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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도서관에서 ‘주제 독서’ 하기 책은 세상 모든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삶을 만나고 그 안에 녹아있는 작가의 철학을 읽으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게 된다. 따라서 학교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다문화, 장애교육, 성교육, 왕따 등과 같은 주제 독서를 함으로써 인성교육의 장을 마련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문화를 주제로 책 읽기를 해 보자. 외국인과 결혼하는 이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말이 다르고 낯선 외모의 이모부와 친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이모의 결혼식을 읽는다. 다문화가정의 탄생이다. 근래에 다문화가정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관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은 다문화가정을 낯설게 느끼기도 한다. 이때는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장영실 이야기를 읽는다. ‘영실의 아버지 장량은 중국 사람이다’라는 글을 읽으면, 조선 세종 시대에 살았던 과학자 장영실이 다문화가정이었다는 것에 적잖이 놀라게 된다. 7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바람의 아이 역시 다양한 족속의 주인공 소년들이 등장해 우리가 잊고 있는 고구려 말갈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예맥족, 백산 말갈족, 흑수 말갈족으로 서로 다른 족속이지만 고구려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똘똘 뭉쳐 당에 맞서는 멋진 소년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주제를 정해 여러 책들을 이어서 읽게 되면 주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과 가치관이 바로 설 수 있게 된다. [PART VIEW] 독서치료, 사서교사와 함께 하기 교사들을 위한 감정코칭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감정코칭 프로그램 등이 많이 열리고 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것에 초점을 둔 교육을 받았다. 그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자기통제가 어려워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과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상황에 따라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것은 어른인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아이들 모두 힘들어 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힘이 있는 매체이다. 독서치료는 책을 읽고 스스로 위안을 받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프로그램이다. 책 속 인물이나 상황과의 동일시를 통해 심리적인 부담감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냄으로써 해소와 정화를 경험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서로의 마음을 위로받는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무시당할수록 자존감이 낮아지고 스트레스에 약해진다고 한다.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알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교실과 학교가 더 행복한 공간이 될 것이다. 독서토론, 생각이 다른 친구와 함께 하기 학교도서관 수업에서 토론은 빼 놓을 수 없다. 물론 많은 교과와 활동에서 토론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에서의 독서토론이 일반 교과수업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매체 전문가인 사서교사로 인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반 교사나 학부모들은 줄글로 된 조금은 두꺼운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매체전문가인 사서교사는 두꺼운 줄글 책과 함께 그림책을 적절히 활용해서 토론 수업을 한다. 그림책은 글의 분량에 비해 생각할 거리가 아주 많고 주제 역시 다양하다. 또한 글에서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그림에서 읽어내며 깊게 생각할 기회도 제공한다. 수업 중에 함께 읽을 수 있어 미리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까지 모두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광범위해서 자아존중감, 가족과의 갈등, 다문화에 대한 이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소통과 참여를 통해 나눔과 배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글과 그림을 함께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을 모두 이야기하면 혼자 읽을 때는 읽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거나, 같은 내용 같은 그림을 다르게 해석하는 친구들을 통해 생각과 마음이 열린다. 이렇게 마음이 열리면 스스로 토론 주제를 정해보도록 한다. 아이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면 눈을 반짝거리며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발언하는 활기찬 토론이 가능하다. 토론 형식 역시 특정한 형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자유 토론,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 신호등 토론 등으로 상황과 주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 토론할 때는 승패를 가르기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토론이 끝나고 난 뒤에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짧게 정리해 본다. “OOO은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제 생각은 이러이러해요”, “처음에는 다르게 생각했는데 친구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어요”,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등의 이야기를 한다. 이는 독서토론이 서로의 생각을 나눔으로써 다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진정한 소통의 장이었음을 확인시켜준다. 독서상담, 더불어 살아가기 학교도서관을 찾는 학부모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독서를 좋아하거나 아이들의 책읽기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의 책 읽기가 통제되기도 한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른 읽기보다는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두고 읽기를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사서교사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학부모들과 적극적으로 독서상담을 한다. 아이들에게 책 선택권을 주는 것은 유태인들이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이는 서가 사이를 걷고, 책을 찾아 읽고 빌리면서 도서관의 책과 규칙은 모두를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모두를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익히게 된다.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독서동아리, 책 읽기로 마음나누기 책 읽기를 함께 하고 나누는 독서동아리가 운영된다.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에는 학생 독서동아리, 교사 독서동아리, 학부모 독서동아리 등이 운영되고 있다. 학교와 가정이 연계하여 독서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임을 통해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습지도나 체험정보를 주고받으며 책을 통해 나눌 수 있다.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독서교육이 아이들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교육계에서는 정설로 통한다. 선진국에서 학교도서관은 교과·인성교육의 핵심이 되는 장소다. 꿈이 열리고 마음이 자라는 학교도서관에서 우리 아이들의 한없이 소중한 꿈을 가꿀 수 있다.
1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대표하는 작가로 김수현 작가를 꼽는 것을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작품의 양으로나 질로나 그녀의 업적은 다른 작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아니한다. 대중들이 얼마나 공감하는가 하는 점에서도 김수현 드라마의 위력은 여러 번 입증되었다. 흔히 대중적 호응의 지표로 내세우는 시청률 면에서도 60%에 가까웠던 그녀의 드라마 시청률 기록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처음으로 본 것은 1974년 무렵의 ‘강남가족’이라는 작품이었고,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도 JTBC에서 방영하는 ‘무자식 상팔자’라는 그녀의 작품을 재미있게 본다. 김수현 드라마의 묘미는 대사 언어의 절묘한 유창성으로 귀결된다. 관계를 섬세하게 대사로 빚어내고 인물들의 내적 감수성을 삶의 일상성에 잘 맞물리게 하여 그것을 대사 언어로 빚어낸다. 이지적 통찰이 일상의 잠언처럼 빛나는 대사는 참으로 찰진 맛이 있다. 김수현 드라마의 주된 주제는 ‘가족’이다. 그렇지 아니한 작품도 물론 있지마는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그녀의 드라마는 대부분 ‘가족’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그것도 핵가족이 아닌 주로 삼대가 한 공간에서 서로 걸쳐 살아가는 대가족의 면모들이다. 사실 우리네 가정이란 것이 급격하게 핵가족으로 형태 변화를 해 왔지만, 그러나 그것은 외양일 뿐 우리에게 내재된 심층 구조로서의 가족은 여전이 대가족적인 의식과 문화를 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가족의 현상을 소재로 하고 있는 김수현 드라마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를 입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김수현 드라마가 보여주는 우리네 가족의 모습은 오래된 것과 새것이 서로 날 서게 맞서거나 아니면 서로를 지양하면서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 나가는 삶의 장면들을 보여 준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 하나가 있다. 삼대 구조의 가정, 즉 할아버지 세대와 중간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로 구성된 김수현 드라마에서 가족들이 할아버지 세대를 받들고 섬기는 자세와 태도는 모두 극진하다. [PART VIEW]거의 수직적 권위를 행사하는 할아버지 세대의 모습과 이들 어르신에 대해서 순종의 자세를 잘 실천하는 아들 손주 세대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마땅치 않더라도, 안으로 갈등이 있더라도, 적어도 겉으로의 자세만은 반듯하고 또 반듯하다. 이른바 공경의 예절이 몸에 밴 것이다. 그러나 2대인 중간의 부모 세대와 3대인 자녀 세대(1대 할아버지 세대에서 보면 손주 세대) 사이의 갈등은 조금의 절제와 양보도 없이 폭발할 듯이 드러난다. 저렇게 어르신을 공경하는 예절이 몸에 배어 있는 집안에서 어떻게 저렇게 발칙한 언사를 구사하는 자녀들이 생겨난단 말인가. 2대인 중간 부모 세대의 ‘낀 세대’로서의 고충을 극적으로 강조하려는 장치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을 다루는 김수현 드라마의 전편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저렇게 훌륭한 공경의 자세를 몸에 익혀 실천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찌나 야멸차고 딱 부러지게 들이대는지. 가슴에 못 박는 소리를 예사처럼 한다. 인사 청문회에서 문제 있는 인사를 닦달하듯이 몰아붙이거나 톡 쏘아붙이는 것은 저리가라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 대목이 덜 현실적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모가 부모 공경하는 것을 저렇게 솔선수범하는데 어찌 그 자식은 부모의 부모 공경을 자신의 실천 윤리로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뭐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들 드라마와 비슷한 양태의 모습이 더러더러 있다고 한다. 오늘날의 중간 부모 세대는 어떻게 살아온 세대이며 과연 누구인가 하는 문제를 다시 되짚어 보게 된다. 연구거리임이 분명하다. 2 요즘 김수현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를 보다가 좀 관심 있게 눈에 띠는 것이 있었다. 장성한 손자들이 결혼 적령기가 되어 짝 찾기 과정에서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침내 사귀는 아가씨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장면이 있는데,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 방으로 가서 인사를 드리는 장면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방 아랫목에 앉아 계시고 장차 손주 며느리가 될 아기씨가 방에 안내되어 들어와서 “할아버지 저 아무개이에요”하고 그냥 서서 고개를 까닥 숙이는 정도로 인사를 한다. 나에게는 무언가 허전하다. 그렇다. 큰절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시류가 달라지고 있음이리라. 집으로 찾아가 안방에서 어른을 어렵게 뵙고 처음 뵈는 인사의 예를 드리는 데 이렇게 고개만 까딱하는 인사로 간이화되는 것이다. 편리해서 좋기는 하다. 예절의 모드가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큰절이 있던 자리에 ‘윙크’가 들어오기도 하고 ‘하이파이브’가 들어오기도 하고 더러는 ‘가벼운 포옹’이 큰절의 격조를 대신할 때도 있다. 극중 그렇게 엄격하던 할아버지도 그 점을 무어라 나무라지 않는다. 중간 부모 세대도 그런 점을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색시감을 데리고 와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사를 시키는 장성한 손주들도 큰절로 하는 ‘공경의 예’에는 별반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하다. 나는 이 대목에서 무언가가 아쉽고 허전하다. 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큰절을 하면 어떻고 고개만 숙여 절을 하면 어떤가. 마음에 공경이 담기기만 하면 그만이지. 그래 꼭 큰절했다고 공경심이 더 깊게 우러나온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구질구질하고 따분하다고 느끼면 오히려 더 역효과이지. 그럴 수도 있겠다. 시대감각에 맞게 쿨(cool)하게 진화해야지. 그렇게 애써 내 마음 안의 낡은 인식들을 ‘헤쳐 모여!’ 해 본다. 나에게는 큰절의 추억이 그냥 일상 안에서 즐비했다. 집에 친척 어른들이 오시면 아버지는 ‘얘들아 여기 와서 절 올려라’ 하고 말씀하신다. 우리 형제는 앞으로 나아가서 절을 올린다. 어른들은 우리가 큰절로 인사를 드리는 것만으로 교육을 아주 잘 받은 ‘훌륭한 어린이’로 인정하는 것 같았다. 꼭 그런 것도 아닌데. 큰절이라는 형식이 주는 일종의 마력인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막걸리 한 잔 하시고 늦은 밤 함께 데리고 오는 아버지의 친구들에게도 우리는 어김없이 불려 나가서 큰절을 올렸다. 적절히 술기운이 도는 아버지의 친구 분들은 고놈들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주머니에서 지전들을 꺼내어 주었다. 아무튼 우리 집안은 사람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순간을 큰절의 예절 격식으로 차리기를 엄청 강조하였다. 드물기는 하지만 지금도 그런 집이 아주 없지는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제 찾아보기에는 어려운 풍경이다. 그래도 큰절이 제몫을 단단히 하는 곳도 있다. 결혼식 주례를 서보면 신랑 신부가 부모님께 절을 올리는 순서가 있는데, 신랑들이 어김없이 자신의 부모와 처부모에게 큰절을 올린다. 가슴이 뭉클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큰절은 원래 내실에서 올리는 예이다. 예식장 바닥이 신발 신고 다니는 곳임에도 개의치 않고 큰절을 올린다. 그런 정성이면 대견하다. 나는 신랑 신부의 맞절 순서야말로 서로가 서로에게 큰절을 드리는 방식으로 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전통 혼례가 서양식 결혼 의식보다 괜찮아 보이는 것은 큰절의 방식으로 예를 올리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고등학교 은사이신 학암(鶴庵) 선생은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절을 올리면 그냥 받지 않으시고 당신도 몸을 굽혀 우리들 절을 받으신다. 그건 또 얼마나 멋이 우러나는 사제 간의 풍경인지. 우리 집안에서는 설날 노부모님께 큰절로 세배 드리고, 이어서 자녀들과 조카들에게 세배를 받는다. 그런 다음에 끝으로 우리 네 형제 부부가 둥그렇게 둘러서서 서로 큰절로 맞절을 한다. 처음에는 물론 어색했다. 나이가 들수록 이게 좋다. 형제 맞절을 할 때 정말 형용 못할 우애의 마음이 솟아나는 듯하다. 성서에 그런 말이 있었던가. 형식이 내용을 정화한다고. 3 1978년도에 나는 서울 관악고등학교의 교사였다. 나는 스물여덟 살의 햇병아리 교사였다. 그해 1학년 6반 우리 반 아이들과 이런저런 애환을 유독 진하게 나누었다. 이번 설날 아침 스마트폰에 문자 하나가 왔다.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발신인을 보니 그때 우리 반 52번 하던 H군이다. 반가웠다.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세었던 H는 그 무렵 무슨 일로 오해를 받아 학생지도부에 불려가서 날마다 매로 닦달을 당했다. 내가 학생부장께 각서를 쓰고 H를 데리고 오기도 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천신만고 끝에 사업가로 성공하였다. 아무튼 H가 스마트폰 문자로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하고 인사를 전해 왔다. 다소 밋밋한 기분으로 있는데, 잇달아 동영상 하나가 전해져 온다. 얼른 열어보니 감동이 온 몸에 밀려온다. H가 마고자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정성을 다하여 내게 세배 큰절을 한다. 나는 큰절이 주는 공경과 정성의 무게를 이제야 다시금 몸으로 체득한다. -- 박인기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한 교육학 박사다. 교육방송 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 현재는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9 개츠비의 위대한 사랑 소설은 화자인 닉이 책을 쓰며 회고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나(닉)는 서부에서 태어났으나 1차 세계대전 이후 동부로 옮겨와 증권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의 먼 친척인 데이지를 만났다. 그녀는 부유층인 톰과 결혼하여 호화로운 결혼생활을 해왔지만 톰에게 정부가 있기에 그녀의 생활은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한편 내 이웃의 거대한 저택에서는 매일 밤 수백 명이 드나드는 파티가 벌어진다. 