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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서남수 교육부장관이 자유학기제를 초, 중, 고등학교의 모든 과정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범운영이 시작되어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야기라 의도가 궁금하다. 현재는 중학교의 한 학기에 한해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었다. 시범학교의 운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밝힌 향후 방침이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미 정책의 기본방향은 잡힌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유학기제 도입과 관련하여 한 학기만으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필자도 이에 공감한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한 시간이 겨우 한 학기라는 것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꿈과 끼를 찾아주는 기본적인 시간으로는 가능할 수 있지만 교과학습 등 교육과정에 고시된 내용을 대부분 이수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운영을 하건 턱없이 부족한 시간임에 틀림이 없다. 문제는 자유학기제가 교육과정의 자율운영과 연계가 되느냐에 있다. 국가에서 고시한 교육과정을 어느정도 충실히 따라야 하는 현실에서 꿈과 끼를 살리는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는 것은 어쩌면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대로, 자유학기제는 자유학기제 대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할 개연성이 있다.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의 고민이 있다면 학생과 학부모는 교과학습에 대한 고민이 뒤따를 것이다. 물론 정책적인 자유학기제 운영을 어쩔수 없이따르기는 하겠지만 교사나 학생, 학부모 모두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를 확대하기 전에 개혁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교육에서의 개혁은 실패할 경우 당시에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어 용어 자체가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그렇더라도 일단 자유학기제라는 제도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보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현재 시범운영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유학기제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단 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한 운영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자유학기제의 전제 조건으로 단위학교 교육과정을 해당학기에는 완전히 단위학교의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진정한 끼를 살리고 꿈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교과교육과정을 자유학기제 운영시기에는 최소화 하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교과학습에 대한 부담없이 자신들의 진로를 고민하고 꿈과 끼를 살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면 꿈과 끼를 살리기는 커녕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행복교육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단위학교에서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행복교육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에서 각급학교를 풀어 주어야 한다. 짧막한 프로그램 중심의 자유학기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 완전한 자율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살리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교과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교과교육과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상황에서는 한 두번의 체험학습 조차도 쉽게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학교의 현실인 것이다. 완전한 자유학기제 도입을 위해서는 학교에 완벽한 자율권을 보장해 주고, 해당학교 교육의 3주체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는 행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 한 학기 라도 교과학습의 부담없이 꿈과 끼를 살려줄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꿈과 끼를 살리는 것은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교과학습의 부담을 떨치고 자신들의 꿈과 끼를 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좀더 파격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한 학기를 운영한다면 도리어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는 무의미한 한 학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내용을 놓고 좌우와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가 이념 대립, 정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비판하던 학자들이 집필해 검정을 통과했는데 여러 단체들이 우편향이며 오류가 많고 역사를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잘못된 내용은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권까지 가세해 교과서를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은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한국사 교과서의 내용과 검정에 대해서 여야당이 반박, 재반박하는 추태는 교육의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의 중심에 선 것 같아 안타깝기만하다. 이러한 와중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우편향 논란 속에 교육부가 수정 보완을 발표했다. 즉 국사편찬위원회가 검정 심사하여 통과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올해 10월말까지 수정·보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부의 수정보완 조치는 검정 통과된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중 교학사 교과서만을 겨냥해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 등 원색적 비난을 가함에 따라 심화된 논란을 불식시키고, 학생들의 배워야 할 전체 교과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증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감안할 때, 교육부의 조치는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학사가 만든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다른 출판사의 7개 한국사 교과서와 함께 수정·보완 과정을 밟게 됐다. 지난달 말 한국사 교과서 최종 검정 결과가 발표된 뒤 일부 역사학자, 좌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오류 지적 등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결과다. 교육부는 검정을 통과한 모든 교과서의 내용 전반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발행된 교과서라도 오류가 발견되면 책을 회수해 바로잡아 재배포하는 것처럼 인쇄·배포 이전 단계에서 오류 수정은 당연한 것이다. 걱정스런 점은 교과서를 출판한 교학사는 스스로 발행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 대표가 살해 위협 전화를 받고, 쇄도하는 항의 전화, 자사 제품의 불매운동 압력에 못 이긴 자구책으로 보인다. 기업을 상대로 특정한 요구를 하면서 여기에 응하지 않을 때 불매운동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표현하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법 테두리를 넘어선 강요와 협박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비민주적 작태이다. 출판사에 대한 위협은 결국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에도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법당국은 출판사에 대한 위협 행위를 엄히 다뤄야 하며, 교육당국은 일선 학교가 강요와 협박에서 벗어나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를 보호해야 한다. 물론 같은 사실(史實)을 놓고도 역사학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한 관점과 시각의 차이다.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의 차이다. 다만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보고 배우는 교과서, 특히 국사 교과서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한쪽의 시각만 가르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비뚤어진 사관(史觀)이 형성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는 것이 기본이며, 잘못 기술된 내용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특정교과서만을 겨냥해 일부의 오류를 침소봉대하거나, 기술 내용을 자신만의 시각에서 해석․비판을 넘어 검정을 취소하라는 주장은 결국 이념적 공격일 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한국사 교과서는 늘 좌편향이거나 우편향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좌편향 교과서가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듯이 이번 교학사 교과서는 우편향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또한 이런 점에서 집필진 선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편파적 해석까지 더해 잘못된 내용이 수두룩하다는 진보 단체의 지적이 있다. 진보 단체의 지적이 죄다 맞진 않더라도 일부 내용 오류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교과서는 영향력이 지대하므로 집필진부터 신중히 선정해야 하고 검정 심사도 엄정히 해야 분란을 막을 수 있다. 그래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보편적 가치 판단과 객관성은 교과서의 생명과도 같다. 일부 역사학자, 역사교육자, 진보 단체 등에서 교육부에 대해 검정 통과된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월권이고 초법적 발상이다. 교과서의 검정 승인 취소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의해야 하며, 오류만으로 취소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소정의 검정 기준에 부합해 검정 절차를 통과한 교과서는 발행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뿐만 아니라 검정을 통과한 다른 역사교과서의 오류는 수정하되 다양한 교과서가 나올 수 있도록 검정 체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규정에 합당하게 검정 통과된 교과서를 승인 취소, 검정 취소, 발행 중단 운운하는 것 자체가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민주주의 논리에 역행하는 반민주적 처사이다. 