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입동 즈음입니다. 세상은 그대로 화려한 풍광을 펼쳐놓습니다. 연갈색의 갈참나무와 노랑의 은행나무, 붉은 단풍으로 빛나는 아름다움은 제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봄이 새롭게 출발하는 싱싱한 젊은이 같은 밝은 아름다움이라면, 가을은 스산한 중년 여인의 눈가 주름처럼 아름답고 고독합니다. 이렇게 늦가을 떨어진 낙엽같이 인생을 살다간 이가 있습니다. 그는 매월당 김시습입니다. 어린 신동으로 세종대왕 앞에서 문재를 뽐내었던 그가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로 세상을 등지게 됩니다. 절의를 잃은 그는 세상을 떠돌며 글을 토해냅니다. 『금오신화(金鰲新話)』의 제목은 "금오산에서 지은 새로운 이야기"라 풀이할 수 있고, 이 제목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며 또 추리할 수 있습니다. 김시습(金時習)은 19세 때 서울의 북한산 중흥사에서 공부를 하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자 책을 모두 불사르고 강원도 김화로 들어가 뜻을 같이 한 사람들과 함께 한동안 은둔합니다. 1462년 잠시 경주 남산의 용장사에 머문 적이 있고, 31세 때인 1465년에 남산에 금오산실을 짓고 6년 남짓 정착 생활을 합니다. 제목에 금오산 이름을 쓴 것으로 보아 이 시기에 『금오신화』를 창작한 것으로 추정합니다.(금오신화 [金鰲新話] - 기이로 그려낸 고독과 울분,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2006.휴머니스트) 『금오신화』에는 「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蒱記)」,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남염부주지(南炎浮州志)」,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등 5편이 들어있습니다. 모두 기이하고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남염부주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걸리버 여행기의 랴퓨타와 비슷한 천공의 섬은 정말 탁월한 상상력으로 저를 환상특급으로 초대했습니다. 11월 중순 경에 경주로 반가운 벗들을 만나러 갈 계획이 있습니다.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그 곳 언저리에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던 금오산이 있습니다. 기이한 인연을 만나는 젊은 문재의 이야기는 김시습 자신의 분신이었을 것입니다. 경주 남산 자락 금오산을 오르며, 그의 삶을 생각하겠습니다. 시대와 화합하지 못한 불우한 천재는 소설 속에서 귀신과 사랑을 나누고, 불타는 섬과 용궁을 거닐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의 불우한 삶이 가을 낙엽처럼 스산하고 안타깝습니다. 가을이 깊어져 있습니다. 깊은 가을은 오랜 사색과 긴 침묵으로 저를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고 그리운 벗에게 엽서를 써야겠습니다. 많이 보고 싶다고, 너와의 추억이 책갈피의 낙엽처럼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그렇게 낯간지러운 말을 써서 보내야겠습니다. ^^ 『금오신화』, 김시습 지음(이지하 옮김). 민음사, 2009
스마트 교육시대가 되면서 각종 교수 매체가 발달했지만 가르치는 일과 관련해 교수매체가 아직 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배우는 사람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아무리 다양한 교수 매체를 제공해도 배울 마음이 없는 학생들은 그것을 열어보지도 않는다. 이런 학생들을 불러 모아 배워야 할 내용을 배우게 할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바이오컴 즉, 인간 교사뿐이다. 이 때문에 국가는 교사가 그런 역할을 하도록 다른 교수매체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가르침과 관련해 널리 알려진 일화 중에 맹모삼천지교가 있다. 우리는 자칫 이 일화가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아이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고, 그를 통해 배울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맹자 어머니가 두 번씩이나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맹자 어머니는 공부한다면서 몰래 놀던 맹자를 불러놓고 보는 앞에서 베틀에서 짜고 있던 베를 칼로 과감히 잘라 맹자를 훈계한 적이 있다. ‘베는 실 한 올 한 올이 연결돼야 한다. 학문도 마찬가지로 한 방울 한 방울 쌓여야 한다. 네가 공부하다 말고 나가 논 것은 잘려나간 이 베와 마찬가지로 쓸모없어진다는 것이니라.’(김영수의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중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 중에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린다’는 뜻을 가진 결단(決斷)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바로 맹자 어머니 고사에서 파생된 것이다. 그렇다면 동양치맛바람 1호라고 할 정도로 자녀교육에 적극적이며 현명한 여성이었던 맹자 어머니는 어떤 의도로 맹자를 데리고 세 번씩이나 이사를 다녔을까? 맹자 어머니는 일부러 자기 아이를 공동묘지 옆으로 데리고 가서 살았을 것이다. 무덤가는 매일 죽음을 만나는 곳이다. 죽음의 의미를 깨닫는 것, 그것은 삶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전제조건이다. 어린 맹자가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과 죽음의 본질에 대해 어느 정도 궁금증이 커졌다고 판단되었을 때, 맹자 어머니는 시장 옆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그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인간만상의 모습을 보며 인간과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더욱 커졌다고 생각이 되자, 맹자 어머니는 그제야 서당가로 이사를 갔다. 맹자 어머니는 거기에서도 곧바로 아이를 서당에 입교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맹자가 공부하는 친구들을 지켜보며 자기도 서당에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에야 비로소 서당에 보냈을 것이다. 배우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겼을 때, 그리고 가서 무엇을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어느 정도 목표가 세워진 후에 서당에 간 아이와 그냥 처음부터 서당에 보내진 아이는 지적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동기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는 처음부터 아이를 데리고 좋은 학원이나 유치원 근처로 이사 가서 아이들을 등록시킨다. 적응을 잘 하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 억지로 다니게 하는 것은 거의 말 물고문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그 결과 때로는 아이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 혹은 실어증에 걸리기도 하고, 극단의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맹모삼천지교는 우리들에게 지혜로운 교육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자 만들어진 일화였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노자에 나오는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은 그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만 못하니라’는 말씀의 신봉자였다. 그러나 최근에 경험을 통해 ‘사람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굶겨서 바닷가로 보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서울대 조동성 교수의 이야기도 유사한 비유다.
인간은참어리석은존재이다.그이유는우리모두가가진'자기중심성'때문이다.자기라는프레임에갇힌우리는자기자신의의사전달이항상정확하고객관적이라고믿는다.그러나우리가전달한말과메모,문자메시지와이메일은오직자신의프레임속에서만자명한것일뿐다른사람의입장에서보자면극히애매하게여겨진다.지금이러한현상이우리나라정치현실에서극명하게나타나고있다.이러한의사불통으로인해발생한오해와갈등에대해서로상대방의무감각과무능력,배려없음을탓한다. 이같은현상은교육에서도잘나타난다.부모들은자녀에게선행학습을시킨다는명목으로어린아이가알고견디기에벅차고어려우며이해하기힘든공부를시키면서장래너의인생을위하여하는것이라고설득을한다. 교사도똑같은오류에빠지게된다. 왜선생님들은목표 점수를 70점으로 설정하고 열심히자신의교과목을 열심히 가르쳤는데평균점수가40점수준에서맴도는가를잘분석하여볼필요가있다.중요한내용을프리트물로준비하여제공한다고결고해결되는것은아닌데교사는이것으로다해결된것으로믿고시험출제를하였기에이런현상이발생하는것이다. 우리나라속담에'개떡같이말해도찰떡같이알아들어야지!'라며상대방을추궁하지만실상자신에게개떡이기에개떡같이들릴수밖에없는것이다.우리가깨달아야할일은자신의생각과다른사람들이생각보다훨씬많이존재한다는점이다. 이처럼 오늘의 정치 갈등도 국민과 대통령의 현실에 대한 온도 차이도 자기 중심성이라는 프레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자기의 틀이 아닌 상대방의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우리모두다시희망을이야기하자잘못된과거에사로잡혀우리국민이잘못된선택을한것이다.태양은또다시떠오른다.태양이저녁이되면석양이물든지평선으로지지만,아침이되면다시떠오른다.태양은결코이세상을어둠이지배하도록놔두지않는다.태양은밝음을주고생명을주고따스함을준다.태양이있는 한절망하지않아도된다. 프레임을 바꾸고 바라본 희망이 곧태양이기때문이다.
