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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범여권 의원들이 기존의 차별금지법을 확대한 ‘평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평등법)’을 발의하면서 교원과 학부모 등 교육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양성평등’을 벗어난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사안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인데 법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법 제정을 반대하는 국회 국민청원 성립조건이 최단기간 안에 달성됐다. 22일 국회는 지난 18일 올라온 ‘평등법 반대 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 명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는 해당 청원을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이번 반대 청원은 시작된 지 만 4일이 채 지나지 않은 91시간 정도가 걸려 성립 요건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단기간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등법 발의로 이어진 찬성 청원의 경우 지난달 24일 처음 제기돼 10만 명 동의까지 22일 정도가 걸렸다. 청원인은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이 금지되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과 종교의 설교를 포함해 방송, 인터넷, SNS에서의 자유로운 의견 제시를 혐오와 차별이라는 명목으로 금지하고, 법적제재를 가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 일어나게 된다”고 이유를 기재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하고, 같은 당과 열린민주당 의원 등 24명이 이름을 올린 평등법 제정안은 직접차별 외에도 간접차별 등을 이유로 발생하는 모든 괴롭힘을 차별로 규정했다. 지난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상정된 차별금지법 제정안과 비교하면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장 의원은 고용, 교육, 행정서비스, 재화·용역·시설 등 분야로 한정했다. 반대 청원이 최단기간 내 달성한 것은 이 같은 규제 강화로 인한 반발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 시민단체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이하 건사연)’는 22일 성명을 내고 “모든 영역의 차별 금지 확대로 인해 반발 계층 역시 모든 영역으로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재 포털사이트 등에서 관련 뉴스에 경영인, 청년, 여성, 학부모 등 각계각층의 반대 목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교원 등 교육계는 헌법이 보장하는 남녀 양성 이외의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을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 성평등 옹호 교육 등이 교실에서 시행되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 같은 법 제정 이후 이른 나이에 성 전환을 결정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도 거론되고 있다. 청년 등 학생층도 극단적 젠더 사상으로 인한 남녀 갈등 조장 등의 피해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인들은 ‘학력·고용형태’ 등으로 인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저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난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차별금지나 인권보호를 명목으로 한 특혜 부여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손실과 갈등, 각종 범죄 증가 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효관 건사연 대표는 “평등법에 피해자를 사후 구제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피해액의 3~5배에 해당하는 액수를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교원들이 양심적으로 교육하더라도 이 같은 부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추후 법안에 형사처벌까지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단재홀에서 진행된 제327회 이사회 화상회의에서 직제규정 개정(안)을 통과 시키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앞둔 가운데 교총이 입장을 내고 “원점 재논의”를 촉구했다. 교총은 23일 국회 법사위원 전체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일방·편향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라는 역사적 과오에 법사위마저 편승해 일방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염원한 독립·중립적 국가교육위가 설치되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자는 당초 정신은 실종된 채 정권 편향적인 위원회 설치법이 국회 교육위에서 여야 합의 없이 일방 처리됐다”며 “그 자체로 국가교육위는 설립단계부터 그 의미와 정당성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소속인데다 관할업무 등 상당 부분이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게 돼 있어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위원 구성도 친여 인사가 곧바로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다. 중립성마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21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의석수 비례 전망), 교육부 차관만으로도 쉽게 과반이 된다. 교총은 “국가교육위가 독립성을 띠려면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이 정부조직법상 적용을 받지 않는 초정권적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돼야 한다”며 “중립성을 담보하려면 친정부 인사가 3분의 1수준 이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정치에 흔들리지 않는 교육을 염원하는 국민과 교육계의 뜻을 왜곡하고 오히려 편향적인 기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국회에서 문신(타투) 관련 입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행법상 불법인 문신사(타투이스트)의 문신 시술행위를 허용하되 자격·면허, 위생 의무 등을 둬 관리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교총은 “문신 관련 입법의 초점이 문신 확대화 입법화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며 “무분별한 학생 문신 확대 등 학교 교육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부작용을 차단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문신사법안(박주민 의원), 반영구화장문신사법안(엄태영 의원)은 미성년 문신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반면 타투업법안(류호정 의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교총은 “미성년의 문신 제한은 정권 이념에 따라 좌우될 일이 아닌 만큼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 직접 명시해야 한다”며 “미성년 문신은 제한하되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고 부모 동의가 있는 경우에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총은 “지금도 현장 교원들은 학생 문신의 증가와 이로 인한 교실 내 위화감, 혐오, 학습분위기 저해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며 “팔토시나 밴드로 가리라는 정도가 지도의 전부이고 그마저도 강제할 수 없어 과시성 노출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후 학칙이 무시돼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일례로 서울학생인권조례 제12조(개성을 실현할 권리)에 따르면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 의사에 반해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외국에서도 미성년 문신 금지 사례가 많다. 