어느 날 나도 그 파티에 초대되면서 집 주인 개츠비와 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큰 부자가 되기 전인 5년 전 데이지와 사귀었다는 것과 오직 그녀를 보기 위해 부를 축적하고, 그녀의 집 근처에 저택을 구입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정중한 부탁으로 데이지를 소개해주니 그는 행복을 주체하지 못한다. 개츠비의 대저택을 구경한 후로 데이지는 개츠비와 자주 만남을 갖게 되고, 이후에 톰은 둘의 관계를 알아채고 분노한다. 우연한 사고로 데이지와 개츠비가 탄 차에 톰의 정부인 머틀 윌슨이 뛰어들어 즉사하고, 놀란 둘은 뺑소니를 친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고, 데이지의 범행을 자신이 뒤집어 쓰려한다. 개츠비가 걱정된 나는 그와 시간을 보내며 그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가 훌륭하다 느꼈고, 다른 여러 사람들은 속물이라 생각했다. 한편 머틀 윌슨의 남편인 윌슨 영감은 톰에게서 그 차의 주인이 개츠비라는 것을 듣고 그가 그녀의 정부이며 사고를 낸 범인으로 오인하여 개츠비를 사살하고 자살한다. 실제 범인이었던 데이지는 자신을 보호하려했던 개츠비의 사랑을 잊은 듯이 그의 장례식에 조문을 보내거나 찾아오지 않았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톰과 함께 떠난다. 결국 그의 장례식에는 나와 개츠비의 아버지, 손님 한 명 외에는 찾아올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매우 안타까웠다. [PART VIEW] 1920년대 미국의 시대상 반영 이 소설이 출간되던 1920년대 미국은 1차 세계대전 후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였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경제적인 풍요에 걸맞은 정신적인 풍요로움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돈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서라면 도덕적으로 타락하기도 하였고 무책임하게 행동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러한 시대 상황을 소설 속에서 제시하고 있다. 사고를 내고도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지 않는 데이지나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를 하는 조던, 월드시리즈를 조작한 울프심 같은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말이다. 이러한 시대에 저자 피츠제럴드 역시 경제적인 문제로 파혼을 당한다. 이후 작품이 성공하면서 경제적 여유를 얻고 결혼과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되며, 저자의 이런 경험도 소설에 반영된다. 물질적인 척도로 배우자를 선택한 데이지는 그의 아내 젤다와 닮았고, 온갖 노력으로 부를 쌓아온 개츠비와 화려한 파티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저자의 경험과 닮았다. 그 밖에도 저자는 이 소설에서 남녀간의 사랑과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풍자, 낭만적인 희망과 그의 좌절, 성공과 부에 대한 갈망, 화려함 뒤의 공허함 등을 다루고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문체 눈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풍경과 인물의 섬세한 감정묘사, 서정적인 문체는 상상력을 총동원하게 만들어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화자가 일인칭 시점의 서술자이면서 동시에 작중인물인 점도 흥미롭다.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행동들을 잘 그려내어 한 세대를 지난 이 시점에도 독자에게 공감을 준다. 이 소설은 비록 첫 출간된 당시에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현대에는 20세기 미국사회를 잘 그려낸 소설로 평가되면서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발간되고 연극, 뮤지컬, 영화로 각색되는 등 대중적인 작품이 되었다. 오는 5월에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새롭게 개봉한다 하니 다른 사람들도 읽어보길 권한다.
[PART VIEW]【모범답안1】 문제점 진단 1. 서론 교육목적은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통한 인격완성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벌주의에 편승하여 학교나 학부모, 학생 대부분이 일류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입시위주의 교육과 과외를 더욱 부추기고, 청소년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게 함으로써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도덕불감증 등 청소년 문제는 물론 교육병리현상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2. 본론 1)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의 개념적 성격과 내재적 목적 추구의 중요성 교육의 외재적 목적은 어떤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밖에서 찾는 것을 말하며, 내재적 목적은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내에서 찾는 것을 말한다. 즉 그 활동에만 있는 고유한 가치를 통해서 맛볼 수 있는 가치로서 교과의 개념 속에 붙박여 있는 가치를 말한다. 내재적 목적의 추구는 교육의 본질적 목적으로 교과를 배우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이해의 능력을 갖게 되며 세상을 이해하는 내면의 눈 즉, 안목을 형성하게 된다. 2) 편중된 교육목적의 문제점 그런데 우리는 개인의 지위획득을 위해 우수대학 진학을 위한 지식중심 교육과 국가발전을 위한 교육정책 등으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교육활동 그 자체에서 희열을 느끼거나 몰입하지 못하고 외재적 목적을 위한 희생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로 인해 도덕성 함양이나 정서적 체험이 경시되고, 수동적인 학습태도로 창의성이나 비판적 사고, 협동학습이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길러지지 못하고 있다. 3) 조화방안 그런데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의 조화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우선, 내재적 목적에 대한 명료화가 필요하다.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적응을 위해 필요한 인간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내재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능력을 확실히 하고 그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셋째, 내재적 목적에 충실하면 외재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합의된 내재적 목적 달성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 교수-학습 실행, 교육평가, 대입전형 등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학교활동에 충실하고 우수한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계발하고, 사회에서 성공하게 될 것이다. 3. 결론 학교는 자아실현을 위한 즐거운 장소여야 한다. 교육문제의 근원이 출세를 위한 지식위주의 경쟁적 평가체제에 있는 만큼 내재적 목적의 명료화, 내재적 목적 달성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체제 구축을 통해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사들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실천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모범답안 2】 교육의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의 조화 방안 1. 서론 교육목적은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통한 인격완성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벌주의에 편승하여 학교나 학부모, 학생 대부분이 일류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입시위주의 학교교육과 과외를 더욱 부추기고, 청소년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게 함으로써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도덕불감증 등 청소년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 같은 교육이 계속된다면 개인은 물론 교육병리현상의 심화로 나타날 것이다. 2. 본론 교육의 외재적 목적은 문자 상의 의미 그대로 어떤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밖에서 찾는 것을 말하며, 내재적 목적은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내에서 찾는 것을 말한다. 즉 그 활동에만 있는 고유한 가치를 통해서 맛볼 수 있는 가치를 말한다. 내재적 목적은 교육의 본질적 목적으로 교육활동의 핵심적 의미가 된다. 어떤 교과를 배운다는 것은 그 교과를 배우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이해의 능력을 갖는 것이다. 그것을 배움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내면의 눈 즉, 안목을 형성하게 된다. 피터즈와 허스트는 전통적으로 자유교양교과의 내용으로 인정되어 온 학문교과를 학습하는 것을 교육의 원형으로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학벌주의 풍토로 인해 우수대학 진학을 위한 지식중심의 교육에 치중함으로써 도덕적 실천이나 정서적 체험이 경시되고, 비판적 사고나 창의성 신장도 어렵다. 게다가 주입식으로 수동적 학습태도가 길러지기 때문에 실생활에서의 자기주도적 학습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학교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전인교육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계발하고 그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학교는 학생의 잠재력 계발을 위한 프로그램 즉, 자치활동이나 클럽활동을 활성화하고, 체험이나 방과후 특기적성 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운영해야 한다. 다음으로 학생의 다양한 요구와 수준에 맞는 개별화 학습을 해야 한다. 학생들의 능력에 적합한 수준별 수업이나 멀티미디어나 인터넷 교육을 통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게 하고, 개별과제 제시를 통해 보충 및 심화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도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체험, 봉사, 도덕규범 실천을 통해 기본생활을 습관화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지도한다. 더불어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대화와 상담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 끝으로, 역동적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과 태도 등이 평가될 수 있도록 평가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이러한 결과가 대입전형에 반영될 수 있는 평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3. 결론 학교는 자아실현을 위한 즐거운 장소여야 한다. 우리 교육문제의 근원이 출세를 위한 지식위주의 경쟁적 평가체제에 있는 만큼 학생의 잠재력 계발, 도덕성 함양, 개별학습 기회제공은 물론 역동적 평가를 통해 전인적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 환경을 개선하려는 교사들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의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교육의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 1. 서론 외재적 목적과 내재적 목적에 대한 논의 형식은 교육의 목적을 이해하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육활동도 교육활동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경우와 교육의 결과 얻게 되는 다른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2. 외재적 목적 1) 의미와 예 : 교육의 외재적 목적은 교육이 다른 활동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교육은 수단-목적(means-ends)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거나 다른 무엇을 위한 필요(need) 때문에 행해진다. 교육의 목적을 외재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교육이 아닌 다른 것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교육을 끌어들이는 모든 경우에 해당된다. 교육과 외재적 목적은 교육이 다른 활동과 ‘수단-목적의 관계’ 혹은 ‘필요’와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로서 ‘경험적·사실적으로’ 관련된다. 2) 외재적 목적의 예 : 교육을 개인적 차원에서 출세와 부귀나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보거나 또는 고등학교 이전의 교육을 대학입학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 사회적 차원에서 사회발전과 같은 사회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 국가적 차원에서 국가발전의 수단으로 보는 것 등이 교육의 목적을 외재적으로 적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외재적 목적으로 흔히 거론되는 것은 경제성장, 사회통합, 직업준비, 생계유지, 출세 등이다. 교육의 외재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교육은 사회 실제와 동떨어진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사회의 현실과 개인의 필요를 잘 반영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3) 필요성 : 교육의 외재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현행 교육이 사회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고, 교육이 사회의 현실과 필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이 사회의 현실과 필요를 잘 반영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바깥에 있으면서 교육과 수단-목적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거나 시급하고 중요한 개인이나 사회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의 외재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 교사는 부단히 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귀 기울이면서 그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4) 외재적 목적의 역기능 : 외재적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면 될수록 관심은 교육이 아닌 다른 것에 두게 된다. 이때 교육활동은 심하게 왜곡되거나 명목상으로만 교육일 뿐 실제적으로는 교육이 아닌 다른 활동으로 변질되고 만다. 3. 내재적 목적 1) 교육의 내재적 목적의 의미 (1) 활동 자체의 고유한 가치 : 교육의 목적 중 외재적 목적은 문자 상의 의미 그대로 어떤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밖에서 찾는 것을 말하며, 내재적 목적은 활동의 목적을 그 활동 내에서 찾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낚시의 내재적 목적은 고기를 낚아 올릴 때 손끝을 따라 온몸으로 전달되는 짜릿한 느낌, 일명 손맛을 보는 것이다. 이 내재적 가치는 낚시활동과 분리될 수 없고, 오로지 낚시를 통해서만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내재적 목적은 그 활동에만 있는 고유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2) 안목(내면의 눈) 형성 : 교육한다는 것은 학습자의 입장에서 보면 공부하는 것이다. 공부한다는 것은 탐구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탐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며, 이해를 통하여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다. 사물을 볼 때에는 감각의 눈만을 가지고 사물을 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는 신체적 ‘감각의 눈(sight)’으로 사물을 본다기보다는 ‘내면의 눈(insight)’으로 사물을 본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물 자체는 외면의 눈으로 보지만 사물의 의미는 내면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어떤 교과를 배운다는 것은 그 교과를 배우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이해의 능력을 갖는 것이다. 그것을 배움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내면의 눈 즉, 안목을 형성하게 된다. 내면의 눈을 갖지 못할 때 감각기관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 (3) 개념적·논리적 관계 : 내재적 목적은 교육과 다른 활동이 ‘개념적·논리적으로(conceptually or logically)’ 관련됨을 의미한다. ‘개념적·논리적으로’ 라는 말은 경험적 사실적으로라는 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두 활동 간의 관계가 의미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이홍우, 1998: 3). 2) 주장 학자 듀이는 ‘경험의 계속적 재구성으로서의 성장’을 교육과 동일시하고 ‘성장은 그 자체로서 가치 있다’고 주장하였다. 내재적 목적과 내재적 가치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듀이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가진 피터즈와 허스트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자유교양교과의 내용으로 인정되어 온 학문교과를 학습하는 것을 교육의 원형으로 본다. 그런 교과를 학습할 때에 갖게 되는 지적 안목이 바로 교육의 내재적 가치라고 주장한다. 4.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의 조화 우리는 보통 교육의 목적이라고 생각했던 외재적 목적이 실제 교육의 과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교육은 사회적 활동인 만큼 다양한 사회적 필요나 요구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교육의 목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사회적 조건을 참조하면서 내재적 목적과 외재적 목적이 어떤 관련을 맺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내재적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외재적 목적을 고려하는 길은 없는가 또는 실제 교육활동에서 이 둘을 어떻게 절충해야 하는가 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내재적 목적 또는 내재적 가치에 대한 의미를 보다 더 명료화해야 한다.