그러므로 금번 교육부가 발표한 이미 검정에 통과된 한국사 교과서를 재검토, 수정한다는 방침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검정에 통과된 모든 역사 교과서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지, 편향적 시각은 갖고 있는 지 객관적이고 균형적 시각과 시스템을 통해 재차 검증하는 것은 국가와 정부의 책임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이러한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전체 한국사 교과서 내용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오류 내용은 적절하게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다. 최종 검정 결과를 통과한 교과서라 할지라도 잘못 기술된 내용과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을 비롯한 일부 세력들이 최근 최종검정을 통과한 특정 교과서의 부분적 오류를 문제삼아 여론몰이를 통해 교육을 정치도구화 하고,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비교육적 처사인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의 우편향 논란이 2008년 발생한 금성출판사의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논쟁의 재판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혹시라도 보혁 단체와 이념 논리에 매몰되어 아전인수로 이번 한국사 교과서 논쟁에 빠지지 않았는지 성차해 봐야 할 것이다. 역사는 무엇보다도 사실적 지식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사실(史實)이 교과서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사실에 기초한 역사를 알기도 전에 자신의 이념과 사관에 기초한 해석적 지식을 가르치거나 주입하는 것은 결코 온당치 않은 일이다. 역사교과서에 잘못된 표현이나 기술이 있다면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관과 정치이념에 따라 교과서 자체를 심판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와 역사교육, 역사교과서를 보수와 진보 등 보혁대결로 몰아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역사교육을 교육적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가고 있는 한국사교과서에 대한 논쟁과 같은 비교육적 처사가 전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하며, 교육계 내부에서 이 문제가 차분히 해결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차제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안 마련에 교육계가 지혜를 모아 교과서 검정위원 선정, 심사기준의 명세화, 검정 매뉴얼 작성, 심사절차와 시간의 객관화와 내실화 등 보다 궁극적이고 대책 마련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교육부가 밝힌 ‘교과서 검정심사 제도 개선방안’이 적정하게 마련되어 차후에는 이와 같은 비생산적 논란이 재연되지 않길 기대한다. 끝으로 역사와 역사교육에 보수와 진보 등 보혁 대결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역사교육이 있을 뿐이다. 아울러, 그 역사와 역사교육, 그리고 한국사 교과서로 공부할 대상이 우리나라의 미래 주역인 학생들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와 역사교육, 그리고 역사교과서를 박제화된 성인의 눈이 아니라 순수한학습자인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았는지 자성해야 할 것이다.
전라남도교육청 학교진흥과(과장 임용운)는 13일, 전남교육연수원에서 무지개학교 교장들의 혁신 역량 강화 및 정보 공유를 위한 ‘무지개학교 관리자 연찬회’를 개최하였다. 2013학년도 운영 무지개학교 51개교의 교장과 자율무지개학교 하반기 전입 교장 5명 등 모두 56명의 교장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찬회는 종래의 전달 위주의 강의 방식을 탈피하여 현장의 문제를 중심으로 2회의 분임 토론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무지개학교 지원단 김춘성(장흥실업고) 강사의 “무지개학교 운영 기본 방향”이라는 주제 강연에서무지개학교에서 나타난 특징으로 첫째, 학교문화의 변화, 둘째, 학교운영 시스템의 변화, 셋째, 수업과 교육과정의 변화,넷째, 교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전문성 신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지개학교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변화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일임을 강조하였다.이어 진행되는 분임 토론에서는 5개교의 무지개학교 운영 우수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무지개학교 활성화 방안 및 현안과제 해결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올해 무지개학교 2차년도 운영학교는 하반기에 중간평가를 시행하기에 평가 관점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한편, “학교의 자율화 · 다양화 · 특성화를 통한 미래지향적 학교 모델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무지개학교는 전라남도교육청의 역점 사업의 하나로서 2011년에 시작하여 올해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학교문화 형성과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화및 수업혁신 등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2학기를 맞이하여 외부에서 최근 5명의 학생이 본교에 전입하였다. 3학년의 경우 330명의 학생에 9개 학급 편성을 하다보니 학급당 평균 37명에 이르고 있다. 지역으로는 우리 학교가 시지역이라지만 실제 환경은 농어촌 지역으로 다문화 가정 학생수와 기초생활 수급 학생들이 많아 가정 경제 형편이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교육부의 2012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31명 이상 과밀학급 수가 초등교 1만7064개, 중학교 4만4730개, 일반(계)고 3만2907개 등 9만 4701개에 이르고 있다니, 학급당 인원을 33명으로만 잡아도 312만 5133명의 학생이 31명 이상 과밀학급에서 공부하는 셈으로 85만 명의 중‧고생이 ‘콩나물 교실’을 감내해야 하는 형편이라니 교육에 관심이 없는 정치인들이 교육현장을 파악할리 없다. 교실 안에는 사물함이 들어와 더 좁아진 교실에 덩치 큰 학생들이 몰려있다보니 쾌적한 교실 환경은 커녕 학습‧생활지도에도 지장이 많다. 한 교사는 “수업을 보통 ‘상의 하’에 놓고 하니까 개별 지도가 꼭 필요한데 과밀학급이라 거의 불가능하다”며 “결국 학력이 아주 높거나 낮은 학생은 그냥 지나치게 된다”는 현실이다. 최근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학교 생활 적응이 안되는 이유인데 부모도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 교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학생수의 범위는제한되어 있고, 1회 상담만도 오래 걸리고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며 학생수가 많을수록 담임과의 대면 시간은 그만큼 줄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교원들은 ‘경험상’ 학급당 25명 이내가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35명 학급에서는 종일 눈 한번 맞추지 못한 학생이 있을 정도로 생활, 학습지도에 문제가 많을 것이다. 교사로 수업을 해보면 알겠지만 과밀 학급은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져 그만큼 학습부진 학생이 나올 확률이 높다. 때문에 대규모 학교, 35명 이상의 학급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낮게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한, 대부분 일제식 수업만 하게 되어, 창의성 신장을 위한 토론수업, 창의수업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같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과밀학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증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나 정치권은 아직도 이를 아직도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행복교육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돌보고 끌어안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한 일이다. 학급당 적정학생수 확보가 선결 과제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교육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납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교총은 “박근혜 대통령은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으면 한명 한명 꿈과 끼에 맞는 교육이 어렵다’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당장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최소 300만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획기적인 교원 증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노력이 현장 문제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광양여중은 경청과 발산, 배려가 살아있는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육과정을 운영으로 교육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가 좋고 소통이 잘 되면 수업 또한 그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교과지도방법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학생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선생님들의 요청으로 교사역할 훈련 강의를 실시한 것이다. 전교사가 참여한 가운데 ‘교사역할 훈련과 훈육’, ‘10대들의 분노’를 번역한 마음숲 카운슬링 소장 박은주 교수의 ‘교사-학생의 관계와 효과적인 의사소통’이라는 주제의 연수가 시작되었다. 교사역할 훈련이란 학생과 교사가 상호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등을 배우는 훈련을 말한다. 이번 강의를 통해 광양여중 선생님들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지시, 경고, 설교, 충고, 회피, 무시, 욕설 등과 같은 등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수업을 방해하는 이러한 요인들을 제거해야지 수업도 생활지도도 성공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너’메세지가 아닌 ‘나’ 메시지로 상대방의 행동을 빗대어 말하기 보다는 나를 빗대어 말을 하는 대화법이 교사 - 학생의 관계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선례 부장교사는 '이번 연수를 통해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기본적인 대인관계 기술과 학생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고 문제를 다루는 법을 배웠으며, 2학기에는 더욱 선생님과 학생들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학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연수 소감을 말했다.