한국보건의료원이 2016년 발표한 ‘문신 안전 관리 기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등 17개 주에서는 건강상 이유로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문신 시술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24개 주는 부모 동의를 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도 18세 미만은 문신이 금지된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미성년 문신의 더 심각한 문제는 변색, 변형 등의 부작용과 질병 감염, 정서적 위축과 학교 부적응”이라며 “교육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국회가 의사 외에 문신사의 시술 허용을 담는 법을 제정한다면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총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신 관련 입법안에 대한 건의서’를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교육위원회, 교육부에 전달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부의 2학기 전면등교 방안에 대해 교총이 “교사가 방역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방역-학사 투트랙 운영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방역인력 지원, 교사 업무경감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가 20일 발표한 ‘2학기 전면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방안’에 따르면 전 교직원 및 고3 백신 접종, 방역 인력 추가 확보, 과대 학교·과밀 학급 밀집도 완화를 위한 수업시간 조정 등 탄력적 학사운영과 모듈러 교실 증설이 추진된다. 이에 교총은 “지금도 교사들은 등교 시 발열체크, 시차 등교 지도, 급식 전 발열체크, 급식 방역지도, 연이은 수업과 방과 후 방역까지 하느라 점심을 거르는 경우가 있다”며 “마스크 수업만도 힘든 교사들이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밀집도 완화를 위한 생활지도, 교실 및 각종 시설 소독까지 담당하느라 과부하가 걸리고 피로도가 누적되는 현실을 조속히 개선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 등 교총 대표단은 23일 서울대방초 모듈러 교실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유의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 회장은 “모듈러 교실을 활용해 분반을 하면 한시적인 밀집도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실효성 제고를 위해 담당 교원과 방역인력, 수업과 업무를 위한 각종 물품의 원활한 지원이 전제돼야 하고 안전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 시 층간 계단 부족, 창문과 옥상을 통한 대피 불가, 외부로의 대피 출입구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한 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와아~” 쉬는 시간이 되자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수업을 듣고 화장실에 가고, 점심을 먹으러 급식실에 가는 모습까지 여느 학교와 다를바 없어 보이는 이곳은 사실 모듈러 교사다. 교육부가 최근 전면등교를 앞두고 과밀학급 해소 대안으로 모듈러 교실 도입을 제안했다. 23일 서울 최초로 모듈러 교사를 도입한 서울대방초를 방문해 장단점을 살펴봤다.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규격화된 건물을 완성한 후 학교 운동장에 단순 조립·설치하는 건물로 기존 컨테이너 교실보다 발전된 형태다. 교실, 화장실, 계단실 등 건축물의 성능과 품질, 법적 기준을 갖춘 임대형 이동식 학교건물이라고 보면 된다. 공사 기간이 짧고 해체도 수월해 빠른 건축과 이동, 철거가 장점이다. 사용 기간이 끝나면 필요한 다른 학교로 이동해 재사용할 수 있다. 서울대방초는 인근 재개발로 최근 학생 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건물을 짓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2025년까지 학생 수요가 계속 늘어나지만 이후부터는 다시 감소세가 예정돼 있어 짧은 시간 동안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듈러 교사 도입이 결정됐다. 학교 건설보다 비용도 월등히 저렴하다. 15개 교실, 2층 규모로 임차 기간 2년에 17억 원이 소요됐다. 모듈러 교사는 현재 1학년 전체가 사용하고 있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알록달록한 건물에 들어가 보니 깔끔한 외관만큼 물론 실내도 쾌적했다. 높은 층고와 교실마다 있는 통창이 시원한 느낌을 줬고 채광 또한 좋았다. 모든 벽면이 철제로 구성돼 있어 자석만 있으면 따로 게시판을 꾸밀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모든 교실에는 시스템에어컨과 24시간 공기정화장치가 구비 돼 있었다. 화장실 수도 시설과 교실 간 방음도 잘 되는 편이었다. 컨테이너 교실에 비해 유해물질 우려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김학근 교감은 “처음에는 새집증후군이나 환기, 안전 등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았지만 공기질 측정 등을 통해 기준치 이하의 결과를 얻었다”며 “공기청정기를 각 교실별로 1대씩 추가 설치하고 복도에도 2대를 놓는 등 여러 노력 끝에 지금은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했다. 1학년을 가르치고 있는 조성희 교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교실이 쾌적하고 방음이 잘돼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낙후 교실보다 오히려 공기질, 시설 등 많은 면이 낫다”고 말했다. 다만 개선해야 할 점도 있었다. 문상희 교장은 “양쪽 끝 계단 폭이 좁은 편이고 복도 및 교실 창문의 여닫이 각도가 작아 자연풍 환기가 어려운 점, 일반적인 교실 크기보다 작은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방초는 내년에도 모듈러 교사를 하나 더 도입한다. 올해 지적된 단점들을 반영해 교실 규모와 계단 폭을 더 늘리고 양쪽 출입구를 다 활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된 건물을 15학급, 3층 규모로 설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올해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내년부터 예산을 확보해 모듈러 교실 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과밀학급을 분반할 경우 추가 교원 수요는 우선 기간제교사를 배치하고 향후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문 교장은 “영구 건물로서가 아니라 리모델링이나 학급당 학생 수 감축처럼 일시적인 방편으로 사용하기에는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 학교가 서울지역 최초로 도입한 만큼 사용하면서 개선할 부분들을 면밀히 살펴 향후 도입되는 모듈러 교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21일 경북예고에서 만난 이지원(2학년) 양은 ‘노력의 정석’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타고난 재능에 성실함이 더해지니 당연히 실력도 뒤따라 오는 법. 자신이 오늘의 모습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변의 도움과 기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공을 돌리는 모습에서는 학생답지 않은 깊은 마음도 느껴졌다. 