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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원대책 마련커녕 편 가르기 행태 코로나19 대응에 온 힘 쏟는데 ‘허탈’ 하윤수 교총 회장 “전국 교육자에 공식 사과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개학 연기에 의견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댓글에서 교원에 대해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으로 묘사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조 교육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이번 조 교육감의 실언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 현장과 교원들을 무시하고 왜곡된 평소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조 교육감의 잘못된 언행으로 교원들이 국민들 앞에 놀고먹는 집단,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는 점에서 허탈감과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교원들은 매일 유선과 인터넷을 통해 학생 건강 상태와 학습 상황을 체크·피드백하고 학사일정과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등 수시로 내려오는 공문 처리와 방역물품 확보에 숨가쁘다”며 “긴급상황에 교육 본연의 역할을 넘어서는 돌봄교실에까지 조를 짜 참여하며 헌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원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명예를 훼손하고 교권추락에 앞장서고 있다”고 개탄했다.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교직사회를 편 가르기 해 싸움을 붙이는 것은 교육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은 일이며 정치적 행태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비판 여론을 인식한 조 교육감은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해명의 글을 추가로 올렸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글로 상처를 받은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개학연기를 두고 조정돼야 할 여러 사안을 두고 고민하다가 나온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헌신하고 계신 분들을 이리저리 나누거나 차별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모두가 애쓰는 가운데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었다”고 해명했다. 교총은 페이스북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금이라도 전국 교육자 앞에 진정 어린 마음을 담아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깨끗이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주말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교사 비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교사를 지원해야 하는 서울 교육의 수장이 교사를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집단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수백 개의 댓글과 항의 전화에 결국 하루 지나 사과문 아닌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교사가 방학이라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교육감의 인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진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을 봤기 때문일 것이리라. 기자도 학교 현장을 드나들면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들을 종종 본 기억이 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는 입지전적 인물이어서 2억 원의 뇌물을 주고도 버젓이 시교육청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 월급을 받았다. 임용을 통해 직에 입문한 공립교사였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교실 구석에 노인 단돈 3만 원짜리 케이크를 늦게 돌려주기만 해도 징계를 받는 것이 교사의 현실이니까. 그러나 그 인물은 버젓이 직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그 잘난 ‘월급’을 받았다. 그렇다고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다. 아니, 사실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형편이었다. 구속수감이 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구속수감이 된 상태에서도 그는 직을 유지했다. 권력은 물론이요 ‘월급’도 챙겼다. 대법원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 1, 2심 전부 유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교사였다면 검찰 기소 단계에서 이미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무죄 추정의 원칙? ‘행정벌과 형사벌은 별개’라는 논리로 직위 해제와 징계는 바로 시작됐을 것이고, 1심 유죄 이후에 징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것이다. ‘억울하면 무죄 받고 나서 소청 심사를 내라’는 말과 함께. 그는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직에서 물러났지만,놀랍게도 퇴직하고도조희연 교육감에게 월급을 받는 모양이다. ‘선거사범’인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가 시교육청의 ‘선거교육’ 관급 사업을 맡겼으니 사실상 시교육청 예산으로 월급을 챙겨주는 꼴이 아니겠는가. 조희연 교육감이 살뜰히도 챙겨줬다. 그렇다, 조희연의 전임 진보 교육감 곽노현 전 교육감의 얘기다. 선출직 교육감만큼이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사람이 교육계에 있을까 싶다. 곽 전 교육감만이 아니다. 그동안 감옥을 드나들면서도 대법원의 유죄 판결 전까지 직을 유지한 교육감은 한둘이 아니다. 감옥에 가서도, 퇴직하고서도 월급을 챙겨 받는 ‘감님’들에게과연 교사를 폄하할 자격이 있을까.
[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 코로나19의 여파가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즘이다. 공연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적게는 몇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관객이 모이게 되는 것이 공연이다 보니, 개막을 연기하거나 조기 폐막, 공연 취소를 결정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엄혹한 상황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에 한 줄기 위로를 건네는 것은 결국 예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잠시 멈춤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직접 극장으로 향하지는 않더라도 생생한 무대를 안방에서 만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유튜브=세상 모든 영상 자료의 보고인 유튜브. 공연 자료를 찾아보는 데에도 이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 추천 검색어는 ‘프레스콜’. 이는 공연 개막 후 기자를 대상으로 공연의 몇 장면을 공개하는 일종의 하이라이트 공연 행사를 의미한다.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넘버나 장면들은 작품에서 놓치면 안 되는 중심적인 장면일 때가 많은 만큼, 공연의 핵심을 모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자료일 듯하다. 특히 실제로 공연을 보기 전에 작품의 결말이나 반전을 알고 싶지 않은 ‘노 스포일러’ 족(族)에게는 더욱 안성맞춤이다. 뮤지컬 제작사들에게도 유튜브 계정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올랐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작품의 매력을 담아내는 데 영상만큼 좋은 홍보 수단은 없기 때문. 그중에서도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을 제작해온 EMK뮤지컬컴퍼니의 계정은 주목할 만하다. 시츠프로브(오케스트라와 배우들이 처음으로 합을 맞춰보는 리허설 과정) 현장 영상은 작품의 음악을 보다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고, 배우들간의 친분과 개인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은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게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한편, 전국민이 유튜버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요즘에는 뮤지컬배우들 또한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끼가 넘치는 배우들이 직접 진행하는 브이로그 콘텐츠, 노래·춤〮 연습 동영상 등을 통하면 작품이 만들어지는 생생한 준비 현장, 백스테이지 분위기 등을 엿볼 수도 있다. ■공연 생중계=최근 들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형식의 온라인 콘텐츠. 현재 극장에서 공연 중인 최신 작품을 전막 생중계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그야말로 안방에서 드라마를 보듯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연 생중계는 카카오TV와 네이버 TV캐스트 등 포털 사이트의 라이브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데, 평소 중계 일정표를 잘 확인해두면 먼 곳에 있는 극장까지 발걸음하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발맞춰 발빠르게 생중계 콘텐츠를 기획한 예술단체도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3일 온라인 콘서트를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헌정한다는 의미로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 단원들은 부지휘자 윌슨 응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했다. 여기에는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들을 포함해 코로나 19와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영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세종문화회관 또한 서울시오페라단의 기획공연 오페라 톡톡-로시니(3월 31일) 를 시작으로 4월까지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의 경우 ‘예술로 다가가기’라는 타이틀로 취소된 공연을 무관중으로 생중계하거나, 전속 예술단체의 레퍼토리를 라이브 스트리밍한다. 바흐, 라흐마니노프, 엘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경기필하모닉의 연주회(3월 19일), 밴드 퀸의 명곡 메들리, 겨울왕국 메들리 등 대중적인 곡으로 구성된 앙상블 콘서트(3월 21일), 김유정의 봄봄, 이상의 봉별기 등 소설을 민요와 창작음악으로 풀어낸 경기도립국악단의 민요소설극장(3월 28일) 등이 오후 4시마다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렇게 전체 공연을 집에서, 그것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면 누가 공연을 보러 가겠냐고 반문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잊지 마시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운드, 라이브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은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실황 영화=공연 실황 영화는 무대 위에서 상연되는 공연을 촬영해 한 편의 영화처럼 담아낸 작품. 편집을 거쳐 완성도를 높이는 만큼 라이브 생중계보다 더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점과 뛰어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의 오리지널 제작진의 손끝을 거친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 등 공식 다운로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실황 영화를 추천한다면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키다리 아저씨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 이중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 초연 25주년을 기념해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특별 공연의 실황을 담고 있는 영화로, 2012년 한국에서 개봉한 당시 공연실황 영화로서 최다관객을 기록한 바 있다.