아까부터 책임을 맡아 달라며 권유하고 있었지만 적막감만 귓속으로 넘쳐난다. 답답한 이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찌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회를 맡아보고 있는 임시회장은 안타까움으로 협동조합의 이사장을 추천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서로가 선뜻 나서지를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이 시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헤매는 것과 같다. “지금 당장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이 모임에 책임자를 선출하여 이끌고 가야 합니다.” “지금 심정은 오랜 기간 희망에 부푼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우리를 대표하는 이사장이 정해지면 최대한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앞서서 한다는 사람이 없다. 나에게 또다시 책임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와서 거절도 하지 못하고 참으로 난처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협동조합 총회 준비를 위해 마지막 회합을 갖는 날이었다. 연금관리공단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본 교육연수 과정에서 퇴직공무원 열다섯 명이 협동조합을 조직하고자 모임을 가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모임을 통해 협동조합의 정관과 사업계획을 추진해왔다. 조직의 주된 목적이 자주적․자립적․자치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하여 구성원의 복리증진과 상부상조 및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직원이 합께 소유하고 관리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업계획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전문적인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세웠다. 또, 협동조합의 멋진 이름을 짓기 위해 많은 토론과 협의를 거쳐 협동조합 총회 일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거의 총회 일정이 확정되고 예비 이사장의 말씀을 듣기로 하는 시간에 느닷없이 오래전부터 하고자 하는 일이 이제 성사가 되어 이사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실적을 쌓은 후 사회적기업을 하고자 하였는데, 사업 자체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 것이다. 사회적기업이란 사업에 따른 이윤이 창출되어야 한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주 사업은 예비 이사장이 제안하여 사업계획을 세웠던 것인데 일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모두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서로가 표류하는 배의 선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퇴직 후에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회원들은 퇴직 후 일자리를 찾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분들이다. 연령은 60세부터 70세에 이르는 퇴직 공무원으로 근무소속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 하였던 분들이다. 평생교육을 통해 여러 해 동안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무리 어려운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참여하였던 분들이다. 이들이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일자리를 갖고자 하는 것은 100세 시대에 일자리가 있어야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신념은 어느 누구도 접을 수 없을 것이다. 협동조합에서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며칠간의 말미를 주면 확답을 하겠다며 헤어졌었다. 나는 금년에 1인 창조기업을 하기 위해 학습교구에 대해 디자인 출원을 하여 등록을 받았다. 한 가지 교구에 대해 2회에 걸친 실용신안 등록 후에 상품제작을 위해 디자인 등록을 한 것이다. 이때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주선하여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 것이다. 협동조합을 하는 것이 바른 것인지 1인 창조기업을 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 자문을 얻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상담한 결과 1인 창조기업이 낫다는 자문을 받았다. 그래도 아직 망설이는 이유는 협동조합을 함께하자며 간곡하게 부탁하는 그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의 화두는 창조과학 창조경제이다.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너무 막연하여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창조경제란 국민들의 의식개혁을 통해 그동안 경쟁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 의식에서 벗어나 너와 내가 더불어 사는 경제생활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경제생활의 기초단위인 마을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을 통해 나와 내 이웃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각 지역자치단체에서는 관련 기관과 연계하여 실제로 맞춤형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통해 그들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평생교육차원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와 기여를 하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및 사회적기업이 곧 우리 삶의 미래이자 국가 경쟁력이다. 100세 시대에 우리의 꿈 일자리는 평생교육을 통해 보여주기 위한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살맛나는 세상! 일자리와 함께’하고자 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교육부는 10일 내년 일명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고등교육법 시행령’,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4개 법령 개정안 입법 예고 계획을 발표했다. 강사법은 2010년 모 대학 시간강사가 열악한 처우, 불투명한 교수임용, 논문대필 등 대학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면서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강사 처우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입법의 취지와는 달리 시간강사의 대량 실직사태가 예상되면서, 올해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강사법이 1년 유예됐다. 따라서 2014년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가 제기된 강사법의 문제점에 대해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통한 보완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번 교육부 발표는 강사를 교원확보율에서 제외하여 수업시수가 적은 강사의 대량 실직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임용 및 재임용 절차 마련, 자격기준 규정을 통해 강사법이 가지는 폐해를 일정 정도 해결한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다수 강사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해 온 강사료 인상 등 실질적인 처우개선책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는 대학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60~70%대에 불과하고, 시간강사 등 비정규직 교원의 강의 부담률이 40%를 넘는 비정상적인 구조이다. 그리고 현재 4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시간강사가 생계비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는 상황이다. 대교협이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1만여 명 강사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8.9%가 강사법 폐지 또는 수정을 요청했고 최우선 개선사항으로 46.6%가 강사료 인상이라 응답했다. 이렇듯 실질적 처우개선에 대한 시간강사들의 요구가 높지만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 박근혜정부는 임기 내 고등교육 재정투자규모를 GDP 대비 1% 수준 달성을 목표로 연차적으로 지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사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확대되는 고등교육예산 일부를 시간강사에게 투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전임교원 평균 연봉 50% 수준의 보수 지급과 국민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 적용 강화가 우선하여 이뤄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확충되는 고등교육재정을 전임교원 확보에 투입해 교원확보율을 연차적으로 높여나가 역량 있는 시간강사를 전임교원으로 임용해야 대학의 연구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11일, 교육부는 지난 달 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검정 통과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올해 10월말까지 수정․보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검정 통과된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내용의 오류,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라며 계속되는 검정취소 요구 등 교육계 안팎의 논란에 따른 조치다. ‘역사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논란이 거세지는 점을 감안할 때, 교육부가 교과서 내용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를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다. 교과서 내용의 오류나 이념 편향성의 문제는 특정 교과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이번 기회에 모든 교과서를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추후 발생될 수 있는 논란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사관에 따라 역사의 시각이 다르고, 철학과 이념에 따라 역사를 해석하는 상황에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가치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져야 할 기준이 있다. 첫째, 역사는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오류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역사를 해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왜곡된 사관을 갖기 때문이다. 둘째, 이념적 잣대로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침소봉대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표현, 5·16군사정변을 혁명으로 미화, 4·19혁명을 학생운동 폄훼”한다며 공격했지만 그러한 내용은 교과서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셋째,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 헌법가치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교과서가 돼야 한다. 많은 국민들은 학생들에게 우리의 역사가 실패한 역사라는 자학사관이나 친북사관을 담거나 암시하는 교과서를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역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세계 10대 무역대국이 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야 한다. 만약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의 헌법가치도 부정하는 교과서라면 배척돼야 한다. 넷째, 역사교과서는 이념대립의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교과서를 보수·진보간 이념 대결의 도구화로 삼으면 사회갈등이라는 불행이 우리에게 엄습할 것이다. 차제에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교과서 위원 선정, 심사기준의 명확화, 심사절차와 시간의 내실화’ 등 ‘교과서 검정심사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국정감사 시즌이 임박하면서 교육부·시도교육청의 교원업무경감 대책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가 자료 제출에 수업결손까지 겪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정감사의 본래 목적이 교육행정기관의 교육정책 감시와 학교교육 개선·지원에 있는데도 되레 학교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모순을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선 교원들은 가장 애로를 겪는 문제로 1~2일 또는 몇 시간 안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이른바 ‘긴급’ 요구 공문을 꼽았다. 