[PART VIEW]1. 서론 2012학년도부터 주5일수업제가 전면 시행되고, 인성교육 강화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학교-가정-지역사회가 공동 주체가 되어 질 높은 교육과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활동을 주로 토요일 등에 편성하여 운영하였던 기존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많은 학교는 교육과정 편성·운영 등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2009개정교육과정과 연계하고 주5일수업 및 스포츠클럽 운영 등에 따른 부담을 줄이며, 학교와 지역사회 실정에 맞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기 위해 창의적 체험활동의 성격, 영역별 내용,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상의 제한점, 창의적 체험활동 내실화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고자 한다. 2. 창의적 체험활동의 성격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 이외의 활동으로서 교과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앎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나눔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기본적으로 자율성에 바탕을 둔 집단 활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도 아울러 고양하려는 교육적 노력을 포함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영역별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학생, 학급, 학년, 학교 및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학교에서 선택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영역과 활동 내용보다 학교에서는 더 창의적이고 풍성한 교육과정을 선택과 집중하여 운영할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함에 있어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의 기초생활습관 형성, 공동체의식의 함양, 개성과 소질의 발현에 중점을 두고, 중학교에서는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의 확립,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탐구, 자아의 발견과 확립에 중점을 두며 고등학교에서는 학습자의 다양한 욕구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진로를 선택하여 자아실현에 힘쓰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학생의 자주적인 실천 활동을 중시하여 학생과 교사가 공동으로 협의하거나 학생들의 힘으로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실천하게 한다. 아울러, 지역과 학교의 독특한 문화 풍토를 고려하여 특색 있고, 인적·물적 자원과 시간을 폭넓게 활용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창의적 체험활동의 영역별 내용 --- 영역 성격 활동 내용 자율활동 학교는 학생 중심의 자율적 활동을 추진하고, 학생은 다양한 교육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적응 활동 ·자치 활동 ·행사 활동 ·창의적 특색 활동 등 동아리활동 학생은 자발적으로 집단 활동에 참여하여 협동하는 태도를 기르고 각자의 취미와 특기를 신장한다. ·학술 활동 ·문화 예술 활동 ·스포츠 활동 ·실습 노작 활동 ·청소년 단체 활동 등 봉사활동 학생은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배려의 활동을 실천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한다. ·교내 봉사활동 ·지역사회 봉사활동 ·자연환경 보호 활동 ·캠페인 활동 등 진로활동 학생은 자신의 흥미, 특기, 적성에 적합한 자기 계발 활동을 통하여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한다. ·자기 이해 활동 ·진로 정보 탐색 활동 ·진로 계획 활동 ·진로 체험 활동 등 --- 4.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의 제한점 첫째, 교과부와 교육청 위주의 정책운영으로 학교현장에서의 실효성이 낮고, 형식적인 운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둘째, 여전히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적극적인 인식이 부족하며 운영 방향과 취지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학생의 흥미·요구·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학생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의 확보와 지역사회 네트워크 역량이 미흡하여 인적·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고 지도교사의 전문성도 부족하다. 넷째, 교과연계 및 창의적 체험활동 하위 4개 영역 간 통합·연계 프로그램 개설·운영의 정도가 매우 약하고 대체로 일부 영역 중심의 창의적 체험활동이 운영되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획·운영함에 있어 담당교사 외 관련 모든 주체의 참여가 소극적이거나 심한 경우 무관심하여 업무 추진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주 담당자와 지도교사의 업무 부담이 매우 커서 많은 교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특히, 소규모학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여섯째, 원활한 프로그램 운영이 지속되기 위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재정 지원 대책이 미흡하다. 대부분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학교는 재정 지원을 토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요구와 활동 지원이 가능하나 향후 지원 중단 시 프로그램 운영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곱째, 상급학교의 입시 등에도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정상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영,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교육활동은 편성되어 있는데도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거나 입시에 반영되지 않다보니 학생과 학부모가 무관심한 점이 있다. 5. 창의적 체험활동 내실화 방안 첫째,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실질적으로 학생의 특기·적성을 함양할 수 있는 현장 친화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성과 위주의 운영 방식을 탈피하여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설동아리 활성화로 운영 방향을 정해야 한다. 둘째, 교사와 학부모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다. 이를 위하여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꾸준한 홍보와 연수가 필요하다. 셋째, 창의적 체험활동에 배당된 시간(단위) 수는 영역별로 학생의 요구, 학교 및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교의 재량으로 배정하되, 학생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학교급별, 학년별로 활동 영역 및 내용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운영한다. 넷째,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하위 영역 간에 통합하여 편성·운영한다. 다섯째,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계획은 학생들의 흥미와 소질, 학교와 지역 사회의 실정을 고려하여 작성하되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여섯째,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의 필요에 따라 기준 시간(단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여 운영할 수 있으며, 시간 운영은 통합, 집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한다. 일곱째, 활동의 내용, 조직 단위, 장소, 시설 등 규모와 여건을 고려하여 정일제, 격주제, 전일제, 집중제 등과 같이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 여덟째, 자율활동의 국토 순례 활동, 봉사활동, 진로체험활동 등은 활동의 특성에 따라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집중 운영할 수 있다. 아홉째, 입학초기 적응활동은 창의적 체험활동의 자율활동 중 ‘적응활동’의 일부로 편성하여 지도한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과 사춘기 학생들의 적응활동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한다. 열 번째, 학교와 교사, 학생의 요구와 필요에 따른 범교과 학습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창의적 체험활동의 영역과 연계하여 운영한다. 열한 번째,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별로 활용 가능한 인사, 시설, 기관, 자료 등의 자원 실태를 파악하고,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창의적으로 운영한다. 열두 번째,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도자, 보조자 등의 인적 자원과 제반 시설, 설비, 자료 등의 물적 자원 및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열세 번째,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창의적 체험활동 지도자료 및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 연수 과정의 개설, 연구학교의 운영 등을 통하여 각급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과 개선을 지원한다. 6. 결론 학생들은 창의적 체험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계발·신장하고, 자율적인 생활 자세를 기르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세계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자질 함양을 지향한다. 체험활동을 통해 세상을 만난 학생들은 세상이 좀 더 믿을만하다는 것과 새로운 감성과 새로운 소통을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이를 몸으로 익혀 언제든 필요할 때 실행할 수 있는 실제적인 교육으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창의적 체험활동 주요 내용 1. 자율활동 가. 목표 ⑴ 전·입학과 진급 등에 따른 생활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주도하는 능력을 길러 원만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한다. ⑵ 다양한 협의 및 실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기본 원리를 익힌다. ⑶ 학급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협의하고 실천함으로써 협동심과 유대감을 기른다. ⑷ 교내외에서 실시되는 여러 행사의 의의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학교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가진다. ⑸ 학급, 학년, 학교의 특성 및 학습자 발달 단계에 맞는 다양한 특색활동을 계획하고, 이에 참여함으로써 자신감과 창의성을 기른다. ⑹ 학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소속감과 애교심을 기른다. 나. 활동별 내용 ⑴ 적응 활동 △ 입학, 진급, 전학 등에 따른 적응 활동 등 △ 예절, 질서 등의 기본생활습관형성 활동, 축하, 친목, 사제동행 등 △ 학습, 건강, 성격, 교우 등의 상담 활동 등 ⑵ 자치 활동 △ 1인 1역, 학급회 및 학급 부서 활동 등 △ 학생회 협의 활동, 운영위원 활동, 모의 의회, 토론회 등 ⑶ 행사 활동 △ 시업식, 입학식, 졸업식, 종업식, 기념식, 경축일 등 △ 전시회, 발표회, 학예회, 경연대회, 실기대회 등 △ 학생건강체력평가, 체격 및 체질 검사, 체육대회, 친선경기대회, 안전생활 훈련 등 △ 수련활동, 현장학습, 수학여행, 학술조사, 문화재 답사, 국토순례, 해외문화체험 등 ⑷ 창의적 특색 활동 △ 학생·학급·학년·학교·지역 특색 활동 등 △ 학교 전통 수립 활동, 학교 전통 계승 활동 등 다. 교수-학습 방법 ⑴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하며, 그 활동이 바람직하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지도한다. ⑵ 모든 구성원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여 참여 의식을 높이며 소속감을 가지게 한다. ⑶ 학생 전원이 학급 생활에 필요한 한 가지 이상의 일을 분담하여 자율적으로 실천하게 하되, 필요할 경우 역할을 교체하여 다양한 경험을 가지도록 한다. ⑷ 행사활동의 계획 수립, 준비, 시행, 반성 등에 있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지도하고,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하여 자치적인 운영이 되도록 한다. ⑸ 행사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행사명, 목적, 시기, 장소, 대상, 행사 과정, 역할 분담, 유의점, 배치도, 상황 변동 시의 대책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필요에 따라 사전 답사 및 사전 교육을 실시한다. ⑹ 학교 행사의 실시에서 필요한 경우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고려하되, 지역사회의 요청에 의한 학교 행사는 그 교육적 가치를 충분히 검토하여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⑺ 학생들이 교실과 교내를 벗어나 다양한 실생활과 자연을 접하여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마련한다. 2. 동아리활동 가. 목표 ⑴ 흥미, 취미, 소질, 적성, 특기가 비슷한 학생들로 구성된 활동 부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창의성과 협동심을 기르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⑵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자신의 잠재 능력을 창의적으로 계발ㆍ신장하고, 자아실현의 기초를 닦는다. ⑶ 여가를 선용하는 생활 습관을 형성한다. ⑷ 지역 내 학교 간 각종 동아리 경연대회를 통해 우의를 다지는 협력과 공정한 경쟁을 익히도록 한다. 나. 활동별 내용 ⑴ 학술 활동 △ 외국어 회화, 과학 탐구, 사회 조사, 탐사, 다문화 탐구 등 △ 컴퓨터, 인터넷, 신문 활용, 발명 등 ⑵ 문화 예술 활동 △ 문예, 창작, 회화, 조각, 서예, 전통예술, 현대예술 등 △ 성악, 기악, 뮤지컬, 오페라 등 △ 연극, 영화, 방송, 사진 등 ⑶ 스포츠 활동 △ 구기운동, 육상, 수영, 체조, 배드민턴, 인라인스케이트, 하이킹, 야영 등 △ 민속놀이, 씨름, 태권도, 택견, 무술 등 ⑷ 실습 노작 활동 △ 요리, 수예, 재봉, 꽃꽂이 등 △ 사육, 재배, 조경 등 △ 설계, 목공, 로봇제작 등 ⑸ 청소년 단체 활동 △ 스카우트연맹, 걸스카우트연맹, 청소년연맹, 청소년적십자, 우주소년단, 해양소년단 등 다. 교수-학습 방법 ⑴ 학생의 취미, 흥미, 적성, 요구, 학교 실정 및 지역 특성 등에 알맞은 활동 부서를 조직하고, 모든 학생에게 자세히 안내한다. ⑵ 학교는 학생의 희망을 존중하여 활동 부서를 조직한다. ⑶ 교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도록 유의하여 학생 중심의 흥미롭고 창의적인 운영을 도모한다. ⑷ 학생의 개성과 소질을 최대한 신장시키기 위하여 방과 후 및 휴업일, 방학 중에도 활동을 지속적·집중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⑸ 동아리활동의 각종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교내외의 인적 자원, 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 특히 지역사회 인사와 학부모의 자발적 봉사 협력을 통해 동아리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를 장려한다. ⑹ 동아리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교내 및 학교 간 경연대회, 전시회, 발표회, 봉사활동과 연계 등을 적극 추진한다. 3. 봉사활동 가. 목표 ⑴ 타인을 배려하는 너그러운 마음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다. ⑵ 나눔과 배려의 봉사활동 실천으로 이웃과 서로 협력하는 마음을 기르고, 호혜 정신을 기른다. ⑶ 지역사회의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태도를 가진다. 나. 활동별 내용 ⑴ 교내 봉사활동 △ 학습부진 친구, 장애인, 병약자, 다문화가정 학생 돕기 등 ⑵ 지역사회 봉사활동 △ 복지시설, 공공시설, 병원, 농ㆍ어촌 등에서의 일손 돕기 등 △ 불우이웃돕기, 고아원, 양로원, 병원, 군부대에서의 위문 활동 등 △ 재해 구호, 국제 협력과 난민 구호 등 ⑶ 자연환경 보호 활동 △ 깨끗한 환경 만들기, 자연 보호, 식목 활동, 저탄소 생활 습관화 등 △ 공공시설물, 문화재 보호 등 ⑷ 캠페인 활동 △ 공공질서, 교통안전, 학교 주변 정화, 환경 보전, 헌혈, 각종 편견극복 등 다. 교수-학습 방법 ⑴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인식시키고 미래 생활과도 연계되도록 지도한다. 효율적이며 진정한 봉사활동이 될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을 실시하며,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고 면밀한 계획을 세워 추진한다. ⑵ 봉사활동의 내용은 학교나 지역사회의 여건을 고려, 학교 재량으로 선정하여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 ⑶ 학생들의 처지와 능력 수준에서도 봉사가 가능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기회를 만들고, 특히 동아리활동의 성과를 봉사활동에 적극 활용한다. ⑷ 활동의 전 과정이 교육적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활동의 계획과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사후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향후의 활동 계획 수립에 반영한다. ⑸ 지역사회 유관 기관 및 봉사 단체와 협조 체제를 유지하여 효율적인 봉사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4. 