아름다운 10월을 잃어버린 선생님들은 11월도 연속이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빼앗길까 염려스럽다. 좋은 시절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그 좋은 시절에 악재를 만나면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 든다. 10월이 그러했다. 지진 때문에 그러했다. 태풍 때문에 그러했다. 상처가 아물기 전에 11월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그냥 흘러보내고 있다. 이러할 때 우리 선생님들의 자세가 참 중요하다. 학교를 세우고 나라를 세우고 가정을 세우는 역할을 하는 이는 우리 선생님밖에 없다. 그만큼 선생님의 위치가 중요하다. 우리 선생님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교사된 게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선생님을 존경스럽게 여기고 자식마저 선생님의 길을 걷고자 했다. 선생님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운데 대학을 졸업해도 교사임용고사에 합격하기는 더 어렵다. 이러한 관문을 통과하고 교사의 길로 걷게 되었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가 나오고 기쁨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교를 사랑하고 학생들을 더욱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학교가 마치 돈버는 장소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학교는 돈버는 곳이 아니다.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하든지 대기업에 들어가든지 창업을 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러기에 학교를 내집처럼 사랑하고 학생들을 내 자녀, 형제자매처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이 스며들지 않는 교육을 진정한 교육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쉽게 변화하는 학생들을 사랑하고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은 변화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바람직한 방향의 반대로 가게 되고 전혀 기대하고 의도하는 바에 따르지 않고 다른 엉뚱한 길로 가고 변화를 일삼는다. 그러니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 우리 선생님들은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청소년들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인생의 갈림길에 헤맬 때 인도하는 이가 교사의 역할이다. 바른 길로 이끄는 선생님, 애들의 장래를 잘 이끄는 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선생님들은 인내와 격려를 필요로 하는 고통받는 학생들의 짐을 함께 지고 나누어져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 중에는 가정환경이 열악한 경우에 있는 이가 많다. 이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더욱 열정적으로, 관심을 갖고 잘 이끌어가야 하며 심지어 그들의 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어려울수록 선생님들은 흔들리면 안 된다. 더욱 견고해야져야 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이 흔들리면 학생들이 흔들리고 교육이 흔들린다. 모든 게 흔들려도 마지막 위치에 있는 교육는 튼튼해야 모든 것을 다시 제 자리로 돌려놓을 수가 있는 것이다. 교육의 힘은 위대하다.
최종숙 서울여의도초 교사더불어 잘사는 법, LOHAS가정에서도 실천하도록 구성 ◇로하스적 생활방식을 적용한 가정연계 환경교육 프로그램 개발=최종숙 서울여의도초 교사는 전 지구적 과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세대의 주역인 초등학생들의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미국의 내추럴마케팅연구소가 처음 사용한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로하스는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자기개발 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 정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우선으로 여기는 웰빙과는 다른 개념이다. 최 교사는 2011년 통계청이 개발한 녹색생활지표를 바탕으로 로하스적 생활방식 영역을 '친환경 상품구매',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 '자원절약 및 재활용 확대', '오염물질 및 폐기물 감량',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녹색생활 운동 활성화' 등 6가지로 선정하고, 영역별 지도내용을 정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상품구매'에서는 환경마크 인증제품, 저탄소제품 등에 관한 내용을,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에서는 대기전력 차단, 고효율가전기기 사용 등에 관해 가르치도록 구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초등 3~4학년 학생들이 로하스적 생활방식을 가정에서 실천하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의·식·주 3개 영역에 3개씩 총 9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교사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과정안을 통해 수업의 절차를 제시하고 각 단계에서 사용할 교사용 지도 자료를 개발했다. 지도자료는 수업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앱자료와 '관련 학습 자료', '심화 이해 자료'로 구성했다. 활동지는 이해중심 활동지와 실천중심 활동지로 구분했다. 이해중심 활동지는 환경에 대한 학생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인지적, 정의적인 내용 위주로, 실천중심 활동지는 가정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실천이 가능하도록 행동적 영역을 중심으로 개발했다. 각 프로그램은 동영상 등을 활용한 동기유발로 시작해 각 주제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쌓은 후 실천하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의생활 영역 '나만의 에코백' 프로그램은 우선 '지구를 위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뉴스를 시청한 후 재활용품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에코백에 대해 배우고, 직접 에코백을 만들어 보도록 했다. 이어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재활용품 아이디어를 구상해 만들어보고 느낀 점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했다. 최 교사는 "로하스적 생활방식을 학생부터 실천하고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가정과 연계한 실천중심의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교수·학습과정안, 교사용 지도자료, 학생용 활동지로 구성하고 '자료'와 '활동'을 명확히 구분해 현장 교사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낙수 서울양진초 교감협력·공존의 가치 체득토록창의적·범교과적 주제 융합 ◇협력과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창의체험활동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에 관한 연구=이낙수 서울양진초 교감(출품 당시 서울용곡초 교감)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삼았다. 학생들이 협력과 공존이라는 가치 인식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연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일방적 지식 전달이 아닌 협력과 참여, 공존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는 창의적·범교과적·통합적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교감은 우선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개념부터 정리했다. 지속가능이라는 개념이 사회 여러 분야에서 필요에 따라 조작적·암묵적으로 변형돼 그 의미가 불분명하고 애매모호하게 쓰이고 있어 이를 그대로 교육에 적용할 경우 많은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환경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차원에서 모든 사람에게 미래적 삶의 가치와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강화시키는 교육적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이 교감은 '사회문제해결형 지속가능발전교육 수업모델'을 적용해 프로그램을 구안했다. 이 모델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본질적 문제의식인 사회·경제·환경·문화적 가치가 충돌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와 쟁점을 통합적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초등학교 4~6학년의 교과와 창체활동의 내용을 융합해 환경교육, 사회문화교육, 경제교육 3개 영역의 학습주제를 설정하고, 교수·학습지도안 12편, 협력·공존탐구 활동지 12편, 탐구 참고자료 12편, 잠깐 쉬어가는 코너 3편 등 총 39편의 자료를 개발했다. 6학년 프로그램인 '환경오염이 생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회과의 '환경을 생각하는 국토 가꾸기' 단원과 국어과의 '타당한 근거', 실과의 '식물과 함께하는 생활', 창체의 '환경보호'를 융합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선 산성비, 산성안개, 산성눈에 의한 피해 실태 등을 담은 동영상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게 한 후, 산성 용액이 배추씨 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학생들이 실험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생물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여러 오염에 대해 조사하고 환경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했다. 5학년 대상 '에너지 절약과 보존'에서는 과학과의 '에너지와 도구', '물질과 에너지', 창체의 '자원 활용하기'를 결합해 나라별 음식 소비 현황을 비교하는 등의 방법으로 에너지가 어떻게 고갈되고, 왜 절약해야 하는 지를 깨닫게 했다. 서울용곡초 4~6학년 270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적용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도 관련 문항에서는 긍정적 답변(매우 잘 안다, 잘 안다) 비율이 43%에서 57%으로 늘었고, 실천의지를 묻는 문항에서도 긍정적 답변이 적용 전 73%에서 적용 후 80%로 증가했다. 이 교감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후손들에게까지 계속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학교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월.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의 달이 찾아 왔다. 요즘 일선 학교는 교원의 능력 개발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한창 진행 중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개인 성적표를 받는다는 기분에서인지 다소 긴장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교원평가는 학생만족도 조사, 학부모만족도 조사와 동료평가로 나눠 시행된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교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 동료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로부터 일 년간 교사의 전반적인 교육활동(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수·연구 활동지원, 학교경영 등)을 평가받게 된다.