손열음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4년 만에 마련된 리사이틀로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신보 발매를 기념해 진행되는 만큼 음반의 수록곡과 같은 슈만의 곡으로 꾸려진다. 프로그램은 ‘어린이 정경 Op.15’를 비롯해 슈만에게는 행복과 좌절을 넘나드는 시기인 1836~1839년 사이 작곡된 곡들로 채워진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슈만과 모차르트를 꼽아온 손열음이기에 이번 공연에서 어떤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5.13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뮤지컬 리지 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프로 한 뮤지컬 리지가 아시아 초연한다. 작품은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을 중심으로 언니 엠마,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는 가정부 브리짓까지 네 명의 인물이 이끌어간다. 유리아, 나하나, 김려원, 홍서영, 최수진, 제이민, 이영미, 최현선 등 남다른 가창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더불어 파워풀한 에너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4.2-6.21 |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 데뷔 15주년, 앙상블 디토 활동 마무리 등 지난 한 해 자신의 음악 커리어에서 의미 있는 시기를 보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2020년 타카치 콰르텟의 비올리스트로 합류하며 새로운 활동의 시작을 알린 그가 리사이틀 French Music Night로 한국 관객에게 인사를 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여러 페스티벌과 레코딩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플루티스트 필립 윤트, 하피스트 엠마누엘 세송과 함께 포레와 라벨, 드뷔시의 작품 등 매혹적인 프랑스 클래식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5.22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5.26 마포아트센터 | 5.27 충남도청 문예회관 발레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2012년 공연 이후 8년 만에 돌아온다. 작품은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안무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에 의해 속도감 있게 각색해 밀도를 높인 버전.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여섯 요정들의 춤을 3막 결혼식 축하연으로 대체하는 등 전개를 매끄럽게 다듬으면서도 기술적 바리에이션과 디베르티스망을 집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4.2-4.5 | 유니버설아트센터
남녘의 봄꽃은 처연하게 아름답습니다. 희고 붉은 매화 꽃잎은 하롱하롱 지고 있고, 붉은 동백은 붉은 꽃송이가 뚝뚝 떨어져 내립니다. 봄꽃이 무수히 피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마음밭에 새싹조차 내밀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합니다.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시절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절기로는 분명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운 날씨가 이어질 때 쓰입니다. 좋은 시절이 왔어도 상황이나 마음이 아직 여의치 못하다는 의미로 지금의 상황에 잘 어울립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은 전한시대의 미인 왕소군을 소재로 지었다고 합니다. 왕소군은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의 궁녀로 절세의 미녀였다고 합니다. 원제는 후궁들이 많아 일일이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모연수(毛延壽)라는 궁중화가에게 후궁들의 초상화를 그려 바치도록 하여 마음에 드는 후궁을 낙점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궁들은 뇌물을 주면서 잘 그려주도록 간청하였는데, 왕소군만은 뇌물을 주지 않아, 모연수는 그녀의 얼굴을 매우 추하게 그려 바쳤으므로,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흉노족의 왕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궁중의 여인을 왕비로 달라고 원하자, 황제는 추녀로 잘못 알고 있던 왕소군을 그에게 주기로 한답니다. 왕소군이 흉노로 떠나는 날, 처음 왕소군을 실제 보게 된 황제는 격노하여 모연수를 죽여버립니다. 졸지에 말도 통하지 않는 흉노에게 시집을 가게 된 재주와 미모가 출중한 여인 왕소군은 가는 길에 서글픈 심정을 금에 담아 연주하였는데 구 처연한 아름다운 모습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날개짓하는 것을 잊고 떨어졌다고 하여 '낙안(落雁)'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합니다.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몸이 야위어 허리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 이는 가느다란 허리 때문만은 아니라네. 우리나라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갈나무가 새로운 숲의 주인으로 자라는 이야기를 다룬 『신갈나무 투쟁기』는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은 시기에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무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습니다. 살떨리는 삶의 현장과 치열한 숲의 투쟁사를 중심으로 나무의 일생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몸의 일부는 그 무지한 놈들에게 자선해야만 했다. 베풀고 사는 생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누가 그런 말을 하는가. 나무에게 잉여란 얼마나 힘겨운 투쟁의 산물이던가. 남의 일에 그리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 남의 재산이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낳은 위선이다. 그저 남의 일이니까 쉬운 말로 생태계 부양능력이라고 하는가. 먹고사는 곤충이 건강해야 새들이 건강하고 그래야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된다고 하던가. 나비가 날아드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무리는 또 누구인가. 한 마리의 나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식물이 먹히고 또한 얼마나 많은 식물이 공포에 떨었던가. 차라리 건전한 생태계란 무수한 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정확하게만 말해 주어도 나무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다. p.235~236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고 느끼지만, 봄숲은 나무와 풀들이 그들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며 새로운 계절 속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수한 봄꽃이 피었다 지는 것처럼 우리를 간섭하고 힘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는 존재도 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때까지 자연에 순응하는 신갈나무처럼 나를 갈무리하며 주변을 배려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 건강한 새봄되시기 바랍니다.^^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 진승훈 지음, 지성사, 2008(개정판)