진로활동 가. 목표 ⑴ 자신의 특성, 소질과 적성, 능력 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진로를 탐색한다. ⑵ 각종 검사, 상담을 통해 진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의 진로를 계획한다. ⑶ 진로와 직업 선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ㆍ설계한다. ⑷ 학업과 직업 세계를 이해하는 직업체험활동 기회를 통해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한다. 나. 활동별 내용 ⑴ 자기 이해 활동 △ 자기 이해 및 심성 계발, 자기 정체성 탐구, 가치관 확립 활동, 각종 진로 검사 등 ⑵ 진로 정보 탐색 활동 △ 학업 정보 탐색, 입시정보 탐색, 학교 정보 탐색, 학교 방문 등 △ 직업 정보 탐색, 자격 및 면허 제도 탐색, 직장 방문, 직업 훈련, 취업 등 ⑶ 진로 계획 활동 △ 학업 및 직업에 대한 진로 설계, 진로 지도 및 상담 활동 등 ⑷ 진로 체험 활동 △ 학업 및 직업 세계의 이해, 직업 체험 활동 등 다. 교수-학습 방법 ⑴ 학생이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려는 태도를 갖게 한다. ⑵ 학생의 인성, 적성, 진로 성숙도 등 다양한 측면을 파악할 수 있는 각종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 필요한 상담을 실시한다. ⑶ 진로 관련 상담 활동은 담임교사가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특히 중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진로와 가장 밀접한 교과교사를 진로지도교사로 하여 학생 개인별 혹은 집단별 진로 상담에 도움을 주도록 한다. 진로활동 내용에 따라서는 상담 교사나 전문적 소양을 가진 학부모 또는 지역사회 인사의 협조를 받는다. ⑷ 학생의 학업 진로, 직업 진로에 대한 진로 계획서를 작성하고 꾸준히 수정하는 활동을 실시한다. ⑸ 진로 선택에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는 중등학생의 경우 ‘직업과 진로’ 과목과 연계하여 지도한다. 특히 중학교 3학년에서 고교 진학과 고교 1학년에서 진로에 따른 교과목 이수 및 고교 3학년에서 학업 혹은 직업 선택을 지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 ⑹ 학교 및 지역 사회 인사, 지역 사회 시설 등을 활용하여 장래에 학생들이 선택하게 될 학업과 직업에 대해 탐구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과 함께하는 별 이야기 ‘어진별 천문대’ 2012년 10월 26일, 방어진고등학교에서는 특별한 개관식이 있었다. 바로 천체관측실인 ‘어진별 천문대’가 문을 연 것이다. 학교 옥상에 설치된 이 천문대는 3m 원형관측돔 2세트, 4m 원형관측돔 1세트, 140㎜ 굴절망원경, 350㎜ 반사굴절망원경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울산과학관과의 거리가 먼 울산 동구지역 학생과 주민을 위한 과학선도학교로서의 역할 수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어진별 천문대는 학교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신청을 하면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천문교실에 참여할 수 있다. 천문교실 시간에는 천문현상에 관한 수업, 우주왕복선 만들기 교육 등과 함께 달, 목성, 별자리 등을 관측한다. 천문대를 담당하고 있는 이유성 교사는 “매 시간 정원은 12명으로 선착순 접수를 받는데, 예약이 시작되는 순간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 정원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관 후 지금까지 벌써 200여 명의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이 천문대를 방문하여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천문대는 방어진고 교사들과 울산과학관 소속 전문교사의 업무 협조를 통해 운영되며, 천체관측 동아리인 ‘하늘지기’ 학생들도 학생도우미로 활동한다. 작년까지는 천문교실과 동아리 위주의 천체 관측이 이루어졌지만, 새 학년 시작과 함께 올해부터는 모든 학생들이 한 학기에 1~2번 정도 이곳에서 정규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교과서로만 배우는 수업에서 벗어나 학교 안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을 통해 직접 태양을 관찰하며 살아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이해력·만족도 최고의 실험수업 신입생 모두를 과학중점반으로 모집하는 방어진고는 과학, 수학교과의 비율이 총 교과 이수단위의 45%이며, 과학융합, 과학실험과 같은 특별·전문교과는 집중이수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2학년 과정에는 전문교과로 과학실험 시간이 배정되어 있어 학생들은 모두 원하는 주제로 직접 실험수업을 이끌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모둠별로 진행되는 실험수업은 학생들이 스스로 실험 주제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모둠원은 교과서를 기본으로 하여 다른 과목을 참고하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으며 모둠의 실험 주제를 결정한다. 이후 예비실험, 보고서 작성 등의 과정을 통해 본 수업시간에 진행할 실험을 준비하고, 각 모둠이 준비한 실험은 매주 수업시간에 돌아가며 진행되어 실험을 준비한 모둠이 그 날의 수업을 이끌어간다. 교사는 학생들의 조력자로서 수업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실험 준비·모둠 활동을 도우며 효과적인 실험이 진행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이렇게 직접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수업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3학년 정병욱 학생은 “배웠던 이론이 실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 교과서만 볼 때보다 이해가 더 잘됐다. 다양한 실험과 함께 매주 해당 조들은 발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력을 키우는 훈련도 된다”고 전했다. 대학 부럽지 않은 깊이 있는 연구 기회 호기심 많고 지적 욕구가 넘치는 학생들. 실험수업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나는 아직 배고프다”고 외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과제연구 발표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 대회는 SMART 교내 과제 연구와 RE(ResearchEducation) 발표대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정규 수업시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깊이 있는 연구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모둠을 구성하여 원하는 연구 주제를 학기 초에 교사에게 제출하면 주제와 계획서 심사 후 진행하게 된다. 교내에서만 진행되는 SMART 교내 과제 연구와 다르게 RE 발표대회의 경우 울산과학기술대(UNIST), 경북대 등의 대학기관과 연계하여 진행된다. “TRAP-1이라는 아직 구조가 발견되지 않은 단백질이 있는데, 그 구조를 밝히기 위한 정제 과정을 울산과학기술대에서 진행했어요. 현재 결정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험 결과를 기다린다는 3학년 오승현 학생은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과제연구를 진행하고, 여름방학 중 일주일 동안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도 하며 실제 대학생이 된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12년 처음 시상한 ‘과학중점인 PRiME(PR I MysElf! 내가 나를 홍보하라!)상’은 과학중점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전 영역에 걸쳐 고르게 우수한 활동과 성취도를 보인 학생에게 주는 것이다. 과제연구 발표대회, 과학캠프, 교내외 대회출전, 과학관련 특강은 물론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 한 해 동안 있었던 학생들의 활동상을 포트폴리오로 엮으면 제시된 채점 기준표를 기준으로 개인별 점수가 높은 학생이 상을 받게 된다. 수상자에게는 해외탐방의 기회도 주어져, 2012년 프라임상 수상자는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인솔교사와 함께 일본의 과학관, 박물관, 미술관 견학 기회를 가졌다. 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체험활동과 대회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대학 입시전형의 자기소개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나누며 발전하는 방어진고 방어진고의 과학 동아리 ‘아싸(Art-Sci)’의 회원들은 2주에 한 번 토요일마다 인근의 저소득층 아이들과 함께 과학 실험을 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정민경 학생은 “우리가 배운 것을 주변에 나누고 싶다는 뜻이 모여 교육기부라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것이나 실험수업을 하면서 반응이 좋았던 것, 또 동아리 시간에 해보는 것들 중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좋은 실험을 선정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이 퍼져 지금은 방어진고의 과학 동아리 모두가 이러한 나눔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나눔은 학교 차원에서도 꾸준히 장려되고 있다. 천문대 개방은 물론, 1교 1복지기관 결연으로 봉사활동 여건을 조성하여 학생들은 인근 해누리, 자람터,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 등에 봉사활동을 나간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과 배려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배운 것을 다시 가르치며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해와 달, 별이 자기 몸에서 내는 빛으로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듯, 방어진고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활동하며 습득하는 지식을 교육기부로 지역에 환원하며 세상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 허남술 방어진고 교장 “일반계고 과학중점 교육과정의 모범 제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많은 제약이 있는 활동인 개인 과제연구를 활성화한 것은 우리 학교의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입니다. 실험에 비중을 두다보면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는 학업성취도 문제를 과학부와 학생부 교사들의 긴밀한 교류와 협조로 잘 조절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유수의 대학이 선발과정에서 과학중점학교의 교육과정을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전국 100개 학교의 졸업생들이 배출되는 올해부터는 더 많은 대학에서 적극 반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학중점 교육과정에 충실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우리 방어진고는 미래의 과학인재를 키워내는 요람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7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이어 28일, 박근혜 정부의 첫 교육부 업무보고가 있었다. 교육감 기자간담회와 교육부 업무보고의 공통 키워드는 ‘행복교육’이다. 우리 교육이 짧은 기간 안에 공교육 체제를 구축해 국민교육 수준의 향상,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 견인 등의 역할을 했지만 입시 위주의 과열 경쟁으로 국민이 행복하지 못하고, 교육의 질에 대하 불만도 지속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국정과제방향으로 잡겠다는 논리다. 공감한다. 교육을 통해 지식습득과 더불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그 과정과 결과에서 개인의 행복을 이루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행복교육’을 위해 교육부는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학교 교육 정상화 추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능력중심사회 기반 구축 ▲고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교육비 부담 경감 등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새 정부의 행복교육 목표가 이뤄져 학생, 학부모, 교원의 행복지수가 상승되고 우리 교육이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이런 행복교육의 과정이 학교현장에서 환영받고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과제가 요구된다. 특히, 행복교육 실천과 실현의 주체는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교원이 행복해야 행복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몇 가지를 새 정부에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교단현실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역대 정부가 저마다 교육개혁을 내세웠지만 실패한 원인에는 학교현장성이 부족한 ‘보여주기’식 정책 남발과 함께 교원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 큰 요인이다.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이후 ‘교육수요자 중심교육’의 이름 아래 진행된 교육정책은 ‘배움과 가르침’의 균형 상실을 가져왔다. 최근의 학교현장은 학교폭력, 교권추락으로 대변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친구를 괴롭히고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학칙을 어기고 선생님의 말을 어겨도 학교와 교사는 무기력한 존재라는 인식이 학생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그런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따르지 않거나 오히려 무시하거나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늘면서 많은 교사들이 무기력증과 허탈감을 느끼곤 한다. 행복교육의 시작은 교실 안이다.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고 교사가 신명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구호성 행복교육을 외친다고 실행이 되겠는가. 정부는 교직사회의 침잠된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는데 우선 집중해야 한다. 왜 담임기피 현상이 심한지, 무슨 이유로 교권침해사건이 늘어나는지, 교직사회의 헌신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대안은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교원이 행복할 수 있는 여건마련에 힘써야 한다. 이번 교육부 업무보고 내용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자유학기제 도입, 초등 온종일 돌봄 기능 강화 등 대통령 공약사항 실현 로드맵에 집중된 반면, 교단에 시급한 교권보호와 사기진작을 위한 방안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물론 교원업무 경감과 교원증원 계획이 포함돼 있지만 교원증원도 2020년이라는 중장기 계획이 제시돼 과거처럼 안전행정부 등 관련 부처의 반대로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닌 지 우려스럽다. 교원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요소는 다양하다. 그러나 대다수 교원이 행복한 필요충분조건은 분명히 있다. 중학교원의 교원연구비 등 제수당 미지급 사태의 조속한 해결,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은 학생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긍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교직은 누라 뭐라 해도 전문직이며 자긍심과 헌신, 열정이 수반돼야 학생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 매 맞는 교사가 늘고,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권조차 보장되지 못하면 교원들은 자아존중감을 상실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학교폭력근절을 위해서는 가정, 정부,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하지만 교사가 학교폭력의 적극적 예방자와 해결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상담시간 확보, 생활지도권 보장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많은 이들이 학교와 공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저마다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우리 교육은 개선돼야 할 많은 과제가 있고 정부가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하나하나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와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는 결국 선생님들이다. 정부가 화려한 교육정책과 대책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지만 결국 이를 실행하고 실천하는 것은 바로 교원들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행복감을 느끼고, 교사가 꿈과 끼를 발산해야 학생들도 행복하고 꿈과 끼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하길 바란다.
