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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원하는 내용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원격연수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세로 자리잡았다. 원격연수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연수를 받은 교원은 182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에는 64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사들의 인식변화, 우수한 콘텐츠는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수형태로 자리매김되는 원동력이 됐다. 본지에서는 원격연수 도입 20년을 앞두고 연수 내용의 수월성 확보, 현장교원 적합성 제고, 연수과정 운영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원격연수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골격으로 연수자가 원하는 질높은 연수를 제공하는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선진외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찾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함이다. 아울러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현직 교사의 생생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필자들은 원격연수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연수과정 시스템과 연수 콘텐츠 부분은 유연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연수 주관 기관에 따른 연수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지학의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의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학교라는 시스템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교육을 온전히 교사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 공교육의 실제이기 때문이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Company)’가 낸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의 학교는 어떻게 등장하는가(2008.2)에서 훌륭한 교사는 잘 가르치며, 그 학생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 전반의 질을 좌우하는 만큼 교육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다. 교육부는 2020년 교원연수 중점 추진방향(안)을 발표하면서 교원의 효과적인 역량 배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 중에는 학습 편의 확대를 위해 원격연수 상시과정 확대 운영 및 우수 콘텐츠 보급 등으로 연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본고에서는 교육부의 노력에 덧붙여 원격연수의 양적 성장을 뒤로하고 질적 성장을 위한 대안을 찾아보기 위하여 선진외국의 다양한 원격연수 모델을 분석하고, 한국의 교원원격연수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한다. 연수 유형의 다양화 2008년 사업 컨설팅 및 서비스를 지원하던 호주의 Ceventas Pty Ltd.는 국제공항 협의회(ACI: 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와 협력하여 전 세계 공항산업에 온라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센터(OLC)를 설립하였다. OLC는 공항업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교육 제공 업체 중 하나로 공항 전문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세계 각국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와 협력으로 구성한 온라인 학습인 만큼 연수과정을 통과한 모든 학습자에게는 ACI 수료증이 제공된다. 특히 기초단계에 해당하는 단기과정, 다양한 수준의 선임 및 기초적인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인증(certificate)과정, 그리고 전문학사(Diploma)과정 등으로 구분한 3 단계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항공업계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 학습을 통해 공항 관리자나 운송 관련 감독자로 입문을 희망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희망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원격연수도 온라인의 수업 시수에 따라 1학점부터 4학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OLC와 유사하다. 다만 한국 원격연수에서 학점의 의미는 ‘지식의 심화’라는 관점보다 수업 시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OLC와 유사한 사례로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교사 대상 원격교육이 있다. 구글의 원격교육도 OLC와 마찬가지로 세 종류의 수료증(Certification)을 제공하고 있다. 교사가 기술을 통해 학습을 재정의하는 훈련자(Certified Trainer), 프로젝트의 정의부터 새로운 디자인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가(Certified Innovator), 그리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디지털 협업도구를 다루는 능숙자(G Suite Certification)로 구분하여 수료증을 제공한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원격교육도 교사가 구글의 다양한 소프트웨어(SW)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지에 따라 다른 수준의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시간이 늘어나서 내용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희망하는 수준을 진단하고, 해당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연수 조직 구성의 효율화 연수 조직 구성의 효율화는 연수 조직의 관점에서 학습자의 편의를 고려하고, 학습의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하나의 조직에서 전체 연수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관점이다. 영국의 공무원 교육기관과 일본의 교원연수센터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정부는 2009년 차세대 인력양성(Next Generation HR)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공무원 교육훈련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의 공무원 교육기관이던 내각사무처(Cabinet Office) 소속의 국립공무원 교육원(National School of Government)을 폐지하고, 범정부 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인 CSL(Civil Service Learning)을 설립했다. 범정부적 인사관리기구인 CSHR(Civil Service HR) 산하에 교육훈련기관인 CSL을 설립한 것은 내각사무처 소속의 기존 기관(National School of Government)과 달리 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정부기관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CSL은 정부소속 공무원 전체의 교육을 관리하는 조직이지만, 자체 교육프로그램 개발은 배제하고, 외부 민간교육기관의 교육프로그램을 구입, 각 부처 공무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공무원 연수에 대한 체계를 개편한 이유는 정부내 다양한 기관들이 개별적으로 연수를 진행하다 보니 교육과정이 중복되고 운영되는 예산 또한 중복으로 지급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즉, 각 부처 간 중복교육을 배제하고 집합교육보다는 이러닝(e-learning)을 통한 역량개발(Learning Development)로 예산 및 교육과정의 효율화를 고려한 것이다. 개편 이후, CSL은 통합역량개발과정(Generic Learning Development)에 집중하며, 직종별로 필요한 전문교육만 각 부처에서 담당하도록 하였다. 또 모든 공무원에게 필요한 공통과정인 핵심기술과정(Core Skills), 공직기본과정(Working in the Civil Service), 리더십 및 관리개발과정(Leadership Management Development) 등 3개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고위직과정에서 요구되는 전문가과정인 정책전문가(Policy Profession) 및 집행전문가(Operation Delivery Profession) 과정은 직접 운영함으로써써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영국의 CSL과 유사하게 운영의 효율화를 고려한 사례는 일본의 교원연수센터(http://www.nctd.go.jp)에서도 볼 수 있다. 교원연수센터는 한국에서 교원연수를 총괄하는 교육부와 같이, 일본 내 모든 교원연수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일본은 교원 연수기관을 국가 수준의 교원연수기관인 교원연수센터, 도도부현의 교육위원회 연수, 시정촌 교위 등 세 단계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첫째, 교원연수센터는 교원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연수를 구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학교 교육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교장이나 교감 등의 교직원에 대한 학교 관리 연수, ▲ 지방 공공단체가 실시하는 연수를 기획할 수 있는 지도자 양성 연수, 그리고 ▲ 지방 공공단체의 공익적 사업을 위해 예외적으로 실시하는 연수 등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경우를 고려하면, 교장이나 교감에 대한 연수, 1급 정교사 연수 등과 같이 국가에서 지정하는 수준의 연수에 해당한다. 즉, 문부과학성 산하에서 전체 교원들의 생애주기 연수를 관리하는 형태이다. 둘째, 도도부현 수준에서는 초임자와 10년 경험자 연수, 교직 경험에 따른 연수와 직능에 따른 연수, 전문적인 기술에 관한 연수, 장기파견 연수 등을 실시한다. 일본 교원들은 국가 공무원의 신분이 아니라 10년마다 면허를 갱신하는 신분인 만큼 생애 처음으로 교원이 된 사람은 ‘법정 연수에서 초임자’로 분류된다. 반면 10년 경험자 연수는 교직에서 10년을 재직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특별임용·수시임용 등과 같은 다양한 교원임용제도가 있다. 교원자격증이 없다 하더라도 임시로 부여하는 등의 방법이 있기 때문에 해당 사항에 따라 필요한 수준의 연수를 도도부현에서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정촌 교육위원회는 학교나 교원 개인의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시정촌 교육위원회는 교원들이 희망하는 다양한 자율연수 등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국가·지방·지역 등 각자 전문성이나 연수의 수준 등을 고려해 교원의 생애주기에 적합한 교육을 분담하는 형태이다. 연수 서비스의 맞춤화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대한 용어가 낯설지 않은 지금, 학습에서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기 위한 최적의 교육환경이 원격교육이다. 고등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초·중등교육기관에서도 학습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원격연수에서도 개별화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사한 사례는 앞서 언급한 온라인 학습센터(OLC)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학습센터는 학습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완전 관리형으로 이러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즉, 개인별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습과 관련된 데이터의 원천으로부터 데이터 수집·저장·관리·처리·분석, 그리고 시각화를 통해 학습자를 위한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고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했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학습자의 전문성을 지원하는데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원격교육의 경우, 교수·학습의 모든 과정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학습 이력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된다. 또한 학습자들의 교육적 측면뿐만 아니라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학습과 관련된 데이터와 일상생활을 통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의 학습은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학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의 기반은 클라우드 환경 속에서 가능하다. 개인별 맞춤형 학습서비스 제공에 기여하게 될 클라우드 서비스는 온라인 학습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학습을 피드백할 수 있는 학습관리 및 학업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원격교원교육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수집과 클라우드 기반의 관리시스템 구축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원격연수의 발전을 위하여 한국의 교사는 다른 선진외국에 비해 대학교육의 시기가 짧으며, 실습 기회도 적은 편이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교사들은 한 번의 시험으로 정년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교사들이 학업에 대한 열의나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원격연수를 통해 자신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국의 원격연수는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아직도 교사들의 연수를 원격으로 실시하지 않은 많은 나라들이 한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격교원연수 20년을 맞이하여 교사들의 전문성 계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교수·학습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열정 등에 보답하기 위해 한국의 원격연수는 다음의 두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질적 측면의 내실화를 고려해야 할 때이다. 과도한 양적 팽창이 오히려 질적 내실화를 방해하는 것이라면, 보다 혁신적인 통폐합을 통해서라도 질 관리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관의 난립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영국의 CSL 모델을 고려해도 좋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동일한 연수를 진행하기보다는 일본의 사례처럼 조직별로 위계를 갖추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질적 측면을 보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질적 강화를 위해서는 연수가 개인별 맞춤형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사들의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의 구축과 이를 통한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이다. “The quality of education cannot go beyond the quality of teacher” - Rudolf Steiner”
원하는 내용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원격연수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세로 자리잡았다. 원격연수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연수를 받은 교원은 182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에는 64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사들의 인식변화, 우수한 콘텐츠는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수형태로 자리매김되는 원동력이 됐다. 본지에서는 원격연수 도입 20년을 앞두고 연수 내용의 수월성 확보, 현장교원 적합성 제고, 연수과정 운영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원격연수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골격으로 연수자가 원하는 질높은 연수를 제공하는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선진외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찾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함이다. 아울러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현직 교사의 생생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필자들은 원격연수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연수과정 시스템과 연수 콘텐츠 부분은 유연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연수 주관 기관에 따른 연수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실감형 콘텐츠의 대중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빅데이터·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교육현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발달에 따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가상현실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어 플립러닝·스마트러닝·마이크로 러닝 등 다양한 학습방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연수과정 특히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전문 지식과 경험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 역량중심교육·학생참여중심수업과 같이 변화하는 교육현장 트렌드에 적응하고,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현장 교원들은 직무연수 및 동아리 형태의 연구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직무연수와 관련하여 최근 원격교육으로 이루어지는 연수(이하 ‘원격연수’)의 비중은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격연수의 외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원을 대상으로 한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체계적인 질 관리의 필요성,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콘텐츠 개발과 제공 방법 등의 여러 가지 과제가 주어진 것이 사실이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원격연수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원격연수 콘텐츠 관리 및 개발·운영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경직된 원격연수 교육과정 차시의 유연성 제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운영평가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2017년 개발된 콘텐츠는 전체 53과정으로 15시간이 45.28%(24과정)로 가장 많으며, 30시간은 37.73%(20과정), 60시간은 3.77%(2과정)로 60시간 미만의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이수자 정보 관리 시스템 주요 통계에 따른 차시별 연수자 증감을 살펴보면 15차시 13.13%, 30차시 -3.36%, 45차시 -35.21%, 60차시 -15.83%로 나타났다. 