물론 평가를 낮게 받아도 교사 개인에게는 그다지 불이익은 없지만, 교사 개인의 사기 진작에 적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 교원의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한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행된 이 교원평가가 언제부터인가 교사와 학생 나아가 학부모부터 신뢰성을 잃어가고 있다.도교육청이 요구하는 목표치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 강제성을 뛰고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교원평가에 진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교사들이 많다.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 평가 교사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평가가 이뤄져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일부 학부모는 담임교사(교과담임 포함)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단지 의무감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학부모가 평가교사에 대한 정보를 알 방법은 고작 자녀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뿐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평가문항의 질문이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학생의 평가 점수와 학부모 평가 점수가 거의 일치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학생 만족도 조사의 경우, 수업 참여도가 높은 학생이 담당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매시간 딴짓으로 수업 방해를 일삼는 학생이 과연 선생님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학생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에 불쾌감을 나타낸다.교원평가가 온라인으로 시행되는 만큼 한 학생이 교원평가를 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채 3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물론 아이마다 다소 차이는 나겠지만. 결국, 교사는 아이들의 몇 번의 마우스 클릭에 평가를 받는 셈이 된다.아마도 그건, 아이들이 평가 문항을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마냥 의무감에서 교원평가를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교원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쾌감을 토로하는 교사들도 많다.특히 개인 신분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서술형 평가를 장난으로 기록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심지어 아이들이 쓴 것 중에는 교사 자신을 숙연하게 만드는 내용도 있지만, 교사를 폄하하는 내용도 있어 교사의 사기를 저하할 때도 있다.하물며, 평가에 앞서 장난삼아 자기들에게 잘 보일 것을 주문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이렇듯, 교원평가가 자칫 아이들이 교사들에게 갑질을 행사할 기회로 변질할까 심히 염려스럽다.동료교사 평가의 경우, 사실 함께 근무하는 동료교사를 평가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고 본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이뤄져야 할 평가가 동료교사와의 사사로운 정 때문에 공정성을 잃을 때가 많다.이것 때문일까? 매년 평가결과를 보면 동료교사의 평균 평가점수가 학부모와 학생의 평균 점수보다 훨씬 더 높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할 평가가 교사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교원의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한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교원평가가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 위화감만 조성하는 평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교사는 동료교사를 포함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진정한 평가를 받기를 바랄 뿐이다. 교원평가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교원평가의 문항을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교실환경 개선, 교사의 처우 개선, 학부모와의 교육여건 확충 등)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어쨌든, 교사는 교원평가를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볼 수 있는 지표로 삼아야 할 것이며 교사로서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아 계발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중․고교의 체험학습 안전의식이 한 단계 높아졌다. 그런데 최근 교육부와 경찰청이 체험학습 버스 운전기사에 대한 음주측정을 학교에 떠넘기는 지침과 공문을 보내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학교에 음주측정을 부과하는 것은 자칫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학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협조를 요청할 문제가 아니다. 음주 적발 시, 교사가 경찰에 신고해 다시 정확한 측정을 해야 하는데, 체험학습 출발시간 지연 및 후속처리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어렵게 된다. 또한 측정 권한이 없는 교사와 기사 사이에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음주 사실을 정확히 가려내지 못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 경찰청은 체험학습이 같은 시기에 집중돼 업무가중을 호소하지만 역으로 보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만 하면 기사 1인당 음주 측정은 수초 내에 가능하다. 학교당 10여분이면 측정을 끝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유학기제로 1일 체험학습이 증가하면서 업무가 가중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학교 전체보다는 일부 학급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현재 대부분은 체험학습 출발 시 음주측정이 잘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돌아올 때라든가 현지에서 이동할 때는 경찰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교원들의 불만이 높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 자체 해결’을 종용하는 것은 또 다른 부담만 떠안기는 꼴이다. 현재도 교원들은 체험학습을 위해 30여 가지 이상의 안전관련 업무를 챙겨야 하는데 측정업무까지 맡긴다면 부담을 넘어 일부 안전점검에 소홀할 개연성도 상존한다. 경찰 수준의 음주 측정기 확보와 예산 문제 등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체험학습 버스기사에 대한 음주측정을 학교에 부과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 무엇이 인재(人災)를 예방할 최선의 방안인지 교육부와 경찰청은 숙고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여러 가지 시기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해주는 때이다. 즉, 입시교육이다. 고등학교 입시 또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길목이 아닐 수 없다. 특성화고는 실업계고로서 전문계고이다. 그리고 이제는 특성화고라는 이름을 가지고 학생들의 특성을 살려 직업의 세계로 나아가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직업의 세계에서 필요한 것이 자발성과 적극성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신입생들에게서 느낀 것은 정반대였다. 자발성이 부족하고 소극적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학생 본인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기회를 가지지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부모님의 도움이 없으면 노력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학생이 부모님과 학교를 방문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것저것 질문을 할 뿐 정작 학생 본인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럼 그 진로가 부모님의 것이지 어떻게 학생의 것이 되겠는가. 만약 이러한 수동성이 계속 된다면 고등학교 생활에서 더 힘들어할 것이 뻔한 일이다. 특성화고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발성과 적극성이 더욱 요구된다. 왜냐하면 취업 현장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으려면 자발성이 있어야 하고 업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적극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발성과 적극성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 학생들이 교과서 안에 있는 것만 학습하려는 습성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발성과 적극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부모님, 선생님, 친척, 친구들 모두에게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정해진 것만,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만 배워왔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큰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내신 성적은 잘 나오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학생을 많이 본다. 그런 경우,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인문계에 가면 대학에서 부족한 것을 조금 채울 수 있다. 