임종수 경기 의정부호동초 교장은 “학교 여건·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긴급’을 요하는 자료제출은 국감 기간 동안이 가장 심하다”며 “오전 10시에 공문을 보내 오후 2시까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추광재 강원 남원주초 교사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당일 12시, 4시 제출 등 구체적인 시간까지 명시하는 경우”라며 “교무행정사가 있지만 담당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많아 이런 경우 수업을 뒤로하고 공문을 작성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의 업무가 바뀌고 전근 등으로 담당자까지 바뀌는 상황에서 5~10년 등 수합이 어려운 누적자료나 10년 이상 돼 파악조차 힘든 자료요구는 처리시간이 늘어나 역시 수업결손을 초래한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전언이다. 김성규 경기 양영초 교장은 “지난해의 경우 20년 전 설치한 라디에이터(radiator) 설치·유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해 황당했다”며 “이렇게 10~20년 전 자료는 해당 서류를 찾는 데만 온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년 되풀이 되는 자료나 중복되는 자료 요구도 업무과중의 원인이다. 최우성 경기 상록고 부장교사는 “교육청에서 사전에 취합한 자료인데도 형태만 다르게 해 국정감사 자료로 다시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요구 주체마다 양식이 모두 달라 매번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정규한 충주상고 교사는 “시의원이나 도의원 요구 자료와 국회의원들의 요구 자료 양식이 달라 하나의 업무로 몇 번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교원업무경감 대책이 체감도도 낮고, 오히려 업무가 늘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심재근 마산 제일고 교사도 “나이스나 정보공시 활용 등은 무늬에 지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업무가 늘었다”고 평가했다. 정규한 교사 역시 “공문 숫자로 교육청을 평가해 업무 메일이나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전달되지 않는 등 업무 추진이 늦어지고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국정감사가 학교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국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국감에서 반드시 지적돼야 할 학교현장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학교 살리기 국감 질의자료’를 만들어 대국회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교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주요 정책 질의자료를 마련,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동시에 학교 요구 자료를 줄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권국 교총 정책기획국장은 “국정감사가 본래 목적에 맞게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돕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국회에 요구하고, 동시에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는 꼭 필요하지만 과다한 자료 요구 및 촉박한 기한 등으로 오히려 학교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국회나 시·도의회 등도 이제는 자료제출 요구 이전에 과연 이러한 자료가 교육 발전에 필요한 것인지, 학교현장에 불필요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국감 업무 경감을 위해 ▲중복 보고하는 관행 근절 ▲요구 자료의 절대량을 줄이고, 불필요한 보고 및 절차 개선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차원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통해 자체 작성·보고 등 근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교육당국과 국회에 강력히 요구해 나가기로 했다.
진로수행평가·기말고사 학생 부담 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기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이하 집중학년제)’와 교육부의 ‘자유학기제’의 발전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9~12일까지 서울시내 4개 권역별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너무 빠른 정책 추진과 평가부담, 진로체험 인프라 부족 등을 집중 지적했다. 10일 서울 강동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권역별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태행 방배중 교감은 정책 추진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감은 “집중학년제와 자유학기제 모두 필수적으로 직업체험을 해야 하지만 연구학교 수요도 직업체험 기관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전면 실시 시점을 조절하지 않으면 제도 시행 자체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학년제 정책연구를 진행해온 어윤경 공주교대 교수가 주제 발표한 학생․학부모․교사 요구조사 문항별 분석 결과 및 기타 의견에서도 ‘직업체험 장소 확보 및 발굴’, ‘연구학교 운영 1년이 아니라 2년 정도 필요’ 등의 교사 의견이 제시됐다. 중간고사 대신 받는 진로수행평가와 기말고사 부담에 대한 걱정도 잇따랐다. 이민주 강일중 학생도 “집중학년제를 통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외교관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단점으로 수행평가를 꼽았다. 이 양은 “가장 싫었던 것은 수행평가와 모둠별 과제”라며 “1~2명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아무것도 안한 채 좋은 점수를 받아 억울했다”고 평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영선 강일중 학부모도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에 10과목 시험을 보니 아이가 너무 힘들어 했다”며 “수행평가도 너무 진로에만 치중돼 있어 문제”고 지적했다. 두 제도가 추구하는 진로탐색을 통한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홍원표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진로탐색이 너무 좁은 의미로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있다”며 “진로교육의 의미를 자기 이해나 인성 발달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좀 더 포괄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집중학년제와 자유학기제로 진로교육을 너무 많이 다루면서 학생들이 진로교육에 대해 번아웃(burnout)될까 우려스럽다”며 “하반기에는 중간점검을 통해 과한 부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덜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광하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자유학기제와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기본 뿌리․철학은 같지만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연계방안을 마련, 단계적으로 현장에 적용해 2016년에는 전체 학교에 전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31명 이상 과밀학급에서 공부하는 공립 초‧중‧일반(계)고 학생만도 300만 명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교원들은 “개별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해 박근혜 정부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은 요원한 형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의 2012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31명 이상 과밀학급 수가 초등교 1만7064개, 중학교 4만4730개, 일반(계)고 3만2907개 등 9만4701개에 이른다. 학급당 인원을 33명으로만 잡아도 312만 5133명의 학생이 31명 이상 과밀학급에서 공부하는 셈이다. 특히, 중‧일반(계)고는 31명 이상 학급이 전체 9만8452학급 중 7만7637개로 무려 80%나 된다. 또한 교육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공립 중‧고교의 경우, 학급당 36명이 넘는 과밀학급도 전체 학급의 30% 수준이다. 공립 중등 학급이 7만6637개라는 점에서 2만2991개 학급이 해당되고, 학급당 평균 인원을 37명만 잡아도 85만 명의 중‧고생이 ‘콩나물교실’을 감내하는 형편이다. 사물함이 들어와 더 좁아진 교실에 덩치 큰 학생들이 몰려있다보니 쾌적한 교실환경은커녕 학습‧생활지도에도 지장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전 A초 교사는 “수업을 보통 ‘상의 하’에 놓고 하니까 개별 지도가 꼭 필요한데 과밀학급이라 거의 불가능하다”며 “결국 학력이 아주 높거나 낮은 어린이는 그냥 지나치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 B고 교감은 “학기초 주요 담임업무는 상담인데 한반에 보통 39명까지 있다보니 1회 상담만도 오래 걸리고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며 “학생수가 많을수록 담임과의 대면시간은 그만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원들은 ‘경험상’ 학급당 25명 이내가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2년간 35명 학급과 24명 학급을 번갈아 맡아봤다는 경기 C초 교사는 “35명 학급에서는 종일 눈 한번 맞추지 못한 학생이 있을 정도로 생활, 학습지도에 문제가 많았는데 24명 학급은 분단 하나가 없어져 교실환경 차이가 현격했다”며 “글을 읽혀도 한 바퀴를 돌고, 수학 문제 해결과 과제 점검도 일일이 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 D중 교사는 “실업고 근무 시, 16명의 학생을 데리고 분반 실습수업을 했었는데 모두에게 시선도 주고 개별지도도 가능했다”고 전했다. 전북 E초 교사는 “수업을 해보면 알겠지만 과밀학급은 집중도 힘들고 일제식 수업만 하게 된다”며 “토론수업, 창의수업을 위해서는 15~20명 이내가 되도록 교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원’ 규모를 막바지 논의 중인 안행부, 기재부는 이달 말 정부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교총은 12일 국회 기재위원 전원을 방문해 교원증원을 위한 협조를 강력히 요청했다. 교총은 “박근혜 대통령은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으면 한명 한명 꿈과 끼에 맞는 교육이 어렵다’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당장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최소 300만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획기적인 교원 증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전국 교육현장에 인성교육 바람이 불었다. ‘꿈과 끼를 키우는 인성교육’을 주제로 2~14일 운영된 인성교육실천주간 동안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다양한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은 5~13일까지 7개 권역으로 나눠 스토리텔링 수학 학부모연수를 개최했다. 