이를 보면 교원들은 연수 차시가 적은 연수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1학점에 15차시로 운영하는 학점제가 아닌 종합교육연수원과 동일하게 가변적 차시를 운영해 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원격연수 콘텐츠 심의를 15차시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수정하여 연수과정에 필요한 차시만큼만 콘텐츠를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되어야 한다. 학교 현장의 요구분석에 의한 원격교육과정 콘텐츠 개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도 원격교육연수원 직무연수 성과분석 연구(김혜숙 외, 2019)에 의하면 교사 대상 설문을 통해 원격연수 콘텐츠 및 운영 관련 제언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수업 등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되어야 한다’(96.4%), ‘학습에 흥미를 높이는 형태로 콘텐츠가 구성되어야 한다’(57.4%),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과정이 개설되어야 하고, 수강 인원을 조절해야 한다’(39.2%), ‘연수 내용의 전문성 및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3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Borich 요구도 및 The Locus for Focus 모델 분석을 통하여 원격연수에서 공통으로 요구되는 항목을 분석한 결과 ▲수업에 실제 활용 가능,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학습내용, ▲학습내용이 흥미를 높이는 형태로 구성, ▲전문적이며 정확한 학습 내용, ▲적절한 학습 분량, ▲페이지 오류 발생 않음 등으로 도출되어 주로 콘텐츠 관련 요구가 다수를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교원들의 원격연수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지고 미디어의 발달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원격연수에서도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기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는 고품질의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원격교육연수원이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학교 현장 중심의 콘텐츠 개발에 대한 교원의 다양한 요구를 분석하여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원격연수과정 개설이 필요하다 하겠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연수과정을 개설하는 플랫폼 제공 인터넷의 대중화에 힘입어 사회 곳곳에서 조금씩 영향력을 키워왔던 개인들이 이제는 미디어 영역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게 됐는데,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가 등장한 것이다. 즉, 이제는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송신자 겸 수신자의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많은 교원이 유튜브·팟캐스트 등을 활용하여 인터넷방송을 통하여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구교육연수원에서는 영상으로 검색하는 세태에 맞춰 유튜브를 활용한 저자와의 쌍방향 화상 직무연수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원격연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콘텐츠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싶은 사람에게 온라인 학습사이트를 분양해 주는 마이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하는 MOOC가 활성화되었으며, 최근에 대학 및 여러 기관 등에서 온라인 공개 교육자원(Open Course Ware)의 활용이 강화되었다. 시대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원격연수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 원격연수도 유능한 교원들의 노하우를 콘텐츠로 만들어 빠르게 변화는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미래교육 흐름에 대비한 유연한 콘텐츠 개발양식 허용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학교 교육에서도 최신 정보·통신기술이 활발하게 이용되면서, 마이크로 러닝 서비스·블렌디드 러닝 서비스·AI 기반 학습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미래교육 흐름에 대비한 교육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양식을 획일적인 규정으로 통제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현재 원격연수 콘텐츠의 경우 학습자들이 느끼기에는 필요 없는 형식적인 부분이 너무 많다. 콘텐츠의 가장 핵심인 교육내용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방식의 콘텐츠 개발을 독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격연수 콘텐츠에 대한 심사가 분량 등 정형화된 형식을 너무 강조하는 부분과 유연한 콘텐츠 개발을 막는 규정 등에서 벗어나 교육내용과 원격연수 목적에 맞게 변화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시간제 형태의 연수 허용, K-MOOC와 같은 연수과정 인정, 유연한 연수기간의 상시학습 도입 등은 보다 다양한 연수과정을 포용하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러닝(Micro Learning) 콘텐츠의 확대 지금의 원격연수과정은 최소 15차시 차시 당 25분 전후를 형식적으로 맞추기 위해 이질적인 주제의 콘텐츠를 묶어 원격연수과정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다소 있다. 하지만 ‘포노사피엔스’로 불리는 현재 모바일 세대는 작은 단위로 나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효율적인 교육’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교육 방식인 마이크로러닝은 학습 단위를 작은 단위로 나눠 빠르게 소비할 수 있게 만든 학습방법으로 학습자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기억과 적용이 쉽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학습단위가 한 수업 안에 한 가지 내용을 포함하여 학습자가 관심과 흥미에 따라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순서대로 공부할 수 있다. 특수목적의 원격연수 콘텐츠 개발·운영 지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2018년 원격교육연수원 이수자 정보 관리 시스템 주요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2,412개 과정에 63만 4,168명이 이수하였으며, 대학·공공기관에서 11.34%, 민간연수원에서 88.66%를 이수하였다. 이는 민간기관이 원격연수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공공기관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민간에서 개발하기 어려운 정책적 또는 특수목적의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는 3개 대학·공공기관은 최근 폐원을 신청하였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원격연수 운영 활성화를 위해 특수목적 연수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공공기관에 정부의 다양한 지원방안이 요구된다. 체계적인 콘텐츠 품질관리 지침 개발·제공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원격연수 교육과정들이 체계적이고 섬세한 콘텐츠 품질관리 시스템에 의해 개발되기 보다는 비전문가에 의한 간략한 절차에 따라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적으로 살아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수과정을 기획 단계부터 품질관리 전문가의 참여가 이루어져 학습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실시되어야 한다. 아울러 과정 오류 재점검은 물론 학습자 의견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연수 콘텐츠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품질관리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나아가 신규 콘텐츠 개발에 반영 될 수 있는 선순환적 구조로 양질의 콘텐츠개발이 가능한 품질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원격연수의 성공은 교육과정에 좌우되며, 우수한 교육과정은 잘 만들어진 콘텐츠에서 영향을 받는다. 모든 원격연수 기관이 우수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콘텐츠 품질관리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원격연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또한 모든 연수에서 연수과정 개발은 핵심이다. 특히 원격연수에서 콘텐츠는 연수과정 및 강사의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위해서는 현장교사들의 지속적인 배움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좀 더 확충되기를 기대해 본다.
원하는 내용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는 원격연수가 급속한 정보통신 기술발달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세로 자리잡았다. 원격연수가 시작된 지난 2000년 연수를 받은 교원은 1820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에는 64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 신장세를 보였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교사들의 인식변화, 우수한 콘텐츠는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연수형태로 자리매김되는 원동력이 됐다. 본지에서는 원격연수 도입 20년을 앞두고 연수 내용의 수월성 확보, 현장교원 적합성 제고, 연수과정 운영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원격연수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을 골격으로 연수자가 원하는 질높은 연수를 제공하는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다양한 선진외국의 원격연수 모델을 찾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함이다. 아울러 한국교총원격교육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은 현직 교사의 생생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필자들은 원격연수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연수과정 시스템과 연수 콘텐츠 부분은 유연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선진외국의 경우처럼 연수 주관 기관에 따른 연수 운영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원격연수를 지원하고,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데 빅데이터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교육데이터가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어 교육적 활용의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교원연수 형태를 바꾸어 놓았다. 교원연수는 교원의 직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이론, 방법, 연구를 통한 직무연수와 교원의 자격취득에 필요한 자격연수 그리고 특별연수로 구분하고 있다. 전통적인 교원연수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진행된다. 특히 교사의 경우는 학기 중에 연수가 이루어질 경우 수업 결손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방학 때를 이용한다. 그러나 모든 연수가 이때 이루어지다 보니 장소와 시간이 부족하다. 더욱이 제한된 시간에 운영되는 연수여서 무엇보다 연수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교원연수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도입된 것이 ‘원격교육연수’ 제도이다. 원격교육연수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여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공간을 연수 장소로 하여 연수생(교원·교육전문직·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수 형태를 말한다. 즉, 이러닝(e-learning)을 통해 이루어지는 온라인 연수이다.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연수기관의 종류는 교육연수원·교육행정연수원·종합교육연수원 및 원격교육연수원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원격교육연수원 기관은 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교육청 그리고 교육부 장관이 지정하는 기관 또는 법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민간 등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콘텐츠를 교원연수에 활용하여 교원연수 과정의 다양성과 연수의 질적 제고를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원격연수는 언제 어디서든 연수가 가능하며, 출장 부담 등 연수 기회 확대와 편리성을 주고 있다. 또 연수생들이 한 장소에 모일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사 등 교수요원도 특정장소에 있는 교수자들로 제한되지 않아 전국단위의 연수활동과 교류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집합연수보다 다양한 주제와 내용에 대한 연수가 가능하고, 이러닝 콘텐츠는 반복학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연수원들과의 공유가 가능해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교원을 연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최신 자료를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고, 멀티미디어 자료 등을 활용하여 연수 효과를 극대화 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의 근간 기술로 대두되는 인공지능, 증강·가상현실(AR·VR), 빅데이터 분석 등을 접목할 경우 연수자 개개인의 맞춤형 연수 과정 제공 등 원격연수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향상 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격연수는 편의성, 효과성, 대중성이 가장 큰 장점 원격교육연수원은 최근 2년간 매년 시·도교육청에서 특수분야 연수기관으로 지정받아 운영한 실적이 있거나, 정부 또는 교육청에서 교원연수를 위탁·실시한 실적이 있는 기관·법인을 대상으로 한다. 원격교육연수원은 교육부 장관의 인가·지정에 의해 운영되며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 공인 원격교육연수원 : 교육부 장관이 인가를 통해 공공기관·대학·민간기관이 운영하는 원격교육연수 ● 시·도 원격교육연수원 : 시·도교육청이 교육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운영하는 원격교육연수 ● 특수분야연수기관 원격연수원 : 시·도교육감이 지정하여 관리하는 특수분야 연수기관이 집합연수 과정의 일부를 원격교육의 방법으로 실시하는 원격연수 원격교육연수원은 2000년 12월 1일 원격교육연수원을 최초로 지정·인가한 이래 2018년 2월 기준 38개(공공기관 7개, 대학 12개, 민간 연수원 19개)가 운영되고 있다(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9). 원격연수의 지속적인 내실화를 유지하고 원격교육연수기관 지원 등을 위해 2009년 6월「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거하여 교육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원격교육연수지원센터’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격교육연수원 연수 콘텐츠는 일정 기준에 따라 원격교육연수지원센터의 내용심사를 거쳐 운영할 수 있다. 내용심사 영역은 연수구성·연수내용·윤리성 등으로 되어 있으며 각 영역에 따라 평가지표가 제시되어 있다. 2017년 기준 475종의 콘텐츠가 심사를 받아 이 중 329종이 통과했다(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9). 또한 원격연수지원센터는 질적 제고를 위해 깊이있고 정교한 운영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기관 특성에 따라 시기를 달리하여 2년 주기로 평가가 실시된다. 운영평가에 대한 평가 항목으로는 기관운영·조직 및 인력·연수운영·기반시설·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이 있다. 원격교육연수를 통한 연수인원은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060개 연수과정에 인원은 약 64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17). 또한 2016년 교원연수기관별 직무연수 이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원격교육연수원을 통해 이수한 인원이 전체 인원의 약 40%를 차지고하고 있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7). 따라서 원격연수는 이미 주된 연수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고, 많은 교원이 원격연수를 통해 연수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격연수의 성공적인 양적 팽창 이면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첫째, 원격연수기관의 전문성·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 원격연수기관을 시·도교육청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대학·민간기업으로 확대한 것은 다양하고 전문적인 연수과정을 많이 제공함으로써 교원에게 연수과정에 대한 선택권을 확장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따르면 시·도에서 개설한 강좌를 수강한 연수자가 38.3%, 공공기관이 36%, 민간이 23.7%로 나타났다. 이것은 여전히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원격연수의 비중이 높으며, 연수과정 역시 몇몇 기관을 제외하고는 백화점식 연수과정으로 각 연수원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해 준다. 둘째, 다양한 원격연수 방법의 부재로 연수의 효과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처음 원격연수가 도입될 당시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수를 수강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만으로 원격연수의 필요성을 얘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원격연수가 약 20년이 돼가는 오늘날에도 다양한 원격연수방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초기의 연수 제공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즉, 연수자는 연수 콘텐츠를 보면서 혼자 공부해야한다는 점과 간단한 온라인 객관식 시험으로 쉽게 연수를 이수할 수 있다는 점은 원격연수의 효과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경직된 원격교육연수 운영으로 인한 연수 운영의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연수 차시는 일반적으로 15시간, 30시간, 45시간, 60시간으로 개설하고 연수 기간도 한정되어 있어 연수 운영은 상당히 경직된 상태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연수 학점 관련 연수 차시를 탄력적으로 개설,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넷째, 마이크로러닝·나노디그리 등 연수 운영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일방적인 강의식 형태의 콘텐츠를 벗어나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으로 설계된 원격연수 콘텐츠의 개발·운영 및 교원의 생애주기에 기반한 교원 개개인의 역량 중심의 맞춤형 연수 서비스가 필요하다. 원격연수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최근의 인공지능, 증강·가상현실(AR·VR),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은 원격연수의 다양성·효율성·효과성을 높이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원격연수 운영에 대한 개선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연수기관의 연수 운영의 자율성 확대이다. 