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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시대가 바뀌어 가면서 학교 문화도 변하고 있다. 크게 다른 것 하나를 든다면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상 위에 책을 가득 쌓아 놓고 있는 모습이다. 넓지도 않은 책상인데 왜 그렇게 학생들이 책을 쌓아 놓은지 어른들은 이해가 안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것은 교실에 정착돼 버린 현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이다. 정리 정돈이 안된 모습 한국교실과 일본 교실의 차이라 할 수 있으며, 청소하는 학생들의 자세는 더욱 다르다. 필자는 특수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청소하는 모습과 정돈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경험이 있다. 이 모습 하나만 보아도 교실의 현실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무엇인가 철저하고 완벽하게 하기를 강조하기로는 이 지구상에 일본 사람을 따라갈 국민이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소소한 것 같지만 가장 기본인 청소에 대해 책으로 펴내는 사람도 아마 일본인뿐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단법인 일본청소협회가 있고 그곳에서 강조하는 용어가 청소도(淸掃道)다. 이곳에서 생각하는 청소란 “좋은 장소와 좋은 소통을 만들어 개인과 조직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하게 깨끗한 환경이 좋다는 말에서 벗어나 능력과 성과 차원으로까지 강조되고 있다. 지저분한 환경에 있는 사람은 뚱뚱한 사람이 많고 게으르다.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어 자신의 역량 개발에 서투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도 정리정돈이 잘되지 않는 환경은 생산성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평소의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혔을 때 체중이 줄어들고 성과가 높게 나타난다며 청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이마무라 사토루씨는 쉽고 즐겁고 간편하며 간단하게 할 수 있는 10초 아침 청소를 권한다. 10초 아침 청소는 겨우 10초면 끝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하루에 몇 번이라도 반복해서 실행할 수 있다. 하루에 3번, 5번, 10번이라도 의식할 때마다 청소를 하다 보면 습관으로 굳어지고, 그러는 사이에 진심으로 청소를 좋아하게 된다. 시작은 단순히 10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몇 번이고 청소를 반복함에 따라 새로운 습관과 인생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습관 컨설턴트인 이마무라는 정리·정돈·청소·청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리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일, 정돈은 바로 쓸 수 있게 물건을 배치하는 일, 청소는 먼지를 터는 일, 청결은 반짝반짝 윤을 내는 일. 따라서 청소를 할 때는 ‘환기→정리→청소→청결→정돈’ 순서로 진행하길 권하고 있다. 그리고 단계별 필요한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돈할 때는 수납 용품을 새로 사지 말고 버려야 한다는 것, 동선을 방해하는 물건을 치워야 한다는 것 등 세세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습관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청소에 관한 노하우까지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변해버린 교실일지라도 고쳐야 할 사항이라 판단되면 지도하여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년 2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비서 등 전 사립교사 3명을 교육공무원으로 특별채용 한 것에 대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러한 특별채용이 위법부당하며 직권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교과부의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자 임용 취소에 대해 4일, 서울행정법원은 임용취소 처분 당시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가 없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임용 취소는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러한 서울행정법원이 내린 판결은 임용취소 처분 당시 사전 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하자 문제이지, 교육감의 인사권 행사를 이유로 시행된 측근 및 논공행상(論功行賞)식의 부당 인사 자체가 적법하다는 판결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의 인사권한 남용에 대해 면죄부를 주거나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히려 판결문 행간의 함의(含意)는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당시 교과부(현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특별채 용자 임용 취소를 서울교육청에 통보하면서 그 사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제시한 바 있다. 첫째, 서울교육청에서 특별채용의 근거로 삼은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임용 예정직에 상응하는 연구 또는 근무실적이 3년 이상인 사람을 임용하는 경우)의 경우, 임용예정직인 교사의 역할 수행 차원에서 이들을 다른 신규채용 교사와 달리 볼 이유가 없으며 최근의 신규채용 인원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특별 채용할 합리적 사유가 없다. 둘째, 교육공무원 특별채용 과정에서 교육감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특정인을 내정한 상태에서 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 현장교원의 혼란과 사기저하를 불러일으키는 등 교육공무원 특별채용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한 바 있다. 셋째, 특별채용 대상자 3명의 임용취소 사유로 「민주화운동 및 8.15 사면·복권 관련 해직교사 특별채용 추진 계획」, 「교육공무원법」 제12조 제1항 제2호, 교육발전공로자라는 이유로 특별 채용한 것은 지나친 재량권 남용이라는 지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단지 임용취소 처분 당시 사전 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한 것이지, 교육부의 직권임용취소 이유가 사라진 것이나, 곽 전 교육감의 부당인사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은 결코 아니다. 결국 직선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에 대한 제재는 공정한 인사원칙과 바람직한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다. 특히 교육본질 회복을 위해서라도, 현재 국민으로부터 지탄 받고 있는 일부 특정 교육감의 인사횡포와 관련 비리 등 교육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원에 대한 인사원칙과 합법성, 교육현장의 수용성 등을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세상의 모든 인사권은 공정성을 담보할 때만 납득 가능한 민감한 문제다. 도 인사권이 투명성, 객관성을 보증할 때만 만인에 수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인사 문제로 많은 교원들에게 상실감과 불신을 주었다는 점에서, 특별 사유와 특정 인사에 대한 쏠림식 보은·특혜 인사를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의 정서와 감정을 거슬러서는 안 될 것이다. 일찍이 국민행복교육을 천명한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과 더불어 신임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육본질 문제와 정책갈등 사항은 구분하고, 교육구성원 간의 갈등 소지가 있는 부분은 빠르게 입장을 결정, 관련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감의 인사권 남용과 전횡으로 발생하는 이와 유사한 사안은 직권취소, 제소, 항소 등 행정적, 법적 조치를 엄정하게 다해야 할 것이다. 금번 특별채용 교사 임용취소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과 관련해 교육부는 교육본질을 회복하는 원칙을 세우는 계기로 삼고, 교육감들은 교원 인사에 대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확립해 국민들로 하여금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절차상 하자 보완과 항소를 통해 잘못된 특혜․보은인사는 반드시 막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교육부는 일부 교육감들이 관행적으로 자행해 온 선거 후 논공행상, 특혜인사, 보은인사 등 인사권 남용과 전횡을 철저히 통제하고 근절해야 할 것이다. 법의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될 때 바로 서는 것이다. 또 인사(人事)는 ‘적재적소 배치’가 기본 원칙이다. 소위 ‘깜’도 안 되는 인사(人士)를 ‘내 사람’이라고 직위에 맞지도 않는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국민적 불신의 단초가 된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치수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최근 신임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1월, 3월, 4월에 걸친 부정기적인 소위 뒤죽박죽 인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공정성을 해친 인사는 반드시 지탄을 받게 되고, 나아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무릇 인사는 공명정대해야 한다. 또한 사람을 규정에 맞춰야지, 규정을 사람에게 맞추는 소위 ‘위인설관(爲人設官)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시즌 2 바람이 힘차게 분다. 경기도 혁신학교 5년차를 맞아 혁신학교 뿐 아니라 일반학교에도 혁신교육을 일반화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색깔은 배제하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것을 통하여 무너져 내린 교육을 바르게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경기도의 수부도시답게 수원에도 혁신교육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현재 초등7개교(송죽초 매산초 오목초 매여울초 남창초 선행초 영화초), 중등 9개교(창용중 이목중 수원제일중 영통중 율전중 서호중 수일여중 영복여중 율천고)가 운영 중이며 이번 3월에 6개교(능실초 매탄초 산의초 연무초 삼일중 수성중)가 예비지정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지구별 혁신학교 클러스터 협의회, 혁신학교 클러스트, 혁신학교 간 클러스트가 조직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교육지원청에서는 유관기관과 학부모, 교원들로 구성된 혁신학교추진협의회가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초 중 혁신학교 연구회도 운영되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율전중학교는 교직원과 학부모의 100% 자발적 신청으로 작년 3월 혁신학교 예비지정을 받더니 6개월 후 본지정을 받았다. 평가단의 실사 결과 우수한 평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교육공동체가 한 마음 한뜻이 되어 혁신교육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번 3월에는 혁신 거점학교 지정을 받아 수원뿐 아니라 오산, 화성, 평택지역까지 혁신교육의 뿌리를 전파하라는 사명을 부여 받았다. 얼마 전 수원교육청 주관 혁신학교간 교장 클러스터 모임이 있었다. 예비지정교까지 포함해 22개교 교장들이 모여 혁신학교에 대한 마인드를 제고하려는 것이다. 협력 네트워크 구축으로 교장 상호간에 정보를 교류하여 학교 혁신문화를 확대 발전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다. 모임 하루 전 담당 장학사의 전화연락을 받았다. 초중 혁신학교 연구회 회장들이 앞장서 사례나눔의 테이프를 끊어달라고 부탁한다. 혹시 자진 발언 없이 이루어지는 모임의 어색한 분위기를 일소하고정보교환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는 뜻이다. 이왕 갖는 모임 뜻이 있어야 한다. 발전적인 모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초등 혁신학교연구회 김미정 회장(매산초 교장)은 그 동안 학교에서 운영되었던사례를 소개한다. 자율경영체제 구축, 민주적 자치공동체 형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형성, 창의지성교육과정 운영 등 4가지 영역에 맞추어이야기 한다.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도 있고 일반화할 우수 사례도 있다. 혁신학교 일반화란 혁신학교의 프로그램을 일반학교에 접목시키는 것은 아니다. 학교마다 여건이 다르므로 타학교의 성공사례가 다른 학교에서 그대로 적용될 리 없다. 학교마다 구성원이 다르고 교육풍토와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육공동체의 교육고민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어야 한다. 