하지만 특성화고에서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더욱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즉,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덕목들을 배워가야 한다. 정해져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결단으로 해쳐나가려는 적극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배우고 올라오는 학생들이 정말 드물다. 아마 길을 찾지 못해서 일 것이다. 세 번째, 부모님의 지혜로운 행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모님이 무조건 도와준다고 해서 아이가 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속에서 갇혀 있을 것이다. 전혀 성숙할 수 없다. 그런 사례를 한 가지 들자면, 부모님이 교직에 계신데도 불구하고 자녀에 대해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시는 경우도 있다. 이미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아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셨다. 자녀와의 신뢰관계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우리 선조들은 자식을 가르칠 스승을 구하여 스승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여기에서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부모님은 학교의 선생님에게 스승의 역할을 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발성과 적극성을 가르칠 수 있도록 선생님을 적절히 활용해 주길 부탁드린다. 특성화고에 입학하길 원한다면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기본적인 소양만큼은 길러야 한다. 결론을 내자면 이렇다. 사실, 자발성과 적극성은 몰입과 유연성을 잘 갖춘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을 할 줄 아는 아이라면 자발적으로 하게 된다. 또한 좋아하는 일이므로 적극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는 유연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일에 협력관계를 만들려고 한다. 특성화고에 입학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날마다 반복되는 학교생활인 것 같지만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노력이다. 이것을 교실에서 이뤄가해야만 한다. 그 재료는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덕목들을 가르치고 적용하고 만들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아마도 만들어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연구하고 실천하는 길밖에 없을 듯하다.
얼마 전 한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다. 거기서 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이 통합됐다고 가정할 때, 재정상황이 어려워진다면 가장 먼저 감축이 가능한 분야를 묻는 서울시민 대상 설문 결과, 교육 분야가 매우 높았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지방교육재정에 투입되는 국가재원은 내국세 총액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육세 총액이기 때문에 세수증가에 따라 변함없이 증가하지만, 학생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어 교육재정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정부 주장이 시민들에게도 은연 중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교육은 그만큼 덜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낮출 기회 실제로 2000년에 795만 명에 이르던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86만 명으로 감소했고, 2035년에는 506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학생수가 줄어든다 해서 교육재정을 감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학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 개선과 각종 정책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지방교육재정은 아직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의 여러 교육지표는 여전히 선진적이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학교폭력과 학력저하를 비롯한 학원문제의 핵심은 교원에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교육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와 교원당 학생수를 낮춰야 한다. 교사가 집중할 수 있는 학생 수를 줄인다면 학교폭력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학급당 학생수가 최대 20명을 초과하지 않아야 교사가 학생들에 대한 개별적 관심과 지도를 할 수 있다고 보고,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낮춰 왔다. 통계청 등의 예측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등 학생수는 2022년까지 급감하다가 이후에는 안정될 것이다. 따라서 2022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수준으로 낮추게 되면 이후에는 선진국 수준의 학급당 학생수로 안정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수의 교원을 증원해야 하고 추가 소요되는 금액만 해도 최소 10조원이 넘는다. 후진적인 교육시설과 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미래 꿈나무를 위한 학교는 가장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국의 초‧중등학교 건물 2만 여동 중 20년 이상 된 건물이 절반을 넘고 35년 이상 된 것만도 20%를 초과한다. 성인들이 초등교에 다닐 때 학교는 인근에서 제일 좋은 건물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정 반대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시설 개선, 교육복지 수요도 커 여기에 더해 누리과정, 무상급식, 돌봄교실 등의 교육복지 예산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투자가 크게 증가했고 교육여건도 과거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선진적인 교육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재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정부예산 중 교육예산 비율은 갈수록 떨어져 1990년 22.3%에서 2015년 15%로 낮아졌다. 이제는 정확한 지방교육재정 예측을 토대로 교육예산의 총액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사회경제적 변화와 다양한 교육 정책 수요 등에 근거해 지방교육재정 수요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지방교육재정 규모도 축소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교육 및 재정 수요 예측 등 실증분석 결과에 기초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교육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지도자의 글쓰기 비법 연설문을 직접 쓰는 대통령과 최순실이 고쳐준 원고를 대독하는 대통령의 차이는 도대체 얼마나 클까? 이 책을 집어든 출발점이었다. 부끄러움으로, 좌절과 허탈감을 이기고 싶어서 일부러 서점에 가서 고른 책이다. 『대통령의 말하기』를 먼저 읽었으나 가슴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았다. 이 책의 핵심은 김대중 대통령이 말한"지도자는 자기의 생각을 조리 있게, 쉽고 간결하게 말하고 글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라고 한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말했다. '말은 세 가지로 이루어진다. 말하는 사람과 말의 내용, 그리고 말을 하는 대상이다. 말의 목적은 마지막 것과 관련이 있다.'고 했으니 그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가! 저자는 말한다. "민주주의는 말이고 글이다. 말과 글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민주주의 시대 리더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리더는 자기 글을 자기가 쓸 줄 알아야 한다. "고. -310쪽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도 같았다. " 지금의 리더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정경유착의 시대도 막을 내렸고, 력기관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통령이 권력과 돈으로 통치하던 시대는 끝났다. 오직 가진 것이라고는 말과 글, 그리고 도덕적 권위뿐이다." 필자는 특히 마지막 단어가 가슴에 콕 박혔다. 도덕적 권위! 도덕적 권위가 없는 사람은 그 무엇을 한다 해도, 어떤 자리에 올라도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말과 글이 유려한들 도덕적 권위가 없다면 다 소용 없으니! 두 대통령의 리더관을 좀 더 소개하면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 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김대중 대통령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309쪽 노무현 대통령 우리는 지금 기자의 질문조차 받지 못하는 대통령, 자신의 연설문조차 쓰지 못하는 대통령, 민간인이 수정한 연설문을 대독하는부끄러운 대통령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 화나는 수준을 넘어 체념 수준이다. 한숨이 끊이지 않을 만큼 부, 끄, 럽, 다! 글은 음식이다. 음식의 맛을 살리려면 신선한 재료의 풍미가 살아나도록 간결하게, 깔끔하게 담백하게 조리함에 있다. 첨가물을 최대한 쓰지 않아야 하듯 글도 미사여구를 자제할 때 글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책에는 두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과정이 눈에 보이듯 펼쳐진다. 한 편의 연설문을 작성하기 위해 바치는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치 그 분들이 살아계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다. 8년 동안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듬은 작가 강원국의 아슬아슬한 삶의 순간들이 절실하게 다가선다. 