이 양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운영하는 예술영재교육원에 4년 연속 선발돼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재 발굴 아카데미에서 올해는 영재원으로 업그레이드된 교육과정에 선발돼 전문 교수진으로부터 1:1 레슨을 받는 등 연주 실력뿐 아니라 체계적인 이론과 실기교육을 함께 받으며 음악적 표현력과 예술성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 대구예술영재교육원에서 경북예고까지 중2 때부터 지금까지 이 양을 지도하고 있는 김수지 교수(대국국제방송교향악단 악장)는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있으면 끝까지 집중해서 이루고야 마는 학생”이라며 “바이올린 외에 교과 수업까지 무엇하나 소홀함이 없이 노력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관현악 전공 실기 1등은 물론 교과 성적도 전교 상위권 순위에 들며 대부분의 과목에서 성적이 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양의 근면·성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바이올린 연주에 있어 본인이 가진 색이 분명하고 테크닉은 물론 감성적인 면에서도 음악을 잘 표현할 줄 알아서 미래가 기대되는 학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의 실력을 갖추기까지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예고에 입학할 즈음에는 입시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 때문에 무대공포증이 찾아왔다. “부모님께서 어렵게 대회 참가비를 마련해 주셨는데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무대에 서면 너무 긴장해서 손이 떨리고 악기도 흔들려 활을 밀착해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대를 망치면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음악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심리적인 것이고 연습 부족에서 오는 두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무대에 섰다는 생각으로 이미지트레이닝을 자주 하면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노력했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공포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 양은 자신의 강점이 ‘끈기’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했던 초등 6학년 때 다른 친구들은 모두 곡 연습에 들어갈 동안 자신은 1년 동안 활 긋기 연습만 했던 일화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에는 정말 지루하고 답답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참고 견뎠더니 지금에 와서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는 밑거름이 됐다”며 “묵묵하게 참고 훈련했던 덕분에 기본자세가 좋고 활을 유연하게 잘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악기를 전공하는 데에는 많은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도사로 일하며 목사를 준비하고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성악을 하는 두 동생과 현악을 공부하는 맏딸인 이 양까지 다섯 가족의 살림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악기수리비, 현 교체비, 활 수리와 활털 교체는 물론 콩쿠르 참가비와 레슨비, 서울로 이동하는 차비 등 부수적으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 양은 다행히 올해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재양성 지원사업 ‘아이리더’로 선발돼 비용에 대한 걱정을 덜고 바이올린 연습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양은 “오늘도 글로빌전국음악콩쿠르와 그랑프리전국음악콩쿠르에 온라인 영상 지원을 마쳤다”며 “재단 지원 덕분에 여러 부담을 덜고 음악만 생각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한 나날”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목표는 서울대 기악과에 진학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자신처럼 재능은 있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며 제자 양성에 힘쓰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이 어떤 심정으로 바이올린을 켤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연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좋지만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력과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의 자녀들, 비싼 교육비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꿈을 포기할 위기에 있는 아이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재능으로 도울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이 양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꼽았다. 곡 특유의 핀란드 분위기와 뒤로 갈수록 화려해지는 테크닉이 멋지고 실기시험에서도 전체 1등을 안겨준 의미 있는 곡이라고. 누구보다 절실한 만큼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고 다짐했다. “제가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님을 분명히 압니다. 주위의 여러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커서는 그런 고마움을 되돌려주는 연주자가 될 거예요. ‘어려워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잘 해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교육신문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의 지원을 받는 아동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학업·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아동 556명에게 약 1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후원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전용 후원 계좌 국민은행 102790-71-212627 / 예금주: 어린이재단 기부금영수증 신청 1588-1940
최근 특정 교원노조의 일부 시·도지부가 지역 내 초·중·고교에 당해 노조와 교육청이 체결한 단체교섭·협약(단협) 사항을 이행하라는 압박성 공문을 직접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칙적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교육청과 교원노조 지부 간의 단협 사항은 교육청에서 관할 지역 학교에 공문으로 시달해 교원들에게 안내하고 지도 감독권을 행사하는 게 정도(正道)다. ‘단협 이행’ 학교 압박한 교원노조 그런데 특정 교원노조 지부가 직접 일선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단협 이행을 촉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교원노조법 위반으로 관리자를 고발하겠다고 겁박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현행 법령상 교육청과 교원노조 지부 간 단협 사항은 비노조원들을 포함한 관할 지역 내 전 학교와 교원들에게 효력을 미친다. 따라서 단협 체결 시 더욱 숙고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론 이번 사태처럼 특정 교원노조 지부가 직접 일선 학교에 겁박성 공문을 보내며 완장 찬 상전 노릇을 하는 것은 행정 일탈이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 지역 1300여 개 초·중·고교에 ‘전교조 서울지부 단체협약 이행 협조 요청’ 공문을 직접 발송해 2020년 12월 단협 체결사항을 안내하고,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단협 이행·불이행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내용도 포함됐다. 