그 학교 프로그램이 탄생되기까지 산고를거쳐야하는 것이다. 혁신교육에 대한 교장 6년차의생각은 이렇다. 교장으로서 권위주의를스스로 타파해야 한다.교장으로서 권위는 소중하고 지켜져야 하지만 권위주의는 환영받지 못한다. 교직원의 능력을 100% 믿고 맡겨야 한다. 그들의 노고를 격려해 주고 사기를 진작해 줄 때 그들은 학교교육에 헌신한다. 교장이 교직원을 인정하여 줄 때 그들의 능력은 무한정 발휘된다. 교장으로서의 권한 70-80%를 교감과 부장교사, 교사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예비혁신학교 시절 외부강사 초빙 연수에 강사 선정은 교사들이 정했다. 그래야 교사들의 눈높이에 맞는다. 그들은 강사의 성패도 함께 하기에 심사숙고 하고 강사 선정과 검증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초빙된 강사마다 교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우리학교 교육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무너저 내린 교실을 수업과 평가로써 혁신을 하고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율전교육을 제대로 해 보자는 화합의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특히 혁신 리더그룹의 혁신 마이드 공감과전파는 큰 역할을 하였다. 교장이 교직원을 향해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교직원의 자존심을 존중해 주고 그들의 긍정성, 능동성, 자발성, 자율성, 적극성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해 준 것이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교장이 학교의 주인공이 아니라 교직원이 주인정신으로뭉친 것이 오늘의 율전중학교를 만든 것이다. 얼마 전 NTTP 연수원 학교 수업과 평가 나누기에는정원 90명을 넘어 200여 교사들이 참가한 것을 보고 우리 스스로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참가한 교사들의 연수열기는 물론이고 6개 학급 수업 공개에 학생들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본 것이다. 혁신학교 일반화, 혁신학교의 우수 프로그램을 본받아가는 것이 아니다. 혁신교육의 철학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왜 학교교육을 혁신해야만 하는지 구성원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중지를 모아 혁신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자발적, 자율적 참여가 중요하다. 타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교육공동체가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혁신학교 시즌 2, 교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다.
평가일원화 교원단체와 협의 성과급 8월 퇴직자 포함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폐지 한국교총은 18일 중학교 교원 보전수당 신설, 교원평가․교원성과급․교장공모제 개선, 국․공립대 성과연봉제 폐지 및 기성회비 대책 마련 등 5대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교육부에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지난 12일 교총을 방문한 서남수 교육부장관에 정책개선을 요구한 지 1주일 만이다. 교총은 이 정책들을 ‘MB정부 5대 교원 원성(怨聲)정책’이라고 규정, MB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정부 유산을 조기 청산하는데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17일 교육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학교원 수당은 초등과 동일하게 수당규정 개정을 통해 보전하기로 정했으니 5월 내 지급돼야한다”며 “생활지도 등 고충이 많은 중학교 교원 사기진작을 위해 그 정도 선물은 교육부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12일 서 장관이 “가능한 5월 스승의 날에 좋은 소식이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장공모제 개선에 대해서는 공모비율 20% 이내 축소 등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했다. 안 회장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비율축소를 건의하지 않았느냐”면서 ▲1인 복수지원 불가 ▲공모학교 범위에 교장전보 제외 ▲임기 만료된 공모교장 사후조치(교육공무원승진규정 개정) ▲현행 결원학교의 1/3~2/3를 결원학교의 20%이내 축소 ▲공모교장 임기 재임기간 횟수 포함(교육공무원법개정) 등을 요구했다. 교장공모제 비율축소는 2012년 교섭과제로 1/3까지 줄일 것을 교과부가 구두로 약속하고도 마지막에 범위를 조정, 현장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본지 4월15일자 참조) 안 회장은 이어 “8월 퇴직자는 성과급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되고 있다”면서 “성과급제와 교원평가 일원화 방안은 교원단체와 사전 협의, 개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나 성과급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유․초․중등교원 뿐 아니라 국․공립대 교원들의 고민도 거론했다. 안 회장은 “교수들이 신분불안과 연구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 “국·공립대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및 기성회비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교수신문이 17일 발표한 대학교수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2년 동안 교수신분에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수가 43.3%에 이르고, 40대 교수들의 불안(54.7%)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특히 국․공립대교수들은 신분불안 이유로 연구부담 28.3%(사립대 9.9%)을 들어 사립대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기성회비 많이 걷어 교수 월급 올린다’는 비판에 대해 반론도 제기했다. 안 회장은 “기성회비에서 지급하는 인건비 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가 국립대 교수 처우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국립대교수 월급을 정부가 아닌 학생·학부모에게 받아 충당하도록 방치했다는 설명이다. ‘국·공립대학 교수처우 현황과 개선방안’(2005년)에 따르면, 국립대 정교수 23호봉(평균 46세)의 연봉은 교육부 5급 사무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립대 중 가장 보수가 높은 서울대 정교수의 평균연봉도 210여개 4년제 대학 가운데 70위 정도다. 교총은 국립대학교수협의회(국교련) 회장단과 정책간담을 이달 중 개최하고, 5월 중에 교총-국교련 공동 토론회를 통해 국․공립대 교원정책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한편 서남수 장관도 18일 국·공립대총장들과의 간담에서 성과급적 연봉제 개선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장관은 교총회장단과의 간담에서도 “국공립대의 현실에 맞춰 학생 교육과 연구에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교육부장관과 전교조 위원장이 만났다. 전교조는 자사고 심사에 전교조의 위원 추천, 중학교 성취도 평가 폐지, 단체교섭 재개,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기록 관련 고소 취하, 곽 전교육감 특채 항소 포기 등을 요구해왔다. 타당하지 않은 요구까지 해 놓고는 법외노조 문제와 관련해 “선생님은 법을 지켜야 한다”는 너무나도 타당한 장관의 요청은 준법을 강조하는 게 문제가 있다면서 거부했다. 장관은 재차 “선생님이 법을 지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노조규약을 개정하면 협력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지만 전교조는 끝내 법을 어기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을 살펴보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고, 교원노조법도 ‘해직 교원은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명기하고 있다. 해직자들을 끌어안아야 할 집행부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준법정신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태도를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현행 법률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고 있으니 교사로서의 자질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원노조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이 문제가 있다면 우선은 법 테두리 내에서 개정을 추진할 일이지 법을 어기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교사가 할 말인가.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해서도 법원은 ‘자신들의 행동이 공익에 부합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더라도,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를 관철하려는 행동은 민주사회의 다원적 상대적 가치를 배척하며,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실현돼야 하는 법치주의를 배척하는 결과가 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아직 판단력이 바로 서지 않는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교사가 자신의 견해를 앞세워 법을 어기지 말고 실정법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창 성장 단계에 있는 학생들은 감수성과 수용성이 왕성하기 때문에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따라 한다. 전교조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민주주의’를 정말 가르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법원의 충고를 새겨들어 민주사회의 가치를 배척하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교조도 노동자이기 전에 교육자다. 교사가 법을 지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성화고 교육을 학습-자격-일이 연계되는 현장실무중심의 직업교육으로 전환되도록 해 ‘현장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3개의 연구시범학교도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NCS 기반 교육과정의 개발 및 운영을 통해 현장중심의 직업교육 모델을 발굴하고자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기업·학교 파트너십 구축 추진계획은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학교와 관련 기업의 취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적 능력 개발을 위해 취업 후 진학을 지원하는 것과 각 학과별 평생경력 개발경로 모델을 개발해 재학 중인 학생들이 ‘자신의 평생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경력개발경로’를 수립하도록 진로지도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또 학교교육이 실무중심 직업교육으로 변화되도록 지원하고 ‘전문 인재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강화’와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NCS 개발 등 필요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겠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그동안 기술불일치로 인한 인력수급불일치 문제와 직업교육이 일-교육-자격이 연계되지 않은 문제로 인해 교육적 비효율과 사회적 비용이 컸던 만큼 NCS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고, 현장중심의 직업교육 모델을 발굴해 추진함으로써 높은 생산성을 가진 실전형 인재로 양성하려는 계획은 시의 적절하며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정책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하 NCS에 산업체의 의견이 내실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산업현장과 학교현장에는 환경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 적용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연구·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현장실무중심의 직업교육이 되려면 기업체의 노·사와 학교가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해 기업의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철저한 현장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국가는 직업교육의 현장성과 교육의 질 관리 체제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를 