연수신청 및 연수기간, 연수인원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연수자의 학습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연수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원격연수와 집합연수 그리고 필요한 경우 세미나 등 다양한 형태의 연수 방법이 연수과정 특성에 맞게 도입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수동적 연수자에서 활동적 연수자로 변화시키는 원격연수 운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연수 콘텐츠를 마치 TV처럼 시청하는 수동적 연수를 지양해야 한다. 연수자들 간의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활성화하고, 연수 운영과 콘텐츠에 다양한 이벤트와 액티비티를 접목시키는 활동적 학습(Active learning)을 통해 연수의 흥미와 적극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연수 평가에 있어서도 단순 객관식 형태의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 연수자 간 토론 평가 등을 모색함으로써 연수의 효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물리적 연수시간 확보를 위한 학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원격연수의 잘못된 인식 중에 하나는 시간의 제한이 없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외 여가시간, 퇴근 후 등을 이용해 연수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집합연수는 연수를 위한 시간 확보가 가능하지만, 원격연수는 사정이 정 반대인 셈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원격연수 수강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전문성 있는 원격연수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부는 K-MOOC와 교원연수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K-MOOC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교원연수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관련 서비스와 전문성 있는 기관이 원격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해야 한다. 원격연수기관 운영에 대한 진입장벽은 낮추고 부실기관은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양질의 원격연수기관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질 관리도 요구된다. 다섯째. 학점 위주의 연수 체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교원에 대한 연수 시수 의무화는 교원의 역량 제고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으나 단순히 연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원격연수를 수강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연수 학점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 역량 기반 교원 개개인의 맞춤형 연수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연수자 스스로가 연수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연수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 후 학습 분석을 통해 맞춤형 연수 서비스 역시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원격교육연수기관 간 연수 데이터 공유 등 체제가 필요하며 연수자가 자신의 연수이력 관리와 연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1.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 · 시행(2019.11.5.) ● 승진임용 제한기간 가산 대상 징계사유 확대 소극행정이나 음주측정 불응을 포함한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징계처분을 받은 교육공무원에 대해 징계처분에 따른 일반적인 승진임용 제한기간에 6개월을 가산한 기간 동안 승진 임용을 제한 제16조(승진임용의 제한) ①교육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승진임용될 수 없다. 1. 징계의결 요구 · 징계처분 · 직위해제 또는 휴직(법 제44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휴직 중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자를 제15조 제1항 제4호 또는 제5호에 따라 특별승진임용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중에 있는 경우 2. 징계처분의 집행이 끝난 날부터 다음 각 목의 기간[「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 각 호 및「지방공무원법」제69조의2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인한 징계처분과 소극행정, 음주운전(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다), 성폭력 · 성희롱 · 성매매, 상습폭행, 학생성적 관련 비위에 따른 징계처분의 경우에는 각각 6개월을 더한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가. 강등 · 정직 : 18개월 나. 감봉 : 12개월 다. 견책 : 6개월 2. 공무원보수규정 개정 · 시행(2019.11.5) ● 승급 제한기간 가산 대상 징계사유 확대 소극행정이나 음주측정 불응을 포함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처분 시 일반적인 호봉 승급제한 기간에 6개월을 가산한 기간 동안 승급 제한 제14조(승급의 제한)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해당 기간 동안 승급시킬 수 없다. 1. 징계처분, 직위해제 또는 휴직(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은 제외한다) 중인 사람 2. 징계처분의 집행이 끝난 날(강등의 경우에는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3개월이 끝난 날을 말한다. 이하 같다)부터 다음 각 목의 기간[「국가공무원법」제78조의2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유로 인한 징계처분과 소극행정, 음주운전(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다), 성폭력 · 성희롱 · 성매매로 인한 징계처분의 경우에는 각각 6개월을 가산한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가. 강등 · 정직 : 18개월(강등의 경우는 별표 13의 봉급표를 적용받는 공무원에게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나. 감봉 : 12개월 다. 영창, 근신 또는 견책 : 6개월 3. 사립학교법 개정 · 시행(2019.10.17)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가 국 · 공립학교 교원보다 임의적이라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립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가 행위의 유형 · 정도 및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의 근무태도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징계기준 및 감경기준 등에 따라 징계의결을 하도록 개정(제66조 제1항 신설). 제66조(징계의결) ① 교원징계위원회는 제61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의 유형 · 정도 및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의 근무태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징계기준 및 징계의 감경기준 등에 따라 징계의결을 하여야 한다. 4.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 · 시행(2019.10.17) 1) 사립학교법 개정에 따라 교원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을 할 때에는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의 유형 · 정도 ·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의 근무태도 · 근무성적 · 공적 · 과실의 경중 등을 고려하도록 개정. 2)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비위 사건인 경우 비위행위자뿐만 아니라 그 감독자 및 비위행위를 제안 · 주선한 사람에게도 징계책임을 묻도록 하며,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에게 훈장 또는 포장을 받은 공적 등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률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 ■ 사립학교법 시행령의 신설조항 제25조의2(징계기준) 제25조의3(비위행위자와 감독자에 대한 문책기준) 제25조의4(징계의 감경기준) ※ 자세한 사항은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은 창의력을 말살하고 암기 위주의 기계적인 인간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교를 통해 기른 인재들이 세계가 경이롭게 생각하는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 ‘그때 필요한 인재와 미래 인재상은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창의력을 강조하다 보니 기초지식 습득을 위한 암기나 반복학습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나쁜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복학습을 통한 암기와 창의력 배양 및 발휘는 어떤 관계가 있나? 반복학습을 통한 암기와 창의력 관계가 교육자인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최근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대표가 제시한 미래교육 5원칙을 보면 열정·호기심·상상력·비판적 사고 그리고 끈기와 인내심이다(박영숙·제롬 글렌, 2019). 새로 제시한 5원칙의 특징은 ‘끈기와 인내심’을 강조한 것이다.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혼조 다스쿠도 시대를 바꾸는 연구는 6C(호기심(Curiosity)·용기(Courage)·도전(Challenge)·확신(Confidence)·집중(Concentration)·지속(Continuation)]를 필요로 하는 데 특히 집중과 지속성 즉, 끈기와 인내가 중요함을 강조했다(김회경, 2018). 기억은 반복의 자취를 보존하는 것 이처럼 지금까지의 주장과 달리 창의력은 머리가 아닌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가나 연구자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끝없는 반복 없이는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어렵다. 이는 스포츠나 예능 분야뿐 아니라 공부의 세계에도 마찬가지이다. 뇌과학자(장 디디에 뱅상, 2010)에 따르면 “기억은 뉴런 집합이 형성되는 것인데, 이는 동일한 자극의 반복에 의해 강화된다. 즉, 학습은 반복과 동의어이며 기억한다는 것은 그러한 반복의 자취를 보존하는 것이다.” 굳이 뇌학자의 이야기를 빌지 않더라도 한자어인 학습이라는 단어 자체가 배울 학(學) 익힐 습(習) 즉, 배움의 핵심은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익히는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면 잘 외워지지 않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은 당연히 학생들이 자기의 머리로 생각하고 이해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내용을 이해했다고 자기 것이 되는 것은 아니라 반복을 통해 익히는 작업을 해야 소화가 되어 자기 몸에 흡수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지식이 쌓이고 생각의 근육이 튼튼해져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 아이들이 망각하지 않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때 유념할 것이 있다. 인지심리학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우리가 뇌를 활용해 이해하고 체계화하려 노력하지 않으면서 그냥 눈으로 반복해서 읽는 식의 반복은 학습효과가 별로 없다. 책을 읽으면서 각 장의 핵심개념과 내용을 질문으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풀어보기, 새로 배운 개념을 활용하여 짧은 문단 만들어보기, 배운 내용을 사전 지식과 연관지어보기, 배운 내용을 현실에서 사례를 찾아보거나 적용해보기 등등의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익혀야 자신의 것이 된다(Brown and Roediger, 2015: 27-31).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다양한 방식의 반복을 통해 개념과 용어를 익히면 이 각각은 지식의 바다에서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낚아 올리는 낚싯바늘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고기가 떼를 지어 지나갈 때 많은 낚싯바늘을 담그고 있으면 한두 개만 담그고 있는 사람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기를 낚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같은 내용을 같은 시간 동안 배우더라도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모르면 손에 쥐어줘도 모른다는 속담은 아무리 바다에 고기떼가 넘쳐나더라도 낚싯바늘이 달리지 않은 낚싯대로는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이처럼 아는 것이 많은 학생일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간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된다. 이를 공부에서 나타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라고 한다. 알파고처럼 우리 인간도 뇌를 외부 컴퓨터와 연결시켜 순간에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는 때가 오기 전까지는 수고롭더라도 노력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역량)을 길러야만 한다. 엉덩이는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브라운과 뤠디거(Brown and Roediger, 2015: 47)는 “관련 기본 지식이 풍부해야 낯선 문제를 다루는 데 창의력이 영향력을 발휘한다. 지식만 많고 창의력과 독창성이 부족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식의 탄탄한 토대가 없는 창의력 역시 모래성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희정의 ‘하루키 스타일’에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창조력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달리기를 하고, 일본에 있건 해외에 있건 매일 일정량의 원고를 쓰는 꾸준한 반복에서 나온 것이다. 하루키 스스로도 꾸준하게 반복하는 데에서 창조성이 나온다고 밝히고 있다. 교사의 역할은 반복이 즐거운 활동이 되도록 하는 것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브라이스 코트니도 위대한 작가가 되는 비결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의자에 궁둥이를 딱 붙이는 겁니다. 제대로 써질 때까지 다른 무엇에도 눈 돌리지 말고 앉아있어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 또한 4년간의 총장 임기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갔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것은 과거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차분하게 앉아서 연구에 집중하며 그 안에서 다시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연구자로서 재활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대학 시절 군 복무를 마친 복학생들이 들려준 이야기다. 마음 단단히 먹고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 자리에 앉아 있노라면 갑자기 목이 말라서 자리를 뜨게 되고, 돌아와 앉으면 소변이 급해서, 그리고 또 돌아와 앉으면 그때는 배가 고파서 자리를 뜨게 되더란다. 그렇게 한나절을 보낸 후 오후에는 자리에 앉기 전에 기본 생리욕구를 모두 해결하고 두 시간 동안은 절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의자와 자신을 긴 끈으로 묶어 두었더니 이제는 잠이 찾아오더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 공부를 할 수 있게 자신을 훈련시키는 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는 연습부터 시켜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생생경영연구소 이병주 소장은 ‘모방은 나의 힘! 피카소’라는 SERICEO 강연을 통해 창조와 관련해서 모방이 갖는 이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모방은 무언가를 빨리 배울 수 있게 해준다. 반복하다 보면 요령도 생기고, 쉬워지며, 관련 지식도 쌓인다. 둘째, 모방은 자연스럽게 개선과 변형으로 이어진다. 이는 ‘주체가 돼서 활동하면 보이지 않던 것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고쳐야 할 점이 눈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모방은 대상의 원리에 대한 커다란 깨달음을 준다. 모방을 통해 “분석적인 지식이 아니라 통합적인 통찰을 얻게 된다.” 이병주는 문학가들이 습작 시기에 베껴 쓰기를 통해 스스로의 문체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모방이 가진 세 번째 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완벽하게 모방하려면 수 없는 반복을 해야 한다. 즉, 창조의 원천인 모방도 엉덩이 힘인 것이다. 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주어진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능력은 많은 경우 자기와의 지루한 싸움 과정에서 생겨나는 진주와 같은 것이다. 이때 교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반복이 지루한 활동이 아니라 즐거운 활동이 되도록 다양한 반복의 기법을 소개하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교폭력 사건이 소송으로 가면 가해학생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런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해당 조치가 적절한지 등 본질과 관련 없는 절차상 하자(위법)가 주된 쟁점이 되며, 이를 이유로 취소가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 7월 11일 자 헤럴드경제 기사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1~6월) 기준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학교폭력 관련 소송 47건 중 15건이 선고되었는데, 그중 9건을 가해학생이 승소하였고, 승소 이유가 모두 절차상 하자라고 한다. 법원이 인정하는 학교폭력 소송 절차상 하자의 유형을 알아보자. 1.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구성의 위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 ① 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 다만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를위촉할 수 있다. 최근에 제기되는 거의 모든 학교폭력 재심·행정심판·소송에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 절차상 하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라고만 함) 구성의 위법성이다.「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 제1항은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자치위원회의 구성・운영) ① 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 다만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를 위촉할 수 있다.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기 위하여 별도의 학부모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음으로 보통은 학년 초에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학부모총회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고, 중간에 위원이 교체되는 경우에는 학급별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한다. 