러시아의 ‘위대한 영상시인’이라 불리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은 “예술이 태어나고 발전되는 곳은 이상을 향한 쉴 새 없는 동경이 가득 찬 곳이며, 예술의 주변으로 인간들이 모이도록 만드는 곳”이라고 했다. 이 글을 깊이 되새겨보면, 학교교육에 있어서 ‘예술을 향한 동경과 교육받고 모일 수 있는 곳’이 많은 나라가 바로 러시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곳에는 분명 ‘예술의 주변’으로 많은 이들이 쉽게 모일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 도시 내의 많은 공연장, 다양한 공연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공연 관람비와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학교 예술교육과 방과 후의 전문 예술학교가 있다. 러시아인들은 누구나 마치 예술분야의 전문가라는 느낌이 들만큼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 이는 학교 예술교육 체계와 질 관리로부터 나온다. 정부 자료를 보면 모스크바 내에 예술관련 교육을 수행하는 곳이 1491개소이며, 846개의 중등과정학교에서 예술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수는 38만 명이라고 한다. 차이콥스키 음악원 등 음악만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기관은 러시아에 491개가 있으며 이중 모스크바 한 도시에만 113개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또 전국적으로 1634만8945명(2010년 기준)의 학생들이 정규과정과 방과후 과정으로 예술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초·중등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예술교육에 노출돼 예술적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음악교육의 경우 주 1~2회 일대일 레슨을 기본으로 이뤄지며 과목당 한 학기에 총 1000루블(4만 원 정도)만 지불하면 집 근처에 위치한 음악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학기말에는 학생의 실력향상은 물론 지도교사의 교습 능력을 함께 평가함으로써 체계적인 질 관리도 하고 있다. 또 다양한 공연시설에서 부담되지 않는 가격으로 세계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해 교육과 체험이 함께 이뤄지는 시스템을 갖춘 예술교육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등 일부 유명 극장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공연 관람 할인이나 무료 관람 등의 혜택이 많이 제공돼 높은 수준의 음악과 발레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환경은 정말 부러울 정도다. 이렇게 관객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연장이 많고 공연을 보러오는 많은 관객들이 있다는 것은 예술가들에게는 계속해서 예술 활동을 하고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더불어 무상 수준의 예술수업을 통해 누구나 예술 관련 진로를 택할 수 있다. 예술계 특수 중등직업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연주가가 되거나 음악학교 교원이 돼 음악교육을 전수해주는 전달자로 활동하게 된다. 일대일 지도를 기본으로 하다 보니 많은 수의 교원이 필요한 환경 때문이다. 많은 수의 교원을 운영하다 보니 교원의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도 있지만 예술계 취업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를 생각할 때 예술계 졸업생들의 취업기회 확대 측면에서는 눈여겨 볼 필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체육·예술교육 활성화에 다양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교육부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의 지원 하에 한국과 러시아 양국 교사 10명이 상대국에서 수업을 하고 학교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비록 적은 수의 교사교류였지만 그동안 수학·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영·미권 국가로 한정됐던 교사교류 사업이 예술교육분야와 러시아 등 비영어권 국가로 확대된 것을 계기로 러시아 학교예술교육의 장·단점을 분석, 우리 학교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선생님들을 신뢰하고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는 학교체제를 만들 때 인성교육도 가능하다.” 대통령직 인수위 교육분과 간사를 지낸 곽병선 박사는 박근혜정부의 교원정책을 논할 때마다 강조한 말이다. 그는 교사의 전문성 신뢰를 바탕으로 교권을 높인 독일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의 강력한 교권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현지 교육칼럼니스트 박성숙 작가에게 들어본다. 진학 시 성적보다 ‘교사 추천’ 우선 초등 4년 담임한 전문적 판단 존중 독일 대부분 주의 초등학교는 4년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실업학교인 레알슐레와 인문계인 김나지움으로 나뉘어 진학하게 되니 4학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주나에 따라 혹은 도시나 학교별로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평균적으로 학생 절반 정도는 인문계로 절반은 실업계로 진학한다. 그런데 이 중요한 진학과정에서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차이 때문에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이유는 교사에게 학생의 상급학교 추천권을 준 그룬트슐엠프펠룽(Grundschulempfehlung) 혹은 레러엠프펠룽(Lehrerempfehlung)이란 제도 때문이다. 현재 16개 주 중 9개 주는 담임교사가 직접 추천하고 교장이 승인한 추천서가 진학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를 예로 들면, 주 학교법이 “상급학교는 4학년1학기 성적을 첨부한 교사의 추천으로 실업계와 인문계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초등학교 때는 한 선생님이 4년을 가르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가 부모보다 학교생활에 관한 한 학생에 대해 더 많이 알 수도 있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주도 초등학교가 끝나면 김나지움과 레알슐레와 하우프트슐레로 진로를 정해야 한다. 말이 초등학교 4학년이지 원서에 4학년 1학기 성적표를 첨부하기 때문에 4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돼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진로를 결정하는 최우선 기준은 수업시간에 아이를 가르친 교사의 판단이라는 점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진학기준은 성적보다는 교사의 서면 추천이 우선이다. 성적은 추천이 문제가 됐을 때를 대비해 첨부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교사의 추천에 불만이 있는 부모나 학생이 구제 받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사의 결정을 거부하려면 재교육기관을 찾아 프로그노제운터리히트(Prognoseunterricht)라는 특별교육을 받고 학생의 상급학교 진학여부에 대한 전문 기관의 승인을 받든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간단치 않은 과정이다. 진학 후에도 유동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실업계 학교에 진학했다가도 6개월 후에 바로 김나지움으로 옮길 수도 있고 김나지움에 갔던 아이들도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6학년이 끝나고 레알슐레나 하우프트슐레로 전학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서를 쓸 때마다 불만이 있는 부모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교사가 같은 점수를 받아도 학생의 가정환경에 따라 차별을 한다는 주장이다. 중산층 자녀는 김나지움으로 블루칼라 부모를 둔 아이들은 실업계로 추천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2세의 경우에는 그런 차별이 더 심하다고 한다.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큰 아이 초등 담임교사와 나눠 본 적이 있다. 교사는 그런 편견이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순전히 환경만을 보고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4년 동안 아이가 숙제를 어떻게 해오는지 어려운 과제를 줬을 때 부모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의 여부까지 꾸준히 관찰하고 테스트해서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다. 불만 있는 사람들은 차별이라 단정 짓지만, 대부분은 교사가 나름의 교육적인 경험과 학생 유형에 맞는 적절한 진로에 대해 숙고한 후 내린 결정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독일 사회가 이런 교사의 전문적인 결정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다. 교사의 추천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그래도 역시 성적이다. 그래서 학생과 부모가 받을 수 있는 성적에 대한 압박이 종종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를 이유로 7개 주에서는 교사의 상급학교 추천서인 레러엠프펠룽과 학부모 진학상담을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으로 두기도 한다. 크고 작은 문제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독일 사회의 다수는 여전히 교사에게 제자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교권을 부여하고 있다.
‘약탈 진상’등 연구자료 교사에 제공 "독도 교육 '조국 유산’물려주는 일" 2010년 한국교총이 ‘독도의 날’을 선포한 이후 해마다 10월 25일은 전 국민적인 기념일이 됐다. 선포식 당일 기념식장에서 언론의 관심은 주최단체장들에게 집중돼 ‘독도의 날’ 선포를 최초로 제안한 한 퇴직교장이 감동의 눈으로 선포식 장면을 지켜보는 모습은 포착하지 못했다. ‘독도의 날’ 선포의 숨은 공신인 이영위(사진) 전 서울 노원중 교장이 바로 그 주인공. 당시 이야기를 묻자, 그는 “공구영·장창식 전 교장이 이끄는 ‘독도지킴이 서울퇴직교장회’의 독도연구 편집위원으로서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당연한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 전 교장이 독도 문제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06년. 그는 “일본에서 열린 한 학생 교류 행사 자리에서 우리 학생들이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 일을 계기로 퇴직 교장 몇 명이 뜻을 모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교육부, 서울시교육위원회, 교과서연구재단, 각종 언론사 등을 찾아다니며 독도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독도교육’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전 교장은 “제안할 때는 누구나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허무감이 밀려왔다”며 “국경수비대를 주둔시키고 실질적 점유를 했음에도 캄보디아에 영토를 넘겨준 태국의 사례를 알고 독도문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장은 ‘독도지킴이 서울 퇴직 교장회’가 ‘서울 평생 교육동지회’에 통합된 지금도 독도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4월내로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정리한 ‘일본제국의 독도 약탈의 진상’을 보완해 독도학교 등에 제공하고, 자료 활용을 원하는 누구에게라도 이메일로 보내줄 생각입니다. 독도를 가르치는 일은 우리 조국의 유산을 물려주는 일입니다. 모두 독도지킴이가 됩시다.”
3월 27일 오후 6시 일본인 방문객 스즈키 히데오 외 7명이 본교를 방문하였다. 이들은 일본 토쿄 요미우리신문 문화센터에서 한국사 강의를 통하여 이웃 나라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어느 때보다한일관계가 굳어진 상태에서 한국 현지인의 역사의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듣기위하여 필자를 찾아 온 것이다. 이에 필자는 최근 일본에서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와다 하루키(75·和田春樹) 도쿄대 명예 교수가 쓴 '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담화를 나누고 한일교류의 발전을 위하여 교육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와다 하루키는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다케시마’에 대한 주권 주장을 일본이 단념하는 것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이며, 이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견해이다. 그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이룰 전망이 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한·일관계, 일본인과 한국인의 감정을 점점 더 악화시키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라는 주장이다. 그는 '동북아시아 영토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일본에서 지난 해 출간하여, 한국과는 독도를, 중국과는 ‘센카쿠=댜오위 제도’를, 러시아와는 북방 4도를 놓고 일본이 각각 벌여온 영토 갈등의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노학자의 영토 갈등 진단이다. 와다 교수는 “조선 식민지 지배를 반성하는 일본으로서는, 다케시마(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의 지배는 ‘불법 점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의(道義)라고는 전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국의 독도 영유권, 일본이 빨리 인정하는 게 최선이라는 견해이다 이같은 와다 교수의 지적은 독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종의 타협안이기도 하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일본이 인정하는 대신 한국 정부는 독도 주변 해역에서 시마네현 어민들도 어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과 독도를 기점으로 경제수역을 선포하지 말 것을 제안한 내용이다. 그는 1966년부터 도쿄대에서 가르치다 98년 정년 퇴직하였으며, 한국과 북한 현대사 전문가다. 역사적 근거를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부당함을 역설했다. ‘독도=다케시마’의 점령은 일본이 1905년 1월 조선 침략을 가속화하면서부터 시작했음을 분명히 했다. 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전하자 연합국군 최고사령부가 46년부터 독도를 일본의 관리 영토에서 제외한 점도 확인시켰다. 나아가 52년 이승만 라인의 안쪽에 독도를 포함한 이후 오늘날까지 58년 동안 한국이 실효지배를 한 점을 중시했다.
“아버지 잘 못했어요. 용서해 주셔요. 제발 학교에 가게 저를 좀 내보내 주세요.” 창고 안에서 단 하나뿐인 아들 녀석이 울며 호소를 합니다. 그러나 유 사장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식당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불러 마당 청소를 시키고 식당 안과 홀의 바닥을 닦게 하고 진입로에서부터 혹시 부실 한 곳은 없는지 일일이 살핍니다. “얘, 아범아, 저 녀석 학교에 안 보낼 거야. 어서 보내 줘야지?” 할머니가 나서셔서 아버지를 달래 보십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못 들은 척 집 앞의 골목길과 진입로의 주변이 더럽지 않나 살피고 빗자루를 들어서 다시 한 번 정리를 합니다. 누가 보아도 깨끗하게 비질이 되어서 들어오면서 상쾌한 기분으로 들어 올 수 있게 만들라는 것이 늘 집안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입니다. 지금 창고 같은 커다란 방에는 이 집의 3대 독자 외아들이 갇혀 있습니다. 아버지 유 사장은 일부러 아들에게 이런 고통을 주어서 자신의 잘 못을 크게 뉘우치게 해주려는 계획입니다. 아무리 이런 벌을 주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자식이 더구나 오직 하나 뿐인 자식이 저렇게 갇혀 있는데 기분이 좋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귀여울수록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할 줄 알고 분명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지난번의 잘 못을 용서해 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아주 엄하게 벌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널 잘 못 가르친 것이야. 이렇게 우리 집이 잘 살게 되고 지 금 제법 돈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에는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난 네가 쓸 곳에 돈을 쓰는 것은 용서를 해, 하지만 그렇게 함부로 돈을 가져다 제 멋대로 쓰는 버릇은 용서를 할 수 없어. 네가 너의 잘 못을 깨닫고 다시 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생기도록 하지 않으면 금 방 또 그러게 될 거 야. 그러니 아주 못된 버릇은 뿌리를 뽑아야 돼.” 아버지는 아들 성호를 불러서 이렇게 꾸중을 한 다음에 창고에 들어가서 자기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반성을 하라고 한 것입니다. 어제 저녁에 가방을 뒤져보니 아이가 부모 몰래 돈을 가지고 다니면서 별로 쓸모도 없는 이것저것을 함부로 사 모으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아직 어리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부모의 눈을 속이고 돈을 함부로 쓰는 버릇을 어려서 고치지 못하면 평생이 고달플 것이라는 것이 유 사장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자신의 잘 못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고 따끔한 벌을 주기로 한 것입니다. 일부러 학교에 늦도록 해서 학교에서 늦게 왔다고 꾸중도 들어보아야 하고 자기 잘못으로 일어난 여러 가지가 불편하고 집안이 편하지 않으며, 학교에 가는 것까지 제 시간에 가지 못해서 꾸중을 들어서 자기 잘 못을 깨닫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유 사장이 지금 자기 아들 성호만큼 할 적에는 이 고장은 아주 사골 중에 산골로서 사람이 사는 동네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시내를 따라 가느다란 오솔길이 나 있는 것밖에는 아무리 봐도 사람이 살 것 같지 않던 마을이었습니다. 산골길을 3km나 걸어 들어오면 이제 그 산골길에서도 가장 험한 돌고개 길이 나옵니다. 여기 돌고개 마을에는 모두 일곱 집이 살았는데, 그 중에서 유 사장네가 가장 들머리에 있고, 다음으로 김사장네이고 다시 한 고개를 넘어서 다섯 집이 있었는데, 이 마을은 완전히 산 속에서 하늘만 바라보이는 산골 중에 산골입니다. 이 유 사장네는 이 가난한 동네에서도 가장 가난하여 유 사장의 할아버지가 이웃 마을에 머슴살이를 해서 일년에 열 가마 남짓한 쌀을 사경을 받으면 이것으로 유 사장과 어머니가 먹고살면서 모든 것을 다 써야 하였습니다. 