한국기초과학연구소장을 지낸 안재찬 박사가 문제풀이 위주에서 벗어나 자연에서의 체득과 독서를 통한 수학교육 및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 제주시교육지원청(교육장 고광옥)은 10일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밥상머리교육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온 가족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며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갖고 이를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충남 송산중(교장 손문수)은 학부모와 함께하는 저개발국 신생아 돕기 털모자 뜨개질 반을 운영했다. 기존에 학생들을 중심으로 방과후 진행되던 손뜨개 반을 인성교육실천주간행사의 일환으로 학부모에까지 확대해 참여토록 한 것이다. 그간 학생들과 교사는 100여개의 모자를 완성했고 학부모 참여로 200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경북 경산서부초(교장 김진학)는 음악을 통한 인성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 100명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매월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함께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조회를 진행한다. 특히 4일에는 학생과 지역민을 위한 ‘등굣길 작은 음악회’를 실시함으로써 ‘끼’도 살리고 ‘인성’도 쌓았다. 민은희 교감은 “오케스트라 활동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배려와 인내심을 기를 수 있고 거친 마음도 순화된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의 식량난 때문에 시작된 대량 탈북 현상이 2000년을 고비로 감소했다. 하지만 그 무렵 이후 탈북자들이 우리나라로 대거 입국하면서 북한 이탈 주민 자녀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 각급 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 학생 수가 2011년 1661명(초 1020명, 중 288명, 고 373명)에서 2012년 1204명(초 1204명, 중 351명, 고 437명)이고, 학교 수도 2011년 579개교에서, 2012년 704개교로 늘어났다. 이제 우리 교원들이 학급 담임 또는 교과 담임으로 탈북 학생을 만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 것이다. 탈북 학생의 특성 고려한 교육 필요 북한을 탈출하여 몇 년간 중국 등을 떠돌다가 남한에 입국한 탈북 학생들에게서 흔하게 듣는 말이 있다. 북한에서는 배고파서 살기 힘들었고, 중국에서는 공안에 잡혀 죽을까 봐 무서워서 살기 힘들었다. 그런데 정작 남한에 오니까 몰라서 못 살겠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들이 말하는 ‘스타크래프트나 똘똘이 스머프’가 뭔지 몰라서, 처음 접하는 영어 단어들이 너무 낯설어서, 한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고 책가방을 들고 교실을 찾아다니는 게 처음 겪는 것이어서, 심지어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한 객관식 문제가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아서 탈북청소년들은 좌절하고 있다. 이런 탈북 학생들은 출신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면서 남한 사회나 친구들의 편견을 극복 못 하고 학교를 떠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 학교 환경의 부적응은 학령기의 탈북 학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된 경험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런 탈북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우리 학생들과 다른 특성을 볼 수 있다. 먼저 대다수 탈북 학생들이 교사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 정말 그 가르침에 잘 따르고 존경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교육청의 예산 지원으로 자발적 교사 연구 단체인 서울초중등남북교육연구회에서 여름 또는 겨울방학에 개최하는 탈북 학생 적응지도 캠프 참가교사들의 경험에서 나타난다. 수차례 자원봉사하는 교사에게 참가 동기를 물어보면 대다수가 ‘탈북 학생들이 옛날 우리 학교 다닐 때처럼 자신의 말을 잘 따르고 존중해 주니까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렇듯 탈북 학생과 래포가 형성되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의 교육이 수월해질 수 있다. 또 다른 특성은 탈북 학생들은 존재론적 인식의 토대가 북한 사회로의 회귀한다는 점이다. 인식 체계가 형성된 후 탈북한 학생은 대체로 북한에서 국가와 조직에 대한 강한 귀속감을 갖도록 철저히 훈련받았다. 그렇다 보니 북한에 두고 온 부모, 형제, 친인척, 친구 등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탈북 학생에 대한 적응지도 교육의 최종적 목표는 그들이 남한에서 한 개인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는 미흡하며, 통일 후 그들이 존재론적 고향인 북한 사회로 갔을 때 남북한 사회 문화를 하나로 묶어서 내면화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탈북 학생에 대한 관심과 배려 필요 어려운 과정을 거쳐 두려움과 설렘으로 남한 생활을 시작하는 많은 모든 탈북 학생들이 기대만큼 새로운 사회에 쉽게 적응하고 잘 동화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교사가 탈북 학생들이 우리 학생이고 내 제자가 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교사들이 좀 더 탈북 학생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내 제자라는 생각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탈북 학생들에게 꿈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그들이 우리말을 못 알아들어서 어려워하고 있으면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탈북 학생의 부모들에게도 남한의 교육 시스템과 방식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같이 손잡고 자녀를 지도할 수 있도록 끈기있게 격려할 필요도 있다. 더 많은 교사가 내가 바로 통일을 견인하는 마중물이라는 생각으로 탈북학생 지도에 적극 동참할 것을 기대해 본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회의가 소집됐다. 영어과 선생님의 긴급모임이다. 회의에 앞서 교감 선생님은 영어담당 김 선생님이 새벽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응급실로 실려 갔다는 사모님의 전화내용을 전했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 회의에 참석한 영어과 선생님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더군다나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 오신 분이기에 그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우선 김 선생님의 병환이 호전될 때까지 임시방편으로 김 선생님의 수업 시수를 모든 영어과 선생님들이 나눠 보강하기로 했다. 만에 하나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병으로 판단될 경우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기로 하고 회의를 끝냈다. 수업결손은 동 교과 선생님들이 분담해 보강하는 차원에서 수습되겠지만, 문제는 김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다. 학생들이 피치 못하게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기 동안 김 선생님의 수업에 적응해 온 아이들이 새로운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받게 될 경우, 혼란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선생님이 아프면 피해를 보는 쪽은 학생이다. 최근 학교생활의 과다한 업무와 심한 스트레스로 명퇴와 병가를 신청하는 교사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교권하락,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학생들과의 갈등, 학부모들의 일방적인 요구 등이 더해 우울증을 앓는 선생님들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후두염, 정맥류, 기관지염 등 고질적으로 따라오는 직업병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질병이나 사고로 부득이하게 결근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일반 직장인과 달리 선생님의 결근은 어떤 의미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업무를 미루듯 수업을 미룰 수도 없는 일이고 하루 가게 문을 닫듯 학생들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끔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는 선생님의 넋두리를 들을 때가 있다. 본인의 결근으로 많은 아이들이 수업결손이라는 피해를 보고 수업보강 때문에 동 교과 선생님에게 누를 끼칠 바에는 차라리 몸이 아파도 학교에 나오는 것이 속 편하다는 것이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고3을 맡은 선생님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학부모와의 상담과 수능원서 작성에서부터 추천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고3 담임들은 일에 치여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주말과 휴일까지 학교에 나와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 전형에 꼭 필요한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챙겨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은 자신의 몸을 챙길 겨를이 없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당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이 우리 선생님의 자세이고 마음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몸이 아파 부득이 수업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몸이 아파도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소수 몇 명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아이들은 자습을 하는 것이 더 낫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 내내 마주하는 선생님의 작은 얼굴 표정 하나까지도 수업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로 수업을 하게 되면 수업분위기가 가라앉을 뿐만 아니라 신경이 쓰여 집중이 더 안 된다고 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습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처럼 선생님의 눈빛, 안색, 목소리 톤 하나하나는 교수활동 요소로 작용해 학생들에게 정서적인 수업환경으로 전달된다. 선생님의 건강이 수업의 질로, 학습의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조석으로 일교차가 심한 계절이 왔다. 우리 선생님들의 건강이 더욱 신경 쓰인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처럼 선생님이 건강해야, 그리고 행복해야 수업을 받는 우리 아이들도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오늘따라 김 선생님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에 선생님의 병환소식은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출·퇴근 때마다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며 환하게 미소 짓던 김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른 시일 내 우리 곁으로 돌아오시길 기도해 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선생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해 본다.