그런데 법원은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과정을 매우 엄격하게 본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구성상의 위법은 지금까지 많은 판례가 축적되었고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가. 사전에 학부모위원 선출을 공지하지 않은 경우 학부모총회를 하기 전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을 가정통신문이나 공고 등의 방법으로 안내하지 않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인천지방법원 2018구합52437 판결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중학교에서는 학부모총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선출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아니하였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학부모총회 참석 여부를 표시하고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하는 내용의 문서 양식에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선출 부분을 누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따라 ○○중학교 학부모들은 학부모회의 임원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을 선출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한 채 학부모총회 참석 및 의결권의 위임 여부를 결정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학부모총회에서 선출된 위 3명의 학부모위원은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적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볼 수 없다. 나.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한 경우 학부모총회를 할 때 직접선거 또는 투표로 선출한다고 공지한 후, 선출하려는 위원수와 입후보한 후보자수가 같아서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고등법원 2017누80839 판결문 ③ 피고는 입후보한 학부모위원이 위촉 대상 학부모위원 수와 동일할 경우에 입후보한 위원들의 소견발표나 그들에 대한 찬반투표 없이 그들을 학부모위원으로 선출하였고, 이와 같은 선출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학부모위원 선출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하여 이를 공고까지 하였으나 그와 같은 선출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입후보한 학부모위원들에 대한 소개나 소견발표가 없는 경우 학부모들이 이들에 대하여 찬반 등의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위 각 학부모총회 당시 입후보한 학부모위원들에 대한 소개나 소견발표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입후보한 학부모위원이 위촉 대상 학부모위원 수와 동일하더라도 선거 절차를 거치는 경우 반드시 학부모위원으로 선출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주의할 점은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면 항상 절차상 하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학부모총회 전에 선출하려는 위원 수와 후보자 수가 같으면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한다고 안내하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참석한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하여 위촉하는 것은 절차상 하자가 아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17구합14408 판결문 앞서 본 인정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 제1항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5인 이상 10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같은 법이나 그 시행령 등에 아무런 규정을 마련하지 않는 점, ② 피고는 자치위원회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공고에서 선출예정 학부모위원 수를 6명으로 정하고, 후보자 신청을 받으면서 후보자의 수가 예정된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초등학교 전체 학부모의 직접선거로 선출함을 알린 점, ③ 피고는 신청을 받은 결과 후보자의 수가 선출 예정 인원의 수와 동수인 이유로 투표를 거치지 않고, 전체 학부모의 1/10 이상이 참석한 이 사건 학부모총회에서 후보자들을 소개한 후에 위 후보자들로 학부모위원을 구성하는 것에 대하여 참석자들의 전체 동의를 얻어 학부모위원으로 선출하였는바, 위와 같이 학부모총회의 결의에 따라 선출된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한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학부모대표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절차에 있어 사전에 공고된 내용 또는 학교폭력예방법 등 관계법령에 위반되는 어떠한 절차적인 하자를 발견할 수 없는 점, ④ 원고 ○○○은 위와 같은 절차를 통하여 학부모위원으로 선출되어 자치위원회에서 약 8개월간 활동해온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적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들로 구성된 것이라 할 것이고, 달리 그 구성이 위법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으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위와 같이 학부모위원을 무투표당선으로 선출하였으나 사전에 후보자 수가 예정된 인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직접선거를 한다고 알리고, 학부모총회 당일에 동의를 구하여 선출한 것은 적법하다고 인정된 판례도 다수 존재한다. 다. 학년별 학부모총회에서 선출한 경우 인원수가 많은 학교는 학부모총회를 하루에 하지 않고 학년별로 나누어 할 수 있다. 이때 학년별로 학부모위원 수를 할당하여 선출하면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81090 판결문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은 학급별 대표가 학년별로 모인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되었을 뿐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학부모전체회의 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년별로 학부모대표로 선출할 인원을 정한 다음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대표를 선출할 권한을 위임하기로 정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도 없다. 나아가 설령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것을 위임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폭력예방법이 자치위원회 학부모위원의 원칙적인 선출 방법으로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가 아닌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의 선출을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예외적으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경우에도 학급별 대표들이 ‘직접’ 학부모위원을 선출하여야 할 것이고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선출 권한을 다시 위임하는 것도 같은 취지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은 학교폭력예방법 등에 따른 자치위원회의 학부모위원으로서 위촉대상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학교폭력예방법에 규정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 판결에서 재판부는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의에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임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선출하거나 예외적으로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학년별 학부모대표회에서 인원을 할당하여 선출하는 것(예를 들어 학년 대표회의에서 각 2명씩 선출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라. 곤란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데 학급별 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한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3조는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때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의 선출이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인정된 판례도 있다.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59721 판결문 ① 이 사건 학부모위원이 학부모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되었다는 증거가 없다. ② 피고가 2018. 3. 16. 학부모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학부모위원의 선출과 관련하여 ‘학부모전체회의에서 학부모대표를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이 사건 학부모위원이 선출되었다는 증거도 없다. ③ 오히려 이 사건 학부모위원은 학부모전체회의 이후에 학부모대표들로 구성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선출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방법이 민주적 선출 절차라고 볼 수 없음으로, 이 사건 학부모위원에게 전체 학부모들을 대표하는 대표성이 확보되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위 판결에서 재판부는 학부모총회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할 시간이 없어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한 것은 ‘곤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학부모대표회의도 실제로 하지 않고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추천을 받아 선출한 것은 적법한 절차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와 달리 학기 중에 학부모위원을 다시 선출하는 경우에는 학부모전체회의(학부모총회)를 개최하기 곤란한 사유가 인정되어 학부모대표회의 선출이 적법하다고 판시한 판결이 있다. 2.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함 자치위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위원으로 참여한 경우에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자치위원회 위원의 제척·기피 및 회피) ① 자치위원회의 위원은 법 제16조, 제17조 및 제18조에 따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는 경우와 분쟁을 조정하는 경우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해당 사건에서 제척된다. 1. 위원이나 그 배우자 또는 그 배우자였던 사람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의 보호자인 경우 또는 보호자였던 경우 2. 위원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과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경우 3. 그 밖에 위원이 해당 사건의 피해학생 또는 가해학생과 친분이 있거나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②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자치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 또는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자치위원회의 위원에게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분쟁당사자는 자치위원회에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③ 자치위원회는 제2항에 따른 기피신청을 받으면 의결로써 해당 위원의 기피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기피신청 대상이 된 위원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④ 자치위원회의 위원이 제1항 또는 제2항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해당 사건을 회피할 수 있다. 가. 담임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 담임교사는 학생과 밀접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애착을 갖게 되므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어서 제척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담임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에는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광주지방법원 2013구합2402 판결문 I는 이 사건 회의 당시 의결 대상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학생 중 1명인 H의 담임교사이고, 원고의 담임교사는 아니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담임교사는 한 학년 동안 해당 반에 소속된 학생의 학업, 교우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을 가까이서 지도하면서 학생이 학교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담임교사는 학교의 다른 교사들이나 학생들보다 해당 반에 소속된 학생과 밀접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애착을 갖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와 같은 담임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그 밖에 D 중학교 자치위원회는 다른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가해행위 당시 피해학생의 담임교사는 위 제3호의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자치위원회 위원으로서의 의결권을 주지 않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I는 이 사건 회의의 의결 대상인 학교폭력 사건의 피해학생들 중 1명인 H의 담임교사로서 H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 제3호의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나. 상담 및 조사업무를 수행한 전문상담교사가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경우 요즘 가장 핫한(?) 주제이다. 상담 및 조사 업무를 수행한 전문상담교사(전담기구 구성원임)가 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한 것은 자치위원으로서 업무수행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없고, 학교폭력사건에 대한 조사 및 보고, 심의 구조에 비추어 자치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으로 해당 위원이 심의에 참여한 것은 절차상 하자라는 판결(서울행정법원 2018구합76200)이다. 해당 판결은 2018년 12월 7일 선고되었고 학교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위 판결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사안조사를 하는데 사안조사에 참여한 전담기구 구성원이 자치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하는 것은 자치위원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사유 때문에 형사 절차에서는 수사 및 공소제기를 하는 검찰과 판단을 하는 법원이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안처리의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학교에 구성되어 있고 학교가 사안조사를 담당하므로 이는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다행히(?) 지난 8월 2일 법률이 개정되어 2020년 3월 1일부터는 교육지원청에 있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심의하므로 이 문제는 내년부터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게 되었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학교폭력 관련 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절차상 하자이다(대부분의 학교는 교감·생활부장이 전담기구와 자치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다). 3.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방어권을 침해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될 때 가해 관련학생(피신고학생)에게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사유 즉, 해당 학생이 한 학교폭력 행위를 알려주어야 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⑤ 자치위원회는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때 가해 관련학생에게 무슨 사유로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지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가해학생으로 결정했다면 방어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 69769 판결문 학교폭력예방법이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 대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규정의 취지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전 당사자에게 변명과 유리한 주장을 하거나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위법사유의 시정 가능성을 고려하고 조치의 신중과 적정을 기하여 가해학생 측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함에 있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5항에 규정된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미리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구체적인 사실(이는 자치위원회 회의 개최의 원인이 된 학교폭력의 일시・장소・행위내용 등이 특정된 사실을 의미한다)을 통지하는 것이 당연히 전제되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학교폭력사안처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가·피해학생은 자치위원회가 결정하고, 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는 ‘관련학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것과 자치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학교폭력이라고 신고되어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사유’ 즉,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는 관련학생의 행위’를 고지하는 것은 별개이다. 가·피해가 명확한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으나 쌍방폭력 또는 따돌림과 같은 지속적이고 불분명한 학교폭력에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 A가 B를 신고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는데 자치위원회가 A도 가해학생으로 인정한 경우, 따돌림과 같은 지속적이고 은밀한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는데 구체적인 가해행위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해학생의 방어권 침해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될 수 있다.