지난 일요일 광명역 인근의 서독산(書讀山), 가학산(駕鶴山)을 다녀왔다. 아내, 처형과 함께.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의 등산은 괜찮다고 보았다. 아파트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곧바로 서독산 입구로 이어진다. 안내 푯말의 서독산, 가학산 이름이 낯설다. 친근하지 않다. 처음이라 그럴 것이다. 계단을 오르며 만난 첫 야생화는 제비꽃. 그런데 꽃 주위 낙엽이 흩어져 있다. 사람들이 제비꽃을 보이게 하려고 덮었던 낙엽을 치운 것. 이것 제비꽃 생육에 좋을까? 현재 이 제비꽃 생육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다. 이 행동 사람 중심의 생각 아닐까? 아내는 흩어진 낙엽을 다시 제비꽃 주위에 놓아둔다. 두 번째 만난 야생화는 노루귀. 부사(府使) 묘소를 지나니 등산로 오른쪽에 나타난다. 노루귀 군락지다. 꽃 색깔이 분홍색인데 진한 정도가 다르다. 흰색 노루귀도 있다. 이야생화를 보고 생각한 것은 첫째, 어떻게 여기서 자생하고 있을까? 둘째, 연약한 줄기가 어떻게 무거운 낙엽 사이로 비집고 올라왔을까? 셋째, 추위를 이겨낸 강인함과 생명력은 자연의 경외감이다. 서독산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니 가학산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우측에 내 키만한 나무 하나가 있다. 수술을 주렁주렁 늘어트리고 있다. 수원 칠보산에서 많이 보았던 나무다. 수술에 손을 대니 송홧가루 같은 것이 날린다.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니 개암나무란다. 헉, 이게 바로 그 개암나무라? 문득 개암열매를 떠올렸다. 개암에 관한 추억 하나. 45년 전 학군단 시절이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3주간 입소하여 군사교육을 받는다. 소사에 있는 33사단인데 산악행군하면서 심심한 입을 개암열매의 고소함이 행군의 지루함을 잊게 해 주었다. 열매를 입 안에 넣어 깨뜨리면 ‘딱’ 소리가 난다. 껍질 속에는 속살이 있다. 마치 알밤을 먹듯 먹었던 것. 가학산(해발 220m) 정상이다. 서독산 쪽에는 패러글라이딩이 하늘을 날고 있다. 무려 6개다. 혹시 공중에서 조정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을까? 망원경으로 보니 1인이 타고 있다. 나도 더 늦기 전에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해 볼까? 공중에서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제 하산이다. 다시 서독산으로 향하면서 패러글라이딩 출발 장소로 가 보았다. 마침 한 사람이 공중 비행 출발 직전이다. 날개를 펴고 바람을 맞고 있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부니 곧바로 공중으로 뜬다. 패러글라이딩은 취미생활로 모험심이 강한 아주 좋은 스포츠라고 보았다. 바로 옆에 동굴 하나가 있다. 입구에서 보니 세 개의 굴이 보이는데 가운데 있는 굴은 깊다. 스마트 폰으로 비추니 빛이 닿지 않는다. 컴컴한 어둠만 보이는데 그 깊이가 깊다. 처형 말로는 금속을 캐내던 폐광이라고 한다. 폐광을 보며 이런 상상을 해 본다. 혹시 이 동굴로 들어가면 광명동굴로 이어지지 않을까? 스마트 폰이 인터넷 세상을 바꾸고 있다. 개암나무에 암꽃이 있다는 사실 스마트 폰 검색으로 처음 알았다. 아내에게 이야기 하니 이미 알고 있다. 개암나무 줄기를 자세히 관찰하니 아주 작은 붉은색 꽃이 보인다. 수꽃의 꽃가루를 받아 들여 열매를 맺는 것이다. 이 꽃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작심하고 관찰해야 한다. 다음에 여기 다시 와야겠다. 그 땐 코스를 달리하여 도덕산과 구름산도 답사를 해 보아야겠다. 산행 가이드 역할을 해 준 처형께 고마움을 전한다. 저녁은 뼈감자탕을 주문하여 집에서 끓였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사람 많은 식당을 피한 것이다.
뒤늦게 찾은공부할 권리 겨울나무들은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시원하게 서서 어두컴컴한산책 길을 반겨줍니다. 마치 거인들이 서서 맞아주는 듯한 이른 아침 풍경은 늘 나를 압도하곤 하지요. 나무로 태어난 숙명을 완벽하게 해내고 침묵으로 말을 하는 우람한 나무들이 지난 시간 여러 갈래로 뻗은 가지들을 자랑하며 묻습니다. 교사라는 옷을 벗고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일상 앞에 내가 드러낸 가지들이 너무 초라하지는 않은지 엄숙하게 묻고 있으니! 아침마다 숙제를 하듯 그 질문에 답할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이제 자유인으로살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공부'임을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저에게 '공부'는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해야 했던 숙제였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달려야했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니 공부하는 재미는 사치스러운 언어였습니다. 오직 그 길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외길이었습니다. 일하기 위해, 돈을 벌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 운명처럼 받아든 그 길이 어느 새 41년 저 뒤로 긴 그림자를 새겨 놓았습니다. 이젠 아무도 나를 일터로 내몰지 않을 지점에서 진정한 공부를 시작할 생각으로 2020년을 시작하며 '공부할 권리'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더 이상 선생의 길을 걷기 위해 공부를 의무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가볍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는 의무가 아닌 권리가 되는 순간,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작가 정여울의 첫 문장이 가슴에 꽂혀 읽게 된 책입니다. 납부금이 없어 중학교를 갈 수 없었던 그 서글픈 유년의 아픔을 꼭꼭 밟으며 새롭게 시작할 나의 공부 인생에 희망찬 지평을 열어준 작가에게 고마움도 전합니다. 작가 정여울은 이 책에서 그가 애독한 책을 매개로 자신의 문학적 취향을 꾸밈 없이 드러냅니다. 그가 읽은 책들을 찾아 읽으며 함께 공부의 길을 걸을 생각만으로도 기쁩니다. 책 속의 책들을 만나는 일은 새 친구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입니다. 그가 신문에 연재하는 서평들을 꼭 읽어보는 편이라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숙한 이름입니다.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공부에 대한 개념도 명쾌해서 좋습니다. 지금 나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공부를 준비하고 있으니. 책 속에서 만나는 생각의 동지들 15세기 화학자이자 의학자인 파라켈수스는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모습대로 되고, 인간은 자기가 상상한 바로 그 사람이다." 라고 말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에 갈 형편도 안 되는데 책을 붙들고 사는 나에게 계모님은 교과서를 내동댕이치며 소리치곤 하셨지만 내 가슴 속에는 늘 공부하는 내 모습을 그렸고 그대로 이루어졌으니 파라켈수스의 말은 진리에 가깝습니다. 아니, 진리입니다. 시대를 뛰어넘어생각이 같은 동지를 만나는 건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니 이제 다시 상상을 시작하렵니다. 세상의 책들을 최대한 많이 읽고 소화시킨 양념으로 내 생각을 버무려 김장 김치처럼사랑 받는글김치를 담고 싶습니다. 그것이 죽는 날까지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할 권리'입니다. 책을 읽을 수 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꿈을 꾸는 바로 지금이 최상의 순간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때문에 두문불출하며 책과 더 친해졌으니, 어떤 상황에 처하든 어두움보다 빛을 찾으며 살고싶은 오랜습관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서평임에도 작가 정여울이 직접 쓴 책처럼 읽혀지는, 그의 손끝에서 잘 버무려진 김장 김치처럼 맛깔나는 표현들로 글맛을 돋게 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한 권의 책이, 한 문장이 주는 깊은 위로와 감동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꼭 그렇게 살기를 갈망하고 상상하는 중입니다. 카를 융뿐만 아니라 정신분석학자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에릭 에릭슨은, "중년이 되면 또 다른 생산성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기 삶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게 아니고 자기가 여태껏 쌓아온 축적된 지적 경험, 경험으로부터 쌓은 지혜, 보유한 물적 토대 이런 것들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중년의 삶은 아주 중요한 과제를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자유인으로 사는 남은 인생은 배우고 익히고 공부한열매를 어떻게 나누어야 생산성을 높이는 겨울나무가 될 것인지 생각하며 살고 싶습니다. 작가 정여울이 소개한』 책 속의 일자천금 같은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닫습니다. 코로나19로 어두운 세상이지만 마음의 등불을 켜시고 오늘도 건강하시길!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리라. 누가 가장 강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참다운 인간은 집단이 강요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을 소개하며 이 글을 닫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에서 "현대인은 어디서나 감옥에 갇힌 수인이다. 시간을 뺏는 자동차에 갇히고, 학생을 바보로 만드는 학교에 잡혀 있고, 병을 만드는 병원에 수용되어 있다. 사람은 기업과 전문가가 만든 상품에 어느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자기 안에 있던 잠재력이 파괴된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에서