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벌써 하루에도 4~5건의 국정감사, 행정사무감사 자료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는 내년 지방선거로 예년보다 더 많은 자료 요구가 쇄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각만 해도 벌써 머리가 아프고 피로감이 밀려온다. ‘(긴급) 국회의원 감사요구자료’는 제목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난다. 의원들의 감사 자료 요구가 비단 학교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교사의 주 업무는 행정이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활동이다. 교육 본연의 일을 제쳐놓고 감사 자료 작성에 교육할 시간을 빼앗긴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수업은 뒷전, 누구를 위한 감사인가 국정 감사 요구 자료들을 보면 자료가 너무 방대하고 그 내용도 잘 정선되지 않아 작성이 어렵다. 당해 연도의 자료뿐 아니라 심지어는 4, 5년 전의 자료도 요구하고 있어 자료 찾기도 만만치 않다. 뿐만 아니다. 교육과 관련된 이슈는 많은 의원이 요구하다 보니 같거나 유사한 자료를 교사는 몇 번씩 반복해서 작성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공문은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서 충분히 재해석하고 재생산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교사들을 더욱 난감하게 하는 것은 대부분의 감사 자료가 긴급을 요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아침에 보낸 공문을 오전까지 제출하도록 못 박은 경우도 있다. 수업보다 감사 자료 작성이 더 급한 것이다. 또 감사 자료의 목적이나 활용범위, 폐기 기한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것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와 예의다. 그래야 목적에 맞게 원하는 내용을 충실히 작성할 수 있다. 국정 감사, 누구를 위한 감사인가. 진정 교육을 위한다면 더는 학교를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긴급 감사 자료 요구로 교사업무를 증가시켜 정상적인 학교교육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면 개선돼야 한다. 학교의 교육활동은 어떤 이유에서든 침해를 받거나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 교육은 학생의 권리인 동시에 교사의 권리와 책임이다. 국정감사의 목적은 학교를 괴롭히는데 있지 않고 교육을 살찌우는데 있다. 학교를 살리고 학생들이 보다 나은 교육혜택을 입도록 지원하는데 지향점이 있다. 따라서 국정감사 자료는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의원 간의 감사자료 공유가 필요하다. 같거나 유사한 자료, 매년 반복적으로 요구되는 자료는 의원들 간 공유하도록 하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재활용하면 지금보다 대폭 업무를 줄일 수 있다. 둘째, NEIS나 학교정보 공시 자료, 시·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지원청의 기본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학교의 주요 정보는 이미 공시된 자료로도 충분할 뿐 아니라 학교시설이나 재정, 그리고 교육활동 전반적인 자료는 시·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지원청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학교현장에 굳이 요구하는 것은 권위적이고 행정편의주의인 동시에 행정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학교정보 공시자료, 교육청 데이터 활용해야 셋째,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자료는 작성에 시간이 필요하다. 의원들은 대부분 감사 시작 직전에 급하게 자료를 요구한다. 특히 9~10월은 학교마다 체험학습, 발표회, 공개수업 등 학교행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 진행되는 국정감사나 행정사무감사는 학교나 교사들을 더욱 피곤하게 한다. 물론 잘못된 부분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하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는 학생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교육이 감사자료 작성에 묻혀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존경하는 의원님에게 묻고 싶다. “진정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국정감사는 학교에서 받은 수많은 서면 자료보다 학교현장을 누비며 발품 팔아 살피고, 듣고, 찾아낸 실증적인 자료 아닐까요?”
지난달 28일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이 발표됐다. 수시 논술 비중 증가, 정시 수능 중심 선발 방식 등으로 성적지상주의 가속화와 사교육 증가가 우려되지만, 대입전형 간소화와 예측 가능성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특히 복잡하고 자주 변경되는 대입전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 면도 엿볼 수 있다. 현재 215개 대학의 대입전형 수를 살펴보면 수시 1845개, 정시 1037개로 총 2883여 개에 이른다. 정부가 제시한 발전방안은 대학별로 수시 4개, 정시 2개 전형으로 제한하고 있다. 좀 더 구체화해보면 수시는 학생부·논술·실기 위주로, 정시는 수능 및 실기 위주로 전형을 유형화하고자 한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입전형을 획일화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입전형간소화가 안정적으로 안착 되기 위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형명칭과 용어를 통일해야 한다. 특별전형의 경우 각 대학마다 유사하거나 같은 전형들이 있다. 대부분 대학이 실시하는 ‘특성화고교졸업자’ 전형의 경우, 필자가 이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 무작위로 51개 대학을 조사해보니 ‘특성화고교졸업자전형’ 18개, ‘특성화고교출신자전형’ 21개, ‘특성화고교전형’ 5개, ‘특성화고출신자전형’ 4개, ‘전문계고교전형’ 3개 대학 등 같은 성격의 전형이지만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학마다 전형명칭을 다르게 사용해 학교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은 혼선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원 자격과 제출서류가 유사한 전형은 통일된 명칭과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모집단위, 모집인원, 선발방법, 전형요소와 같이 모든 전형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들은 동일하게 사용돼야 한다. 둘째, 모집요강을 표준화해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전형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접하는 것이 모집요강이다. 그런데 대학마다 사용하는 표의 형식과 내용이 다르다 보니 모집요강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필자가 전국 51개 대학 모집요강을 비교 분석한 결과, 동일한 순서와 목차로 제시한 대학은 하나도 없었다. 입시전문가들조차도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고 학교 간 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요해야 한다. 교육부나 대교협에서 모집요강의 표준화 연구를 실시해 기본 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학생부 위주 전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주요 전형 요소가 학생부 교과,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형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전형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학생부 교과+비교과, 학생부 교과+비교과+자기소개서, 학생부 교과+비교과+자기소개서+면접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제시되기 때문에 이 정보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평가 방식에 따라 세분화해 보면, 학생부 교과를 중심으로 정량적 평가를 하는 방식과 입학사정관을 중심으로 정성적 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생부를 등급 수치나 양적 개념에서 전산처리로 하는 것인지 또는 입학사정관이 직접 서류평가나 면접평가 등을 통해 수험생의 역량과 잠재력을 평가하고자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따라서 학생부 위주 전형은 ‘입학사정관전형과 비입학사정관전형(가칭)’ 또는 ‘입학사정관전형과 학생부전산화평가전형(가칭)’ 등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4년 실시된 이후 표준점수사용(1999), 제2외국어영역추가(2001), 9등급제도입(2002), 수리영역 가․나형 분리(2005), A․B형 선택형 수능(2014) 등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금번에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은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을 통해 문․이과 융합 안을 제시하는 등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입전형간소화를 위해 제시한 정책들이 지금까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을 획일화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입전형에 관련된 많은 형식과 내용을 표준화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원아, 이제 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시간이 4개월이 채 남지 않은 것 같구나. 어떻게 보내야 네 인생에 추억에 남는 중학생활이 될런지 가끔 생각해 본 적도 있었겠지?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조금은 고민이 될 것이다. 이 고민은 누구나 겪어야 할 통증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앞으로 더 큰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겠지? 우리 사회는 경쟁을 공정한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 이력서에서 학력란을 삭제하는 추세가 있긴 하지만 모든 곳에서 졸업 학적은 매우 중요한 사람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대학을 중요시 하고 그 출입구인 대학입시가 능력을 가장 공정하게 판단하는 척도라고 보는 심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학이 다양한 입학 전형을 도입해 그 믿음이 다소 약해지기는 했어도 대학을 추첨으로 가지 않는 한 계속될 사회심리 중 하나가 아니겠니? 하지만 이런 경쟁의 문제는 긴 준비기간에 비해 평가가 너무도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흠이라 할 수 있다. 짧은 순간의 시험으로 큰 결과물이 좌우되는 사회가 오랫동안 이어져온 것이다. 그런데 그 장소 그 순간에 어떤 사람은 바보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평소보다 더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그런 짧은 시간의 평가만으로 사람을 구별하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사람을 볼 필요가 있다. 이제 회사는 대학처럼 짧은 시간에 시험을 보고 채용을 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내 아들 녀석도 일본 기업에 취업을 하려고 하니 3차에 걸쳐 면접을 하는 것을 직접 보았기에 이런 추세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싶구나. 그리고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뉴턴, 마이클 패러데이, 스티브 잡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가 탁월한 결과를 이루어내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이 아닌가! 이들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정규교육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영재교육 기관을 다니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스승도 없었던 것 같다. 이들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내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단 하나 결핍이었다. 