1위. 최근 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인천시교육청이 학과평가를 실시했다. 중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는 어디인지, 취업률은 좋은지, 인천지역 산업체들과 연계성은 어느 정도 인지 모두 7개 항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평가였다. 인천시교육청이 한성대학교 연구진에 의뢰,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의 대응 역량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였다. 그 결과 1위는 인천 재능고등학교가 차지했다. 인천지역 26개 특성화고등학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로 뽑힌 것이다. 학과별 평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전자과 1위, 스마트건축과 3위, 스마트전기과 4위 등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인천 최고의 특성화고로 꼽히는 재능고의 1위 행진은 신입생 모집 때부터 시작된다. 신입생 특별전형 선호도에서 인천 지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특별전형 241명 모집에 445명이 지원,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타 특성화고들이 모집 정원 미달에 허덕이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경쟁력이다. 최고의 교육시설 역시 재능고의 강점이다. 학교 전체에 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되고 비데를 갖춘 화장실, 최첨단의 쾌적한 실습 공간 등 학생 맞춤형 스마트 교육환경 부문에서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5년. 지난 1954년 개교한 재능고는 올해로 65주년을 맞았다. 개교 이래 우수한 전문직업인력을 배출해온 대표적 명문사학으로 전국 최초의 스마트시티 산업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스마트통신과, ▲스마트전기과, ▲스마트전자과, ▲스마트반도체과, ▲스마트건축과 등 5개 학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재능고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특성화고로 입지를 다지고 세계로 진출하는 재능인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3월 취임한 한석수 교장은 학교 슬로건을 ‘천하제일(天下第一) 재능고, 호연지기(浩然之氣) 재능인’으로 정했다. 패기만만한 재능인을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키워드다. 한 교장은 “모든 재능인들이 참된 지혜, 불굴의 용기, 협업능력을 갖춘 21세기 오디세우스형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S등급. 재능고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운영된다. 도제학교란 독일과 스위스 등에서 발전한 직업교육 모델로써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업훈련제도다. 숙련된 고급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과 취업에 유리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도제교육을 받는 재능고 학생들은 현장훈련수당을 받으면서 기능 연마에 매진하고 있다. 특이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기업체 채용이 약정되는 등 취업이 보장되고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혜택 대상이 된다. 또 대학진학을 희망할 경우 등록금이 무상지원되며 우수한 학생에게는 해외 기술자 선발자격도 부여된다. 무엇보다 재능고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 도제학교 중 최상위 평가를 받은 학교라는 점이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평가에서 재능고는 S등급을 받았다. 학생 선발에서부터 현장교육, 취업 등 전 과정에 걸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30.5%. 재능고 졸업생 10명 중 3명은 취업과 대학진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취업후진학으로 도전을 이어간다. 학교 측이 밝힌 2018년 선취업후진학 비율은 30.5%. 올해 성적도 뛰어나다. 올 10월 말 현재,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형식으로 한양대·한국산업기술대·경일대 등에 1·2차 합격한 학생만 32명에 이른다. 일학습병행 진학은 한국산업기술대·재능대 등 2곳에 12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학진학만 괄목할 실적은 거둔 것이 아니다. 대졸자들도 엄두를 못 내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학생이 올해만 벌써 3명이다. 공무원시험 출제 경력을 가진 우수한 교사진과 체계적인 실무교육이 거둔 성과다.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부사관에도 3명이 합격했다. 중견 기업체 취업자까지 합치면 100여 명에 육박한다. 김무찬 교무부장은 “정부나 공기업, 기업체가 요구하는 유형과 직무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공무원 및 대기업·공사 공채반을 운영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01. 지난 11월 13일 인천국제공항. 재능고 2학년 학생 30명이 국제선 탑승구 앞에 줄지어있다. 재능고가 운영하는 글로벌 취업스쿨 해외기업탐방단으로 대만으로 향하는 길이다. 글로벌 취업스쿨은 재능고만의 특색있는 취업역량강화 코스. 지난 2012년 상해를 시작으로 8년차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만 101명이 해외로 떠나 견문을 넓히고 실력을 다졌다. 중소기업벤처부 지원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일본·베트남·상해·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우수기업을 탐방하면서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하는 단기 해외취업스쿨이다. 재능고는 올해 탐방국가로 대만을 선정했다. 학생들은 대만의 주요 산업을 이끄는 위룽자동차 제조현장과 포모사플라스틱의 기업현장과 전시관을 탐방하여 현장의 생생한 체험을 경험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의 실리콘벨리인 신죽과학산업단지와 타이페이 국립과학기술대학교를 방문해 대만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진출 사례를 직접 경험하는 기회도 갖는다. 대만의 기업 성공 사례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이 성장한 히스토리와 유사한 배경이 많아 재능고가 추구하는 호연지기 재능인 인성함양에 적합한 국가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탐방에 참여한 김주찬 학생(스마트반도체과 2학년)은 “대만 기업체 견학을 통해 취업 의지를 한 번 더 다지고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꿈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런 소중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역량 강화에 더욱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재능고는 대만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글로벌 잡스쿨 문화체험단 21명을 싱가포르에 추가로 파견했다. 2024. 재능고의 또 다른 특징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다. 인천교육청 평가에서 중학생 선호도 1위가 말해주듯 학생들의 학교만족도는 매우 높다. 공부는 물론이고 학생 개개인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끼와 소질을 가진 학생을 선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재능꾼 선발’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산행을 통해 극기심을 배양하고 단합과 협동심, 자기절제력을 기르는 사제동행의 인성교육도 재능고만의 강점이다. 지난 6월에는 한 교장과 교직원, 학생 20여 명이 지리산을 종주하고 왔다. 학생들에게 모험심과 성취감을 맛보게 함으로써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 있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려는 학교 측의 배려다. 오는 2024년이면 명문 재능고는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한 교장은 “스마트교육을 통해 인천 제일을 넘어, 대한민국 1위 나아가 세계 제일가는 명문 특성화고등학교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학교, 인사 잘하는 학교, 천하제일 재능고에서 모든 사람의 존중과 신뢰, 사랑과 아낌을 받는 재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참 곱다. 가을빛 교정, 느티나무 낙엽이 바람에 후드득 떨어질 때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다. 제법 넓은 운동장을 가로 세로 뛰어다니는 개구쟁이들이 단풍처럼 참 곱다. 지난 1980년 개교 이후 4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신암초등학교. 즐거운 배움과 따뜻한 돌봄이 있는 행복한 신암교육을 목표로 80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협력하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쳐가고 있다. ‘기초학력 역량강화·감성 역량강화·인성 역량강화’를 목표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신암초. 지난 11월 이 학교는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 4개월 동안 준비해온 ‘꿈틀이들의 상상나라(이하 상상나라)’ 개장식이 열린 것이다. 개장식에는 양희두 강동송파교육장과 지역인사·학부모·교직원 등 70여 명이 참석, 학생들의 새로운 놀이공간 탄생을 축하했다. 신암이 꿈이 만들어 낸 ‘꿈틀이 들의 상상나라’ ‘상상나라’는 말 그대로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꿈의 놀이공간. 기존의 정형화된 놀이터 개념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며, 친구들과 협력하며 노는 곳이다. 당초 이곳은 7~8m는 족히 돼 보이는 오래된 수목과 잡초가 우거진 담장 옆 버려진 공간이었다. 조금이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훌쩍 커버린 수풀 때문에 웬만한 학생들은 근처에 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이처럼 학생도 교사도 기피하던 공간이 불과 4개월 만에 신암가족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찾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유가 뭘까? 상상나라는 기존의 정형화된 놀이터 개념과 확연히 다르다. 우선 이곳은 아이들의 생각과 상상이 직접 만들어낸 공간이다. 설계 단계부터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고 놀이터 곳곳의 이름을 정하는 것도 아이들의 생각에 맡겼다. 흙으로 만든 동산에 조그만 터널을 만들어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한 이곳의 이름은 ‘거인의 콧구멍’. 실제로 조금 떨어져서 보면 기발한 작명에 무릎을 치게 된다. 동그란 자갈을 뿌려 만든 지압길, 이곳을 아이들은 ‘오돌토돌길’이라는 예쁜 우리말로 바꿔놓았다. 미끄럼틀이 자리 잡은 곳은 너나 할 것 없이 몰려든다고 해서 ‘와글와글’이라고 부른다. 상상나라에는 놀이시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적 효과를 고려해 발표수업·토론수업·생태수업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엔 원형경기장을 본뜬 것 같은 계단식 학습장을 만들었다.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발표수업도 가능하다. 매미들이 특히 좋아하는 장소여서 ‘매미교실’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뿐 아니다. ‘맥문동 교실’, ‘땅강아지’ 등 놀면서 공부하는 작은 ‘교실 밖 교실’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무엇보다 학교가 가진 천혜의 자연조건을 십분 살려 독창적인 놀이터를 만든 것도 이 학교만의 특징. 무질서하게 우거졌던 나무들을 보기 좋게 가지치기한 뒤 부드러운 야자매트를 깔아 긴 오솔길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나무사이로(路)’, 가을날 불어오는 소슬바람이 유난히 시원한 곳이어서 산책길로는 최고다. ‘나무사이로’ 종착지점엔 교실 한 칸 크기의 연못이 나온다. 