올해의 작은 소망 하나!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백두산 야생화 너도개미자리 꽃보기. 언제 백두산 가서 야생화 하나 슬쩍 했나? 아니다. 백두산 천지 구경하러 다섯 차례 정도 간 적은 있어도 식물을 가져 온 적은 없다. 진정으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혼자 보려고 캐가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이 공익적이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다. 그럼 백두산 야생화가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을까? 작년 10월 국립수목원을 탐방한 적이 있었다. 수원가로수시민봉사단 연수에 동참한 것. 거기 화분만들기 실습에서 너도개미자리 화분 하나 만들어 선물로 가져왔다. 그 자생식물 우리 아파트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잘 자라고 있다. 장소도 옮기고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으로 바꾸었다. 국립수목원은 작년 10월 ‘백두산 자생식물 너도개미자리 시범재배 성공’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야생화 농가와 함께 시범재배 성공하여 지난달 국내 유통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이 식물은 추위에 강해 월동이 가능하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꽃은 관리를 통해 봄과 가을에 걸쳐 이중 개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너도개미자리가 맨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뒷베란다에 위치했다. 줄기는 마치 꽃잔디 같이 손으로 만지면 거칠거칠하다. 그런데 자람이 더디다. 잎이 말라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점차 초록보다 갈색이 더 많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닐까? 앞베란다로 옮겼다. 다시 큰 화분에 옮겼다. 이 식물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벼룩나물과 함께 자라고 있는데 벼룩나물 속으로 줄기를 뻗고 있다. 햇볕 받으라고 줄기를 밖으로 끌어냈다. 까칠했던 줄기에서 부드러운 새잎, 새줄기가 나오고 있었다. 까칠한 것은 작년 것이고 올해 것은 부드러운 것이다.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인 것이다. 잘 자라고 있으니 이제 여름에는 여기서 하얀 꽃이 필 것이다. 한 두 송이가 아니라 여러 개일 것이다. 산림청 자료를 보니 꽃 피고 열매를 맺은 후 열매를 제거하면 다시 개화를 한다고 한다. 1년에 두 번 꽃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 조경용 꽃잔디를 대체할 수 있다고도 한다. 너도개미자리는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보호종 식물로 현재 산림청 산하 국립수목원, 야생화 농가, 일부는 한국야생화협회에서 증식하고 있는 것으로 얄려졌다. 아마 나처럼 야생화를 좋아하는 개인도 분양 받아 키우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소망 하나 추가. 올해 꽃을 보는 것은 물론한교닷컴 애독자에게 분양한다는 소식 전하기다.
코로나19가 나의 생활을 확 바꾸어 놓았다. 나의 뜻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뀐 것. 포크댄스 수업 모두 휴강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경기상상캠퍼스를 비롯해 복지관 한 곳, 경로당 문화교실 네 곳을 뛰어야 하는데 ‘집콕’이다. 주당 수업시수 9시간이 0시간이다. 당연히 재능기부도 스톱이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 월요일 오전 시간을 코로나19 전후로 비교해 본다. 평상시에는 아침 식사 후 주민센터 탁구교실에서 10시부터 2시간을 땀을 흘리며 보낸다. 포크댄스 수업이 없으면 동호회원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세상사 이야기 나눈다. 경로당 수업이 있으면 경로당 회원과 식사를 하고 포크댄스를 가르친다. 오늘 오전 어떻게 변했을까? 10시, 전기밥솥 수리 차 서비스 센터에 들렸다. 대기 중인 손님이 많아 12시 20분에 수리된 밥솥을 찾았다. 센터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들을 피하려고 차안에서 기다렸다. 여기서 특이한 광경 목격. 밥솥 수리를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밥솥을 든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 이것을 해석해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세 끼 집에서 식사하는 가정이 늘었구나! 그러나 보니 자주 사용하는 밥솥이 고장이 났구나! 남성의 가사 참여 내지는 조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구나! 센터 손님의 비율을 보니 남성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의 가사참여는 조력이 아니라 당연히 할 일이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본다. 점심시간이다. 식당에서 혼밥? 아니다. 내 차는 마트로 향한다. 혼자서 장을 보는 것이다. 홀로서기 연습 중인데 어느 덧 익숙해져 간다. 구입한 목록은 서리태, 밤고구마, 딸기, 어묵, 참다래다. 서리태와 어묵은 주식이고 나머지는 간식이다. 아침 아내가 끓여놓은 전복미역국을 또 먹지 않고 집밥 메뉴를 바꾸려는 것.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이 모이는 식당은 피한다. 내가 준비한 어묵 무국, 몇 차례 성공한 적이 있다. 입맛 까다로운 아들도 맛을 보고는 “어, 이것 아빠가 끓인 것 맞아? 먹을 만한데.”하며 반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재료야 간단하다. 어묵과 무가 주재료이고 된장과 미나리, 양파, 멸치, 달래, 파 등이 들어갔다. 국에 밥을 말아 김치 한 조각 얹어 먹으니 꿀맛이다. 내가 직접 요리하고 나의 노력이 들어가서 그런가? 후식으로 딸기와 키위를 먹었다. 봄내음이 상큼하다. 지금 가스레인지에 고구마를 삶고 있다. 간식용이다. 40년 전 스카우트 지도자 훈련 당시 잊혀지지 않는 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자’ 하루 세 끼 시간 맞추어 제대로 먹고 충분한 수면 시간 갖고 배설까지 잘 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 위생이 우선이지만 건강한 신체라면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최근 교육부가 사회통합전형 운영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대입 공정성을 강화 3개 법령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회통합전형의 법제화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의이 입학 전형 시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이 법제화된다. 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2022학년도 대입부터 수도권 대학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와 지역 학생을 각각 정원의 10% 이상 선발하게 된다.이번에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에는 “대학은 차별 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담겼다.대입 전형의 사회통합전형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에는 37조 7항(사회통합전형의 운영)이 신설된다. 이 조항은 “차별없는 고등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전체 모집인원 중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이 필요한 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대학들은 자체적인 계획에 따라 사회적배려대상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이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전형의 모집인원이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학 입학 전형은 사회통합전형은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과 지역 학생을 위한 지역균형전형으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시행령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과 지역균형전형을 각각 10% 이상 운영하도록 명시한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모든 4년제 대학에 의무화하고 지역균형전형은 수도권 대학에 권고하기로 했다. 