘으로 제지할 수 있겠는가? 먼저 담임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그 문제를 부모와 협의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행복해진다. 문제점은 그 아이의 행동이지 아이 자체가 아닌 탓이다. 그 행동만 제거해준다면 그 아이는 반듯한 아이로 제 몫 이상의 역량을 발휘하는 아이로 성정할 수 있다. 교육상담시간에는 그런 상담을 했어야 하고, 그런 문제점을 충분히 의논했어야 한다. “네, 네 학교생활 너무도 잘하고 있습니다”가 아니고 “이 아이가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입니다”라고 정확히 짚어줘야 한다. 그게 아이를 위한 제대로된 교육 상담이다. “우리 선생님은 괜찮다는데 왜 안돼요?” “우리 담임은 아무 말도 안하는데 왜 다른 선생님이 나무래요?” 이렇게 타교사가 나무랬다고 아이와 학부모가 원망섞인 어조로 달려드는 경우도 생겨난다. 늘상 칭찬을 해주는 선생님만 좋은 선생님이고 잘못을 지적해주는 선생님은 나쁜 선생님으로 되는 경우이다. 학교의 수장은 어떤 문제든지 긁어 부스럼 만드는게 귀찮아서 학부모에게는 최대한 포용적으로 원하는 쪽으로 해주라고 하고, 학부모는 어떤 경우든 자기 자식은 잘못없다는 식으로 생떼를 쓰는 부류도 있고 보니, 소신하고는 거리가 멀어질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치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체벌을 못한다고 해서 훈계조차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피해를 불러오는지 정확하게 인식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철부지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어른이라고 다 철이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아이들보다 못한 철없는 어른들이 많이 존재한다. 적어도 내 제자들이 그렇게 크지는 말아야할 게 아닌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보면 교육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단순히 지금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주위의 눈을 의식해서,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으로 교사들이 아이들의 일탈행동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교사로서의 자격미달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이여, 육체에 고통을 가하는 체벌의 매가 아닌 마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훈계의 매를 자신있게 들기 바란다.
교과부, 성취도 평가 점검결과 발표 교과부는 학력향상 중점학교(기초학력 미달학생 밀집학교) 1380개교를 선정, 교당 평균 5000만원에서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대상학교는 초․중․일반계고가 1200개교, 전문계고가 180개교이며 미달학생 비율과 학교규모를 고려한 기준에 따라 시․도교육청이 현장실사를 거쳐 선정한다. 교과부는 또 학력향상 중점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해 교육과정 운영, 교원인사 운영 등에 특례를 인정키로 했다. 국민공통기본교과별 수업시수 및 이수시기에 대한 자율권 부여, 초빙에 의한 교사 임용비율 50%까지 확대, 교장자격 미소지자에 대한 교장공모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5일부터 ‘학업성취도 평가 대책 T/F팀’을 구성해 16개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약 1만7000명을 투입, 한 달여에 걸쳐 학교 간 교차점검과 실사단 현장방문 등을 통해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점검을 실시한 교과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지원 대책과 개선방안 등을 내놨다. 교과부는 개선방안으로 초․중등학교 모두 표준화된 OMR 카드를 사용하고, 시험 감독은 복수로 하며 채점도 교육청이 별도의 채점단을 구성해서 일괄 채점하는 방식으로 변경키로 했다. 결과보고도 전산시스템으로 자동 집계되도록 했다.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초3 기초학력진단평가, 시․도교육청 주관의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혼재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수준의 평가는 학업성취도 평가로 단일화하고, 초3 기초학력진단평가를 교과학습 진단평가에 통합하여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이번 조사 결과 전체 900만장의 답안지 중 65만장(7.2%) 가량이 대상학생 졸업, 교사전보, 교실변경, 학교 리모델링 공사 등에 따른 취급 소홀로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별도 답안지 없이 문제지에 답을 적어 보관 장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중․고교는 OMR카드 리딩 후 답안지 보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전북 임실 경우처럼 성적을 잘못 보고하는 등의 오류 사례도 전국적으로 총 1만6402건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오류는 채점과 성적집계, 그리고 집계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나타났으며 여러 단계에 걸쳐 채점결과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실수나 착오로 인한 오류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과부는 채점과 집계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고의성이 없는 경우 교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으며 평가관리나 보고체계상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교육청 자체 조사 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 전수평가를 실시하다 보니 현장에서 실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재조사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을 전면 보완하면 올해는 유사한 문제점들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교총은 교과부의 발표와 관련, "교과부는 이번 결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학업성취도 평가뿐 아니라 진단평가 등 학생 학력 평가정책 전반에 대해 차분히 재검토하고, 유사한 문제점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학력평가 정책이 교육격차 해소와 학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시험을 치를 당시 뿐 아니라 사후 관리도 엉망인 '부실 덩어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들의 답안지 관리 소홀로 65만장이 분실됐고 성적을 집계 프로그램에 입력, 보고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오류도 1만6천400여건에 달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의 학업성취도 평가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문제점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육당국이 국가 수준의 시험을 이토록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것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답안지 65만장 사라져 = 성적 재집계 과정에서 드러난 일선 학교에서의 시험 사후 관리 시스템은 '엉망' 그 자체였다. 