결핍을 가진 이들이 탁월함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머리를 사용하기보다는 남들이 갖기 어려운 탁월한 습관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평균 이하의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스스로 끊임없이 개선해서 탁월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재영이 쓴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탁월해졌을까' 에서 1등을 넘어선 어떤 위대한 것을 강조한다. 바로 그것이 탁월함이라고 설파한다. 즉 탁월함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평범한 우리가 탁월해지기 위해 시행할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노트하기, 도서관 이용, 편지쓰기, 멘토와 평전, 시간관리, 작업실, 휴식이 바로 그것이다. 평소의 기록습관이 중요하고,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 궁금한 점이 있으면 끊임없이 질문할 것, 그리고 적절한 휴식이다. 혹자는 이 책을 읽고나서 이론과 분석은 대단한데 결론은 별거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언가 다른 결과를 낸다는 것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 탁월함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하나라도 시도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실천력 그게 아닐까? 그것을 바로 실천한 사람이 김연아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넌 이제 시작하였다. 네가 시작한 것을 10년만 계속하여 나간다면 넌 탁월함의 경지에 이르리라 난 확신한다. 다소 어려움이 따를지도 모른다. 가끔은 왜 내가 이것을 해야만 해 하고 의문을 품을 때고 있겠지만 지속하기를 권하고 싶다. 이제 가을 바람이 불면서 환절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건강에 유의하고 적절한 휴식을 통하여 네 몸과 마음에 여유를 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학생 인권의 날 관련하여 글짓기 대회를 한다는 공문이 왔다. 이 공문을 받은 부서에서 교내 대회를 개최하고 여기서 입상한 학생들을 도교육청 대회에 응모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했다. 다른 대회도 마찬가지다. 대개 교내 대회를 열고 입상한 작품을 상급 기관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응모한다. 그런데 부서에서 고민이 생겼다. 글짓기 대회는 초등학생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짓기 대신에 글쓰기 대회라고 명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둘의 뜻이 차이가 공론화되고 급기야 나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글짓기는 오랫동안 써 오던 말이다. 반면에 글쓰기는 최근에 쓰기 시작했다. 일반 사람들이 기억하듯이 우리 어릴 때는 글짓기라고 했다. 이전에 없던 글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학한 표현이다. ‘짓기’에 보듯 글을 지어 낸다는 표현도 적절하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주장이 있다. 즉 글이란 억지로 지여 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짓기’가 바르지 않다는 논리다. 대신 글쓰기가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글짓기는 억지로 지어내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어 바르지 않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면 글쓰기는 억지로 지어내는 것이 아닐까. 글짓기나 글쓰기는 모두 불가피하게 억지로 지어내야 하는 속성이 있다. 아무리 유능한 작가도 글쓰기는 억지로 지어내는 고된 작업이다. 물론 그 내용은 억지로 지어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관념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자체는 억지로 하는 작업이다. 글짓기라는 말을 쓰다가 고등학교에서는 작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아예 작문이라는 교과목 시간이 있었다. 대학에서도 작문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글짓기보다 고급스러운 글쓰기가 작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아도 글짓기와 작문은 다른 것이 없다. 이는 우리말 일을 한자어 작업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을 뿐이다. 창작과 글짓기도 구분해서 썼다. 우리는 관습적으로 문학과 비문학을 구분했다. 그리고 문학적인 글을 생산하는 것은 창작으로, 비문학적인 글을 생산하는 것을 글짓기로 불렀다. 과거에는 학교 현장에서는 창작을 배제하고 글짓기만 수용했다. 창작 능력은 천품과 자득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믿었다. 다행히 최근 교육과정에서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며 창작하는 교육까지 하고 있다. 결국 글짓기와 글쓰기, 그리고 작문과 창작이라는 용어는 나름대로 어휘 개념을 가지고 쓰인다. 그러나 글짓기와 글쓰기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문자 언어를 통해서 표현하고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일련의 의사소통 행위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글짓기와 글쓰기는 특별히 구분하기도 어렵다. 억지로 지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짓기에 어휘적 결함이 있다는 말도 궁색하다. 글짓기와 글쓰기 개념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국어교육의 하위 영역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로 나눈다. 여기에 답이 있다. 읽기와 쓰기가 대응한다. 다시 말해 글 읽기와 글 쓰기가 대응한다. 그러면 글쓰기가 자연스럽다. 읽기와 쓰기는 서로 넘나든다. 읽어야 쓸 수 있다. 글쓰기는 언제나 새로운 글을 지향하는데, 새로운 글의 범주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글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판단은 결국 작문, 창작, 글짓기를 글쓰기로 포괄할 수 있는 결론도 만들어낸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오덕 선생의 말을 인용하면 더욱 명쾌해진다. 선생은 글쓰기란 국민학생이나 쓰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알고, 작문은 글쓰기보다 고급의 글이고. 문학은 최고 수준의 글이란 잘못된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글쓰기란 말이 문학이란 말보다 그 뜻이 훨씬 넓으므로 글쓰기로써 작문과 문학을 아우르자고 제안했다. 글읽기는 세상에 대한 이해이다. 글을 통해 세상에 대한 간접적 경험을 하고 마침내 독자의 인식의 폭을 확장한다. 그리고 글쓰기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인식의 폭을 의미화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에 대해 언어적 표현을 펼치는 것이다. 글짓기에는 이러한 세계에 대한 이해가 약하다. 자아가 세상의 무엇을 인식하고 그 세계가 품고 있는 범주를 펼치는데, 그것을 글짓기라고 하는 것보다 글쓰기라고 하는 것이 더 객관화된 느낌이다. 아무튼 글읽기가 선행되면,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탄생한다. 그래서 글쓰기라고 하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고 비교적 바람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작아도 속이 알찬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삼천리금수강산을 자랑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 그중 풍경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곳은 국가에서 '명승'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그림처럼 떠있는 육지속의 작은 섬마을… 추억과 낭만, 그리고 그리움….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과 함께 3대 물도리마을로 알려진 예천의 회룡포(명승 제16호)가 그러한 곳이다. 요즘 회룡포는 강호동의 ‘1박2일’ 촬영과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지며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 9월 1일, 회룡포를 여러 곳에서 바라보기 위해 청주산누리산악회원들의 비룡산 산행에 따라나섰다. 출발시간인 7시가 되었지만 벌초 때문에 빈자리가 많다. 가까이에 앉은 여자회원이 지난번 영광의 금정산과 가마미해수욕장에 다녀와 썼던 산행기를 잘 읽었다며 반갑게 인사한다. 하긴 모두들 바빠 여행기를 쓰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안내가 끝난 후 음악을 들으며 차창 밖 풍경을 감상했다. 어느 날 부턴가 사람들의 살아가는 얘기가 듣기 좋다. 뒷사람들이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가 구수하게 들린다. 자녀의 직장과 결혼, 재산 물려주는 문제 등 은연중에 나이 먹은 사람들의 걱정이 드러난다. 청주를 출발해 36번 국도와 34번 국도를 부지런히 달린 관광버스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IC로 들어선다. 다시 하행선으로 문경휴게소에 들렀다가 점촌합창IC를 빠져나간다. 문경을 지나는데 과수원의 빨간 사과들이 가을을 알리고, 회룡포가 가까워지며 폭염을 이겨낸 벼들이 들판에 가득하다. 9시 15분경 포구 앞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준비를 한다. 9시 20분경 주차장 앞 산길로 들어서며 용주시비, 회룡대, 봉수대, 원산성, 범등, 야외무대와 광장, 의자봉, 적석봉, 사림봉, 사림재, 용포마을, 제2뿅뿅다리, 회룡포, 제1뿅뿅다리를 지나 출발지인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약 10.7km의 산행을 시작한다. ▲ 용주팔경시비에서 장안사로 용주팔경시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소나무가 늘어선 산길을 오른다. 솔 향을 맡으며 산등성이를 걷다보면 왼편으로 회룡포마을과 오토캠핑장이 내려다보인다. 산등성이를 내려서면 아미타불석조좌상, 용왕각, 석조물, 팔각정자가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직진하면 회룡포 전망대 올라가는 길인데 아래편에 경덕왕 때(758년) 의상대사의 제자 운명대사가 창건했고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는 장안사가 있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강원도 금강산, 부산 불광산, 경북 비룡산에 국태민안을 염원하는 장안사를 세웠다. 장안(長安)은 불교에서 지산낙원을 의미하고, 이곳의 비룡산은 북쪽 금강산과 남쪽 불광산의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호탕한 시풍으로 당대를 풍미했던 고려시대의 문관 이규보가 오랫동안 머무르며 불교에 귀의한 곳이다. 아름다운 시구들이 곳곳에 매달린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크리스마스트리를 닮은 두 개의 조형물에 산악회의 리본과 자물쇠들이 걸려있다. 왜 연인들이 이곳까지 올라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자물쇠를 채울까. 조형물 사이로 바라보이는 앞산에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트 모양이 풍수적으로 좌청룡의 총각산과 우백호의 처녀산 사이에 있다. 비룡산의 정기를 받으면 훌륭한 자녀 낳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한다던가. 물론 눈 크게 뜨고 하트를 빨리 찾아내야 한다. 바로 아래에 팔각정자 회룡대가 있다. 정자에 오르면 나뭇가지 사이로 회룡포가 나타나 가슴이 확 트인다. 아래편의 전망대로 내려가야 회룡포의 전체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내성천 물길이 350도 회전하며 회룡포 앞에 빼어난 비경을 만들었다. 아담한 마을과 녹색의 논밭, 하얀 모래밭과 푸른 시냇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다. ‘한국판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하는 멋진 풍경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회룡포는 자연이 빚은 예술이다. 