이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법제심사를 거친 뒤 21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사회통합전형의 대상자, 선발 비율 등은 법 개정 뒤 시행령으로 규정하게 된다.이제까지는 교육부가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해 사회적 배려자를 선발하는 고른기회 특별전형의 확대를 유도해 왔다. 하지만 해당 전형의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선발비율이 11.1%인 데 반해 수도권 대학의 평균 선발비율은 8.9%(이상 2019년도 기준)로 2009년(7.3%)보다 1.6% 포인트 확대되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대(4.8%), 연세대(5.0%), 고려대(4.9%), 서강대(7.3%), 성균관대(5.7%) 등 서울 주요 대학의 사회적 배려 대상 입학 전형자는 전체 모집 정원의 5~7% 안팎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농어촌, 저소득층, 장애인, 특성화고 졸업자 등 대학의 고른 기회 특별 전형 비율은 2009년 지방대학 6.7%, 수도권대학 7.3%, 전체대학 7.0%에서 2019년 지방대학 12.6%, 수도권대학 8.9%, 전체대학 11.1%로 증가했다. 이번 교육부의 사회통합전형의 법제화에 대학들은 사회통합을 고려한 학생 선발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비율을 명시해 강제하는 데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대학이 정원 외 선발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추가 확보하거나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늘릴수록 지방대학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도권 주요 대학의 경우 기존 고른 기회 특별전형의 지원자 자체가 적어 미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대학들은 대학의 자율권 보장이라는 대원칙에서 이번 사회통합전형 비율 강제보다는 궁극적으로 대학이 전형 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해서 실행해야 한다는 ‘자율 전형권’을 갖는 정책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 대학의 자율전형권과 교육부의 10% 사회통합전형 방침이 어떻게 적절하게 조율되느냐가 큰 관건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많이 한다. 급변하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의 교환과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다. 특히 다양한 쟁점의 이해와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접근법으로 학교에서 토론 수업이 채택된 것이다. 토론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거의 문제점을 극복한다.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고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다. 지식에 수동적으로 접근하던 방식을 탈피하고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교육이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고 획일화되어 있었지만, 토론 수업 형태는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타인과 협력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교육 형태를 만든다. 하지만 토론 수업에도 문제점이 있다. 토론은 개인이 취해야 할 자세와 태도 등이 있다. 이런 교육이 없이 토론에 몰입하다 보니 설득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입하고 가르치려 한다. 의견이 다른 경우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결국 감정이 개입되고 말싸움으로 변질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토론에서 분위기를 장악해야 한다거나 이기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이는 토론의 중요한 기능인 의사소통에 어긋나는 취지다. 수업시간에 글쓰기를 권하고 싶다. 학습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사실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지식에 가장 먼저 접근하면서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명시적 이해를 한다. 이 때 학습자는 교사와 수업을 통해 지식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혼자 할 수도 있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스스로 ‘왜 그런가. 이유는 무엇일까’ 등을 탐구하면서 추론적 사고를 하게 된다. 추론적 사고는 지식을 새롭게 생산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다시 지식의 분석, 종합, 평가를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면서 학습의 과정을 완성해 간다.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모든 단계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의 관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제 사태에 적용함으로써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난다. 곧 창의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들은 글쓰기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그중 하버드대의 글쓰기 교육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역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대학에 교양 국어를 없애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 대학들이 이렇게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깊이 있게 사고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글쓰기는 국어 수업의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학적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를 구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결과다. 글쓰기가 국어 시간에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는 문학적 글쓰기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실용적 글쓰기다. 이는 특정한 목적에 따라 특정한 인물과 소통을 해야 하는 소통적 글쓰기다. 배움의 과정에서 필요한 요약문이나 보고서 작성 등은 소통의 목적에 맞아야 하고, 분명한 대상을 향해야 한다. 이는 재능보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독서를 하고 토론 능력을 키우듯 글쓰기도 누구나 갖추어야 하는 능력이다. 반면 시, 수필, 소설 등을 쓰는 문학적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해서 글쓴이의 개성이 두드러진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용적 글쓰기와 소통의 영역이 다르다. 이는 기본적으로 타고나야 한다.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독서는 완전한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밀한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즉 독서, 토론, 글쓰기는 인류가 지식을 나누는 방법으로 오래전부터 즐겨오던 것이다. 이들은 형태도 변하지 않았지만, 글쓰기는 오히려 취향과 깊이가 다변화되어 남아 있다. 즉 유튜브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대중매체의 양태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글쓰기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교실에서 글쓰기를 하지만 정작 체계적인 지도가 없어 적절한 배움을 일궈 내지 못한다. 지도 과정 없이 과업형, 과제형으로 하는 글쓰기는 잘하는 사람은 능력을 발휘하는 시간이 되지만, 능력이 뒤처지는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곤욕스러운 시간이 된다. 글쓰기는 학습자의 능력을 키워주는데 핵심이 있다. 