유 사장의 아버지는 6.25 전쟁통에 전쟁터에서 죽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에 놀라 너무 화를 끓인 탓에 홧병으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집안에 식구란 어머니와 할아버지만 남아서 유 사장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할아버지는 어머니가 아이를 잘 기르도록 돈을 벌어다 주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젊은 아낙이 혼자 있으니 아무리 며느리라고 하지만 집안에 같이 살기가 여간 쑥스럽고 처신하기가 곤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서 먹고 자고, 생활을 하면서 사경이나 가져다주고 한 달에 한 두 번 들려서 옷이나 가져다 입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유 사장의 어린 시절에 집안 형편이라는 것은 말을 할 수가 없이 가난하여 단 혼자뿐인 유 사장에게 운동화는 커녕 검정 통고무신도 자주 사줄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 물론 어머니가 할아버지가 온 몸을 다 바쳐 고생해서 벌어오신 사경을 다 먹고 쓰려고 하지 않고 어떻게든지 이것을 저축하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더욱 힘이드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남의 집 일을 하고 산비탈을 파서 곡식이라고 심어 보았습니다. 산골이라서 무엇 하나 잘 자라 주지 않은 땅이었지만, 콩과 팥을 심고 도랑을 지어 고구마를 심었고, 그 사이사이에 조와 수수를 심어서 그것이라도 먹고 살아 보려고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산골에서 비료도 주지 않고 더구나 산짐승들이 어찌나 많았던지 노루며 고라니 산토끼들이 곡식을 뜯어 먹고 멧돼지는 파 엎어서 못쓰게 만들었습니다. 산 꿩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고구마 같은 것이 조금 알이 들라치면 꼭꼭 파서 상처를 내어놓고 줄기를 잘라 놓았습니다. 그러니 일년 내내 농사를 지어 보았자 한 두 달의 식량도 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봄엔 산나물을 뜯어다가 죽을 쑤어 먹고, 가을엔 산 열매를 따 모아서 요기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애야, 너 그렇게 해 보았자 먹을 것이 얼마나 생기더냐. 고생하지 말고 그냥 집에 있 거라. 너 너무 힘들어서 그러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떡허냐?” 할아버지가 어머니를 말렸지만 어머니는 한사코 무엇이든지 해보려고 쉴새 없이 노력을 하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자란 유 사장은 아직도 늙으신 어머니가 자신의 사업을 돕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까지 쉬지도 않고 애쓰시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어린 시절 너무 애쓰시는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한 유 사장은 어느 날 어머니가 사 주신 통고무신을 집에서 신고 나섰지만, 울퉁불퉁한 냇가 길을 걷자니 어찌나 돌이 많은지 고무신이 남아 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안 보이는 구비를 돌아서면 이곳에서부터는 고무신을 벗어서 손에 들고 맨발로 뛰었습니다. 흙바닥도 아닌 돌밭을 맨발로 걷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발이 조금 아픈 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또 동네 아이들이 모두 다 가난하여서 다들 그렇게 하니까 남부끄러울 것도 없었습니다. 맨발로 달려 가다가 학교가 보이는 곳에 이르면 얼른 발을 씻고 신을 신었습니다. 태연하게 학교에 들어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아무도 맨발로 달려온 아이들이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자란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 아들 녀석은 너무 편하고 너무 어린 짓만 하는 것입니다. 아침마다 자가용으로 학교 앞까지 실어다 주면 운동장까지 들어가지 않는다고 실랑입니다. 다들 운동장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약속이 되어 있으니까 아들의 요구를 들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편하게 공부하는 녀석이 공부에 열심이지 않고 장난감이나 사 모으고 딴 짓을 하기 시작 한 것입니다. 더구나 부모 몰래 돈을 가져다 쓰기 시작한 것은 용서를 할 수 가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가 자라던 시절에 살던 것에 비하여 너무 호화롭고 풍요로움 속에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를 보면서 저렇게 자라면 나중에 돈을 허피 쓰는 낭비벽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하면서 걱정을 해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돈을 가져다가 낭비를 하기 시작한 것을 보니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지금 살고 있는 이 집터를 사실 때에 어찌 했던가? 유 사장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가 홀로 키우는 것을 보고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해서 먹여 살리는데 도무지 그래 가지고는 손주 녀석에게 무엇하나 남기지 못하고 죽을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면장님, 내가 저 어린 손자 녀석을 위해 땅 한 뙤기라도 마련해 주고 싶지만 어디 손에 쥔 것이 없잖소. 어떻게 좀 도와주시오. 지금 집을 지어 살고 있는 땅이라도 내 땅으로 만들어 남겨 주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할아버지의 간절한 부탁을 받은 면장님은 그 땅이 국유지이고 요즘에 별로 비싸지도 않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는 방법을 써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그 땅을 산 것으로 매매계약서를 만들고, 땅 값은 2년 동안 자기 집에서 머슴살이를 해주면 그 사경을 갚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면장님이 돈을 내서 사 주고 할아버지가 2년 동안 면장님 집의 일을 맡아 하는 머슴을 살기로 한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하늘을 날아갈 듯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고 2년 동안 열심히 면장 댁의 일을 하였습니다. 면장님은 그런 할아버지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을을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밭을 하나 더 불하하여 주었습니다. 이것이 할아버지가 남겨준 전 재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성호만큼 한 나이에 어머니와 함께 산과 들로 돌아다니면서 나물을 캐고 어머니의 나물 보따리를 들어다 드리기 위해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했었습니다. 어느 날은 어머니의 나물 보따리를 들 수가 없어서 둘러매었다가 넘어지면서 뒹굴러서 몇 바퀴 구르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는 정말 이제 죽었구나 싶을 만큼 위험하기도 하였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를 위해서 끝까지 따라 다니면서 집안 일을 도왔었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 뿐인 아들 녀석이 저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딴 짓이나 하는 것을 보니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거의 다 가지고 있는 것을 좀 사려고 해도 아버지나 어머니가 모두 안 된다고만 하니 아이들에게 뒤진 것 같고 자기만 못난이 같아서 기어이 갖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이 자라던 시절의 일을 이야기 하셔서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고 더구나 지금 우리 집은 그 때처럼 가난뱅이도 아니고 동네에서는 제법 부자 소리를 듣는 집입니다. 그런데 자기 반 아이들이 다 가지고 노는 이 딴 오락기 하나를 사주지 않으니 뿔이 나고 그래서 어떻게든지 가져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입니다. 유 사장은 자기가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당한 일들이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가난하여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녀야 할 5학년이 되어서도 좀 채로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갈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너무 늦게까지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이 굶는 것이 안타까워서 꼭 도시락을 싸 가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점심을 굶으면 한 창 자라야 할 너희들이 자라지 못하고, 이 다음에 어른이 되어서도 몸이 부실하여 일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거야. 내일은 꼭 도 시락을 싸 가지고 오도록 해요.”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유 사장은 어머니께 그대로 말씀을 드려서 정말 학교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도시락을 싸 가지고 학교에 갔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가 도시락을 싸기 위해 쌀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니까 보나마나 잡곡밥을 쌌을 것입니다. 아침에도 좁쌀과 수수쌀이 조금씩 들어 있는 죽을 먹었는데 무슨 밥을 쌌을 리가 없습니다. 성호는 학교 가는 길에 집에서 한 참을 나오다가 다른 아이들이 보이지 않은 산기슭으로 올라가 살며시 도시락을 열어 보았습니다. 도시락에는 잡곡밥과 고구마 두 개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그 도시락이 먹고 싶은지 공부시간에도 손은 도시락에만 가 있었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손은 도시락을 만지고 있는 것을 발견한 성호는 얼른 손을 꺼내어 책상 위의 공책에 올려놓기를 몇 번도 더 하였습니다. 도시락을 싸 가지고 오지 않은 날은 배가 고파 오는 것이 싫어서 점심시간이 되는 것이 가장 싫고, 가장 싫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넷째 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도시락을 싸 온 아이들이 대여섯 명이나 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아이들이 무엇을 싸 가지고 왔을까 관심이 많았습니다. “야 ! 우리 분단에서 성호가 오늘 처음으로 도시락을 싸 가지고 왔으니까 우리 성호 도시락 구경 좀 하자.” 반에서도 개구쟁이 노릇을 하는 학교 옆 동네 경수였습니다. 경수는 날마다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으며, 계란부침이나 멸치 반찬 등으로 제법 맛있는 반찬까지 가지고 다니는 아이입니다. 경수는 얼른 도시락을 펴놓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쭈볏쭈볏 하는 성호를 보면서 아이들은 더욱 보고 싶어했습니다. 경수는 아예 성호의 도시락을 빼앗아 책상 위에 펼쳐 놓으려고 하였습니다. 성호는 도시락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꼭 붙잡고 버티었습니다. 이 때 뒤에서 명길이가 성호를 붙잡았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한 바탕 소란을 피운 뒤에 기어이 성호의 도시락을 책상 위에 펼쳐 놓았습니다. “야 ! 이게 뭔 도시락이냐? 고구마 두 개,”하면서 경수가 그 중에서 한 개를 손으로 덜렁 집어서 입에 넣어 버렸습니다. 산골 고구마란 큰 것이 없이 계란 만큼씩 한 것이니까 한 입에 달랑 들어가 버렸습니다. 성호가 화가 나서 도시락을 붙잡으려 하니까 경수가 얼른 도시락을 빼앗아 들고 아이들을 향해서 “야 ! 이거 봐라. 성호 도시락은 잡곡밥 반에다가 고구마 두 개 뿐이다.”하고 좌우를 향해서 휘돌렸습니다. “야 ! 그게 어디 두 개냐 ? 한 개뿐인데?” 익살맞은 명진이가 소리치자 경수는 얼른 입을 가리키며 “한 개는 여기 !” 말을 하는 순간에 성호가 붙잡고 있는 명길이의 옆구리를 팔굼치로 쳐서 떼어놓고서 돌진하였습니다. “와 장창!” 소리와 함께 경수와 성호가 책상과 함께 쓰러지고 도시락은 넘어지면서 쏟아져 교실 바닥에 팽개쳐 지고 말았습니다. 성호는 이제 도시락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학급 아이들에게 모두 보여준 도시락은 이제 먹을 수도 없고 먹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넘어진 경수를 그 대로 깔고 앉아서 마구 주먹을 날렸습니다. 어디를 얼만큼이나 때렸는지 몇 대나 맞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마구 짓이겨 버리고 싶었습니다. 늘 잘난 척하는 경수가 밉기도 하였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런 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야 ! 선호야, 그만해!” 아이들이 엉겨 붙어서 성호를 붙잡고 말렸습니다. 성호는 화가 나서 마구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러다가 누가 맞았는지 “아야, 말리는 사람도 때려 ?”하고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말리기 위해 붙잡은 상태에서 성호는 몇 대의 주먹을 맞았는지 코피가 쏟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소동이 나자 아이들이 교무실로 달려갔고, 선생님이 교실로 달려 오셔서 소리를 치시고 나서야 겨우 교실을 조용해 졌습니다. 이렇게 야단이 났지만 집에 가서는 그런 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난 생 처음 싸간 도시락을 먹지도 못하고 싸움만 하여 코피를 쏟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머니가 얼마나 속이 상할까 싶어서 꾹꾹 참고 말았습니다. 이런 가난은 계속 되어서 어려운 형편에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하고서는 고등학교를 갈 형편이 못되어서 집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산을 개간하여 농토를 넓혔지만, 남의 땅이라서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나라에서 개간에 대해 상당히 권장을 하면서 이미 개간을 하여 일 군 논밭을 개인 앞으로 이전을 해 주는 특별법이 생겨서 그 동안에 개간하였던 땅들을 사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열심히 일한 덕분에 먹고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만큼은 되었습니다. 젊음을 바쳐 열심히 일을 하니 조금씩 재산이 모여서 부근의 땅을 조금 더 사 모으기도 하였습니다. 이럴 때에 이 고장이 국민관광단지로 지정이 되면서 땅값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치솟아 올랐고, 어렵게 살던 마을 사람들이 땅을 팔고 떠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유 사장은 자신의 땅은 할아버지의 피와 땀을 마련해준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이 땅을 팔고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기 전에 동네는 어느 새 한 두 채의 음식점이 생기고 날마다 모여드는 사람들로 음식점은 초만원을 이루어 한 달에 몇 천 만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렸습니다. 날마다 사람들이 찾아와서는 땅을 팔라고 졸라대었습니다. 그러나 꼼짝을 하지 않은 유 사장에게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어 올라 이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큰돈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유 사장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남에게 팔 수 없다고 버티고 있으니, 이제는 집 부근에 모두 음식점으로 변하여 가고 날마다 돈을 버는 재미에 온 동네는 노랫소리 흥겨운 놀이 마당이 되어 갔습니다. 노랫소리가 클수록, 오래 들리고 사람들이 들끓을수록 마을은 날마다 음식집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더 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웃집에서는 이제 유 사장에게 농사를 지을 것이 아니라 음식집을 하나 내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음식집을 만드는데 필요한 돈이 적잖이 드는데 쉽게 일을 벌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을 입구에 작은 밭을 팔아서 그 돈으로 음식집을 마련하였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음식집은 번창하였고 널찍한 터에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해두었으니 더 많은 손님이 찾아 들어서 정말 이젠 사람이 너무 찾아와 걱정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법 돈도 벌었고, 동네에서는 행세 할 만큼은 되었습니다. 다만 마을 입구에 작은 밭을 팔아서 자기 집을 짓고 음식점을 만들었지만, 할아버지가 주신 유산이라는 것 때문에 그걸 다시 사서 찾기 전에는 아무리 돈을 벌어도 할아버지께 죄를 짓고 있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온 유 사장은 자기의 하나 뿐이 아들 성호에게도 이런 할아버지의 은혜를 반드시 갚기 위해 저 마을 앞의 [동구 밖 집]을 사기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열 번도 더 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어린 성호가 이런 사고를 친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가르쳐 온 것이 헛것이었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생각한 유 사장은 한없이 성호가 미웠습니다. 아무리 못났어도 자기만큼이라도 생각을 하고 재산을 지켜 주기를 바랐는데 이게 어디 되겠는가 싶었던 것입니다. 이제 수 백 억을 부를 만큼 큰 재산을 가진 유 사장이 어린 아들에게 혹독하게 가르치는 것은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성호가 돈의 귀중함을 모르거나, 돈을 함부로 쓰는 버릇을 가질까 봐 걱정을 하고 그것을 바르게 가르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너무 어렵게 살아온 자신의 어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임금이나 되는 것 같고 갑부가 따로 없다 싶게 달라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린 성호가 이런 환경에서 자라나면서 어려움을 모르기 때문에 가장 걱정거리 인 것입니다. 사람이 어려운 시절을 겪어보지 못하면 어려운 사람의 일을 알지 못하고, 어려운 일을 당하여도 헤쳐 나갈 수 없다는 가르침을 일찍부터 몸에 익혀 주고 싶은 유 사장의 마음은 가장 근본적인 자식 사랑의 길인지도 모릅니다. 옛부터 자식에게 천만금을 물려주어도 지킬 능력이 없으면 하루 아침거리 밖에 안 된다. 고 하지 않았던가? 유 사장은 아침을 먹고 성호가 학교에 갈 시간이 다 되어서야 성호를 나오게 하였습니다. 아침을 먹이고 차에 태워서 학교로 가면서 “너 어떠니? 지금 마음이 무척 괴롭지? 아버지도 괴롭다. 오직 하나 뿐인 자식을 그 렇게 가두어 놓고 마음이 편할 부모가 있는 줄 아니? 난 너를 믿었는데, 네가 부모 를 속이고 딴 짓을 한데 화가 난 거야. 오늘 공부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아 버지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하자. 저기 저 땅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지?” 유 사장은 [동구 밖 집]을 지나치면서 성호에게 다시 못을 박았습니다.“예, 아버지, 할아버지가 사 주신 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늘 말씀 하셨습니다.” “그래, 난 저 땅을 팔아서 지금 많은 돈을 벌었지만 아직도 저 당 만큼을 벌지 못했 다는 생각이야. 적어도 저 땅을 되찾고 나서 남은 것이 번 돈이라고 생각하거든....” 날마다 지나는 길에도 유 사장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 집 앞을 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문 앞에 성호를 내려놓은 유 사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되돌아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벌써 첫째 시간이 시작되었을 시간이었습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wee class 홍보 및 학교 폭력 예방교육 실시- 칠보초(교장 양원기) 에서는 18일부터 3월 27일 수요일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1학기 집단 상담을 실시한다. 