가는 산허리를 끊지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만큼 회룡포를 휘감으며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에서 천천히, 차근차근 다져야 오래가는 인생살이를 배운다. 이래서 ‘산도 태극이요, 물도 태극이니,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 천하명당 회룡포’라 했다던가. 회룡포마을이 목적지인 사람들은 이곳에서 산길을 내려가면 가까운 거리에 제2뿅뿅다리 앞 용포마을이 있다. 우리는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봉수대와 오른쪽 향석2리 방향의 들녘을 구경하고 산길을 몇 번 오르락내리락하며 흔적만 남아있는 원산성 남문지를 지났다. 안내판의 설명에 의하면 원산성(圓山城)은 따뷔성, 용비산성으로도 불리고 삼한시대 마한이 이 성을 지키다 백제에 패망한 후 삼국의 접경지대로 격전이 잦았던 곳이다. 원산성을 지나 물가의 산길을 걸으면 나뭇가지 사이로 삼강리, 삼강주막, 삼강교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범등에서 둥그렇게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아직은 더운 날씨라 슬러시처럼 얼음덩어리가 떠있는 막걸리 맛이 최고다. 참고 견뎌야 하는 인생살이를 가르치려고 둘째와 같이 왔는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아이들 부모 따라 나서지도 않지만 막상 따라와도 혹 하나 붙인 것처럼 하루 종일 신경 써야 한다. ‘뛰다 걷다’를 반복하더니 힘에 부치는지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아이에게 똑같은 속도로 가야 하는 인생살이를 얘기했다. 언덕을 내려서 비룡교를 구경한 후 야외공연장과 광장을 지나 길게 늘어진 나뭇가지가 의자를 만드는 의자봉에 올랐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놓인 자리가 중요하다. 불현듯 산행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편한 쉼터가 되겠지만 나무는 얼마나 괴로울까를 생각했다. 다시 작은 고개에 올라 적석봉을 구경하고 아래로 내려서면 사림봉과 사림재로 갈리는 삼거리다. 사림봉에 다녀오려면 이곳에서 300m 거리를 왕복해야 한다. ▲ 사림봉에서 바라본 회룡포 사물은 보는 위치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높이 256m의 사림봉에 오르면 오른쪽 언덕 위에서 회룡포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천 소재지 방향에서 회룡포로 흘러오는 물길까지 뚜렷하게 바라보인다. ▲ 뿅뿅다리와 회룡포 통일신라의 경순왕이 왕건에게 천년 사직을 반납한 후 금강산으로 향하던 마의태자가 울음을 터뜨린 곳이 ‘시물’이다. 시물은 경상도 사투리로 세 번의 물을 뜻하는 세물이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시 이쪽에서 저쪽으로 같은 강물을 세 번이나 건넜으니 울음이 나올만도 하다. 그때 마의태자가 눈물을 흘리며 지난 곳이 회룡포다. 회룡포는 의성에서 이주한 경주 김씨들이 조상대대로 살았고, 의성 상인들이 소금을 부려 의성포로 불렸다. 그러다 관광객들이 의성에 가서 의성포를 찾아 1996년 건너편 회룡 마을의 지명을 따서 회룡포(回龍浦)로 고쳤다. 회룡포에 가려면 공사장에서 쓰는 철판에 동그란 구멍이 일정하게 뚫려 걸을 때마다 덜컹거리는 ‘뿅뿅다리’를 건너야 한다. 강물이 불어 철판다리의 구멍에 물이 차면 ‘퐁퐁’거렸다 해서 주민들이 ‘퐁퐁다리’로 불렀는데 언론에서 뿅뿅다리로 잘못 표현하는 바람에 지금은 신기하게 여겨지고 쉽게 잊히지 않는 뿅뿅다리가 되었다. 제2뿅뿅다리를 건너고 백사장을 지나 여행작가와 사진작가들이 가볼 것을 적극 추천하는 우리나라에서 강변이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들어선다. 농촌이 다 그러하듯 10여 호 되는 작은 마을 풍경이 고즈넉하다. 오히려 주말을 맞아 외부에서 들어온 관광객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름다운 올레길’로 선정된 회룡포 올레길을 걸으며 강바람을 쐬는 것도 낭만이다. 젊은이들은 각종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강변의 오토캠핑장에서 멋진 경치를 자기 것처럼 누린다. 회룡포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백사장으로 들어선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고운데다 수심이 얕아 발을 담근 채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많다. 뿅뿅다리 위에서 상류와 하류방향의 물길이 만든 풍경도 바라본다. 길가에 나비들이 떼를 지어 꽃 위를 날아다닌다. 나비처럼 사뿐사뿐 걸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느린 발걸음으로 1시 20분경 출발지인 주차장에 도착했다. 관광버스 옆 그늘에서 족발을 안주로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고 삼강주막으로 향했다. ▲ 삼강주막 2시 20분경 풍악소리가 들려오는 삼강주막에 도착했다. 삼강(三江)은 경북 예천의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만나는 곳이다. 삼강주막(경북민속자료 제134호)이 있는 삼강나루터는 한때 하루에 30번 이상 나룻배가 다녔던 교통 요지였다. 하지만 안동댐이 건설되며 수량과 강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주모가 있었던 삼강주막은 삼강을 오가는 사공과 보부상뿐 아니라 문경새재를 통해 영남과 한양을 오가는 선비들에게 요기와 숙식을 제공하는 편안한 쉼터였다. 삼강주막으로 가는 굴다리에서 주막과 관련된 그림을 만난다. 주막 옆 돌담길에는 막걸리 병을 주렁주렁 매달아 놨다. 매년 8월 초 이곳에서 막걸리 축제가 열린다. 삼강주막은 뒤편에 수령 500여년의 회화나무가 서있어 옛 정취를 더해준다. 막걸리와 모둠안주로 구성된 ‘주모 한상 주이소’가 인기메뉴인데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 돈 가지고도 맛보기 어렵다. 조선시대의 건물로 폐허직전의 강당채와 학당채가 남아있는 삼강강당(경북문화재자료 제204호)을 돌아보고 3시 10분경 청주로 향했다. 왔던 길을 따라 중부내륙고속도로와 34번 국도를 달리다 새로 생긴 칠성휴게소에 들렸다. 규모가 작지만 시설이 깨끗하고 조형물이 아름답다. 5시경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창밖으로 부지런히 가을을 향해 달려가는 자연풍경이 펼쳐졌다.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인데 그 뿌리는 가정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들의 지나친 무관심을 어떻게 에너지로 바꿀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이다. 유태인 가정교육의 중심이 어머니라면, 유태인의 전통과 역사를 아이들에게 공부시키는 사람은 아버지이다. 유태인 아이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아버지와 일대일로 토라와 탈무드 공부를 하게 된다. 유태인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영원한 멘토이자 교사이다. 히브리어로 아버지라는 말에 ‘교사’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500년에 이르기까지 구전되어 축적된 이야기들을 엮은 탈무드는 유태인들의 태교와 자녀교육에서 빠뜨릴 수 없는 교과서와도 같다. 탈무드 속 여러 가지 일화와 이야기를 통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질문, 창의적인 대답을 이끌어낸다. 유태인 사회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매우 중요하며 절대적이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유태인의 절기와 명절을 함께 준비하고, 경전을 공부하며 유적지를 찾아다닌다. 아버지의 권위는 자녀들이 자라나는 데 안정감을 주고, 존경심과 자긍심을 심어준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보고 배우며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고, 전통과 가족주의 문화를 이어 나간다. 특히 유태인 아버지의 휴일은 곧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유태인 아버지는 어떤 바쁜 일이 있어도 자녀교육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아버지가 먼저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내는 유태인 아버지와 그의 아이들 사이에는 그 어떤 장막과 단절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유태인들은 가족들과의 저녁식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에게 식탁이란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닌, 가족 간의 교감이 이루어지고 자녀들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는 공간이다. 그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가족과의 저녁식사를 통해 그날의 일들을 정리하고 서로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식탁은 세상을 향한 아이의 질문이 시작되는 곳이고, 때론 편안한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식탁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주제가 없고 이를 통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이 생겨난다. 유태인 가정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바로 경제교육이다. 유태인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이나 절약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시킨다. 유태인들에게 경제 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의 교육이다. 유태인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와 관련된 올바른 태도를 형성시켜 준다. 자녀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모범적인 경제활동과 소비의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유태인 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경제활동에 있어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솔선수범한다. 유태인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스스로 용돈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해 배운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이유도 저축과 절약의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용돈을 주기 전에는 반드시 그 돈의 사용처를 묻고 용돈 지출 계획서를 받는다. 그 다음 아이의 용돈 지출이 계획서에 따라 잘 이루어지는지 수시로 점검해 나간다. 부모가 준 용돈을 들고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곳은 은행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일단 은행에 저축한 다음,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의 허락을 받아 저금해 둔 돈을 찾아 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유태인 아이들은 대부분 중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부모로부터 정신적·물질적으로 독립한다. 유태인 가정교육의 바탕은 사회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길러내는 것이다. 사회 발전은 소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성있고 창의적인 다수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엇보다 선행을 실천할 것을 가르친다. 성공한 유태인들의 기부 문화는 그러한 교육이 바로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는 종교적인 신앙심에서 비롯되었지만 정신적으로 무엇이 소중한지를 생각하며 자랄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길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정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들과 방임, 내지는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만 맡긴 우리 나라 교육의 상황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우리 나라 장래를 오늘날 성장하는 아이들의 생각에서 찾기 위해서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