글쓰기 능력은 정보를 수집하고, 조직하고, 표현하고, 고쳐쓰기까지 전 과정에서 반드시 지도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의 평가를 지향하는 요즘 추세에도 적합한 교육 방식이다. 글쓰기는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고하고 마침내 결과물을 만든다. 전 과정에서 교사가 지도하지만 결국은 학생 자신이 집중하고 완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피드백 내용을 상호연결하면서 글을 써 가는 능력을 신장하기 때문에 성장의 기쁨을 느낀다. 교사는 글쓰기 준비 단계를 포함한 과정부터 결과물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과정 중심의 평가에도 적합하다. 교사는 지도 과정에서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머릿속에 어떤 배움이 만들어졌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업 전문가로서 평가 전문가로서 안목을 가질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각과 느낌, 가치관, 정서 등 복합적인 것들을 정리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글쓰기는 지식을 종합하고 확장하면서 앎의 수준을 높인다. 창의성도 발현되는 과정이다. 글 쓰는 과정에서 남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자기만의 의견을 표현하면서 바람직한 정서를 강화하기도 한다.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하고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창의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로 키우려면 반드시 글쓰기 교육을 해야 한다.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위기의 시기에 외부와 격리가 되거나 일상 교류가 제한되면서 정서적, 신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자천, 타천으로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자유와 그리움을 하소연하기도 한다. 가정에선 청소년들의 활동반경이 제한당하면서 부모와 자녀 간에 심리적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일상 속의 소소한 행동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하여 묻고 싶다. 과거 ‘군자’를 꿈꾸던 위인들이 일상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기고 ‘대인’이 할 일은 아닌 것이라 탐탁지 않게 여겼다면 그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또한 우리의 삶이 일상의 사소함이나 평범함을 뛰어넘어서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것인지? 재삼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의 우화를 보자. “아래 강에 사는 자라는 얼음물로 세수를 하고 거북이한테 세배를 갔다. 거북이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의 세배를 받았다가 덕담을 하였다. ‘올해는 사소한 것을 중히 여기고 살게나.’ 자라가 반문하였다. ‘사소한 것은 작은 것 아닙니까? 큰 것을 중히 여겨야 하지 않을까요?’ 거북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내가 오래 살면서 보니 정작 중요한 것은 사소한 것이었네. 사소한 일을 잘 챙기는 것이 잘 사는 길이야’ 자라가 이해를 하지 못하자 거북이가 설명하였다. ‘누구든지 보면 그가 사소한 것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금방 알게 되네. 사소한 일에 분명하면 큰일에도 분명하네. 사소한 일에 부실한 쪽이 큰일에도 부실하다네.’ 자라가 물었다. ‘그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사소한 일은 어떤 것입니까?’ 거북이가 대답하였다. ‘평범한 생활을 즐기는 것, 곧 작은 기쁨을 알아봄이지. 느낌표가 그치지 않아야해. 다슬기의 감칠맛! 상쾌한 해바라기! 기막힌 노을! 총총한 별빛!...’ 자라는 일어나서 거북이한테 넙죽 절하면서 ‘어른의 장수비결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느리고 찬찬함, 곧 사소한 것을 중히 알아보는 지혜이군요.’ 라고 말하면서 기쁨을 안고 나왔다” 이는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기에 소소한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제공하는 이야기다. 그렇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상의 소소함이 얼마나 행복의 원천인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본의 한 작가가 언급한 ‘소확행’이란 말에 익숙해져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일까? 지금이야말로 이에 대한 질문에 누구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다. 외부와의 차단을 강요당하는 지금,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행하는 사소한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복한 삶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되돌아보자. 무엇이 나를 즐겁게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가? 평범한 하루에서 행복을 느낀 적은 없는가? 있다면 그것은 언제인가?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지금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질문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지금이야말로 ‘전화위복’의 시기다. 그리고 나 이외의 타인에 대한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인식할 때이다. 나만이 행복해서는 의미가 없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 더불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소함과 평범함에서 진리를 깨닫자. 진리는 단순하다. 그것은 깨달음의 소중한 경험에서 나오기도 한다. 누군가 인간이 불행한 것은 ‘골방에서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혼자서 사색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지금은 분명 위기 속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우리의 주변에 가까이 있다. 그것을 깨닫는 사람이 행복의 주인공이다. 지금처럼 우리의 소소하고 평범한 삶을 사랑하자. 이는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제한적 삶이 지속되는 지금의 위기가 주는 더없이 소중한 교훈이다.
500년 역사를 이어온 조선 왕조는 근대의 길목에서 쇠퇴의 길을 걷는다. 결국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고통에 발이 묶인다. 왕실 사람은 물론 사대부, 시골의 평범한 백성들까지 굴욕을 겪는다. 참혹함 속에서도 의연히 싸워 다행히 광복을 찾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우리 민족은 또 따른 시련을 만난다. 이념의 줄타기를 하다가 무모한 침략의 희생을 당한다. 동족 간의 전쟁이 남긴 상처는 오래갔고, 가난한 시대는 계속된다. 역사의 굴곡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목숨을 보전하는 것조차 힘든데 민족정신인들 남아 있겠는가.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조상이 남긴 문화재는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까. 손재형과 전형필은 문화재를 목숨처럼 지켰다. 그들은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당하고 식민지가 시작되는 역사의 소용돌이를 전후로 해서 태어난다. 일제강점기에 공부하고, 탄압이 극심해져 우리말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시대에 살아간다. 그야말로 암흑기에 젊음을 보낸다. 그들은 비참한 시대에 살면서도 정신의 힘은 잃지 않는다. 손재형은 한국 서예의 모습을 제시한 인물이다. 전통 서예의 맥을 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여 한국 서예의 중심축을 이룬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서예(書藝)’라는 용어도 그의 제안으로 시작된다. 그는 추사(秋史) 김정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집 이름도 ‘추사를 존중하는 집’이라는 의미로 ‘존추사실(尊秋史室)’이라 쓰기도 한다. 그가 추사를 좋아하게 된 데에는 서예계 선배인 이한복의 영향이 크다. 이한복이 세상을 떠나자, 서예 연구 자료와 서화 골동들을 상당 부분 인수한다. 이후 서예 연구에 몰두하고, 고서화 수집에도 열을 올려 고미술 수장가가 된다. 