학교 Wee class를 홍보하고 더불어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위한 이번 교육활동은 2013학년도에 새로 단장한 Wee 클래스실에서 진행된다. 이번 집단 상담활동은 전 학년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할 만큼 그 교육 활동의 범위가 크며, 의미 또한 깊다고 할 수 있다. 새로 생긴 wee 클래스의 의미와 그 용도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관계 혹은 그 외의 다른 문제들로 인해서 끙끙 앓고 있을지라도 도움을 청하거나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wee 클래스실은 어떠한 곳인지를 잘 알고 유사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 사회적으로 큰 우려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알게 되고 그 예방법과 대처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배우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순수한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이로 인해 고통 받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안타까운 일들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마도 어리고 미성숙한 마음에 나와 다른 친구의 모습과 성격을 잘 포용하지 못하는 자신의 감정을 마음대로 드러내는 실수가 만드는 불협화음이 아닐까 싶다. 이번 칠보초등학교는 1학기 전 학년 집단 상담을 통해 무심코 내가 저지른 실수가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이것이 학교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하였다. 또한 학교 폭력의 근절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안으로 서로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안내하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할 경우 당당하게 내 주장을 말해야 한다는 일명 ‘Stop 법칙’도 소개하고 실연해봄으로써 적극적인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단장되어서인지 wee 클래스실의 내부는 아늑하기만 했다. 사실 가장 바라는 바는 칠보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wee 클래스실의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서로 행복하고 화목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아이들의 여린 마음에 생채기가 날 경우에는, 이 작은 상처가 큰 고름으로 커지기 전에 얼른 wee 클래스실을 찾아와 내면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을 때 정말 모두가 진정으로 바라는 행복한 학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월 말 대학 4학년인 큰딸은 대학가 근처 방학 동안 구해놓은 원룸을 정리한다며 일찌감치 상경했다. 그리고 올해 대학에 합격한 막내 녀석은 다행히 기숙사에 합격하여 기숙사 입소 가능한 날짜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짐을 챙겨 서울로 올라갔다. 두 아이가 떠난 후, 집안 분위기는 절간처럼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두 아이 모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지만, 문제는 매월 들어가는 생활비였다. 대학생이 한 명일 때 잘 몰랐던 경제적인 부담이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입학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막내 녀석은 하루걸러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해 왔다. 모든 것들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이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녀석과 전화를 끝낼 때마다 아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아! 돈 좀 아껴 써.” 아내는 기존에 작성했던 가계부를 다시 작성하기 시작했다. 생활비를 반으로 줄였고 한 달에 두 번 실시했던 외식 자체를 아예 없앴다. 그리고 내게도 많은 것을 주문했다. 우선 퇴근 후 술 먹는 횟수를 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했으며 용돈 또한 10%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남편이 동참해 주기를 원했다. 월요일 저녁.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자, 안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내심 아내의 친구가 아이를 데리고 집에 놀러 온 것으로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노크하였다. 몇 번의 노크에도 반응이 없기에 조용히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내가 모르는 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행여 아기가 깰까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해줄 것을 주문하였다. 아내의 눈빛이 워낙 완강하여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조용히 안방을 빠져나왔다. 잠시 뒤, 아기를 재우고 나온 아내는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내의 모습이 예전과 달리 많이 굳어져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가지고 온 가계부를 펼쳐 보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계부를 활용하여 살림을 잘 운영한 탓일까? 아니면 그 힘듦을 표현하지 않는 탓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내로부터 가계 어려움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 점에 대해 늘 아내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 아내는 가계부를 넘기며 내 봉급 한 달 치 지출 내역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었다. 나의 박봉으로 아내가 이 많은 지출을 어떻게 감당해 왔는지에 의구심이 생겼다. 그럼에도 아내는 나와 두 아이에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살림을 꾸려왔던 것이었다. 새삼 아내가 대단해 보였다. 그래서 아내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 맞벌이였다. 아내는 지난 한 달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을 많이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고른 일이 아이 돌보는 일이었다. 아내는 평소 알고 지내는 후배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특히 낮이 아닌 밤에 아이를 돌봐야 하기에 수면을 방해 받을지 모른다며 미리 나의 양해를 구했다. 갑작스런 아내의 돌발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이 일을 아내가 잘 해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생겼다. 아이들 학비를 벌기 위해 맞벌이를 결정했다는 아내의 말에 처음에는 다소 의구심을 가졌지만 설명을 듣고 난 뒤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맞벌이를 한다는 사람들의 말이 새삼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다. 아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앞으로 아기의 울음소리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일이 자주 발생할 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가정을 위해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며 참고 견디어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지난 13일 전국연합 모의고사 실시와 함께 2014학년도 대입의 막이 올랐다. 올해 대입의 최대 화두는 이른바 ‘선택형 수능’이다. 그런데 새로운 수능 시행을 위해 3년의 예고 기간을 거쳤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보다 막상 시행 년도가 되자 여기저기서 유보나 폐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의 주장은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줄지 않고 사육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대학은 물론이고 고교 서열화가 심화될 수 있고 현장의 준비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중상위권 학생 선택 폭 넓어져 문제는 이런 주장이 새로운 수능이 치러지는 올해에 와서야 공론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고3 학생들은 수년 전부터 자신의 실력에 따라 과목별로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수능에 맞춰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 수능까지 치른 바 있다. 일선 고교는 선택형 수능에 맞춰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교과서까지 구입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능 연계율이 높은 EBS 강의도 많은 예산과 연구진을 투입해 수준별 교재를 개발하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부정적 의견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일부 언론까지 동조하면서 ‘선택형 수능’의 문제점만 파헤친다면 장점까지 묻혀버릴 공산이 크다. 수능은 1993년 학력고사를 폐지하고 도입된 이래 필요 이상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학은 인문계와 자연계로 구분해 가형·나형으로 출제해 왔고 탐구는 진로와 연관된 과목을 중심으로 선택권을 강화했다. 단, 국어와 영어는 수준을 구분하는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시험을 치렀다. 지난해까지의 수능시험에서 인문계 학생들은 수학Ⅱ 및 기하와 벡터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학업부담이 많이 완화됐다. 그러나 자연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국어에서 인문계 학생들과 함께 겨뤄 좋은 성적을 얻기 어려웠다. 지금 자연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국어 과목의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능을 반기고 있다. 영어 과목은 중상위권 대학이 대부분 B형을 지정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미 중상위권 대학들은 인문계 자연계로 구분해 각각 국어B, 영어B, 수학A와 국어A, 영어B, 수학B로 반영 과목을 지정했다. 중하위권 대학들은 과목 선택권을 개방하되 B형을 치른 경우에는 일부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중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되 수능성적이 여의치 않으면 실력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더 넓어졌다. 입학사정관제의 연착륙과 함께 진로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목표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결정이 저학년 때 이뤄지는 만큼 수능 준비에 따른 학습 부담을 줄여가며 적성에 맞게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수시모집 비중도 높아져 모집 정원의 70%에 육박하는 만큼 수능의 역할이 일정 수준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는 정도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현재 일부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있지만 향후 과목을 불문하고 A형까지 최저학력기준으로 허용한다면 학업 부담 완화에 따른 공교육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오랜 기간 동안 숙고 끝에 결정된 정책을 장점은 제쳐 놓은 채, 여론몰이로 단점만 지적한다면 굳이 제도나 정책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모든 정책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다. 그것이 교육과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단 결정된 정책을 두고 시행하기도 전에 물리라고 하면 굳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필요도 없다. 새로운 수능시험이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일단 시행하고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움은 전통의 다른 이름 -[오래된 미래] 라다크에서 배우다- 작은 티벳이라 불리는 라다크와 그 곳 사람들의 오랜 친구인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이 책을 통해 수 세기 동안 외부의 영향에서 독립되어 독자적인 삶의 방식을 지켜온 그 곳 사람들의 행복하고 자립심 강한 삶, 서로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 자연과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통 문화가 숨쉬는 라다크는 현대 서구 사회의 많은 문제점에 대해 공동체 문화로의 귀결이라는 결론을 통해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 본성의 조화, 가족과 공동체의 결속, 남성과 여성의 균등은 결과적으로 오래전 우리들 곁에 있었던 삶의 한 형태이며 잃어버린 낙원의 모습일 수 있다. 낡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전통이 어쩌면 새로운 미래를 보는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part 1 전통에 대하여 라다크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 황량하고 척박한 1만 피트의 고원지대에서 1년 중 작물이 자랄 수 있는 기상은 4개월에 불과하다. 가축과 공존하는 삶을 살며 그 중 가장 유용한 동물로 재래 암소와 야크의 교배종인 쬬dzo로 쟁기를 끌고 타작하는데 이용 된다. 라다크 사람들은 대체로 일상의 모든 것을 자급자족한다. 외부세계에 의존하는 것은 소금과 차 기타 금속 제품이다. 라다크에서 가축은 고기와 각종 유제품은 물론 양모와 노동력, 연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직접 기른 가축에게서 모직용 털을 얻어 실을 잣고 베틀을 이용하며 천을 만들고 염색, 바느질을 하여 옷을 만든다. 집을 짓기 위한 벽돌도 진흙을 이용하고 직접 만들어 스스로 짓는다. 곡식을 수확하는 경우에도 모든 일은 오랜 시간 동안 진행 되고 이 모든 일에는 80대 노인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함께 참여하여 거든다. 전통적 생활을 유지하는 라다크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매우 적어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산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규칙적이고 충분한 노동을 하며 정제되지 않은 천연 식품을 먹고 산다. 이들 중 환자가 생기면 암치라고 하는 마을 의사가 치료한다. 그의 의료 행위는 오랜 관찰을 통한 신뢰와 존경 속에 이루어지며 환자를 치료할 때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땅에서 곡식을 경작한다. 그 외 라바lhva라는 샤먼과 온포onpo라 불리는 점성가도 이들을 치료한다. 라다크 사람들에게 최우선시 되는 것은 공존이다. 그들에게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작고 긴밀한 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자율적인 조정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라다크 사람들은 경쟁이 아닌 상호 협조를 통해 경제를 만들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파스푼paspun’으로 모든 가구의 출산, 결혼, 장례 같은 것을 치러야할 때 서로 도와주는 공동체이다. 라다크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대체로 높다. 어린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로부터 무한정 그리고 무조건적 사랑을 받는다. 노인들은 모든 분야에서 지혜로운 의견을 제시하며 참여하고 있으며 소외되거나 외로워하는 일이 없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산다. 또한 라다크 사람들은 사회구성원 사이의 유대관계, 주변 환경과의 관계로 인해서 내면의 평화로움과 기쁨이 넘치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part 2 변화에 대하여 외부사람들이 예고 없이 라다크 땅에 몰려들었다. 하루에 100달러의 큰 돈을 쓰는 외국인을 보며 자신들이 몹시 가난하고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라다크 사람들은 돈 없이 기초적인 욕구를 원활하게 충족시켜 왔었다. 그러하던 사람들이 국제 화폐 경제의 일부분이 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공동체 사이의 연계가 약해졌다. 소비 지향주의는 물질적으로 표현되는 신분의 상징물에 욕구를 유발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무엇인가를 소유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증대시킨다. 라다크 사람들도 물질적이고, 서구적인 것에 열광하고, 자기 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여기는 젊은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part 3 미래에 대하여 개발이 진행되고 16년 정도 흘렀을 무렵 라다크는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가정과 공동체는 붕괴되기 시작하였고 사람들과 자신과 땅에서 분리되었다. 대대로 내려온 놋쇠항아리가 분홍색 플라스틱 물통에 밀려나거나 야크 털로 만든 신발이 값싼 현대 신발 때문에 외면 받았다. 현대 사회에서 자기 집 정원에서 기른 감자보다 다른 지역에서 재배한 다음 가루로 만들고 얼리고 말린 밝은 색깔의 감자가 더 좋다고 한다. 더 많은 운송비, 화학첨가물, 방부제, 생산자와 소비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세계 인구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선진국 사람들은 전 세계 자원의 3분의 2를 소비하면서 나머지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대로 따라 하라고 말하는 것은 기만에 가까운 행위이다. 개발이란 많은 경우 착취나 신식민주의의 완곡한 표현이다. 유럽 중심의 과학, 경제 개발은 문화의 다양성을 축소시키거나 획일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똑같은 시멘트로 지은 건물, 똑같은 장난감, 똑같은 영화 그리고 현대화된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영어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구적 경제 개발이 갖는 정량적 분석 방법 다시 말해 수치자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분석 방법에 의해 주도되는 편협하고 단기적인 시각이다. 작가는 라다크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소비지향적이고 획일적인 문화의 확산이 중단되지 않는 한 빈곤과 사회 분열과 생태계의 붕괴는 막을 수 없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존경심의 결과물인 다양성의 복원이 필요하다.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의 균형을 복원해야한다. 라다크 프로젝트를 통해 라다크 전통 방식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태양열 주택, 태양열 오븐 등을 도입하고 있다. 