겉모습만 구경한 청와대의 내밀한 풍경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두 대통령의 국민들을 향한 애정과 열정, 땀과 피눈물이 작가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새삼스럽게 가신님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더 선명해지는 책이다. 요즘 돌아가는 시국의 상황이 대비되는 탓이다. 우리는 그렇게 자랑스럽고 훌륭한 대통령을 모신 행복한 시절이 있었다. 결코 쉽게 사는 길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수 있는 삶의 모습, 지도자의 진솔한 모습들이 행간마다 넘친다. 슬픈 그대를 위로하는 큰 바위 얼굴 이 책은 글쓰기의 모범 답안과 같다. 말하기가 어디서 비롯되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말과 글이 같고 삶이 곧 글이며 한 사람의 여정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와 예시들이 즐비하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글쓰기에 성공할 수 있으며 오래 사는 인생의 비법이 담겼다. 바라보고 살아도 좋은, 닮고 싶은 큰 바위 얼굴이 우리 곁에서 숨 쉬다 갔음을 보여주며 애잔한 그리움이 마지막 행에 이르기까지 따라다닌다. 이 책을 집어든 순간, 그대는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글은 그리움이다. 글은 그림이다. 글로 쓰인 책이지만 청와대 안뜰, 건물 내부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시각을 다투며 살다간 위대한 영웅의 일상이 그림처럼 그려질 것이다.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건 과거형이건 상관이 없으니. 이 책을 만나는 그대는 그리움을, 인생을 살고자 다짐한 사람이리라. 가슴에 큰 바위 얼굴을 간직한 멋진 사람이리라.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몇 번이고 읽어도 좋은 책 한 권을 알아보고 가슴에 품는 그대는 만나지 않아도 가슴이 따스한, 아름다운 사람이리라.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찬 서리가 내리기 전에 그대 가슴에 온기를 품게 하는 이 책이 전하는 밀어를 선물합니다. 그대여! 이 책을 읽고 슬프고 차가워진 가슴에 위로를!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11월 4일(금)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체험활동을 실시했다.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서울・수원), 인하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양대학교, 중앙대학교를 대상으로 각자가 원하는 학교를 선택하여 캠퍼스 투어를 실시하였다. 학생들은 대학 관계자로부터 학교 연혁, 커리큘럼, 입시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장차 자신들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참고자료로 삼았다. 점심시간에는 학생 식당에도 직접 들러 식사를 하며미래 대학생으로서 기분을 만끽했다. 1학년 김정환 군은 “대학에 와서 보니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으며 미래의 꿈을 키우는데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승택 교장선생님께서는 “진로체험활동은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 및 진로 결정,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므로 앞으로도 서령고에서는 진로체험활동이 알차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서 이전 후 회원과 더 가까워져…날마다 '북적' 둘레길 걷기, 학생 족구대회 신설로 20~30대 공략 "요즘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쌓기 위해 가까운 곳을 놔두고 멀리까지 가는 시대 아닙니까. 젊은 회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경섭 충남교총 회장(천안쌍정초 교장)은 20∼30대 젊은 회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봄 꽃맞이 부여 둘레길 걷기’를 개최했고, 올해는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충남교총회장기 학생 족구대회’를 신설해 지난 8월말 첫 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둘레길 걷기는 등산을 부담스러워 하는 젊은 여교사를 배려한 것으로 700명 가까이 참가했다. 족구대회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젊은 교사들에게 사제 간 화합을 도모하면서 교권 신장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족구대회는 학생들을 위한 놀이의 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참여한 26팀(초등교 18팀, 중학교 8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 교총의 이름을 도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다. 최 회장은 "학생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학부모님들도 대거 대회장을 찾아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는 등 도내 주요행사로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열고 있는 충남교원배구대회를 전국대회로 확대하는 방안을 중앙에 건의하는 이유도 젊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배구대회는 젊은 교원들을 위한 축제나 다름없다"며 "배구 실력에 관계없이 대회 준비와 참가를 통해 서로 만나 부대끼면서 공동체 의식도 키우고 회원 가입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교원배구대회가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도 이런 이유"라면서 "연 1회가 힘들면 격년으로 하거나 한국교총 회장님 3년 임기 내 한 번만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스승의 날 발원지’로써 충남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내비쳤다. 매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는데 있어 강경여중이 큰 역할을 한 만큼 도내 교사들이 ‘스승의 날 발원지’에서 근무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느끼고 있어서다. 그는 "내년이면 충남교총과 한국교총이 설립 70주년을 맞는데 스승의 날 행사를 강경에서 함께 열 것을 최근 제안했다"며 "70주년을 맞아 발원지를 찾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충남교총은 ‘내포시대’를 열고 이전보다 더욱 의욕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충남도청, 도교육청의 내포신도시 이전에 발맞춰 2015년 말 도교육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4층짜리 새 건물을 매입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내포시대 2년차를 맞은 충남교총은 올해 공격적인 회세 확장 활동에 나섰다. 3월 ‘가입대회’를 연데 이어 ‘발령 100일 축하 기념품 제공’, ‘우수회원 해외연수 50만원 지원’ 등을 통해 600여명을 신규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홍우 사무총장은 "대전에 있을 때보다 회원들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게 됐다"며 "회원들도 회관에 자주 드나들고, 특히 협의회 등 회의장소로 활용하면서 만족감도 더 높아졌다"고 흡족해했다. 인터뷰를 위해 회관을 찾은 3일에도 교권위원회가 열려 오전부터 북적거렸다. 본격적인 내포시대 이후 첫 수장을 맡은 최 회장은 70년 역사 속에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도내 분회장의 90%를 교장이 솔선수범해 맡을 만큼 조직력이 끈끈한 데다 가까워진 거리만큼 호흡도 잘 맞아 호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최근 회관 이전부터 신규 사업들을 추진하는데 있어 충실히 뒷받침해준 사무국에 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사무국 직원들이 매일 신문, 인터넷을 찾아 도내 학교에서 작은 행사라도 열리면 그 즉시 교장 등 학교관계자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회원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열심히 귀 기울이는 일이 감동교총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지난 37년 간 근무하며 늘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교권 보호,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아 회원들에게 ‘교총에 가입하길 정말 잘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사무국과 잘 화합해서 회원들에게 더 큰 자긍심을 심어주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반 아이들이 입학한 지도 벌써 반환점을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수학여행까지 다녀와 사실상 굵직한 행사는 모두 마친 셈이다. 어찌 보면 이제는 결실을 맺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작년에 입학할 때만 해도 중학생 티를 벗으려 안간힘을 쓰던 아이들이 이제는 안정되고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특히 요즘 우리 반에는 소소한 성취감을 느낄 일들이 있었기에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다. 그 시작은 합창대회였다. 아이들 스스로 준비한 합창대회 지난 1학기 말 2차 지필평가가 끝나자마자 연례행사인 합창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우리 학교는 1‧2학년 전체 학급이 참가해 경쟁을 통해 우승을 가리는 합창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연습할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지난해의 악몽 때문이었다. 10년째 상을 받지 못했던 나는 작년 말 대회를 준비하면서 반드시 상을 타야한다는 생각에 아이들보다 의욕이 앞섰다. 그런 상태로 연습을 시키다 보니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랬음에도 결과는 비참했다. 아이들의 실망은 정말 컸고 나도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이로 인한 부담감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올해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싶었고, 때마침 학교 업무가 바빠져 출장이 겹치는 바람에 연습을 직접 시키기가 힘들어졌다. 