줄이고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 보다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를 더 중시하는 사회풍조를 조성해 직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 학력중심사회에서 능력중심 사회로의 사고가 전환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와 지역사회, 학교, 기업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핀란드의 경우 정부에서는 직업교육혁신을 위해 학교교육과정에 깊이 참여하고, 현장실습 기업체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해주며, 기업체는 현장실습을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학생들의 현장실습에 적극 참여하며, 학교는 정부와 기업체의 의견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함으로써 사회적 파트너십이 잘 이뤄지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문교육 맞는 교사자격제 도입 마지막으로 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교육내용과 환경이 최적일 때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 운영모델이 단위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사회적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전문화에 적합한 교원의 자격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또한 교원의 역량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전문화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체제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2008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시행되면서 장애 영·유아교육 프로그램과 고교 과정까지의 의무교육 시스템이 도입되고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의 활성화, 장애학생에 대한 관련서비스 규정 삽입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교육현장에서는 부족한 교원수와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도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전국 1만 7천 특수교사들을 대표해서 우리 특수교육 발전을 위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교사 충원율 높여 여건 개선 우선 특수교사의 충원에 더욱 힘써야 한다. 일반교사가 90%를 넘는 충원율을 보이는데 비해 특수교사는 이제 60%를 조금 넘어서고 있다. 숫자로 따져보면 약 6000여명 정도의 특수교사가 부족한 상황이기에 과밀학급 안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개별지도는 물론이고 교실 안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2013년에 특수교사가 202명에서 662명으로, 460명 증원된 것은 이런 현실에 비춰 볼 때 매우 의미 있는 결과지만 이런 조치가 일회성이어는 안 된다. 지속적인 특수교사 충원을 담보할 중·장기적인 특수교사 충원계획이 장애학생 교육여건 개선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다. 둘째, 최근 몇 년 동안 장애학생들에 대한 진로직업교육이 강화되고 적극적인 지원도 늘어났다. 장애학생의 자립생활을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정책이었다. ‘생산적 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질 때 장애학생들에게도 자립생활의 미래가 기약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진로·직업교육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하지만 학교의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하는 것으로 장애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대책이 완전히 수립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GDP대비 장애인 연금 지출 비중은 OECD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최하위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취업 장애인의 월평균 급여도 일반 근로자의 절반 이하다. 그렇기에 장애학생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장애인연금 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가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의 창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특수학교에 자모실 내지 학부모대기실이 존재한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머물며 보는 것들이 많아지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소한 일로부터 오해가 쌓이고 갈등으로 증폭되는 사례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이 외부로 비화되고 특수교육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해석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와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 단체인 한국장애인부모회, 기타 학부모 단체가 각각 창구 역할을 해 문제를 협의하고 조율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 수 있다면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가 상호간에 이해를 높이고 오해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협조할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이 마련돼야만 학생들에게도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체험 통해 인식 확산되길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주기적으로 교직원들이 장애체험을 하는 기회를 가진다. 안대를 쓰고 교실을 찾아가기도 하고 지팡이를 활용해 보행을 해 보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이 된 상태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식사를 절반 이상을 남기기도 하고 옷에 그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교직원들이 체험을 하고 나면 학생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불편한 상황을 내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특수교육은 이심전심의 이해에서 출발해야만 한다. 장애인의 날에 즈음해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장애체험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면 어떨까.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장애인식개선에 나서 장애인 관련법과 제도가 잘 뿌리내릴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다산 정약용과 그 제자 황상의 일화다. 황상이 다산에게 자신은 둔하고 앞뒤가 꽉 막혔고, 답답하니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다산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배우는 사람은 보통 세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재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 속도는 빠르지만 글이 부실한 것, 이해를 했답시고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는 것이다. 너는 그 중 하나도 없구나.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선생님이 “너도 할 수 있다”고 북돋워 준 그 한 마디가 시골벽지 소년의 삶을 온통 뒤흔들어 놓게 되고, 황상은 다산이 가장 아끼는 제자가 됨은 물론 추사 김정희에게까지 인정받는 학문적 성취를 이루게 된다. 교육이 불신 받고 학교가 위기인 오늘, 과연 우리 선생님들은 자신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세상이 변하다 보니, 스승과 제자의 관계 또한 예전과 같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지나치게 도구화되고 형식화된 만남만 지속되다보면 인격적 감화와 도덕적 감응을 주고받는 본질로서의 교육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큰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이다. 미성숙한 인격체로서 배움의 과정에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들이 어른처럼 이미 정신적으로 성숙했다면 학교에서 굳이 도덕과 규범을 배울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자기감정이 앞서다보니 친구끼리 싸울 수도 있고, 잘못을 꾸짖는 선생님께 불손할 수도 있다. 아무렇게나 가르쳐도 되고, 고생될 것이 없는 쉬운 일이 교육이었다면 아무도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조금 서툴면 깨칠 때까지 기다려 주고, 빗나가면 바로잡아 주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독여주면서 잘하라 채찍질해 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인 것이다. 시우지화(時雨之化)라 했던가. 때맞춰 비가 내려야 초목이 쑥쑥 자라듯, 제자가 잘되도록 제 때에 바로 잡아주는 스승이 많아진다면 오늘의 이 흔들리는 교실, 교육의 위기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범죄조직 연상 ‘일진회’ 표현 신중해야 ‘도움요청하기’ 등 작은 실천운동 중요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태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만큼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폭력 학생을 죄인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올바른 인성교육이 필요한 학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청 경위의 학교폭력 해결의 키는 뜻밖에도 ‘학생 불량서클 해체’가 아닌 ‘인성’이었다. 최근 학교폭력 이론서 ‘학교폭력학’(도서출판 그린)을 펴낸 지영환(45·사진)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 경위는 “현장에서 확인한 학교폭력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며 “학교폭력은 단순히 소탕할 범죄가 아니라 우리나라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문제라서 근본 해결책을 고민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교폭력 문제가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데도 이를 이론적으로 정립한 책이 없었죠.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해 학교폭력을 하나의 학문으로 접근한 책을 쓰게 됐습니다.” 1997년 우연히 서울 휘경공고 등 중·고교에서 학교폭력예방 특강을 계기로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8년 전부터 ‘학교폭력학’ 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이론적 접근만이 아니라 학교폭력 발생 원인부터 관련법과 유형별 매뉴얼, 정부 대책, 영국·미국·독일·일본·노르웨이·핀란드 등 해외사례까지 총 망라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돕고 싶어 지난해 9월에는 대변인실 동료 10명과 본봉의 5%를 털어 109만원의 기금을 마련, 트위터에 ‘학교폭력 없는 대한민국 희망 리트윗(RT)’ 운동도 펼쳤다. 학교폭력 사건을 목격하면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리트윗 하는 운동으로 목표인 3000회도 달성했다. 리트윗 500회 때에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사는 15살 중학생에게 연탄 300장을, 1500회 때는 기초수급자 여학생에게 교복 선물을, 3000회에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중3 학생에게 교복과 장학금을 전달했다. 학교폭력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온 만큼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지 경위는 학생 불량서클의 대표 격이 된 ‘일진회’라는 용어도 신중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징벌 보다는 교육이 우선돼야 하는데 일진회라는 말 자체가 학생들을 하나의 폭력 조직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는 “실제로 작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일진회라는 말이 붙이면서 커진다”면서 “단순폭력은 계도하고 보복폭행은 엄벌해 법질서의 엄중함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방교육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도움 요청하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른들이 친구관계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고, 학교폭력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만큼 사안을 유형별로 나눠 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미리 교육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폭력 상황에 처한 순간 즉시 판단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는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학교폭력은 장기적 안목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사소한 실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뜻한 봄을 맞아 학생, 학부모, 교사가 다 함께 소풍다운 소풍을 한번 가보는 게 어떨까요? 서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실천들이 모이면 학생들의 인성도 바뀔 겁니다.”