전교조 인천지부도 지역 내 500여 개 초·중·고교에 ‘2021 단체협약 준수 협조 및 불이행 시 기관(관리자) 행정지도 알림’ 공문을 발송해 단협 위반 학교의 신고, 미이행 학교 관리자의 행정지도(조치) 내용 등을 안내했다. 이번 전교조 서울·인천지부가 각각 지역 내 학교에 발송한 공문에는 공통적으로 ‘여름방학 중 교원 근무조 폐지’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방학 중 강제 근무조 편성, 강사 출근 시 교원 근무 등을 단협 이행 위반으로 명시했다. 사실 과거와 달리 요즘 학교는 방학이라고 해서 전면 문을 닫는 것이 아니다. 방학 중에도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동아리 활동, 특별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특히 최근에는 학력·교육 격차 해소가 과제다. 방학 중이라도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해 학생들이 등교하는데, 교사들이 한 명도 출근하지 않는다면 학생 안전·건강은 누가 관리하는가? 강사, 전담사, 학교 관리자들이 그 역할을 대행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 논리다. 방학 중 근무, 단위학교 자율에 맡겨야 방학 중 학생 등교일의 교사 근무는 법령·규정과 단협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학교 여건 등을 감안해 정하고 시행토록 학교장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방학 중 1~2일 정도 학생 등교일에 출근하는 것까지 단협 미이행으로 학교 관리자 고발 운운하며 윽박지르는 것은 옳지 못한 작태다. 교육 당국은 이번 전교조 서울·인천지부의 이첩 과정을 건너뛴 공문 직접 발송, 단협 사항의 자의적 해석과 미이행 관리자 고발 겁박, 학교 여건을 배제한 방학 중 교원 근무조 해석 등의 일탈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
역경(Adversity)을 극복하는 회복력(Resilience)을 키우기 위해선 먼저 회복력 사고를 키우고, 회복력 지수 검사(Resilience Quotient Test·RQ)을 통해 자신의 회복력 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 진단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회복력 능력에는 감정 조절, 충동 통제, 공감력, 낙관성, 원인 분석, 자기효능감, 적극적 도전이 있으며,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회복력 기술을 배워서 적용한다. 회복력 기술에는 정서적 회복력, 인지적 회복력, 행동적 회복력, 관계적 회복력 기술이 있다. 오늘은 인지적 회복력 기술 중에 7가지 회복력 능력 모두를 배양시켜 주는 ABC 확인하기를 알아보자. ABC는 A(adversity)는 불행한 사건이고, B(belief)는 왜곡된 믿음이며, C(consequence)는 잘못된 행동과 결과를 말한다. 왜 ABC 확인하기가 중요하냐면, 불행한 사건(A)은 그 자체가 아니라 역경에 대한 믿음(B)의 결과(C)로 감정과 행동을 유발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ABC 확인하기를 하다 보면 어떻게 생각하고 믿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아내가 먼저 퇴근하고도 저녁 식사 준비를 하지 않았을 때(A) ‘그럼 그렇지, 당신이 저녁을 제때 준 적이 없지’라는 왜곡된 믿음(B)을 갖는다면 화가 나고 배우자에게 실망해 부부싸움까지 하게 될 수 있다(C). 하지만 ‘업무가 많아 피곤했던 모양이야.’, ‘뭐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었나 봐.’라고 생각하면(B) 오히려 안쓰러워 저녁 식사를 함께 차리거나 어깨를 주물러주는 결과(C)가 나올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 화가 났을까’에 대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어떤 사건을 경험하면서 유발되는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를 스스로 자각하게 되면 원인 믿음과 결과 믿음이 왜곡되지 않고 올바로 대응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선 남편이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아내가 일찍 퇴근했음에도 저녁을 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이 화가 난 이유는 아내가 일찍 퇴근했음에도 저녁을 해 놓지 않아서라기보다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믿음 때문에 화가 난 것이다. 분노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유발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어떤 불행한 사건(A)이나 일이 생기면 우리는 자동적 믿음(사고)이 작동한다. 그 사고들은 왜곡된 믿음(B)을 낳고, 이 믿음에 따라 감정과 행동이 유발되어 잘못된 결론(C)에 도달한다. 이 감정은 대부분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이다. 그래서 B에서 C로 연결 관계의 중요한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분노(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침해는 분노를 낳는다. ⁕ 슬픔(우울): 일반적인 상실 또는 자기 가치 상실은 슬픔과 우울을 낳는다. 죄책감은 타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는 죄책감을 낳는다. ⁕ 불안(두려움): 미래 위협은 미래 위협은 불안과 두려움을 낳는다. ⁕ 당혹감(수치심): 타인과의 부정적인 비교는 당혹감과 수치심을 낳는다. ABC 확인하기에서 B―C 연결 관계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2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이 관계를 이용해 역경에 처할 때 느끼는 여러 감정을 따로따로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특정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는 믿음을 찾아내고, 그 감정에 사로잡히는 이유를 깨달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서도 침착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많은 교사가 무기력, 우울감, 불안감, 분노를 느낄 것이다. 직접 자신이 감염됐거나 가족들, 반 아이들이 감염됐었다면 그 증상이 더 심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다양한 심각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들에게 먼저 위에 설명한 ABC 확인하기 기술을 권한다. 이 기술을 배우면 어떠한 사건, 사고를 겪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심리적 근육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서・수학・과학 능력이 OECD 내에서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2000년에는 과학 영역에서 1위, 2006년에는 독서 영역에서 1위, 2012년에는 수학 영역에서 최상위에 오르는 등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먼저 독서 영역 점수가 2006년 이래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마다 실시하는 PISA 결과, 2006년 556점, 2009년 539점, 2012년 536점, 2015년 517점, 2018년 514점으로 내려갔다. 또 독서 영역에서 부진 학생의 비율이 2006년에는 5.7%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5.1%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최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고 있는 현상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독서 능력 매년 하락세 만 15세 학생들이 글을 읽을 수 있음에도 독서 영역 점수가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책을 즐겁게 읽지 않기 때문이다. 