연습 첫날 아이들에게 말했다. “오늘이 나와 함께 하는 연습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너희들이 주도해서 해보렴. 선생님은 출장도 있고 해서 너희들을 많이 지도하지 못할 것 같아. 내가 발표 전날에 한번 들어보마.” 그러고 나서 반장과 부반장을 불러 이번 대회를 아이들 스스로 준비해보고 그 결과도 책임져 보자는 내 취지와 의도를 전했다. 꼭 전달할 내용만 반장을 통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이들을 다독거리면서 연습을 시키는 선생님을 보게 되고, 작년에 내가 했던 스타일로 지도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에 대한 궁금증만 커갔고, 가끔 연습하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출장을 떠날 때면 미안한 마음에 발걸음이 무거웠다. 공표한대로 난 발표 전 날이 돼서야 아이들의 합창을 봤다.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걸로 믿고 그냥 맡겼다. 단지 내가 왜 연습을 스스로 하도록 했는지 취지와 의도만 전했다. 무언가 통한 듯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상 수상보다 빛난 최고의 무대 발표 당일, 나는 대회 진행 보조를 맡아 우리 반 아이들이 어떻게 발표하는 지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을 촬영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합창은 내가 여태 본 중 최고였다. 지나가는 선생님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기뻤다. 결국 우리 반은 전교 대상을 차지했다. 10여 년 만의 상이 대상이라니, 참 큰 선물을 받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아이들은 스스로 목표를 세웠을 때, 조금은 궤도를 벗어났다가도 올바른 방향을 향해 열정을 발휘할 수 있다는 놀라운 경험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신뢰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야간자율학습 1교시. 최근 발표 난 수시모집 1단계에 합격한 뒤, 수능 최저를 맞추기 위해 늦게까지 공부에 올인하고 있는 한 여학생이 고민 상담을 해왔다. “선생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딴 생각 하지 말고 마무리나 잘하렴.” 내심 수능일이 며칠 남지 않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아이의 표정이 워낙 진지해 잠시 시간을 내어 고민을 들어보기로 하였다.그 여학생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엿듣기라도 할까 봐 교무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조용히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생님, ○○○아시죠?” “그럼, 너와 같은 대학에 원서 쓴 애 아니니? 그런데 왜?” “1단계 발표에서 저만 붙고 ○○○는 떨어졌어요.” “떨어졌다고? 그랬구나.” 이제야 그 아이의 고민이 무엇인지 대충이나마 알게 되었다. 수시모집 1단계 발표 이후, 평소 친하게 지냈던 그 친구가 자신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다.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대학입시와 관련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발표 이후 친구와 서먹해진 것 같다며 마치 친구의 낙방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는다며 친구와 예전처럼 지낼 방법을 물었다. 심지어 친구의 불합격 소식을 듣고 위로(慰勞)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조차 오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 이후, 이것 때문에 자신 또한 수능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아이는 이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그 고민을 해결하고자 나를 찾아온 듯했다. 수능 일(17일)을 며칠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수능 일까지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일이었다. 그래서 우선 이 문제로 너무 많은 신경을 쓰지 말 것을 주문한 뒤, 녀석을 교실로 돌려보냈다. 한편,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두 아이 모두에게 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그 아이의 친구인 ○○○를 상담실로 불렀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녀석은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조금은 긴장을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에 먼저 말을 꺼냈다. “공부하느냐 고생이 많구나. 이제 며칠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내 말에 녀석은 자신이 없는 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지금 상황에서는 녀석에겐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녀석의 친구는 수시모집에 모두 합격하여 최종합격을 기다리고 있지만, 본인은 지원한 수시모집 다섯 군데 모두 떨어져 그야말로 최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시모집은 남아있지만 말이다.조금이라도 녀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주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리고 본인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친구도 네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바란다는 말을 전해주자 녀석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대학이 인생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되지 않네요. 그 친구 찾아가 제가 사과할게요. 그리고 며칠 남지 않은 수능에 최선을 다할게요.” 그렇지 않아도 수시모집에 모두 떨어져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녀석에게 괜한 이야기로 심기를 더 불편하게 하지 않았는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며 녀석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내 파이팅에 녀석은 뒤돌아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녀석의 미소에 왠지 모르게 나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았다. 아무쪼록 두 아이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두 아이 모두 대학에 합격(合格)하여 잠시나마 수시모집으로 금이 간 우정(友情)이 지속하길 바란다.
인력풀 없고 수시 회의 개최에 참석조차 어려워 학교 단위 역부족…교육지원청 등서 심의 맡아야 “학폭위에 전문가가 많으면 좋은 줄 모르나요? 근데 하려는 분이 없어요. 어렵게 모셔도 참석은 거의 못하고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에 전문가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장 교원들은 학교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를 확대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다. 지난달 21일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은 학폭위의 과반수를 법조인, 경찰, 의료인 등 외부 전문가로 위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다. 전문성이 부족한 학부모 대표를 과반수로 구성토록 한 현행법 때문에 학폭위 결정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제안 취지다. 그러나 대다수 학교들은 외부 전문가를 찾지 못해 학교 전담 경찰관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교원 3명, 학부모 5명, 학교 전담 경찰관 1명으로 학폭위를 구성한 대구 A중 김모 교사(생활지도부장)는 “학부모 대표는 보통 학생 임원 부모님 중에 선출하는데 법률이나 의료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없다”며 “이전에는 외부 지인을 통해 전문가 이름만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 일정을 경찰관한테 맞추긴 하는데 이마저도 경찰 1명당 보통 10개 이상의 학교를 맡고 있고 본래 업무도 있어 회의 참석은 거의 어렵다”고 털어놨다. 분기별 1회, 많게는 1년에 20회까지 열리는 학폭위에 선뜻 참여할 전문가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기 B중 교장은 “전문가는커녕 학부모 위원들도 사정해서 겨우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 외부 전문가는 경찰관 1명뿐”이라며 “학부모 직업군 중에 변호사나 의사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교통비나 수당을 지급하는 것도 아니어서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유인책도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학폭위 구성 현황에 따르면, 전체 위원 9만 7415명 중 학부모(56%), 교원(28%)이 84%를 차지하고 경찰은 11%, 법조인은 1%, 의료인은 0.2%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교원과 학부모가 절대 다수인 학폭위의 징계 결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와 불신만 커지고 있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심 청구 건수가 2013년 764건, 2014년 901건, 2015년 97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심지어 지난 8월에는 강원도 철원에서 한 학부모가 학폭위 처분에 앙심을 품고 교감을 흉기로 위협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서울 C중 박 모 교사는 “학교 폭력 사안이 가해·피해 학생의 의견이 달라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혀내야 하는데 학부모 위원들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사들도 법률 전문성이 높지 않다보니 재심의나 소송에서 학교가 패소하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현장 교원들은 학폭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을 요구한다. 