자연친화적 미래를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말한다. 다양성이란 한 회사에서 만든 열 가지의 청바지 중 하나를 고를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자연계에서 다양성이 중요하듯이 문화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부활과 서구 문화에서 탈중심화 과정, 표준화 문제 등은 진지한 오류를 지적하면서 점점 황폐화되어 가는 서구문화의 미래의 대안으로 다시 라다크의 미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라다크 사람들의 정신적 유대감, 환경공동체 등을 통해 오래된 인류 문화적 자산은 낡은 것이 아닌 숭고한 가치의 새로운 발견인 것이다.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낯설지 않는 것은 라다크의 변화가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미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우리의 오래된 예전에서 우리의 새로운 미래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라다크처럼 한국 사회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 옷이 박제되어 결혼식에만 쓰이고 있으며, 우리의 환경에 완벽하게 조화된 한옥은 보기 드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우리들 역시 우리가 나아갈 미래는 오래되었지만 결코 고루하지 않은 전통이 만든 새로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원 임용은 교육공무원법 11조 3항에 의거한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규칙’에 따라 공개전형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선정경쟁시험규칙이 현행 제도의 틀로 1990년 개정된 이래 2012년까지 15차례나 개정과정을 거쳤으니 약 1년6개월에 한 번씩 바뀐 셈이다. 그만큼 교원임용에 대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양성교육 방해하는 시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행 교원임용제도는 수업 전문성이나 투철한 교육관, 교직에 대한 사명감, 헌신,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자들에 의해 많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오히려 충실한 교사교육을 방해한다는 문제와 임용시험 자체의 타당성과 신뢰성 문제로 대별될 수 있다.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임용시험이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임용시험이 경쟁을 부추기고, 경쟁은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내신 성적의 반영비율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치며, 그것도 실제적으로는 전체 점수의 4.5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학업은 자연히 등한시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학업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무시험자격검정 기준에 내신 성적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기준이다. 실제로 4학년들은 몸은 강의실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딴 곳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임용시험의 타당성과 신뢰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시험 점수 자체가 응시자의 교직 전문성과 역량을 정확하게 대변하느냐의 문제부터 각 요소들의 가중치와 변별성 등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초등임용시험의 교직 논술은 배점점수 기준으로 판단할 때 교육학 논술이라기보다는 일반 논술에 가깝다는 비판이 있다.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2차 시험에 대해서도 ‘교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대변하는 요소를 담고 있나’라는 문제부터 시작해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충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들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임용시험은 수업전문성과 교직소양을 갖춘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만약 수단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른 대안으로서 고려해볼 만한 것은 교원양성의 수급조절을 통한 임용시험 자체를 없애는 방안이다. 군인, 의사, 법관처럼 교사도 수요에 맞춰 뽑고, 양질의 교육을 시켜 임용시키는 방법이다. 초등임용이 상대적으로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는 현행 시·도교육감추천입학제를 확대해 시·도교육감 추천에 의한 입학과 임용을 시행하는 방안이다. 지역별로 필요한 인원을 책정해 양성기관과 공동으로 교육시키고 졸업과 동시에 임용시키는 제도다. 지방의 특성에 맞는 교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방의 우수인재도 지킴으로써 지방 교육을 증진시킬 수 있다. 내신 늘리고 포트폴리오 활용해야 셋째,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높이고, 광주교대에서 시행 중인 성장포트폴리오(e-Processfolio)와 같은 종합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성장포트폴리오는 중·고교 학교생활기록부를 발전시킨 것으로 이력서, 진로 로드맵, 수업실습 동영상, 실습지도교사의 평가, 활동사진, 대학성적, 상벌, 봉사활동 등 대학생활, 해외연수나 문화탐방, 리더십개발활동, 독서활동, 자격증, 지도교수 멘토링 등 대학생활의 거의 모든 내용이 탑재된다. 본인이 스펙을 관리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대학의 각 기관에서 입력하도록 돼 있다. 스마트 캠퍼스 망을 통해 심지어 입학식, 개교기념식, 졸업식 등의 참석까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성장포트폴리오는 예비교사가 어떻게 교사화돼 가는지를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자료다. 위와 같은 방법들은 완전하지 못할지라도 교사를 양성하는 주체, 교사를 선발하는 주체, 교원양성기관 재학생, 단위학교 모두에게 이로운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교사양성기관의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에 크게 기여해 예비교사들이 시험 준비보다는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학습활동에 전념토록 할 것이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교사를 국가와 시도교육청의 잡음 없이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교원임용 제도를 부분적으로 수선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총체적으로 새롭게 접근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여초(女超) 현상이 심각했던 초등학교 교단에 젊은 남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남교사 비율은 20%대였는데, 올해 초등임용에서는 남교사 합격자 비율이 40%를 넘어선 것이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중소도시 지역엔 한 학교에 한 명씩 남교사를 임의로 배정하던 교원 인사원칙도 곧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도 곧 제시돼야 할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생각까지 든다. 그간 남교사가 없어 학교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학생 생활지도를 비롯한 체육활동, 청소년단체 활동 등 남교사가 주도하면 훨씬 쉬울 일들을 신규 여교사에게 본인의 능력에 관계없이 맡기기 위해 설득하느라 학교관리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상적인 학교조직은 누구나 아는 바지만 남녀의 성비율이나 교직경력, 연령이 어느 정도 균형잡힌 조직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바로 성비에서 오는 문제였다. 학생들도 남녀 교사의 적절한 지도를 받아야 폭넓은 이해와 인식으로 원만한 성격을 형성할 수 있고 남녀 교사의 장점을 골고루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교육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학생들도 남교사를 만나면 행운이고 가문에 영광이라고 농담 섞인 말까지 있었다. 이런 시기에 요즘의 남교사 증가 현상은 매우 반갑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남교사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요즘 심각한 취업난이 꼽히지만 아직까지는 교단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평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최근에는 교대를 선택하는 남학생이 늘었다는 것을 보더라도 이 현상이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인 동시에 한마디로 우리 교육에 희망의 청신호다. 그간 침체된 우리 교단에 남교사의 젊은 열정과 패기가 새로운 교육의 쇄신으로 다가오길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은 남교사 숫자가 적다 보니 남교사들도 가기를 희망하지 않는 생활지도가 어려운 학교에서는 교육지원청에 남교사 배치를 부탁까지 해보지만 아직은 어려운 실정인 것은 안타깝다. 이번 남교사의 증가는 한 순간의 이는 바람은 아니라 우리 교육에 새로운 바람이길 바란다.
진로교사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진로교사 2년차인 요즈음 필자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치졸하고 옹색한 변명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한스럽기까지 한다. 무식(無識)이 용감이라고 했던가. 멋모르는 1년차엔 너무나 자신만만했고, 실제 수 없는 상담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아이들의 진학에 나름대로 도움이 됐다고 자부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업시간이 돌아오면 왠지 자신이 없고, 근심만 깊어진다. 진로교사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게 된다. 하나는 ‘진로와 직업’이라는 교과목을 담당해 가르치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의 진로에 관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어는 쪽이 더 비중이 크거나 적다고 볼 수 없기에, 둘 다 소홀이 준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늘 긴장의 연속이다. 모든 과목이 하나같이 중요하지 않은 게 없고, 전 교사가 상담에 임하고 계시지만, 부전공을 통해 여러 과목을 지도해 본 적이 있는 필자로서는 나름 이 과목이 제일 힘들다는 게 이즈음에 드는 생각이다. 상담도 예외는 아니어서 할수록 바닥이 들어난다. 아이들이 “어떻게 해요?” 하고 물어오면 난감하기가 그지없다. 기계적인 질문이라면 매뉴얼에 있는 대로 대답하면 되겠지만 삶의 선택이 달린 심리적인 성격이 다분한 물음에는 경험과 경륜이 짧은 나로서는 쉽사리 응대할 수 없어 애를 태운다. 보통 상담을 하러 오는 학생들은 스스로 찾아오는 자발적 내담자와 다른 교사나 학부모의 요청에 의해서 찾아오는 의뢰적 내담자로 분류된다. 전자의 경우에는 본인이 이미 진로를 결정짓고 그것에 대한 확인을 하거나 선택에 대한 조언 정도를 구하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 없이 그냥 잘 들어 주기만 해도 상담의 효과는 매우 크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다. 진로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막연하다. 하고 싶은 직업 이름 정도 들려주는 게 고작이어서 처음부터 상담은 난항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내담자는 학습에 대한 흥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아이로 불리기도 해 학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친구들이기도 하다. 하여 우선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자신을 이해 할 수 있는 진로심리검사를 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절차를 통해 자신의 흥미를 알게 하고 이와 더불어 적성에 맞는 진학에 대한 조언을 함께 해 주면서 어느 정도 스스로에게 관심을 갖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지속적인 경청과 배려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작년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2주간 전국 초·중·고생 2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장래 직업을 조사 했는데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 연예인, 의사, 요리사, 경찰 등이었다. 같은 설문을 학부모 대상으로도 실시했는데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 교사, 의사 순이었다. 학생과 학부모 공히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80년대와 90년대 노동 집약적인 풍요의 시대를 지나 경제혼란기를 거쳐 온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픈 상처를 자식에게는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부모들은 20년 공부해서 40년을 먹고 살아갈 교육을 받고 한번 정해진 직장에서 평생을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는데, 하루아침에 경제위기에 몰려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런 사고가 어릴 때부터 시작된 밥상머리 진로교육으로 이어진 결과가 직업 선호도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세대에는 30년을 공부해서 60년의 삶을 이어가야할진대, 정년이 정해져 있는 직업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지금 초등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에는 현재의 직업은 80%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다고 하니 진로 선택과 관련해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을 중시하는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과 올바른 진로탐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직능원에서는 학생들의 장래 희망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조사했는데 부모(46.6%)가 1위였으며, 언론(10.1%), 친구(8.6%) ,유명인(5.1%), 진로교사(4.1%)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진로교사의 영향이 가장 적었다는 점은 아쉬우나 이제 2년차가 시작됐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기대를 갖게 된다. 앞으로 진로교사들의 역량에 따라 더 많은 학생들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자유학기제가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이 시기에 새삼 진로교사라는 자리의 막중함을 느낀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초등 돌봄교실 관련 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정책의 확대․보완적 성격이 강하다. 이미 학교에서는 2004년부터 ‘방과후 교실’이 시작됐고, 2009년부터는 9~10시까지 ‘온종일 돌봄교실’, 2011년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돌봄교실 수는 7086여개, 온종일 돌봄교실 수는 1700개로 돌봄교실에 15만 9000명, 온종일 돌봄교실에 5만 4000명 정도의 학생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의 확대를 국정과제에 포함한 것은 그만큼 학부모들의 요구와 현실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 현재 돌봄교실 수는 전국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 138명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학급당 정원 20명을 넘겨 24~25명으로 운영하면서도 대기자가 10~2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이 일선 학교의 실정이다. 교실을 넓히고 싶어도 유휴 교실이 부족한 학교가 많이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국 초등 돌봄교실에서 지원하고도 들어가지 못한 학생이 1만 여명에 이른다. 돌봄교실 운영인력도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2급 이상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진 강사가 학생지도를 맡고 있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늘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식 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은 할 수 없어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 교사가 일정시간 이상 수업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규 교과수업 준비와 행정처리 등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초등 돌봄교실이 취지는 좋지만 운영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된 정책이란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이를 보완하고 강화해 교육 관계자들의 만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돌봄교실에 관심을 가져왔다. 11월 교육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초등 돌봄교실 강화를 강조했다. 이 공약을 대통령 당선 후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고를 통해 희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가 오후 5시까지 책임지고 무료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맞벌이 부부, 교육 소외계층 자녀에게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예체능프로그램, 놀이․체험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년간 인프라를 구축한 뒤, 2014년 1․2학년, 2015년 3․4학년, 2016년 5․6학년까지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보고는 그대로 인수위에서 국정과제로 채택됐고, 지난달 28일 교육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 온종일 돌봄기능 강화, 방과후 돌봄 및 추가 돌봄 무상화’로 구체화 됐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교육관계자들은 이미 도입된 제도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계적인 연차계획을 수립하기 보다는 법령 정비와 재원 확보를 통해 도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현장인 학교가 지나치게 보육 기능인 돌봄에 매몰되지 않도록 업무영역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무성 한국교총 대변인은 “학교를 돌봄 장소로 제시하고 있는 점은 일부 공감하나 이미 학교가 부모교육, 학생 생활지도 등으로 몸집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교원들의 업무 과부하가 우려된다”며 “별도 인원 충원과 지자체 및 교육(지원)청에서 책임지고 운영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