“싫어요. 난 이 학교를 떠나고 싶지 않단 말예요. 아버진 이 마을에서 안 자랐어요? 그치만 뭐가 더 부러워요? 이만하면 됐지 얼마나 더 욕심을 부리는 거예요?” 아이는 심통스럽게 쏘아 부칩니다. “그만 두지 못 해 ! 넌 아직 어려서 이 부모들의 애 타는 마음을 조금도 모른단 말이야.” 아버지는 아직도 어린 아들을 향해 엄하게 꾸지람을 하십니다. 그러나 아들도 조금도 주저 없이 “알아요. 맨 날 하는 말을 왜 몰라요. 공부해라! 공부해라. 일류대학을 나와야만 사람 대접을 받는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소리 아녜요?” 제 할 말을 다하겠다는 듯이 거침없이 쏟아 놓습니다. “그래, 그게 다 누굴 위해 하는 소리냐? 너의 장래를 위하고, 이 집의 장남인 네가 잘 되어야 집안이 잘 될게 아니냐?” “그것도 알아요. 증조 할아버지는 이조 참판을 지내셨고, 할아버지는 비록 일본 시절이지만 도지사를 지낸 자랑스런 집안이고, 나는 장남이니 집안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아버지와 아들의 입씨름은 이렇게 이어지면서 조상들의 업적까지 낱낱이 들추어내는 아들의 말에 한 편 흐뭇하면서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말고 하라는 대로하지 않는 아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렇게 잘 알면서 웬 말이 그렇게도 많으냐? 알았으면 그렇게 잘 되도록 힘써야 할게 아니냐?” 아버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지만, “잘 돼야죠. 그런데 꼭 서울로 전학을 가야만 훌륭하게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요?” 하고 기어이 맞서고 나오는 아들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다. 네 이모 네가 있는 방배동에 가봐라. 여기 아이들처럼 겨우 학교에만 다녀오면 만판 놀기나 하는 그런 아이들이 한 사람이나 있는지 아니? 그렇게 열심히들 노력을 해도 서울대에 못 들어가서 재수, 삼수를 하는 판인데, 도대체 넌 그렇게 놀기만 하구서 어떻게 그 얘들과 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다는 말이냐?” 아버지가 서울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들추면서 이곳 아이들처럼 공부 해 가지고 서는 도저히 안 된다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 아무리 그렇다고 사람은 기계가 아니지 않아요. 어떻게 놀 줄도 모르고 공부만 해야 한다는 말이에요” 아들은 끝까지 마지막 버티기를 잊지 않습니다. “넌 지금가지 산과 들을 헤매면서 들개 마냥 자라왔다. 우리 집의 위치가 산밑에 있어서 지천으로 피어나는 진달래를 땄고, 봄나물도 캐고, 풀벌레를 잡기도 하고, 얼마나 네 마음껏 살았니? 아직도 그런 생활을 더 하겠다는 말이냐?” 이젠 촌놈 노릇은 그만하고 공부나 해서 더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은 “난 지금처럼 이 정다운 집,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유스럽게 뛰어 놀고, 산과 들에서 풀과 나무 새들을 보며 살고 싶어요. 이모네 집 아파트가 편리하긴 하지만 내겐 자유스럽지 못하고, 너무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아서 견딜 수 없을 거예요”하고 도시 생활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고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5학년이 되는 강현식은 서울 근교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작은 마을이 아니라 산기슭에 자리잡은 외딴집에 살고 있습니다. 약 150m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에 교외선 정거장이 있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를 타려면 적어도 300m 는 가야 되는 곳이고, 이웃집과의 거리는 약 100m 는 되는 곳에 자리 잡은 현식의 집은 산기슭을 타고 앉아서 주변의 널따란 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마치 유럽풍의 목장을 연상하게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 보다 이 집의 자랑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고장에서는 가장 많은 텃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밭에는 곡식을 심은 것이 아니라 갖가지의 들꽃들과 야생화들을 심어서 야생화 공원이 부럽지 않은 농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식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야생화 관찰 클럽의 주요 멤버가 되어서 전국을 무려 4번씩이나 돌면서 야생화의 촬영과 번식에 대한 연구를 하고 조경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조경학과를 전공하는 대학 공부까지 마친 분입니다. 그러니까 조경이나 나무 재배는 물론 야생화에 대해서 까지 전문 지식을 갖춘 분이십니다. 비록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많은 토지가 있어서 별로 걱정을 하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의 노력이 인정되어서 어른들까지도 함부로 하지 않을 만큼 존경 받는 사람입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 아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만 되면 서울로 학교를 보내야 하는 것으로 여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전학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서울에 있는 중학교를 보내야만 하겠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학급에서 제법 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들을 만한 아이들은 물론 조금 잘 사는 집의 아이들은 모두 서울로 전학을 가버리고 남은 아이들은 마을에서 못난이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현식은 아버지가 서울로 보내려는 것을 마다하고 한사코 여기 남겠다고 우기는 것입니다. 현식이가 집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 이 고장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집이 이웃에 있지 않아서 늘 혼자서 산과 들을 헤매 다니면서 온갖 풀이나 나무들을 상대로 놀고 그것들을 장난감 삼아 자랐기 때문에 이런 것이 없는 곳에서는 살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현식이네가 이 고장에서는 가장 전통이 있는 가문입니다. 이 고장이 옛날 궁중의 내시들이 늙으면 와서 살던 마을이 있어서 이 내시들을 감독하는 관리들이 지키기도 하던 곳이어서 벼슬을 그만 두고 내려온 양반들이 제법 모여 살던 전통이 깃든 고장입니다. 현식이네가 바로 그런 전통을 이어 받은 이 고장의 가장 높은 벼슬을 하였던 조상을 자랑으로 여기는 집안입니다. 그래서 현식이 아버지는 자신은 이렇게 농촌에서 살면서 자연을 배우고 이용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현식에게는 서울 아이들에게 지지 않는 그런 배움의 기회를 주어서 좋은 학교를 다니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멋진 직장을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현식을 서울로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고장에서는 제법 재산을 가진 집으로 산과, 논밭을 합해서 이곳 해맞이촌에서는 가장 부잣집입니다. 요즘 이곳이 관광지로 지정이 되면서 새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늘어나서 이제는 산과 들을 지닌 사람보다는 멋진 휴게소를 차린 사람들이나, 음식점, 술집, 여관 등을 지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만지고, 돈을 모아서 큰 소릴 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고장에서 자라고 커온 사람들은 결코 현식이네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식이네가 가진 땅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발 가능한 곳이어서 언제 어떻데 바뀔지 모르는 장래성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끔은 서울에서 돈 많은 사람들이 이 터를 욕심내어서 은근히 사자는 제안을 해오곤 하였지만, 현식이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마련하신 이 땅을 팔 수가 없다고 완강하게 거절을 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현식이네가 돈이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거액을 거머쥘 수 있을 만큼 눈독을 들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었고, 현재 새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돈이 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식이네는 아직은 상당히 가진 재산이 있는 형편이었다. 이런 현식이네 집에서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더 현식이를 서울로 보내려고 노력을 하고 아버지를 졸라 대고 있었습니다. “당신도 보지 않았소. 우리 동네 아이들 중에 현식이보다 못한 아이들이라도 모두 서울로 보내고 이제는 현식이가 당연히 이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됐어요. 다들 떠나 버렸기 때문에 우리 현식이만 남았다는 말 이예요. 우리도 보냅시다. 아무래도 여기서 의정부로 중학교를 보내는 것보다는 서울로 보내는 것이 낫지 않겠어요”하고 졸랐고, 아버지도 이제는 현식이를 보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현식이에게 서울로 가라는 것인데 도무지 말을 듣지 않고 떠나기 싫다고만 하니 걱정입니다. 그래서 현식이 아버지 강인중씨는 이렇게 떠나기를 싫어하는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압니다. 자신이 어려서 현식이와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중씨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서울로 전학을 가야 하였습니다. 이 마을에서 한 시간 마다 한 번씩 다니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서울 접경에 있는 신도초등학교로 전학을 했었습니다. 물론 그 때에도 마을 아이들이 제법 많이 서울로 전학을 하였기 때문에 학교가 파하고 돌아 올 때쯤에는 거의 대부분이 학생들로 가득 찰 정도였습니다. 지금처럼 오락실도 없고 나쁜 아이들에게 가끔 돈을 빼앗기는 것말고는 별로 문제가 될만한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가까운 집 앞의 학교에 다닐 때와 달리 부모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땜에 시장을 떠돌면서 몰래 과자나 빵을 사먹기도 하고 부모 몰래 거짓말로 타온 돈으로 이것저것 사서 학교에 안가고 산에 가서 장난을 하기도 했던 지난날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지금처럼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거의 없었지만,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시장을 헤매기도 하고,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학교를 빼먹기도 하였는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갈 곳이 너무 많지 않은가? 만화방에서부터, PC방, 비디오방, 노래방, 거기다가 게임장 등등 어디를 가더라도 아이들이 금새 빠지고 말 것들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이렇게 아이들을 오라는 곳이 많은데 우리 현식이가 그런 곳에 가지 않고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나처럼 떠돌기를 좋아해서 놀이에 빠지기 시작한다면 여기서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못할텐데? 정말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인중씨는 현식을 서울로 보내자는 현식 어머니의 말이 영 탐탁잖습니다. 그래서 꼭이 서울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이 일단 현식에게 한 번 의사를 물어보는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그만 현식 어머니가 너무 서두르고 잇는 것이 못 마땅하기만 한 것입니다. “여자라서 남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서울로 전학을 가서 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그런 속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저렇게 한사코 보내려고만 하는 것인가?” 