독서 능력은 수학, 과학 등 교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즐겁게 독서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독서 능력과 태도의 수준을 알려주는 ‘독서 지수’를 개발하고 학교 구성원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4일 OECD는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 리터러시 개발하기’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과 스팸메일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 출처 신뢰도 평가 능력에서 모두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문항 중 하나는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저서 ‘문명의 붕괴’에 대한 서평을 읽고 5개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OECD 회원국 전체 학생들의 사실과 의견 식별률은 47%인 데 반해 한국 학생들은 25.6%로 나타난 것이다. 디지털 정보 출처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문항은 유명 이동통신사의 명의로 메일을 보낸 뒤 제시된 양식에 이용자 정보를 입력하는지 메일을 삭제하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더불어 ‘정보가 주관적이거나 편향적인지를 식별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았는가?’를 묻는 조사에서도 한국은 폴란드, 브라질 등과 함께 평균 이하의 그룹에 속해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확대해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미디어와 미디어 속 정보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그 정보를 제대로 읽고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디지털 독서 능력과 더불어 디지털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역량 교육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얀센 백신 예약. 예비군·민방위 대상자들을 위한 백신을 예약했어요. 저학년 담임이 아니라 백신을 맞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해서 예약을 시작했을 때 열심히 클릭했지요. 백신 예약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가 나와요. ‘교사 대상 화이자, 모더나 접종!’. 더 기다릴 걸 그랬나요? 항체 생성률이 66%라고 알려진 얀센 백신보다는 90%대의 항체 생성률을 보이는 화이자, 모더나가 더 좋아 보이더군요. 화이자, 모더나가 부럽긴 했지만, 얀센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면 제일 뒷순위로 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은 선생님들은 제일 뒷순위로 밀렸으니까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냥 예약한 대로 접종을 했어요. 접종 전, 얀센 백신을 접종한 다음 이상이 생긴 사람들의 뉴스가 올라오더군요.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불안해져요. ‘혹시, 나도 이상이 있으면 어쩌지?’, ‘백신을 맞고 병원에서 꼭 대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사례 중에 하나. 아주 적은 확률이라도 큰일을 앞두고 불안한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얀센은 엄청 아프다는 소문까지 들리더군요. 어른이 주사를 맞고 울면서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맞고 나면 감기·몸살이 심하게 온다는 말도 들리고요. 그래서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전까지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더라고요. 접종 직후, ‘어? 괜찮네? 아무렇지도 않네?’ 하는 마음으로 상큼하게 오후를 보냈어요. 하지만 너무 빨리 안심했나 봐요. 5~6시간이 지나니까 몸살에 오한까지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이 몽롱해져요. 얼른 타이레놀을 먹고 쉬었는데,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했어요. 학교에 가서 수업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겪은 얀센의 증세는 ‘심한 감기·몸살’이었어요. 그렇게 3~4일을 앓고 나서 다행히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어요. 얀센을 맞은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들으니 열이 있어서 고생하신 분도 있고, 저처럼 몸살을 앓으셨던 분도 있고, 근육통 때문에 팔다리 드는 것도 힘든 분도 있더라고요. 접종 후의 후유증(?)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특수학급 선생님들이나 연령상 먼저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분들도 있지만, 이제 7월부터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돼요.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1차 접종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어요. 1차와 2차의 간격이 3~4주는 걸리고 접종 후에 항체 생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방학 전에는 1차 접종을 시작해야 개학 전에 2차 접종을 마치고 항체가 형성될 수 있으니까요. 미리 접종을 한 사람으로서 선생님들과 학교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씩 있어요. 먼저 선생님들, 업무를 미리 끝내 놓으세요. 학기 말 성적처리와 1차 접종 후유증이 겹치게 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플 것 같아요. 접종 후에는 수업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이 들어요. 사실, 저도 접종하고 나서 수업만 하고 바로 조퇴하고 집에 가서 쉬었는데도 그렇게 힘이 들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만약 학기 말 바쁜 업무까지 있다면?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들 거예요. 일해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접종 일정이 나오면 접종 후, 2~3일 정도는 업무 부담이 없어야 회복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는 병가를 편하게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아프면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 서러운 게 사람 마음인데 거기에 병가를 쓰는 것까지 눈치를 본다면 선생님들은 아주 서글플 거예요. 그리고 웬만하면 선생님들 접종 예약은 금요일을 제외한 주중으로 권장해주셔도 좋아요. 왜냐하면, 금요일에 접종하고 토요일에 아프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응급실밖에 없거든요. 일반 병원에도 갈 수 있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가게 된다면 시간과 돈이 더 많이 들게 되기 때문에 되도록 금요일을 피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학교에서 여력이 되신다면 선생님들 예약 일정을 파악해서 시간강사를 배치하고 하루 정도는 마음 편하게 병가를 쓰게끔 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접종이 초읽기로 다가왔어요. 뉴스를 보면 많이들 걱정도 되고 떨리겠지만, 접종 후에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 거예요. 7~8월의 백신 접종, 모두 무탈하게 이 시기를 보내면 좋겠어요. 선생님, 힘내세요.