김 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전문가를 위촉하기 어려운 만큼 외부 전문가 구성이나 지원을 위한 인력풀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D중 이모 교사(생활지도부장)는 “동일 사안에 대해 학교별로 징계 처분 수위가 제각각이라 불만이 많다”며 “생활지도부장 모임에서는 인근 지역 학교별로 묶거나 지역별로 별도의 상설기구를 두고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학교가 학폭 조사부터 심의까지 모두 맡고 있는데다 재심의,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며 “조사와 심의 기능을 분리해 학교가 조사까지는 맡되 심의는 교육지원청에 전담 기구를 조직해 운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서산 서령고(교장 한승택)는 11월 3일(목) 채신아(충남통일교육센터 탈북민 전문강사) 씨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 미래, 이렇게 좋아져요’란 주제로 통일교육을 실시했다. 채신아 씨는 이날 특강에서 탈북과정과 통일 미래,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펼쳤다. 채 씨는 우리나라는 5년 안에 통일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만약 통일이 된다면 세계적 강대국인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을 능가하는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특히 연간 40조원에 이르는 분단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이 돈을 경제발전과 복지비용에 투입한다면 세계 8위의 경제대국 진입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정규직 교사의 시간선택제 교사 전환의 간편 단순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체적으로 정책이 개선보다 개악에 가깝다는 혹평이다. 이는 시간선택제를 아예 없애든지, 그 조건을 강화하여 전환 취지를 살려야 하는데, 반대로 이를 용이하게 해 억지 수요를 충족하게 하는 탁상공론이다. 실제 이 제도는 이론은 그럴싸한데 현실을 별로라는 것이 현장의 대체적 여론이다. 교육부는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 전환 시 육아, 간병, 학업으로 제한된 전환 사유 폐지, 전환 간소화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 생략 등을 골자로 한「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이번 교육부가 행정 예고한 개정안은 학교 현장의 현실과 정서를 무시한 채 단지 저조한 전환률을 높이기에 급급한 대책에 지나지 않는 미봉책인 것이다. 양보다 질 개선이 우선인데, 반대로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당초 제도 도입 시에 정규직 시간선택제는 휴직과 퇴직 없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력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교육부가 제도 확대를 위해 육아, 간병, 학업 사유 폐지, 학운위 심의 폐지 등을 관철한다면 이는 당초의 도입 취지를 상실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당시 우려됐던 학교 교육력 약화 방지를 위한 장치로 규정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를 폐지하는 것 역시 교육부 스스로가 학교현장의 교육력이나 학교현실을 반영하기 보다 국정과제 실현에만 치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 기간제 교사수는 약 4만 7000명으로, 전체 교원 열 명 가운데 한 명 꼴이고,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도 약 45%에 달하고 있어 교육력 저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 교사와 비교하여 교과 외의 창체, 방과후 학교 활동에 일정한 제한이 있는 것이다. 물론 교육부는 시간선택제 전환에 따른 인력 충원을 정규교사로 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형편에 따라 기간제 교사로 충원하는 시·도가 다수 있어 교묘하게 편의적으로 악용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선택제 교사는 요건과 절차를 더욱 강화하고 가급적 정규 현직 교사로 한정해야 한다. 그와 반대로 교육부의 행정예고대로 그 기준을 완화해 시간선택제 전환을 확대할 경우 기간제 교사를 양산해, 교육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러므로 제도의 취지까지 훼손하고 요건과 기준을 완화하기보다는 근본적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요건과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에 문제 없는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교육부는 당초 이 제도 도입 시 1년 이상 시범 운영 후 성과를 평가하기로 했음에도 제대로 된 성과평가 없이 해마다 확대 방안만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시행된 성과평가는 혜택을 받은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그치는 수준이며, 시간선택제가 학교 교육력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선택제 교사제의 만족도 평가를 당사자들만 할 것이 아니라, 교장교감을 포함한 전 학교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후, 면밀히 검토, 분석하여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시간선택제가 일부 교사의 잘못된 편익으로 전체 교원의 열정과 헌신을 훼손하고 교육력을 저하시킬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교육부는 스스로 제작해 유포한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인사운영 매뉴얼’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중간 평가분석 결과도 제시하지 않고 교육부가 제도 도입 당시 우려 그대로 시간선택제 전환 사유, 학운위 심의 등을 폐지하고 절차를 간소화 하는 것은 변죽을 위해 정곡과 본질을 훼손하는 개악이 될 우려가 농후하다. 교육부는 차제에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에 대한 1차년도 평가 결과를 면밀한 분석과 학교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의 기본은 정규직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요건을 더욱 엄격히 해 꼭 필요한 사람이 신청하여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서의 기본 취지를 살려야 할 것이다. 그 기저에는 내실 있는 학교 교육력 강화라는 본질을 살리는 기본이 자리잡아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거울은 내가 늘 지갑 속에 간직하고 다니는 소중한 보물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슨 남자가 소심하게 거울을 갖고 다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언제나 덜렁대고 털털해서 남 앞에 실수도 많이 하는 내가 거울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이유는 이 거울만 있으면 내면의 심리상태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마다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추스르곤 한다. 흔히 ‘세월이 流水와 같다’라고 말하지만 요즈음 그것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넥타이가 올바른가, 와이셔츠에 혹시 지저분한 것은 묻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거울 앞에 다가선다. 탱탱했던 피부, 보름달 같이 환한 둥근 얼굴, 검고 맑은 눈동자는 어느새 눈가에 잔주름이 하나 둘 생기고 가끔씩 기미도 보이며 온갖 세파에 시달려 맑은 눈동자가 동태눈같이 힘이 없어진 것을 볼 때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된다."올해 나이가 몇이죠?”하고 물어보는게 요즈음 제일 두렵다. 거울에 얽힌 일화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30세의 늦은 나이에 전역할 때까지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많았지만 좀 짓궂은 병사들 중에는“형은 몸은 김정구인데 마음은 박남정입니다.”라며 놀려댔다. 그럴 때마다 내무반이나 화장실에 걸려 있던 거울 앞에 서서 우두커니 거울을 처다보며나이 어린 병사들 앞에서 자그마한 실수라도 하지 말고 매사에 모범을 보여한다는 다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거울은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의 심리상태까지 알려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마음속에 물밀 듯이 일어나는 미움, 다툼, 시기, 질투와 같은 감정들이 있을 때 거울을 보면 마치 추한 괴물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요즈음 최순실 씨 사태로 온 국민의 정서가 들끓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뉴스에 귀 기울이며 잠을 설치고 있다.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든든한 권력의 비호하에 온갖 비리란 비리는 다 저지르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저 분이야말로 양심의 거울을 비추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른으로서 작금의 사태가 부끄럽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나이 값을 해야하는데 추악한 인간의 군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견딜 수 없는 분노가 밀려온다. 최순실 씨가 하루빨리 양심의 거울을 비춰 보았으면 좋겠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강마을은 가을이 가기 전 겨울이 먼저 온 듯합니다. 하얀 서리가 추수한 들판과 말리고 있는 볏짚과 아직 베지 않은 벼 포기에 온통 흩뿌려져 있습니다. 노랗고 붉은 소국과 키 큰 대국이 학교 현관을 장식하고 가을 햇살 사이로 빛나고 있습니다. 노랑나비 한 마리가 꽃 사이로 언뜻 보입니다. 꽃인지 나비인지 분간되지 않습니다. 나비가 꽃잎인 듯 그렇게 보였습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나비는 자신이 잠시 꽃이라 생각하고 앉았을까요? 아니면 가분 좋은 가을 햇살에 잠시 날개를 말리고 꽃향기에 취하고 싶어서일까요? 