이런 말을 속으로 짓씹으면서도 차마 입 밖에 내지 않고 현식이의 하는 양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식 어머니는 그런 것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이 보내고야 말겠다는 듯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 현식 어머니는 살림을 하는 데도 보통 욕심꾸러기가 아닙니다. 동네 어느 집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욕심쟁이여서 학교 다닐 적부터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마음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중학교에 가게 됐어도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무엇이나 남이 기자고 있으면 자기도 가져야만하고 남이 어떤 일을 하면 자신도 빠지지 않고 하고 마는 그런 욕심꾸러기입니다. 그래서 살림도 남에게 지지 않게 해야 하고, 자식도 남에게 지지 않게 가르쳐야 하고, 심지어는 운동회 날 달리기를 해도 남에게 지고는 못 견디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현식이 교육 문제를 여태까지 참고 있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부모의 피를 받은 탓인지 현식이도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학급에서도 항상 남에게 지기 싫어하여 무엇이든지 앞장 서야했고, 마을에서도 애향단 활동으로 마을 꽃길을 가꾸는 일을 할 때에는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자기 집에서 아버지가 가꾼 우리나라 야생화들을 잔득 가져다 심기까지 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하는 단체, 마을, 학급까지도 다른 학급이나 단체 등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현식이가 유독 다른 친구들이 모두 떠나다시피 한 서울 전학만은 가고 싶지 않다고 버티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식이 어머니의 마음은 결코 그냥 넘어갈 것 같지 않았고, 기어이 현식이를 자기 여동생이 살고 있는 강남으로 보내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강북의 서울인접지역에 사는 현식이가 강남으로 전학을 가면 영락없이 이모네 집에서 숙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 집에서 가까운 곳이고 아버지가 다녔던 모교, 신도초등학교라면 매일 버스로 다닐 수도 있을 것인데 어머니의 욕심은 강북이 아닌 강남에 보내어서 진짜 서울 학생으로 만들어서 일류대를 다니는 것을 목표로 한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현식이가 더욱 가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다닌다면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고, 어머니, 아버지도 매일 보게 되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없는데, 강남으로 가면 낯 설은 곳에다가 부모님도 일주일에 한번씩 밖에 볼 수가 없을 것이니 얼마나 보고 싶고, 외로울까 생각을 하니 정말로 가기가 싫은 것입니다. 더구나 서울 주변이라고는 하지만, 시골에서 자란 현식이 강남이라면 어쩐지 아이들도 별다를 것 같고 시골 아이들처럼 정답고 사귈만한 아이들이 아닐 거라는 생각뿐입니다. 그래서 현식이가 영 가고 싶지 않다고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곧 이모 네로 보낼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할 떄쯤에 어머니는 현식이를 데리고 강남의 이모네 집에를 갔습니다. 이모네 집의 이종동생 윤병준은 이제 겨우 3학년인데도 벌써 영어 학원에를 3년째 다녔다고 했습니다. 이미 생활 영어는 다 익혔는지 모든 생활을 영어로 하는데 별로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큼 유창한 영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형인 현식이가 기가 죽어서 말을 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정말 속이 탔습니다. 그래서 이모와 병준이가 시장을 보러 가고 단둘이 방안에 남은 시간에 어머니는 현식에게 “이거 봐라. 넌 병준이 보다 2년이나 더 배웠는데, 넌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있지 않니? 그래가지고 어떻게 저 아이들하고 경쟁을 해서 이길 수가 있겠니? 봐라. 내가 그래서 여기로 전학을 하라고 하는 거야. 네가 봐도 알지 않니? 이제 너도 전학을 하는데 반대할 생각은 말아라. 알았지?” 하고 다짐을 받았습니다. 현식이도 이제는 더 이상 반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지경이 됐습니다.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을 했으니 더 이상 어머니의 말씀에 반대만 할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점심을 얻어먹고 늦으막 하게 나서서 집에 돌아오니 벌써 저녁때가 됐습니다. 이모네에서 출발하여 전철을 갈아타고 구파발 까지 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집에 오기까지 딱 2시간이 조금 더 걸린 셈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도저히 통학을 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 날 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현식의 전학 문제가 의논됐습니다. 어머니가 이모네 병준이 이야기를 할 때는 현식이도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시골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2년이나 형이 된 현식이가 도무지 병준이의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니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따라 갈 수가 있겠느냐 싶어서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하고 어머니가 걱정을 하자 할아버지가 “아무리 영어가 급해도 그것만 가지고 인생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못한다고 세상을 못 사는 것이 아닌데 뭘 그리 걱정을 하느냐?”하시면서 입맛을 다시시더니 “우리나라가 작고 힘없는 나라이다 보니, 일본놈 시절에는 일본말을 잘 해야 하고, 북한에서는 러시아 말을 잘해야 하고, 이제는 우리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 시대가 왔구나. 에이 참 세상이 이렇게 살기 어려워서야 원..... 쯧쯧...” 이렇게 온 가족이 모여서 의논을 한지 일주일이 지나 다음 주일이 되자 이제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할 날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현식이 방학 내내 해온 숙제들을 챙기고 있는데, 어머니는 현식이에게 “현식아, 그건 필요 없게 됐다. 넌 내일이면 이모네 집으로 옮겨서 2학기부터는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도록 다 얘기가 됐단다. 이제 전학을 갈 준비를 해라” 하고, 말씀 하셨습니다. 현식은 어머니 말씀에 정신이 얼떨떨해졌습니다. ‘아직 집안에서 전학을 가기로 확실하게 의논이 된 적이 없는데 ?’ 하고 혼자서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무엇인가 결정이 되긴 된 모양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그 날 저녁밥을 먹으면서 현식이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저 정말 전학을 가는 거예요?”, “그럼 내가 거짓말을 한거 같으니?” 어머니가 눈을 흘기면서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께서 헛기침을 한 번 하시고 나시더니 천천히 말씀 했습니다. “옛말에 '말을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을 나면 서울로 보낸다'고 했지만, 요즘 우리나라가 어디 옛날과 같으냐? 우리나라는 이제 하루 안에 어디든 갈 수 있고, 전국이 하루 생활권이라고 하지 않냐? 그런데 꼭 옛날처럼 서울로만 보내야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할아버지의 말씀이 끝나자 아버지가 조용히 “아버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점점 더 높은 학력을 가져야 사람 대접을 받는 세상이 돼가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남에서는 한 달에 몇 백 만원, 천만 원씩을 들여서라도 과외를 시켜서 좋은 대학에 넣으려고 애를 쓰는 세상이 아닙니까? 강남에 가고 싶어도 함부로 갈 수가 없는데, 다행히 이모부가 살고 있으니 쉽게 갈 수 있다니까 일단 한 번 보내 보아야겠습니다. 정말 서울 아이들이 어떻게 사는 지도 좀 보는 것도 공부가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허락하여 주십시오.” 하고 허락하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어머니가 말을 받아서 “우리도 어린것은 남의 집에 맡기는 게 좋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장애를 위해서는 그렇게 라도 해보자는 것입니다. 남의 집이라고는 하지만 이모네 집이니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보내 주세요” 하고 할아버지를 졸랐습니다. 할아버지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서 “너희들이 오죽 알아서 할까마는 아직 어린 저것을 남의 집에 보낸 다는 것이 그렇구나”하시면서 말끝을 흐리시면서 확실한 답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난 가고 싶지 않아요. 서울로 가야만 좋은 대학에 갈 수 잇는 것도 아니고,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못 사나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아요?”했더니, 아버지가 입을 깨물 듯이 아랫입술을 물고 노려보면서 “어른들이 의논을 하는데 넌 아직 끼어 들지 말고 있어 봐” 하셨습니다. 나는 다시 “내 일인데 나의 의견도 듣지 않고 결정을 하시겠단 말이에요?”하고, 대들 듯이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할아버지께서 “현식이는 가만히 있거라. 이제 네 생각은 알았으니.....” 하시면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아직 어리지만 제 일인데, 그 얘 생각도 들어 주어야지, 무조건 부모가 하자는 대로하라면 되냐?” 하고 나무라셨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사흘이 지나자 어머니는 이제 현식이가 떠날 채비를 하시고 계셨습니다. 옷도 새로 사고, 이모네에 가져갈 곡식이며, 채소들도 차근차근 준비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낌새를 차린 현식은 이제 전학을 가면 못 만날 친구들과 마지막 방학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날마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산과 들을 헤매다녔습니다. 시내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물장구도 치면서 즐거웠고, 산으로 가면 여기저기 산열매를 따고 버섯도 있었고, 도라지며 잔대 더덕 같은 뿌리들도 캐었습니다. 현식은 유난히 이런 것들을 잘도 찾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캐었습니다. 학교에 가서도 교실이며 운동장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웠던 지난날들을 생각하였습니다. 드디어 방학이 끝나기 이틀 전에 현식이는 어머니와 함께 이모네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이사라니까 온 가족이 가는 게 아니라 현식이만 달랑 가기 때문에 보따리 두어 개를 가지고 떠나는 이사입니다. 현식이는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서 섭섭하고 쓸쓸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들었던 고향을 떠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버스가 떠나자 현식은 차창을 통해서 보이는 학교며, 마을 뒷산 동네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까지 내내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현식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가슴을 내리 누르는 것이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버스가 출발을 한 뒤로 내내 현식이의 안색만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벌써 버스는 죽재미고개를 넘어서 마을이 보이지 않는 삼화리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고개 하나를 넘으면 구파발이 바라보이는 마을이 됩니다. 현식은 착잡한 듯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그냥 내쳐 창 밖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현식의 손을 슬그머니 잡으면서 “현식아 ! 너 무얼 생각하고 있니?”하고 물었습니다. 무어라고 말을 붙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우선 그렇게 말을 붙여 본 것입니다. “으응, 응” 마치 무슨 잘못을 하다가 들킨 사람 같이 당황한 목소리로 ‘응’만 되풀이 하다가 맙니다. “무슨 얘가 그러니? 으응이 뭐야?” “아, 그냥 멍청해져서 동네만 바라보다가 그만....” 현식은 무어라 변명을 할 수가 없어서 얼버무리고 맙니다. “왜? 