반가운 목소리는 옛적으로 기억을 되돌리기에 충분했다. 선생님이 되었나 싶었는데 영양사가 되었단다. 명랑한 성격도 예전과 다름없는 것 같다. 결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삼십여 년 만의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비록 온라인이었지만 진한 그리움의 발산이었다. 고마운 나의 제자, 은영이 1981년 5월 첫날, ‘복사꽃 피는 곳은 어디나 고향 같다’란 시구를 떠올리며 부임한 곳은 의성군 금성초등학교였다. 콘크리트 벽, 아스팔트의 거리와는 전혀 다른 농촌의 봄 풍경은 새내기 선생님을 설레게 했다. ‘일학년 일반’ 교실, 마흔여덟 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그저 귀엽고, 재잘거리던 소리는 아름다운 선율의 합창이었다. 은영이는 키가 작음에도 일학년 일반 대표 릴레이 선수였고 똑똑했다. 세월이 흘러 은영이가 5학년이 되던 해, 웅변 지도를 담당했다. 처음 맡은 업무라 5월 대회의 출전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우선 은영이를 연습시켜 대회에 내보내기로 정하고 웅변 책 몇 권을 읽어가며 원고 한 편을 완성했다. 독학으로 제스처, 높낮이 등을 익혔다. ‘궁즉통(窮則通)이라더니….’ 완성된 원고로 학교에서 가르치면 복습은 집에서 아버지가 시켜주셨다. 한 가지를 가르쳐 주면 열 가지를 아는 제자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세계의 기둥이 되자’란 연제로 첫 번째 웅변대회에 참가하는, 긴장한 은영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대회를 발판으로 경상북도 대회까지 출전해 졸업 때까지 많은 상을 받았다. 제자를 잘 만난 덕분에 나는 더 바빠졌고 웅변 지도 잘하는 선생님으로 불렸다. 제자 몸보신용 민어를 내온 스승 남편에게는 잊지 못할 은사가 계신다. 선생님은 제자의 어려웠던 가정 형편을 알고 앞길을 열어 주셨다. 그는 입학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으나 은사님의 도움으로 무난히 대학을 갔다. 남편은 1980년에 경상도에 와서 근무했다. 영호남 지역감정이 최고로 나쁠 때라 주위에서 하필 전라도 사람하고 혼인하느냐고 말렸지만, 누구도 우리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남편은 선거철만 되면 들먹이는 지역감정도 극복하고 세월의 더께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교장 승진을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남편의 인생길에는 항상 스승님이 등불이 돼 주었다. 세월이 흘러 남편 투병 중에 우리 내외는 스승님 계시는 남원에서 이승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그때 스승님이 구해오신 허벅지만 한 제자 몸보신용 민어와 “훌륭한 제자를 두어서 자랑스럽네” 하신 말씀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지금도 좋은 일이 있거나 걱정되는 일이 생겨도 팔순이 넘은 스승님께 연락드린다. 남편은 생전에 ‘사도 장학회’를 만들어 스승님께 받은 은혜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다. 강산이 네 번이나 변했다. 나의 교직 사십 년, 마무리하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제자를, 남편은 스승을 잘 만났다. 살면서 떨쳐 낼 수 없는 복된 관계 맺음이다. 지금은 “스승의 도가 땅에 떨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우리 내외처럼 사제 간의 아름다운 인연을 간직하면 더 밝은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해 본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 건국대학교 전영재 총장의 지명을 받아 23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행정안전부가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다음 주자로 권택환(대구교육대학교 교수) 한국교총 수석부회장과 김갑철(서울보라매초 교장) 한국교총 부회장을 지명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은 일부 교원노조 시·도지부가 단위학교에 직접 단협사항 이행 여부 안내문을 배포(사진 참조)하는 등의 행위를 사전에 방지해달라고 시·도교육감들에게 요청했다. 최근 모 교원노조의 서울, 인천 등 시·도지부가 단위학교에 단협 사항에 대한 지도 감독권한이 있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공문을 배포해 논란이 되자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한 것이다. 22일 교총은 일부 교원노조 시·도지부가 ‘단협사항 위반 시 고발 조치’ 등의 안내문을 단위학교로 직접 배포해 현장 갈등이 벌어진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안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발송했다. 사실 일부 교원노조 시·도지부가 체결한 단협의 협약 주체는 단위학교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학교에 대한 협약사항의 지도·감독은 교육청 소관사항이다. 그럼에도 일부 교원노조 시·도지부들은 단위학교에 대해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공문을 배포해 비판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단협 위반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단위학교를 교원노조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하겠다는 식의 내용까지 명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협박을 받는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교총은 “이 같은 행위는 시·도 및 전국 단위로만 노조를 설립하도록 해 단위학교별 노조설립·활동에 따른 갈등과 혼란을 막기 위한 '교원노조법' 제4조 제1항의 법 정신에도 부합하지 않고, 정상적인 노조 활동 범위에도 벗어난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교원노조법 제6조 제8항에는 조항에는 국민여론과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의무화 하고 있다. 애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와 관련한 단협을 맺도록 돼있는 것이다. 강제적인 단협 이행 요구보다 학교 현장의 여론 수렴과 협의, 합의 절차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교총은 “현행 단협 체결 과정을 살펴보면 협약 체결 전이라는 이유로 노조 단협요구안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의견 청취가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교육청은 교원노조 교섭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타 교직원이나 전체 교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 등에 대해 전체 교직원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 반영하고 학교현장의 여론 수렴 등 절차를 진행해 불협화음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왼쪽 첫번째) 한국교총 회장이 한철수(왼쪽 두번째)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과 함께 23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대방초등학교(교장 문상희, 오른쪽 두번째)에 설치된 모듈러 교실을 둘러 보고 있다. 문상희(왼쪽 첫번째) 서울대방초 교장이 23일 오후 하윤수(오른쪽 첫번째)한국교총 회장에게 모듈러 교실 현황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한국교육학회(회장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 사진)는 25~26일 이화여대 교육관에서 2021년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한국,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교육'으로 학술 논문 221편의 온-오프라인 발표와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교육입법, 교육정책, 교육연구 세 영역의 소통 활성화를 위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국회 유기홍 교육위원장, 정일환 한국교육학회 회장까지 3인 특별대담을 편성했다. 정 회장은 “우리 교육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전망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정치, 경제, 산업, 사회, 문화, 학교 교육 등이 무수한 과제를 안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하는 이번 연차학술대회는 본 학회가 한국 사회와 교육학에 대하여 어떤 역할과 책무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방초(교장 문상희) 1학년 학생들이 23일 오전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대방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전경.