우리나라 지도 모양을 본뜬 연못 가장자리엔 ‘대~한민국’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수중생태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는데 연못 바닥에 커다란 항아리를 묻어 물고기 집도 만들었다. 한겨울에도 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각종 놀이시설을 빽빽하게 모아놓은 전형적인 놀이터가 아니라 학교의 지형과 아이들의 바람을 살려 신개념 놀이공간을 탄생시킨 신암초. 지난 3월 부임한 조병래 교장이 발품을 팔아 예산을 끌어들이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조 교장은 “놀이터는 아이들의 연령과 놀이 유형 선호도. 지형과 접근 가능성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정형화된 시설을 탈피해 창의성과 모험심을 높여주는 특색있는 놀이 공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교육으로 바른 인성, 풍부한 감수성 함양 신암초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다양하고 풍부한 예술교육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17년부터 3년 동안 예술드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오카리나·리코더·바이올린·모듬북 등 예술교육을 실시, 바른 인성과 풍부한 감수성을 함양하고 있다. 1인 1악기 교육(1~2학년 카쥬, 3~5학년 바이올린, 6학년 모듬북)을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연간 20차시 이상 편성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상설 예술동아리(바이올린·클라리넷·합창 등), 신암 오케스트라를 조직하여 학생들의 예술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도레미 음악회(매주 목요일 중간놀이시간)를 열어 희망하는 학생들은 언제나 참여하여 발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아침 등굣길 음악회(연 2회, 등교시간)를 개최하여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연 1회 학생, 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 주민들을 초청하는 ‘신암가족 음악회’를 열어 1년간의 예술교육의 결과를 발표 기회를 가졌다. 신암가족 음악회에는 1인 1악기 대표·중창단·오케스트라·학부모 동아리(우쿨렐레)·교사 동아리(플룻)·지역사회 동아리(오카리나)가 다함께 참여하는 신암교육가족의 축제이다. 더불어 교육복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동요교실 운영, 각종 연주회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악기 무료지원 등을 통해 교육복지 대상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박동률 교무부장은 “소외 없는 문화예술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정서 순화 및 자아존중감을 신장하여 문화를 향유할 수 역량을 신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년 전통의 신암초는 2019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학교조직문화를 민주적으로 개선하고, 학생이 학교와 수업이 중심이 돼 스스로 미래 역량을 갖춰가는 행복한 학교를 구현하는 것이다. 학부모 및 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하는 신암교육을 추진, 교육공동체가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는 새로운 학교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원명희 교감은 “참여와 협력중심 수업 및 학년·학급단위 특색교육 등을 통해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모든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공교육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를 선도하는 학교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학교 공사의 특색 첫째, 학교 공사를 맡아 하는 사람도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교육자이다. 직접 교육활동에 종사하는 교원과 학교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학교시설 유지관리업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업자도 학생들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교육자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둘째, 신규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거래가 성사되고 인정을 받으면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한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교가 있고, 그 안에는 수많은 시설물 유지관리 공사 물량이 존재한다. 특히 학교의 시설관리 업무 담당 직원 수 감소로 다양한 공종의 일들이 외주 물량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증축·개축·재축 및 대수선, 시설물 기능 보전, 일상적인 기능 보수 등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형태의 공사를 시설물유지관리업 면허소지자가 수주 가능하다. 학교 공사 시행상 유의점 첫째, 학교에는 시설관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음으로 전문가로서 책임을 지고 성실히 시공해야 한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대로 시공하면 법령에 저촉되고 위생상 문제가 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으로 전문적 입장에서 조언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공사내용이나 자재 등을 가지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 사례 ❶ _ 화장실 옆 전기온수기 설치 전기온수기를 학생들이 통행하는 복도 가운데 화장실 옆에 설치하여 위생상 문제를 야기하고, 기능이 향상된 정수필터가 개발되었음에도 학교에 교체를 권유하지 않았다. ● 사례 ❷ _ 방화셔터 자리에 전기온수기 설치 전기온수기를 방화셔터 자리(사진 속 사각형 자리)에 놓음으로써 화재 시 방화셔터가 떨어진 상태에서 방화문을 가로막는 결과가 되어 소방관계 법령에 저촉되게 된 사례이다. 소방서 현장점검에서 지적을 받은 사항인데, 시공업체에서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얘기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 사례 ❸ _ 방염 처리되지 않은 커튼을 설치하여 소방법령상 문제 소지를 안겨 주고도 대금을 빨리 주지 않는다고 시교육청 감사실에 신고 운운하며 엄포를 놓았다. 둘째, 사전에 발주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공사내용을 확정함으로써 두 번 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교는 수업 등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이므로 신속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어야 한다. 학교 관계자는 일과 후 또는 휴일 작업 시 현장에 잘 나와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 시간에 정확하게 공사를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사 시작 전에 현장을 확인하면서 공사내용을 협의하는 과정 필요하다. 셋째, 하자 없이 시공할 자신이 있는 전문분야를 능력 범위 내에서 수주해야 한다. 미장공사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하도급을 줘서 5~6개월이 지나도 바닥이 마르지 않아 데코타일 시공을 하지 못해 민원이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 자신의 시공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공사를 맡을 경우 여기저기 공사를 벌여놓고, 약속한 시기에 마무리 짓지 못해 민원이 제기되는 사례가 종종 있음으로 반드시 하자 없이 시공할 자신이 있는 전문분야만 수주해야 한다. 넷째, 학교 공사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 관련 규정이나 작업매뉴얼을 준수하여 학생들이 위험에 빠지거나 학교시설물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특히 체육관 내진보강공사(용접·절단 및 연마 작업) 중 용접 불씨가 비산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체육관 골조·마감재·지붕 및 체육관 내 비품 일체가 소손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서류작업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관공서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정형화(견적서·사업자등록증·통장사본·세금계산서·4대 보험 납입증명, 국세 및 지방세 완납 증명 등)되어 있다. 견적서를 내용별로 충실하게 작성하고, 공사 완료 후 대금 지급이 빨리 이뤄지도록 요구하는 서류를 깔끔하게 정리하여 제출한다.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 (데니스 라인스 지음, 정희성·장정은·박강희·오승민·김영란·김시원·이화목회상담센터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400쪽, 4만6000원) 시간과 공간이 제한된 가운데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 상담기법을 소개한다. 우울증이나 자해・자살, 학교폭력, 부모와의 갈등, 약물 문제 등 주제별 상담사례를 제시한다. 상담자로서 겪게 될 윤리적 갈등이나 비밀유지 의무, 상담절차 등에 대해서도 다룬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글담 펴냄, 560쪽, 1만7800원) ‘21세기 교육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년간 전 세계 교육현장을 누비며 교육 전문가 10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인간이 배움에 이르는 과정과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위한 교육, 나아가 교육의 진정한 목적과 의미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영유아교사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정민·이재필·손여울·김예은·방현 지음, 들녘 펴냄, 216쪽, 1만4000원) 일부 교육현장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 이후 우리 사회에서 영·유아교사들은 잠재적 아동학대자로 낙인 찍혀 버렸다.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인 것처럼 되어 버린 현실 속에서 영·유아 교사들은 말한다. “영·유아교사도 사람이에요.”
큰 꿈 키우는 작은 대학들 (이강렬 지음, edu북스 펴냄, 288쪽, 1만8000원) 리버럴 아츠 대학(Liberal Arts College, LAC)은 석・박사 과정이 아예 없거나 작게 운영되는 학부 중심의 대학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 대학생의 3%가 이곳에 재학 중이며, 미국 대통령 48%가 졸업한 무시 못 할 대학이다. 아주 적은 수의 학생만 받아 깊이 있는 교육을 하는 LAC를 살펴본다.
지리 샘과 함께하는 시간을 걷는 인문학 (조지욱 지음, 사계절 펴냄, 188쪽, 1만3000원) 경기도 부천의 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공간을 이어주는 길이 가진 의미를 소개하는 인문 교양서다. 유명한 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지나는 주변의 평범한 길을 탐방하며, 그와 관련된 사건과 사람들, 지리적 특징,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인문학적 생각거리를 던진다.
왜 우리는 생각대로 행동하지 않을까 (외르크 베르나르디 지음, 이수영 옮김, 린다 뵐펠 그림, 시금치 펴냄, 172쪽, 1만5000원) 데카르트나 아리스토텔레스, 비트겐슈타인 등 저명한 철학자들의 명제 10가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단지 철학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심리학·언어학·미디어학·문화학·사회학·생태학 등 타 학문의 이론을 접목해 풍성한 재미를 준다.
도깨비도 문화재야? (김성범 지음, 신성희 그림, 품 펴냄, 32쪽, 1만3000원) 전남 곡성의 섬진강 도깨비마을을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문화재의 개념을 쉽게 풀어냈다. 도깨비와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만화 같은 이야기를 가볍게 읽고 나면 문화재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다.