떠나기가 그렇게 싫어?” “으응, 난 정말 가기 싫단 말야.” 현식은 오랜만에 어머니께 솔직하게 속내를 보였습니다. 이런 현식을 보면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속이 아픔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떠나는 날에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현식이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식아! 너 정말 그렇게 이 마을을 떠나기가 싫은 거니?” “예, 난 정말 서울로 전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니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하려고?” 어머니는 속이 타고, 가슴이 미여지는 것만 같습니다. 사실 마음으로야 현식이가 가겠다고 해도 떠나 보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을 만큼 귀한 자식인데, 저렇게 가고 싶지도 않다는 것을 억지로 보내려니 걱정이고 마음만 아픕니다. 그러나 한석봉의 어머니처럼 참고 바르게 가르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너, 남자 자식이 그렇게 부모 떨어지기가 싫으면 이 다음에 군대는 어떻게 가고, 장가가서 네 색시하고는 어떻게 살거니?” “그 때는 내가 어린애가 아니지 않아.” “그래, 지금은 아직 어린애니까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단 말이냐?” 어머니가 따지듯 묻자, 현식은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속으로는 ‘당연한 얘기를 묻기는 왜 물어?’ 하고, 대답을 하고 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습니다. 한 동안 아무 말도 않은 채 각자 가지 생각에 젖어 있는 동안에 버스는 벌써 구파발에 도착해 내려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자, 어서 내리자. 여기서 지하철로 갈아타야지?” 버스가 미쳐 정류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어머니가 앞장을 서자 현식이는 책가방을 들고 내릴 준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처럼 아무런 말도 않은 채 뚜벅뚜벅 뒤따르는 현식의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였습니다. ‘이렇게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데려가도 괜찮은 것일까? 정말 적응하지 못하고 말썽이나 피우면 동생에게 무슨 낯으로 말을 할까? 아니야, 우리 현식이가 그렇게 약하고 못난이는 아니잖아. 지금이니까 그렇지 잘 적응하고 잘 할 수 있을 거야.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쩌게....’ 하고 혼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신호등이 바뀌는 것도 모른 채 멍청히 서 있기만 하였습니다. “어머니, 어서 건너세요. 신호등이 바뀌었어요” 현식이가 깨우쳐 주지 않았으면 신호등을 놓칠 뻔했습니다. 부랴부랴 길을 건너 지하철을 타도록 어머니의 머릿속은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어지럽기만 했습니다. 지하철에 오르자 시발역이라서 드문드문 앉은 사람들뿐이어서 조용한 자리에 앉은 어머니는 현식의 손을 꼬옥 잡으면서 “현식아, 너 이모네에 가면 잘 할 수 있겠지? 거기 가서도 지금처럼 말도 하지 않고,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굴지는 않을 것이겠지?” 하고 다짐을 했습니다. 현식이는 이 말을 들으면서 과연 무어라고 대답을 하여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말하기교육 소홀 아쉬워 화법 책 펴내 내성적 학생 연극 통해 자신감 높아져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주로 내성적이고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는 친구들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확실하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말하는 법만 제대로 가르쳐도 음지에 있는 아이들, 양지로 이끌어 줄 수 있습니다.” 유승희 서울 명지고 교사(52․극단 단홍 대표)가 연극화술 및 말하기 지도서 ‘배우훈련 연극화술’을 발간하고 25일 서울 대학로 ‘비어할레’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유 교사는 “읽기, 쓰기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비해 말하기교육은 소홀하다”면서 “호흡, 발성, 발음, 어조, 억양 등 말하는 법과 자신감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어조란 무엇이며 왜 올리고 내려야 하는지, 휴지의 길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등이 알기 쉽게 서술됐다. 유 교사는 “국어과 교사들뿐만 아니라 연극 지도교사 등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기 위주로 구성했다”며 “저학년 대상 말하기교육 동영상도 제작해 배포하고 싶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다 교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1990년 교편을 잡았다는 유 교사는 교직에 입문한 뒤에도 1996년 극단 ‘단홍’을 설립하는 등 연극연출도 병행해 왔다. 동성애자들의 애환을 다룬 ‘천사의 바이러스’, 사회 고발극 ‘신의 아들’을 비롯해 청소년 문제를 다룬 뮤지컬 ‘스트리트 가이즈’ 등이 유 교사의 연출작이다. 유 교사는 “연극은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기에 참 좋은 도구”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연출한 연극에 학생들이 공감하고, 스스로 문제를 자각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더 좋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전 내내 달려서 장흥읍에 닿은 시간은 12시 20분경이었다. 예정보다 50여분이나 늦어져서 행사를 바꾸어 진행하는 방법으로 처리가 됐다. 본래는 환영식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너무 늦어져서 먼저 점심을 먹고 나서 환영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했다. 점심시간이어서 군청에서 행사를 하기도 어렵고, 식당에서는 이미 식사준비가돼 있는데 너무 기다리면 식사가 맛이 없어지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바로 식사를 하고 다음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차를 댄 곳은 장흥시장 옆의 주차장이었다. 곧장 안내가 돼 들어간 곳은 '명희네 장흥 삽합집'이었다. 이곳 장흥 장터에는 이런 정육점 식당이 2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곳에 이런 정육점 식당이 자리 잡게 된 것은 이 고장에서만 생산이 되는 한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 고장 장흥에서는 인구 4만2000여명이 5만여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어서 인구보다 소가 더 많은 고장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한우가 군청과 농업센터 등에서 조작적으로 지도 육성하는 친환경 사육으로 전국에서 1등급 소의 생산율이 가장 높은 고장이기 때문이란다. 이런 1등급 소를 생산하게 된 것은 이 고장 장흥에서는 소의 사료의 약 80% 이상을 사료작물로 가꾼 사료작물인 호밀 등을 심어서 해결을 하기 때문에 다른 고장의 한우와는 우선 사료부터 다르다고 한다. 이렇게 풀을 먹고 자란 한우이기에 늘 1등급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한우를 도살, 직송한 뒤고기를 부위별로 포장해 두고, 자신이 먹고 싶은 부위를 골라서 사가지고 식당에 들어가서 구어 먹기 위해서 필요한 불판이나 채소 양념들을 제공하는 식당이라서 결코 속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정육점 식당이 전국 곳곳에 있지만 이렇게 직접 고장에서 기른 소를 도살해서 이곳에서만 소비하는 그런 형태이기에 늘 많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본래 이 고장의 맛의 자랑인 장흥삼합이란 장흥에서 생산되는 식품재료로 만든 것으로 장흥삼합(장흥한우+ 키조개 + 표고버섯) 인데 우리는 이집에서 색다른 이고장의 생산품인 바지락을 먹게 됐다. 여자만 또는 득량만이라 불리는 이 장흥과 고흥반도 사이의 바다는 세계해양기구에서 인정하는 청정바다라서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지만 우리들이 이 청정바다의 바지락회무침을 먹게 된 것이다. '1박2일'이라는 TV프로그램에도 소개 된곳이라서 꽤나 유명한 집이었다. 우리의 식사는 한우불고기가 아니라, 바지락 회무침으로 준비가 됐다. 바지락과 새조개가 함께 섞여서 씹히는 맛이 있고, 푸짐한 바지락 회는 4명분을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수북하게 내어 나왔다. 물론 우리들의 상에 나온 음식들이나 반찬들이 모두 다 남도 음식답게 푸짐하고 종류도 다양하면서 맛도 좋아서 모두들 “역시 남도 음식이야!“를 연발하면서 밥그릇을 싹싹 비워내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곳 장흥이 낯선 고장은 결코 아니다. 아니 어쩜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대한제국시대에 오위장(五衛長)을 지내시던 고조부님께서 신식군대를 만들면서 구식군대를 해산하자 직위를 잃고 계시다가 신식군대와의 차별 때문에 일어난 ‘임오군란’ 때에 구식군대의 대표이자 지휘자 이었던 분으로 자연스럽게 참여하여 대원군에게 직소를 하는 등 구식군대의 주장을 대신전하는 역할을 하다가 결국은 일본영사관을 공격한 주동자로 몰려서 쫓기는 신세가 되셨고, 한양에서 숨어 지낼 수가 없어지시자, 태어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은 할아버지를 품에 안고 멀리 정남진까지 엄동설한 정초의 길을 걸어서 피신을 했던 고장이다. 이때가 1884년 1월초이었다. 이렇게 이곳에 정착하신지 15년째인 1900년에 일본군의 밀정은 결국 고조할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고변을 하게 됐고, 일본군에게 끌려가신 고조부님(절충장군 오위장)과 증조부님(통훈사헌부 감찰)은 목숨을 잃으셨고, 18세의 할아버지께서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움집을 짓고 산을 개간하여서 부를 이루시었던 곳이다. 그러나 이 고장에서 동학운동의 최후 저항자들이 처형을 당하는 모습을 본 할아버지께서는 이곳이 살기 어려운 고장이라고 생각하여서 보성으로 식솔을 이끌고 떠나신고 말았으니 이 고장으로 피신을 하신지 50여년 만이었다. 그 후 내가 보성에서 태어났고, 자라서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약 4년간 이 고장 유치면 송정리 공수평이라는 마을에서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모가와 이모가가 관산, 용산, 부신면에 사셨기에 자주 다니러 오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장흥은 낯설지 않은 곳이지만 이번 여행지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지만, 실로 30여년만 '1979년 경기도 전입으로 전남을 떠남'에 찾아온 셈이니 이제는 아주 낯설기만 했다. 그래도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옛 지명은 알만하고 옛 흔적을 보면 반갑기만 하였다. 점심을 먹고 탐진강 변에서 잠시 쉬면서 동학란의 마지막 장수들이 이곳에서 참살을 당하였던 모습을 들은 대로 전했다. “일본 놈들은 동학 접주를 비롯한 여남은 명을 잡아다가 저 강변에다가 나무 말뚝을 박고, 그 말뚝에 생채로 잡아 묶은 다음에 우지뱅이-집단의 위를 묶고 아래를 풀어서 삿갓모양으로 만들어서 물건을 덮어 비를 막던 짚풀 기구-를 씌운 다음에 산 사람이 있는 우지뱅이에 불을 붙여서 태웠는데, 불이 붙자 죽어가면서 지르는 소리가 귀청을 찢을 만큼 처량했고, 마지막에는 불에 타서 머리통이 폭발을 하면서 골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몇 달 동안이나 밥을 먹지 못할 만큼 지독한 모습을 보였던 곳이었다”고 전하자 모두들 일본의 극악함에 치를 떨었다. 이 고장의 역사의 한 토막이 될 이런 이야기는 어디에서 다시 들을 수 있을는지 모르고, 또 다시 전해지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 노영민, 심재권 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했다. 한글전용정책에 따라 한자교육이 초등학교에서는 창의체험활동 시간에 부분적으로 이루어지는 있고, 중․고교의 경우 한자와 한문이 선택과목으로 분류돼 국어교육에도 지장이 있고, 세대간 언어차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토론회가 마련됐다. 박 의원은 “한자의 기원이 중국이지만 역사적으로 중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가 통용하던 문자였다”며 “국어의 70% 정도가 한자에서 근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자를 우리 문화로 인식하고 순화해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가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일의 중심의 한자문화권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자 교육이 곧 국제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박 의원은 강조했다. 