우선 시험이 끝난 뒤 일정 기간 당연히 보관이 돼야 할 답안지가 65만장이나 사라졌다. 65만장은 전체 답안지(900만장)의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과부는 당초 시험이 실시되기 전 각 시도 및 지역 교육청을 통해 '답안지를 3년 간 보관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답안지를 보관하라는 별도의 지침이 없었다 하더라도, 학생 또는 학부모가 성적 확인을 요구할 경우 등에 대비해 답안지를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안지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 교과부는 교 사 전보, 교실 변경, 학교 리모델링 공사 등으로 인한 교사의 관리 소홀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OMR 시스템이 없어 문제지에 직접 답을 적은 경우가 많았는데, 많은 양의 문제지를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고 성적을 재조사하리라는 예상도 미처 못했었기 때문에 상당수의 학교가 답안지를 폐기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성적을 잘못 보고한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학교에서 고의로 답안지를 폐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고의로 답안지를 폐기, 분실했 다고는 보지 않으며 3년 간 답안지를 보관해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하는 과정에 서 교사들에게 제대로 숙지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성적 채점ㆍ집계 오류 1만6천402건 = 성적을 채점하거나 채점한 결과를 상부로 보고하는 과정에서의 오류도 1만6천402건이나 발견됐다. 1만6천402여건의 오류 가운데 75%인 1만2천500건 정도는 대부분 집계상의 단순 실수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사가 서답형 문항을 직접 손으로 채점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성적 결과를 학교에서 지역 교육청으로, 지역 교육청에서 다시 시도 교육청으로 보고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누락되고 착오로 잘못 보고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OMR 시스템이 없는 초등학교는 학생이 문제지에 적은 답을 교사가 엑셀 프로그램에 옮겨 적는 과정에서 실수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답형 문항의 경우 채점자가 누구냐에 따라 배점이 달라 이를 다시 채점하는 과정에서 점수가 조정된 사례도 있었다. 오류 유형별로는 입력누락 1천75건, 집계오류 9천198건, 채점이기 오류 3천236건, 프로그램 사용 오류 654건, 성취기준 분류 오류 1천193건, 고등학교 분류 오류 75건, 보고 오류 54건, 기타 917건 등이었다. 180개 지역 교육청 대부분에서 오류 사례가 발견될 정도로 오류가 많았지만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 인천, 제주 등 3곳은 오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 장기원 기획조정실장은 "3개 지역의 경우 교육청 차원에서 답안지를 일괄 수거해 채점을 했다 "며 "이들 지역은 향후 학업성취도 평가 개선책을 세울 때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성적 결과는 대체로 비슷..지역차 여전 = 성적 재집계 결과 나타난 전국 지역별 성적 분포, 미달학생 비율 등의 경향은 지난 2월16일 발표됐던 것과 비교해 대체로 비슷했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별로 초등 6학년은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1.5~3%, 중 3학년은 6.2~13%, 고 1학년(일반계)은 5.3~12.6%로 집계됐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높았고, 16개 시도별 편차도 크게 나 타났다. 특히 같은 시도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초미달 학생 비율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보면 초등 6학년에서는 부산이 수학(1.0%)과 영어(1.5%)에서, 강원은 국어(1.6%)와 사회(1.6%)에서, 대전은 과학(1.3%)에서 기초 미달자 비율이 가장 낮았다. 중 3학년의 경우 국어 과목은 울산(5.2%)이, 사회(6.2%)와 수학(7.8%), 과학(7.0%), 영어(3.6%) 등 4과목에서는 모두 대구가 기초미달 비율 최저를 기록했다. 고 1학년은 강원ㆍ전북(2.2%)이 국어에서, 제주는 사회(5.6%)와 수학(4.5%), 영어(2.5%) 등 3과목에서 부산(6.6%)은 과학에서 기초미달 학생이 가장 적었다. 반면 기초미달 학생이 가장 많은 시도는 초6 국어는 제주(3.5%), 사회는 서울(3.0%), 수학은 충북ㆍ경북ㆍ경남(1.8%), 과학은 서울ㆍ제주(2.5%), 영어는 충남(3.9%)이었다. 중3 국어는 서울(11.2%), 사회는 서울(15.6%), 수학은 서울ㆍ경기(14.6%), 과학은 서울(15.5%), 영어는 경기(7.4%), 고1 국어는 경남(7.6%), 사회는 서울(16.2%), 수학은 충남(12.2%), 과학은 서울(17.9%), 영어는 충남(9.7%) 등으로 서울, 경기, 충남의 기초미달 비율이 타 시도에 비해 높았다. 180개 지역 교육청 중에서는 초6 국어는 경북 영양(0.0%), 사회는 강원 양구(0.0%), 수학은 경북 울릉ㆍ강원 화천(0.0%)이 기초 미달자가 '제로'였으 며 과학은 강원 양구ㆍ전북 임실(0.5%), 영어는 전남 구례(0.4%)가 기초 미달자 비율이 가장 낮았다. 중3 국어는 경북 봉화(3.1%), 사회는 강원 영월(3.3%), 수학은 서울 강남(6.4%), 과학은 강원 태백(2.3%), 영어는 경북 고령(2.0%)이 기 초 미달자가 가장 적었다. 지난번 발표에서 전국 최상위권 성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전북 임실의 경우 재집계 결과 순위는 다소 떨어졌지만 초6의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0.5~1.4%로 여전히 전국 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 재집계 결과에는 분실된 답안지 65만장이 제외된 것이므로 지난번 성 적 결과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장기원 실장은 "이번에 발표된 성적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여주는 것이고 오는 10월 치러지는 학업성취도 평가부터가 진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