[박광일 여행작가·㈜여행이야기]답사에서 무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워낙 그 수가 많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덤 주인공이 왕이나 왕비라면 어떨까. 왕릉 답사라고 하면 자칫, 밋밋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인 ‘몇 세기에 걸친 전통을 잘 지킨 것’과도 역설적인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왕릉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90년대 이전 수도권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면 서로 다른 왕릉으로 소풍을 갔지만, 그저 너른 잔디 공간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선왕릉도 조금만 관심 갖고 보면 북한의 2기를 제외한 40기의 무덤이 모두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왕릉을 조성하게 된 내력이나 사연까지 알게 되면 각각의 왕릉은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조선왕릉 가운데 가장 특이한 곳은 어디일까. 능침의 석물이 모두 2세트인 헌릉(태종, 원경왕후)이나 세 개의 무덤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신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목릉(선조, 의인왕후, 인목왕후), 혹은 왕과 왕비의 무덤이 위·아래로 있는 영릉(효종, 인선왕후)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가장 특이한 무덤은 아무래도 기존 왕릉과 전혀 다른 모습의 황제릉 형식을 갖춘 홍릉과 유릉이다. 이들 무덤은 일제강점기에 조성돼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홍릉과 유릉 역시 조선왕릉 전통 속에 존재하며 무엇보다 많은 역사 사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공간이다. 조선왕릉은 모두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장(천릉)한 무덤이 수두룩하며 생뚱맞게 왕과 왕비가 헤어지기도 하고 만나기도 한다. 홍릉 역시 복잡한 사연을 가졌다. 시작은 을미사변(1895년 8월 20일(음))이다. 일본 군인, 낭인의 경복궁 침탈과 왕비 시해는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무엇보다 조선 역사를 통틀어 생각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왕릉 조성 문제 역시 지체가 돼 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 왕릉이 들어설 장지는 지금 동구릉의 숭릉(현종과 명성왕후 무덤) 옆으로 결정됐다. 이름도 지금 알려진 홍릉이 아닌 숙릉이며 이때 왕비의 시호 역시 ‘명성’이 아닌 ‘순경’이었다. 그러므로 당시 왕릉 공사는 ‘순경왕후의 숙릉’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숙릉’ 공사는 금방 마무리돼 1896년에 접어들며 왕릉으로서 모습을 모두 갖춰 국장 날짜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896년 2월, 아관파천 이후 고종은 갑작스럽게 숙릉 공사를 중단시켰다. 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새로운 길지를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다시 터를 찾아 나선 ‘간심단(왕릉 후보 장소를 찾는 관료와 지관)’은 27곳의 후보 장소를 선택했으며 논의 끝에 지금의 청량리 일대를 새 터로 정했다. 이때 능의 이름을 홍릉으로, 왕비의 시호는 문성으로 했다가 정조와 겹쳐서 명성으로 바꾸게 됐으니 ‘명성왕후의 홍릉’이 비로소 등장한 것이다. 변경된 홍릉 공사는 1897년 2월, 경운궁(덕수궁) 환궁 이후 본격적으로 준비됐다. 그런데 이때 홍릉에는 이전에 볼 수 없는 건물, 즉 정자각(丁字閣) 대신 침전(寢殿)이 들어섰다. 이는 당시 고종이 사람을 시켜 중국 명나라의 황제릉을 조사하도록 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결국 왕비의 장례는 대한제국 선포, 그리고 고종이 황제로 즉위한 이후인 1897년 11월 이후에 진행돼 ‘명성왕후’가 아닌 ‘명성황후’로서 치러진 행사가 됐으니 격이 달라진 셈이다. 이렇게 해서 청량리에 ‘홍릉’이 들어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홍릉 석물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다른 조선왕릉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니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석재를 다른 곳에서 옮겨 와 다시 석물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공사는 대략 1900년 1월에 마무리됐다. 그런데 새로 제작한 석물을 홍릉에 설치할 때 이르러 고종은 뜻밖의 명령을 내렸다. 홍릉의 재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배경에는 홍릉이 길지가 아니라는 상소를 받아들여 새로운 능역을 물색하는 것이었지만 다른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홍릉이 들어갈 새 장소를 찾는 것과 동시에 홍릉에 자신이 묻힐 무덤(이렇게 살아서 자신의 왕릉을 준비하는 것을 수릉이라고 한다)도 같이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미 홍릉에 침전이 들어섰지만 황제릉의 격식을 갖췄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고 본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고종의 명은 단지 홍릉의 이전을 넘어 황제의 지위에 어울리는 무덤을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간심단이 26곳의 길지를 살핀 뒤 최종적으로 결정된 곳이 지금 홍릉이 들어선 남양주 금곡이다. 이때 조성될 무덤은 침전만 달라진 청량리 홍릉과 달리 명 황릉의 모습을 참고해 만들고자 했다. 예를 들어 능침에 있던 문석인과 무석인, 석마 등은 모두 침전 앞으로 옮기고 별도로 다른 동물, 기린과 해치, 코끼리와 사자, 낙타 등 동물을 조각한 석물을 배치했다. 또 이전 왕릉에서는 능침 부분만 곡장을 둘러쌌다면 새로 조성한 무덤은 능역 전체를 담장으로 둘러싸 이전 조선왕릉의 전통과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만, 무덤의 규모나 동물에 대한 의미 등이 중국과 다르다. 홍릉의 경우 기린-코끼리-사자-해치-낙타-말의 순서지만 명의 경우 말-기린-코끼리-낙타-해태-사자의 순으로 돼 있다. 조선에서는 기린을 가장 신성하게 여겼는데, 명에서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통이 있어 능침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한 것이다. 대신 홍릉의 경우 무석인과 문석인 옆에 말을 배치하던 전통과 관련 있어 보인다. 그래서 말의 크기가 다른 동물에 비해 작은 모습으로 조각돼 있다. 1900년 8월 이후, 홍릉을 옮기는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또 논란이 일어 인근의 군장리가 풍수적으로 낫다고 해 그곳에 공사를 했다. 1901년 5월, 다시 금곡이 낫다고 해서 왕릉 조성 사업이 진행됐다. 이런 과정에서 홍릉을 옮기는 시일이 지체됐는데 길일을 정하는 과정도 10여 차례 연기되며 1903년까지 홍릉의 이전 및 고종의 수릉 공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대한제국의 상황이 좋지 않아지며 금곡에 홍릉을 옮기는 일은 마무리를 못하고 멈추게 된다. 다만 침전이며 재실, 비각, 그리고 석물을 세울 수 있는 주춧돌, 연못 등 18만 평에 이르는 공간에 거의 대부분의 시설이 들어선 상태였다. 그러던 중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하며 국장 준비가 진행됐다. 이 시기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지 10여 년이 지난 상황이었으니 책임 기관은 일본 궁내청이었으며 조선 궁내부 아래 ‘산릉주감’을 설치해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장례 방식 역시 변칙이 적용됐다. 고종의 국장은 덕수궁에서 훈련원(당시 장례식장)까지는 일본식, 훈련원에서 장지까지는 조선식이라는 기묘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장지의 경우 생전 고종의 유훈을 받들어 순종이 금곡으로 홍릉을 옮겨 합장하라고 명하며 신속하게 결정됐다. 