한자교육과 관련해 박 의원은 2월 초․중․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해 생활 속 어휘부터 익히게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16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유아교육과 보육, 이원화 체제의 문제와 대안'을 놓고 토론회가열렸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과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 참석자들은 박근혜 정부가실천의지를 밝혔던 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과정을 통해 단계적으로 교육과정이 일원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눠져 있는 관장부서 통합을 시작으로 현 정부 내 행․재정적 지원시스템을 완전 일원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일주 공주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1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유아교육과 보육, 이원화 체제의 문제점과 대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유아교육과 보육의 이원화로 인해 사업의 중복 추진에 따른 예산낭비, 누리과정 정책 실효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 해결과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원체제 일원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육아정책연구소로 연구기능이 통합돼 있고, 누리과정으로 교육과정마저 합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과 행정체제의 통합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완전한 일원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이 교수는 이에 대해 5단계 통합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로 2013~14년에 관장부서를 통합하고, 2단계 2014년 재정시스템 통합, 3단계 행․재정적 지원관리 시스템 통합, 4단계 유아교육기관 통합, 5단계 교육자격 및 양성체제 통합 등 쉬운 과정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또 이를 위해 유아교육법제 확립을 위해 우선적으로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개정할 것도 제안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유아교육과 보육 관리 체제의 일원화는 참 시행하기 어렵지만 꼭 가야할 방향’이라고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관련법 통합과 유아학교(3~5세)와 어린이집(0~2세)로 일원화 및 교육부로 관장부처로 한 지원체제 단일화를 이번 정부 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남권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국장은 “표준화와 다양화의 관점에서 볼 때 표준화의 요구가 크지만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충족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유아교육과 보육에 재정이 10조원 가량 들어가고 있는데 표준화 했을 때 이보다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부분도 함께 고려해 관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병걸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어려운 교육과정을 통합했다는 것은 이미 큰 성과를 낸 것”이라며 “다만 발제자의 5단계 통합방안에 맞춰 현장에서도 유아교육과 보육간의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500여명의 유아교육, 보육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아교육과 보육 체제 변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아마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지도, 정말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특히 교사라면 한 번쯤은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일이라고 생각했는 것이다. 그것도 교직경력이 더할 수록…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교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좋은 수업을 위해 교수학습 이론서를 읽고, 창의적인 수업 아이디어를 짜내고, 학습내용을 구조화하며, 학생의 학습동기 유도하지만 생각보단 그 효과가 미미한 것이다. 이럴 때, 교직의 적성, 교수능력 부족? 등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든다. 하기야 지금까지 그 많은 교육학자들이 연구하여왔지만 ‘바로 이것이다’ 할 정도의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보면, 정말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교사들은 보다 좋은 수업을 위해서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한다. 문제는 효과적인 학습지도가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학습의 효과는 학습자의 관심과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이 자기 학습의 주체로서 어떤 역할,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려있다.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은 이런 측면에서 학습효과를 올리는 가장 좋은 학습방법이다.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 개개인의 학습실행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 이 능력을 동기화 해야 자기 학습에 스스로 다가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습활동에 자율적인 의지나 인식이 배제된 수업은 단순히 교사의 지식전달 활동일 뿐일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수업활동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고 실행하며, 평가, 수정할 수 있어야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져 학생 개개인이 효과적인 학습능력이 형성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노트 작성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지식의 구조화는 기억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재생하는데도 필요하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지식을 어떻게 체계화하여 구조화하고 하나의 지식 시스템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 기초 작업이 바로 노트정리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교사의 수업내용을 집중해서 열심히 듣는다고 해서 모든 내용이 학습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업내용을 집중하여 듣고, 핵심내용을 포착하여 스스로 취사선택하여 노트에 구조적으로 작성할 수 있어야 효율적인 학습능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궁금하거나 의문이 생기는 학습내용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은 자주적인 학습활동이며 질문을 통해 보다 높은 학습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대게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함에도 질문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한 태도는 학습에 대한 적극성, 자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보다 많은 질문을 유도하기 위한 교사의 수업기술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부한 학습내용을 복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복습은 수업의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방법이다. 많은 학생들은 복습활동을 가볍게 생각하고 잘 실천하지 않는다. 복습도 자기 생각은 다시 정리하는 차원에서 습관화하도록 돕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효과적인 학습지도는 교사 혼자의 고민이 되어서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보다 많은 내용을 가르쳐주기보다는 학습자인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에 보다 깊은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더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교사는 학생의 능력에 맞는 학습을 스스로 하게 하는 교육이다. 그것도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방법 말이다.
아직 깊은 밤중이다. 만물이 깊이 잠든 시간이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 한 구절이라도 읽어보고, 메모한 것 들쳐보는 것이 낫다. 지난 날을 생각하며 되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이 깊은 밤중 책도 들쳐보고 메모한 것도 읽어 보았다. 메모를 들쳐보면서 우리들은 성숙한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도 필요하고 더 나아가 성숙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약점을 깨닫는 것이 우선이다 싶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약점이 있다. 장점도 있지만 약점이 있다. 이런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것이 성숙한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거만하거나 자만하면 자신의 약점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자신을 성숙한 자리에 옮겨 놓지 못한다. 약점에 대한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점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다음은 자기와 함께 하는 가족이 제일 잘 안다. 그 다음은 자기와 함께 했거나 함께 하는 교육가족이 제일 잘 안다. 그러기에 자기 약점을 찾는 일에 소홀히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기와의 소통, 가족과의 소통, 교육가족과의 소통이 필요하며 자기의 고집을 내려놓고 자기를 잘 아는 이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나쁜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이 너무 오래 되고 체질화 되어 있어 나쁜 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습관이 편안하고 친숙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하나의 약점인데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의 약점을 찾도록 소통의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새롭게 되는 지름길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복실습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의지가 강한 것 같아도 약하다. 처음에는 몇 번 시도하다가 또 그만둔다. 반복이 필수다. '반복이 성품의 어머니다.' 반복을 하지 않으면 잘 잊어버린다. 성품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꾸준한 반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하나씩 변화된다. 선생님은 안 되는 것이 많다. 술을 많이 마셔도 안 되고 나쁜 짓을 해도 안 된다. 언제나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을 이끄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학부모님도 요구하고 사회도 요구한다. 그래서 선생님 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나가는 반복실습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선생님, 성숙한 선생님으로 변화될 수 있다. 우리 선생님들이 성숙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급해서는 안 된다. 하루아침에 성숙한 선생님이 될 수 없다. 인위적으로 과일을 성숙시키면 맛이 없다. 자연스럽게 성숙되어야 맛이 있다.빨리 성장하고 성숙하려고 하면 맛이 간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하려고 하면 지치지 않고 부담도 없고 맛도 살아난다. 성숙한 선생님의 되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방향만 바로 잡히면 문제없다. 방향이 잘못되면 간 것만큼 되돌아와야 한다. 속도 좋아하면 안 된다. 속도는 언제나 위험하다. 속도 좋아하면 신호도 위반하게 되고 사람도 다치게 한다. 불순물 섞인 것보다 순수하고 깨끗한 것이 좋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을 연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노력이 필요하다. 인내력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말고 점진적 향상을 기대하면서 차분하게 행하면 된다. 빨리 성장하려다 약하게 자라면 소용없다. 늦게 성장해도 강하게 자라는 것이 좋다. 천천히 성숙의 자리에 이르게 되는 것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고 방향만 잘 설정하면 된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려고 하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방향을 향해 정상적인 속도로 달려보자. 답답하게 여겨지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추월해도 상관하지 말고.