조선시대로 간 소년 자료와 가능성을 만나다! (김혜진·조영석 지음, 이지후 그림, 자음과모음 펴냄, 220쪽, 1만3500원)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다 조선시대로 소환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통해 수학과 과학의 원리를 알아가도록 구성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당시의 문화와 생활, 속담, 전통놀이에 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그레이트!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 그레이트샌디 사막, 그레이트디바이딩 산맥,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도를 펴서 호주(Australia)를 찾으면, ‘그레이트’라는 글자가 계속 들어온다. 그만큼 커다란 나라다. 호주는 남한의 약 77배 크기인 나라다. 오스트레일리아라는 국명처럼 호주는 남쪽에 있다(라틴어로 ‘australis’는 남쪽을 뜻한다). 남반구에서 가장 크고, 그레이트한 호주 동쪽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호주의 수도가 켄버라인 이유는? 호주는 수도가 가장 헷갈리는 나라다. 일반적으로 수도는 그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즉,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그런데 호주에서 인구 1위 도시는 시드니다. 인구 2위 도시는 멜버른이다. 그러면 호주의 수도는 제 1도시, 제 2도시도 아니다. 과연 어디일까? 현재 호주의 수도는 인구 40만 명의 소도시 캔버라다. 왜 수도가 제 1도시, 제 2도시가 아니고, 인구 규모도 작은 소도시일까? 우리나라처럼 제 1도시인 서울이 수도인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1901년 호주가 연방제가 되었을 때 시드니와 멜버른은 서로 수도가 되겠다고 격렬한 수도 쟁탈전을 벌이게 된다. 싸움이 계속되고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자, 결국 타협안으로 시드니와 멜버른 사이에 신도시를 만들어 수도로 삼는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계획도시를 만든다. 그 도시가 캔버라다. 캔버라 지명의 뜻은 ‘만남의 장소’다. 도시 이름에 도시를 만든 의도가 잘 녹아 있다. 멜버른에서 호주의 국회의사당 역할을 했던 건물은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으로 기능을 넘겨줬다. 지금은 멜버른이 속해 있는 빅토리아주 의사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페라 하우스와 블루마운틴의 도시, 시드니 여행 흔히 랜드마크(landmark)는 도시의 상징물을 뜻한다. 파리는 에펠탑,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처럼. 시드니의 랜드마크를 물으면 사람들은 바로 답한다. 오페라 하우스. 그만큼 오페라 하우스는 호주 전체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오페라 하우스 옆으로는 하버브리지(Harbour Bridge)도 보인다. 하버브리지를 오르는 관광 상품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올라가길 바란다. 오페라 하우스를 뒤로하고 블루마운틴으로 향한다. 블루마운틴은 시드시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다. 블루마운틴 국립공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날따라 비가 엄청나게 많이 와서 블루마운틴에서 가장 유명한 세자매봉(the Three sisters)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블루마운틴을 올라가는 길옆으로는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무가 많이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호주가 원산지이다.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도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비롯되었다.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분비되는 수액이 내리쬐는 강한 햇볕에 산 전체가 푸른색으로 반사되어 보인다고 해서 지어졌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은 코알라의 주식으로도 유명하다. 코알라는 하루에 20시간 정도를 잔다. 그 이유를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찾을 수 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는 마취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한 향이 나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벌레들이 싫어해서, 천연 벌레퇴치제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나는 유칼립투스 나무 향이 좋았다. 드디어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 다다른다. 여전히 안개가 끼어있어서 세자매봉이 잘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도 구름이 산봉우리에 자주 걸려 있어, 세자매봉 전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바람이 불자 바람이 안개를 걷히게 만들고, 기적적으로 세자매봉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든 이런 모습을 보면 전설이 있고, 세자매봉도 마법사 아버지와 세 자매를 둘러싼 이야기가 있다. 볼거리인 세자매봉 외에도 블루마운틴에는 탈거리가 있다. 과거 탄광에서 사용했던 트롤리(Torlly)를 개조해 만든 궤도 열차다. 이 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52도 각도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네스북에도 기록되어 있다. 250m 정도를 오르내리는데, 막상 타보면 무섭다가 금방 끝나버린다. 짧아서 매우 아쉽다. 그레이트!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 이번 여행에서 멜버른에 들른 이유는 순전히 포트캠벨 국립공원의 12사도 바위(Twelve Apostles) 때문이다. 지리교과서 속 단골 지형인 12사도 바위는 시스택(sea stack)이라는 해안 지형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깎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전부 없어질지도 모른다. 지금도 8사도 밖에 남지 않았다. 포트캠벨 국립공원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일부다. 멜버른에서 그레이트 오션로드로 가면서 왜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라고 하는지 알만했다. 포트캠벨 국립공원을 즐기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곳도 여느 관광지처럼 헬기 투어가 있다. 헬기 투어를 탈 때는 앞자리에 태워달라고 계속 말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앞에 앉은 덩치가 큰 아저씨 때문에 헬기 앞 창문으로는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헬기가 방향을 틀자 장관이 눈에 들어왔다. 영상을 팔기도 하는데,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고,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하면 비슷할 것 같다. 헬기 투어는 꼭 추천한다. 땅에서 봤을 때와 다르게 하늘에서 본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정말 신이 빚은 선물 같다. 둘째, 걸어서 돌아다니는 방법이다. 헬기에서 내려 12사도 바위를 실제로 마주했다. TV와 교과서 속에서만 봤던 지형을 보게 되어 큰 감동이 있었다. 12사도 바위는 강한 부분만 남아있고, 약한 부분은 모조리 깎여 만들어진 지형이다. 12사도 바위 외에도 드라마 촬영 장소 같은 곳이 있다. 바로 로크 아드 고지(Loch Ard Gorge)이다. 마치 태양의 후예에 나온 자킨토스 섬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곳의 별명은 난파선 계곡이다. 영국에서 멜버른으로 돌아오던 로크 아드라는 배가 침몰하여 54명이 죽고, 단 2명 만이 살아난 비극적인 사건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야라강이 흐르는 멜버른 시내 투어와 캥거루 스테이크 멜버른은 트램의 도시다. 트램을 타면 도시 대부분을 갈 수 있다. 구간에 따라 무료(멜버른 시티 서클 트램, City Circle Tram)도 있다. 그리고 멜버른에는 야라강((Yarra River)이 지난다. 야라강엔 유람선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소지섭과 임수정이 주연으로 나왔던 KBS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나와 인기 관광지가 된 호시어 레인(Hosier Lane)도 멜버른에 있다. 호시어 레인은 플린더스 스트리트역에서 가까운 편이다. 그래피티로 가득 찬 골목으로 언제나 관광객이 많다. 피츠로이 가든(Fitzroy Gardens)은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특히 이 공원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캡틴 쿡의 오두막((Captin Cook’s Cottage))이 있기 때문이다. 캡틴 쿡의 오두막은 1934년에 지어졌다. 호주 대륙을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Captain James Cook, 1728~1779)이 어렸을 때 살았던 집(영국 요크셔 지방)의 벽돌을 옮겨와 이곳에 새로 지었다. 쿡 선장 동상과 함께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길을 묻고 물어 캥거루 스테이크를 파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현지 사람들만 가는 곳인지 관광객은 나밖에 없었다. 스테이크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며칠 전 봤던 캥거루를 스테이크로 먹는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문화체험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주문했다. 그리고 먹었다. 캥거루 스테이크는 소고기와 비슷한 맛이지만, 소고기보다 질겼다. 호주에 왔다면 문화체험의 기회로 한번은 먹어볼 만하다. 호주에서 펭귄을 만나다, 필립 아일랜드(Phillip-Island) 필립 아일랜드는 멜버른 시내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섬에 있다. 필립 아일랜드는 가장 작은 펭귄인 페어리펭귄(Fairy Penguin, 쇠푸른펭귄)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키가 30~40㎝ 정도로 작은 이 펭귄은 매일 저녁이 되면 해변으로 돌아온다. 뒤뚱뒤뚱 해변을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귀여워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기다린다. 저녁 시간이면 추울 수 있으니 조금 두꺼운 옷이나 담요 등을 준비해가면 좋다. 판자 산책로가 있어서 펭귄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가끔 펭귄이 그 산책로로 올라오는 때도 있다. 단 주의 사항이 있다. 펭귄이 귀엽다고 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를 터뜨리면 안 된다. 플래시 불빛이 펭귄의 눈을 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요 관찰 장소에도 이러한 주의 사항을 한국어 포함해 여러 나라 언어로 표지판을 설치했다. 방송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에필로그 호주를 다 보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호주 한복판에 있는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는 울루루. 북동쪽에 골드코스트와 대보초 해안(Great Barrier Reef), 서쪽에는 예전 꽃보다 청춘에서 갔었던 퍼스도 있다. 일주일의 여행으로는 그저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호주는 남반구에 있다. 그래서 우리와 너무 다르다. 우리는 남향집을 선호하지만, 호주에서는 북향집을 선호한다. 이유는 같다. 같지만 그렇게 다르다. 여행하는 이유도 그 다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위함은 아닐까?