이에 따라 2월 초, 홍릉의 이장(천릉)이 시작됐으며 1월 말 고종의 재궁(관)이 들어갈 공간 마련에 들어가게 됐다. 이렇게 일제강점기임에도 고종은 홍릉이란 능호를 갖게 됐으니 어떤 면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왕릉에서 왕비의 무덤이 먼저 만들어지고 왕이 들어가는 경우 능호를 다시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대로 따르는 경우도 많은 편이니 어색한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당시 이태왕으로 격하됐던 고종으로서는 따로 능호를 정하는 것이 애매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청량리의 홍릉을 옮겨 같이 묻히게 되며 능호를 정하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이다. 지금 홍릉의 석물 중 혼유석을 포함한 능상의 석물은 모두 홍릉에서 옮겨온 것이며 침전 앞 문무석인과 동물조각은 연구자에 따라 조금 의견이 다르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1899년에서 1904년 사이에 제작된 것을 세웠다. 이들 조각을 1919년 당시의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일본이 굳이 황제릉의 격식을 갖춰 제작하는 것을 지원할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홍릉의 존재를 참고해 1926년, 순종이 승하하며 역시 서울 뚝섬에 있던 순명효황후의 유릉을 홍릉 옆에 조성하며 역시 황제릉의 격식을 갖추게 됐다. 다만 능역 석물에 있어 홍릉까지는 우리 왕릉 전통을 이은 조각이지만 유릉의 석물은 일본 조각가 아이바 히코지로와 기노시타 다몽의 손이 닿았다. 이들 조각은 홍릉과 달리 해부학적으로 정리된 모습을 보여줘 지금 보기에는 훨씬 자연스럽다. 다만, 본래 조선왕릉의 석물 제작 전통과 거리가 있으며 무엇보다 우월한 조각 기법을 통해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보여주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편하게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금곡의 홍릉은 복잡한 내력을 갖추고 있다. 왕릉에서 황제릉으로의 변화, 나아가 조선 후기, 대한제국 시기 복잡한 정치 구도 속 명성황후가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 고종의 정치적 의도도 생각하게 한다. 대한제국의 성립에 따른 조선왕릉 능제의 변화도 읽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홍릉, 유릉은 당시 역사를 상상하며 산책하기에 좋은 장소가 될 것 같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특정노조 출신 교사들을 부당하게 특별채용 했다는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1호’에 오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정치적 수사’ 논란과 관련해 김진욱 공수처장, 그리고 공수처에 사건 자료를 넘긴 최재형 감사원장이 비슷한 시기에 입을 열었다. 우선 김 처장은 17일과 18일 각각 기자간담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통해 조 교육감 수사와 관련해 언급했다. 조 교육감 변호인 측이 주장하는 ‘정치적 수사’에 대해 반박하고 압수수색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17일 기자회견에서 김 처장은 “4월 말 감사원으로부터 직권남용 혐의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수사 참고자료를 받았고, 감사원은 같은 날 경찰에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중복 수사이기에 사건을 넘기든지 넘겨받든지 선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건의 성격, 적용 법조를 봤을 때 형이 더욱 무거운 직권남용으로 수사 의뢰를 받은 공수처에서 하는 게 맞지 않나 해서 어쩔 수 없이 (1호 사건이) 된 면은 있다. 직권남용으로는 혐의가 안 될 것 같아 이첩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는 조 교육감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수사를 개시한데 이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을 적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추가한 바 있다. 이에 조 교육감 변호인은“공수처가 막연한 상상에 근거해 직권남용죄 수사를 개시해 위법 수사의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처장은 서울교육청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오해’라고 답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내용으로 질의하자 그는 “그날 아침부터 저희 움직임을 보고 있다가 시교육청에 있는 다른 기자에게 연락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공수처 청사가 독립청사가 아니어서 기자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있고, 그날 압수수색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내부 감찰을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압수수색 현장 CCTV를 확보해 취재진이 공수처 압수수색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점, 모 언론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고 4일이나 늦게 나간 것을 지적한 부분 등에 의해 정보가 새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법사위에는 공수처에 조 교육감 사건 자료를 넘겼던 감사원 수장도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그에게도 ‘정치적 감사’와 관련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최재형 감사원장은 “조 교육감 사건은 공정의 문제”라면서 “특정노조 소속 해직교사들을 채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위법이 있었다는 것을 포착해 감사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감사’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국회에서 잠시 논의되다 수면 아래로 내려간 사안을 감사 정보로 획득한 것이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행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거기에 대해 제가 구태여 변명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은 행정안전부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소관 교육인 ‘어린이 안전교육’을 한시적으로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 현장에서 동일 내용의 교육부 교육은 취소됐는데 행안부 교육을 해야한다면 모순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최근 행안부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 2학기 전면등교 등에 따른 교원 업무 경감차원에서 ‘응급처치교육’까지 유예한 상황을 감안해 동일 교육인 ‘어린이 안전교육’도 정부 부처간 조율을 통해 유예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했다. 교육부는 2020~2021년 일선학교 등에서 시행된 ‘학교보건법’ 상 ‘응급처치교육’의 경우 거리 두기, 업무경감 등의 일환으로 유예 조치를 내린 상황이다. 그러나 행안부는 동일 대상, 동일 교육내용인 어린이 안전교육 시행을 강제하고 있어 사실상 쓸모 없는 조치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행안부가 지난 4월 내놓은 ‘어린이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QA에 따르면 학교보건법 상 응급처치교육을 이수한 경우 ‘어린이 안전교육’을 별도로 이수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실상 동일한 내용, 동일한 교육이란 이유에서다. 교총은 “안전한 환경에서 2학기 전면등교를 준비하고 있는 학교가 방역과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교육현장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