한국교총이 학교장의 관리업무 수당 인상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이는 방과후학교 확대와 온종일 돌봄교실 전면 시행 등 관리업무 부담 증가에 따른 조치다. 교총은 15일 ‘2014년 교육공무원 수당조정 요구 관련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하고, 현재 월봉급액의 7.8%로 돼 있는 학교장의 관리업무 수당을 9.6%로 인상 해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장의 관리업무 수당은 당초 9%였으나 2011년 1월 교통보조비, 가계지원비 등이 본봉에 합산되면서 현행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2011년 당시 일반직의 경우 하향조정하지 않은데다 교감 및 일반 교사의 경우 방과후 학교 운영에 따른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학교의 돌봄기능이 강화되면서 오후 10시까지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등 학교장의 관리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처우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장까지 수당을 인상해야 하는지, 수익자부담이 원칙인 방과후학교의 관리업무 수당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보전하는 것이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 운영여부나 프로그램 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수당을 지급할 경우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 국장은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이 정규 수업 외 교육 및 보호 프로그램으로 학교의 계획에 따라 일정 기간과 시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업무와 책임에 대한 보상을 국가나 지방교육재정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학위제도는 고등교육법과 동법시행령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학위의 종류는 학사 ·석사 ·박사 ·명예박사의 4종으로 되어 있다. 이 중 학사학위는 4년제 대학(교) 졸업자에게 수여되며 논문 제출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논문을 제출한다. 학위 논문은 곧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권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학위논문은 학문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는 글이다. 당연히 자신만의 독특한 업적이 기록되어야 한다. 남의 업적을 몰래 가져오거나 흉내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된 심사위원을 구성하여 논문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남의 논문을 자기 것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를 표절(剽竊)이라고 한다. 논문 표절은 다른 사람이 쓴 학술논문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직접 베끼는 경우다. 연구 결과를 모방하면서,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산물인 것처럼 공표한다. 또는 인용 등을 하면서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자신의 것처럼 기술하는 경우도 많다. 학문적 업적은 독창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표절은 엄격히 말하면 도둑질과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논문 표절이 문제되기 시작한 것은 정부 고위직 임명 절차인 인사청문회 제도가 있고 부터이다. 이 자리에서 일부 학위가 표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결국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국가대표 출신의 국회의원은 당에서 쫓겨나듯 탈당을 했다. 여배우는 석사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혀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하다며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목회 활동을 하던 교회 목사,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 스타 강사 등은 논문 표절로 자리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박사학위 논문 일부를 표절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여전히 국가 고위직 공무원으로 혹은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거나 우리 사회에서 논문 표절을 한 사람들은 피해가 크다.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의식의 부재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덕적 책임은 물론 사회적 책임도 함께 지고 있다. 그러나 논문 표절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논문 학위를 통과시킨 대학 교수들의 책임은 왜 묻지 않는가. 논문은 주제를 잡는 순간부터 교수의 지도를 받는다. 그리고 수시로 면담 및 지도를 받으면서 주제의 방향 등과 연구의 과정을 협의한다. 마지막 논문이 완성되었을 때도 교수는 인준 도장을 찍어 제자의 학위 논문을 세상에 내본다. 실제로 논문의 권위는 대학의 지도교수로부터 나온다.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교수의 지도를 받았느냐가 자랑이다. 현행 학위 제도는 석사학위의 경우에는 3인 이상, 박사학위의 경우에는 5인 이상이 행하는 심사에 통과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교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분야에서 오랜 연구 경력이 있고, 지도를 할 수 있는 교수가 선정된다. 이들에게는 후학을 가르치는 역할도 있지만, 지도 교수로 학문 탐구의 독창성 등을 엄격히 점검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래서 소정의 심사비까지 지급한다. 이런 과정이 있는데도 표절 문제 때문에 지도 교수가 반성한 예는 하나도 없다. 학위를 받은 학생은 적극적으로 부끄러움을 밝혀도 지도 교수는 묵묵부답이다. 박사학위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에는 대학원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박사학위를 취소할 수 있는 규칙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이런 규칙조차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대학은 논문 표절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반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로 나가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다. 지금처럼 적당히 숨어 있는 것은 대학의 자세가 아니다. 그리고 논문 표절을 예방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하기 바란다. 논문 지도 과정에서 표절의 부도덕성 등을 철저히 교육을 해야 한다. 논문 심사 과정을 엄격히 해서 논문 표절을 막고, 논문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위 과정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일부 대학은 대학원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입학 및 학사관리가 엉망이다. 그러다보니 논문 심사도 쉽게 해 입학하고 나면 누구나 학위를 받는다. 그리고 교육부는 논문 표절 예방 시스템을 가동해 표절이 빈번한 대학은 책임을 물어 학위 과정을 폐쇄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논문 표절의 사회적 의식도 강화해야 한다. 학문적 활동을 하지 않는 연예인들조차 논문 표절로 대중에게 사과하고 활동을 중단하는데, 여전히 일부 표절 당사자들은 교수가 되거나 학문할 목적이 아니었다며 높은 지위를 활보하고 다닌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표절이 발각되면 학계나 공직에서 추방당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논문 표절이 발각되면 모든 직에서 영원히 추방당한다는 윤리 의식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2만불 소득에 세계 10위의 수출 국가라고 떠들고 있다. 실제로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한 선진국이다. 그러나 논문 표절을 한 사람들이 버젓이 공직에 있고,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 선진국은 요원해진다. 진정한 선진국은 돈으로 되지 않는다. 의식도 높아야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개별맞춤형교육 실천을 위해 특수교육기관의 법정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 법정정원 충원율조차 55.9%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라는 반론도 나왔다. 9일 국회도서관에서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과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회장 김양수)가 공동으로 주최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한 이유훈 서울맹학교 교장은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성과를 증진시키기 위해 특수교육기관의 학급당 학생 수를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유․초등은 4인 이하의 경우 1학급, 4인 초과 시 2학급을, 중등은 5인 이하의 경우 5인 이하 일 때 1학급, 5인 초과 시 2학급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특수교육법에는 유․초등 4인 기준, 중학교 6인기준, 고교 7인 기준으로 1학급을 설치하고 초과 시 학급을 증설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 교장은 “현재 특수교사의 법정정원은 1만6831명이지만 실제 배치된 특수교육교사 수는 9416명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7000여명의 교원이 충원돼야 하는데 올해 465명에 그쳐 앞으로 법정정원 채우는데 만 35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이 교장은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전담 전문직인력 배치를 제안하며 센터장 1인과 전문직 3인을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자로 규정할 것도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교원 확대와 인력 배치는 환영하면서도 법적 현실성에는 우려를 표했다. 양영애 인천 부현초 특수교사는 “양질의 특수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발제자의 제안처럼 하향조정하는 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양 교사는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인력도 교육경력 15년을 요구할 경우 지나치게 고령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한 뒤 “전담인력의 지역적 여건차를 고려해 최소 3년 이상의 교직경력이 있는 정규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룡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사무처장은 “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급설치 기준은 현재보다 강화된 것으로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법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와 실제 특수교육 현장과의 불일치가 심화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실현가능한 목표를 조항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 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도 같이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교육부도 무리라는 입장이다. 정민호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은 “특수교육지원센터 인력과 전문직 추가 배치 등이 발제처럼 되려면 30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며 “단기간에 너무 무리한 인력 배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김세연 의원은 “2007년 제정된 동법은 법률상의 미비와 후속조치 미흡으로 장애유아 의무교육,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인프라, 특수교육지원센터 역할 및 조직 등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며 “오늘 나온 의견들을 모아 현실적인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