한국은행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로 낮췄다고 한다. 우리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나보다(사실 성장률은 정부가 한국은행의 기대치다. 그만큼 올려보겠다는 목표치 같은). 반면 미국은 올해 GDP 성장률이 2.4%로 예상된다. 우리보다 경제가 더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도대체 GDP가 뭐길래, 이게 높으면 경제가 좋다고 할까? GDP 성장률은 어떻게 계산할까? 어렵지 않다. 과거에 국가의 부(WEALTH)는 무엇을 소유하는가의 관점이었다. 그러니 금이나 땅, 군대나 노예를 많이 소유한 나라가 부자나라였다. 하지만 지금은 거래를 기준으로 한다. 누군가 더 팔고 누군가 더 구입해야 부자나라다. 왜냐면 누군가의 소비는 누군가의 소득이니까! 그러니 ‘부자 나라가 되는 관건’은 뭐든 많이 팔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스위스는 팔리는 게 많은 나라고, 시에라리온은 팔리는 게 적은 나라다. 그럼 그 나라 안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팔리나? 이걸 수치화한 게 국내총생산(GDP)이다. 그리고 그 GDP가 1년 만에 얼마나 늘었는지 계산한 게 ‘GDP 성장률’이다. 부국이 되려면 뭐든 많이 팔아야 한다 우리나라 안에서 거래돼야 한다. GDP(Gross Domestic Product, GDP)는 우리 국토 안에서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의 합계다. Domestic에서 눈치 챘듯이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자동차나 운동화, 갤럭시노트 10 같은) 또는 서비스(미용실에서 파머를 하거나, 한정식집에서 낙지볶음 팔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 같은)의 합계다. 그러니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벌어온 수백만 파운드는 우리 GDP에 잡히지 않는다. 영국의 GDP를 올린다(손흥민 선수가 대부분의 돈을 환전해 우리나라로 가져올 텐데, 이런 이전소득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두산 베어스의 린드블럼이 받은 연봉은 우리 GDP에 포함된다).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해서 모두 GDP에 포함되는 건 아니다. ‘거래’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팔린 것’만 GDP에 포함된다. 그러니 시골에서 어머니가 오이를 길러 오이지를 해서 보낸 것은 비록 생산했지만,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만약 어머니가 이 오이지를 시장에 내다 팔아 10만 원을 벌었다면, 우리 GDP는 정확히 10만 원 오른다. 만약 내가 단팥빵을 만들어 100만원어치를 팔았다면 GDP는 100만 원이 올라간다. 그런데 내가 파는 빵에 들어간 단팥은 펭수가 만들어 우리 빵집에 30만 원에 납품한 것이다. 그럼 펭수도 30만 원의 GDP를 올린 것일까? 이렇게 계산하면 생산한 가치가 중복된다. 그래서 ‘생산한 가치(ADDED VALUE)’가 중복되지 않게, GDP는 최종 판매되는 가격만 더해서 만들어진다. 현대차 그랜저에 수많은 가치가 더해져 최종 판매 금액이 만들어지는데, GDP는 1대 팔릴 때 1대의 가격만 더해진다. 그런데 내가 단팥빵을 만들어 100만 원 어치를 팔아서, 그걸 사 먹은 소비자들이 배가 불러 그만큼 밥이나 짬뽕 또는 계란후라이 소비를 줄였다면? 전체 GDP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니 뭐든 만든다고 또 팔린다고 GDP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국내 매출이 올라, 그만큼 대한항공의 매출이 줄어든다면 우리 GDP는 사실상 오르지 않는다.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매년 1조 원 이상 팔리지만, 우리 GDP 성장에 꼭 1조 원만큼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유니클로가 없다면, 우린 다른 브랜드 옷을 입으니까. 그런데 유니클로가 안사고는 못 참을 멋진 옷을 만들어 낸다면(그 옷의 추가 구매로 이어진다면) 우리 GDP는 그만큼 올라간다. 방법이 있다. 단팥빵에 슈크림을 넣어보았다. 슈크림단팥빵이 1천만 원 어치가 추가로 팔렸다. 맛이 너무 판타스틱해서 배가 부른 소비자들이 또 사 먹었다. 이 경우 1천만 원 만큼 추가로 우리 GDP가 오른다. 단팥빵에 ‘슈크림’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를 부가가치(ADDED VALUE)라고 한다. GDP는 결국 이들 ‘부가가치의 총합’이다. 폴더폰을 쓰던 한민족이 몇 년 만에 수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다면? 우리 국민이 기존 폴더폰에 100억 원을 소비했지만, 이제 스마트폰에 1조 원을 소비한다면, GDP는 대략 9천9백억 원만큼 올라간다. 그러니 죽은 스티브잡스는 도대체 온 지구의 GDP를 얼마나 올려놓은 것일까? GDP와 국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이렇게 GDP는 우리 국민이 소비한(판매한) 값의 합계다. 그런데 소비는 소비자만 하는 게 아니다. 기업도 공장을 짓고, 종업원의 월급을 주면서 소비를 한다. 이런 기업의 소비를 ‘투자’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의 투자도 GDP에 포함된다. 여기에 국가도 재정을 집행(국민들에게 거둬들인 세금을 쓰는 것)하며 돈을 쓴다. 이 재정도 GDP에 포함된다. 결국 ‘GDP=①국민의 소비+②기업의 투자+③국가의 재정지출’이다. 이렇게 1) 우리 국민이 지난해 소비한 돈과 2) 기업이 투자한 돈, 그리고 3) 정부가 지출한 재정을 다 합쳐보니 지난해 1,893조 4,970억 원쯤 됐다(대충 우리 국민의 소비가 50%, 정부 재정지출이 20%, 기업의 투자가 30% 정도 된다). 대한민국의 GDP는 달러로 1조 7천억 달러 정도(2018년 기준) 된다. 미국은 20조 4천억 달러, 중국은 13조 6천억 달러쯤 된다. 그럼 우리는 얼마나 잘사는 걸까? 영국이 2조8천억 달러니, 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 땅덩어리 넓은 캐나다나 러시아 호주 모두, 우리보다 GDP가 낮다(2018년 기준). 우리는 경제력으로만 보면 이 대국들보다 큰 나라다. 이렇게 소비를 늘리면 GDP가 높아진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으로 소비한다. 그 가게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 또는 우리 GDP를 올려주기 지갑을 여는 소비자는 없다. 필요하거나(치약이나 바디로션처럼) 아니면 괜히 사고 싶어야(스타벅스 다이어리처럼) 소비가 늘어난다. 무턱대고 재화나 서비스를 만든다고 해서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만약 짐바브웨의 GDP를 높이기 위해 ‘에버랜드’를 건설해 주면 어떨까? 이 놀이공원에서 즐기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소비만큼 짐바브웨 에버랜드의 매출이 늘어난다. 놀이공원에 고용된 수천여 명의 짐바브웨 직원들이 급여를 받아 다시 소비하면서, GDP는 더 높아진다. 매출이 늘면 짐바브웨 에버랜드는 신규 놀이기구를 설치하면서(투자) 또 GDP가 높아진다. 돈을 번 놀이공원이 세금을 내면 짐바브웨 정부는 이 돈으로 학교를 지으면서(재정지출 ) 또 GDP가 늘어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에버랜드에 갈 돈이 없다. 에버랜드로 연결되는 도로도, 에버랜드까지 타고 갈 승용차도 없다. 그러니 수요도 없고, 수요가 없으니, 짐바브웨 에버랜드에 투자할 투자자도 없다. 그래서 짐바브웨 에버랜드는 탄생할 수가 없고, 그래서 짐바브웨 GDP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이 국내총생산(GDP)이 1년 만에 얼마나 늘었는가를 ‘경제성장률(Economic growth rate)’로 표현한다. 우리 경제가 올해 2% 성장한다는 말은 지난해 우리 국민이 100만 원 어치의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생산)했지만, 올해 102만 원 어치의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생산)했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가 2%만큼 더 키가 커진 것이고, 그렇게 2%만큼 우리가 더 부자가 된 것을 의미한다. 물론 GDP나 GDP 성장률로 진정한 그 나라의 부를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죽 염색공장이 생겨 매출을 100만 원 올려도, GDP는 그로 인해 강이 썩어가는 것은 측정하지 못한다. GDP는 또 그 나라의 행복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우리는 캐나다나 호주보다 행복한 나라인가? 우리보다 GDP가 8배나 되는 중국을 우리보다 행복하다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부는 내년 재정 지출을 늘려 GDP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업의 투자도 계속 유도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게 GDP를 0.1%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사실 다른 나라도 이 방법 말고 별 방법이 없다. GDP 계산법은 인류가 현재 알고 있는 ‘국가의 부를 측정하는 가장 근접한 방법’이다.
늦가을 서울 남산 야생화공원에서 정상 쪽으로 가는 길목은 마치 눈이 온 듯했다. 허리 높이까지 자란 식물에는 흰색의 자잘한 꽃송이들이 뭉쳐 피어 있었고, 좀 작은 깻잎처럼 생긴 잎은 마주나고 있었다. 생태계 교란 식물인 서양등골나물이었다. 서양등골나물은 길가만이 아니라 음지인 숲속까지 파고드는 것이 특징이다. 제거 작업을 한 흔적이 있는데도, 3~4년 전 보았을 때보다 정상 쪽으로 100m 이상 더 침범한 것 같았다. 야생화공원 화단에서도 서양등골나물이 다른 꽃들 사이로 하얀 꽃을 피운 채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잎이 달린 곳마다 가지 갈라지기를 반복해 꽃송이가 많기도 했다. 토종식물 ‘등골’ 빼는 서양등골나물 서양등골나물은 남산만 점령한 것이 아니다. 인왕산·안산·우면산 등 서울 시내와 근교 산에도 무서운 기세로 파고들고 있다. 남산을 관리하는 서울 중부푸른도시사업소 관계자는 “그나마 주기적으로 제거 작업을 하고 있어서 이 정도인 것”이라며 “번식력이 워낙 강해 지속적으로 제거 작업을 하는데도 돌아서면 또 있고 그렇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거의 속수무책인 셈이다. 세계화 추세로 동·식물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귀화식물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 국내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문제가 다르다. 환경부는 서양등골나물을 비롯해 가시박·돼지풀·단풍잎돼지풀·도깨비가지·애기수영·서양금혼초·미국쑥부쟁이 등 15종을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했다. 이 중 산에서는 서양등골나물이, 강 주변에서는 가시박이 자생식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귀화식물은 많지만 대개 울창한 숲에는 들어가지 않고 햇볕이 잘 드는 나대지나 길가에서 자란다. 사람들이 손대지 않아 안정된 생태계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또 대개 한해살이풀이나 두해살이풀이어서 사람들이 마음먹고 관리하면 제어가 가능하다. 공터에 흔한 개망초와 망초 같은 풀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서양등골나물은 좀 다르다. 우선 음지에서도 견디는 힘이 강해 나무 밑 그늘까지, 그러니까 숲속까지 들어가 대량 번식해 자생식물들이 살 공간을 차지해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여러해살이풀이라 제거하지 않는 한 한번 뿌리를 내리면 계속 퍼질 수밖에 없다. 또 한 개체에서 바람을 타고 퍼지는 씨앗이 워낙 많고 발아력도 강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서양등골나물은 분포 중심지가 서울이다. 1978년 서울 남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변두리로 퍼져 나갔다. 요즘 서울 거리나 야산을 걷다가 작은 깻잎 모양의 잎에 흰 꽃이 핀 식물이 있다면 서양등골나물로 봐도 무방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로 맹렬하게 퍼져 현재는 강원도와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까지 자라고 있다. 서양등골나물이라는 이름은 자생하는 등골나물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자생 등골나물은 산에서 자라고 키도 서양등골나물보다 큰 편이다. 서양등골나물보다 좀 일찍 피고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 것도 다르다. 독성 강해 잘 못 먹으면 가축도 위험 서양등골나물은 눈부신 흰색인 데다 다섯 개로 갈라진 꽃잎들이 뭉쳐 있는 것이 그런대로 예쁜 편이다. 이 꽃을 보고 “어머, 예쁜 꽃이 피었네”라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고, 꺾어서 꽃병에 꽂아 놓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꽃이 보기 좋다고 서울시에서 서양등골나물을 무더기로 가로변에 심었다고 알고 있다. 이것이 바람을 타고 급속하게 퍼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등골나물은 우유병(milk sickness)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세기까지 이 식물의 고향인 북아메리카에서는 우유를 먹으면 토하고, 손발을 떨며, 침을 흘리다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 링컨 대통령의 어머니인 낸시 링컨의 사망 원인으로도 유명하다. 켄터키주 의회는 1830년 이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 600달러를 내걸었다. 결국 서양등골나물을 섭취한 소나 말, 염소 등을 통해 우유에 들어간 독성물질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식물이 자라는 곳에서 목축을 하지 않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 ‘가시박’ 가시박도 전국 하천이나 호수 주변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일년생 덩굴식물이다. 여름철에는 하루 20~30cm씩 자랄 정도로 생장속도가 빨라 주변 자생 식물들을 덮어 말려 죽인다. 다른 식물을 죽이는 제초(除草)물질까지 뿜어내고, 나무마저도 12m까지 휘감고 올라가 고사(枯死)시킨다. 그래서 가시박은 '녹색 저승사자',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서울 밤섬도 해마다 제거작업을 하는데도 섬의 상당 부분이 가시박으로 뒤덮여 있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과 그 지천은 물론이고, 대청호·의암호 등 전국 호수와 그 주변도 가시박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단체들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고,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데 그치고 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1980년대 후반 생존력이 강하고 생장이 빠른 가시박 줄기에 오이나 호박의 줄기를 붙이기 위해 도입했는데, 이것이 전국 강산으로 퍼져 나갔다. 가시박이란 이름은 열매에 뾰족한 가시가 달려 있어서 생긴 것이다. 한 그루당 최대 2만5000개의 씨가 달려 급속히 퍼지고, 씨가 한번 떨어지면 수십 년 후에도 발아하기 때문에 멸종시키기가 대단히 어려운 식물이다. 생태계 교란 식물의 하나인 미국쑥부쟁이는 가을에 흔히 볼 수 있는,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다른 국화과 식물에 비해 꽃이 작지만 아주 많이 피고, 노란색 중심부가 점점 붉어지는 특징이 있다. 줄기와 잎 가장자리에 흰 털이 나 있다.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경기도·강원도의 일부에서만 보였는데, 어느새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새로 개간한 땅이 있으면 가장 먼저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는 식물로, 서울 시내 공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서양등골나물·가시박이 보이면 즉시 뽑아 버리는 것이 좋다. 줄기의 아래쪽을 잡고 끌어당겨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 남산 등 서울 산을 갈 때마다, 한강 변에서 이들 식물이 욕심 사납게 자생식물의 터전을 잠식하는 것을 보면 서둘러 근본적인 제거 대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