그는 좋은 서화 자료를 많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역시 김정희에 관한 것이 많았다. 특히 김정희의 명작 ‘세한도(歲寒圖)’는 자칫하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집념으로 찾아왔기 때문에 지금 우리 곁에 있게 된다. ‘세한도’는 당시 재력가인 민영휘의 소유였는데, 경성제국대학 교수 후지츠카가 고가에 낙찰받은 것이다. 그는 김정희의 학문과 작품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학자였다. ‘세한도’도 학자로서 연구하다가 얻은 것이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갈 때 이 작품을 가지고 간다. ‘세한도’가 일본으로 간 사실을 알고 손재형은 후지츠카를 찾아 도쿄로 간다. 그는 작품을 돌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후지츠카 역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손재형은 계속해서 그의 집을 찾는다. 결국 마음이 열린 후지츠카는 아들을 불러 자신이 죽으면 작품을 손재형에게 양도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재형은 계속해서 집을 찾는다. 후지츠카는 손재형의 마음이 단순한 사심이 아님을 알고 양도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그대의 나라 물건이고, 그대가 나보다 이 작품을 더 사랑하니 가져가라’는 말을 하며 넘겨준다. 이때 돈을 한 푼도 안 받았다고 한다. 국보 ‘세한도’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우리 품으로 돌아온다. 전형필 집안은 대지주다. 이 집안에서 23살에 상속자가 되고, 거부가 된다. 1932년 한남 서림 인수 이후 문화재 수집을 본격적으로 한다. 성북동 북단장을 매입하고 여기에 서화, 자기, 역사적 서적 등을 수장한다.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나중에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을 고침)을 세워 불도, 서화, 석불, 석탑, 등의 문화재를 관리한다. 그가 문화재를 지키는 길을 걷게 된 데는 주변 인물의 영향이 크다. 그는 이종사촌 형 박종화에게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가 휘문고보에 입학한 것도 형 때문이다. 또 여기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민족주의자였던 고희동을 만난다. 고희동은 스승으로 모시던 오세창에게 전형필을 데려간다. 오세창은 선각자 오경석의 아들로 추사 김정희의 직계 제자이며 금석학자다. 민족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던 젊은 전형필에게는 모두 스승 같은 존재다. 그는 1940년 국문학자 김태준을 통해 《훈민정음》 진본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김태준의 제자인 이용준이 보관하고 있었다. 이용준의 선조가 여진 정벌에 큰 공을 세워 세종대왕에게 《훈민정음》을 하사받아 가문 대대로 내려온 것이다. 김태준과 이용준은 경성제대 도서관의 《세종실록》을 보고 훈민정음을 복원하기 시작했으며, 앞의 찢어진 두 장 또한 이용준의 글씨로 보완한다. 하지만, 김태준이 일제에 검거되면서 전형필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손에 넣지 못한다. 2년 뒤 김태준이 석방되자 노력 끝에 《훈민정음》 소유주를 찾는다. 《훈민정음》 소유주는 값으로 천 원을 부르지만, 전형필은 김태준에게 사례비 천 원을 주고 만 원이라는 가격에 사들인다. 당시 만 원은 집 한 채 가격이 넘는 거액이다. 전형필은 오동나무 상자 안에 《훈민정음》을 넣고 일제의 탄압을 피하고, 한국전쟁의 위험을 넘긴다. 전형필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한글 창제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온갖 추측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세계의 학자들도 한글에 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손재형과 전형필은 자신의 재산을 아끼지 않고 문화재를 사들이고, 정작 자신에게는 이득이 없는 데도 이역만리까지 가서 우리 문화재를 찾아왔다. 이익에 밝고, 세속에 물든 사람들이 보면 그들은 바보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불행한 물질의 풍요 속에 살며 가치 없는 낭비를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역사의 풍파 속에 문화재를 지키는 일은 나라도 하기가 어렵다. 하물며 한낱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런데 자신만의 안정된 삶을 택하지 않고, 민족의 얼과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았다. 그것이 국가를 지키고 민족정신을 잇는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학기를 맞아 이미지 포털사이트 아이클릭아트(iclickart.co.kr)가 학교용 콘텐츠 110종을 새로 업데이트했다.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PPT 템플릿과 각종 안내문을 비롯해 사물함·신발장 이름표, 학급 안내판, 복도 통행 안내 표지판, 그룹 활동지 등 신학기를 앞둔 학교에서 꼭 필요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콘텐츠는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이미지 콘텐츠 제작 연구모임 ‘참쌤스쿨’에 제작을 의뢰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교총은 학교 현장이 저작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엔파인과 손잡고 학교용 콘텐츠 라이선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을 선보이고 있다. 교총은 “수업이 아닌 각종 행사나 환경 미화 등에 사용하는 서체나 이미지는저작권법상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저작권 분쟁을 방지하고 관련 콘텐츠를 교원이 직접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클릭아트는 이미지 100만여 컷과 폰트 350여 종을 제공하고, 매주 2000컷 이상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1년간 사용료가 55만 원으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단 상업적이거나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한된다. 아이클릭아트 스쿨팩은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hangyo.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교사를 위한 어린이 연극 수업|천효정 외 지음|창비 펴냄 올해 초등 5~6학년을 맡은 교사는 연극을 가르쳐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국어 교과에 연극 단원이 새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평소 연극과 공연에 관심 있던 교사가 아니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연극을 연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연극 수업을 실천하고 있는 전문가 열 명이 만든 연극 수업 지도서다. 저자들은 “연극 단원의 교육 목표는 기술보다는 태도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이론을 설명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수업 사례를 담았다. 연극 수업의 첫걸음, 현직 교사의 교실 연극 수업, 학교 밖에서 벌이는 연극 수업 등 연극 수업이 생소한 교사도 단계를 밟아가며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수업에서 다루는 연극은 완성도 높고 예술적인 공연과는 다르다는 것을, 무대에 오르지 않고도 교실이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대본이나 소품 없이도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거침없이, 토론!|김범묵 외 지음|북트리거 펴냄 ‘토론’이 수업에 도입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무엇을 위해 토론 수업을 하는지도 모른 채 주장을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읽는 데 그치곤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20가지 쟁점에 대한 의견을 찬반 토론 형식으로 소개한다.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토론이 무엇인지 기본을 익히고,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의 의견도 틀린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의견을 살피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지, 그 속에서 하나의 의견을 도출하기까지 얼마나 치열한 논의가 필요한지도 알려준다. 주제마다 도표, 신문 기사 등 관련 자료와 교과서 연계 단원을 안내해 이해를 돕는 점도 눈길을 끈다.