그저 잠시 가을 꽃잎에 자기 한 발을 들여 놓고 작은 부탁을 하기 위해서일까요? ‘문간에 발 들여놓기(foot-in-the-door technique)’란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큰 부탁을 하고자 할 때, 먼저 작은 부탁을 해서 상대방이 그 부탁을 들어주게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학자들이 연속 근사(successive approximation)라고 일컫는 인간의 성향에 의존한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어떤 사람이 작은 부탁이나 약속을 들어주고 나면 그 사람은 그 방향으로 태도나 행동을 계속 수정하게 되고, 더 큰 부탁들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프리드만과 프레이저(Freedman Fraser, 1966)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가정 주부들에게 전화를 해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한 질문 몇 가지에 답을 하도록 부탁했습니다. 사흘 뒤에 심리학자들은 다시 전화를 해서, 이번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개수를 두 시간 정도 세어 보기 위해 집에 대여섯 명의 남자가 방문해서 찬장과 창고를 뒤져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처음에 전화로 질문을 받은 주부들이 질문을 받지 않은 주부들에 비해 두 번째 부탁을 들어 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시식코너가 ‘문간에 발 들여놓기의 기법’을 이용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마트에 갈 때는 생각지 않은 먹거리들을 많이 사오게 됩니다. 시식코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죠! 판매하시는 분이 웃으며 사지 않아도 좋으니 맛이라 보라고 아이에게 권합니다. 이 때 일단 받아서 먹고 나면, 한 개만 구입하라는 부탁을 미안해서라도 쇼핑 카트에 담게 됩니다. 상대가 쉽게 들어 줄 쉬운 부탁을 먼저하고 큰 부탁을 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형태입니다. 시절이 하 수상합니다. 이 어지러운 이야기의 중심에 우리나라 최고위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엄청난 금액을 출자하여 권력 비호 세력이 필요한 단체를 만드는데 협조하였습니다. 최고 권력자와 기업들은 왜 이렇게 쉽게 부탁을 들어주었을까요? 저는 처음에 어렵지 않은 부탁을 들어준 것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그녀의 부정적 요구가 처음에는 작은 것이었겠지요. 차나 한 잔 마시거나 어려운 시절 함께 위로하는 그 정도에서 시작하여 점점 큰 영향력으로 발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지도자의 뼈아픈 반성이 필요합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내 집의 문간에 발을 들여 놓으려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김상근 교수는 한국의 절망적 상황을 ‘아포리아(Aporia)’ 즉 ‘길 없음’, ‘막다른 지경에 도달함’이라고 하였습니다. 항해술이 발달했던 그리스에서는 배가 좌초되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이르렀을 때를 ‘아포리아’라 했습니다. 한국이라는 배가 세월의 파도에 의해 좌초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희망 상실의 시대’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가을 들판의 곡식들은 여름철 땅 속의 양분을 자신 속에 갈무리하여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벌레들도 열심히 날개 짓하여 짝짓기를 하고 나뭇잎 뒤에다 봄을 기다리는 작은 알들을 남겨놓고 된서리에 주검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어떻습니까? 한국동란으로 부서진 이 땅을 풍요롭고 복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죽음 같은 시간을 보낸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그저 열심히 부지런히 일하고 내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노력하면 아름다운 미래가 온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지도자란 어떤 인물인지 생각하였습니다. 이상적인 모델은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입니다. 위대한 그리스 역사가이며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크세노폰은 ‘키루스 교육’라는 책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그리스가 아닌 페르시아제국의 창건자인 키루스대왕에게서 찾았습니다. 키루스 대왕은 자신의 철학만이 옳다고 생각한 독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처지를 나의 처지로 전환하여 깊이 성찰하였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지도자의 지혜와 도덕성에 대한 깊은 묵상으로 자신의 나라뿐만 아니라 자신이 정복한 나라에서 조차 인권을 보장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한 리더였습니다. 지도자의 삶은 멋지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끊임없이 숙고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고통스러운 것이라 말한 그가 생각납니다. 강마을은 가을과 겨울의 경계입니다. 꽃인 양 국화화분에 앉아 있던 나비는 팔랑팔랑 날아서 붉은 화살나무 사이로 날아가 버립니다. 꽃과 나비의 경계는 무엇이었을까요? 나비인 것을 안 순간 나비는 꽃이 아닌 한 생명체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시공의 경계 위에 살고 있는지 깊이 생각하는 늦가을 오후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一波萬波)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작금. 연일 각계각층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대통령 하야를 부르짖는 국민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국가의 미래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갈수록 경제는 얼어붙고 국가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더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나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특히 대한민국 국적을 가슴에 새기고 국가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과 재외교포들이 이번 일로 기죽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국가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을 보좌했던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또한, 국가의 기저(基底)가 일개 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左之右之)되었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화가 치민다. 한편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는 국가로 인식하지 않을까 교사로서 걱정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도 있지만 연일 드러나고 있는 최순실 비리 보도 때문일까? 출근하는 선생님의 어깨가 축 처져 보인다. 어떤 선생님은 이런 뉴스에 진저리가 난다며 아예 뉴스 자체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조 선생이 지난달 10월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사건에서 승객을 구한 뒤, 말없이 떠난 의인(義人)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화제의 주인공이 고등학교 윤리교사라는 것만 얼핏 알고 있었을 뿐, 그 사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거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조 선생의 이야기가 지금 장안의 화제인 최순실 게이트 사건보다 더 구미가 당겼다. 사실 전공이 사회인 조 선생은 언론사의 모든 뉴스를 인터넷을 통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박식했다. 그리고 뉴스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적나라하게 전달해 심지어 일부 선생님은 인터넷 뉴스보다 조 선생이 말하는 뉴스를 더 좋아했다. 조 선생은 그날 있었던 사고 내용과 뒷이야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줬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원도 동해시 모(某) 고등학교 윤리교사이며 그날 부모님의 생신을 위해 연가를 내고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던 중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불길이 치솟는 현장에서 버스 유리창을 깨고 승객들을 구조, 병원까지 이송했다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더 큰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사건을 그의 의행(義行)으로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신분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났고 하마터면 묻힐 뻔한 그의 선행이 드러난 것은 사고 며칠 뒤였다고 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그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며 자신의 공(功)을 낮추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 대기업의 ‘의인 상’ 수상자 선정과 상금 5천만 원의 전달에 상 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며 완강히 거부했고 심지어 그 상금을 의롭고 필요한 곳에 써달라며 취재진의 취재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 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최순실 사건으로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이나마 씻겨지는 듯했다. 무엇보다 평범한 한 교사의 선행(善行)은 불법과 위선, 비리로 얼룩져 가는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새삼 조 선생이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어떤 경우라도 이번 사건은 모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할 것이며 죄가 드러난 사람은 대통령을 막론하고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다뤄야 할 것이다. 이제 대통령은 더는 국민을 우롱하지말고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국민의 채찍을 달게 받아야 하고 진정 국민을 섬길 줄 아는 책임 있는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