도움말=강대일 경기 덕천초 교사(교사 365 대표 저자) 손지선 서울 양서중 교사 학년이 바뀌면 교사들은 교육과정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 학생들이 새 교과서를 보면서 배울 내용을 미리 살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 년 동안 가르칠 내용이 무엇인지,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활동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다. 강대일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강조했다. 교육과정 문해력은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 기준을 해석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 평가를 설계하는 역량을 말한다. 강 교사는 “교육과정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지역적인 특성과 학교의 철학, 학생·학부모의 요구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 학년을 맡으면 교육과정에 담긴 성취 기준을 살핍니다. 가령 약수와 배수를 가르쳐야 한다면 자연수의 곱셈과 나눗셈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생각하지요. 어디까지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학습의 선순환 체계를 갖출 수 있어요.”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모범사례가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따르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 교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함께 가르쳤을 때 배움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질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잘 배울 수 있도록 학생들의 환경과 교사의 전문역량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강 교사는 평가계획서 작성에서부터 신학기 교육과정 운영을 시작한다. 평가계획서는 단순히 평가 방법과 시기, 내용만 담은 것이 아니라 학습 목표와 순서를 명료하게 하는 교육활동 설계도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년군별 성취 기준에서 학습 요소이자 평가 요소를 추출해 수업을 계획하고 평가 내용을 설정, 평가 방법과 시기를 결정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업 설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 심의를 거쳐 확정된 평가계획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하거나 가정에 배부해 학생,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게 한다. “개학 후 학생들에게 교과 수업에 대해 안내합니다. 개정 교육과정에 온작품 읽기와 연극 단원이 포함됐다는 걸 알리고 앞으로 배울 내용을 설명하는 식이지요. 교사는 수업의 방향을 안내하고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듣기도 해요.”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쪽지시험을 활용하려면, 왜 쪽지시험이 필요한지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강 교사는 수학 단원을 예로 들었다. “얘들아, 약수, 배수를 잘 모르면 공약수, 최대 공약수를 배울 수 없어. 그러면 다음 단원인 약분을 못 하게 되겠지? 쪽지시험은 너희들이 ‘수포자’가 되지 않게 도우려는 거야. 이렇게 설명해요. 초등 5~6학년 사회 수업에선 보고서 쓰는 활동이 많아요. 역사적인 사실을 직접 찾아서 소개하고 내면화하는 걸 중요시하기 때문이죠. 이 또한 아이들에게 말해줍니다. 내용을 외우고 의미 없이 학습지를 풀지 말라고요.” 손지선 교사는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시각적인 콘텐츠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중학생들을 위해 참여 수업을 구성한다. 손 교사는 “교과서 본문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만화로 그리거나 마인드맵, 스토리보드, 스토리텔링 등을 적용한다”면서 “대학 입시를 앞둔 고3을 제외하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운 내용을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내용을 설명할 수 있게 해요. 정보 저장 방식은 음성과 에피소드, 시각 정보를 함께 저장한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의 스타일과 일치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좋은 편이죠. 저는 이 과정을 ‘이해하기’ ‘표현하기’ ‘굳히기’라고 표현해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김명교 기자] 교총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망 이어가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금 전달, EBS 교재 무상 지원, 임직원들의 방역 봉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총과 전국 17개 시·도교총은 11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 성금으로 2330만원을 전달했다. 한국교총 조영종(사진 가운데) 수석부회장,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조붕환(왼쪽 두 번째) 총무회장, 한국교총 정동섭(맨 오른쪽) 사무총장 등이 이날 오후 서울시 마포구 소재의 구호협회 사무실을 방문해 전달식을 가졌다. 한국교총 본부와 전국 시·도교총 사무국은 학교 현장에서 방역과 돌봄, 학사 관리에 여념이 없는 전국 회원을 대신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성금을 마련했다. 하윤수 회장은 “봉사와 온정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과 각계에 존경을 표하고, 특히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희생하는 의료진들께 더 없는 감사를 전한다”면서 “교총도 국가적 재난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코로나 19로 인한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 교재도 전국 학교 80여 곳에 6530부를 무상 지원했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교재 지원이 필요한 학교를 대상으로 신청 받았다. 소규모 학교인 충남 남양초는 지원받은 교재를 각 가정으로 배송했다.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 자기주도학습 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는 안내문도 함께 담았다. 홍사윤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휴대전화를 게임이나 SNS를 하는 데 주로 활용하지만, 학습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기회라고 안내했다”면서 “내용이 알차 등교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BS 초등 겨울방학생활은 현직 초등교사들이 엄선한 주제로 구성한 자기주도적 창의체험활동 교재다. 교육과정과 연계한 내용 구성과 학생들의 눈높이 맞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가득 담겼다. EBS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무료 동영상 강의도 이용할 수 있다. 교총 관계자는 “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 결손을 우려하는 학교 현장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재철 강원교총 회장은 강원 성원초 교장의 임기를 끝으로 지난달 퇴임했다. 지난 2017년 5월 제29대 강원교총 회장으로 당선된 서 회장의 당초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서 회장의 퇴임으로 3개월 여 남은 임기는 박덕규 수석부회장(태백기계공고 교사)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강원교총은 선과분과위원회(위원장 양승덕, 신포중 교사)를 구성하고 제30대 회장선거 일정 및 개요에 대해 공고했다. 제30대 회장선거 투표기간은 5월 7일부터 5월 18일까지이며, 개표 및 당선자 발표는 5월 21일로 확정됐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23일부터 31일까지, 후보자 심의 및 확정은 4월 3일이다. 입후보를 원하는 회원은 강원교총 대의원회 선거분과위원회(033-254-2948)에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기탁금은 400만원으로 후보자 등록 시 내야 한다. 후보자가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15이상 득표 시에는 기탁금의 전액을,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10이상 100분의 15미만인 때는 기탁금의 반액을 받을 수 있다. 단독 후보 출마이거나, 후보자 등록 마감 후 투표 개시 전까지 회장후보자가 사퇴·사망해 회장후보자가 1인이 된 때에는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현장 상황 전혀 고려하지 않아 식당 없어 반조리식품 대체키도 유 부총리 퇴출 국민청원 등장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치원·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긴급돌봄 시간이 오후 5시에서 7시로 2시간 연장된 가운데 교육부의 운영방식을 놓고 학교 현장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적 재난 극복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의견 수렴 등 소통이 부족해 현장이 큰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긴급돌봄을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도 제공한다는 내용의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금요일인 6일 오후 해당 소식을 접한 교원들은 당장 월요일부터 어떻게 시행해야 하느냐며 큰 혼란에 빠졌다. 경기도 A초 교사는 “현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선심성 임시방편”이라며 “기존 돌봄 급식업체도 간식 및 중식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통보받은 상태여서 담당교사나 전담사가 매일 인근에서 도시락을 직접 포장해야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상권 밀집지역인데도 월요일 오전에 겨우 업체를 찾아 겨우 해결했는데 농어촌 지역은 더 걱정”이라며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현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교사들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의 B초 교장도 “인근 농어촌 학교는 위생 등 시설을 갖춘 적정규모의 식당이 없어서 교사들이 만두나 어묵 등 반조리 식품을 사오거나 작은 밥솥을 마련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규정에 어긋나 자칫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많다”며 “긴박한 상황은 이해하나 시도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급기야는 유은혜 부총리의 퇴출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유은혜를 교육부에서 퇴출시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12일 기준 3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일련을 살펴보면 학교 현장과의 소통이 전혀 없다”며 “교육관계자와 교사들은 오직 뉴스 속보 발표로 국민들과 동시에 학교 현장의 변화를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청도 이 사실을 몰라 속보를 본 학부모들이 질문을 해도 답변하기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런 일의 반복은 교육주체인 학교와 학부모 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하시켰다”고 비판했다. 긴급돌봄 연장과 관련해서도 “수요조사 및 급식 업체선정, 도시락 배달까지 금요일 오후와 주말 사이에 해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가능한 시간을 주고 가능하게 하라는 억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엄연한 희생임에도 상의조차 없이 강요된 저녁 7시 돌봄 등 일련의 사태는 교육부가 교사를 함께 일을 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쥐어짜는 대로 뽑아먹을 수 있는 물건 또는 노예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또 “재난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희생할 각오를 해왔지만 그런 노고에 대한 조금의 배려와 협의도 없이 정책을 언론 공개로 시작하는 말도안되는 행정을 용납할 수 없다”며 “유 부총리의 퇴출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와 17개 시‧도교총회장협의회(회장 류세기)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로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코로나19 극복 지원 성금을 전달했다. 우측부터 정동섭 한국교총 사무총장, 김정희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 조영종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조붕환 충남교총 회장, 박충서 한국교육신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